걸프전 1주째… 국내 경제에의 영향
◎중동건설 직접손실 10억불/대아랍 수출 5억불 차질 초래/수주끊겨 조선업계 불황예고/원유수급 아직은 정상… 가공식품은 수요 증가
걸프전쟁은 세계경제는 물론 국내경제에 엄청난 파급영향을 주고있다. 걸프전쟁이 터진후 지난 1주일동안 당장 수출에 적지않은 차질을 주었으며 중동지역에 대한 해외건설의 신규수주뿐 아니라 기존 공사자체도 중단상태에 빠졌다. 원유는 우선 큰 차질은 없으나 상황에 따라 가격과 물량에 큰 변화가 우려되고 있다. 또한 물가심리가 작용,갖가지 요금·가격들이 크게 올랐으며 원화에 대한 달러환율과 시중실세금리가 오르고 있다. 걸프전쟁 1주일이 국내경제에 미친 영향을 점검해 본다.
◇수출=지난 22일 현재 대중동지역 수출차질액은 5억3백만달러에 이르고 있으나 현재까지 집계되지 않고 있는 액수를 포함하면 차질액은 훨씬 늘어날 전망이다.
수출차질에 이어 선적 및 생산중단에 따른 피해도 이날 현재 7개 종합무역상사와 금호·한국타이어 등 11개 대기업의 경우 4억8천만원에 이르고 있다. 또 중소기업 가운데 이날현재 피해액을 밝힌 30개 업체의 경우 2천만달러를 넘은 것으로 조사돼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피해액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무역업계는 이와함께 걸프전쟁에 따른 해상운임 인상으로 연간 5천만달러 이상의 추가부담요인을 안고 있다.
특히 일부 보험회사들은 보험료를 대폭 인상했고 일부 외국적 선사들은 수에즈운하 등 위험지역의 통과를 사실상 거부,희망봉과 파나마운하 등으로의 우회에 따른 추가부담액이 늘어날 소지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한편 걸프전쟁으로 말미암아 라면을 비롯,된장 고추장 간장 통조림 등 유통업계의 가공식품의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업계에서는 업종별로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반면 걸프사태로 조선수주가 끊기는 바람에 국내 조선업계의 불황이 예고되고 있는 것을 비롯,자동차 유화업계 등에서는 걸프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수출전선에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며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원유공급=걸프전쟁이 발발한지 만 1주일인 23일 현재 국내 원유 총도입량은 2천62만2천배럴로 당초 계획했던 1천8백52만5천배럴보다 2백9만7천배럴이나 더 들여와 1백11%를 달성하는 등 현재까지의 원유도입은 비교적 순조로운 편이다.
이는 전쟁이 터질 것에 대비,각 정유사들이 물량을 조기 도입한데다 전쟁이 터진 뒤에도 상황이 악화될 것을 우려,월말에 도입할 물량을 서둘러 들여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우디의 라스타누라항에서 18일 1백88만배럴의 원유를 실은 쌍용정유의 용선 월드 프로스펙트호는 30일 선적할 물량을 12일이나 앞당겨 싣기도 했다.
전쟁이 터진 17일이후 전쟁 위험지역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등에서 원유나 액화석유가스(LPG)를 선적한 유조선은 호남정유의 FAL22호 등 총 7척으로 원유 5백46만배럴,LPG 25만t이다.
그러나 사우디 라스타누라에서 4만t의 LPG를 17일 선적하려던 여수에너지의 리베리아호의 경우 이틀동안이나 오만만에 대기해 있다 겨우 실었고 유공가스의 엔터프라이즈호의 경우에는 1주일이나 지난 지금까지 LPG를 싣지 못하고 있는 등 3척의 유조선은 차질을 빚고 있는 상태이다.
◇환율=대미 달러환율이 7백20원대에 바짝 접근하고 있다.
23일 금융결제원 자금중개실이 고시한 원화의 대미달러 환율은 달러당 전날보다 40전이 오른 7백19원40전을 기록,지난88년 9월28일(7백19원40전)이후 28개월만에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달러환율은 이날 개장시세가 고시환율보다 10전 높은 7백19원50전에 형성되는 등 오름세를 지속,곧 7백2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가 약세를 지속함에도 불구하고 국내시장의 달러환율이 이처럼 오름세를 보이는 것은 원유가격 상승과 수입증가로 최근 수입대금의 결제수요가 집중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해외건설=걸프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해외 건설업체들이 입게될 피해는 직·간접피해를 합쳐 15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건설부가 추계한 이라크 및 쿠웨이트 두 나라에서 전쟁으로 인한 직접피해액은 공사대금으로 발행된 어음중 받지 못하고 있는 6억3천5백만달러를 비롯,하자보수 유보금 1억5천8백만달러,원유로 받게돼 있는 공사대금 1억7천4백만달러,기성고미수금 6천9백만달러,장비손실 1천2백만달러,사무실용품 손실 8백만달러 등 10억5천5백만달러에 이른다. 간접피해액은 계약보증금 2억6천만달러,공사중단과 물가상승에 따른 관리비 및 공사비증가 5천2백만달러,철수에 따른 비용 및 현지민보상액 9천4백만달러,어음이자 1천3백만달러,설계변경으로 더 받아야할 공사비 5천7백만달러 등 4억4천만달러에 달하고 있다. 여기에 전쟁발발부터 공사가 중단된 사우디아라비아 동부지역에서의 공사까지를 합치면 피해액은 이보다 훨씬 늘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