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의사·폭력배 “히로뽕 파티”
◎전 삼호건설 회장·호학련 고문등 10명 적발/5년간 매달 수차례씩 투여/경찰 억대 마약·「바륨」 앰플등 다량 압수
의사·기업인 등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상습적으로 히로뽕을 투약해오다 무더기로 적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이번 사건은 지난 18일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을 선포한 지 3일 만에 터진 첫 케이스로 이에 대한 정부의 대응이 주목되고 있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21일 내연의 관계인 인기가수 진 모씨(33)를 폭행한 사실과 또다른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검찰과 경찰의 수배를 받아 오던 강남 일대 폭력배 두목 신용식씨(42·전과 17범·마포구 창전동 신촌 하이츠빌라 301호)를 이날 낮 12시30분쯤 은신처인 강남구 삼성동 P호텔에서 검거,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검거 당시 신씨는 호텔 객실안에 숨겨 놓은 가방 속에 히로뽕 60g(시가 1억2천여 만 원)과 1회용 주사기 31개,바륨앰플 8개,주사 10포 등을 지니고 있었다.
경찰은 신씨의 조사 과정에서 함께 히로뽕을 상용해왔다는 신씨의 진술을 토대로 강남구 청담동 신영우 신경외과의원원장 신영우씨(44)와 황성재(36·무직·강남구 압구정동 한양아파트 25동 902호),민병휴씨(36·경우레저 상무) 등 4명을 향정신성의약품관리법 위반혐의로 입건,조사중이다.
경찰은 또 전 삼호건설 회장 조용시(42),전 강동성심병원 엑스선과장 주인욱(39·미국에 도피중),경우레저 이사 민경호(36),학교법인 성지학원 이사 유준현(45),박영철씨(50)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긴급수배,검거에 나섰다.
대학동창이나 같은 고향 출신으로 골프장 출입을 하며 알게 된 이들은 지난 86년 7월부터 이번 사건의 히로뽕 공급책으로 알려진 민경호씨로부터 히로뽕을 전해받아 주로 검거된 신씨 집과 강남구 청담동 일대 룸살롱 등지에서 한 달에 2∼3차례 상습적으로 히로뽕을 투여해온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민씨가 히로뽕을 구하게 되면 연락책을 맡은 황씨(검거)가 신 원장과 신씨·조 전 삼호건설 회장 등에게 연락,서울 근교에서 골프를 친 뒤 히로뽕을 투여해온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이날 낮 호텔 객실에서 잠을 자다 붙잡힌 신씨는 지난 86년 「호국청년연합회」가 창설될 때부터 해체될 때까지 이 조직의 대변인을 맡아 활동했으며 현재는 지난해 6월 창설된 「애국동지회」 부회장직과 「호국학생연합회」의 고문직을 맡고 있는 「폭력거물」급이라는 것이다.
폭력과 사기 등 전과 17범인 신씨는 지난 15일 동거중인 인기가수 진 모씨를 때려 전치4주의 상처를 입히기도 했으며 이 사건으로 진씨가 입원해 있던 송파구 가락동 국립경찰병원에서 진씨와 말다툼 끝에 경찰이 출동하자 타고 온 승용차를 버리고 잠적했었다.
경찰은 신씨가 놓고 도망간 서울3노3679호 그랜저승용차에서 가방 안에 있던 히로뽕 10g을 발견,이를 단서로 이때부터 연예인 등 부유층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신씨에 대해 검거에 나서 수배 6일 만에 신씨를 검거했다.
수배자 가운데 박씨는 현재 유수한 건설업체인 S건설회사 회장의 사위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신씨와는 신 원장과 수배된 민씨,검거된 황씨 등과 함께 골프장 출입을 하며 알게 된 것으로 밝혀졌다.
수배된 민씨는 연수입 20억원대의 실내 TV경마장을운영하고 있으며 황씨와는 서울H고,D대학동창관계인 것으로 알려졌고 신 원장과는 처남 매부지간이다.
한편 검거된 신씨가 버리고 달아났던 승용차 차주인 탤런트 김 모씨(38·여)와 신씨와 내연의 관계인 진씨 등은 경찰조사 결과 일단 히로뽕 투여사실이 밝혀지지 않아 귀가조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