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합숙작업」 어떻게 매듭될까
◎막바지 공천심사… 증폭되는 산고/박세직씨등 중량급 서울출정 검토/복수추천 20여곳… 6곳 “외부수혈”“/민자/서울 물갈이폭·계파지분 “대립팽팽”/탈락 예상자측 시위·삭발… 어수선/민주
끝내기 단계에 접어든 여야의 공천작업이 경합지역에 대한 교통정리와 당내 공천반발 등으로 막바지 산고를 겪고 있다.
▷민자당◁
○…민자당 공천심사위는 27·28일 이틀간 합숙심사를 통해 전국 2백37개 지역구중 80%선을 단수후보로 조정한데 이어 29일에도 나머지 40여곳의 경합지역을 최소한으로 줄이기 위한 정밀심사를 계속.
전날까지 공천심사위원 15인 전원이 서울 라마다올림피아호텔 3층에서 외부와 격리된 채 극비리에 공천작업을 진행했으나 29일 상오 최형우·김용채 두 심사위원이 사우나탕에 들르기 위해 내려오다 보도진과 맞딱뜨리는 바람에 공천윤곽의 일단이 노출.
김의원은 기자들에게 『28일까지 두 차례의 독회를 마쳤다』 『오늘 중 대강 윤곽이 잡힐 것』이라면서 계파간 이견지역구 및 영입인사 교섭추이 등에 대해선 철저히 함구했으나복수추천지역이 30∼40개 되느냐는 물음엔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20여개 지역구 이외에는 교통정리가 끝나가고 있음을 시사.
그러나 민정민주계 또는 민정·공화계가 경합중인 지역구중 각종 여론조사결과 및 지역구 내사자료 등 객관적 기준으로 당선가능성의 우열이 명확히 판가름난 지역 이외에 어느 한쪽이 박빙의 우세를 보이는 지역구의 조정에는 상당한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는 후문.
이날 최형우정무장관이 공천작업의 빠른 진전여부를 묻자 다소 굳은 표정으로 『잘 안된다』고 밝힌 점이나 김종필최고위원(JP)으로부터 공화계 현역의원 고수특명을 받은 김의원이 JP에게 중간전화 보고를 통해 『최선을 다해 지키도록 하겠다』고 다짐한 점이 이를 뒷받침.
때문에 민자당은 남은 20여곳의 후보조정을 위해 ▲중량급 외부인사를 영입해 약세경합지역을 대체 ▲강세경합지역의 두 후보자중 전국적 지명도가 있는 인물을 여야격전이 예상되는 서울지역구로 「전방이동」배치 ▲당선가능성을 고려해 어느 계파가 한 지역구를 양보할 경우 동일 권역의 다른 지역구를 배려하는 등 다양한 교통정리 방법을 총동원할 예정.
현역 위원장과 공천도전자가 모두 상대적 약세로 평가되는 서울 중·중랑을·동대문갑·서대문을 등 6∼7곳이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수혈」대상지역으로 평가.
이같은 맥락에서 지금까지 거론된 조 순·강영훈 전총리와 장례준 전장관 이외에도 6·3세대의 김도현씨 등 뜻밖의 인물들이 새로이 영입교섭 대상으로 부상.
경북 구미에서 박재홍 현의원과 공천백병전을 벌이고 있는 박세직 전서울시장과 과천·의왕에 공천신청한 김만제 전부총리 등 중량급 인사의 서울진출 여부도 주된 관심사.
○…치열한 혼전양상을 보이고 있는 20여곳의 경합지역은 서울의 은평을·마포을·구로을·영등포갑을 비롯,대전의 서·유성,경기의 동두천·양주,오산·화성,파주,강원의 횡성·원주,속초·고성,충북의 충주·중원,진천·음성,충남의 천안시,경북의 달성·고령,청송·영덕,경남의 진해·창원,의령·함안,제주의 북제주등.
서울 은평을은 민주계가 강력히 밀고 있는 박종율의원(전국구)과 이번에 비공개 공천신청한 박완일 전민정당위원장간에 한치의 양보없는 세싸움이 계속.그러나 불교신도회장으로서 노태우대통령과 불교계의 연결 「고리」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박전위원장이 최종 순간에 낙점되리라는 관측이 유력.마포을도 민주계측이 새롭게 사수에 강한 의욕을 불태우는 바람에 심사위원들이 강신옥의원(민주계)과 박주천 전민정당위원장을 두고 저울질을 하다 결국 결론을 유보.
구로을은 JP의 후광으로 최근 되살아나고 있는 유기수의원과 유지효씨로 압축된 상태.영등포갑도 김명섭대한약사회장과 이득복노동분과위원장 중에서 선뜻 결정을 내리지 못한듯.
대전 서·유성은 박충순의원이 탈락한 가운데 민정계의 최상진의원·이재환전의원,그리고 민주계의 김태용전의원간의 3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김영삼대표측이 대전·충남지역 거점확보차원에서 강력히 대시하고 있어 귀추가 주목.
경기동두천·양주는 임사빈전경기지사의 전국구진출로 교통정리되는 것 같았으나 계파간 이견대립으로 월계수회의 이덕호의원과 임전지사가 혼전을 계속.파주도 JP가 자파의 최무용의원 수성을 공언하고 있는 가운데 이용호전의원,우종림경기재향군인회장간의 불꽃튀는 3파전 양상.특히 지역기반이 탄탄한 이전의원은 공천탈락시 무소속출마를 벼르고 있어 공천심사위원들이 섣불리 결론을 내리지 못하는 것으로 관측.
강원의 횡성·원주는 민주계유일의 농민대표 박경수의원과 여권핵신부에서 밀고있는 김영진전토지개발공사사장이 치열한 각축전을 전개중이며 민주계의 최정식의원과 민정계의 정재철전정무장관이 맞붙고 있는 속초·고성도 마찬가지 양상.
이밖에 경북 청송·영덕의 김성태창흥화성대표와 김찬우전의원,달성·고령의 구자춘의원과 김종기의원(전국구),경남 의령·함안의 정동호의원과 조홍래전의원등도 계파간 이견으로 말미암아 결국 노대통령의 테이블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되나 달성·고령은 김종기의원이 우세한 상황.그러나 부산 남갑을 신청한 유흥수전의원은 남을로의 이동이 확정적이며 강재섭기조실장과 조경목의원도 각각 대구서을과 경기 과천·의왕으로 교통정리.
▷민주당◁
○…서울의 계파간경합지역과 호남 일부지역에 대한 조정작업만 남겨 놓은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29일 당사주변은 여전히 탈락예상자들의 반발과 시위 등으로 난장판 분위기.이때문에 이날 상오 당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당무회의는 급히 국회로 옮겨 열렸고 김대중대표는 26일부터 자택을 떠나 외부에서 숙박하는 등 진통을 겪는 모습.
이날 상오 당사에는 광주광산에 공천신청을 낸 김면중씨 지지자 15명이 항의성 삭발을 했고 조홍규의원(광주광산)지지자들도 마스크를 하고 침묵시위를 했으며 김대표의 장남인 홍일씨가 후원회장으로 있는 「민주연합청년동지회」도 『조강특위는 계파별 몫에만 연연하는 반민주적 공천행태를 시정하라』면서 김원기조강특위위원장의 면담을 촉구.
국회에서 열린 당무회의에서도 위원들은 공천심사과정에서 흘러나온 얘기들이 당과 당사자에게 치명적인 손실을 주고 있으며 계파별지 분다툼이 공천명분을 흐리고 있다며 심사의 공정성과 개인신상에 관한 비밀유지를 요구.
현재까지 공천심사특위가 팽팽한 의견대립을 보이고 있는 부분은 서울지역 탈락의원 폭과 계파간 지분으로,이때문에 28일에는 민주계공천심사위원들이 합숙장소를 이탈까지 했다는 후문.
○…서울지역에서 신민계측은 조윤형(성북을)김종완(송파을)이해찬(관악을)이철용의원(도봉을)이중재전의원(강남갑)등의 공천을 반대했고 민주계측은 『과거 신민당에 누를 끼쳤다는 이유만으로 탈락시킨다면 통합정신이 희석되는 것은 물론 당이 깨지는 심각한 후유증도 예상된다』며 구제를 요청해 아직까지도 난항.
특히 민주계는 이들 의원들을 탈락시킬 경우 최훈(동대문갑)양성우(양천갑)박실의원(동작을)도 탈락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 문제는 결국 김대중·이기택대표의 최후협상에 달린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