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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멍난 산불진화 작전

    당국의 우왕좌왕과 늑장대응,잔불처리 소홀,하늘만 쳐다보는 무대책 등이뒤엉켜 백두대간을 잿더미로 만들었다.동고서저(東高西低)의 독특한 지형으로 해마다 영동지역에는 강풍과 산불이 극성을 부리는데도 강원도와 영동지역 시·군들은 이렇다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한 채 이번 재해를 맞았다. 산불발생 초기 제대로 된 장비만 갖추고 체계적인 진화작전만 폈어도 이처럼 처참하게 초토화되지는 않았다는 게 중론이다. 이번 불로 여의도 면적의 12배나 되는 1만여㏊의 산림이 일순간에 재로 변했다.복원에 100년 이상 걸린다는 생태계 파괴와 토사유출·해양오염까지 치면 피해는 천문학적이다.연간 4만여㎏에 이르던 국내 최대의 자연산 송이 생산기반도 깡그리 사라졌다.지난 96년의 고성산불,98년 강릉 사천산불 등 대형 산불이 연례행사처럼 발생,교훈을 얻어 대비책을 마련했을 법도 하지만똑같은 잘못이 반복되고 있다. 되풀이되는 산불에 신경이 무뎌진 탓일까.공무원들의 산불 관리체계는 오히려 부서이기주의에 치여 원시수준을 못벗고 있다.산불 진화를진두지휘하고있는 강원도 사고대책본부는 속속 변하는 현지사정을 제대로 파악조차 못해빈축을 샀다.일선 시·군과 협조가 안된다는 불만의 목소리 높이기에 급급해하더니 급기야 농정산림국과 자치행정국간 불협화음으로 이어지며 그야말로눈뜬장님 역할로 일관했다. 진화장비도 후진성을 벗지 못해 헬기와 소방차 지원 외에는 곡괭이와 갈퀴로 중무장(?)한 공무원과 민방위대원 동원이 고작이었다.이 때문에 진화작업이 헬기와 소방차 몇대에 전적으로 의존,강풍이 불어 헬기가 못뜨면 모두 강 건너 불구경 신세일 수밖에 없었다.그나마 산림청·군부대·경찰·소방서헬기만 동원됐을 뿐 민간소유 헬기는 동원협조를 이끌어내지도 못했다.안이한 잔불 처리도 문제.삼척 근덕지역 산불은 당초 뒷불정리만 잘 했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지만 실패하는 바람에 피해가 엄청나게 늘었다. 군부대 무기고와 화약고·가스충전소 등 위험시설물이 무방비로 산불에 노출돼 또다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이번에 군부대 화약고가 있는 동해시 천곡동주민 3만5,000여명은 긴급대피속에 가슴을 졸여야 했다. 삼척 조한종기자 bell21@. *울진원전 부근 진화현장. 13일 오전 5시30분.날이 밝아오자 경북 울진군 북면 부구리 울진원전 일대는 헬기의 굉음으로 요란했다.36대의 헬리콥터가 하늘을 뒤덮을 기세로 저마다 큰 물통을 하나씩 매달고 북으로 북으로 향했다. 잠시후 헬기들은 매달고 있던 물통을 풀어헤쳐 세찬 물줄기를 미사일처럼마구 쏘아댔다.그때마다 산등성이 너머에는 뿌연 연기가 하늘로 치솟았고 헬기는 차례로 줄을 지어 다시 바다 한복판에서 물을 담곤 하는 모습이 흡사적 진지를 공격하는 특공대원처럼 민첩했다.헬기들의 이같은 공격에 맞춰 759여명의 진짜 특공대원들이 숲을 헤치고 길을 만들며 산 정상을 향해 돌격했다.이들은 이날 오전 울진지역에 급파된 201특공대원들로 총·칼 대신 갈고리와 곡괭이·낫 등으로 산길을 헤쳤고 간간이 등에 멘 휴대용 분무기를 뿌려댔다.원전앞 광장과 나곡리·검성리 야산 곳곳에는 빨간모자를 착용한 민방위대원등 1만여명이 목숨을 건 한판 결투를 준비하듯 비장한모습으로 군데군데 진을 치고 있었다. 원전으로부터 3㎞ 떨어진 나곡리 일대의 산불과 일전을 치르는 모습으로 전쟁터의 기습작전 그대로였다.지난 밤부터 울진원전을 위협하던 산불은 끈질기게 이어진 헬기의 공격과 특공대원들의 진격 앞에 서서히 무릎을 꿇기 시작했다.오전 10시30분 드디어 나곡리 일부를 제외하고 여기저기서 적의 ‘항복하는’ 모습이 보였다.기세등등하던 산불은 6㎞가 넘는 지역에서 가녀린연기만을 남긴 채 정오쯤 모두 사라졌다. 때를 맞춰 야산 주변 곳곳에 진을 치고 있던 민방위대원들이 온 산을 뒤지며 불이 지나간 길을 다시 한번 수색하고 작전은 마무리됐다.향토사단인 육군 50사단 제121연대가 ‘원전을 사수하라’는 작전명령을 완수한 것이다.원전을 위협하던 산불은 경북 울진군으로 넘어온 지 꼬박 하루 만에 치밀한 군작전에 의해 섬멸된 셈이다. 울진 이동구기자 yidonggu@. *당분간 비소식 없다. 언제쯤 비가 내려 산불의 악순환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결론부터 말하자면당분간 비는 오지 않을 것 같다. 기상청은 13일 “남부지방은 14∼15일과 19일쯤 기압골이 지나면서 비가 내리겠지만 그 양은 적겠다”면서 “그밖의 지방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될 것같다”고 내다봤다. 올들어 지난 10일까지 전국의 평균 강수량은 87.5㎜로 평년(177.2㎜)의 49%,지난해(226㎜)의 38.6%에 그쳤다.영남과 호남지방은 평년의 44.6%와 37.1%에 그쳤다. 특히 건조주의보가 발효된 지난 2월19일부터 지난 10일까지 52일 동안의 강수량은 ▲서울 8.1㎜ ▲수원 7.8㎜ ▲속초 17.2㎜ ▲동해 19.6㎜ ▲울진 17. 3㎜ ▲대구 28.8㎜ ▲광주 22.8㎜에 불과했다. 기상청은 비가 오지 않는 원인으로 중국 북부 내륙지방에서 발생한 강한 고기압대를 꼽았다.올해에는 고기압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면서 해마다 이맘때쯤 중국 남부지방에서 우리나라로 다가오는 저기압의 북상을 막아 비가 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박정규(朴正圭) 장기예보과장은 “4월 중 이번 주말을 비롯,지역별로 1∼2차례 비가 오겠지만 양이 적어 가뭄 해소에는 큰 도움이 되지 않겠다”면서“5월 상순 이후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1∼2차례 많은 비가 내리면서 건조한날씨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김재천기자 patrick@. *제과업계,산불피해지역에 온정의 손길. 산불로 큰 피해를 본 강원도 지역에 제과업체의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동양제과는 13일 산불 피해가 가장 극심한 강원도 삼척·동해·고성·강릉지역에 초코파이 2,000박스를 긴급 전달했다.동양제과는 12일 밤 산불피해로 이재민이 속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밤사이 긴급연락망을 가동,다음날 새벽 영업장으로 나갈 오리온 초코파이 2,000박스를 확보했다.초코파이는 8t트럭 3대에 나눠 실려 13일 오전 11시 현장으로 이송됐다.시가로는 3,600만원 어치다. 제일제당도 이날 산불 재해지역인 강원도 고성군 죽왕면과 강릉시 사천면에 음료와 햇반 등 2,100만원 상당의 구호물품을 전달했다.재해지역 이재민들은 취사도구가 다 타버려 빵·파이류 등 대체용 식량과 생수가 절실한 형편이다. 안미현기자 hyun@
  • [외언내언] 헛된 ‘造林 30년’

    국가 시책이 시대상황에 따라 우선순위가 바뀌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산림정책 하나만 놓고 보더라도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국토의 65%가 산림인 우리나라는 원래 나무가 잘 자라는 토양 덕분에 인왕산만 하더라도 아름드리나무가 울창했었다.일제 수탈로 팔도강산의 우람한 나무들이 전쟁물자로 베어져 광복후엔 민둥산으로 변했다. 건국후 먹거리 생산이 국가시책의 최우선 순위였던 만큼 산림행정을 총괄하는 산림국이 농림부 소속으로 출발했다.60년대 경제부흥기를 맞아 국토보전과 환경이 강조되면서 치산녹화의 필요성이 커져서 67년 산림청으로 승격되었다.그러나 농림부 소속이긴 마찬가지여서 산림시책이 산지개발에 치중했다. 본격적인 조림·육림의 필요성으로 73년 산림청이 내무부 소속으로 바뀌어산림사범에 대한 엄격한 단속과 처벌이 뒤따랐다.시골집 굴뚝벽에 생가지 묶음만 보여도 주인이 구속되고 산불발생 지역의 군수가 파면된 것도 이때였다. 초기 녹화사업은 흙의 흘러내림을 막는 사방사업후 척박한 토양에도 잘 자라는 아까시·싸리·오리·현사시나무와 리기다소나무를 심었다.그후 ‘전국토의 공원화’ 사업이 추진돼 전나무·잣나무 등 경제림 조성에 중점을 두게되었으며 지난 30년간 406만㏊에 104억그루를 심어 유엔이 한국을 조림 모델국으로 지정하는 영광을 얻었다. 녹화사업으로 국토가 어느 정도 푸르러진 86년 산림청은 다시 농림부로 옮겨졌으며 이후 정책의 주류가 다시 산지의 생산성에 비중을 두게 되었다.이를테면 경사 15도 이하 산지개발 허용은 내무부 산하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산림시책이 환경보호차원에서 다뤄지고 강력한 조림의지는 많이 퇴색된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절대녹화 목적은 달성했지만 산림의 질은 아직도 부실하기 이를 데 없다.산지의 97%가 푸른 숲이 됐으나 80%가 30년생 이하 청년기 나무여서 조림과 산림보호의 고삐를 풀 때가 아니다.임목축적률은 ㏊당 1910년 43㎥,72년 11㎥,93년 43㎥에서 현재 56㎥로 향상됐다.그러나 세계평균 78㎥에도 못미치며 선진임업국인 독일 277㎥,일본 138㎥,미국 118㎥에는 크게 뒤진다. 임업정책의 가장 큰 적은 산불이다.초봄들어 산불이 잦더니 영동지방 연쇄산불로 이재민이 발생하고 국가주요시설이 위협받고 있다.몇십년 동안 정성들여 가꾸어온 숲이 한순간 잿더미로 변하는 대형 산불로 가슴이 탄다.더 늦기 전에 강력한 산불예방에 나서야겠다.다른 국가시책은 몰라도 산불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남게 된다.현재의 시대상황은 ‘30년 조림’이 헛되지않도록 산림보호가 국가시책중 최우선 순위가 되도록 제도와 조직을 강화해야 한다.실화자를 엄벌하고 지역주민 모두가 산불 감시원 역할을 하자. 李基伯 논설위원 kbl@
  • 산불지역 특별교부세 10억지원

    행정자치부는 12일 대형 산불이 재발한 강원 영동지방에 특별교부세 10억원을 추가로 지원키로 했다. 이에 따라 산불지역에 지원된 특별교부세는 모두 20억원으로 늘어났다. 행자부는 또 산불 피해지역 주민에 대해 지방세를 최대한 지원키로 하고 지방세 감면 대상자를 빠른 시일 내 조사토록 지시하는 한편 피해 주민에 대해서는 30일 이내에 피해내용을 시·군·구청 세무부서에 신고해줄 것을 당부했다. 홍성추기자 sch8@
  • 영동산불 放火인가 失火인가

    강원도 영동지역이 연 7일째 동시다발로 발생한 대형산불로 사상 최악의 재앙을 겪으며 산불의 정체에 갖가지 의혹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특히 12일에는 산속에 인적이 끊긴 새벽 2시30분에서 오전 9시30분 사이에강릉과 삼척에서 2곳,동해에서 한곳 등 5건의 산불이 동시에 발생해 자연발화가 아닐 것이라는 추측들을 낳았다. 우선 정신질환자를 떠올리고 있다.바람이 심한 날 새벽시간을 이용해 산불을 놓고 있다는 소문들이 꼬리를 물고 있다. 동해안 일대에서는 지난 겨울에도 원인을 알아내지 못한 산불이 꼬리를 무는 ‘도깨비 산불’ 소동이 있었던 터라 빠른 속도로 번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28일부터 올 2월 중순까지 강릉 일대에서 연속적으로 17건의산불이 생겼다.이 가운데 11건이 고의적인 방화로 추정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지만 범인을 찾아 내지는 못했다.나머지 6건중 2건만은 정신질환자의 소행으로 확인했다. 발생 시간대도 모두 새벽 2∼4시 사이였고 강릉의 경포동 선교장 뒷산등 농촌도로를 끼고 있는 나지막한 산들이 대부분이었다. 이번의 산불도 강릉 성산면 위촌리와 사천 방동리 등 도로변에서 멀지 않은곳에서 발생해 방화일 가능성을 더욱 짙게 하고 있다.주민들도 지난해 겨울을 떠올리며 불안해 하고 있다. 강원경찰청은 이날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뒤늦게 청장이 직접 과학수사요원 4명과 기동수사대 5명 등으로 구성된 전담수사반을 이끌고 현지에서 수사에 착수했다. 강릉 조한종기자 bell21@
  • 정치신인·시민단체 선거운동 평가

    ‘선거혁명’을 기치로 이번 총선에 뛰어든 정치신인과 시민단체 선거부정감시단은 우리의 선거풍토가 여전히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평가했다.그러나 유권자의 의식 수준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다 시민단체와 젊은층의 유권자혁명 운동이 본격화되는 등 긍정적인 변화의 기류가 꿈틀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지역에 출마한 한나라당 A후보는 “흑색·비방선전,금품살포 등불법행위를 ‘선거판에서는 으레 있는 일’로 치부해 버리는 사회적 통념을극복하는 것이 가장 힘들었다”면서 “유권자의 의식은 성숙해 가는데 선거판은 아직도 ‘선거꾼’들에 의해 오염되고 있었다”고 말했다.그는 “많은비용이 드는 합동유세보다 ‘인터넷 유세’를 활성화하고 유급 선거운동원이아닌 미등록 자원봉사자가 직접 선거운동에 참여할 수 없도록 한 선거법의비현실성을 고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강동지역의 민주당 B후보는 “현역 의원만 의정보고회 등을 통해 유권자를 만나게 한 현행 선거법은 가뜩이나 인지도가 낮은 정치신인에게 치명적”이라며 법 개정을 주장했다.그러면서도 “시민단체와 젊은층 중심으로 유권자운동이 활발하게 펼쳐진 것은 의미있는 변화”라고 평가했다. 수도권의 한나라당 C후보는 “300∼400매 분량의 지역 공략 보고서를 내놓고 당선을 장담하며 수억원을 요구하는 선거기획사나 조직적 표몰이를 미끼로 돈을 요구하는 선거브로커를 물리치는 것이 정치신인으로서는 쉽지 않은일이었다”고 털어놨다. 민주당 D후보는 “아직까지 정책보다 후보자의 인지도에 의존하는 유권자의성향이 아쉬웠다”면서도 “금품·향응을 요구하는 일부 유권자를 보면서회의도 느꼈지만 대다수 유권자가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현실 선거풍토의 문제점과 개선방향은 시민단체의 선거부정감시 활동 과정에서도 드러났다.공선협,정치개혁시민연대 등 6개 시민단체 소속 250여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한 후보사무실 상주 모니터단은 전국 270여개 선거 사무실에서 부정선거감시활동을 펼쳤다. 서울 종로지역 후보 사무실에서 감시활동을 벌인 김동수(金東壽·57)씨는“부정선거가 점조직으로 이뤄져 금품살포현장 등을 적발하기가 힘들었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선거법상 금지된 자원봉사자의 식사제공 등 경미한 위반사항은 일일이 지적하기 힘들 정도였다.한 감시단원은 “자원봉사자의 식사 제공을 금지시킨 선거법은 너무 가혹하고 비현실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상록 류길상기자 myzodan@
  • [총선 엿보기] 이색 선거운동원

    이번 총선에서는 후보자와 특이한 인연을 지닌 이색 선거운동원이 자원봉사에 발벗고 나서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과거와 달리 무급(無給)자원봉사를자청하는 일반 유권자가 줄어든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경기 부천지역의 A후보 선거사무원으로 일하는 홍모씨(72)는 83년 당시 공안검사였던 상대 후보의 지휘를 받은 이근안씨에게 아들이 고문을 받아 “그후유증으로 아직까지 고생하고 있다”며 선거사무원으로 뛰고 있다. ‘성고문 경관 비호발언’으로 집중낙선대상자로 선정된 서울 강동지역의 B후보도 상대 후보 진영의 자원봉사자 김모씨(서울법대 84학번) 때문에 난감해 하고 있다.김씨는 부천서 성고문 사건 피해자 권인숙씨의 서울대 후배로권씨가 지난 89년 지급받은 배상금 3,400만원으로 설립한 노동상담소 ‘노동인권회관’의 상근직원으로 일하고 있다. 재개발 지역이 많은 지역특성을 살린 운동원들도 있다.4곳이 재개발·재건축 지역으로 선정된 서울 용산구 ‘재개발 협의회’회원 100여명은 각 당 후보캠프에서 신속한 재개발추진을 위해 자원봉사자로 활동하고 있다. 연세대 동창끼리 맞붙은 서울 서대문갑에는 각 당 진영에 후보들의 대학 선·후배들이 운동을 돕고 있다.민주당 우상호(禹相虎)후보의 거리유세를 맡고있는 ‘미소팀’의 팀장인 우현(禹賢·37)씨는 87년 우후보가 연대 총학생회장일 때 총학생회 집행부장으로 일했다.한나라당 이성헌(李性憲)후보의 과후배인 이형용(李熒鎔·38)씨도 무상으로 거리홍보를 담당하고 있다. 벤처사업가들도 선거전에 뛰어들었다.서울 마포갑의 민주당 김윤태(金倫兌)후보는 인터넷 정보제공·컨텐트·광고·이벤트 벤처기업을 운영하고 있는고려대 동문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서울 양천을의 한나라당 오경훈(吳慶勳)후보 진영에는 ‘청학동 댕기동자’로 유명한 김봉곤(金烽坤)씨가한복차림에 갓을 쓴 채 자원봉사자로 뛰고 있다.김씨는 5년 전 30대들의 친목단체인 ‘관포회’에서 오후보와 인연을 맺었다. 류길상기자 ukelvin@
  • 대구 남구, 미군부대 주변 건축허가

    대구시 남구(구청장 李在庸)가 미군부대 비행안전구역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재산권 행사를 제한한 것은 불법이라고 규정, 비행안전구역내 건물의 신·증축을 전면 하용하기로 해 미군측과 마찰이 우려된다. 남구는 11일 캠프워커내 A3비행장이 민항기 이·착륙장이 아니므로 항공법적용에서 제외되고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군용비행장도 아니어서 군용항공기지법에도 적용받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미군측은 지난 60년대말부터 A3비행장 주변 3만9,000평을 비행안전구역으로지정, 봉덕3동과 대명5동지역 130여가구가 30여년간 건물 고도 제한에 묶였다. 이에 따라 그동안 A3비행장 비행안전구역 중 활주로 15m 이내에는 아예건축이 금지됐고 15∼60m 사이에는 단층건물만 신축이 가능하며 나머지 구역은 건물높이가 12.2∼45.2m로 제한돼 왔다. 이 구청장은 “A3비행장 주변의 비행안전구역은 잘못된 법적용의 대표적인사례”라며 “앞으로 주민들이 건물 신축을 신청하면 고도 제한에 상관없이모두 허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구시는 지난해 3,5월 두차례에 걸쳐 국방부와 건설교통부에 A3비행장의 비행안전구역 해제를 건의했었다. 대구 황경근기자 kkhwang@
  • ‘南北정상회담’ 平統·광복회등 성명

    민주평화통일정책자문회의(수석부의장 金玟河)는 10일 성명을 통해 “오는6월 개최되는 남북정상회담을 전폭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광복회,한국독립유공자협회,한국독립동지회,한국광복군동지회,순국선열유족회,대한민국독립유공자유족회 등 독립운동 유관 6개 단체도 공동성명을 내고“국민과 함께 기쁜 마음을 억누를 수 없고 오직 회담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간절하다”며 적극 환영했다. 민주평통은 성명에서 “남북정상회담 성사는 국민의 정부 출범 이후 일관되게 추진해온 대북포용정책이 성과를 거두고 있는 명백한 증거”라면서 “한반도 평화 정착과 호혜적인 공존공영의 남북관계를 구축하는 획기적인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평통은 이어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돼 민족의 번영과 발전,남북관계에 결정적인 진전을 가져올 수 있도록 초당·초정파적으로 지원과협력을 다할 것을 천명한다”고 덧붙였다. 독립운동 유관 6개 단체는 “남북의 평화적인 대화와 통일은 우리들이 평생동안 추구해온 민족 독립운동의 연장이며우리 민족이 풀어야할 지상과제”라면서 “남북정상회담을 반세기 동안이나 바라고 기다려온 우리들은 그 기쁜 마음을 무엇이라고 표현할 길이 없으며 이번 회담이 성공해 민족사에 큰전환점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조현석·장택동기자 hyun68@
  • [시베리아 대탐방](16)우수리스크 ‘중국인 시장’

    시속 100㎞는 되는 것 같았다.로만은 “매일 다니는 길이라서 손바닥처럼훤하다”고 자신했지만 저절로 몸이 움츠러들었다.안되겠다 싶어 몇번이나‘안전운전’을 부탁했지만 허사였다.‘정식 렌터카를 빌릴 것을 괜히 돈 몇푼 아끼려다가 목숨을 거는구나’라는 후회가 밀려왔다. 실제로 정면충돌하거나 뒤집힌 차들이 이따금씩 목격됐다.갑자기 숲에서 찻길로 뛰어드는 사슴 등 들짐승도 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된다고 한다. 오전 7시 15분 드디어 목적지인 우수리스크 중국인 시장에 무사히 도착해서야 겨우 한숨을 돌렸다. 동이 트지도 않았지만 시장은 벌써 가게를 열고 상품을 들여놓는 상인들로생동감이 넘쳤다. 정식명칭이 ‘우수리 쉔트르(센터)’인 우수리스크 중국인시장은 극동뿐 아니라 러시아에서도 가장 큰 민간시장이다. 중국인시장이란 별칭은 러시아 국경지역인 중국 지린(吉林)과 헤이룽장(黑龍江)성의 중국인들이 중국산 물품을 들여와 장사한다고 해서 붙여졌다. 러시아 극동지역 공산품의 상당수가 여기서 나오는 만큼 ‘극동유통센터’로도 불린다. 지난 94년 건립된 이 시장이 취급하는 품목은 의복이 가장 많다. 이와 함께 카페트,소파,가전제품,벽지,장판,건설재,조명기구 등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다양하다. 식품 가운데는 한때 러시아 전역을 휩쓸던 초코파이와 쌕쌕,봉봉같은 캔음료는 몇년전만큼 찾기가 쉽지 않았다.대신 최근에는 컵라면이 인기를 끌고있다. 우리의 남대문 시장처럼 노점과 옥내점이 공존하는 구조였지만 간판이나 모습이 꼭 우리의 50,60년대를 연상케했다. 시장 입구에 들어서니 컨테이너 건물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중국 지린성 무역발전협회 우수리스크 지점’이란 간판이 내걸려 있었다.러시아에한번 들어오면 한달이상 머물러야 하는 중국상인들에게 싼 값으로 숙식을 제공하는 기숙사였다. 취재팀과 통역이 한국말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자 갑자기 “한국분이예요?”하며 누군가 말을 건네왔다.가죽 의복 장사를 하는 조선족 양성학(梁成學·40)씨였다. 헤이룽장성에서 왔다는 양씨는 “여기 상인 80%가 조선족”이라고 귀띔해줬다.그는 “요즘 러시아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가죽옷은 잘 안팔린다”며 “대신 한벌에 150루블 하는 T셔츠가 주력상품이 돼 버렸다”고 말했다. 지난 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대외채무 지불 불이행) 선언 이후 러시아 국민소득이 급락하면서 이곳도 타격을 입었다. 옌벤(延邊)출신의 직물상인 신영호씨(43)는 “7달전 친구한테서 장사가 잘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곳에 터를 잡았는데 장사가 생각보다 신통치 않다”고 털어놓았다. 신씨는 “그래도 얼마전 러시아 여성을 점원으로 고용한 뒤로는 말이 조금통해서 벌이가 나아져 다행”이라고 말했다. 단층 옥내점인 하얼빈 상품판매점에서는 TV 장식대에 ‘유즈나야 코레아(남한) 80달러’란 꼬리표가 붙여져 있었다. 반갑기도 하고 왠지 허술해 보이기도 해서 “정말 한국산이냐”고 캐물었더니 한족 점원은 “사실은 중국에서 만든 것”이라고 털어놓은 뒤 “잘 팔릴까 해서 그렇게 썼다”며 겸연쩍어했다. 5년전부터 하얼빈 상품점에 근무했다는 조선족 김모씨(43세)는 “지금은 불경기지만 지난 93∼95년 여기서 큰 돈을 번 조선족들도 많았다”며 “중국에서도 못 본 물건이 여기는 있을 정도로 구색이 다양하다”고 자랑했다. 시장의 연혁과 앞으로의 계획등을 취재하기 위해 시장 관리사무소에 들어갔다가 다시 한번 놀랐다.관리인격인 제 1부소장이 발레리 쉐크,우리 성(性)으로 서(徐)씨인 고려인이었기 때문이었다. 서 부소장은 다소 서툴지만 분명한 우리말로 “나도 고려인입니다”라고 밝혔다.우수리 시장은 상인도 조선족,관리인도 고려인이었다. 결국 중국인 시장이 아니라 한국인 시장인 셈이다. 서씨는 “현재 이곳의 정식 등록상인은 750명이지만 여름에는 1,500여명까지 늘어난다”면서 “지금도 주말이 되면 러시아 상인까지 들어와 상인 수는 900여명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노점의 경우,상인과 손님 모두가 겨울에는 날씨가 추워 고생이심하다”며 “곧 건물을 신축해 시장을 변화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러·중 국경무역의 상징인 우수리시장은 우리에게도 기회의 장(場)이다.중국 현지공장에서 값 싸게 생산한 물품이라면 이곳을 통해 극동 러시아의교두보를 확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oosing@. * 고려인학과장 한국어 완벽 구사. [하바로프스크 특별취재반] 블라디보스토크와 함께 극동 러시아의 양대축인하바로프스크에도 한국어는 낯설지 않다. 하바로프스크 사범대학에 한국어학과가 있기 때문이다.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하바로프스크 사범대는 아무런 현판도 붙어있지 않아취재반이 찾아가는데 어려움을 겪었다.한국어학과가 있는 2층 복도에 들어서니 고려인인 임 발렌치나 한국어학과장이 취재반을 기다리고 있었다. 취재반은 그녀의 완벽한 우리말에 잠시 놀랐다.북한식 억양이 섞여 있었지만 단어 선택과 문장 표현이 완벽에 가까왔다.평양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다닌 덕택이었다.그녀의 부모는 외교관이었다고 한다. 하바로프스크 사범대의 한국어학과 재학생은 1학년 18명,2학년 19명 등 5개학년(러시아대학은 5년제)에 걸쳐 모두 69명이다. 한 학년 재학생이 평균 14명으로 사범대에서 학생수가 가장 적다. 사범대에서 인기가 최고로 좋은 학과는 일본어과.한 학년 재학생이 35명수준이다. 임 교수는 “한국의 IMF사태로 최근 졸업생들이 한국어를 활용할 수 있는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서 인기가 떨어졌다”고 아쉬워했다. 러시아인들 가운데는 한국의 경제난을 전해들은 사람들도 있지만,일부에서는자동차나 가전제품같은 물건은 계속 갖다 팔면서 사무실은 철수하느냐고 힐난하기도 한다. 취재반은 1,2학년생들의 수업을 지켜봤다. 대부분 고려인이겠거니 하던 취재팀의 예상은 교실에 들어서는 순간,여지없이 깨졌다. 슬라브족의 모습이 더 많이 보였기 때문이다.고려인처럼 보여 말을 건네보면 절반은 야쿠트족이었다. 임교수는 “69명중 고려인은 23명뿐”이라고 말했다.하바로프스크 사범대학에 도착하기 앞서 들렀던 하바로프스크 한국어교육원(교육부 산하기관)의 석윤균(石允均)원장도 “교육생 대부분이 슬라브족”이라고 말했다.이제 우리말도 국제화됐음을 실감했다. 하지만 이들의 우리말 실력은 저학년임을 감안해도 기대 이하였다. 국민학교 수준의 교과서였지만 제대로 읽는 학생들이 없었다.임교수는 “교수들도 한국에 유학해보지도 못하고 교단에 서니 학생들 실력이 이 모양”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실제로 1학년 수업중이던 올가 비예트로스카야 교수는 “지난 97년 이 대학을 졸업하고 막바로 교단에 섰다”고 실토했다. 우리 정부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건은 열악하지만 학생들의 눈빛만은 반짝거렸다. 2학년인 김 나타샤는 “한국어를 쓸 수 있는 비즈니스 계통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취재반 국제팀 김규환기자 정치팀 이도운기자 사진팀 유재림 오정식차장, 김명국기자.
  • 효성고문 피살사건

    (주)효성 무역PG 고문 문도상(文道祥·65)씨 부부 피살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성동경찰서는 9일 문씨 아파트 화장실에서 수거한 범인의 것으로 보이는머리카락 5개와 전 경비원 이모씨(57)의 경비봉,경비실 세면대에서 나온 혈흔 반응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식을 의뢰했다. 경찰은 이날 이씨를 불러 사건 당일의 행적 등을 조사한 뒤 돌려보냈다.이씨는 지난 7일 경비원직을 그만 뒀다. 경찰은 또 외환은행 서울 압구정동지점의 문씨 개인금고에서 문씨 부부 등명의로 된 11억4,000여만원이 든 통장 13개와 귀금속 30여점을 찾아냈다.문씨 부부 명의의 부동산도 전국에 1만여평 이상 있다는 사실을 새로 확인했다. 전영우기자 ywchun@
  • [사설] 잇따른 산불, 대책 있나 없나

    산불이 잇따라 발생하더니 마침내 우려하던 사태가 발생했다.강원도 고성군과 강릉·속초지역에서 발생한 연쇄 산불은 민가로 번져 8명의 사상자를 비롯,산림 3,710㏊와 건물 264채를 태워 159가구,463명의 이재민을 냈다. 졸지에 생활터전을 잃은 주민들에 대한 신속한 지원과 보상이 이뤄져야하며 산불예방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요구된다. 무엇보다 피해주민에 대한 생업지원책이 시급하다.영농준비중 모든 것을 잃은 이재민들에게 당장 거처할 곳과 생필품 공급을 비롯,생계를 계속 이어갈수 있는 지원책이 절실하다.정부가 주말임에도 이례적으로 피해주민들에게준재해대책 차원에서 지체없는 복구와 지원을 하겠다고 밝히고 산불예방을위한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적절한 조치로 환영한다. 재해대책차원에서 지원책이 마련되는 만큼 지방세·자녀학비 감면등 각종세제혜택과 농가자금 융자 등의 생업지원책이 뒤따르겠지만 피해보상에도 각별히 배려해야 하겠다.주택소실과 가축 소사,영농자재 손실등 현재 재산피해가 21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어 빠른 시일내의 피해보상이 필요하다.4년전 고성 대화재의 경우 국가지원금 외에 피해보상에 3년이 걸려 주민들의 원성을샀던 일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겠다. 산불 원인을 철저히 규명하고 실화자를 엄벌,사회기강을 세움으로써 실화에 의한 산불을 원천적으로 예방해야 한다.군 사격장 발화로 큰 피해를 본 지역에서 또다시 군 소각장 불씨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보게 된 것은 한심한일이다.안전이 생명인 군의 각성을 촉구하며 관련자와 책임자들에게도 응당한 책임을 물어 일벌백계가 되도록 해야 한다. 산불은 거의가 인재(人災)이다.올들어 500여건의 산불이 발생해 5,000여㏊의 산림자원이 잿더미가 된 것은 산불의 재해성에 대한 인식부족과 공공의식의 해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봄철 산불 위험이 큰 지역엔 입산금지령이 내려지고 있으나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허가된 등산로에서도 화기지참 단속활동을 볼 수 없는 것이 보통이다. 한 사람의 실수로 많은 인원과 장비가 동원되고 수십년 가꾼 삼림이 재로변하는데도 실화자 검거와 처벌이 안된다.지난해 발생한 산불 315건 중 범인 검거율은 40%정도이고 처벌이래야 불구속입건 80명뿐이었다.산림의 공익성에 비해 우리 사회가 실화범에 대해 너무 관대하다고 하겠다. 앞으로 두달간은 날씨가 매우 건조한 산불취약 시기이다.이 때에 입산통제구역의 출입 금지,화기지참과 흡연·취사행위 금지,밭두렁 태우기 금지 등의 실화 방지 행동지침을 철저히 지키고 위반자에 대해서는 법정 최고형으로다스려야 한다.정부는 효율적인 진화체제와 장비·인원을 강화하고 국민 모두가 산불 감시자가 되어야겠다.
  • 남해안 홍합서 독소 검출

    부산 가덕도 연안과 경남 마산,진해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홍합(진주담치)에서 법적 허용치를 초과하는 마비성 패류독소가 검출돼 당국이 홍합채취 금지 조치를 내렸다. 해양수산부는 지난 3일과 4일 해당수역에서 채취한 홍합에서 패류 독소가허용치(80㎍)보다 많은 100g당 81∼587㎍ 검출됐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해양부는 해당수역에서의 홍합 채취를 금지하고,이 해역에 지도선 6척을 배치하는 한편 시·도,지방청,수협 등의 직원으로 구성된 합동지도감시반을 편성해 패류 채취 및 유통을 통제하도록 했다. 패류독소는 많이 섭취했을 경우(100g에 600㎍ 이상) 신체마비 증세를 유발하고 심할 경우 사망할 수도 있는 치명적인 독소다. 함혜리기자 lotus@
  • 4·13총선 D-9/ 총선연대 낙선대상후보 발표 안팎

    총선연대가 3일 낙선대상 후보자 86명을 발표하면서 집중 낙선운동 후보 22명을 별도로 선정한 것은 역량을 집중해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낙선대상자가 우세하거나 경합을 벌이는 지역을 선택했다.낙선운동을 벌이지 않아도 낙선될 가능성이 높은 후보들보다는 낙선운동이 당락의변수가 되도록 하겠다는 전략이다. 낙선 대상자 가운데 한나라당 박성범 후보와 민주당 정대철 후보처럼 한 지역(서울 중구)에서 출마하는 후보들은 집중 낙선 대상자에서 제외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집중 낙선 대상자 22명을 당별로 보면 한나라당이 9명으로 가장 많고 민주당 7명,자민련 4명,민국당 2명이다. 지난 1·2차 낙천명단에 포함됐던 64명 외에 추가된 22명에게 적용한 최우선 기준은 지역감정 선동이다.김광일(민국당·부산 서),서훈(민국당·대구동)후보 등이 대표적인 예다. 또 민주당의 한영애 후보는 국회 폭언,이강희 후보는 항운노조 예산집행 물의,한나라당의 이사철후보는 반인권전력,최병국후보는 대전 법조비리사건 등으로 추가로 명단에오르는 동시에 집중 낙선운동 대상자로 지목됐다. 총선연대는 6일부터 집중 낙선운동지역 22곳을 중심으로 지도부의 역량을총동원,합동연설을 하고 지역별로 낙선운동 상황실을 마련하는 등 출마자들의 선거운동에 준하는 낙선운동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특히 권인숙씨 성고문 사건에 대해 반인권적인 발언을 한 한나라당 김중위의원(서울 강동을)의 경우 권씨를 변호했던 박원순(朴元淳) 상임집행위원장을 파견,낙선운동을 펼치도록 할 예정이다. 6∼7일에는 낙선운동의 열기를 확산시키기 위해 지도부 인사들이 2차 전국투어에 나선다.이들은 출마자처럼 총선연대 어깨띠를 두르거나 이름표를 달고 합동유세장에 나서는 한편 지역유권자들이 자주 모이는 시장 등에서의 일대 일 접촉과 전화를 통해 낙선을 호소할 방침이다. 또 오는 8일에는 서울 종로구 혜화동 마로니에 공원에서 10시간 동안 젊은유권자들을 상대로 ‘모이자,놀자,찍자,바꾸자’라는 문화행사를 열고 전국의 사찰과 교회에서는 낙선운동을 위한 타종식을 갖는다.투표 하루 전날인 12일에는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어 유권자의 엄중한 심판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창구 이랑기자 window2@
  • [시베리아 대탐방](7)블라디보스토크 국립 극동대 한국학대학

    [블라디보스토크 특별취재반] 외국에 한국관련 학과들만 모은 단과대학이있을까.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한국학 단과대학이 바로 냉전시대 우리의 오랜 적대국이었던 러시아,그것도 군항 블라디보스토크의 국립 극동대에 있다는 점은 아주 흥미롭다. 지난해 11월 23일 취재팀은 극동대 한국학 대학을 방문했다.한국학대학은극동대의 서쪽 끝에 자리잡고 있었다.빅토르 코제미아코 부학장이 유창한 우리말로 취재팀을 반겼다.그는 자신이 이 대학 출신이며 춘천 한림대에 교환교수로 근무한 경력이 있다고 소개했다.95년에는 북한을 방문,평양과 원산,남포,나진,금강산도 다녀왔다고 밝혔다. 러시아 극동대와 한국학의 인연은 1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1899년 극동대 동양대 한국어학과로 출발했으나 30년대 스탈린의 소수민족 억압정책으로 동양대학은 폐쇄되고 직원 일부는 숙청됐다.75년 한국어학과가 다시 생겨나 5명의 학생을 모집했다.부학장도 이 때 입학했다.이후 94년 한국어문학과와 한국역사학과,한국경제학과 등 3개학과로 지금의 틀을 갖춘한국학부가발족했고 95년에는 한국학대로 이름을 바꿨다. 한국학대학에는 현재 250명이 수학하고 있으며 매년 50∼60명의 신입생을뽑는다.어학실습실에는 한국 위성TV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시설이 갖춰져 있고 단과대 부설 도서관에는 7,000여권의 한국어 교재가 잘 정리돼 있었다.하바로브스크나 사할린의 사범대학에서 채택하고 있는 한국어 교재도 바로 이곳 극동대 한국학대학에서 만든 것이다. 한국학대학에는 태권도 전용 연습장도 설치돼 있다.경희대 출신의 한국인사범이 대학원생으로 공부하면서 태권도를 가르쳐 주고 있었다.또 한국 전통춤 동아리에도 50여명의 학생들이 참여하고 있었다. 인터넷실은 특히 눈에 들어왔다.러시아에서 이처럼 인터넷을 자유롭게 쓸수 있는 곳이 몇군데 되지 않기때문이다.학생들은 삼성전자에서 기증한 PC로한국의 주요 웹사이트를 넘나들며 한국어 실력과 한국에 대한 지식을 쌓고있었다. 우연히 복도에서 마주친 로만 메신그씨도 2년전에 이 대학 한국경제학과를졸업,학교를 떠났지만 바로 이 인터넷 때문에 학교에드나들고 있었다.그는98년 한국국제교류재단의 장학금을 받고 고려대 어학당에서 6개월 공부한 뒤다시 6개월 동안 서울의 러시아전문 바이칼 여행사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우리말을 스승인 부학장보다 잘하는 듯 보였다. 한국학대학의 또 다른 특징은 학생들에게 한국어뿐만 아니라 영어도 밀도있게 가르친다는 것이다.이 때문에 학생들은 졸업후 영어통역으로도 활동할수 있을 정도다. 부학장은 “학생들이 졸업한 뒤 봉급수준이 낮은 교수가 되기보다는 한국등 외국의 회사나 외교공관에 취직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그러나 “한국기업들이 IMF사태를 겪으면서 러시아내 지사를 속속 철수하고 있어 학생들의진로가 다소 걱정이 된다”고 덧붙였다. 한국학대학의 교수진은 모두 20명.이 가운데 경기대 김정오 교수 등 3명은한국에서 온 교환교수다.부학장은 그러나 “한국교수들이 이쪽으로 더 많이파견왔으면 한다”며 “회화를 가르칠 수 있는 3명 정도의 한국인 교수가 더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라고 말했다. 현재 극동대 한국학대학은 두가지 장기 과제를추진하고 있다.한국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한국어 관련 자료를 수집,보관,열람할 수 있는조직인 ‘한국어 은행’의 설치를 추진중이다. 영국 옥스포드대학의 ‘뱅크오브 잉글리쉬(Bank of English)’를 모델로 삼고 있다.이와함께 ‘한국 현대사 연구소’의 설립도 검토중이다.아울러 이 대학 교수들은 이미 한국어-한자-영어-러시아어 등 4개국어를 동시에 찾아볼 수 있는 ‘전자 사전’편찬작업에 들어가 이미 상당부분 완성했다. 부학장은 “블라디보스토크는 한국학을 연구하기 가장 좋은 지리적 이점을갖고 있다”며 한국인들이 이 대학에 많은 관심과 애정을 가져줄 것을 부탁했다. ◆국제팀 김규환기자 ◆정치팀 이도운기자 ◆사진팀 유재림 오정식차장,김명국기자 oosing@. * 우수리스크 극동 최대 고려인촌. [우수리스크 특별취재반] 우수리스크는 극동지역에서도 고려인(까레이스키·한국출신 러시아인)이 가장 많이 사는 지역이다.약 1만3,000명의 고려인이거주하고 있다. 우수리스크에 고려인이 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중반.생활고를 겪던 한반도 북부의 주민들이 1862년부터 이곳으로 모여들었다. 그리 춥지 않아 농사 짓기도 괜찮은데다 중국과 가까워 장사하기도 좋았기때문이다. 지금도 한국의 주택협회와 새마을운동중앙본부,고합그룹이 인근에 농장을 갖고 있다. 현재 우수리스크의 고려인은 중앙아시아 출신이 95%,사할린 출신이 5%다. 우수리스크의 고려인 마을도 스탈린의 소수민족 강제이주 정책에 의해 사라졌다가 70년대 들어서야 비로소 복구됐다. 우수리스크 고려인민족문화자치회의 이 로베르트 아나톨리비예치 회장은 “스탈린 시대의 잔재가 남아 있어서 인지 예전에는 고려인임을 나타내기를 싫어했다”며 “페레스트로이카 이후에야 고려인 단체가 생겨났다”고 말했다. 모국을 잊어버릴만한 세월이 흘렀지만 이들은 아직도 모국의 끈을 놓지 않고있다. 한글학교를 세워 고려인 3,4세들에게 한글과 한국말을 가르치고 있다. 추석과 설날 같은 명절도 꼭 지킨다. 한글학교 김문자 부회장은 “명절 전날 가족들이 모여 유쾌하게 어울리지만젊은이들은 잘 모이지 않는다”며 “이들은 조국을 다 잊어버렸다”고 안타까워했다. 우수리스크에는 또 연해주재생기금이란 고려인단체도 있다.고합그룹이 후원하는 이 단체는 중앙아시아 고려인의 이주를 돕고 있다.요즘도 중앙아시아고려인 3,000여명이 여름내 이곳 농장에서 농사를 짓다가 겨울에 돌아가곤한다.북한인들도 연해주재생기금의 초청을 받아 외화벌이에 나서고 있다. 취재팀은 평양출신 북한 외화벌이꾼 신상현(40)씨와 려국현(36)씨를 만났다. 신씨는 “지난 5월 10명이 입국해 두명은 여기서,나머지는 이곳 산하 농장서일하고 있다”며 “1만달러를 벌러 왔는데 잘 안된다”고 걱정했다. 그들은 취재진과의 대화나 사진촬영에도 자연스레 응했다.하지만 “아무뜻없이 점심식사나 대접하겠다”는 취재팀의 제의에는 “할 일이 많다”며 황망히 자리를 떴다.
  • 제3회 광주비엔날레 화려한 개막

    제3회 광주비엔날레가 29일 막을 올렸다.이날 오전10시30분 광주시 북구 용봉동 중외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린 개막식에는 박태준(朴泰俊)국무총리를비롯해 고건(高建)서울시장 강기원(姜基遠)여성특위위원장 박광태(朴光泰)민주당의원 김순규(金順珪)문화관광부차관 고재유(高在維)광주시장 차범석(車凡錫)광주비엔날레이사장,그리고 문화예술인 주한외교사절 시민 등 3,000여명이 참석했다. 朴총리는 축사에서 “21세기는 문화예술의 힘이 사회발전과 국력의 밑거름인 문화의 세기”라면서 “광주비엔날레가 성공적으로 치러져 세계 속에 우리문화의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車이사장은 “5·18광주민주화운동 20주년을 맞아 개최하는 광주비엔날레는광주를 인권과 평화의 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이 행사가 화합과 평화를 염원하는 세계적인 축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모으자”고 대회사에서 강조했다. 한편 광주비엔날레는 이날 이란 출신 쉬린 네샤트의 사진·비디오 설치작품‘환희’를 대상으로 선정하는등 아시아작가상 1명,특별상 2명,미술기자상1명 등 모두 5명의 수상자를 발표했다. 수상자와 작품은 다음과 같다. ▲대상 쉬린 네샤트 ‘환희’(유럽·아프리카권)▲아시아작가상 도야 시게오 ‘경계로부터 V’(아시아권)▲특별상 세르타르 다우크도르즈 ‘애원·길’(아시아권)▲특별상 첸치에엔 ‘나차의 몸’‘텅빈 마음의 이미지’‘환희에 찬 육체’(‘예술과 인권’부문)▲미술기자상 김호석 ‘광주민주화운동’‘역사의 행렬-시대의 어둠을 뚫고’‘광주민주화운동-죽음을 넘어 민주의 바다로’(한국·오세아니아권). 광주 김종면·최치봉기자 cbchoi@. *대상 쉬린 네샤트의 작품세계. 올해 마흔세살의 쉬린 네샤트(Shirin Neshat·여)는 이란 태생으로,미국 UC버클리대 회화과를 졸업하고 82년부터 뉴욕에서 활동하는 비디오설치작가다. 네샤트는 사진·영상 작업을 통해 제3세계를 스테레오타입화한 편견과 가설을 비판해왔다.특히 여성학적인 관점에서 제3세계 여성의 정체성을 탐구하는작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에 출품한 작품은 ‘환희(The Rapture)’.두 개의 교차되는 영상이미지를 번갈아가며 상영,관람객들이 다양한 각도에서 중동여성의 위상과 역할을이해하도록 했다.철저한 순종과,이교도에 대한 투쟁을 인생의 좌표로 삼아온중동 여성의 이미지를 사실감 있게 보여준다. 유준상 광주비엔날레 심사위원장(서울시립미술관장)은 “네샤트의 수상작 ‘환희’는 중동의 민족적·종교적 정체성과 불완전한 인권상황을 잘 표현했다”면서 “한국작가 임영선씨의 설치작품 ‘숙주의 방’과 마지막까지 경합한끝에 대상으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네샤트는 본전시(유럽·아프리카권)와 특별전인 ‘인간과 성’부문에 동시에 출품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이란은 비록 중동지역에 있지만,유럽과 아프리카 사이에서 문화교류가 풍성했다는 이유로 이번 비엔날레에서 유럽·아프리카권으로 분류됐다. 최근 한국인 남편과 이혼한 것으로 알려진 네샤트는 지난해 베니스비엔날레에서도 국제상을 받았다.네샤트는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다.대상 상금은 1만달러다. 김종면기자 jmkim@
  • 공식선거전 첫날 이모저모

    4.13총선 후보등록 첫날인 28일 여야 각당은 수뇌부가 참석한 가운데 정당연설회를 갖거나 후보별 개인연설회를 열어 지지를 호소하는 등 법정 선거전초반부터 불꽃튀는 접전을 벌였다. ■정당연설회 민주당은 이날 오후 신촌로터리에서 서대문갑과 마포을 합동정당연설회를 시작으로 공식 선거전에 돌입했다. 이인제(李仁濟)선대위원장은 “서민과 중산층을 위하겠다고 기치를 내건 당이 민주당 말고 또 어디 있느냐”면서 “특권층을 대변하는 당 보다는 민주당에 표를 몰아줘야 한다”고 지지를 호소했다.이어 “이번 선거에서는 국민을 모실 수 있는 후보를 뽑아야 국민이 편해질 수 있다”면서 “선거에 당선만 되면 상전 노릇을 하려는 후보 대신 우상호(禹相虎),황수관(黃樹寬)후보처럼 국민을 받들고 제대로 일할 수 있는 일꾼들을 선출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국가부채를 터무니 없이 부풀리고 허황된 주장을 하는 한나라당이 과반수 의석을 차지하면 또다시 국가 경제가 혼란에 빠질 수 있다”면서 ‘위기론’을 거론했다. 지지연사로 참석한이재정(李在禎) 정책위의장도 과거 캐나다에서 국가경제를 어렵게 만든 정당이 다음 선거에서 크게 패했던 예를 들며 “IMF를 불러온 한나라당이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 심판을 받아야만 체질개선을 통해 건강한 야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고 역설했다. 한나라당은 총재팀과 선대위원장팀을 동시에 가동,수도권 공략에 나섰다.이회창(李會昌)총재는 서울지역 재래시장을 돌며 바닥표를 훑었다.홍사덕(洪思德)선대위원장은 경기지역을 방문,현 정권의 실정을 비난하며 “견제론’을강조했다. 이총재는 서울 강북지역을 집중 공략했다.서대문갑·을,은평을,강북갑·을,도봉을,중랑갑·을 등지의 재래시장을 돌며 맨투맨 유세전을 펼쳤다.이총재는 상인들의 손을 잡으며 “요즘 경기가 어떠십니까”라고 묻는 등 부동표흡수에 진력했다. 그러나 이총재의 이날 유세에는 전국구 20번을 받은 이원형(李源炯)부대변인만 동행,전국구 후유증을 실감케 했다. 자민련은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와 이한동(李漢東) 총재의 ‘투톱 시스템’을 가동,전략지인 경북과 경기도 동시공략에 나섰다.김 명예총재는 이날오전 경북 예천군 예천 상설시장에서 열린 문경·예천 정당연설회에 참석한데 이어 오후에는 상주,김천,구미에서 잇따라 정당연설회를 갖고 영남권을집중 공략했다.이 총재도 파주,고양덕양갑·을,부천 원미갑·을,부천소사,안산을 등 경기지역 정당연설회에 참석,전략지 공략에 박차를 가했다.김 명예총재는 유세에서 한나라당과 민주당에 대해 각각 ‘경제파탄 책임론’과 ‘내각제 배신론’을 제기하며 파상적인 공세를 펼쳤다. 민국당은 이날 오후3시 부산역광장에서 부산·경남지역 정당연설회를 갖고부산 세몰이를 본격화했다.신상우(辛相佑)이기택(李基澤)김광일(金光一)문정수(文正秀)후보 등이 모두 참석,기세를 올렸다.연설회에 모인 5,000여명(주최측 추산)의 청중들은 갑작스런 소나기에도 불구,자리를 지켰으며 열기 또한 뜨거웠다.중·동지구당은 행사시작 1시간전부터 박찬종(朴燦鍾)후보 개인연설회를 열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민국당 후보들은 “DJ정부는 편중인사와 편파사정,경제위기 호도,언론통제,한·일어업협정,위태로운 대북정책으로 국정혼란을 야기했다”며 현정권에직격탄을 날린 뒤 “한나라당은 부산시민에게는 ‘딴나라당’”이라고 비아냥거렸다.김광일 후보는 “야구에서는 4번타자가 홈런왕”이라며 “이번 총선에서 4번을 찍어 무위도식하는 한나라당 의원을 낙선시키자”고 호소했다. ■개인연설회 등록을 마친 대구지역 후보자들은 저마다 ‘필승 출정식’이나 ‘유세단 발족식’ 등을 갖고 개인유세에 들어갔다.수성갑에 출마한 한나라당 김만제(金滿堤)후보는 등록을 마친 뒤 신천시장과 황금아파트 골목시장등을 돌며 “경제계에서 닦은 경륜과 전문성을 살려 중병에 걸린 대구와 국가경제를 치유하는 데 정성을 다할 것”이라며 지지세 확보에 총력을 쏟았다.자민련 박철언(朴哲彦)후보도 당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선 필승결의 및 선대위 현판식’을 갖고 화요시장 등을 다니며 “총선 후에 근대화 보수세력을 대통합,당권 및 대권가도를 질주해 나가겠다”고 호소했다.북갑의 자민련 채병하(蔡炳河)후보는 청년 당원으로 구성된 ‘경제대장부 유세단’ 출정식을 갖고 산격종합시장 등에서 “나라경제를 바로세우는 것은정치논리나 지역감정이 아닌 능력있는 사람”이라며 실물경제통인 자신에 대한 지지를 당부했다.민국당 김석순(金石淳)후보는 이수성(李壽成) 상임고문과 칠성시장 등을 돌며 “나라가 바뀌려면 참신하고 깨끗한 사람들이 정계로많이 진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구의 자민련 이정무(李廷武)후보는 남구청 기자실에서 “재정자립도가 31%로 대구지역 최하위인 남구 발전을 위해국회 및 정부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본인이 적임자”라고 출마의 변을 밝히며 유세전에 나섰고 한나라당 현승일(玄勝一)후보도 당직자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총선출정식을 가진 뒤 시장 등을 돌며 표심을 다졌다. *표심공략 묘안들. 등록을 마친 후보들이 냉담한 유권자의 관심을 끌기 위해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민주당 강봉균(康奉均·성남분당갑)후보는 이날 자신의 얼굴모양캐릭터 인형을 쓴 선거운동원 5명과 함께 지하철역과 시장,골목 등을 누비며개인연설회를 열었다. 캐릭터 인형들은 민주당 로고송인 ‘네박자’ ‘페스티벌’에 맞춰 춤을 추기도 했으며 지나가는 어린이들과 악수하며 유권자 관심끌기에 안간힘을 썼다.같은 지역구의 한나라당 고흥길(高興吉)후보는 로고송 ‘바꿔’에 고후보의 모습이 들어간 뮤직비디오를 제작,대형 멀티비전을통해 상영한 뒤 개인연설회를 여는 등 시선끌기에 주력했다.연단이 설치된유세차량 주변에는 선거운동원 5∼6명이 늘어서 춤을 추며 기호 1번을 외쳤다.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광명)후보측은 선거자원봉사자 10명으로 자전거유세팀을 구성, 자전거에 기호 1번 손모양 캐릭터와 ‘미래를 위한 선택,손학규’라고 쓴 띠를 두르고 하루종일 골목을 누볐다.손후보측은 머리에 갖가지 색의 두건을 두른 자원봉사자들이 재래시장 등을 돌며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얼굴에 보디페인팅을 해주는 이벤트도 열었다.같은 지역구의 민주당 조세형(趙世衡)후보는 PC통신과 인터넷을 통해 로고송인 ‘바꿔’ ‘페스티벌’‘성숙’ 등을 네티즌 유권자들에게 보내줬다.조후보측은 “후보 인터넷 홈페이지에 접속하면누구든지 로고송과 함께 후보캐릭터가 들어간 멋있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을 무료로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경기도 선관위는 “후보들이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온갖 기발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지만이 중 선거법에 위반되는 것도 있다”며 “각 후보의 선거운동을 정밀 분석해 시정명령을 내리겠다”고 말했다. 전국 종합
  • 러시아 대선 이모저모/

    이번 러시아 대통령선거의 주관심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 직무 대행이 과연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확보할 수 있느냐에 모아지고 있는 양상이다. 푸틴 직무 대행이 50% 이상의 표를 얻을 경우 다음 달 16일로 예정된 결선 투표를 피할 수 있으나 유권자들의 무관심으로 투표율이저조할 경우 이같은 구상에 차질이 생길수도 있는 상황이다. 그동안 실시된 대부분의 여론 조사에 따르면 푸틴 대행은 50%내외의 지지를,라이벌인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는 20%의 득표에 그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투표율이 저조할 경우 조직표가 많은 주가노프 당수의 득표율이 다소올라갈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도 하다. ●러시아 대선은 각지역에서 오전 8시에 투표에 들어가 오후 8시에 완료되지만 11시간대에 걸친 광대한 영토로 인해 지방에서 투표가 정확히 언제 시작돼 언제 끝나지는 중앙에서 집게가 불가능한 실정.우연의 일치로 26일은 러시아 전역에서 ‘서머 타임’제가 시작되는 날이기 때문에 투표시간을 둘러싼 혼란은 더 심해졌다.푸틴 대행은 25일 대국민성명을 통해 “서머타임으로 새시간이 시작되듯 이번 선거는 러시아의 옛시대를 마감하고 새시대를 여는 중대한 선거”라며 지지를 호소. ●대부분의 러시아인들은 푸틴 직무대행이 대통령에 당선될 경우 사회 전반에 만연돼 있는 부패,범죄와 경제 혼란 등 ‘러시아병’을 특유의 추진력으로 치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그러나 지식층에서는 푸틴의 카리스마에 우려와 경계의 목소리를 내는 등 그에 대한 평가와 기대가 다소 엇갈리고 있다. 일부 진보적인 지식인들은 KGB 출신인 푸틴이 집권할 경우 반체제 인사 탄입 등 옛 공산주의 시절의 철권 통치가 재연될 수도 있을 것으로 우려하고있다. ●이번 선거에서는 유권자들이 푸틴의 당선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기때문에 보리스 옐친 전 대통령이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의 거센 도전에 직면했던 지난 96년 대선때와 같은 열기와 긴장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지적.특히러시아 유권자들은 그동안 선거를 많이 치러본 탓인지 이번 대선 투표를 무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모습이 역력하다. ●이번 대선에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OSCE)를 비롯,56개국 및 82개 국제기구에서 1,000여명의 참관인단이 투표를 지켜보게 되며 50개국 2,000명 이상의기자들이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다. 러시아 내무부는 교전중인 체첸측의 테러 등에 대비,지난 20일부터 투표가치러지는 모든 건물에 대한 24시간 감시체제에 들어갔다. 러시아 전역의 투표소에는 군인들이 배치돼 체첸 반군들의 테러에 대비하는모습.군인들은 체첸 반군들이 선거를 방해할지 모른다는 정보에 따라 투표소 주변에서 폭발물을 수색하는 등 삼엄한 경비를 폈다.러시아 당국은 체첸공화국 국경을 봉쇄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날 러시아에서 가장 일찍 투표한 사람들은 가장 동쪽에 위치해 시차상투표시간이 가장 이른 베링해협 인근 극지방 추코트카 반도 유권자들.이타르-타스 통신은 이날 정오경 추코트카와 극동지방인 연해주의 투표율이 50%를넘어 투표가 유효한 것으로 선포됐다고 보도. ●모스크바에서 투표한 보리스 옐친 전대통령은 푸틴대행이 당선되면 90년대이래 자신이 걸어온 개혁노선을 계속 견지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옐친대통령은 “모두가 변화를 갈망한다.앞으로 약간의 변화는 있을 것이다.하지만 개혁의 기본 노선은 유지될 것이다.나는 그것을 확신한다”고 주장. 옐친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갑자기 대통령직을 사임하고 “러시아의 민주주의와 주권을 지킬 가장 확실한 사람”이라며 푸틴을 대통령 대행으로 임명했다. 모스크바 외신종합
  • 안중근의사 순국 90주기/ 安의사 의거와 ‘대한매일신보’

    구한말 구국항일지 ‘대한매일신보’는 안중근 의사의 의거 다음날부터 관련기사를 대서특필,민족지로서의 면모를 한껏 과시했다.특히 안 의사의 사형언도일인 1910년 2월 14일을 전후해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 공판내용을 보도했다.또 안 의사의 옥중소식이나 가족근황 등에 대해서도 대대적으로보도한 것으로 나와 있다. 안 의사 의거 다음날인 10월 27일자 대한매일신보(한글판)는 하얼빈발 26일자 전보를 인용,이토가 하얼빈역에서 ‘한국사람’에게 총을 맞은 사실을 보도하였다.같은 날짜 ‘잡보’에서는 ‘조선일일신문’의 호외보도를 인용,이등박문이 26일 아침 암살당하였다고 보도하였다.11월 21일자에서는 일본 ‘대판조일(大阪朝日)신문’의 보도를 인용,안 의사가 예심에서 밝힌 이토를처단한 이유 15항을 실었는데 그 내용은 1.명성황후 살해 2.을사조약 체결,… 5.군대해산 등이다.이 해 12월 5일부터는 뤼순감옥에 수감중이던 안 의사의 동정을 변호인 등 면회자들의 입을 통해 ‘뤼순통신’이란 제목으로 보도하기 시작했다. 1월 29일자 ‘시모시자(是母是子)’라는 기사에서는 안 의사의 어머니 조(趙)마리아 여사가 “중근은 러일전쟁 이후로 줄곧 위국헌신 사상을 가지고있었으며 국채보상금 모집때도 아내의 패물을 기꺼이 내놓았다”며 아들을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을 두고 조 여사의 인간됨이 한국에서 드문 인물이라고보도하였다. 한편 안의사에 대한 재판이 본격 시작된 이듬해 2월부터는 공판내용을 연일지면의 절반 가량을 할애해 보도하기 시작했다.안 의사에게 ‘살인죄’로 사형이 언도된 14일을 전후해 12일자부터 대한매일신보는 10회에 걸쳐 이를 보도하였다.15일자에서는 안 의사가 최후변론에서 “나는 일개인의 자격이 아니라 의군(義軍)의 참모중장으로 이 거사를 한 즉 의전(義戰)의 포로이니 보통 형사피고인으로 처리함은 불가하다”고 진술한 내용을 상세히 보도했다. 순국 하루전인 3월 25일자에는 안의사가 변호인을 통해 한국동포에게 보내는 유언을 실었다. “한국독립과 동양평화를 위해 3년간 해외에서 풍찬노숙하다가 그 목적을달성치 못하고 여기서 죽노니 2천만 형제자매들은 분발하여 학문을 면려하고실업을 진흥하며 나의 유지를 이어 자유독립을 회복하면 죽는 나는 아무런유감이 없다” 이밖에도 대한매일신보는 안 의사가 옥중에서 작성한 편지 6통을 남긴 사실도 보도하였다.이 편지들은 안 의사가 사형언도 당일 어머니와 부인 앞으로쓴 2통과,홍(洪)신부,아우 명근(明根),민(閔)주교,숙부 등 4명 앞으로 쓴 4통 등 모두 6통이다.천주교 신자인 안 의사의 편지 첫머리는 모두 ‘야소(耶蘇,예수)를 찬미합니다’,‘아멘’ 등으로 시작하고 있다.특히 부인 앞으로보낸 편지에서 안 의사는 “이슬과도 같은 허망한 세상에서 천주의 안배로배필이 되고 다시 주(主)의 명(命)으로 이에 헤어지게 되었으나 또 멀지 않아 주의 은혜로 천당영복의 땅에서 영원(靈源)에 모이려 하오…장남 분도는신부가 되게 하려고 마음에 결정하였으니 잊지말고 천주께 바쳐 신부가 되게하시오”라고 부탁하였다. 한편 대한매일신보는 안 의사가 뤼순감옥에서 교수형으로 순국한 당일 이를호외로 보도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현재 실물은 전하지 않고 있다. 정운현기자 jwh59@. *安의사 유해발굴 70년대부터 추진. 우리 정부는 지난 77년부터 안의사의 유해 발굴작업을 추진해 왔으나 아직별다른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중국과 수교 이전에는 현장접근이 원천적으로 봉쇄된데다 그 이후도 중국이 북한을 의식,적극적인 협조를 보이지 않고있기 때문이다. 안 의사 유해발굴작업은 80년대 중반부터 정부차원에서 본격 추진됐다.86년12월 정부는 외무부(현 외교통상부)·대한적십자사를 통해 중국 당국에 협조요청을 한 바 있으며,88년에는 중국을 방문한 학자들을 통해 조사를 의뢰했으나 별 성과는 없었다.89년 안의사 의거 80주년 기념 학술회의 참가차 당시보훈처 관계관이 뤼순감옥을 처음 답사했으나 묘소위치를 확인하지는 못했다. 2년 뒤인 91년 중국지역 독립운동관련 사적지 답사차 방중한 학자 및 관계공무원 일행은 뤼순감옥 뒷편의 공동묘지가 모두 발굴된 후 일반건물이 들어섰으며,안 의사 묘소의 이장여부는 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파악하였다. 특히 이들은 북한측에서도 수 차례 안 의사 묘소를 방문,조사를 벌였으나 묘소위치 확인에 실패하였다는 사실을 들었다. 92년 안 의사 유가족과 안의사숭모회 관계자 등이 현지 방문조사를 벌였으나 특별한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93년 8월 한중외무차관 회의시 우리정부는다시 협조요청을 하였으나 중국측은 묘소확인의 어려움과 안 의사가 북한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 이 해 11월 정부는 광복50주년행사의 일환으로 범국민적 차원에서 일본내자료수집과 관련자 면담 등 다각적인 노력을 벌였으나 이 역시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94년 방한한 중국 문화부 장관은 조사결과 근거자료가 없어 묘소확인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을 우리정부에 공식 전달한 바 있다. 한편 북한은 지난 70년대 중반 김일성 주석의 특별지시와 중국당국의 특별협조를 얻어 뤼순감옥 기록 등을 검토하고 감옥 주변을 조사했으나 유해확인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의사 90주기 행사 참석을 위해 최근 방한한 안 의사의 유일한 직계손자인 안웅호(安雄浩·67·재미)씨는 방한기간중 안 의사로 추정되는 유해가 발굴될 경우 안 의사 유해 진위확인에 필요한 DNA검사 등을 위한 혈액·머리카락 등의 채취에 참여할 계획이다. 보훈처 관계자는 “최근 도쿄에서 공개된 자료를 입수,검토하여 유익한 자료로 판단될 경우 정부차원에서도 묘소발굴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특별제언/ 安의사 유해 찾아 판문점에 모시자. 그날 중국 뤼순(旅順)은 흐린 날씨에 비가 내리고 있었다. 어찌 하늘인들천하 대장부, 만대 의사가 가는 길에 무심하겠는가. 안중근의사는 모친이 새로 지어 보낸 한복(상의는 백무지, 하의는 흑색)으로 갈아입고 얼굴에 희색을 띠며 형장으로 향했다. 한점 흐트러짐이 없는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달리 유언할 아무것도 없지만 원래 나의 거사는 오로지 동양평화를 위한성의에서 나온 것이기 때문에 바라건데 오늘 임검한 일본관헌도 행여 나의뜻을 양지한다면 피아의 구별없이 합심협력하여 동양평화를 기도하기를 절망(切望)할 뿐이다. 덧붙여 내 요망은 죽음을 앞두고 동양평화만세를 삼창하고싶다”고 유언하였다. 그러나 일제는 그의 마지막 소원도 거부하고 형을 집행했다. 교수형이었다. 1910년 3월 26일 오전 10시15분, 당시 안의사는 32세, 국적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지 5개월 되는 날로서 생을 접기에는 아직 이른 나이였다. 집행전날 면회온 두 동생이 슬퍼하자 “사람은 누구나 한번은 꼭 죽는 법, 죽음을두려워할 내가 아니다. 삶은 꿈과 같고 죽음은 영면하는 것, 조금도 어려운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고 동생들을 달랬다. 사마천은 일찍이 사람은 한번 죽지만 그 의의는 태산보다 무거울 수도 있고기러기털보다 가벼울 수도 있다고 했다. 정의를 위한 죽음은 태산보다 중하지만 불의한 장수는 기러기털보다 가벼운 것, 안의사의 속령 32세를 어찌 짧다고 하겠는가. 안의사의 순국을 청국의 원세개(袁世凱)는 이렇게 찬양했다. 平生營事只今畢 死地圖生非丈夫 身在三韓名萬國 生無百歲死千秋 평생 벼르던 일 이제야 끝냈구나 죽을 땅에서 살려는 건 장부아니고 몸은 한국출신이지만 이름 만방떨치니 백년못사는 인생 죽어 천년을 가리. 순국 5분후 안의사의 관은 백포(白布)에 쌓여 뤼순감옥 성당에 안치되어 우덕순·정도광·유동하 3동지에게만 마지막 예배를 시키고 오후1시 감옥묘지에 매장되었다. 안의사는 동생들에게 “유골은 하르빈공원묘지에 묻었다가국권회복 후 고국으로 반장하라”고 일렀다. 기록마다 ‘고국’또는 ‘고향’으로 표기가 다르다. 백암 박은식은 거사 후에 쓴 ‘안중근전’에서 ‘국권회복이 반장고토(國權回復而返葬故土)’라 하여 ‘고토’라고 표시했다. 안의사의 고향이 황해도신천인 관계로 북한이 ‘연고권’을 주장할 수 있어 유언의 내용은 중요한의미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어디로’모시느냐가 아니라 유해를 찾는 작업이 급선무다. 유해를 찾게되면 판문점이나 휴전선에 남북함께 안의사기념관을 짓고 그곳에 봉안했다가 통일후 고향에 안장하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건국이래 처음으로 안의사의 유해발굴문제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다행한 일이다. 때마침 안의사 유골발굴위원회 도교(東京)사무국에서유해 매장장소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발견되어유해발굴 가능성을 높이고있다. 안의사 순국 90주년, ‘국권회복’55년만에 이제야 의사의 유해발굴에 나선것은 남북한 7천만 동포의 부끄러운 일이지만, 새천년 벽두에 남북이 함께참여하여 유해발굴이 성사된 다면 민족적 경사가 될것이다. 안의사는 감옥에서 ‘동양평화론’을 집필했다. 형집행으로 완성하지 못하고 서론 부분만 집필했지만 그의 사상과 활동의 연관성을 어느정도 보여준다. 그는 동양평화를 실현하고 일본이 자존(自存)하는 길은 한국의 국권을 되돌려 주고 만주와 청나라에 대한 야욕을 버린 뒤 서로 독립한 3국이 동맹하여서양 세력의 침략을 막고 나아가 개화의 역(域)으로 진보하여 구주와 세계각국과 더불어 평화를 위해 진력해야 한다고 했다. 90년전 안의사의 주장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동양 3국은 ‘구주와 세계각국’과 더불어 세계평화를 위해 진력해야 할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한국이 통일되어 한·중·일의 ‘독립한 3국’이 정립하여 아시아 평화와공존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안의사 순국 90주년의 의미이며 그의 유지(遺志)이기도 하겠다. 김삼웅 주필 kimsu@
  • 안중근의사 순국 90주기/ ‘만주일일신문’서 본 최후의 날

    최근 안중근 의사의 유해발굴 문제가 다시 거론되면서 안 의사의 ‘최후’에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안의사연구가인 최서면(崔書勉) 국제한국연구원장이지난 76년 일본에서 입수,공개한 ‘만주일일신문’(1910.3.27)의 ‘사형집행기’는 간접취재한 것이긴 하나 안 의사 형집행 당일의 기록이 별무한 상황에서 유익한 자료라고 할 수 있다.다음은 이 신문의 보도를 통해 안의사 ‘최후의 날’을 재구성한 것이다. 1919년 10월 26일 오전 9시30분 하얼빈역에서 이토를 처단한 안 의사는 체포된 후 여섯 차례의 재판 끝에 이듬해 2월 14일 관동도독부 지방법원에서사형선고를 받았다.안 의사는 “비굴하게 살아남는 것 보다는 깨끗하게 죽음을 택하겠다”며 항소를 포기했다.형집행은 3월 26일,의거일로부터 152일째되는 날이었다. 이날 아침 뤼순감옥에는 봄비가 내렸다.형 집행시각은 오전 10시,장소는 뤼순감옥내 형장이었다.평소보다 일찍 일어난 안 의사는 고향에서 보내온 옷으로 갈아입고 간수 4명의 호위를 받으며 형장으로 향했다.이날 안 의사의 복장은 조선명주로 만든 흰 웃저고리,검정색 비단바지에 흰 두루마기 차림이었다.흑백으로 대비된 옷차림은 몇 분 후 명(明)에서 암(暗)으로 바뀌는 형인(刑人)을 상징하는듯 해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였다. 잠시후 검사,전옥(典獄,교도소장),통역,서기 등이 교수대 전면에 있는 검시실에 도착하자 교수대 옆 준비실에서 대기하고 있던 안 의사가 끌려나왔다. 교도소장이 “본년 2월 14일 재판언도 확정명령에 의해 사형을 집행한다”고하자 통역이 이를 통역하였고 안 의사는 이에 대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교도소장이 다시 “유언이 있느냐”고 묻자 안 의사는 “유언할 말은 없으나단지 내 거사는 동양평화를 위한 것이므로 내가 죽은 후 한일양국이 일치 단결,동양평화를 꾀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때 간수는 종이 두 장을 접어 안의사의 눈을 가리고 그 위에 다시 흰 베를 둘렀다.안 의사는 수분간 묵도를 올린 후 간수의 부축으로 교수대에 올랐다.곧이어 형이 집행됐고 10시 15분경 안 의사는 완전히 숨이 끊어졌다.형집행에는 불과 11분이 걸렸다. 사형수의 유해는 보통 나무통에 넣는 것이 상례인데 안 의사 용으로 별도의소나무 침관(寢棺)이 제작됐다. 시신을 담은 관 위에 백의(白衣)를 두른 뒤관을 감옥안 교회당으로 옮기고는 안 의사가 최후의 순간까지 가슴에 품고있던 그리스도상을 관 양쪽에 걸어놓았다.교도소측은 우덕순 등 거사 동지 3명에게 마지막 고별기회를 주었는데 이들은 천주교신자가 아니어서 한국식으로 재배하고 모두 흐느꼈다.안 의사의 유해는 이날 오후 빗속에서 감옥내 공동묘지로 옮겨져 매장됐다. 정운현기자 jwh59@. *안중근 의사 연구현황. 국내 학계의 안중근 의사 연구는 아직 불모지 상태라고 할 수 있다.박사학위 논문 한 편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 단적인 사례이다.지난 93년 한국 외국어대에서 ‘안중근의 생애와 사상에 관한 일고(一考)-그의 군주관과 동양평화론을 중심으로’라는 석사학위 논문 한 편이 나왔을 뿐이다.지난해 인하대 윤병석 교수가 펴낸 ‘안중근전기전집’이나 출판인 이기웅씨(열화당 사장)의 ‘안중근 전쟁 끝나지 않았다’등은 모두 연구서라기 보다는 자료집성격이 짙다.국제한국연구원의 최서면 원장이 거의 유일하게 수 십년째 안의사 관련 자료수집과 연구를 해오고 있을 뿐이다. 현재 국내 역사학계에서 안 의사를 연구하고 있는 연구자는 약 20여명 정도로 파악되고 있다.그러나 이들 가운데 안 의사를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는 없고 자기 분야 가운데서 안 의사 부분을 다루고 있는 정도다. 반면 해외에서는 연구자는 물론 연구활동도 왕성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 96년 일본인 학자 20여명이 중심이 돼 ‘안중근연구회’를공식 발족했다.회장인 가노 다쿠미(鹿野琢見)변호사는 안 의사가 뤼순감옥수감시절 간수 헌병을 지낸 지바 도시치(千葉十七)의 후손이다. 중국 조선족동포들의 연구열기도 뜨겁다. 지난 92년 하얼빈시에서는 ‘중국 흑룡강성 안중근연구회’(회장 김성배)가 결성됐다.이 연구회는 조선족 학자·지식인 90여명으로 구성돼 있다. 한편 북한의 안 의사에 대한 연구실태는 구체적 내용은 알려져 있지는 않으나 북한당국은 80년대부터 유해발굴에 나섰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 ‘감동지수’로 票心 모은다

    유권자들을 감동시켜 득표로 연결시키려는 총선 출마자들의 ‘감동지수’선거전략이 백출하고 있다. 젊은 피 수혈론을 노려 헌혈운동을 주도하는가 하면 상가를 찾아 조문하며특유의 정서에 호소하기도 한다.동명이인의 연예인을 동원해 사인회를 계속하며 이름을 알리고 스타 배우인 친동생을 앞세워 유권자의 마음을 끌기도한다. 경기도 수원 팔달구에서 자민련 후보로 출마하려는 김환진씨(43)는 매주 한번씩 뜻을 같이하는 200여명의 대학생들과 헌혈을 하면서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경실련 부설 지역연구소에서 일해온 이미지를 ‘젊은피 수혈론’과 접목시키려는 계산이다. 전북 김제에서 무소속으로 입후보 채비를 마친 이건식씨는 상가 방문으로선거에서 승리를 굳히려 한다.‘상가는 기본이 20표’라는게 선거에 밝은 이들의 분석이고 보면 선거전략치고는 괜찮다는 평가다. 경기도 수원 팔달에서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늘푸른주택㈜ 대표 박정수씨는 같은 이름의 여자 탤런트를 회사의 전속모델로 기용해 팬사인회를계속하면서 인물 알리기에진력하고 있다.‘탤런트 박정수 팬사인회’라는플래카드를 내걸었지만 ‘탤런트’는 글씨가 작아 박정수만 쉽게 부각된다. 대전 대덕에서 민주당의 공천을 받은 김창수씨(46)는 배우로 잘 알려진 친동생 김학철씨(41)를 앞세우고 어린이들이 많이 모이는 곳을 집중 공략하고다닌다.동생 김씨가 나서 시트콤 형식의 달콤한 동화를 들려준다.어린이들의 ‘감동’은 곧바로 부모의 마음을 움직이기에 충분하다.선거 얘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지만 어린이들이 최고의 운동원이 되어줄 것이라는 계산이다. 대구 수성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남칠우씨(41)도 조금은 엉뚱하다. 유권자의 호기심을 십분 활용하고 있다.만나는 사람마다 부부가 나란히 찍은 사진만이 덜렁 실린 ‘백지 명함’을 돌린다.호기심을 유발해 이름을 알리고 득표로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 하나같이 여느 출마 예상자들과는 다른 캠페인으로 총선의 관문을 뚫으려는 아이디어 맨들이다.경쟁자를 비방하거나 약점을 폭로하지 않는다.일부는 재력도 있지만 금품선거 따위는 꿈도 안꾼다.유권자들을 찡하게 감동시켜 지지를 얻으려는 이들은 혼탁해만 보이는 선거전에 봄바람만큼이나 상큼한 충격을 주고 있다. 수원 김병철기자·전국종합 kbch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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