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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조선의 개XX로소이다’…‘박열’ 비주얼텔링 영상

    ‘나는 조선의 개XX로소이다’…‘박열’ 비주얼텔링 영상

    이준익 감독 신작 ‘박열’의 1차 포스터와 ‘비주얼텔링 영상’이 공개됐다.  영화 ‘박열’은 1923년 도쿄, 6000명의 조선인 학살을 은폐하려는 일제에 정면으로 맞선 조선 최고 불량 청년 ‘박열’과 그의 동지이자 연인 ‘가네코 후미코’의 파란만장했던 삶을 그렸다. 자신을 스스로 불령선인(일제 강점기 불온하고 불량한 조선 사람이라는 뜻으로 일본인 자기네 말을 따르지 않는 한국 사람을 이르던 말)이라 칭하며 ‘불령사’를 조직해 항일운동을 펼치던 청년 ‘박열’은 일본 황태자 폭탄 암살 계획을 자백해 대역 사건으로 기소됐다. 일본에서는 조선인 최초의 대역 죄인으로, 조선에서는 영웅이 된 인물이다. 공개된 1차 포스터는 극중 ‘박열’ 역을 맡은 이제훈의 파격적인 모습이 시선을 모은다. 이제훈의 당당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은 강렬한 카리스마를 발산한다. 여기에 1922년, 박열이 ‘청년조선’ 잡지에 기고한 시 ‘개새끼’에서 발췌한 카피인 ‘나는 조선의 개새끼로소이다’는 일본 제국주의에 맞서 항일운동을 펼쳤던 청년 박열의 결연한 의지와 올곧은 기개를 느끼게 한다. 함께 공개한 ‘비주얼 텔링’ 영상에는 ‘박열’의 캐릭터에 완벽히 몰입해 에너지를 뿜은 이제훈의 모습이 그가 선사할 박열을 기대케 한다. 이준익 감독은 자신의 열두 번째 연출작인 ‘박열’에 대해 “이번 작품을 통해 시대를 막론하고, 젊은이가 가지고 있는 순수한 신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했다”며 “과연 현재를 사는 우리가 모두 일제 강점기의 ‘박열’만큼 살고 있는지 되묻게 해 주는 영화”라고 전했다. 이렇듯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 박열의 치열하고 파란만장한 삶을 통해 깊은 울림을 예고하는 영화 ‘박열’은 오는 6월 말 개봉한다.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혁오 첫 정규앨범 ‘23’, 아이유-장기하-지드래곤…‘스타들도 반했다’

    혁오 첫 정규앨범 ‘23’, 아이유-장기하-지드래곤…‘스타들도 반했다’

    ‘밴드의 신대륙’ 혁오의 데뷔 2년 반 만의 첫 정규앨범에 대한 반응이 뜨겁다. 혁오의 첫 정규앨범 ‘23’이 지난 24일 오후 6시 공개 직후, 실시간 음원 차트 정상권 및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동료 뮤지션들의 혁오 새 앨범에 대한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빅뱅의 지드래곤은 오혁이 ‘23’의 아트워크와 함께 올린 앨범 발매 공지 게시물을 자신의 SNS 계정에 리포스트하였으며, 또 다른 빅뱅의 멤버 태양 역시 직접 ‘23’의 아트워크를 게재하며 불 모양의 이모티콘과 함께 ‘#hyukoh #23’이라는 문구를 남기는 등 국내 최고의 아이돌 그룹 빅뱅 멤버들조차 호평하는 앨범임을 증명했다. 아이유는 “맨날 잘하는 혁오 #hyukoh #23 #tomboy #가죽자켓 #어제의 동지 #사랑이 잘 파이팅”이라는 글과 함께 혁오의 사인 CD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인증샷을 공개했다. 또한 개코는 “우리 빡빡이 동생 앨범 드랍! 기대된다 정주행해야지!”라는 글을 남기며 앨범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으며, 빈지노 역시 수록곡 ‘Tokyo Inn(도쿄 인)’의 스트리밍 인증샷을 남기는 등 혁오의 신보에 대한 추천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장기하는 “’동생들 음악이라 사람들한테 좋다고는 해야겠는데..’라는 고민을 털끝만큼도 하지 않게 해주어서 고맙습니다. 젊음을 파는 음악과 젊음이 있는 음악은 다르다”라는 글을 남기며 혁오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함과 동시에, ‘23’에 대한 극찬을 남겼다. 혁오의 첫 정규앨범 ‘23’의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은 공개 직후 국내 주요 실시간 음원 차트 1위 및 최상위권을 차지하고, 포털 사이트 실시간 검색어를 장악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믿고 듣는 뮤지션’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24일 오후 6시에 발매된 혁오의 데뷔 2년 반 만의 첫 정규앨범 ‘23’은 혁오 특유의 감성과 화법으로 이 시대 모든 청춘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하는 혁오만의 ‘송가’같은 앨범으로, 더블 타이틀곡 ‘TOMBOY(톰보이)’와 ‘가죽자켓’을 비롯해 한국어, 중국어, 영어 가사로 구성된 총 12곡이 수록돼 있다. 또한 공개된 ‘TOMBOY(톰보이)’, ‘가죽자켓’ 등 두 곡의 뮤직비디오와 ‘Wanli万里(완리)’의 티저는 탁월한 감성을 가진 영상으로 음악 팬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겼다. 한편 혁오의 첫 정규앨범 ‘23’의 음원 및 뮤직비디오는 국내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감상 가능하며, 오늘(25일) 정오 혁오 공식 유튜브(http://www.youtube.com/HYUKOH)를 통해 ‘Wanli万里(완리)’ 뮤직비디오가 공개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대인배’ 아이유, 혁오 응원 “맨날 잘 해 #어제의 동지”

    ‘대인배’ 아이유, 혁오 응원 “맨날 잘 해 #어제의 동지”

    가수 아이유가 혁오를 응원하며 우정을 과시했다. 24일 아이유는 “맨날 잘하는 혁오 #hyukoh #23 #tomboy #가죽자켓 #어제의 동지 #사랑이 잘 파이팅”이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게재했다. 사진에는 이날 발매된 혁오의 사인 CD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아이유의 모습이 담겨 있다. 앨범에는 ‘to. 아이유 대 선배님’ ‘저희 좀 도와주세요’ 라는 글이 적혀 있다. 아이유와 혁오는 지난 21일 발매된 아이유의 정규 4집 ‘팔레트’의 선공개곡 ‘사랑이 잘’에서 호흡을 맞췄다. 혁오가 24일 첫 정규앨범 ‘23’을 발매하며 어제의 동지는 오늘의 적이 됐다. 25일 오전 9시 기준, 아이유의 신곡 ‘팔레트(Feat. G-DRAGON)’는 국내 최대 음원사이트 멜론을 비롯해 네이버뮤직, 엠넷닷컴, 소리바다, 몽키3 등 주요 차트의 1위를 여전히 석권 중이다. 이 외에도 ‘사랑이 잘’, ‘이런 엔딩’, ‘이 지금’, ‘잼잼’ 등 앨범 수록곡들이 여전히 상위권을 유지 중이다.지난 24일 첫 정규앨범 ‘23’을 발매한 혁오도 선전 중이다. 혁오는 지니뮤직, 올레뮤직, 벅스에 타이틀곡 ‘톰보이’를 1위로 올려놓았다. 상위권에 더블타이틀곡인 ‘가죽자켓’도 진입하는 등 음원 차트에서 빛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아이유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은 정규 4집 ‘팔레트’는 동명의 더블 타이틀곡 ‘팔레트’와 ‘이름에게’를 비롯한 총 10개의 트랙이 수록된 앨범으로, 지난 21일 공개된 이후 꾸준히 음원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혁오의 데뷔 2년 반 만의 첫 정규앨범 ‘23’은, 더블 타이틀곡 ‘톰보이’와 ‘가죽자켓’을 포함해 ‘Wanli万里(완리)’, ‘Die alone(다이 얼론)’ 등 혁오만의 음악적 색깔과 감성이 담긴 12곡이 수록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청년창업공방 1·2호점 개설… 성동구가 일냈다

    청년창업공방 1·2호점 개설… 성동구가 일냈다

    “교육에서 창업까지, 성동구에서 책임집니다.”서울 성동구의 ‘교육에서 창업까지 원스톱(One-Stop) 지원 정책’이 결실을 맺었다. 성동구는 지난해 처음 추진한 수제화 청년창업 지원 프로그램인 수제화·가죽공예 교육과정 수료자 40명 가운데 전문가 심사를 거쳐 5명을 뽑아 청년창업공방 1·2호점을 개설했다고 24일 밝혔다. 1호점은 수제화 공방으로 여성 3명, 2호점은 가죽공방으로 남성 2명이 운영한다. 성동구 관계자는 “창업 제안서 등을 자세히 평가해 5명을 뽑았다. 이들에겐 뚝섬역 인근 수제화 공동판매장 내에 매장을 각각 마련해 줬다. 다른 수료생들도 수제화와 관련한 직종에 취업했다”고 전했다. 1호점의 한 청년창업 대표자는 “창업공간을 마련해 준 성동구에 정말 감사하다”며 “열정과 아이디어가 넘치는 수제품으로 감동을 주는 명품 창업공방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구는 지난해 4월 성동지역경제혁신센터 1층에 구에서 직영하는 수제화·가죽공예 공방 교육시설을 마련했다. 참신한 아이디어와 디자인으로 성수 수제화 산업을 향상시킬 젊은 장인들을 육성하기 위해서다. 올해도 수제화 2개 반, 가죽공예 2개 반 등 4개 반 40명을 선발, 지난 3일 교육을 시작했다. 9월 중순까지 수제화 전반에 대해 전문 교육을 한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청년창업공방 성공 스토리가 취업난을 겪는 청년들에게 희망을 주는 새로운 대안이 됐으면 한다”며 “앞으로도 청년창업을 위해 다양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문재인 “요즘 행복…승리 확신한다”

    문재인 “요즘 행복…승리 확신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는 24일 “동지애가 눈에 보이고 소리로 들려 당이 당으로 느껴지고 승리가 피부로 느껴진다”고 밝혔다.문 후보는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들에게 보낸 문자를 통해 “여러분의 노력에 고맙고, 승리를 확신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후보는 “애써주시는 노고가 눈물겹다”며 “국민도 ‘우리 더불어민주당, 확실히 다르구나’라고 느끼고 계시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여러분의 땀과 눈물, 헌신을 하나하나 제 마음에 새기겠다”면서 “남은 15일, 하루하루 긴장하고 제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만들 제3기 민주정부는 더불어민주당 정부”라며 “촛불이, 국민이, 민주당이 5월 9일에 승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하 문재인 후보 문자메시지 전문 안녕하십니까. 문재인입니다. 요즘 제가 행복합니다. 동지애가 눈에 보이고 소리로 들립니다. 당이 당으로 느껴지고 승리가 피부로 느껴집니다. 승리를 확신합니다. 애써주시는 노고가 눈물겹습니다. “우리 더불어민주당, 확실히 다르구나!” 국민들도 느끼고 계십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여러분들의 땀과 눈물, 헌신을 하나하나 제 마음에 새기겠습니다. 우리가 만들 제3기 민주정부는 더불어민주당의 정부입니다. 남은 15일, 하루하루 긴장하고 제 모든 것을 바치겠습니다. 동지 여러분, 조금만 더 힘을 내주십시오. 촛불이, 국민이, 민주당이 5월 9일 승리할 것입니다. 문재인 올림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번지수 잘못 찾은 바바리맨...

    번지수 잘못 찾은 바바리맨...

    태권도 6단의 무도 특채 출신 여자 경찰관 앞에서 음란행위를 한 ‘바바리맨’이 현장에서 이 여경에게 체포됐다. 20일 울산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남구의 한 여자고등학교 인근 버스정류장에서 여고생들 앞에 갑자기 나타나 음란한 행위를 하는 남성이 있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이 남성을 잡기 위한 좋은 방법을 생각해 냈다.지난 2월 옥동지구대에 발령받은 무도 특채 새내기 여경 박명은(33) 순경을 일반 여성인 것처럼 사복을 입게 하고 순찰팀장과 버스정류장에 잠복한 것이다. 박 순경은 태권도 6단으로 한국체대 체육학과에서 태권도 코치로 활동한 경력까지 있다. 박 순경은 이 남성이 주로 출현한다는 오후 10시부터 2∼3시간가량 여고 인근 버스정류장 2곳을 돌며 버스를 기다리는 척했다. 13일째 야간 잠복을 하던 17일 오후 10시 22분경 버스정류장에 앉아 있던 박 순경 앞에 점퍼와 바지 차림의 50대 남성 A씨가 나타나 음란행위를 했다. 이를 눈치챈 박 순경은 휴대폰을 보는 척하면서 동영상으로 그 장면을 찍었고, 증거가 확보되자 순찰팀장이 A씨를 덮치고, 박 순경은 순식간에 팔을 꺾어 제압했다. A씨는 공연음란 혐의로 입건됐다. 박 순경은 “A씨를 잡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20년 가까이 운동했던 몸이 저절로 움직여져 A씨를 제압했던 것 같다”며 “앞으로 사회적 약자를 괴롭히는 사람들을 검거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부서는 박 순경에게 서장 표창을 수여할 방침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미용실 실제요금 게시해야

    이·미용실 실제요금 게시해야

    게시가격보다 더 받으면 제재… 4회 위반땐 영업장 폐쇄조치 앞으로 이·미용실은 소비자에게 실제로 받는 요금을 의무적으로 게시해야 한다.이용객에게 반복적으로 게시가격보다 많은 요금을 받고도 제대로 알려주지 않으면 최대 영업장 폐쇄 등의 처벌을 받는다. 보건복지부는 이런 내용을 담은 공중위생관리법시행규칙 일부 개정령을 입법예고하고 다음달 29일까지 의견을 받는다고 18일 밝혔다. 복지부는 늦어도 올해 7~8월 개정 규정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에 따르면 그동안 행동지침으로만 운영하던 요금표 부착을 법적으로 의무화했다. 이에 따라 이·미용실은 봉사료와 재료비, 부가가치세 등 손님이 이·미용 서비스를 받고 실제로 내야 하는 ‘최종지불요금표’를 영업장 내부에 게시 또는 부착해야 한다. 만약 최종지불요금이 게시가격과 다를 때는 미리 손님에게 알려줘야 한다. 이런 규정을 위반하면 처음은 경고로 그치지만 2차 때는 영업정지 5일, 3차 때는 영업정지 10일에 처한다. 4차례 위반할 때는 영업장 폐쇄 등의 행정처분을 받을 수 있다. 이번 조치는 일부 미용실의 ‘깜깜이 요금’을 근절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난해 충북 충주시의 미용실 원장 안모(48·여)씨는 뇌병변 1급 장애인 이모(35·여)씨에게 염색비 명목으로 52만원을 받는 등 장애인과 새터민 등 손님 8명에게 239만원의 부당요금을 뜯어내다가 적발돼 법원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120시간 판결을 받았다. 복지부 관계자는 “가끔 일부 이·미용실에서 벌어지는 바가지요금 논란을 근절하고 투명한 서비스 가격제도 정착을 위해 관련 규칙과 행정처분을 새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귓속말’ 이상윤, 쫄깃한 두뇌 싸움 “무섭도록 치밀한 전개”

    ‘귓속말’ 이상윤, 쫄깃한 두뇌 싸움 “무섭도록 치밀한 전개”

    ‘귓속말’ 이상윤이 본격적인 사이다 전개를 선사했다. 지난 17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7회에서는 자신의 잘못을 되돌리기 위한 이동준(이상윤 분)의 결심이 그려졌다. 가야 할 길을 정한 이동준은 무섭도록 치밀하게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펼쳐진 쫄깃한 두뇌싸움과 자신이 들었던 치욕의 말을 그대로 되돌려주는 모습은 통쾌함을 선사했다. 이날 이동준은 신창호(강신일 분)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으로 반격의 시작을 알렸다. 이동준은 자신이 잘못된 판결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이에 신창호는 세상에 타협했다면 자신처럼 되지 않았을 거라고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 모습에 이동준은 “제가 잘못 내린 판결, 다시 심판하겠다”고 결심을 굳혔다. 이어 이동준은 신창호의 무죄를 벗기기 위한 본격적인 계획을 그려나갔다. 먼저 최일환(김갑수 분)을 부추기며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였다. 예전 그가 자신에게 했던 말 그대로 “소작쟁의를 함께하자”며 강하게 치고 나간 것이다. 또 강정일(권율 분)에게는 자수를 권하며 전쟁을 선포하기도. 이동준은 대법원장 장현국(전국환 분)과의 전면전에도 나섰다. 대법원장 사위의 비리 스캔들을 터트린 것이 그 시작. 이동준은 자신에게 청탁 재판을 맡겼을 때처럼 대법원장이 움직일 것을 예상했고 역시나 예상은 적중했다. 대법원장의 비리는 온 세상에 드러났다. 더불어 이동준의 재임용 탈락에 대한 진실 규명까지 불거졌다. 이동준은 대법원장의 멱을 쥐고 방산 비리에 대한 엄중 재판을 요구했다. 그리고 태백의 에이스 변호사들을 꾸려 신창호 사건을 맡았다. 이에 가만히 있을 수 없는 강정일은 대법원장을 움직여 재판을 중지시키려 했다. 이에 이동준은 위기에 몰리는 듯 했으나 신영주(이보영 분)과 함께 법관 인사위원들의 각종 비리를 밝혀 대법원장을 굴복시켰다. 이동준은 촌철살인 대사로 반격을 완성했다. 첫 방송부터 나온 대사들이 상황이 뒤바뀐 채 다시 등장해 통쾌함의 깊이를 더한 것이다. 1회에서 이동준은 권력에 무릎 꿇으며 최일환의 손을 잡았다. 이때 최일환은 이동준에게 “사는 법을 배워야겠다”며 강한 힘을 택하라고 종용했다. 7회에서 이동준은 “정의가 없는 힘을 버리고, 힘이 없는 정의를 선택했다”라는 대사로, 달라진 그의 모습을 보여줬다. 무소불위의 대법원장을 향한 통쾌한 일격은 짜릿함을 배가시켰다. 그에게 반격을 당한 대법원장을 내려다보며 이동준은 “악을 이기려면 악보다 성실해야 하니까. 이건 대법원장님으로부터 배웠습니다”라고 말했다. 1회 이동준이 재임용 탈락을 했을 때와는 뒤바뀐 상황이 연출된 것. 뒤통수를 치고 또 치는 ‘귓속말’은 버릴게 없는 대사들과 짜임새 있는 구성, 긴장감 넘치는 전개 등은 드라마 속 두뇌 싸움의 진수를 만들어냈다. 회가 거듭될수록 극중 인물과 혼연일체 되어가는 배우들의 열연, 캐릭터의 입체적인 변화 등은 극을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고 통쾌함도 배가 됐다. 자신의 잘못된 판결을 되돌리려는 이동준과 고통을 딛고 일어선 신영주는 이제 진짜 파트너가 됐다. 동지가 된 두 사람이 권력에 맞서 끝까지 진실을 밝혀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귓속말’은 매주 월, 화 오후 10시 방송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일산풍동 레아플라체(가칭), 자연 담은 중소형 평형 단지로 인기↑

    일산풍동 레아플라체(가칭), 자연 담은 중소형 평형 단지로 인기↑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지역에 자연을 담은 주택조합아파트 ‘일산풍동 레아플라체’(가칭) 조성이 예정되면서 일산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열기를 띄고 있다. 지난 달 24일 문을 연 주택홍보관에는 실수요자를 비롯한 많은 방문객들이 다녀가 풍동지역주택조합아파트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일산풍동 레아플라체(가칭)는 가장 인기 있는 중소형 평형대인 59㎡A/59㎡B 타입과 74㎡A/74㎡B 타입으로 구성되고 총 1,340여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자연과 도시를 담은 지리적 환경으로 자연친화적인 입지 조건을 갖춘 레아플라체는 풍동천의 흐름에 따른 지형과 조화를 이루는 탑상형의 선형 배치를 통해 우수한 단지 조망권을 자랑한다. 또한 전 세대는 남향위주 배치로 자연채광을 극대화했으며, 환기통풍에 유리한 4bay 평면타입으로 구성되어 집안의 쾌적한 공기를 제공한다. 단지 내에는 남북을 잇는 보행축 공간 사이에 이웃과의 소통 공간 및 휴게공간을 마련할 예정이다. 또한 어울림마당을 중심으로 입주민들이 쾌적하게 운동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여 복리시설에 대한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레아플라체(가칭)는 우수한 교통망을 확보하고 있어 서울로의 진입 또한 수월하다. 단지 인근에 버스정류장과 풍산역이 위치하고 있으며, 356번 국도를 이용해 시내 및 시외로의 진출입이 용이하다. 또한 2023년 준공 예정인 GTX A노선 개통으로 서울 진입이 더욱 가까워질 전망이다. 또한 600m 거리에 풍산초등학교가 있으며 약 2km 내에는 초, 중, 고교가 위치하고 있어 우수한 교육환경을 누릴 수 있는 것 또한 레아플라체의 장점이다. 더불어 단지 인근에 동국대학교 일산병원은 물론 대형마트, 영화관 등이 자리잡고 있어 일상생활의 편리성을 더했다. 한편 레아플라체(가칭)의 주택 홍보관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방문을 통해 주택에 대한 자세한 정보를 소개받을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최룡해 대외입장 발표 ‘2인자’ 입증

    “핵전쟁에는 핵 타격전으로 대응” ‘실세’ 김여정, 김정은 직접 영접외신 기자 200여명 열병식 초청 지난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에서는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열병식 연설에 나서 김정은 정권의 ‘권력 2인자’임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열병식 주석단에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외에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박봉주 내각 총리 등이 모두 포진했지만 전 세계가 주목한 이날 열병식에서 북한의 대외 입장을 공식 발표한 건 최룡해였다. 그는 축하 연설에서 “미국이 무모한 도발을 걸어온다면 우리 혁명무력은 즉시 섬멸적 타격을 가할 것이며 전면전쟁에는 전면전쟁으로, 핵전쟁에는 우리 식의 핵 타격전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 대한 ‘전쟁 불사’ 원칙을 재천명했다. 열병식에서는 ‘숙청설’이 제기됐던 김원홍 국가보위상이 여전히 대장 계급을 단 채 등장했다. 북한 조선중앙TV 생중계 영상을 보면 김원홍은 과거보다 수척한 모습으로 주석단에 올랐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 2월 “김원홍이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조사를 받고 1월 중순쯤 대장(별 4개)에서 소장(별 1개)으로 강등된 이후 해임됐다”고 밝혔다.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은 지난 13일 여명거리 준공식에 이어 태양절 열병식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검은색 투피스 차림의 김여정은 주석단 출입문에 서서 입장하는 김정은을 직접 영접하며 실세임을 입증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주석단에 직접 오르지는 않았으며 주석단 뒤쪽 기둥 사이를 오가며 행사 실무를 챙기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이번 열병식은 각군 사령관, 군단장 등 고위 간부들이 직접 부대를 인솔하는 등 과거와 다소 달라진 방식이었다. 열병식 시작에 앞서 검은색 리무진을 타고 주석단 뒷문에 도착한 김정은은 육·해·공·노동적위군 의장대를 사열했다. 검은 양복에 흰색 넥타이를 한 김정은이 주석단에 등장하자 광장을 채운 군인들은 ‘김정은 결사옹위’, ‘조국통일’, ‘위대한 김정은 동지를 수반으로 하는 당중앙위원회를 목숨으로 사수하자’ 등 구호를 외쳤다. 열병식은 오전 10시 50분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김정은에게 행사 개시를 보고하며 공식 시작돼 2시간 50분가량 진행됐다. 부대 행진은 최룡해의 연설이 끝난 직후 시작됐으며 여기에는 각군 부대 외에 김일성 항일빨치산 부대를 형상화한 부대, 6·25참전 부대, 김일성군사종합대학 등 군사대학 부대 등도 참가했다. 조선중앙TV 등 북한 매체들은 열병식 실황을 생중계했으며 인솔 지휘관의 이름과 계급까지 모두 공개했다. 북극성과 북극성 2형, 무수단미사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은 마지막에 등장해 열병식의 대미를 장식했고 이어 5대 비행기가 광장 상공에서 에어쇼를 펼쳤다. 북한은 외신기자 200여명을 초청해 이날 열병식 장면을 공개했다. 외신들은 ICBM 및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공개 등을 주요 뉴스로 다루며 열병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행사에는 중국 고위 당국자들은 아무도 참석하지 않았다. 2015년 10월 10일 노동당 창건을 기념해 열린 열병식에 중국 권력서열 5위인 류윈산 공산당 상무위원이 참석했던 것과 대조적이다. 북한의 잇단 도발로 북·중 관계가 악화됐고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기 위해 중국이 ‘대북 원유 차단’까지 거론하며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北 태양절 열병식 생중계 시작…軍 “아직은 특이동향 없어”

    北 태양절 열병식 생중계 시작…軍 “아직은 특이동향 없어”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15일 오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열병식)를 개최했다. 북한 관영 조선중앙TV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열병식 실황을 이날 오전 10시5분(한국시간)께부터 생중계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오전 10시22분께 양복 차림으로 검은색 리무진에서 내려 주석단에 입장했다. 중앙TV 아나운서가 “잠시 후 김일성 광장에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 탄생 105돌 경축 열병식이 성대히 진행되게 된다”고 밝힌 뒤 군인들의 입장 모습을 보여줬다. 중앙TV는 ‘최정예의 총대 대오’가 “제국주의자들이 떠드는 군사기술적 우세에 종지부를 찍고 세계가 부러워하는 우리식의 가장 위력한 최첨단 공격수단과 방어수단들”을 보여주기 위해 정렬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군 당국은 15일 북한이 김일성 주석의 105번째 생일(태양절)을 맞아 도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대북 경계를 강화했다. 군 관계자는 “아직은 북한군에 특이동향은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도발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태양절을 계기로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등의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미국의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는 지난 13일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이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정보당국자들은 북한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확신이 있으면 미국이 재래식 무기를 활용해 북한에 선제타격을 할 준비가 됐다고 미 NBC방송에 전한 바 있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태양절에도 지난 2007년 실전 배치한 무수단미사일을 처음으로 발사한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위 “정부의 서울시 청년수당 수용 환영”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위 “정부의 서울시 청년수당 수용 환영”

    서울시의회 청년발전특별위원회(서윤기위원장·더불어민주당, 관악구 제2선거구)는 지난 7일 보건복지부의 서울시 청년수당사업에 대한 ‘동의’ 결정에 환영의 입장을 밝혔다. 청년수당은 서울시에 거주하는 만 19~34세 미취업청년 중 5000명을 선발해 매월 50만원의 현금급여를 최대 6개월간 지급하는 사업으로 복지부의 부동의에도 서울시는 지난해 8월초 청년 2,831명에게 활동지원금 약 14억원의 지급 완료했으나 복지부의 직권취소로 1회의 지원으로 그쳤다. 서윤기 위원장은 청년수당사업의 차질없는 추진을 위해 지난해 7월과 8월에 보건복지부에 규탄 성명서를 발표하며 수용을 촉구했고, 통합적인 청년정책 강화를 중점으로 청년발전특별위원회는 서울시에 선제적 대응 및 사회보장기본법 개정건의 등 적극적인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올해 초 서울시는 복지부와 청년수당 관련 실무협의를 통해 ▲기존 정부사업 참여자 제외 ▲모니터링 후 사업보고서 제출 등의 보완요구 사항을 충실히 반영하여 사업에 대한 동의를 얻어, 청년활동지원사업이 6월부터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기대된다. 서윤기 위원장은 “이제라도 중앙정부가 전향적 태도변화를 통해 서울시의 청년수당에 대해 수용한 것은 삶의 낭떠러지로 내몰리는 청년들에게 작지만 새로운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환영의 입장을 밝히며, 지방정부가 주민을 위한 복지사업에 적극적인 지원과 다양한 정책의 개발을 촉진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기본법을 명료하게 개정할 것을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빅이벤트” 외신 부른 뒤… 여명거리 준공 ‘커팅’한 김정은

    “빅이벤트” 외신 부른 뒤… 여명거리 준공 ‘커팅’한 김정은

    국제사회 대북제재 무용론 설파 같은 날 특수부대 타격대회 참관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현재 북한을 엄습하는 군사적 긴장과 대북제재 압박에 양면 전략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를 드러냈다. 미국의 군사적 압박에는 특수부대의 훈련 참관으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에는 보란 듯이 여명거리 완공 이벤트로 응수하는 모양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이 북한군 ‘특수작전부대 강하 및 대상물 타격경기대회’를 참관했다면서 “특수작전부대들과 경수송기 부대들의 협동지휘 실현 및 적 후방 침투, 대상물 타격, 전투 정황 속에서의 실탄사격, 타격대들의 비행대 호출 및 목표 지시에 의한 무장 직승기(헬기) 편대의 타격 능력을 확정하는 데 목적을 두었다”고 밝혔다. 북한군이 최정예 특수전 부대의 훈련경기를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매체의 보도로 미뤄볼 때 이번 타격경기는 북한 육해공군 특수전 부대원들이 무장헬기를 타고 우리 측 후방으로 침투하는 훈련이다. 특히 올해 한·미연합군사훈련에 오사마 빈라덴 사살작전에 투입됐던 미 해군 특수부대 네이비실 6팀(데브그루)을 포함해 역대 최대 규모의 미 특수부대 참가를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정은은 이날 외신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양 여명거리 준공식을 열어 완공을 선포했다. 외신 영상에는 김정은이 준공식에서 직접 테이프 커팅을 하고 박수를 치는 장면과 김정은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선전선동부 부부장이 단상 뒤에서 경호요원 등과 대화하는 모습이 나왔다. 김정은이 외신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내고 근거리 촬영을 허용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외신기자들을 대거 초청한 것도 이들을 통해 여명거리 완공 성과를 전 세계에 홍보함으로써 대북제재 무용론을 설파하려는 의도로 보고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평양 르포④/다섯 가지 키워드로 풀어 본 북한

    ■첫날 서울과 평양의 직선거리는 200㎞가 채 되지 않는다. 서울에서 전주와 비슷한 거리인데, 육로와 항로가 닫힌 현재 평양에 갈 수 있는 방법은 중국을 경유하는 것이 거의 유일하다.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취재를 위해 평양을 향할 때도 이 길을 따른 건 어쩔 수 없는 선택이 이었다. 지난 2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베이징으로 향한 뒤 3일 평양행 비행기에 올랐다. 비행기 연결편이 마땅치 않아 중국에서 하루 체류했기 때문에 한국을 떠나 북한 땅을 밟기까지 30시간 가까이 걸렸다. 남미 대륙의 어느 도시를 향한 것처럼 오랜 시간이 걸린 건 태평양보다 넓은 분단의 벽 때문이었다. 50여 명의 한국 여자축구 선수단과 기자단을 태운 비행기가 3일 오후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 우리를 처음 반긴 건 2012년 새로 지어진 공항 청사였다. 김일성 초상화가 걸려있을 것으로 예상됐던 공항 상단 가운데 줄에는 ‘평양’이라는 간판만 걸려있었고, 한국의 중소도시에 자리한 여느 공항처럼 아담한 규모에 익숙한 영어 간판까지 평양이라는 글자와 몇 대 보이지 않던 고려항공의 항공기 간판만 없었다면 북한에 왔다는 사실을 실감하지 못했을 지도 모른다. 국제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는 순안국제공항의 제2터미널로 통하는 통로가 중국에서부터 타고 온 항공기와 연결됐다. 짐칸의 짐을 내려 조금 천천히 발걸음을 떼면서 심호흡을 했다. 처음 본 북한 주민은 통로 입구에 서있던 여성 보안원이었다. 무뚝뚝한 표정으로 의미 없는 시선을 주고 받았고,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해야 하는 것인지 몰라 가볍게 묵례한 뒤 걸음을 재촉했다. 검역 신고서를 작성해 제출하는 곳에선 역시 아무 말이 없던 보안원이 보였고, 혹시나 트집 잡힐 일은 없을까 신고서를 여러 번 살펴보아야 했다. 입국 심사를 하는 곳에 섰을 땐 이미 우리 여자 대표팀 선수들과 중국 승객 등이 줄지어 있었다. 낯선 ‘위생실’이란 글자는 이곳이 북한임을 깨닫게 했다. 북한군이 입는 황토색 복장을 입은 보안원이 말을 건 것도 그때였다. “축구 때문에 오셨죠.” 조금 강한 억양이지만, 보안원의 얼굴엔 미소가 작게 보였고 “네. 안녕하세요”하고 말하는 내 목소리에 스스로 자신감을 느낄 수 있었다. “처음 오시는 거겠죠.” 역시 북한식 말투로 묻는 입국 심사대의 관계자는 별 일 아니라는 듯이 여권 사이에 꽂혀 있던 북한 입국 비자에 도장을 찍었다. 인천국제공항에서 본 입국 심사대의 공항 관계자들과 같은 사무적인 태도였지만, 생소한 광경을 처음 목격한 그런 호기심이 느껴졌다. 방북 전 받은 교육에선 ‘노트북을 키고 여러 내용을 뒤져 본 뒤 트집을 잡을 수 있으니, 웬만한 내용은 모두 삭제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들었다. 그래서 필요한 프로그램을 제외하곤 모든 자료를 지워뒀다. ’혹시 문제가 생겨 다시 돌아가라 해도 어쨌든 평양 땅은 한 번 밟아봤구나‘하고 생각하며 엑스레이 기기에 짐을 넣었다. ’이건 뭡니까‘하고 가방을 열어보며 하나하나 꼼꼼히 물어보는 보안원은 중년의 한국인과 닮았다. ”이건 감기약이고, 이건 간식으로 가져온 과자에요.“하고 답하자 고개를 자연스레 끄덕였다. 황토색 제복과 왼쪽 가슴에 달린 김일성 부자의 휘장이 없었다면, 어떤 기분이었을까. 내 나라 말을 하는 이의 검사를 받고 입국 심사대를 통과하는 일은 무척 생소했다. 이런저런 검사를 마치고 게이트를 빠져나오자 미리 나온 영상·사진 선배들이 이미 자리를 잡아놓은 상태였다. 주위엔 생소한 듯 표정을 지은 북한 사람들이 오가고 있었고, 일부 정장을 입은 이들이 게이트를 빠져나온 우리의 모습을 촬영하고 있었다. 바쁘게 공항을 빠져나간 선수들과 인터뷰를 한 뒤 잠시 여유가 생기자 북한 관계자들은 기자들을 모아놓고 ”민화협 참사 아무개입니다“하고 자기소개를 했다. 소위 연락관이라고 불리는 북한 관계자들이 취재는 물론 사소한 행동하나까지 통제하거나 지원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고 이미 방북 교육에서 들어 알고 있었다. 민화협의 ’민족화해협의회‘의 약자로 민간단체의 외양을 하고 있고, 한국에는 김대중 정부 당시인 1998년 민족화해법국민협의회란 이름으로 만들어진 단체와 인연을 맺으며 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교류가 한창이던 시기에는 회담이나 민간 교류 시에 한국 인사들을 안내하고, 관련 내용을 협상하는 역할도 맡았다고 한다. 민화협 관계자들만 연락관을 맡는 건 아니다. 한국에서 온 선수단을 이끌어야 하기에 특별히 배치된 것으로, 이들은 대부분 통일전선부나 보위부 등 대남 활동을 하는 조직의 관계자들이 민화협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화협 북한 관계자들은 민화협 사람들은 기자단이 북한에 머물며 가장 자주 대화를 나눈 북한 주민이다. 매일 아침 식사를 마치면 선수단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통일부 관계자들과 일정을 결정해 기자단에 알려주는 식으로 일과가 시작됐다. 오후 무렵 훈련이나 경기 일정에 맞춰 호텔 1층에 모인 뒤 버스를 타고 떠나는 게 보통이다. 외부에서 점심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조금 일찍 호텔을 떠나는 것 말고는 달라지는 건 없다. 북한 관계자들은 한국의 정치 상황에 큰 호기심을 보였다. 특히 한국의 대선과 세월호 사건, 최순실 사태 등에 대한 질문은 평양에 도착한 첫 날부터 계속 이어졌다. 이들은 보통 오전 8시쯤 출근해 오후 6시 30분쯤 퇴근하곤 하는데, 한국의 뉴스를 보는 것이 자신들의 일이라고 했다. 물론 다른 업무가 많아 지는 날이면 야근을 해야한다는 건 한국과 같았다. 북한 관계자들에게 ’회사가 광화문 쪽에 있다‘고 하자 ”전 선생도 광화문에 나가보셨습니까“하고 물었다. 최근 계속된 촛불시위를 염두에 둔 질문이었다. 그리고 ”다음 대통령은 누가 될 것 같습니까“, ”지난 선거에선 누구를 뽑았습니까“, ”이번에 누구를 뽑겠습니까“하는 간단한 질문이 이어졌고, 이어 ”안철수 선생이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선생을 많이 따라잡은 것 같던데요”, “박근혜가 탄핵당하는 수치스런운 일이 있었는데, 그럼 탄기국(대통령 탄핵 기각을 위한 국민총궐기 운동본부)은 어떻게 되는 겁니까”, ”박근혜가 세월호 때 주사를 맞은 게 사실입니까” 하는 식으로 자세한 질문도 쏟아냈다. ’체육부 기자라 잘 모른다‘고 하면 ”어떻게 기자 선생들이 모를 수 있습니까“ 하고 웃어 보이기도 했다. ■평양 평양은 극장 같은 곳이다. 영화가 현실의 단면을 보여주지만 진실이 아니듯, 평양은 북한의 일상을 들여다 볼 수 있었지만, 전부는 아니었다. 기자단이 볼 수 있는 곳은 북한 관계자들의 의도가 반영된 곳으로 김일성-김정일을 찬양하는 선전 문구와 높이 솟은 빌딩, 신식으로 꾸며진 거리 등이었다. 호텔 역시 외국인들이 묵는 호텔이었기에 평양의 일상을 전부 볼 수는 없었다. 북한이 의도대로 짜여 진 모습이 극장에 걸린 영화처럼 상영되었다. 하지만 이런 스크린은 단지 이상적인 모습을 보이기 위한 것일 뿐만 아니라, 현실을 가리기 위한 것임은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 한국 선수단이 묵은 숙소는 양각도국제호텔로 해외에서 온 여행객 등 외국인이 묵는 곳이다. 대동강 가운데 있는 양각도에 세워진 47층 높이의 고층 빌딩이다. 사실 평양에는 이 정도 규모의 빌딩은 적지 않은데, 105류경호텔로 불리는 피라미드 모양의 건축물은 아직 완공되진 않았지만, 곧 모두 지어져 호텔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평양 모든 곳에서 건축물은 류경호텔과 양각도호텔, 주체사상탑이 대표적이다. 하지만 대동강 변을 따라 자리한 과학자거리에는 ’인재중시 과학중시‘라는 구호가 적힌 고층 빌딩이 늘어서 있다. 호텔로 오던 길가의 건물엔 초록빛 핑크빛 페인트가 칠해져 있었고, 창문마다 꽃 등 식물이 심긴 화분이 놓여있었다. 도로는 깨끗했고, 차는 많지 않았다. 사람들은 중국의 작은 도시를 연상케 하는 인민복 등 평상복을 입은 시민들이 평범한 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평양으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북한의 모습은 조금 달랐다. 하늘에선 손바닥 크기 만하게 보이던 북한의 도시들은 큰 도로를 따라 초록색과 핑크빛 고층 건물이 보였고, 그 뒤로 잿빛 건물들이 하늘에서도 위태롭게 보일 만큼 듬성 듬성 자리를 잡고 있었다. 도로 변의 화려한 건물은 큰 길가와 거리를 둔 다수의 건물과 흑백사진처럼 대조를 이뤘다. 평양에서 머문 일주일 동안 흑과 백 같은 대조는 항상 눈에 띄었다. 가깝게는 호텔 방의 창문으로 보이는 방향의 평양 도시와, 방이 배치되지 않은 반대쪽의 도시 모습은 서로 달랐다. 한쪽은 고층 빌딩이 대동강을 따라 늘어섰고, 다른 한쪽은 둔탁한 소리가 울릴 것 같은 시멘트 건물의 앙상한 모습이 주를 이뤘다. 평양 길거리는 서울과 비교해 무채색에 가깝다. 화려한 광고판 위로 각종 영상과 사진이 컴퓨터 그래픽과 어우러져 표현되는 서울의 거리와 달리, 평양에선 상업광고판을 찾아볼 수 없다. 기자단이 평양에 머무는 동안 본 광고판은 김일성경기장 내부 그라운드 주위에 배치된 것들 뿐이었다. 버스 정류장, 건물 외벽, 지하철역 주변에도 광고판은 없었다. 대신 북한의 체제를 선전하는 문구로 가득했고, ”위대한 김일성동지와 김정일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구호가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의외였던 것은 김정은에 대한 찬양 문구가 쉽게 눈에 띄지 않았는데, 아직 평양에서조차 안정적인 기반을 닦지 못한 단면으로 보인다. 한국 기자단은 평양에서 주로 경기장-호텔만 오갔는데, 외부로 향할 땐 북한 관계자들이 버스 기사에게 어떤 길로 갈지를 정확히 일러준 뒤에야 버스가 출발한다. 양각도국제호텔과 김일성경기장으로 가는 가장 빠른 길은 구글 지도 검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평양역을 거쳐 승리역을 지나 만수대를 통과하는 코스로, 15분이 걸린다. 하지만 기자단을 태운 버스는 과학자거리를 지나 여명거리를 통과해 북쪽으로 길게 돌아 영생탑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로 향했다. 30분 정도 소요된 이 코스를 벗어난 적이 없기에 기자단은 ”걸어다녀도 외워서 가겠다“고 하소연하기도 했다. 북한 관계자들이 이런 코스를 택한 건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겠다‘와 ’보여주기 싫은 것은 보이지 않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반면 평야에 도착한 3일과 떠난 8일은 순안국제공항을 향하는 길은 한국의 1960년대 시골 풍경과 흡사했다. 도로에는 나물을 뜯는 허름한 차림의 노인이 눈에 띄었고, 페인트 칠이 낡아 곳곳에 금 간 흔적을 드러낸 건물들도 쉽게 볼 수 있었다. 공항으로 가는 도로는 제대로 정비되어 있지 않아 버스가 흔들리기 일쑤였다. 북한 관계자들에겐 ’보여주고 싶지 않은 곳‘이었겠지만, 선택의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평양에 사는 이들은 짐작하건대 대체로 만족스러운 삶을 보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외부와의 연결이 철저히 차단되었기에 그들이 비교할 수 있는 건 북한의 다른 도시들 뿐이니 말이다. 북한의 TV 채널은 오직 제한적으로 방영되는 한 개의 채널이 전부였다. 외국인이 묵는 호텔방 안에선 알자지라 등 외부 방송을 볼 수 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이 오가는 호텔의 로비와 식당에선 오직 조선중앙TV가 흐를 뿐이다. 조선중앙TV는 평일엔 오후 3시부터 방송을 시작해 김부자 삼대에 대한 철 지난 다큐멘터리나, 북한 체재를 찬양하는 노래가 주를 이뤘다. 이처럼 평양의 시민들은 한국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북한의 식량난 등 열악한 사정과는 다른 삶을 사는 것 같았다. 평양에 주로 모여 사는 북한 로동당 수뇌부들은 주민들의 목숨을 건 보위를 받으며 안정적인 삶을 누릴 테다. 이 도시의 모습을 보면서 ’평양 카르텔‘이라는 생각이 든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생활 북한 사람들은 직업을 마음대로 선택할 자유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평양에서 만난 이들은 학창시절 혹은,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순간부터 얻은 직업을 계속해서 했다. 기자단이 손쉽게 이야기할 수 있었던 식당의 봉사원(종업원)들도 그랬다. 평양에서 식사를 하거나 호텔에 묵을 때 만나게 되는 봉사원들은 거의 예외 없이 장철구평양상업대학 출신이다. 지난해 장철구평양상업종합대학으로 이름을 바꾼 이 학교는 봉사학부, 료리학부, 호텔경영학부 등의 전공으로 나뉘며 이곳을 졸업한 이들은 학창시절 배운 내용에 맡게 일을 하게 된다. 호텔이나 공항 식당에서 만난 이들에게 ”평양상업대학 나오셨나요“하고 물으면 모두 ”그렇다“고 말했다. 요리사들에겐 ”평양상업대학 료리학부 나오셨죠“하고 물으면 역시 ”그렇다“고 말한다. 5일 평양의 유명 음식점인 옥류관에서 만난 봉사원 역시 마찬가지였다. 옥류관의 대표적인 요리인 평양냉면에 곁들인 음식으로 나온 녹두전은 부드럽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었는데, 봉사원에게 비결을 묻자 ”30년 동안 녹두전만 만든 료리사의 손맛“이라고 설명했다. 김일성경기장 앞에 자리 잡은 개선문에는 35년 동안 가이드를 맡은 중년 여성이 있었다. 이 중년 여성은 1982년 김일성의 70번째 생일에 맞춰 건립된 이 개선문에 새겨진 문양의 의미와, 숫자의 의미를 능수능란하게 설명했고, 아치 위로 적힌 김일성에 대한 노래를 편안히 불렀다. 직업 선택 뿐만 아니라 내가 살 곳을 정하는 일도 개인의 뜻대로 할 수는 없다. 북한 관계자와 버스에서 대화를 할 때면 ’남측 어디에 사냐‘, ’결혼은 했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미혼인 기자는 ”요즘은 결혼하기 힘들어서 남측은 조금 늦게 결혼하는 편“이라고 대답했다. ’왜 힘드냐‘는 대답이 돌아오면 ”집값이 비싸서“라는 평범한 대답을 던졌다. ”혼자 살고 있는데 월세로 사는 것도 조금 부담이 될 때가 있어요.“ 기자의 말에 북한 관계자는 ”그 집은 나라 것입니까“하고 물었다. 북한은 이론적으론 사유재산이 없는 곳이기 때문에, 토지와 부동산은 국가가 소유한다. 고층 아파트나 저층 주택이나 나라에서 배정한 대로 살아야 한다. 북한 정권이 살 곳을 배정해주면, 주민들은 일부 사용료를 지불하는 식으로 살아간다. 방이 몇 칸인지, 가족은 몇 명인지 등을 기준으로 배정된다고 북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낮은 곳 말고 저 높은 아파트에 살고 싶으면 어떻게 하냐“고 북한 관계자에 물었을 때 ”그런 건 없다“고 간단히 답했다. ”당이 결정하면 우리는 한다“는 사고방식이 일상생활 곳곳에도 적용되는 셈. 결국 북한에서는 개인의 삶 자체보다는 ’나라와 당‘으로 대표되는 김정은 체제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이 삶을 결정하는 셈이다. ■인터넷 기자단이 북한을 방문해서 가장 놀란 건 카카오톡을 비롯한 페이스북, 구글, 뉴욕타임스, 인스타그램 등 인터넷 접속이 자유로웠다는 것이다. 물론 무선인터넷(와이파이)가 잡히는 건 아니었고, 랜선을 통한 광대역 연결 방식으로 인터넷에 접속해야 했다. 평양에선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선 아이디를 따로 발급 받아야 한다. 기자단이 머문 양각도호텔의 아이디는 ’yang‘으로 시작해 두 자리 숫자로 끝난다. 랜선을 컴퓨터에 연결해도 아이디를 치지 않으면 인터넷 접속이 불가능하다. 이상한 점은 김일성경기장에서도 호텔에서 발급 받은 아이디로 인터넷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인데, 랜선이 설치된 곳이라면 어디든 이 아이디로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할 수 있다. 인터넷 사용은 물론 컴퓨터 활용도 역시 극히 제한적인 북한의 환경상 인터넷 접속 아이디를 통제하는 것 만으로도 시민들의 외부 접촉을 쉽게 차단할 수 있는 셈. 인터넷 자체를 막아놓았기보다는 극소수에게만 인터넷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기자들은 중국 베이징에 있는 한국대사관에 한국에서 사용하던 휴대폰을 맡기고 평양에 왔기 때문에 전화가 가능한지, 스마트폰을 통한 로밍이나 인터넷이 가능할 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다만 호텔과 경기장을 오가며 길거리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띄었기 때문에 휴대폰 보급률은 점차 증가하는 추세로 볼 수 있다. 기자단을 ’일대일‘ 마크한 북한 관계자들도 핸드폰을 갖고 있었고, 전화가 오면 ”여보세요“하며 익숙하게 통화했다. ’인터넷은 되는 거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북한 관계자들은 ”물론 되지“하고 아무렇지 않게 답하곤 했다. 실제 평양에 머무는 중국 특파원에 따르면, 유심 카드를 장착한 스마트폰은 메신저 애플리케이션이나 인터넷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한국에서 사용하지 않던 오래된 핸드폰을 평양에 지니고 갔는데, 공항 검문요원은 별다른 검사 없이 한 두 번 보고는 그대로 돌려줬다. 검문요원에게 ’이 전화를 쓸 수 있냐‘고 묻자 ”카드만 사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심 카드 구입은 연락관으로 통칭되는 북한 관계자들이 허락해야 가능하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불가능하다는 얘기. 유일하게 접속이 어려웠던 건 한국의 사이트에 접속할 때다. 다음이나 네이버 등 포털 사이트는 접속이 가능하지만, 메인 화면 이후로는 진행이 되질 않는다. 북한에서 기사를 써 한국에 카카오톡 메신저로 전송하곤 했지만, 실제 어떻게 보도되었고 포털 사이트에서 어떻게 다뤄졌는지는 확인할 수 없었던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한국에서 접속이 자유롭지 못한 북한의 웹사이트를 살펴 보았으나 이내 포기했다. 생각보다 찾을 수 있던 웹사이트의 숫자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우리민족끼리나, 구국전선 등 한국에도 잘 알려진 대남 선전 사이트는 모두 확인이 가능했지만, 찾아 볼 수 있는 표본 자체가 적었다. 대신 인터넷 동영상 사이트인 유튜브 등에서 ’록화보도‘라는 제목으로 북측 선전 영상을 확인할 수는 있었다. 북한 시민들이 인터넷을 사용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에 이런 인터넷 매체와 자료들은 해외 체류 중인 북측 주민이나 남측 언론 등 제한적인 대상만을 상대로 하는 것으로 보였다. 평양 공동취재단
  • 평양 르포①/유채색으로 변한 평양과 그 뒷면

    선수단과 취재단은 지난 2일 서울을 출발해 베이징을 경유, 한국보다 30분 느린 북한시간으로 3일 오후 5시30분에 도착했다. 숙소인 양각도국제호텔까지 가는 길은 평양의 변화를 알려주는 쇼케이스 같았다. 취재진을 태운 버스는 곧 개장할 예정인 ‘고층빌딩 숲’ 려명거리를 시작으로 만수대의사당과 김일성-김정일 동상, 김일성 광장, 개선문 등을 휘저은 뒤 미래과학자 거리의 화려한 건물을 마지막으로 거치고 호텔에 도착했다. 익히 들은 것처럼 취재진 사이사이엔 대남관계 전문 기관인 민족화해협의회(민화협)의 참사 6명이 동승, 사실상 감시했는데 그들 중 한 명은 “려명거리 어떻습니까. 선생님들이 믿지 않겠지만 저 건물엔 전부 노동자들이 삽니다. 간부는 안 삽네다”며 “기회가 되면 꼭 가보셔야 할 텐데…”라고 권유했다. 하늘색 연두색 갈색으로 채색된 두 거리의 다양한 모양, 다양한 높이의 건물들은 북한에 대한 선입견을 어느 정도 바꾸는 계기가 됐다. 다만 외신을 통해 몇 차례 소개됐기 때문에 ‘억~’하고 놀랄 정도는 아니었다. 남측 일행 중엔 2005년에 평양은 한 차례 방문했던 인사가 있었는데 그는 “천지개벽할 정도로 바뀌었다. 당시 평양은 말 그대로 회색도시였다. 페인트된 건물이 거의 없었다”고 했다. 거리의 초등학생에게도 변화를 느낄 수 있다. “학생들 가방이 이쁘다”고 하자 북측 인사는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서 ‘아이들에게 드는 가방 대신 메는 가방을 줘라. 색깔도 분홍색 남색 등 여러 개를 골라 학생들이 선택하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소개했다. 평양 곳곳을 자세히 관찰하면 두 거리 이면에 숨겨진 어둠이 드러난다. 30~40년은 족히 되어보이는 엄청난 크기의 낡은 아파트에서 화분 하나 내다놓고 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이런 거리를 촬영할 때면 “선생, 어디에 쓰려고 사진을 찍는 겁니까”란 제지가 이어졌다. 평양을 조금만 벗어나면 어떤가. 순안공항에서 숙소를 오갈 때, 방문 나흘 째 평양 외곽으로 이동할 때가 그랬는데 나이 든 노인들이 호미 하나 들고 길거리에서 나무 심는 모습은 애처롭기 짝이 없었다. ‘온 나라와 전민이 김일성-김정일주의화하자’, ‘위대한 김일성 동지와 김정일 동지는 영원히 우리와 함께 계신다’ ‘유훈 통치’는 한 나라의 중심을 잡아주고 주민들의 결속을 다지는 효과로 연결되지만 평양의 경우는 도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친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에서 소개한 문구들이 평양 시내 주요 건물들에 내걸렸는데 정작 지금 북한을 통치하는 김정은의 이름은 잘 보이지 않는다. 평양은 해가 지면 불빛을 찾아보기 힘들다. 북측에서도 “전력이 부족한 것은 아니지만 아낄 땐 아껴야 한다”고 말한다. 그런 어둠 속에서도 환하게 빛나는 곳이 있다. 김일성 부자의 초상화가 그렇다. 취재진 숙소 앞 대동강 건너편이 바로 북한이 자랑하는 대학, 김책공대인데 캄캄한 밤이 되면 두 부자의 초상화만이 은은하게 빛을 뿜어낸다. ‘유훈 통치’를 넘어 ‘유령 정치’에 가깝다. 4월15일 김일성 생일이 다가오면서 취재진이 평양을 떠날 무렵엔 김일성 광장에도 번쩍번쩍 불이 켜지기 시작했다. 북측 인사는 생일 관련 경축 행사를 연습하는 것으로 간주했다. ‘김일성-김정일주의’ 말고 가장 많이 본 단어는 ‘만리마 속도전’과 ‘결사옹위’다. 북측은 “려명거리의 건물이 7시간에 한 층이 올라간다”는 얘기 등으로 ‘만리마 속도전’을 홍보했다. 장비가 변변치 않은 상황에서 주민과 군인들의 고생이 심할 수밖에 없다. ‘결사옹위’는 말 그대로 ‘죽을 힘을 다해 김정은을 지킨다’는 뜻이다. ‘혁명의 수뇌부를 결사옹위하는 제일총폭탄이 되자’, ‘강경엔 초강경으로’ 등의 문구에선 남한 및 미국과 초긴장 대치를 이루는 상황 속에서 김정은 정권의 유지를 목숨 걸고 이뤄내겠다는 처절함이 묻어났다. 그래도 코리아는 코리아였다. 지난 3일 중국국제항공을 타고 순안공항에 내린 뒤 가장 먼저 마주친 이는 수화물 찾기 전 복도 끝에서 제복을 입고 서 있는 공항 여직원이었다. 그는 취재진은 보더니 “안녕하십네까”라며 미소를 짓고 인사했다. 수화물 검사는 예상대로 까다로웠지만 출입국 사무소 직원들은 “인천은 서울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습네까?”, “평양 날씨가 더 추울 텐데 감기 조심하십시오” 등의 말을 건네며 경직된(?) 남측 사람들의 마음을 풀어주려 애썼다. 북한은 이번 여자아시안컵 예선을 국제대회 시리즈의 신호탄으로 보고 있다. 오는 7월 22세 이하(U-22) 아시안컵 예선의 평양 개최가 확정됐고, 10월엔 19세 이하(U-19) 아시아선수권 예선 유치 신청도 해 놓았다. 그런 와중에 남측 인사들이 왔으니 사고 없이 보내면서 최대한 성의를 보여주려 했다. 기자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인터넷 문제도 큰 무리 없이 해결됐고, 메신저 서비스나 SNS 등을 통해 기사와 사진 동영상이 송고됐다. 호텔과 김일성경기장, 냉면으로 유명한 옥류관, 개선문 등에서 미소와 친절이 이어졌다. 말이 통하고 음식이 같고, 화제가 비슷하다보니 마음도 금세 통했다. 민화협 젊은 인사들과는 자녀교육 문제 등으로 마음을 터 놓았다. “딸이 세 돌이라 아직 멀었다”는 말을 건네자 민화협의 한 참사도 “저도 아들이 이제 네 살인데 언제 키워서 장가 보냅네까. 우리 둘이 똑같습네다”라며 웃었다. 버스를 탈 때마다 남과 북의 남자들은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웠다. 순안공항에서 출국하기 직전 취재진과 민화협 인사들은 손을 꼭 잡고 기념촬영을 했다. 한 북측 인사는 “지금 북.남 관계가 너무 팽팽하지만 조만간 나아지지 않겠습네까”라며 꽁꽁 얼어붙은 양측의 교류가 곧 재개되기를 바랐다. 체류 기간 내내 취재진은 달러를 썼는데 잔돈을 거의 대부분 중국 위안화로 받았다. 심하면 껌으로 받는 경우도 있었다. 북한 돈은 전혀 볼 수가 없었다. 평양에서 머무는 기간 내내 취재진이 받았던 질문이 있다. 바로 내달 9일 열리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는가였다. 남측 기자들이 10명이나 오다보니 정보를 하나라도 더 얻어내려는 그들의 노력이 이어졌다. 취재진은 뚜렷한 답변을 내놓지 않으면서 “어떻게 북측 분들이 우리보다 더 잘 압니다”와 같은 말로 받아치곤 했다. 평양 공동취재단
  • 충북 영동에 국내 첫 과일테마공원 개장

    과일의 고장으로 불리는 충북 영동군이 13일 국내 유일의 과일테마공원을 개장했다. 군이 124억원을 투입해 영동읍 산익길 66-15 일원 7만 7950㎡의 터에 마련한 과일나라 테마공원은 과일원과 체험관 등 다양한 부대시설로 꾸며졌다. 영동지역에서 재배되는 포도, 사과, 배 등 5종 938주 과수가 2만 5178㎡ 규모로 식재된 과일원에서는 과일의 성장, 개화, 열매를 맺는 신비로운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또한 이곳에서 재배되는 과일은 포도, 배, 자두, 복숭아 기준 ㎏당 2000원을 내고 수확체험이 가능하고 나무 분양도 이뤄진다. 과일가공체험실에서는 과일을 이용한 피자와 토스트, 쿠키, 쥬스 등을 만들어 볼 수 있다. 과일을 주제로 한 테마공원답게 과일 조형물로 꾸며진 포토존도 마련돼 가족·친구·연인들과 즐거운 한때를 추억으로 남길 수도 있다. 100년 된 배나무 20주가 보존된 산책로에서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느끼며 여유롭게 산책을 즐길 수도 있다. 분재원, 야생화원 등도 갖추고 있다, 테마공원 입장료는 무료며 잔디광장, 학습관 내 대회의실, 야외공연장 등 일부 시설은 하루기준 5만~7만원의 사용료를 내야 한다. 군은 올해 안에 아열대과수도 이곳에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박세복 영동군수는 “영동의 풍부한 과일과 천혜의 관광자원을 연계한 관광인프라 구축의 하나로 과일테마공원을 조성한 것”이라며 “앞으로 학생들의 농촌현장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영동지역에서는 다양한 과일이 생산되고 있으며 특히 포도와 감이 유명하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i.kr
  • 다각도 압박받는 北, 김정은에 충성맹세

    한반도의 군사적 위기가 고조되는 가운데 북한이 헌법상 최고 주권기구인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해 내부 결속을 통한 자주권 수호 입장을 재확인했다. ●집권 5년 최고인민회의… 핵강국 다짐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당 제1비서 추대 5주년인 11일 평양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5차 회의를 열었다. 최고인민회의는 입법, 국가직 최고 지도부 인사, 국가 예산 심의·승인 등의 권한을 갖는다. 북한은 또 이날 김정은의 노동당 제1비서 추대(4월 11일)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추대(4월 13일) 5주년을 기념하는 중앙보고대회를 열고 ‘핵강국 위력’ 강화를 다짐했다. 이번 최고인민회의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처음으로 열린다는 점에서 내외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김정은 집권 5주년을 맞아 그의 업적을 과시할 목적으로 6차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의 도발에 나서고, 미국의 군사적 행동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전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핵실험 움직임과 미국의 전략무기 전개 등 한반도의 긴장 국면이 고조되면서 북한 나름대로의 대미 항전 의지를 밝히는 등 내부 분위기를 다잡고 결의를 다지는 모양새로 진행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병서 등 군부 총출동 ‘항전’ 결의 북한 군부도 김정은 충성 맹세에 나서는 등 체제 수호를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경애하는 최고사령관 김정은 동지께 충정을 맹세하는 조선인민군 육군, 해군, 항공 및 반항공군 장병들의 예식이 10일 금수산태양궁전광장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리명수 군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등 군부 최고위급이 총출동해 결의를 다졌다. 황 총정치국장은 연설에서 “김일성 대원수님과 김정일 대원수님을 당과 인민의 영원한 수령으로 높이 받들어 모시고, 김정은 동지의 영도에 따라 최후 승리의 그날을 하루빨리 앞당겨 오자”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소장은 “당과 군대, 내각, 주민이 한 몸으로 김정은을 지킨다는 것을 군의 충성맹세를 통해 상징적으로 보여 주기 위해 준비한 이벤트”라고 분석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귓속말’ 이보영-이상윤, 간담 서늘한 첫 키스 “차원 다른 밀당드라마”

    ‘귓속말’ 이보영-이상윤, 간담 서늘한 첫 키스 “차원 다른 밀당드라마”

    간담이 서늘한데 설렘을 느끼는, 차원이 다른 밀당드라마다. 지난 10일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귓속말’ 5회에서는 적과 동지 사이를 오가는 신영주(이보영 분)과 이동준(이상윤 분)이 키스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심장이 철렁한 상황 속에서 펼쳐진 이들의 키스는 스릴러와 멜로를 오묘하게 조화시키며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했다. 이날 이동준은 강정일(권율 분)과 최수연(박세영 분)에게 반격을 당했다. 강정일과 최수연은 이동준과 원한 관계가 있는 장현국(전국환 분) 대법원장을 이용, 이동준을 궁지로 몰았다. 이에 대법원장은 이동준을 잡기 위해 전현직 판사들의 비리를 내사하기 시작했다. 이동준은 피고의 딸 신영주와 얽혀 있어 내사의 대상이 된 상황. 끝없는 절벽으로 내몰리게 됐다. 이에 강정일은 이동준과 신영주의 관계를 폭로해가며 압박을 더했다. 하지만 이동준은 신영주와 함께 방산비리와 관련된 비밀문서를 찾던 중, 대법원장의 약점을 틀어쥘 서류를 확보했다. 이를 계기로 이동준은 대법원장의 모든 계획을 무마시키며 위기에서 빠져나갔다. 그러나 신영주는 상황이 달랐다. 아버지 신창호(강신일 분)이 폐암을 선고 받은 뒤 더욱 조금해졌다. 강정일은 이러한 신영주의 마음을 이용했다. 신영주에게 형집행정지를 도와주겠으니, 이동준을 버리라고 회유했다. 여기에 ‘태백’에서 해고가 되자, 신영주는 이동준이 자신의 손을 놓은 것이라 확신할 수 밖에 없었다. 이에 신영주는 아버지를 위해 이동준을 버리기로 결심했다. 이동준은 이러한 신영주의 모습에서 살기 위해 신념을 버렸던 자신의 모습을 떠올렸다. 신영주가 자신처럼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을 알기에, 이동준은 덤덤하게 그녀를 바라볼 수 밖에 없었다. 신영주를 향한 연민의 감정이 움튼 것이다. 이동준은 모든 것을 끝내기로 결심, 강정일이 놓은 덫에 스스로 들어갔다. 신영주는 뒤늦게 이동준이 아버지의 형집행정지를 도와준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동준을 구하기 위해 달려갔다. 칼에 찔려 의식이 혼미한 이동준을 발견한 신영주는 그를 부축해 컨테이너 사이로 숨었다. 하지만 이동준은 계속 자신의 위치를 노출시키려 했고, 신영주는 이동준의 입을 막기 위해 키스를 했다. 심장이 철렁하면서도, 묘하게 설렘이 느껴지는 엔딩이었다. 신영주와 이동준의 입막음 키스는 쫓기는 상황 속, 간담이 서늘한 가운데 펼쳐져 시청자들을 더욱 놀라게 했다. 더 큰 적을 잡기 위해 손을 잡은 두 남녀. 하지만 그 아슬아슬한 관계는 절박함을 내달렸고, 위기의 순간 서로에 대한 죄책감과 연민이 싹텄다. ‘귓속말’은 적에서 동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멜로를 예고했다. 벼랑 끝에서 더욱 가까워진 두 남녀의 모습은 향후 이들이 어떤 관계를 그려나갈지 기대가 모아진다. 한편, ‘귓속말’은 법률회사 ‘태백’을 배경으로 적에서 동지, 결국 연인으로 발전하는 두 남녀가 법비(法匪: 법을 악용하는 무리)를 통쾌하게 응징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6회는 11일 화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文 “모든 것 걸고 전쟁은 막겠다”

    文 “모든 것 걸고 전쟁은 막겠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경쟁자로 급부상한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염두에 두고 ‘진짜 정권교체’를 키워드로 내세웠다. 한 뿌리에서 갈라져 나온 정치 성향이 비슷한 두 당이 사실상 ‘야야(野野) 대결’로 이번 대선을 치르게 되면서 야권 지지자들이 ‘누가 더 좋은 정권교체인가’에 주목하기 시작하자 ‘진짜 대 가짜’의 대결로 프레임 전략을 수정한 것이다.●“정책·비전으로 국민 선택 받아야” 문 후보는 10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국민주권선대위 첫 회의에서 “정권을 연장하려는 부패 기득권 세력에 맞서야 한다”며 “우리는 비전과 정책으로 진짜 정권교체가 뭔지를 국민께 보여드리고 선택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가 제시한 차별화 전략은 비전과 정책이다. 대선이 다가올수록 유권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내 삶이 더 나아질 것이냐’는 보다 현실적인 문제에 주목할 것이란 판단에서다. ●“청년 정규직 15만명 중소기업에 지원” 그는 이날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과 청년을 겨냥한 구체적인 대선 공약을 발표하며 경제·민생 밀착 행보를 보였다. 중소기업이 청년(15~34세) 2명을 정규직 사원으로 신규 채용하면 그 이후 이어지는 세 번째 채용에 대해 정부가 1인당 2000만원 한도에서 3년간 임금을 지원하는 ‘추가고용 지원제도’의 도입을 약속했다. 문 후보는 “연 5만명을 지원, 청년 정규직 15만명을 정부가 중소기업에 보내드리는 제도”라고 설명했다. ●박원순 “文은 동지… 새 대한민국 함께” 함께 경쟁한 안희정 충남지사와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을 끌어안는 통합 행보에도 속도를 냈다. 문 후보는 이날 박 시장과 함께 광화문광장을 둘러봤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과거 37년여간 우리는 동지였고, 현재도 동지이고, 또 앞으로도 동지다. 새로운 대한민국의 길을 함께 걷겠다”면서 간접적으로 지지를 표명했다. 당 전열을 가다듬고 화합을 이루는 데도 총력을 기울였다. 선거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돌발 변수가 터지면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휩쓸릴 수 있는 탓에 내부 단속에 더욱 신경 쓰는 모습이다. 문 후보는 특히 선대위 인선 과정에서 잡음이 불거진 것과 관련해 “용광로에 찬물을 끼얹는 인사가 있다면 누구라도 좌시하지 않겠다. 통합과 화합을 저해하는 걸림돌이 있다면 제가 직접 나서 치우겠다”면서 ‘적전 분열’은 용납하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한편 문 후보는 미국의 북한 ‘선제타격설’이 급격히 퍼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입장문을 내고 “어떤 경우든 한반도 운명이 다른 나라 손에 결정되는 일은 용인할 수 없다”며 “저의 모든 것을 걸고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막겠다”고 밝혔다. 자신이 한반도 안보 위기를 해결할 적임자임을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읽힌다. 그는 “한국의 동의 없는 어떠한 선제타격도 있어선 안 된다”며 “한국과 미국은 철통같은 안보 동맹 관계다. 한국의 안전도 미국의 안전만큼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집권하면 빠른 시일 내 미국을 방문해 안보 위기를 돌파하고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할 방안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안철수, 이르면 11일 선대위 발표…손학규 참여 여부 주목

    안철수, 이르면 11일 선대위 발표…손학규 참여 여부 주목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이르면 11일 완료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당은 10일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선대위 구성 안건을 의결하지 않고 안 후보 후보와 당 대표에게 위임하기로 했다. 촉박한 대선일정을 고려할 때 당 공식 기구의 의결보다는 후보와 대표의 결정을 통해 신속하게 선대위를 구성하는 편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안 후보와 박지원 대표는 중앙선거대책위원회와 고문단, 대변인실, 종합상황실, 중앙선거대책본부의 설치 및 구성 문제를 협의할 예정이다. 주목되는 부분은 국민의당 경선에서 안 후보와 맞붙었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가 선대위에서 어떤 역할을 맡나 하는 점이다. 박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선거가 29일밖에 안 남았는데 선대위를 구성하고 나면 27∼28일밖에 안 남는다”며 “회의하고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 후보와 만나서 확정 짓도록 하고 선대위 구성은 내일, 모레 사이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했다. 박 대표는 “현역 의원들은 가급적 지역을 맡아야 한다”며 “어제 공동 선대위원장으로 내정된 한두 분에게도 제가 지역 본부장을 맡아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다. 가급적 현재 중앙당 당직자 중 지역위원장을 맡은 분들에게는 전부 지역을 배치하겠다는 원칙”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의 ‘정치적 동지’인 김성식 의원의 선대위 참여에 대해서는 “능력이 있으신 분이라 당연히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당은 애초 지난주 선대위 구성을 마친다는 목표였지만 이는 점점 미뤄지고 있다. 큰 틀에서 선대위 윤곽은 잡았으나 경선 주자였던 손 전 대표 측 인사와 당내 중진 등의 참여 문제를 놓고 결론이 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 안팎에서는 대선후보 선출 이후 일주일이 다 돼 가는데도 아직 선대위가 출범하지 못하면서 본선 레이스에서 한발 늦는 것은 물론 당내 불화로 비칠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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