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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 화재 때 군 통신망 수십회선 불통…국방부 “작전망 지장 없어”

    KT 화재 때 군 통신망 수십회선 불통…국방부 “작전망 지장 없어”

    지난달 24일 발생한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인해 군 내부 통신망 수십 회선까지 한때 불통됐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3일 국방부가 국회 국방위원회 이종명 자유한국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 당시 군의 합동지휘통제체계(KJCCS) 5개, 군사정보통합시스템(MIMS) 4개, 국방망 14개, 화상회의 회선 5개 등 군 내부망 28개 회선이 불통을 겪었다. 남태령 벙커에서 한미연합사령부로 연결되는 KJCCS도 이번 화재로 불통이 됐다. 남태령 벙커는 유사시 대통령과 주요 부처 관계자들이 전쟁을 지휘하는 곳이다. KJCCS는 전시에 작전을 지시하고 통제하기 위한 군 내부 비밀정보망을 말한다. 수도방위사령부와 예하 경비단, 56사단과 예하 부대를 연결하는 KJCCS도 일부 두절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료에 따르면 남태령 벙커와 청와대, 국가정보원, 군사안보지원사령부를 연결하는 MIMS도 작동되지 않았다. MIMS는 실시간으로 첩보·정보를 공유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국방부와 한미연합사, 남태령 벙커와 한미연합사 사이의 화상회의 회선도 두절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군은 이들 통신망을 사건 발생 이틀이 지난 11월 26일 오전 7시에 모두 복구했다. 이와 관련해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군은 상황 발생 후에 피해 현황을 신속하게 파악하고 작전 영향 평가를 통해서 우선 순위를 정해서 복구 조치를 진행했다”면서 “특히 주요 작전부대는 군내 별도의 통신망을 보유하고 있어 이번 화재 사고 등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 상태로 작전대비태세 유지에 문제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군 작전통신망의 경우에는 해당 통신망이 단절되었을 경우에 대비해 2중, 3중의 통신망을 구성해서 운용 중으로 작전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서 “실제적으로 우리 군이 작전을 운용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사고로) 문제가 없었다”고 거듭 강조했다. 또 “이번 사고로 저희가 영향을 받은 것은 별로 없다”면서 “일차적으로 2중, 3중, 또 이번에 (이종명 의원 자료에) 거론된 부분의 주요 통신수단은 다른 부분이었기 때문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 다른 통신수단이 충분히 확보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국방부의 다른 관계자도 “화재가 발생하면 24시간 대응하는 지휘통신분야 군 통신반이 예를 들어 아현지사를 지나가는 A망이 있다면 그 용도가 무엇인지를 찾아내 대체 수단을 보완한다”면서 “이번에도 무선통신, 위성통신망 등 다른 수단으로 대응했고, 작전통신망에는 이상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KT 아현지사 통신구 화재로 군 통신망이 일부 영향을 받은 것은 군 당국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국방망(전용회선) 이외에 KT 회선을 일부 전용으로 임대해 사용하고 있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KT 임대 회선을 개선하는 방안에 대해 “모든 망을 독자적인 국방망으로 구축하는 방안과 KT 이외 다른 민간 통신사와의 협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국악방송 “악성(樂聖)의 고장 충주, 영동에 FM방송허가 확보”

    국악방송 “악성(樂聖)의 고장 충주, 영동에 FM방송허가 확보”

    한국문화 중심채널 국악방송(사장 송혜진)이 지난 2017년 대전국악방송 개국에 이어 전국 13번째, 14번째 네트워크인 충북 충주 및 영동지역에 FM방송을 위한 허가를 확보했다. 국악방송은 전국 12개 방송네트워크 중 전통음악 향유권에서 유일하게 소외되었던 충북지역 방송서비스를 위해 지난 2016년부터 주파수 환경 및 방송시설 설치환경 등 허가확보를 위한 조사를 진행해 왔고 지난 8월 방송통신위원회에 허가신청서를 제출해 11월 29일 신청 3개월 만에 사업권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내년 3월부터 국악방송이 방송되는 충주 및 영동지역은 충주시립우륵국악단, 영동군립난계국악단 등 지자체가 운영하는 국악전문연주단체가 활발하게 활동 중이며 영동난계국악축제, 우륵문화제, 우륵당, 난계국악기체험전수관, 영동난계국악축제 등 다양한 전통예술 인프라가 조성된 지역이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3대 악성 중 가야12곡을 완성한 ‘우륵선생’과 우리음악의 꽃을 피운 세종대에 궁중음악의 체계를 정비한 ‘난계 박연선생’의 국악사적 업적이 살아있는 두 지역에 24시간 전통음악을 송출할 수 있게 되어 의미를 더하고 있다. 국악방송은 사업비 6억을 투자해 방송시설 설치공사를 준비 중이며 공사가 완료되는 2019년 2월 시험방송을 송출하고 3월에 개국 할 예정이다. 충주국악방송은 주파수 FM 101.7MHz로 충주시, 음성군 지역에 그리고 영동국악방송은 FM 99.3MHz로 영동 및 옥천군 일원에서 내년 3월부터 FM라디오를 통해 24시간 들을 수 있으며 해당지역의 거점국인 대전국악방송은 충주, 영동 및 인근 지역의 전통문화 콘텐츠 개발과 보급을 진행하게 된다. 송혜진 국악방송 사장은 “국악방송이 국악사적으로 의미가 높은 충북 영동, 충주지역에 FM방송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의 전통문화예술이 더욱 활성화되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악방송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 방송사로 현재 서울·경기(FM99.1), 광주(FM99.3), 대전(FM90.5), 부산(FM98.5), 대구(FM107.5), 전주(FM95.3), 경주·포항(FM107.9), 강릉(FM103.3), 목포·진도(FM94.7), 남원(FM95.9), 제주(FM91.3), 서귀포(FM106.9) 등 12개의 방송망을 운영하고 있으며 웹TV를 통해 전세계에 한국 전통문화예술 콘텐츠를 보급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철새야 어서와’, 김해 화포천 겨울철새축제

    ‘철새야 어서와’, 김해 화포천 겨울철새축제

    경남 김해시는 1일 철새들이 본격적으로 화포천을 찾는 12월을 맞아 화포천습지 생태공원에서 철새축제를 비롯해 이달 한달 동안 철새관련 다양한 생태체험행사를 한다고 밝혔다. 화포천은 김해시 진례면 신안리에서 발원해 진례면, 생림면, 진영읍, 한림면을 흘러 한림면 시산리에서 낙동강으로 합류되는 지방하천이다. 해마다 겨울이면 멸종위기종인 독수리, 큰기러기, 큰고니 등 겨울철새 월동지다. 시에 따르면 독수리는 300마리, 큰기러기는 2000마리 넘게 찾는 겨울철새 서식지다. 시는 오는 8·9일 이틀간 ‘철새맞이 축제’를 개최해 생태학습관에서 각종 만들기와 전시, 강의 등 다양한 행사를 한다. 생태학습관 1층 휴게실에서는 나만의 철새 머그컵 만들기, 새 모형 모자 만들기, 독수리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2층 기획전시실에서는 새 크리스마스트리(새해 소원적기), 화포천의 새 세밀화, 화포천을 찾는 철새의 이동경로 등을 전시하고, 3층 전시실에는 스탬프로 만드는 나만의 화포천습지 체험 등 새를 주제로 한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는 9일에는 노영대 자연다큐멘터리 감독이 ‘독수리의 긴 여행’이라는 주제로 우리나라로 오는 독수리의 여정과 생태에 대해 강의를 한다. 12월 한달 동안 독수리 먹이 나누기 체험, 겨울철새들을 관찰하는 ‘어서 와 철새들아~’, 현미경을 통해 새 깃털의 구조와 특징을 관찰하는 ‘마이크로화포모스-깃털의 비밀’, 솔방울과 자연물을 이용한 트리 만들기 프로그램인 ‘만들기로 만나는 겨울 풍경’, ‘발자국으로 알아보는 화포천습지 세상’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탐방객을 맞는다. 체험프로그램 가운데 일부는 화포천습지생태공원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해야 참여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화포천은 지난 10월 국토교통부에서 아름다운 우리강 탐방로 100선에 선정된 곳으로 탐방로를 걸으면서 겨울철새들이 날아다니는 아름다운 겨울 강 풍경을 감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해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충주에 화학재난 전담 기관 생긴다

    충주에 화학재난 전담 기관 생긴다

    전국에서 일곱번째로 충북 충주에 화학사고 예방·대응 전담조직인 ‘충주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가 신설된다.정부는 화학사고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충주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를 충북 충주시 호암동 충주종합운동장 안에 설치한다고 29일 밝혔다. 충주 센터의 개소식은 30일 충주종합운동장에서 개최된다. 개소식에는 이종배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길형 충주시장, 김홍필 중앙119구조본부장 등이 참석한다.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는 행정안전부?산업통상자원부?환경부?고용노동부?소방방재청?지방자치단체 등이 합동으로 설립하는 기관으로 현재 구미·서산·익산·시흥·울산·여수 등 6개 지역에 설치해 운영 중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합동방재센터는 2013년 12월 구미에서 첫 번째 센터가 개소되고 관계기관 합동지도?점검을 총 992회, 화학사고 대응 합동훈련을 총 507회 실시했다. 반면 강원?충북지역은 약 1700여개 화학물질 취급업체가 입주해 국내 화학물질 유통량의 약 10%를 차지할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도 화학재난 대응 전문기관이 없는 상황이었다. 이에 따라 화학재난합동방재센터를 설치하자는 요구가 많았다. 이번에 참여하는 각 기관들은 충주센터에 전담인력을 파견할 예정이다. 충주센터는 57명의 인원과 5개 팀으로 구성해 운영한다 충주 화학재난합동방제센터는 앞으로 평소에는 사고 예방을 위해 취급업체의 합동 지도점검을 실시하고, 각 부처별 소관법령에 따라 사업장 안전관리 임무와 사고대비 관계부처 합동훈련을 실시한다. 또 화학사고가 발생하면 관계기관과 사고 상황을 공유하고, 화학물질 독성정보 확인, 피해범위 예측 등 협업을 통해 화학사고에 대한 대응과 복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주말 날씨] 12월의 시작, 매케한 미세먼지와 시작

    [주말 날씨] 12월의 시작, 매케한 미세먼지와 시작

    2018년 마지막 달인 12월의 시작이자 토요일인 1일은 맑은 날씨를 보이겠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매케한 공기질을 보이겠다. 국립환경과학원은 “1일 수도권, 충청권, 호남권, 영남권, 제주권은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으며 강원권은 ‘보통’ 수준을 보일 것”이라고 30일 예보했다. 수도권의 경우는 국내외 미세먼지의 영향을 받고 그 밖의 지역은 대기정체로 인한 국내 발생 미세먼지의 축적이 원인이 될 것으로 전망됐다. 제주도의 경우는 중국발 황사의 영향까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일은 중국 북동지방에서 남동진하는 고기압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은 맑겠지만 남부지방은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일 것”이라며 “일요일인 2일은 동해상에 위치한 고기압의 영향을 받다가 서쪽에서 다가오는 기압골 영향으로 맑다가 낮에 서쪽지방부터 차차 흐려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1일 전국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도~영상 8도, 낮 최고기온은 9~15도 분포를 보이겠다. 지역별 아침 최저기온은 춘천 영하 2도, 대전 0도, 서울 1도, 대구 2도, 광주 4도, 강릉 5도, 부산 7도, 제주 11도 등이다. 12월 첫 월요일인 3일에는 하루 종일 전국적으로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됐다. 비로 인한 세정효과로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기상청 관계자는 “당분간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겠으며 특히 일요일인 2일은 남서풍이 유입되면서 낮 기온이 평년보다 3~6도 높을 것”이라며 “강원 동해안과 강원 산지를 중심으로 대기가 건조한 상태이기 때문에 산불을 포함한 각종 화재예방에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임원 폭력’ 유성기업 노조 “사측 8년 횡포도 봐달라”

    노조 공식 사과… “계획적 아닌 우발적”“노동자는 올빼미가 아니다. 밤에 잠 좀 자자.” 2011년 자동차부품 제조업체 유성기업 노동자들이 주간 연속 2교대 합의를 지켜 달라며 시작한 힘겨운 싸움이 아무런 결실 없이 끝이 났다. 현대차 협력업체란 이유로 ‘귀족노조’라는 프레임에 갇힌 이들은 8년 동안 정부와 사측의 압박에도 꿋꿋이 버텼지만, ‘임원 폭행 사태’라는 역풍에 휩싸이면서 농성장마저 자진 철거했다. 전국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는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2일 조합원들의 사측 노무 담당 상무 김모(49)씨 폭행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지난달 15일부터 노조원 20명이 벌인 서울사무소 점거 농성도 46일 만에 끝냈다. 이들은 7년 전 중단된 임금·단체 협약 교섭을 개시하고 유시영 회장이 직접 교섭에 임하는 등 사측이 성실하게 교섭에 나설 것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 22일 유성기업 아산공장에서 노조원들이 임원을 폭행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부정적 여론이 확산됐다. 도성대 유성기업 아산지회장은 성과 없이 농성을 해제하는 것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이어 “상전이 하인을 때리면 뉴스가 안 되는데 하인이 상전을 때리자 뉴스가 됐다”면서 “(조합원들의) 폭력행위는 계획적이거나 1시간에 걸친 것이 아니라 우발적으로 1~2분 동안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8년 동안 이어진 유성기업의 공격적 직장폐쇄와 해고, 용역깡패 투입, 회사 주도로 만들어진 제3노조 설립 등 사측의 불법행위도 함께 봐 달라”고 호소했다. 노조는 2010년 노사가 합의한 주간 2교대 도입이 이행되지 않자 2011년 파업에 돌입했다. 하지만 사측은 직장을 폐쇄하고 용역 경비를 동원했다. 용역 경비와의 충돌로 노동자 2명의 머리뼈와 광대뼈가 함몰됐다. 사측이 노조를 상내로 낸 고소·고발만 1300여건이다. 조합원 한광호씨는 2016년 노조 파괴에 항의하며 분신자살했다. 최근 8년간 해고당한 노동자만 해도 34명에 달한다. 한편 충남경찰청은 임원 폭행 사건에 가담한 노조 조합원 12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고혜지 기자 hjko@seoul.co.kr
  • [행사] 대구사이버대 ‘케이스컨퍼런스’ 개최

    대구사이버대학교는 다음 달 1일 오전 9시 대전광역시 동구에 있는 대전청소년위캔센터에서 ‘2018 행동치료 케이스컨퍼런스’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는 조정연 학과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문현미 인제대학교 교수의 ‘긍정적행동지원의 실천적 전략’ 특강, 허은정 서초아동발달연구소 임상실장의 ‘자폐스펙트럼장애아동의 사회적 의사소통 지도’ 사례 발표, 현장 실습 사례 발표, 집단 상담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이재명 “어둠이 깊으나 희망의 새벽 올 것”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지난 24일 검찰에서 조사를 받은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해명을 자제해 왔던 이재명 경기지사가 나흘 만에 침묵을 깨고 “지금 광풍에 어둠 깊으나 곧 동트는 희망 새벽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지사는 28일 페이스북에 ‘이재선 형님에 대한 아픈 기억’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며 친형 강제입원 관련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사망한 친형 재선씨가 2013년 2월 조울증 치료를 시작했지만 이미 늦었고, 이 과정에서 어머니를 포함한 가족에 대한 폭행 등 기행을 벌였다고 했다. 또 문제가 됐던 2014년 11월 정신병원 강제입원은 형수가 시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언론의 악의적 왜곡보도가 가족들의 아픔을 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배경도 후광도 조직도 없지만 제게는 공정사회 대동세상을 함께 꿈꾸는 동지들, 성원해 주시는 국민이 계시다”며 “어찌 좌절조차 제 맘대로 하겠습니까. 백절불굴의 의지로 뚜벅뚜벅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 거취 문제에 대해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음주 검찰 기소 여부 결정 시 당이 논의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당으로서도 굉장히 곤혹스럽지만 현직 도지사고 당에서 당선시킨 사람이기 때문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문 대통령, 프라하에서 청산리대첩 ‘소환’한 까닭은?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의 의미 깊은 해다. 체코는 독립운동과도 아주 깊은 인연이 있다. 1919년 극동지역에서 볼셰비키 전투 중에 있던 체코슬로바키아 군대가 우리 임정 대표들과 여러 차례 교류했다. 1차 세계대전을 마치고 체코로 돌아갈 때 그들이 가진 무기를 우리 독립군들에게 매도를 해줬다. 그때 한국 독립군이 체코 군대로부터 매입한 무기를 사용해 크게 이긴게 청산리 대첩(1920년)이다.” 고교 시절부터 역사학도를 꿈꿀 만큼 남다른 관심을 지닌 문재인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체코 동포·기업인과의 간담회에서 이처럼 체코와 청산리대첩의 남다른 인연을 끌어냈다. 1920년 10월 청산리대첩에서 독립군이 10여 회의 전투 끝에 일본군 연대장을 포함 1200여 명을 사살하는 등 빛나는 승리를 거둔 이면에는 체코 무기가 있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문 대통령은 프라하 힐튼호텔에서 열린 동포·기업인 간담회에서 “청산리대첩이라는 항일운동에서 가장 유명한 그 승리도 체코 무기의 우수성에 도움을 받은 바가 크다. 그런 사실이 청산리전투 참여했던 이범석 장군의 ‘우둥불’이라는 회고록에 기록돼 있다”고 설명하자 참석했던 20명의 교민은 ‘그런 사실이 있었냐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문 대통령은 이어 “3·1운동도 여기 체코 신문에 아주 크게 보도가 돼서 중유럽과 동유럽에 3·1 독립운동을 알리는 아주 큰 역할을 했다”며 “정부는 내년에 3·1 독립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을 남북이 공동으로 하는 온겨레의 축제로 준비하고 있다”며 재외 동포들의 관심과 성원을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에서 “원래 역사를 전공하고 싶었다…처음 변호사 할 때 ‘나중에 돈 버는 일에서 해방되면 아마추어 역사학자가 되리라’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할 만큼 해박한 역사 지식을 지닌 것으로 유명하다. 문 대통령은 또한 “체코는 아시아 국가 중에 최초로 우리하고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맺었다”며 “그런 만큼 체코는 우리에게,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대단히 중요한 나라”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체코는 한국전 이후에 ‘중립국감독위원회’의 위원국으로 이렇게 참여한 인연도 있어서 한반도 상황에 대해서도 아주 관심을 가지고 있고 또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초 문 대통령은 동포간담회와 별도로 현지 기업인과도 만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일정이 맞지 않아 간담회에 기업인들을 초청해 한꺼번에 행사를 진행했다. 간담회에는 체코한인회 임원,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위원, 체코에 진출한 한국 기업 주재원, 태권도 품새 국가대표 감독, 체코국립극장과 국립발레단 단원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 중인 동포 20명이 참석했다. 양동환 현대자동차 체코 법인장, 박현철 두산 인프라코어 유럽 법인장 등 체코에 진출한 우리 기업인 등 경제인들도 함께했다. 최춘정 세계한인경제인협회 프라하지회 부회장은 “중유럽 문화의 중심지인 체코에 한국 기업들이 대대적으로 진출했다“며 ”특히 젊은 층을 중심으로 한국어, k-pop, 한국 영화 등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고 며 체코인들에게 한국 문화, 역사, 예술을 알리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한섭 프라하 한글학교 교장은 “교민 자녀들이 한-체코 간 소통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우리 문화.역사와 한국어 교육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프라하 국립극장에서 합창단원으로 활약 중인 조원배 테너는 문 대통령 내외를 환영하는 마음을 담아 ‘벚꽃엔딩’과 ‘희망의 나라로’를 부르기도 했다. 프라하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세금도 할부로 내는데… 현금만 받는 등기소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세금도 할부로 내는데… 현금만 받는 등기소

    “당연히 카드로 결제할 생각으로 그냥 왔는데 현금만 받는다고 하니 당황스럽죠.”최근 이사를 간 이모(38)씨는 주민자치센터에 제출할 등기부등본을 떼기 위해 서울등기소에 들렀다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경험했다.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할 줄 알았던 등기소에서 “카드 결제가 안 된다”고 현금 결제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평소 스마트폰 결제를 애용하는 탓에 신용카드조차 들고 다니지 않았던 이씨는 할 수 없이 집으로 되돌아가 현금을 챙겨 나와야 했다. 이씨는 “요즘 세상에 카드가 안 되는 곳이 있을 것이라고는 상상을 못했다”며 “‘스마트 페이, 현금 없는 세상’이라고 하는데 아직 갈 길이 먼 것 같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취업에 필요한 등기사항증명서를 제출하려고 가정법원에 들른 최모(29)씨도 비슷한 일을 겪었다. 가정법원 민원실에서 결제를 하려고 신용카드를 내밀었지만 등기소와 마찬가지로 “현금만 받는다”는 답변을 들었기 때문이다. 최씨는 근처 현금자동지급기에 들러 현금을 인출한 뒤 서류를 받을 수 있었다. 최씨는 “어려운 제도 개선뿐 아니라 이런 사소한 부분을 먼저 고쳐야 한다”며 “가정법원은 국민 권익과 특히 맞닿아 있는 부분인데 아쉬운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사법부에서만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을 두고 권위의식에 젖어 시민 불편을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가정법원 현금 결제만 가능한 공문서 11개 등기사항증명서를 발급받으려면 인터넷등기소를 이용하거나 등기소에 직접 방문해 신청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인터넷등기소에서는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가 모두 가능하지만 현장 등기소에서는 현금으로만 결제해야 한다. 가정법원도 마찬가지다. 가정법원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허용되지 않는 공문서는 11개 이상이다. 가정법원과 등기소에서 발급하는 확정증명서, 송달증명서, 판결정본, 심판정본, 조서결정등본, 소제기증명서, 후견등기사항부존재증명서, 집행문부여, 집행문수통부여, 집행문재도부여, 승계집행문 등은 카드결제가 불가능하다. 등기소와 가정법원을 포함한 사법부 주요 기관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안 되는 것은 수수료 규칙에 현금 납부를 명시했기 때문이다. 현행 ‘등기사항증명서 등 수수료규칙’ 제6조 1항은 수수료를 현금으로 납부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다만 무인발급기에 의한 등기사항증명서의 교부수수료는 현금이나 발급기에 내장된 결제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다는 단서 조항을 달아놨다. 카드 결제가 가능한 무인발급기가 현장에 있다면 큰 문제가 안 된다. 물론 여기에도 맹점이 있기는 하다. 가정법원 무인발급기에서는 후견등기사항증명서 등을 발급받을 수 없는 상황이다. 결국 민원인들은 현금을 뽑아 창구로 향하는 수밖에 없다. 신용카드 결제를 안 하는 게 단순히 대법원의 규칙 때문이라는 점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헌법 제108조는 “대법원은 법률에서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소송에 관한 절차, 법원의 내부 규율과 사무 처리에 관한 규칙을 제정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대법원에 규칙 제정권을 주는 이유로 “사법부의 독립성과 자율권을 보장함과 동시에 사법사무에 대한 대법원의 전문성을 살릴 수 있게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민원서류를 발급할 때 현금을 고집하는 게 사법부의 독립성, 자율권, 전문성과 전혀 관계가 없다는 점에서 문제 제기가 나온다. ●무인민원발급기도 카드 받도록 바뀌는데… 과거 공공기관에 들러 서류를 발급받으려면 현금을 갖고 가는 것을 상식처럼 여길 때가 있었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이 현금만을 수수료로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180도 달라졌다. 공공기관에서 이런 불편을 해소하려고 관련 자치법규를 개정하고, 부서 간 협의를 거쳐 보완 작업을 진행했다. 현재 많은 공공기관들이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고쳤다. 내년부터 현금만이 가능했던 무인민원발급기에서도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진다. 27일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이르면 내년 2월부터 주민등록등본, 건강보험증명서를 비롯한 민원서류를 뗄 수 있는 무인민원발급기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할 수 있다. 행안부는 지난해 말 민원 및 행정제도 개선과제 중 하나로 무인민원발급기 수수료 납부 방법의 다양화를 선정하고, 이를 위해 금융결제원에 카드리더기 설치 업무를 지시했다. 무인민원발급기는 올 1월 기준으로 전국 3667곳에 설치돼 있으며, 연간 2000만건이 넘는 민원서류가 발급되고 있다. 그동안 고액의 공과금을 현금으로 내야 할 땐 분할 납부가 안 돼 체납 문제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하지만 신용카드 결제가 가능해지면서 분할 납부 문제가 자연스레 해결됐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조례를 고쳐 상하수도요금, 도시가스요금 등을 신용카드로 받고 있다. 지자체는 결제 수단을 신용카드뿐 아니라 계좌이체, 자동응답서비스(ARS) 등으로 다양화했다. 이처럼 정부와 지자체가 현금이나 카드 없이 스마트폰 ‘QR코드’(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격자 무늬의 2차원 코드)만으로도 결제가 가능한 ‘제로 페이시대’를 추진 중인데, 가정법원이 수수료 납부 방식을 현금 결제만 고수하는 것은 시대에 뒤떨어진다는 비판이 나온다. 많은 공공기관이 공공요금이나 수수료 납부 방법에 신용카드 결제 방식을 도입한 만큼 사법부도 국민 편의를 위해 규칙 개정을 추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대법원 규칙만 바꾸면 된다… “의지의 문제” 대법원 규칙은 대법관 회의의 의결 사항이어서 의지만 있으면 간단히 바꿀 수 있다. 허윤 서울지방변호사회 공보이사는 “가정법원과 등기소 업무는 국민 권리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며 “이런 곳에서 현금 결제만 고집하는 것은 국민 편의를 무시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꼬집었다. 지난해와 올해 국정감사에서 연이어 이 문제를 지적한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대법원 규칙’이 하루빨리 바뀌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박 의원은 “많은 공공기관에서 공공요금과 각종 수수료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도입하고 있으며 심지어 현금이나 카드 없이 휴대전화 QR코드만으로 결제가 가능한 제로 페이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며 “사법부 역시 관련 규칙을 개정해 대국민 서비스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가정법원과 등기소가 결제 금액이 소액이어서 카드수수료를 부담스러워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그러나 공공기관 대부분이 소액임에도 불구하고 카드 결제를 허용하고 있다. 국민 편의를 위해 다양한 간편 결제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글 사진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김태수 서울시의회 환수위원장, 대한민국행복나눔봉사대상 수상

    서울시의회 김태수 환경수자원위원장(더불어민주당, 중랑2)이 대한민국행복나눔봉사대상 시상대에 오른다. 11월 2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시사연합신문 창간 10주년 기념행사로 열린 제5회 대한민국 행복나눔봉사대상 시상식에서 김태수 위원장이 행복나눔봉사대상 광역의회발전공로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시사연합신문가 제정한 행복나눔봉사대상(명예대회장 이종걸 국회의원)은 사회 각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 제고와 사회행복지수 발전에 공헌한 인물을 선정한다. 김 위원장은 그동안 장애인 가족 지원에 관한 조례, 고령친화도시 구현을 위한 노인복지 기본 조례, 시민여가활성화 기본조례, 관광취약계층을 위한 관광 활동지원 조례 등을 대표 발의해 사회적 약자를 위한 의정활동을 펼친 공로를 인정받았다. 김태수 위원장은 “사회적 약자 및 취약 계층은 우리 사회가 함께 품어야 할 가족”이라며 “앞으로도 이들이 활짝 웃는 사회가 되도록 지속적인 관심과 의정활동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100m 높이’ 중국 모래폭풍, 도로 마비에 시민들 피신 (영상)

    ‘100m 높이’ 중국 모래폭풍, 도로 마비에 시민들 피신 (영상)

    25일 중국 북서부 간쑤(甘肅)성을 덮친 모래폭풍이 27일 오후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예보가 나왔다. 기상청은 전날 중국 내몽골 부근에서 발원한 황사는 대부분 저기압 후면을 따라 동진하여 중국 북동지방을 지날 것으로 예상되며, 그중 일부가 서해상으로 남하하면서 이날(27일) 낮부터 28일 새벽 사이 서해도서와 서쪽 지방을 중심으로 황사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겠다고 예보했다. 만약 중국발 황사가 한반도로 날아들면 초미세먼지에 이어 굵은 입자의 황사까지 더해져 27일 한반도 대기 질 수준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25일 중국 간쑤성 여러 도시에 초속 17m의 강한 바람과 함께 높이 100m 이상의 모래폭풍이 발생했다. 당시 도시는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아 도로를 운행하던 차들이 모두 멈춰 섰고, 일부 차량은 유리창이 파손되기도 했다. 시민들은 황급히 건물 안으로 피신했다. 이 모래폭풍은 26일 편서풍을 타고 베이징과 주변 지역으로까지 에워싸 최악의 스모그를 만들었다. 베이징은 외곽순환도로 9개를 폐쇄하고, 대기 경보 3단계 중 1단계인 황색경보를 발령했다. 베이징은 오후 한때 공기 질 지수가 최악 등급인 6등급까지 올랐다. 사진·영상=China Spotlight/유튜브 김민지 기자 mingk@seoul.co.kr
  • 임종석, 靑직원에 공직 기강해이 경고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6일 “우리는 지금 중대한 기로에 서 있으며 이 순간 사소한 잘못이 역사의 과오로 남을 수도 있다”며 “더 엄격한 자세로 일해야 하며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옷깃을 여미자. 저부터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김종천 의전비서관의 음주운전 및 경호처 직원의 시민 폭행 등 잇따른 공직기강 해이 사건과 관련, 청와대 전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서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임 실장의 비서실장 역할(비서실장실 선임행정관)을 맡는 등 오랜 세월 정치적 동지 관계인 김 비서관은 지난 23일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에 단속돼 사직했고 문재인 대통령은 직권면직을 지시했다. 임 실장은 “최근 일들로 청와대를 향한 걱정의 목소리가 있음을 모두 아실 것”이라며 “청와대 구성원을 독려해야 하는 저로서는 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대통령께 면목 없고 무엇보다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일이 우리에게 반면교사가 되게 해야겠기에 몇 가지 다짐을 하면서 당부 말씀을 드린다”고 적었다. 임 실장은 “지금 우리가 무엇보다 경계하고 두려워해야 할 것은 익숙함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1년 반이 넘은 시점에서 일이 손과 눈에 익었을 것”이라며 “그런 상태로 관성이 이끄는 대로 가면 긴장감은 풀어지고 상상력은 좁아질 것이다. 익숙함·관성과는 단호하게 결별하라”고 주문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안전사고 배후엔 ‘위험의 외주화’ 있었다

    KT 통신대란·KTX 단전·고양저유소 화재 비용 절감 위해 인원 감축·시설관리 소홀 안전업무까지 하청업체 넘겨 ‘불씨’ 제공 국가 재난에 준하는 ‘통신 대란’을 일으킨 서울 KT 아현지사(국사) 화재, 충북 오송역 KTX 단전 사고, 경기 고양 저유소 화재 등 최근 잇따른 안전사고의 배후로 ‘위험의 외주화’가 지목된다. 기업이 비용 절감을 위해 무리하게 인원을 줄이고 시설 투자와 관리를 소홀히 하면서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비정규직 직원에게만 떠넘긴 것이 안전사고의 ‘불씨’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국가 중요 산업의 무분별한 민영화와 자회사를 세워 돈이 되지 않는 안전 업무를 넘기는 것이 ‘위험의 외주화’의 대표 경로다. 지난 24일 지하 통신구(통신 케이블 등이 지나는 통로)에서 불이 난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KT 아현지사는 마포구·서대문구·중구·용산구 등을 담당하는 주요 거점인데도 주말 출근자는 2명에 불과했다. 2002년 민영화 이후 비용절감을 이유로 국사·지사·지점을 통폐합하면서 이곳도 ‘폐쇄형 전화국’으로 강등돼 지점장 등 팀장급 이상 관리자가 없는 전화국급으로 축소됐기 때문이다. 전·현직 KT 직원들로 구성된 KT전국민주동지회 측은 “아현지사처럼 백업 시스템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D등급으로 분류된 전국 27곳의 상황이 비슷할 것”이라면서 “민영화 과정에서 직원들을 많이 해고했기 때문에 시설은 그대로 남아 있거나 오히려 더 커졌어도 본사 관리 직원은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조태욱 KT노동인권센터 집행위원장은 “KT가 민영화 이후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 국가신경망인 케이블 관리를 하청업체에 넘겼다”고 말했다. 실제 1998년 5만 6600명이던 KT의 정규직 직원은 지난해 말 기준 2만 3420명으로 줄었다. 황창규 회장 취임 뒤에도 2014년 인건비 절감 목적으로 8300여명을 한꺼번에 정리했다. 2013년 3조 3130억원에 이르던 설비투자는 지난해에는 2조 2500억원까지 줄었다. 이에 KT 관계자는 “통신구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대개 정규직원과 하청업체 직원이 공동으로 관리한다”면서 “효율성 측면에서 하청업체를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충북 오송역 역내 전기 공급이 끊기면서 경남 진주에서 서울로 향하던 KTX 414 열차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3시간 넘게 열차 안에서 어둠과 싸워야 했다. 일부 승객들은 승무원들에게 내려달라고 아우성을 쳤지만 안전 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한 승무원들은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10년차 승무원 A씨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1명의 승무원이 20량 가까이 되는 열차의 반을 돌아다니며 고객들의 이야기를 들어야 했다”면서 “승무원들이 받은 교육은 비상 사다리 설치나 심폐소생술뿐이며, 단전 사고에 대비한 안전 교육은 없었다”고 밝혔다. KTX(18량 기준)에는 코레일 소속 팀장 1명과 코레일관광개발 승무원 2명이 탑승한다. 팀장 1명과 승무원 1명만 타는 KTX도 적지 않다. 현행 규정에 따르면 열차 내 안전 업무는 팀장이 맡는다. 2015년 2월 대법원도 “KTX 승무원은 안전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한 바 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팀장이 승무원에게 안전업무 지시를 내리면 불법 파견이 된다”며 “본사에서 승무원을 직접 고용해 안전 매뉴얼을 교육하고 안전 업무를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7일 발생한 경기 고양의 저유소 화재 당시에도 관리 주체인 대한송유관공사의 안전관리 부실이 도마에 올랐다. 대한송유관공사는 1990년 설립된 뒤 10년 동안 해마다 880억원이 넘는 시설 투자를 했지만 2001년 민영화되면서 투자 금액이 반 토막 났다. 설립 초기에 투자가 집중된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민간 기업으로 넘어간 뒤 투자 금액이 급격하게 줄었다는 점에서 ‘민영화의 그늘’로 비쳐진다. 저유소 화재 사건을 수사한 경찰에 따르면 화재 당시 근무자는 4명에 불과했다. 폐쇄회로(CC)TV가 설치된 통제실에서 근무한 1명은 다른 업무를 하면서 불이 난 것을 알아채지 못했다. 대한송유관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저유소 8곳 중에서 7개 저유소는 외부기관에 맡기는 정밀진단을 11년에 한 번, 안전점검은 매년 1회 자체 검사를 해 관할 소방서에 보고하면 됐다. 건설 현장은 안전 책임자까지도 비정규직 직원으로 채우는 현실이다. 포스코건설에서만 올해 상반기 5건의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7월 해당 건설사 본사와 시공 현장 24곳을 대상으로 특별근로감독을 시행한 결과, 안전관리자 315명 중 259명(82.2%)이 비정규직인 것으로 파악됐다. 고용부 관계자는 “100대 건설사의 정규직 안전관리자 비율은 20~30%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소영호 건설노조 조직국장은 “비정규직 신분으로는 비용에 관련된 사안으로 본사에 의견을 내거나 현장의 노동자들을 관리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지하 통신구 79m 소실… 완전 복구까지 일주일 걸릴 듯

    지하 통신구 79m 소실… 완전 복구까지 일주일 걸릴 듯

    전화선 16만 회선·광케이블 220조 설치 진입 어려워 진화에만 10시간 이상 걸려 오늘 국과수 합류… 2차 정밀 합동 감식서울 시내 일대에 ‘통신대란’을 불러온 서울 서대문구 KT 아현지사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1차 현장감식이 25일 이뤄졌다. KT도 복구작업에 열을 올리며 피해보상을 하겠다는 입장을 내놨지만 통신 가입자 수 등 피해 전모를 밝히지 않았다. 서대문경찰서는 이날 “1차 감식 결과 KT 아현지사 지하 1층 통신구 150m 중 약 79m가량이 화재로 소실됐다”며 “명확한 화재원인을 규명하기 위해 26일 오전 10시에 국립 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2차 정밀 합동 감식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오전 경찰과 소방, KT·한국전력 등 4개 기관은 육안으로 화재 현장 등을 살피는 1차 합동 현장감식에 착수했다. 이들 기관은 1차 현장감식 결과를 바탕으로 화재 원인과 피해 상황, 화재 책임 여부 등을 논의할 2차 합동 감식을 시행할 예정이다. KT는 이날 오후 6시 기준 무선통신은 63%(2883개 기지국 가운데 약 1780개), 인터넷은 97%(가입자 21만 5000명 중 21만명) 복구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KT는 피해를 입은 가입자의 정확한 규모를 묻는 질문에는 답을 꺼렸다. KT 관계자는 “아직 화재 원인이 정확히 나오지 않았고, 간접 피해자가 몇 명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섣불리 발표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KT의 휴대전화·초고속인터넷 이용 약관을 보면 고객들이 3시간 이상 연속 서비스를 받지 못하면 KT는 피해 고객들에게 반드시 보상해야 한다.화재가 발생한 통신구에는 전화선 16만 8000회선, 광케이블 220조(케이블 뭉치를 세는 단위)가 설치돼 있었다. 전화선을 고려했을 때 이번 화재로 최소 16만명의 이용자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이곳에 불이 붙으면서 서울 서대문구, 마포구, 용산구, 중구, 은평구 일대와 경기 고양시 일부 지역등에서 통신 장애가 발생했다. KT가 제공하는 휴대전화, 유선전화, 초고속인터넷, IPTV 서비스가 이뤄지지 않았다. 피해 지역 상가의 카드 단말기와 현금자동지급기가 작동하지 않았고, 병원 업무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일부 언론사와 회사의 전산망도 다운됐다. 특히 서대문, 용산, 마포 경찰서의 112 신고 시스템이 먹통이 되기도 했다.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지난 24일 오전 11시 13분쯤 서대문구 충정로 3가 지상 5층, 지하 1층 8881㎡ 규모의 KT 아현지사의 지하 통신구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번 화재로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통신구 진입 등이 어려워 오후 9시 20분쯤 완진까지는 10시간이 넘게 걸렸다. 이 사이 통신구의 절반 이상이 불에 타고, 건물 내부 300㎡가 연기에 그을리는 등 80억원가량의 재산피해가 난 것으로 소방당국은 추산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 고천문 강국 가능성 충분…그러자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하죠”

    [이기철의 노답 인터뷰]“한국 고천문 강국 가능성 충분…그러자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하죠”

    고천문학자 민병희 연구원이 말하는 고천문박물관 필요성 “기술은 집중 투자하면 단시간 추격…과학은 기초부터”“천문 관련 유물 복원·전시…단편 아닌 통시적 이해”“정체 파악 힘든 유물은 목륜…北은 이미 복원 전시중”“놀라운 유물은 경주 첨성대…1300여년된 동양 最古”“18세기 제작 아스롤라베에 서울 위도 새겨…日서 환수”“복원중인 옥루엔 당시 최첨단 과학 총동원…우주 담겨”“관상감 천문대, 현대건설 사옥 건설 탓에 위치 이동”“우리나라는 고천문(古天文)의 강국이 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2천년 동안 꾸준히 적은 천문현상 기록도 수만건으로 풍부하고, 독창적인 유물도 많습니다. 기록으로만 전하는 고천문 유물을 복원해보니 오늘날 사용해도 될 정도로 정확도가 높습니다. 일반인들이 과학 지식과 그 발달 과정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고천문박물관 설립이 필요합니다.” 인류가 만든 구조물이 달을 거쳐 태양계를 넘어가는 21세기, ‘미신’처럼 보였던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을까. 현대의 천문우주 연구도 벅찰텐데 고천문이라니…. 천문학자들은 인적이 없는 산꼭대기에 설치된 천문대에서 밤하늘의 별을 올려다보거나 별자리 운행을 계산하느라 컴퓨터와 씨름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천문학자는 이런 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순전히 한자로 된 책만 파고들지 않을까하는 선입견이 들었다. 지난 14일 서울 출장길에 오른 민병희(45) 한국천문연구원 고천문연구센터 선임연구원을 만났다. - 고천문, 어떤 사람들이 연구하나.☞ 대학에서 천문우주를 공부하고, 석·박사 과정도 이쪽으로 전공한 사람들입니다만 고천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은 국내에서 여남은 명뿐입니다. 큰 돈벌이가 되지 않으니…. 그리고 고천문학은 아주 한국적 표현입니다. 엄격히 말하면 천문기록을 통해 현대 천문학의 문제를 해결하는 ‘역사천문학’, 역사를 통해 천문학 발전 과정을 탐구하는 ‘천문역사학’, 유물 등 고고학적 자료를 바탕으로 고대 천문학적 문화를 추척하는 ‘고고천문학’ 등이 뒤섞인 말입니다. 천문학적 지식이 생활이 끼친 영향을 연구하는 ‘민속천문학’도 아우르고 있습니다. - 그런데, 고천문학과 점성술은 뿌리가 같지 않나.☞ 천문학은 하늘의 움직임 즉 별자리, 해와 달의 움직임을 통해 날짜를 정하고 시간을 계산했던거죠. 날짜를 정하는 것이 역법 곧 달력이었고, 국가나 개인의 운명을 예지하는 게 역술 내지 점성술이었던거죠. 한국 최초의 이학박사였던 이원철(1896~1963) 초대 국립중앙관상대 대장은 “점술은 미신”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이후 천문학은 점성술을 제외했습니다만 최근에서야 점성술은 천문역사학이나 민속천문학에서 다뤄야 할 중요 대상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점성술을 어떻게 과학적 코드로 받아들일 것이냐가 사실 고민거리입니다. - 고천문학을 하게 된 계기는.☞ 대학에서 전공을 천문우주로 하다보니…. 고천문학을 하고싶은 열병이나 심한 무병을 앓았던 것은 아니고, 한국천문연구원에 들어간지 얼마되지 않은 2009년쯤 세종대왕의 소간의(小簡儀·행성과 별의 좌표와 시간, 고도와 방위를 측정하는 기구) 복원 작업에 참여하게 됐습니다. 조선에서는 소간의를 바탕으로 혜성이나 객성(초신성·신성)을 관측하고 ‘측후단자(測候單子·관측한 내용을 기록한 문서)’를 남겼지요. 이들 천문현상 기록 중에는 한국에만 있는 것도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고천문학에 서서히 물들었던 거죠. 한글판 조선왕조 실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은 원문을 보게 되었고, 한문을 더 잘 읽어내기 위해서 사서삼경도 읽기 시작했죠. 한문을 독학으로 공부했습니다만 요즘도 관상감에서 펴낸 책들을 읽으면서 한문 공부를 꾸준히 하고 있습니다.- 고천문박물관 건립 필요성을 주장하는데.☞ 현대도 마찬가지이지만 천문학은 과학 지식의 출발이자 발달 과정을 품고 있으며 집대성된 분야입니다. 과거 천문학을 통해 지식을 찾아가는 인류의 도전과 그렇게 얻은 지식을 인류 문명을 위해 접목한 과정을 미래 세대에 전달하기 위해 고천문박물관이 필요한 거죠. 기술은 집중적으로 투자하면 금방 선진국 수준으로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과학은 기초부터 차근차근 밟아나가야 합니다. 과거 지식을 아는 것이 필수고요. 그래야 과학지식은 조금 더 앞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우리 조상의 천문 관련 기구나 유물을 복원해 체계적으로 전시하고…. 이를 통해 부분적 스토리가 아닌 통시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전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고천문박물관은 영국, 중국, 오스트리아, 일본 심지어 터키까지도 있습니다. - 고대 천문학은 왕이나 왕실이 주도했다.☞ 왕은 하늘이 정한다거나 하늘의 아들이니 뭐니 해도 농경시대 일반 백성은 오늘의 무슨 날이며, 언제 씨를 뿌리고 거두는가 가장 중요했던 거죠. 이걸 왕이 역서(달력)를 만들어 오늘은 여름시작(立夏), 오늘은 동지(冬至) 등으로 알려줬습니다. 한양에선 시간도 북을 쳐서 알려주곤 했습니다. 왕의 역할이었던 거죠. 역서를 만들기 위해서는 관측하고, 자료를 모아 계산하고, 예측을 했던 거죠. 이게 과학의 토대지요. 왕이 없는 지금도 날짜의 시작과 계산법은 국가가 정합니다 대한민국의 연호는 서력기원(서기)로 한다는 ‘연호에 관한 법률’이 그 증좌입니다. 1948년 제헌국회는 단기(檀紀)를 사용한다며 연호에 관한 법률을 처음으로 정했다가 1962년에서야 서기로 변경한 겁니다.- 복원했던 천문관측 기구 가운데 가장 놀라웠던 것은.☞ 현종 10년(1669년), 송이영이 만든 자명종 시계인 혼천시계(渾天時計·고려대 소장)입니다. 이 시계는 매우 특이한 기계 시계로, 추를 동력으로 한 장치는 서양적이지만 혼천의가 달려 있는 건 한국 고유의 형식이지요. 이 시계의 근원을 쫓아가면 세종이 기획하고 장영실이 제작하였다는 ‘흠경각루(欽敬閣漏)’에 이릅니다. 흠경각루에는 물시계인 옥루기륜(玉漏機輪·일명 옥루)이 있었는데 현재 국립중앙과학관과 한국천문연구원이 복원 중에 있습니다. 당시 최첨단 과학이 다 집대성된 겁니다. 물시계인 옥루는 15세기 이슬람 과학이 유행시켰던 자동운행 인형을 응용한 것으로 동아시아의 걸작입니다. 외형은 산의 형태로, 시계 장치를 가리고 있습니다. 위에는 혼천의, 중간에는 시각을 알려주는 인형들, 아래에는 12지신과 농사짓는 백성이 있습니다. 이것 자체가 하나의 우주이고, 한글 창제 원리인 천지인(天地人) 정신이 녹아들어 있죠. 옥루는 북한이 1990년대 후반에 복원해 전시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실, 우리는 조선왕조실록의 기록에는 옥루 내부의 자세한 설명이 없어 복원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그래서 북한에서 복원한 옥루와 국립중앙과학관 등이 개발하는 옥루가 서로 차이가 크게 날 것으로 보입니다. 남북한이 옥루 복원에 교류가 있기를 기대합니다. - 요즘 가장 복원에 공들이는 천문기구는.☞ 조선의 많은 천문관측기기 가운데 여전히 그 정체를 파악하기 힘든 것이 많습니다. 1525년(중종 20년)에 개발한 목륜(目輪)이 대표적인 난제지요. 왕조실록에는 “이순이 전에 혼의-혼상 감수관으로 관상감에 있으면서 ‘목륜’의 제도에 의해 제작한 것을 오늘 진상했습니다(李純向以渾儀渾象監修官, 在觀象監, 因‘目輪’之制, 而造作, 今日進上矣)’라고 간략하게 기록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날 과학사학자들은 목륜이 이슬람 천문 관측기기 가운데 하나를 본 뜬 것이라는데 의견이 대체적으로 모입니다. 목륜의 대상이 아스트롤라베(astrolabe·천체 관측기구)인지, 토르퀘툼(torquetum·우주를 입체적으로 축소해 만든 천문 관측기구)인지 논란이 분분하지만, 최근에는 토르퀘툼이라는데 무게가 실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놀라운 우리 천문 기구는.☞ 실학박물관이 소장한 ‘혼개통헌의(渾蓋通憲儀)’입니다. 조선 후기 실학자 류금(1741~1788)이 제작한 이건 우리에겐 ‘아스트롤라베’로 많이 알려져 있는데, 아랍에서 유래했습니다. 우리나라를 비롯해 중국과 일본에 다 보급됐을 텐데, 아직 일본이나 중국에서는 발견됐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이 아스트롤라브가 ‘벽면사분의’로 개선되고 유럽에 전해져 ‘케플러 법칙’이 만들어지게 하는 등 현대 천문학을 열어젖힌 관측기구의 원형입니다. 세계적인 유물이죠. 일본인의 손에 들어갔다가 환수된 문화재여서 더욱 애착이 갑니다. 이 기구의 고리 위쪽에 ‘한양의 위도와 함께 약암 선생을 위해 만든 것(北極出地三十八度 乾隆丁未爲約菴尹先生製)’이라는 기록이 적혀 있어 한국으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한양 즉 서울의 위도가 38도로 적혀있었던 겁니다. 우리나라에서 특히 가장 놀라운 것은 저는 뭐니뭐니해도 경주 첨성대라고 생각합니다. 축조된지 1300여년이 된,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천문대이지요. 한자리에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경주 첨성대(국보 31호)는 우리 고천문학의 역사와 깊이를 반증합니다. 서울 한양에도 첨성대가 있다는 사실 아세요? - 한양에도 첨성대가 있었다고?☞ 세종대왕이 그 유명한 칠정산을 만들기 위해 경복궁에 관상감 하나를 더 만들었는데, 이 때부터 한양에는 두 개의 관상감이 있었던 거죠. 관상감에는 첨성대가 있었고, 이게 순조 18년(1818년)즈음 ‘관천대’로 불립니다. 그 이전에는 첨성대로 불린거죠. 지금 우리는 첨성대 그러면 경주 첨성대를 가르키는 고유명사로 바뀌었지만, 조선 중기만 해도 첨성대는 천문현상을 관찰하는 곳이란 의미의 보통명사였다고 봅니다. 관상감 첨성대(보물 제1740호)는 현재 서울 종로구 원서동에 현대그룹 본사 부지에 있습니다만 여기에도 곡절이 있습니다. 현대그룹 본사 사옥이 이명박 전 대통령이 현대건설 사장 시절 착공에 들어갔는데 그곳이 당시 휘문고교 자리로, 조선시대 관상감 터였습니다. 여기에 있던 첨성대가 사옥 건립에 걸림돌이 되었던 거죠. 이 첨성대를 원서공원으로 옮긴다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결국에 과거에 있던 자리에서 남쪽으로 10m, 동쪽으로 50m를 옮겨 현재의 위치에 자리잡았던 겁니다. 이 과정에서 지금은 고인이 되신 과학사 학자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보존할 수 있었다고 봅니다.- 과거 천문기록 얼마나 잘 맞나.☞ 조선왕조 실록에 나와 있는 천문기록은 대부분 실제로 관측하여 남긴 것입니다. 당시에는 오늘날의 15분을 시각의 단위로 측정하였기 때문에 지금처럼 정밀한 기록이라고 말할 수 없지요. 그러나 전세계적으로 조선에서만 기록된 자료들이 종종 키맨 역할을 합니다. 세종실록에 기록된 1437년 전갈자리 신성이나 선조실록에 기록된 1604년 케플러초신성의 일부 기록은 전세계적으로 유일한 기록이기도 합니다. 과거 천문기록은 나름의 큰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별들은 지속적으로 변화하는데, 그 변화가 활발히 진행되는 시기가 적어도 수백만년입 걸립니다. 그러니까 망원경이 발견되기 이전의 기록자료까지 동원해야 별들의 변화과정을 좀더 자세히 이해할 수 있고요, 이런 측면에서 우리의 과거 천문기록이 돋보이죠.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북한 “우리식대로 경제발전” 한국 의존 안 해

    북한 “우리식대로 경제발전” 한국 의존 안 해

    북한의 대외선전용 인터넷 매체인 ‘우리 민족끼리’가 22일 남의 도움을 받아 경제건설을 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북한이 한국 경제에 대한 의존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의미라고 보도했다.‘우리 민족끼리’는 미국의 뉴욕포스트, 프랑스의 AFP통신 등 서방 언론들도 경제를 발전시키고 인민생활을 향상시키려는 북한의 결심은 매우 굳건한 것이라고 보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자력자강과 과학기술의 위력으로 이 땅 위에 반드시 온 세상이 부러워하는 사회주의 강국을 세우려는 것은 우리 인민의 확고부동한 의지이며 결심”이라고 강조했다. 또 “지금까지 우리는 언제 한번 남의 도움을 받아 경제건설을 하겠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며 “언제나 자력갱생, 자급자족의 원칙에서 모든 것을 자체의 힘으로 하였으며 세계를 놀래우는 기적만을 창조하여 왔다”고 주장했다. 경제 제재에 대해서도 “돌이켜보면 우리 일이 잘되고 우리가 잘사는 것을 바라지 않는 적대세력들의 반공화국 제재 소동은 그 강도와 실행수단, 적용수법과 기간에 있어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가장 극악하고 끈질긴 것”이라고 비난했다. 자력 경제발전의 예로 여명거리, 함북 홍수피해복구, 지식경제 시대의 본보기 공장 등을 들었다. 대북 제재에 대해서는 “적대세력들이 우리의 힘찬 진군을 멈춰 세워보려고 치졸한 제재소동에 계속 매여달리고있지만 우리에게는 절대로 통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그것을 맥빠진 자들의 단말마적인 발악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고 폄하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21일 “김정은 동지가 우리는 우리 식대로 살아나가야 한다고 말했다”며 “우리에게 부족되는 것이 많지만 남의 힘으로 우리 행복을 창조할 수는 없으며 자력갱생만이 우리의 살길”이라 강조했다. 중국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는 이는 한국의 도움을 받은 발전은 진정한 것이 아니란 뜻이라고 해석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 [문화마당] 모든 경계에 우정이 흐르기를/강의모 방송작가

    [문화마당] 모든 경계에 우정이 흐르기를/강의모 방송작가

    ‘언젠가는 하게 되겠지, 죽기 전엔 꼭 할 거야.’이렇게 수십 년을 미뤄 온 것 중 하나가 ‘수영 배우기’다. 강이든, 바다든, 수영장이든, 바라볼 땐 평화로워도 들어가긴 무서운 곳이었다.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쇠퇴하며 무모한 용기가 생긴다. 집 근처에 수영장이 생기고 1년을 뭉개다가 드디어 등록을 했다. 주 2회, 평일 오전 여성 수영반이라 다가가기가 조금은 수월했다. 시작할 땐 대여섯 동지가 있었으나, 상대적으로 젊은 그들과 발을 맞추는 건 언감생심. 조급함을 버린다 해도 3개월째 접어드니 살짝 초조해졌다. 연령 불문, 모든 사회적 배경의 사람들이 평등해지는 공간이 수영장이라지만, 실력자와 초보를 가르는 레인줄은 엄정했으므로. 어느 날 물을 잔뜩 들이켜고 캑캑거리는 내게 옆 레인의 한 여인이 말을 건넸다. “스트레스받지 말고 천천히 하세요. 나도 2년쯤 지나니까 조금 할 만해요.” 그 위로가 얼마나 따뜻하던지…. 막막한 경계 아래엔 그렇게 우정이 흐르고 있었다. 그즈음 손에 잡힌 책이 리비 페이지의 소설 ‘수영하는 여자들’이다. 주인공은 작은 지방 신문사 기자인 스물여섯 살 케이트와 여든여섯의 독거노인 로즈메리. 둘은 오랜 역사를 지닌 공공수영장 리도가 거대 부동산 회사의 개발 계획으로 없어질 위기에 처하면서 만나게 된다. 수영 없이는 하루도 살 수 없는 로즈메리와 수영을 싫어하는 케이트. 로즈메리는 인터뷰 요청을 하는 케이트에게 리도에서 수영을 하면 응하겠다고 한다. 그렇게 둘은 수영장에서 만나 서로를 이해하고 아끼는 친구가 된다. 수영장 폐쇄를 지지하는 시의원들 앞에서 로즈메리는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도서관이 문을 닫았던 그때, 그것이 완전히 사라지는 순간까지도 우리는 우리가 잃어가는 것의 중요성을 깨닫지 못했습니다. 그곳은 배움의 장소였고 우리 공동체의 중심이었습니다.’ 그녀는 리도마저 잃을 수 없다는 절박함에 용기를 냈고, 그녀를 지지하는 많은 친구들이 함께했다. 서점 주인, 10대 학생, 노점상, 시장 상인들, 그리고 60년 터울을 건너뛴 친구 케이트. 이들 모두가 지혜와 힘을 모아 공동체를 지켜 낸다. 나이, 성별, 직업 등 모든 경계를 넘어선 우정의 연대는 그토록 강하다(이 소설은 실제 사례에 기반을 두었다고 한다). 지난 주말 단체 나들이로 2박3일 제주도를 다녀왔다. 기획자만 알 뿐 참가자 면면은 전혀 모르는 채 공항에서 만나 같은 버스를 타고 함께 걸으며 같이 먹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다. 총인원 열여섯에 나이는 30대부터 60대까지, 직업도 광고기획자, 은행원, 주부, 교사, 의사, 출판관계자, 공무원, 서점 주인, 작가 등으로 다양했다. 끼리끼리 노는 건 종종 지루하고 때론 위험하다. 세대 간 소통을 강조하는 고전평론가 고미숙은 ‘우정은 취향이나 기질이 아니라 절차탁마해야 하는 덕목’(저서 ‘조선에서 백수로 살기’ 중)이라 했다. 일행은 만난 지 몇 시간 만에 이삼십 년 터울쯤 쉽게 넘나들며 모두 친구가 됐다. 자기 색깔은 분명하되 남과 어울릴 땐 조화와 배려를 먼저 생각하는 멋진 사람들이었다. 수영을 배우는 첫 단계는 두려움을 없애는 것이다. 어렸을 때 물에 빠져 죽을 뻔한 경험이 발목을 잡았다. 물에 몸을 맡기고 둥실 떠오르는 기분을 처음 느꼈을 땐 너무 기뻐서 소리를 지를 뻔했다. 세상 모든 경계 아래에 강물이 흐르고 있음을 믿는다. 누구든 힘을 빼고 뛰어들면 함께 생존수영이 가능한 우정의 강.
  • ‘삼바 분식회계’ 의혹,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에 배당

    ‘삼바 분식회계’ 의혹,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에 배당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의혹 사건을 특수부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금융위원회의 삼성바이오로직스 고발 사건을 특수 2부(부장 송경호)에 배당했다고 밝혔다. 앞선 20일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회사 가치를 부풀리기 위해 고의적으로 회계를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했다.  이는 14일 정례회의 의결에 따른 것으로 증선위는 정례회의에서 2015년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단독지배) 관계회사(공동지배)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4조 5000억원 규모의 고의적인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내렸다. 이에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검찰에 고발하기로 하고 김태한 대표이사 해임 권고와 과징금 80억원 부과 등 제재를 의결했다.  지난 7월 증선위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미국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 계약을 맺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우선 판단하고 이 부분만 먼저 고발 조치한 바 있다. 이 사건 역시 서울중앙지검 특수 2부에 배당돼 수사 중이었다. 검찰은공시누락과 회계처리 기준 변경 모두 삼성바이오에피스와 관련된 사항이기 때문에 분식회계 의혹 사건 역시 특수 2부에 수사를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지리산에 남아 있는 고운 최치원 흔적

    지리산에 남아 있는 고운 최치원 흔적

    통일신라시대 대학자 고운(孤雲) 최치원(崔致遠·857∼?) 선생이 지리산에 남긴 흔적을 볼 수 있는 특별전이 경남 하동야생차박물관에서 열린다. 하동군은 20일 지리산 자락 화개골에 있는 하동야생차박물관 3층 특별전시실에서 ‘고운 최치원 특별전’을 올 연말까지 개최한다고 밝혔다.특별전에는 국보 제47호 쌍계사 진감선사탑비를 비롯해 세이암, 삼신동 등 최치원 선생의 친필 석각 탁본과 최치원 초상화 3점, 신식 활판 인쇄기로 찍어 발행한 딱지본 소설 ‘최고운전’ 등 20여점이 선보인다. 쌍계사 성보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문창후 최선생 진영’과 훼손되기 전의 진감선사탑비 모습을 볼 수 있는 목판본도 전시된다.지난 5월 불일폭포 인근 바위에서 발견된 최치원 선생이 쓴 글씨 ‘완폭대(翫瀑臺)’ 석각 탁본과 완폭대·불일암폭포 비경을 그린 겸재 정선의 ‘하동 불일암폭포’ 그림을 함께 볼 수 있다. 완폭대는 최치원 선생이 불일폭포를 감상하던 바위로 이 바위에 ‘翫瀑臺’ 글씨를 직접 쓴 것으로 전해진다. 조선 후기 선비들의 지리산 유람록에 완폭대 기록이 남아있으나 1800년대 이후 부터는 기록이 없고 완폭대 바위도 찾지 못하다가 200여년만에 다시 찾았다.장혜금 학예사는 “지리산 화개골에는 최치원 선생의 흔적이 많이 남아있지만 그동안 중요성이 부각되지 못했다”면서 “이번 특별전이 최치원 선생의 하동지역 행적을 연구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동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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