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동지
    2025-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유용하
    2025-08-19
    검색기록 지우기
  • 사진
    2025-08-19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6,674
  • 마포구, 취업 희망자들을 위한 청년일자리 2기 프로젝트 가동

    마포구, 취업 희망자들을 위한 청년일자리 2기 프로젝트 가동

    서울 마포구는 취업 희망 청년에게 직무역량 강화의 기회와 양질의 일자리를 동시에 제공하는 2기 ‘마포형 청년일자리’ 사업을 추진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지난해 마포형 서체 개발 프로젝트에 이은 ‘마포형 청년일자리’ 사업의 두 번째 프로젝트다. 올해 마포형 청년일자리 사업은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와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발전한 IT, 방송, 디자인 산업 분야를 토대로 관련 업계에 취업을 희망하는 청년을 대상으로 추진된다. 구는 청년들에게 관심 분야의 직무역량 강화 기회와 구정에 적용하기 위한 과업 추진 일자리를 제공하며 향후 청년들이 관련 업계에 최종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에 나설 예정이다. 모집 분야 및 인원은 사물인터넷·빅데이터 분야 20명, 방송기획 10명, 디자인 분야 10명 등이다. 근무기간은 4월13일부터 11월30일까지이며, 1일 5시간(주 5일) 근무에 5만2650원 수준의 임금이 지급된다.(4대 보험 가입, 주 유급휴일·연차 유급휴가·경조사 휴가 포함) 신청자격은 공고일 현재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서울시민으로서 관련 분야 전공자(교육수료자), 자격증 소지자 또는 실무경험이 있는 자 등이다. 접수기간은 오는 2월3일부터 7일까지다. 근무기간은 4월13일부터 11월30일까지며, 1일 5시간(주 5일) 근무에 5만2650원 수준의 임금이 지급된다. 여기에는 4대 보험 가입, 주 유급휴일·연차 유급휴가·경조사 휴가도 포함된다. 신청자격은 공고일 현재 만 18세 이상 39세 이하 서울시민으로서 관련 분야 전공자(교육수료자), 자격증 소지자 또는 실무경험이 있는 자 등이다. 접수기간은 다음달 3일부터 7일까지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지난해 11월 마포형 청년일자리 사업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서울서부고용노동지청과 관련 업무협약을 체결했다”며 “체계적이고 실효성이 있는 사업 추진으로 청년들의 열정과 도전 정신을 살리고 실제 취업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내도록 최대한의 지원을 하겠다”고 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정영상 신임 여수고용노동지청장 취임

    정영상 신임 여수고용노동지청장 취임

    “최근 발생하고 있는 여수산단과 포스코 등의 안전 문제로 지역민들이 더 이상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세심한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지난 20일 취임한 정영상(58) 신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여수지청장은 “화합과 신뢰를 바탕으로 노사 상생과 안전한 일터 조성에 힘쓰겠다”고 이같이 강조했다. 정 지청장은 “지역 고용률 제고는 물론 노동시간 단축이 일선 현장에 안착되도록 적극적으로 고용노동행정을 펼치겠다”고 부임 소감을 밝혔다. 정 지청장은 전남 담양 출신으로 1989년 공직에 입문했다. 고용노동부 감사관실,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산재예방지도과장, 근로개선지도과장, 목포지청장, 전주지청장 등을 역임했다. 노사관계 안정과 근로자 권익·건강권 보호, 일자리 창출 등 고용노동 행정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노력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수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설 연휴 전날 전국 눈비…연휴기간 추위는 없어요

    ‘소한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옛말처럼 20일 ‘대한’ 날씨는 예년보다 포근했다. 이처럼 포근한 날씨는 다음 주초 설 연휴까지 내내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20일 “설 연휴 동안 기온은 평년(최저 영하 12도~영하 1도, 최고 1~8도)보다 높아 포근하겠지만 계속 흐린 날씨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기압골의 영향으로 설 연휴 전날인 23일 목요일에는 전국에 비나 눈이 올 것으로 예상된다. 25~27일은 경상도와 제주도, 28일과 30일에는 제주도에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4~30일엔 강원 영동지방에 비나 눈이 올 전망이다. 한편 21일 화요일은 전국이 맑다가 오후부터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0도, 낮 최고기온은 3~10도로 평년보다 1~3도가량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그러나 중부 내륙과 일부 경북 내륙 지역은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까지 떨어지면서 일교차도 10~15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보여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청년 정치인 국회 입성 땐 세단 줄고 킥보드 늘 것”

    “청년 정치인 국회 입성 땐 세단 줄고 킥보드 늘 것”

    “21대 진영논리 벗어나 세대교체 이뤄야…문희상 아들 ‘세습’ 공정인지 묻고 싶다”“검은색 고급 세단이 줄고 따릉이와 전동킥보드가 늘어날 겁니다.” 청년을 위한 정당을 표방하는 미래당 김소희(36) 공동대표는 지난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 한 카페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청년 정치인들이 국회에 입성하면 어떤 점이 가장 먼저 변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국회가 굉장히 넓은데도 킥보드를 타고 다니는 의원은 한 명도 없다는 점을 들어 ‘국회가 노쇠했다’는 것을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김 대표는 “21대 총선에서 ‘여야심판론’을 넘어 진영논리와 이념에서 벗어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정치의 세대교체를 이뤄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7년 탄생한 미래당의 원내 진입 가능성은 낮게 보면서도 20~40대 정치인이 의원 정수 300명 중 20명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비례만큼은 전부 2040으로 채워야 한다”면서 “국회 각 상임위원회에 한 명씩이라도 들어가 청년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청년정책을 통합·체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는 ‘청년기본법’이 지난 9일 국회에서 통과된 데 대해 반가움을 표하면서도 아쉬움을 숨기지 않았다. 김 대표는 “청년 정치인이 20명만 있었어도 국회 개원 후 청년기본법이 더 빨리 통과됐을 것”이라며 “제도가 자리를 잡고 새싹을 키울 수 있는 환경이 4년 늦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50~60대 국회의원들이 청년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는 없다고 했다. 독재라는 거악과 싸우며 ‘동지 아니면 적’이란 이분법적 논리에 익숙한 시대를 살아온 기성세대는 ‘조국 사태’ 때도 청년들에게 “서초동이냐, 광화문이냐”만 주로 물었다는 게 김 대표의 생각이다. 김 대표는 “기성 정치와 진영논리에 지친 청년들의 목소리를 청년 정치인들이 연대해 키워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인 문석균(49)씨의 ‘세습정치’ 논란에 대해서도 “대형마트를 그대로 인수받으면서 창업했다고 한다”며 “(미래당처럼) 손수 어렵게 일군 조그마한 가게를 옆에 두고, 창업했으니 경쟁하자는 것이 공정인지 묻고 싶다”고 꼬집었다. 기민도 기자 key5088@seoul.co.kr
  • 션-부가부, 홀트아동복지회에 유모차 기부

    션-부가부, 홀트아동복지회에 유모차 기부

    홀트아동복지회(회장 김호현)가 션 홍보대사와 네덜란드 프리미엄 스트롤러 브랜드 ‘부가부(Bugaboo)’가 미혼모자가족복지시설에 유모차를 기부했다고 밝혔다. 이번 기부는 홀트아동복지회 홍보대사로 활약하며 도움이 필요한 이웃을 돕는 일에 앞장서고 있는 가수 ‘션’이 부가부 유모차를 사용했던 것을 시작으로 맺어진 부가부와의 특별한 인연을 통해 성사되어 그 의미를 더한다. 션 홍보대사는 지난 2007년부터 아내인 정혜영 홍보대사와 함께 홀트아동복지회의 홍보대사로서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특히 입양대기아동과 아동∙청소년 지원을 위해 힘써왔으며, 대표적으로 저소득 가정 아동 및 청소년에게 교육비를 지원하는 ‘꿈과 희망지원’의 여름 캠프에는 매년 참석해 아이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기부에 함께한 부가부는 세계 최고의 모듈형 스트롤러로 잘 알려진 유모차 기업이다. 부가부 역시 그리스 난민 캠프에 스트롤러를 기부하는 등 꾸준한 사회공헌 활동을 지속해오고 있다. 부가부 코리아 이소영 지사장은 “이번 기부를 기점으로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이어나가고자 하며, 기부 문화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홀트아동복지회 김호현 회장은 “션, 정혜영 홍보대사와 부가부의 따뜻한 선행에 홀트아동복지회가 함께할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홀트아동복지회는 1955년 전쟁과 가난으로 부모를 잃고 고통받던 아이들에게 새 가정을 찾아주는 입양복지로 출발했다. 이후 아동복지, 미혼한부모복지, 장애인복지, 지역사회복지를 비롯해 다문화가족지원, 해외빈곤 아동지원에 이르는 전문적인 사회복지를 실천하고 있는 국내외 대표 아동복지기관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올 설 연휴는 내내 흐린 날씨...강원 영동지역은 연휴기간 동안 눈이나 비

    올 설 연휴는 내내 흐린 날씨...강원 영동지역은 연휴기간 동안 눈이나 비

    대한(大寒)은 1년 중 가장 추운 날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중국 기준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추운 날이 24절기 중 소한 때이다. 이 때문에 ‘대한이 소한 집에 놀러갔다가 얼어죽었다’, ‘소한 얼음이 대한에 녹는다’는 옛말이 있다. 올해 ‘대한’은 예년보다 포근한 날씨를 보인 가운데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다. 일단 이처럼 포근한 날씨는 이번주 시작돼 다음주 초까지 이어지는 설 연휴 내내 이어지겠다. 기상청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설 연휴 전날인 23일 목요일에는 전국에 비나 눈이 오겠으며 25~27일은 경상도와 제주도, 28일과 30일에는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으며 24~30일까지 강원 영동지방에는 비나 눈이 오겠다”라고 20일 예보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기온은 평년(최저 영하 12도~영하 1도, 최고 1~8도)보다 높아 포근하겠지만 다음주까지 내내 흐린 날씨를 보이겠다. 한편 21일 화요일은 전국이 맑은 날씨를 보이다가 고기압 가장자리에 들면서 오후부터 구름이 많은 날씨를 보이겠다.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1도~0도, 낮 최고기온은 3~10도 분포로 평년보다 1~3도 가량 높을 것으로 기상청은 전망했다. 그러나 중부 내륙과 일부 경북 내륙지역은 아침 기온이 영하 10도 이하까지 떨어지면서 일교차도 10~15도 크게 벌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건강관리에 각별히 유의해야겠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21일은 대기정체로 국내 발생 미세먼지가 축적되면서 서울, 경기, 강원 영서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미세먼지가 ‘나쁨’ 수준을 보이겠고 나머지 지역은 ‘보통’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여자 빨치산‘ 황순희 100세 거의 채우고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여자 빨치산‘ 황순희 100세 거의 채우고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지난 17일 사망한 북한 ‘혁명 1세대’ 황순희의 장례식이 19일 평양에서 국장으로 진행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0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며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인 항일혁명투사 황순희 동지의 장의식이 19일 평양에서 국장으로 진행됐다”고 전했다. 장례식에는 최룡해 국무위원회 제1부위원장 겸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비롯해 당·정·군 고위간부 70명으로 구성된 국가장의위원회 위원들과 유가족이 참석했다. 지난 17일 평양시 보통강구역 서장회관에 마련된 빈소를 조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고인의 시신을 실은 영구차가 대성산혁명열사능으로 이동했는데 평양 시민들은 “슬픔에 잠겨 발걸음을 멈추고 깊은 애도의 뜻을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최 제1부위원장은 영결식 애도사를 통해 “절세위인들의 사랑과 보살피심 속에 혁명가로서, 여성으로서 값높은 삶을 누려온 한생이였으며, 수령의 사상과 권위, 영도를 백방으로 옹호하고 충직하게 받들어온 견결한 전위투사의 한생이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가 당과 혁명,조국과 인민 앞에 세운 공적은 길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의 유해는 남편 류경수의 묘에 합장됐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노동당 중앙위원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내각 등 명의로 화환이 바쳐졌다.지난 17일 오전 10시 20분 급성 폐렴으로 인한 호흡 부전으로 사망한 고인은 과거 김일성 주석,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 등과 함께 동북항일연군에서 활동한 ‘여자 빨치산 혈통’의 대표 인물로 100세를 일기로 세상을 등졌다. 6·25 전쟁 당시 서울에 처음 입성한 류경수 전 105탱크사단장의 아내로, 두 사람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숙의 주선으로 부부의 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인맥과 빨치산 출신이란 상징성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은 2017년 조선혁명박물관 시찰 때 휠체어에 탄 황순희를 끌어안는 등 예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민국 8년(서기 1919년) 5월 3일 중화민국 길림성 연길현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중국 동북지방에서 김일성유격대 간호원으로 빨치산 활동을 했으며, 1945년 11월 북한에 돌아왔다. 1956년 3월 조선민주여성동맹 양강도위원회 위원장을 거쳐 1961년 9월 당 중앙위 후보위원에 선출됐다. 1965년 10월 조선혁명박물관 당 중앙위 위원장, 1969년 8월 조선민주여성동맹 중앙위 위원, 1969년 11월 당 중앙위 위원을 차례로 역임했다. 그 뒤 1971년 10월 ‘여맹’ 중앙위 비서, 1973년 6월 조선혁명박물관 당 중앙위 비서, 1977년 12월 ‘여맹’ 부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1980년 10월 당 중앙위 위원에 올랐다. 1988년 7월 조선혁명박물관 당 중앙위 비서를 거쳐 1990년 5월 조선혁명박물관 관장을 맡았고, 2010년 9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후보위원에 선임됐다. 1962년 10월 최고인민회의 제3기 대의원에 선출돼 2003년 제11기까지 일곱 차례(3~5기, 7~11기)나 대의원을 지냈다. 1979년 5월 노력훈장과 1982년 4월 김일성훈장을 받았으며, 2005년 4월 러시아의 조국전쟁 승리 60돌 기념메달, 2010년 5월 러시아의 조국전쟁승리 61돌 기념메달을 받았다. 1994년 김일성 전 주석, 이듬해 오진우 전 인민무력부장, 2011년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사망 당시 국가장의위원회 위원을 맡았다. 사실상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에 매달리지 않고 자력갱생해 정면돌파하자고 2020년 정책 노선을 확실하게 정리한 북한 정권으로선 백두 혈통과 살가운 인연을 맺으며 만주에서 항일 빨치산 활동을 이어간 고인의 죽음이 선전 재료로 활용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다. 조국에 충성하면 그 유족까지 살뜰히 챙긴다는 믿음을 주민들에게 심어주는 효과도 기대된다. 그러나 고인의 개인사는 애닯다. 남편은 1958년 군단장으로 일하다 부관의 총탄에 스러졌고, 세 아들 가운데 한 명은 총기 오발 사고로 목숨을 잃었고, 둘은 교통사고로 온전한 생활을 하지 못했다. 외딸 류춘옥은 김정일 위원장의 누이 김경희와 단짝 친구로 나중에 알코올 중독으로 죽었다. 사위 김창선만 김정은 위원장의 비서로 지금도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름 난 ‘주먹’이 올레길 ‘산파’로, 서동철 시인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이름 난 ‘주먹’이 올레길 ‘산파’로, 서동철 시인

    옛적 로마에서는 승리를 거두고 개선하는 장군이 시가 행진을 할때 노예를 시켜 행렬 뒤에서 큰소리로 “메멘토 모리!”라고 외치게 했다. 라틴어로 ‘죽음을 기억하라’는 뜻인데, ‘전쟁에서 승리했다고 너무 우쭐대지 말라. 오늘은 개선 장군이지만, 너도 언젠가는 죽는다. 그러니 겸손하게 행동하라’는 의미가 담겨 있었다. 아메리카 인디언 나바호족에게도 “네가 세상에 태어날 때 넌 울었지만 세상은 기뻐했으니, 네가 죽을 때 세상은 울어도 너는 기뻐할 수 있는 그런 삶을 살라”는 가르침이 전해진다. 죽음이 곧 삶이다. 의미있는 삶을 마치고 죽음을 통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이들의 자취를 좇는다.제주 조직폭력 ‘땅벌파’ 두목이었으나 제주 올레길의 숨은 산파로 변신한 시인 서동철 씨가 이승의 강을 건넜다. 향년 61.  섬 여행가 강제윤 시인은 지난 16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2007년 친누나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이 올레 길을 내겠다고 귀향하자 조직 생활을 청산하고 올레길을 만드는 탐사대장으로 활동했던 서씨가 세상을 떠나 전날 제주 빈소에 다녀왔다고 알렸다. 고인은 14일 오후 제주 서귀포의료원에서 숨을 거뒀고 18일 오전 발인했다. 중앙 일간지 가운데 딱 하나, 한겨레신문만 그의 부음을 전했다. 보고 들은 게 적은 기자는 19일 저녁에야 부음을 접했다.  어줍잖게 서 시인의 삶을 요약하기보다 강 시인의 글을 옮긴다.  ‘또 한 생이 레테의 강을 건넜다. 가파도에 살던 나의 형, 서동철 형이 파란만장한 생을 마감했다. 그는 한때 제주 조폭 두목이었다. 세상에 좋은 조폭은 없다. 그래서 조폭 시절의 그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개심한 뒤 그는 제주를 위해 또 세상을 위해 아주 귀한 일을 했다. 제주 올레를 만든 것이다. 세상은 서명숙 이사장만을 기억하지만 실상 그는 서 이사장과 함께 제주 올레의 공동 창시자다. 단언컨데 그가 없었다면 제주올레는 시작도 못했을 것이다. 이것은 서이사장도 인정한다.  서동철 형은 서 이사장이 처음 제주에 걷기 길을 만들기로 했을 때 그 뜻을 이해하고 함께한 첫 번째 동지였다. 그는 제주 올레 초대 탐사대장으로 서 이사장과 함께 올레길을 개척했다. 다들 가망없는 시도라고 반대할 때 그만 적극 찬성하며 서 이사장에게 힘을 실어줬다. 그의 적극적인 노력이 아니었다면 제주올레가 마을길들을 통과하지도 못했을 것이다.  그 드센 마을청년회원들을 밤낮으로 만나 술까지 사주며 설득한 것은 그였다. 어둠을 위해 쓰던 힘을, 빛을 위해 썼고 그러자 그 힘은 더욱 강력했다. 제주올레의 핵심은 길 그 자체다. 길을 내는 것이 거의 전부다. 그가 그 물꼬를 터주었다. 제주도 지사도, 공무원들도 설득할 수 없는 이들을 그가 설득했다. 서 이사장도 할 수 없는 일을 그가 했다. 그가 없었다면 제주올레도 없었을 것이다. 제주 올레와 서명숙 이사장이 세상의 조명을 받을 때 그는 뒤에 물러나 숨어 살았다.  자신의 과거가 누이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어제 이주빈 아우와 제주로 건너가서 서명숙 누이와 함께 그를 추모하고 돌아왔다. 봄이 오면 그와 같이 도모하기로 한 일이 있었는데 그는 끝내 봄을 보지 못하고 떠났다. 누군가 겨울을 사는 덕에 누군가는 봄을 산다. 형이 영원한 안식의 봄이 돼서 산하에 깃들기를 기원한다.’  서 시인은 2012년 가파도에서 길을 내다 가장 심하게 반대한 51년 물질의 해녀 강수자 씨를 만나 여섯 번째로 결혼해 가파도에서 죽 투병해왔다. 강씨는 다큐멘터리 독립 영화 ‘숨비’ 주인공이다. 마침 병석에 누운 그녀를 살뜰히 보살피며 부부의 연을 맺었다. 이듬해 12월 한국 국보문학 64기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1985년 다른 폭력조직 선배의 밀고로 악명 높은 대공분실에 끌려갔다. 그는 이북 출신 아버지에 제주 출신 어머니, 유신 반대에 앞장 선 누이 등 정권이 간첩으로 몰기에 최상의 인적 자원을 갖고 있었다. 마침 사상이 의심스러운 재일교포와 만날 참이었다. 해서 주전자 안에 유리병 조각을 넣어 던졌다. 함께 연행돼 조사받던 조직의 부하들까지 자해하겠다고 수사관들을 겁박해 어머니를 면회해 재일교포 에게 피신하라는 메모를 건넸다.  전기고문 끝에 그는 간첩이었다고 거짓 실토를 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형사가 쓴 진술 조서를 신발 밑창에 숨겼다. 교도소는 물론 검찰에 가도 고문 끝에 거짓 자백을 했음을 증명하기 어렵다고 판단해 법정에 가서야 원본은 따로 있고 자신은 거짓 자백을 남긴 것이라며 형사가 쓴 조서를 증거 보전 신청했다. 그렇게 무죄를 선고받고 풀려났다.  아는 것이 많았다. 순전히 ‘꼬붕’들에게 존경받기 위해 ‘국립대학’(교도소)에서 책을 엄청나게 많이 읽어 제주의 역사, 사투리, 희귀한 동식물 이름까지 뚜르르 뀄다. 제주 목사가 섬을 한 바퀴 도는 탐라 순력을 할 때 시흥(始興)에서 시작해 종달(終達)에서 끝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해서 올레의 시작점 1코스로 누나에게 추천했다. 두 마을은 해녀의 바다 구역과 농지를 두고 오랜 세월 반목해온 사이였으니, 평화를 지향하는 ‘올레 정신’과도 맞아떨어졌다.  고인은 올레길에서 만난 이들에게 난데 없이 끝말 잇기를 하자며 ‘제주’를 외치곤 했다. 제주-주전자-자리돔-돔구장-장소-소름 하면 끝이었다. ‘름’ 자로 시작하는 단어는 없기 때문이다. 강제윤 시인은 올레길에서 누군가 불쑥 나타나 끝말 잇기를 하자고 하면 틀림없이 서동철 시인일 것이라고 했는데 이제 그를 만날 일은 없게 됐다.  그가 어떻게 생과 작별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만하면 충분하지 않을까 싶다. 그의 명복을 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정성장 “리수용→김형준 리용호→리선권 외교 약화, 군 입김 강화”

    정성장 “리수용→김형준 리용호→리선권 외교 약화, 군 입김 강화”

    실질적으로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선언하고 대북 제재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새로운 노선을 발표한 북한이 그동안 외교를 이끌어온 유럽통인 리수용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과 리용호 내각 외무상을 해임했다. 스위스 주재 대사를 지낸 리수용과 영국 주재 대사를 지낸 리용호는 지난달 3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 참석자들의 기념사진 촬영에 참가하지 못한 데다 지난 18일 항일빨치산 황순희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빠져 해임이 간접적으로 확인됐다. 리수용이 맡았던 국제부장 직에 중동 지역과 러시아 주재 대사 경력이 있는 김형준이 임명됐고, 리용호가 맡았던 외무상 직에는 남북군사회담과 고위급회담에 북측 대표로 나와 이른바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는 발언으로 유명한 리선권이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아직 북한 정부가 공식 발표한 것은 아니어서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19일 “김형준의 당중앙위원회 국제부장직 임명은 전통적 우호 국가인 러시아와 중동지역 친북 성향 국가들과의 관계를 강화하겠다는 김정은의 ‘정치외교적 공세’ 방침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과의 협상 경험도 없고 기본적으로 남북군사회담 전문가인 리선권을 외무상에 임명한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북미 대화의 의미 있는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고 북한의 대미 입장도 더욱 강경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리선권이 지난 연말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북한을 이끌어가는 30명 내외의 파워 엘리트들로 구성된 당중앙위원회 정치국의 후보위원 직에도 선출되지 못했고, 황순희 국가장의위원회 명단에도 들어가지 못한 것을 어떻게 봐야 할까? 정 센터장은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 직전까지만 해도 국제부장과 내각 외무상 모두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위원이었는데 전원회의 이후 국제부장은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됐고, 신임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에도 오르지 못해 외교 엘리트의 위상이 급격히 하락하게 됐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리선권은 전통 외교 엘리트도 아니고 오랫 동안 군부의 이익을 대변해온 인물이기 때문에 앞으로 북한 외교에서도 핵보유국 지위를 강화하려는 군부의 입장이 더욱 크게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리선권이 2018년 남북고위급회담의 북측 대표를 맡았던 경력이 있다고 해서 남북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매우 낮다고 내다봤다. 외무상이 남한을 제외한 비사회주의 국가들에 외교를 전개하는 직책이기 때문에 리선권이 외무상직에 임명된다고 해도 남북관계에 관여할 여지는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정 센터장은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중단을 노선으로까지 채택하고 그에 맞게 외교 라인도 대폭 개편한 상황에 한국과 미국이 계속 ‘희망적 사고’에 기초해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 매달리면 한국의 안보 여건은 더 나빠질 수 밖에 없다며 비핵화 협상이 성공할 경우와 실패할 경우 모두에 대비할 필요도 있고 그에 발 맞춰 외교안보 및 대북 라인도 개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귀국 안철수의 선택은…당 리모델링·독자노선·중도보수 통합

    귀국 안철수의 선택은…당 리모델링·독자노선·중도보수 통합

    1년 4개월 만에 국내 정치 복귀정계개편 폭풍 속 향후 행보 주목첫 행보는 현충원 및 5·18묘역 참배“메시지 우선, 거취 선택은 나중에”한국-새보수 통합열차는 난항 중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19일 오후 귀국해 국내 정치에 복귀하면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안 전 의원의 정계 복귀는 2018년 9월 독일로 출국한 이후 1년 4개월여 만이다. 총선을 87일 앞둔 데다 보수통합 논의가 활발해지는 시점이어서 안 전 의원이 미칠 영향에 정치권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안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으로 귀국한다. 안 전 의원은 귀국하는 대로 그간의 소회와 각오 등을 밝힌 뒤 오는 20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참배와 광주 5·18 민주 묘역 참배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의원은 향후 거취를 곧바로 정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합 논의가 한창 진행 중인 보수진영에서는 그를 향한 러브콜이 끊이지 않고 있지만, 정작 안 전 의원은 말을 아끼고 있다. 우선 안 전 의원이 당적을 둔 바른미래당에 복귀해 당을 ‘리모델링’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당원들을 ‘당원 동지’로 지칭하며 새해 메시지를 보냈고, 귀국을 앞두고 첫 일정 등에 대한 공지를 바른미래당 의원 모두에게 전달한 것이 이런 분석에 무게를 더한다. 하지만 안 전 의원 측은 바른미래당으로 복귀하겠다는 뜻은 아니라면서 거리를 두고 있다. 바른미래당이 이미 극심한 내홍으로 이미지가 손상됐고, 손학규 대표가 대표직을 유지하겠다고 할 경우 정계 복귀 직후부터 갈등을 빚는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따라서 안 전 의원이 뜻을 같이하는 인사들을 규합해 독자 노선을 걸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안 전 의원은 최근 대한민국 정치 지형을 비판하면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을 때가 왔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중도·보수 대통합을 목표로 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도 안 전 의원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안 전 의원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에서 중도 좌파 세력의 지지를 끌어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외연 확장을 원하는 보수 진영에서는 매력적인 통합 대상이다. 다만 안 전 의원은 측근을 통해 “정치공학적 통합 논의에는 참여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안 전 의원은 당분간 자신의 정치적 담론을 대중에 전달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안 전 의원은 무엇이 되려고 정계에 복귀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어려운 상황을 풀어나가는 데 일조하겠다는 생각으로 오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가치에 대한 공감대를 얻고 난 이후에 행보를 모색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안 전 의원은 ‘독자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통해 “내 팔자가 바이러스 잡는 팔자인 것 같다”면서 “지금은 낡은 정치 바이러스를 잡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한편 보수통합의 양대 축인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통합열차는 덜컹대고 있다. ‘태극기부대’로 표현되는 우리공화당부터 안 전 의원까지 아우르는 ‘빅텐트’를 꿈꾸는 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주장하는 새보수당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어서다. 당초 양당 간 물밑 통합 논의 과정에선 설 연휴 전까지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극적 만남과 함께 통합 선언이 나오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양당 통합 협의체’를 구성하자는 새보수당의 공개 제안에 한국당이 별다른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이런 계획의 실현 가능성을 어둡게 하고 있다. 한국당 내에선 새보수당이 혁신통합추진위원회 논의를 거부한 채 양당 논의만을 요구하는 것은 공천 등 ‘지분 다툼’을 의식한 것이라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기류가 적지 않다. 반대로 새보수당은 한국당이 당 대 당 ‘합당’이 아닌 새보수당 인사들의 입당을 원하므로 양당 협의체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 보고 있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파주 야생멧돼지 폐사체 3개체서 돼지열병 확진…86번째

    파주 야생멧돼지 폐사체 3개체서 돼지열병 확진…86번째

    경기 파주의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안에서 발견된 야생멧돼지 폐사체 3개체에서 또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8일 ASF 바이러스를 확진하고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했다고 밝혔다. 폐사체 가운데 2개체는 16일, 나머지 1개체는 17일 각각 주민에게 발견됐다. 이후 ASF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방역 조치되고 매몰됐다. 이로써 야생멧돼지에서의 ASF 확진은 파주에서만 31건을 포함해 총 86건으로 늘었다. 정원화 환경과학원 생물안전연구팀장은 “이번 폐사체가 발견된 지역에서 감염 폐사체가 더 나올 수 있어 수색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BBC 진행자 “그 사피로 씨가 아니라고요?” 웃어넘긴 게스트

    BBC 진행자 “그 사피로 씨가 아니라고요?” 웃어넘긴 게스트

    “아, 그 로버트 사피로 씨가 아니라고요? 맙소사!” 영국 BBC 라디오4의 PM 프로그램 진행을 맡은 지 얼마 안된 이반 데이비스는 지난 16일(이하 현지시간) 생방송 도중 얼굴이 홍당무가 됐다. 원래 BBC 2채널의 뉴스나이트를 진행했던 그는 채널을 옮겨 새 프로그램을 맡은 지 얼마 안된 터였다. 이날은 잉글랜드와 웨일즈의 형사법원 판결 때에 한해 카메라 촬영을 허용하게 한 것과 관련 전문가의 설명을 들을 참이었다. 그가 섭외한 인물은 OJ 심프슨 사건을 변호해 유명해진 로버트 사피로 전 변호사였다. 그런데 정작 생방송 도중 전화로 연결된 인물은 동명이인이었다.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부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의 경제 및 안전보장 관련 정책을 조언했던 로버트 사피로 전 고문이었다. 데이비스가 자신을 엉뚱하게도 저유명한 심프슨 변호인단의 일원이었으며 역사적인 생중계 법정에서 이름난 인물이었음에 틀림없다고 소개한 뒤 영국 대법관 출신인 로드 섬슨과 함께 방송을 진행하겠다고 소개하자 사피로 전 고문은 키득거리기 시작했다. 베테랑 방송인 데이비스의 얼굴은 홍당무가 됐다. 그는 이내 정신을 되찾아 “법정 안에 카메라를 들여놓는 일이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주고 있는 것인지 당신에게 묻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사피로 전 고문은 “무엇보다 먼저 섬슨과 함께 해 영광이며, 둘째로 난 그 변호사가 아니라 미국 민주당 출신 대통령들의 고문인 로버트 사피로란 점을 말씀드린다. 당신은 엉뚱한 로버트 사피로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맙소사, 이런 실수를 했군요. 당신 전화번호는 분명 우리 (섭외 명부인) 로돌렉스(Rolodex)에 있었어요. 사전 대화를 통해 걸러내지 못한 점이 놀랍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엔 사피로는 법정 안에 카메라가 들어오는 일이 어떤 효과를 낳을 것이며 나중에 사회과학자들이 이를 면밀히 들여다볼 것이란 취지의 발언을 길게 이어갔다. 그는 “미국인들도 이제 텔레비전으로 중계되는 재판 진행에 익숙해져 있으며 TV로 판결 내용을 중계하는 일이 경천동지할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데이비스는 다시 한 번 “이 프로그램을 시작한 이후 최악의 실수였다”며 머리를 조아렸다.그런데 BBC가 출연자를 혼동한 것이 처음은 아니었다. 2006년 가이 고마가 정보통신(IT) 관련 일자리에 채용 면접을 보러 방송국에 나왔다가 리셉션 직원이 애플 로고를 둘러싼 법적 분쟁에 대해 토론자로 초빙된 IT 전문기자(그의 퍼스트 네임도 ‘가이’였다)로 착각해 스튜디오에 나와 진행자와 문답을 주고받는 황당한 일까지 있었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당시 고마는 처음에는 굉장히 당황했지만 이내 침착하게 인터뷰를 마쳤다. 그는 BBC에 일자리를 얻지는 못했지만 방송 사고의 ‘전설’(?)로 남았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추위야 반갑다” 강원 겨울축제 활짝

    “추위야 반갑다” 강원 겨울축제 활짝

    “꽁꽁 얼어붙은 강원도 겨울축제에서 추억을 낚아 가세요” 포근한 날씨와 겨울비로 어려움을 겪었던 강원지역 겨울축제들이 꽁꽁 추위가 이어지면서 오랜만에 함박 웃음을 짓고 있다. 강원도내 겨울축제장을 운영하는 자치단체들은 17일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위가 이어지면서 그동안 연기했던 겨울축제들을 서둘러 개장하고 일정을 늘리는 등 오랜만에 겨울 손님 맞이에 나서고 있다. 18일 개장하는 인제 빙어축제는 당초 계획보다 1주일 늘려 2월 2일까지 남면 부평리 소양강 상류 빙어호 일대에서 열린다. 올해로 20년째를 맞는 ‘원조 겨울축제’ 인제 빙어축제는 역대 최장기간 강태공들을 만난다. 축제 개막일을 앞두고 연일 한파가 이어져 현재 빙어호 상류의 얼음 두께는 안전기준인 20㎝를 훌쩍 넘었다. 올해 축제는 11개 분야 33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이 펼쳐진다.국내 최고의 눈 마을인 강원 평창에서는 제28회 대관령눈꽃축제가 17일 막을 올려 열흘간 관광객들을 맞는다. 올해는 예년의 조각 중심의 축제에서 눈을 활용해 즐길 수 있는 놀이와 체험행사를 10개 이상 늘려 놀이형 축제로 변신을 꾀했다. 축제 기간 황병산 사냥놀이를 활용한 눈꽃 쟁탈전 팀 대항 이벤트와 대굴대굴 볼링, 얼음 골프, 스노우 버킷 놀이 등 다채로운 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얼어붙은 강물 위를 걸으며 주상절리 절경을 눈 앞에서 감상할 수 있는 철원 한탄강 얼음트레킹 축제도 18∼27일 한탄강 일대에서 펼쳐진다. ‘동지섣달 꽃 본 듯이’를 주제로 펼쳐지는 트레킹행사는 태봉대교~ 순담계곡 구간까지 7.5㎞ 구간에서 A,B 두 개 코스로 나뉘어 열린다. 메인 행사장에서는 궁예와 임꺽정, 철원 9경을 주제로 한 70m 초대형 눈 조각이 들어서고 눈사람 만들기 체험도 할 수 있다. 60m 길이의 눈썰매와 한탄강 얼음 위에서 즐기는 추억의 얼음 썰매, 팽이치기 등 겨울 전통놀이 체험행사와 먹거리 부스도 다양하다.태백산 전국 눈꽃 등반대회도 19일 열린다. 태백산 눈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이번 대회는 당골광장을 출발해 반재∼천재단을 거쳐 당골광장으로 돌아오는 8.8㎞ 구간과 유일사 주차장을 출발해 유일사 쉼터∼천제단을 거쳐 당골광장으로 내려오는 8.4㎞ 구간에서 열린다. 백두대간 능선과 주목 군락지의 상고대는 겨울 태백산의 상징이다. 김태훈 강원도 대변인은 “화천산천어축제와 평창송어축제, 홍천강 꽁꽁축제 등 강원지역 겨울축제들이 추위가 이어지면서 인파가 몰려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며 “겨울이 즐거운 강원도 곳곳의 축제장을 찾아 많은 추억을 만들어 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송파 박물관으로 떠나는 겨울방학 문화 여행

    송파 박물관으로 떠나는 겨울방학 문화 여행

    서울 송파구가 겨울방학을 맞아 관내 7개 박물관을 연계한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했다.송파구는 오는 3월 1일까지 ‘제 22회 송파구 박물관 나들이’를 운영한다고 17일 밝혔다. 박물관 나들이는 가족 단위 주민들이 역사, 고고학, 민속, 미술, 체육, 광고 등 각기 다른 주제의 전시회를 한번에 즐길 수 있도록 한 통합 콘텐츠다. 올해는 송파구립예송미술관, 송파책박물관, 한성백제박물관, 몽촌역사관, 롯데월드민속박물관, 롯데뮤지엄, 한국광고박물관 등이 참여한다. 스탬프 투어 형식으로 진행돼 공통으로 배부하는 감상활동지를 지참하고 송파구립예송미술관의 ‘공간 속의 나’, 송파책박물관의 ‘흥얼흥얼, 노래책 이야기’, 몽촌역사관의 ‘열려라! 백제마을’, ‘꿈마을체험! 북북박박’, ‘스탬프를 찾아 떠나는 여행’, 롯데월드민속박물관의 ‘왁자지껄! 살아있는 박물관’, ‘유물 속 십이지신 이야기’ 등 각 박물관의 전시회를 관람하면 확인 도장을 받을 수 있다. 7개 박물관의 확인 도장을 모두 모으면 공식 수료증도 제공된다. 수료증은 관내 학교 방학 과제로도 제출이 가능하다. 박성수 송파구청장은 “송파구의 공공·민간기관들이 힘을 모아 구민을 위한 문화체험의 장을 마련했다”면서 “구민의 일상이 예술이 되고, 예술이 다시 일상이 될 수 있도록 문화향유 기회를 확대해 ‘문화예술도시 송파’의 품격을 높이겠다”고 말했다.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 “대학병원 상반기 유치… 애기봉·조강 개발 김포 핫플레이스로”

    “대학병원 상반기 유치… 애기봉·조강 개발 김포 핫플레이스로”

    “시민들이 고대하는 대학병원 김포 유치가 한창 진행 중입니다. 또 조강과 신미양요·병인양요 유적지 일대 역사 자원을 문화관광 콘텐츠화하겠습니다.” 정하영 경기 김포시장은 16일 시청 집무실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신년인터뷰에서 올해는 무엇보다 시민 소통과 공무원·의회 관계를 더욱 중시하는 행정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정 시장은 “애기봉 생태문화공원 조성 공사가 오는 4월 마무리된다”며 “애기봉은 수도권에서 북녘땅과 한강하구 풍광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강 일대를 평화문화생태관광산업 중심지로 조성할 계획이어서 향후 김포의 핫플레이스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대곶지구가 경제자유구역에서 제외됐지만 이곳을 시 독자적인 개발로 신산업첨단도시로 조성할 계획이다. 한강신도시에서 배제된 석모리 일대도 개발해 활성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지지부진한 감정4지구 등 주택개발사업은 시가 공공적인 민관 합동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다.-취임한 지 2년을 향해 가고 있다. 김포시를 이끄는 선장으로서 일선에서 느낀 소감은. “1년 반이 지났다. 시장이 되고 나서 내가 무엇을 할 것인지 정한 방향과 목표로 계속 달려왔다. 그런데 이것이 어느 한순간에 혼자 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 시정 업무를 풀어나가는 데 모든 건 공무원에서부터 시작된다. 좀더 소통하고 공무원·의회와의 관계를 강화할 생각이다. 공직자들이 좀더 넓은 시야와 마인드를 가졌으면 좋겠다. 공직 생활에 오래 있다 보면 어떤 절차나 틀이 관행화된다. 공직자들이 민간이 갖고 있는 전문적 영역을 끌어들여 시정에 접목하면 훨씬 효율적인 행정이 펼쳐질 것 같다.” ●“공직자들 좀더 넓은 시야 가졌으면” -김포시의 중장기적인 청사진을 밝혀 달라. “어느 도시나 일자리와 교통·교육 등 정주 여건이 가장 중요하다. 이에 따라 평화경제특구 지정과 인천지하철 2호선·서울지하철 5호선 연장, 대학병원 유치, 어린이가족공원과 생활체육센터 조성이 필요하다. 신도시 규모를 회복하는 제2한강신도시 건설도 꼭 추진하고 싶다. 기본적으로 자족도시 건설이다. 한강신도시에서 제외된 지역을 확대 개발하고, 대학 유치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시민들이 대학병원 유치를 절실히 원하는데. “올해 말까지 새로 입주할 공동주택이 1만 9000여 가구에 이른다.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시민들에게 다양한 의료서비스가 필요하다. 그동안 9군데 대학병원을 찾아다니며 홍보 등 유치활동을 벌였다. 현재 대학병원 김포 유치가 한창 진행 중이다. 어느 대학병원이 어느 곳에 들어오는지 머지않은 시기에 밝히겠다. 대학병원 측에서 조성 부지와 건립비 등 김포시에 예산 부담을 요구해 오고 있다. 45만 시민이 원하는 대학병원 유치는 토지와 비용 등 김포시가 일정 조건을 부담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우리 시의 대학병원 유치 작업은 정책자문관이 추진하고 있다. 상호 조건을 최종 조율해 상반기 내 대학병원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할 계획이다.” -김포는 예로부터 포구가 발달했다. 포구를 활용해 추진하는 문화관광 정책이 있나. “최근 김포 한강하구 개발 방안에 대해 경기도가 용역을 실시했다. 도는 우선 사업으로 한강하구 포구마을 복원과 수산자원 및 뱃길 남북공동조사 완성, 남북 공동어로작업을 꼽았다. 100여년 전 김포 해안과 강안에 10여개 포구와 20여개의 나루터가 있었다. 이 포구들만 복원해도 엄청난 관광자원이 될 수 있다. 그렇게 하려면 문화관광과 관련된 역사생태자원들을 엮어 문화콘텐츠로 관광산업화하는 작업을 해야 한다. 다양한 사고와 접근이 필요한 분야다.” ●인구 50만 앞두고 의료서비스 질 높여야 -애기봉 등 조강포구 일대 관광 활성화 방안은. “애기봉은 수도권에서 북녘땅과 한강하구 조강의 풍광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곳으로, 이 일대를 평화문화생태관광산업화해서 김포의 핫플레이스로 만들겠다. 애기봉 생태문화공원 조성 공사가 4월 마무리된다. 전망대 외에도 전시관과 야외공연장, 디지털체험관이 갖춰진다. 애기봉 평화생태공원을 중심으로 해강안 일대의 다양한 자원을 엮어 관광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우선 기반 시설인 도로부터 만들고 있다. 여기에 외부 전문가를 영입해 지역별·스토리별로 관광과 연계된 콘텐츠를 앉힐 생각이다. 애기봉에 올라와서 휙 한번 보고 가는 식으론 안 된다. 애기봉에 와서 놀고 먹고 가족들과 1박 2일로 쉬어 가는 수도권 중심 관광지로 조성하겠다. 그렇게 하기 위해선 애기봉 밑에 리조트도 만들어야 하고 조강리 일대에 포구문화와 관련된 관광지를 만들어야 한다. 김포는 지붕 없는 박물관 강화도가 바로 옆에 있다. 강화도 해안가를 타고 올라오면 신미양요와 병인양요·광성보·초지진을 거쳐 김포의 덕포진 등 조강리를 거쳐간다. 근현대 역사에서 정말 중요한 곳으로 이 일대가 전부 유적지인 셈이다. 우리 김포에 널려 있는 관광자원을 문화콘텐츠화하는 사업을 속도감 있게 해 나갈 계획이다.” ●애기봉을 수도권 중심 관광지로 -김포시 인구가 50만명 진입을 앞두고 있다. 대비책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김포 인구가 43만 7221명으로 등록 외국인 2만 252명을 합치면 45만 7473명에 이른다. 지역 간 격차를 해소하고 균형발전을 위해 현재 고촌과 동지역의 남부권종합발전계획과 2035년 인구 및 도시공간구조 설정 ‘2035 도시기본계획’을 수립 중이다. 2035 도시기본계획에는 도시기본계획 인구 및 주요 지표의 재설정, 환경보전계획, 토지이용계획, 기반시설 및 부문별 계획 수립 등이 포함된다. 시는 현재 인구지표와 공간구조 설정 등 계획안 검토를 진행 중으로, 오는 5월 주민공청회와 기관 협의를 거쳐 9월 경기도에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다. 특히 2035 도시기본계획에는 제 공약인 ‘스마트 자족 신도시 220만평 조성’도 포함된다.” -대곶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무산됐다. 향후 이 일대 개발 방안은. “거물대리 일대는 공장 밀집과 난개발로 정비가 시급한 곳이다. 그래서 지난해 4월 개발행위 제한 공고를 했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은 안 됐지만 당초 계획대로 추진한다. 그동안의 기업 입주 수요와 경제적 타당성 분석, 투자 의향 등을 봤을 때 사업 실현가능성이 아주 높다. 경기도시공사·토지주택공사(LH)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겠다.”●지역균형발전 ‘2035 도시기본계획’ 수립 -감정4지구 등 지역주택개발사업이 지지부진하다. “지역주택조합 아파트는 80% 이상의 권원을 확보해야 조합 설립 인가가 나고 또 95% 이상 토지를 확보해야 사업계획승인이 가능하다. 여러 주택개발사업이 장기간 진척이 안 되고 조합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다. 토지 확보가 관건인데 조건을 맞추기가 사실상 어렵다. 감정4지구의 경우 토지주들이 개발을 원하고 있지만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상태다. 이제는 공공이 개입해 공익사업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이달 말 의회에 출자동의안을 세 번째 상정할 예정인데 시의회의 도움이 절실하다.” 이명선 기자 mslee@seoul.co.kr
  • 보혁갈등에 권력투쟁 들어간 이란… “로하니, 차기 최고지도자에 가까워”

    보혁갈등에 권력투쟁 들어간 이란… “로하니, 차기 최고지도자에 가까워”

    #이란국민 “거짓말에 속았다”… 최고지도자 퇴진 시위이란의 사상 유례없는 보혁 갈등이 권력 투쟁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당장 다음 달 21일 실시될 총선(290석)이 보수와 혁신의 대결 무대다. 특히 신성불가침으로 여겨진 최고통치자 아야툴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향해 이란 국민이 “거짓말에 속았다”고 격분하며 벌이는 퇴진 시위가 예사롭지 않다. 이란 이전 나라인 팔레비 왕조 후계자는 이란 정권이 수개월 내 무너질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가 계속되는 가운데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17일 금요 대예배를 8년 만에 집전할 것으로 알려지면 그가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세계가 주목한다. #헌법수호위, 총선 후보 사상 검열… 개혁파 대거 탈락온건파인 하산 로하니 대통령은 15일(현지시간) 내각회의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온건·개혁 성향의 현역 의원 90명이 헌법수호위원회의 총선 예비 후보자 심사에서 탈락한 데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로하니는 “국민은 다양성을 원한다”며 “한 정파 후보자만 나오는 선거는 선거가 아니다”고 주장했다. 후보자를 ‘검열’하는 헌법수호위원회는 대통령보다 상위인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장악하고 있다. #로하니, 우크라 여객기 격추 책임자 처벌 요구앞서 로하니는 14일 최고지도자 직속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우크라이나 민항기를 전투기로 오인 격추한 이후 신속한 처리와 특별법정 설치를 요구했다. 긴장 분위기를 조성한 미국에 책임이 있다는 것도 상기시켰다. 우크라이나 여객기 격추 이후 로하니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웠던 서방과의 핵합의에서 영국·독일·프랑스가 탈퇴하겠다고 밝히면서 입지가 약해진 것에 대해 대응 차원에서 로하니는 최고지도자 대신 혁명수비대와 헌법수호위원회를 겨냥해 반격에 나선 것이다. 로하니는 또 급진적 구호를 외치는 시위대에 ‘국가적 단합’을 요구했다. 뚜렷한 지도자가 없는 시대와 야권에 자신이 그 중심에 서겠다는 의미로 분석된다. 여객기 격추 일주일이 지난 15일에도 테헤란에서는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시위가 이어졌다. 시위에는 이란에서 해외 여행이 가능한 대학생과 중산층이 주로 참여한다고 BBC가 전했다. #팔레비 왕조 前후계자 “몇달 뒤 이란 붕괴할 것”모하마드 레자 팔레비 전 국왕의 장남이자 팔레비 왕조의 ‘마지막 왕세자’는 이날 미국 워싱턴DC의 허드슨 연구소 강연에서 “지금은 (이란이) 최종 붕괴를 바로 몇 주 또는 몇 달 앞둔 시점으로, 이슬람 혁명이 발발하기 전인 1978년의 마지막 3개월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쿠데타로 집권한 레자 칸이 1925년 창건한 팔레비 왕조는 친미 노선을 추구하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무너졌다. #8년 만의 금요 대예배서 하메네이 메시지는?퇴진 시위로 정통성 위기에 처한 최고지도자 하메네이가 17일 테헤란 모살라(예배장소)에서 열리는 금요 대예배를 직접 집전한다고 이란 국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그가 금요 대예배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이번 금요 대예배에서 나올 그의 메시지가 향후 이란과 국제 관계의 방향타여서 관심이 집중된다. 하메네이는 말 그대로 이란 최고지도자이다. 이슬람공화국의 수반이며, 군 최고사령관이다. 사법부와 국영방송 수장을 임명하고, 선거에 나설 후보의 절반을 선택한다. 최정예군인 혁명수비대를 비롯한 군부는 최고지도자 직속이다. 또 경제를 포함한 국정과 국내외 주요 문제의 최종 결정권자로서, 대통령이나 의회의 권력을 능가한다. 월급은 없다. 하메네이는 1989년부터 40년간 권좌를 지키고 있다. 1979년 이슬람혁명 동지였던 루홀라 호메이니에 이어 두 번째로 등극했다. #고령 하메네이 건강 의구심… 유고시 어떻게올해 80세인 하메네이는 과거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다. 2007년 그가 대중의 시야에서 오랫동안 보이지 않았던 것도 건강 문제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그러나 최근 대중 연설에 자주 등장하고, 거의 2시간 가까이 연설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건강이 호전됐다는 관측과 환자가 분투하는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린다. 최고지도자는 한번 선정되면 ‘사실상’ 종신직이다. 반정부 시위대의 퇴진요구에도 그를 견제할 기관이 딱히 없어 사퇴 압박이 먹히지 않는다. 최고지도자의 유고시 후임을 어떻게 선정할까. 이란 핵심 권력 내부의 일로, 일반인은 입에 담는 것이 금기시된다. 그러나 최고지도자를 뽑는 ‘전문가 회의’ 위원은 다르다. 전문가 회의 위원인 모센 아라키는 지난해 6월 반관영 뉴스통신사 파르스와 인터뷰에서 “전문가 회의는 필요시 언제든지 최고지도자 후보 이름 3명을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 하메네이가 후계자를 결정한다는 의미이지만 전문가 회의에서는 그의 건강에 대해 의구심을 품은 것이라고 미국 정부 지원을 받는 라디오 파르다가 전했다. #‘전문가 회의’서 최고지도자 선정… 현직 대통령 유리최고지도자 선정 과정은 하메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오를 당시를 복기하면 엿볼 수 있다. 하메네이는 1989년 최고지도자로 등극할 당시 대통령이었다. 이로 미뤄 현직 대통령이 최고지도자로 뽑힐 가능성이 더 있다고 관측된다. 당시 49세였던 그보다 이슬람 율법과 지식이 뛰어난 ‘시니어’ 성직자도 다수 있었지만 모두 제쳤다. 특히 대통령 시절 이란-이라크 전쟁(1980~1988년)이 벌어졌다. 강경하게 나선 모습이 당시 강경파 최고지도자인 호메이니이 눈에 든 결정적 이유였다고 미국 외교전문 매체 내셔널이 분석했다. 하메네이 유고시 로하니가 유리하다고는 하지만 현직 대통령 자리를 지킨다는 전제가 깔렸다. 로하니 역시 올해 71세로 고령인데다 내년에 두 번째 임기가 끝난다. 3연임은 금지돼 있다. 1989년 호메이니 사후 이란 최고 성직자 회의인 ‘전문가 회의’가 열렸다. 전문가 회의는 필요하면 최고지도자를 임명하고 감시하고, 파면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 기구이다. 전문가 회의는 남성 성직자 88명으로 구성돼 있다. 여기에 로하니 대통령도 포함돼 있다. 현재 의장은 하메네이의 최측근 아야툴라 아흐마드 잔나티(92)다. 전문가 회의는 보수 강경파가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전문가 회의 위원은 국민의 직접 선거로 선출된다. 하지만, 출마하려면 ‘헌법수호위원회’의 후보 자격 심사를 거쳐 최고지도자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임기는 8년이다. #헌법수호위원회, 출마 후보자 종교·사상 ‘검열’ 국회나 대통령, 전문가 회의 출마 여부를 결정하는 헌법수호위원회는 모두 12명으로 구성된다. 최고지도자가 이슬람 율법 전문가 6명을 임명하고, 사법부 수장이 추천하는 법학자 6명이 의회에서 선출된다. 사법부 수장은 최고지도자가 임명해 결국 헌법수호위원회도 최고지도자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다. 이들이 후보의 법적 문제와 함께 종교와 사상, 도덕 등 자격까지 심사한다. 실제로는 강경파의 출마와 당선을 위해 친서방파를 제거하는 검열 기구이다. 로하니는 중도 및 실용주의 성직자와는 관계가 좋지만, 강경파에겐 인기가 떨어진다. 2016년 전문가 위원 후보들을 검열할 때 하메네이는 혁명동지이자 강경파인 잔나티를 의장으로 선택, 로하니가 원하는 개혁을 약화시키려는 반격을 가했다고 이 매체가 분석했다. #보수파에선 하메네이 ‘아들’ 후계자로 거론강경 보수파가 장악한 전문가 회의 몇 석은 위원 사망 등으로 비어 있어 로하니에겐 기회다. 특히 일반 국민 60% 이상이 혁명 이후 태어난 세대이다. 젊은 청년층의 관심과 요구에 다가서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강경파 가운데 최고지도자를 향한 두드러진 후보가 없다. 이런 연유로 하메네이가 아들 모시타바(50)를 후계자로 선정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한 전문가 회의 위원은 “최고지도자는 소수가 아니라 모두 적어도 다수의 대표여야 한다”고 에둘러 모시타바를 반대했다고 라디오 파르다가 전했다. 하메네이 사망 등 유고시 이란의 미래 방향에 대한 내부 토론이 촉발될 것이고, 개혁주의자와 강경파들 간의 치열한 전쟁이 재개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시금석이 다음 달 21일 열리는 총선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이낙연, 당 최고위원회의·동교동계 회동… 대권 주자급 행보

    이낙연, 당 최고위원회의·동교동계 회동… 대권 주자급 행보

    정 총리, 국회 찾아 각 당 대표들 만나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총리직에서 물러나자마자 대권주자급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복귀를 하루 앞둔 지난 14일에는 동교동계 원로인 정대철 전 의원 및 야당 인사와 회동하고 15일에는 국회에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뒤 문희상 국회의장도 예방했다. 이 전 총리는 전날 서울 여의도에서 정 전 의원을 만나 정치권 복귀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정 전 의원은 ‘조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총선 과정에서 의원들을 도와주고 친해지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전 총리가 총선에서 본인뿐 아니라 다른 후보들의 당선을 돕는 역할을 하면 차기 대권 행보에 긍정적이란 의미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이 전 총리는 정 전 의원이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할 당시 비서실장이었다. 이 자리에는 2014년 이 전 총리와 전남지사 출마를 놓고 경쟁했던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도 함께했다. 당과 계파를 초월한 회동이었던 셈이다. 정치권 복귀 후 첫 공식 일정은 1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였다. 이해찬 대표는 “선거대책위원회를 발표하면 핵심적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이 전 총리는 “감개가 무량하다. 지사와 총리로 일하며 떨어져 있던 당에 6년 만에 돌아왔다”면서 “부족한 저를 따뜻하게 맞아 준 이 대표 등 동지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서울 서초구 잠원동 자택에 머무르다 다음달 초 종로구의 전셋집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이 전 총리는 “곡해될 가능성이 있어 조심스럽다”며 “청년 시절 제일 많이 산 곳”이라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종로 출마가 기정사실이 된 만큼 이사 직후부터 본격적으로 지역구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정세균 신임 국무총리는 국회를 찾아 문 의장과 각 당 대표를 만났다. 정 총리는 문 의장을 예방한 자리에서 “협치를 하지 않고서는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이다. 쉽지 않지만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신형철 기자 hsdori@seoul.co.kr
  • 경기 연천서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 2마리 추가 발견

    경기 연천서 ASF 감염 멧돼지 폐사체 2마리 추가 발견

    경기 연천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바이러스에 감염된 멧돼지 폐사체 2마리가 추가 발견됐다.15일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14일 민간인 출입통제선(민통선) 내인 장남면 반정리 2차 울타리 안 군 부대 사격장에서 발견된 폐사체가 양성으로 판정됐다. 연천군은 ASF 표준행동지침에 따라 시료를 채취하고 현장 소독한 뒤 폐사체를 매몰처리했다. 또 확진 결과를 관계기관에 통보했다. 이로써 ASF 바이러스가 검출된 멧돼지는 총 74마리로 늘었다. DMZ 내를 포함해 민통선 이북 60마리, 민통선 이남 14마리다. 지역별로는 경기 연천 28마리, 파주 24마리, 강원 철원 17마리, 화천 5마리 등이다. 환경부는 군과 협력해 추가 감염개체 수색을 강화키로 했다. 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SOS초시생-①고용노동]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SOS초시생-①고용노동]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2.5%. 지난해 국가직 7·9급 공채 관문을 통과한 공시생은 23만 5060명 가운데 5876명뿐이었다. 100명 중 2명꼴, 바늘구멍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초시생’(初試生)이라면 가슴이 턱 막힐 법한 통계다. ‘내가 시험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테다. 부족한 정보는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누구에게라도 SOS 신호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신문이 2020년 공채 시즌을 앞두고 시험을 주관하는 인사혁신처 협조로 매주 ‘SOS 초시생’ 시리즈를 연재하게 된 이유다. 초시생이 시험에서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현직 공무원들과 초시생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 직류별 공부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모두 담으려 했다. 추가로 궁금한 점은 메일(bulse46@seoul.co.kr)로 보내면 된다. 전문가 자문단 ‘닥터 공(公)’이 엄선해 답변할 예정이다. 시리즈에서 다룰 첫 번째 직류는 ‘고용노동’이다. 2018년부터 일반행정 직류와 별개로 인원을 선발한다. 합격하면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산하기관인 고용센터에서 근무하거나 각 지역에 위치한 고용노동청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하다. 그동안 이들은 고용부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부서배치를 통해 근무해 왔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7급은 노동법이 필수과목으로 포함됐고, 9급에서는 노동법 개론이 선택과목으로 들어갔다.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일하는 김태형(30·7급) 근로개선2과 주무관, 정지혜(35·9급) 서울고용센터 취업성공패키지과 주무관이 참여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왜 고용노동 직류를 선택했나. 김태형(이하 김) “헌법 32조 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근로감독관으로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헌법을 실현하고자 했다.” 정지혜(이하 정) “공무원 시험 준비를 꽤 오래했다. 어느 부처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불확실한 일반행정 직류와 달리 미래에 내가 할 일이 명확해서 좋았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최대 5%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꼭 따야 하나. 김 “노동법 공부와 직업상담사 자격증 준비를 함께했다. 시험 첫해라 노동법 기출문제가 없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런데 직업상담사 안에 노동법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더라. 이걸로 전반적인 내용을 익힐 수 있었고 노동법 과목을 접할 때 그나마 좀 수월했다. 가산점도 받고 자격증이 업무연관성도 있어 따는 게 좋은 거 같다. 2~3주 정도는 자격증 시험에 집중했다.” 정 “당시 4월 필기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증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자격증을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난 자격증이 없지만 합격 후 업무를 해 보니 자격증과 업무의 상관성이 높은 것 같다. 고용노동 직류 준비생이라면 필수적으로 따는 게 좋을 거 같다.”-노동법(필수)과 노동법 개론(선택)이 새롭게 포함됐다. 어떻게 공부했나. 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유명 강사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더라. ‘어떤 과목이든 5~7번은 훑어야 한다.’, ‘시험 한 달 반을 남기고 요약 노트는 필수다.’ 합격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말이다. 원서를 한 번 볼 때 ‘다 외우겠다’는 생각보다 ‘눈에 남긴다’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요약 노트도 원서에 줄을 치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면 좋다.” 정 “노동법 개론을 선택하지 않고 행정법총론과 행정학 개론을 골랐다. 사실 노동법도 행정법, 행정학의 연장선이다. 제일 좋은 건 행정법, 행정학을 선택과목으로 하고 자격증을 통해 노동법의 전반적인 내용을 익히는 것 같다.” -또 다른 공부팁도 있을까. 김 “심리 상태가 중요하다. 시험공부한다고 굳이 원래 하던 생활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있는데 굳이 헤어지는 경우다. 공부 장소에도 변화를 줬다. 여름이면 날도 덥고 해서 집 근처 서점에 갔다. 서점에 여러 종류의 교재가 있으니까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더라. 정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어떤 과목이든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사의 경우에는 ‘역사가 공무원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래, 공무원인데 역사 정도는 알아야지’라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좋다. 그래야 수험생활을 견딜 수 있다.” 정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했다. 인터넷 강의는 휴대전화로도 들을 수 있다. 산책하면서 행정법 판례를 많이 공부했다.” 김 “면접 전 집중이 안 될 때는 직접 내가 근무할 곳을 가 봤다.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공부 방법도 물어보고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용노동 직류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나. 정 “9급은 주로 고용센터로 배치받는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각 지방에 고용노동청이 있다. 청에 소속된 게 고용센터다. 소속 직원의 거주지를 고려해 배치한다. 서울 사는 사람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고용센터에서 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현재 서울고용센터에서 일하는 부서는 취업성공패키지과인데 위탁기관 관리와 청년구직활동지원금 관련 업무를 한다. 청년들로부터 신청서를 받고 지원자격을 검토하는 일이다.” 김 “7급은 고용노동청으로 대부분 간다. 지금은 청 소속 근로개선지도2과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 임금을 체불하거나 퇴직금을 안 주는 등 근로기준법상 위반사항이 발생했을 때 관련자를 조사해 임금을 받아주거나 검찰로 송치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노동 직류에서 직접 일해 보니 어떤가. 김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반행정 직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무래도 근로감독관은 사람들을 만나고 불만을 들어주는 역할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갈 일이 많다. 문제를 해결할 권한도 있으니 책임도 많이 따른다. 그래도 ‘고맙다’고 말을 건네주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무조건 노동자 편에만 서는 건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국민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사업주 역시 자신의 권리가 있다. 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처럼 사업주만 조사하는 건 아니다.(웃음)”-월급은 어느 정도 되나. 김 “정확한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은 안정성을 보기 때문에 급여가 많지는 않다.” 정 “공무원보수규정과 다르지 않다. 혹시 급여가 규정과 다를까 했는데 똑같이 통장에 찍히더라.(웃음)” (규정에 따르면 신규직원의 경우 9급 1호봉은 164만 2800원, 7급 1호봉은 187만 9600원이다. 여기에 시간외수당 등 각종 수당과 성과상여금이 더해진다.) -회식이나 야근이 많은가. 김 “근로감독관의 역할이 근로기준법 위반을 살펴보는 거다.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어디 가서 할 말이 없다.(웃음)” -마지막으로 고용노동 직류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정 “앞서 김 주무관이 말한 부분과 비슷하다. 고용노동 직류는 사무직이라기보다 서비스직에 가깝다. 하루 종일 민원 업무만 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 업무에만 몰두하는 것도 아니라서 오히려 다양한 것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적합할 거 같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분이면 좋을 것 같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직업상담사 자격증, 업무 연관성 높아 따는 게 좋아요”

    2.5%. 지난해 국가직 7·9급 공채 관문을 통과한 공시생은 23만 5060명 가운데 5876명뿐이었다. 100명 중 2명꼴이었다. 바늘구멍이란 말이 아깝지 않다. 시험을 처음 준비하는 ‘초시생’(初試生)이라면 가슴이 턱 막힐 법한 통계다. ‘내가 시험에서 탈출할 수 있을까.’ 의구심이 스멀스멀 피어오를 테다. 부족한 정보는 불안감을 더욱 부추긴다. 누구에게라도 SOS 신호를 보내고 싶은 마음이다. 서울신문이 2020년 공채 시즌을 앞두고 매주 ‘SOS 초시생’ 시리즈를 연재하게 된 이유다. 초시생이 시험에서 하루빨리 탈출할 수 있도록 현직 공무원들과 초시생을 잇는 징검다리가 되고자 한다. 직류별 공부팁은 물론이고, 생생한 현장 이야기까지 모두 담으려 했다. 추가로 궁금한 점은 메일(bulse46@seoul.co.kr)로 보내면 된다. 전문가 자문단 ‘닥터 공(公)’이 엄선해 답변할 예정이다.시리즈에서 다룰 첫 번째 직류는 ‘고용노동’이다. 2018년부터 일반행정 직류와 별개로 인원을 선발한다. 합격하면 고용노동부 소속으로 산하기관인 고용센터에서 근무하거나 각 지역에 위치한 고용노동청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한다. 그동안 이들은 고용부 일반행정직 공무원 시험에 응시해 합격하면 부서배치를 통해 근무해 왔다. 하지만 근로감독관은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7급은 노동법이 필수과목으로 포함됐고, 9급에서는 노동법 개론이 선택과목으로 들어갔다. 14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는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일하는 김태형(30·7급) 근로개선2과 주무관, 정지혜(35·9급) 서울고용센터 취업성공패키지과 주무관이 참여했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왜 고용노동 직류를 선택했나. 김태형(이하 김) “헌법 32조 3항은 ‘근로조건의 기준은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도록 법률로 정한다’고 돼 있다. 근로감독관으로서 사람들과 부딪치며 헌법을 실현하고자 했다.” 정지혜(이하 정) “공무원 시험 준비를 꽤 오래했다. 어느 부처에서 어떤 일을 하는지 불확실한 일반행정 직류와 달리 미래에 내가 할 일이 명확해서 좋았다.” -직업상담사 자격증이 있으면 최대 5%의 가산점이 부여된다. 꼭 따야 하나. 김 “노동법 공부와 직업상담사 자격증 준비를 함께했다. 시험 첫해라 노동법 기출문제가 없어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 막막했다. 그런데 직업상담사 안에 노동법과 관련한 내용이 나오더라. 이걸로 전반적인 내용을 익힐 수 있었고 노동법 과목을 접할 때 그나마 좀 수월했다. 가산점도 받고 자격증이 업무연관성도 있어 따는 게 좋은 거 같다. 2~3주 정도는 자격증 시험에 집중했다.” 정 “당시 4월 필기시험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자격증이 점수에 반영된다는 내용이 공지됐다. 자격증을 준비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 난 자격증이 없지만 합격 후 업무를 해 보니 자격증과 업무의 상관성이 높은 것 같다. 고용노동 직류 준비생이라면 필수적으로 따는 게 좋을 거 같다.” -노동법(필수)과 노동법 개론(선택)이 새롭게 포함됐다. 어떻게 공부했나. 김 “인터넷 강의를 활용했다. 유명 강사들이 하는 공통적인 말이 있더라. ‘어떤 과목이든 5~7번은 훑어야 한다.’, ‘시험 한 달 반을 남기고 요약 노트는 필수다.’ 합격을 위한 필수요소라는 말이다. 원서를 한 번 볼 때 ‘다 외우겠다’는 생각보다 ‘눈에 남긴다’는 느낌으로 봐야 한다. 요약 노트도 원서에 줄을 치는 등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들면 좋다.” 정 “노동법 개론을 선택하지 않고 행정법총론과 행정학 개론을 골랐다. 사실 노동법도 행정법, 행정학의 연장선이다. 제일 좋은 건 행정법, 행정학을 선택과목으로 하고 자격증을 통해 노동법의 전반적인 내용을 익히는 것 같다.” -또 다른 공부팁도 있을까. 김 “심리 상태가 중요하다. 시험공부한다고 굳이 원래 하던 생활 습관을 바꿀 필요는 없다. 예를 들어 여자친구가 있는데 굳이 헤어지는 경우다. 공부 장소에도 변화를 줬다. 여름이면 날도 덥고 해서 집 근처 서점에 갔다. 서점에 여러 종류의 교재가 있으니까 하나씩 살펴보는 재미가 있더라. 정말 한 가지 강조하고 싶은 건 어떤 과목이든 공부하는 이유를 스스로 만들어야 한다. 한국사의 경우에는 ‘역사가 공무원이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생각하기보다 ‘그래, 공무원인데 역사 정도는 알아야지’라고 자신을 설득하는 게 좋다. 그래야 수험생활을 견딜 수 있다.” 정 “매일 한 시간씩 운동을 했다. 인터넷 강의는 휴대전화로도 들을 수 있다. 산책하면서 행정법 판례를 많이 공부했다.” 김 “면접 전 집중이 안 될 때는 직접 내가 근무할 곳을 가 봤다. 근무하는 공무원에게 공부 방법도 물어보고 그들이 일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동기부여가 되더라.”-고용노동 직류는 어디에서, 어떤 일을 하나. 정 “9급은 주로 고용센터로 배치받는다. 고용노동부를 중심으로 각 지방에 고용노동청이 있다. 청에 소속된 게 고용센터다. 소속 직원의 거주지를 고려해 배치한다. 서울 사는 사람이 부산지방고용노동청 부산고용센터에서 일할 가능성은 없다. 현재 서울고용센터에서 일하는 부서는 취업성공패키지과인데 청년구직활동지원금 관련 업무를 한다. 청년들로부터 신청서를 받고 지원자격을 검토하는 일이다. 김 “7급은 고용노동청으로 대부분 간다. 지금은 청 소속 근로개선지도2과에서 근로감독관으로 일하고 있다. 사업주가 근로자 임금을 체불하거나 퇴직금을 안 주는 등 근로기준법상 위반사항이 발생했을 때 관련자를 조사하고 검찰로 송치하는 역할을 한다.” -고용노동 직류에서 직접 일해 보니 어떤가. 김 “주로 사무실에서 일하는 일반행정 직류와는 분위기가 다르다. 아무래도 근로감독관은 사람들을 만나고 불만을 들어주는 역할이 핵심이기 때문에 현장에 나갈 일이 많다. 문제를 해결할 권한도 있으니 책임도 많이 따른다. 그래도 ‘고맙다’고 말을 건네주는 분들이 많아 힘이 난다.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건 우리가 무조건 노동자 편에만 서는 건 아니다. 근로기준법은 국민 전체를 보호하기 위한 법이다. 사업주 역시 자신의 권리가 있다. 사업주와 노동자 사이에서 중심을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해 방영된 드라마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처럼 사업주를 응징만 하는 건 아니다.(웃음)” -월급은 어느 정도 되나. 김 “정확한 금액을 말하기는 어렵다. 공무원은 안정성을 보기 때문에 급여가 많지는 않다.” 정 “공무원보수규정과 다르지 않다. 혹시 급여가 규정과 다를까 했는데 똑같이 통장에 찍히더라.(웃음)” (규정에 따르면 신규직원의 경우 9급 1호봉은 164만 2800원, 7급 1호봉은 187만 9600원이다. 여기에 시간외수당 등 각종 수당과 성과상여금이 더해진다.) -회식이나 야근이 많은가. 김 “근로감독관의 역할이 근로기준법 위반을 살펴보는 거다. 모범을 보이지 않으면 어디 가서 할 말이 없다.(웃음)” -고용노동 직류에 적합한 사람이 있을까. 정 “앞서 김 주무관이 말한 부분과 비슷하다. 고용노동 직류는 사무직이라기보다 서비스직에 가깝다. 하루 종일 민원 업무만 하는 것도 아니고, 사무 업무에만 몰두하는 것도 아니라서 오히려 다양한 것에 흥미를 느끼는 분들은 적합할 거 같다. 그리고 사람을 만나서 대화하는 일에 두려움이 없고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 분이면 좋을 것 같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