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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기ㆍ경계 허물고… 비로소 ‘몸의 선언’

    금기ㆍ경계 허물고… 비로소 ‘몸의 선언’

    타인의 평가서 벗어나지 못하고평생 대상화에 시달리는 여성들내가 되어 가는 연대의 기록 담아“고백 마친 그들 모두 평안해지길” “어쩌면 여성과 여성의 몸은 동의어인지도 모르겠습니다”(120쪽)라는 절망에서 시작한 몸에 대한 고백이 ‘포섭되지 않는 몸’에 대한 선언까지 나아가는 연작 소설집이 찾아왔다. 노동, 세대, 가족, 국적 등 우리 앞에 놓여 있는 다양한 문제를 포착해 온 소설가 이서수(41)의 신작 ‘몸과 고백들’이다. 작품에는 여성의 몸에 대한 솔직한 고백에서 시작해 다양한 양태의 ‘섹슈얼리티’를 다룬다. 작가는 작품에서 논바이너리(여성과 남성이라는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벗어난 젠더 정체성), 동성애, 양성애, 범성애(정체성을 구분 짓지 않고 사람 그 자체에 대한 사랑), 무성애 등을 다루지만, 단순한 분류법에 따라 구분 짓기를 경계한다. 몸에 관한 다양한 탐구를 통해 경계를 허물고 비로소 내가 되는 연대의 기록을 담았기 때문이다. 작가는 왜 하필 ‘고백’이라는 형태를 취했을까. “이것은 실로 부끄러운 고백이어서 저는 단 한 번밖에 말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그러니 가만히 들어주세요”(9쪽)로 시작하는 다양한 목소리들은 의도와 무관하게 발화자 자신을 가장 먼저 위로한다. 고백은 오로지 자기 자신을 구하기 위해 자기 안의 이야기를 바깥에 스스로 세우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말에 이서수는 “누군가의 고백은 가장 큰 연대의 방식일 수 있음을 알기에, 고백을 마친 그들 모두가 부디 평안해지기를 기원한다”고 남겼다. 다섯 편의 소설에는 몸에 대한 다양한 고백이 담겼다. ‘몸과 여자들’에서는 1983년생인 나와 1959년생 어머니 박미복 두 여성의 몸에 대해 이야기한다. ‘말라빠진 몸’을 가진 나는 아이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고 ‘이차 성징이 나타나야 할 평균’에 수렴되지 않아 두려움을 느낀다. 스무 살에는 사랑하는 사람에게 강간당하듯 첫 섹스를 경험한다. 박미복은 ‘몸이 예쁘다’, ‘얼굴이 하얗다’ 등 ‘아름다운 여성의 몸’으로 대상화되는 경험을 해야 했던 존재다. ‘몸과 우리들’에는 어떤 성별로도 규정되기를 원하지 않는 주인공 미지가 등장한다. 끊임없이 구분 짓기를 요구하는 세상에 그는 “남성이 되고 싶은 것도, 여성이 되고 싶은 것도 아닌” 몸을 두고 “도대체 어떤 몸인지 매일 생각”하며 “어쩌면 이런 생각은 생각이 아니라 존재 방식인지도 모르겠다”(150쪽)는 결론을 낸다. ‘몸과 금기들’의 주인공인 나는 어린 시절 친구와 비밀스럽게 자위 행위를 한 경험을 회고한다. 학원 여자아이들을 성추행하는 남자아이들을 역으로 추행할 만큼 소위 ‘발랑 까진’ 여자로 자란 나는, 몸을 ‘제대로 쓰는’ 기능적인 섹스를 즐기는 사람이 된다. ‘몸과 무경계 지대’에서는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유난히 여성스러웠던 소련에서 온 소년 등 경계에 선 자들을 통해 섹슈얼리티의 무경계 지대인 이태원을 헤매는 두 사람의 이야기를 담았다. ‘몸과 비밀들’에서는 마침내 ‘버섯 인간’과 같은 다른 종과 연결된 ‘혼종’으로, 인간의 차원을 횡단하는 모습으로까지 나아간다. “인간은 끊임없이 인간이란 무엇인가,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나, 하고 궁리하는 존재”이지만 버섯은 그렇지 않다. “진화하는 서열 체계가 없는 곳에서 탄생하고 존재하는, ‘생’하는 게 아닌 ‘생’ 그 자체”(277쪽)이자 온 군데 있고 어디에도 없는 존재가 버섯이다. “존재 그 자체를 느끼고 싶다”는 각각의 고백에 작가는 “이미 네 안에 너 같은 사람의 우주가 다 들어 있어. 그걸 알면 되는 거야. 잊지 않으면 돼”(131쪽)라고 응답한다.
  • 속옷 차림 사회지도층 ‘비밀파티’…124명 뒤엉켜 있었다

    속옷 차림 사회지도층 ‘비밀파티’…124명 뒤엉켜 있었다

    태국 수도 방콕의 한 호텔에서 약 120명이 마약 파티를 벌이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태국 경찰은 지난 8일 방콕 도심의 수쿰윗 지역에 위치한 한 호텔 스위트룸에서 마약 파티를 열고 있던 124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체포된 이들 중 대부분이 남성이었으며, 동성애자가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외국인 5명을 제외하고 참가자 대부분은 태국인이었다. 경찰이 현장을 급습했을 때 참가자들은 대부분 속옷 차림이었으며 엑스터시, 크리스털 메스암페타민, 케타민 등 다양한 마약류가 발견됐다. 소변 검사를 통해 66명이 마약 양성 반응을 보였으며, 31명은 마약을 소지한 상태였다. 특히 파티를 주최한 것으로 보이는 인물은 다량의 마약을 소지하고 있었다. 조사 결과, 파티 참가자 중 다수는 사회지도층 인사로 SNS를 통해 철저히 비밀리에 파티를 조직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이 방콕 인근 여러 호텔에서 정기적으로 마약 파티를 열어왔다며,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엄격히 처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편, 태국은 동남아시아에서 불법 마약 유통의 주요 경로로, 마약 문제가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태국·미얀마·라오스 국경 지역인 ‘골든 트라이앵글’은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로 알려져 있으며, 이 지역에서 생산된 마약이 태국을 거쳐 여러 나라로 퍼지고 있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가 올해 발표한 합성 마약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동남아시아와 동아시아에서 압수된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양은 190톤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 K팝으로 성공한 20살 정체…무시무시한 사람의 딸이었다

    K팝으로 성공한 20살 정체…무시무시한 사람의 딸이었다

    체첸 자치공화국의 수도 그로즈니 중심가에 한국 문화를 주제로 한 카페 겸 레스토랑이 등장해 인기다. 체첸 수장 람잔 카디로프의 딸 타바릭 카디로바(20)가 운영하는 이 매장은 김밥과 떡볶이 같은 한식부터 K팝 앨범과 상품까지 판매하며 한국 문화를 선보이고 있다. 영국 일간 더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체첸의 쇼핑몰에서 운영 중인 이 K팝 매장 ‘치코(Chicko)’를 소개했다. 매장 내부에서는 K팝 음악이 흘러나오고, 한국 드라마가 상영되며 곳곳에 한글 장식이 눈에 띈다. 한국 고궁과 문양을 본뜬 벽지와 대한민국 여권을 본뜬 쿠폰 등은 한국 문화를 즐기고자 하는 현지 젊은이들에게 매력을 끌고 있다. 치코의 운영자인 타바릭 카디로바는 체첸을 통치하는 람잔 카디로프의 딸이다. 카디로프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반대 세력을 무자비하게 진압하며 인권 탄압 논란을 일으켜왔다. 특히 그는 동성애 남성에 대한 잔혹한 숙청으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았다. 아이러니하게도 치코는 성소수자(LGBTQ) 인권을 공개적으로 지지해온 방탄소년단(BTS)의 팬들을 위한 공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체첸에서 BTS는 특히 무슬림 청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지만, 팬덤은 체첸 내 보수적 세력으로부터 위협을 받으며 콘서트 상영이 취소되는 등의 상황에 놓여왔다. 치코의 성공은 단순히 문화적 교류를 넘어 체첸의 정치적·사회적 상황을 반영한 복잡한 이슈로 해석된다. 법 위에 군림하는 카디로프 일가 체첸 전문가 해럴드 챔버스는 “법률과 전통은 카디로프의 자녀들에게는 적용되지 않는다”며 “그들이 잠재적인 미래 지도자라는 사실이 그들을 더욱 건드릴 수 없게 만든다”고 밝혔다. 실제로 카디로프는 자신의 다른 자녀들을 고위직에 잇달아 임명하고 있다. 25살 딸 아이샤트는 문화부 장관을 거쳐 부총리에 올랐고, 18살 장남 아크마트는 스포츠 및 청소년 정책 부장관으로 활동 중이다. 18살에 사업가로 활동을 시작한 타바릭 카디로바는 이미 러시아 전역에 여러 레스토랑과 피트니스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최신 프로젝트인 치코는 러시아 내에서도 주목받고 있으며, 금지된 소셜미디어 플랫폼인 인스타그램 계정을 운영하며 매장을 홍보하고 있다.
  • 2024년 영화계가 주목한 성전환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시네마랑]

    2024년 영화계가 주목한 성전환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 [시네마랑]

    성전환 배우 카를라 소피아 가스콘이 제37회 유럽영화상(European Film Awards)에서 또 한 번의 역사를 만들었다. 7일(현지시간) 스위스 루체른에서 열린 유럽영화상에서 가스콘은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Emilia Pérez)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성전환 배우가 최고 주연상을 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스콘은 수상 인터뷰에서 “수상을 예상하지 못해 소감을 준비하지 못했다”면서 “세상의 모든 어머니에게 이 상을 바친다”고 말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우리는 자녀가 동성애자가 될 바에는 차라리 범죄자가 되기를 바라는 세상에 살고 있다”면서 성 정체성이 존중받은 사회가 되기를 강력하게 호소했다. 영화 ‘에밀리아 페레즈’는 여우주연상 외에도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편집상을 받으며 이번 영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크 오디아르 감독이 연출한 ‘에밀리아 페레즈’는 보리스 라존의 2018년 소설 ‘에쿠트’(Écoute)를 원작으로 하는 스릴러 코미디 장르의 뮤지컬 영화다. 영화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의 대부 마니타스(카를라 소피아 가스콘)가 조력자인 변호사 리타(조이 살다나)의 도움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가족을 떠나 에밀리아 페레즈로서 살아가는 내용이다. 가스콘은 영화에서 공포와 경외의 대상인 마니타스라는 인물과 가부장적 관행에 맞서는 성전환 여성까지, 극명하게 상반된 두 캐릭터를 깊이 있게 표현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가스콘이 성전환 여배우로서 최고 타이틀을 차지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 25일 폐막한 제77회 칸 영화제에서 가스콘은 아드리안나 파즈, 조이 살다나, 설리나 고메즈와 함께 공동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첫 성전환 배우가 된 그는 수상 소감에서 “세상에는 성전환 여성의 존재 자체를 혐오하는 사람들이 있다”며 “이 상을 모든 성전환 여성에게 바친다”고 말했다. 가스콘은 미국 최고 권위의 영화상인 아카데미상(오스카상)에도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라있다. 내년 3월 2일 열리는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그가 칸, 유럽영화상에 이어 ‘최고 여배우’ 타이틀을 지켜낼 수 있을지 영화계가 주목하고 있다.
  • 낭만 그 자체…천재 시인의 불꽃 같은 인생 ‘랭보’

    낭만 그 자체…천재 시인의 불꽃 같은 인생 ‘랭보’

    19세. 무엇을 시작하기에도 이른 나이인데 절필을 선언한다. 프랑스의 ‘천재 시인’ 아르튀르 랭보(1854~1891)의 이야기다. 그의 시도 시지만 삶이 참 강렬하다. 고작 19세의 나이에 뭘 할까 싶은데 위대한 시들을 써냈고 젊은이들을 열광케 했으며 숱한 이야깃거리를 남겼다. ‘랭보’는 이처럼 불꽃 같았던 그의 삶을 그린 뮤지컬이다. 2018년 초연을 시작으로 이번이 네 번째 시즌인 대학로 스테디셀러 뮤지컬이다. 랭보는 시인으로 살았던 시기가 5년 남짓으로 짧다. 그러나 10대에 그토록 빛나는 문장들을 남겼다는 사실에는 외면할 수 없는 강렬한 끌림이 있다. 뮤지컬은 함께 시를 쓴 동료 시인이자 연인이었던 폴 베를렌느(1844~1896)와 에르네스트 들라에(1853~1930)가 함께한 시간을 담아냈다. 작품은 랭보의 죽음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이후 랭보가 보냈던 시간을 따라간 뒤 다시 랭보의 죽음 이후의 과정을 만나게 한다. 10대 시기가 대개 그렇듯 랭보는 반항적 기질이 다분하다. 기존의 프랑스 문단에 강한 반감을 가진 그는 진짜 시를 쓰기 위해 베를렌느와 함께 파리를 떠난다. 이 위험한 동행은 베를렌느의 결혼 생활을 파괴하는 것을 넘어 두 사람 사이의 관계와 인생마저 파괴적으로 이끌지만 한편으로는 시를 쓰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 다만 ‘랭보’에서는 다른 동성애 소재 뮤지컬과 달리 직접적으로 격렬한 사랑을 표현하진 않았다. 매력적인 주인공을 내세운 것과 별개로 작품에는 볼거리가 풍성하다. 우선 넘버들이 처음 보는 관객들마저 사로잡을 정도로 감미롭다. 시인과 시라는 낭만적인 소재를 다룬 만큼 빛나는 가사에 아름다운 선율이 돋보인다. ‘랭보’는 뮤지컬이지만 동시에 연극적인 요소가 강한데 넘버들이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다. 소극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무대 연출도 빛난다. 지그재그로 길을 만들어 동선을 길게 늘인 덕에 작품에 담긴 기나긴 여정을 제대로 표현할 수 있었다. 영상 활용도 독특한데 보통은 영상이 서사에 필요한 배경을 보충하는 데 쓰인다면 ‘랭보’는 특정한 배경이 아닌 색의 변화만 담아냈다. 작품의 분위기에 따라 변하는 영상의 색깔들은 인물들의 감정을 풍성하게 채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요소들이 어우러져 ‘랭보’는 소극장 뮤지컬로는 상대적으로 긴 2시간이라는 시간에도 불구하고 천재 시인이 선사하는 낭만에 푹 젖어 들게 한다. 랭보의 시가 불멸의 존재로 남았듯 ‘랭보’ 역시 보고 또 봐도 여운이 짙게 남는 작품이다. 특히 올해가 랭보 탄생 170주년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랭보 역에 박정원·손유동·박준휘·김리현, 베를렌느 역에 김재범·김종구·김경수·김지철, 들라에 역에 문경초·송상훈·신은호가 나선다. 작품이 가진 서사와 매력이 워낙 탄탄해 어떤 캐스팅이든 믿고 보게 한다. 12월 8일까지. 서울 종로구 예스24스테이지 1관. 12월 7일부터는 배우들의 막공이 이어진다.
  • “‘호모’는 맞아야 돼” 24세 男간호조무사 집단폭행·살해한 스페인 청년들 결국

    “‘호모’는 맞아야 돼” 24세 男간호조무사 집단폭행·살해한 스페인 청년들 결국

    배심원단 유죄 평결… 징역 최대 27년 구형검찰 “잔인한 사냥… 무방비 상태 공격받아” 스페인 전역을 들끓게 한 ‘동성애 혐오 살인’ 사건의 가해 남성 4명이 24일(현지시간) 배심원단의 유죄 평결을 받았다고 일간 엘파이스 등 현지 매체가 전했다. 스페인 검찰은 사건 주동자에게 징역 최대 27년을 구형했다. 피고인들은 무죄를 주장하며 항소 의사를 밝혔다. 이 사건 피해자인 당시 24세 간호조무사 사무엘 루이스는 3년여 전인 2021년 7월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지방 아코루냐(라코루냐)의 나이트클럽 밖에서 한 무리의 청년들로부터 폭행을 당한 후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끝내 사망했다. 국민적 공분을 불러일으킨 이 사건은 스페인에서 법조인이 아닌 일반 시민이 재판 과정에 참여해 유무죄를 판단하는 배심제도가 확립된 이래 가장 긴 심의를 거친 사건 중 하나가 됐다. 이날 열린 재판에서 배심원단은 살인 혐의 등으로 기소된 5명 중 4명에게 유죄 평결을 내렸다. 주동자인 디에고 몬타냐와 알레한드로 프레이레, 카이오 아마랄은 가중 살인 혐의 유죄로 판단됐다. 아마랄의 경우 범행 당일 피해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강도 혐의가 추가됐다. 알레한드로 미게스는 살인 공모 혐의 유죄였다. 함께 기소된 유일한 여성인 몬타냐의 여자친구 케이티 실바만이 무죄 평결을 받았다. 배심원단은 몬타냐 등이 피해자인 루이스의 말투와 옷차림 등으로 그가 게이라고 판단한 뒤 그에게 ‘마리콘’(maricón·여자 같은 남자 또는 남성 동성애자 비하 표현으로 우리말로는 ‘호모’ 정도의 뜻) 등 동성애 혐오적인 말을 퍼부었고, 동성애를 반대하는 발언을 한 것이 입증됐다고 판단했다. 실바의 경우 남자들이 피해자를 폭행하는 것을 막으려 했다고 배심원단은 봤다. 피고인 측은 유죄 평결 후 항소 방침을 밝혔다. 프레이레의 변호사는 “예상했던 일”이라면서도 음주·마약 복용 등 경감 사유가 인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항소하겠다고 했다. 주범인 몬타냐는 이날 재판 마지막 단계에서 10분의 시간을 할애해 피해자 유족에게 용서를 구했다. 그는 “루이스의 가족들에게 사과한다. 이 모든 일은 나 때문에 시작됐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폭행 사건이 루이스의 죽음을 직접 초래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무죄를 주장했다. 자신이 루이스를 땅바닥에 던졌다고 인정한 프레이레도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루이스가 나 때문에 죽은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항변했다. 스페인 검찰은 루이스가 당한 치명적인 폭행에 대해 “잔인하고 비인간적인 사냥”이라고 표현하면서 “피해자는 무방비 상태에서 공격을 받고 추격당하다 결국 붙잡혀서 쓰러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검찰은 피고인들에게 각각 징역 13년에서 27년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 “전 애인은 가수” 아우팅 후… “게이 맞아” 칼리드, 커밍아웃

    “전 애인은 가수” 아우팅 후… “게이 맞아” 칼리드, 커밍아웃

    미국의 유명 싱어송라이터 칼리드(Khalid·26)가 자신의 성적지향에 대해 게이(남성 동성애자)가 맞다고 커밍아웃했다. 지난 22일(현지시간) CBS, NBC, 빌보드 등 현지 매체들은 칼리드가 자신의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게시물 등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칼리드는 이날 엑스에 올린 일련의 게시물 중 첫 번째 글에서 “그거 다 됐어. 다음 주제 부탁해(웃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뜻하는 ‘6색 무지개’ 이모티콘을 함께 올렸다. 한 네티즌이 “칼리드가 게이가 아니기를 바란다”고 하자, 칼리드는 “저는 그렇다. 그건 괜찮다”고 답했다. 이에 다른 네티즌들은 “여전히 열렬한 팬”이라며 그를 지지하는 메시지를 보냈다. 칼리드는 이어 “저는 아우팅(비자발적 성적지향 노출)당했고, 세상은 여전히 돌고 있다”며 “이걸 바로잡아야 한다. 저는 제 성적지향이 부끄럽지 않다. 현실에서, 그건 누구와도 상관없는 일이다. 저는 괜찮고, 여러분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전에도 성적지향을 숨기지는 않았다”고 했다. 다만 자신의 성적지향은 “당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며 지극히 개인적인 문제일 뿐임을 강조했다. 연예매체 버처는 칼리드의 이날 고백이 동료 가수인 휴고 디 알몬테(Hugo D Almonte)의 과거 연애 관련 발언 이후 나왔다고 전했다. 휴고 디 알몬테는 자신의 엑스에 “멍청한 가수”와 사귀었다가 헤어졌다는 내용의 글을 올렸고, 그 가수가 자신을 주거침입으로 고발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휴고 디 알몬테는 또 다른 게시물에 칼리드와 함께 찍은 셀카를 올렸다가 삭제했다. 네티즌들은 그의 전 연인이 칼리드라고 추측했다. 칼리드 역시 자신이 아우팅을 당했다고 말하면서도 누가 폭로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휴고 디 알몬테는 이에 대한 설명을 요청한 버처에 “이미 로스앤젤레스(LA) 커뮤니티에서 (게이인 것이) 공개된 사람을 공개(아우팅)하려는 의도는 아니었다”며 “제 의도는 그가 자신의 권력을 사용해 저를 어떻게 침묵시키려 했는지 공유하려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 강제로 수술대 올라 ‘전기 충격’…트랜스젠더, 병원 상대로 승소

    강제로 수술대 올라 ‘전기 충격’…트랜스젠더, 병원 상대로 승소

    중국의 정신병원에서 강제로 ‘전기 충격 치료’를 받은 트랜스젠더가 병원을 상대로 소송해 1000만원이 넘는 배상액을 받아냈다. 성소수자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며 입증되지 않는 시술이 횡행하는 중국 사회에서 이번 판결은 “트랜스젠더 권리의 승리”라고 중국 내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평가했다. “강제 전기 충격으로 심장 질환 얻어”2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과 중국 언론에 따르면 중국 허베이성 친황다오시 창리현 인민법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동의 없이 여러 차례 전기 충격 시술을 받았다며 한 트랜스젠더가 친황다오시 제5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병원이 트랜스젠더에게 6만 위안(1100만원)을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링얼’이라는 이름으로 소셜미디어(SNS) 방송인으로 활동하는 28세 트랜스젠더는 출생신고서에 남성으로 기재돼 있지만 스스로 여성이라고 여긴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링얼은 부모에게 자신의 성 정체성을 밝힌 뒤 부모의 극렬한 반대에 직면했고, 부모는 2022년 7월 링얼을 병원 정신병동에 강제로 입원시켰다. 링얼은 성 정체성을 둘러싼 갈등으로 우울 증상을 겪고 있지만 병원에 입원할 정도는 아니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병원은 링얼에게 ‘불안 장애’와 ‘불화적인 성적 지향’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링얼은 97일 동안 정신병동에 입원했으며 7차례에 걸쳐 원치 않는 전기 충격 치료를 받았다. 병원은 ‘사회의 기대에 부응하도록 바로잡겠다’며 이같은 시술을 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링얼은 “침대에 온몸이 묶인 채 전기 충격 치료를 받았으며, 치료를 받을 때마다 기절했다”면서 이같은 치료로 인해 심장 질환을 얻어 약물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고 밝혔다. 링얼은 병원에서 퇴원한 뒤 병원을 상대로 8만 위안(1500만원) 이상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동성애’ 질병 아니지만 ‘전환 치료’ 횡행중국의 정신보건법은 “자신이나 타인의 안전에 위협이 되는 경우”에 한해 중증 정신장애 환자가 병원에 강제 수용될 수 있도록 규정해 환자의 ‘자발성’을 강조하고 있다. 재판장에서 링얼 측은 “병원 치료를 스스로 요청하지 않았고 폭력적 성향 등 정신병동에 입원할 정도의 문제가 없었다”면서 “입원 및 치료 과정 전반에 걸쳐 본인의 동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신병원의 강제 수용이 가능한 기준에 전혀 미치지 못하는데도 강제로 입원 및 치료를 한 병원의 잘못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병원은 “환자에게 불안 증상이 명백히 있었고 부모가 비자발적 입원 동의서 등 일련의 문서에 서명했다”면서 “이는 ‘정신장애 의심 환자의 가족이 진단을 위해 의료기관으로 이송할 수 있다’고 규정한 정신보건법에 부합한다”고 맞섰다. 링얼의 소송은 ‘친황다오 정신병원 트랜스젠더 사건’으로 불리며 중국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다. 소송에는 “성소수자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는 치료는 비과학적”이라는 저명한 의학 전문의의 견해 등이 증거로 제출됐다. 지난 수십 년간 중국은 동성애와 성소수자에 대해 ‘퇴폐적인 서구 문명’이라며 배척해왔다. 중국정신의학협회는 지난 2001년 정신질병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했지만, 여전히 성소수자를 ‘정상’으로 돌려놓는다는 명목의 ‘전환 치료’가 암암리에 이뤄지고 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이를 둘러싼 법정 다툼도 드물지 않게 발생한다. 2014년에는 한 성소수자 남성이 자신에게 전기 충격 시술을 한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으며, 2017년에는 또다른 성소수자 남성이 정신병원에서 약물을 투여받은 뒤 병원을 상대로 소송해 승소했다. 이같은 소송은 병원이 성적 지향을 ‘치료’할 수 있다고 허위 광고한 것이 문제가 됐다. 이와 달리 링얼의 소송은 성소수자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강제 치료의 인권 침해 문제에 대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가디언은 설명했다.
  • 부부인데 잠자리는 NO, 바람은 OK? ‘우정결혼’ 유행하는 日

    부부인데 잠자리는 NO, 바람은 OK? ‘우정결혼’ 유행하는 日

    일본에서 사랑도 성관계도 없는 새로운 유형의 결혼 관계를 합의해 선택하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다. 일본 최초이자 유일한 우정결혼 전문업체인 ‘컬러어스(Colorus)’의 데이터에 따르면 일본 인구 1억 2000여만 명 중 약 1%가 ‘우정 결혼’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특히 전통적인 결혼에 환멸을 느끼는 이성애자를 비롯해 무성애자·동성애자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30대 성소수자 ‘우정’ 부부는 19일 일본 매체 ‘더 골드 온라인’에 자신의 사례를 전했다. 이들은 미나토, 사츠키라는 가명을 써 인터뷰에 응했고, 성 정체성(남성, 여성 여부)은 밝히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각 바이섹슈얼(양성애자), 에이섹슈얼(무성애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미나토는 여성, 남성 둘 다 교제한 경험이 있고, 사츠키는 다른 사람에 대한 성적인 욕구를 느끼지 않는다고 했다. 두 사람은 법률적으로는 부부 관계이나, 성적 관계를 맺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사츠키는 우정 결혼을 선택한 이유에 대해 “어머니는 ‘슬슬 좋은 사람이 없냐’며 (결혼) 압력을 줬다”라며 “어쨌든 (가족의 혼인 요구를) 빨리 침묵시키고 싶었다”고 답했다. 인터넷 게시판에서 서로를 만나게 된 뒤 결혼에 ‘합의’했다는 두 사람은 “상대에게 요구하거나 바라는 게 없기 때문에 싸울 일이 없고, 그저 평소대로 각자의 일을 하며 살 수 있다”라며 결혼생활에 만족감을 표했다. 이처럼 우정 결혼은 ‘공통의 이익과 가치관을 바탕으로 동거하는 관계’로 정의된다. 법적인 의미의 배우자이지만, 낭만적인 사랑이나 성적인 관계는 추구하지 않는다. 부부는 동거하거나 별거할 수 있고, 인공수정 등을 통해 자녀를 가질 수도 있다. 부부 간 합의가 있다면 배우자 외에 다른 사람들과 자유롭게 연애 관계를 추구한다는 게 특징이다. 우정결혼 전문업체에 따르면 우정 결혼에 관심이 있는 이들은 평균 32.5세로, 소득이 전국 평균을 넘어서며 85%가 학사 학위 이상의 고학력자다. 우정 결혼을 택한 부부는 결혼 전 생활비나 집안일을 어떻게 분담할지 등 일상생활의 세부 사항에 대해 먼저 합의한다. 업체는 우정결혼을 택한 80%의 부부가 삶에 만족했고, 많은 부부가 자녀를 키우고 있다고 전했다. 업체는 “이러한 관계는 때때로 이혼으로 끝나기도 하지만 부부가 받을 수 있는 정책적 혜택과 동반자 관계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장점”이라며 “전통적인 결혼을 싫어하거나 자신을 사회적으로 소외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을 도울 수 있는 대안”이라고 말한다.
  • ‘이재명 유죄’ 1심 선고, 한성진 판사는 누구?

    ‘이재명 유죄’ 1심 선고, 한성진 판사는 누구?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운명에 중대 변수인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1심 선고가 나오면서 재판장인 한성진 부장판사(53·사법연수원 30기)에게도 관심이 쏠린다. 이 사건은 원래 강규태 전 부장판사(53·30기)가 재판장으로 심리했지만, 올 초 갑작스레 사표를 내면서 한 부장판사가 2월부터 맡았다. 서울 출신으로 명덕고와 서울대 공법학과를 졸업한 한 부장판사는 1998년 제40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한 부장판사는 2001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군법무관으로 병역을 마친 뒤 2004년 창원지법에서 판사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이후 서울남부지법, 서울중앙지법, 서울고법 판사를 거쳐 부산지법, 수원지법 성남지원, 서울북부지법에서 부장판사로 일했다. 일선 법원에서 재판 업무만 줄곧 담당했다. 2019년 성남지원 영장전담판사 재직 당시 준강간 혐의를 받은 배우 강지환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2022년 5월에는 서울북부지법 형사재판장을 지내면서 동성애로 군형법상 추행 혐의가 적용돼 기소된 예비역 중위 A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군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의 조화를 모색한 1·2심 판결은 동성애에 대한 전향적 판결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정기 인사에서 서울중앙지법으로 자리를 옮겨 이 대표의 선거법 재판을 맡는 형사합의34부를 이끌게 됐다. 중앙지법 재판장을 맡은 뒤 1000억원대 분식회계와 수백억원대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된 이상영 대우산업개발 회장의 보석 청구를 기각한 바 있다. 지난 7월에는 서울 강남 학원가 마약음료 협박 사건의 주범인 20대 남성에게 징역 23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한 부장판사는 법원 내 진보 성향의 학술모임으로 분류되는 국제인권법연구회에 2011년 가입해 현재도 회원이지만,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간 판결에서 한 부장판사는 특별히 성향이 드러나거나 한쪽에 치우친 적은 없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 로버트 할리, 동성애자 루머에 “여자 좋아한다”…아내 입장은

    로버트 할리, 동성애자 루머에 “여자 좋아한다”…아내 입장은

    방송인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의 가족들이 5년 전 사건에 대한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는다. 오는 10일 오후 10시 방송되는 MBN 예능 프로그램 ‘한 번쯤 이혼할 결심’(이하 ‘한이결’) 마지막 회에서는 처음으로 스튜디오를 찾은 명현숙이 남편 로버트 할리와 나란히 앉아 37년간의 결혼 생활 및 (가상) 이혼 숙려 기간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그려진다. 이날 오프닝에서 MC 김용만은 “마지막 회를 맞아 아내 동반 출연이 성사됐다”며 로버트 할리의 옆에 자리한 명현숙을 반갑게 소개한다. 모두가 내적 친밀감으로 화기애애해진 가운데, 할리 명현숙 부부의 마지막 이야기가 공개된다. 앞서 남편이 준비한 캠핑 이벤트로 둘째, 셋째 아들과 18년 전 가족의 추억이 어린 캠핑장을 찾았던 명현숙은 이날 셋째 아들과 단둘이 산책을 한다. 그러던 중 셋째 아들은 5년 전 아빠의 과거 사건 후 공황장애를 앓게 됐음을 고백한다. 이에 엄마는 “혹시 아빠를 원망했던 적은 없었어?”라고 넌지시 묻는다. 아들은 “당연히 원망도 했지”라면서 “아빠랑 같이 방송 일들 하면서 (모델 겸 방송인으로서) 스케줄도 많았었는데, 그 사건 후로 일이 다 끊겼으니까”라고 고백한다. 그러면서도 아들은 “아빠가 가족에게 짐이 되기 싫어서 남몰래 배달 아르바이트 일을 했다”라며 아빠의 속사정을 대신 전해준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김용만은 명현숙에게 “그 사건으로 인해 다른 루머도 나왔는데, 그때 속상하지는 않았는지?”라고 물어본다. 명현숙은 “너무 황당한 이야기였다”면서 그간 담아놨던 속내를 꺼내 보인다. 할리도 당시 해명할 수 없었던 사정을 처음으로 밝히며 “저 여자 좋아합니다”라고 깜짝 발표한다.
  • 명문대 출신 유명 유튜버 ‘커밍아웃’…“홍석천과 이상형 겹쳐”

    명문대 출신 유명 유튜버 ‘커밍아웃’…“홍석천과 이상형 겹쳐”

    ‘라디오스타’에서 게이 유튜버 김똘똘이 아웃팅을 당했던 과거를 고백했다. 지난 6일 방송된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는 ‘캐치! 똑똑핑’ 특집으로 꾸며져 의사 여에스더, 평론가 이동진, 뮤지컬배우 김소현, 게이 유튜버 김똘똘이 출연해 이야기를 나눴다. 김똘똘은 방송 녹화를 앞두고 ‘톱게이’ 홍석천에게 조언을 구했지만 실질적인 조언을 해주지 않았다면서 견제를 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이어 “게이 세대교체가 이뤄져야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석천이 형이 왕관과 요술봉을 물려줄 생각이 없는 것 같더라. 너무 꽉 잡고 계신다”고 말했다. 김똘똘은 “제가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어서 SNS 팔로우를 하면 석천이 형과 많이 겹친다. 350명 정도 겹치더라. 초반에는 연인이 생기면 소개를 시켜줬었는데, 이제는 안 시켜준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똘똘은 과천외고 재학 시절 남다른 비주얼로 ‘4대 천왕’으로 불렸다고. 김똘똘은 “과천여고가 붙어있었다. 쉬는 시간마다 매점에서 여고생들을 만나게 되는데, 다 저를 구경을 했었다”고 말했다. 이에 김구라는 “그런데 똘똘이는 여자에 관심이 없는데, 기분이 묘했겠다”면서 웃었고, 김똘똘은 “맞다. 번호를 준 적도 없다”고 했다. 성정체성을 초등학교 4학년 때 알았다는 김똘똘은 “그래서 공부를 열심히 했다. 언제 부모님께 불효를 저지르게 될지 모르니 미리 효도를 하자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김똘똘은 “그래서 학창시절을 보내는 동안 컴퓨터 관련 자격증을 11개를 땄고, 성균관대학교 전자전기공학을 전공했고, 부모님이 원하시는 대로 삼성전자에도 들어갔었다”고 전했다. 김똘똘은 커밍아웃 이전에 고등학교 1학년 때 같은 동성애자로부터 아웃팅을 당했다며 “저보다 두살 많았고, 아예 모르는 사람이었다. 많은 사람들과 잘 어울리고 공부도 잘하는 제가 부러워서 그랬다고 하더라. 이후 절친들에게는 게이라는 사실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리고 커밍아웃은 2018년 가을에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항상 효자였고, 사고도 안쳤는데, 대역죄인이 된거다. 해명하는 제 자신이 비참해서 한동안은 부모님과 연락을 끊고 살았다. 시간이 필요했다. 지금은 너무 화목하다. 부모님이 제가 너무 행복해보여서 보기 좋다고 하시더라. 피해주지 말고, 눈치보지 말고 살라고 하시더라. 지금은 커밍아웃 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웃었다.
  • 불법 수집 ‘민감 정보’ 광고주에 넘긴 메타… 216억 과징금

    불법 수집 ‘민감 정보’ 광고주에 넘긴 메타… 216억 과징금

    페이스북 이용자의 종교관이나 정치관뿐 아니라 동성과 결혼 여부 등 민감한 정보를 무단 수집한 메타가 216억원의 과징금 물게 됐다. 페이스북 운영사인 메타는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광고주에게 넘긴 사실도 드러났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4일 전체회의를 열고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한 메타에 대해 이같은 규모의 과징금 처분을 의결했다고 5일 밝혔다. 조사 결과 메타는 페이스북 프로필을 통해 국내 이용자 약 98만명의 종교관·정치관, 동성과 결혼 여부 등 민감 정보를 수집한 것으로 파악됐다. 개인정보보호법은 사상·신념, 정치적 견해, 성생활 등에 관한 정보를 엄격히 보호해야 할 민감 정보로 규정해 원칙적으로 처리를 제한한다. 예외적으로 정보 주체에게 별도의 동의를 받은 경우 등 적법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만 민감 정보를 처리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메타는 무단 수집한 민감 정보를 광고주에게 넘겼다. 약 4000곳의 광고주가 이용자의 민감 정보를 이용한 사실이 조사 과정에서 확인됐다. 메타는 이용자가 페이스북에서 ‘좋아요’를 누른 페이지나 클릭한 광고 등 행태 정보를 분석했다. 이를 토대로 특정 종교나 동성애, 트랜스젠더, 북한이탈주민 등 각종 민감 정보와 관련한 광고 주제를 만들어 운영했다. 또 해커가 사용되지 않는 계정 복구 페이지에서 위조된 신분증을 제출해 타인 계정의 비밀번호 재설정을 요청했고, 메타는 위조 신분증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이를 승인했다. 이 때문에 한국 이용자 10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개인정보위는 메타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상 민감정보 처리 제한 안전조치 의무 위반 등을 근거로 과징금 216억 1300만원과 과태료 1020만원을 부과했다.
  • 美 ‘국민 여동생’ 클로이 모레츠 “난 동성애자…해리스에 투표했다”

    美 ‘국민 여동생’ 클로이 모레츠 “난 동성애자…해리스에 투표했다”

    미국의 ‘국민 여동생’으로 통했던 유명 할리우드 배우 클로이 모레츠가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해 지지를 선언하면서 자신이 동성애자라고 선언했다. 모레츠는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투표인증 사진을 올리고 “나는 해리스에게 투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선거에는 많은 것들이 걸려있다”며 “나는 정부가 여성인 내 몸에 대해 어떠한 권리도 없고, 내 몸에 관한 결정은 나와 의사만이 내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해리스는 우리를 위해 그 점을 보호할 것”이라고 했다. 모레츠는 “나는 동성애자로서, 성소수자 커뮤니티를 지킬 ‘법적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우리는 이 나라에서 보호받아야 하며, 우리가 필요로 하고 마땅히 받아야 할 치료를 받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친구들과 함께 투표소에 갈 계획을 세우라”고 독려했다. 1997년생인 클로이 모레츠는 2004년 TV 시리즈 ‘가디언’으로 데뷔했다. 이후 2010년 영화 ‘킥 애스: 영웅의 탄생’에서 힛 걸 역으로 본격적인 명성을 얻었다. 이후 ‘렛미인’, ‘휴고’, ‘다크 섀도우’, ‘제5침공’ 등에 출연하며 배우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동성애든 이성애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퀴어 연기, 용기 있는 선택 아닌 공감의 문제”

    “동성애든 이성애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 퀴어 연기, 용기 있는 선택 아닌 공감의 문제”

    “사람과 사람이 만나 사랑하는 모습은 퀴어(게이)라고 별다를 게 없어요. 그들의 삶을 제대로 보여 주면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티빙 드라마 ‘대도시의 사랑법’에서 퀴어 작가 고영을 연기한 남윤수(27)는 이 작품을 통해 배우가 된 후 처음으로 응원과 혐오의 메시지를 동시에 받았다고 했다. 지난 1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그는 “사람들이 거부감을 느낄 수 있는 성소수자 연기가 제게는 용기 있는 선택이 아닌 하고 싶은 걸 한 결과”라고 밝혔다. 그는 소설 원작을 읽고 나니 퀴어의 삶과 고영이라는 캐릭터가 더 잘 보였다고 했다. 영화에 이어 8부작 드라마로 공개된 ‘대도시의 사랑법’은 성소수자들의 사랑과 정체성을 판타지가 아닌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로 풀어내 호평을 받았다. 2022년 부커상 국제 부문 후보에 오른 동명 소설 원작자인 박상영 작가가 각본을 썼고 허진호, 홍지영, 손태겸, 김세인 등 영화감독 4인이 소설집 속 이야기 네 편을 드라마화했다. 남윤수는 “남자를 좋아하는 동성애자든, 여자를 좋아하는 이성애자든 누군가를 좋아하는 마음은 다 똑같기 때문에 특별할 건 없었다. 감정을 파고들면서 상황에 몰입하려 했다”고 말했다. 주인공으로 각기 다른 네 명의 남자와 로맨스 연기를 펼친 남윤수는 키스 장면을 300번 넘게 촬영했다고 한다. 드라마는 공개를 앞두고 “동성애를 미화하고 조장한다”는 거센 반발에 몸살을 앓았다. 제작사는 항의 전화와 혐오스럽다는 민원에 결국 포털에 공개했던 예고편 영상을 비공개 처리했다. 반면 작품 공개 후 남윤수는 생면부지의 성소수자들로부터 응원을 받았다. 그는 “매일 100개씩 지금까지 DM(다이렉트 메시지)을 1만개 이상 받은 것 같다. 연기를 하면서 이렇게 많은 연락을 받은 게 더 특별했다”며 “배우 이미지에 타격을 받을 수 있는데도 이런 역할을 연기해 줘 고맙다는 메시지부터 ‘상처받지 말라’는 글까지 할 수 있는 한 답장을 했다”고 말했다. 남윤수가 가장 공감했던 부분은 3~4화 ‘우럭 한 점 우주의 맛’에서 암 투병 중인 엄마 은숙(오현경)과 교감하는 먹먹한 장면. 아들의 성 정체성을 용납하지 못한 은숙과 고영은 다가오는 이별을 앞두고 서로를 들여다보며 이해한다. 남윤수는 지난 6월 부친에게 신장을 기증했다. 그는 “그 에피소드 분량을 찍을 때 아버지가 아프다는 걸 알게 됐다. 촬영이 끝나고 극중 고영과 내 감정이 비슷하다는 걸 깨닫게 됐다”고 털어놨다. 네 명의 감독이 연출하는 ‘대도시의 사랑법’에 도전한 남윤수는 “네 감독님이 서로 경쟁하기보다는 격려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며 “이 작품을 통해 내 캐릭터 하나가 만들어진다는 게 이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이제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배우이고 싶다”고 강조했다.
  • 팔레스타인 피눈물 먹고 자라는 ‘스타트업 국가’의 민낯 [세책길]

    팔레스타인 피눈물 먹고 자라는 ‘스타트업 국가’의 민낯 [세책길]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학교 수업시간에 “부지런한 유대인, 게으른 아랍인” 이야기를 듣는 건 흔한 일이었다. 유대인은 똑똑하고 단결력이 좋다, 아랍인들의 탄압과 침입을 막아내고 있다, 우리도 유대인들을 배워야 한다. 그런 게 말 그대로 상식이었다. 전쟁이 났을 때 이스라엘 젊은이들은 조국을 지키기 위해 전세계에서 이스라엘로 몰려드는 반면 아랍 국가들 젊은이들은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공항으로 몰려들었다는 ‘어디선가 누군가가 했다는 이야기’는 약방에 감초로 등장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먼지가 풀풀 날리는 곳에서 사는데, 유대인들은 ‘키부츠’라는 협동농장에서 힘을 합쳐 사막을 옥토로 바꿔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글이 중학교 교재에 실려 있었다. 당연히 그런 줄 알았다. 이스라엘은 부지런해서 사막을 옥토로 바꾸고 아랍인들은 게을러서 황무지에서 사는 줄 알았다. 하지만 대학 시절 읽은 어떤 책을 보고서야 알게 됐다. 이스라엘 농부들이 활짝 웃으며 농사짓는 사진에 등장하는 키부츠는 원래 그곳에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내쫓았던 곳이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사막 먼지 날리는 황무지에서 사는 건 올리브나무를 가꾸고 농사를 짓던 고향에서 쫓겨났기 때문이었다. 그 얘기가 그렇게나 충격적일 수가 없었다. 국제엠네스티는 지난해 5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최대도시인 헤브론 검문소에 ‘붉은 늑대’라고 부르는 인공지능 안면인식 시스템을 설치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시하고 인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이를 ‘자동화한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라고 비판하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검문소에 설치한 카메라 수십대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얼굴을 스캔해 데이터베이스를 축적하고, 이를 학습한 인공지능이 이스라엘 군인들에게 통과시킬지 여부를 통보해주는 방식이라고 했다. 이런 방식은 가자지구에서도 동일하게 사용됐다. 게다가 하마스를 상대로 한 전투에선 CCTV, 드론, 위성으로 수집한 이미지를 인공지능이 분석해 공습표적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군사작전에 참여하는 단계까지 왔다. 물론, 이런 방식 덕분에 민간인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고 있다. ‘피와 눈물이 흐르는 땅’ 위에서 자라난 군수산업<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과정에서 발전시킨 방위산업과 보안산업을 이용해 돈벌이를 해온 실태를 고발하는 책이다. 조금만 관심을 갖고 찾아보면 <홀로코스트 산업>을 비롯해 <만들어진 유대인>, <이스라엘에 대한 열가지 신화> 등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을 상대로 벌이는 악행을 비판하는 책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모두 저자가 유대인이다. <팔레스타인 실험실>을 쓴 앤터니 로엔스턴 역시 오스트레일리아 멜버른에 있는 “자유로운 시온주의 가정”에서 자란 “무신론자 유대인(15~16쪽)”이다. 저자의 할아버지는 1939년 나치를 피해 난민 신세로 오스트레일리아에 정착했다고 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 이스라엘을 조국으로 느끼는 환경에서 자랐지만, 점차 “팔레스타인인을 겨냥한 공공연한 인종주의와 이스라엘의 모든 행동에 대한 반사적인 지지가 불편해졌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를 “광신적 종교집단 같았다”고 표현했다(15쪽). 저자는 이스라엘 점령체제의 본질이란 이스라엘 인권단체인 베첼렘이 2021년에 낸 보고서에서 밝혔듯이 “아파르트헤이트”에 다름아니라고 규정한다(17쪽). 이런 주장을 들으면 이스라엘 정부는 십중팔구 ‘반유대주의’라고 반발한다. 하지만 <팔레스타인 실험실>에는 이스라엘의 솔직한 속내를 공공연하게 드러낸 다양한 사례가 등장한다. 현재 이스라엘 집권여당인 리쿠드당 소속 정치인인 이스라엘 카츠는 2022년 5월 의회연설에서 이렇게 말했다. “어제 나는 대학에서 팔레스타인 깃발을 나부끼는 아랍 학생들에게 경고했습니다. 1948년을 기억하라. 우리의 독립전쟁과 너희의 나크바를 기억하라. 밧줄을 너무 팽팽히 잡아당기지 마라(290~291쪽).” 리쿠드당과 함께 연립정부에 참여하고 있는 ‘독실한 시온주의당’ 지도자이자 네타냐후 총리의 협력자인 국회의원 베잘렐 스모트리치는 2021년 10월 아랍계 국회의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당신들이 여기에 앉아 있는 건 순전히 실수 때문이야. (이스라엘 건국 총리) 벤구리온이 일을 마무리하지 않고 1948년에 당신들을 몰아내지 않았기 때문이지(106쪽).” 두 사람은 동일한 역사적 사건을 상기시켰다. 나크바란 아랍어로 재앙이라는 뜻이다. 1948년에 일어났다. 이스라엘 민병대 등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인구 190만명 가운데 75만명이 강제로 쫓겨나 난민이 되었고, 531개 마을이 파괴되고 1만5000명이 살해됐다. 그러므로 두 정치인의 발언은 마치 일본 국회의원이 재일동포들에게 ‘관동대지진 같은 꼴 다시 당하고 싶지 않으면 조심하는 게 신상에 좋을거다’고 말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피와 눈물이 흐르는 땅’ 위에 이스라엘이 건국됐다. 그런 바탕 위에서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을 감시하고 추방하고 총을 겨누고 있다고 지적한다.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감시하고 추방하고 탄압하는 기법이 발전하다 못해 어느덧 이스라엘 경제를 떠받치는 거대한 산업이 돼 버렸다고 폭로한다. 이스라엘 ‘스타트업’의 뿌리는이스라엘 감시산업은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인공지능이나 안면인식기술, 드론을 활용하고 휴대전화를 감청하는 등 각종 첨단 감시장비는 최근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살해 논란이 계속되면서 많이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세계에서 10번째로 방위산업 수출로 많은 돈을 버는 국가라는 것도 중요하다. 1984년부터 1988년까지 뉴욕타임스 예루살렘 지국장으로 일했던 토머스 프리드먼이 ‘이스라엘 경제는 어떻게 해외 무기 판매에 중독되었는가’라는 특집 기사에서 밝혔듯이, “이스라엘 사업가들은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무기상이다(49쪽).” 방위산업과 감시산업 발전의 원동력이자 현장 실습장이 팔레스타인이다. 결국 이스라엘이 실전에서 시험을 거쳤다고 홍보하는 무기란 결국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일상적으로 감시하고, 저항을 차단하고, 사위를 진압하며, 군인과 민간인을 구분하지 않고 공격하는 데 사용된 것들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팔레스타인 실험실은 이스라엘의 독보적인 홍보 포인트(21쪽)”가 돼 버렸다. 이스라엘을 ‘스타트업 국가’이며, 수많은 스타트업이 군복무 경험을 바탕으로 한다고 치켜세우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이들은 그들의 군복무 경험이 사실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감시하고 탄압하는 것이었다는 사실에는 눈을 감는다. 정보부대 8200에서 제대한 43명이 2014년 네타냐후 총리와 베니 간츠 참모총장에게 공개서한을 보낸 적이 있다. “군사 통치를 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 정보기관의 스파이 활동과 감시에 완전히 노출되어 있습니다. … 수집, 저장되는 정보는 무고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칩니다. 정치적 박해를 위해, 그리고 협력자를 선별하고 팔레스타인 사회의 집단끼리 대립하게 함으로써 사회 내부에 분열을 일으키기 위해 정보가 사용됩니다(130~131쪽).” 이스라엘 정보부대 8200 소속 한 내부고발자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의 모든 전화 통화를 들을 수 있다며 이렇게 증언했다. “동성애자를 찾아내어 친척들에게 알리겠다고 압박할 수도 있고, 바람피우는 남자를 발견할 수도 있죠. 예를 들어 누군가가 빚을 지고 있다는 걸 알아내면 어떻게 될까요? 그 사람한테 접촉해서 협력의 댓가로 빚을 갚을 돈을 주겠다고 하면 됩니다(132쪽).” 홀로코스트 생존자 후손이 고발하는 ‘추악한 거래’칠레에서 살다가 1973년 군부 쿠데타 이후 가족과 함께 이스라엘로 망명한 다니엘 실버만이란 사람이 있다. 한참 뛰어놀아야 할 어린 시절에 아버지가 불법체포돼 감옥에 끌려갔다. 결국 아버지는 고문을 당한 끝에 사망했다. 이스라엘은 고통받는 유대인들을 받아준 고마운 조국이었을까. 실버만은 어른이 되어서야 이스라엘이 칠레 군부에 상당한 무기지원을 하고 군경 교육훈련을 지원하는 등 긴밀한 교류를 했음을 알게 됐다. 이스라엘이 가르친 고문기법으로 아버지가 죽은 셈이다. 저자는 칠레,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 니카라과, 파나마, 스리랑카, 미얀마, 르완다 등 세계 각지에서 벌어진 이스라엘의 ‘추악한 거래’ 사례를 상세히 들려준다. 악명높은 독재자들이 이스라엘의 주요 고객 명단으로 등장한다. 피노체트(칠레), 차우셰스쿠(루마니아) 뿐 아니라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남아프리카공화국도 예외가 아니었다. 1985년에 이스라엘 의회 대외관계위원장을 지냈던 요하나 라마티가 미국 플로리다 국제대학교에서 연설하면서 털어놓은 말은 거짓말이 아니다. “이스라엘이 도우려 하지 않는 유일한 정부 체제가 있다면 그건 반미 국가일 것입니다(65쪽).” “이스라엘은 수십년간 워싱턴과 긴밀하게 협력하면서 종종 미국이 공개적인 지원보다는 은밀한 지지를 선호한 지역에서 활동했다. 가령 이스라엘은 냉전 시기에 미국 의회가 미국 기관들의 공식적인 활동을 봉쇄한 과테말라와 엘살바도르, 코스타리카의 경찰을 지원했다. 이스라엘과 미국은 2000년대에 접어들어서까지도 콜롬비아의 암살대를 훈련 무장시켰다(52쪽).” 이스라엘은 지난해 10월부터 가자지구에서 거대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실 옛날 신문을 조금만 찾아보면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나 서안지구에 군대를 보내고 폭격을 하는 뉴스는 수십년간 되풀이된 연례행사같은 일이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때마다 이스라엘은 ‘테러와의 전쟁’이나 ‘테러리스트에 맞서 고향을 지킨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어쨌든 꽤 잘 먹혔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어느덧 시대는 변하고 있다. 국제사회 여론은 갈수록 이스라엘에 비판적으로 바뀌고 있다. 그런 여론이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가 정부 정책까지 바꾸진 못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이 가진 ‘신뢰자본’이 갈수록 고갈된다는 건 분명해 보인다. 적어도 수십년 전 한국 사회는 ‘똑똑하고 부지런한 유대인’ 신화가 상식이었지만 이제는 이스라엘과 태극기를 함께 흔드는 사람들이 대체로 괴랄하다는 취급을 받는 것만 봐도 변화는 분명해 보인다. 저자는 이스라엘이 좀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완전히 격리시키고 이스라엘을 유대인 순혈주의 국가로 바꿔 버리는 ‘두 국가 해법’을 반대하고 유대인과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동등한 시민으로서 함께 사는 ‘한 국가 해법’을 지지하는 게 대표적이다. 저자가 명시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스라엘의 악행이 자칫 홀로코스트 피해자라는 역사적 정당성마저 무너뜨리지 않을까 하는 근심이 책 곳곳에서 느껴진다. “많은 나라에서 유대 국가에 대한 여론이 꾸준히 돌어서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행동과 방위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는 한, 국제사회에서 따돌림 당하는 불가촉천민 국가라는 오명을 벗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296쪽).”
  • 챗GPT, 인간보다 창의적일까? ‘No!’ [달콤한 사이언스]

    챗GPT, 인간보다 창의적일까? ‘No!’ [달콤한 사이언스]

    인조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주인공에 대한 짧은 글을 써야 한다고 상상해보자. 주인공과 인조인간의 성별은 어떻게 할 것인지, 감동적 사랑 이야기가 될 것인지, 인류를 위협하는 디스토피아 이야기로 진행할 것인지 여러 가지를 결정해야 한다. 이를 두고 사람과 챗GPT가 쓴 글 중 어떤 것이 더 흥미로울까. 미국 캘리포니아 버클리대(UC버클리) 정보학부, 역사학부 연구팀은 이런 생각에서 시작해 비교 문학에 관한 배경과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지식을 활용해 특정 소재에 대해 인간과 챗GPT가 만들어 낸 응답을 비교한 결과, 아직은 인간이 훨씬 창의적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융합 과학 분야 국제 학술지 ‘인문학·사회과학 커뮤니케이션’ 10월 28일 자에 실렸다. 연구팀은 인간과 생성형 AI 모델의 응답을 비교할 공통의 이야기 구조를 정했다. 연구팀은 오비디우스의 시 ‘변신 이야기’에 등장하는 피그말리온 신화를 선택했다. 예술가가 자기가 조각한 조각상과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이 신화는 수많은 문학 작품에서 변형, 활용됐으며, 영화 ‘마이 페어레이디’는 물론 SF영화 ‘허’(Her), ‘엑스 마키나’ 등에도 쓰였다. 연구팀은 전문적으로 글을 쓰는 사람이 아닌 일반인과 챗GPT, 메타(구 페이스북)에서 만든 생성형 AI인 ‘라마’(Llama)에게 “한 사람이 인공 인간을 만들었다. 이 인간은 인공 인간과 사랑에 빠졌다” 또는 “한 인간이 인공 인간을 만들었다. 다른 인간이 인공 인간과 사랑에 빠졌다”라는 두 소재 중 하나를 선택해 글을 쓰도록 했다. 인간이 작성한 250개 글과 생성형 AI이 작성한 글 80개를 받았다. 연구팀은 이 글을 성별, 성적 지향성, 인종과 민족, 문화에 대한 논의 방식, 전체적 내러티브 구조의 복잡성 등 문학성을 평가했다. 그 결과, AI 모델은 수백만 개의 글을 기반으로 학습하고, 대중문화에서 변용된 것을 참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약간의 변화를 줘 같은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생성했으며, 캐릭터는 평면적이고 일반적이었으며 사랑에 빠지는 동기가 결여됐으며, 내러티브는 공식을 따랐고 긴장감이 빠졌을 뿐만 아니라 진부한 표현들이 많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사람이 쓴 글은 캐릭터와 내러티브가 풍부하고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연구팀은 놀라운 점을 발견했다. AI가 만든 이야기들의 4분의1은 동성애, 또는 복잡한 관계의 사랑을 다뤘지만, 사람이 쓴 글에서 동성애나 다른 형태의 사랑을 다룬 것은 7% 미만으로 확인됐다. 대신 최신 생성형 AI 버전은 사랑, 인류, 인간에 대한 이해가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니나 베구스 연구원은 “생성형 AI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지만, 현재 질 높은 창작은 여전히 인간의 영역”이라면서도 “대형 언어 모델은 인간의 가치를 모방하고 있는 만큼 인간을 따라잡을 수 있으며, 현재도 인간의 글쓰기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라고 말했다.
  • “동성혼 반대 집회, 러시아·한국 비슷하단 증거”…무슨 말?

    “동성혼 반대 집회, 러시아·한국 비슷하단 증거”…무슨 말?

    러시아 측이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 있었던 동성혼 반대 집회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다. 28일 주한러시아대사관 측은 “지난 주말 종교단체들이 주최한 집회에 엄청난 수의 참가자들이 모였다”며 “이는 러시아와 대한민국 국민이 비슷한 정신적, 도덕적 방향성을 갖고 있음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고 밝혔다. 이어 “그 기반에는 전통적인 가치가 자리하고 있으며, 이러한 전통 가치에 대한 충성은 양국 국민이 서로를 이해하고 우호적인 감정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요소다”라고 했다. 러시아대사관의 이런 입장은 성소수자 문제에 보수적인 러시아 국내 시각을 반영한다. 전통적 정교회 국가인 러시아에서는 동성애를 ‘악’(惡)으로 본다. 특히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러시아 정부는 서방이 진보적 젠더 개념이나 동성애를 강요하고 있다며, 이에 맞서 자국의 전통적 가치와 정체성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2022년 성소수자 권리 운동에 대해 “‘악마주의’의 문을 여는 움직임 가운데 하나”라고 강하게 비난한 바 있다. 다만 이날 대사관 측의 입장은 군 관련 시민단체들이 대사관 앞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인 직후 나온 것이라 외교적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재향군인회 “러시아, 북한군 총알받이로 이용”러대사관, 별다른 입장 없이 ‘한러 동질성’만 강조 예비역 군인 단체인 대한민국재향군인회(이하 향군) 회원 150여명은 이날 오전 중구 주한러시아대사관 앞에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향군은 “러시아가 북한군을 총알받이로 이용해 김정은의 금고로 목숨값을 보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은 수교 이후 34년간 쌓아온 러시아와 대한민국 간의 우호 관계를 파괴하는 지극히 비상식적인 조치”라며 “자칫 세계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추후 발생하는 불행한 사태의 책임은 전적으로 러시아 정부에 있다”며 파병 중단을 촉구했다. 향군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항의 서한을 러시아대사관에 전달했다. 하지만 이날 오후 대사관 측은 향군 항의에 대한 별다른 입장은 없이, 전날 있었던 종교단체의 동성혼 반대 집회에 관한 평가만 내놨다. 특히 대사관 측은 “비슷한”, “이해”, “우호”와 같은 표현을 사용하며 한러 관계 복원에 대한 희망을 내비쳤다.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 비준과 이어진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한러 관계가 전례 없이 냉각된 가운데, 러시아가 양국 국민의 동질성을 주장하며 종교 및 문화 등 민간 차원에서의 교류는 지속하는 방향의 ‘양다리 전략’을 취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러시아 대사도 24일 조선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확연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미래에는 양국 관계를 건전한 발전 궤도로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지노비예프 대사는 “나는 러·한 관계가 러·서방의 관계와 비슷한 적대적인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도록 양국 관계의 완전한 붕괴를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개신교계 “동성혼·차별금지법 반대” 한편 개신교계 임의 단체인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조직위원회’는 27일 오후 2~5시 서울 광화문과 여의도에서 연합예배를 개최했다.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등 보수계열 개신교계 단체와 120개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이날 집회는 동성혼 합법화 저지 및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개신교계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동시에 200억원 후원금 모금을 목표로 열렸다. 이날 오후 기준 주최 측 추산 110만명(온라인 포함 200만명), 경찰 추산 23만명이 집회에 모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18일 대법원에서 사실혼 관계인 동성 배우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한 것이 이번 대규모 집회의 발단이 됐다. 개신교계는 해당 판결을 차별금지법 제정과 동성혼 법제화의 전 단계로 본다. 아울러 지난 21대 국회에서 발의됐던 차별금지법 제정안이 동성애에 반대하는 입장을 표현하는 이들을 처벌하게 되면서 ‘역차별’을 낳을 수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법안은 국회 임기 만료로 폐기됐지만 이들은 비슷한 법안이 다시 발의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 성소수자 편견 가득한 세상 속… 연대의 손길 내미는 영화들

    성소수자 편견 가득한 세상 속… 연대의 손길 내미는 영화들

    세상은 그들을 향해 손가락질하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손가락의 끝이 우리를 향하는 듯하다. 성소수자를 내세운 영화들이 극장가를 두드리고 있다. 영화는 우리 사회 속 혐오를 비판하면서 그들을 포옹할 수 있는 마음을 가져 보자고 권한다. 30일 개봉하는 ‘럭키, 아파트’는 선우(손수현 분)·희서(박가영 분) 레즈비언 커플의 이야기로 우리 사회에 숨어 있는 여러 혐오의 모습을 그려 낸다. 희서는 부모에게서 지원받아 아파트를 마련해 선우와 행복하게 살고 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아래층에서 지독한 악취가 올라온다. 선우는 관리사무소, 경찰서 등을 다니며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이 과정에서 희서와 선우가 레즈비언 커플임이 알려지면서 주민들의 구설에 오른다. 홀로 사는 노인의 죽음이 알려져 아파트 가격이 떨어질 것을 우려하는 주민, 은근히 배제당하는 여성 제약회사 영업사원, 선우가 밝혀낸 아래층 노인의 안타까운 사연 등은 우리 사회의 단면이다. 제26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지금 여기, 한국영화’를 비롯해 전주국제영화제 등에서 호평받았다. 23일 개봉한 영화 ‘공작새’는 돈을 모아 성전환 수술을 하려는 댄서 신명(해준 분)의 사연을 담았다. 그는 댄스대회 우승 상금으로 이를 충당하려 하지만 “자기만의 색이 없다”는 심사평과 함께 2등에 그치고 만다. 절망에 빠진 신명에게 그동안 연락을 끊고 살았던 아버지 덕길의 부고가 전해진다. 농악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추모 굿을 올리면 유산을 물려주겠다는 유언을 남겼다. 영화는 1970년대 로스앤젤레스 게이 클럽에서 시작된 춤인 와킹과 한국 전통의 농악, 트랜스젠더가 되려는 주인공과 가부장주의 등 서로 상반되는 요소의 충돌로 우리 사회를 생생하게 그려 낸다. 신명이 추모 굿을 하면서 서서히 마음을 풀고, 아버지의 숨겨진 비밀도 풀리는 과정으로 연대에 대한 메시지를 던진다. 특히 와킹에서 농악까지 능숙하게 소화하면서 화려한 동작과 풍부한 표현력을 보여 주는 주연 배우 해준의 연기가 시선을 끈다.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왓챠상, 12회 서울국제프라이드영화제 개막작, 1회 남도영화제 감독상·배우상 등을 받았다. 박상영 작가 동명 소설을 영화화한 ‘대도시의 사랑법’은 성소수자 남성의 성장기다. 고교 시절 어머니에게 동성애자인 것을 들킨 뒤 삶을 겉도는 흥수(노상현 분)는 목숨을 끊을 생각을 하며 지낸다. 그의 정체성이 탄로 날 찰나, 그를 보듬어 준 이는 세상이 ‘헤픈 여자’라고 손가락질하던 재희(김고은 분)다. 혐오의 시선에서 힘들어하던 두 사람이 우정으로 일어서는 모습을 유쾌하게, 때론 묵직하게 담아냈다. 1일 개봉 후 주연 배우들의 연기 호평으로 흥행을 이어 가고 있다. 21일에는 티빙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 인기를 끌고 있다.
  • “‘남편’·‘남친’보다 ‘파트너’가 좋아요” 장기연애 커플 호칭 변화하는 미국

    “‘남편’·‘남친’보다 ‘파트너’가 좋아요” 장기연애 커플 호칭 변화하는 미국

    성 중립 호칭인 ‘파트너’ 사용 증가세동성커플서 쓰이다 이성애 커플 확대혼인 감소하고 동거 늘고 있는 영향도“인생 희로애락 함께하는 동등한 팀원” “누군가가 ‘이 사람은 내 남편이야’ 또는 ‘아내야’, ‘여자친구야’라고 말하는 것을 요즘은 거의 듣지 못합니다. ‘파트너’(partner·동반자)라고 말하는 게 더 흔해지고 있습니다.” 미국 국립루이스대 플로리다 캠퍼스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는 패트리샤 S. 딕슨 박사는 최근 미국의 장기연애 이성애 커플 사이에서 전통적인 호칭 대신 성 중립적 용어인 파트너라는 호칭이 점점 널리 쓰이고 있다며 CNN에 이같이 말했다. CNN은 성소수자(LGBTQ+) 커뮤니티에서 동성 결혼이 보장받지 못하던 시기부터 진지한 동성애 커플간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 주로 사용돼오던 파트너라는 용어가 최근 몇 년간 이성애 커플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런 언어의 변화는 젊은 세대가 전통적인 관계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는 현상을 반영한다고 짚었다. 젊은 세대는 젠더 유동적인 관계, 일부일처제에 국한하지 않는 관계, 결혼이 최종 목표가 아닌 관계 등을 탐구하는 데에 더 열려 있다는 것이다. 라우저라는 이름의 여성은 그가 교제하고 있는 남자를 ‘남자친구’(boyfriend)로 부르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라우저는 “그는 세금을 내는 30세 성인 남성이지 소년(boy)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연애 코치이자 팟캐스트 진행자인 리아 캐리는 “남자친구나 여자친구로 부르는 것은 누군가를 알아가는 관계의 초기 단계를 의미하며 장기적으로 발전할지를 고민하는 느낌을 준다”며 “저 같은 경우는 남자친구와 10년을 사귀었더니 더 이상 알맞은 용어가 아닌 것 같았다”고 말했다. 혼인율이 감소하고 있는 것도 파트러라는 호칭이 점점 널리 쓰이고 있는 데에 영향을 주고 있다. 2018년 미국 인구조사에 따르면 결혼하지 않은 상태로 파트너와 동거하는 젊은 성인은 증가한 반면 혼인율은 감소했다. 25~34세 성인의 약 15%가 미혼 파트너와 동거하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이는 10년 전보다 12% 증가한 수치다. 캘리포니아주에서 결혼가족관계 상담을 하는 도미니크 해리슨은 “파트너십은 결혼의 대안이지만, 삶을 함께 공유하려는 헌신에 있어서는 동일하다”고 말했다. 함께 살고 있는 남자에 대해 남자친구 대신 파트너를 호칭을 선택한 라우저는 “파트너라는 용어는 사람들에게 ‘결혼하지 않기로 했지만,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 헤쳐나가는 동등한 팀원’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기 때문에 매우 적절한 호칭”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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