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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북한인권, 남북 관계에 외통수 될까

    [신융아의 외교통일수첩] 북한인권, 남북 관계에 외통수 될까

    북한이 또 크게 반발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을 통해 미국 대북정책의 윤곽이 드러나자마자 북한은 2일 조선중앙통신에 ‘트리플’ 담화를 발표하며 강한 경고를 발신했다. 특히 미국이 제기하는 북한의 인권문제에 대해 “최고존엄까지 건드리는 엄중한 정치적 도발”이라며 “목숨보다 더 귀중하고 가장 신성한 최고존엄을 건드리는 행위에 대해서는 가장 강력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앞서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이 지난달 28일 대북인권단체와 탈북자 단체 등이 주관한 ‘북한자유주간’을 맞아 낸 성명에서 북한을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이고 전체주의적 국가 중 하나”라고 비판했다. 또 북한이 코로나19 방역 조치로 북중 국경을 무단 침범하는 경우 사살하라고 명령한 것에 대해서도 “점점 더 가혹한 조치들에 경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 문제를 놓고 북미 간 갈등이 정면으로 표출되면서 우리 정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에 처하게 됐다. 미국은 이미 지난 3월 한미 2+2 외교·국방장관 회담과 지난달 미 의회 톰랜토스인권위원회에서 개최한 우리나라 대북전단금지법 청문회를 통해서도 우리 정부를 향해 북한 인권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 공석으로 두었던 북한인권특사도 조만간 임명한다고 한다. 그러면 2017년 9월 이후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를 임명하지 않고 있는 우리 정부도 안팎으로부터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설령 이번에 발표될 미국의 대북정책이나 한미 정상회담 공동선언에는 포함되지 않더라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외교적 목표이자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인권 문제는 임기 내내 지속적이고 비중 있게 다뤄질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인권 문제가 북한을 자극하는 것을 피하려고 이 문제를 거론하지 않거나 회피, 유예하는 전략을 써 왔지만, 그럴수록 북한 인권은 남북 관계에 외통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지난 4년간 남북 관계 개선을 이유로 미뤄 왔던 북한인권법 시행에 대한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인권법에서 발간하도록 돼 있는 북한 인권에 관한 보고서는 4년째 공개되지 않았고, 탈북민의 증언을 수집해 북한의 인권 실태를 조사, 기록하는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역할은 유명무실해졌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지난해 통일백서에서 “북한인권 문제에 대한 국내외의 이해를 돕기 위해 공개 보고서 발간을 준비 중에 있다”고 했던 통일부는 과거 독일의 사례를 들며 서독은 동독의 인권 유린 실태에 대해 30년 이상 공개하지 않고 자료를 누적해 왔다고 하는데 궁색한 답변이다. 부분적으로 북한인권기록센터의 모델이 되기도 한 서독의 잘츠기터 중앙기록보존소는 1961년부터 통일 후 1992년 해체될 때까지 모든 기록을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동독에서 자행된 인권 탄압 사례를 조사하고 기록하면서 이를 근거로 언젠가 가해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알렸다. 동독으로부터 내정 간섭이라며 반발을 불러일으키기도 했지만, 이 기관의 존재만으로도 가해자에게는 경각심을 줘 탄압 행위를 억제하고 동독 주민들에게는 희망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북한인권기록센터의 존재는 우리 국민들조차 인지하기 어렵다. 홈페이지에는 2019년 6월 이후 활동 기록조차 없다. 북한 인권은 정권이나 정세에 따라 때로는 북한을 압박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되기도 했고, 때로는 남북 관계에 부정적 영향을 피하기 위해 무관심 속에 방치되기도 했다. 그러나 정책의 일관성뿐만 아니라 외교적 전략 측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한 인권은 선택의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우리 정부도 최소한의 법 시행을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문제의식과 일관된 원칙은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바이든 ‘제3의 길’ 대북정책… 단계적 대화·제재 투트랙 간다

    바이든 ‘제3의 길’ 대북정책… 단계적 대화·제재 투트랙 간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트럼프식 일괄타결(빅딜)’도, 오바마식 ‘전략적 인내’도 계승하지 않고 제3의 길을 가겠다고 밝혔다. 100일간 대북 접근법을 포괄적으로 검토한 결과로 ‘외교적 대화와 대북 제재’의 양면 전략이 큰 틀이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우리의 정책은 일괄타결 달성에 초점을 두지 않을 것이며 전략적 인내에도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차례 북미정상회담은 빅딜 담판에 집착하다가 별다른 성과를 남기지 못했고, 사실상 방치에 가까운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전략적 인내는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을 고도화시켰다. 사키가 바이든식 접근법에 대해 “북한과의 외교에 열려 있고 (외교를) 모색하는 실용적이고 조정된 접근”이라며 전례의 장점만을 취하겠다는 취지로 언급한 이유다. 빅딜 담판을 지양하는 바이든 행정부가 향후 실무진의 대화로 시작하는 ‘단계적 접근’에 나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핵을 모두 제거해야 제재를 푼다”는 ‘리비아식 일괄타결 모델’은 채택될 가능성이 사라진 것으로 봤다. ‘선비핵화, 후제재해제’와 함께 정권 붕괴로 이어진 전례 때문에 북한이 가장 꺼리는 방안이다.특히 사키는 “우리의 목표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명시했다. 바이든 행정부 내에서 혼용하던 ‘북한 비핵화’가 아닌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명시된 ‘한반도 비핵화’를 내세웠다.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합의를 계승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목소리와 같은 지점이다. 싱가포르 합의에는 북미 간 새로운 관계 수립,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한국전 참전 유해 송환 등 4개 항이 담겼다. 다만 사키는 “(미국의) 지난 4개 정부가 이 목표(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단계적 접근법의 큰 한계로 평가되는 북한의 소위 ‘살라미 전술’(거래 대상 세분화로 대가 극대화)을 제지하기 위해 대북제재를 병행할 필요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바이든식 접근법에서 또 하나의 키워드는 동맹이다. 사키는 “한일, 다른 동맹국, 파트너들과 매 단계마다 협의해 왔고 앞으로도 계속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오는 21일 한미정상회담을 앞둔 한국으로서는 북미 대화 여건을 조성할 수 있는 여지가 조금이나마 늘어나는 셈이다.하지만 미국이 최근 대북 제재 공조를 강조하고 북한의 아킬레스건인 인권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하고 있어 북한의 반발이 거세다. 미국은 지난달 28일 북한자유주간에 낸 성명에서 북한을 가장 억압적인 국가 중 하나로 명시했고, 곧 북한인권특사를 임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북한이 2일(한국시간)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 등 3건의 담화로 한미를 동시에 압박한 것 역시 전망을 어둡게 한다. 미국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불러내려 중국의 역할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미국이 신장위구르족 인권유린을 ‘대량 학살’로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외려 북중 밀착이 짙어지는 모양새다. 아직 어떤 채널을 통할지는 확실치 않지만 바이든 행정부는 대북 정책 검토 결과를 북한에 전달할 계획이다. 이에 대한 북한의 반응과 함께, 아직은 드러나지 않는 미국의 대북 유인책이 북미 대화 재개의 관건으로 거론된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정의용 외교장관 日 오염수 방출 ‘조건부 용인론’ 파문

    정의용 외교장관 日 오염수 방출 ‘조건부 용인론’ 파문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19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류 결정과 관련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기준에 맞는 적합한 절차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할 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건을 달긴 했지만 일본의 결정 직후 나온 “용납할 수 없는 조치”, “국제사법절차 검토” 등 강경 일변도의 대응과는 다소 결이 다르다. 미국이 일본의 결정 자체를 반대하지 않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만 ‘무조건 반대’식으로 대응했다가는 외교적으로 승산이 없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 답변에서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반대를 한다기보다는 우리 국민의 건강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3가지 정도를 일본에 줄기차고 일관되게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충분한 과학적 근거 제시 및 충분한 정보 공유 ▲더 충분한 사전 협의 ▲IAEA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연구소 대표 참여 보장을 제시했다. 그는 미국의 입장이 정부 판단과 다른 것은 인정하면서도 “미국도 ‘일본의 원전 오염수 방출 문제는 IAEA 적합성 판정을 받아야 된다’는 기본 원칙은 우리와 같이한다”고 말했다. 앞서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전날 “일본이 IAEA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미국은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밝혔다. 아이보시 고이치 주한 일본대사도 이날 취재진과 만나 IAEA 조사단에 한국 측 전문가가 참여하는 문제에 대해 IAEA와 협의할 사안이라면서도 일단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 바이든 미 정부가 한미일 3국 협력을 강조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가 오염수 문제를 너무 앞장서 부각시키는 것은 또 다른 마찰 요인이 될 수 있다. 정 장관의 이날 발언은 다음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서 대북 정책, 대중국 견제, 한미일 안보협력 등과 관련해 미국과의 이견을 좁혀야 하는 상황에서 한미 관계의 악재를 관리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한미 정상회담과 관련,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 시계를 다시 돌리기 위한 노력과 함께 경제 협력과 코로나19 대응, 백신 협력 등 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위해 심혈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특히 문 대통령이 백신 협력을 강조한 대목이 눈에 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얀센 백신의 안전성 논란과 미국의 ‘부스터샷’(3차 접종) 계획 등으로 백신 수급 불안정성이 더욱 커지면서 ‘백신 정상외교’ 요구가 증폭한 상황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정서상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의 방미 성과와 비교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 터라 청와대의 부담은 적지 않아 보인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日 편든 케리 특사 “美, 원전 오염수 개입 안 해”

    日 편든 케리 특사 “美, 원전 오염수 개입 안 해”

    존 케리 미국 대통령 기후특사는 18일 일본의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과 관련해 미국의 직접적인 개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동맹국인 한국이 원전 오염수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는데도 미국 측 입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셈이다. 케리 특사는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미국은 일본 정부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완전한 협의를 했으며, IAEA가 매우 엄격한 (방류) 절차를 마련했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이 한국에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도록 미국이 역할을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매우 명확한 규정 등이 있는 절차에 미국이 뛰어드는 게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전날 케리 특사와의 만찬에서 일본의 방류 결정과 관련, 정부와 국민의 심각한 우려를 전달하고, 일본이 국제사회에 보다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도록 미측이 관심을 두고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하지만 케리 특사의 이날 발언은 IAEA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없으면 미국은 개입할 의사가 없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지난 13일 일본의 결정 직후 “국제 안전 기준에 부합한다”고 밝힌 미국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미일 양국의 밀월 관계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첫 대면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 강화됐다. 두 정상은 북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의무 준수와 국제사회의 완전한 이행을 촉구했는데, 대북 제재 이행에 협조적이지 않은 중국을 향한 경고도 담겼다는 해석이 나왔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강경 대북 경고’ 바이든… 대북 정책 방향은

    ‘강경 대북 경고’ 바이든… 대북 정책 방향은

    이번주 한미일 안보수장 대화 계기美 ‘대북 정책 방향’ 검토 결과 낼듯북 탄도미사일에 바이든 강경 발언반면 외교적 대화 언급해 수위조절군 태세 상향 등 대북군사 조치 없어 대북 제재 공조에 미중 갈등 변수로북미대화 없는 인내전략 회귀 우려도 북한이 앞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5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 등 강경 발언을 내놓은 가운데, 이번주에 나올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다자 이해당사자 간 대북 정책 검토의 마지막 단계에 있다”며 한·미·일 3자 대화가 곧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주 후반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보국장은 워싱턴DC를 방문해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양자 및 3자 회담을 갖을 예정이다. 이를 계기로 미국의 대북 정책 검토 결과가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 대상이 아닌 순항미사일(한국시간 21일)에 이어, 제재 대상인 탄도미사일(한국시간 25일)을 발사하며 도발 수위를 높이자, 미국도 상응해 강경한 반응을 보였다. 바이든은 기자회견에서 “그들(북한)이 긴장 고조를 선택한다면 대응이 있을 것이다. 상응한 대응이 있을 것이다”라고 했고, 미 국무부도 북 탄도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유엔 안보리 산하 대북제재위원회 소집을 요구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바이든이 “비핵화라는 최종 결과 위에 조건한 것이어야 한다”면서도 “일정한 형태의 외교에 대한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에 무게를 뒀다. 북한의 도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처럼 대화의 문을 닫을 정도의 수준은 아닌 것처럼, 미측도 대응에 수위 조절을 했다는 것이다. 폴리티코는 27일 미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의 이번 도발로 “해당 지역에서 즉각적으로 미국의 (군사적) 대응 태세를 높일 계획은 없다”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집권 초인 2017년과 비교해 낮은 수준의 대응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당시 북미의 대치는 최고조까지 올라갔고, 트럼프는 ‘화염과 분노’를 거론하며 군사옵션까지 우회적으로 거론했었다. 반면 바이든은 수위를 조절한 대응으로 우선은 북한을 관리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의미다. 북한이 이번에 발사한 탄도미사일은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 개량형’으로 한미에 대한 대응보다는 신무기 실험에 더 가까운 것으로 본다는 당국자의 말도 전했다. 바이든는 무조건적인 압박이나 트럼프식 북미 대화보다는 동맹을 이용한 ‘제재 공조’와 외교적 대화를 병행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대북 제재 공조의 핵심인 중국과의 갈등이 심해지는 것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인권을 앞세운 미국 중심의 민주주의 연합이 압박하자 중국은 북한은 물론 이란과도 밀착하고 있다. 미국이 핵협상을 벌여야 하는 두 축이다. 미국의 대북 압박 공조가 중국의 반발로 공전을 거듭할 경우 ‘신인내 전략’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과감하고 직접적인 대북 외교’를 선언했지만 대북특사 등이 무산됐고, 이에 북한이 도발적인 패턴을 반복하면서 대화 없는 장기 대치로 이어진 바 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북한인권특사’ 임명 움직이는데…‘4년째 공석’ 한국은?

    美 ‘북한인권특사’ 임명 움직이는데…‘4년째 공석’ 한국은?

    트럼프-文 정부 ‘北 인권’ 거론 꺼려 美 ‘가치 동맹’ 부활땐 한국엔 부담미국 국무부가 지난 4년간 공석으로 두었던 북한인권특사를 다시 임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의 북한인권대사 임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인권과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내세운 미국의 신 행정부가 이 문제를 본격화하면 그동안 북한인권재단 등의 출범을 미뤄온 우리 정부도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미 국무부 관계자는 지난 4일(현지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 맞춰 특사직을 유지하고 채우는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여기엔 북한인권특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는 2017년 1월 로버트 킹 특사 이후 임명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선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를 거의 다루지 않았기 때문이다.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2017년 9월 이정훈 초대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났지만, 4년째 후임을 정하지 않고 있다. 2016년 9월 시행된 북한인권법에 따르면, 북한인권재단도 설립해야 하지만 현 정부에서는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지난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시행 이후 법적 출범 시한을 수시로 거론하며 공수처 설립을 밀어붙이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한국은 유엔의 북한인권개선 촉구 결의안의 공동 제안국에도 2년째 빠졌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와는 달리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더욱이 미 의회 하원에서도 우리의 대북전단금지법(남북관계발전법 개정안)을 두고 ‘표현의 자유’ 침해, 북한의 인권 문제 등을 문제 삼으며 청문회를 예고한 상태다. 미국이 ‘가치 동맹’을 내세우며 북한 인권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릴 경우 우리 정부에는 상당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그러나 여전히 우리 정부는 북한 인권 문제를 공개적으로 밝히는 데 꺼려하는 모습이다. 앞서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일 외신기자 간담회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 인권 문제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에 “제도적인 진전이 지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북한인권재단 출범은 통일부의 행정 의지만으로 되는 문제가 아니라 국회에서 이사회의 추천이나 이런 절차가 남아 있기 때문에 국회 논의나 합의 과정이 함께 진전돼야 한다”고 답했다. 북한인권기록물을 공개적으로 발간하는 데 대해서도 “더 고려해야 한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 교수는 “북한 인권은 대북 제재와도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얼마든지 제기될 수 있는 문제”라며 “우리 정부가 적어도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최소한의 의지는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검토…인도적 지원은 지지

    美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검토…인도적 지원은 지지

    北인권특사 4년만에 임명 검토...민주주의 가치 회복 미국 국무부가 4년만에 북한인권특사 재임명 검토를 시사하면서 후속 조치에 관심이 쏠린다. 인도적 지원에 대한 지지의 뜻도 밝혔다.미국 정부의 대외 매체인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미 국무부 관계자는 4일(현지시간) “토니 블링컨 장관이 정책 검토과정의 일환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 우선순위에 잘 부합할 수 있게 특사직을 유지·임명하는 문제를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여기엔 북한인권특사도 포함된다”고 밝혔다. 미 국무부의 북한인권특사는 2017년 1월 로버트 킹 특사가 물러난 이후로 임명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절에는 북미 협상 과정에서 북한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 인권 문제가 거의 다뤄지지 않았다. 국무부는 북한인권특사 임명 계획을 문의할 때마다 “북한의 인권실태를 깊이 우려한다”면서도 “행정상 발표할 내용은 없다”고 밝혀왔다고 VOA가 전했다. 그러나 민주주의 가치 회복을 전면에 내세운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미 의회와 인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북한 인권 문제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그레그 스칼라튜 미 북한인권위원회(HRNK) 사무총장은 바이든 정권 인수위원회에 북한인권특사 임명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으며, 킹 전 특사 역시 VOA 인터뷰에서 “북한과의 협상에서 어떤 결정을 하든 인권 문제를 고려하는 게 과정의 일부가 돼야 한다”며 “이 문제를 책임지고 맡을 사람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에 반대...쌀 지원 등 인도적 노력은 지지” 미 국무부는 “북한 같은 정권에는 반대하더라도 북한인들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지지한다”고도 밝혔다. 국무부 관계자는 “북한인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행동을 취하기 위해 노력 중이고 중요한 인도적 지원 제공을 목적으로 한 국제적 노력을 계속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이 이를 기꺼이 수용한다면”이라는 전제를 달았는데, 이는 2019년 한국 정부가 세계식량계획(WFP)을 통해 쌀 5만톤 대북지원사업을 추진했으나 북한의 거부로 불발된 사례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는 미국의 요청으로 인도주의적 활동에 대한 대북제재 면제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9개월로 늘리는 등 면제 기준을 일부 완화한 바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새달 5일 정의용 청문회 뜨거워진다...존 볼턴 ‘참고인’ 출석 추진

    새달 5일 정의용 청문회 뜨거워진다...존 볼턴 ‘참고인’ 출석 추진

    김기현 의원, 존 볼턴 측에 의사 타진여당이 채택 반대 시 이메일로 질의2018년 ‘메신저 역할’ 쟁점 될듯한일 관계 해법 관련 복안 나올까‘한반도 봄날’의 설계자로 불리는 정의용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다음달 5일 열린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을 위해 갈 길이 바쁘지만 정 후보자로서는 일단 청문회라는 ‘큰 산’을 넘어야 한다. 한미 관계를 비롯해 중국, 일본 등 주변국과의 관계 설정에 대한 ‘송곳 질문’에 정 후보자가 어떻게 대처할 지 지켜보는 것도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따르면 정 후보자의 청문회는 2월 5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이에 앞서 27일 오후 외통위는 청문회 계획서 채택, 자료 제출, 증인·참고인 출석 등 안건을 처리하기 위한 회의를 연다. 28일 회의가 하루 앞당기지면서 외통위 위원들도 분주해진 모습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에 맞춰 문재인 정부가 ‘회심의 카드’로 정 후보자를 내밀었지만 야당 측이 ‘돋보기 검증’을 예고하고 있어 청문회가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가 2018년 남북, 북미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메신저’로서 활약을 한 것과 관련해 당시 어떤 얘기가 오갔는지가 쟁점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정 후보자는 그해 3월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고, 곧바로 미국으로 날아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면담하고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 과정에서 정 후보자가 김 위원장의 비핵화 진정성을 어떤 식으로 전달했는지를 따져볼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외통위 위원인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측은 정 후보자 청문회에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참고인으로 부르기 위해 의사를 타진했고 회신을 기다리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성사가 되면 화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볼턴 전 보좌관의 참고인 채택에 응하지 않을 경우, 김 의원이 볼턴 전 보좌관의 회고록과 관련해 논란이 되는 부분을 중심으로 이메일로 질의를 하고 답변을 받아 청문회 때 공개하는 방식도 검토 중이라고 했다.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신년 기자회견에서 북미 싱가포르 합의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 것과 관련해서도 ‘이전 정부 성과를 강조하는 게 맞는지’에 대한 야당 측 질의가 집중질 것으로 관측된다. 윤덕민(전 국립외교원장) 한국외대 석좌교수는 “트럼프 행정부가 했던 정책 자체를 계승하라고 하는데 미국 쪽에선 받아들이기 어렵지 않겠나”라면서 “바이든 정부 입장에서는 지난 3년 동안 실적이 없었다고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젠 사키 미 백악관 대변인은 22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의 대북 정책에 관한 질문에 “우리는 분명히 북한의 억제에 중대한 관심을 여전히 두고 있다”면서 “미국민과 동맹을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새로운 전략을 채택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트럼프 정부의 접근방식을 수정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강제동원 현금화부터 위안부 판결, 일본의 수출 규제 등 산적한 한일 간 이슈에 대해 정 후보자가 과연 복안을 갖고 있는지도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는 최근 위안부 판결이 확정된 뒤 “일본에 대해 정부 차원의 추가적인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오히려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강제집행을 하도록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2015년 위안부 합의 관련 정부의 입장 변화에 대해서도 설명을 요구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봉태 대한변협 일제피해자인권특별위원장은 “2015년 합의를 지킨다는 것과 피해자 문제를 해결하는 게 어떤 관계냐”라고 반문하면서 “위안부 합의가 이뤄질 당시 피해자들은 일본을 상대로 손해배상 조정 신청을 한 상태였는데 일본은 이 부분에 대해 취하를 하라고 요구하는 등 문제 제기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김기현 의원 측은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를 청문회에 정중히 모셔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채택이 되면)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해 화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대북인권운동가 수잔 숄티, 스텔라데이지호 실종자 가족에도 출석을 의뢰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정의용 새 외교팀, 바이든 정부와 협력체계 재구축해야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어제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내정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으로 다자외교 협상가인 정 후보자는 문재인 정부에서 3년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분야 컨트롤타워였다. 그는 2018년 3월 5일 대북 특사로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3월 8일에는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면담해 북미 정상회담을 중개했다. 이후 4월 27일 제1차 남북 정상회담도 성사됐다. 문 대통령이 ‘한반도 봄날’의 주역인 정 후보자를 외교 수장으로 기용한 것은 바이든 시대에도 한반도 문제 해결에 상당한 비중을 두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조 바이든 미국 제46대 대통령이 오늘부터 임기를 시작했다. 코로나19 대유행과 무장시위 우려 등 어수선한 가운데 취임한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 내부 통합에 최우선 순위를 둘 것이고, 트럼프 정부에서 시작된 중국과의 패권 다툼은 지속될 상황이다. 이 와중에 정의용 새 외교팀은 외교안보적으로 북핵 문제를 풀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중차대한 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마침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 지명자가 어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해 “이것은 행정부마다 괴롭혔던 어려운 문제”라면서 “우리가 하려는 첫 번째 일 중 하나는 전반적 접근법을 재검토하는 것”이라고 답해 주목된다. 북한에 압력을 증가시키는 것이 협상 테이블로 나오도록 하는 데 유효할지, 다른 외교적 계획이 가능할지 등을 동맹국들과 함께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을 괴롭혔던 주한미군 분담금 문제는 해결될 실마리를 보인다는 점에서 다행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민주당 정권은 ‘전략적 인내’로 북한과의 대화에 소극적이었고, 그 결과 북한의 핵 역량을 강화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라인이 그때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오바마 정부의 틀에서 벗어나 적극적으로 북한의 비핵화를 이끌어 가길 바란다. 이런 환경을 고려해 정의용 새 외교팀은 대북 정책을 둘러싼 양국의 견해차를 줄여 최적의 대북 해법을 도출해 내야 한다. 미국 새 정부 출범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발언 등을 고려할 때 한반도 정세를 둘러싸고 상당한 변화가 예상되는 만큼 정의용 새 외교팀은 다양한 경우의 수에 따른 맞춤형 전략을 면밀히 짜길 바란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한국 정부의 성과를 설명하며 바이든 행정부도 설득해야 한다. 북한의 무모한 핵·미사일 도발이 미국의 전략적 인내를 초래했다는 점에서 대북 대화와 설득의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생 나선 투톱… 바이든과 호흡은 과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생 나선 투톱… 바이든과 호흡은 과제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란 말이 회자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사령탑에 정의용(75·외시 5회)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교·통일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에 ‘미국통’ 김형진(60·외시 17회)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임명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하는 동시에 멈춰 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황희 의원·54)·중소벤처기업부(권칠승 의원·56) 장관과 함께 발표된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띈 인선은 정 후보자의 발탁이다. 정 후보자는 외교부 통상국장, 주미공사,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등을 거친 정통 외무 관료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3년간 국가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특히 2018년 3월 ‘한반도의 봄’ 당시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매개해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9월에도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후보자의 지명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미 대화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하겠다”(18일 신년 기자회견)던 문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정 후보자가 두 차례나 특사로 평양을 방문, 북한 최고위층과 소통했던 점을 감안하면 ‘인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가 취임하면 지난해 7월 임명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후반기 한반도 문제를 담당할 외교안보팀이 완성된다. 특히 정 후보자와 서 실장은 2018년 3월 각각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으로 함께 평양과 워싱턴을 다녀오는 등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외교 투톱’으로 시너지가 기대된다. 역대 최고령 외교장관이 될 예정인 정 후보자가 청와대에서 손발을 맞췄던 최종건 1차관과 외교부에서 재회하면서 향후 북핵 외교에서 외교부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에 비판적인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데다 북한도 미국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일종의 ‘전략적 인내’를 표방한 터라 정 후보자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편, 유일한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장관의 교체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년 6개월여를 재직한 강 장관이 심신이 지쳤다면서 지난해부터 사의를 표명해왔지만 만류해오다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맞춰 최종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진 신임 차장은 1983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북미국 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 국장을 지낸 손꼽히는 ‘미국통’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비서관과 외교부 기조실장, 차관보를 지낸 뒤 주유럽연합(EU) 대사로 재직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신임 차장은) 한미 현안 및 북핵 문제에 정통하고, 미국에 대한 외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든 부통령 시기 북미국장과 청와대 외교비서관, 차관보를 지내 바이든 인맥과의 연결 채널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맞춤형’ 인사란 얘기다. 한때 외교부 장관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현종 현 2차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된다. 김 차장은 2년 가까이 재직(2019년 3월~)한 데다 새롭게 짜인 외교안보라인의 ‘케미’까지 감안한 교체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재직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 한미 미사일지침 재협상 타결 등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강 장관이나 최종건 차관(당시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과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동안 외교안보특보를 정의용·임종석 등 실장급(장관급)이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모양새’를 배려한 측면도 있다. 김 차장은 페이스북에 “미국 뉴욕 촌놈이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바이든 취임날 돌아온 ‘한반도의 봄’ 설계자… 외교수장 정의용

    바이든 취임날 돌아온 ‘한반도의 봄’ 설계자… 외교수장 정의용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란 말이 회자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사령탑에 정의용(75·외시 5회)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외교·통일정책을 담당하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차관급)에 ‘미국통’ 김형진(60·외시 17회) 서울시 국제관계대사를 임명했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과 맞물려 외교안보라인을 재편하는 동시에 멈춰 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재개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문화체육관광부(황희 의원·54)·중소벤처기업부(권칠승 의원·56) 장관과 함께 발표된 개각에서 가장 눈에 띈 인선은 정 후보자의 발탁이다. 정 후보자는 외교부 통상국장, 주미공사, 주제네바대표부 대사 등을 거친 정통 외무 관료로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3년간 국가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특히 2018년 3월 ‘한반도의 봄’ 당시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1차 북미 정상회담을 매개해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3차 남북 정상회담을 앞둔 9월에도 평양을 찾아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했다. 정 후보자의 지명이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미 대화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하겠다”(18일 신년 기자회견)던 문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에 있음을 알 수 있다. 정 후보자가 두 차례나 특사로 평양을 방문, 북한 최고위층과 소통했던 점을 감안하면 ‘인사’를 통해 북한에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도 읽힌다. 문 대통령은 신년회견에서 “김 위원장의 평화에 대한 의지, 대화에 대한 의지, 비핵화에 대한 의지는 분명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정만호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 협상,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정 후보자가 취임하면 지난해 7월 임명된 서훈 국가안보실장과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에 이어 문재인 정부 후반기 한반도 문제를 담당할 외교안보팀이 완성된다. 특히 정 후보자와 서 실장은 2018년 3월 각각 안보실장과 국가정보원장으로 함께 평양과 워싱턴을 다녀오는 등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어 ‘외교 투톱’으로 시너지가 기대된다. 역대 최고령 외교장관이 될 예정인 정 후보자가 청와대에서 손발을 맞췄던 최종건 1차관과 외교부에서 재회하면서 향후 북핵 외교에서 외교부에 힘이 실릴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톱다운’ 방식에 비판적인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의 전면 재검토를 공식화한 데다 북한도 미국의 양보가 선행돼야 한다는 일종의 ‘전략적 인내’를 표방한 터라 정 후보자 앞에 놓인 상황은 녹록지 않다. 한편, 유일한 원년 멤버였던 강경화 장관의 교체에 대해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년 6개월여를 재직한 강 장관이 심신이 지쳤다면서 지난해부터 사의를 표명해왔지만 만류해오다 바이든 신정부 출범에 맞춰 최종적으로 인사를 단행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형진 신임 차장은 1983년 외무고시에 합격한 뒤 북미국 과장, 주미대사관 공사참사관, 북미 국장을 지낸 손꼽히는 ‘미국통’이다.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외교비서관과 외교부 기조실장, 차관보를 지낸 뒤 주유럽연합(EU) 대사로 재직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김 신임 차장은) 한미 현안 및 북핵 문제에 정통하고, 미국에 대한 외교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면서 “특히 바이든 부통령 시기 북미국장과 청와대 외교비서관, 차관보를 지내 바이든 인맥과의 연결 채널도 보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든 정부 맞춤형’ 인사란 얘기다. 한때 외교부 장관을 희망했던 것으로 알려진 김현종 현 2차장은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에 임명된다. 김 차장은 2년 가까이 재직(2019년 3월~)한 데다 새롭게 짜인 외교안보라인의 ‘케미’까지 감안한 교체로 풀이된다. 김 차장은 재직 중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정, 한미 미사일지침 재협상 타결 등 성과도 적지 않았지만, 강 장관이나 최종건 차관(당시 청와대 평화기획비서관) 등과 불화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그동안 외교안보특보를 정의용·임종석 등 실장급(장관급)이 맡았던 점을 감안하면 청와대가 ‘모양새’를 배려한 측면도 있다. 김 차장은 페이스북에 “미국 뉴욕 촌놈이 존경하는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을 모시며 조국을 위해 헌신했다. 저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뉴스분석]文대통령, ‘오경화’ 대신 ‘한국의 키신저’ 발탁한 까닭?

    [뉴스분석]文대통령, ‘오경화’ 대신 ‘한국의 키신저’ 발탁한 까닭?

    참여정부 출신 ‘친문’ 황희·권칠승 문화·중기부 발탁 내각 중 현역의원 ⅓… 임기말 국정동력 확보 포석 여성장관 16.7%로 하락… ‘30% 공약’ 숙제로 남아 ‘오경화’(5년 내내 강경화)란 말이 회자되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물러나고, 문재인 정부의 새 외교사령탑에 정의용(75)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명됐다. 문 대통령은 또 문화체육관광부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에 참여정부 당시 청와대에 몸담았던 더불어민주당의 황희(54)·권칠승(56) 의원을 지명했다. 국정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은 친문(친문재인) 인사들을 전진배치해 임기 말 느슨해지기 쉬운 관료 분위기를 다잡고 국정 장악력을 강화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지난달 두 차례에 걸쳐 6명을 교체한 데 이어 추가 개각으로 전체 부처(18곳)의 절반이 바뀐 집권 5년차 진용을 갖추게 됐다. 다만 여성(후보자 포함)이 3명(16.7%)에 그쳐 ‘여성 장관 30%’ 공약을 무색하게 한 점은 숙제로 남게 됐다. 가장 눈에 띈 인선은 정 후보자의 발탁이다. 미국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라인을 재정비하는 한편 멈춰 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되살리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지난 18일 신년회견에서 “바이든 정부의 외교정책에서 (북미 대화가) 우선순위를 가질 수 있도록 교류를 강화하겠다”던 문 대통령 발언의 연장선이다. 두 차례나 특사로 평양을 방문했던 점을 감안하면 대북 메시지 성격도 있다. 외시 5회 출신인 정 후보자는 정통 외무 관료로 문재인 정부에서 3년간 안보실장으로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에 깊숙하게 관여했다. 특히 2018년 ‘한반도의 봄’ 당시 평양과 워싱턴을 오가며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매개해 ‘한국의 키신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정만호 국민소통수석은 브리핑에서 “안보실장으로 재임하면서 한미 간 현안을 협의·조율하고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실행을 위한 북미협상, 비핵화 등 주요 정책에 가장 깊숙이 관여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도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가 취임하면 역대 최고령 외교 장관이 된다. 유일한 원년멤버였던 강 장관의 교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3년 이상 했고 바이든 행정부 출범, 주요국의 변화에 맞춰 외교라인에 활력을 넣고 전열을 정비하는 취지”라고 밝혔다. 친문 의원들의 입각도 주목된다. 황 후보자는 문화체육 분야와 접점이 없다는 점에서 문화계 일부에서 반발하고 있지만, 정부조직법(35조)상 문체부 장관이 국정 홍보를 관장하는 ‘정부 대변인’ 역할을 하게 돼 있다는 점을 청와대가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기 말 국정 성과를 알리기 위한 소통·기획 능력에 방점을 뒀다는 의미다. 친문 인사들이 집결했던 ‘부엉이모임’ 간사를 맡는 등 친문 핵심으로 꼽히는 황 후보자는 참여정부 청와대 정무·소통수석실에 몸담았고, 민주당 홍보위원장을 지냈다. 기업에 몸담고 노동운동을 하다가 청와대와 지방의회를 거친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위원과 당 중소기업특별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고 지역구(경기 화성)에 중소기업들이 밀집해 정책과 현장에 두루 밝다는 평가를 듣는다. 코로나19 대응과 맞물려 박영선 장관 시절 한껏 위상이 높아진 중기부에 추진력과 정무적 능력이 있는 현역 의원이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 세 차례 개각으로 발탁된 인사들을 포함하면 각료 18명(후보자 포함) 중 현역 의원이 무려 6명(이인영 통일, 전해철 행안, 박범계 법무, 한정애 환경 포함)에 이르러 의원내각제를 방불케 한다. 특히 이 장관을 제외하면 모두 친문이다. 임기 말 당정청 소통을 강화하는 한편 관료사회에 대한 그립을 강화해 성과를 내겠다는 의도다. ‘1주택자’ 등 검증 기준이 강화된 데다 인사청문회의 문턱이 높아진 현실도 반영됐다. 청와대는 “정의용·권칠승 후보자는 1주택이고 황희 후보자는 무주택”이라고 설명했다. 관료들이 임기 말 개각에서 장관을 선호하지 않아 선택지가 좁아진 측면도 있다. 다만 현역 의원의 대거 입각이 대통령제의 삼권분립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정치인 입각이 늘어나면 행정부와 코드를 맞추기엔 용이하지만 대정부 질의 등 입법부의 견제 기능이 약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번에도 ‘우리 사람만 쓴다’는 비판을 피해 가기는 어려워 보인다. 현역 의원 5명뿐 아니라 정 후보자 역시 친문이라고 봐야 한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도덕성, 전문성, 리더십 등 누가 적임자냐 하는 인선 기준에 따라서 선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 핵 포기 안할 것” “명확한 우선순위 정하고 韓과 함께 움직여야”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 핵 포기 안할 것” “명확한 우선순위 정하고 韓과 함께 움직여야”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핵 특사,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조지프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 등 과거 북핵 협상을 이끈 주역들이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북한의 이해- 대북협상과 교류경험 공유’ 콘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북한이 경제발전과 체제 안전 보장,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된 인식을 나타내며 이 점을 바탕으로 협상 준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이라며 “북한은 어떤 대가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차기 협상단은) 북한에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며 “경제적 보장보다 정책적 부분이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평양에 대사관을 두는 것이나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에 차석 대표로 참석했던 디트라니 전 특사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방식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봤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선 핵폐기, 후 경제보상 방식인) 리비아 형식으로는 안 되겠지만 CVID는 실천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한일 담당 과장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던 러셀 전 차관보는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주먹을 쥐지 않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겠다’며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냈지만,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선택해 조기 방문 가능성을 차단했다”며 당시 상황을 소개했다. 그러면서 “북한과 실질적으로 협상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며 “우선 명확하고 합의된 우선순위를 정하고, 한국과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합의’에 참여한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처음에는 완고해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걸음 물러나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美 협상 주역들이 본 북한...“오만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 알아”

    美 협상 주역들이 본 북한...“오만하지만 기브 앤 테이크 알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대북협상과 교류 경험 공유’ 컨퍼런스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 특사, 윌리엄 페리 전 국방부 장관, 조셉 디트라니 전 국무부 대북협상 특사, 대니얼 러셀 전 국무부 차관보 등 과거 북핵 협상을 이끈 주역들이 2일 국가안보전략연구원에서 주최한 ‘북한의 이해-대북협상과 교류경험 공유’ 컨퍼런스에 화상으로 참석해 향후 북미 비핵화 협상 가능성을 모색했다. 이들은 북한의 비핵화 가능성에는 의견이 엇갈렸으나, 북한이 경제발전과 체제 안전 보장, 미국과의 관계정상화를 원하고 있다는 점에 공통된 인식을 나타내며 이 점을 바탕으로 협상 준비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해빙기’ 클린턴 정부...페리 “北 비핵화는 미션 임파서블”북미관계를 해빙기로 이끌었던 클린턴 행정부에서 국방장관과 대북정책조정관을 지낸 윌리엄 페리 전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는 사실상 미션 임파서블(불가능한 임무)”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바탕으로 협상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핵을 포기할 수 있을 거라 보고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었다”면서 “북한은 어떤 대가로도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매우 중요하게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차기 협상단은) 북한에 안보를 보장할 수 있는 다른 수단을 제공해야 한다”며 “북한에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경제적 보장 보다 정책적 부분이 더 중요하다. 이를테면 평양에 대사관을 두는 것이나 한국전쟁을 종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6자회담’ 부시 정부...디트라니 “오래 걸려도 CVID 가능”반면, 부시 행정부 시절 북핵 6자회담에 차석 대표로 참석했던 조셉 디트라니 전 특사는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방식도 여전히 유효하다며 다른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는 체제 안전 보장을 위한 것이고, 북한은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원한다”면서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고 (선 핵 폐기·후 경제 보상 방식인) 리비아 형식으로는 안 되겠지만 CVID는 실천이 가능한 부분”이라고 주장했다. ‘전략적 인내’ 오바마 정부...러셀 “北 협상 무드 중요”이어 오바마 행정부 출범 당시 한·일 담당 과장으로 북한과의 협상에 나섰던 대니얼 러셀 전 차관보는 북한의 김용순 비서와의 첫 만남을 소개했다. 그는 “(김 비서 일행은) 놀라울 정도로 오만하고 야쿠자 같았다”면서 “뉴욕에서 만났는데, 북한 사람들은 길이가 가장 긴, 거창한 리무진을 타고 와서는 미국인이 걸어가는 두 블럭 거리도 리무진을 타고 이동했다”고 회상했다. 러셀 전 차관보는 또 “오바마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보여준 ‘주먹을 쥐지 않고 손을 내밀어 악수하겠다’와 같은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갖고서 여러 차례 메시지를 보내 북측의 뜻을 탐지했는데, 북한은 미사일 발사를 선택해 조기 방문의 가능성을 차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과 실질적으로 협상을 하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 북한이 협상 무드가 아니라면 (미국 입장에선) 시간 낭비하는 것일 수 있으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어내는 건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차기 협상단에는 “우선 명확하고 합의된 우선순위를 정하라”면서 “한국과 함께 움직일 필요가 있고, 중국으로부터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중단할 수 있도록 협력 약속을 받아내는 것이 핵심”이라고 조언했다. 1994년 ‘제네바 합의’ 갈루치 “北, 기브 앤 테이크 놀라워”1994년 1차 북핵 위기를 봉합한 ‘제네바 합의’ 당시 미국 측 수석 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특사는 “북한은 처음에는 완고한 입장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한 걸음 물러나 ‘기브 앤 테이크’(주고받기)를 하는 것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또 “북한과 1년 이상 협상을 진행하고 공동선언을 발표하는 과정에서 북한 사람들이 언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자신들은 ‘언더독’(불리한 경쟁자)인 반면, 미국을 초강대국으로 받아들이고 유엔이나 국제원자력기구(IAEA) 등 모든 것 뒤에 미국이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세계의 패권국(미국)과 얘기할 수 있는데 왜 남측과 이야기하느냐고 생각해 남북대화에 저항하는 것으로 보였다”고 말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임동원 “정권 교체 후 백지화 안돼”한편 우리 측 패널로 참석한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전후 김정일 위원장과의 협상 경험을 토대로 “북한이 미국을 두려워하고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지만 미국을 불신하기도 한다”면서 “예컨대 클린턴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잘 진행되다가 정권 교체 후 모든 합의가 백지화되고 거꾸로 돌아가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뤄진 싱가포르 회담 등 기존의 북미 합의를 계승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빨라지는 ‘평화프로세스’ 재개 행보… 한미일 3각협력 속도 내나

    빨라지는 ‘평화프로세스’ 재개 행보… 한미일 3각협력 속도 내나

    양측 내년초 회동·북핵해결 협력 대화일각 “美 정제된 발언… 큰 기대 말아야”대중 견제노선 동참 요구할 가능성도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상견례’ 성격의 첫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나흘 만에 정상 통화가 이뤄진 데다 교착상태에 놓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답을 들은 점은 긍정적이다. 양측은 내년 1월 말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로 했다. 멈춰 선 남북, 북미, 남북미 관계를 추동하려면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군사 옵션을 적극 검토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집요하게 설득해야 했던 점을 떠올리면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물론 통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의 북핵 언급은 ‘기대’를 덜어내고 본다면 지극히 정제된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견제노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수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압박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아직 정부가 출범한 상태도 아니고 (비핵화 접근법을) 검토 중인 단계인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칙적 수준에서 톤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캠프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만큼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 참여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미 공조와 함께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바이든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은 물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마련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발을 자제하도록 ‘평양’을 설득해야 한다. 지난 4년간 한일 갈등을 ‘당사자 문제’라며 방치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동맹주의자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처럼 한일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에서 강제징용 배상 등 갈등 현안을 풀어 보려는 노력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의 통화에서 강제징용 배상 및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관계 발전 의지를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무난했던 ‘바이든 상견례’… 평화프로세스 재개 본격화한 文

    무난했던 ‘바이든 상견례’… 평화프로세스 재개 본격화한 文

    바이든 ‘인도태평양’ 언급에 대중 견제노선 동참 요구 해석 靑 “지리적 표현일 뿐… 트럼프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무관” 바이든, 한미일 3각협력 중시… 한일갈등 적극 개입 전망도 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상견례’ 성격의 첫 전화 통화를 기점으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확정 나흘 만에 정상 통화가 이뤄진 데다 교착상태에 놓인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한미 공조가 절실한 상황에서 “북핵 해결을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는 답을 들은 점은 긍정적이다. 양측은 내년 1월 말 바이든 당선인 취임 후 가능한 한 빨리 만나기로 했다. 멈춰 선 남북, 북미, 남북미 관계를 추동하려면 조속한 정상회담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 대통령이 2017년 군사 옵션을 적극 검토하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화를 통한 북핵 해결’을 집요하게 설득해야 했던 점을 떠올리면 무난하게 ‘첫 단추’를 끼운 셈이다. 문 대통령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와 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통화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든 당선인의 북핵 언급은 ‘기대’를 덜어내고 본다면 지극히 정제된 발언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한미동맹에 대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안보와 번영의 핵심축(linchpin·린치핀)”이라고 표현한 대목은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중국 견제노선에 동참하기를 바란다는 뜻으로도 해석될 수 있다. 바이든 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고수한다면 도널드 트럼프 정부와 마찬가지로 미중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바이든 당선인이 언급한 ‘인도·태평양’은 해당 지역을 지리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며 “(트럼프 정부의 대중국 압박전략인) 인도·태평양 전략과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아직 정부가 출범한 상태도 아니고 (비핵화 접근법을) 검토 중인 단계인 만큼 어떤 입장을 밝히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해 원칙적 수준에서 톤을 조정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이든 캠프에는 한미일 안보 협력을 강조하는 사람들로 꽉 차 있는 만큼 (중국 견제에) 한국의 적극 참여를 원할 것”이라고 했다. 중요한 것은 지금부터다. 문 대통령은 지난 9일 “한미 공조와 함께 남북이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해 나갈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힌 바 있다. 남북 관계 복원을 통해 북미 관계를 견인하겠다는 구상을 현실화하려면 바이든 정부와의 긴밀한 조율은 물론 차기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가 마련되는 내년 상반기까지 도발을 자제하도록 ‘평양’을 설득해야 한다. 지난 4년간 한일 갈등을 ‘당사자 문제’라며 방치했던 트럼프 정부와 달리 바이든 당선인은 ‘한미일 3각 협력’을 중시하는 동맹주의자다. 버락 오바마 정부 때처럼 한일 문제에 적극 개입하는 방식으로 중국 견제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까닭이다. 문 대통령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을 ‘특사’로 파견해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체제에서 강제징용 배상 등 갈등 현안을 풀어 보려는 노력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아키바 다케오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과의 통화에서 강제징용 배상 및 일본의 수출규제 문제에 대한 입장 차를 좁히지는 못했으나 관계 발전 의지를 확인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황성기 칼럼] 2018년 3월, 2016년 11월, 2011년 12월

    문재인 정부가 차기 정부에 권력을 넘겨주기까지 1년 7개월 남았다. 대통령 60개월 임기 중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을 것이나 정권의 동력을 감안할 때 잔여 임기 19개월이면 갈무리에 들어간 것이나 진배없다. 문재인 정부의 외교는 초기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으로 역동적인 정세를 만들며 빛났다. 그러나 비핵화 협상이 어그러지면서 이렇다 할 업적으로 내세울 게 없게 됐다. 한일은 ‘역대 최악’의 수식어가 따라붙었고, 중국의 한한령(韓限令)은 그대로이며, 한미는 무덤덤하다. 남북을 보면 우리가 한반도 정세를 주도한다는 ‘운전자론’을 언급했던 그 많은 사람이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신기할 정도다. 하노이 이후 북미에 남북이 종속되는 ‘불변의 진리’를 깨닫는 나날이 벌써 20개월째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을 주축으로 하는 2기 대북 드림팀이 떴어도 북미 관계의 진전이 약속되지 않는 한 자력갱생과 코로나19 방역, 수해 복구에 여념이 없는 북한을 움직일 묘수는 없어 보인다. 공무원 피격 사건에도 남북 상황을 개선해 보려는 현 정부의 모습은 가상하다. 차기 정부가 진보든 보수든 ‘6·16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이전으로 남북 관계를 돌려 놓지 않으면 20대 대통령은 집권 초반부터 큰 어려움에 봉착할 공산이 크다.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트럼프나 바이든 누가 당선되든 북한 정책을 설계하고, 대북 라인을 새로 짜서 북미 대화를 궤도에 올려놓으려면 내년 여름 이후나 돼야 가능하다. 북미가 잘 풀리면 모를까, 몸값이 올라간 북한을 상대하며 비핵화를 이끌어 내고 문재인 정부가 못다 이룬 한반도 평화체제를 이루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은 자명하다. 6·16 이전 회귀가 1차 목표이지만 남북 관계 복원의 최종 목표는 판문점을 통해 특사가 오가던 2018년 3월이 돼야 한다. 미 대선이 끝나면 미국을 설득하고 남북 복원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해야 한다. 우리 또한 내년 하반기부터는 대선 국면이다. 그렇다면 문재인 정부에 남은 남북 관계 시간표는 수개월밖에 없다. 지금의 2기 외교안보팀이 분발하지 않으면 판문점에서 접촉 한 번 못해 보고 끝날 수 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갈등으로 집약된 한중 관계는 박근혜 정부가 남긴 부(負)의 유산이다. 문재인 정부가 해결하긴 어렵더라도 차기 정부에 갈 부담을 덜어 주는 게 과제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이 한중 갈등을 한 방에 날려줄 만병통치약은 아니더라도 28년 된 한중 관계를 한 단계 올릴 계기인 것은 분명하다. 한중 관계의 복원 목표는 2016년 11월로 삼아야 한다. 롯데가 성주골프장을 사드 부지로 내놓자 그 보복으로 중국이 롯데 계열사의 중국 내 전 사업장에 대해 세무조사와 소방·위생점검, 안전점검에 일제히 나선 게 사드 사태의 출발점이다. 일본 총리 스가 요시히데 체제의 출범은 집권 기간에 관계없이 한일 관계의 모멘텀으로 작동했으면 한다. 아무리 아베 정권 계승을 표방했다지만 일국의 총리가 자신의 ‘스가 색(色)’을 내지 않고 아베의 아바타처럼 정치를 펼 것이라는 전망은 단편적 사고다. 스가라고 욕심이 없을 리 만무하다. 일본은 2015년 위안부 합의로 설립된 화해치유재단의 해산에 대해 “한국이 골대를 옮겼다”고 비난한다.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정신적 위자료의 배상을 명한 2018년 대법원 판결에 대해서는 한일청구권협정이란 국제법 위반이라고 비난한다. 이런 일본 정부의 기조가 스가 체제가 됐다고 해서 바뀌리라고는 상상하기 어렵다. 한일 셔틀 외교는 2011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교토에서 노다 요시히코 총리를 만난 게 마지막이었다. 그해 8월 헌재가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한 한국 정부의 부작위에 위헌 판정을 내리자 한국 요청으로 두 정상이 만났지만 위안부 문제에 극심한 이견만 확인했다. 이듬해 여름 이 대통령의 독도 방문과 일왕 사죄 요구 이후 양국 정상이 단독으로 상대국을 방문한 일은 9년간 없었다. 일본 외무성이 얼마 전 일본 기업 자산의 현금화를 하지 않는다고 약속해야 스가 총리가 방한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당치않지만 1㎜의 진전이라면 진전이다. 문재인·스가 두 지도자가 2011년 12월로 관계를 회복시키려는 시도를 하지 않고 시간에 맡기는 것은 그 후과가 너무 크다. 19개월간 문재인 정부가 대한민국의 자존, 번영과 직결되는 외교 성과를 하나라도 거두는 일이야말로 후세가 기억해 줄 공으로 남을 것이다.
  •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벌써 11차례+α… 남북 잇는 ‘아날로그 친서’의 정치학

    정상간 진심 전달… 위기국면 돌파구 마련 유용쿠바 미사일 위기때 美蘇정상 친서 핵전쟁 막아트럼프·김정은 27통… 타이밍 안맞으면 역풍도“대통령님을 제가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그래도 친서와 특사를 통해 사전에 대화를 해보니 마음이 편하다.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2018년 4·27 남북정상회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남북 간 친서 교환, 필요하면 주고받는다… 친서들을 통해서 새해에도 더 자주 만나게 되고, 남북관계에 있어서도 비핵화에 있어서도 더 큰 폭의 더 속도 있는 진전을 기대한다(2019년 1월 신년기자회견 문재인 대통령) 정상들이 주고받는 ‘친서’는 고도의 정치적·외교적 행위다. 현안에 대한 디테일을 담지 않는게 일반적이지만, 단어 하나에도 해석의 여지가 생기는 만큼 공을 들이게 된다. 세계 어디에서도 실시간으로 얼굴을 마주보고 소통이 가능한 디지털 시대지만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친서는 단계를 거치지 않는 직접 소통으로 진심을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전히 쓰임새가 크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경우처럼 정상 간 첫 만남의 어색함을 녹이기도 하고, 위기국면의 상황관리나 돌파구 마련에 유용한 수단으로 쓰이곤 한다. 후자의 대표적인 경우로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위기가 꼽힌다. 소련이 미국의 뒷마당인 쿠바에 핵미사일을 배치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핵전쟁 위기가 드리웠다. 파국을 막은 단초는 친서였다. 니키타 흐루시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존 F 케네디 대통령에게 최소 두 차례 친서를 보냈다. 편지에는 “(미소 모두) 전쟁의 매듭을 묶은 로프의 끝자락을 잡아당겨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둘 다 더 잡아당길 경우 매듭이 더 조여질 것이기 때문”이라고 씌여있었다. 결국 ▲미국의 쿠바 불가침 보장 ▲소련의 쿠바 미사일 철수 ▲미국의 터키 미사일 철수에 합의, 핵전쟁을 막았다.2000년 10월, 군복 차림으로 백악관을 찾은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손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친서가 들려 있었다. 조 부위원장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적대관계 종식,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유예 등을 담은 북미 공동 코뮈니케를 발표했다. 친서외교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의 방북과 김정일 위원장 접견으로 이어졌다. 최근 서해에서 벌어진 북한군의 남측 민간인 사살 사건으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툭 불거져 나왔다. 남북관계가 꽉 막힌 줄만 알았지만, 지난 8일 문 대통령이 편지를 보내 코로나19와 수해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을 위로한 뒤 “국무위원장님의 생명존중에 대한 강력한 의지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매일이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지 못하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지만, 동포로서 마음으로 함께 응원하고 함께 이겨낼 것”이라고 밝혔다. 나흘 뒤 김 위원장은 “오랜만에 나에게 와닿은 대통령의 친서를 읽으며 글줄마다 넘치는 진심 어린 위로에 깊은 동포애를 느꼈다”면서 “끔찍한 올해의 이 시간들이 속히 흘러가고 좋은 일들이 차례로 기다릴 그런 날들이 하루빨리 다가오기를 손꼽아 기다리겠다”고 화답했다. 남북 정상 간 친서 전문이 공개된 것은 처음이다. 외교 관례상 친서 공개는 상대국의 양해를 구해야 하는데다 ‘최고 존엄’의 발언이 알려지는데 민감한 북의 사정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국가정보원-통일전선부 핫라인’이 긴박하게 가동됐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기자회견에서 “특사가 직접 가지고 가서 전달하는 경우 외에는 친서를 보내고 받은 사실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고 (그 사실을 공개하더라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는 것이 관례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2018년 12월 30일 보내온 친서를 설명하면서 “대단히 성의 있는 친서였고, 답방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 간곡하게 양해를 구하는 내용이고, 새해에도 자주 만나기를 바라는 좋은 내용들이 담겨 있어서 국민들이 알 필요가 있다고 생각을 해 북에 일부 공개하겠다고 알려주고 필요한 만큼 공개한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의 발언에 비춰보면 현 정부 들어 친서가 오간 사실이 몇 차례 공표됐지만 ‘빙산의 일각’이며 알릴 필요가 있는 경우에만 협의를 거쳐 최소한을 공개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지금껏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친서가 공개된 것은 11차례다. 2018년 2월 평창동계올림픽 특사 자격으로 방한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의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담은 친서를 전달했다. 특히 김 부부장은 “편하신 시간에 방문해 주실 것을 요청한다”는 김 위원장의 초청 의사를 구두로 전했다. 같은 해 3월 5일 1차 대북특사단장인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김 위원장에게 문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했고, 4·27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9월 5일에는 2차 대북특사단으로 평양을 찾은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친서를 김 위원장에게 전달했고, 3차 남북정상회담으로 귀결됐다. 그해 12월 30일,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내년에도 남북 두 정상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함께 나가자” “서울 답방이 성사 못돼 아쉽다”는 뜻을 밝혔다. 12월초부터 청와대가 ‘답방 드라이브’를 걸었지만 불발되면서 문 대통령이 곤혹스럽던 시점에 김 위원장이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다. 뜸했던 친서외교는 2019년 10월 30일 문 대통령의 어머니 강한옥 여사가 별세하자 김 위원장이 조의문을 보내면서 재개됐다. 11월 5일 문 대통령은 비공개 답신을 보냈지만, 이미 남북·북미관계가 얼어붙은 터. 같은 달 21일, 북측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이번 특별수뇌자회의(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석해주실 것을 간절히 초청하는 친서를 정중히 보내어왔다”면서 “종이 한장의 초청으로, 험악한 상태를 손바닥 뒤집듯이 가볍게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보다 더한 오산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야당은 청와대가 답방과 특사를 ‘구걸’했다고 비판했다. 올 들어 문 대통령이 남북교류 복원 드라이브를 건 가운데 묵묵부답이던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4일 친서에서 코로나19와 싸우는 남측 국민에 대한 위로와 함께 문 대통령에 대한 조용한 응원의 뜻을 밝혔다.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원색적인 대남 비난을 퍼부은 직후라 더 주목받았다. 다음 날 문 대통령의 감사의 뜻을 담은 답신을 보냈지만, 북미관계가 꽉 막힌 상황에서 진전은 없었다. 설상가상 6월에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등 남북관계는 현 정부 들어 최악으로 치닫기도 했다. 트윗을 날리지 않는 날이 드물만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집착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소통수단인 친서를 애용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최근 미국과 한국을 뒤흔든 밥 우드워드의 신간 ‘격노(Rage)’에 북미 정상이 주고받은 친서 내용이 고스란히 공개되면서 외교적 파장을 낳기도 했다. 우드워드는 북미 정상 사이에 오간 27통 중 트럼프가 공개한 2통을 빼고 나머지 전부에 접근할 수 있었다고 한다. 김 위원장의 반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정상 간 은밀한 소통이 낱낱이 드러났다는 점을 불쾌하게 여겼을 가능성이 크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이도훈 급거 미국行 “피격 사건 등 논의”… 中 왕이 새달 방한

    이도훈 급거 미국行 “피격 사건 등 논의”… 中 왕이 새달 방한

    북한군의 해양수산부 공무원 A씨 피살로 한반도의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와의 협의를 위해 27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 본부장은 30일까지 3박 4일 일정으로 워싱턴을 방문해 북핵수석대표 협의와 함께 A씨 피살 사건 등 최근 상황을 공유하고 긴장 완화를 위한 공조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청와대가 이날 북측에 공동조사와 남북 간 군사통신선 복구·재가동을 요구한 데 대해서도 대응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이 본부장은 인천국제공항에서 ‘비건 부장관과 A씨 피살 사건을 논의할 것인가’를 묻는 말에 “모든 한반도 관련 사항은 다 논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지금 과제는 사실관계를 규명하는 것”이라며 “앞으로 어떻게 될지 전망이라든가, 남북 관계 영향에 대해 예단은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한반도 정세가 급변하는 것은 물론 11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중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한 미국과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방한도 잇따르는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의 방한 추진에 이어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도 다음달 방한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한중 양국은 다음달 왕 국무위원의 방한 문제를 협의 중이다. 구체적 일정과 시기는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왕 국무위원의 방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방일과 연계된 것으로 보인다. 일본 NHK는 왕 국무위원이 다음달 일본을 방문한다고 보도했다. 다만 외교부 관계자는 “왕 국무위원의 방일과 방한은 모두 유동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마셜 빌링슬리 미 국무부 군비통제 대통령 특사도 27~28일 방한, 중국의 핵무기 및 탄도·재래식 미사일 증강 상황을 논의할 예정이다. 다음달 초에는 폼페이오 장관이 한일을 방문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丁 “중국발 입국 전면금지 안 한 건 잘한 일”

    丁 “중국발 입국 전면금지 안 한 건 잘한 일”

    정세균 국무총리는 15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대정부질문에서 올 초 코로나19 확산에도 중국발 입국을 전면 금지하지 않은 데 대해 “지금 생각하면 그때 참 잘했다고 자평한다”고 말했다. ‘중국발 입국을 금지하지 않아 코로나19 확산을 못 막았다’는 일각의 비판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정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의 관련 질문에 대해 “대한민국 수출의 4분의1이 중국으로 가고, 수입의 5분의1이 중국으로부터 온다”며 “출입국이 자유롭지 않으면 중국에 투자하는 우리 기업들이 굉장히 큰 어려움을 겪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렇게 하더라도 방역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그런 조치를 했고 기업인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총리는 대북 특사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측의 코로나19 유입 우려를 들며 “생각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연이은 집중호우와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북측이 남측이나 국제사회의 도움에 마음을 열어 두면 좋겠다고 지원 의사를 피력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남북 교류 협력 의지를 밝히면서 개성과 북중 접경지역 등에 남북한 연락사무소와 한국 무역대표부를 설치하는 구상을 밝혔다. 이 장관은 ‘핵 문제가 해결되고 남북 교류가 재개된다면 개성공단과 같은 것을 여러 군데 만들 의향이 있는가’라는 시대전환 조정훈 의원의 질의에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장관은 “평양에는 대사관과 같은 의미의 대표부를, 개성·신의주·나진·선봉 등 몇몇 지역에는 연락소와 무역대표부 등을 설치하면 좋겠다”고 했다. 개성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응징이 필요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이 장관은 “남북관계의 근본적 개선 틀을 만들고 치유방법을 논의하는 것이 지혜”라고 반박했다. 다음달 10일 북측의 당 창건 75주년 행사를 계기로 한 무력시위 가능성에 대해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도발과 관련한 특이 징후는 없다”고 했다. 정 장관은 “열병식 준비에 치중하고 수해 복구에 집중하고 있다”며 “다만 북한은 단시간 내 준비해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어 대비 태세를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퇴임을 앞둔 정 장관은 2022년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이 가능한지에 대해 “무리해서 하기보다는 현재 조건에 맞는 전환계획이 작동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도 “지금과 같은 방식의 전작권 전환은 사실 국가 통수기구 쪽에서 합의만 되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전작권 전환 조건별 과제 개수를 구체적으로 처음으로 공개했다. 다만 코로나19 여파로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평가를 마무리하지 못한 것과 관련, FOC와 3단계 완전임무수행능력(FMC)을 동시에 한 해에 추진할 수 있느냐는 질의에 “한미 간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았고 미국에 제의도 하지 않은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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