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양항 年 172만TEU 처리… 물동량 50배↑
전남 광양항의 컨테이너부두가 17일로 개항 10년을 맞았다. 광양항 부두는 미국·유럽 등지에서 오는 컨테이너의 동북아시아지역 환적항 및 부산항의 대체항 기능으로 건설됐다.
1998년 5만t급 4선석으로 출발해 지금은 16선석을 운용 중이다. 한해 최대 물동량 처리능력은 548만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다. 지난해에는 개항 첫해(3만 3768개)의 50배인 172만개를 처리했다. 부산항은 지난해 광양항의 8배 정도인 1326만개를 처리했다.
광양 한국컨테이너부두공단 등에 따르면 현재 공사 중인 4선석은 안벽 하부가 마무리 단계이고 상부는 물동량 추이를 봐가며 하고 있다.
착공이 안 된 14선석이 2020년에 마무리되면 광양 컨테이너부두는 34선석으로 늘어난다. 이때쯤 연간 처리능력은 1200만개로 부산항(2200만개)의 절반 수준이 된다.
하지만 배후 산업단지와 물류단지, 소비도시 미비로 물동량이 부족하고 접근성이 약해 항만 발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26개 선사 매주 72항차 운항
지난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물동량 증가율은 평균 12.4%였다. 올해 처리량은 195만개이고 상반기에 91만 5000개를 처리해 목표 달성이 무난할 것으로 보인다.
물동량이 늘어난 것은 호남권과 충청권, 수도권에 입주한 기업들의 광양항 이용 횟수가 늘었기 때문이다. 광양항은 수도권 접근 때 상대적으로 부산항보다 거리가 짧아 물류비가 적게 먹힌다. 또 광양항을 이용하는 화물선과 노선이 늘면서 물동량이 크게 증가했다.
현재 광양항에는 26개 선사가 미국, 유럽, 중동, 남미 등 매주 72항차(1항차는 매주 정기 기항하는 횟수)를 오간다. 개장 당시 13항차였다. 결국 물동량이 생기면서 기항하는 선박과 노선이 늘었고 이는 다시 물동량을 더 늘리는 선순환 구조로 자리잡았다.
물동량 창출의 원동력이 될 배후단지 개발도 순항 중이다. 개발 주도권 다툼으로 4년을 허송했지만 동측 배후단지(194만㎡)가 연말 완공된다. 이미 25개 업체가 들어오기로 해 분양이 끝난 셈이다. 서측 배후단지(193만㎡)도 오는 11월 착공해 2011년 마무리된다. 공사가 끝나면 고용창출과 함께 100만개 신규 물동량이 생긴다.
●부산항 대체항만 기능은 미흡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는 당초 적체현상을 빚고 있는 부산항의 대체항으로 개발됐다. 물론 경부축으로 기운 발전축을 다잡는다는 국토 균형발전 측면도 있다. 부산항과 광양항을 동시에 육성한다는 양항체제가 그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지난달 화물연대 파업 때 부산항이 컨테이너를 더 이상 내릴 수 없을 정도로 야적장이 차버려 난리가 났다. 그러나 광양항 장치율(컨테이너 야적공간)은 30%선으로 텅 비었다. 더욱이 광양항 장치율은 2003년 35%선에서 올해 32%선으로 낮아졌다.
또 중국과 일본 등 동북아 환적화물을 겨냥해 건설된 광양항이 중국 상하이항의 급부상으로 기능이 위축되고 있다. 그래서 착공하지 않은 14선석을 꼭 만들어야 하느냐는 일부 지적도 있다.
하지만 광양항이 유럽과 미주, 동남아를 삼각축으로 잇는 동북아 중심항이라는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다면 승산이 있다는 분석이다.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는 광양항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전주∼광양 고속도로 신설, 전라선(익산∼여수) 복선 전철화, 여수 석유화학산단∼광양 컨테이너부두를 잇는 해상대교 등이 박람회 개최 이전까지 완공되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는 컨테이너부두공단 직원들의 전향적인 의식변화, 동북아 중심항이란 지리적 이점, 최적의 국제물류 비즈니스 환경 등이 전제돼야 한다.
●물류 집적화로 고부가가치 창출을
한편 2020년 컨테이너 부두공사가 마무리되는 시점에 광양항 주변에는 광양 황금산업단지, 순천 해룡임대산업단지, 율촌지방산업단지 등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90㎢·2700만평·13조원 규모)이 마무리된다. 현재 율촌 1산단은 공정률 65%로 2011년 마무리된다.
나머지 2,3산단은 개발 계획을 용역 중이다. 컨테이너부두 터미널 운영사들은 “광양제철, 여수석유화학, 율촌 첨단제조업 등 항만물류 집적화가 돼야만 광양항이 고부가가치 창출항만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광양 남기창기자 kcna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