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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 아니면 A”… 충북 도넘은 기관평가

    “S 아니면 A”… 충북 도넘은 기관평가

    충북도의 출자·출연 기관 평가가 봐주기로 전락하고 있다. 출자·출연 기관들의 방만한 운영을 개선하겠다며 시작됐지만 지나치게 후한 평가가 수년간 계속되면서 경각심을 일깨워주기는커녕 ‘제 식구 감싸기’에 그치고 있다. 27일 충북도에 따르면 최근 실시한 지난해 실적 경영평가 결과 충북발전연구원 등 9개 기관 가운데 지식산업진흥원이 ‘탁월’에 해당되는 S등급을 받았고, 충북학사 등 7곳이 A(우수), 교통연수원이 B(보통) 등급을 받았다. ‘미흡’에 해당하는 C등급 기관은 한 곳도 나오지 않았다. 이런 놀라운 성적은 수년간 계속되고 있다. 최근 4년간 C등급 기관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고 A등급 이상만 93.5%에 이를 정도로 점수가 남발됐다. 2011년엔 평가대상 8곳 가운데 7곳이 S나 A등급을 받았고, 인재양성재단이 유일하게 B등급이었다. 2010년엔 S등급이 2곳, 나머지 8곳은 모두 A등급을 받았다. 6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2009년 실적 평가에선 3곳이 S등급, 3곳이 A등급이었다. 평가 첫해인 2008년에만 C등급이 한 곳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도는 평가 결과를 산하 기관장들의 연봉조정과 임직원들의 성과급 기준으로 삼겠다고 경고했지만 최근 4년간 연봉이나 성과급이 줄어든 사례는 없었다. 문제는 목표치를 도에서 정해주는 게 아니라 출자·출연기관에서 정하기 때문이다. 평가위원들은 한결같이 목표치가 너무 낮게 설정돼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다 보니 기관별로 10개 내외의 분야별 목표를 제출하지만 대부분 90% 이상 달성하게 된다. 시험 문제를 직접 내고 보는 셈이다. 지난해 실적 평가위원으로 활동한 대학교수 A씨는 “연구원이 19명인 충북발전연구원이 연간 학술지 논문게재 및 학회발표 실적 목표를 22건으로 잡았다”면서 “자신들이 용역을 맡은 연구물을 그대로 학회에서 발표하는 사례가 많아 이 정도의 목표는 일하지 않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A교수는 또 “충북학사에 들어오려는 학생들이 넘쳐나 경쟁률이 6대1을 넘는데 연간 입사생 200명 선발을 목표치로 잡은 것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이런 상황에선 B등급도 나오기 힘들다”고 꼬집었다. 계량화하기 어려운 부문의 평가도 엉터리라는 지적을 받는다. 소속 기관의 비전과 목표에 대한 직원들의 숙지 여부 평가는 홈페이지에 경영 공시 등만 하면 점수를 받는다. 이선영 충북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출자·출연기관 성적이 나쁠 경우 선거에 악영향을 미치는 등 불똥이 이시종 지사에게 튈 수 있어 이런 결과가 나오는 것 같다”면서 “평가에 앞서 납득할 만한 기준을 마련했는지 우선 점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배정원 충북도 성과팀장은 “평가를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여러 문제점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앞으로 출자·출연 기관들이 목표를 도전적으로 잡도록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배 팀장은 “상대평가를 하면 C등급이 나올 수 있지만 기관별로 성격이 다르고 설립 역사도 차이가 커 현재로선 어려운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제복 벗고 배우로” 학폭 예방 연극 올린 의경들

    “제복 벗고 배우로” 학폭 예방 연극 올린 의경들

    의무경찰들이 연극동아리를 창단해 학교폭력 예방을 위한 공연에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노관우(24) 상경 등 청주 청남경찰서 소속 의경 7명. 이들은 학교폭력 예방을 위해 학생들을 상대로 연극 공연을 해보자는 노 상경의 제안에 지난달 18일 연극동아리 ‘인스토리’를 만들었다. 모두가 연극과 거리가 멀었지만 누구의 가르침도 없이 직접 극본을 쓰고 연기 연습도 했다. 이종호(33) 청남경찰서 경비계장 등 직원들은 핀 마이크를 마련해 주는 등 이들에게 장비와 간식을 챙겨줬다. 연극 초보자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한달여 만에 내놓은 첫 작품은 ‘사건번호 117’. 117은 청소년 상담전화번호다. 30분짜리인 이 작품은 친구를 괴롭히던 가해 학생이 법정에서 잘못을 뉘우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보는 학생들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용감한 녀석들’ ‘나쁜 사람’ 등 인기 있는 개그 프로그램을 패러디해 대사를 만들기도 했다. 고교 시절 비보이 활동을 했던 최대명(23) 일경이 법정에서 브레이크 댄스를 추는 장면도 넣었다. 이들의 작품은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 19일 여자 경찰을 희망하는 충북여고 학생 20명을 경찰서로 초청해 공연한 이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학생들이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꾸며져 너무 좋았다는 댓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연극이 끝난 뒤 경찰과 학생들 간의 진지한 토론도 이어졌다. 이런 소문이 퍼지면서 다음 달에는 벌써 10개 학교가 공연을 요청해 왔다. 이 계장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 한 학생들이 실제 겪었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연극을 만들었고 학교폭력 예방 연극을 처음 접하면서 반응이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종우(23) 일병은 “학생들에게 도움도 주고 대원들 간에 협동심도 길러져 보람을 느끼고 있다”면서 “전역할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연극을 만들어 보겠다”고 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김매야 하는디 겁나서요” 곳곳 농사 차질… 농촌체험 관광도 끊겨

    “지심(김) 매러 가야 하는디, 물리면 죽는다고 해 무서워서 얼른 못 나가고….”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가 발생한 충남 홍성군 장곡면의 한 마을 주민 정광렬(74)씨는 24일 “겁난다”는 말을 연신 내뱉었다. 정씨는 “모도 내야 하고 완두콩과 깨도 심어야 하고. 시기 놓치면 한 해 농사 망치는 농번기인데 들에 안 나갈 수도 없고”라고 어쩔 줄 몰라했다. “마누라가 자꾸 들에 나간다고 해 장화 신고 고무장갑 끼고 나가라고 했유. 그 놈(살인진드기)이 몸뚱아리 어디로 들어갈 줄 알어유.” 정씨는 “3년 전에 나도 쓰쓰가무시병에 걸려봤는데, 그건 아무것도 아니다”라고 두려워하면서도 “죽으나 사나 (논밭에) 나가야지 별 수 있느냐”고 하소연했다. 정씨도 들에 나갈 때는 장화와 고무장갑을 착용하고 겨울 트레이닝복을 입는다. 그는 “한여름 같은 더위에 이러고 일하니 금세 땀범벅이 돼 죽을 지경”이라며 “여기저기서 살인진드기 얘기로 시끄러운데 정부는 어떤 대책도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살인진드기가 생활 풍속도까지 바꿔 놓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살인진드기 감염 의심환자와 사망자가 속출하자 사람들이 바짝 움츠러들기 시작했다. 당장 농사에 지장을 주고, 농촌체험마을마저 된서리를 맞고 있다. 충남 공주시 의당면 두만리 ‘예하지마을’은 요즘 체험 관광객이 뜸하다. 고구마·감자 심기와 고사리 꺾기 등 체험하기가 한창 좋을 때여서 외지 체험객이 많이 찾을 때지만 찬바람만 분다. 마을 사무장 이영수(27)씨는 “예약할 때나 주말에 몇 명이 오면 대뜸 ‘살인진드기 괜찮겠느냐’ ‘(진드기 퇴치) 대책이 있느냐’는 말부터 꺼낸다”고 귀띔했다. 이 때문에 진드기 예방 스프레이액을 갖춰 놓고 체험객들의 바지 등에 뿌려 주고 있다. 숲속에는 되도록 데려가지 않는다. 나물을 채취하거나 옻순을 따는 사람들도 자취를 감췄다고 이씨는 전했다. 그는 “진드기를 옮기지 못하도록 내다 버려서인지 공주시내에 가면 떠돌이 개나 고양이가 부쩍 늘었다”고 했다. 지난해 8월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강원도 화천지역은 살인진드기 후폭풍에 시달리고 있다. 숨진 60대 여성이 살인진드기에 물린 장소가 화천군 간동면 텃밭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평소와 다름없이 조용한 농촌이지만 마을 주민들은 노심초사하며 사태가 어디까지 번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민들은 하나같이 “세월이 1년 가까이 지난 데다 이곳에서 살인진드기에 물렸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태에서 막연한 공포심만 유발해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기고 지역경기가 형편없어지고 있다”고 한숨을 쉬었다. 사건 발생 후 이 마을에 연일 방역차들이 뻔질나게 드나들며 소독액을 살포하고 있다. 방역직원 양모(65)씨는 “진드기가 소, 돼지 등 가축 피를 좋아한다고 해 축사와 풀숲 위주로 살충제를 뿌리고 있다”면서 “살인진드기 소식에 평소보다 방역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화천 주민 고은동(49)씨는 “우리 마을이 살인진드기 발생지와 가깝다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크다”며 “축사에 소독약을 흠뻑 뿌리지만 솔직히 안심이 안 된다”고 털어놨다. 숨진 여성이 가꾼 것으로 알려진 텃밭은 황량했다. 드문드문 지어놓은 조립식 주택 사이로 들깨 밭만 더러 보일 뿐 수년 전까지 개와 돼지를 기르던 축사들은 온데간데없었다. 주민들도 눈에 잘 띄지 않았다. 이런 상태에서 부산에서도 감염 의심환자가 숨지면서 살인진드기 공포가 도시로까지 번질 조짐이다. 인터넷에는 ‘살인진드기 때문에 등산도 접었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롯데마트 서청주점은 진드기 퇴출 관련 용품의 매출이 10%가량 증가했다. 서청주점 관계자는 “손소독제가 동이 난 신종플루 때와 달리 살인진드기는 아직 큰 영향을 미치지 않지만 앞으로는 어찌될지 장담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하지만 농민들로서는 생계의 터전인 논밭을 떠날 수 없다. 충북 보은군 마로면 김영제(68) 이장협의회장은 “농민은 들에 나가서 살아야 하는데 진드기가 무서우면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반문했다. 청원군 오창읍에서 농사를 짓는 전용민(49)씨는 “도시의 유치원생과 초·중·고 학생들의 야유회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농민들이야 어디로 피하겠느냐. 농사일이 한창 바쁠 때라 진드기에 신경 쓸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홍성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화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지자체들 농촌·피서지 방역 비상…진드기 박멸 한계에 주민들 불안

    [야생진드기 공포 확산] 지자체들 농촌·피서지 방역 비상…진드기 박멸 한계에 주민들 불안

    살인진드기 공포가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자치단체마다 진드기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자치단체들은 뒤늦게 진드기 서식 실태에 대한 조사와 함께 긴급 방역에 나서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제한적인 방역활동에 그칠 수밖에 없어 허둥대고 있다. 구제역과 조류인플루엔자 등은 소나 돼지, 조류를 모두 격리해 폐사시키지만 파리나 모기처럼 진드기를 완전히 박멸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축산 농가를 비롯해 진드기 노출에 취약한 농촌지역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주민들은 ‘진드기에 물리지 말라’는 정부와 자치단체의 당부가 대책이라고 할 수 있느냐며 평소 방역당국의 부실한 진드기 구제 등 방역활동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많은 제주도는 진드기 구제에 초비상이 걸렸다.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으로 인한 사망자가 발생한 데다 24일 제주에서 SFTS 감염 의심환자가 추가로 신고됐다. 국내외 탐방객들이 몰리는 올레길 일부 구간에서도 작은소참진드기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도는 올레길 주변 소 사육농가 및 공동목장을 대상으로 진드기 긴급 방역 작업에 착수했다. 도는 진드기 기피제 1000여병을 이들 지역 농가에 지원하는 한편 올레길 주변 풀베기 작업도 진행 중이다. 오진택 제주도 보건위생과장은 “목장지대 등에서 취약지를 대상으로 집중적인 방제활동을 벌이고 있다”며 “관광객들의 안전을 위해 예방법이 담긴 홍보물 2만부를 제작해 배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충북도는 쓰쓰가무시병 예방을 위해 그동안 일부 시·군이 보급했던 기피제와 토시를 예년보다 3개월 앞당겨 농민들에게 나눠 주기로 했다. 부산시는 주말마다 등산객들이 몰리는 금정산 등 지역 주요 등산로 입구에 해충 기피제 5760개를 29일까지 비치하고 예방 홍보물 6만장을 제작해 배포하기로 했다. SFTS 국내 첫 사망자의 감염 장소로 알려진 강원도 화천 등 농촌지역 주민들은 불안감과 함께 사태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박모(60·충북 청원군)씨는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으로 방역당국이 평소 야생 진드기의 전파와 방역에 늑장 대응한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불안하기도 하지만 본격적인 농번기인데 진드기 여파로 영농에 차질을 빚지나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특히 진드기 바이러스 감염 지역이 대부분 축산 농가인 것으로 드러나면서 축산 농가의 한숨 소리도 깊어지고 있다. 소값은 계속 떨어지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살인진드기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소고기 소비가 줄어들지나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이모(66·경북 예천군)씨는 “방역을 열심히 하고 있지만 진드기 때문에 소값이 더 떨어지게 됐다”며 “해마다 구제역 방역에도 정신이 없는데 진드기까지 설치면서 축산농가는 말 그대로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야영장과 농촌 체험마을, 자연휴양림 등 전국의 농촌지역 피서지도 올여름 피서객이 크게 줄어들지나 않을까 방역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제주를 찾은 관광객 박모(44·서울시 노원구)씨는 “진드기 여파로 당초 계획한 야영을 포기하고 민박을 했다”며 “막연한 불안감 확산은 경계해야 하겠지만 당국이 평소 방역활동에 소홀한 것이 아닌지 불안스럽기만 하다”고 말했다. 제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강원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게임 폭력성 클수록, 컴퓨터 전자파 증가”

    “게임 폭력성 클수록, 컴퓨터 전자파 증가”

    게임의 폭력성이 강할수록 컴퓨터의 전자파 방출량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충북도립대학 생체신호분석연구실 조동욱(55·전자정보계열) 교수는 20일 게임 종류와 컴퓨터 그래픽카드의 온도상승 관계를 분석해 발표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같은 컴퓨터로 게임 프로그램을 실행한 뒤 그래픽카드의 온도를 측정한 결과 폭력성 게임은 57도, 스포츠게임은 51도, 레이싱게임은 45도로 측정됐다. 그래픽카드의 온도가 높다는 것은 전자파 방출량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픽카드는 컴퓨터에서 화면을 출력할 수 있게 해 주는 부품이다. 이번 실험은 청소년들이 즐겨 하는 게임을 종류별로 두 가지씩 선정해 진행됐다. 조 교수는 “폭력성이 강한 게임일수록 영상 출력에 더 많은 프레임이 발생하면서 전자파 방출량이 많아지고, 결국 인체에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면서 “게임 이용 시간도 중요하지만 청소년들이 어떤 게임을 하는지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또 “그래픽카드 온도가 1도 올라갈 때마다 전자파 방출량이 얼마나 늘어나는지와 전자파의 ‘안전기준’이 아직 마련돼 있지 않아 이에 대한 연구가 진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실험 결과는 오는 31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리는 한국산학기술협회 춘계종합학술대회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옥천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영동군 “화장장 후보지에 민원 무제한 해결” 제안

    화장장 건립을 추진하다 지역 주민의 반대로 두 번이나 실패한 충북 영동군이 마을 숙원사업을 ‘무제한’ 해결해 준다는 카드를 제시하며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군은 17일 다음 달부터 8월까지 석 달 동안 지역 11개 읍·면을 순회하는 화장장 사업 주민설명회를 연다고 밝혔다. 군은 화장장이 환경오염과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후보지로 결정되면 지역 주민들에게 집수리와 농기계 구입 등에 쓸 수 있는 3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사업비 규모에 제한 없이 진입로 확장 등 마을 숙원사업도 해결해 준다는 인센티브도 새로 제시하기로 했다. 화장장 내 식당과 매점 운영권도 주기로 했다. 김현정 군 장사시설담당은 “군 재정상황이 어려워 30억원 지원도 파격적인데 이번에 마을 숙원 사업 해결까지 추가했다”면서 “예산이 많이 들어가면 연차적으로 나눠서라도 해결해 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군이 이처럼 통 큰 지원을 내놓는 것은 주민들의 반발에 부딪혀 실패한 경험이 있어서다. 군은 2011년 인접한 옥천, 충남 금산, 전북 무주 등과 공동 장사시설 건립을 추진했다. 타당성 조사에서 영동군 양강면 만계리가 후보지로 결정됐지만 금산과 무주가 후보지가 멀고 분담금이 너무 많다며 사업에서 빠진 데다 주민들까지 반발, 물거품이 됐다. 군은 올해 초 30억원을 제시하며 후보지 공모에 나섰지만 이마저도 실패했다. 군민들도 화장장 건립에 공감한다. 화장하기 위해 경북 김천이나 대전까지 가야 하고, 현지 주민보다 5배 내외의 비싼 사용료를 내고 있어서다. 정춘택 군 주민복지과장은 “당분간은 주민 설득에 주력한 뒤 8월 말쯤 재공모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기존과 다른 길…자립이 나를 키워”

    “기존과 다른 길…자립이 나를 키워”

    14살 고졸 검정고시 합격, 부산외국어대 법학과 4년 장학생 및 3년 만의 조기 수석 졸업, 19살 동아대 로스쿨 최연소 합격…. 이런 과정을 밟아온 충북 충주시 손빈희(22·여)씨가 제2회 변호사시험에 합격했다. 손씨는 다음 달 중순 ‘국제거래 전문변호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미국 유학길에 오른다. 지금껏 이룬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도전에 나서는 것이다. 그는 10일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많아져 우리나라도 국제 무역이 급증했는데 전문 변호사는 부족하다”며 “한국을 대표하는 국제거래 전문변호사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손씨가 변호사의 꿈을 꾸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5학년 때다. 사업가인 아버지를 따라 중국에 갔을 때 법을 잘 몰라 사기당하는 한국인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손씨는 “그때 무얼 하든지 법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면서 “선진국이라고 믿었던 우리나라도 국제거래법에서는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을 알고 더 큰 꿈에 도전하게 됐다”고 말했다. 어린 나이에 로스쿨에 입학했지만 10살 넘게까지 차이 나는 동기들과 당당히 경쟁했다. 모의고사 시험에서 여러 번 1등을 했고, 86명 중 2등으로 졸업했다. 손씨는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질 상황을 만들어준 부모 덕에 수없이 좌절을 했어도 극복할 수 있었다”면서 “나이는 어리지만 깊고 넓은 시야를 가질 수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학원 등을 전전하며 스펙쌓기에만 열중인 국내 교육 풍토에서 전혀 다른 길을 걸어온 것이다. 손씨는 “부모가 맏이인 나를 비롯한 초등학생 딸 셋을 중국에 두고 먼저 귀국해 타국에서 살림살이 등을 스스로 책임졌던 경험이 자립을 일찌감치 배우는 기회가 됐다”면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며 웃었다. 충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20그루’…정이품송 아들나무 아버지 곁에

    충북 보은군 속리산면에 있는 천연기념물 103호 정이품송의 아들나무 20그루가 아버지 곁으로 옮겨진다. 보은군은 9일 정이품송 옆으로 흐르는 달천 주변에 1474㎡ 규모의 정이품송 후계목 정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9일 밝혔다. 군은 이를 위해 지난 7일 정이품송 자목 200여 그루가 자라고 있는 충북산림환경연구소를 방문해 20그루를 선정했다. 이 나무들은 1998년에 정이품송 솔방울에서 씨앗을 채취해 기른 15그루와 2003년에 정이품송 꽃가루를 정부인소나무(천연기념물 352호)와 교배한 자목 5그루다. 외속리면에 서 있는 정부인소나무는 정이품송과 나이와 크기가 비슷한데 지상 1m 지점에서 갈라진 가지가 치마를 두른 듯 둥글게 펼쳐져 있어 ‘정이품송 부인’으로 불린다. 정이품송과 후계목 정원은 직선 거리로 100여m 떨어져 있다. 너무 가까이 나무를 심을 경우 정이품송 생육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보은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청주시, 독거노인 1대 1 결연… 실버행복드리미사업 추진

    충북 청주시가 6일 독거 노인들의 고독사와 자살 방지 등을 위해 실버행복드리미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행복드리미를 모집한 뒤 독거 노인과 1대1 맞춤 결연을 해 주는 사회 안전망 구축 프로젝트다. 행복드리미로 선정되면 자기가 맡은 독거 노인을 주1회 이상 방문해 안부를 묻고 빨래, 청소, 반찬지원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게 된다. 시는 노인복지센터 직원 35명이 관리하고 있는 지역의 독거 노인이 현재 1500여명인 점을 감안, 1500명 이상의 행복드리미 모집을 목표로 하고 있다. 행복드리미 모집 기간은 오는 20일까지며 희망자는 주소지 주민센터나 자원봉사센터로 신청하면 된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국내외 373개 업체 2000명 바이어 한자리…오송 ‘K뷰티’ 진원지로”

    “국내외 373개 업체 2000명 바이어 한자리…오송 ‘K뷰티’ 진원지로”

    “K팝에 이어 K뷰티를 전 세계로 확산시키고, 충북 오송을 K뷰티의 진원지로 자리매김시키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충북 청원군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 일원에서 3일 개막하는 2013 오송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 조직위원장인 이시종(66) 충북지사는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세계인의 미의 축제가 될 것”이라면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리는 성공적인 행사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2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해외 17개국 47개 업체 등 국내외 373개 화장품·뷰티 기업과 2000여명의 바이어들이 산업전시관인 화장품 산업관과 뷰티산업관에서 비즈니스 교류를 하는 등 진정한 세계박람회의 모습을 갖췄다”면서 “그동안 다른 박람회에 참여하지 않았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국내 굴지의 기업들이 제품을 전시하고, 세계 5위의 화장품업체인 일본 시세이도가 바이어들을 보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이 이번 박람회를 기획한 것은 오송을 세계적인 화장품·뷰티산업의 메카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다. 그는 “충북은 국내 화장품산업 생산량의 27%를 점유하고 있는데다, 오송은 첨단의료복합단지와 6대 보건의료국책기관이 밀집한 국가 바이오산업의 중심지”라면서 “박람회를 통해 바이오 연구·산업·행정·교육이 집적된 오송의 우수한 인프라가 알려지면 관련 기업들이 몰려와 충북이 바이오가 접목된 화장품·뷰티산업을 선점할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박람회는 ‘건강한 생명 아름다운 삶’을 주제로 오는 26일까지 펼쳐지며 입장료는 성인 1만 1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외국인 5인 이상, 내국인 20인 이상은 할인혜택을 받는다. 10만 2000㎡에 달하는 행사장은 10개의 전시관과 1개의 주공연장 등으로 구성됐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소방관 아빠처럼 불길 잡은 중3 아들

    소방관 아빠처럼 불길 잡은 중3 아들

    소방공무원인 아버지로부터 소화기 사용법을 배운 중학생이 혼자서 주택화재를 진압했다. 1일 충북 영동소방서에 따르면 영동중학교 3학년 허남웅(16)군은 오전 8시 55분쯤 학교 옆 김모(71) 할머니 집 2층에서 검은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는 것을 목격했다. 운동장에서 체육 활동을 하고 있던 허군은 곧바로 교실 안에 있던 휴대용 소화기(3.3㎏) 4개를 들고 화재 현장으로 뛰어가 건물 외부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갔다. 당시 화재는 부엌에서 시작된 불길이 벽과 지붕으로 번진 상태였고, 부엌 안에는 LPG 가스통까지 있었다.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허군은 혼자서 침착하게 소화기를 뿌리며 5분 가까이 불길과 싸웠다. 허군의 초기대응으로 불길이 크게 번지지 않아 김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관들은 10여분 만에 화재를 완전히 진화했다. 허군은 “소화기를 갖고 뛰어가 아버지가 가르쳐주신 대로 소화기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허군의 아버지인 영동소방서 예방안전과 허창구(43) 소방위는 “소화기 사용법을 수시로 가르쳐주고 화재진화 현장을 활용한 비디오도 함께 봤다”면서 “이 때문에 두려워하지 않고 화재를 진화한 것 같다”고 했다. 영동소방서는 허군을 화재진압 유공자로 표창하기로 했다. 영동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통합 청주시 4개 구 획정

    통합 청주시 4개 구 획정

    충북 청주시와 청원군의 행정구역 통합으로 내년 7월 출범하는 통합 청주시의 4개 구가 획정됐다. 청원·청주 통합추진위원회는 30일 제10차 회의를 열고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이 상정한 3개 안 가운데 2안으로 4개 구를 나누기로 의결했다. 2안은 청주시를 ‘X’자 형태로 나눈 뒤 그 연장선에 청원군 읍·면을 포함하는 방식이다. 가 구역은 우암동, 내덕1동, 내덕2동, 율량·사천동, 오근장동, 내수읍, 오창읍, 북이면으로, 나 구역은 중앙동, 성안동, 탑·대성동, 용암·명암·산성동, 금천동, 영운동, 용암1동, 용암2동, 남일면, 낭성면, 문의면, 가덕면, 미원면으로 구성됐다. 다 구역은 사직1동, 사직2동 사창동, 모충동, 수곡1동, 수곡2동, 산남동, 분평동, 성화·개신·죽림동, 남이면, 현도면으로, 라 구역은 운천·신봉동, 봉명1동, 봉명2·송정동, 복대1동, 복대2동, 가경동, 강서1동, 강서2동, 오송읍, 강내면, 옥산면으로 짜였다. 인구는 라 구역이 25만 6781명으로 가장 많고, 면적은 나 구역이 404.44㎢로 가장 넓다. 4개 구 명칭은 3일부터 9일까지 주민 공모를 실시해 결정된다. 이로써 바이오산업의 메카로 부상하는 오송은 서부권, 과학산업단지가 들어서 있는 오창은 북부권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오송 지역에는 보건복지부 산하 6개 국책기관이 입주해 있는 데다 첨단의료복합단지가 조성되고 있다. 오창과학산업단지에는 LG화학을 비롯해 150여 업체가 들어서 있으며 인근에 52만㎡의 제2산업단지가 건설되고 있다. 하지만 동부권과 남부권은 개발동력을 갖고 있지 못해 지역 간 불균형을 막기 위한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외곽 이전이 추진되는 농수산물도매시장이나 청주동물원 등을 동부·남부권에 배치하고, 정부 국비사업을 이들 지역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 등이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통합추진위는 연구용역을 통해 내년 초까지 4개 구의 균형발전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또 스쿨존 비극

    어린이보호구역(스쿨존) 내에서 4세 여아가 승용차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8일 낮 12시 25분 충북 청주시 분평동 한 상가 앞 도로에서 권모(30)씨가 몰던 SM5 승용차가 이모(4·여)양을 들이받았다. 사고 직후 이양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이날 사고는 초등학교에서 불과 100m 떨어진 스쿨존 지정 지역에서 발생했다. 경찰 조사에서 권씨는 “갑자기 어린아이가 도로로 튀어나와 미처 피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스쿨존에서의 어린이 교통사고는 최근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6일에도 서울 상도동의 한 어린이집 앞 도로에서 5세 남아가 승합차에, 지난해 11월 남양주의 한 초등학교 스쿨존에서는 초등학생 한 명이 승용차에 각각 치여 숨졌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영사관 휴무로 납치범 잡아둬도 ‘감금죄’

    영사관 휴무로 납치범 잡아둬도 ‘감금죄’

    중국에서 한국인 납치범을 데려오는 과정에서 그를 억류했던 조직폭력배에게 감금죄가 인정됐다. 청주지법 형사항소1부(부장 김도형)는 28일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A씨를 이틀간 억류해 공동감금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폭 이모(46)씨와 김모(35)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범행을 지시한 두목 최모(52)씨에 대해서도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0년 4월 동업자 B씨가 투자를 철회하자 앙심을 품고 B씨의 친·인척을 인질로 잡아놓고 2억원을 빼앗았다. 돈을 받은 뒤에도 A씨가 친·인척을 풀어주지 않자 B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조폭 두목 최씨에게 도움을 청했다. 이에 최씨는 부하 이씨와 김씨를 중국으로 보냈다. 이씨 등은 중국 공안에 B씨 친·인척의 납치 사실을 알린 뒤 이들을 구했다. 이어 A씨를 한국법에 따라 처리하기 위해 한국영사관으로 데려가려 했으나 주말이어서 업무를 하지 않자 자신들의 숙소에 이틀간 A씨를 감금했다. 이후 A씨는 국내로 송환돼 인질강도 혐의로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 과정에서 A씨가 ‘나도 감금 피해자’라며 최씨 일당을 고소했다. 검찰은 조사에 착수, 이씨 등 3명에 대해 공동감금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불구속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중국법으로 처벌될 게 두려워 이씨 등의 뜻에 따른 게 아닌가 의심되고 전화로 구호 요청을 할 수 있었는데도 하지 않은 점 등으로 미뤄 감금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무죄 판결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강압 행위가 없더라도 이전의 자유를 침해했다면 감금행위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커버스토리-주부 우울증] 파주서 …청주서… 그녀들의 극단선택 아픈 사연

    파주 지난 21일 오후 7시 45분. 경기 파주 119센터에 다급한 목소리의 30대 후반 남성의 전화가 걸려 왔다. “아파트 출입문 번호키를 누르고 현관에 들어서자 아내(32)가 목에 피를 흘리며 왼손에 흉기를 들고 자신과 마주 서 있다”는 신고였다. 아내는 남편에게 다소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 애기들 보러 가자”고 말했으나 남편은 두려운 생각에 꼼짝을 할 수 없어 119에 전화를 걸었다. 흉기를 들었다는 말에 전화는 112로 넘어갔고, 5분 만에 강력계 형사들이 아파트에 들이닥쳤다. 아내는 안방 침대에 누워 천장을 바라보면서 왼손에 든 흉기를 목에 대고 있었다. 형사들은 즉시 흉기를 빼앗아 아내를 제압했다. 그러나 만 1살을 겨우 넘긴 큰아들은 이미 침대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 지난 5일 태어난 작은 아들은 방바닥에 누워 있었으나 한눈에 봐도 위급해 보였다. 두 아들 모두 목 부위에 치명상을 입은 뒤였다. 남편이 쓰레기를 내다 버리고 가게를 다녀오느라 잠시 자리를 비운 시간은 겨우 15분이었다. 그 짧은 틈에 끔찍한 사건이 발생했다. 119구급대가 즉시 큰아들 손목을 잡고 가슴에 귀를 댔으나 맥박이 잡히지 않았다. 가쁜 숨을 쉬는 작은아들은 급히 일산백병원으로 이송했으나 같은 날 밤 10시 15분 끝내 숨졌다. 아내는 지난해 1월 큰아들을 임신 중일 때부터 성격이 급변했다. 이름을 불러도 잘 듣지 못하고 웃지도 않았다. 서울아산병원을 찾았다. ‘임신 우울증’이라고 했다. 약을 먹고 치료를 받자 금세 좋아졌다. 그러나 이달 초 둘째를 낳은 뒤 재발했다. 친정아버지가 찾아와 딸의 이름을 불러도 다른 곳을 쳐다보며 대답을 하지 않았다. 남편은 경찰에서 “심각하다. 다시 병원을 가야겠다 생각했는데 사고가 난 것”이라며 좀 더 빨리 병원을 찾지 않은 자신을 원망했다. 산후조리원에서 좀 더 지내지 못한 것도 후회가 됐다. 병원 정신과폐쇄병동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내는 아직 아들 둘이 숨진 사실을 모르고 있다. 청주 지난 2월 21일 오전 8시 20분 충북 청주시 흥덕구 분평동의 한 아파트. 주부 이모(42)씨는 남편이 출근한 이후 갑자기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급습했다. 안방에서 주방으로 나와 싱크대에 보관하던 식칼을 꺼냈다. 자살을 결심한 이씨는 안방에서 잠을 자고 있던 딸(11·초등 4년)을 본 순간 딸의 걱정이 밀려왔다. 자신이 하늘나라로 가면 엄마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할 딸의 모습이 그려졌기 때문이다. 이씨는 딸도 함께 죽는 게 차라리 나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 평소 엄마를 잘 따르고 착했던 딸은 죽어도 천당에 가서 지금보다 행복할 것만 같았다. 결국 이씨는 잠자는 딸의 목을 흉기로 한 차례 찌른 뒤 자신의 목을 수차례 찔러 자해를 시도했다. 방에 있던 아들(15)이 동생의 비명소리를 듣고 나와 이 광경을 목격하고 119에 도움을 청했다. 중학교 2학년인 아들은 침착하게 엄마와 동생을 지혈했고, 신속하게 출동한 구급대원들이 병원으로 이송해 모녀의 목숨을 구했다. 끔찍한 이날 사건도 이씨의 우울증이 가져온 참극이었다. 이씨에게는 결혼 후 2007년 약간의 우울증 증세가 찾아왔다. 결혼 전 있었던 교통사고 후유증으로 인해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면서 남들보다 뒤떨어진다는 절망감이 누적돼 왔던 게 원인이었다. 이씨는 11차례 병원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되자 치료를 끊었다. 그러나 이것도 잠시일 뿐,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절망감은 이씨를 계속 괴롭혔다. 그러던 중 올해 초 청소일을 하기 위해 나가던 어린이집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일을 빨리빨리 하지 못한다는 핀잔을 듣자 이씨의 절망감은 더욱 심해졌다. 이씨는 자책하면서 사고 발생 2주 전 어린이집을 그만뒀고, 이때부터 우울증이 급격하게 악화됐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열등감이 하루종일 계속됐고, 이런 정신적 고통은 불면증으로 이어졌다. 2주 동안 잠을 못 잤고, 음식도 먹지 못했다.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집에서 혼자 먹지 못하는 술까지 마셨지만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이씨는 사고 당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것뿐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고, 결국 가족들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를 남기고 말았다. 경찰 관계자는 “자신에 대한 절망감과 사회에서 이씨를 바라보는 그릇된 시선이 우울증을 키운 것 같다”면서 “이런 이씨를 돕기 위해 남편이 곁에서 애를 썼지만 참극을 막지는 못했다”고 안타까워했다.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된 이씨는 처벌보다 치료가 중요하다는 검찰의 판단에 따라 지난 4일 석방됐다. 조사 과정에서 검찰은 이씨가 우울증을 장기간 치료하지 않다가 병세가 악화돼 범행을 저질렀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씨의 딸도 엄마가 집으로 돌아오길 간청했고 남편도 부인을 꼭 치료하겠다며 선처를 당부했다. 영주 지난해 8월 24일 오후 7시쯤. 주부 김모(42)씨는 4살과 2살 난 아들을 데리고 경북 영주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대구 동구 신서동 한 아파트로 향했다. 이 아파트는 김씨가 결혼하기 전 살았던 곳. 아파트에 도착한 김씨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곧장 13층으로 올라가 아들 2명을 안고 계단을 통해 투신했다. 투신한 이들 모자가 아파트 앞 화단에 쓰러져 있는 것을 아파트 경비원이 발견, 119구조대 등에 신고했다. 하지만 발견 당시 두 아들은 숨진 상태였으며 김씨는 병원으로 옮겨지던 중 사망했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의 투신은 우울증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2006년 결혼한 김씨는 안정된 직업을 가진 남편(47)과 단란한 가정을 꾸렸다. 늦은 결혼이었지만 김씨 부부는 다른 사람이 부러워하는 잉꼬부부였다. 늘 행복할 것만 같았던 김씨에게 불행의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한 것은 결혼 3년 만인 2009년이었다. 당시 돌을 지난 첫째 아들이 말을 못하고 이상한 행동을 했다. 처음에는 크면 괜찮아지겠지 하고 생각하다 아이의 상태가 호전되지 않자 2010년 병원을 찾았다. 병원에서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자폐증이라는 것이었다. 김씨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둘째 아들에게도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둘째도 첫째와 비슷한 행동을 보였다. 설마 하고 병원을 찾았으나 발달장애라는 진단을 받았다. 첫째 아들이 자폐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지 꼭 1년 뒤다. 이때부터 김씨에게 무서운 병이 찾아왔다. 두 아들이 아픈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고 자책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자책이 우울증으로 이어졌다. 1년 동안 꾸준히 약을 복용했지만 큰 차도가 없었다. 김씨는 주변 사람에게 “나의 잘못이다. 사는 것이 힘들다. 죽겠다”라는 말을 자주 하곤 했다. 김씨의 남편은 김씨와 두 아들을 치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씨가 자살하던 날도 김씨의 남편은 2년과 1년여 동안 치료를 했지만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두 아들을 위해 서울의 유명 병원을 찾았다. 아들을 입원시켜 치료하기 위해서였다. 서울 병원 일을 본 뒤 집에 전화를 한 김씨 남편은 부인이 전화를 받지 않자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 김씨가 평소 “죽겠다”고 한 말이 머리에 스쳤기 때문이다. 처가에도 김씨를 찾아보라고 전화를 했지만 이미 김씨는 두 아들과 함께 극단적인 선택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경찰은 “김씨가 둘째 아이가 발달장애로 판명난 뒤 우울증을 앓았지만 1년 동안 약만 먹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충북 기업유치 10배의 비밀…이시종 지사 치적 쌓기용 뻥튀기?

    충북도의 기업 투자유치 실적이 뻥튀기 논란에 휩싸였다. 24일 도에 따르면 민선 5기 이후 현재까지 충북에 투자한 기업은 1776개다. 민선 4기 같은 기간에 달성한 투자유치 기업 153개의 10배가 넘는 실적이다. 이 통계가 사실이라면 2010년 7월 이시종 지사가 취임한 이후 하루 2개에 가까운 기업 투자를 유치한 셈이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도의 발표를 신뢰하기 어렵다. 상당수 지자체들은 다른 지역 기업과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하거나, 대규모 생산시설 증설을 성사시킨 사례만 실적에 넣고 있다. 하지만 도는 소규모 공장등록 건수까지 실적에 포함시키고 있다. 공장 신규 등록은 건축면적이 500㎡를 넘으면 해당 지방자치단체에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이보다 작아도 조달청 입찰 참가 시 필요해 공장 등록을 하는 사례가 많다. 이렇다 보니 지역 사람이 직원 서너 명 규모의 공장을 지어도 공무원들의 투자유치 실적으로 둔갑한다. 민선 5기 들어 청주 지역에 공장을 지어 현재까지 가동 중인 284곳 가운데 공장 면적이 500㎡ 이상인 곳은 18곳에 불과하다. 시 관계자는 “공장 면적 500㎡ 이하는 청주 사람이 청주에 공장을 지은 게 대부분이고, 직원이 한두 명인 곳도 많다”면서 “시·군들이 공장 신규 등록 건수를 보고하면 도에서 이를 모두 투자유치 실적으로 잡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지사 취임 이후 투자유치 실적이 만족스럽지 못하자 잔꾀를 써 실적 부풀리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다른 지자체들처럼 투자유치 협약을 체결한 기업만 따지면 도의 민선 5기 투자유치 기업은 155개로 줄어든다. 도 관계자는 “공장 신규 등록도 유치 실적으로 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있어 민선 5기부터 실적에 넣고 있다”면서 “충남도도 이런 방법으로 처리하고 있다. 관점의 차이로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충남도 관계자는 “공무원들의 노력으로 투자환경이 개선되고 행정 서비스의 질이 향상돼 공장을 많이 짓는 것”이라면서 “이런 점을 감안해 유치 실적으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충북경실련 이두영 사무처장은 “지자체들이 일자리 창출 실적을 집계하면서도 공장이 문을 닫아 없어진 일자리는 따지지 않고 새로 생긴 일자리만 더해 발표하고 있다”면서 “이런 식의 부풀리기는 행정의 신뢰만 떨어뜨린다”고 꼬집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청주시와 3번째 결투

    충북 청주시가 또다시 대형마트와 법정 다툼을 벌이게 됐다. 15일 청주지법에 따르면 홈플러스㈜ 등 7개 대형 유통업체가 지난달 27일 청주시를 상대로 ‘영업 시간 제한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시가 지난 1월 15일 통보한 ‘0시부터 오전 8시까지 문을 닫고 매월 둘째·넷째 일요일에 의무 휴업하라’는 행정명령이 적법한지 법원이 판단해 달라는 게 이번 소송의 취지다. 이와 유사한 소송은 부산과 인천에서도 진행 중이다. 대형마트를 회원사로 두고 있는 한국체인스토어협회 관계자는 “대형마트들이 의무휴업에 대한 여러 법원의 판단을 듣기 위해 수도권, 충청권, 경남권 지자체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면서 “의무휴업 행정명령을 내리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는 없었는지, 또한 중소상인 보호 취지에 맞는지를 법원을 통해 확인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와 세 번째 소송을 하게 된 시는 승소를 자신하고 있다. 대형마트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않았거나 의견 수렴 기간이 너무 짧았다는 절차상의 문제로 잇따라 패소한 소송을 교훈 삼아 지난 1월 행정명령 통보에서는 절차를 완벽하게 갖췄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시 차종범 시장유통담당은 “이번에는 조례 개정 후 전통시장 상인과 대형마트 관계자들로 구성된 상생발전협의회를 개최했고 10일 동안 대형마트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행정명령을 통보했다”면서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해 달라는 마트 측의 의견을 반영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한 기간 동안 의견 수렴을 했기 때문에 이번 소송에서는 패소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의견 수렴을 충분히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대형마트들이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모르겠다”면서 “마트들의 계속된 소송으로 행정력이 낭비되고 있다”고 걱정했다. 한편 시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지난해 4월 대형마트 영업 제한 조례를 공포한 뒤 당일 행정명령을 내렸다가 의견 수렴을 거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패소했다. 그러자 시는 석달 뒤 다시 조례를 만들어 3일간 의견 수렴을 한 뒤 행정명령을 내렸지만 법원은 같은 이유로 또다시 유통업체 손을 들어줬다. 행정절차법에는 ‘조례 공포 후 상당한 기간 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한 뒤 행정명령 등 행정 처분을 내려야 한다’고 돼 있을 뿐 구체적인 기간은 명시돼 있지 않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슈&이슈] 세계적 뷰티산업도시로 발돋움

    [이슈&이슈] 세계적 뷰티산업도시로 발돋움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 김화중(68) 조직위원장은 14일 “충북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화장품·뷰티 산업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 박람회를 개최하게 됐다”면서 “이번 박람회가 충북은 물론 대한민국을 세계적인 뷰티 강국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충북은 국내 업체의 8%에 불과한 66개의 화장품 제조 기업이 위치해 있지만 전체 생산량의 27%를 책임지고 있는 생산의 중심지”라면서 “박람회 개최로 오송의 뛰어난 바이오·뷰티 인프라가 알려지면 우수 기업과 연구시설들이 몰려와 충북 오송이 세계적인 뷰티산업 도시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위원장은 행사의 성공 개최를 자신하고 있다. 그는 “이번 박람회에서는 지자체와 민간 분야에서 따로 주최했던 산업전시, 경연대회, 학술대회 등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 “재미있는 뷰티 체험과 다양한 이벤트 프로그램까지 마련돼 일반인들도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오송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오창과학산업단지, 대덕연구단지 등 기능성 화장품 산업의 연구와 생산 인프라를 두루 갖췄고 경부·중부고속도로, KTX 오송역, 청주공항 등과의 접근성도 뛰어난 점이 성공 개최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박람회는 국내에서 열리는 화장품·뷰티박람회 가운데 최초로 정부 지원을 받아 개최되는 공신력 있는 행사”라면서 “269억원이 투입된 이번 박람회를 통해 생산 유발 973억원, 부가가치 448억원 등 총 1421억원의 경제적효과와 1450명의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람회가 1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김 위원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은 VIP의 개막식 참석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 박람회는 지방 행사가 아닌 국가 행사로 봐야 한다”면서 “박근혜 대통령과 국회의장, 관계 부처 장관, 국내 화장품기업 회장 등을 대거 초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정부와 대기업들이 충북과 손을 잡고 세계 화장품 시장 선점에 나서도록 유도한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2003년 보건복지부 장관 재임 시절 오송국가산업단지 지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연으로 지난해 3월부터 조직위를 이끌고 있다. 청원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이슈&이슈] 충북 청원군 KTX 오송역 일원서 펼쳐지는 뷰티박람회

    [이슈&이슈] 충북 청원군 KTX 오송역 일원서 펼쳐지는 뷰티박람회

    전 세계의 아름다움이 한자리에 모이는 ‘2013 오송 화장품·뷰티 세계박람회’가 5월 3~26일 24일간 충북 청원군 오송읍 KTX오송역 일원에서 펼쳐진다.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가운데 기업들의 참여가 목표치인 300곳을 넘어섰고 입장권 예매도 순조롭게 진행돼 대박 흥행을 예고하고 있다. 14일 충북도에 따르면 최근 참가 신청을 공식 마감한 결과 국내 261곳, 해외 49곳 등 총 310곳의 관련 기업이 신청서를 접수했다. 미국, 독일, 캐나다, 일본, 프랑스, 호주 등의 선진국뿐만 아니라 타이완, 케냐, 인도, 태국, 파키스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기업들도 참가해 진정한 세계 박람회의 모습을 갖췄다. 국내외 화장품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여 산업과 정보를 교류하게 될 화장품산업관에는 총 90여개 기업이 참여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화장품 박람회에서 볼 수 없었던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소망화장품, 스킨푸드 등 국내 굴지의 화장품기업들도 만날 수 있다. 스킨케어, 네일, 메이크업, 헤어 관리 등 다양한 분야의 뷰티 제품들이 전시될 뷰티산업관에는 200여개 업체가 부스를 마련해 자사 제품 홍보에 나선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을 것으로 기대되는 뷰티마켓관에선 이니스프리, 더페이스샵, 토니모리, 더 샘 등 15개 업체가 참여해 20%에서 많게는 60%까지 할인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뷰티마켓관에는 해외 관광객을 위해 면세 판매장도 설치된다. 입장권 판매도 탄력이 붙고 있다. 현재 입장권 예매가 46만장을 넘어섰고, 코레일이 전국 120개 역사에서 입장권 판매에 나서 예매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바이어들은 해외 500명 등 총 2000여명이 찾아 박람회장에서 정보 수집과 계약 체결에 나선다. 조직위는 여성들에게 명품 화장품으로 사랑받고 있는 세계 5위권 내의 화장품 회사와도 현재 바이어 참여를 협의하고 있다. 통상 해외 유명 브랜드들은 박람회 참여를 꺼려 이번 협의가 성사되면 업계에서 명품 브랜드가 참여한 박람회로 주목을 받을 전망이다. 메이크업, 네일아트, 헤어 등 5개 부문으로 진행될 경연대회에는 참가자와 모델 등 총 3만 5000여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박람회는 재미있는 볼거리와 정보, 체험 프로그램도 가득하다. 월드뷰티관에선 세대와 세계를 초월해 아름다움을 추구해 온 인간의 역사적 발자취를 엿볼 수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여성들인 신사임당과 인현왕후, 황진이의 화장 비법을 소개하는 것이다. 모델들이 곱게 한복을 입고 출연해 각각 3분짜리로 제작된 영상물을 통해 얼굴 세안에서부터 머리 화장, 기초화장, 색조화장, 장신구까지 문헌으로 고증된 이들의 미용 비법을 공개한다. 생명뷰티관은 체험 시설로 채워진다. 얼굴 촬영을 통해 자신의 노화된 얼굴을 미리 보고 피부측정기로 피부결, 모공, 색소 침착 등 피부 노화 상태를 알아볼 수 있다. 전문가로부터 피부, 두피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뷰티체험관, 세계 90여 개국 600여점의 민속인형이 전시되는 세계뷰티인형관, 한류 드라마와 K팝 등의 근원을 소개하는 한류문화관도 운영된다. 박람회장은 10개 동의 전시시설과 운영본부 1개 동, 식당 3개 동, 주 공연장 1개 등으로 구성된다. 현재 박람회장 공사 공정률은 90%다. 조직위 김종석 기획본부장은 “그동안 열렸던 화장품박람회와 달리 문화와 산업을 조화시킨 박람회가 될 것”이라면서 “박람회장을 찾는 관광열차 상품에 손님이 몰리는 등 전국적으로 관심이 높아 관람객 100만명 유치를 확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박람회는 충북도, 식품의약품안전처, 청주시, 청원군이 공동 주최하며 총 269억원이 투입된다. 입장료는 성인 1만 1000원, 청소년 9000원, 어린이 5000원이다. 이달 말까지 예매하면 할인 혜택을 받을수 있다. 청원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카페관리자, 동의없이 글 삭제땐 위자료 줘야”

    인터넷 카페 관리자가 회원의 게시물을 일부러 삭제했다면 위자료 지급 대상이 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청주지법 제1민사부(부장 이영욱)는 14일 인터넷 카페 회원 A모(37)씨가 카페 관리자 B모(49)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승소 판결하고 B씨가 A에게 위자료 50만원을 지급하라고 명령했다. B씨는 2011년 12월 자신이 운영하는 인터넷 애견 카페에 A씨가 “새끼 강아지를 분양한다”는 글을 올리자 “다른 카페의 개를 홍보하는 글”이라며 삭제한 뒤 서로를 비난하는 글을 올리면서 다툼이 계속되자 관리자의 권한을 이용해 A씨의 카페 활동을 중지시키고 그가 이전까지 올렸던 게시판의 모든 글을 삭제했다. A씨는 이에 격분해 B씨가 카페 게시판에서 모욕적인 글을 수차례 올려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고, 승낙 없이 게시 글을 불법 삭제했다며 1800만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도 50만원의 위자료 지급 명령을 받아냈었다. 재판부는 “게시자 동의 없이 상업적 목적이 명백하지 않은 카페 글을 삭제한 것은 관리자의 권한을 넘어 사회 상규에 어긋나는 위법 행위”라며 “근거 없이 카페에 글을 올려 A씨의 사회적 평가와 인격권을 침해한 점도 일부 인정된다”고 밝혔다. 청주 남인우기자 niw726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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