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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학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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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커버스토리] ‘극우 요람’도 태초엔 진보였다

    [커버스토리] ‘극우 요람’도 태초엔 진보였다

    정치적 보수성과 극단적 반(反)호남 정서, 막장 유머로 대표되는 B급 문화.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를 읽는 ‘3대 코드’다. 역설적으로 일베의 DNA는 진보 성향 사이트였던 ‘디시인사이드’(디시)에서 이식됐다. 2011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개시한 일베 회원들은 대형 이슈가 터질 때마다 혐오 발언을 쏟아내며 이목을 끌었고 하루 이용자가 가장 많은 유머 사이트가 됐다. 일베의 탄생과 성장사를 짚어 봤다. [태동기] 진보와 토론서 승리 ‘여옥대첩’으로 보수화 ‘일베 전선은 디시연방공화국에서 인기 있는 물건들을 훔쳐 와 시작됐다.’ 일베의 탄생과 성장을 그린 웹툰 ‘일베연대기’에 표현됐듯 일베는 사실상 디시가 뿌리다. 1999년 개설된 디지털카메라 정보 사이트 디시는 이후 정치·스포츠·게임을 아우르는 종합 커뮤니티가 됐다. 2004년 3월 노무현 당시 대통령이 탄핵 위기에 몰리자 탄핵 무효 시위를 벌이는 등 진보 성향이 두드러졌다. 진보 사이트가 어떻게 보수 사이트의 모태가 됐을까. 결정적으로는 2004년 11월 ‘여옥대첩’이 단초가 됐다. 한나라당(새누리당의 전신) 소속이던 전여옥 당시 의원이 진보 성향의 디시 정치사회갤러리(정사갤) 이용자들과 토론을 벌여 ‘완승’을 거두자 보수 성향 네티즌들은 ‘대첩’으로 불렀다. 이후 정사갤은 보수화됐다. [변화기] “기아 우승 싫다”…다른팀 팬들 호남 비하 일베의 동력인 ‘지역감정’ 역시 디시의 ‘야구갤러리’(게시판)에서 근원을 찾을 수 있다. 일베 연구로 서울대 석사학위를 받은 김학준씨는 “2009년 광주 연고의 기아타이거즈가 우승하면서 기아팬이 들뜨자 이를 거북해한 다른 팀 팬들이 호남을 비하했고, 반호남 정서가 정사갤 등으로 퍼졌다”고 설명했다. 전라도 사람을 ‘홍어’로 낮춰 부르는 문화도 이때 시작됐다. 일베 특유의 B급 문화 역시 디시의 코미디갤러리(코갤)에서 비롯됐다. 일베를 분석해 경희대에서 석사 논문을 쓴 조용신씨는 “디시를 이용하던 악플러들이 코갤에서 활동하며 패드립(패륜드립의 준말·부모 험담 등을 소재로 한 농담)과 신상털기 문화 등을 낳았다”고 말했다. 디시를 주름잡던 극단적 성향의 이용자들이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만든 건 2007년이다. 김씨는 “패드립 등이 흔해지자 관리자가 문제가 된 게시물을 예고 없이 삭제했는데 추천을 많이 받은 게시물이 쌓이던 ‘일간 베스트 게시판’에 부적절한 글이 많았다”고 말했다. 디시 이용자 중 일부는 삭제당하기 전 콘텐츠를 옮겨 놓을 대피소의 필요성을 느껴 ‘일베거라지’(ilbegarage·게시물을 대피해 놓는 차고라는 뜻)라는 사이트를 만들었다. 이 사이트가 2011년 ‘일간 베스트저장소’로 개편됐다. [성장기] 이슈 생산하며 존재감…방문자4000배로 2011년 1월 월간 순 방문자 수는 500명이 채 안 됐다. 하지만 2년 뒤인 2012년 12월 월간 방문자가 211만명까지 치솟았다. 정치·사회 현안이 있을 때마다 민감한 이슈를 생산하며 존재감을 과시한 덕이다. ‘문재인 명품 의자 논란’이 대표적이다. 2012년 11월 문재인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의자에 앉아 연설문을 검토하는 모습의 TV 광고가 방영되자 일베에는 ‘700만원이 넘는 미국산 임스 라운지 체어’라는 지적이 올라왔다. 서민적 이미지를 내세웠던 문 후보는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이후 윤창중 대변인의 성추행 파문과 5·18 폭동 발언 논란(2013년 5월), 서해 북방한계선(NLL) 관련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유출과 국정원 댓글 파문(2013년 6월),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발표(2013년 8월), 채동욱 검찰총장 사퇴(2013년 9월) 등 주요 국면마다 혐오 감정과 보수층에 대한 지지를 담은 글이 집중 게재됐다. ‘일탈’도 늘었다. 특히 세월호 참사가 터진 4월 16일부터 지난 8월까지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모욕하는 내용이 담겨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삭제 조치된 게시물이 172건이나 됐다. 예컨대 “세월호 침몰 때 승객 탈출을 돕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씨에 대해 “홀어머니 모시고 살기 싫어서 단원고 학생들을 순장시켰다”는 게시글 등이 문제가 됐다. 김씨는 “나라를 지키다 목숨을 잃은 천안함 유족보다 세월호 유족들이 더 보상받는 건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 일베 이용자들의 전형적인 사고 패턴”이라고 말했다. 디시 사이트에서 받아들인 일베 사이트의 ‘작동 원리’는 이용자들의 경쟁을 부추겼다. 조씨는 “더 주목받으려면 더 자극적인 글을 올려야 하는 것이 일베의 생리”라고 설명했다. 분야별 게시판에서 추천을 많이 받은 게시물은 일간 베스트 게시판으로 이동하고 회원 등급도 올라간다. 극우 색깔을 드러낸 글 외에도 선정적 콘텐츠가 일베에 넘쳐나는 이유다. [쇠퇴기?] ‘폭식 퍼포먼스’ 이후 하락…“힘 떨어질 것” 그렇다면 일베의 미래는 어떨까. ‘폭식 퍼포먼스’ 이후 하락세를 점치는 전문가가 많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폭식 투쟁 등을 계기로 소수 극단주의자들이 떨어져 나가는 등 분화가 일어나면 커뮤니티 힘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씨는 “한때 유행했던 ‘싸이월드’가 명성을 잃었듯 커뮤니티에도 생로병사가 있다”며 “기본적으로 ‘유머’를 기반으로 한 일베에서 ‘재미없다’는 얘기가 나오면 하향세가 시작된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커버스토리] 오프라인 나온 일베 ‘재특회’처럼 커질까

    [커버스토리] 오프라인 나온 일베 ‘재특회’처럼 커질까

    일본 ‘재특회’(재일 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 모임)는 재일 한국인을 비롯한 외국인들이 일본에서 부당한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들을 배척하는 극우 단체다. 일본의 극우 네티즌인 ‘넷우익’이 혐한 거리시위까지 벌이는 ‘재특회’로 번져 2007년 설립 이래 5년 만에 회원수 1만명이 넘는 대형 단체로 성장했다. 극우를 기반으로 했다는 점에서 종종 일베와 비교된다. 그러나 재특회는 각종 시위를 통해 오프라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반면 일베가 모습을 드러낸 건 지난 9월 세월호 희생자 유족들의 단식농성을 조롱하는 ‘폭식 퍼포먼스’가 처음이었다. ‘일게이’(일베 게시판 이용자)들은 ‘906광화문대첩’으로 부른다. 그렇다면 일베도 재특회처럼 오프라인에서 세력을 떨칠 수 있을까. 전문가들은 회의적이다. 일베 연구로 경희대 NGO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조용신씨는 “재특회와 무조건적인 비교는 어렵다”며 “일베는 자극적인 것을 좇아 ‘폭식 투쟁’이라는 형태로 오프라인으로 나왔으나 참가한 이들 중 선글라스를 낀 사람이 다수인 데서 보듯 기본적으로 ‘일밍아웃’(일베임을 드러내는 행위)에 대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일베 연구로 서울대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김학준씨는 “사회운동에는 연대의식과 목표가 있어야 하는데 일베에는 그런 게 없다”며 “이번 퍼포먼스는 자유청년연합 같은 보수시민단체와 결합해 일어났지만 앞으로 재현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베가 분화되면서 일부가 재특회처럼 조직화될 가능성을 점치는 전문가도 있다. 민경배 경희사이버대 모바일융합학과 교수는 “일베 대다수는 조롱하고 그 안에서 노는 데 그치고 있지만 일정 시점이 지나 분화가 일어나면 극단으로 치우친 일부가 재특회처럼 조직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시대 역행하는 인천… ‘사회적경제과’ 폐지 논란

    인천의 사회적 경제 관련 기업·단체는 늘어나고 있는데 인천시가 사회적경제과를 폐지하려 들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인천시는 송영길 전임 시장 시절인 지난해 6월 전국 최초로 빈부 격차와 복지 사각지대 해소를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사회적경제과를 설치했다. 22일 현재 인천지역 사회적 기업은 143개, 마을기업은 54개, 협동조합은 200개로 파악됐다. 사회적 기업은 2007년 사회적기업법이 제정된 이래 증가하고 있고, 마을기업과 협동조합도 관련 지원법안이 마련되면서 증가에 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시는 이러한 추세를 역행하고 있다. 시가 입법예고한 ‘인천시행정기구 설치조례 개편안’에는 사회적경제과를 폐지하고 사회적기업팀, 마을기업팀, 협동조합팀 등 3개 팀을 일자리정책과, 생활경제과 등 타 부서에 분산 배치하거나 통합하는 방안이 담겼다. 반면 타 지자체들은 오히려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하는 흐름을 보인다. 대구시는 지난달 1일, 경기도는 지난 1일 사회적경제과를 설치했다. 제주도도 사회적경제과를 신설할 방침이다. 지역의 사회적 경제단체들도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조직을 없애면 예산과 인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우려하고 있다. 인천사회적기업협의회, 협동조합협의회, 마을기업협회 등은 폐지 반대성명을 발표하고 “국가가 정책적으로 사회적 경제를 키우는데 인천시만 시대적 흐름과 전국적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중순 출범 예정인 인천시 사회적경제지원센터도 표류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센터 예산은 당초 8억 5000만원이 거론됐으나 편성 과정에서 3억원으로 삭감됐고, 추경에서 또다시 2억 1600만원으로 줄었다. 센터는 상주 인원도 없이 출발하게 됐다. 시는 우선 사회적경제과에서 3명이 겸임하도록 하고 인천아시안게임조직위원회 파견 공무원들이 돌아오면 3명을 전담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서민 쥐어짜 재정 메우나”… 인천 공공요금 무더기 인상 추진

    2년 만에 또다시 인천지역 버스와 지하철, 수돗물 등 공공요금이 일괄 인상될 움직임이 일자 인천시가 부족한 재정을 시민들의 주머니에서 메우려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 일고 있다. 20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대중교통 업무 담당자 회의를 열어 지하철요금과 버스요금을 인상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교통공사는 조만간 회의를 열고 요금 인상을 구체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시 산하 인천교통공사는 지하철요금을 현행 카드 1050원, 현금 1150원에서 200원씩 인상하는 안을 제시했다. 교통공사가 제시한 인상 폭은 가이드라인으로 작용될 것으로 보인다. 카드 1100원, 현금 1300원인 버스 기본요금도 이와 비슷한 폭으로 인상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인천지역 버스요금은 2011년과 2012년 각각 100원씩, 지하철은 2012년 150원 오른 바 있다. 시는 수도요금을 일괄적으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계운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국정감사에서 “물값이 원가율에 미치지 못한다. 원가 정도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최 사장이 언급한 물값은 원수요금을 뜻한다. 원수값이 오르면 인천시상수도사업본부도 요금 인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 관계자는 “현재는 추진하는 단계라 인상 폭이 확정되진 않았다”면서 “내년 초 인상 폭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천지역 공공요금은 통상적으로 서울시, 경기도와 연계되는 점으로 미뤄 구체적인 인상 폭은 이들 지자체와의 조율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공공요금 인상 움직임에 벌써 부정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시의 재정이 어려운 것은 인정하지만 시민들의 생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공공요금 일괄 인상을 통해 재정난을 완화시키려는 건 재정을 부실하게 관리해 온 책임을 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떠넘기는 결과 아니냐는 시각이다. 최모(51·동춘2동)씨는 “정부의 담뱃값, 주민세, 자동차세 인상 방침에 이어 인천시마저 세수 확보를 위해 공공요금을 줄줄이 올린다면 시민들의 삶은 더욱 팍팍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新 국토기행] 입이 호강하네! 먹거리 여행

    [新 국토기행] 입이 호강하네! 먹거리 여행

    옹진군의 먹을거리와 특산품은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수한 품질과 특이성을 자랑한다. 수산물뿐만 아니라 농산품, 특목작물 등이 섬 곳곳에 다양하게 분포돼 있다. 백령도 까나리액젓은 청정해역에서 잡은 무공해 까나리로 만든다.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고 맛이 독특하다. 까나리액젓은 김치의 신선도를 높여주고 숙성을 촉진시킬 뿐 아니라 비타민B1·B2, 아미노산, 불포화지방산 등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김치를 담글 때 멸치액젓과 함께 사용하면 김치의 맛을 더욱 감칠맛이 나게 한다. 까나리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 물기를 뺀 뒤 항아리에 까나리와 천일염을 7대 3의 비율로 섞어 숙성시킨다. 백령도 다시마는 단맛이 강하고 두꺼운 것으로 유명하다. 육수를 냈을 때 국물맛이 일품이다. 다시마는 봄에 바다에서 나기 시작해 늦가을까지 자란다. 말린 다시마는 단백질, 탄수화물, 칼슘, 철 등이 풍부하다. 7월부터 채취해 10월까지 작업한다. 백령도 돌미역은 다른 지역의 자연산 미역과 달리 부드럽다. 7∼8월에 생산된 게 가장 맛있다. 돌미역은 식이섬유와 칼륨, 칼슘, 요오드 등이 풍부해 신진대사를 돕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곶해변 뒤 마을에 있는 ‘사곶냉면’은 관광객들이 필수코스처럼 여긴다. 장봉도는 김 품질이 뛰어나다. 양식지가 휴전선 바로 밑에 있어 깨끗한 수질과 적당한 수온, 유기양분이 풍부한 넓은 갯벌 등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친환경 기법을 사용해 일체의 산(유기산, 무기산)과 무기영양제를 투입하지 않고 재래 지주식 재배법으로 양식된다. 원초가 강인해 병충해에 강하고 향과 색상이 진해 선명함을 자랑한다. 연평도 꽃게는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다. 1960년대 말까지 파시로 유명했던 조기가 갑자기 사라지자 연평도 효자 수입원으로 등장했다. 연평도에서 꽃게가 많이 잡히는 것은 해수의 유동이 빠르고 산란장과 서식처로 좋은 여건이 형성돼 있어서다. 알이 꽉 찬 산란기를 앞둔 꽃게가 가장 좋다. 백령도는 농산물과 특수작물도 한몫한다. 이곳에선 간척지·천수답 등에서 빗물, 지하수에 오염되지 않은 농업용수를 이용하여 벼를 재배, 청정미를 생산한다. 백령도 백고구마는 맛이 뛰어나 찾는 이들이 많지만 수확량이 적어 고가다. 신도와 시도는 섬답지 않게 고추, 포도, 호박고구마, 표고버섯 등 다양한 품목이 생산된다. 특히 해풍을 맞고 자란 포도는 당도가 뛰어나고 저장성이 좋아 일부러 포도를 구입하기 위해 관광을 겸해 섬을 찾는 이들도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新 국토기행] 눈이 호강하네! 옹진군 25개섬 가볼 만한 곳

    [新 국토기행] 눈이 호강하네! 옹진군 25개섬 가볼 만한 곳

    25개 유인도로 구성된 옹진군에는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다. 제주도, 울릉도, 홍도 등 전국적인 지명도를 지닌 섬들보다 덜 알려졌지만 막상 가보면 경비가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관이 뛰어나다. 접경지역 특성상 아직 사람들의 손이 많이 타지 않아 다른 관광지에서 느낄 수 없는 다른 차원의 묘미가 있다. 서울에서 2∼3시간이면 갈 수 있는 섬들도 적지 않아 접근성이 뛰어나다. 등잔 밑이 어둡다고나 할까. 대부분 섬은 배에 차를 싣고 갈 수 있어 섬 관광의 아킬레스건인 교통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옹진군 관광의 백미는 뭐니뭐니해도 백령도와 대청도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는 안보관광지의 대명사지만 굳이 ‘안보’라는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옹색하지 않을 만큼 뛰어난 관광지가 많다. 장군이 머리를 맞대는 형상이라고 해 두무진이라 불리는 기암괴석을 비롯해 선대암, 형제바위, 코끼리바위 등이 장관이다. 입자가 고운 모래로만 이뤄져 이탈리아 나폴리와 함께 세계에서 두 곳밖에 없는 천연 비행장인 사곶해변과 파도에 의해 돌들이 콩처럼 변한 콩돌해안 등 천연기념물이 잘 보존돼 있다. 대청도는 전체가 해수욕장이라 부를 만큼 빼어난 해변이 많다. 조그만 섬에 해수욕장이 6개 있다. 옥죽포해수욕장은 모래가 바람에 따라 이동해 우리나라 유일의 모래산이 형성돼 있고 곳곳의 모래톱은 해안사구와 함께 특이한 자연경관을 이룬다. 사탄동해수욕장은 해송이 우거져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적격이며 갯바위 부근에서는 바다낚시도 가능하다. 연평도는 북한의 도발이 있었기에 안전을 우려하지만 막상 가보면 너무 조용하고 평화로운 분위기에 찾는 사람들이 오히려 놀란다. 꽃게를 비롯한 어업기지로 알려졌지만 볼거리도 많다. 주로 남쪽 산에 있는 전망대를 중심으로 등대공원, 조기역사관, 추모공원, 빠삐용절벽 등이 몰려 있다. 추모공원은 연평해전에서 산화한 장병들을 기리고 있다. 연평도는 9월부터 가을철 꽃게잡이가 시작돼 먹을거리를 겸한 가을여행지로 적합하다. 소연평도는 섬 둘레가 낚시터인 바다낚시 천국이다. 얼굴바위와 시루섬 주변이 특히 ‘물 좋은 곳’으로 꼽히는데 광어와 놀래미가 많이 잡힌다. 신도, 시도, 모도는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섬이다.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10여분 거리로 1시간 간격으로 다니는 배 시간만 맞추면 서울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이들 섬은 영종도에 개발 붐이 거세게 일 때에도 무풍지대였던 곳으로 섬 특유의 경관과 정취가 남아 있다. 특별히 유명한 관광지는 없지만 그게 오히려 매력이다. 한가한 섬마을이어서 가족과 함께 찾기에 안성맞춤이다. 이들 섬은 다리로 연결돼 있다. 30㎞가량 굽이돌며 해변과 야산을 넘나드는 쪽길을 따라 3개 섬을 구경하는 재미는 쏠쏠하다. 영흥도와 선재도는 다리로 연결돼 차라리 육지에 가깝다. 시화방조제를 거쳐 대부도(행정구역상 경기 안산)를 지나면 선재도와 영흥도가 잇따라 나온다. 영흥도 장경리해변은 옆으로 소나무숲이 펼쳐져 야영을 즐기기에 좋다. 특히 여름에는 일몰이 장관이다. 영흥도 입구인 영흥대교는 국내 최초로 2001년 건설된 사장교다. 낮에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고 밤에는 바다에 비치는 야경이 눈부시다. 영흥 해변 뒤쪽에는 국내에서 하나뿐인 소사나무 군락지가 병풍처럼 있으며, 자연 속의 에너지를 배우는 에너지과학체험관과 물고기를 직접 만질 수 있는 해양수산체험관도 있다. 덕적도는 섬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벌인 ‘가장 기억에 남는 섬’ 설문조사에서 울릉도, 홍도에 이어 3위에 오른 적이 있다. ‘숨겨진 진주’라는 평가다. 해수욕은 물론 산행이나 낚시, 자전거여행 등 다양한 레저를 즐길 수 있다. 100년이 넘은 1000여 그루의 노송이 우거지고 완만한 백사장이 길게 이어진 서포리해수욕장은 국민관광지로 지정됐다. 해당화와 노송이 어우러진 밭지름해수욕장은 비조봉 등산로와 연계돼 해수욕과 등산을 함께 즐길 수 있다. 갯벌의 질이 뛰어나고 폭과 길이가 적당해 조개잡이를 하기에도 적합하다. 덕적도에 딸린 섬인 굴업도는 조그만 섬이지만 뛰어난 환경적·생태적 가치 때문에 주목의 대상이 된다. 멸종 위기 동식물이 널리 서식, ‘아름다운 숲 전국대회’에서 최고로 선정된 바 있다. 특히 토끼섬에는 바닷물의 침식으로 해안 절벽에 생겨난 깊고 좁은 통로 모양의 해식와(海蝕窪)가 해안지형의 백미로 꼽힌다. 자월도, 이작도, 승봉도는 인천 근해 섬 관광의 ‘트로이카’다. 경치가 뛰어난 데다 동해 못지않은 청정해역을 간직하고 있어 여름철 관광객이 옹진 섬 가운데 가장 많이 찾는다. 주로 큰말·이일레·장골해수욕장에 사람들이 몰린다. 금빛모래가 펼쳐진 큰말해수욕장은 물이 빠지면 바지락, 소라 등의 어패류를 잡을 수 있어 자연체험장으로도 활용된다. 특히 풀등(풀치)은 썰물이 되면 승봉도와 이작도 바다 사이에 99만㎡의 모래벌판이 형성되는 것으로 ‘바다 위의 신기루’, ‘시안부 모래섬’ 등으로 불린다. 이들 3개 섬은 경관이 좋은 대지·잡종지를 많이 보유, 전원주택이나 주말농장지로서의 잠재성도 높게 평가받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新 국토기행] “연평도 피격사건 등 고난의 시간 극복… 살기 좋은 섬마을로”

    [新 국토기행] “연평도 피격사건 등 고난의 시간 극복… 살기 좋은 섬마을로”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피격, 태풍, 가뭄 등으로 어렵고 힘든 시간이었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랐고 군민들이 인내하고 협심해 고난의 시간을 극복할 수 있었습니다.” 3선 단체장으로 취임한 지 어느덧 9년이 지난 조윤길 인천 옹진군수. 국가적인 참사가 이어진 가운데서도 특유의 뚝심과 추진력으로 도서 지역의 숙명으로 여겨지는 낙후성을 개선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옹진군은 상당수가 접경 지역이어서 열악한 해상 교통과 교육·문화 환경, 수산 자원 감소,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북한의 상습적인 도발 등 복합적인 문제를 안고 있어 원활한 행정을 수행하기 어려운 지역이다. “군수 당선 이후 섬 지역의 열악한 생활 환경을 개선하고 삶의 질을 높여 풍요로운 섬마을을 만드는 데 역점을 두고 일했지만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조 군수는 2010년 11월 연평도 피격 사건 이후 정부에 서해 5도 주민만을 위한 맞춤형 특별법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해 같은 해 12월 서해5도지원특별법이 제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특별법에 따라 2020년까지 78개 사업에 9109억원의 예산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 최우선 과제로 유사시 주민들의 안전을 위해 530억원을 들여 서해 5도에 현대화된 대피시설을 완비했다. “다양한 사업들이 전개되고 있지만 낡은 주택 정비, 해상 교통 개선, 지역 일자리 창출, 주민 자녀 대학 특례 등 아직 주민들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부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조 군수는 17일 “다리가 놓인 영흥도, 선재도를 제외하고는 모든 지역이 하루 한두 차례 운항하는 배편에 의존하고 있어 관광객 유치에 제약을 받는다”면서 “우리 군은 관광이 매우 중요한 만큼 관광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개발해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섬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은 임기 동안에는 그동안 추진해 온 주요 사업들을 재점검하고 현안과 부진한 사업에 대해서는 문제점을 분석해 정상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新 국토기행] 옹진군

    [新 국토기행] 옹진군

    옹진군은 인천광역시에 속해 있지만 아직도 ‘경기도 옹진’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된 지 20년이 됐건만 오랫동안 경기권에 포함됐던 점이 이러한 인식을 유발하고 있다. 또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이 발생한 백령도와 북한군 포격 도발이 있었던 연평도는 잘 알아도 이들 섬이 옹진군에 속한다는 것은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옹진군의 역사는 실로 오래됐다. 황해 도서 지역에 신석기시대 유적이 분포돼 있는 것으로 미뤄 일찍부터 사람이 살았음을 알 수 있다. 옹진군은 25개의 유인도서와 75개의 무인도서로 이뤄졌다. 일찍이 덕적도, 백령도 등은 중국과 통하는 해상 교통의 중간 거점이었다. 고대 한국~중국 간 항로는 인천에서 덕적도를 거쳐 중국 산둥반도로 가는 동로(東)와 흑산도를 거쳐 중국 명주(明州)에 도달하는 남로(南)가 있었는데 거리가 가깝고 안전한 동로가 주로 이용됐다. 고려시대인 940년부터 현재의 명칭인 옹진(甕津)으로 불렸으며 1018년 현령을 뒀다. 대청도는 고려시대의 유배지로 널리 알려졌다. 황해도에 속했던 옹진군이 1945년부터 경기도 관할이 됐다. 1953년 휴전협정에 따라 백령도, 대청도, 소청도, 연평도 등 도서 지역을 제외한 옹진군 육지 지역이 휴전선 이북에 포함되자 황해도 출신 피란민들이 대거 옹진군으로 유입됐다. 1973년에는 영종면, 북도면, 용유면, 덕적면, 영흥면, 대부면 등 섬 지역 6개 면이 편입돼 옹진군은 전체가 섬으로만 구성된 군이 됐다. 1989년 경계 조정으로 영종면과 용유면이 인천시에 편입됐고 1994년에는 대부면이 경기도 안산시로 넘어갔다. 이듬해인 1995년 행정구역 개편으로 옹진군 전체가 경기도에서 인천시로 편입돼 오늘에 이른다. 군청은 인천 남구 용현동에 위치해 있다. 65세 이상 주민이 4250명으로 노인 인구 비율(20.5%)이 타 지역에 비해 높은 편이며 혼자 사는 노인 수가 날로 늘어나고 있다. 옹진군의 대표적인 섬인 서해 5도는 북방한계선(NLL)에 인접해 북한 도발에 직면하곤 한다. 우리나라 최북단인 백령도에서는 2010년 3월 천안함 폭침 사건이 일어났고 백령도 바로 밑에 있는 대청도에는 대청해전이 일어났다. 연평도에선 제1·2연평해전, 북한군 포격 도발 등이 이어졌다. 한시도 바람 잘 날이 없었다. 역설적이게도 2010년 11월 발생한 연평도 피격은 서해 5도의 거주환경을 바꾸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포격 당시 파손된 집과 상가 32채는 당국의 지원으로 신축됐고 188채의 노후 주택은 개량됐다. 하지만 예산이 적어 서해 5도 전체적으로 볼 때 신청 가구의 3분의1 정도만 혜택을 받고 있다. 사업 첫해인 2012년에는 주택 개량을 신청한 534가구 중 243가구(45%)가 혜택을 받았지만 지난해 402가구 가운데 134가구(33%), 올해는 485가구 중 140가구(28%)만 지원을 받았다. 신축 대상 주택까지 포함하면 사업 기간이 끝나는 2016년 이후에도 650가구의 노후 주택에 대한 지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서해 5도에 대한 정부 지원 예산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정부가 올해 서해 5도 발전 사업을 위해 반영한 예산은 401억원으로 2011년 이후 가장 적었다. 2011년 531억원에 달했던 게 2012년 482억원, 지난해 478억원으로 줄더니 올해는 400억원을 겨우 넘겼다. 정부가 3년간 투입한 예산은 1491억원으로 올해분을 포함하더라도 2000억원을 넘지 못한다. 정부는 지원 계획 발표 당시 2020년까지 9109억원의 재원을 투입하겠다고 강조했으나 이 추세라면 절반에도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서해 5도 주민 5300여명에게 1인당 매달 5만원씩 지급하는 정주생활지원금도 주민 기대치에 못 미친다. 정모(56·연평도)씨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섬에 살라는 취지의 지원금이겠지만 용돈도 안 된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두 배가량 늘려줄 것을 원하고 있으나 현재 정부 재정 형편으로는 1만원도 늘리기 어려운 실정이다. 지역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진행하는 취로사업도 일정한 틀 없이 들쭉날쭉해 주민들이 불만을 토로한다. 옹진군 서해5도지원팀 관계자는 “낙후된 서해 5도의 특성상 정주 환경 개선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수록 비용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지만 정부 지원은 갈수록 줄고 있어 걱정”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서해 5도 인근 해역에서의 중국 어선 불법 조업이 날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것도 주민들의 불안을 부채질한다. 특히 해양경찰청이 해체 위기에 처해 해경의 단속이 느슨해지자 중국 어선들이 제집 드나들듯 서해 5도 해역을 휘젓고 다니면서 치어까지 무분별하게 잡는 싹쓸이 조업을 해 어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이진구(56) 연평도 어민회장은 “중국 어선들은 아예 운반선, 유류선까지 동원해 불법 조업을 한다”면서 “심지어 우리 어선이 쳐 놓은 통발 위에 그대로 통발을 겹쳐 올리는 일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옹진군의 미래가 어둡지만은 않다. 어획량이 날로 떨어지는 현실에서 잡는 어업에서 기르는 어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수산 종묘 방류와 인공 어초 확대, 바다목장화 사업 등으로 어업 소득이 향상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지난해 서해 5도 어장 91㎢가 확장됨에 따라 꽃게, 까나리 등의 어획량이 250t 정도 늘어났다. 해양 생태계 복원을 위해 어장을 정화하고 갯벌 참굴단지와 해삼섬을 육성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아울러 농산물 브랜드화를 위해 고품질 쌀 생산 단지를 육성하고 단호박, 인삼, 무화과 등 특산품 재배를 확대하는 한편 고추 등의 작물에 대한 명품화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옹진군은 어업만 성행하는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지역의 최대 섬인 백령도의 경우 농업에 종사하는 주민이 70% 이상이다. 노동력을 절감하기 위해 무인헬기를 활용한 방제를 확대하고 농기계 임대 사업, 공공비축미 매입, 농사 장비 지원 등 다양한 지원 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옹진군 관계자는 “어업 못지않게 농업의 비중이 크다”면서 “어업의 새로운 전환점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농업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섬의 미래를 좌우하는 또 다른 포인트는 관광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업이 위축된 것은 사실이지만 군은 관광을 지렛대 삼아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객 운임 지원, 관광상품 개발, 섬 둘레길 조성, 서해 5도 안보 관광 개발, 민박 현대화 등 다양한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 볼거리와 먹을거리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지역별 소규모 축제 발굴에도 힘을 쏟고 있다. 7개 면으로 구성된 옹진군의 인구는 현재 2만 700명으로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다른 지역 대부분의 섬 주민이 날로 줄어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연평도의 경우 피격 사건 이후 인구가 오히려 100명 이상 늘어났다. 육지로 피난갔을 당시 연평도로 되돌아가지 않겠다며 당국에 새로운 정주처를 요구했던 주민들이지만 석달 만에 전원이 돌아왔다. 옹진 주민들에게 섬은 삶의 터전이자 숙명인지도 모른다. 조윤길 군수는 “군민들이 아픔을 딛고 일어서 새로운 도약을 이루려는 의지가 강하다”면서 “섬이 존재하는 한 주민들은 늘 그 자리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세월호참사 6개월] 해경 해체 앞두고 딜레마

    세월호 참사 다음달에 박근혜 대통령이 ‘해양경찰청 해체’를 전격 발표한 이후 정치권은 물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문제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수습책으로 극단적 방안을 택한 것은 사고 본질에 대한 심층적 진단 및 해경 고유 기능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여론만을 의식한 ‘하책’이라는 지적이 날로 설득력을 얻고 있다. 특히 중국 선원들의 폭력 저항이 강도를 더해 가는 상황에서 해경이 해체되면 불법 조업 대응력이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5일 해경 등에 따르면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해경은 조직 해체 후 신설되는 국가안전처 소속 해양안전본부로 재편된다. 이 경우 해경의 기본 조직은 유지되지만 각종 부작용이 예상된다. 우선적인 것은 사기 문제다. 해경은 직원들의 사기가 이미 떨어질 대로 떨어진 상태다. 일선 해경대원은 “바다에서 불법 낚시를 단속할 때 상대가 ‘당신들은 경찰이 아니지 않냐’고 하면 할 말이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각종 예산 낭비도 필연적이다. 일례로 전국에 있는 지방해양경찰청과 경찰서는 물론 해경 함정들까지 현판과 로고, 함정명 등을 바꿔야 하며 도로에 있는 안내표지판도 교체해야 한다. 해경이 국가안전처로 편입되더라도 해양경비·안전·오염방제 기능은 유지하지만 수사·정보 기능은 경찰청으로 넘어간다. 수사권이 없어지면 중국 어선을 나포하더라도 조사할 권한이 없기 때문에 어선과 선원을 경찰청 해사국에 인계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단속기관과 수사기관이 이원화되면 해상 공권력이 약화돼 단속의 효율성이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해경 해체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선원들이 만세를 불렸다는 얘기까지 있다. 더 심각한 것은 해경 해체 여파로 해양주권이 약화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병석 새누리당 의원은 “해경은 기본적으로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기관”이라며 “(세월호 참사로) 국민의 분노를 샀다고 해서 하루아침에 없애는 것은 사려 깊지 못한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해양학계에서는 일본·중국·러시아 등 주변국들이 해상기관을 잇달아 강화하는 현실에서 해경을 해체할 게 아니라 오히려 강화·개혁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오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20만원짜리 중국산 수의 700만원에 판 장례업자들

    20만원짜리 중국산 수의 700만원에 판 장례업자들

    국내 대표적인 상조업체가 값싼 중국산 수의를 국산 수의로 속여 파는 등 장례업계의 구체적인 비리 수법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장례업계의 리베이트 관행은 고질적인 것으로 이에 대한 부담은 고스란히 유족들의 몫이 된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밝혀졌다. 인천계양경찰서는 14일 B상조업체 대표 최모(57)씨 등 업체 임원 16명과 신모(52)씨 등 장례지도사 167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봉안당에 유골을 유치한 대가로 이들에게 사례금 수십억원을 건넨 송모(42)씨 등 봉안당업체 관계자 25명을 배임수재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최씨 등은 2009년 5월부터 지난 4월까지 계약한 장례용품을 고급형 상품으로 전환하면 고급 수의를 제공하겠다고 속여 계약자 1만 9000여명에게서 7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마지막인데 고인에게 고급 수의를 입혀 드려야 하지 않겠느냐”며 상주들을 유혹해 1벌당 1만 8000∼20만원짜리인 중국산 수의를 300만∼700만원인 고급 국산 수의라고 속여 판매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화장장에서 불에 탄 수의는 원산지 구별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아울러 상조 계약자들에게 봉안당을 소개해 준 뒤 872회에 걸쳐 봉안당업체 18곳으로부터 1기당 분양대금(300만~1000만원)의 30∼40%를 받아 모두 21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부산경찰청 광역수사대도 이날 장례 과정에서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혐의(배임수·증재)로 봉안당 업주 이모(51)씨와 장례식장 대표 김모(51)씨 등 43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 190명은 사설 봉안당을 운영하면서 상조업체 직원 등에게 유골 유치를 위해 건당 10만~20만원의 리베이트를 건네는 등 557회에 걸쳐 5억 2500만원을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이처럼 리베이트로 오고 간 금액은 고스란히 유족들의 부담으로 돌아간다. 경찰 관계자는 “심지어 시신을 감싸는 임종보마저 수차례 재사용하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업자들이 슬픔에 빠진 유가족을 상대로 폭리를 취해 장례비가 많게는 40%까지 부풀려진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부산 오성택 기자 fivestar@seoul.co.kr
  • 인천 골목상권 살릴 ‘지역상품권’

    인천 서구의 상인들이 일부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지역상품권’을 발행하기로 했다. 일부 동에만 적용되는 것이기에 골목상품권에 가깝다. 서구 지역 상인들로 구성된 연심회상인협동조합은 연희·심곡·공촌동 3개 동에서만 사용하는 상품권인 ‘우리동네상품권’ 30억원어치를 내년 초 발행할 예정이라고 14일 밝혔다. 주변에 청라국제도시 등이 있어 고립 상권에 해당되는 이 지역에서 자체 소비를 활성화하고 판매액 중 일부를 지역발전기금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다. 이 지역 주민은 4만 5000여명이며 이곳에는 800여개의 상점이 있다. 조합은 상품권을 액면가보다 3% 할인해 판매하고 치킨점 등에서 진행하는 마일리지 서비스를 통합해 구입을 유도할 계획이다. 상품권 전용 애플리케이션도 개발하기로 했다. 각 상점들은 소비자에게 받은 상품권 액면가 가운데 1.5%(상품권 비용 1%, 지역발전기금 0.5%)를 제외한 금액을 은행에서 현금으로 환전받을 수 있게 된다. 현재 300여개 상점이 참여 의사를 밝힌 상태로, 참여 상점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조합은 전망했다. 조합은 지역상품권 발행이 위축될 대로 위축된 골목상권에 대한 소비를 촉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즉 ‘지역상품권 발행→할인 등 소비자 혜택→지역 소비 촉진→지역경제 활성화’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MRG 보전금 쏟아붓는 인천 민자사업

    MRG 보전금 쏟아붓는 인천 민자사업

    인천 민자사업에 대한 적자보전금이 정부 최소운영수익보장(MRG) 보전금의 64%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지난해 MRG 전체 보전금 6645억원 가운데 인천에 쏟아부은 것만 4260억원이다. 13일 기획재정부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강석훈 새누리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인천공항철도 MRG 지원금은 2010년 1188억원, 2011년 1322억원, 2012년 2750억원, 지난해 2959억원에 달한다. MRG 보전금 규모가 4년 만에 2.5배가량 뛰어오른 것이다. 정부가 전국 16개 민자사업에 지원한 MRG 보전금은 2010년 3792억원에서 지난해 6645억원으로 늘어났다. 이 가운데 공항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 31.3%에서 지난해 44.5%로 커졌다. 2007년 개통한 공항철도가 세금 먹는 하마가 된 셈이다. 이 외에도 인천 지역 민자사업은 지난해 인천공항고속도로 977억원, 인천북항2-1단계 사업 197억원, 인천대교 127억원의 MRG 보전금을 받았다. 인천대교도 2011년 69억원에서 2012년 115억원, 2013년 127억원으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다른 지역에서 지난해 MRG 보전금이 100억원을 넘긴 경우는 4곳에 불과했다. 천안~논산고속도로 454억원,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 344억원, 대구~부산고속도로 839억원, 울산~부산고속도로 426억원이었다. 민자사업과 MRG 제도는 오래전부터 세금을 축내는 사업으로 여겨져 왔다. MRG는 민간자본으로 지은 시설이 운영에 들어갔을 때 실제 수입이 추정 수입보다 적으면 사업자에게 약정한 최소 수입을 보장해 주는 제도다. 도로, 철도 등 사회기반시설(SOC)을 건설한 민간사업자에 일정 기간 운영권을 인정하는 수익형 민자사업(BTO)에 적용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막대한 예산이 드는 SOC사업에 민자 유치를 유도하기 위해 도입했으나 정부 재정에서 적자보전금이 너무 많이 나간다는 이유로 2009년 폐지됐다. 하지만 과거에 계약이 체결된 민자사업은 MRG 보전금이 계속 지출되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지난해부터 지출 예산 규모를 줄이기 위해 사업 재구조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강 의원은 “민자사업 적자보전금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근본적인 처방을 마련하지 않으면 나중에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불법조업 中선장, 해경 총에 사망… 외교 갈등 우려

    불법조업 中선장, 해경 총에 사망… 외교 갈등 우려

    불법조업 단속에 격렬하게 저항하던 중국 어선 선장이 해경이 쏜 권총에 맞아 숨졌다. 10일 오전 8시 30분쯤 전북 부안군 왕등도 서쪽 144㎞ 해상에서 중국선적 80t급 타망어선 노영어 50987호 선장 쑹허우무(45)가 해경과의 단속과정에서 복통과 호흡곤란 증세를 보였다. 쑹 선장은 곧바로 해경 헬기를 이용,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목포 한국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지만 병원 도착 전에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경은 이 해역에서 대형 경비정 2척을 동원,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고 있었다. 해경이 불법조업 사실을 확인한 노영어호의 조타실과 갑판실에서 선원들을 모두 제압하고 조사하는 과정에서 선단선 좌우현에 중국 어선 4척이 계류하면서 해경 특수기동대원과 중국 선원 사이에 격투가 벌어졌다. 해경 측은 중국 선원들이 단속에 나선 해경대원의 목을 조르고 흉기를 들고 달려드는 위급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해경경찰청 관계자는 “아주 다급하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서 “위험한 상황에서는 총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매뉴얼에 따라 총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해경은 노영어호의 선원 19명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처벌할 방침이다. 사고 당시 해경 특수기동대원은 모두 12명이었으며 100여명의 중국 선원들과 함께 격렬하게 저항한 쑹 선장 등을 제압하기 위해 K5 권총으로 공포탄 3발과 실탄 8발을 위협 사격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총은 탄창 12발을 장전한 상태였다. 해경은 총기 사용 규정상 첫 발은 무조건 공포탄을 쏘게 돼 있으며, 두 번째 총알부터는 현장 상황에 따라 자의적으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병원 측은 “CT 촬영 결과 좌측 복부 뒤쪽으로 총을 맞은 것 같다”며 “총알 긴 부분이 지름 1.8㎝로 몸속에 남아 있고, 폐와 간 사이에 피가 가득 고였다”고 밝혔다. 해경의 불법조업 단속 중 중국 선원이 숨진 것은 2012년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방 90㎞ 해상에서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선원 장모(44)가 흉기를 들고 강하게 저항하다 왼쪽 가슴에 해경이 쏜 비살상용 고무탄에 맞아 숨졌다. 2011년 12월에는 중국 어선의 불법조업을 단속하던 해경의 이청호 경사가 흉기에 찔려 숨지는 사고도 있었다. 한편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한국의 폭력적 법집행 행동으로 중국 어선 선장이 사망하게 된 데 대해 경악감을 느끼고 이에 대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한다”고 말했다. ‘경악’, ‘강력한 불만’이라는 표현은 중국 외교부의 대외적 항의 표시로는 상당히 높은 단계에 해당한다. 훙 대변인은 또 “한국이 즉각 이 사건을 진지하고, 철저하게 조사하고 책임자를 엄하게 처벌할 것과 조사 및 처리 관련 상황을 즉각 중국에 통보해 줄 것을 요구한다”면서 “앞으로 이번 사건의 진행 과정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목포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100억대 횡령’ 유대균 징역 4년… 전양자 1년 구형

    1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구속 기소된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장남 대균(44)씨에게 징역 4년이 구형됐다. 검찰은 8일 인천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유씨에게 이같이 구형하고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본산 ‘금수원’ 원장인 전양자(72·탤런트)씨에게는 징역 1년을 구형했다. 또 유씨와 함께하며 은닉을 도운 박수경(34·여)씨, 구원파 신도 하모(35·여)씨 등 도피 조력자들에게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구형했다. 아울러 고창환(67) ㈜세모 대표, 송국빈(62) 다판다 대표, 박승일(55) 아이원아이홀딩스 감사, 이재영(62) ㈜아해 대표, 이강세(73) 전 아해 대표, 변기춘(42) 천해지 대표, 오경석(53) 헤마토센트릭라이프연구소 대표 등 세모그룹 계열사 임원들에게 징역 1년~4년 6개월을 구형했다. 30억원대 배임 혐의로 기소된 유병언씨의 동생 병호(62)씨에게는 징역 2년 6개월이 구형됐다. 유대균씨는 최후 변론에서 “모든 분께 죄송하다”고 짧게 말한 뒤 재판부, 검사, 방청석을 향해 세 차례 고개를 숙였다. 박씨는 재판 내내 눈물을 흘리며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점을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평생 꿈꿔 오고 노력했던 교단에 서는 것”이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전씨는 “심장박동이 심해 숨을 제대로 못 쉴 정도로 건강이 좋지 않고 87세 된 노모도 모시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2002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해진해운 등 세모 계열사 7곳으로부터 상표권 사용료와 급여 지급이라는 명목으로 73억 9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세월호의 쌍둥이 배인 ‘오하마나호’의 상표권자로 자신을 등록해 35억원가량을 상표권 사용료 명목으로 챙긴 혐의도 있다. 세월호 참사 직후 외국으로 도주하려다 실패한 유씨는 지난 7월 25일 경기 용인의 한 오피스텔에서 박씨와 함께 체포됐다. 전씨는 노른자쇼핑 대표를 맡아 컨설팅비 명목으로 3억 5000만원을 부당 지급해 업무상 배임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유병언 도피 도운 혐의’ 오갑렬 前대사 등 9명 징역형 구형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도피를 도운 혐의(범인도피교사)로 불구속 기소된 유씨의 매제 오갑렬(60) 전 체코 대사와 기독교복음침례회(구원파) 신도 ‘김엄마’ 김명숙(59)씨 등에게 징역형이 구형됐다. 검찰은 6일 인천지법 형사12부 심리로 열린 유씨의 도피를 도운 9명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오씨에게 1년6개월을 구형하고 김씨와 유씨의 운전기사 양회정(55)씨 등 도피조력자 4명에게 각각 징역 10개월∼1년6개월을 구형했다. 검찰은 또 순천 송치재휴게소 운영자 변모(61)씨와 정모(56·여)씨 부부 등 나머지 도피 조력자 5명에게는 징역 8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각각 구형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청도 야산서 지뢰 폭발… 벌목 인부 2명 사망

    인천 옹진군 대청도 군부대 인근 야산에서 지뢰가 폭발해 벌목 작업을 하던 근로자 2명이 사망했다. 변을 당한 인부들은 사고가 발생한 지 5시간 넘게 방치됐다가 사망한 채로 발견돼 구조작업의 또 다른 문제점을 드러냈다. 6일 인천지방경찰청과 군부대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7분쯤 대청도 해병대 6여단 65대대 본부 뒷산에서 근로자 9명이 벌목을 하던 중 땅에 매설된 지뢰가 터졌다. 사고가 난 뒤 작업 중이던 9명 중 6명은 현장을 탈출한 뒤 오후 5시 22분쯤 119헬기에 의해 이송됐으나 3명은 아직 땅에 묻혀 있을지 모르는 지뢰 때문에 구조가 지연되다가 오후 8시 22분쯤 백령도 6여단 공병단에서 긴급 파견된 지뢰제거팀에 의해 발견됐다. 그러나 김모(55)씨 등 2명은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군부대는 이날 지뢰 폭발 지점까지 조금씩 진로를 개척하느라 구조작업이 늦어졌다. 해병대 관계자는 “탐지기로 지뢰를 탐지하면서 조금씩 300여m를 전진해 사고 지점까지 도착하는 데 2시간 넘게 걸렸다”고 말했다. 사고 지점의 지뢰는 6·25전쟁 당시 매설된 것으로 알려졌다. 군부대 측은 사고가 난 지역이 지뢰매설 지대로 표시된 지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사고가 나자 대청119지역대 대원 14명과 중앙119구조대·인천소방본부 헬기, 소방차, 구급차 등이 긴급 출동해 구조를 지원했다. 사고 당시 사망자들 외 7명은 산림조합의 의뢰에 의해 산 정상에 조금 못 미친 지점에서 벌목 작업을 하던 중이었다. 군부대와 소방 당국은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AG 경기장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인천AG 경기장 문화공간으로 거듭난다

    인천아시안게임을 치르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만들어진 경기장들은 앞으로 어떻게 활용될 것인가. 인천시는 6일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종목별 경기장 10곳, 다목적 체육관 5곳 등 신설 경기장 16곳에 대한 사후 활용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생활체육 활성화와 전문체육 육성, 수익성 강화 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학박태환수영장·송림체육관·열우물경기장에서는 수영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연희·계양·선학·남동경기장에는 탁구, 배드민턴, 에어로빅 등 스포츠센터를 만들어 시민들이 적은 비용으로 생활체육을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강화체육관에는 상설 공연장과 오토캠핑장을 설치, 문화·레저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제행사를 치를 수 있는 시설임을 입증받았기 때문에 국제 스포츠대회, 박람회, 전시회 등을 지속적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경기장 건설비 일부를 회수하고 운영비를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수익사업도 전개된다. 우선 주경기장 좌석 6만 1074석 중 가변석 3만 2485석을 철거해 유지비를 최소화하기로 했다. 아울러 1층에는 할인매장·영화관·키즈시설, 2층 식당가·문화센터, 3층에는 스포츠센터·연회장 등을 유치할 방침이다. 시는 이들 시설을 유치하면 경기장 운영비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고 시민들에게 복합문화공간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유동인구가 적은 데다 인근 청라국제도시 상권과 겹칠 수 있어 업체들의 반응은 아직 미온적이다. 신설 경기장의 ‘명칭 사용권’을 판매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경기장 이름에 기업이나 프로구단의 이름을 넣고 일정액을 받는 방식이다. 이 밖에 계양양궁장은 양궁 체험, 옥련국제사격장은 사격 체험, 선학국제빙상경기장은 스케이트장 운영 등 스포츠 관련 상품을 개발하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신설 경기장은 시민의 소중한 자산이기 때문에 좀 더 많은 시민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 것”이라며 “수익성도 고려해 세부 활용 방안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 경기장 16곳을 건설하는 데는 1조 7224억원이 소요됐다. 이로 인한 빚은 내년부터 상환해야 한다. 시는 내년 초에 경기장 상업시설 사업자 선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설 경기장 16곳과 기존 경기장 10곳에 대한 연간 관리비는 157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시는 이 가운데 60∼65%는 경기장 운영에서 발생하는 수입으로 충당할 방침이지만 실현 여부는 미지수다. 매년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애물단지가 될 가능성이 큰 셈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유병언 금고지기’ 김혜경 이번 주 美서 국내로 송환

    ‘유병언 금고지기’ 김혜경 이번 주 美서 국내로 송환

    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최측근으로 미국에서 도피 생활을 하다가 체포된 김혜경(52·여) 한국제약 대표가 이번 주 국내로 송환된다. 5일 인천지검에 따르면 법무부와 검찰은 지난달 4일 미국 버지니아주에서 체포된 김씨를 이번 주초 국내로 송환해 조사할 방침이다. 현지 이민법 위반 혐의로 체포된 김씨는 현재 연방이민구치소에 수감된 상태다. 김씨는 현지 변호사와 상의한 끝에 이민재판을 받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불법체류자 신분인 김씨가 만약 재판 끝에 강제추방을 당하게 되면 유학 중인 두 자녀를 만나러 재입국하기가 한층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씨가 국내로 송환되면 인천국제공항 입국 게이트에서 법원으로부터 미리 발부받은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이다. 검찰은 김씨를 통해 유씨 일가의 은닉 재산을 추가 환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씨의 두 아들인 대균(44·구속 기소)씨와 혁기(42)씨에 이어 아이원아이홀딩스의 3대 주주인 김씨는 유씨 일가의 재산을 차명 관리해 온 금고지기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검찰은 120억원으로 추정되는 유씨 일가 계열사 비상장 주식과 100억여원 상당의 유씨 일가 부동산이 김씨 혹은 그 친척 명의로 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김씨는 유씨 일가 계열사의 돈을 빼돌린 혐의도 함께 받고 있다. 앞서 김씨는 지난 4월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기 전인 3월 27일 90일짜리 비자 면제 프로그램으로 미국에 건너갔다가 수차례 검찰의 소환 통보를 받고도 귀국하지 않았다. 그러자 검찰은 미국 당국에 요청해 김씨의 체류 자격을 취소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령을 내렸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AG 특수 극과 극… 음식점 웃고 관광업 울고

    인천시티투어가 아시안게임이란 호재에도 지난해보다 이용객이 감소한 반면 음식업·쇼핑은 재미를 톡톡히 보고 있다. 2일 인천시에 따르면 1999년부터 시작한 인천시티투어는 인천역에서 출발해 한국이민사박물관, 인천항, 송도국제도시, 인천대교, 경인아라뱃길, 소래포구 등을 돌아보는 테마형 관광이다. 그러나 허술한 프로그램 구성으로 관광객으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2012년 1만 8093명이던 연간 이용객은 지난해 1만 2827명으로 급감했다. 올해도 9월까지 7715명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9893명보다 2000여명이 줄었다. 외국인 이용객은 평소 한 달에 10여명에 불과하다. 시는 아시안게임을 맞아 외국인 선수단과 미디어 관계자를 대상으로 무료로 운영하고 있으나 지난달 19일부터 현재까지 400여명만 이용했다. 반면 선수촌과 미디어촌 주변 상권은 특수를 누리고 있다. 남동구 구월동 선수촌·미디어촌 주변 음식점·상가에는 하루 평균 2000여명의 국내외 선수와 미디어 관계자들이 몰리고 있다. 아시안게임조직위는 당초 미디어촌 내에 스낵바와 편의점을 운영할 계획이었으나 지역상권 활성화를 위해 취소했다. 미디어 관계자들은 선수들과 달리 아침을 제외한 점심과 저녁을 사 먹어야 한다. 밤에는 음주도 허용되기 때문에 음식점과 주점 등에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 선수촌·미디어촌과 조금 떨어진 구월동 로데오거리와 종합문화예술회관 주변 외국인 특화거리에도 대회 관계자 및 선수들이 찾아와 다양한 문화를 경험하고, 3개가 몰려 있는 백화점·아웃렛에서 물품을 구매하느라 북적이고 있다. 구월동에서 해물탕 가게를 운영하는 황모(48)씨는 “자정을 넘긴 시간에도 문을 열고 있다”면서 “주변 음식점과 편의점들이 오랜만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檢 ‘업무상 횡령 혐의’ 장석효 가스공사 사장 수사

    검찰이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 장석효 한국가스공사 사장에 대해 조만간 수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인천지검은 해양경찰청으로부터 장 사장 사건 등을 넘겨받아 관련 기록을 검토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해당 사건을 지난해 12월부터 수사한 해경이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사고 수습에 주력하면서 수사 인력이 부족하자 지난 8월 인천지검으로 송치해 현재 형사3부에 배당된 상태다. 장 사장은 모 예선업체 대표로 재직할 당시 접대비를 쓰면서 허위 영수증을 발급해 1억원이 넘는 회사돈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해경은 가스공사가 발주한 액화천연가스(LNG) 물량 검정용역 사업 입찰 비리 의혹을 수사하던 중 장 사장의 비위 혐의를 포착했다. 장 사장은 1983년 가스공사에 공채 1기로 입사해 지난 7월 내부 출신 인사로는 최초로 사장에 취임했다. 2011년 7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해당 예선업체 대표로 재직했다. 해경은 또 가스공사 부장급 간부 A씨 등 4명의 입찰비리 정황도 포착했다. 이들은 2009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LNG 물량 검정용역 사업 입찰 과정에서 사전 입찰 정보를 특정 회사에 알려줘 사업 수주를 도와준 혐의(입찰방해 및 업무상 배임)를 받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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