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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티스, 송도에 글로벌 R&D센터 건립

    오티스, 송도에 글로벌 R&D센터 건립

    세계 최대의 엘리베이터 제조·유지·보수 전문기업인 오티스가 경제자유구역인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글로벌 R&D센터 및 첨단생산시설을 건립한다.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투자계약을 체결한 오티스가 건립하는 시설은 모두 1만 5600㎡ 규모로 R&D센터, 첨단생산시설, 부품공급센터, 현대화 시스템센터, 품질센터, 기술교육 및 고객센터 등이다. 지난 6월 인천시와 양해각서를 체결한 오티스는 실시계획 변경, 건축 설계 등의 절차를 거쳤으며 오는 11월 착공, 내년 중순 완공 및 입주 예정이다. 입주 후에는 서울을 비롯한 전국에 분산되어 있는 오티스의 연구개발 및 생산조직을 송도로 통합할 예정이다. 또 현대화 시스템센터, 품질센터 등 서울 여의도 본사의 기능 일부도 이전한다. 오티스는 송도 R&D센터를 동북아 지역의 연구개발 허브 및 아시아 혁신기술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오티스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무빙워크를 포함한 승강기 제조 및 유지관리 전문 기업으로 전 세계 200여개국에 진출해 있는 다국적 기업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한강신도시와 인천을 잇는 도로 잇따라 개통

    김포 한강신도시와 인천지역을 잇는 도로가 추석 연휴 직전 잇따라 개통됐다. 인천시와 김포시 등에 따르면 28일 한강신도시와 국지도 98호선 연결도로, 한강신도시와 양촌읍 대포리 연결도로를 연이어 개통했다. 한강신도시와 국지도 98호선 연결도로는 경기도 고양시 송포와 인천 검단지역을 연결하는 길이 1.77km 6차선 도로다. 이 도로를 이용하면 강화도와 서울을 잇는 국도 48호선과 일산대교로 바로 진입이 가능해 서울 강북지역이나 인천으로 향하는 시민들의 편의가 더해진다. 또 한강신도시와 양촌읍 대포리 연결도로는 김포 대곶면, 양촌읍, 구래동과 인천 검단지역을 연결하는 길이 1.2km 6차선 도로다. 이 도로를 통하면 한강신도시 외곽 지역에서 인천으로 바로 갈 수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추석 전 이들 도로가 개통돼 연휴에 차량 정체가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학교수가 여조교 성추행 의혹

    대학교수가 여조교 성추행 의혹

    인천지역의 한 대학교 교수가 여조교를 성추행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27일 인천남부경찰서에 따르면 인천 모 대학 A교수가 여조교 B씨를 성추행했다는 신고를 접수해 수사 중이다. B씨는 “2015년 3월 대학원에 입학할 당시부터 최근까지 A교수로부터 성추행당했다”며 “지도교수이기 때문에 참았지만 한계에 이르러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B씨는 A교수가 지난 6∼7월 연구실에서 “예쁘다”며 자신을 뒤에서 끌어안고 볼에 입을 맞추려 하거나 자신의 배꼽 부위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등 수차례 성추행했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달 31일에는 A교수가 자신의 왼쪽 어깨를 주무르며 “치질약을 사다 놔라. 예쁘게 발라주려고 그러지…”라는 등의 성적 수치심을 유발하는 발언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로 인해 정신과 치료를 받으며 석사 과정을 진행하던 B씨는 마지막 학기를 남기고 학위를 포기한 채 학교를 그만둔 것으로 전해졌다. A교수는 지난 12일 대학교에서 열린 성평등위원회에서 B씨의 주장을 사실무근이라며 강하게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B씨에 대한 조사를 마쳤으며 조만간 A교수를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교감의 희안한 갑질…20대 여고사 과녁 앞에 세워두고 ‘활’ 쏴

    교감의 희안한 갑질…20대 여고사 과녁 앞에 세워두고 ‘활’ 쏴

    인천의 한 교감이 20대 여교사를 과녁 앞에 세워두고 ‘체험용 활’을 쏘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25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 서부교육청 소속 모 초등학교 교감 A씨가 지난 6월 초등학교 교무실에서 여교사 B씨에게 종이 과녁 앞에 서보라고 한 뒤 ‘체험용 활’을 쏘는 등 갑질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감사에 감수했다. B씨는 심한 충격과 급성 스트레스장애로 정신과 병원에서 4주 진단을 받았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현재 1차 조사와 감사가 동시에 이뤄지고 있는 상태”라며 “1차 조사를 벌인 뒤 교감에 대한 직위해제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부터 시작된 1차 조사 결과는 하루나 이틀이면 나올텐데, 서로 주장하는 바가 달라 상황을 단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A씨는 다른 초등학교에서 부장교사로 근무하던 2005년 당시 행정실 여직원 C씨와 심하게 다퉈 품위유지 위반으로 불문경고를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A씨는 업무비의 회계 처리 문제를 두고 심하게 다투다 C씨의 목을 세게 잡고 복사기 뒤쪽으로 밀치는 등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인은 계획범죄” 법정도 최고형

    “인천 초등생 살인은 계획범죄” 법정도 최고형

    두 피고인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피해자 변호인 “무덤덤한 반응에 놀라”지난 3월 29일 대낮에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8세 초등학교 여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10대 소녀와 공범에게 각각 법정 최고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는 22일 열린 초등생 살해·유괴사건 선고공판에서 주범 김모(16)양과 공범 박모(18)양에게 검찰 구형량대로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아울러 이들에게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렸다. 재판부는 “김양은 우발적 범행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피해자를 살해한 뒤 시신을 잘라내고 시체 운반이 용이하게 정리하는 등 범행을 이행하는 과정과 수단, 이후 태도 등이 매우 치밀하고 계획적이었다”고 밝혔다. 또 “김양이 학교생활을 할 때 또래와 어울리는 데 다소 어려움을 겪긴 했지만 성격적 측면이지 일상에 별 문제가 없고 현실인지 능력과 지능도 평상 수준”이라면서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김양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박양에 대해서는 “범행을 직접 실행하지 않았더라도 전체 범죄에서 그가 차지하는 역할과 장악력 등을 종합해 볼 때 단순한 공모자가 아니라 지배적 위치에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주범의 형량이 공범보다 가벼운 것은 김양의 나이가 소년법상 사형이나 무기형을 면할 수 있는 만 18세 미만이기 때문이다.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은 ‘18세 미만’인 상태에서 사형·무기징역으로 처벌할 범죄를 저지르면 최고 징역 20년에 처한다고 규정돼 있다. 이날 긴팔 수의를 입고 나란히 법정에 들어선 김양과 박양은 서로 눈길도 주지 않은 채 시종일관 무표정한 모습이었다. 김양은 판사가 양형 이유를 말하는 동안 두 눈을 지그시 감기도 했다. 박양은 정면에 앉은 재판부를 바라보며 미동도 없이 두 손을 모은 채 서 있었다.피해자의 법률대리인인 김지미 변호사는 선고 후 취재진에게 “어른이라도 이런 중형이 선고되면 굉장히 충격을 받고 오열하는 사람이 많은데 아이들이라고 보기에는 너무 무덤덤한 반응이라 놀랐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의 가족들은 어떤 형이 나온다고 하더라도 마음의 상처나 고통이 치유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초기에는 수긍할 수 없는 적은 형이 나올까 봐 걱정하셨고, 두 피고인이 자신들의 행위가 얼마나 무거운 행위인지 알 수 있는 형벌이 내려졌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형이 선고된 만큼 피고인들이 이제라도 죄책감을 느끼고 속죄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강화도~석모도 해상케이블카 건설

    인천 강화도 본섬과 석모도를 잇는 연륙교가 건설된 데 이어 해상케이블카 사업이 추진된다. 인천시 강화군은 21일 민간 사업자 KS포마와 석모도 해상케이블카 건설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강화군 내가면 외포리에서 삼산면 석모도 석포리까지 1.8㎞ 해상 구간을 해상케이블카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KS포마 측은 2019년 운영을 목표로 500억원을 투입해 바다 위 상공 90∼100m에 10인승짜리 해상케이블카 45대를 설치한다. 케이블카 중 3분의 1은 바닥과 벽이 투명한 크리스털 케빈 형식으로 만들어 해안을 조망할 수 있도록 한다. 향후 케이블카 사업에서 나오는 매출액 3%는 강화군에 지급키로 했다. 강화군은 석모도 해상케이블카가 들어서면 연간 80만명 이상의 탑승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해상케이블카는 궤도 시설의 도시계획시설 지정과 인허가 등 절차를 밟은 뒤 착공할 계획이다. 강화도 본섬과 석모도를 잇는 석모대교는 지난 6월 28일 행정안전부의 특수상황지역 재정지원사업비 854억원을 투입해 길이 1.54㎞, 폭 12m, 왕복 2차선 규모로 개통됐다. 강화군 관계자는 “석모대교 개통으로 쇠퇴가 염려되던 외포·석포리 지역이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내년부터 고교 입학금 면제

    내년부터 인천지역 고등학교 신입생 입학금이 면제된다. 인천시교육청은 2018년부터 지역의 123개 공·사립 고교의 입학금을 면제할 계획이라고 19일 밝혔다. 이를 위해 시교육청은 오는 11월까지 ‘인천시 학교 수업료 및 입학금에 관한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할 방침이다. 대상학교는 자율형 사립고 2곳과 사립 특목고 1곳을 제외한 공립고 91곳, 사립고 30곳, 방송통신고 2곳이다. 이번 조치는 정부의 핵심 교육공약인 ‘고교 무상교육’을 조기 실현하기 위한 노력의 하나로, 학부모들의 자녀 학비 부담을 줄이려는 것이다. 현재 인천의 고교 입학금은 급지에 따라 1만 2600원∼1만 7100원이다. 입학금이 면제되면 당장 내년에 신입생 2만 4000여명이 혜택을 보게 되며 3억 7000여만원의 학부모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접경지역 주민 생생 인터뷰] “단련이 돼 코앞의 北 두렵지 않아”

    [접경지역 주민 생생 인터뷰] “단련이 돼 코앞의 北 두렵지 않아”

    “북한이 코앞에 있지만 솔직히 두렵다거나 긴장되는 일은 거의 없어요. 단련이 될 대로 돼 이곳 사람들은 숙명처럼 받아들이거든요. 다만 육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게 문제지요.”우리나라 최북단인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음식점을 하는 정윤희(50·여)씨는 이곳 분위기를 전하며 담담하게 말했다. 실제로 백령도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표정은 대체로 평온했고 일상사에 전념하는 모습이었다. 북한의 도발 징후가 있을 때 면사무소에서 주민들에게 대피하라는 방송을 해도 대피소로 가지 않고 집에 머무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한다. 그러나 생계 문제에 대해서는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았다. 정씨는 “올 들어 북한이 미사일을 자주 발사하고 극언을 곁들여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 때문인지 봄과 여름 관광객이 예년보다 20∼30% 줄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전쟁에 대한 공포보다 오히려 생계와 자식 학비 대는 것을 더 절박하게 여기는 것 같았다. 그래서 남북 관계가 악화돼 관광 관련 업종이 위축되는 것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게 관광의 호·불황에 따라 지역경제가 들썩이는 접경지역인 백령도 주민들의 ‘현실’이자 ‘안타까움’이다. 정씨는 “외지 사람들의 백령도 방문이 줄어들다 보니 음식점도 재미를 보지 못했다”면서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당시보다는 덜하지만 지역경제가 위축된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광이 위축되면 음식점, 술집, 편의점, 택시 등 백령도 주민 상당수가 관여하고 있는 업종이 직접적인 타격을 받게 된다. 천안함 사건 당시에는 백령도 경제가 거의 주저앉다시피 했다. 정씨는 그래도 새 정부 들어 ‘남북대화’라는 말이 거론되는 것 자체에 희망을 느낀다고 했다. 정씨는 “이전 정권들은 북한이 한마디 하면 한술 더 떠서 험악한 말을 해 남북 관계 개선을 포기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면서 “아마 이곳 주민들만큼 남북 간 화해를 간절하게 바라는 경우는 드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계속 대화 무드로 가면 북한도 언젠가는 반응할 것”이라며 “그것이 북한 정권도 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섬으로 된 접경지역의 또 다른 어려움은 비싼 물가와 교통편이다. 정씨는 “대부분 재료를 육지에서 들여와야 하기에 이 비용이 음식값으로 전가된다”면서 “당연히 음식값이 육지보다 비쌀 수밖에 없어 비싸다고 불평하는 손님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백령도 슈퍼나 잡화상 등에서 생활필수품은 육지보다 20%가량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교통도 불편해 육지에 나가려면 여객선을 타고 4시간 30분가량 걸리며, 섬 내를 오가는 공영버스는 2대에 불과해 운행시간 맞추기가 어렵다. 정씨는 “조윤길 군수가 ‘접경지역에 산다는 것 자체가 애국’이라고 말했을 때 별로 실감하지 못했는데 요즘 들어서야 그 말의 의미를 알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백령도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애환과 실태-강원·경기·인천]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개발 소외·희망 고갈 ‘3중고’

    [우리 이웃 접경지역 : 애환과 실태-강원·경기·인천] 아물지 않은 상처에 고통…개발 소외·희망 고갈 ‘3중고’

    한국전쟁의 포성이 멎은 지 64년, 휴전선을 끼고 있는 접경지역은 여전히 아프다. 비무장지대(DMZ)는 적대행위가 없는 평화 완충지대지만 중무장지대로 남아 있다. 주민들은 여전히 위험한 한계지역에서 고통·고립·고갈의 3중고를 겪으며 삶을 이어 가고 있다. 상처가 아물지 않아 고통스럽고, 개발에서 소외되면서 육지 속의 섬으로 고립됐고, 사람과 희망이 고갈되면서 고단한 삶을 이어 오고 있다.강원 양구 최북단 해안면은 전쟁이 끝난 1956년 난민정착사업으로 956명이 입주하면서 생겨난 마을이다. 천막 생활부터 시작해 황무지를 개간한 곳이다. 전쟁 직후 지뢰와 폭발물이 널려 있어 주민들의 희생도 컸다. 이렇게 피땀으로 일궈낸 토지는 이후 정부에서 대부분 국유화했다. 1983년부터 ‘수복지구 내 소유자 미복구 토지의 복구등록과 보존등기에 관한 특별조치법’과 ‘농지확대 개발촉진법’에 의해 개발사업이 이뤄지면서 대부분 토지가 정부에 귀속됐다. 목숨 걸고 개간한 농지가 아무런 보상도 없이 정부 땅이 되면서 주민들은 생활터전을 송두리째 잃게 됐다. 농민들은 개간 비용을 인정하고 합리적인 방법을 통한 국유지 불하를 요구하며 30년이 넘도록 민원을 제기하고 있으나 아직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고 있다.문승현 양구군 자치행정과 팀장은 “개간 땅을 잃은 데 대한 설움도 크지만 지뢰 피해자들의 고통 또한 막심하다”면서 “해안면의 한 할머니는 20여년 전 밭에서 일하다가 발목지뢰 피해를 입었지만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어 특별법 개선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내 땅이 있어도 각종 규제에 묶여 재산권 행사를 못 하는 억울함도 감내해야 한다. 강원 화천지역에서 2~4개의 중복규제지역 면적은 57만 7036.4㎡로 화천군 전체 면적의 63.5%에 이른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기 땅에 집이나 창고를 하나 지으려 해도 엄두를 내지 못한다. 화천군은 올해부터 주민들을 대상으로 설계 등 개발행위를 시작하기 전에 사전 신고를 하도록 홍보하고 있다. 주민들이 허가받지 못할 것에 대비해 비용과 시간을 아끼게 해 주겠다는 취지에서다. 강원도 내 접경지역 대부분은 고속도로나 철도는 물론 광역 4차선 도로가 없는 ‘육지 속 섬’으로 남아 있다. 최근 서울~양양 간 고속도로가 뚫리고, 동서고속화철도 건립이 확정됐지만 한걸음 들어가면 여전히 멀고 험하다. 화천 사내면 용담리와 하남면 계성리를 잇는 13.5㎞ 구간은 허리가 끊긴 채 23년째 확·포장 공사가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다.김동하 화천군 기획감사실 팀장은 “전체 인구의 26%를 차지하는 사내면 주민 6900여명은 관공서를 방문하기 위해 춘천시 사북면 신포리를 경유해 다시 화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하소연했다. 공사비 550억원이 없어 겪는 불편이다. 꿈이 고갈되고 사람이 줄어드는 것도 심각하다. 1965년 5만 6000여명에 이르던 화천군 인구는 현재 2만 7000명 선을 힘겹게 유지하고 있다. 일자리를 찾아, 자녀 교육을 위해 하나둘 떠나 가고 있는 것이다. 재정지출도 지역 인구보다 훨씬 많은 3만 5000여명의 군인을 위해서 도로개설 및 수리, 체육시설 건립까지 지지체의 필요한 예산 중 상당액을 부담하고 있어 불만이 쌓여 가고 있다. 고성군 등 해안지역의 어려움은 더 크다. 정철규 고성군 초도어촌계장은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직격탄을 맞은 데다 중국 어선 동해안 출몰 등으로 어족 자원이 고갈되면서 고성지역은 십수년 동안 지역경제가 활기를 잃었다”면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근본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섬으로 된 인천 서해안 접경지역은 남북 관계에 이상이 발생할 때마다 육지보다 더 예민하고 직접적으로 반응한다. 북과 직접 맞닿아 있는 옹진군과 강화군이 더 그렇다. 남북 간의 해전과 북한의 포격 도발이 있었던 연평도는 사태 직후 관광이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고 회복하는 데 상당한 시일이 소요됐다. 북방한계선(NLL)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군 당국이 어업을 제한해 주민들이 생계에 타격을 입는 일도 다반사로 일어난다. 2010년 천안함 폭침이 있었던 백령도는 20여일가량 조업이 금지돼 어민들이 피해를 하소연했다. 서해 5도 주민들은 본격적인 가을철 꽃게잡이를 맞아 이중고를 겪기도 한다. 박태원(57) 연평도 어촌계장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이 골칫거리인 상황에서 최근 북한이 서해 5도 침투를 목표로 한 가상훈련까지 하는 등 하루도 마음 편할 날이 없다”고 토로했다. 옹진군은 서해 5도(백령도, 연평도, 대청도, 소청도, 우도)와 덕적도, 자월도, 영흥도 등 경기만 일대 25개 유인도로 형성돼 있다. 옹진군은 현재 대한민국에서 읍이 없는 유일한 군이다. 섬이다 보니 어업 활동이 주요한 경제 산업이다. 인구는 지난 8월 현재 2만 1530명이다. 5년 전보다 1400여명 늘었으나 옹진군보다 인구가 적은 지방자치단체는 영양군과 울릉군뿐이다. 강화군도 9개의 유인도와 17개의 무인도로 이뤄져 있다. 행정구역상 인천시에 속해 있지만, 인천과는 직접적인 육로가 없어 공동생활권이 형성돼 있지 않다. 육로 2곳은 모두 경기 김포시와 이어져 있어 경기도로 환원해야 한다는 주장마저 나온다. 강화군 역시 지역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적인 중첩 규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수도권정비계획법에 의한 규제뿐 아니라 문화재 규제, 군사시설보호 규제, 산지·농지 규제 등 국가안보와 문화재 보호라는 명목 아래 각종 중첩 규제로 투자 및 개발 제한을 받아 재정자립도가 11.6%로 전국 최하위권이다. 경기도는 연천과 파주 등 2개 지자체가 군사분계선과 접해 있다. 두 지역 주민은 남북 간의 첨예한 대치 속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정전 이후 64년 동안 묵묵히 인내하며 살아 왔다. 대북전단이 살포될 때마다 북한의 포격 도발 위협을 받아 왔고, 최근 북한의 핵실험 등으로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질 때도 외부 동요 없이 애써 일상생활을 이어 오고 있다. 두 지역은 분단 후 군부대와 군사시설이 집중되면서, 지역발전이 지체되고 주민들은 기본권도 보장받지 못하는 고단한 삶을 영위해야 했다. 국가 안보를 위해 생활불편, 경제적 불평등을 감내했지만, 정작 이제는 수도권정비계획법과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보호법 등에 의한 중첩 규제로 성장동력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낙후지역에 머물러 있다. 경기 남부지역에 비해 사회기반 시설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다. 주한미군이 사용해 온 공여지 면적은 전국 전체 면적의 87%에 해당하며 반환 대상 면적은 전국 대상 면적의 96%를 넘는다. 이 때문에 2006년 지금의 LG디스플레이 파주공장과 협력업체들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변변한 제조업체 한 곳 없었다. 인구는 각종 규제에도 불구하고 파주는 증가세를 이어 왔지만, 경기지역 31개 시·군 가운데 연천군만이 지난 30년 동안 감소했다. 1996년에는 경기남부와 북부의 고령화율이 거의 비슷했지만 경기북부의 지역발전은 정체되고 저출산이 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인구 유입은 거의 없고 젊은 인구는 다른 지역으로 유출되면서 인구구조가 고령화됐다. 원진희 경기도 DMZ정책팀장은 “연천군 인구가 1983년 6만 7848명에서 2만여명 감소하는 등 떠나는 지역이 된 것은 정주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 차원에서 교통환경을 개선하고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종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50년 역사’ 경인고속道, 일반도로 탈바꿈

    ‘50년 역사’ 경인고속道, 일반도로 탈바꿈

    올해말 동시착공 2024년 완공… 서인천~신월IC 11.7㎞ 지하화 우리나라 최초의 고속도로인 경인고속도로가 반세기 만에 사실상 사라진다. 1968년 12월 개통돼 고도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왔지만 시대 변화에 따라 그 역할을 다하고 변신을 꾀하게 된 것이다.유정복 인천시장은 5일 기자회견을 열어 “경인고속도로 22.11㎞ 중 인천종점∼서인천IC 사이 10.45㎞ 구간을 일반도로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인천 도심을 가로지르는 경인고속도로 때문에 남북 간 단절이 생기고 도로 주변 원도심 재생사업에 지장을 초래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일반도로화되면 톨게이트가 없어지고 횡단보도가 만들어지며 제한속도는 낮춰진다. 일반도로로 바뀌는 구간 외에 서인천IC∼신월IC 간 나머지 11.66㎞는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지하화 사업이 추진된다. 이렇게 되면 지상의 경인고속도로는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사업비가 4000억원인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는 5개 구간으로 나눠 동시 착공해 2024년 완공된다. 시는 동시 착공 시 당초 구상한 단계별 공사보다 사업기간을 2년가량 줄일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시는 지난 6월 추가경정예산에서 확보한 130억원으로 올해 말 진출입로 설치 공사를 우선 시작할 방침이다. 서인천IC∼신월IC 구간은 9513억원(국비 1680억원, 민자 7833억원)을 들여 2025년까지 왕복 6차선 지하도로가 건설되고 지상구간은 지방도로 전환하는 사업이다. 고속도로에서 일반도로로 바뀌면 도로의 기능이 대중교통 중심으로 전환된다. 현재는 경인고속도로를 고가로 관통하는 구간이 3곳밖에 없지만 일반도로로 전환되면 도로 곳곳에서 남북 왕래가 가능해진다. 도로가 기존 왕복 8차로에서 4차로로 줄어 생기는 도로변 공간에는 시민을 위한 공원, 녹지, 문화시설 등이 들어선다. 2026년까지 기존 고속도로 노선을 따라 9개 생활권을 복합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사업이 마무리되면 공원·녹지 16만 7000㎡, 문화시설 9만 6000㎡ 등 주민편의시설이 확충된다. 경인고속도로 일반도로화에 따른 교통체증에 대비해 제2경인고속도로 문학IC부터 검단신도시까지 18.2㎞ 구간에 지하고속화도로가 2024년까지 건설된다. 경인고속도로는 인천항의 물동량을 수송하는 동시에 1980년대 이후 인천에 급격히 늘어난 택지개발지구 주민들의 요긴한 교통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하지만 소음·미세먼지 등의 민원이 숱하게 제기되고 시민단체들은 만성적인 교통체증으로 고속도로 기능을 상실했다며 통행료 폐지운동을 벌이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덩실덩실 국악 가락 ‘구름’ 타고 두둥실~

    인천 유일의 국악단인 ‘구름’이 양악과 팝에 밀려 점차 설 자리를 잃어가는 국악의 자존심 회복과 대중화를 선언하고 나섰다. ‘구름’의 김정화 대표는 30일 “국악인들이 고유의 가치를 지키고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예술인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퓨전국악을 지향하기로 했다. 서양음악과 대중가요를 국악으로 편곡, 연주해 전통음악의 대중성을 확보하고 시민들에게 친근한 이미지를 줌으로써 국악의 저변 확대를 꾀하겠다는 취지다. 비슷한 차원에서 상설 공연장도 적극 확보키로 했다. 대금·해금·가야금·피리 등 악기는 물론 사물놀이, 전통무용, 판소리 등 우리 고유예술 전반을 상시 공연함으로써 폭넓은 ‘국악의 장’을 펼치겠다는 구상이다. ‘구름’은 20명의 국악인이 1998년 인천 구월동에서 ‘대사랑’이란 모임으로 활동을 시작했다. 수익활동보다는 소외계층과 취약계층을 위한 봉사공연에 주안점을 뒀다. 충북 음성 꽃동네를 시작으로 노인복지관, 요양원, 장애인시설 등을 찾아가 공연을 펼친 뒤 장구·난타 등을 가르쳤다. 30명으로 늘어난 ‘구름’ 단원들은 요즘도 정기적으로 사회복지시설을 찾고 있다. 또 2007년부터 인천지역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무료로 ‘찾아가는 국악콘서트’를 열고 있다. 2014년부터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정식 국악 강좌를 진행해 올해까지 4기에 걸쳐 40명을 배출했으며 이들은 청소년국악봉사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구름’은 예술단체로는 이례적으로 2014년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됐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초등생 살해’ 공범, 주범보다 무거운 무기징역 구형

    ‘초등생 살해’ 공범, 주범보다 무거운 무기징역 구형

    “주범, 미성년 법정 최고 20년형” 둘 다 위치추적장치 30년 부착 공범은 살인계획 등 적극 가담 전문가 “조현병·다중인격 아냐” 귀가 중이던 8세 초등 여학생을 자신의 집으로 유인해 아무런 이유 없이 살해한 뒤 잔혹하게 시신을 훼손해 유기한 10대 소녀와 공범에게 법정 최고형이 구형됐다.검찰은 29일 오후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 허준서) 심리로 열린 김모(17·고교 자퇴)양과 공범 박모(18·재수생)양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각각 징역 20년과 무기징역, 30년간 위치추적 전자장치 부착 명령을 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공범에게 주범보다 무거운 무기징역이 구형된 것은 박양이 사형이나 무기형을 면할 수 있는 만 18세 미만이 아니기 때문이다. 검찰은 “김양이 사람의 신체 일부를 얻을 목적으로 박양과 치밀하게 공모, 아동을 유인해 살인하고 사체를 훼손해 유기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중형 구형 이유를 밝혔다. 또 “박양과 트위터 메시지를 삭제하고 둘이 말을 맞추는 등 주도면밀하게 은폐하려 해 무기징역을 구형해야 하지만, 범행 당시 16세였던 점을 고려해 최고형인 징역 20년을 구형한다”고 덧붙였다. 또 박양에 대해서는 “사람의 신체를 갖고 싶다는 이유로 동성 연인인 김양과 살인을 공모하고 실행은 김양에게 맡겨 아동을 살해하게 하고 사체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했다”고 밝혔다. 김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 연수구 동춘동의 한 공원에서 “엄마에게 전화하게 휴대전화를 빌려 달라”는 초등학교 2학년생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 졸라 살해한 뒤 시신을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해 유기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양은 범행 당일 오후 5시 44분쯤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김양으로부터 종이봉투에 담긴 초등생 시신 일부를 건네받아 유기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양은 당초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구속기소됐으나 재판 중 살인 혐의 등으로 죄명이 변경됐다. 김양과 살인을 구체적으로 계획하는 등 범행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검찰의 이번 구형은 예상됐던 일이다. 김양에게 적용된 죄명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미성년자 약취·유인 후 살인 및 사체손괴·유기죄다. 특가법에 따라 13세 미만의 미성년자를 살인한 경우 사형이나 무기징역에 해당하지만 김양이 올해 만 17세(2000년생)로 소년법 대상자기 때문에 사형이나 무기징역 선고가 불가하다. 19세 미만에게 적용되는 소년법상 최고형은 징역 15년이지만 김양의 경우 특정강력범죄에 해당돼 징역 20년까지 선고할 수 있다. 반면 공범에게 무기징역이 구형된 것은 박양이 만 18세(1998년 12월생)로 소년법 적용 대상이지만, 소년법은 만 18세 미만에게만 사형이나 무기징역을 선고할 수 없도록 돼 있다. 김양 측은 재판 초기부터 줄곧 정신병 내지 심신미약 상태에서 우발적으로 범행이 이뤄졌다고 주장해 왔지만 검찰은 김양의 범행이 잔혹할 뿐 아니라 계획적이었다는 점으로 미뤄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법정에서도 “김양이 조현병이나 다중인격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는 진술이 나왔다. 당시 법정에 나온 김태경 우석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김양의 심리를 분석한 결과 사이코패스(반사회적 인격장애) 성향이 높고 정신이상자일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다. 사이코패스를 감형 요인으로 보지 않는 국내 재판부의 분위기에 비춰 보면 김 교수의 진술은 김양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선고공판은 다음달 22일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열린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금융·IT·로봇·관광… 청라의 꿈은 미래로 향한다

    금융·IT·로봇·관광… 청라의 꿈은 미래로 향한다

    ‘한국의 맨해튼’을 꿈꾸는 청라국제도시는 최근 잇따른 도약에 성공하며 국제도시로 거듭나고 있다. 청라는 송도국제도시, 영종지구와 함께 인천경제자유구역청(IFEZ)이 추진하는 동북아 경제중심 전략의 핵심지역 세 곳 가운데 하나다. 청라의 개발 면적은 17.81㎢로 송도 53.36㎢와 영종 52.48㎢에 비해 면적은 좁지만 ‘업무·금융, 관광·레저, 첨단산업도시’라는 기치를 내걸고 내실 있는 글로벌 금융도시로 변모해 가고 있다. 동시에 업무와 주거, 산업이 공존하는 신개념 비즈니스타운을 목표로 한다. 청라는 그동안 송도라는 ‘큰형님’의 그림자에 가려 주목을 별로 받지 못했다. 하지만 현재 진행 중이거나 결정된 굵직굵직한 사업인 시티타워, 하나금융타운, 도시첨단산업단지(IHP), 로봇랜드, 친환경복합단지 등의 면모를 들여다보면 ‘미완의 첨단도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수밖에 없다.랜드마크 - 문화 품은 시티타워 2022년 준공 22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티타워는 청라 중앙호수공원 복합용지에 건립되는 448m 높이의 초고층 건물이다.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와 삼성동에 들어설 글로벌비즈니스센터(553m)에 이어 국내 세 번째로 높은 빌딩이 될 예정이며 청라의 랜드마크로 일찌감치 낙점됐다. 청라시티타워는 호수공원 중심부에 있는 복합용지(3만 3058㎡)에 전망타워와 쇼핑·문화시설 등 복합시설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지하 2층, 지상 27층(200m까지는 이동공간) 규모로 영화관, 전망대, 레스토랑, 다목적홀, 스파, 체험시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시티타워는 지난 10년 동안 갖가지 난관에 봉착해 청라의 대표적 숙원사업 중 하나였다.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이 세 차례에 걸쳐 사업자를 공모했지만 응모 업체가 없어 모두 무산됐다. 그러나 청라시티타워 컨소시엄(보성산업·한양·타워에스크로우)이 지난 2월 사업자로 선정됐고, 건축 허가를 얻어 내년 3월 착공돼 2022년 3월 준공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4000억원으로 청라시티타워 컨소시엄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부담한다. 시티타워가 완공되면 건물벽을 스크린처럼 꾸미는 ‘미디어 파사드’ 등 첨단기술이 적용돼 드라마틱한 야경을 연출, 청라를 상징하는 랜드마크이자 관광명소로 부상될 전망이다. 준공 후 시설물은 인천시에 기부채납되고 컨소시엄이 최대 50년간 운영·관리한다. 인천경제청은 시티타워가 완성되면 연간 300만명의 관람객 유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금융타운 - 하나금융그룹, IT인프라 통합 청라의 심장과 같은 역할을 할 하나금융타운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그룹 내 모든 정보기술(IT) 인프라를 한곳으로 통합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하나금융타운은 하나금융지주와 하나아이앤에스가 7300억원을 투자해 청라 3-4블록 24만 7749㎡ 부지에 2단계로 나눠 2020년 12월까지 연면적 40만 4121㎡의 규모로 조성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사의 모든 인적·물적 IT 인프라를 통합시켜 시너지를 극대화할 예정이다. 하나금융타운 개발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지난 6월 20일 하나금융타운의 1단계 사업인 통합데이터센터가 준공식을 가졌다. 여기에 더해 그룹의 인재 육성을 위한 연수시설인 하나글로벌인재개발원과 체육 및 각종 행사를 할 수 있는 복합체육시설 등이 들어서는 2단계 사업까지 완료되면 명실공히 금융 IT와 글로벌 인재 육성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통합데이터센터가 하나금융그룹의 미래 성장 핵심 동력이자 글로벌 일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는 데 기폭제가 될 것으로 기대하며, 청라국제도시에서 새로운 금융 역사가 시작됨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4차산업 - 로봇랜드·신소재 R&D 한곳에 로봇과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 도래에 맞서 청라가 전초기지가 될 것을 선언했다. 인천시는 지난 6월 로봇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청라국제도시에 조성 중인 로봇랜드에 들어설 공익시설인 지원센터와 연구소를 준공했다. 로봇연구소는 지하 1층, 지상 5층, 1만 1000㎡ 규모로 로봇 분야 연구기관과 대학 부설 연구소가 입주할 예정이다. 연구소는 로봇 분야의 선진기술과 부품을 연구개발하는 집적시설로 꾸며졌으며 오는 10월에는 드론시험인증센터와 항공안전기술원도 들어선다. 도시첨단산업단지(IHP)는 117만 9075㎡ 규모로 신소재, IT, 자동차 등 첨단산업과 연구개발(R&D) 업체를 집적시켜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꿈꾼다. 2019년 JPC오토모티브와 GSM 메탈이 준공 예정이며, 인천시와 LH는 청라IHP에 입주하는 기업에 대해 공장 착공부터 준공까지 전 과정을 적극 지원하기로 했다. IHP 조성사업이 완료되면 4조 1938억원의 경제 효과와 2만 7000명의 고용유발 효과가 예상돼 청라는 물론 인천지역 일자리 늘리기에 크게 공헌할 것으로 기대된다.힐링타임 - 호수공원·커넬웨이 관광명소로 청라는 삭막한 도심 속 ‘힐링’ 공간으로 조명받고 있다. 청라 하늘을 수놓는 마천루 빌딩과 아파트 사이에 위치한 호수공원과 커넬웨이는 청라 주민들의 치유 공간이자 관광명소로 뜨고 있다. 공원 면적은 69만 3169㎡, 호수 면적은 24만 3203㎡로 크기부터 압도적이다. 공원은 레저, 전통, 예술, 생태문화 등 네 가지 테마로 꾸며졌다. 공원을 가로지르는 산책로(4.5㎞)는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어린이들에겐 자연체험 학습의 장이 되고 있다. 청라 중심부를 관통하는 커넬웨이는 물의 도시라 불리는 일본 오사카 ‘도톤보리’ 또는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연상시킨다. 길이 4.5㎞, 폭 5~10m의 수로 양옆으로 펼쳐진 거리를 걸으면 마치 외국에 온 느낌을 자아낸다. 또 수로 옆에는 갖가지 맛집들이 가득해 산책하는 이들의 허기를 달래 준다. 청라의 낮이 부드럽다면 밤은 화려하다. 해가 지면 호수공원에서는 음악분수쇼가 펼쳐지는 등 물과 음악, 레이저 불빛이 한데 어우러져 보고 있자면 무더위가 저절로 가신다. 교통중심 - 서울역 40분… 지하철 연장 논의 청라국제도시역(공항철도)에서 인천국제공항역까지는 불과 20분 남짓이며 서울역까지는 40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차량을 이용하면 15분 내외로 서울 강서구나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수 있다. 최적의 입지를 지닌 청라지만 유도고속차량(GRT),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 제3연륙교 건설 등 각종 사업이 표류 중이라 교통망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청라에서 서울로 출퇴근할 수 있는 교통편은 공항철도와 간선급행버스(BRT)뿐이다. 청라역∼가정역 간 13.3㎞를 운행할 첨단 교통수단인 GRT는 2020년 이후로 미뤄졌다. 또 청라역∼석남역 간 10.6㎞를 연결할 서울지하철 7호선 청라 연장은 수익성 문제로 사업 자체가 표류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울러 영종도와 청라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은 2006년 이후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태다. 유 시장은 “올 연말까지 국토부와의 협상을 마무리하고 내년에 실시설계를 추진, 2025년 이내에 개통할 수 있도록 시의 모든 역량을 모으겠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회복지사가 장애인 폭행

    인천의 한 장애인보호시설에서 사회복지사가 장애인을 폭행했다는 제보가 접수돼 관할 지자체가 조사에 나섰다. 21일 인천시 남동구에 따르면 이달 초 지역의 한 장애인보호시설에서 사회복지사 A씨가 장애인을 폭행했다는 제보가 접수됐다. 제보자가 전달한 영상에는 A씨가 장애인을 빗자루로 때리는 등의 장면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장애인시설은 남동구가 관리하는 곳으로 현재 지적장애나 자폐증을 앓는 1급 장애인 8명이 이용하고 있다. 남동구는 시설을 이용하는 장애인 부모들을 상대로 상담을 진행, 현재까지 장애인 3명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진술받았다. A씨는 훈육했을 뿐 폭행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남동구는 피해를 주장하는 장애인들이 있고 나머지 장애인에 대한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A씨를 지난 16일 해고하는 한편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남동구 관계자는 “경찰 수사로 추가 폭행 여부가 밝혀지면 적합한 행정처분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생각나눔] ‘장애인 주차구역’ 늘 비워둬야 할까

    [생각나눔] ‘장애인 주차구역’ 늘 비워둬야 할까

    주차 공간을 좀처럼 찾을 수 없어 난감할 때 텅 비어 있는 장애인 전용주차구역의 대조적인 풍경을 보면서 ‘장애인 주차 제도는 제대로 운영되고 있나’라는 의문을 갖는 사람이 의외로 적지 않다고 한다.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배려해야 한다는 취지는 공감하지만 제도가 합리적이고 정교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의문이라는 것이다.16일 인천시에 따르면 주차장 설치 및 관리 조례상 장애인 전용주차장은 전체 주차장 주차면 수의 3% 이상을 설치하도록 의무화돼 있다. 하지만 아파트단지의 장애인 전용주차공간이 장애인 주민 등록 차량보다 훨씬 많이 설치돼 있는 경우도 많다고 주장하는 주민들도 있다. 인천 연수구 송도2동 G아파트의 경우 지하 1층 주차공간 524면 중 34면(6.5%)이 장애인 전용이다. 기자가 이날 새벽 확인한 결과 장애인 전용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는 7대였다. 아파트관리소 측은 “주민 외에 아파트를 방문하는 장애인도 배려해야 하는 데다 동별로 장애인 주차장 이용 편차가 심해 어떤 동에서는 오히려 장애인 주차장을 늘려 달라는 민원도 들어온다”고 했다. 반면 이 아파트 주민 황모(49)씨는 “장애인을 배려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매일 같이 주차전쟁을 겪다 보니 텅 빈 장애인 주차공간을 보다 보면 주차하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게 솔직한 심정”이라며 “장애인 인권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다른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주민은 입주자들을 대상으로 장애인 차량을 전수조사한 뒤 그 결과에 맞춰 장애인 전용구역을 재조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고 있다. 또 일반인의 거주자우선주차제와 같이 아파트 내 장애인 주차구역을 거주 장애인의 지정석 형태로 만드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공서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인천시청 종합민원실 앞 주차장은 64면인데 이 중 장애인 전용이 10면(15.6%)이고, 경차 전용 18면, 임산부 전용 4면이다. 이에 해당되지 않은 사람들은 주차에 진땀을 흘려야만 한다. 장애인 주차구역 이용률은 평균 30% 안팎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모(38·주안4동)씨는 “시청에서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장애인 주차공간에 주차했다가 10만원의 과태료를 냈다”면서 “빈 곳은 일반인들도 제한적으로 사용하도록 했다가 장애인 차량이 들어오면 곧바로 연락해 차를 빼게 하면 안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약자에 대한 배려를 효율성 문제로만 접근하는 것은 적절치 않으며 후진국적 발상이라는 반론도 강하다. 인천시 장애인복지과 관계자는 “장애인은 최우선 배려 대상인 만큼 장애인 주차공간이 남는 것보다는 모자라는 상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면서 “장애인 주차구역 규모 문제를 효율성·경제성 측면에서 재단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인천장애인편의시설지원센터 심영훈 대리는 “장애인단체가 장애인 주차공간을 법정량 이상으로 늘려 달라고 요구한 적은 없다”며 “약자에 대한 편의를 강화하는 추세가 반영된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우리나라의 도시 지역은 선진국에 못지않게 교통 약자를 배려하고 있다”면서 “장애인 주차공간 규모에 대해 아파트 주민 간에 이견이 있으면 주민협의체를 통해 조정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백범 암살 배후 파헤치지 못한 기자의 늦은 참회록

    백범 암살 배후 파헤치지 못한 기자의 늦은 참회록

    백범 김구 암살범 안두희를 수차례 응징해 안두희의 ‘천적’으로 불렸던 권중희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 시절이였다. 그는 1970년대 말 이화여대 앞 로터리에서 조그만 기원을 운영했다. 바둑에 한창 재미를 붙일 때라 기원을 자주 찾았는데 말수가 적으면서도 인정이 많았던 것으로 기억된다. 때문에 그가 1992년 안두희를 폭행한 뒤 경찰에 잡혔을 때 평범했던 ‘기원 아저씨’를 떠올리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그의 눈빛은 예전과는 달리 날카롭게 변해 있었다.그는 “안두희가 미국으로의 이민을 시도하고 있다”는 신문 기사를 읽은 뒤 13년에 걸친 ‘추적자’의 여정을 시작했다. 어릴 적 ‘백범일지’를 읽은 뒤 김구를 흠모하기는 했지만, 먹고살기도 힘든 판이어서 백범 암살에 관한 진상 규명은 ‘거창한’ 사람들이나 국가기관이 해줄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국가기관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한 그는 1983년 하던 일을 그만두고 홀로 안두희 추적·응징에 나섰다. 민족지도자를 시해했음에도 곧바로 사면을 받고 군 납품업체를 운영해 큰 돈을 번 뒤 군 사단장의 신임 인사를 받을 정도로 교만하게 살아온 안두희에게 비로소 ‘임자’가 등장한 것이다. 권중희는 집요한 추적 끝에 마침내 1992년 9월 23일 안두희로부터 ‘김구 암살의 배후는 이승만’이라는 진술을 받아냈다. 이전까지 안두희는 “김구 암살은 개인 소신에 의한 것으로 배후는 전혀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해 왔다. 권중희가 당시 기자에게 전해준 안두희의 진술은 다음과 같다.“1949년 6월 20일(백범 암살 6일 전) 부대 안에 있는데 장은산 포병사령관실로 오라는 전갈이 왔다. 가보니 육군본부에서 나온 중위인지 대위인지 위관급 장교가 와 있었는데 장 사령관은 계급이 훨씬 높은데도 굽실거렸다. 채병덕 육군 참모총장의 연락장교 같았다. 경례를 붙였더니 그는 “총장 각하께서 부르신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 사람이 타고온 지프차를 타고 삼각지에 있는 육군본부 참모총장실로 갔더니 채 총장과 신성모 국방장관이 함께 있었다. 신 장관은 날 보더니 “아, 자네가 포병 사격대회에서 관측장교상을 받은 안 소위지”라고 했다. 그 뒤 채 총장과 신 장관이 이런저런 말을 주고받다가 불쑥 경무대 얘기를 꺼냈다. 채병덕이 “경무대 구경이나 갈까 한다”고 하자 신성모는 “마침 나도 보고할 게 있는데 같이 가자”고 말했다. 그러고는 나에게도 같이 갈 것을 권했다. 그것이 연극이라는 것을 내가 능히 감지할 정도였다.(안두희를 경무대에 데려가기로 맞춰놓고 실제 안두희 앞에서는 우연히 경무대 얘기가 나온 것처럼 각본을 짜놓았다는 의미) 경무대에 가니 미리 연락해 두었는지 비서가 맞이했으며 곧바로 대통령 접견실로 안내됐다. 신 장관이 “각하, 포병 사격대회에서 상을 받은 안두희 소위입니다”라고 소개하니까 이 대통령은 내 손을 잡으며 “장관으로부터 자네 얘기 많이 들었다”며 정겹게 말했다. 그리고 잠시 뜸을 들이더니 진중한 투로 “높은 사람이 시키는대로 말 잘 들어라”라고 말했다. 나에게 높은 사람이란 지휘계통인 장은산 포병사령관, 채병덕 참모총장 등으로 받아들여졌다. 이후에도 이승만으로부터 김구 제거를 의미하는 듯한 말을 2∼3차례 들은 뒤 20∼30분 정도 있다가 나왔다. 그 당시 높은 사람들은 대개 그런 식으로 지시했다. ‘대충 언질만 주고 알아서 하라’는 식이었다. 경무대에서 나오니 퇴근 무렵이었다. 다시 부대로 가서 장은산 사령관에게 보고했더니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거봐 내 말이 맞지”라고 했다. 경무대에 다녀온 뒤 김구를 암살하기로 결심했다. 장은산은 내가 막상 암살 결행을 못하자 ‘배후에 거물이 있으니 안심해도 된다’며 여러 차례 회유했다. 결국 “내 말이 맞지”라는 장은산의 말은 “내 말대로 거물이 있지”라는 뜻으로 해석됐다. 대통령이 일개 소위를 직접 만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 안두희의 육성 녹음(8시간 분량)이 동반된 이 증언은 백범 암살사를 다시 쓰기에 부족함이 없었으나 결정타가 되지 못했다. 안두희가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권중희의 폭행에 의한 허위 자백”이라고 번복했기 때문이다. 권중희는 1995년 기자에게 위의 안두희 진술 내용을 전해주면서 “내가 진술을 받을 당시 처음에 안두희를 때린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안두희는 한번 말문이 터지자 묻지도 않은 말까지 자연스럽게 진술했다”면서 “경무대 접견실 배치도와 접대받은 차 종류 등 안두희가 당시 정황을 설명한 대목은 실제 겪지 않고서는 도저히 꾸며낼 수 없을 정도로 구체적”이라고 말했다. 기자는 이후 인천 신흥동 안두희 자택을 찾아 진술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려 했지만 그는 부인도 시인도 하지 않아 결국 기사화하지 못했다. 워낙 큰 이슈가 될 수 있는 사안이라 안두희의 뚜렷한 진술이 필요했지만 끝내 얻어내지 못한 것이다. 안두희는 결국 1996년 10월 자택에서 권중희 추종자인 박기서에 의해 몽둥이로 살해됐다. 안두희의 빈소에는 단 한 명의 조문객도 찾지 않았다. 그의 후처인 김모씨만이 검시 때 잠깐 모습을 비췄을 뿐이다. 권중희는 뜻밖에도 안두희의 죽음을 안타까워 했다. 그는 “안두희에게 보약을 먹여서라도 오래 살게 해 역사적 진실을 끝까지 파헤쳐야 했는데…”라고 말했다. 권중희는 안두희가 살해된 뒤에도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안두희를 추적하는 동안 조금 있던 재산을 모두 탕진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도 양주시 장흥면에 있는 농장의 소우리를 개조해 만든 단칸방에서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할 정도로 어렵게 지내다 2007년 11월 세상을 떠났다(향년 71세, 본관 안동). 타계하기 3년 전 서울신문사를 찾았을 때 기자가 차비나 하라며 돈을 조금 건넸더니 “늘 이렇게 남에게 신세를 끼치니…”라며 수줍어하던 것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었다.기자는 권중희 타계 후 부채의식을 갖게 되었다. 그가 보여준 치열함의 반쯤이라도 기자정신을 지녔더라면 진실 규명에 조금이라도 더 다가설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자책 때문이다. 기자가 권중희로부터 들은 안두희의 증언을 22년만에 공개하는 것은 김구 암살 배후에 대한 진상규명이 영원히 이뤄지지 않을지도 모른다는 조바심 때문이다. 세상에는 권중희를 돈키호테나 테러범 쯤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기자는 그를 진정한 ‘의인(義人)’으로 부르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일관되게 백범 암살사 규명에 진력함으로써 결코 가볍지 않은 증언을 얻어냈기 때문이다. 그는 또 역사에 남을 큰 죄를 짓고도 교만하게 살아온 안두희에게 “죄를 지으면 이렇게 괴롭구나”라는 사실을 유일하게 깨우쳐 준 사람이다. 권중희는 지난날 기자에게 “과거사 진상규명위원회까지 설치됐는데 왜 이승만 백범 암살 개입설에는 무관심한지 모르겠다”면서 “아직 진실을 알만한 사람들이 일부 생존해 있으므로 서둘러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실제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에서도 이승만 김구 암살 개입설은 거론조차 되지 않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성역 없는 과거사 진상규명을 다짐하고 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백범 암살 배후 진상규명을 도외시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직무 유기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대한항공 직원 투신

    대한항공 소속 20대 여직원이 사원아파트에서 투신해 숨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인천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9일 오전 2시 30분쯤 인천 서구의 한 아파트단지 내에서 A(29·여)씨가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주민이 발견, 119에 신고했지만 숨졌다. 경찰 조사 결과, 2014년부터 대한항공 지상직 직원으로 근무한 A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동 옥상에서 떨어져 숨졌다. 경찰은 ‘부모님께 미안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됐고, 타살 가능성이 없는 점 등으로 미뤄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첫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12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제막

    첫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 12일 인천 부평공원에서 제막

    일본에 강제 징용된 조선인 노동자들이 지하 막장에서 일하다 죽어간 사실을 다룬 영화 ‘군함도’가 화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 동상이 국내에 잇따라 건립된다. 국내 첫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상은 오는 12일 일제강점기 군수물자 보급 공장인 육군 조병창 터를 마주하는 인천 부평구 부평공원에서 제막된다.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 상 인천 건립추진위원회가 시민 성금 1억원으로 만든 이 동상은 공원 안에 이미 건립된 평화의 소녀상 옆에 나란히 세워질 예정이다. 추진위는 공모를 통해 이원석 조각가의 ‘해방의 예감’을 최종 작품으로 선정했다. 이 동상은 가로 4m, 세로 3m 크기로 일제강점기 부녀 노동자의 모습을 형상화했다.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지 않기 위해 부평 조병창에서 일했던 지영례 할머니 등 실존 인물을 모델로 삼았다. 징용노동자 상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이 지난해 8월 일본 단바망간기념관에 처음 건립했으며 국내에서는 아직 세워진 적이 없다. 창원과 제주에서도 일제강점기 징용노동자 상을 제정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제정 계획은 확정됐으며 구체적인 일정을 놓고 논의가 진행 중이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 초등생 살해사건 공범도 살인죄 적용

    ‘인천 초등생 유괴·살해 사건’ 공범인 10대 재수생 A(18)양의 혐의가 기존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에서 주범 B(17·고교 자퇴)양과 같은 살인죄로 변경됐다. 인천지검 형사3부(부장 최창호)는 살인방조 및 사체유기 혐의로 적시된 A양의 공소장 변경을 재판부에 요청했다고 4일 밝혔다. 검찰은 A양이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B양과 범행을 공모해 구체적인 지시를 한 것으로 봤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 과정에서 새롭게 드러난 사건 실체에 맞게 공범도 엄벌하기 위해 A양의 죄명을 살인으로 변경했다”고 말했다. B양은 당초 “살인 범행은 혼자 했고 공범은 시신만 건네받았다”고 진술했지만 지난 6월 열린 A양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A양이 사람을 죽이라고 했다”고 진술을 뒤집었다. 검찰은 B양의 법정 진술이 구체적이고 신빙성이 있어 A양의 살인 혐의를 입증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보고 공소장을 변경했다. B양은 지난 3월 29일 낮 12시 47분쯤 인천 연수구 한 공원에서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2학년생(8·여)을 자신의 아파트로 데려가 목을 졸라 살해한 뒤 흉기로 잔인하게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양은 같은 날 서울의 한 지하철역에서 B양으로부터 피해자의 훼손된 시신 일부가 담긴 종이 봉투를 건네받아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인천공항행 KTX 고장… 30명 비행기 놓쳐

    인천공항행 KTX 고장… 30명 비행기 놓쳐

    인천국제공항으로 향하는 KTX 열차 고장으로 휴가철을 맞아 해외로 가려던 여행객들이 비행기를 놓치는 등 큰 혼란이 일었다.31일 공항철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2분쯤 부산역을 떠나 인천국제공항역으로 향하던 KTX 열차가 고장이 나 서울 은평구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강서구 김포공항역 사이 선로에서 갑자기 멈췄다. 공항철도 열차와 KTX 열차는 인천공항역에서 서울역까지 상·하행 각 1개 선로를 함께 쓴다. 승객 360명이 탑승한 이 KTX 열차는 오전 8시 45분쯤 인천공항역에 도착할 예정이었으나 고장이 나자 승객들을 모두 태운 채 오전 9시 55분쯤 은평구 수색역으로 옮겨졌다. 코레일 측은 경찰청, 인천공항공사의 협조를 얻어 버스와 택시 등에 승객을 나눠 싣고 공항으로 긴급 수송했다. 그러나 그중 해외로 가려던 30명은 결국 비행기를 놓치고 말았다. 코레일 측은 이들에게 숙박비 등을 지급하고, 항공사와 협력해 대체 항공편을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사고로 서울역∼인천공항역 하행선 구간의 공항철도 운행도 연쇄적으로 지연되다가 오전 9시 20분쯤 재개됐다. 지연된 공항철도 열차는 모두 15대로, 열차마다 10∼30분가량 지체됐다. 이로 인해 인천공항행 공항철도에 타고 있던 승객들은 예약한 항공편을 놓칠까 봐 노심초사해야 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 열차가 알 수 없는 이유로 동력장치에 문제가 발생하며 멈춰 섰다”며 “열차를 고양 고속열차 차량기지로 옮겨 정밀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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