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먹는 하마’ 민자터널 인수 추진
인천시는 적자 보전을 위해 수백억원의 혈세를 투입하고 있는 민자 터널들에 대한 관리권 인수를 추진한다.
시는 23일 매년 수백억원의 적자를 보전을 해주고 있는 만월산·천마·문학 등 3개 민자 터널의 관리권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인수한 민자터널은 공사 또는 공단을 설립해 관리할 방침이다.
시는 그동안 민자 터널의 추정 통행료 90%를 보장해 준다는 계약에 따라 지난해에만 191억원을 터널 운영사에 지급하는 등 2002년부터 모두 665억원을 지원했다. 문학터널 314억원, 천마터널 179억원, 만월산터널 172억원 등이다.
때문에 실제 통행량이 추정 통행량의 50%를 크게 밑도는 등 잘못된 수요 예측으로 혈세를 낭비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문학터널의 계약기간은 20년, 천마·만월산터널은 30년이어서 문학터널은 2022년, 천마터널은 2034년, 만월산터널은 2035년까지 시가 적자보전금을 지원해야 한다.
이에 따라 시의회나 시민단체 등에서는 시가 이 터널들을 사들여 무료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이 터널들을 인수하는 데 드는 비용 2777억원(문학 839억원, 천마 643억원, 만월산 1295억원)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따라서 터널 출자자 등과 협의해 시 산하 공사·공단이나 제3의 민간기업에 관리권을 팔도록 한 뒤 수익률 및 보전율을 줄여 재계약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시는 공사·공단이 인수할 경우 터널 통행료 조정이 가능한 데다 금융비용과 운영비도 상당액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민자 터널 관리권을 인수하기 위해서도 많은 재원이 필요한 데다, 출자자들을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숙제를 안고 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