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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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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성진 칼럼] 배신의 시절, 감정의 정치

    [손성진 칼럼] 배신의 시절, 감정의 정치

    갓 서른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비서관이 되어 그를 존경한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인물이 조경태 의원이다. “노무현의 ‘통합의 정치’를 실현하고자 당을 옮긴다.” 조 의원이 이런 명분을 내세우며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바꾸었을 때 야당 당원이나 지지자들은 “이게 바로 ‘배신의 정치’”라고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영원한 적도 동지도 없는 게 정치의 속성이지만 하룻밤 자고 나면 “브루투스, 너마저!”라는 외침이 들리는 듯 ‘배신’이 속출하는 요즘 정치판이다. 대통령과 각을 세우다 곤욕을 치르는 유승민 의원은 일찌감치 ‘배신자’의 멍에를 썼다. 하긴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논쟁일 뿐이다. 배신이 배신을 낳는 셈이다. “쓴소리가 해당 행위냐”고 반발한 조 의원도 당이 먼저 배신했다고 생각할 것이다. 배신당하고 보복당했으니 나도 그러겠다는데 어찌 보면 변절자라고 심하게 나무랄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런 뜻에서 공천에서 탈락한 비박계 인사들의 탈당 사태도 이해 못 하는 바 아니다. 컷오프는 당사자들에겐 정치적 사형 선고나 마찬가지일 테니 말이다. 당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으니 무소속으로 홀로 맞서겠다는데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그러나 조 의원처럼 당적마저 바꾸는 행동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유권자라면 수긍할 사람이 많지 않을 듯싶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탈락한 진영 의원의 당적 이동도 그래서 마뜩잖다. 장관 시절 그의 소신이 틀렸다는 건 아니다. 그도 정치적 신념이 있을 것이다. 신념이 같은 사람들이 정치적 이상을 실현하고자 만든 게 정당이고 생각이 같은 유권자의 지지를 얻는다. 그러니 하루아침에 당적을 바꾸는 행위는 자신이 속한 정당만이 아니라, 믿고 따라 준 유권자를 배신하는 일이 된다. 정신세계를 단박에 바꾸기도 어려울 것이니 당을 갈아탄 자신도 정체성 혼란을 겪을 것은 뻔하다. 공천에서 탈락한 예비후보들의 반응을 보면 대체로 몇 부류로 나뉜다. 공천 결과를 깨끗이 수용하고 당을 위해 백의종군하겠다는 파, 당의 결정을 수용 못 하겠으니 무소속으로 나가서 유권자의 심판을 받겠다는 파, 아예 탈당해서 적군의 진지로 들어가 역공을 하겠다는 파다. 백의종군파는 대범하다고 칼로 무 자르듯 재단하기는 어렵다. 마찬가지로 탈당파를 대의를 저버린 비열한 정치인이라고 딱 잘라 비난할 수도 없다. 속사정이 저마다 다를 것이기 때문이다. 정치적인 보복 탓일 수도 있고 객관적으로 후보자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탈당 불사파는 대개 전자일 것이고 본인도 승복할 수밖에 없는 후자라면 미래를 도모하는 편이 나을 터이니 말이다. 그렇더라도 막말 파문으로 공천에서 탈락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의원의 깨끗한 승복에는 박수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 ‘무소속으로 출마하면 후원금을 보내겠다’는 지지자들을 뿌리치고 ‘선당후사’(先黨後私)를 선언한 것이다. “당의 승리를 위해 기꺼이 제물이 되겠다. 당의 주인인 당원이 당을 지켜야 한다”는 그의 말을 유권자들은 기억할 것이다. 정치인은 다분히 감정적이다. 그들도 인간인 까닭에서다. 유권자도 다르지 않다. 이성적이어야 할 것으로 보이는 정치행위도 감정에 좌우되는 것이다(‘정치는 감정에 따라 움직인다’, 요시다 도루). 맞아서가 아니라 좋아서 받아들이고, 틀려서가 아니라 싫어서 배척한다. 총선을 앞두고 정치판에 난무하는 보복과 배신은 그런 감정적 정치의 산물이다. 유승민 의원의 공천 내홍이나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사퇴 논란도 감정 정치의 결과다. 세상만사가 감정에 휘둘리더라도 정치만은 이성을 지켜야 한다. 정치에서 이성이 실종되면 정의와 불의의 분간이 어려워지고 호불호(好不好)에 판단을 맡기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쓴소리가 바른말이라면 받아들여야 하고 부당한 보복을 받았더라도 버럭 화를 내듯 감정적으로 행동할 것은 아니다. 감정에 치우치지 않도록 정치인은 냉정해야 하고 유권자는 그런 사람을 선택해야 한다. 크게 보면 국가와 정당의 흥망이 걸린 문제다. sonsj@seoul.co.kr
  • [서울포토] 총선 출마 후보자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는 김종인

    [서울포토] 총선 출마 후보자들과 반갑게 인사 나누는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서 20대 총선 출마 후보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기 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고민 또 고민… 안 떠난 김종인

    고민 또 고민… 안 떠난 김종인

    “선거 20여일밖에 안 남아 책임감 당 정체성 문제 해결해야 수권” 비례대표 공천 논란으로 대표직 사퇴 배수진까지 쳤던 더불어민주당 김종인(얼굴)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당에 남겠다고 선언했다. 더민주는 ‘셀프 공천’으로 논란의 중심에 섰던 김 대표의 비례 2번 배정을 확정했다. 이로써 김 대표와 구(舊)주류의 갈등 양상으로까지 번졌던 더민주의 내홍은 사흘 만에 봉합됐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밝혀 총선 이후 갈등의 불씨는 고스란히 남았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며칠 동안 깊이 고민을 해 봤다”며 “고민, 고민 끝에 일단 이 당에 남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입장만을 고집해서 당을 떠난다면 선거가 20여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어떤 상황이 전개될 것인가에 대한 나름의 책임감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총선이 끝나고 나서 대선에 임하는 데 있어 일부 세력의 정체성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수권 정당으로 가는 길은 요원하다고 생각한다”며 구주류 강경파에 대한 경고를 잊지 않았다. 그는 “당의 정체성 운운하는 얘기를 많이 했는데 (중앙위) 표결 결과로 나타난 것을 보면 말과 일치하지 않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더민주는 구습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을 보여 줬다”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2번에 대해 “내가 당을 끌고 가기 위해 필요했기에 선택한 것”이라며 “당을 떠남과 동시에 비례의원직 사퇴를 던진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민주는 또한 김 대표의 전략공천 몫인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와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성수 대변인을 각각 1번, 4번, 10번 등 상위 순번에 확정했다. 문재인 전 대표가 영입했지만, 김 대표의 측근으로 꼽히는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5번을 받았다. 더민주는 공천 배제에 반발해 탈당한 친노(친노무현) 진영의 좌장 이해찬 의원의 지역구인 세종시에 부장판사 출신 문흥수 변호사를 이날 공천하는 등 4·13총선 공천을 매듭지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사설] 여야 최악 공천 유권자가 제대로 심판해야

    4·13 총선의 공천이 마무리됨에 따라 사실상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온갖 파행 속에서 이뤄진 컷오프와 경선에서 공천을 받은 후보들은 오늘부터 이틀 동안 등록을 마치는 대로 선거판에 뛰어들 채비를 하고 있다. 20대 국회의원 선거의 1차 관문이라고 할 수 있는 각 당의 공천 과정은 밀실·보복·전략이라는 수식어를 붙일 수밖에 없는 데다 당권 장악에만 매몰된 계파 갈등으로 진흙탕 싸움이나 다름없었다. 새누리당은 친박·비박으로, 더불어민주당은 친노·비노로 나뉘어 개혁 공천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내팽개친 채 죽기 살기로 패거리 정치에 매달렸다. 최악의 공천이었다. 이 때문에 20대 국회가 가장 형편없는 19대보다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조차 사치스럽다. 새누리당의 공천 행태는 국정을 책임지는 집권당인지 의심케 했다. 전략 공천을 막고 상향식 공천을 지키겠다던 김무성 대표의 공언은 헛말로 끝났다. 대신 친박 주도의 공천이 이뤄졌다. 경선 지역은 전체 250개 지역구 가운데 140곳에 그쳤다. 단수·우선 추천 중 50곳 가까이 전략 공천이었다. 현역 의원의 낙천도 43명인 27.2%에 불과했다. 당헌·당규에 상향식 공천을 못박아 놓고도 내리꽂기 공천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비박계 공천 배제는 ‘3·15 비박 학살’이라는 표현을 낳았다. 경선에서는 역풍으로 작용해 진박(진짜 친박)들에게 패배를 안겼다. 밉보인 유승민 의원에 대해서는 전례 없는 고사 작전이 펼쳐졌다. 원칙 자체가 흔들린 탓에 감동은 없었다. 더민주도 김종인 대표를 중심으로 변신을 꾀했지만 후하게 평가할 수는 없다. 친노의 핵심인 이해찬·정청래 의원 등을 쳐내는 것으로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을 시도했다. 그러나 현역 의원의 탈락은 전체의 33.3%인 36명으로 19대 총선 때 더민주의 전신인 통합민주당 현역 교체 비율 34.8%보다 낮다. 더욱이 물갈이 과정에서 이해찬 의원의 컷오프 기준을 “정무적 판단”이라고 애매모호하게 제시해 당의 시스템 공천을 무색하게 했다.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김 대표의 사퇴 파동은 어제 당무 복귀로 일단락됐지만 친노·운동권 출신들의 힘과 함께 속내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합리적인 대안 정당으로의 탈바꿈이 여간 쉽지 않음을 보여 준 것이다. 국민의당도 심한 경선·공천 후유증을 앓고 있다. 공천이나 경선에서 떨어진 후보를 공천하는 ‘돌려 막기 공천’ 역시 정치 불신을 한층 부추겼다. 더민주는 전북 익산에서 경선에 떨어진 한병도 전 의원을 익산을에, 새누리당은 황우여 의원을 자기 텃밭인 인천 연수 대신 인천 서을로 전략 공천했다. 컷오프당했던 더민주 문희상·백군기·윤후덕 의원의 구제 공천도 마찬가지다. 인재 재활용이라는 측면일 수도 있지만 해당 지역의 예비후보나 유권자들에게는 모욕적인 처사다. 게다가 여야 정치권은 실현 가능성을 따지지도 않고 선심성 공약을 쏟아 내고 있다. 엉망으로 공천 결과를 내놓고도 막무가내로 표를 달라는 격이다. 국민들은 정치권이 바꾸지 못한 정치를 바꾸는 심판에 나서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19대 최악의 국회를 20대 국회에서도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 [서울포토] 김종인, 총선 출마 후보자들과 기념촬영

    [서울포토] 김종인, 총선 출마 후보자들과 기념촬영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공천장 수여식에서 20대 총선 출마 후보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 [사설] 더민주 비례대표 내홍, ‘봉숭아 학당’ 따로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후보 선정을 둘러싼 내홍이 가까스로 봉합되는 분위기다. 당 중앙위원회의 비례대표 후보 명단 거부에 반발해 그제부터 서울 구기동 자택에 칩거했던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어제 비대위에 참석함으로써 일단 당무에 복귀했다. 이번 파동은 그제 비대위가 제안한 후보자 명단에 당 중앙위원회가 반발해 순위 투표를 보류한 것이 발단이 됐다. 특히 김종인 대표가 비례대표 후보에 포함된 것과 순번을 2번으로 한 것이 문제가 됐다. 여기에 대해 김 대표가 “그따위로 대접하는 정당에서 일할 생각 추호도 없다”며 당무를 거부하자 중앙위는 다시 그에게 그를 포함한 4명의 후보 순위 결정권을 넘겼다. ‘셀프 공천’이라며 김 대표를 강하게 몰아붙이던 세력들이 하루 만에 납작 엎드린 모양새다. 문재인 전 대표까지 급거 상경해 김 대표 복귀를 설득했다. 김 대표의 벼랑 끝 버티기에 중앙위가 물러선 것은 당장 총선 후보 등록을 이틀 앞둔 상황에서 당내 분란을 안정시키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또 김 대표와 당내 친노계 주류 세력 간 다툼 양상으로 비쳐 선거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한 것 같다. 결국 중앙위는 어제 새벽까지 진행된 회의에서 김 대표가 안정권에 전략공천할 수 있는 몫으로 4명을 안배하기로 했다. 사실상 김 대표의 ‘셀프 공천’을 받아들인 것이다. 또 표절 의혹을 받아 온 박경미 홍익대 수학과 교수와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김성수 당 대변인 등도 안정권에 배치했다. 박 교수는 비대위가 비례대표 1번을 부여했던 인물이다. 중앙위가 물러섬으로써 비례대표 후보를 둘러싼 내분은 일단 수습되는 양상이다. 그러나 자신을 비례대표 2번에 넣은 김 대표의 도덕성과 당헌을 무시하고 비례대표 후보들을 A, B, C 3개 그룹으로 분류해 순위 투표를 무력화하려 했던 점은 언제든 살아날 수 있는 불씨다. 비례대표제는 국회에서 다양한 사회적 계층을 대변하기 위한 제도다. 지역구 선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더민주의 당헌 102조에는 비례대표 우선순위를 정함에 있어 여성, 노인, 장애인, 직능, 다문화 등의 전문가를 고르게 안분하라고 돼 있다. 비대위가 제안한 후보 명단은 이런 취지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했다. 당원들이 그제 국회에서 당헌·당규에 의거한 비례대표 선정을 주장하는 피켓 시위를 벌인 이유다. 이번 비례대표 파동은 많은 야당 지지자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총선 후에라도 당 차원에서 자신을 향한 비판적 숙고가 필요한 대목이다.
  • 더민주, 김종인 비례 2번으로 확정…이철희는 8번

    더불어민주당은 23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비례대표 후보 2번으로 확정했다. 후보 1번에는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를 선정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비례대표 후보자 최종 명단을 발표했다. 김 대변인은 김 대표 비례 2번 선정에 대해 “김 대표가 당의 얼굴로서 총선 승리를 이끌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면서 “우리 당의 총선 첫째 구호인 경제민주화를 상징하는 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선 이후에도 당의 변화를 계속 추진하기 위해 김 대표가 원내에서 지휘할 필요가 있다”며 “이같은 현실적·정치적 필요성에 의한 결정”이라고 덧붙였다.   1번인 박 교수에 대해서는 “최근 이세돌과 알파고의 바둑대결 영향으로 인공지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크게 늘었다”며 “인공지능의 기본은 수학이라는 점을 고려해 박 교수를 1번으로 모셨다”고 밝혔다.  비례대표 3번에는 당직자 몫으로 선출된 당 홍보국장 출신 송옥주 후보를 선정했고, 4번에는 당대표의 전략공천 몫인 최운열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를 선정했다. 중앙위 순위 투표에서 여성 가운데 1위를 차지한 이재정 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사무차장은 비례 5번 순번을 받았다.   순위투표에서 전체 1위이자 남성 1위를 차지한 김현권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6번에 배정됐다. 문재인 전 대표의 영입 인사인 문미옥 전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기획정책실장, 이철희 당 전략기획위원장은 각각 7~8번에 올랐다. 9번에는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이사가, 10번에는 김 대변인에 전략공천 몫으로 배정됐다.   권미혁 당 뉴파티위원장은 11번, 노동분야 대표로 추천된 이용득 전국노동위원장은 12번에 선정됐다.   이밖에 문 전 대표의 영입인사인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5번을 받았고, 16번은 청년분야에서 추천을 받은 정은혜 전 부대변인에게 돌아갔다. 허윤정 전 당 정책위원회 보건복지 전문위원, 이태수 꽃동네대학교 교수, 양정숙 한국여성변호사회 부회장, 유영진 전 부시약사회 회장 등은 각각 17~20번에 배정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비대위원들, 심야 김종인 자택 찾아 “당 위해 헌신해달라” 읍소

    비대위원들, 심야 김종인 자택 찾아 “당 위해 헌신해달라” 읍소

    문재인 상경해 설득 실패하자 비대위원들 한밤 金자택 방문 더불어민주당이 22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사퇴설로 종일 벌집을 쑤신듯 했다. 비대위원들은 밤 늦게 김 대표의 자택을 찾아 ‘읍소’에 나섰고, 앞서 경남 창원에 있던 문재인 전 대표까지 상경하는 등 김 대표를 설득하는데 ‘당력’이 집중됐다. 우윤근·김병관·표창원·박영선 비대위원은 이날밤 김 대표의 서울 종로구 구기동 자택에서 1시간 정도 면담했다. 이들은 오후 8시 15분쯤 김 대표 자택에 도착했지만, 불과 15분 먼저 자택을 떠난 김 대표와 엇갈려 2시간 넘게 기다렸다. 비대위원들은 “계속 당을 이끌어주셔야 한다”고 거듭 호소를 했다.박 의원은 면담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당에 온 것은 비례대표 한 자리를 얻거나, 다른 욕심이 있어서가 아니고 수권정당으로 태어나기 위해서라는 점을 설명했다”고 말했다. 우 의원도 “당을 위해 헌신해 달라는 부탁과 함께 비대위원들이 모두 책임을 통감하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전했다.면담 도중에는 웃음소리가 흘러나오면서 김 대표가 사퇴의사를 번복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한때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 의원은 “어색하고 분위기가 딱딱해서 농담도 한 것”이라고 했다. 우 의원도 “사실 그렇게 밝은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전했다.김 대표의 자택 앞은 이른 아침부터 몰려든 취재진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김성수 대변인은 오전 7시 30분쯤 심야 중앙위원회에서 의결한 내용을 보고하기 위해 들른 뒤 “김 대표가 비대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김 대표의 당무 복귀가 예상됐다. 하지만 오전 10시 30분쯤 ‘김 대표가 사퇴한다’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급변했다. 오전 11시로 예정됐었던 비대위도 오후 3시로 연기됐다. 심경이 바뀐 김 대표가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에게 직접 전화해 연기를 지시한 것이다.사퇴설이 일파만파로 퍼지자 경남 창원에 있던 문 전 대표가 움직였다. 문 전 대표는 창원시청에 열린 창원·성산 야권단일화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서울행 비행기를 탔다. 문 전 대표는 오후 1시 20분쯤 김 대표 자택에 도착해 45분 정도 머물렀다. 자택을 들어갈 때는 담담한 표정이었지만 면담을 마친 뒤에는 다소 상기된 얼굴이었다.비대위가 예정됐던 시간인 오후 3시쯤 굳게 닫혔던 김 대표 자택이 열렸다. 전날 오후 6시부터 자택에 머물렀던 김 대표가 처음 바깥에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그는 “내가 여태까지 스스로 명예를 지키려고 산 사람인데 욕보이게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비대위에 참석한 김 대표는 오후 4시 40분쯤 굳은 표정으로 말없이 국회를 빠져나갔다. 자택으로 향한 김 대표는 김 대변인이 “김 대표가 사퇴 의사를 밝힌 사실이 없다”고 언급했다는 소식을 듣고는 “내 얘기를 믿고 딴사람 얘기를 믿지 말라”며 쏘아붙이기도 했다.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서울포토] 굳은 얼굴로 국회 나서는 김종인

    [서울포토] 굳은 얼굴로 국회 나서는 김종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3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뒤 본청을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비대위 대표직을 유지하고 비례 2번도 받아들이겠다고 밝혀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김종인, 비례 2번 배정에 “비대위원이 하는 일” 수용 시사(속보)

    김종인, 비례 2번 배정에 “비대위원이 하는 일” 수용 시사(속보)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친박 “유승민 고사작전은 예우이자 애정” 무슨 말?

    친박 “유승민 고사작전은 예우이자 애정” 무슨 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2일에도 유승민 의원 지역구에 대한 공천 심사를 보류하면서 유 의원을 벼랑 끝까지 몰았다. 24일부터는 총선 후보 등록기간이어서 탈당 및 무소속 출마도 불가능한 만큼 유 의원에 대한 공천 여부는 23일 밤 23시 59분 안에 결론이 나야한다. 그러나 친박계에서는 이같은 ‘유승민 고사작전’이 유 의원에 대한 예우이자 애정이라고 평가했다. 친박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전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를 통해 “공천이 시작되면서부터 공관위원들이 ‘융 의원은 당으로부터 공천 받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 같다”면서 “본인도 여러가지 대비를 하지 않았겠느냐”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어 “‘당하고 나하고는 정체성이 달라서 당당하게 무소속으로 심판 받겠다’라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된 리더가 되는 방법”이라면서 유 의원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컷오프 당하지 말고 당당하게 걸어 나가라는 것”이라며 “그것이 유승민에 대한 예우고 그나마 우리의 애정 표시”라고 강조했다. 홍 의원은 특히 “국회의원이 많이 당선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당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목표를 향해 전심전력으로 같이 힘을 합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의석 수가 줄더라도 정체성이 다른 인사와는 함께 갈 수 없다는 친박 내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대구에서 유승민계로 분류됐으나 경선을 통해 현역 중 유일하게 살아남은 김상훈 의원은 “공천 파동의 진원지는 유승민 의원”이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김 의원은 SBS와 평화방송 라디오에 잇따라 출연해 “많은 의원들이 컷오프 되는 상황까지 오지 않았어야 한다”면서 “유 의원도 바둑을 복기하듯 왜 이런 과정까지 오게 됐는지 스스로 짚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측근들이 공천에서 배제되고 유 의원 혼자 남아있는 상황을 “공동묘지에 홀로 꽃이 피는 정국”이라면서 “집권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대통령께 사과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 드렸지만 반영될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당내에선 김 의원이 경선에 오르기 전부터 이미 친박으로 돌아섰다는 말이 나왔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핫뉴스] 더민주 비대위 일괄 사의 표명…김종인 “왜 당신들이?” [핫뉴스] 오세훈 여동생, 더민주에 비례 신청했다 철회 “면접 좋았는데 돌연…”
  • 김종인 “고민끝에 당에 남기로 결정. 당 정상화 결심”(속보)

    김종인 “고민끝에 당에 남기로 결정. 당 정상화 결심” 김종인, 비례 2번 배정에 “비대위원이 하는 일” 수용 시사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서울포토] 김종인 “고민 끝에 남기로 결정”

    [서울포토] 김종인 “고민 끝에 남기로 결정”

    23일 서울 국회에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대표직 유지” 기자회견 하는 김종인

    [서울포토] “대표직 유지” 기자회견 하는 김종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23일 국회에서 자신의 거취와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지환기자 popocar@seoul.co.kr
  • 더민주 비대위 일괄 사의 표명…김종인 “왜 당신들이 사퇴하느냐?”

    더민주 비대위 일괄 사의 표명…김종인 “왜 당신들이 사퇴하느냐?”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들이 최근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 내홍에 책임을 진다는 의미로 22일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사퇴를 만류하려는 목적도 있는 것이어서 공천 과정에서 불거진 당내 갈등이 진화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영선·우윤근·표창원·김병관 비대위원은 이날 밤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자택에서 김 대표와 면담을 갖고 이같은 뜻을 밝혔다. 우윤근 비대위원은 “당이 비례대표 공천과 관련해 국민에게 이런저런 잡음이랄까 실망시켜드린 데 대해 비대위원으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면서 “오늘 참석한 분들은 비대위 책임을 다 못했고 당원들에게 송구하다는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말했다. 김성수 대변인은 “(면담에) 오기 전에 다른 비대위원들도 공감대는 다 있는 상태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왜 당신들이 사의를 표명하느냐”고 반문했지만 특별한 언급은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변인은 “재신임할지는 대표의 권한”이라며 “대표가 받아들여서 일부 교체하든지, 전원 바꾸든지, 재신임하든지 그것을 대표에게 맡긴 것”이라고 말했다.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인 오후 2시 기자회견…대표직 수행할까?

    김종인 오후 2시 기자회견…대표직 수행할까?

    ‘셀프공천’ 논란을 빚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 대표가 23일 오후 2시 국회 당대표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비대위 대표직을 수행할지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밝힌다.김성수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대표가 최근 사태에 대해 입장표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공천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격화하자 대표직 사퇴를 고민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가 22일 김 대표를 만나 사퇴를 만류한 데 이어 비대위원들도 대표직을 맡아달라는 입장을 전날 전했다. 이런 분위기를 고려할 때 김 대표가 전격적으로 정상적 당무 수행 입장을 밝힐 것이라는 관측도 높아지고 있다. 김 대변인도 “김 대표가 계속 회의도 하고 찾아오는 분들도 만나고 있다”며 “지금은 정상적 당무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원들은 현재 김 대표를 비례대표 순위 2번에 배치하는 명부를 마련해 김 대표에게도 보고한 상태다. 하지만 김 대표는 이날 오전 비대위 회의에서 명부 추인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는 이날 회견에서 자신의 거취와 함께 비례대표 2번 수용 여부, 비대위원의 사의 표명에 대한 입장도 함께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핫뉴스] “백미러 접어라”…운전기사 발로 찬 재벌3세 ▶[핫뉴스] 오세훈 여동생, 더민주에 비례 신청했다 돌연…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시민사회·운동권 ‘전진’… 학계·전문직 ‘후퇴’

    시민사회·운동권 ‘전진’… 학계·전문직 ‘후퇴’

    김종인의 ‘탈이념노선’ 불발…문재인과 인연 인사들 약진男 1위 운동권 농민 김현권, 女 1위 민변 사무차장 이재정 더불어민주당의 20대 총선 비례대표 당선자에는 전문성보다는 당의 정체성을 상징하는 인사들이 대거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주도로 ‘탈(脫)이념 실용노선’을 표방하고자 했으나, 결국 시민사회나 노동계, 운동권 출신이 주를 이뤘던 19대 비례대표 성향으로 ‘복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위원회가 22일 실시한 순위 투표 결과대로 비례 명단이 확정될 경우 학생운동 경력을 가진 인사들이나 시민단체 출신들이 다수 원내에 진입한다. 애초 김 대표가 전면에 내세웠던 교수 등 학계, 전문가들은 투표에서 하위권으로 뒤처졌다. 이들은 비교적 당선 가능성이 높았던 A그룹(1~10번)과 B그룹(11~20번)에 배치됐었지만, 그룹 간 경계를 허물고 일괄 투표 방식으로 순위를 매기면서 뒤로 밀렸다. 당선 안정권을 15번 이내로 봤을 때 당 대표 몫 전략공천 4명과 청년·노동·취약·지역당직자 등 분야별 할당자 4명 등 총 8명을 제외하면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은 순위 투표자는 7명에 이른다. 당선 안정권인 15번 이내에 배치된다고 가정했을 때 순위 투표자 가운데 국회 입성 가능성이 높은 후보는 7명에 이른다. 남성 1위인 김현권(왼쪽) 전국농어민위원회 수석부위원장은 서울대 운동권 출신으로 졸업 후 경북 의성에서 농민운동을 벌여 왔다. 이화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임미애 전 혁신위원의 남편이다. 김 부위장은 당초 당선 가능성이 희박한 C그룹(21~30위)에 속해 있었지만 투표를 통해 1위로 뛰어올랐다. 여성 1위는 이재정(오른쪽)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사무차장이다. 대구 출신으로 민주통합당(더민주의 전신) 19대 비례대표후보자추천위원회에서 심사위원으로 활동했다. 18대 대선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아들 지만씨에 대한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됐던 ‘나는 꼼수다’ 재판 변호를 맡았다. 문재인 전 대표와 인연 있는 이들의 약진도 눈에 띈다. 문 전 대표가 영입한 문미옥(여성 2위) 여성과학기술인지원센터기획정책실장, 이철희(남성 2위) 전략기획본부장, 이수혁(남성 3위) 전 6자회담 수석대표 모두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여성 3위인 제윤경 주빌리은행 대표는 18대 대선에서 문재인의 담쟁이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반면 학계와 전문직 인사들은 후퇴했다. A그룹에 있던 양정숙 국무총리 소속 행정심판위원회 위원과 조희금 대구대 가정복지학과 교수는 순위 투표에서 각각 여성 7위와 15위로 당선 안정권에서 멀어졌다. B그룹에 있던 이덕환(남성 10위) 서강대 교수, 이재서(남성 9위) 총신대 교수 등도 당선 안정권에서 멀어졌다. 한편 더민주는 ‘험지’로 꼽히는 서울 강남갑에 지역구(여수) 불출마를 선언한 4선 김성곤 의원을 전략공천했다. 대구 달서을에 김태용 대구시당 대변인, 달성에 조기석 대구시당위원장, 포항북구에 오중기 경북도당위원장을 공천했다. 또 창원·마산합포에는 박남현 지역위원장, 창원·마산회원에는 하귀남 지역위원장, 진주을에 서소연 지역위원장, 산청·함양·거창·합천에 권문상 지역위원장을 각각 공천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선거판의 정수, 경적필패/오일만 논설위원

    바둑의 본질은 선거와 맥이 닿는다. 더 많은 집을 차지한 사람이 이기는 바둑의 원리는 다수표로 승부를 결정짓는 선거의 룰과 유사하다. 온갖 책략을 동원해 승부수를 띄우는 것이나 변화무쌍한 민심의 판세를 짚어 가는 깊은 수읽기가 필요한 대목도 비슷하다. 4·13 총선이 20여일 앞으로 다가왔으니 바둑으로 치면 포석 단계를 거쳐 중반전 이후로 넘어가는 수순이다. 지금부터는 한 수만 삐걱하면 천 길 낭떠러지로 떨어진다. 20대 국회의 입법 권력을 틀어쥐면서 2017년 대선의 승기를 잡는 분수령인 만큼 여야의 승부 호흡은 갈수록 거칠어질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과정을 복기해 보면 이렇다. 공천 국면에서 새누리당은 경적필패(輕敵必敗)의 우를 범했다. 적을 가볍게 보면 반드시 패한다는 바둑의 격언이다. 야권이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분열되면서 새누리당 지도부는 쾌재를 불렀다. 선거판에서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는 여당의 필승 구도나 다름없다. 당에선 180석이 목표라고 했지만 한때 200석 이상도 가능하다는 분위기였다. 바둑에선 이를 두고 선작오십가자필패(先作五十家者必敗)라고 한다. 먼저 50집을 지은 사람은 반드시 패한다는 의미인데 방심과 교만을 경계하는 말이다. 인공지능 알파고와의 대결에 앞서 5대0으로 이긴다고 장담했던 이세돌 9단도 이 경구를 두고두고 가슴에 새길 것이다. 친박 인사들은 공천 과정에서 진박(眞朴) 마케팅이란 패거리 정치에 나섰고, 권력자에게 반기를 든 인물들은 여지없이 공천에서 배제했다. 비박(비박근혜)계 인물들이 대거 낙천했다고 해서 언론은 ‘3·15 공천학살’이라 명명했다. ‘친박에 의한 친박을 위한 사천(私薦)’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로 민심은 싸늘해졌다. 이런 역풍은 경선 과정에서 김행 전 청와대 대변인이나 조윤선 전 정무수석 등 무수한 친박계 인물들을 추풍낙엽처럼 떨어뜨렸다. 정수(正手)에서 벗어난 ‘무리수’를 당원과 유권자들이 응징한 결과다. 야권 분열로 초반부터 패색이 짙어진 더불어민주당은 ‘김종인 카드’라는 승부수를 들고나왔다. 더민주의 대주주로 불렸던 문재인 전 대표는 연고도 없는 외부 인사에게 공천 전권을 넘겼다. 야당이 처한 판세와 맥을 짚은 신수(新手)였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이 친노(친노무현)의 상징인 이해찬 의원과 전병헌 등 중진 의원들을 쳐내는 초강수를 던졌다. 친노 운동권 세력의 단절을 통한 중도세력 규합이란 노림수가 담겨 있다. 친노의 전횡에 분을 삭이던 지지자들은 박수를 보냈고 파국으로 치닫던 제1야당의 위상을 간신히 지켰다. 하지만 여기서 신중하지 못한 ‘덜컥수’가 나왔다. 김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받으면서 당 안팎으로 셀프 공천이라는 비판이 쏟아졌고, 이 과정에서 김 대표의 위상도 적지 않게 상처를 입었다. 호남을 교두보로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의 ‘묘수’를 던진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는 어떤가. 제3당 창당을 선언하며 초반 기세를 올렸지만 정치 9단들이 설치는 정치판에서 정치 초단(수졸·守拙)의 미숙함이 드러났다. 위기십결(圍棋十訣)에서 말하는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상대를 공격하기 전에 먼저 나를 돌아보라는 의미를 이해하지 못했다. 안 대표는 새 정치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정작 잿밥에만 관심이 있는 구태 정치인들만 모여들었다. 호남 공천 과정의 멱살잡이 정치를 보면서 국민들은 과연 무엇을 생각했을까 궁금하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의 공천 파문은 입에 담기도 부끄럽다. 여론의 역풍이 무서워 자진 탈당을 압박하는 것은 비겁한 처사다. 공천을 안 주기로 했으면 당당하게 그 이유를 공표하고 국민의 평가를 받아야 하는 것이 공당의 자세다. 어물쩍 물타기로 넘기려는 얄팍한 속셈인데, 바둑으로 치면 꼼수나 음험한 속임수, 즉 암수(暗手)에 해당한다. 신산(神算)으로 불렸던 이창호 9단의 명언이 있다. ‘한 건에 맛을 들이면 암수의 유혹에 쉽게 빠져들게 된다. 바둑을 이기려면 괴롭지만 정수가 최선이다.’ 정치도 선거도 정수를 벗어나면 반드시 표심(票心)이 응징한다. ‘바람보다 먼저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서는’ 존재가 바로 민심이자 유권자들이다. oilman@seoul.co.kr
  • [서울포토] 무거운 표정으로 출근하는 김종인

    [서울포토] 무거운 표정으로 출근하는 김종인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이 출근하고 있다. 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 [서울포토] 거취 입장 표명후 국회 나서는 김종인

    [서울포토] 거취 입장 표명후 국회 나서는 김종인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실에서 자신의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힌 뒤 국회를 나서고 있다.박지환 기자 popocar@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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