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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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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둑맞아도 신고 못했는데… 이제 남들처럼 살 수 있어요”

    “도둑맞아도 신고 못했는데… 이제 남들처럼 살 수 있어요”

    ‘술 취한 사람에게 추행을 당해도, 집에 도둑이 들어도 경찰에 신고 한 번 못 했습니다. 행여 카드값 때문에 내가 경찰에 잡혀 갈까 걱정됐습니다. 집을 떠난 지난 11년 동안 하루도 발 뻗고 잔 적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제 용기를 내봅니다. ‘나도 남들처럼 살 수 있어’라고….’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국민행복기금 이용자 수기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송은영(32·여)씨의 수기 ‘평범하게 살고 싶었어요’의 일부분이다. 2002년 송씨는 컴퓨터를 전공하던 대학생이었다. 같은 해 4000만원대 카드 사기를 당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투병 중이었던 어머니의 수술비를 마련하려고 아는사람에게 등초본에 인감증명서, 도장까지 건넸던 것이 그를 신용불량자, 도망자로 전락하게 했다.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고 집을 나와 일했지만 빚은 줄지 않았다. 그는 “죽을 고생을 하면 빚을 갚을 수 있을 줄 알았지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았다”면서 “내 이름으로 통장 하나, 휴대전화 하나 만들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아르바이트와 일용직만 전전했고 빚은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경찰도 소용없었다. 송씨는 “사기꾼을 고소하러 경찰에 찾아갔지만 경찰은 오히려 공모자로 의심했고 윽박질렀다”고 털어놨다. 그가 지금껏 자신을 이렇게 만든 당사자를 고소조차 못한 이유다. 올 5월 그는 지독했던 채권추심에서 벗어나게 됐다. 또 가족과 함께 살 수 있게 됐고 전공을 살려 작은 컴퓨터 수리 가게에 취직도 했다. 국민행복기금 신용회복 프로그램을 접하면서부터다. 원금만 4000만원이었던 채무를 이제 한 달 25만원씩 10년 동안 갚을 수 있게 된 것이다.“꿈이 있다면 10년 뒤 아들 딸을 둔 평범한 아줌마가 되는 것”이라면서 “지난 시간 힘들었던 만큼 더 행복해질 자신이 있다”고 했다. 캠코 관계자는 “오랫동안 빚 때문에 어려움을 겪다가 국민행복기금을 통해 이를 극복해 가는 소외계층의 이야기를 다른 국민과 나누고자 공모전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공모전에는 712편의 수기가 접수됐으며, 16일 캠코는 이 중 대상 1편(상금 300만원), 최우수상 2편(각 200만원), 우수상 3편(각 100만원), 장려상 4편(각 50만원) 등을 선정해 시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동양사태 국민검사청구 첫 적용

    동양그룹 기업어음(CP)과 회사채의 개인 투자자 피해 규명을 위한 국민검사가 시작된다. 소비자 권리보호를 위해 도입한 국민검사 청구의 첫 적용 사례다. 금융감독원은 15일 국민검사청구심의위원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금융소비자원(시민단체)을 비롯한 600여명의 동양 CP 피해자들이 제기한 국민검사 청구를 수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금융소비자원은 4만여명의 동양 CP 및 회사채 보유자 모두에 대한 전수조사를 요구했으나 금감원은 일단 국민검사를 청구한 600여명에 대해서만 전수조사를 할 계획이다. 이들을 대상으로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여부를 검사하다 보면 피해 유형별로 분류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금감원의 동양 불완전 판매 신고센터에 접수된 1만 2000여명의 피해 사례를 적용하면 충분한 검사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불완전 판매 전담 특별 검사반을 구성하는 등 인력을 대폭 확충해 신속한 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투자자 다수가 동양증권의 불완전 판매 때문에 당한 여러 형태의 구체적인 피해 사실을 제기했고 CP, 회사채 투자자의 대부분이 개인 투자자로 이뤄진 점을 고려할 때 국민검사청구를 수용해 금감원이 검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국민검사청구제는 금감원이 지난 5월 도입했으나 그동안 단 한 건도 받아들여진 게 없다. 이 제도는 200명 이상의 성인이 금감원에 검사를 청구해 소비자 스스로 권리를 구제하는 방식이다. 금융소비자원이 지난 7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 담합 의혹에 대한 국민검사를 청구했으나 기각당했다. 특히 CD 금리 담합 국민검사 심의 때는 검토 시한인 30일을 거의 다 채웠다. 하지만 이번 동양 사태 건은 신청받은 지 1주일 만에 속전속결로 처리해 동양 사태 해결을 위한 금감원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금감원은 또 동양 사태를 계기로 그동안 펀드나 보험 등에만 국한됐던 ‘미스터리쇼핑’(불완전 판매 조사를 위해 감독원 직원이 고객을 가장해 창구를 방문하는 것)을 투기등급의 CP나 회사채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美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에 코스피 연중 최고

    美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에 코스피 연중 최고

    코스피가 2040선을 넘어서면서 연중 최고치를 돌파했다.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한도 협상 타결 기대감이 커지면서 외국인들이 3000억원 넘게 순매수를 한 데 따른 것이다. 이 때문에 원화는 강세를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1060원대로 떨어져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15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0.69포인트(1.02%) 오른 2040.96으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해 4월 3일(2049.28) 이후 1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상승폭이 커지면서 장중 2045선을 넘기도 했다. 미국 상원 여야 지도부의 국가 부채한도 협상이 거의 타결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이 고조돼 외국인들이 33일째 ‘바이코리아’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이날 외국인은 3159억원 규모를 순매수하면서 증시 상승을 주도했다. 외국인 순매수가 이틀만 더 지속되면 15년 만에 외국인 최장 순매수 기록(1998년 1월 20일~3월 3일 34일간)을 경신하게 된다. 업종별로 중대형주가 주로 상승했고 소형주는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은 대부분 올랐다. 시총 1위인 삼성전자가 전날보다 1.32% 오른 것을 비롯해 현대차 0.57%, 포스코 0.32%, SK하이닉스 1.06%, LG화학 2.22%, 현대중공업이 3.31% 등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도 전날보다 1.46포인트(0.27%) 오른 533.12를 보였다. 외국인은 202억원 순매수하고 기관은 305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는 전일 종가보다 4.7원 내린 달러당 1066.8원에 거래를 마쳤다. 종가 기준으로 올 1월 23일 1066.2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환율 연 저점(달러당 1054.7원)에도 바짝 다가섰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보험사, 車 휴면보험금 반환 말로만… 환급액 1%뿐

    보험사, 車 휴면보험금 반환 말로만… 환급액 1%뿐

    자동차 휴면보험금 조회 서비스가 지난 4월 시작됐지만 8월까지 5개월간 계약자에게 반환된 금액은 1%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휴면보험금은 원래 고객에게 돌려줘야 할 보험금이지만 지급되지 않고 2년 이상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돈을 말한다. 사고 피해자가 지급 사유를 몰랐거나 연락이 끊기는 등의 이유로 발생한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조회서비스 시행 이후 4월부터 8월까지 2738명에게 모두 1억 4708만 8056원(1인당 평균 5만 3720원)의 휴면보험금이 지급됐다. 지난해 6월 기준 자동차 휴면보험금 미지급 잔액(136억 8000만원)의 1.1%에 불과했다. 미지급금은 주로 간접손해보험금(사고 난 차량의 직접 수리비 이외의 손해보험금)에서 발생한다. 사고 후 차량 수리 기간의 렌트비나 교통비, 차량 폐차 후 새차 구매 때 발생하는 취득세나 등록세, 사고 후 차량 시세의 하락분 보상 등이 이에 해당한다. 보통 피해자들이 보험금이 지급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거나 보험금 액수가 크지 않아 계좌번호 등 개인정보 노출을 꺼리기 때문에 미지급 상황이 발생한다. 금감원은 지난해 12월 실태점검 이후 올 4월엔 ‘자동차보험 휴면보험금 조회시스템’을 구축했다. 이를 통해 보험 과납보험료 휴면보험금 조회서비스(AIPIS)는 물론 모든 손보사 홈페이지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문제는 손보사들이 홍보에 소극적이었다는 점이다. 삼성화재, 현대해상, 동부화재, LIG손해보험 등 4대 손해보험사 중 홈페이지에 휴면보험금 조회서비스를 팝업창이나 첫 화면에 알린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홈페이지에서 인터넷청구→납입, 해지, 환급→휴면보험금 등의 복잡한 과정을 통해 찾을 수 있었다. 그 결과 휴면보험금 조회 서비스 이용건수가 다달이 감소했다. 4월 조회건수는 8만 3334건에 달했지만 6월 2297건, 8월엔 1701건으로 크게 줄었다. 지급된 금액도 첫달 4451만원에서 6월 3358만원, 8월엔 2216만원으로 넉 달 새 절반 이상 급감했다. 시민단체인 금융소비자원의 조남희 대표는 “미지급금이라는 것이 원래 고객에게 줘야 할 돈을 보험사가 잠시 맡은 것”이라면서 “피해자가 따로 보험료를 청구하지 않아도 보험을 신규가입 또는 갱신할 때 보험사가 자동으로 미지급금을 지급하는 등의 더 적극적인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법적으로 보험 지급 시효를 2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미지급금을 2년이 지나도 지급할 수 있도록 청구권을 보장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금감원 등에서 홈페이지에 띄우라는 것이 매달 쏟아지는데 휴면금 조회서비스 홍보에만 집중할 순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취직 보장’ 증권 선물계좌 대출… 청년 400여명 50억 사기 당해

    서울에 사는 A씨(26)는 지난 5월 한 증권선물투자회사에 취직하는 조건으로 회사 계좌를 만들었다. 저축은행 3곳에서 연 36%에 1500만원을 대출받아 증권선물계좌에 넣었다. 회사는 계좌를 개설한 대가로 매일 12만원의 수당을 주고 3개월이 지나면 대출금도 갚아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이를 지키지 않고 돈만 가로챘다. 대출 사기였다. A씨는 월 45만원의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채무 불이행자가 될 처지에 놓였다. 금융감독원은 인터넷에 구인 광고를 올린 뒤 이를 보고 찾아오는 청년 구직자에게 대출을 유도해 가로채는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며 14일 소비자경보를 발령했다. 사기범들은 가짜 증권선물투자회사 직원 모집 광고를 인터넷에 올린 다음 구직자에게 취업 조건으로 계좌당 500만원이 입금된 증권선물계좌를 만들 것을 지시했다. 매일 2만원(1계좌)∼18만원(4계좌)의 인센티브를 주고 수습 기간이 끝나면 대출금을 상환해 주는 것은 물론 정규직으로 전환해 준다는 조건을 걸었다. 경찰은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구직자 등 400여명이 50억원을 돌려받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금감원은 “입사 과정에서 회사가 투자나 물품 구입을 이유로 대출을 받게 하는 경우 사기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취업 조건으로 신분증,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등을 요구하는 경우는 회사가 구직자 몰래 대출을 받아 가로챌 가능성이 높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개인투자자들 공동대응 본격화

    개인투자자들 공동대응 본격화

    “안 망한다면서요.” “경찰이 왜 사기꾼 집을 지켜 줘요.” 3일 오후 1시 서울 성북구 성북동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 집 앞에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이렇게 외쳤다. 동양그룹 계열사들의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신청으로 예상되는 피해를 줄이고자 본격적인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앞으로 구성될 채권자협의회에서 목소리를 내고자 사단법인 형식의 ‘동양그룹 채권자 비상대책위원회’(가칭)를 구성할 계획이다. 투자자 개개인이 채권자협의회에 참여할 수 없어서 모임을 사단법인으로 만들어 대표성을 띠게 하려는 의도다. 앞서 지난 2일에는 서울중앙지법에 ‘현 경영진을 관리인에서 배제해 달라’는 내용의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이 탄원서에는 1010명의 개인 투자자가 참여했다. 이번 사태가 현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국민을 상대로 회사채, 기업어음(CP) 돌려막기를 했기 때문에 일어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카페를 중심으로 온라인 활동도 활발해졌다. ▲정시마다 포털에서 ‘동양사기’라고 검색하기 ▲정치인, 기자 트위터에 트위트하기 ▲청와대 게시판에 항의하는 글 올리기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기사에 항의 메일 보내기 등의 공동행동 지침도 마련했다. 동양시멘트 법정관리 신청에 반발하는 동양증권 임직원 200여명도 이날 현 회장 집 앞에서 침묵시위를 벌였다. 한 직원은 “고객의 자산을 어떻게든 보호해야 한다는 취지로 전국에서 직원들이 모였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동양 사태] 부실 금융상품 수수방관 등 감독시스템 3대 맹점이 화근

    [동양 사태] 부실 금융상품 수수방관 등 감독시스템 3대 맹점이 화근

    동양시멘트 등 동양그룹 핵심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가운데 금융당국의 책임론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감독당국 역시 자신들에게 귀책사유가 있음을 인정하고 있다. ① 고위험 부실상품 판매 방조 2007년 말 147%에 불과했던 동양그룹의 부채비율은 올 6월 말 1533%까지 치솟았다. 동양인터내셔널과 동양레저는 자본잠식 상태였다. 동양그룹 계열사 채권이 투기등급인 ‘B’ 등급을 받았던 이유다. 하지만 채권 판매에는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동양 등 지난달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3개 계열사가 동양증권 창구를 통해 판매한 기업어음(CP)과 회사채는 잔액 기준으로 2011년 말 1조 5500억원, 지난해 말 1조 7100억원 등으로 해마다 늘었다. 이런 일이 가능했던 것은 CP 발행이 사실상 금융당국의 관리 감독을 받지 않는 사각지대에 놓여 있기 때문이다. 발행 한도나 자격에 제한이 없고 발행 절차도 이사회 의결 등을 거칠 필요 없이 대표이사 전결로 가능하다. 동양레저나 동양인터내셔널이 하루에도 여러 차례 49억원 이하로 CP를 발행했던 것도 증권신고서를 피하기 위해서다. 한계에 다다른 기업에 뒷문이 열려 있었던 셈이다. ② 시장성 자금 조달감독 부재 주채무계열은 부채가 많은 부실기업을 주채권은행이 관리 감독하게 하는 제도이다. 전년 말 현재 금융기관 신용공여 잔액이 직전연도 말 금융기관 신용공여 총액의 0.1% 이상이면 주채무계열제도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동양그룹처럼 CP나 회사채 등 일반 투자자로부터 직접 자금을 조달하면 이 제도의 적용을 피할 수 있다. 동양그룹의 금융권 여신은 9000억원 정도다. 올 상반기 유동성 위기를 맞은 STX그룹의 은행권 여신이 10조원 이상이었던 것과 대조된다. 이 때문에 금융당국에서도 주채무계열 기준을 강화하거나 금융투자업 규정을 변경하려고 하고 있다. 김용범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금융감독원이 7월 제출한 실무안을 토대로 산업은행 등과 협의 중”이라면서 “주채무계열 선정 기준에 CP와 회사채를 포함할 때 그 비율을 1대1로 할지 등에 대해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③ 개인투자자 보호 대책 미흡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당국은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에게는 투기등급 CP 등을 사들이지 못하도록 지시했다. 동양증권을 통해 판매된 회사채, CP의 90% 정도를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점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이를 적용하지 않았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2일 “2009년 자본시장법 제정 때 CP 발행 요건이나 금액을 지나치게 자율화하면서 투자자 보호가 소홀히 다뤄졌다”면서 “5만명에 가까운 피해자가 생겼는데 감독당국이 법이 그렇다는 식으로 나오는 건 무책임한 일”이라고 말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건전성에만 치중하다 보니 영업행위 감독 등에 소홀했기 때문에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개미들은 동양그룹 회사채 ‘폭탄돌리기’

    개미들은 동양그룹 회사채 ‘폭탄돌리기’

    동양그룹 계열사들이 법정관리를 신청하기 직전 개인 간 회사채 거래가 폭증한 것으로 나타나 금융당국이 점검에 착수했다. 개인 투자자 간 ‘폭탄 돌리기’ 양상인데 당국은 이 과정에 유언비어가 나돌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동양시멘트가 지난 6월 말 3년 만기로 발행한 채권(동양시멘트18)의 전날 거래량은 24억 3600만원이었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거래량(6억 410만원)의 4배다. 동양시멘트 주식 또한 이날 법정관리 신청으로 거래가 정지되기 직전까지 소폭 오름세로 거래됐다. 동양증권 회사채도 마찬가지다. 동양증권이 2009년 12월 발행해 2015년 6월이 만기인 ‘동양증권78’의 30일 거래량도 14억 290만원으로 27일 거래량(6억 6860만원)의 2배 이상이 됐다. 특이하게도 가격 하락폭은 적었다. 계열사의 법정관리 신청이나 법정관리 검토 소식에 팔려는 사람뿐만 아니라 사려는 사람도 많았다는 의미다. 지난달 30일 ‘동양시멘트18’(액면가 1만원)은 전 거래일보다 534원 떨어진 6250원에 거래됐다. ‘동양증권78’은 130원 떨어지는 데 그쳤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투자자들이 동양그룹을 둘러싼 긍정적인 뉴스가 나오면 동양그룹 회사채 가격이 급등할 여지가 있다고 보고 사들이고 있다”면서 “만기까지 갖고 있기보다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려는 단기 트레이딩의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그룹의 유동성 위기가 불거졌는데도 추석 연휴 이후 동양그룹 계열사의 회사채는 급등하는 기현상도 나타났다. ㈜동양이 발행한 회사채 ‘동양256’은 5거래일 동안 22.5%나 올랐다. 만기가 지난달 30일이라 상환 가능성을 높게 본 것이다. 금융당국은 작전세력 개입 등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점검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고위 관계자는 “(불공정행위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아직 조사단계는 아니고 살펴보는 단계일 뿐”이라면서도 “누가 법정관리를 신청한다는 사실을 알려서 (회사채를)미리 팔거나 했다면 불공정거래행위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사려는 사람이 급증했다면 그 이유가 뭔지 볼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한화 전직 고위 경제관료 잇따라 영입

    한화 전직 고위 경제관료 잇따라 영입

    한화그룹이 거물급 전직 고위 경제관료를 잇따라 영입해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양천식(왼쪽·63·행정고시 16회) 전 수출입은행장과 김대기(오른쪽·57·행정고시 22회) 전 청와대 정책실장(장관급)을 각각 상임고문과 부회장으로 영입했다. 1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화그룹은 김 전 실장을 부회장급으로 영입했다. 직무는 한화생명 대외업무 담당이지만 그룹 내에서 정부와 국회를 상대하는 대관 업무 등 대외협력 파트를 총괄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장급은 있었지만 대기업 대외협력 파트에 부회장급이 임명된 것은 처음”이라면서 “특히 김 전 실장이 장관급 출신이라 더욱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경제기획원 출신으로 지난 정부에서 통계청장,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과 청와대 경제수석(차관급) 등을 지냈다. 이명박 정부 말까지 청와대 정책실장을 맡았다. 지난달 30일 한화생명 상임고문으로 영입된 양 전 행장도 청와대 금융비서관(차관보급)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등을 지냈다. 그의 역할도 대관 업무가 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한화그룹이 잇따라 고위 경제관료 영입에 나서는 것은 그동안 정부나 국회를 상대로 한 대관 업무에 소홀했다는 내부 평가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총수 구속과 재판과정에도 이런 부분이 일정 정도 영향을 미쳤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기업 관계자는 “재계 20대 그룹 중에 대관 조직이 없는 곳은 한화와 신세계 정도밖에 없었는데 신세계가 최근 대관 파트를 신설했다”면서 “이번 정부 들어 경제관료들의 영향력이 더 강해지고 있어 청와대 등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고위직 경제관료는 기업 영입 1순위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동양 사실상 공중분해 ‘쪽박 개미’ 줄소송 예고

    동양 사실상 공중분해 ‘쪽박 개미’ 줄소송 예고

    최악의 유동성 위기에 몰린 동양그룹이 결국 법정관리를 택했다. 오너인 현재현 회장 일가가 당초 시장의 예상보다 일찍 손을 들었다. 이에 따라 동양그룹은 1957년 동양시멘트공업 창업 이후 57년의 역사를 마감하고 공중분해될 처지에 놓였다. 동양그룹의 회사채와 기업어음(CP)에 투자했던 개인투자자 4만 1000여명의 막대한 손실도 불가피해 소송과 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동양그룹은 30일 서울중앙지법에 그룹 지주회사 역할을 하던 ㈜동양을 비롯해 동양레저, 동양인터내셔널에 대한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이날까지 만기가 도래한 회사채와 CP 1100억원어치를 갚아야 했으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 됐다. 동양그룹 관계자는 “모든 자금조달 창구를 열어 놓고 백방으로 뛰어다녔지만 위기설이 고조되면서 자력 회생이 힘들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말했다. 법원은 이날 3개 계열사에 대한 재산보전 처분과 함께 포괄적 금지 명령을 내렸다. 일단 부도 위기는 넘겼다. 하지만 그룹은 해체 수순을 밟게 될 전망이다. 법원이 법정관리를 받아들여 회생 계획안을 인가하면 채무 변제를 위해 핵심 계열사 지분 매각을 명령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동양네트웍스도 법정관리를 검토 중이다. 산업은행 등 은행 여신을 보유한 동양시멘트는 독자 생존을 위해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동양증권 매각 가능성도 있다. 개인 투자자들이 1조 3300억원 이상의 막대한 손실을 보게 됨에 따라 불완전판매 여부를 놓고 분쟁과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이에 대한 금융 당국의 책임론도 불거지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불완전판매 신고센터를 운영하며 투자자 분쟁 조정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오전 긴급 브리핑에서 “동양그룹 계열 금융사의 고객 자산은 관련 법규에 따라 안전하게 관리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코스피는 동양그룹 사태와 미국의 예산안 처리 불확실성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전 거래일보다 14.84포인트(0.74%) 내린 1996.96에 마감됐다. ㈜동양, 동양네트웍스 등의 매매거래가 정지된 가운데 동양증권 13.99%, 동양시멘트 7.43%의 폭락세를 각각 보였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동양그룹 30일 1차 고비… 1100억 막아야

    동양그룹 30일 1차 고비… 1100억 막아야

    유동성 부족으로 위기에 놓인 동양그룹에 30일 하루 동안 1100억원어치의 시장차입금 만기가 도래한다. 1차 고비다. 은행 채권단이 일부 기업어음(CP)의 만기를 연장해 주기로 하는 등 긴급 지원에 나섰다. 당장 급한 불은 끌 수 있겠지만 위기는 이어질 전망이다. 동양그룹이 연말까지 막아야 할 회사채와 CP 규모가 1조원이 넘기 때문이다. 은행권 여신이 많은 ㈜동양, 동양시멘트 등은 채권단의 도움으로 어느 정도 버텨 나가겠지만 그렇지 않은 동양레저나 동양인터내셔널 등은 법정관리 가능성 등 상대적으로 어려움이 클 것으로 보인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동양그룹은 30일까지 회사채 905억원과 CP 195억원 등 1100억원을 상환해야 한다. 이 가운데 회사채 606억원은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했지만 500억원 가까운 자금은 아직까지 마련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CP의 경우 30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만 1003억 7800만원어치의 만기가 도래한다. 동양인터내셔널이 521억 8600만원으로 가장 많고 동양레저(391억 9200만원), ㈜동양(65억원), 동양시멘트(25억원) 순이다. 금융당국은 동양 계열사의 CP 가운데 큰 문제가 없는 경우 금융사가 만기를 연장해줄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 농협은행은 지난 26일 만기가 돌아온 동양 계열사 CP 110억원어치 중 일부는 상환받고 나머지는 상환을 조건으로 단기 연장을 해줬다. 산업은행도 지난 27일 동양 계열사 운영자금 100억원을 연장 처리했고 수입신용장(LC)도 100억∼200억원어치를 연장해줬다. 동양그룹의 자구 노력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KTB PE(프라이빗에쿼티) 컨소시엄에 동양매직을 2500억원 정도에 매각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동양은 동양시멘트 지분을 담보로 제공한 유동화를 통해 이달 들어서만 모두 1569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하지만 다음 달에는 CP 4800억원어치의 만기가 돌아온다. 연말까지 도래하는 물량은 CP, 회사채 등 합해 1조 320억원에 이른다. 어려운 사정을 봐줄 여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은행권 여신의 비중이 다른 대기업보다 적다는 것도 문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동양그룹에는 시장성 여신이 많아 주채권 은행이 없다”면서 “현금을 얼마나 가졌는지 등 자금 사정조차 파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금융공공기관의 ‘엄격한 잣대’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금융공공기관의 ‘엄격한 잣대’

    공공 부문 금융기관들은 신입사원 채용 때 도덕성을 민간 금융사들보다 더 따진다. 아무래도 공익성이 중요한 설립 목표인 기관 특성 때문이다. 서울신문의 금융권 공채 합격 노하우 시리즈 마지막회는 공공부문이다. 현재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KDB산업은행, 한국거래소, 예금보험공사 등은 각각 20~70명을 선발할 계획으로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용보증기금은 다음 달 채용 공고를 내고 40명 정도를 뽑을 예정이다. 27일 한은 등 9개 기관의 인사 담당자들을 취재한 결과, 절반가량이 정직·인성·사명감 등 도덕적 품성을 신입사원의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꼽았다. 금감원 인사 담당자는 “감독 업무를 하기 때문에 직원 한 명의 부정으로도 기관 전체의 평판과 권위가 땅에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은 인사 담당자는 “다양한 경제·사회 현상을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고 동시에 인문학적 소양도 갖출 수 있도록 노력하라”고 귀띔했다. 신보 인사 담당자도 “영어 성적을 10~20점 더 올리기보다 전공지식을 잘 정리하고 인문학을 포함해 다양한 책을 읽어보는 것이 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면접 때 절대로 하면 안 되는 것으로는 ‘예의 없는 태도’, ‘과장된 표현’, ‘자신 없는 자세’ 등이 꼽혔다. 한국자산관리공사 인사 담당자는 “눈을 마주치지 않거나 자신감 없는 태도를 보이면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없다”면서 “가끔 곤란한 질문을 던지면 울기도 하는데 이런 지원자는 합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자기소개서 작성 때 가장 피해야 할 것으로는 사실을 장황하게 나열하는 방식이나 질문의 의도와 동떨어진 답변을 제시하는 것 등이 꼽혔다. 예보 인사 담당자는 “우리 공사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도 숙지하지 않은 채 자기소개서를 작성하거나 면접을 받으러 오는 지원자들이 있다”면서 “아무리 다른 능력이나 품성이 뛰어나도 이런 사람을 뽑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동양생명도 인출사태 우려

    동양그룹이 위기에 빠지면서 동양증권에 이어 동양생명에서도 돈이 빠져나가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동양그룹 사태가 본격적으로 촉발된 지난 23일과 24일 이틀 동안 동양생명의 보험 해지 환급금은 360억여원에 달했다. 동양생명의 4개 판매채널인 방카슈랑스, 설계사, 보험대리점, 다이렉트를 모두 합쳐 하루 평균 180억원이 빠져나간 셈이다. 이는 올 들어 지난 6월까지 동양생명의 하루 평균 보험 해지환급금 31억원의 6배에 달하는 수치다. 동양생명의 보험계약 해지 규모가 전날인 25일에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알려진 점을 고려하면 문제는 더 심각하다. 동양생명 관계자는 “보장성 보험보다 고액 일시납부 형태의 저축성 보험에 대한 해약이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동양생명이 동양그룹의 자금난 사태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해 지난 23일부터 특별 점검을 벌이고 있다. 지금까지 동양증권에서 인출된 돈이 3조원에 육박할 가능성이 점쳐지는 상황에서 인출 사태가 동양생명으로 옮겨갈 것을 염려해서다. 동양그룹은 2011년 3월 부채 감축을 목적으로 계열사들이 보유한 동양생명 지분(동양증권 10.3%, 동양파이낸셜 28.7%, 동양캐피탈 7.5%) 총 46.5%를 보고펀드에 매각해 동양그룹 계열사에서 제외된 상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하반기 채용 특징

    [‘꿈의 직장’ 금융권 이렇게 뚫어라] 하반기 채용 특징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 시즌이 본격 개막됐다. 100 대 1이 넘는 살인적인 경쟁률 앞에서 취업 준비생들의 합격을 향한 염원은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다. 서울신문은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권 합격 전략을 4회에 걸쳐 다룬다. 전반적인 채용 트렌드(1회)와 함께 은행(2회), 카드·보험(3회), 금융 공기업(4회)의 면접 등 노하우를 기업 채용 담당자들에 대한 직접 취재를 바탕으로 전달한다.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수출입은행 등 공공 부문을 필두로 금융권 하반기 채용 시즌의 문이 열렸다. 공공 부문은 대부분 모집원서 접수가 끝났고 은행·카드·보험 등 민간 부문은 원서를 받고 있거나 곧 공고를 낼 예정이다. 올해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침체에 빠진 금융권의 상황을 반영한 듯 지난해보다 연간 기준으로 채용 인원이 30%가량 줄었다. 통상 4000만원 이상의 초봉에 안정적인 자리를 보장받아 ‘꿈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권의 취업문 뚫기가 이전보다 한층 어려워진 것이다. 올해 금융권 채용의 특징은 크게 ‘탈(脫) 스펙’, ‘인문학’, ‘면접’ 등 3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스펙(각종 공인자격증 등)을 전혀 보지 않거나 중요 요소로 따지지 않는 곳이 늘어나고 있고 문(文)·사(史)·철(哲) 중심의 인문학을 자기소개서나 면접에 접목하고 있다. 면접은 점차 다양한 방식으로 강화되고 있다. 수출입은행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과 남북협력기금 부문 채용 서류전형에서 학력, 영어, 성적, 자격증 등 스펙을 보지 않는다. 업무와 관련된 주제에 대한 에세이 심사만으로 서류 전형을 대체한다. 수은 관계자는 “좋은 학교나 학점, 자격증을 따져서 시험 볼 기회를 주지 않는 것은 불합리하다”면서 “합격자들의 업무 성과를 분석해 다른 부문에도 확대시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국민은행도 학력, 전공, 연령에 제한을 두지 않고 자격증, 해외연수, 인턴경력 등을 써넣는 난을 입사지원서에서 삭제했다. 대신 입사지원서에 자신이 읽은 인문학 도서를 기재해야 한다. 인문학에 밝은 통섭(統攝)형 인재를 뽑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국민은행은 지원자가 읽은 인문학 도서를 주제로 토론형 면접을 실시한다. 면접 전형 전반에 걸쳐 지식과 풍부한 사고력이 필요한 과제를 제시할 예정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인문학적 소양과 소통능력, 팀워크, 창의력을 보유한 인재를 채용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인문학적 소양 평가를 신입행원 채용에 적용한 결과 행원들이 영업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자기소개서 전형을 강화했다. 기입 항목을 5개에서 8개로 늘리면서 ‘감명 깊게 읽은 인문학 서적 3권과 느낀 점을 적으라’는 내용을 추가했다. 아직 면접 방식이 확정되지 않았지만 인문학 서적과 관련된 내용이 반영될 예정이다. 또한 한국사, 국어, 한자 등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우대한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올해는 자기소개서 평가 비중을 예년의 2배로 강화한다”고 말했다. 면접은 여전히 중요하다. 과거처럼 실무진 면접, 임원 면접에서 여러 명이 묻고 답하는 단순한 면접은 줄었다. 합숙을 하거나 실무자와 온종일 함께 생활을 같이하는 등 지원자의 능력, 인성 등을 다양한 방법으로 파악하기 위해 면접을 강화하는 추세다. 기업은행은 ‘당신을 보여주세요’라는 자기 PR 대회를 신설했다. 일종의 면접으로 이 단계를 통과하면 서류전형에서 우대 혜택을 받는다. 4분 동안 자신의 강점이나 가능성 등을 홍보하는 것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학벌 등의 배경보다는 개인 자체에 집중하겠다는 취지로 도입했다”고 말했다. 현대해상은 면접 전형 중에 ‘역할 연기’ 분야가 있다. 거세게 항의하는 고객을 맞았을 때 어떻게 하면 될지 직접 연기를 해보이는 것이다. 농협은행은 하나로마트로 데려가 지원자의 기획력, 문제해결 능력을 평가하는 ‘현장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하나로마트에 진열된 상품에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는 과제를 준다. 국민은행은 ‘판매면접’을 실시한다. 상품을 판매하는 요령보다는 고객 서비스 마인드, 상황 대처 능력, 판매 잠재력 등을 평가한다. 신한은행은 온종일 차장급 이상 실무자가 함께 지내며 지원자의 능력과 품성을 파악하는 면접을 실시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보험료 비교 위해 공개한다더니… 더 헷갈리는 보험료지수

    금융당국과 보험협회가 국민의 알 권리 보장 차원에서 제공하고 있는 ‘보험료지수’가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AIA생명의 ‘바로가입YES정기보험’(무배당)의 보험료지수는 973.6%다. 얼핏 보면 평균 보험료(100%)보다 9.7배 비싸다고 이해되기 쉽다. 그러나 실제 의미는 이와 다르다. 보험료지수는 순보험료와 사업비 등을 종합해 산출하는 값이다. 하지만 개별 업체의 사업비와 순보험료가 따로 공시되는 것이 아닌 데다 개념 또한 워낙 복잡해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를 비교해 상품 선택에 반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약환급금의 비교도 불가능하다. 예를 들어 KB생명의 ‘KB정기보험’과 교보생명의 ‘교보하나로정기보험’은 보험료지수가 각각 168.2%와 124.3%다. 보험료는 교보생명이 싸다. 하지만 사업비가 보험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해지환급금은 비교하기가 어렵다. 또 부가 조건에 따라 업계 평균 보험료가 다르게 적용돼 공정성도 떨어진다. 삼성생명의 사망보험인 ‘다이렉트 정기보험 만기환급형’의 보험료지수는 127.8%다. 같은 회사의 ‘퍼팩트통합보험3.0’(중대질병 보장보험)과 보험료지수(124.9%)는 비슷하지만 보험료 금액 자체가 그렇다는 의미는 아니다. 종목별 평균 보험료가 달라 비교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금융 연구기관 관계자는 “순보험료는 순보험료대로, 사업비는 사업비대로 지수화하면 될 일을 금융당국이 협회나 보험사 입장을 너무 많이 반영해 공시 취지에 맞지 않게 암호 같은 보험료 정보를 소비자에게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금융당국이 소비자에게 최대한 정보를 제공하면 정보 활용은 소비자의 몫”이라면서 “알아보기 어려운 수치만 공개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담당자는 “소비자들이 직접 내는 금액인 영업보험료를 결정하는 것은 위험도(순보험료)와 사업비”라면서 “순보험료와 사업비를 구분하지 않고 영업보험료만 공개해도 소비자는 자신이 내는 보험료가 싼지 비싼지를 알 수 있다”고 해명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정난 속 정책 충돌로 혼선 가중

    재정난 속 정책 충돌로 혼선 가중

    경기부진 등으로 재정에 비상이 걸렸지만 내년도 복지예산 지출 규모는 사상 최대로 책정됐다. 곳곳에서 ‘증세’로 방향을 전환하라고 해도 정부는 여전히 공식적으로 ‘불가’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막대한 가계부채 부담이 우리 경제를 위협해 대책 마련이 시급한데도 정부는 저금리 서민 대출의 확대를 독려한다. 은행에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라고 요구하면서 왜 벤처기업들에 돈을 빌려 주지 않느냐고 다그친다.경기는 기대만큼 살아나지 않고 나라 곳간 사정은 위기로 치닫는 가운데 정부의 경제정책이 사안에 따라 각기 모순되는 형태로 나타나며 충돌하고 있다. 통상 경기 침체기에는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마련이지만 이번에는 세수 부족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어려운 경제 현실을 인정하고 확실한 방향을 수립해 가용 자원과 정책을 효율적으로 집중시켜야 하지만 모든 계층을 만족시키려는 무리수와 정치 중심의 판단으로 혼란을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온다. 1000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부채가 가계경제를 옥죄고 있는데도 또 다른 부채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식의 정책이 활용되고 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가 내놓은 수익·손익 공유형 모기지 대출과 관련해 “지금 같은 상황에서 빚을 내 집을 사면 이자 부담으로 소비가 더 줄어드는 악순환이 빚어질 가능성이 더 높다”고 말했다. 이른바 ‘창조금융’도 일선 금융기관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 당국에서 어떤 날은 자산 건전성을 강화하라고 하면서 또 어떤 날은 부실대출의 위험이 높은 벤처기업 대출을 늘리라고 지도한다”며 혼란스럽다고 했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새 정부 출범 7개월이 됐으니 무조건 공약을 지키겠다고만 하지 말고 되는 부분과 안 되는 부분을 점검해 국민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금리를 인상하면 예금자는 좋지만 대출자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듯이 하나의 정책으로 인한 충돌이나 정책 간 충돌은 피할 수 없다”면서도 “이럴 때일수록 정부 당국자들이 보다 세심한 의견 조율과 정책 수립으로 충돌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서도 원화 결제

    애플 앱스토어·구글 플레이서도 원화 결제

    이르면 올 11월부터 애플 앱스토어나 구글 플레이 등에서도 원화 결제가 가능해진다. 해외 업체와 전자상거래를 할 때 소비자들이 추가로 물어야 했던 해외 신용카드 브랜드 수수료 비용이 절감될 전망이다. 금융위원회는 16일 국경 간 전자상거래 활성화를 위해 해외 업체의 전자금융업 등록요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자금융 감독규정을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 규정은 오는 11월 23일부터 시행된다. 현재 해외 업체가 국내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을 맺으려면 ▲자본금 10억원 이상 ▲전산 전문인력 5인 이상 ▲전자 금융업에 필요한 전산 기기 보유 등의 요건을 갖춰야 한다. 앞으로는 자본금 요건만 갖추면 되고 전문가 및 시설은 해외 본사에 둘 수 있다. 해외 업체와 국내 신용카드사와 가맹점 계약이 활발해지면 소비자는 외화결제 시 비자, 아멕스 등 해외 신용카드 이용에 따른 수수료(결제금액의 1.0~1.4%)를 내지 않아도 된다. 또 원화로 결제해 환율 변동 위험에 노출되지 않는다. 다만, 국내 소비자 보호를 위해 거래 관련 민원처리 인력은 최소한으로 갖춰야 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외제차 수리비 낮추고 보험료는 올린다

    외제차 수리비 낮추고 보험료는 올린다

    이르면 내년부터 외제차의 수리비는 낮아지고 보험료는 오를 전망이다. 정부와 국회는 관련 법을 고쳐 외제차 부품 정보 제공을 의무화해 수리비 부풀리기를 차단할 계획이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 관련 부처는 이달 말 자동차보험협의회를 열어 외제차 부품 정보 제공 의무화 등 외제차 수리비 합리화 방안에 대해 논의한다. 금융 당국 고위 관계자는 “관련 부처에서 외제차 수리비에 문제가 있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면서 “지난 5월 민병두 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자동차관리법 개정안 등에 대해서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민 의원의 개정안은 외제차의 수리항목별 시간당 공임, 작업시간, 부품의 수량·단가·제조회사·일련번호 등 모든 세부 내역을 고객에게 반드시 알려야 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재 견적서에는 작업내용, 부품, 공임만 표시돼 외제차 정비업체가 수리비를 부풀리거나 중고부품을 쓰더라도 이를 확인할 수 없다. 2012년(회계연도) 기준으로 외제차의 평균 수리비는 233만원으로 국산차(54만원)의 4.3배 수준이다. 사고 한 건당 평균 보험금도 벤츠 415만 5000원, 아우디 407만 2000원 등으로 외제차 평균이 296만 5000원에 달한다. 국산차(100만 4000원)의 2.9배다. 외제차 보험료 합리화 작업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보험개발원이 각 손해보험사로부터 외제차 손해율을 제출받아 차종별 손해율 통계를 마련하고 있다. 수리비가 비싼 외제차의 보험료가 인상될 전망이다. 2012년(회계연도) 외제차의 손해율은 81.0%로 국산차(65.2%)보다 훨씬 높다. 손해율은 보험료 대비 보험금이다. 보험사들은 통상 70.0%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인건비 등 사업비를 고려한 것이다. 2010년(회계연도) 외제차의 손해율은 108.4%까지 올라갔다. 고객이 낸 보험료보다 보험사가 준 보험금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손해보험협회 관계자는 “외제차 수리비와 보험료 현실화는 부처 등에 건의해 왔던 사안”이라면서 “더는 그냥 둘 수 없다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조만간 구체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보험업계 고객정보 수집범위 논란 확산

    보험업계 고객정보 수집범위 논란 확산

    보험업계가 어디까지 계약자의 정보를 수집·관리해야 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보험 사기에 따른 보험금 누수가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관련 정보 수집이 필요하다는 업계의 주장과 개인 정보 보호가 우선이라는 논란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금융당국은 일단 업계의 손을 들어줬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의 전·현직 임원 7명에게 최근 주의 등 경징계를 사전 통보했다. 지난 1~3월 두 협회와 보험개발원에 대한 검사 결과 두 협회가 수년 동안 금융당국이 허용하지 않은 질병 정보, 사망 원인 등 180여개의 고객 정보를 집적해 온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2002년 재정경제부의 유권해석에 따라 생보 및 손보 협회는 계약자 이름, 성별, 주소, 주민등록번호와 보험금 지급 사유 중 사망·상해 등 25가지 정보만 수집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180여개가 25개 항목을 세분화한 것이라 제재 수위가 낮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더해 수집 가능한 항목을 25개에서 60개로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25개 항목의 세부 항목에 포함되는 것과 포함되지 않는 것을 명확히 한 것일 뿐”이라며 “오는 11월쯤 확정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쟁점은 질병 정보의 포함 여부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질병 정보가 승인된다면 요실금, 비뇨기계 질환과 같이 보험 소비자에게 민감한 질병 정보의 집적을 합법화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보험사들은 영리단체로, 보험 정보가 유통되다 보면 유출 우려도 커져 결국 불특정 다수의 피해자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올 들어서만 한화손해보험과 메리츠화재에서 개인 정보가 대량 유출됐다. 이에 대해 생보협회는 현재도 신용정보법과 보험 약관 등에 질병 정보 취급 근거가 마련돼 있다고 반박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질병 정보 집중 활용이 불가능하면 실손의료보험 비례보상이나 보험 사기 방지에 있어 심각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며 “추가 허용은 ‘불법 사항의 합법화’가 아니라 일부 법적으로 미비한 부분을 명확히 하는 것일 뿐”이라고 밝혔다. 현재 고객의 보험 정보는 보험개발원, 생보협회, 손보협회가 나눠 갖고 있다. 지난해 보험 사기 혐의로 8만여명이 적발됐으며 그 규모는 4500여억원이다. 이런 불법을 막기 위해 보험정보관리원을 세워 보험 정보 수집을 일원화한다는 금융위의 안은 사실상 무산된 상태다. 두 협회 등이 “보험판 빅브러더의 출현”이라고 반발하면서 최종 결정이 미뤄져 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사회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은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단계적으로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민단체는 협회의 정보 수집 허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보험국장은 “보험사들이 무단으로 개인 정보를 수집했는데 당국이 이를 감싼다는 건 국민 정서상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면서 “관련 기관들이 규정을 어겼다면 강력한 제재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복잡한 서민금융상품 지원조건 통일

    복잡한 서민금융상품 지원조건 통일

    올해 말까지 햇살론,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상품의 복잡한 지원 조건이 통일된다. 또 미소금융중앙재단과 신용회복위원회, 국민행복기금 등을 통합한 서민금융 총괄기구가 내년에 설립된다. 금융위원회는 11일 이런 내용의 서민금융 지원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았다. 햇살론, 새희망홀씨,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상품의 지원 조건은 ‘6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로 통일하기로 했다. 지금은 새희망홀씨는 ‘5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3000만원 이하’, 햇살론과 바꿔드림론은 ‘6등급 이하 또는 연소득 2600만원 이하’ 등으로 달라 혼란을 초래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서민금융 총괄기구는 미소금융, 보증부 저리 대출, 채무조정 등 기존 서민금융 업무를 통합해 운영하게 된다. 기구의 책임자는 관련부처 차관급이 맡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현재 일률적으로 적용되고 있는 신용회복위원회의 채무 감면율도 채무자 상환 능력이 반영될 수 있도록 개선된다. 법원의 개인회생 또는 파산 신청 시 신용회복위원회의 사전상담 및 조정도 활성화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에 서민금융 총괄기구가 만들어질 것”이라면서 “서민금융 지원과 관련해 범부처적 협력 체계를 구축해 금융 지원뿐 아니라 서민층의 자활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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