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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관위 보증 온라인 투표 ‘K보팅’ 보안 취약해 투표결과 조작 가능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보증한 온라인투표 시스템 ‘K보팅’이 마음만 먹으면 투표 결과를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보안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시스템을 만든 업체는 핵심 보안 기술을 제대로 개발하지 않았으면서 이를 바탕으로 ㈜KT캐피탈, 중소기업청 등으로부터 22억원을 지원받았다. 이렇게 엉망인데도 1년 7개월 이상 조합장, 학생회장, 협회장 선출 등 전국 330여건의 선거에서 39만명의 유권자가 K보팅을 이용했다. MBC TV ‘나는 가수다’의 청중평가단 투표에도 이 시스템이 이용됐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이정수)는 온라인 투·개표 시스템 개발업체인 I사 부사장 박모(48)씨를 사기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지난해 12월 “KT와 함께 중앙선관위에 전자투표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보안 기술을 모두 충족시켰다”고 속여 I사 지분과 경영권을 소프트웨어업체 K사에 10억원에 매각한 혐의를 받고 있다. I사는 중앙선관위가 2013년부터 운영한 K보팅 시스템의 보안 솔루션을 맡았다. KT가 플랫폼을 제공하고 I사가 비밀 유지를 위한 기술을 탑재한다며 중앙선관위와 업무 협약도 했다. 당시 I사는 ▲투표함 개표 권한 분할 ▲투표용지 내용 암호화 ▲위·변조 검증 특허를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를 실제 전자투표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추가 기술은 개발하지 못해 K보팅에 적용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못한 중앙선관위는 2013년 10월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선거제도 4대 원칙과 정보기술(IT) 온라인 투표 가이드라인을 모두 충족한다”고 홍보했다. KT는 이런 보안 기술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도 묵인해 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K보팅을 이용한 선거에서 실제로 부정이 이뤄졌는지는 검증 자체가 불가능해 알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앙선관위는 보안 문제가 불거지자 12일까지 투·개표를 중단하고 시스템 개선 작업을 하겠다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검색순위 조작 2인조 추징금 15억

    전국 각지에 100여대의 PC를 설치한 뒤 이를 원격으로 조작해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주요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를 조작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챙긴 2인조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5단독 김양훈 판사는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모(30)씨에게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추징금 12억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공범 최모(32)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3억 2000만원을 선고했다. 조씨 등은 전국 각지에 100여대의 PC를 분산 설치한 뒤 소프트웨어 조작을 통해 실제의 4배인 400여대의 PC가 구동되는 것처럼 포털사이트 서버가 잘못 인식하도록 꾸몄다. 조씨 등은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올 5월까지 자신들이 설정한 5만 5000여개 키워드를 연관 검색어 결과로, 20여만개 키워드를 검색어 자동완성 결과에 나타나도록 하고, 의뢰받은 업체명을 포함한 2만 2000여건의 게시글이 검색 결과 상위에 나타나도록 조작했다. 김 판사는 “범행 내용과 수법 등에 비춰 보면 죄질이 상당히 중하고 그 횟수와 규모 등을 보면 포털 검색 사용자들이 잘못된 정보 탓에 상당한 피해를 봤다고 볼 수 있지만 잘못을 뉘우치고 반성하는 점을 참작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단독] 대법 디지털 압수수색 제한에 檢 “현실 모른다” 부글

    [단독] 대법 디지털 압수수색 제한에 檢 “현실 모른다” 부글

    법원이 휴대전화,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 디지털 증거물에 대한 압수수색을 엄격히 제한하는 판결을 내놓은 이후 법원과 검찰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검찰의 핵심 수뇌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법원에 공개적으로 반발하는 언급을 내놓고 있다. 검찰 불만의 핵심은 ‘현실과 동떨어진 판결’이란 점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검찰이 디지털 증거를 압수한 뒤 압수색 영장에 기재된 혐의와는 무관한 자료를 당사자 동의 없이 가져오는 것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이에 서울중앙지법은 “압수된 정보 중 혐의와 무관한 정보는 폐기해야 한다”는 실무지침을 내놓기도 했다. 전국 최대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의 고위 관계자는 “앞으로 압수수색을 나가서 별도 범죄단서가 포착됐을 때 현장에 남아 최대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압수수색 현장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범죄 단서들이 인멸될 가능성을 최대한 차단하려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법원 판결대로라면 어떤 기업을 A혐의로 압수수색 하던 중 B혐의 관련 범죄 단서가 발견됐을 경우 앞으로 검찰은 일단 A혐의 관련 단서만 압수해야 한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은 압수수색 기간을 연장하는 등의 방법으로 압수수색 장소에 최대한 남아 증거물 인멸을 막으면서 B혐의 관련 영장을 별도로 청구하겠다는 것이다. 영장 준비기간이 보통 2~3일 정도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압수수색 기간이 대폭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범죄단서가 뻔히 보이는데 그냥 두고 나올 순 없는 일”이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저히 수사하는 것이 검찰의 본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특히 기업은 압수수색 기간이 길어지면 결국 피해는 해당 기업과 국민에 돌아갈 수밖에 없다”고 법원을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현직 검사가 법원의 법리 해석 문제를 지적한 논문도 화제다. 서울고검 신교임(29기) 검사는 이달 초 발표한 ‘디지털 증거와 범죄사실의 관련성 연구’라는 제목의 석사학위 논문에서 먼저 2011년 개정된 형사소송법 106조의 어떻게 볼 것인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압수수색의 범위를 ‘수사에 필요한 때’라고 했던 것을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으로 조문이 바뀌었지만 그 이전에도 범죄 관련성 문제는 수사 필요성 문제와 함께 고려됐기 때문에 기존 판례를 바꿀 계기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신 검사는 “영장에 기재된 피의자의 범죄사실만을 기준으로 관련성을 인정하게 되면 수사절차의 효율성·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고 실체진실 발견 의무를 다하는데 지장이 있다”면서 “현실을 고려해 법원이 관련성 개념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두바퀴 ‘안전사회’] (2)역주행하는 자전거보험

    [두바퀴 ‘안전사회’] (2)역주행하는 자전거보험

    현행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은 음주운전·신호위반 등 중대 범죄가 아닐 경우, 전액 손해배상이 가능한 ‘종합보험’에 가입돼 있으면 운전자에 대한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고 있다. 법률상 ‘차’의 일종인 자전거 역시 교통사고 발생 때 이 법의 적용을 받는다. 하지만 자전거 운전자들이 느끼는 현실은 판이하게 다르다. 자전거 운전자가 가입할 수 있는 종합보험 그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가벼운 사고라도 인명 피해가 발생하면 자동차가 아닌, 자전거 운전자는 형사처벌을 면할 수 없다는 의미다. ●피해 금액 400만원뿐인데 가해자는 기소 2012년 11월 대법원 판결은 이 점을 재확인했다. 자전거를 타다 보행자를 친 혐의로 기소된 정모(58)씨는 “자전거 사고 발생 때 1억원까지 보장되는 대인 배상보험에 가입했고, 상대방 피해액이 400만원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교통사고처리 특례법상 형사처벌 면제에 해당해 기소가 부당하다”고 주장했지만,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형사처벌이 면제되는 ‘보험에 가입된 경우’란 교통사고 손해배상금 전액을 확실하게 보상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한다”면서 “정씨의 보험은 보상한도가 1억원으로 한도가 명확히 정해져 있어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런 탓에 자전거보험 가입은 되레 감소하고 있다. 4일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자전거보험 가입 건수는 출시 첫해인 2009년 8만 9792건이던 것이 2010년 3만 8778건, 2012년 3만 7823건으로 줄다가 지난해에는 2만 156건으로 쪼그라들었다. 자전거 인구가 늘어나면서 사고가 급증하는 것과 정반대의 추세다. 자전거보험을 판매하는 보험사도 삼성화재, 현대해상, KB손해보험, 동부화재 등 4곳에 불과하다. 그나마 일부 상품은 타인에 대한 손해배상이 아예 안 된다. 자동차보험과 달리 자기 자전거 손해를 보상하는 ‘자차보험’이 없다는 것도 자전거보험의 한계다. 한만정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회 대표는 “지금 판매되는 자전거보험은 자전거 전용 보험이 아니라 일반 상해보험 수준”이라면서 “출퇴근 등 생활 속 자전거 이용이 늘어나려면 자전거보험을 자동차보험 수준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맹 대표도 “보험료 인상 요인이 있겠지만, 대인 무한 보상이나 분실 보상의 내용을 추가해서 종합보험 형태의 보험상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배상한도 높은 실손보험에 눈 돌리는 두 바퀴족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많은 자전거 운전자들이 자전거 사고를 포함해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사고들을 보상해 주는 실손보험의 일종인 ‘일상생활 책임배상보험’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월 보험료는 2만~40만원으로 자전거보험과 비슷하면서도 배상 규모나 범위가 더 크기 때문이다. 올 4월 한 자전거 관련 커뮤니티에서 실시한 자전거용 보험으로 적당한 보험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자전거보험’(13.3%) 대신 ‘실손보험’이 53.3%로 1위를 차지했다. ‘형사처벌 면제가 안 돼 둘 다 필요없다’는 의견도 33.3%로 나타났다. 보험사 입장에서도 자전거보험은 눈엣가시 같은 존재다. 인터넷 판매를 하지 않는 등 보험 판매 자체에도 소극적이다. 손해율(보험료 대비 지급보험금)이 너무 높기 때문이다. 2009~2012년 자동차보험의 경우 타인의 인명피해·물건 보상에 대한 손해율은 100%를 약간 넘는 수준으로 나타났지만, 자전거보험은 1254%로 나타났다. 또 자기 부상 등에 대한 피해 보상 손해율도 자동차보험은 172%지만, 자전거보험(진단위로금)은 484%에 달했다. 2009년 자전거보험을 출시한 한 보험사는 손해율이 2000%를 넘어서자 2년 만에 판매를 중단하기도 했다. ●고의로 사고내 보험금 타는 모럴 해저드도 문제 보험업계에서는 ‘역선택’을 이렇게 높은 손해율의 원인으로 꼽는다. 의무보험인 자동차보험에는 사고 고위험군과 저위험군이 모두 가입하지만, 자전거보험은 자전거 이용 빈도나 사고발생 가능성이 큰 사람들만 주로 가입한다는 것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역선택 문제는 자전거보험이 의무화되지 않는 이상 단기간에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면서 “보험사가 자선사업을 하는 곳도 아니고, 현재도 손해율이 매우 높은 편인데 무한배상을 해 달라는 건 보험료를 잔뜩 인상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자전거 부품 가격이나 수리 비용에 대한 기초조사가 부족한 점도 보험사들이 자차보험 도입을 꺼리는 원인으로 지적된다. 어디서 어떤 수리를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믿고 보험금만 지급할 순 없다는 것이다. 결국 “자전거보험 가입자가 일정 수준 이상 늘어나 제도가 안정화될 때까지 정부나 지자체가 인프라 조성이나 지원을 해 줘야 한다”는 지적도 보험업계 쪽에서 흘러나온다. 부피가 작은 탓에 낡은 자전거를 바꾸려고 고의로 분실하거나 훼손하는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 현상도 심각하다고 보험업계는 보고 있다. 지난 6월 2000만원짜리 이탈리아제 고급자전거 수리비를 마련하려고 자전거 수리점 주인과 짜고 고의로 접촉사고를 낸 40대 남성이 경찰에 적발되기도 했다.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책임연구원은 “현실적으로 보험사에 배상한도를 무한대로 늘리라고 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면서 “자전거의 특수성을 고려해 일정 금액 이상 배상보험에 가입했으면 형사처벌을 면제해 주는 등의 방안을 정책적으로 고려해 봐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자전거도로 뛰어든 인라인 충돌 땐 자전거가 ‘가해자’

    자전거도로 뛰어든 인라인 충돌 땐 자전거가 ‘가해자’

    지난 6월 2일 오후 9시쯤 경기 구리시의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가 강하게 충돌했다. 이 사고로 자전거 운전자 A(30)씨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고 인라인스케이터 B(54)씨는 사망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는 전용도로에서 규정 속도(시속 20㎞)를 지키며 달렸는데 B씨가 갑자기 돌진해 일어난 사고’로 결론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4일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안전운전의무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자전거는 통상의 법 적용대로 ‘차’로 분류한 반면 인라인스케이터는 ‘보행자’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놀이기구’로 규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숨진 B씨에게는 너무나 죄송하지만 나 역시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A씨에게는 형사 처벌 외에 민사소송이 기다리고 있다. 막대한 손해배상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그는 자전거보험에도 가입이 안 돼 있다. ‘자전거 인구 12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모호한 교통법규와 허술한 안전규제, 이용자들의 낮은 안전의식 등으로 사고가 급증하면서 범(汎)사회적인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교통사고는 전국적으로 1만 6664건(사망 283명)이 발생해 전년 대비 25.1%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교통법규 ▲음주·과속 운전, 헬멧 미착용 등을 부추기는 허술한 안전규제 ▲자전거보험의 약한 보장성과 이용자들의 가입 기피 ▲양질의 자전거도로 부족 등 빈약한 인프라 ▲자전거 운전자 및 보행자의 안전의식 부재 등 크게 5가지 측면에서 현행 자전거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운전자에 대한 안전규제 기준은 미비하기도 하지만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70% 이상이 머리를 다쳐 숨지지만 아직 만 13세 이상 운전자의 헬멧 미착용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전거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용 양상과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운전자에 대한 보호 법규나 안전기준 등은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폭적이고 조속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자전거도로 뛰어든 인라인 충돌 땐 자전거가 ‘가해자’

    자전거도로 뛰어든 인라인 충돌 땐 자전거가 ‘가해자’

     지난 6월 2일 오후 9시쯤 경기 구리시의 자전거 전용도로에서 자전거와 인라인스케이트가 강하게 충돌했다. 이 사고로 자전거 운전자 A(30)씨는 전치 12주의 중상을 입었고 인라인스케이터 B(54)씨는 사망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 등을 토대로 ‘A씨는 전용도로에서 규정 속도(시속 20㎞)를 지키며 달렸는데 B씨가 갑자기 돌진해 일어난 사고’로 결론 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찰은 4일 A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안전운전의무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자전거는 통상의 법 적용대로 ‘차’로 분류한 반면 인라인스케이터는 ‘보행자’로 간주했기 때문이다. 이는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서 인라인스케이트를 ‘놀이기구’로 규정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A씨는 “숨진 B씨에게는 너무나 죄송하지만 나 역시 억울하다”고 하소연했다고 한다. A씨에게는 형사 처벌 외에 민사소송이 기다리고 있다. 막대한 손해배상이 불가피할 전망이지만 그는 자전거보험에도 가입이 안 돼 있다.  ‘자전거 인구 1200만명’ 시대를 맞았지만 모호한 교통법규와 허술한 안전규제, 이용자들의 낮은 안전의식 등으로 사고가 급증하면서 범(汎)사회적인 대책 마련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일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자전거 교통사고는 전국적으로 1만 6664건(사망 283명)이 발생해 전년 대비 25.1%가 늘었다.  전문가들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교통법규 음주·과속 운전, 헬멧 미착용 등을 부추기는 허술한 안전규제 자전거보험의 약한 보장성과 이용자들의 가입 기피 양질의 자전거도로 부족 등 빈약한 인프라 자전거 운전자 및 보행자의 안전의식 부재 등 크게 5가지 측면에서 현행 자전거 문화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특히 운전자에 대한 안전규제 기준은 미비하기도 하지만 있어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를테면 자전거 사고 사망자의 70% 이상이 머리를 다쳐 숨지지만 아직 만 13세 이상 운전자의 헬멧 미착용에 대한 처벌 규정이 없다.  신희철 한국교통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자전거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용 양상과 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운전자에 대한 보호 법규나 안전기준 등은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어 대폭적이고 조속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 [두 바퀴 ‘안전사회’] 현실 반영 못 하는 법규

    [두 바퀴 ‘안전사회’] 현실 반영 못 하는 법규

    최근 5년간 자전거 교통사고로 연평균 285명이 목숨을 잃었다. 하루 0.8명꼴이다. 국내 자전거 인구가 올해 1200만명으로 추산될 만큼 빠르게 늘고 있지만 안전이 담보되지 않으면서 곳곳에서 ‘위험한 질주’와 인명·재산상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신문은 안전하고 건강한 자전거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심층적인 현실 진단과 대안 모색을 담은 ‘두 바퀴 안전사회’ 기획 시리즈를 연재한다. 지난 6월 대전에 사는 50대 여성 A씨가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다 신호등이 적색으로 바뀌면서 빠르게 달려온 자동차에 치이는 사고를 당했다. 하지만 A씨는 ‘피해자’가 아닌 쌍방과실의 ‘가해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도로교통법상 자전거가 ‘차’(車)로 분류돼 있어 A씨는 자동차와 ‘차 대 차’로 충돌한 것으로 인정됐기 때문이다. 신호를 어기고 정지신호(적색)에서 진행해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사람은 A씨였기 때문에 주행신호(녹색)를 보고 달린 자동차가 피해를 봤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었다. 만일 A씨가 자전거에서 내려 이를 끌고 가는 상황에서 자동차에 치였다면 적색 신호였어도 ‘피해자’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그가 자전거에 탑승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불가능했다. 자전거 인구가 급증하면서 이에 따른 사고 및 인명·재산 피해가 급증하고 있지만 관련 법규나 안전규제는 여전히 과거 수준에 머물러 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아 사고를 더 많이 유발하고 사고 후의 원만한 처리도 어렵게 만든다는 것이다. 교통법규 개선과 안전 기준 강화 등 시스템의 정비는 정부와 정치권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것들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법으로 규정돼야 할 것들이 그렇지 못해 문제를 키우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지난 6월 경기 구리시에서 발생한 자전거-인라인스케이트 충돌 사망 사건<1면 머리기사 참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인라인스케이트의 경우 법률상 정의가 제대로 안 돼 있다. 도로교통법에 의거해 ‘놀이기구’로 해석할 수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향후 가해자에 대한 재판 과정에서 논란이 일 가능성이 있다. 자전거 동호회 등은 “인라인스케이터의 주행 속도가 시속 15~20㎞에 달하는 현실에서 보행자로만 보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입장이다. 명묘희 도로교통공단 수석연구원은 “도로교통법에서 ‘차’는 ‘사람 또는 가축의 힘이나 그 밖의 동력으로 도로에서 운전되는 것’이므로 인라인스케이트를 ‘보행자’라고만 보기도 애매하다”면서 “명확한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에서 사실상 자동차와 같다. 이를테면 인도로 주행하거나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다 사고를 내면 자동차와 똑같이 처벌된다. 하지만 도로를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는 여건은 웬만해서는 갖춰져 있지 않다. 도로 쪽 차선의 2분의1까지 자전거로 다닐 수 있다는 법원의 유권해석이 있지만 이럴 경우 현실적으로 뒤따라오는 차량의 경적음을 피하기 어렵다. 결국 위험한 상황 또는 법을 어기는 상황으로 내몰리기 쉬운 여건에 있는 셈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자전거 운전자들은 불만이 많다. 한만정 녹색자전거봉사단연합회 대표는 “자전거 전용도로를 인라인스케이터들이 버젓이 달리고 있는데 아무런 단속도 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면서 “자전거에 대한 국민 인식이 일반 자동차와 다른 점을 고려해 사고 때 보행자 등의 주의 부족에 대해서도 적절한 책임을 묻는 등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안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잇따른다. 사고 방지뿐 아니라 자전거 운전자들의 인식 개선을 위해서라도 규제 수위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자전거 탈 때 헬멧 착용은 ‘13세 미만 어린이’에 대해서만 의무 사항이다. 또 자전거 음주 운전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있지만 처벌 규정이 없어 단속 대상이 아니다. 속도 규정도 있지만 자전거 이용자의 상당수가 속도계를 장착하지 않아 실제 단속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2012년 7월 주영순 새누리당 의원이 자전거 음주 운전을 제재할 수 있는 법률 개정안을 제출하고 2013년 1월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자전거 음주 운전 단속 ▲자전거도로 안전 속도 규정 ▲인명보호장구 성인 착용▲야간 전조등·미등 설치 ▲운행 중 휴대전화 사용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법률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모두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민의 일상생활에 지나친 부담을 준다는 게 주된 논리다. 일부 농촌 지역 의원들은 “논에서 막걸리 한잔 마시고 자전거 타는 것까지 단속할 거냐”는 이유 등으로 법안 통과에 적극 반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자전거단체협의회 우충일 교육사업국장은 “고속 주행이나 헬멧 미착용 등에 따른 자전거 사고가 심각한 현실”이라면서 “안전규제 강화를 담은 관련 법령이 속히 통과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조폭들, 해외 도박 관광업 ‘투잡’

    국내 조직폭력배들이 ‘부업’으로 동남아 일대에 도박장을 차려 놓고 중견 기업인을 유인해 빚을 지게 한 뒤 거액을 뜯다 검찰에 적발됐다. 조직별로 담당 구역을 정하는 ‘협정’까지 맺었다. 일부 조폭들은 외국 국적을 취득한 한국인을 통해 카지노를 통째로 인수해 운영하기도 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마카오와 필리핀, 캄보디아 등에서 정킷방(카지노업체에 임대료를 주고 빌린 VIP룸)을 운영한 범서방파 정모(65)씨 등 5명을 도박 장소 개설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고 30일 밝혔다. 동남아 현지에서 범행을 주도한 파라다이스파 오모(44)씨 등 3명은 지명 수배, 영산포파 김모(52)씨 등 5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또 90억원대 해외 원정 도박을 벌인 코스닥 상장업체 사주 오모(54)씨를 상습 도박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12억여원대의 도박을 한 기업인 정모(48)씨는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원정 도박을 벌인 다른 기업인들도 수사 중이다. 검찰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영산포파 행동대원 전모(51)씨 등은 오씨가 ‘해외 원정 도박 마니아’라는 사실을 알고 접근해 캄보디아 카지노로 유인했다. 오씨는 이곳에서 60억원 상당의 칩을 외상으로 빌려 1회 최고 베팅액 7000만원의 ‘바카라’ 도박을 했다. 오씨는 또 올해 1월엔 파라다이스파에 이끌려 동료 사업가 임모(52)씨와 함께 필리핀으로 건너간 뒤 각각 30억원 상당의 칩을 빌려 1회 최고 베팅액 1억 2000만원짜리 도박을 했다. 조폭들은 국내에 있는 조직을 통해 기업인들에게 외상 칩값을 받아내고, 수금이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원정 도박 사실을 언론에 알리겠다”고 위협했다. 검찰 관계자는 “마카오는 범서방파, 필리핀은 파라다이스파와 범서방파, 캄보디아에서는 영산포파가 영역을 정해 도박장을 운영했다”며 “최근에는 캄보디아와 베트남 등지에 직접 카지노를 세우거나 도박장을 인수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檢, 리솜리조트 비자금 정치권 유입 수사

    리솜리조트가 2009년 중국 골프장을 인수하면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 등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사정당국은 이 비자금이 정치권에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를 쫓고 있다. 리솜리조트가 농협은행에서 특혜대출을 받았다는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29일 리솜리조트 그룹을 압수수색했다. 리솜리조트는 충남 태안과 예산, 충북 제천 등에 리조트를 갖고 있는 기업이다. 검찰은 신상수 회장을 비롯한 경영진이 거액의 회삿돈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리솜리조트가 2009년 인수한 중국 위해시 장보고CC가 비자금 조성 창구로 활용된 것으로 보고 있다. 리솜리조트는 장보고CC를 약 180억원(자산·부채 이전 방식)에 인수했다. 보수 공사 등을 벌여 이듬해 ‘리솜골프리조트 웨이하이’라는 이름으로 재개장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신 회장의 특수 관계인들이 최대 주주로 있는 모 회사가 당시 골프장 하청 공사 및 조경 사업을 수주했고, 이 과정에서 공사비를 부풀리거나 분양수수료 등을 챙기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제보가 있어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정 당국은 이 비자금 중 일부가 충남 개발사업 ‘로비용’으로 쓰였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당시 인허가 업무를 담당했던 충남도청 공무원들의 명단을 확보해 수사 선상에 올려놓고 있다. 한때 정권 실세였던 L씨에게 수상한 돈이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도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리솜리조트가 농협은행에서 대출받은 자금의 횡령 의혹도 함께 수사 중이다. 10년 전부터 경영난을 겪었던 리솜리조트 그룹은 2005년부터 최근까지 농협은행에서 1000억원이 넘는 대출을 받아 ‘특혜’ 논란에 휩싸였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檢 ‘분양업체 로비’ 박기춘 사전영장 검토

    檢 ‘분양업체 로비’ 박기춘 사전영장 검토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부동산 업자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박기춘(59·남양주을) 의원을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날 오전 10시쯤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박 의원은 “국민 여러분과 남양주 시민 여러분, 국회 선배·동료 의원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면서 “본인 관리를 엄격하게 하지 못했다. 구차하게 변명하지 않겠다”고 사실상 금품수수를 인정했다. 검찰은 부동산 분양대행사 대표 김모(44·구속기소)씨가 회삿돈 45억여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뒤 이 중 2억원 안팎의 현금과 명품 시계 7점, 명품가방 2점, 고급 안마의자 등을 박 의원에게 건넨 단서를 포착하고 수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박 의원을 상대로 김씨로부터 받은 금품의 성격을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대가성이 확인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이 아닌 뇌물죄가 적용될 수 있다. 검찰은 사전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현역 의원인 만큼 영장을 청구한다면 국회의 체포동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검찰은 김씨가 사업 편의를 위해 박 의원의 친동생에게 2억 5000만원을 줬다는 관련 진술도 확보하고 이 중 일부가 박 의원에게 흘러들어갔는지 여부도 조사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세 번째 수사… ‘親국정원’ 공안2부, 민간인 사찰 의혹 풀까

    세 번째 수사… ‘親국정원’ 공안2부, 민간인 사찰 의혹 풀까

    국가정보원과 함께 대공 수사의 한 축을 담당하는 서울중앙지검 공안부가 결국 국정원을 겨냥한 칼자루를 뽑아 들게 됐다. 물론 그 칼이 날카롭게 벼려진 칼인지 이빨 빠지고 무뎌진 칼인지는 수사 진행 과정과 결과가 말해 줄 것이다. 서울중앙지검은 27일 ‘국정원 해킹 프로그램 의혹’ 고발 사건을 공안2부(부장 김신)에 배당하고 수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박근혜 정부 들어 국정원이 검찰 수사 대상에 오른 것은 2012년 대통령 선거 개입 사건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이어 세 번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국가 정보기관의 안보업무와 관련돼 있다는 점과 시민단체 고발로 시작된 2002년, 2005년 국정원 도청 사건 수사를 공안2부가 담당했던 점 등을 종합 검토해 사건을 배당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우선 고발인인 새정치민주연합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고 시민단체가 추가 고발할 내용과 사건을 병합, 검토한 뒤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새정치연합은 원세훈 전 국정원장과 소프트웨어 수입 중개업체 나나테크 등을 고발했다. 이와 별도로 참여연대 등 8개 시민단체도 국민고발인단을 모집하고 있으며 오는 30일 고발장을 낼 예정이다. 검찰이 밝혀야 할 핵심 의혹은 국정원의 민간인 불법 사찰 여부다. 국정원은 “내국인 사찰은 절대 하지 않았다”는 입장이지만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국정원과 이탈리아 해킹팀의 이메일에는 의심할 만한 대목이 곳곳에 있다. 최근 자살한 국정원 임모 과장이 삭제한 해킹 프로그램 자료에 대한 확인도 검찰의 몫이다. 삭제됐던 데이터를 100% 복구했고 내국인 사찰 내용은 없다는 국정원 주장을 검증해야 한다. 또 임 과장이 해당 자료 삭제 권한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데이터가 지워진 경위도 파악해야 한다. 국정원이 국회 정보위원회의 자료 요청에 소극적인 상황이라 검찰이 압수수색 등 강제 수사력을 동원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검찰 공안 파트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등으로 실추된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초 공안 검사 사이에선 사건 배당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다. “국민들이 국정원과 검찰 공안부를 같은 편으로 보고 있는 마당에 수사를 아무리 잘한들 믿어 주겠냐”는 것이다. 2002년 국정원 휴대전화 도청 의혹을 공안2부가 수사했으나 무혐의 처분했던 것을 2005년 특수1부와 공안2부가 수사팀을 구성해 다시 수사한 전력도 있다. 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대공·테러 분야를 담당하며 국정원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공안1부가 아닌 정치·선거 사건을 전담하는 공안2부가 사건을 맡은 것도 성역 없는 수사에 대한 검찰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공정성 논란은 수사 진행 내내 피해 갈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안부의 특성상 지휘 라인이 국정원 파견 근무를 경험한 ‘친(親)국정원’ 검사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은 시빗거리가 될 수 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커버스토리] 형님 대신 회장님… 명함 파는 조폭들

    [커버스토리] 형님 대신 회장님… 명함 파는 조폭들

    깍두기 머리에 검은 정장. 금목걸이를 목에 건 조직폭력배 수십명이 유흥가를 무대로 난투극을 벌이는 장면은 이제 찾아보기 어렵다. 버젓한 회사 명함을 갖고 다니며, ‘형님’ 호칭은 “부장님”, “이사님”, “회장님” 등 평범한 직함으로 바꿔 부른다. 그렇다고 조폭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24일 검찰 등에 따르면 올해 7월 현재 전국적으로 216개 폭력조직 계파 소속 5300여명이 활동한다. 서울 진출 3대 호남 패밀리라 불리는 서방파·양은이파·OB파도 건재하고, 대구 동성로파, 부산 칠성파 등 토호 조직도 세는 여전하다. 대한민국 조폭은 합법적으로 기업체를 운영하면서 탈세, 횡령·배임 등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르는 쪽으로 선회했다. 기업 인수합병(M&A) 등 수백억~수천억원대 대형 금융 범죄도 이들의 사냥감이다. 불법에서 합법으로 활동을 전환했지만 그 피해는 소액투자자와 경쟁업체 등으로 이전보다 더 광범위해지고 있다. 지난 4월 구속기소된 범서방파 두목급 김모(45)씨. 그는 기업 인수합병 전문브로커 최모씨 등과 협력해 2012년 11월 위조지폐감별기 제조사 S사를 인수했다. 그리고 회사 돈 200억여원을 빼돌려 빚을 갚는 데 쓴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2013년 사망한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씨의 양아들로도 유명한 인물이다. 알짜배기 코스닥 상장사였던 S사는 이듬해 상장폐지됐다. 명동 사채시장에서 빌린 돈으로 지분을 인수해 바지사장으로 경영진을 바꾸고, 양도성예금증서(CD) 등 회사 자금으로 빌린 돈을 갚고서 몰래 지분을 매각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이른바 ‘알빼먹기’라는 방식으로 조폭들이 기업을 인수해 망가뜨리는 것은 이 바닥에서 흔한 일이 됐다”고 말했다. 전북 전주 나이트파 출신인 김모(47)씨는 2010년 290억여원으로 유명 속옷 브랜드 ㈜쌍방울을 인수해 회장직에 올랐다. 역시 주가 조작 등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다. 그는 지난 5월 300억원대 불법 사채업을 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던 중 ‘㈜쌍방울 회장’이라는 명함을 내밀며 외친 말이 바로 “나는 조폭이 아니라 사업가”라는 항변이었다. 최근 탈퇴 조직원을 청부살해하려 해 구속기소된 봉천동식구파 두목 양모(48)씨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주유소 26곳을 운영하는 업주로 밝혀졌다. ‘주유소 재벌’이라 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이렇듯 조폭이 진출한 사업 분야는 규모도 커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실제 검찰이 지난해 조폭 운영 업소 383곳을 분석한 결과 룸살롱 등 유흥업소나 식당이 61.4%(235개)로 여전히 많았지만 건설 및 제조업14.4%(55개), 유통업 8.9%(34개), 프랜차이즈업 2.6%(10개), 주유소 1.3%(5개) 등으로 세분화됐다. 2013년 1월 서울 현대아산병원. 범서방파 두목 김태촌 씨의 빈소에 검은 정장을 입은 건장한 남성 10여명이 2열로 서 조문객을 맞았다. 범서방파뿐 아니라 칠성파와 양은이파 등 30여개 계파 수백여명이 이곳을 찾았다. 조폭들이 공개적으로 경조사에 참여하는 일은 과거에는 단속 대상이었지만 2009년 9월 이후에는 활발해졌다. 대법원이 단순 경조사 참여 등은 조폭 활동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조직 간 집단 난투극인 이른바 ‘전쟁’이나 칼부림은 크게 줄었고, 오히려 다른 계파 경조사에 조직원 수십여명을 이끌고 참석해 행사장 주변에 도열시키면서 세를 과시한다”고 말했다. 전쟁을 피하기 위해 조직 간 평화 협정을 맺는 일도 있다. 최근에 조폭들의 새로운 사업으로 뜬 해외 원정 도박 사업의 경우엔 서로 지역을 처음부터 나눠 충돌 자체를 차단한다. 범서방파는 마카오, 파라다이스파는 필리핀, 영산포파는 캄보디아를 맡는 식이다. 그렇다고 전쟁이 아예 사라진 건 아니다. 상대 조직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 커지면 ‘역시 법보다 주먹’이 앞선다. 지난해 11월 전주 월드컵파 조직원들이 오거리파 조직원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사건, 2013년 2월 국제PJ파 부두목 조모(54)씨가 범서방파 두목급 나모(48)씨를 납치·폭행한 사건 모두 이권 다툼이 전쟁으로 번진 결과다. 조씨가 나씨 사업에 투자한 수억원을 날릴 처지가 되자 전쟁을 벌인 일이었다. 해외 연계 ‘주먹들’… 日 야쿠자 간부 필로폰 10㎏ 들고 서울 활보하기도 검찰은 최근 일본 야쿠자와 미국 마피아 등 해외 폭력조직과 연계한 국내 조폭의 마약거래가 점점 대형화되고 있다는 점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심재철)는 최근 한국에 들어와 필로폰 10㎏을 팔아넘기려 한 혐의로 구속한 일본 야쿠자 간부급 조직원 A씨(34)와 국내 조폭과의 연계 단서를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33만명 투약이 가능한 분량인 10㎏은 지난해 수사당국이 압수한 필로폰 총량(47㎏)의 21%에 이르는 양이다. 검찰은 A씨가 이 정도 필로폰을 들고 서울을 활보한 대담성에 비춰 야쿠자들이 이전에도 한국에서 필로폰을 판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지난해에만 전북지역 정읍식구파, 아파치파, 충북의 조가파, 파라다이스파, 전남 사거리파 등 많은 조직이 마약거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요즘 트렌드는 조직원이 수백 명이라도 활동은 소규모 그룹 단위로 쪼개는 식이 대세다. 일부 불법 행위가 적발돼도 조직 전체가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지능화된 셈이다. 부산 칠성파의 경우, 칠성파라는 큰 울타리 안에서 ‘온천장 칠성’, ‘서동 칠성’, ‘기장 칠성’, ‘서면 칠성’ 등의 분파로 활동한다. 실제 지난해 범죄 행위에 가담한 조폭 수를 분석해 보면 사건당 20명 이하인 경우가 71%로 나타났다. 반면 40명 이상 대규모 사건은 5%에 그쳤다. 국내 조폭의 활동 양상이 달라진 계기로는 1990년 10월 13일 노태우 정부의 ‘범죄와의 전쟁 선포’가 손꼽힌다. 원래 국내 조폭은 정치권과 유착된 ‘정치 깡패’가 출발점이다. 1957년 자유당 사주를 받은 동대문파 행동대장 유지광 등이 서울 장충단공원에서 야당이 주최한 시국 강연회장에 난입해 참가자를 무자비하게 폭행하는 사건 등이 대표적이다. 이후 1970~80년대 산업화 시대에 향락 문화 확산과 부동산 투기 열풍을 등에 업고 폭력조직들이 크게 성장한다. 호남 3대 패밀리도 이때 등장했다. 이전까지만 해도 맨주먹으로 싸우던 조폭들은 회칼 등을 쥐게 됐고, 경쟁 조직과 ‘전쟁’을 벌이는 경우도 잦아 사회 혼란을 일으켰다. 1975년 오종철파 행동대장이었던 조양은(64)씨가 서울을 장악하던 신상사파의 명동 사보이호텔 신년회에 난입한 ‘사보이호텔 사건’이나 1986년 서울 역삼동 서진룸살롱에서 진석이파 조직원들이 맘보파의 출소 축하연에 난입해 4명을 살해한 ‘서진룸살롱 사건’등 굵직굵직한 ‘전쟁’이 끊이지 않았다. 하지만 1990년 ‘범죄와의 전쟁’을 통해 전국 175개 조직 2만 4000여명이 구속된 뒤 변화가 뚜렷해졌다. 여러 조직이 재건되는 과정에서 합법 위장 기업형 조직이 등장하는 등 음성화·지능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덩달아 검·경 수사 방식도 기업 수사 형태로 바뀌기 시작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폭들의 탈세, 횡령·배임 사건에 대응하기 위해 조폭 수사에도 특수·금융 수사 기법이 도입됐다”며 “이제는 범죄 수익금 환수 등 불법 행위의 ‘밑천 제거’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국민 88%’ 4399만명 환자 개인정보 해외로 샜다

    우리 국민 88%에 해당하는 4399만명의 병의원 진료·처방 정보가 불법 수집·유통된 것으로 드러났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의 혐의로 약학정보원 원장 김모(51)씨, 보험청구심사 프로그램 업체인 G사 대표 김모(48)씨, SK텔레콤 본부장 육모(49)씨 등 24명(법인 포함)을 불구속·약식 기소했다고 23일 밝혔다. 약학정보원은 2011년 1월~지난해 11월 1만 800여개 가맹 약국에 공급한 경영관리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 주민번호·병명·투약 내역 등 43억 3593만건의 진료정보를 빼냈다. 환자 동의 없이 이 정보를 취급하면 법에 저촉된다. G사도 2008년 3월~지난해 12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험·요양급여 청구 프로그램을 7500여개 병의원에 공급한 뒤 이를 통해 진료·처방 정보 7억 2000만건을 불법 수집했다. 미국 통계회사 I사는 이 정보들을 사들여 약 사용 통계를 낸 뒤 국내 제약사에 되팔아 70억여원의 이득을 얻었다고 합수단은 설명했다. 합수단은 또 SK텔레콤이 전자처방전 사업을 하며 2만 3060개 병의원에서 7802만건의 처방전 내역을 불법 수집한 뒤 약국에 건당 50원에 팔아 36억원의 수익을 낸 사실도 확인했다. 이 회사는 전자처방전 프로그램에 정보 유출 모듈을 심어 처방전 내역을 실시간 전송받았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비리 수사…金 “아무 문제 없으며 떳떳하다”

    검찰이 대한체육회 비리 수사에 본격 착수했다. 22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임관혁)는 대한체육회 고위 인사들이 공금 횡령 등 비리를 저지른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정행(72) 회장의 업무상 직권남용 등 비리 의혹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 의혹을 뒷받침할 단서를 충분히 확보한 뒤 관련자를 소환하는 등 수사를 본격화할 방침이다. 김 회장은 이날 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체육회 임시 대의원총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아침 뉴스를 보고 처음 알았다”며 “아무 문제가 없으며 떳떳하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민영진 KT&G 사장 수십억대 횡령 혐의 수사 착수

    민영진(57) KT&G 사장이 회사 돈을 빼돌렸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21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김석우)는 최근 민 사장이 자회사를 통해 수십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이 회사와 회사 관계자들의 계좌를 추적하고 있다. 의혹에 연루된 자회사는 2011년 KT&G가 사업다각화 차원에서 계열사로 편입한 소망화장품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망화장품은 2012년 2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지만 2013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182억원, 5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검찰은 자금 추적이 마무리되는 대로 관련자들을 소환, 비자금 일부가 로비에 쓰였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민 사장은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 2월 KT&G 사장에 선임됐다. 2013년 2월 연임에 성공해 현재까지 6년째 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민 사장은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의 측근에게 지원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KT&G 관계자는 “현재 경위를 파악 중이며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박기춘, 명품 돌려주고 지문 지워 달라고 했다”

    부동산 분양 대행업자로부터 대가성 금품을 수수한 의혹을 받고 있는 박기춘(59)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수사에 대비해 명품 시계와 가방을 돌려준 정황을 포착했다고 검찰이 밝혔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 배종혁)는 박 의원이 지난달 5일 측근 정모(50)씨를 경기 남양주시 퇴계원 소재 자신의 사무실로 불러 “분양 대행업체 대표 김모(44)씨로부터 받은 명품 시계 7개와 가방 2개를 돌려주라”고 부탁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정씨는 같은 날 오후 김씨에게 명품들을 돌려주며 “박 의원의 지문을 지우고 처음부터 갖고 있었던 것처럼 보관해 달라”고 말했다. 정씨는 또 박 의원에게서 고급 안마의자를 배송받아 자신의 집에 보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 역시 박 의원이 김씨로부터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박 의원이 국회 국토교통위원장의 지위를 이용해 건설업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으로 보고 박 의원을 조만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지난달 김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시계와 가방 등을 확보한 검찰은 이날 정씨를 증거 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앞서 지난달 20일 검찰은 회사 돈 45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김씨를 구속했다. 검찰은 김씨로부터 박 의원에게 건넨 금품과 별도로 박 의원의 동생에게 2억 5000만원을 줬다는 진술도 확보했다. 박 의원의 동생은 지난 10일 참고인으로 소환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남양주시 고위 공무원이 쓰레기 소각 잔재 매립장의 체육시설 인허가 과정에 개입한 혐의를 잡고 박 의원 등이 연루됐는지 확인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이마트·롯데마트 경품도 조작… 489만건 고객정보만 샜다

    홈플러스에 이어 이마트, 롯데마트 매장에서까지 소비자 경품 행사 조작과 개인정보 유출이 벌어진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국내 3대 대형 할인점이 모두 소비자를 우롱하는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그러나 검찰은 직접 범행을 저지른 게 아니라며 이마트·롯데마트를 형사처벌 대상에서 제외했다. 지난해 문제가 됐던 홈플러스는 최고경영자(CEO)가 기소된 바 있다. 개인정보범죄 정부합동수사단(단장 이정수 부장검사)은 경품 당첨자를 바꿔치기해 경품을 빼돌리고 고객정보를 불법 수집한 혐의로 P경품대행사 대표 서모(41)씨 등 5명을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M경품대행사 대표 전모(59)씨 등 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여기에는 이마트 전직 직원 4명도 포함됐다. 합수단은 허위 당첨자 42명 중 2회 이상 경품을 받아 간 7명도 약식기소했다. 앞서 합수단은 지난 2월 서울YMCA가 “경품 행사와 관련해 고객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팔아넘긴 의혹이 있다”며 이마트·롯데마트를 고발한 사건을 수사해 왔다. P사는 2012년 10월부터 1년 넘게 보험사 3곳의 위탁을 받아 이마트 매장에서 40차례에 걸쳐 경품 행사를 진행했다. 이들은 당첨자가 결정되면 인적 사항을 거래업체 대표나 가족·지인의 이름으로 바꿔치기하는 수법으로 경품을 빼돌렸다. 경품 1등 자동차 40대 중 26대가 이런 식으로 빼돌려졌다. 2~3등을 포함한 전체 경품값 7억 9000만원 중 55.7%인 4억 4000만원이 횡령됐다. 반면에 당첨을 기대하며 응모했던 고객들의 개인정보 467만건은 보험사로 넘어갔다. 특히 빼돌려진 자동차 중 3대는 경품 행사 관리를 맡은 이마트 법인영업팀 과장 이모(41)씨에게 돌아갔다. 이씨는 서씨의 범행을 미리 눈치채고도 묵인했으며 오히려 “경품을 챙겨 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계좌 추적 과정에서 이마트 직원들의 ‘갑질’도 추가로 드러났다. 합수단은 이씨와 브랜드전략팀 과장 김모(43)씨, 법인영업팀 직원 김모(42)씨가 광고대행업자 신모(52)씨로부터 각각 9억 9000만원, 19억 4000만원, 4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사실을 포착했다. 이씨와 김씨는 매장 내 카드 모집 영업 행위를 눈감아 주는 대가로 뒷돈을 받기도 했다. 현재 세 명 모두 퇴사한 상태다. M사 역시 2012년 1월 전국 롯데마트 매장에서 경품 행사를 대행하며 1등 경품인 자동차 등 102개 경품을 빼돌리고 고객정보 22만건을 불법 수집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검찰은 “조직적으로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마트·롯데마트 법인이나 경품 행사를 위탁한 보험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서울YMCA 서영경 시민사회운영본부 팀장은 “검찰이 형식적인 법 적용으로 사건을 처리한 것 같아 유감”이라며 “소비자들이 이마트·롯데마트를 보고 경품 행사에 응한 것이고 이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는 것인데 아무 책임이 없다고 한다면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年수익률 96% 해외통화 선물거래” 650억 끌어모은 국제 금융사기단

    ‘맥심트레이더’라는 이름의 국제 금융사기 조직이 한국·대만 등 동아시아 지역에서 해외통화 선물거래(FX마진거래)를 빙자해 동시다발적으로 사기행각을 벌이다가 적발됐다. 국내에서는 1000여명이 약 65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4부(부장 김관정)는 맥심트레이더의 국내 총책 신모(59)씨 등 7명을 사기 및 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박모(54)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검찰은 신씨 등이 수사를 피해 외국으로 빼돌린 273억원의 행방을 쫓고 있다. 신씨 등은 맥심트레이더의 한국지사라며 ‘케이맥스’(K-MAX)라는 업체를 차려놓고 지난해 2월부터 올 4월까지 설명회를 통해 1000여명에게서 투자금 650억여원을 끌어모았다. 이들은 “FX마진거래를 통해 돈을 불려 투자액수에 따라 매월 원금의 3~8%, 연간 최고 96%를 배당하고 18개월이 지나면 원금을 돌려준다”며 사람들을 꾀었다. 하지만 실제 FX마진거래는 ‘초고위험 투자상품’으로, 연 96% 수익과 원금을 보장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 신씨 등은 맥심트레이더 홈페이지에서 원금과 배당금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개인 계정을 투자자들에게 만들어 주고 실제 FX마진거래에 투자한 것처럼 속였다. 회원 추천수당이나 배당금은 모두 맥심트레이더 회원 사이에서만 통용되는 가상화폐인 ‘e머니’로 지급했다. 하지만 이들은 받은 돈을 FX마진거래에 투자하지 않고 펀드 투자와 개인 사업체 운영, 아파트 구입 등에 써버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및 동아시아 주요국에서 비슷한 내용의 수사가 이뤄진 가운데 맥심트레이더는 그 자체가 금융투자사가 아니라 사기조직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홍콩·대만 등지에 지사를 뒀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사무실 소재지와 투자금의 사용처, 배당금의 출처는 물론 FX마진거래에 필요한 국제 환딜러(FDM) 자격 여부도 확인된 게 없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 5월 대만 법무부는 맥심트레이더 투자금 명목으로 30억 대만달러(약 1080억원)를 챙긴 현지 사기단 ‘마승금융그룹’을 적발했다. 검찰 관계자는 “투기성이 높은 FX마진거래와 유사수신·다단계 금융사기 방식이 결합된 사례로 외국 조직원과 공모해 한국·대만·중국·일본·싱가포르 등 아시아 각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사기극이 벌어졌다”면서 “대만 정부와 협조해 국내 조직이 해외 조직원들과 어떻게 연계를 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檢, 박영수 前고검장 습격범 전자발찌 청구

    형사사건 패소에 앙심을 품고 고검장 출신의 변호사를 습격했던 60대 건설업자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이철희)는 살인 미수와 보복폭행 등 혐의를 적용해 이모(63)씨를 구속기소하고 전자발찌 부착명령을 청구했다고 16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달 17일 0시쯤 박영수 변호사의 사무실이 있는 서울 서초구의 한 빌딩 휴게실에서 칼날 길이 7㎝짜리 공업용 커터를 휘둘러 박 변호사를 살해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 변호사는 대검 중수부장과 서울고검장을 지낸 검찰 고위간부 출신이다. 이씨는 자신이 모해위증 혐의로 고소한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가 무혐의 처분을 받자 정씨를 변호한 박 변호사를 해치려 했다. 이씨는 박 변호사가 재판 과정에서 전관예우를 받은 것으로 생각해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박 변호사는 목에 길이 15㎝, 깊이 2∼3㎝의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봉합수술을 받았다. 검찰은 이씨가 억울하게 피해를 보았다는 생각에 집착하는 등 재범의 우려가 있다며 전자발찌 부착 명령을 내려 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이씨는 정신질환 관련 검사에서 “충동적이고 행동통제력과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이 부족하다”, “자존감이 과도하고 무책임하다” 등 평가를 받았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원세훈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 국정원 ‘한고비’ 넘었지만… 해킹프로그램 파문에 곤혹

    대법원이 16일 원세훈(64) 전 국가정보원장의 대선 개입 혐의를 뒷받침했던 증거를 배척하며 ‘절반짜리 면죄부’를 줬지만 국정원의 선거 개입 여부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2011년부터 국정원이 이탈리아 보안업체 ‘해킹팀’의 해킹프로그램을 사들여 온 사실이 최근 공개돼 도·감청 의혹이 또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 또한 원 전 원장의 재직 때 일이다.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지난 9일 공개한 해킹팀의 400기가바이트(GB) 분량 내부 자료에는 국정원 측이 해킹팀 직원과 주고받은 이메일 등이 담겨 있다. 여기에는 프로그램 구입 경위 등이 상세히 공개돼 있다. 특히 국정원의 별칭인 ‘육군 5163부대’ 관계자가 지난해 3월 해킹팀 관계자를 직접 만나 ‘카카오톡’ 해킹 기술에 대한 진전 사항을 문의했고, 2013년 1월에는 삼성의 ‘갤럭시S3’ 스마트폰을 해킹팀에 보내 분석을 의뢰한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 2월에는 안랩의 ‘V3모바일 2.0’과 같은 국내용 백신을 회피하려는 방법도 문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두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이용 패턴과 관련된 것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을 중심으로 국내 사찰용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이병호 국정원장은 최근 해킹 프로그램 도입 여부를 공식 인정하면서 “20개를 구입해 18개는 북한 공작원을 대상으로 해외에서, 2개 회선은 국내에서 연구용으로 사용했다”고 해명했지만 의혹은 잦아들지 않고 있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검찰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 역시 지난 15일 국회에서 “검찰에서 수사 착수 필요성이 있는지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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