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각’·‘궁박’ 등 어려운 한자·일본식 표현 민법서 사라진다
‘최고’(催告·촉구), ‘제각’(除却·제거) 등 어려운 한자어와 일본어 표현들이 민법 조항에서 싹 사라진다. 민법은 국민 일상생활에 적용되는 기본법인데도 용어들이 너무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무부는 민법의 주요 용어 133개와 문장 64개를 순화하는 등 조문 1057곳을 정비한 민법 개정안을 26일 입법예고한다. 개정안은 ‘최고’ 등을 비롯해 ‘궁박’(窮迫·곤궁하고 절박한 사정), ‘요(要)하지 아니한다’(필요하지 않다), ‘비치(備置)하여야’(갖춰 두어야) 등 일본식 표현을 바로잡았다. 넓이 단위인 ‘정보’와 ‘평’도 제곱미터(㎡)로 통일했다.
‘몽리자’(蒙利者·이용자), ‘구거’(溝渠·도랑), ‘언’(堰·둑), ‘후폐(朽廢)한’(낡아서 쓸모없게 된)’,‘해태(懈怠)한’(게을리 한) ,‘인지’(隣地·이웃 토지)’ 등 일상에서 거의 쓰지 않는 한자어도 개선했다. ‘상당한’(적절한), ‘이의를 보류한 때에’(이의를 단 경우에는)처럼 뜻이 불분명하거나 ‘표의자’(의사표시자), ‘복임권’(복대리인 선임권)처럼 지나치게 축약된 용어도 쉽게 쓰기로 했다.
남성 중심적 표현인 ‘친생자’와 ‘양자’를 ‘친생자녀’와 ‘양자녀’로 바로잡고 ‘소송의 각하, 기각 또는 취하의 경우’는 ‘소가 취하, 각하되거나 청구가 기각된 경우’로 정확하게 바꿨다.
새 민법은 원칙적으로 조문 전체를 한글로 표기했지만 ‘추인’(追認), ‘소급’(遡及), ‘부종성’(不從性)처럼 한글만으로 이해하기 어렵거나 혼동될 우려가 있는 경우는 한자를 함께 적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