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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헌재 “언론인 선거운동 금지는 위헌”

    헌재 “언론인 선거운동 금지는 위헌”

    “언론인의 정의 불명확하고 선거운동 자유 침해한다”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언론인의 정의가 불명확한 데다 개인 판단에 따른 선거운동까지 막을 필요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앞으로 자사 매체를 이용하지 않는 언론인 개인 차원에서의 선거운동은 허용될 전망이다. 헌재는 30일 김어준(48) 딴지일보 총수와 주진우(43) 시사인 기자가 낸 공직선거법 일부 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7대2 의견으로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재판부는 “방송, 신문, 뉴스통신 등 다양한 매체 중에서 어느 범위로 한정할지, 어떤 업무에 어느 정도 관여하는 자까지 언론인에 포함될 것인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 공직선거법 조항 등은 포괄위임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해당 조항이 선거운동의 자유를 제약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재판부는 “정치적 중립성이 요구되지 않고 정당 가입이 전면 허용되는 언론인에게 언론매체를 이용하지 않고, 업무 외적으로 개인적인 판단에 따라 선거운동을 하는 것까지 금지할 필요가 없다”며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전면 제한하고 위반 때 처벌하는 제도는 선거운동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판시했다. 헌재는 또 “언론기관에 공정보도 의무를 부과하고 언론인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행위는 충분히 규제하고 있는데도 별도 규정으로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일절 금지하는 것은 침해의 최소성 원칙에도 반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언론인은 자기가 속한 매체를 이용하지 않는다면 선거운동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특정 후보 지지를 위해 거리 유세에 나서거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지지 글 등을 올리는 것이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헌재 관계자는 “이번 결정은 언론 매체를 이용하지 않는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라면서 “언론기관이 특정 정당이나 후보 등에 대해 지지나 반대 의사를 표방하는 것은 여전히 금지된다”고 설명했다. 김 총수와 주 기자는 2012년 4·11 총선 직전 당시 민주통합당 정동영 후보와 김용민 후보 등을 공개 지지하고 대규모 집회를 연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로 기소됐다. 공직선거법 제60조 1항 5호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언론인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은 또 해당 언론인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규칙으로 정하는 언론인’이라고 규정했다. 위반할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6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김 총수 등은 “공직선거법이 선거운동이 금지되는 언론인의 범위를 명확하게 규정하지 않아 죄형법정주의에 반한다”며 재판부에 위헌법률심판 제청을 신청했고, 서울중앙지법이 이를 받아들여 2013년 1월 헌재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법원은 김 총수 등에게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 선관위는 이번 결정으로 언론인의 범위를 규정하고 있는 공직선거관리규칙 22조의2(현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없는 언론인의 범위)를 개정할 방침이다. 규칙은 신문과 인터넷신문, 정기간행물, 방송사 등의 종사자와 발행인 등을 ‘현직을 가지고 입후보할 수 없는 언론인의 범위’에 포함시키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 남상태 20억 해외 차명계좌… ‘비자금 저수지’ 찾았다

    남상태 20억 해외 차명계좌… ‘비자금 저수지’ 찾았다

    前산은회장 지인과 수상한 계약 연임 시기와 맞물려 20억 집행 남상태(66·구속)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수년간 운영한 20억원 규모의 해외 비밀 계좌가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의 경영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싱가포르 차명계좌를 찾아냈다고 30일 밝혔다. 협력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챙긴 뒷돈이나 대우조선의 해외 지사로부터 송금받은 비자금 등을 이 계좌에 예치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2008년 대우조선의 유럽 지사 2곳에서 조성된 비자금 50만 달러를 이 계좌로 송금하게 했다. 당시 환율로 5억원 정도 되는 이 돈으로 남 전 사장은 싱가포르의 페이퍼컴퍼니 지분을 취득했다. 이 업체는 남 전 사장의 대학 동창인 휴맥스해운항공 대표 정모(65·구속)씨가 소유하고 있다. 남 전 사장은 이 업체로부터 받은 수억원대 자금도 이 계좌에 보관했다. 정씨가 소유한 또 다른 업체인 부산국제물류(BIDC)로부터 받아 챙긴 10억원 정도의 뒷돈도 이 계좌로 유입됐다. 싱가포르 비밀 계좌가 배당금을 보관하는 ‘저수지’처럼 활용된 셈이다. 검찰은 총 20억원 정도의 자금이 비밀 계좌에 남아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검찰은 일단 이 돈을 남 전 사장이 노후 대비용으로 마련한 자금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다만 남 전 사장의 2009년 연임 로비 의혹에 대해서는 계속해서 단서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검찰은 남 전 사장이 홍보대행사에 부당하게 일감을 몰아준 정황을 포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최근 남 전 사장의 재임 기간에 대우조선의 홍보·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한 실무진을 소환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대우조선이 추진한 대외협력 사업과 홍보 예산 집행 내역 등을 조사했다. 대우조선이 2008년 홍보대행사 N사와 체결한 계약의 실체를 따져 보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 따르면 당시 N사는 대우조선으로부터 거액의 홍보대행 업무를 수주했다. 남 전 사장이 재임 중이던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간 대우조선이 N사에 지급한 대금은 20억원에 이른다. 통상의 홍보 예산 집행 규모에 비춰 이례적으로 많은 데다 N사가 실제 수행한 홍보 업무는 미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N사의 대표 박모씨는 민유성(62) 전 산업은행장과 친분이 두터우며 정관계에 구축한 인맥도 넓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특수성을 감안해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당시 N사에 특혜성 거래를 지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운호 돈 2억 수수´ 검찰 수사관 구속…수사 확대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이원석 부장검사)는 30일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서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검찰 수사관 김모씨를 구속했다.  서울중앙지법 한정석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인정된다”면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2014∼2015년 중앙지검에 근무한 김씨는 정 전 대표에게서 서울메트로 매장 사업관 관련한 사건을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여원을 수수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를 받고 있다. 검찰은 계좌추적 과정에서 금품이 건네진 단서를 확보하고 28일 김씨를 체포했다.  검찰은 김씨를 상대로 금품 수수 경위를 구체적으로 확인하는 한편 비리 연루자가 추가로 있는지 추적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檢 ‘롯데家 맏딸’ 신영자 내일 피의자 소환

    정운호(51)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다음달 1일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을 소환 조사한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29일 신 이사장의 소환 날짜를 확정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을 밝혔다. 신 이사장은 정 전 대표로부터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과 매장 관리에 편의를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금품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를 받고 있다. 신 이사장이 받아 챙긴 뒷돈은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1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대표가 네이처리퍼블릭으로 하여금 신 이사장이 실질적으로 소유한 B사와 롯데면세점 입점 컨설팅 등의 계약을 맺도록 한 뒤 신 이사장에게 청탁성 금품을 건넸다는 것이 검찰 판단이다. 검찰은 또 B사의 수익 가운데 매년 100억원 정도가 신 이사장의 아들 장모(48)씨와 딸들에게 흘러간 정황도 포착했다. 아울러 검찰 수사에 대비해 B사와 네이처리퍼블릭이 매장 관리 위탁계약을 맺은 것처럼 계약서를 허위로 꾸민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미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고 자금 추적이나 압수수색한 증거물 분석을 통해 (신 이사장을) 부를 만한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신 이사장을 불러 정 전 대표로부터 금품을 챙긴 것이 사실인지, 금품 거래의 대가로 입점 및 매장 관리 편의를 지시했는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서울중앙지검 롯데 수사팀은 전날 롯데 측 변호인으로부터 “롯데케미칼의 수수료와 관련한 자료를 제출할 수 없다”고 거절하는 답변이 왔다고 이날 밝혔다. 검찰은 지난 16일 롯데케미칼 측에 일본 롯데물산과의 거래·자금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 롯데케미칼이 해마다 5조원가량의 원자재를 수입하면서 일본 롯데물산을 중간에 ‘끼워 넣기’해 이른바 ‘통행료’ 명목으로 자금을 지원, 수백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롯데케미칼 측은 이에 대해 “해당 거래는 정상적이었다”고 혐의 내용을 부인하면서 “일본 주주들이 자료 제출을 반대하고 있어 검찰 요구에 응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상적인 금융거래라면 자료를 내놓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일본 사법 당국과 공조해 자료를 확보하는 방안을 추진할 뜻을 밝혔다. 한편 검찰은 정 전 대표로부터 사건 청탁 등의 명목으로 2억여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김모 수사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신영자 최측근 재단 임원 압수수색… 로비 단서 찾은 듯

    정운호(51·구속)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롯데면세점 입점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8일 신영자(74)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최측근의 집무실과 자택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르면 이번 주 신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네이처리퍼블릭 입점을 직접 지시했는지 조사할 방침이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이날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빌딩에 있는 롯데장학재단에 수사관을 보내 재단 임원 이모씨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결재 서류, 내부 문서 등을 확보했다. 2012년부터 신 이사장을 보좌해 온 이씨는 재단 내부 사정에 밝은 인물이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신 이사장이 정 전 대표에게 부당한 청탁을 받고 네이처리퍼블릭의 롯데면세점 입점 및 매장 확대 등을 지시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단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일 신 이사장 자택과 신 이사장이 아들 이름으로 실질 소유 중인 명품 유통업체 B사에 대한 압수수색 당시 은폐된 증거물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이사장은 롯데면세점 입점 청탁 대가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정 전 대표에게서 10억~20억원을 ‘뒷돈’으로 챙겼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B사와 롯데면세점 입점 컨설팅 및 매장 관리 위탁계약을 맺는 방식으로 신 이사장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최근 검찰은 B사 대표 이모(56·구속 기소)씨와 호텔롯데 롯데면세점 대표이사(부사장)를 지낸 롯데쇼핑 이원준(60) 사장 등을 조사하면서 신 이사장이 네이처리퍼블릭에 편의를 주도록 지시했다는 취지의 진술도 받아 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대우조선 비리’ 남상태 새벽 긴급체포

    ‘대우조선 비리’ 남상태 새벽 긴급체포

    이명박 前 대통령 부인과 친분 연임 로비도 수사 대상 오를 듯 고재호 前 사장도 조만간 소환 대우조선해양 경영 비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남상태(66)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이 28일 새벽 긴급체포됐다. 지난 8일 본사 압수수색으로 대우조선 비리 수사가 본격화된 지 20일 만이다. 이에 따라 검찰의 수사 방향이 정관계 비호세력으로 확대될지 주목된다. 검찰은 조만간 남 전 사장에 대해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27일 남 전 사장을 배임수재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밤늦게까지 조사한 뒤 긴급체포했다. 검찰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된 범죄 혐의나 사정 등을 고려할 때 체포함이 상당하다고 판단해 긴급체포했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 서초동 서울고검 청사 앞에 선 남 전 사장은 측근 회사 일감 몰아주기, 회계 부정 개입, 연임 로비 의혹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만 말했다. 남 전 사장은 2006년 대우조선 대표이사에 취임해 2009년 한 차례 연임을 거쳐 2012년까지 6년간 최고경영자 자리를 지켰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대학 동창 정모(65·구속)씨와 최측근으로 대우조선해양건설 전무를 지낸 이창하(60)씨 등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들에 일감을 몰아주고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 등을 받고 있다. 특히 정씨가 대주주로 있는 부산국제물류(BIDC)에 대우조선의 운송계약 커미션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120억원에 이르는 이득을 몰아주고, 차명으로 BIDC 지분을 사들여 배당금 명목으로 수억원대 사익(私益)을 챙긴 것으로 검찰 조사 결과 드러났다. 검찰은 또 다른 핵심 인물인 고재호(61·2012~2015년 재직) 전 사장을 조만간 소환할 방침이다. 검찰은 이들의 경영 비리에 대한 수사와 별개로 산업은행 등 대우조선 경영 비리 관련 외부 비호세력에 대한 수사도 확대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외부감사인 안진회계법인의 묵인·방조·개입 없이는 수조원의 회계 사기가 이뤄질 수 없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은행 고위 관계자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관계 인사들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판단인 것이다. 이와 관련, 홍기택(64) 전 산업은행 회장은 최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대우조선에 대한 4조 2000억원 추가 지원은 청와대 서별관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남 전 사장이 연임을 위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상납 로비를 했는지 등도 수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9년 2월 연임 성공 당시 남 전 사장이 이 전 대통령의 처남과 부인 김윤옥씨 등과 친분이 있다는 사실 등이 알려지면서 의혹이 증폭된 바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단독] 고교생 22명이 여중생 성폭행…5년 만에 ‘지옥’을 털어놨다

    [단독] 고교생 22명이 여중생 성폭행…5년 만에 ‘지옥’을 털어놨다

    호기심에 술 마신 것 보고 협박 억지로 술 먹여 두 차례 몹쓸 짓 충격에 학업 중단·우울증 치료 심리상담사 설득에 용기내 신고 직장인·군인·학생 된 가해자들 발뺌하다 일부 자백… 3명 영장 올해 초 서울 모 심리센터 상담사 A씨는 10대 소녀인 B양을 상담하던 도중 숨이 턱 하니 막혀왔다. 우울증을 호소하며 심리센터를 찾은 B양이 몇 차례의 상담 끝에 마음속 깊은 곳에 꾹꾹 숨겨왔던 ‘지옥’을 털어놨기 때문이다. 27일 서울 도봉경찰서 등에 따르면 비극의 시작은 2011년 9월 초의 어느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중학생이던 B양은 단짝 친구 C양과 밤 9시쯤 집 근처 가게에서 맥주 한 캔을 산 뒤 골목에서 나눠 마셨다. 하지만 어린 여중생의 이 작은 ‘일탈’의 대가는 가혹했다. D군 등 주변을 지나던 중학교 선배들에게 들켰다. D군은 “학교에 이르겠다”는 협박으로 B양에게 겁을 줬다. 일주일쯤 지났다. D군이 B양을 불러냈다. “밤에 학교 뒷산에서 같이 술이나 마시자”고 했다. “안 오면 학교에서 잘리게 해 주겠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뒷산에 가니 D군 말고도 10명의 중학교 선배들이 있었다. 이들은 “문제를 만들고 싶지 않으면 시키는 대로 하라”며 B양과 C양에게 술을 먹였다. D군 등 4명은 술에 취한 채 정신을 잃은 B양을 번갈아가며 성폭행했다. 다시 일주일이 지났다. D군은 이들을 또 뒷산으로 불러냈다. 이번엔 ‘악마’들이 22명으로 늘어 있었다. 이들은 또다시 B양과 C양에게 억지로 술을 마시게 한 뒤 ‘몹쓸 짓’을 다시 했다. B양은 “‘말하면 부모님까지 모두 죽여버리겠다’는 이들의 말에 겁이 나 반항을 할 생각조차 하지 못했다”고 눈물을 흘렸다. 가해자들이 잇따라 졸업을 하며 B양 등은 겨우 마수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날의 상처는 이들에게 화인(火印)으로 남았다. 친한 친구에게도, 심지어 부모님에게도 말을 꺼낼 수 없었다. 누구도 믿을 수 없었기에 누구에게도 마음을 열 수 없었다.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도 정상적으로 할 수 없었고 결국 학교를 떠나야 했다. 그러나 B양 등은 그날의 충격과 그에 따른 불안감, 우울증은 떨쳐낼 수 없었다. 오히려 시간이 갈수록 내면에 더 큰 상처를 남겼다. 결국 B양은 상담센터의 문을 두드렸고, 상담을 통해 이 사실을 안 A씨는 고민 끝에 B양의 가족에게 알렸다. B양의 가족들은 “피해자인 네가 왜 가해자로 웅크리고 살아야 하느냐. 잘못을 저지르고도 멀쩡히 다니는 그들은 지금에라도 벌을 받아야 한다”며 설득했다. B양은 고민 끝에 C양과 함께 지난 3월 도봉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사건을 접수한 도봉서는 가해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에 들어갔다. 피해자들이 ‘용기’를 낸 결과 사건 발생 5년 만에야 ‘제2의 밀양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른 셈이었다. 다행히 10년인 특수강간의 공소시효가 아직 남아 있는 상태였다. 피해자들과 달리 가해자들은 ‘정상적’인 삶을 살고 있었다. 이들 중 절반 이상은 현역 군인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평범한 대학생이나 직장인으로 생활하고 있었다. 이들은 처음에는 “기억이 안 난다”, “피해자들이 거짓말하고 있다”고 발뺌했다. 그러나 경찰의 추궁이 이어지자 결국 범행을 털어놓기 시작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조사 도중 연락을 끊고 도주해 경찰이 행방을 쫓고 있다. 도봉서는 27일 범행 주범인 D군 등 3명에 대해 특수강간과 폭력행위처벌법의 공동상해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군 복무 중인 피의자 12명은 군으로부터 신병을 넘겨받아 조사한 뒤 사법처리 방향을 결정할 방침이다. 또 이들의 여죄 등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강신 기자 xin@seoul.co.kr
  • [단독] ‘묻지마 보석’이 송창수 2600억 사기 키웠다

    [단독] ‘묻지마 보석’이 송창수 2600억 사기 키웠다

    2011년 이후 5차례에 걸친 사기로 수천억원의 피해를 입힌 송창수(40) 전 이숨투자자문 실질대표가 재판 과정에서 ‘특혜성 보석’을 세 차례나 받았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송 전 대표는 구속기소 후 4~5개월마다 어김없이 풀려났고, 그 직후에는 또 다른 사기 사건을 저지르면서 보석 등으로 석방된 기간에만 6459명의 피해자와 2636억원의 피해액을 낳았다. 법원의 ‘마구잡이식’ 보석 허가만 없었다면 이러한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는 얘기가 된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송 전 대표는 정운호(51·구속 기소)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와 더불어 부장판사 출신 최유정(46·구속 기소) 변호사에게 50억원의 수임료를 건네 ‘전관(前官) 로비’ 논란의 ‘진앙’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송 전 대표가 처음 사기를 쳐서 기소된 건 2011년 7월이다. 그해 1월부터 5월까지 292명의 투자자로부터 인터넷쇼핑몰 분양대금 9억 2290만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었다. 송 대표는 구속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받다가 12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그는 석방 직후 휴대전화 판매위탁 판권 대금 명목으로 207명으로부터 9억 8600여만원을 받아 가로챘다. 이 사건으로 송 전 대표는 이듬해인 2012년 7월에 다시 구속 기소되지만 역시 5개월쯤 지난 12월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증인이 많아 구속기한 6개월 이내에 재판을 끝낼 수 없다”는 게 법원의 보석 허가 이유였다. 풀려난 송 전 대표는 곧바로 피해액이 10배 이상 불어난 또 다른 사기 사건을 주도한다. 석방된 지 한 달 뒤인 2013년 1월 인베스트컴퍼니라는 투자회사를 세워 구직자 717명으로부터 선물 투자금 명목으로 106억여원을 가로챘고, 그해 10월 수원지법에 구속 기소됐다. 하지만 송 전 대표는 불과 4개월 만인 2014년 2월에 보석으로 풀려났다. 특히 당시 보석 결정은 서울중앙지법이 앞서 송 전 대표가 저지른 인터넷쇼핑몰 분양대금 사기 사건 등에 대해 징역 2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지 나흘 뒤에 이뤄졌다. 하지만 중앙지법 선고 당시 송 전 대표는 구속 상태여서 따로 법정구속이 되지 않았고, 수원지법의 보석 결정에 따라 송 전 대표는 다른 건의 실형 선고가 있었음에도 구치소 문을 나설 수 있었다. 서울 지역의 한 부장판사는 “타 법원에서도 피고인에 대한 선고 사항은 전산망을 통해 쉽게 검색할 수 있다”며 “실형 선고 사실을 알고도 보석을 결정했다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송 전 대표의 사기 규모는 더욱 커졌다. 그는 2014년 8월 투자사 리치파트너스를 세워 피해액만 1139억원대의 사기 사건을 일으키고, 지난해 3월에는 이숨투자자문을 설립해 1381억원대 사기 행각을 벌였다. 2011년 9억원대 사기범의 범행 규모가 5년 새 100배 이상 커진 셈이다. ‘의혹’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법원은 2015년 10월 인베스트컴퍼니 사건 항소심에서 송 전 대표에 대해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이와 관련해 송 전 대표가 최 변호사 측 브로커인 이동찬(44·구속 중)씨에게 10억원을 건넸다는 내부자 증언이 나왔고, 검찰이 이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서울신문 6월 21일자 1면> 서보학 경희대 로스쿨 교수는 “보석이 쉽게 내려지지 않는 국내 법원에서 한 사람이 세 번이나 보석을 받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면서 “전관의 영향력이 발휘된 결과가 아닌지 규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송 전 대표에 대한 보석 결정 과정에서 절차적인 문제는 없었다”면서도 “피고인의 다른 재판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남상태 前사장 오늘 피의자 소환

    대학동창 회사에 일감 몰아주고 3년간 회삿돈 120억 부당 유출 대우조선해양 비리 의혹 사건 ‘핵심인물’인 남상태(66·2006~2012년 재직) 전 사장이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된다. 검찰 부패범죄특별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남 전 사장을 27일 서울고검 청사로 불러 조사한다고 26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남 전 사장은 대학동창인 정모(65·구속)씨가 운영하는 회사를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여 일감을 몰아주고 회삿돈 120억여원을 부당하게 빼낸 혐의를 받고 있다. 남 전 사장은 2009년 10월 자회사 디섹을 통해 정씨가 대주주인 부산국제물류(BIDC) 지분 80.2%를 사들이도록 했다. 대우조선은 운송업체들과 개별적으로 자재 운송계약을 맺어 왔지만 2010년부터 2013년까지 운송 거래에 BIDC를 중간 업체로 끼워 넣어 운송료의 5∼15%인 120억여원을 챙기게 해 줬다. 이렇게 외부로 새 나간 돈은 남 전 사장 ‘뒷주머니’로도 들어갔다. BIDC는 매년 최대 50% 고율 배당을 시행했는데, 남 전 사장이 BIDC의 외국계 주주사 지분을 차명 보유해 수억원대의 배당금 소득을 챙긴 단서가 검찰에 포착됐다. 남 전 사장은 또 측근 인사인 건축가 이창하(60)씨에게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받는다. 오만 선상호텔 사업과 서울 당산동 사옥 매입 과정에서 이씨에게 특혜가 돌아갔고, 검찰은 이 과정에서 비자금을 마련했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아울러 검찰은 남 전 사장이 재임기간에 대우조선에서 빚어진 회계부정을 지시하고 정·관계 인사들을 상대로 연임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 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이날 검찰은 고재호(61) 전 사장 재직시절인 2012~2014년 대우조선 회계사기(분식회계) 규모가 순자산 기준 5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이 기간에 해양플랜트 사업이나 선박 사업에서 예정된 원가를 멋대로 축소하고서 매출액이나 영업이익을 과대 계상하는 수법으로 회계사기를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관리당국이자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회사 경영 목표치를 정하는데, 실무 직원들이 이 목표치가 나올 때까지 아무 숫자나 넣어서 예정 원가를 조작했다”면서 “조사한 직원 대부분이 회사 차원의 회계사기 사실을 인정했다”고 말했다. 대우조선은 이 같은 회계조작을 통해 재무구조를 허위로 꾸민 뒤 회사채와 기업어음을 발행하고 금융권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檢, 폭스바겐 한국법인 초대 사장도 부른다

    조작 임원 구속… 獨본사 개입 조사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24일 처음으로 회사 관계자를 구속하고 범행에 당시 윗선이 개입된 정황을 잡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검찰은 현 르노삼성자동차 대표인 박동훈(64) 전 폭스바겐 대표(2005~2013년 재직)를 출금 금지하고 조만간 소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 형사5부(부장 최기식)는 배기가스 시험 성적을 조작해 인증서를 발급받은 혐의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 인증담당 이사 윤모(52)씨를 이날 구속했다. 그에게는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사문서 변조 및 변조 사문서 행사, 대기환경보전법 위반, 소음·진동관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윤씨는 2010년 8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폭스바겐 측이 차량 수입에 필요한 배기가스 및 소음 시험성적서 40여건과 연비 시험성적서 90여건을 조작·제출해 인증서를 발급받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고 있다. 2014년 7월 배기가스 부적합 판정을 받은 골프 1.4TSI의 재인증을 신청하면서 전자제어장치(ECU) 소프트웨어를 두 차례 임의로 조작하고, 이 사실을 숨긴 채 인증서를 발급받은 혐의도 있다. 윤씨는 폭스바겐 측 임원으로는 처음으로 이달 13일부터 수차례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그는 배기가스 시험 성적 조작 등이 당시 대표인 박 전 대표와 독일 본사 지시에 따라 이뤄졌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구속된 윤씨를 상대로 박 전 대표 및 독일 본사의 구체적인 지시 내용 및 불법 조작 관여 정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박 전 대표는 1978년 한진건설 볼보사업부장을 맡으면서부터 수입차 업계에 몸담아 왔다. 2005년 폭스바겐 한국법인 초대 사장을 맡아 폭스바겐 한국 판매량을 두배 이상 높인 인물이다. 2013년 9월 르노삼성으로 이직, 올 4월부터 대표를 맡고 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박 전 대표는 폭스바겐 재직 당시 판매 쪽으로만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추선희 소환… “어버이연합 집회 靑 지시 없었다”

    추선희 소환… “어버이연합 집회 靑 지시 없었다”

    허창수 회장·허현준 행정관도 부를 듯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등으로부터 몰래 자금을 받고 ‘관제 데모’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보수단체 대한민국어버이연합 사무총장 추선희(57)씨가 24일 검찰에 소환돼 밤늦게까지 조사를 받았다. 이날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도착한 추씨는 ‘청와대 등의 지시를 받고 집회를 열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지시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어버이연합의 주요 실무를 맡는 추씨를 상대로 활동자금 지원 내역과 각종 집회 개최 경위 등을 캐물었다. 이번 사건은 지난 4월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에 억대 자금을 지원한 의혹이 있다며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수사를 의뢰해 시작됐다. 경실련은 전경련이 기독교선교복지재단 계좌로 2014년 9월과 11~12월에 총 1억 2000만원을 송금했고, 이 재단이 같은 해 5월 말과 9월 초 1400만원과 1200만원을 각각 어버이연합에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지난달에는 민주노총과 4·16연대 등 6개 노동·민간단체가 전경련의 ‘자금 지원’, 청와대 행정관의 ‘집회·시위 지시’ 의혹 등을 제기하며 허창수(68) 전경련 회장, 허현준(47) 청와대 행정관, 심인섭(81) 어버이연합 회장, 추씨 등을 고발했다. 청와대 정무수석실 국민소통비서관실 소속 허 행정관이 지난해 12월 28일 이뤄진 한·일 정부 간 위안부 합의와 관련해 올 초 어버이연합에 지지 집회를 지시했는데, 어버이연합에서 이를 거부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는 즉각 이를 부인했지만, 추씨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허 행정관이 한·일 위안부 합의안 체결과 관련한 집회를 월요일(올 1월 4일)에 열어 달라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며 “지시가 떨어지면 (단체들 사이에서) 경쟁이 붙는다. 서로 먼저 집회에 나가려고 한다”고 말하면서 파장이 일었다. 이 밖에 추씨 등 어버이연합 측이 관련 보도를 한 언론사 기자를 고소한 사건 등을 포함해 중앙지검에서 수사 중인 어버이연합 관련 사건만 10건에 이른다. 검찰 관계자는 “추씨가 고소·고발인이면서 피의자이기도 한 복잡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검찰은 이번 조사에서 추씨를 상대로 여러 사건에 관련된 사실관계를 상세히 파악할 방침이다. 추씨 이후에는 함께 고발된 허 행정관과 허 회장 등에 대한 조사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143억 배임·횡령 정운호 구속… 檢 “로비 의혹 수사는 계속한다”

    전방위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전 대표가 140억원대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24일 정 전 대표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혐의와 위증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정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네이처리퍼블릭 법인 자금 18억원과 자회사 에스케이월드의 법인 자금 90억원 등 회삿돈 108억원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매장 임대차 보증금을 지급한 것처럼 허위로 회계 장부를 꾸미는 방식을 썼다. 정 전 대표는 또 2010년 12월 자회사인 세계홀딩스 자금 35억원을 L호텔에 빌려주고는 이를 돌려받지 못하자 이 호텔이 변제 명목으로 제공한 호텔 2개층 전세권을 개인 명의로 넘겨받은 혐의도 있다. L호텔은 정 전 대표 측의 브로커 이민희(56·구속 기소)씨가 부회장 직함을 달고 있던 곳이기도 하다. 정 전 대표는 이 2개 층을 2011∼2013년 유흥주점 업체 측에 임대해 3억 7000여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이렇게 빼돌린 회삿돈 중 13억원을 해외 원정도박 자금으로 쓰고, 나머지는 민사소송 비용 등에 사용했다고 검찰은 전했다. 정 전 대표는 2012년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심모씨의 재판에 출석해 허위 사실을 증언한 혐의도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이날 브로커 이씨와 사건 관계자로부터 수천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 수사관 김모(50)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기소는 정 전 대표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에 대한 것”이라면서 “정 전 대표가 법조계 및 정관계에 금품을 뿌렸다는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는 계속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단독] 호텔 회장님 ‘행운의 재판’… 그 뒤엔 전관 그림자

    [단독] 호텔 회장님 ‘행운의 재판’… 그 뒤엔 전관 그림자

    검찰총장·법원장 출신 변호인 수사·재판 ‘전관 입김’ 가능성 2013년 성매매 알선 행위로 재판에 넘겨진 문병욱(64) 라미드그룹 회장(전 썬앤문 회장)이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이해할 수 없는 ‘혜택’을 받고 있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검찰 기소 당시 문 회장은 과거 유죄판결의 집행유예 기간이었지만 구속도 되지 않고, 재판이 지연되면서 가중처벌도 면제를 받았기 때문이다. 검찰총장과 법원장 출신의 화려한 전관(前官) 변호인단을 꾸린 문 회장이 최근 ‘정운호 게이트’에서 드러난 것처럼 전관의 힘을 빌린 결과가 아니냐는 뒷말이 법조계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23일 검찰과 법원 등에 따르면 문 회장은 2005년부터 2012년까지 7년간 자신이 운영하는 호텔 객실을 유흥업소에 성매매 용도로 빌려주고 70억여원의 부당이익을 챙긴 혐의(성매매알선처리법 위반)로 2013년 12월 불구속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문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됐다. ●잇단 횡령으로 집유·구속 경력 앞서 문 회장은 2010년 9월 회삿돈 11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이어 2011년 2월에는 128억원의 회삿돈을 횡령한 혐의로 별도 재판을 통해 징역 3년과 집행유예 4년형을 선고받았다. 113억원 횡령 건으로 형을 살던 문 회장은 2011년 3월 병보석을 허가받아 풀려났고, 이후 2012년 3월에 가석방 형태로 형을 마쳤다. 현행 형법상 집행유예 기간에 또다시 범죄를 저지르거나 교도소 출소 후 3년 이내에 죄를 지으면 가중처벌된다. 문 회장은 이 두 가지에 모두 해당됐지만 구속을 면했다. ●기소 후 2년 6개월 넘게 1심 진행 중 문 회장의 ‘행운’은 재판 과정에서도 계속됐다. 기소 이후 2년 6개월이 넘었지만 아직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불구속 사건의 단독 재판부 처리 평균인 116.1일(2014년 기준)에 비하면 7배 이상의 시간이 걸리고 있는 셈이다. 문 회장 측과 성매매 알선의 대가를 동등하게 나눠 가진 업소 사장 P씨는 형이 확정돼 올해 초 이미 출소했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P씨는 도주와 방화 예비 혐의가 더해져 구속돼 형 확정이 빨랐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문 회장은 기소 후 1년 2개월 만인 2015년 2월 전에 형이 확정됐더라면 ‘집행유예 4년’이 확정된 형에 가산되지만 재판이 지연돼 이를 피할 수 있었다. ●공판 불출석에도 강제 구인도 안 해 한 지방검찰청 검사는 “집유 기간 기소된 피고인들의 경우 재판을 늦추기 위해 온갖 노력을 다하지만 대부분 뜻을 이루지 못하는데, 문 회장의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서울 지역의 한 변호사는 “집행유예 기간에 범행을 저지른 데다 공판에 불출석한 피고인이 강제 구인되지 않은 건 의아한 결과”라면서 “증인신문을 서두르지 않은 것 역시 집유 기간이 다가오는 피고인에게는 큰 혜택”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검찰이 불구속 기소를 한 데다 증인 수도 많고 피고인들이나 증인들이 출석을 미룬 탓”이라고 설명했다. 문 회장에 대한 법조계의 ‘혜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문 회장은 2008년 3월 횡령 혐의로 기소됐을 때도 집유 기간이었지만 형 확정이 늦어지면서 가중처벌을 면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문 회장 측 전관 변호사들의 ‘영향력’이 자리하고 있다는 의혹도 나온다. 검찰 수뇌부나 재판부 등과 인연이 있는 전직 검찰총장, 법원장 출신 변호사들이 문 회장의 변호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지역의 또 다른 변호사는 “문 회장 측의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가 수사팀을 상대로 전화 변론을 시도해 성공했다는 소문도 파다하다”고 귀띔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성매매 알선 혐의 수사 땐 동종 전과가 없는 점을 고려해 불구속 처리했다”고 말했다. 문 회장 측 관계자도 “전관 변호사가 (재판 지연 등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현직 수사관 체포… 검찰 내 ‘정운호 내부자’ 10여명 내사

    현직 수사관 체포… 검찰 내 ‘정운호 내부자’ 10여명 내사

    ‘정운호 게이트’로 촉발된 검찰의 현관(現官) 법조 비리 수사가 검찰 조직 내부를 타깃으로 속도를 내고 있다. 정운호(51·구속)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측 브로커인 이민희(56)씨 등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검찰수사관 김모(50)씨를 23일 전격 체포하는 한편 검사·수사관 10여명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내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 이원석)는 이날 이씨와 사건 의뢰인 조모씨로부터 2012년 수천만원의 금품을 수수한 같은 청 소속 김 수사관을 체포하고 김 수사관의 사무실과 주거지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법원, 경찰, 금융감독원 등 타 기관으로 수사 대상을 확대하기에 앞서 내부 솎아내기에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검찰은 김 수사관이 이씨 등에게서 금품을 받고 수사 정보를 누설한 것으로 보고 김 수사관에게 금품 수수 경위 등을 추궁하고 있다. 해당 자금이 정 전 대표와 관련이 있는지 등도 살펴보고 있다. 김 수사관이 정 전 대표, 이씨와 친분이 있다는 사실은 파악된 상태다. 검찰 조사에서 김 수사관은 금품 수수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전 대표나 이씨와 빈번하게 접촉한 흔적이 있는 다른 검찰 관계자 10여명도 수사선상에 올려놓고 자금 흐름과 불법행위 연루 혐의 등을 추적하고 있다. 검찰은 이미 1억원 수뢰 혐의가 포착된 서울고검 박모 검사 외에 검찰수사관 등 금품 수수 의혹이 불거진 내부 관계자가 더 있다는 첩보를 중심으로 내사를 했다. 지난해 정 전 대표의 원정 도박 사건을 수사한 부서에서 일했던 한 수사관은 정 전 대표 측으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첩보가 입수돼 검찰이 확인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표로 수천만원이 전달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다른 복수 수사관의 이름도 거론되는 상황이다. 검찰은 이씨가 도피 중일 때 통화한 사실이 확인된 일선 검찰청의 A 차장검사와 관련된 조사도 계속하고 있다. 정 전 대표 측과 금품을 주고받은 것으로 의심되는 내부 관계자들의 구체적인 정황과 명목 등이 확인되는 대로 검찰의 증거 확보 절차와 소환 조사 등이 이어질 전망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씨 수사가 진행 중이라 필요한 사항을 확인하고 있다. 현직 인사 관련된 부분은 계속 조사 중이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방송 재승인 의혹’ 롯데홈쇼핑 추가 압수수색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22일 롯데홈쇼핑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지난해 홈쇼핑방송 재승인 과정에서 롯데홈쇼핑이 미래창조과학부 등 부처 공무원들에게 금품로비를 했는지 등을 확인하는 차원이다.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 손영배)는 이날 서울 영등포구 양평동 롯데홈쇼핑 본사의 대외협력본부를 압수수색하고, 대관 업무와 방송 재승인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지난 2월 감사원이 내놓은 ‘공공기관 등 기동점검’ 결과에 따라 롯데홈쇼핑에 대한 내사를 벌여 왔다. 감사원은 미래부가 롯데홈쇼핑의 방송사업 재승인 심사를 부적절하게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승인 심사와 관련된 미래부 대외비 문건이 롯데홈쇼핑 측으로 유출됐고, 이를 바탕으로 롯데홈쇼핑이 관련 자료를 조작했다는 것이다. 미래부는 ‘공정성’ 평가 기준을 만들어 임직원이 범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으면 감점을 주도록 정했다. 심사 당시 납품업체에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은 신헌(62) 전 롯데홈쇼핑 대표를 비롯한 임원 3명을 포함해 8명이 유죄를 선고받은 상태라, 이 기준대로라면 과락(科落)을 당할 상황이었다. 롯데홈쇼핑은 유죄 선고를 받은 임직원을 6명으로 축소 보고했고 미래부가 눈감아 줬다는 게 감사원의 분석이다. 롯데홈쇼핑에서 자문료·강의료 등을 받은 심사위원들이 재승인 심사 과정에 참여한 사실도 확인됐다. 한편 검찰은 롯데케미칼의 원자재 수입 관련 비자금 조성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 중개업체인 A사 대표 G씨를 최근 수일간 집중 조사했다. 롯데케미칼이 석유화학 제품의 원자재를 수입할 때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중간에 끼워 넣어 거래 대금을 부풀린 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규명하려는 것이다. A사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원료 수입 업무는 A사가 다 한 것이고 일본 롯데물산에서는 한 일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롯데케미칼이 일본 롯데물산을 거래 중간 과정에 넣고 수백억원대의 수수료를 지급했다는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정운호 게이트 수사] 홍만표, 정운호 수사팀 접촉 두 차례 직접 만나 선처 호소

    [정운호 게이트 수사] 홍만표, 정운호 수사팀 접촉 두 차례 직접 만나 선처 호소

    ‘변호사법 위반·탈세’ 구속기소 ‘현관 로비’ 의혹은 가시지 않아 검사장 출신 홍만표(57·사법연수원 17기) 변호사의 사건 수임 비법은 다름 아닌 ‘가짜 친분’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변호사법 위반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조세포탈)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홍 변호사가 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에게 선임료 명목으로 받은 돈은 5억원이다. 지난해 8월 서울중앙지검 원정도박 수사 당시 자신과 친분이 있는 당시 검사장과 3차장 검사를 만나 사건을 무마하겠다는 명분으로 정 대표에게 먼저 3억원을 받았다. 이후 홍 변호사는 실제로 3차장을 두 차례 직접 만나고 20여 차례에 걸쳐 전화 통화를 하면서 ‘선처’를 부탁했다. 그러나 로비는 실패로 끝났다. 3차장으로부터는 선처를 거부당했고, 검사장과는 아예 접촉이 없었다는 것이 수사팀의 결론이다. 수사팀 관계자는 “전수조사 결과 홍 변호사가 적극적인 변론 활동을 하지 않아 의뢰인들의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검사장 출신이라는 ‘명패’를 내세워 수임료만 올려받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동안 전관(前官)예우 비판이 나올 때마다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홍 변호사에 대해 “일반 변호사보다 변론 능력이 뛰어난 것뿐”라고 말해 왔다. 2011년 9월 대검 기획조정부장을 끝으로 개업, 서울 서초동 법조타운 사건을 싹쓸이하다시피 하며 한 해 최대 100억원 가까운 돈을 벌어들인 홍 변호사는 수사 결과 돈이 된다면 브로커 행위까지 마다하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퇴직 직후인 2011년 9월 서울메트로 매장 임대와 관련해 서울시 고위 관계자에게 청탁한다는 명목으로 정 대표 측으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도 받고 있다. “대학 동창인데다 동향이라 잘 안다”며 친분을 과시했다. 홍 변호사는 그러나 서울메트로 측에 로비를 하지 않았다고 검찰 관계자는 전했다. 탈세 규모도 적지 않다. 수임 내역 미신고·축소로 수임료 36억여원을 누락했고 현재현(67) 전 동양그룹 회장 ‘기업어음(CP) 사기’ 사건 등에서 챙긴 미신고 수임료 가운데 30억원을 자신의 부동산업체 A사를 통한 재산증식에 활용했다. 이날 검찰은 서울지방변회에 홍 변호사의 징계 개시를 신청했다. 범죄수익에 대한 추징보전 절차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검찰의 “전관예우는 없었다”는 잠정 결론에도 ‘현관’ 관련 의혹들은 가시지 않고 있다. 현직 검사가 1억원 수수하거나 고교 동문회 등을 명분으로 브로커와 검사가 만난 정황도 수사 결과 확인됐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부정선거 의혹’ 김병원 농협회장 사무실 압수수색

    ‘부정선거 의혹’ 김병원 농협회장 사무실 압수수색

    검찰이 농협중앙회장 선거 부정 의혹과 관련해 김병원(63) 현 회장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다. 이로써 농협은 농협중앙회장 직선제 도입 이후 한호선(80), 원철희(78), 정대근(72), 최원병(70) 등 역대 회장이 모두 검찰 수사 선상에 오르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17일 김 회장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을 압수수색해 선거운동 관련 서류와 선거캠프 일지, 개인 다이어리, 컴퓨터 파일 자료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선거운동과 관련한 증거 확보 차원”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자신을 포함해 후보 3명이 출마한 지난 1월 농협중앙회장 선거에서 자신과 경합했던 합천가야농협 조합장 최덕규(66) 후보 측과 당선 지원을 조건으로 모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당시 전남 나주 남평농협 조합장 출신의 김 회장과 최 후보,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 출신 이성희(67) 후보 등 세 명이 맞붙은 선거에서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결선에 오르지 못한 최 후보는 결선 투표 직전 김병원 후보 지원을 촉구하는 문자메시지를 전체 대의원 291명 중 107명에게 보냈고, 이 혐의로 최근 구속됐다. 농협중앙회장 등의 선거 절차를 규정한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에 관한 법률’은 선거일 당일의 선거운동이나 후보자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선거운동을 금지하고 있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주 김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최 후보 측의 선거지원 활동에 구체적으로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한편 현직 회장의 압수수색 소식에 농협 내부는 당황스럽다는 반응이다. 더욱이 농협법 개정안과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농축산물 소비 위축 우려 등 안팎이 들썩이는 가운데 나온 소식이라 사기가 더 떨어진 기색이 역력하다. 현재 농협중앙회는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은 채 사태 추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일단은 차분하게 검찰 수사 결과를 기다려야 할 것 같다”면서 “농협법 개정안을 놓고도 시끄러운 상황에 이런 일까지 겹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총수 최측근 소환… 검찰 ‘롯데 심장’ 찔렀다

    총수 최측근 소환… 검찰 ‘롯데 심장’ 찔렀다

    10년간 정책본부서 총수 자금관리 사장급 첫 조사… 다음주 수뇌부 소환 롯데 4월부터 조직적 증거 인멸 포착 롯데 비자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총수 일가의 최측근인 채정병(66) 롯데카드 사장을 사장급 인사로는 처음으로 소환, 조사했다. 이르면 다음주부터 롯데그룹 수뇌부에 대한 소환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지난 4월부터 롯데 측이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조직적으로 없앤 정황도 검찰이 새롭게 포착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7일 채 사장과 이봉철(58) 롯데쇼핑 정책본부 지원실장(부사장) 등 정책본부 전·현직 임직원들을 지난 16일 참고인 자격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채 사장은 2004년부터 2014년까지 신동빈(61) 그룹 회장의 직할 조직인 정책본부에서 그룹의 총괄 최고재무책임자(CFO) 격인 지원실장을 맡아 신격호(94) 그룹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채 사장과 그의 후임인 이 실장을 상대로 그룹 오너 일가의 자금 관리 내역을 추궁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이 계열사 등으로부터 매년 받은 300억원 상당의 자금에 대해 ‘급여와 상여금 명목’이라는 기존 그룹의 입장을 되풀이했다”고 말했다. 검찰은 또 수사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 4월부터 각 계열사뿐 아니라 정책본부에서도 조직적으로 주요 자료를 없앤 사실을 확인하고 이를 지시한 ‘윗선’을 쫓고 있다. 검찰은 총수 일가의 개인자금 자료나 배임 등의 의혹을 살 만한 계열사들의 내부거래 자료 등이 대거 파기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채 사장과 이 실장 등이 소환 조사를 받으면서 검찰 수사는 본궤도에 오른 양상이다. 수상한 자금 흐름을 파악해 증거를 확보하는 단계를 지나 이에 대한 소명을 듣고 법적 책임을 가리는 수순으로 접어든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 관계자도 “두 사람을 부른 건 정책본부 지원실장을 하면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재산을 오랫동안 관리해 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채 사장 등에 대한 조사가 총수 일가의 비자금 수사와 관련된 것임을 못박은 셈이다. 롯데 정책본부는 그룹의 주요 경영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하는 그룹의 ‘심장’이다. 운영실과 지원실, 비전전략실, 커뮤니케이션실, 인사실, 개선실, 비서실 등 7개 실에서 20여명의 임원과 250여명의 직원이 일하고 있다. 신 회장도 2005년 정책본부장에 오른 뒤 2011년 그룹 회장에 취임했다. 정책본부는 지난 10일 검찰 수사가 시작된 뒤 수사팀의 일관된 ‘주 목표’였다. 비자금 조성과 배임 등 롯데가 받고 있는 혐의의 대부분을 정책본부가 주도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검찰의 채 사장 등에 대한 조사는 검찰 수사가 신 회장의 ‘턱밑’까지 다가서고 있음을 뜻한다. 이인원(69) 정책본부장(부회장)과 황각규(61) 운영실장(사장), 소진세(66) 대외협력단장(사장) 등 최측근 소환을 앞둔 정지작업의 성격인 셈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공소시효 한달 안 남은 ‘농협 의혹’ 김병원 회장 이르면 내주 초 소환

    농협중앙회 불법 선거운동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만간 김병원(63) 농협중앙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안2부(부장 이성규)는 지난 1월 12일 농협중앙회장 선거 당일 최덕규(66) 후보 측이 결선투표 직전에 “김병원 후보를 찍어 달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전송하는 과정 등에 김 회장 측이 관여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회장에 대한 소환은 이르면 다음주 초쯤 이뤄질 전망이다. 현행 공공단체 등 위탁선거법은 농협중앙회장 등의 선거 과정에서 선거 당일의 선거운동이나 후보자 본인이 아닌 제3자의 선거운동을 금하고 있다. 당시 최 후보는 1차 투표에서 3위에 그쳐 2차 결선투표에 오르지 못하자 대의원 291명 중 107명에게 김 회장 지지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 결과 결선투표에서 김 회장이 1차 투표 1위였던 이성희(67) 전 낙생농협조합장을 꺾고 당선됐다. 이날 검찰은 최 후보 캠프 관계자인 이모(61)씨를 구속 기소했다. 농협 부산경남유통 대표인 이씨는 최 후보와 공모해 선거 당일 불법 선거운동을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4일 구속한 최 후보에 대한 수사도 이어 갈 방침이다. 이 사건 공소시효는 다음달 12일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롯데 비자금 수사] 35개社 인수 지휘 황각규 ‘롯데 수사 키맨’

    [롯데 비자금 수사] 35개社 인수 지휘 황각규 ‘롯데 수사 키맨’

    인수액 14조… 비정상 거래 정황 일감 몰아주기 등 주도적인 역할 “계열사 대표 인사 좌지우지 실세”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그룹 ‘심장부’인 정책본부를 정조준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롯데수사팀은 16일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자금 출처 및 사용처를 수사하기 위해 정책본부 실무 임원과 계열사 관계자를 불러 조사했다. 검찰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의 재산관리를 오래 담당했던 전직 임원 김모씨와 정책본부의 이씨 등 4∼5명을 소환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롯데그룹과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대체로 마쳤기 때문에 압수물 분석을 진행하면서 핵심 실무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회장과 일본어로 대화하며 신임 압수물 분석에 이어 검찰이 본격적인 소환 조사에 나서면서 관심은 황각규(61) 정책본부 운영실장의 역할로 집중되고 있다. 검찰은 황 실장을 인수·합병(M&A), 계열사 간 거래, 일감 몰아주기 등을 통한 비자금 조성을 진두지휘한 인물로 보고 있다. 황 실장은 호남석유화학(현 롯데케미칼) 부장 시절부터 26년 동안 신동빈(61) 회장을 보좌해 왔다. 신 회장이 한국롯데 경영에 발을 들인 건 1990년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임명되면서다. 이때 신 회장을 직속으로 수행했던 인물이 황 실장이다. 서툰 한국어로 고생하던 신 회장과 유창한 일본어로 대화하며 신임을 얻었다. 이후 신 회장의 행보에는 황 실장이 그림자처럼 따랐다. 신 회장이 1995년 그룹 정책본부의 전신인 기획조정실 실장으로 자리를 옮길 땐 국제부장이라는 자리를 신설하면서까지 황 실장을 곁에 뒀다. 지난해 9월 국정감사 때 일본롯데홀딩스 대주주인 ‘광윤사’에 대한 질문을 쏟아내자 신 회장은 “일본 광윤사 등에 대해서는 황각규 정책본부 운영실장이 실무다. 잘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답하기도 했다. 또 지난 3월 신 총괄회장이 그룹 모태인 롯데제과 등기이사에서 물러날 때 이 자리를 넘겨받은 사람도 황 실장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롯데의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한 ‘몸집 불리기’를 밀어붙인 인물도 황 실장이다. 롯데는 2007년 성사된 대한화재(현 롯데손해보험), 2008년 케이아이뱅크(현 롯데정보통신), 2009년 두산주류(현 롯데주류), 2010년 럭키파이(중국 홈쇼핑업체) 등 최근 10년 동안에만 35개의 기업을 인수했다. 인수액만 14조원에 이른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롯데쇼핑 등 인수 주체 계열사들이 타 계열사로부터 부당한 지원을 받았거나 인수 자금 마련을 위해 계열사 간 자산을 비정상적으로 거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檢, 日사법당국과 공조도 추진 지난 14일 2차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롯데케미칼의 원자재 수입 과정에서 일본롯데물산을 끼워 넣어 이른바 ‘통행세’를 받는 수법으로 200억원대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에도 황 실장이 개입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일부 자금은 황 실장 측으로 직접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진다. 검찰은 일본롯데물산 등의 증거자료 확보를 위해 일본 사법당국과의 수사 공조도 추진할 방침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황 실장은 계열사 대표 인사를 좌지우지하는 실세다. 정책본부도 상당수 황 실장 사람들로 채워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황 실장의 대학 동문인 서울대 화공과 출신이 정책본부 및 주요 계열사에 포진해 있다. 임병연(52) 정책본부 비전전략실장, 정경문(52) 비전전략실 상무, 허수영(65) 롯데케미칼 대표, 김영준(56) 롯데BP화학 대표 등이 대표적인 서울대 화공과 출신 인맥이다. 검찰은 이달 말로 예상되는 신 회장 귀국에 맞춰 황 실장을 소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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