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양진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 이두걸
    2025-10-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056
  • 성추행 체포 50대 문구용칼로 자살

    성추행 혐의로 붙잡힌 피의자가 경찰서내 유치장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찰이 규정을 어기고 소지품 검사 없이 수갑을 풀어준 것으로 드러나 유치인 관리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 나온다. 4일 서울 강서경찰서에 따르면 오후 2시쯤 강도 및 강제추행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던 택시기사 이모(56)씨가 경찰서 유치장에서 문구용 접이식칼로 자신의 목을 그었다. 이씨는 인근병원으로 곧바로 후송됐으나 사망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전 5시쯤 귀가하는 승객 정모(20·여)씨를 서울 공항동의 재개발 지구로 끌고 가 강제로 추행하고 현금 20여만원과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경찰은 폐쇄회로 (CC)TV로 인상착의를 확인해 이날 오전 서울 대림동에서 이씨를 체포했다. 이씨는 4시간에 걸쳐 조사를 받고 유치장에 입감됐다. 경찰은 신체검사를 한다며 양손에 채웠던 수갑을 풀었고, 이씨는 옷을 벗기 직전 허리춤에 숨겨놨던 4.5㎝ 길이의 접이식 흉기를 사용했다. 현행 ‘피의자 유치 및 호송규칙’은 위험물 등을 숨겼을 개연성이 있는 유치인에 대해서는 정밀검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씨는 1984년 15명의 여성 강도·강간, 1999년 20대 여성 강도·상해, 2006년 7세와 8세 여자 아이 강제추행 등 흉악 범행으로 21년간 수감됐었다. 이 때문에 흉기를 소지했을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주머니 조사는 철저히 했지만, 일회용 라이터 외에는 발견된 것이 없었다.”며 “인권문제로 옷을 갈아입는 것까지 경찰이 관여할 수 없었다.”고 해명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민노당 국회점거 공소기각 판결 뒤집혀

    지난해 국회 로텐더홀을 불법 점거한 혐의로 기소된 민주노동당 당직자들에게 공소기각 판결을 내린 것은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2부(부장 박대준)는 국회 로텐더홀을 점거하고 농성을 벌이다 폭력행위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 신모(42)씨와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보좌관과 당직자 등 12명에 대해 공소기각한 판결을 다시 심리하라며 사건을 원심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는 1심에서 검찰이 선별적 기소한 것은 신분에 따른 차별로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본 것과는 달리 검찰의 선별 기소의견을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선별적 공소제기가 기각 사유라고 판단한 것은 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사건까지 심리의 대상에 포함시켜 불고불리(공소가 제기되지 않은 사건은 심판할 수 없다)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면서 “신씨 등이 3차례에 걸친 퇴거요구에 불응해 현행범으로 체포하면서 수사가 개시돼 검찰이 수사 대상을 자의적으로 선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신씨 등은 지난해 1월5일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에서 점거농성을 하다 국회 사무총장과 경위과장 등으로부터 퇴거 요구를 받고도 농성을 계속한 혐의로 같은 해 4월 약식기소됐다. 올 1월 1심을 맡은 서울남부지법 마은혁 판사는 “민주당 측에 대해서는 공소제기는 물론 입건조차 하지 않으면서 민주당이 퇴거한 이후의 행위만을 대상으로 신씨 등을 기소한 것은 헌법상 금지된 사회적 신분에 따른 차별취급으로 공소권 남용에 해당한다.”며 전원 공소기각 판결하면서 검찰이 크게 반발했다. 이번 항소심 판결은 소추절차를 문제삼아 사건의 실체에 대한 판단 없이 공소기각한 1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재심리하라며 돌려보낸 것이어서, 유·무죄 판단은 1심 법원에서 처음부터 다시 받아야 한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김수철, 성폭행 전날 야동52편 봐”

    서울 영등포 초등학생 납치·성폭행범 김수철(44)은 범행 전날인 지난달 6일 교복입은 10대 여학생과 아동이 등장하는 일본 동영상을 52편이나 본 것으로 드러났다. 이중에는 납치·강간물도 4~5편이나 있었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1일 “‘사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나는 살인은 안한다.’고 진술할 정도로 김수철은 치밀함을 보였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수철을 분석한 결과 계획적 범행”이라고 결론지었다. 이 관계자는 “김수철은 김길태와 마찬가지로 반사회적 인격장애를 가진 것으로 분석결과가 나왔지만 김길태는 범행사실을 제대로 기억하지 못하는 데 김수철은 전면 부인하면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최소한의 진술을 하고, 형량까지 계산할 만큼 치밀하다.”고 말했다. 김수철은 또 가벼운 양형을 위해 거짓 진술을 하고 동정심도 유발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김수철은 애초 범행이 우발적이었으며, 유소년 시절 성폭행을 당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범행 당시 술을 마시고, 범행 뒤 자살을 위해 자해를 시도했다는 언급도 되풀이했다. 현장검증에서는 “내 안에 욕망의 괴물 있다.”는 말도 했다. 검찰은 김수철의 정신감정결과도 공개했다.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통상 범죄자들에게 자주 발견되는 증상이지만 치료가 필요한 정신장애가 아닌 만큼 양형상 감경사유가 될 수 없다고 검찰은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김수철이 성폭력 피해경험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진술하지 못하고 오히려 가해자만 알 수 있는 내용들만 진술했다.”면서 “진술을 하지 않으면 양형상 불리하다는 것을 알고 진술은 하되, 불리한 사실에 대해서는 대답을 회피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김수철을 성폭력범죄의 처벌등에 관한 특례법위반(강간 등 상해),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위반(영리약취 및 유인)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최대 45년의 전자발찌(위치추적전자장치) 착용과 무기징역이 가능하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강력사건 많은 강남권 ‘호평’…외국인 많은 서남부 시큰둥

    강력사건 많은 강남권 ‘호평’…외국인 많은 서남부 시큰둥

    살인·강도·성폭력 등 강력사건이 상대적으로 많은 강남 지역과 남동부 지역 경찰서장들은 ‘조현오식 성과주의’가 범인 검거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들 지역 서장들은 29일 서울신문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범인 검거’ 항목에 10점 만점에 10을 줬다. 민생범죄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 서북부 지역 서장들도 범인 검거 효과 항목에 높은 점수를 줬다. 반면 외국인 범죄가 많은 서남부 지역은 이와 달랐다. 내국인 범죄자보다 신원파악 등이 어려워 범인 검거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서울신문의 긴급설문에 응한 15개 서장들은 실적주의와 관련한 현재의 상황과 문제점은 물론 이에 대한 해결책도 이미 알고 있었다. 설문은 ▲범죄예방 ▲범인검거 ▲조직 및 주민만족도 3개 항목으로 이뤄졌다. 서장들이 성과주의와 관련, 가장 높은 점수를 준 부분은 범인검거였다. 세 분야 중 가장 많은 6명이 만점인 10점을, 4명은 9점을 줬다. 최저점수도 7점이었다. 성과주의가 범죄예방에 탁월한 효과를 내고 있다는 방증이다. A서장은 “전년에 비해 범인검거 등 성과가 10배 이상 높아졌다.”고 말했다. B서장은 “서장이랑 경찰들이 열심히 치안활동하고 범인 잡고 하니까 주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는 것 아니냐. 경찰들이 긴장하고 열심히 뛰는 것이 주민들의 만족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범죄예방 부분에서는 10점 4명과 9점 3명으로 범인검거와 비슷했다. 하지만 7점 3명과 한명은 최저점인 3점을 줬다. 범죄예방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지만 반대로 보는 시각도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실제 C서장은 “최선의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축구의 격언처럼 최선의 범죄예방이 범인 검거”라고 주장했지만, D서장은 “치안은 종합적인 것으로 범인만 많이 잡는다고 치안이 좋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인사와 승진 등 조직운영 측면에서는 성과주의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지 않았다. 2명은 10점을 1명은 9점, 8점은 3명을 줬다. 반면 7점 3명, 6점 4명, 최저점인 5점도 2명이 있었다. 최저점 부근에 6명의 응답자가 몰려 있어 전반적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음을 반증하고 있다. E서장은 “조직만족도가 높아야 하지만 직원들 전반적으로 성과와 실적에 대한 스트레스와 압박으로 만족도가 높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성과주의는 수치로 나타낼 수 있는 것들만 평가할 수밖에 없다.”면서 “때문에 순찰을 얼마나 돌았는지, 친절·봉사는 얼마나 했는지 주민서비스는 얼마나 했는지도 중요한데 이런 점은 평가되지 않는 점이 실적주의의 맹점”이라고 지적했다. 서장들은 성과주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주민 만족도 등을 도입하자는 의견을 냈다. 서울경찰청도 실적주의에 대한 일선의 불만이 높아지자 정성평가(주관적 평가)를 도입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했었다. G서장은 “우리 지향점은 주민만족도지만 현 상황에서는 주민만족도가 낮아질 수 있다.”면서 “범인 잡는 게 24시간 숙제로 주어지니까 친절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서장도 “평가요소를 근무위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주민만족도에 비중을 두는 쪽으로 개선되면 좋겠다.”면서 “경찰 내부 만족도 평가도 병행돼야 주민들을 위해 더 헌신적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서장들은 이번 항명 파동에 대해 ‘한 사람(채수창 강북서장)이 경찰 조직 전체를 뒤흔들려고 하는 시도’ ‘자기 책임을 다른 이(조현오 서울청장)에게 떠넘기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서장도 “공감할 부분은 많았지만 이를 기자회견이란 방식을 통해 표현한 것은 계급사회인 경찰사회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이라는 지적도 많았다. 다만 “수십년의 공직자 생활을 그런 식으로 정리하면서까지 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며 “이해 가는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정현용·김양진·윤샘이나기자 newworld@seoul.co.kr [용어클릭] ●조현오식 성과주의 서울 시내 31개 경찰서를 치안여건이 비슷한 가·나·다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그룹 안에서 비교하는 식의 ‘계량주의’를 도입한 평가방식. 잘한 사람에게만 가점을 주는 기존의 성과주의와 달리 못한 사람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주고 선별 관리, 감찰 등을 하는 ‘네거티브 방식’을 접목했다.
  • “10분거리에 성범죄자 살아…” 엄마들 경악

    “10분거리에 성범죄자 살아…” 엄마들 경악

    “요즘은 (전자발찌를 찬 사람이 있나 보려고) 남자들 발목만 보고 다녀요.” 29일 오전 10시. 인천의 한 지구대에 자녀들이 근처 초등학교에 다니는 엄마들 10여명이 들이닥쳤다. 주변 지역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를 직접 열람·확인하기 위해서다. 지구대 한편에 마련된 의자에 앉은 엄마들은 준비해 온 주민등록등본을 꺼내 경찰관이 나눠준 ‘정보열람신청서’를 직접 작성했다. 아이가 초등학교 1학년인 도모(38)씨는 “살다 보니 경찰서를 다 와보네.”라면서 “혼자 오기는 뭣해서 동네 엄마들이랑 함께 왔다.”고 말했다. 엄마들이 지구대를 방문한 건 일주일 전쯤 발생한 ‘변태 사건’ 때문이다. 아이들이 다니는 태권도 학원 여자화장실 바닥을 누군가 생리대로 덮어 놨던 것. 놀란 마음에 엄마들은 한 동안 아이들을 학원에 보낼 수조차 없었다. 담당 경찰은 성범죄자 열람에 앞서 주의사항을 당부했다. 그는 “현행법에 따라 공개정보는 절대 통신망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엄마들은 “성범죄자 인권이 그렇게 중요하냐.”며 가볍게 항의하기도 했다. 엄마들은 컴퓨터 모니터를 통해 성범죄자를 열람했다. 이름·나이·현재 거주지·범죄사실·형량은 물론 입건 당시 사진도 볼 수 있었다. 자신의 생활권에 함께 사는 성범죄자를 직접 확인한 장모(32)씨는 “이렇게 가까운 곳에서 살았다니….”라며 경악했다. 집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성범죄자가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미 3~5년이나 지난 사진이라 현재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정확히 알아보기는 어려웠다. 정모(32)씨가 “염색을 하거나 안경을 끼면 못 알아 볼 수도 있는데 얼마나 자주 점검을 하느냐.”고 묻자 경찰 관계자는 “한 달에 한 번꼴로 확인을 하지만 인권문제 때문에 직접 대면하지는 못하고 멀리서 관찰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정씨는 “세상에, 그게 무슨 관리냐.”며 “성범죄자들이 스스로 관리받고 있다고 느낄 정도는 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답답함을 털어놓기도 했다. 초등학교 5학년 자녀를 둔 이모(35)씨는 “성범죄자가 학교 주변으로 오면 지구대에서 파악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담당 경찰은 “전자발찌는 법무부에서 관리한다. 지구대에서는 전자발찌의 위치를 추적할 수 없다.”면서 “전자발찌는 범죄를 저질렀을 때 검거하기 위한 조치”라고 답했다. 엄마들은 “그런 식이라면 발찌는 왜 채우느냐.”면서 “특히 성범죄는 예방책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따지기도 했다. 열람을 마친 엄마들은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과 학교 주변을 직접 돌아봤다. 이모(37)씨는 “답답해서 이렇게 순찰을 해보지만 막상 성범죄자를 만나면 뭘 할 수 있을지 막막하다.”면서 “경찰도 최선을 다하고 있겠지만 엄마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게 느껴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최근 아동 성폭력 범죄가 잇따르면서 경찰서에는 성범죄자 열람조회를 문의하는 전화가 부쩍 늘었다. 서울의 한 경찰서 여성청소년계 관계자는 “김수철 사건 이후 열람 건수가 2배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방임아동 100만여명 흉악범죄 노출

    ‘이웃의 무관심 속에 홀로 방치된 아이와 인근에서 생활하는 성범죄 전력자….’ 이번에 발생한 장안동 베트남 여아 성폭행 사건과 최근 ‘김수철 사건’, 2008년 ‘조두순 사건’과 2007년 ‘혜진·예슬양 사건’에는 상당한 공통점이 있다. 범행 대상인 아이들이 어른들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른바 ‘방임 아동’이어서 흉악범죄를 막아줄 어른의 보호막이 없었던 것. 문제는 저소득층 맞벌이 부부나 조손가정, 한 부모 가정이 늘면서 방임 아동이 급증하고 있다는 점이다. 2008년 현재 방임 아동수는 전국적으로 102만 5600명에 이른다. 방임 아동을 대상으로 한 아동성범죄가 잇따르자 여성가족부는 전문상담사 등을 방임 아동과 1대1로 결연을 맺어 이들을 보호한다는 대책을 내놓았지만 전국의 전문상담사는 고작 3200명뿐이다. 방임 아동들에 대한 이웃의 관심이 절실한 것은 이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아동성폭력 사건에서도 범인들은 대낮 주택가나 학교에서 여아들을 납치해 범행을 저질렀지만 이웃들의 무관심으로 이들은 어떤 도움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영국 미국 캐나다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네이버 후드 와치’와 같은 조직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주민들 스스로 조직을 만들어 수상한 사람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자는 것이다. 국내에도 비슷한 ‘아동 지키미’ 제도가 있지만, 자발성이나 경찰과의 연계가 부족하다. 표창원 경찰대 교수는 “네이버후드 와치를 통해 범죄 예방은 물론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피해 아동 주변에 살고 있는 아동성폭력범에 대한 관리 강화도 시급하다. 지난 4년간 발생한 아동 성범죄 79건 중 60건이 피해자와 가해자의 주거지와 범행장소까지의 직선거리가 3㎞를 넘지 않았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성폭력 범죄의 신고율은 7%, 그 중 기소율은 45%, 그 가운데 유죄선고율은 50% 미만이다. 성폭력 범죄 10건 중 1건만 처벌되는 상황”이라면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뿐더러 범죄자들에 대한 관리나 감시마저 소홀한 탓에 놀이터나 학원 근처가 주요 범행 장소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박지성 코스프레·삭발” 파격공약

    “박지성 코스프레·삭발” 파격공약

    서울 목동에 있는 회사에 다니는 신모(49) 부장은 26일 우루과이와의 16강 전에서 한국이 이기면 28일 월요일엔 ‘박지성 코스프레’를 하고 출근하기로 직원들과 약속했다. 신 부장은 “우리팀이 승리할 것을 대비해 이미 박지성 선수 유니폼이랑 축구화도 사 뒀다.”며 웃었다. 직원들은 “박지성 복장을 한 부장님을 보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응원해야겠다.”고 말했다. ☞[포토] “대한민국~ 오! 필승 8강~” 응원전 보러가기 한국팀이 월드컵 첫 원정 16강에 오르면서 경기 결과를 놓고 ‘내기 및 공약 열풍’이 뜨겁다. 직장·학교·동호회·계모임 등을 중심으로 단순히 스코어 맞히기를 떠나 승패 결과에 따라 실천에 옮기겠다며 파격적인 약속을 내걸고 있다. 월드컵 공약 열풍은 연예인들이 촉발시켰다. 가수 김흥국도 16강 진출 공약에 따라 조만간 수십 년간 애지중지 길러온 콧수염을 깎기로 했다. 이 밖에도 시민들과 누리꾼들 사이에서는 “한국이 8강에 오르면 눈썹을 밀겠다.’, ‘우루과이전에서 승리하면 삭발하겠다.’ 등 ‘코믹 공약’들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수험생들도 예외는 아니다. 경기 이천의 한 고등학교 정모(31) 교사는 “처음에 학생들이 점수 맞히기를 하면서 5000원씩 몰아주는 돈내기를 하는 것을 적발해 혼을 냈다.”면서도 “액수도 크지 않고 학업부담에 힘들어하는 고3 학생들이 나름대로 월드컵을 즐기는 방편인 것 같아 그냥 두기로 했다.”고 말했다. ‘복권식 레저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도 부쩍 늘었다. 스포츠토토에 따르면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 무려 29만여 명 참가했다고 밝혔다. 스포츠토토 관계자는 “참가자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서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는 역대 최다 참가자 신기록을 세울 것이 확실하다.”고 말했다. 이 같은 월드겁 내기 열풍은 자연스러운 욕구해소 및 문화현상이라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사람들이 월드컵을 스포츠 행사로써 보기보다 평소 할 수 없었던 행동들을 할 기회로 인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상민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도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특별한 이벤트가 있기를 바라는 심리”라면서 “게임을 하면서 게임의 재미를 위해 새로운 룰이 추가되는 것처럼 인간 행위의 진화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관련 기사> ☞허정무 “16강에 만족하지 않겠다” ☞아~ 잠자기 글렀다… 주말 빅매치 놓칠수 없지 ☞‘점쟁이 문어’ 독일 승리 예고
  • 우루과이는 없다! 26일은 유쾌한 8강의 밤

    우루과이는 없다! 26일은 유쾌한 8강의 밤

    무서웠다. 1990년 6월21일 이탈리아 월드컵 당시 하얀 유니폼을 입은 우루과이 선수들은 마치 거인 같았다. 크고 단단해 보였다. 위축됐다. 앞선 벨기에, 스페인전의 연패 영향도 있었을 테다. 하지만 모두 이를 악물었다. 3전 전패로 돌아갈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가 모두의 눈에 깃들었다. 세계의 벽은 높았다. 수비수를 여럿 제치고 달려나가는 ‘득점왕’ 소사를 따라잡지 못했다. 고조된 관중들의 함성도 부담이었다. 앙다문 각오가 되레 파울로 이어졌다. 윤덕여가 후반 25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우리는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펼치지 못하고 그렇게 0대1로 고개를 떨궜다. 대표팀의 결정적 실패요인은 정보력 부재였다. 황보관 일본 프로축구 오이타 감독(당시 포워드)은 “대다수의 참가국들이 3-5-2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강한 압박 축구를 구사했지만 한국의 포메이션과 전술은 ‘우물 안 개구리’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최강희 K-리그 전북 감독은 “감독이 상대편 선수들 이름도 잘 모르는 등 상대팀에 대한 기본적인 분석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부족한 해외 경험에 위축된 선수들의 심리상태도 문제였다. 개막을 불과 며칠 앞두고 현지에 도착해 시차 적응과 컨디션 조절에도 실패했다. 당시 수비수로 경기장을 누볐던 최 감독은 “후반전 추가시간, 상대 공격수 다니엘 폰세카의 헤딩슛이 골문을 가르며 3전 전패가 결정됐을 때 눈물이 났다.”고 고백했다. 그는 “진 게 억울했던 게 아니었다. 허무해서 눈물이 다 나더라. 2년 넘게 월드컵만을 바라보며 훈련하고 준비했던 것들을 한 번 펼쳐 보지도 못했다는 사실에 고개를 들 수 없었다.”고 아픈 기억을 떠올렸다. 완급을 조절하는 게임조절 능력, 최고의 골잡이들, 남미 특유의 빛나는 개인기…. 우루과이는 그렇게 강팀이었다. 지금의 우루과이도 20여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노장들은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황보 감독은 “우루과이는 아르헨티나처럼 볼 컨트롤이 자유자재인 데다 패스도 뛰어나다. 오히려 당시엔 개인기 위주의 팀이었지만 지금은 전술과 수비력까지 강화됐다.”고 덧붙였다. 거칠고 지저분한 경기 스타일도 변수다. 손으로 잡아당기고 발로 걷어차는 것은 예사다. 심하면 침까지 뱉는다. 당시만 해도 대표팀은 이런 거칠고 더티한 스타일에 주눅이 들었다. 그래서 ‘더 거친 축구’를 주문했다. 우리도 달라졌다. 황보 감독은 “체력적인 면이나 정신적인 면에선 오히려 앞선다고도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선수 개개인의 해외경기 경험이 늘어 지나친 긴장도 사라졌다는 것이다. 황보 감독은 “특히 신·구세대의 조화와 잘 맞춰져 있는 포지션 체제는 눈에 띄는 강점”이라고 강조했다. 최 감독도 “이제 앞선 예선전에서 드러난 측면 수비불안에 대비해야 한다. 나이지리아전 때도 사이드 돌파가 잦았다. 크로스할 때의 위치선정도 불안했다. 공격 때 좀 더 빠른 템포로 돌파해야 한다.”면서 “우루과이는 틈이 있으면 놓치지 않고 파고드는 팀이기 때문에 수비전술에 있어서 절대로 틈을 줘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두 감독은 우루과이에 대해 “한국의 장기인 ‘세트피스’에 대해 철저히 분석하고 나올 것이기 때문에 이번엔 다양화된 전술과 허리를 강화한 수비전략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도 “남미팀들이 가장 까다로워하는 선수들이 바로 아시아 선수들”이라면서 “기동력·순발력·투지 등 남미선수들에게 부족한 점이 우리의 장점”이라고 강조했다. 황보 감독은 “지금까지 보여줬던 여유, 조직적인 세트 플레이, 공격적인 자세를 다시금 가다듬으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속공’과 ‘세트피스’, 10번 포를란을 중앙미드필드에서 꽁꽁 묶는 ‘그물망 수비’로 우리가 못 이룬 ‘짜릿한 복수전’을 후배들이 해주리라고 믿는다.”고 일본땅에서 승리를 기원했다. 자, 이제 몇 시간 남지 않았다. 20년 전 선배들이 들었던 쓴잔, 겁 없는 후배들이 돌려줄 기회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1시간 응원 10분 스트레칭 하세요”

    “1시간 응원 10분 스트레칭 하세요”

    첫 원정 16강전의 고비를 넘어 8강으로 가는 관문인 한국 대 우루과이 전이 오후 11시로 다가왔다. 굵은 장맛비가 내릴 것이라는 기상청의 예보에도 불구하고 한껏 고조된 응원 열기로 서울광장 등 전국 곳곳에서 180만명(경찰 예상)이 거리응원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짧고 즐겁지만 빗속에서 장시간 이어지는 응원은 자칫 긴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습기찬 바닥에 오래 앉아있거나 흥분상태로 소리를 지른다면 다음날 몸은 천근만근. 많은 인파 속에 소매치기라도 당한다면 경기에 이겨도 손해보는 장사다. 건강하게 16강전 거리응원을 100배 더 즐길 수 있는 법을 알아봤다. 전국적으로 10~30㎜의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되는 토요일. 길거리 응원 시간대인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3시까지 전국은 21~22도의 기온 분포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지만 비가 내리고 바람이 불어 쌀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얇은 옷을 두세 벌 겹쳐 입어 체온을 떨어뜨리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뒷 사람의 시야를 가리지 않으면서 비도 피할 수 있는 비옷은 필수품이다.차가운 바닥에 오랜 시간 앉아 있으면 습한 기운에 소화기 장애나 근육통이 발생할 수도 있다. 경희대 한방병원 재활의학과 정석희 교수는 “길거리 응원시 깔고 앉을 두꺼운 종이 등을 준비하고, ‘1시간 응원 10분 스트레칭’ 규칙을 지키면 척추에 가해지는 하중을 줄여 디스크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밤 시간에 목청껏 소리를 지르면 목은 쉽게 피로해져 부어오른다. 이럴 때는 따뜻한 물 1컵에 소금 1스푼을 넣은 소금물 가글이 특효약이다. 길거리 응원에서 챙겨야 할 것은 건강뿐만이 아니다. 수백만의 인파가 한꺼번에 모이는 자리니만큼 안전은 더 중요하다. 만원 버스처럼 꽉 찬 길거리에서 서로의 몸을 부대끼다보면 은근슬쩍 몸을 만지는 성추행범, 지갑을 노리는 소매치기범을 맞닥뜨릴 수 있다. 경찰은 “가방을 바닥에 내려놓는 대신 앞으로 메고, 남성들은 지갑을 뒷주머니가 아닌 가방이나 앞주머니에 넣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성추행범을 만난 여성들은 당황하지 말고 주위 사람의 도움을 요청하고, 인상착의를 기억했다가 길거리 응원장 곳곳에 배치돼 있는 경찰에게 즉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양진·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양천署 고문피해자 법원에 재심청구

    서울 양천경찰서 ‘고문 경찰관 사건’의 피해자 중 유일하게 가혹행위를 당하는 장면이 폐쇄회로(CC)TV에 포착된 김모(49)씨가 25일 오전 서울 남부지법에 재심을 청구했다. 김씨는 18일 남부지법 형사항소부에서 검찰의 항소가 기각됨에 따라 1심 재판(형사9단독 박강준 판사)에서 선고받은 징역 10개월형이 확정된 상태다. 김씨의 변호를 맡은 노영희 변호사는 재심청구 취지에 대해 “카드를 주운 날짜를 2010년 1월28일로 일관되게 진술했으나 경찰의 가혹행위와 강요에 의해 2009년 12월12일로 진술했다고 한다.”면서 “2010년 1월28일 카드를 주운 게 맞다면 김씨가 2009년 12월12일부터 2010년 1월9일까지 카드를 사용했다는 혐의가 거짓이므로 김씨는 무죄”라고 주장했다. 재심청구는 재판결과 형이 확정된 이후, 헌법재판소의 위헌 결정 등으로 법률상 정해진 규정이 달라진 경우나 유죄 증거 자체가 위조된 경우 등일 때 청구할 수 있다. 법원이 재심을 결정하기까지 한 달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지난 2월 경찰은 김씨를 절도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은 근거 부족 등의 이유로 점유이탈물횡령 혐의로 기소했다. 고의적으로 남의 물건을 훔친 것이 절도죄라면 점유이탈물횡령죄는 남이 잃어버린 물건 등을 가져가는 것으로 절도죄에 비하면 가벼운 범죄로 분류된다. 이에 경찰이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한 것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한편 서울 남부지검은 국가인권위원회가 23일 독직폭행 혐의를 받고 있는 양천서 강력5팀 경찰관 5명을 대검찰청에 고발함에 따라 인권위가 조사한 가혹행위 피해자 22명 전원으로 조사를 확대했으며 담당 수사관도 3명 늘렸다고 밝혔다. 서장 및 형사과장 등 지휘라인 소환조사 여부에 대해 지검 관계자는 “수사진행 상황에 따라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의사행세 용감한 시민 알고보니 전과 12범

    의사행세 용감한 시민 알고보니 전과 12범

    절도범을 잡아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의사가 알고 보니 무면허 가짜의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24일 면허 없이 불법으로 의료 행위를 한 나모(35)씨에 대해 보건범죄단속에관한특별조치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에 따르면 나씨는 2009년 11월부터 2010년 3월까지 4개월 동안 동작구의 한 병원에서 피부과 의사로서 이모(30·여)씨에게 레이저 잡티제거 시술을 해주는 등 환자 50여명에게 박피, 보톡스 주사 시술 등 무면허 의료행위를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나씨는 2004년 서울 신촌에서 절도범을 검거해 서울시 등으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고 언론에 보도된 적이 있다. 이때 나씨는 “피부과 의사로서 새벽에 병원홍보를 위해 전단을 나눠주다 절도범을 검거했다.”면서 자신의 신분을 의사라고 속였다. 나씨는 병원에서 자격증 제출을 요구하자 “인터넷에 내 이름을 확인하면 의사가 절도범을 검거해 용감한 시민상을 받은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며 자격증 제출을 피해 왔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나씨는 폭력·상해 등 12건의 전과가 있다.”면서 “2007년에도 울산의 한 병원에서 6개월간 무면허 의료행위를 하다 적발돼 2009년 10월까지 10개월간 복역했으며 출소한 지 1개월 만에 똑같은 짓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코엑스 ‘10~20대’ 서울광장은 ‘가족’

    ‘코엑스=10~20대, 서울광장=가족, 대학로=대학생(?)’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관련, 이전에 보지 못한 ‘장소별 거리응원 공식’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길거리 응원의 양대 메카로 떠오른 서울광장과 코엑스의 경우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뚜렷이 구별되는 점은 이색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업성 정도에 따라 촉발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코엑스에는 경기마다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상업적인 공연과 기업관련 홍보행사가 집중되기 때문에 10~20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것.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17일엔 서울 영동대로에서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f(x)(에프엑스), 엠블랙 등 아이돌 가수들이 잇달아 출연해 10대들이 오후 3~4시부터 진을 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기업들의 홍보행사도 한몫을 했다. 현대차가 도로 한복판에 쏘나타 2대를 전시하고 응원막대를 나눠줬고, KT는 로고 이름을 적은 초코파이를 돌렸다. 반면 서울광장에는 30~40대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들의 발길이 유독 많았다. 열린음악회 등 문화행사가 잦은 곳인 만큼 이곳을 자주 찾던 가족 단위의 응원객들이 눈에 띄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접근성도 코엑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가족들이 찾기 쉽고, 상업성 배제 등 의미가 부여되면서 기업행사 등이 몰린 다른 곳보다 중장년층이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표적 ‘문화예술의 거리’인 대학로에는 이름만큼 대학생들이 많이 몰려 재즈페스티벌 등을 즐기며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장애인과 노인층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주요 응원장소마다 휠체어 등을 둘 공간이 부족했고 노년층을 위한 행사도 배제됐다. 임수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팀장은 “장애인도 여가와 월드컵을 누릴 권리가 있지만 행사들이 상업화되면서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고문 경관’ 4명 구속·1명 기각

    서울 양천경찰서 피의자 고문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부장 김홍우)는 23일 이 경찰서 성모씨 등 경찰관 4명에 대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독직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검찰은 또 이 경찰서의 전 서장과 형사과장을 소환, 경찰관들의 고문을 사전에 알았는지와 폐쇄회로(CC) TV 각도 조절을 통한 은폐 의혹 등에 대해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 대해 영장을 발부한 서울남부지법 영장담당 최의호 판사는 “형사사법 절차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저버린 중대한 사안으로 범죄에 대한 소명이 있고 증거인멸과 도주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최 판사는 팀내 최하급자인 박모씨에 대해서는 “가담 정도가 가볍고 가담한 부분은 CCTV 증거가 남아있어 증거인멸과 도주우려가 없다.”며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은 검찰 조사와 별개로 이들에 대해 징계방칭을 세운 것을 전해졌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꿈★은 또 이뤄졌다” 신새벽 전국 ‘붉은함성’

    “꿈★은 또 이뤄졌다” 신새벽 전국 ‘붉은함성’

    ‘꿈은 다시 이루어졌다. 그리고 그 꿈은 다시 새 꿈을 낳았다.’ 월드컵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기원한 온 국민의 염원이 태극전사들의 가슴에 오롯이 새겨져 또 한 번의 거대한 도약을 이뤄 냈다.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대~한민국”이 끊임없이 울려 퍼졌다. 밤잠을 설치며 가슴을 졸였던 국민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마침내 뜨거운 눈물을 훔쳤다. 태극전사들의 16강 진출은 국민들의 마음까지 하나로 모았다. ●‘전국 50만명’ 거리를 붉은 물결로 태극전사가 나이지리아와 격돌한 새벽 3시30분. 전국 58곳의 거리응원장에는 경찰 추산 50만 1800여명이 모여 경기 내내 ‘붉은 함성’을 토해 냈다. 특히 거리응원의 메카로 불리는 서울광장에는 무려 8만여명이 운집했다. 인근 태평로와 프라자호텔 앞 도로가 모두 통제될 만큼 발 디딜 틈 없는 장관을 연출했다. 한강공원 반포지구에도 7만여명이 들어찼다. 코엑스 앞 영동대로에도 6만여명이 모이는 등 서울에서만 26만 8000여명이 태극전사 응원에 참여했다. 새벽임에도 가족단위 응원객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저마다 돗자리 등을 가져와 편안하게 밤의 열기를 즐겼다. 초등학생 딸, 아내와 함께 강남 코엑스 앞 영동대로 거리응원에 참여한 조성권(47·경기 성남)씨는 “작은 음식점을 운영하는데 아예 내일 임시휴업을 할 작정을 하고 나왔다.”면서 “우리 대표팀이 너무나 고생했다. 대견하다.”고 말했다.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도 3만여명의 인파가 몰려 백사장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었다. 인천문학경기장에 2만 5000여명, 대구 시민운동장에 1만 7000여명,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1만 2000여명이 모이는 등 전국이 응원열기로 들끓었다. ●후반 역전골에 응원 열기 절정 경기 초반 태극전사들은 나이지리아를 강하게 압박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들뜨게 했다. 하지만 전반 12분 나이지리아의 우체가 선제골로 연결하자 일순간 ‘아~’라는 탄식이 흘렀다. 하지만 국민들은 실망하지 않았다. 목청껏 응원가를 부르며 태극전사들을 독려했다. 결국 ‘특급 수비수’ 이정수가 전반 38분 기성용이 올려준 프리킥을 나이지리아 골망에 꽂아 넣었고 국민들은 환호했다. 박주영이 후반 4분 그림 같은 프리킥을 역전골로 연결시키자 응원은 절정으로 치달았다. 2대2로 경기가 끝나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전국 곳곳에서 축포와 환호성이 터졌다. 눈물을 흘리며 바닥에 주저앉은 여성이 있는가 하면, 맥주를 주변 사람에게 붓거나 입고 있던 옷을 벗어 던지고 태극기를 두른 채 거리를 내달리는 응원객들도 눈에 띄었다. ●새벽응원 후유증 속출 워낙 고대하던 16강 진출 꿈을 이룬 탓에 23일 아침 회사에 지각하거나 하루 종일 피로를 호소하는 ‘새벽응원 후유증’ 사례도 속출했다. 이만우(30·경남 창원)씨는 “경기 결과가 좋아 즐겁긴 하지만 잠을 한숨도 못 자고 응원을 해 몸이 많이 피곤하다.”고 호소했다. 김귀현(30·제주)씨는 “한 시간 정도밖에 못 잤다. 아침 7시부터 직장에 나와 일하는데 어제 술을 마시고 오늘 철야 근무를 해야 해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너무 열광한 나머지 ‘16강 세리머니’를 하기 위해 한강에 뛰어든 대학생이 익사하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23일 서울지방경찰청 한강경찰대에 따르면 이날 오전 6시30분쯤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너른들판 부근에서 대학생 이모(20)씨가 한강에 뛰어들었다가 숨졌다. 이씨는 대학 선후배 3명과 함께 강물에 뛰어들었다가 변을 당했다. ●“사회통합 계기 될 것” 천안함 사건, 4대강 논란, 6·2지방선거 등 굵직굵직한 이슈가 국론을 분열시켰지만 월드컵 응원만큼은 우리 국민들을 하나로 모았다. 전문가들은 이번 월드컵을 계기로 사회 갈등을 봉합하고 화합과 통합의 시대로 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승필 한국외대 법대 교수는 “정치권은 대안 없는 싸움만 하지 말고 축구라는 가시적 매개처럼 눈에 보이는 안을 제시해 국민들과 의견을 교환하면서 다른 대안을 내놓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상진 서울대 명예교수는 “자발적으로 거리에 나온 개인들은 공동체 체험을 하며 다른사람에 대한 배려를 배울 수 있다.”면서 “스포츠를 바라보는 국민의 마음, 응원하러 모인 마음이 우리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정현용·이민영·김양진기자 junghy77@seoul.co.kr
  • 고문수사 뒤 ‘실적고문’ 있었다

    고문수사 뒤 ‘실적고문’ 있었다

    고문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가 지난해 서장이 바뀌고 나서 형사계장을 없애고 강력계장만 2명을 둔 것으로 드러났다. 강력계장이 2명인 곳은 서울에서 양천서가 유일하다. 양천서 관계자는 22일 “강력계장을 둘이나 배치한 것은 실적을 올리려고 서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면서 “계장 둘을 경쟁시키면서 실적을 강요했다.”고 털어놓았다. 양천서에 따르면 올 2월 정은식(대기발령 중) 전 서장은 강력사건에 비해 실적점수가 낮은 형사계의 계장을 없애는 대신 강력계 계장을 1명에서 2명으로 늘렸다. 강력계장 2명을 경쟁시켜 서의 실적을 높이겠다는 발상이 ‘이상한’ 수사편제를 낳았다. 실적은 정 전 서장의 평가와 직결된다. 경찰서 직제상 형사과에는 절도·폭행 등 발생사건을 맡는 형사계와 살인·강도 등 인지사건을 맡는 강력계로 나뉜다. 계마다 담당하는 경감급 계장이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양천경찰서 직제는 다른 경찰서와 확연히 달랐다. 서울신문 취재 결과 서울 31개 경찰서 중 강력계장이 둘인 곳은 양천경찰서 한 곳뿐이었다. 양천경찰서는 강력 사건이 발생하지 않는 곳으로 유명하다. 경찰 관계자는 “양천서 관할 구역은 목동 등 아파트 단지가 많은 곳으로 강력 사건이 거의 없다.”면서 “실적 평가에서 중하위권 수준으로 뒤지다 보니 다른 관할 구역에서 사건을 물어올 수 있는 강력팀을 키운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 실적표를 보면 더 확실하다. 강력계 사건은 강도살인 70점, 살인 50점이다. 반면 침입절도는 20점, 절도는 10점에 불과하다. 현장에서 뛰는 형사들은 실적만능주의 분위기에 대해 “실적을 못 내면 팀장·계장·과장 등 보직이 금방 바뀐다.”면서 “당연히 형사계보다는 강력계에 집중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통상적인 직제에서 벗어나 서장 재량으로 개편했다면 검거율을 높이기 위한 경쟁이 이뤄졌을 것”이라면서 “계장 입장에서는 사건 해결의 압박을 느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표창원 경찰대 행정학과 교수도 “실적을 가지고 서별·지방청별로 평가하는 체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양천서 관계자는 “초동조치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편”이라고 해명했다. 이민영·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이전추진 3개대학 반응

    세종시 수정안의 부결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앞서세종시행(行)을 밝혔던 대학들이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는 대응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고, 카이스트는 이미 밝힌 대로 이전을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주종남 서울대 기획처장 원안대로 가게 되면 제2캠퍼스는 물론 연구단지 이전이 불가능해진다. 원안대로 하면 예산이 이미 다 정해져 있기 때문에 우리가 들어갈 수 없다. 내가 알기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학내 구성원 논의도 국민적 합의가 있어야 된다는 얘기가 나온 뒤부터는 중단 상태다. ●한재민 고려대 기획처장 세종시 표결과 관련해 재단법인과 상의 중이다. 고려대는 원래 원안인 행복도시 시절부터 기본협상 대상자였다. 그러다가 수정안이 발표되면서 수정안에 맞게 과학비즈니스벨트쪽으로 수정했던 것이다.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 사실 투자 규모 등에서는 원안과 수정안에 따른 계획상의 큰 차이는 없다. 원안 40만평, 수정안 30만평 등 규모 측면에서도 거의 같다. 투자 금액도 부지매입비와 건설비가 대부분이라 6000억원으로 비슷하다. 학교 입장에서는 수정안이 더 매력적이다. 기업도 들어오고,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메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세종캠퍼스 육성 측면에서는 인프라나 환경이 더 좋다. 때문에 학교가 더 적극적이었다. 수정안이 부결되고 원안대로 간다면 어떤 형태로 추진되느냐에 따라 투자 여부를 다시 검토하겠다. ●김철환 카이스트 발전재단팀장 기본적으로 카이스트의 입장은 세종캠퍼스 수립계획을 시작을 할 때 세종시 원안이든 수정안이든 관계없이 간다는 입장이었다. 학교의 필요에 따른 것이다. 기본적인 방향은 큰 차이가 없다. 애초 세웠던 계획대로 간다. 세종 캠퍼스는 바이오 융복합연구 중심으로 운영될 것이다. 명칭은 578억원을 기부한 유근철 박사의 이름을 따 유근철 캠퍼스가 될 것이다. 과학기술정책대학원을 설립하고 생명과학기술대를 이전할 것이다. 이민영·김양진기자 min@seoul.co.kr
  • ‘무용지물’ 양천署 CCTV

    고문수사 의혹을 받고 있는 서울 양천경찰서 폐쇄회로(CC)TV 30대가 설치된 지 5년 동안 관리되지 않은 채 방치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양천서 관계자는 21일 “CCTV 화면을 볼 줄만 알았지 재생해 본 적도 없고, 할 줄도 모른다. 녹화본을 복사하는 방법도 모른다.”고 말했다. 피의자 인권 보호를 위해 2005년 설치된 CCTV가 경찰의 관리 부실로 무용지물로 전락한 것이다. 양천서는 CCTV를 설치만 해 놓고 활용할 의지가 전혀 없었다. 모니터링과 관리를 담당하는 상황실 직원은 녹화분을 재생할 줄도 몰랐다. 경찰은 지난 4월2일 검찰이 CCTV 녹화본을 열람하러 왔을 때도 재생 전문가가 없어 CCTV 설치 업체를 불렀다. 업체 관계자는 “우리는 관리업체가 아니라 모니터 설치업체에 불과하다.”며 “경찰쪽이 이용방법을 몰라 도운 것뿐”이라고 말했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도 “경찰서에 기계 만질 수 있는 사람이 없어 업체를 불렀다.”고 덧붙였다. 통신장비 점검도 소홀했다. 촬영·녹화 같은 기본 작동 여부도 확인하지 않았다. 더욱이 CCTV 녹화분은 최대 한 달치만 보관할 수 있다. 1개월 이전의 가혹행위에 대해 확인이 불가능한 셈이다. 양천서 관계자는 “고장날 때는 모니터를 툭툭 건드리거나 전원스위치를 껐다가 켰다.”고 말해 주먹구구식으로 CCTV를 관리한 것으로 드러났다. 고문수사 의혹을 받는 강력5팀의 CCTV는 천장을 향하고 있었다. 하지만 누구도 이를 시정하지 않았다. 양천서 관계자는 “CCTV 각도가 천장을 향하고 있었으나 조정방법을 아는 경찰관이 없어 업체에 전화해 물어봤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 남부지검은 이날 해당 강력5팀 경찰관 5명 전원에 대해 독직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또 대기발령 중인 전 양천서장과 형사과장 등 지휘라인에 대해 가혹행위 은폐 의혹 등과 관련한 조사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강희락 경찰청장은 이와 관련,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경찰은 자백을 통한 여죄수사의 경우 성과점수를 깎는 등 가혹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김효섭·이민영·김양진기자 min@seoul.co.kr
  • 성범죄 관리대상 전과 8범 인터넷에 글 올려… “낙태 돕겠다”며 임신부 성폭행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낙태 시술을 도와주겠다.’고 인터넷에 글을 올려 20대 임신부를 유인해 성폭행한 신모(38)씨를 인질강도 및 강간 혐의로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는 ‘네이버 지식인’에 낙태를 돕는다는 글을 올려 임신 6주인 A(23)씨를 속이고 지난달 27일 경북 경산시 자신의 집에 데려가 흉기로 위협해 두 차례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결과 신씨는 A씨를 성폭행한 뒤에 A씨와 A씨의 언니를 협박해 각각 60만원과 80만원을 뺏은 것으로 드러났다. 신씨는 2002년 강도강간 혐의로 징역 7년형을 선고받아 지난해 8월 출소했으며, 전과 8범으로 대구 남부경찰서에 성범죄 관리대상에 포함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성범죄 우범자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있지만 근거 법률이 없어 실효성 있는 단속이 어렵다.”며 “현재로선 우범자의 주소지 이전 상황을 파악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김양진기자 ky0295@seoul.co.kr
  • 고문경찰 영장 검토

    서울남부지검은 21일 피의자 고문 의혹을 받는 서울 양천경찰서 경찰관 5명에 대해 조만간 독직폭행 등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절도나 마약 혐의로 체포된 피의자들을 경찰서로 연행하거나 조사하는 과정에서 ‘날개꺾기’ 등의 고문을 가하고 해당 사실을 은폐하려 한 의혹을 받고있다. 양천경찰서의 피의자 고문 의혹과 관련해 자체 감찰 조사를 벌인 경찰청도 “경찰관이 피의자들에게 가혹행위를 한 정황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고문 의혹을 강력히 부인해 온 경찰이 고문 등을 어느 정도 인정한 만큼 검찰의 수사 결과가 주목된다. 서울남부지검은 20일 고문 의혹을 받는 양천서 경찰관 5명을 불러 15시간가량 조사하고 돌려보냈다. 당초 이들은 피내사자 신분으로 소환됐으나 조사 도중 피의자로 신분이 바뀌었다. 검찰은 이들 경찰관이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에서 고문피해를 봤다고 주장한 피의자들과 대질신문을 벌였다. 한편 양천서에 설치된 전체 폐쇄회로(CC)TV 31대의 녹화기록이 3월9일~4월2일 25일 동안 누락된 것으로 드러났다. 3월9일은 피의자 3명이 강력팀 사무실과 호송차량에서 고문을 당했다고 지목한 날이고 4월2일은 이 사실을 안 검찰이 양천서 유치장 감찰에 나선 날이다. 김효섭·김양진기자 newworld@seoul.co.kr
  • [월드컵 新풍속도] 붉은악마 찾아 순례… 거리응원도 한류

    [월드컵 新풍속도] 붉은악마 찾아 순례… 거리응원도 한류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붉은 물결, 한반도를 뒤흔드는 ‘대~한민국’의 함성, 그리고 눈물.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서른을 갓 넘긴 아랍인 아드라힘은 한국이 부러웠다. ‘저곳에 가고 싶다.’고 마음 속으로 되뇌었다. 소원은 8년 만에 이뤄졌다. 산업기술자인 아드라힘(39)은 아들 압둘마릭(11)과 친지, 지인 10명과 함께 지난 1일 한국땅을 밟았다. 열사의 나라 오만에서 날아온 이들은 누구보다 크게 환호하고 손뼉을 치며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을 응원했다. 12일엔 서울광장, 17일엔 코엑스로 달려갔다. 국내 명승지를 관광하다가도 한국팀 경기가 있는 날이면 마치 ‘성지순례’하듯 붉은악마가 있는 곳을 찾았다. ‘대한민국+돌아다닌다’라는 뜻으로 ‘대한돌이’ 응원단이라는 이름도 지었다. 아드라힘은 “2002년 4강 신화 때 한국의 길거리응원을 뉴스에서 보고 신선한 문화적 충격을 받았다.”면서 “꼭 한번 가서 거리응원에 동참해보고 싶었고 월드컵 기간에 한국여행을 맞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전에는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응원할 것”이라며 활짝 웃었다. 거리응원에도 한류(韓流) 바람이 불고 있다. 2002년 월드컵 이후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고, 드라마·영화 수출 등으로 한국 대중문화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월드컵 기간 한국을 찾는 ‘외국인 원정응원단’이 늘고 있다.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도 모임을 결성해 원조 붉은악마 못지않은 열띤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태국 치앙마이에서 한국으로 유학온 나타오(28). 그에게 한국의 월드컵 거리 응원은 인생 청사진을 바꿔놓은 계기가 됐다. 그는 태국 남부 빠따니 시의 송클라대학에서 함께 공부하던 친구들을 만나러 2002년 한국에 왔다가 우연히 거리 응원에 합류하게 됐다. 붉은악마도, 열광적인 응원도 그에게는 모두 충격이자 경이로움이었다. 그는 “신기했다. 도시가 온통 붉게 뒤덮여 모두가 행복해하는 모습에 나까지 뭉클했다.”고 말했다. 큰 감명을 받은 나타오는 2006년 아예 한국으로 어학연수를 왔다. 지금은 한양대학교 한국어교육학 석사과정을 밟고 있다. 그는 “시험기간이지만 한국에 오게 된 결정적 계기를 만들어준 월드컵에 빠질 수 없어 친구들과 함께 응원단을 만들어 거리응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번 월드컵 기간 동안 외국인 방문객 수는 크게 늘었다. 출입국관리소 집계 결과 월드컵 대회 개막을 이틀 앞둔 10일부터 17일까지 외국인 방문객 수는 16만 7547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2만 2356명)에 비해 36.9% 늘었다. 특히 그리스전(12일)에는 2만 927명(2009년 1만 6104명), 아르헨티나전(17일)에는 1만 9546명(2009년 1만 6205명)이 한국을 찾았다. 장일순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세계적으로도 유례를 찾기 힘든 ‘붉은악마’ 의 응원모습이 축제처럼 흥겹고, 열광적인 한국의 거리응원 문화에 동참하고 싶은 외국인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라고 말했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