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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정자·손숙 연륜으로 꽉 찬 연극 ‘키 큰 세 여자’

    박정자·손숙 연륜으로 꽉 찬 연극 ‘키 큰 세 여자’

    국립극단의 ‘배우 중심’ 연극의 첫 번째 작품 ‘키 큰 세 여자’가 잔잔한 감동을 낳고 있다. 한국 연극계의 간판급 배우인 박정자(73)와 손숙(71)이 배우 중심을 표방한 연극답게 연륜이 묻어나는 연기로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자신의 운명과 화해하는 한 인간의 모습을 가슴 뭉클하게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키 큰 세 여자’는 1999년 극단 여인극장의 첫 공연 이후 16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올랐다. 박정자와 손숙이 2007년 ‘신의 아그네스’ 이후 8년 만에 의기투합해 공연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미국 현대연극의 거장 에드워드 올비의 작품으로, 서로의 과거이자 미래인 세 여인 A, B, C가 만나 첫사랑부터 결혼, 자식과의 절연에 이르기까지 다사다난한 한 여자의 인생을 돌아보는 내용이다. 올비가 자신과 양어머니와의 자전적 이야기를 토대로 썼다. 올비는 ‘퓰리처상’을 세 번이나 수상했으며 미국 최고의 연극상 ‘토니상’ 최우수 극작과 평생공로상도 받았다. 연극은 2막으로 구성됐다. 점차 파편화되고 소멸해 가는 자신의 기억으로 인해 변덕과 심술이 끊이지 않는 90대 노인을 50대와 20대 여인이 간병하고 대화하며 다투는 단순한 구조로 시작된다. 하지만 2막에선 50대와 20대 여인이 90대 노인의 분신으로 등장해 한 사람의 현재와 과거, 미래를 오가며 인생을 총체적으로 조망한다. 박정자는 죽음을 앞두고 알츠하이머 증세로 기억을 잃어가는 90대 할머니 ‘A’를, 손숙은 A의 변덕에 능수능란하게 대처하는 50대 간병인 ‘B’를, 국립극단 단원 김수연(35)은 자신이 늙는다는 것을 상상조차 하지 못하는 당돌한 20대 ‘C’를 열연한다. 연출은 극도의 절제된 표현 속에 강렬함을 담아내는 감각적인 연출로 정평이 난 연출가 이병훈(63)이 맡았다. 이병훈은 “연기의 꽃은 배우”라며 “모처럼 배우가 보이는 연극을 선보여 행복하다”고 말했다. 박정자·손숙은 “어느 작품이나 소홀히 한 적 없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작품다운 작품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오는 25일까지, 서울 중구 명동예술극장, 2만~5만원. 1644-2003.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국인이 촬영한 最古 고종 사진 발견

    한국인이 촬영한 最古 고종 사진 발견

    한국인이 촬영한 가장 오래된 고종황제 초상 사진이 발견됐다. 근대 서화가이자 사진가인 해강 김규진(1868~1933)이 1905년 경운궁(덕수궁)에서 촬영한 황제 복식 차림의 고종황제 초상 사진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4월 진행한 미국 뉴어크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 조사에서 박물관에 소장된 고종황제 초상 사진이 1905년 당시 김규진이 촬영해 미국 외교사절에게 제공한 사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재단 측은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사진가가 촬영한 대한제국 황실 사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며 촬영 장소와 시기, 사진가 이름이 정확히 기록돼 있다”면서 “사진 입수 경위도 명확하며 복제본이 아닌 오리지널 프린트라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뿐 아니라 사진이 부착된 앨범과 이 앨범이 보관된 목제 상자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김규진은 그간 대한제국 황실 사진가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전하지 않았다. 이번 발견으로 김규진이 1907년 천연당 사진관을 열기 이전부터 황실 사진가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진은 덕수궁 중명전 1층 복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아랫부분을 보면 서양식 타일이 있는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는데 타일 문양을 비교했을 때 현재의 덕수궁 중명전 1층 복도 타일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조사에 참여한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고종 초상 사진은 여러 점이 전하지만 뉴어크박물관이 소장한 고종 초상 사진은 연대와 작가가 함께 작품에 기록된 유일한 예”라며 “미술사적뿐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크다”고 평했다. 이 사진은 미국의 철도 및 선박 재벌이었던 에드워드 해리먼(1848~1909)의 소장품으로, 그의 부인이 1934년 뉴어크박물관에 기증했다. 해리먼은 1905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 지시로 증기선 만주호를 타고 아시아 각국을 순방했던 미국의 대규모 외교사절의 일원이었다. 그는 1905년 9월 대한제국 황실을 예방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글날’ 한글을 노래하다

    ‘한글날’ 한글을 노래하다

    제569돌 한글날을 맞아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전시부터 공연, 이색 콘서트까지 한글 창제 정신과 한글의 우수성·과학성을 되새기고 널리 알리기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진행된다. ●한글박물관 개관 1주년 기획특별전 국립한글박물관은 기획특별전 ‘디지털 세상의 새 이름-코드명 D55C AE00’을 6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개최한다. 개관 1주년 기념전이기도 한 이번 전시는 정보화된 한글의 모습을 조망하고 의사소통 수단인 문자로서의 한글뿐 아니라 정보 처리 도구로서의 한글의 가치를 확인하기 위해 기획됐다. ‘D55C AE00’은 컴퓨터에서 쓰이는 국제적인 문자 코드 규약인 유니코드로 ‘한글’을 의미한다. 1980년대부터 현재까지 한글 정보화를 가능하게 했던 다양한 이야기와 현재 일상 속에 있는 한글 정보화의 잊혀진 이야기를 한글 워드프로세서, 한글 자판, 한글 코드, 한글 폰트, 한글 말뭉치를 중심으로 소개한다. 한글 워드프로세서가 최초로 개발될 당시의 컴퓨터, 1992~1998년 워드프로세서로 만든 가족 신문 ‘가족월보’, 국회 의정 기록 속기 자판인 스테노픽처3000 등 한글 정보화의 변화 양상을 보여주는 자료 200점이 전시됐다. 문영호 국립한글박물관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일상 속 한글 정보화를 발견하고 그 꽃이 피기까지의 노력을 음미하면서 정보화된 한글의 가치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광화문 광장 등서 공연·전시·체험전 문화체육관광부는 5~9일 서울 광화문 중앙·북측 광장, 세종로공원 등지에서 ‘한글문화큰잔치’를 연다. ‘다 함께 즐기는 한글’을 주제로 공연, 전시, 체험, 학술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8일 광화문광장에선 전야제가 열린다. 한글 홍보 동영상 상영, 한글 반포식 재현, 어린이 합창단 공연 등을 접할 수 있다. 한글날 특집으로 진행되는 KBS 라디오 ‘김성주의 가요광장’에는 레드벨벳, 몬스타엑스 등이 출연해 축하 무대도 꾸민다. 9일에는 광화문 중앙 광장과 북측 광장, 세종로공원에서 무용 ‘춤으로 그리는 한글’, 가족 뮤지컬 ‘넌 특별하단다’, 퓨전 국악 뮤지컬 ‘세종 이도의 꿈’, 패션쇼 ‘한글 옷이 날개’, 마임쇼 ‘생각지 못한 즐거운 공연’, 마술 연극 ‘찰리 아저씨의 무지개 날’ 등 여러 공연이 펼쳐진다. 한글 알리기 필통 만들기, 한글 전각 체험, 세종대왕 어록 판각 글씨로 한글날 빛내기, 광복 70돌 일본어투 용어 순화 학술대회 등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만날 수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다양한 세대가 한글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문화 국경일’로서의 한글날의 의미를 되새기고 한글의 가치를 국내외에 널리 알리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판소리·힙합·대중가요와 결합 콘서트 우리 음악과 다양한 장르가 결합된 이색 콘서트도 열린다. 9~10일 서울 종로구 문화예술공간 창선당에서 열리는 ‘한글, 풍류를 만나다’라는 판소리를 통해 세종과 한글을 기억하고 랩을 통해 한글의 우수성을 공유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훈민정음 해례본의 제자 원리를 토대로 한 창작 판소리, 현대의 한글이 활용된 한글 랩의 힙합, 고은 시인의 세종대왕 찬미 시 ‘아, 세종’에 곡을 붙인 창작곡, 노랫말이 아름다운 대중가요 등이 무대에 오른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국인이 촬영한 가장 오래된 고종 사진 발견

    한국인이 촬영한 가장 오래된 고종 사진 발견

     한국인이 촬영한 가장 오래된 고종황제 초상 사진이 발견됐다. 근대 서화가이자 사진가인 해강 김규진(1868~1933)이 1905년 경운궁(덕수궁)에서 촬영한 황제 복식 차림의 고종황제 초상 사진이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지난 4월 진행한 미국 뉴어크박물관 소장 한국 문화재 조사에서 박물관에 소장된 고종황제 초상 사진이 1905년 당시 김규진이 촬영해 미국 외교사절에게 제공한 사진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5일 밝혔다. 재단 측은 “지금까지 알려진 한국 사진가가 촬영한 대한제국 황실 사진 중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며 촬영 장소와 시기, 사진가 이름이 정확히 기록돼 있다”면서 “사진 입수 경위도 명확하며 복제본이 아닌 오리지널 프린트라는 점에서 매우 가치가 높다”고 설명했다. 사진뿐 아니라 사진이 부착된 앨범과 이 앨범이 보관된 목제 상자까지 그대로 남아 있다.  김규진은 그간 대한제국 황실 사진가로 활동했다고 알려져 있었지만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은 전하지 않았다. 이번 발견으로 김규진이 1907년 천연당 사진관을 열기 이전부터 황실 사진가로 활동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 사진은 덕수궁 중명전 1층 복도에서 촬영된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 아랫부분을 보면 서양식 타일이 있는 바닥에 카펫이 깔려 있는데 타일 문양을 비교했을 때 현재의 덕수궁 중명전 1층 복도 타일과 일치하기 때문이다. 조사에 참여한 장진성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는 “고종 초상 사진은 여러 점이 전하지만 뉴어크박물관이 소장한 고종 초상 사진은 연대와 작가가 함께 작품에 기록된 유일한 예”라며 “미술사적뿐 아니라 역사적 가치도 크다”고 평했다.  이 사진은 미국의 철도 및 선박 재벌이었던 에드워드 해리먼(1884~1909)의 소장품으로, 그의 부인이 1934년 뉴어크박물관에 기증했다. 해리먼은 1905년 당시 루스벨트 대통령 지시로 증기선 만주호를 타고 아시아 각국을 순방했던 미국의 대규모 외교사절의 일원이었다. 그는 1905년 9월 대한제국 황실을 예방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사진설명(**사진 3장임)  위에서부터  미국 뉴어크박물관 소장 고종황제 초상 사진.  고종황제 초상 사진 보관 상자.  보관 상자에 담긴 고종황제 초상 사진.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시궁창이라도 괜찮아요” 똘배가 하늘나라서 배운 것

    [이주일의 어린이 책] “시궁창이라도 괜찮아요” 똘배가 하늘나라서 배운 것

    똘배가 보고 온 달나라/권정생 지음/김용철 그림/창비/64쪽/1만 2000원 똘배가 가지마다 휘어지게 열렸다. 하얀 구름 덩이가 남실남실 흐르는 어느 날 저녁, 똘배나무집 개구쟁이 돌이가 살금살금 나무 위로 올라왔다. 돌이는 손에 닥치는 대로 똘배 한 개를 뚝 따 가지고 입으로 가져갔다. 아직 설익어 떫었다. 돌이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훌쩍 내던져 버렸다. 똘배는 고속버스를 타고 서울에 가려던 꿈도, 할아버지 잔칫상에 올라가려던 꿈도 헛일이 돼 버리고, 모든 것이 곪아 썩다가 결국은 죽어버리는 세상의 끝 시궁창에 떨어졌다. 똘배는 두려움에 훌쩍훌쩍 울다가 지쳐 잠이 들었다. 얼마나 잤는지 갑자기 눈앞이 환하게 밝아 오는 바람에 저절로 눈이 뜨였다. 시궁창 안은 꽃밭처럼 수많은 별들이 반짝반짝 눈부시게 수놓여 있었다. 낮에 봤던 더러운 자취는 요술처럼 간 곳이 없었다. “꿈을 꾸는 걸까?” 똘배는 혼잣소리로 중얼거려 보았다. “아냐, 넌 똑똑히 눈을 뜨고 있어.” 반짝반짝 귀여운 아기 별이 곁에서 방실 웃으며 일깨워 줬다. “하지만 여긴 시궁창이잖니?” “시궁창이니까 어떻다는 거니?” “너무 더러운 곳인데, 이렇게 아름다운 별님들이 찾아온 게 이상하단다.” “더럽긴 무엇이 더럽니? 이런 시궁창도 가장 귀한 영혼이 스며 있는 세상의 한 귀퉁이란다. 괜히 울지 말고 나하고 오늘 밤 하늘나라 구경이나 하자꾸나.” 똘배는 아기 별과 함께 하늘나라 구경을 떠났다. 하늘나라에 다녀온 다음날 아침, 똘배는 여전히 시궁창에서 눈을 떴다. 하지만 똘배가 바라보는 시궁창은 어제와 달랐다. 자신이 그냥 죽어 가는 존재가 아니라 주변에 희망과 위로를 주는 가치 있는 존재라는 사실도 깨닫게 됐다. 오랫동안 사랑받아 온 권정생의 단편동화를 새로운 감각으로 재해석해 소개하는 ‘권정생 문학 그림책’ 시리즈 첫 번째 책이다. 1977년 출간된 창비아동문고 4권에 표제작으로 수록된 작품을 그림책으로 만들었다. 죽음의 절망 앞에서 존재의 의미를 깨닫는 어린 똘배를 통해 보잘것없어 보이는 것도 귀한 의미와 쓰임이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버리고 벼린 문장에 담은 김훈의 어제와 오늘

    버리고 벼린 문장에 담은 김훈의 어제와 오늘

    “이 책은 오래전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2002), ‘밥벌이의 지겨움’(2003), ‘바다의 기별’(2008)에 실린 글 일부와 그 후에 새로 쓴 원고지 400장 분량의 글을 합쳐서 엮었다. 이 책의 출간으로, 앞에 적은 세 권의 책과 거기에 남은 글들은 모두 버린다.” 소설가 김훈(67)이 그간 써 온 많은 글들을 버리고 새로이 문장을 벼린 ‘김훈 산문의 정수’를 내놨다. 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다. 출판사 측은 “김훈 문장의 힘은 버리고 벼리는 데서 온다”며 “이 책은 김훈이 축적해 온 삶 위에 가차 없이 버리고 벼린 그의 문장의 힘이 더해져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읽는 희열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작가의 지난날을 이룬 다섯 가지 주제에 따라 ‘밥’, ‘돈’, ‘몸’, ‘길’, ‘글’ 5부로 구성됐다.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거리에서 써내려 간 글들,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최근 도시를 벗어나 동해와 서해의 섬에 들어가 써내려간 글들까지 작가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표제글 ‘라면을 끓이며’는 매년 36억개, 1인당 74.1개씩의 라면을 먹으며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거리에서 싸고, 간단하게,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 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중략)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15~17쪽, ‘라면을 끓이며’ 일부) 국가가 국민을 지켜 주지도 못하고 진영 논리에 휩싸여 악다구니만 벌이는 권력가들에게 ‘슬프고 기기 막혀’ 써내려 간 글들은 통렬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들끓는 분노와 절망이 오롯이 느껴진다. ‘슬픔과 분노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해롭다는 것이 그 혐오감의 주된 논리였다.(중략) 재벌의 불법을 용인해야 경제가 살아나고, 정당한 슬픔과 분노를 벗어던져야만 먹고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말은 시장의 논리도 아니고 분배의 정의도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속임수일 뿐이다.’(165쪽, ‘세월호’ 일부) 그의 글은 간명하고 정직하다. 그 무엇도 덧댈 필요도, 덜어낼 수도 없다. 작가는 이번 산문집을 어떻게 평할까. “낮고 순한 말로 이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소망으로 몇 편의 글을 겨우 추려서 이 책을 엮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를 걱정한다.”(410~411쪽, ‘작가의 말’ 일부)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영면 못 드는 이효석 맏딸 이나미 여사… 차남 “어머니 의료과실死”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가 이효석(1907~1942)의 맏딸 이나미 여사가 영면에 들지 못하고 있어 주위를 안타깝게 하고 있다.<서울신문 9월 26일자 21면> 고인은 지난달 25일 83세의 일기로 세상을 등진 이후 아직 장례를 치르지 못하고 있다. 입원 이후 돌아가실 때까지 고인 곁을 지킨 차남 조경서(59)씨는 1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어머니를 이렇게 억울하게 보내드릴 수 없다”며 눈물을 삼켰다. 그는 “병원 측의 명백한 의료과실로 멀쩡하시던 어머니께서 돌아가셨다”고 주장하면서 “병원 측의 책임을 물어 어머니를 편안히 눈감게 해드린 후 장례를 치르겠다”고 말했다. 조씨의 말을 종합하면 그는 지난 8월 27일 기력이 쇠한 어머니를 모시고 서울 광진구 강동성심병원을 찾았다가 폐렴 증세가 있다고 해 입원했다. 입원 당일 담낭염 수술도 받았다. 이틀 뒤 상태가 호전돼 중환자실에서 일반병실로 옮겼다. 이후 병세가 다시 나빠져 중환자실로 갔고 폐 기능이 20%밖에 안 된다고 해서 인공호흡기를 달았다. 문제는 지난달 14일 한쪽 가슴에 꽂힌 바늘을 다른 쪽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조씨는 “인턴이 바늘을 옮기면서 폐에다가 바늘을 꽂았다”며 “자체 호흡이 안 돼 인공호흡기로 호흡하는데 폐에 바늘을 꽂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졌다. 어머니는 이후 늑막에 관을 두 개 꽂아 공기와 물을 빼내다 12일 만에 숨졌다. 조씨는 “어머니께서 평소 나 죽으면 부모님 곁에 묻어달라고 하셨는데 그 뜻을 받들지 못하고 있어 너무 죄스럽고 원통하다”고 했다. 그는 “인턴과 담당의사도 실수로 폐에다가 바늘을 꽂았다고 시인했다. 폐에 바늘을 찔렀을 당시 문제를 제기하면 병원에서 어머니를 제대로 치료하지 않을 것 같아 가슴 졸이며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면서 “전문 변호사의 자문을 얻어서라도 의료과실을 꼭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병원 측은 “의료과실은 전혀 없고 폐렴으로 돌아가신 거다. 의학 상식적으로 폐에다 바늘을 찌를 수 없다. 아들 혼자만의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표절 논란 신경숙씨 “자숙” 석 달 만에 외부 활동

    표절 논란 신경숙씨 “자숙” 석 달 만에 외부 활동

    표절 논란에 휘말린 소설가 신경숙(52)씨가 최근 미국 뉴욕의 한 서점에서 사인회를 열며 외부 활동에 나섰다. 지난 6월 표절 의혹이 불거진 뒤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던 신씨가 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씨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퀸즈 포리스트힐에 있는 반스앤노블 서점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지난달 말 미국으로 건너간 신씨는 이 자리에서 독자와의 질의응답, 사인회 등을 진행했으며 당분간 미국에 머무르면서 책 소개 행사를 이어 갈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현지 행사는 그의 대표작 ‘외딴방’의 영문판(‘The Girl Who Wrote Loneliness’) 출간에 맞춰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페가수스북스에 판권이 팔린 이 책은 지난달 중순 현지에서 번역 출간됐다. 2011년 ‘엄마를 부탁해’, 지난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이후 세 번째로 미국 독서 시장에 나온 작품이다. 미국 출판 환경은 판권 계약을 할 때 일정 횟수의 독자와의 만남 등을 함께 정한다. 이 관례에 따라 신씨의 이번 행사는 이미 올해 초부터 계획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 도성 ‘창의문’ 보물 지정 예고

    문화재청은 한양도성 4소문(四小門) 가운데 유일하게 조선 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서울 창의문(彰義門)’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도성 서북쪽 인왕산 자락에 자리잡은 창의문은 자하문(紫霞門)으로도 불린다. 태조 5년(1396) 건립돼 숙정문과 함께 양주, 고양 방면으로 향하는 교통로로 사용됐다. 1623년 인조반정 때 반정 세력이 창의문을 부수고 도성 안으로 들어가 광해군을 폐위하기도 했다. 성문의 문루를 떠받치는 석축시설인 육축은 숭례문, 흥인지문처럼 길고 네모난 장대석을 이용했고 성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성시설이 마련돼 있다.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도성 문루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 주며 육축과 등성시설도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학술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팔순 시어머니와 태국 며느리, 14년 만에 금 간 까닭은…

    팔순 시어머니와 태국 며느리, 14년 만에 금 간 까닭은…

    충북 충주의 한 조용한 농촌마을에서 14년째 무탈하게 지내온 시어머니와 며느리가 있다. 그런 둘 사이에 최근 ‘배 밭’을 둘러싸고 균열이 생겼다. 서로 답답함이 쌓이더니 급기야 사이까지 멀어졌다. 1일 밤 10시 45분 방영되는 EBS 1TV ‘다문화 고부열전’에선 태국 며느리 김혜연(45)씨와 시어머니 정춘화(84)씨가 갈등을 극복하고 화해해 나가는 과정을 감동적으로 담았다. 여든을 넘긴 시어머니는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자식들을 돕겠다는 생각에 여전히 들로 나선다. 며느리도 억척같이 일한다. 근처 하우스에 일을 다니고 집안일까지 모두 해내면서도 인상 한 번 쓴 적 없다. 고부간에 큰소리가 오간 적도 없다. 그런 둘 사이가 요즘 배 밭 때문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배 밭은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들이기 전부터 애지중지 가꿔 왔다. 그런데 올 초 병이 돌아 팔 수 있는 배보다 버려야 할 게 더 많아졌다. 안타까운 마음에 어떻게든 해보려고 약값을 들이다 보니 생활비까지 쪼들리게 됐다. 며느리는 속이 상한다. 시집 와서 지금까지 제대로 쉬지도 않고 일을 했는데도 돈이 모이기는커녕 이제는 배 밭 때문에 빚까지 지게 됐기 때문이다. 며느리는 배 밭을 그만두고 싶지만 시어머니는 한 번 적자가 났다고 배 밭을 하지 말자고 하는 며느리가 이해가 안 된다. 둘은 일손을 잠시 놓고 지친 몸과 마음을 추스르기 위해 며느리의 친정인 태국으로 떠난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고향에서 며느리가 시집 오기 전까지 단 한 번도 농사를 지어본 적이 없다는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란다. 지난 14년간 불평 한마디 없이 야무지게 농사일을 해낸 며느리를 생각하며 조용히 눈물을 흘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신경숙 ‘자숙’공언 3개월 만에...

    신경숙 ‘자숙’공언 3개월 만에...

     표절 논란에 휘말린 소설가 신경숙(52)씨가 최근 미국 뉴욕의 한 서점에서 사인회를 열며 외부활동에 나섰다. 지난 6월 표절 의혹이 불거진 뒤 모든 직함을 내려놓고 자숙의 시간을 갖겠다던 신씨가 3개월 만에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신씨는 29일(현지시간) 오후 미국 뉴욕 퀸즈 포리스트 힐에 있는 반스앤노블 서점에서 독자와의 만남을 가졌다. 지난달 말 미국으로 건너간 신씨는 이 자리에서 독자와 질의응답, 사인회 등을 진행했으며 당분간 미국에 머무르면서 책 소개 행사를 이어갈 것으로 알려졌다.  신씨의 현지 행사는 그의 대표작 ‘외딴방’의 영문판(‘The Girl Who Wrote Loneliness’) 출간에 맞춰 마련됐다. 지난해 11월 미국 페가수스북스에 판권이 팔린 이 책은 지난달 중순 현지에 번역 출간됐다. 2011년 ‘엄마를 부탁해’, 지난해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이후 세 번째로 미국 독서 시장에 나온 작품이다.  미국 출판 환경은 판권 계약을 할 때 일정 횟수의 독자와의 만남 등을 함께 정한다. 이 관례에 따라 신씨의 이번 행사는 이미 올해 초부터 계획돼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서울 창의문 보물된다

    서울 창의문 보물된다

     문화재청은 한양도성 4소문(四小門) 가운데 유일하게 조선 시대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서울 창의문(彰義門)’을 국가지정문화재인 보물로 지정 예고했다고 1일 밝혔다.  도성 서북쪽 인왕산 자락에 자리잡은 창의문은 자하문(紫霞門)으로도 불린다. 태조 5년(1396) 건립돼 도성 북문인 숙정문과 함께 양주, 고양 방면으로 향하는 교통로로 사용됐다. 그러나 태종 16년(1416)에 풍수지리상 좋지 않다는 이유로 폐쇄됐다가 중종 1년(1506) 때 통행이 재개됐다. 1623년 인조반정 때 능양군(인조)을 비롯한 반정 세력이 창의문을 부수고 도성 안으로 들어가 광해군을 폐위하기도 했다.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문루가 불에 타 사라졌지만 1741~1742년 중건됐는데 이때 인조반정 공신들의 이름을 현판에 새겨 문루 내부에 걸었다.  성문의 문루를 떠받치는 석축시설인 육축은 숭례문, 흥인지문처럼 길고 네모난 장대석을 이용했고 성으로 올라갈 수 있는 등성시설이 마련돼 있다. 문화재청은 “조선 후기 도성 문루의 건축양식을 잘 보여 주며 육축과 등성시설도 보존 상태가 양호해 학술적 가치와 역사적 의미가 크다”고 평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훈 산문의 정수 ‘라면을 끓이며’ 출간

    김훈 산문의 정수 ‘라면을 끓이며’ 출간

     “이 책은 오래전 절판된 산문집 ‘너는 어느 쪽이냐고 묻는 말들에 대하여’(2002), ‘밥벌이의 지겨움’(2003), ‘바다의 기별’(2008)에 실린 글 일부와 그 후에 새로 쓴 원고지 400장 분량의 글을 합쳐서 엮었다. 이 책의 출간으로, 앞에 적은 세 권의 책과 거기에 남은 글들은 모두 버린다.”  소설가 김훈(67)이 그간 써 온 많은 글들을 버리고 새로이 문장을 벼린 ‘김훈 산문의 정수’를 내놨다. 새 산문집 ‘라면을 끓이며’(문학동네)다. 출판사 측은 “김훈 문장의 힘은 버리고 벼리는 데서 온다”며 “이 책은 김훈이 축적해 온 삶 위에 가차 없이 버리고 벼린 그의 문장의 힘이 더해져 김훈 산문의 정수를 읽는 희열과 감동을 온전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작가의 지난날을 이룬 다섯 가지 주제에 따라 ‘밥’, ‘돈’, ‘몸’, ‘길’, ‘글’ 5부로 구성됐다. 가족 이야기부터 기자 시절 거리에서 써내려 간 글들, 한국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 최근 도시를 벗어나 동해와 서해의 섬에 들어가 써내려간 글들까지 작가의 어제와 오늘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표제글 ‘라면을 끓이며’는 매년 36억개, 1인당 74.1개씩의 라면을 먹으며 살아가는 한국인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자 ‘거리에서 싸고, 간단하게, 혼자서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보통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다. ‘모르는 사람과 마주 앉아서 김밥으로 점심을 먹는 일은 쓸쓸하다. 쓸쓸해하는 나의 존재가 내 앞에서 라면을 먹는 사내를 쓸쓸하게 해 주었을 일을 생각하면 더욱 쓸쓸하다.(중략) 이 궁상맞음을 비웃어서는 안 된다. 당신들도 다 마찬가지다. 한 달 벌어 한 달 살아가는 사람이 거리에서 돈을 주고 사먹을 수 있는 음식은 뻔하다.’(15~17쪽, ‘라면을 끓이며’ 일부)  국가가 국민을 지켜 주지도 못하고 진영 논리에 휩싸여 악다구니만 벌이는 권력가들에게 ‘슬프고 기기 막혀’ 써내려 간 글들은 통렬하다. 가슴 깊은 곳에서 들끓는 분노와 절망이 오롯이 느껴진다. ‘슬픔과 분노에 오랫동안 매달려 있는 것은 경제 살리기에 해롭다는 것이 그 혐오감의 주된 논리였다.(중략) 재벌의 불법을 용인해야 경제가 살아나고, 정당한 슬픔과 분노를 벗어던져야만 먹고살기 좋은 세상이 된다는 말은 시장의 논리도 아니고 분배의 정의도 아니다. 그것은 정치적인 속임수일 뿐이다.’(165쪽, ‘세월호’ 일부)  그의 글은 간명하고 정직하다. 그 무엇도 덧댈 필요도, 덜어낼 수도 없다. 작가는 이번 산문집을 어떻게 평할까. “낮고 순한 말로 이 세상에 말을 걸고 싶은 소망으로 몇 편의 글을 겨우 추려서 이 책을 엮는데, 또 하나의 장애물을 만드는 것이 아닌지를 걱정한다.”(410~411쪽, ‘작가의 말’ 일부)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경복궁 광장서 k-pop 아리랑 노래한다

     우리 겨레의 노래 아리랑으로 하나가 되는 ‘아리랑 대축제’가 1일 막을 올렸다. 문화체육관광부, 문화재청, 문화융성위원회가 광복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기획한 공연으로 오는 7일까지 경복궁 흥례문과 서울 광진구 컨테이너복합쇼핑몰 커먼그라운드에서 아리랑을 체험하고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5일 오후 7시 경복궁 흥례문 광장에서 열리는 ‘아리랑 대축제’에서는 전통예술, 재즈, 케이팝 등 다채로운 형태의 아리랑 공연이 펼쳐진다. 김덕수 사물놀이패, 김영임과 제자들, 인순이, SG워너비, 씨스타, 에일리, 김태우, 팝핀현준, 팝 피아니스트 신지호, 국악소녀 송소희 등 세대를 초월하는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다. 광복 70년을 상징하는 70인조 합창단이 부르는 아리랑 공연이 대미를 장식한다.  공연에 앞서 오전 11시부터 경복궁 협성문 인근에서는 다양한 지역의 아리랑 듣기 체험을 비롯해 아리랑의 고유한 가락에 새로운 박자를 입히는 게임 체험, 세계 전통악기로 아리랑을 연주해 보는 체험 프로그램 등이 운영된다.  커먼그라운드에서 개최되는 ‘아리랑 스트리트 위크’는 ‘아리랑 비트 스튜디오’ 등 아리랑을 여러 형태로 접할 수 있는 체험들이 준비돼 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적극 활용한 프로그램도 마련해 젊은 세대들이 아리랑을 즐겁게 접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노래가 아닌 ‘스토리’로서의 아리랑도 마련됐다. 4일 열리는 ‘아리랑 토크콘서트’에서는 다양한 강연자들이 연사로 참석해 아리랑에 대한 생각들을 자유롭게 풀어낸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아리랑 대축제’를 통해 아리랑을 더욱 가깝게 느끼고 새로운 문화 브랜드로 소통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우리의 전통음악인 아리랑의 중요무형문화재 지정과 더불어 앞으로 전승이 제대로 이뤄질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기반을 구축하고 생활 속 아리랑을 확산하기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탈춤·국가제례… 우리 가락 풍성한 가을

    탈춤·국가제례… 우리 가락 풍성한 가을

    문화재청 국립무형유산원은 청명한 가을을 맞아 전국 곳곳에서 다채롭고 풍성한 중요무형문화재 공개 행사를 개최한다. 중요무형문화재 공개 행사는 중요무형문화재 대중화와 보존·전승 활성화를 목적으로 지난 2월부터 매월 개최해 오고 있다. 이달에는 24종목 27건의 공개 행사(예능분야 17종목 19건, 기능분야 7종목 8건)가 예정돼 있다. 예능 분야에선 농악, 놀이, 탈춤에서부터 국가제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공연이 열린다. 오는 4일 국가의 안녕과 농사의 풍요를 기원하는 국가의례인 중요무형문화재 제111호 사직대제(종로구 사직단)를 시작으로 9일 제12호 진주검무(진주성 남강 유등축제 특설무대), 10일 제11-4호 강릉농악(강릉농악전수회관), 24일 제11-1호 진주삼천포농악(사천시 남양동 임내숲) 등 멋과 흥이 넘치는 무대가 마련됐다. 제5호 판소리, 제16호 거문고산조, 제20호 대금정악, 제23호 가야금산조 및 병창, 제45호 대금산조 등 구성진 우리 가락의 향연도 펼쳐진다. 기능 종목에선 제53호 채상장, 제74호 대목장, 제96호 옹기장, 제47호 궁시장, 제86-3호 경주교동법주, 제108호 목조각장, 제120호 석장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장인들이 전통 방식으로 펼치는 공예 기술 시연도 직접 볼 수 있고, 전시를 통해 장인들이 만든 작품도 감상할 수 있다. 문화재청은 “앞으로도 우리 삶을 한층 더 풍요롭고 윤택하게 해주는 무형문화유산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마련해 국민 모두가 그 가치를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고 각자의 분야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하며 전통을 계승하고 있는 장인들의 활동 지원에도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김동규 “음악도 목소리도 내 인생의 최전성기…당신의 가을밤 사랑으로 물들일게요”

    김동규 “음악도 목소리도 내 인생의 최전성기…당신의 가을밤 사랑으로 물들일게요”

    “성악가의 최고 전성기는 마흔다섯 살부터 쉰다섯 살까지입니다. 저는 지금 음악으로도, 소리로도 가장 무르익고 전성기의 절정에 올라 있습니다. 제 인생 최고의 목소리로 사랑에 푹 빠질 수 있는 가을로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세계적인 바리톤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성악가 김동규(50)가 최전성기의 목소리로 가을밤을 사랑으로 물들인다. 서울신문 가을밤 콘서트 ‘김동규 & 3소프라노-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를 통해서다. ●자타 공인 가을 대표 성악가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는 가을의 대표 콘서트로 자리매김했다. 해마다 10월이면 같은 제목의 콘서트가 열리면서 하나의 브랜드로 굳어졌다. 김동규는 “올가을, 지금까지 생각하던 가을의 색깔이 저를 만나면서 확 바뀌어 전혀 다른 가을을 맞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을을, 여름의 정열이 식고 겨울로 가는 쓸쓸하고 고독한 길목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는 그 반대입니다. 가을은 여름의 무더움과 끈적끈적함, 습기가 싹 가시고 나무들은 단풍이 들면서 총천연색으로 변해요. 하늘은 청명하죠. 그 화려함과 아름다움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공연을 하면서 전 세계를 돌아다녔는데, 우리나라 가을은 그 어느 나라에서도 찾을 수 없는 정취가 있습니다. 가을은 어둡고 쓸쓸한 게 아니라 화려하고 마음껏 사랑할 수 있는 ‘사랑의 계절’입니다. 가을에 멋진 사랑이 시작돼 추운 겨울을 함께하면 좋지 않습니까.” 김동규는 자타가 공인하는 가을을 대표하는 성악가다. 가을이면 그를 찾는 무대가 줄을 잇는다. “중년 여성들은 저를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남자라고 합니다. 제 노래를 들으면 ‘자기와 같은 느낌으로 가을을 보내는 남자’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랍니다. 어떤 시인도 ‘김동규 목소리를 들으면 나와 같은 느낌으로 가을을 보낼 것 같다’고 썼습니다.” 김동규는 이번 콘서트를 위해 ‘돈 조반니’ ‘카르멘’ 등 오페라 아리아를 비롯해 ‘오페라의 유령’ ‘지킬 앤 하이드’ 등 뮤지컬 명곡, 올드 팝, ‘금발의 제니’ ‘작은별’ 같은 세계 민요까지 다양한 곡을 준비했다. 그를 가을남자의 대명사로 만든 ‘10월의 어느 멋진 날에’도 2015년 버전으로 새롭게 편곡했다. “여러 면을 보여주고 싶어 다양하게 곡을 골랐습니다. 바흐부터 비틀스까지 음악의 모든 것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고전음악, 근대음악으로 구분돼 있지만 정확히 따지자면 그 어떤 음악이든 그 시대에 유행했던 건 그 시대의 대중음악입니다. 바흐도 시간이 흐르면서 고전이라고 표현할 뿐입니다. 고전이든 대중가요든 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듭니다. 각각 갖고 있는 아름다움이 달라요. 그 아름다움을 모두 감상할 수 있도록 선곡했습니다.” ●소프라노 김지현·박혜진 등 참여 이번 콘서트에는 소프라노 김지현·박혜진·강민성도 함께한다. 김지현은 부드럽고 서정적인 목소리, 박혜진은 서정적이면서도 위로 치고 올라가는 강한 음색, 강민성은 화려한 장식의 고음으로 유명하다. 지휘는 웨스턴심포니오케스트라 상임 지휘자 방성호가 맡았다. 김동규는 “세 명의 소프라노는 지금 한창 주가를 올리며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고, 방 지휘자는 성악가와 단원들을 친화력 있게 아우르고 보듬어 최고의 기량을 내도록 하는 마에스트로”라고 소개했다. 10월 19일 오후 7시 30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3만~10만원. (02)2000-9752~5.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나무늘보 넌 그냥 너야”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해요

    [이주일의 어린이 책] “나무늘보 넌 그냥 너야” 나와 다른 남을 인정해요

    나부댕이!/제니 오필 지음/크리스 아펠란스 그림/이혜선 옮김/봄나무/32쪽/1만 1000원 소녀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었다. 새든 토끼든 훈련받은 물개든 다 좋았다. 하지만 엄마가 반대했다. 한 달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엄마를 졸랐더니 드디어 엄마가 산책시키지 않아도 되고, 목욕시키지 않아도 되고, 먹이를 주지 않아도 되는 동물을 찾아보라고 했다. 소녀는 곧장 도서관으로 달려가 동물 백과사전을 펼쳤다. 거기서 나무늘보를 찾아냈다. 사전엔 ‘나무늘보는 하루 열여섯 시간 잠을 자고 나뭇잎을 먹고 나뭇잎에 고인 이슬을 마시고 산다. 세상에서 가장 게으른 동물’이라고 소개돼 있었다. 빠른우편으로 나무늘보가 도착했다. 소녀는 나부댕이라고 이름 지었다. 나부댕이를 밖에 있는 나무로 데려갔다. 잠만 잤다. 잠에서 잠깐 깨어났을 때 산꼭대기 올라가기, 숨바꼭질, 무술시합 등 여러 놀이를 했다. 친구 메리에게 자랑하고 싶어 메리를 나부댕이 곁으로 데려갔다. 나부댕이는 잠만 잤다. 메리가 말했다. “넌 참 안됐다. 우리 고양이는 뒷다리로 서서 춤도 추는데….” 소녀는 “우리 나부댕이도 묘기 부릴 줄 알아”라고 맞받아쳤다. 메리는 믿지 않았다. 다음날 소녀는 메리네 집 앞에 7일 뒤 훈련받은 나무늘보의 특별공연을 한다는 전단지를 붙였다. 소녀는 한 주 내내 나부댕이를 훈련시켰다. 특별공연 날이 다가왔다. 엄마, 메리, 이웃집 아주머니 세 사람이 공연을 보러 왔다. 소녀는 굴러, 말해 등 여러 주문을 했지만 나부댕이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메리와 아주머니는 자리를 떴다. 소녀는 떠나는 사람들을 지켜보며 나부댕이 손을 잡았다. “넌 그냥 나부댕이야. 앞으로도 오래오래 너일 거야.”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 나가는 과정을 잔잔한 글과 서정적인 그림으로 그렸다. 나부댕이를 조련해서 같이 뛰놀고 싶었던 소녀가 나부댕이의 손을 잡고 “넌 그냥 나부댕이야”라고 말하는 모습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나와 다르다고 상대를 내 입맛에 맞게 바꾸려 한다면 자신이 오히려 힘들고 외로워진다는 걸 일깨워준다. 초등 저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고]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맏딸 이나미씨

    [부고] ‘메밀꽃 필 무렵’ 이효석 맏딸 이나미씨

    ‘메밀꽃 필 무렵’의 소설가 이효석(1907~1942)의 맏딸 이나미씨가 25일 오전 11시 10분 서울 강동성심병원에서 숙환으로 별세했다. 83세. 이씨는 부친이 평양에서 사망하기 전까지 아버지의 집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이효석 문학의 산증인이다. 그는 1982년 전 재산을 털어 이효석기념사업회와 이효석문학연구회를 창립했고 1983년과 2003년엔 국내외에 흩어져 있던 부친의 작품을 한데 모아 이효석 전집을 펴내는 등 아버지의 존재를 세상에 알리고 그의 문학을 집대성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하지만 2006년 말 이효석기념사업회가 운영난으로 문을 닫고 허리 디스크로 쓰러진 후 거동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살았고 2007년부터는 월세 지하 단칸방에서 생활했다. 몸이 약해지면서 각종 합병증으로 고생하다 지난달 26일부터 폐렴으로 강동성심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었다. 이씨의 딸 조은정씨는 “어머니가 주변의 도움을 많이 받고 형제들과 더 융화했다면 이효석 문학 관련 사업이 조금은 나았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빈소는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고] ‘직녀에게’ 작사한 문병란 시인

    [부고] ‘직녀에게’ 작사한 문병란 시인

    ‘직녀에게’를 작사한 시인 문병란 전 조선대 교수가 25일 별세했다. 80세. 전남 화순 출신인 고인은 1961년 조선대학교 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이듬해 ‘현대문학’에 김현승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했다. 1988년 조선대 국문과 조교수에 임용됐고,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와 5·18기념재단 이사를 역임했다. 가수 김원중이 불러 널리 알려진 ‘직녀에게’를 썼다. 1970년대 ‘죽순 밭에서’, ‘벼들의 속삭임’ 등을 발표하며 저항 의식을 바탕으로 한 민중문학을 선보였고, 이후 민주화 운동에 투신해 민족시인으로서 후배 문인들의 존경을 받았다. 2009년 제1회 박인환 시문학상과 요산문학상, 전남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조선대병원 장례식장 1호실, 발인은 29일 오전 8시. 장례는 ‘민족시인 문병란 선생 민주시민장 장례위원회’가 시민사회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유족으로는 아들 찬기(한의사)씨, 딸 명아·정아(조선대 중앙도서관 사서)·현화(무용가)씨와 사위 김종두(시사만화가)·오영일(서양화가)·김안섭(무용가)씨, 며느리 박수진(광주중 교사)씨 등이 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한가위 TV-애니메이션] 3대가 함께 즐기는 ‘애니메이션 세대공감’

    [한가위 TV-애니메이션] 3대가 함께 즐기는 ‘애니메이션 세대공감’

    추석 연휴를 맞아 영화, 다큐멘터리, 오락, 드라마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여러 프로그램 중 애니메이션은 온 가족이 함께 보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른들에겐 추억을, 아이들에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 전문채널 애니맥스는 3대가 함께 즐기는 인기 애니메이션 특집을 마련했다. 지금도 성별과 나이에 상관없이 사랑받고 있는 작품들만 엄선했다. 26일 오전 10시엔 추리 애니메이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명탐정 코난’ 스페셜이 준비됐다. 코난과 쌍벽을 이루며 인기를 끌고 있는 괴도 키드 편과 어린이 탐정단 스페셜 등 ‘명탐정 코난’ 시리즈 중 가장 인기가 높았던 에피소드를 모두 볼 수 있다. 27일 오전 10시엔 ‘파워레인저’의 38번째 시리즈 ‘파워레인저 트레인포스’의 스페셜 에피소드가 전파를 탄다. ‘파워레인저’는 다섯 명의 영웅이 지구를 위협하는 외계 악당들에게 맞서 싸우는 내용을 그린 작품으로, 20년간 꾸준히 사랑받아 온 대표적인 어린이 애니메이션이다. 28일엔 오전 10시부터 ‘검정고무신4’가 1화부터 8화까지 연속 방영된다. 한국의 1960~7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기영·기철 형제와 학교, 집, 그리고 친구들과 얽힌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순수 토종 애니메이션이다. 어린이 전문채널 투니버스는 ‘슈렉’ 시리즈와 ‘슈퍼배드2’를 추석 특집으로 편성했다. 슈렉 시리즈는 26~28일 매일 오후 1시 1편부터 3편까지 차례로 방송된다. 슈렉은 늪지에 사는 거구의 괴물 슈렉이 수다쟁이 당나귀 덩키와 함께 아름다운 엽기공주 피오나를 구하러 떠나는 흥미진진한 모험을 그린 애니메이션이다. 슈렉은 1편에선 불 뿜는 용의 성에 갇힌 피오나를 구하고 피오나와 결혼까지 하게 된다. 2편에선 피오나의 고향인 ‘겁나먼’ 왕국에 초대되면서 예측불허의 모험을 하게 되고, 3편에선 피오나의 아버지 헤롤드 왕이 위독해져 왕위를 계승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좌충우돌 모험을 하게 된다. 29일 오후 3시엔 ‘슈퍼배드2’가 방영된다. 신나는 어린이 세상 KBS Kids는 극장판 포켓몬스터 애니메이션 17편 중 최고의 작품을 선별했다. 26일 오전 10시엔 ‘극장판 포켓몬스터XY, 파괴의 포켓몬과 디안시’, 28일과 29일 오전 10시 15분엔 ‘극장판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 신의 속도 게노세크트, 뮤츠의 각성’과 ‘극장판 포켓몬스터DP 디아루가 VS 펄기아 VS 다크라이’가 각각 방송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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