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김승훈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김상연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분석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최치봉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 황경근
    2025-08-28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5,137
  • 예천 삼강리서 구석기 유물 출토… 4만~8만년 전 석기 160여점 발굴

    예천 삼강리서 구석기 유물 출토… 4만~8만년 전 석기 160여점 발굴

    예천 삼강리 유적에서 전·중기 구석기 시대의 다양한 문화층을 보여 주는 석기가 대량 출토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6월부터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일대를 발굴 조사 중인 동국문화재연구원은 삼강리 유적에서 8만년 이전의 전기 구석기 시대와 8만년에서 4만년까지 중기 구석기 시대의 문화를 보여 주는 몸돌, 격지, 찍개, 여러면석기, 망치돌 등 석기 160여점을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삼강리 유적은 낙동강을 가르는 내성천 인근의 하안단구(하천의 흐름을 따라 생긴 계단 모양의 지형)에 자리하고 있다. 유적은 4~4.5m 퇴적층으로 이뤄져 있고, 퇴적층은 5개의 유물층(일명 1~5문화층)으로 구성돼 있다. 1~3문화층에선 주로 강돌로 만든 석기가, 하층에 속하는 4~5문화층에선 안산암 등 화산암으로 만든 석기가 나왔다. 연구원 측은 “안산암 같은 화산암으로 만든 석기는 주로 전기와 중기 구석기 시대에 많이 발굴되고 있으며, 이런 석기 재료와 문화층의 차이로 볼 때 삼강리 유적은 전기 구석기 시대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문화층에서 출토된 석기 중에는 긴 직사각형 석재를 얇은 너비의 조각으로 떼어 내는 방법을 사용해 구석기인들의 역동적인 석기 제작법을 보여 주는 유물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조사 지역 인근에는 상주 신상리 유적, 안동 마애리 유적 등 구석기 시대 유적이 있지만 출토된 유물 수량이 적고 유물구성상을 복원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반면, 삼강리 유적은 경북 지역에서 확인된 유적 중 다양한 문화층과 유물 구성을 보여 주고 있어 의미가 크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발굴 조사 경과보고는 19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열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진흙탕 같은 현실… 다시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진흙탕 같은 현실… 다시 딛고 일어서는 사람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진보경(43)이 첫 소설집 ‘게스트 하우스’(실천문학사)를 냈다. 얼핏 보면 진흙탕 같은 현실에 발목이 빠져 굴복당하는 듯하지만 넘어진 자리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집엔 표제작 ‘게스트 하우스’를 비롯해 등단작 ‘호모 리터니즈’, ‘금성의 시간’, ‘러닝타임’, ‘세 번째 토끼’ 등 9편의 단편이 실렸다. “제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 소설 속 인물들이 순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들의 마지막 행위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아요. 종국에는 독하게 일어서거든요.” 과거의 시간에 묶여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금성의 시간’은 주목할 만하다. 작품 속 아버지는 아들을 잃어버린 시간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어머니는 아들을 잃어버린 어두운 시간의 터널을 빠져나와 현실에 막 적응해 나가려 한다. ‘무언가를 상실한 우리들에게 지구의 시간은 너무 빠르다’는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금성은 자전과 공전 속도가 비슷해 금성에서의 하루는 1년과 같다고 해요. 금성의 시간은 아버지의 시간으로 설정했어요. 소설 속 아버지는 양복점을 운영해요. 어렸을 때 제 아버지도 양복점을 했어요. 양복점에서 일하시며 땅따먹기 같은 놀이를 하는 저희 삼남매를 보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요. 그 이미지 때문에 이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가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소설집에서 유일한 연애소설이다. 남자 주인공은 원어민 강사가 쏟아지면서 어학원 영어 강사 자리를 잃고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진다. 지인 소개로 제주도의 한 게스트 하우스 관리자로 간다. 그곳에서 게스트 하우스 주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속에 품은 유부남이 있다. “세상엔 많은 연애가 있어요. 도덕적으로 어떤 관계는 나쁘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봐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고결한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최근 장편소설 집필에 들어갔다. 서로 다른 시간을 품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소설집엔 희생당하고 짓눌린 사람이 많은데 장편소설에선 음지에서 불법을 저지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해요.” 2010년 서른여덟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다. “등단 전까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어요. 대학에 가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등단했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며 만류했어요. 소설가는 전혀 다른 삶이에요. 소설가의 길을 오래도록 꾸준히 걷기 위해선 밑거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졸업 후 이전과는 좀 달라졌어요. 글을 쓸 때 제 안에 뭔가 자양분이 채워진 느낌이 들어요.” 그는 “아버지께서 국가유공자여서 대학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 면제받지 않았다면 경제적인 부분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파병됐다. 고엽제가 살포되는 현장에도 있었다. 60세 때 전립선암이 발병해 2006년 돌아가셨다. 국가보훈처에서 고엽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병이라며 뒤늦게 국가유공자로 인정,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등단 소설이 실린 신문을 들고 현충원을 찾았어요. 이번 소설집을 들고도 찾아뵐 거예요.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거예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예천 삼강리 유적서 구석기 유물 무더기

    예천 삼강리 유적서 구석기 유물 무더기

     예천 삼강리 유적에서 전·중기 구석기 시대의 다양한 문화층을 보여 주는 석기가 대량 출토됐다.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지난 6월부터 경북 예천군 풍양면 삼강리 일대를 발굴 조사 중인 동국문화재연구원은 삼강리 유적에서 8만년 이전의 전기 구석기 시대와 8만년에서 4만년까지 중기 구석기 시대의 문화를 보여 주는 몸돌, 격지, 찍개, 여러면석기, 망치돌 등 석기 160여점을 발굴했다고 18일 밝혔다.  삼강리 유적은 낙동강을 가르는 내성천 인근의 하안단구(하천의 흐름을 따라 생긴 계단 모양의 지형)에 자리하고 있다. 유적은 4~4.5m 퇴적층으로 이뤄져 있고, 퇴적층은 5개의 유물층(일명 1~5문화층)으로 구성돼 있다. 1~3문화층에선 주로 강돌로 만든 석기가, 하층에 속하는 4~5문화층에선 안산암 등 화산암으로 만든 석기가 나왔다. 연구원 측은 “안산암 같은 화산암으로 만든 석기는 주로 전기와 중기 구석기 시대에 많이 발굴되고 있으며, 이런 석기 재료와 문화층의 차이로 볼 때 삼강리 유적은 전기 구석기 시대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1~2문화층에서 출토된 석기 중에는 긴 직사각형 석재를 얇은 너비의 조각으로 떼어 내는 방법을 사용해 구석기인들의 역동적인 석기 제작법을 보여 주는 유물도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조사 지역 인근에는 상주 신상리 유적, 안동 마애리 유적 등 구석기 시대 유적이 있지만 출토된 유물 수량이 적고 유물구성상을 복원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반면, 삼강리 유적은 경북 지역에서 확인된 유적 중 다양한 문화층과 유물 구성을 보여 주고 있어 의미가 크다고 연구원 측은 설명했다. 발굴 조사 경과보고는 19일 오후 2시 발굴 현장에서 열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진흙탕 같은 현실을 이긴 사람들 이야기 ‘게스트 하우스’

    진흙탕 같은 현실을 이긴 사람들 이야기 ‘게스트 하우스’

     2009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한 소설가 진보경(43)이 첫 소설집 ‘게스트 하우스’(실천문학사)를 냈다. 얼핏 보면 진흙탕 같은 현실에 발목이 빠져 굴복당하는 듯하지만 넘어진 자리를 딛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소설집엔 표제작 ‘게스트 하우스’를 비롯해 등단작 ‘호모 리터니즈’, ‘금성의 시간’, ‘러닝타임’, ‘세 번째 토끼’ 등 9편의 단편이 실렸다. “제 글을 읽은 사람들에게 소설 속 인물들이 순하다는 말을 종종 듣는데, 그들의 마지막 행위를 보면 결코 그렇지 않아요. 종국에는 독하게 일어서거든요.”  과거의 시간에 묶여 있는 한 가족의 이야기를 다룬 ‘금성의 시간’은 주목할 만하다. 작품 속 아버지는 아들을 잃어버린 시간에 갇혀 현재를 살아가지 못하고, 어머니는 아들을 잃어버린 어두운 시간의 터널을 빠져나와 현실에 막 적응해 나가려 한다. ‘무언가를 상실한 우리들에게 지구의 시간은 너무 빠르다’는 마지막 문장이 인상적이다. “금성은 자전과 공전 속도가 비슷해 금성에서의 하루는 1년과 같다고 해요. 금성의 시간은 아버지의 시간으로 설정했어요. 소설 속 아버지는 양복점을 운영해요. 어렸을 때 제 아버지도 양복점을 했어요. 양복점에서 일하시며 땅따먹기 같은 놀이를 하는 저희 삼남매를 보시던 아버지의 모습이 생각나요. 그 이미지 때문에 이 작품에 가장 애착이 가요.”  ‘게스트 하우스’는 이번 소설집에서 유일한 연애소설이다. 남자 주인공은 원어민 강사가 쏟아지면서 어학원 영어 강사 자리를 잃고 사귀던 여자 친구와도 헤어진다. 지인 소개로 제주도의 한 게스트 하우스 관리자로 간다. 그곳에서 게스트 하우스 주인 여자를 사랑하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마음속에 품은 유부남이 있다. “세상엔 많은 연애가 있어요. 도덕적으로 어떤 관계는 나쁘다고 단정할 순 없다고 봐요. 사람들에게 인정받고 고결한 것만이 사랑이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는 최근 장편소설 집필에 들어갔다. 서로 다른 시간을 품은 사람들이 한 공간에서 분투하며 살아가는 이야기다. “이번 소설집엔 희생당하고 짓눌린 사람이 많은데 장편소설에선 음지에서 불법을 저지르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루려 해요.”  2010년 서른여덟 나이에 ‘늦깎이’ 대학생이 됐다. 중앙대 문예창작학과에 입학해 2013년 졸업했다. “등단 전까진 평범한 직장인으로 살았어요. 대학에 가겠다고 하니 주위에서 등단했는데 굳이 갈 필요가 있느냐며 만류했어요. 소설가는 전혀 다른 삶이에요. 소설가의 길을 오래도록 꾸준히 걷기 위해선 밑거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졸업 후 이전과는 좀 달라졌어요. 글을 쓸 때 제 안에 뭔가 자양분이 채워진 느낌이 들어요.”  그는 “아버지께서 국가유공자여서 대학 등록금을 내지 않았다. 면제받지 않았다면 경제적인 부분이 문제가 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아버지는 월남전에 파병됐다. 고엽제가 살포되는 현장에도 있었다. 60세 때 전립선암이 발병, 2006년 돌아가셨다. 국가보훈처에서 고엽제 부작용으로 나타날 수 있는 병이라며 뒤늦게 국가유공자로 인정,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등단 소설이 실린 신문을 들고 현충원을 찾았어요. 이번 소설집을 들고도 찾아뵐 거예요. 아버지께서 살아 계셨으면 정말 좋아하셨을 거예요.”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오늘의 눈] 조희팔과 쇠파리/김승훈 문화부 기자

    [오늘의 눈] 조희팔과 쇠파리/김승훈 문화부 기자

    4년 전 한국 사회는 공분으로 들끓었다. 광주 인화학교 원생 성폭행 사건을 다룬 영화 ‘도가니’가 도화선이었다. 영화 속 교장이 어린 소녀를 유린하는 장면은 충격 그 자체였다. 교장의 음흉한 미소와 소녀의 울부짖음에 관객들은 치를 떨었다. 대중의 가슴에 지펴진 분노의 불길은 수사기관과 정치권을 움직였다. 경찰은 인화학교 성폭행 사건을 5년 만에 전면 재수사해 파렴치범들을 법의 심판대에 세웠다. 정치권은 아동과 장애인에 대한 성폭력 범죄 처벌을 강화하는 ‘도가니법’을 도입했다. 최근 4조원대 다단계 사기꾼 조희팔이 화제다. 지난달 10일 그의 오른팔 강태용이 중국으로 도주한 지 7년 만에 장쑤성 우시시의 한 아파트 앞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되면서다. 조희팔은 2008년 12월 자신의 다단계 사기 실태가 드러날 조짐을 보이자 중국으로 밀항했다. 2011년 12월 중국의 한 가라오케에서 급성심근경색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그의 생존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강태용은 조희팔의 수천억원대 은닉 자금과 정·관계 로비를 규명할 핵심 인물이다. 언론들이 그의 검거 소식이 알려지자 조희팔 정·관계 로비 리스트에 주목하며 ‘조희팔 게이트’에 불을 지피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에 영화계도 편승했다. 한국영화인총연합회 대구경북지회(이하 협회)가 내년 개봉을 목표로 조희팔 사건을 모티브로 한 영화를 만들기로 한 것. 제목은 ‘쇠파리’다. 조희팔을 동물의 피를 빨아먹는 곤충인 쇠파리에 빗댔다. 협회는 연말까지 시나리오 각색 작업을 마무리하고 내년 4월쯤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영화는 조희팔이라는 이름만 명시하지 않을 뿐 조희팔의 행적을 그대로 따라간다고 한다. 다단계 회사 설립, 대구·인천·부산 등지에서의 사기 행각, 중국 밀항 등 조희팔 사건의 전모가 입체적으로 다뤄진다. 사기범이 검찰과 경찰 인사들에게 뇌물을 건네는 장면, 수사기관에 대한 정치적 외압, 사기를 당한 이후 피눈물을 흘리는 피해자들의 모습 등도 생생하게 담긴다. 정병원 협회 실무부회장은 “불법 다단계 업체의 사기 행각을 낱낱이 고발하고 돈과 가정, 직장을 잃고 몸부림치는 피해자들의 이야기를 담을 것”이라고 했다. 2008년 조희팔 사건이 터진 지 7년, 그동안 경찰도 검찰도 정치권도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주지 못했다. 조희팔의 범죄수익금을 샅샅이 찾아내 피해자들의 아픔을 조금이라도 위로할 생각조차 안 했다. 어떻게 된 영문인지 조희팔이라는 이름만 나오면 죄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조희팔의 화살이 행여나 자신들에게로 향할까봐 전전긍긍하며 실체에 눈을 감았다. 피해자들의 피맺힌 절규에 등을 돌리며 피해자들을 두 번 죽였다. 이제 조희팔 사건은 문화의 영역으로까지 들어왔다. 영화는 사건의 실체를 파헤칠 순 없다. 영화가 제작되는 동안 강태용 검거로 촉발된 검경의 조희팔 수사는 마무리될 것이다. 수사 결과는 예단할 수 없다. 영화가 검찰도 경찰도 정치권도 하지 못한 피해자들의 눈물을 닦아 줬으면 한다. 피해자들의 아픔에 귀 기울여 제2의 ‘도가니’가 됐으면 한다. 영화마저 상술에 눈멀어 피해자들의 피눈물을 뽑아 먹는 쇠파리로 전락해선 안 된다. hunnam@seoul.co.kr
  • 중국 문화 체험, 상자 안에 담았다

    중국 문화 체험, 상자 안에 담았다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다문화꾸러미가 개발됐다. 국립민속박물관의 ‘중국꾸러미’다. 다문화꾸러미는 해당 나라의 문화를 속속들이 알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 자료들을 모은 ‘문화 상자’다. ‘중국꾸러미’는 중국 국기(오성홍기), 국가 문장, 지도, 화폐, 우표, 엽서, 인형, 장신구, 교통수단, 식생활용품, 혼례용품, 교과서 등 다양한 실물 자료와 시청각 자료, 학습 자료로 이뤄져 있다. 중국의 역사, 자연환경, 의식주와 생활, 명절, 놀이와 악기, 어린이의 생활 등 여러 주제를 탐색하는 동안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중추절의 유래를 알 수 있는 중국 대표 설화 ‘후예와 항아’ 이야기를 그림책과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날 수 있다. 박물관 측은 “현재 국내 외국인 관광객, 외국인 고용자, 결혼이주여성 등 184만명 가운데 중국인은 18%로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며 “올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양국 간 교류 저변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시점에서 문화, 교육 등 다각적 교류에 대비해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자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박물관은 중국꾸러미를 만들기 위해 지난해 말부터 국내 거주 중국인 및 결혼이주여성, 국내 중국 전문가, 주한 중국문화원 담당자 등으로 자문위원을 구성해 정기적으로 회의를 했다. 베이징교육대 차오양분원부속학교의 협조로 어린이들의 생활 모습도 영상에 담았다. 박물관은 다문화사회로의 급격한 전환에 따른 문화 다양성을 이해하기 위해 2010년 ‘베트남·몽골꾸러미’를 시작으로 2011년 ‘필리핀꾸러미’, 2012년 ‘한국꾸러미’, 2013년 ‘우즈베키스탄꾸러미’, 지난해 ‘인도네시아꾸러미’를 선보였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사랑을 잃은, 사랑을 잊은 이들이 읽었으면”

    “사랑을 잃은, 사랑을 잊은 이들이 읽었으면”

    다음달 개봉을 앞둔 유승호·고아라 주연의 영화 ‘조선 마술사’의 원작이 나왔다. 소설가 김탁환(47)과 PD출신 기획자 이원태(47)가 결성한 창작집단 원탁의 장편소설 ‘조선 마술사’(민음사)다. ‘조선 마술사’는 중국 열하에서 어깨 너머 배운 마술로 조선 최고의 마술사가 된 환희와 왕의 딸 청명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조선의 밤은 환희의 세상이다. 사람들은 환희의 손짓 한 번에 울고 웃는다. 청명은 우연히 환희의 마술쇼가 벌어지는 곳을 찾게 된다. 처음 보는 마술에 당황한 나머지 즐기기는커녕 시큰둥해하며 마술 판의 흥을 깬다. 환희는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청명에게 재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고, 환희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다시 만난 청명에게 빠져든다. 김탁환은 “사랑을 썼다”고 했다. “쓰면서 기억과 감각과 생각이 달라져 자꾸 고쳤다. 연인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사랑을 잃은 이들과 사랑을 잊은 이들이 음미했으면 싶다. 사랑 없이 살겠다는 안타까운 결심을 굳히기 전에 등대 불빛처럼 어서 가 닿았으면 한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청나라 열하를 여행하고 쓴 ‘열하일기’의 ‘환희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환희기’는 열하 장터에서 본 요술들을 기록한 부분으로, 조선시대에도 마술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짧게 나와 있다. 김탁환은 “소설을 구성하고 퇴고하는 5년 동안 ‘열하일기’를 계속 읽었다”고 했다. 이원태는 “‘열하일기’에서 조선시대에도 마술사가 있었다는 기록을 발견한 나와 김탁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며 “이건 대단한 이야기가 될 거다, 책을 넘어 영화가 되고 드라마가 되고 뮤지컬이 될 재목이며, 국경과 시간을 넘어 모두를 웃기고 울리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했다. ‘조선 마술사’는 지난해 11월 나온 장편소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에 이어 원탁이 내놓은 무블(movel)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무블은 영화(movie)와 소설(novel)을 합한 조어로 영화 제작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을 의미한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도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번 소설은 웹소설로도 만들어졌다. 지난 9월 30일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공개돼 한 달 동안 7만 뷰를 기록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최고의 마술사 환희의 운명작 사랑 ‘조선 마술사’

    최고의 마술사 환희의 운명작 사랑 ‘조선 마술사’

     다음달 개봉을 앞둔 유승호·고아라 주연의 영화 ‘조선 마술사’의 원작이 나왔다. 소설가 김탁환(47)과 PD출신 기획자 이원태(47)가 결성한 창작집단 원탁의 장편소설 ‘조선 마술사’(민음사)다.  ‘조선 마술사’는 중국 열하에서 어깨 너머 배운 마술로 조선 최고의 마술사가 된 환희와 왕의 딸 청명의 운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조선의 밤은 환희의 세상이다. 사람들은 환희의 손짓 한 번에 울고 웃는다. 청명은 우연히 환희의 마술쇼가 벌어지는 곳을 찾게 된다. 처음 보는 마술에 당황한 나머지 즐기기는커녕 시큰둥해하며 마술 판의 흥을 깬다. 환희는 굴욕을 만회하기 위해 청명에게 재방문해줄 것을 요청하고, 환희는 거부할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다시 만난 청명에게 빠져든다.  김탁환은 “사랑을 썼다”고 했다. “쓰면서 기억과 감각과 생각이 달라져 자꾸 고쳤다. 연인들이 읽어도 좋겠지만 사랑을 잃은 이들과 사랑을 잊은 이들이 음미했으면 싶다. 사랑 없이 살겠다는 안타까운 결심을 굳히기 전에 등대 불빛처럼 어서 가 닿았으면 한다.”  연암 박지원(1737~1805)이 청나라 열하를 여행하고 쓴 ‘열하일기’의 ‘환희기’에서 모티브를 얻었다. ‘환희기’는 열하 장터에서 본 요술들을 기록한 부분으로, 조선시대에도 마술사가 있었다는 기록이 짧게 나와 있다. 김탁환은 “소설을 구성하고 퇴고하는 5년 동안 ‘열하일기’를 계속 읽었다”고 했다. 이원태는 “‘열하일기’에서 조선시대에도 마술사가 있었다는 기록을 발견한 나와 김탁환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환호성을 질렀다”며 “이건 대단한 이야기가 될 거다, 책을 넘어 영화가 되고 드라마가 되고 뮤지컬이 될 재목이며, 국경과 시간을 넘어 모두를 웃기고 울리고 손에 땀을 쥐게 만들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했다.  ‘조선 마술사’는 지난해 11월 나온 장편소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에 이어 원탁이 내놓은 무블(movel) 시리즈 두 번째 작품이다. 무블은 영화(movie)와 소설(novel)을 합한 조어로 영화 제작을 염두에 두고 쓴 소설을 의미한다. ‘조선 누아르, 범죄의 기원’도 영화로 제작될 예정이다. 이번 소설은 웹소설로도 만들어졌다. 지난 9월 30일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 카카오페이지에 공개돼 한 달 동안 7만 뷰를 기록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학교가 없어진대요… 산꽃분교 아이들의 ‘즐거운 이별’

    [이주일의 어린이 책] 학교가 없어진대요… 산꽃분교 아이들의 ‘즐거운 이별’

    학교야, 울지마!/오채 지음/김영미 그림/문학과지성사/196쪽/1만원 산꽃분교 전교생은 2학년 정미와 다솔이, 6학년 정희와 다은이, 강산이, 다섯 명뿐이지만 전혀 부족함이 없다. 마을 어르신들의 사랑과 관심을 듬뿍 받는 데다 마을을 둘러싼 자연이 아이들의 놀이터가 돼 주기 때문이다. 할머니 할아버지 농사일을 돕는 것도 재밌고, 전교생이 어울려 산으로 들로 놀러 다니는 것도 즐겁다. 이런 아이들에게 슬픈 소식이 날아든다. 교육청으로부터 6학년이 졸업하고 나면 학교를 폐교하기로 결정했다는 통보를 받은 것. 재밌게 잘 다니던 학교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아이들은 당혹스럽기만 하다. 하지만 슬픔도 잠시, 아이들은 똘똘 뭉쳐 폐교의 아픔을 딛고 일어선다. 학교는 없어지지만 그동안 학교에서 있었던 일을 기억하며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나가기로 한다. 학교에서 야영도 하고, 고구마를 심어 번 돈으로 난생처음 비행기를 타고 제주도로 여행도 간다. 10년 후 자신들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지 생각하며 타임캡슐도 묻는다. 그동안 넉넉한 품으로 자신들을 맞이해 준 학교에 대한 감사의 마음도 잊지 않는다. 산꽃분교 아이들이 만들어 내는 아름다운 이야기는 아이들이 절망적인 환경에 굴하지 않고 어떻게 꿈을 갖는 아이로 커나갈 수 있는지를 잘 보여 준다. 다섯 아이들의 생생한 캐릭터, 산골 마을의 포근한 풍경, 어른들과 아이들의 따뜻한 교감이 읽는 내내 감동을 자아낸다. 아이들에게 잠시 바쁜 일상을 내려놓고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따뜻한 장도 마련해 준다. 작가는 작품마다 순하고 진실한 것에는 힘이 있다는 것을 보여 주고 있으며, ‘날마다 뽀끄땡스’로 제4회 마해송문학상을 받았다. 초등 고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마흔 다 된 남자가 성추행 당하고 15개월 뒤 폭로… 말 안 돼”

    “마흔 다 된 남자가 성추행 당하고 15개월 뒤 폭로… 말 안 돼”

    “너무 힘들다. 거짓말로 누명을 쓰고 1년간 살아 봐라. 그 성추행 주장이 사실인지 아닌지, 문제가 됐다는 회식 장소에만 가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수사를 통해 모든 진실이 밝혀질 것이다.” 지난해 직원들의 ‘성희롱·막말’ 투서 파문으로 사퇴했던 박현정(53) 전 서울시립교향악단 대표는 11일 “성추행은 없었으며 막말 투서도 허위”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직원들의 투서로 시작된 서울시향 사태가 발생 1년 만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는 반전을 맞았다. 경찰은 박 전 대표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시향 직원 곽모(39)씨에 대해 명예훼손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곽씨는 2013년 9월 서울시향과 예술의전당 직원들의 회식 자리에서 박 전 대표가 자신을 더듬으며 성추행했다고 주장하는 투서를 작성하고, 박 전 대표를 경찰에 고소하는 등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 관계자는 “성추행의 실체적 진실이 사실과 부합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국민 호소문을 작성하고 유포했던 다른 시향 직원들도 상당수가 경찰에 의해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된 것으로 전해진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있다고 한 날 상황은. -회식 장소 테이블 4개에 14명이 앉았다. 나는 예술의전당 사장님 등 그쪽 분들과 마주 앉아 있었고 내 양쪽에 우리 쪽 팀장들이 앉았다. 곽씨는 실무자들 쪽 자리에 있었다. →전혀 근거가 없나. -세종문화회관 뒤 회식 장소인 ‘○○○○’이라는 횟집에 한번 가 봐라. 그러면 곽씨 말이 사실인지 아닌지 바로 알 수 있다. 성추행 비슷한 일이 있었다면 참석자들이 못 볼 수가 없다. →곽씨가 왜 그랬다고 보나. -2013년 9월 26일의 일이라는데 15개월간 아무 말 없이 있다가 지난해 연말 터뜨린 게 말이 안 된다. 마흔 살 다 된 남자가 14명이 참석한 거래처 회식 자리에서 성추행을 당했고 15개월이나 있다 언론에 터뜨리는 게 상식적으로 있을 수 있는 일이냐. →현재 심경은. -아직 경찰 수사가 많이 남아 있다. 경찰에서 진실을 밝혀 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곽씨 등에 대한 경찰 수사는 박 전 대표가 “직원들의 투서 내용은 사실무근”이라고 진정을 내면서 시작됐다. 경찰은 곽씨뿐 아니라 시향 사무국 직원, 당시 회식 자리에 동석한 예술의전당 직원 등 30여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앞서 지난 8월 서울 종로경찰서는 박 전 대표에 대해 곽씨 등이 낸 성추행 고소 사건과 관련,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며 박 전 대표에게 혐의가 없다고 결론 내리고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12일 곽씨에 대한 서울중앙지법의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보고 추가적으로 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정명훈 감독의 여비서인 백모씨는 시향 직원들의 대국민 호소문 작성을 주도한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현재 출국 금지 조치가 내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백씨는 출산 및 산후조리 등을 이유로 경찰 출석에 응하지 않고 있다. 경찰은 백씨가 왜 당시 박 대표의 퇴출을 요구하는 호소문 작성에 관여했는지와 정 감독 측이 직원들의 이 같은 내부 움직임을 알고 있었는지를 조사할 계획이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스타 배우 없지만 작품 좋으면 관객 찾을 것”

    “스타 배우 없지만 작품 좋으면 관객 찾을 것”

    극작가 겸 연출가 장진(44)이 2002년 연극 ‘웰컴 투 동막골’ 이후 13년 만에 신작을 들고 대학로 연극 무대로 돌아왔다. 배우 조재현의 수현재컴퍼니와 공동 제작하는 연극 ‘꽃의 비밀’이다. 장진은 11일 서울 종로구 DCF 대명문화공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꽃의 비밀’은 오랜만에 공연이든 그 무엇이든 어떤 목적을 두지 않고 쓴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서툰 사람들’ 등 1992~93년 처음 희곡을 쓸 땐 공연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 그저 글 쓰는 게 즐거웠다. ‘꽃의 비밀’을 쓸 때도 그 심정이었다. 그간 글을 쓸 때가 제일 좋다, 마지막에 작가로 남고 싶다고 말하곤 했는데 잠깐이었지만 이 작품을 쓸 땐 작가였던 것 같다.” ‘꽃의 비밀’은 이탈리아 아줌마 네 명이 남편 명의의 보험금을 타기 위해 각자의 남편으로 행세하며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코믹극이다. 아줌마 네 명은 이탈리아의 전형적인 농가에 모여 수다를 떨면서 하루를 보낸다. 남편들은 토리노로 축구를 보러 가는 도중 차가 계곡에 추락해 모두 죽는다. 아줌마들 중 한 명이 자기 남편을 죽이고 싶은 증오심에 자동차 브레이크를 고장 냈기 때문이다. 아줌마들은 남편에 대한 미움이 커 슬퍼하기보단 남편의 죽음을 은폐하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남편이 죽은 다음날 남편 명의로 보험을 들고, 의료 검진만 무사히 통과하면 보험금을 받게 되는데…. “이번 연극은 남장을 한 여인들이 하루 동안 벌이는 시추에이션이 큰 줄거리다. 처음엔 남자들이 여장을 하는 것으로 구상했는데 여자들이 남장을 하는 게 더 나을 것 같아 남녀를 바꿨다. 초연은 여배우들로 하고 다음 버전은 남자배우들로 하면 좋을 것 같다.” 장진은 ‘꽃의 비밀’을 지난 1월 첫 주에 썼다. 이 작품을 쓰기 바로 전주인 지난해 12월 마지막 주에는 ‘얼음’이라는 희곡을 썼다. 2주 만에 두 작품을 연달아 썼다. “두 작품은 신기를 받은 듯 연이어 썼다. 제 능력이 아니라 제 능력 밖의 뭔가가 쓴 것 같다. ‘꽃의 비밀’은 코미디 요소가 강한 작품이고, ‘얼음’은 연출로도 작가로도 실험적인 작품이다. ‘얼음’은 남자 두 명이 나오는 연극인데 이 작품을 완전히 소화할 수 있는 배우를 만나는 게 관건이다. ‘꽃의 비밀’ 이후 배우 캐스팅만 잘된다면 길지 않은 시간 내에 무대에 올릴 수 있을 것 같다.” 김연재, 추귀정, 한예주, 김대령, 조연진, 한수연 등 영화와 연극을 오가는 배우들이 대거 참여한다. “캐릭터 이미지와 어울리는 배우들을 우선적으로 캐스팅했다. 연극은 20년 차 배우나 신인 배우나 하나의 앙상블 안에 들어오면 같은 수준이 돼야 한다. 어쩔 수 없이 연기력 차이가 나는데 공연을 앞두고 그 차이를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노력하고 있다.” 장진은 연극 ‘서툰 사람들’, ‘택시 드리벌’, ‘리턴 투 햄릿’ 등에서 재기발랄한 상상력과 긴장감 넘치는 이야기, 순간순간 툭 튀어나오는 중독성 강한 코미디로 호평을 받았다. “본의 아니게 제가 걸어왔던 길이 후배들의 본보기가 되는 순간이 된 것 같다. 장진이라는 이름을 팔아서는 두 달이라는 공연 기간을 버틸 수 없다. 이 연극에는 스타 배우도 없다. 정말로 작품이 좋으면 관객들이 찾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 다음달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DCF 대명문화공장 2관 라이프웨이홀, 4만~5만원. (02)766-6506.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여서 ‘사비 백제’ 얼음 창고 유적 첫 발견

    부여서 ‘사비 백제’ 얼음 창고 유적 첫 발견

    지난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충남 부여 백마강변 구드래 일원과 서나성에서 각각 백제시대와 조선시대 빙고(氷庫·얼음 보관 창고) 유적이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부여군과 백제고도문화재단이 지난 4월부터 발굴조사 중인 부여군 부여읍 구교리 일대에서 직사각형 얼음 저장 공간과 배수로 등을 갖춘 빙고 2개를 확인했다고 11일 밝혔다. 빙고 유적이 나온 지역은 일제강점기 제작된 특수지형도와 1998년 만들어진 지도에 ‘빙고리’(氷庫里), ‘빙고재’로 기록돼 있어 빙고 존재 가능성이 큰 곳이었다. 구드래 일원에서 나온 백제시대 빙고는 가로 7.2m, 세로 4.7m, 깊이 1.9m이며, 구덩이 바닥이 오목하게 조성됐다. 빙고 중앙부에는 얼음이 녹은 물이 바깥으로 빠져나갈 수 있도록 배수로(길이 4.6m, 너비·깊이 0.7m)가 설치됐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백제 시대 빙고로는 한성백제의 연기 나성리유적, 웅진백제의 공주 정지산 유적에서 발굴된 적은 있지만 사비백제의 빙고가 발견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백제시대 빙고에서 약 100m 떨어진 지점에서 발견된 조선시대 빙고는 가로 16.4m, 세로 6.0m 규모다. 배수로는 길이 17.3m, 깊이 0.4m이며 바닥과 측벽, 덮개를 돌로 마감했다. 홍성 오관리 유적에서 나온 조선시대 빙고와 형태와 크기가 유사하다. 문화재청은 “이 빙고는 조선 전기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되며 지붕 소재가 돌이 아닌 나무로 된 목조 빙고”라면서 “18세기부터 석빙고가 일반화되는 점을 감안하면 조선시대 빙고의 변천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말했다. 이어 “15t 트럭 기준으로 백제시대 빙고는 5대, 조선시대 빙고는 10대 분량의 얼음을 채울 수 있는 크기”라고 덧붙였다. 이번 발굴 성과 설명회는 12일 오전 10시 발굴 현장에서 열린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면세점에 ‘명인명장관’ 설치… 문화재청-신세계 협약 체결

    면세점에 ‘명인명장관’ 설치… 문화재청-신세계 협약 체결

    문화재청과 신세계면세점은 10일 면세점 안에 무형문화재 전승자의 상품 입점을 지원하고 해외 판로를 확대하는 한편 ‘명인명장관’을 공동기획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명인명장관’은 전통문화 계승에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무형문화재 전승자의 작업 공방으로, 서울 중구 메사빌딩 2개 층에 마련된다. 문화재청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이 무형문화재 제작 과정을 쉽게 접할 수 있어 전통문화 전승·홍보와 수요 창출에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세계면세점은 무형문화재 전승자에 대한 인건비와 ‘명인명장관’ 설비 투자를 지원할 예정이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55세 등단’ 늦깎이 소설가? 인생의 결정, 50년은 고민해야

    ‘55세 등단’ 늦깎이 소설가? 인생의 결정, 50년은 고민해야

    프랑스 작가 피에르 르메트르(64)가 2013년 공쿠르상 수상작 ‘오르부아르’(열린책들) 출간을 맞아 한국을 처음 찾았다. 공쿠르상은 세계 3대 문학상이자 100년 전통의 프랑스 최고 권위 문학상으로, 공쿠르상 수상 작가가 직접 방한하는 건 1979년 모리스 드뤼옹 이후 36년 만이다. 르메트르는 10일 서울 중구 주한 프랑스문화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오르부아르’에 대해 “탐정소설적 요소가 있어 두 젊은 군인이 겪는 모험소설로도 읽힐 수 있고, 사회의 부조리한 면을 되돌아보게 하는 사회 소설로도 읽힐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독자들이 글을 읽으면서 소설적인 환상 속에서 그 시대를 사는 듯한 느낌을 받았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오르부아르’는 1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기성세대가 벌인 전쟁에 상처 입은 두 젊은이가 위선적인 세계에 맞서 벌이는 전대미문의 사기극을 다루고 있다. “자료 수집하는 데만 18개월 걸렸다. 한 나라 전체 국민 중 2000만명이 사망하고 2000만명이 부상을 입은 지옥 같은 상황에서 20~23세 젊은이들이 살아 남았다고 생각해 보라. 그들에겐 엄청난 상흔이자 트라우마일 수밖에 없다.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젊은이들에게 국가가 어떻게 했는지를 소설에 썼다.” 르메트르는 모든 소설 후기에 작품 속 인용 구절들의 출처를 밝힌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언어적 표현, 상황 중에 예전 읽었던 책이나 영화에서 비롯된 게 있다. 이를테면 이번 소설에서 ‘젖은 앵무새처럼 머리를 흔들면서’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20년 전 읽었던 스티븐 크레인의 작품에서 인용한 거다. 빚을 갚는 마음으로 출처를 밝히고 감사의 마음을 적는다.” 르메트르는 55세의 나이로 뒤늦게 소설쓰기를 시작했다. 그 전까지는 커뮤니케이션 교육을 하거나 지역 공무원과 도서관 사서들을 대상으로 문학 강의를 했다. 첫 소설 ‘이렌’으로 코냑 추리 문학 페스티벌 소설상을 받은 데 이어 ‘실업자’ ‘알렉스’ ‘카미유로’ 등으로 상당크르 추리 문학상, 르 푸앵 유럽 추리 문학상, 유럽 추리 소설 대상 등을 받았다. 2013년엔 공쿠르상까지 받았다. 문학성과 예술성을 중심으로 수상작을 선정하는 최고 문학상에 탐정소설을 쓰는 대중 문학 작가가 뽑힌 건 프랑스에서도 이변으로 평가받았다. “55세가 늦은 나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59세에 늦둥이 아이를 얻었다. 모든 걸 남들보다 조금 늦게 하는 경향이 있다. 등단하기 전에도 계속 글을 썼다. 생각이 숙성됐다고 여겨졌을 때 작가가 되려고 했다. 젊은이들에게도 인생의 중요한 결정은 50년 정도 생각해 보고 하라고 충고한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단독] 조선후기 때 돈 주고 관직 샀던 물증 ‘임치표’ 세상 밖으로

    [단독] 조선후기 때 돈 주고 관직 샀던 물증 ‘임치표’ 세상 밖으로

    조선 후기 성행했던 매관매직을 입증하는 물증(일명 ‘임치표’)이 최초로 나왔다. 국립민속박물관은 등록 소장품 6만 8033건을 정리해 홈페이지에 수록하는 과정에서 수장고에 묻혀 있던 임치표를 발견해 10일 공개했다. 매관매직에 관한 기록은 매천 황현(1855~1910)의 저서 ‘매천야록’을 비롯해 여러 문헌에서 전해지고 있지만 이를 입증할 자료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임치표는 내지와 겉봉으로 이뤄져 있다. 내지에는 ‘국동 안태환, 엽전 4250냥 4전 임치, 참봉차함 출보후 물시표’(麴洞 安泰煥, 葉錢肆仟貳百伍拾兩肆錢任置, 參奉借啣 出報後 勿施票)라는 28자가 적혀 있고 세 군데에 안태환인(安泰煥印)이 찍혀 있다. 이는 국동(지금의 무교동)에 거주하는 안태환이 엽전 4250냥 4전을 맡아 두고 발행한 표를 의미한다. 이 표에서 매관매직의 결정적 증거는 마지막에 기록돼 있는 ‘참봉차함 출보후 물시표’란 10자에 나와 있다. ‘참봉(參奉)이라는 차함(借啣)이 나거든 이 표를 시행하지 말라’는 뜻이다. 이문현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은 “‘차함’은 실제 근무하지 않고 벼슬 이름만 갖던 것을 말한다. 누군가 참봉 직에는 부임하지 않고 참봉 교지를 받는 조건으로 안태환에게 거금을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관은 “안태환은 승정원일기에 1890년 왕실 재산을 관리하던 수진궁(壽進宮)의 살림을 맡았던 사람으로 기록돼 있어 1890년 무렵 이 표가 작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고종실록에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을 때인 1894년 10월 13일 육의전의 가게 한 곳이 납부한 돈(세금)이 2000냥 내외였다고 기록돼 있는 것을 보면 안태환이 받은 돈의 규모를 유추해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전경목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는 “참봉은 실제 근무지로 나가는 경우도 있고 종이로 벼슬만 받는 경우도 있다”며 “이 표는 일종의 영수증이자 보관증으로, 어떤 조건이 충족되면 이 영수증은 없는 걸로 치겠다는 것이다. 실제 참봉 직에 임명되면 미리 지불한 돈을 돌려받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내지를 접어 넣었던 봉투 겉에는 안태환표(安泰煥票)라고 적혀 있다. 박물관은 임치표를 1994년 경기도 수원의 한 유물 매매상인에게 13만 3000원에 구입했다. 이 연구관은 “매천야록 등 비사나 야사에 돈을 주고 관직을 샀다는 기록은 많이 나와 있지만 그 기록을 입증할 자료는 그동안 없었다”며 “음성적으로 돈을 주고받으며 관직을 매매했다는 건 당사자들에겐 감추고 싶은 치부여서 증거를 남기지 않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전 교수는 “임치표가 그 당시에 작성된 건지 후대에 만든 건지는 따져 봐야 하지만 이 표가 돈을 주고 참봉 직을 샀다는 것을 증명하는 자료는 맞다”며 “매관매직은 은밀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역사서에 언급은 돼 있지만 구체적인 증거는 없었다”고 말했다. 김인걸 서울대 국사학과 교수도 “조선 후기 중앙이나 지방이나 매관매직이 문제였는데, 당시 매관매직과 관련해 기록으로는 본 적 있지만 물증을 본 기억은 없다”고 전했다. 황현은 ‘매천야록’에서 19세기 말 매관매직이 성행하게 된 이유를 다음과 같이 기술했다. ‘원자 탄생 이후 궁중의 기양(祈禳·재앙은 물러가고 복이 오라고 비는 일)은 절도가 없어 그 행사가 팔도 명산까지 미치고, 고종도 마음대로 유연(游宴)을 즐겨 상을 줄 경비가 모자랐다. 양전(兩殿·대전과 중궁전으로 임금과 왕비를 일컫던 말)이 하루에 천금을 소모하여 내수사에 있는 물량으로는 지탱할 수 없으므로 호조와 선혜청의 공금을 공공연히 가져다 썼으나 재정을 관장하는 사람이 감히 거절을 할 수 없어, 1년도 안 돼 대원군이 10년 동안 쌓아둔 저축미가 다 동이 났다. 이로부터 매관매과(賣官賣科)의 폐단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코모스 대표 자문위원에 이혜은씨

    이코모스 대표 자문위원에 이혜은씨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 세계유산분과 위원이자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 한국위원회 위원장인 이혜은 동국대 교수가 아시아권에서는 처음으로 이코모스 자문위원회 대표위원으로 선출됐다. 문화재청은 9일 “지난달 26~28일 일본 후쿠오카에서 열린 이코모스 연례총회에서 이 교수가 자문위원회 대표위원으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이코모스 자문위원회는 이코모스 110개 국가위원회 위원장단과 산하 28개 학술분과위원회 위원장단에서 각각 3명씩, 총 6명으로 구성된 협의기구다. 각 국가위원회와 학술분과위원회의 활동을 조직하고 이코모스 내 인적자원의 효율적 활용 방안을 강구하는 역할을 맡는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日 문학·연극계 두 거장 ‘해변의 카프카’로 만나다

    日 문학·연극계 두 거장 ‘해변의 카프카’로 만나다

    무라카미 하루키(66)와 니나가와 유키오(80), 일본 문학계와 연극계 두 거장의 합작품이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연출가 니나가와에 의해 연극으로 재탄생한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다. 연극 ‘해변의 카프카’는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여러 곳을 방황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카프카는 집을 나선 이후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삶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2012년 일본 사이타마예술극장에서 초연됐다. 니나가와의 팔순 기념 월드 투어 일환으로 국내에서 처음 공연된다. 미국 뉴욕 링컨센터,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싱가포르 에스플라네이드 등을 거쳐 서울에서 월드 투어 대미를 장식한다. 니나가와는 비영어권에서 최초로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컴퍼니 연출가로 위촉됐고 일본 예술계의 최고 영예인 ‘일본 문화훈장’을 받았다. 아름다운 무대 미학과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세계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선보였던 니나가와 연출작 ‘무사시’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며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니나가와는 눈이 황홀할 만큼 아름답고 스펙터클한 무대를 통해 단 3분 안에 관객들을 연극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신조다. ‘무사시’ 공연 땐 커다란 대나무 숲이 움직이는 장관을 만들어 내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동적이고 압도적인 스케일로 소설 속 초현실의 세계를 무대에 구현해 낸다.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오가며 여러 캐릭터들이 펼쳐내는 복잡하고 광활한 소설 속 세계를 26개의 거대한 투명 유리 상자 세트를 이용해 상징적으로 연출한다. 유리 상자들은 여러 조합을 통해 저택, 공원, 고속도로, 도서관, 숲 속 신비로운 장소 등으로 변하며 마술적인 환상 세계를 보여 준다. 일본 연예계의 떠오르는 샛별 후루하타 니노가 주인공 카프카 역을, 1980~90년대 일본 최고의 아이돌 스타에서 대배우로 성장한 미야자와 리에가 사에키 역을, 인기 드라마 ‘호타루의 빛’의 부장 역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후지키 나오히토가 오시마 역을 맡아 열연한다. 미국 연극계를 주도하는 극장 중 하나인 시카고 스테판울프 시어터 출신 극작가 프랭크 갈라티가 각색했다. ‘해변의 카프카’는 하루키가 2002년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2005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루키의 장편소설 중 처음으로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하루키는 영화나 연극 제작을 위한 소설 판권을 잘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4~28일 LG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日연출가-배우 연기로 무대에

    하루키 ‘해변의 카프카’ 日연출가-배우 연기로 무대에

     무라카미 하루키(66)와 니나가와 유키오(80), 일본 문학계와 연극계 두 거장의 합작품이 국내 관객들을 찾아온다. 연출가 니나가와에 의해 연극으로 재탄생한 하루키의 소설 ‘해변의 카프카’다.  연극 ‘해변의 카프카’는 15세 소년 다무라 카프카가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부조리한 현실에서 벗어나 여러 곳을 방황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카프카는 집을 나선 이후 삶과 죽음, 어른과 아이, 현실과 꿈의 경계를 넘나들며 삶의 의미를 집요하게 파고든다. 2012년 일본 사이타마예술극장에서 초연됐다. 니나가와의 팔순 기념 월드 투어 일환으로 국내에서 처음 공연된다. 미국 뉴욕 링컨센터, 영국 런던 바비칸센터, 싱가포르 에스플라네이드 등을 거쳐 서울에서 월드 투어 대미를 장식한다.  니나가와는 비영어권에서 최초로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컴퍼니 연출가로 위촉됐고 일본 예술계의 최고 영예인 ‘일본 문화훈장’을 받았다. 아름다운 무대 미학과 깊이 있는 통찰력으로 세계 연극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국내에 선보였던 니나가와 연출작 ‘무사시’는 관객들에게 큰 감동을 주며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니나가와는 눈이 황홀할 만큼 아름답고 스펙터클한 무대를 통해 단 3분 안에 관객들을 연극 속으로 빠져들게 만들어야 한다는 게 신조다. ‘무사시’ 공연 땐 커다란 대나무 숲이 움직이는 장관을 만들어 내 관객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역동적이고 압도적인 스케일로 소설 속 초현실의 세계를 무대에 구현해 낸다. 다양한 시간과 공간을 오가며 여러 캐릭터들이 펼쳐내는 복잡하고 광활한 소설 속 세계를 26개의 거대한 투명 유리 상자 세트를 이용해 상징적으로 연출한다. 유리 상자들은 여러 조합을 통해 저택, 공원, 고속도로, 도서관, 숲 속 신비로운 장소 등으로 변하며 마술적인 환상 세계를 보여 준다.  일본 연예계의 떠오르는 샛별 후루하타 니노가 주인공 카프카 역을, 1980~90년대 일본 최고의 아이돌 스타에서 대배우로 성장한 미야자와 리에가 사에키 역을, 인기 드라마 ‘호타루의 빛’의 부장 역으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후지키 나오히토가 오시마 역을 맡아 열연한다. 미국 연극계를 주도하는 극장 중 하나인 시카고 스테판울프 시어터 출신 극작가 프랭크 갈라티가 각색했다.  ‘해변의 카프카’는 하루키가 2002년 발표한 장편소설이다. 2005년 뉴욕타임스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는 등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하루키의 장편소설 중 처음으로 연극으로 만들어졌다. 하루키는 영화나 연극 제작을 위한 소설 판권을 잘 주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24~28일 LG아트센터. 4만~8만원. (02)2005-0114.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흩어진 한민족의 얼과 글, 문학의 길을 함께 걷다

    흩어진 한민족의 얼과 글, 문학의 길을 함께 걷다

    문학평론가 김종회(왼쪽·60) 경희대 국문과 교수가 문학과 문화에 대한 사유를 담은 문학평론집과 산문집을 동시에 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가운데·문학과지성사)과 ‘글에서 삶을 배우다’(오른쪽·비채)이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은 해외동포 문학과 북한 문학 등 디아스포라 문학 관련 자료를 집대성한 평론집이다. 김 교수는 일반적으로 외부 강압에 의해 자신의 삶터에서 흩어진 유대인 집단거주지나 그렇게 이산된 상황을 의미하는 ‘디아스포라’(Diaspora)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나라를 잃고 36년간 식민 지배의 참혹한 시기를 보내며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전쟁 후 억지로 분리돼 살게 된 한민족의 역사에 대입했다. 그는 “역사에 기록된 이스라엘의 멸망과 바벨론 포로 및 세계 곳곳으로의 유랑은 한민족의 상황과 여러모로 흡사하다. 한민족 문학에 디아스포라라는 어휘를 연계하는 일은 논리적·심정적 양 차원에서 매우 용이한 발생론적 구조를 갖고 있다.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 연구는 동서양 각지에서 꽃핀 한민족 문학의 다양한 스펙트럼을 조명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남북한문학을 한민족 디아스포라 문학의 출발점으로, 중국 조선족문학과 중앙아시아 고려인문학, 일본 조선인문학, 미주 한인문학을 모국어 생산지에서 방사된 각론의 지점으로 봤다. 김 교수는 “이 여섯 개 지역은 한민족 문화권의 ‘2+4 시스템’”이라며 “여섯 개 지역의 문학이 모두 다 자기 몫의 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소통이 어렵기로 금세기 으뜸인 남북한문학의 접점과 교류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 한민족 디아스포라라는 좀더 큰 틀의 무대와 자리가 효율적”이라고 주장했다. ‘글에서 삶을 배우다’는 문학에서 시작해 문화, 사회 전반으로 사색의 지평을 넓힌 산문집이다. 황순원, 박완서 등 그동안 문학의 길에서 만난 문인들의 숨은 이야기, 우리 시대 문화의 현주소를 논한 인문학적 사색, 삶 속에서 발견한 지혜, 우리가 진정 소중하게 여겨야 할 가치, 사회의 일원이자 나라의 국민으로서 해야 할 사고와 행동, 글로벌 시대 우리가 지켜야 할 우리말과 글 그리고 의식의 경계 등 김 교수의 목소리가 오롯이 담긴 60편의 글이 실렸다.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비판할 땐 예리하게 날을 세우지만 제한된 여건 속에서도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자 하는 사람, 척박한 땅에 문화의 꽃을 피우려는 사람들을 이야기할 땐 더없이 따뜻한 시선이 느껴진다. 김 교수는 “문학은 사람을 배움으로 이끄는 가장 감동적인 방법이고 문화는 사람들이 모여 사는 사회를 알기 위한 시작이자 끝”이라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부고] ‘내 머릿속의 개들’ 소설가 이상운

    [부고] ‘내 머릿속의 개들’ 소설가 이상운

    개성적 소설세계를 펼쳐온 소설가 이상운이 8일 오전 별세했다. 56세. 이상운은 이날 새벽 서울 마포구 망원동에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1959년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연세대와 같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다. 1997년 장편소설 ‘픽션 클럽’으로 대산창작기금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장편소설 ‘내 머릿속의 개들’로 제11회 문학동네 작가상을, 죽음의 여정에 든 아버지와 함께한 날들을 기록한 에세이 ‘아버지는 그렇게 작아져 간다’로 올해 제5회 전숙희 문학상을 받았다. 지난 9월 출간된 장편소설 ‘신촌의 개들’이 그의 마지막 작품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김보영씨와 아들 건희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신촌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 발인은 10일 오전 9시. (02)2227-7500.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