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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뢰도는 천주교, 사회봉사는 개신교 ‘최고’

    신뢰도는 천주교, 사회봉사는 개신교 ‘최고’

    한국인들은 천주교를 가장 신뢰하며 사회봉사를 가장 많이 하는 종교로 개신교를 꼽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지난해 12월 전국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6일 공개한 ‘한국교회의 사회적 신뢰도 여론조사’ 결과 밝혀졌다. 개신교 225명, 불교 221명, 천주교 101명, 기타종교인 5명, 무종교인 448명 등이 참여한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가장 신뢰하는 종교’로 천주교(29.2%)를 가장 많이 꼽았고 다음은 불교(28%), 개신교(21.3%) 순으로 답해 3대종교 가운데 개신교가 가장 신뢰도가 낮았다. 다음은 유교(2.5%), 원불교(1.3 %) 순이었다. 개신교에 대한 신뢰도는 종교가 없는 무종교인의 경우 고작 8.6% 수준에 머물렀다. 무종교인 대상의 신뢰도 질문에서 천주교와 불교는 각각 32.7%와 26.6%였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의 개선 과제로 응답자들은 타 종교에 대한 태도(24.0%), 불투명한 재정 사용(22.8%), 교회지도자들(21.0%), 성장 제일주의(14.5%) 순으로 많이 들었다. 그런 반면 사회봉사 활동을 가장 많이 하며, 가장 도움되는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로 모두 개신교가 꼽혀 대조를 이룬다. 사회봉사 활동에선 개신교(41.3%), 천주교(32.1%), 불교(6.8%) 순으로 많다고 응답했고 가장 도움되는 봉사활동을 하는 종교도 개신교(35.7%), 천주교(29.3%), 불교(13.2%) 순으로 꼽았다. 국내 3대종교 가운데 사회봉사 차원에선 불교가 가장 뒤처진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개신교회가 사회통합과 사회발전에 기여한다는 응답도 전체의 절반이 넘는 58.6%나 차지해 눈길을 끈다. 한편 한국 종교기관이나 종교인의 정치적 참여활동과 관련해선 10명 중 7명꼴인 74.6%가 반대, 또는 적극 반대하며 종교인 과세에 대해서는 85.9%가 찬성, 혹은 적극 찬성 쪽에 응답했다. 또 종교를 포함한 사회 각 기관의 신뢰도 조사에서는 시민단체가 가장 높은 27.8%를 기록했고, 다음은 언론(10.6%), 종교(9.2%), 대학(8.7%), 정부(6.9%), 사법부(6.1%) 순으로 나타났다. 기윤실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한국교회 신뢰도 여론조사’를 실시해 왔으며 이번 조사는 2010년 이후 3년 만에 이뤄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가정연합, 세계 2만쌍 합동결혼식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가정연합)은 오는 12일 오전 10시 경기 가평 청심평화월드센터에서 ‘천일국(天一國) 기원절(基元節)’ 1주년 기념식 및 ‘천지인 참부모 천주 축복식’(국제 합동결혼식)을 개최한다. ‘천일국 기원절’은 지난해 2월 22일(음력 1월 13일) 한학자 총재가 고(故) 문선명 총재의 유지를 받들어 선(善)의 세계, 즉 하나님 나라의 출발을 알리면서 선포한 기념일. 가정연합은 이날 1주년 기념식을 통해 국민종교로 우뚝 설 것을 다짐한다. ‘천주 축복식’은 기원절 1주년 기념행사의 하이라이트. 축복식장에 동참하는 50개국 2500쌍과 위성중계를 통해 참여하는 신랑·신부 등 전 세계 2만쌍이 새 가정의 출발을 서약한다. 이들의 예식 장면은 인터넷을 통해 194개국에 생중계된다. 가정연합은 이에 앞서 7일부터 다양한 기원절 1주년 기념행사를 진행한다. 7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태평로 프레스센터 19층에서 순결 세미나를 여는 것을 시작으로 8일 오전 11시 서울 용산구 청파동 가정연합본부에서 ‘한국종교의 이상세계 실현’ 주제의 세미나를 연다. 오는 9일 오후 2시 가평 천정궁박물관에서는 전 세계 고교생과 대학생, 외국인 한국유학생 등 2000여명에게 100억원 규모의 장학금을 전달한다. 오는 9∼13일 ‘국제지도자대회’(ILC)를 이어가며 11일 오후 2시 서울 용산구 효창동 백범김구교육관에서는 ‘2014 한민족 평화통일대회’도 연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개신교 숙원 ‘기독교역사문화관’ 2017년 문 연다

    개신교 숙원 ‘기독교역사문화관’ 2017년 문 연다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이하 역사문화관)이 2017년 경기 구리 등지에서 문을 열 전망이다. 부지 문제로 난항을 겪던 중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이 최근 부지 무상임대를 제의함에 따라 건립이 급물살을 타게 됐다. 따라서 개신교계는 숙원사업을 해결할 단초가 확실하게 마련됐다며 범교단적인 건립비용 모금 운동에 나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6일 서울 중구 정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7년까지 경기 구리시 갈매동 등지에 총 사업비 366억원을 들여 지상 4층 지하 3층 규모의 한국기독교역사문화관을 설립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NCCK는 일단 순복음교회가 무상임대를 결정한 갈매동 부지 건립을 중점적으로 추진하되 접근성과 관련해 교계 내의 일부 의견을 수용, 제2, 제3의 부지 마련도 서울시 측과 협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협의 중인 대상 부지는 서울 중구 정동 성공회 주교좌성당 부근과 동대문교회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NCCK 관계자는 “갈매동 이외의 부지들은 정치적인 상황들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부지 선정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며 “그러나 개신교계의 숙원사업인 만큼 의외로 빨리 결정될 수도 있다”고 낙관했다. 이에 따라 여의도순복음교회 담임 이영훈 목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건립위원회 발족식이 7일 오후 2시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열릴 예정이다. 올해 안에 설계를 마무리지을 역사문화관의 규모는 부지 면적 63만 1435㎡, 건축 연면적 1만 2600㎡. 2017년 건립이 마무리되면 수장고, 작업실, 열람실 등을 갖춘 역사아카이브와 상설전시실, 특별전시실(3개), 다목적실 등의 역사관, 소회의실·업무공간·유휴시설·관리시설 등의 업무동, 그리고 지상·지하주차장, 녹지 등의 부대시설이 들어서게 된다. 개신교계는 총 건립비 366억원 가운데 국고 지원 109억 8000만원의 정부 예산안이 최근 확정된 데 크게 고무돼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이 역사문화관 부지를 무상 임대키로 결정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머지 건립비 256억 2000만원은 개신교계가 해결해야 할 상황이다. 모금할 기금으로는 한국교회사상 최대 규모다. 이와 관련해 손달익 목사(전 예장통합 총회장)는 “건립위원회에 전담 체계를 갖춰 범교단적 모금 운동에 즉각 나설 것”이라며 “현재 각 교단과 개별 교회, 기독교 실업인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방식의 협조 요청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NCCK는 콘텐츠와 관련해서도 역사문화관을 비단 NCCK 회원 교단만의 공간으로 세우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실제로 NCCK는 문화관에 대해 “한국기독교의 역사적 기여와 선교를 대내외에 바르게 인식시켜 기독교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려는 개신교계 공통의 숙원사업”이라고 강조해왔다. 따라서 문화관 건립위원회도 NCCK 회원 교단뿐 아니라 비회원 교단과 연합기관 소속 목회자와 학계, 정·재계를 모두 포함해 구성할 예정이다. NCCK는 7일 발족식을 통해 건립위 조직 명단을 발표한다. 건립위원장 이영훈 목사는 “기독교역사문화관 건립은 문화를 통해 기독교를 새롭게 정리하는 미래지향의 새 출발점”이라며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기독교계 교회사학자들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한국기독교를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세우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앞치마 두른 염추기경…노숙인 곁으로

    염수정 추기경이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9일 노숙인 복지시설을 방문해 일일 봉사활동을 했다. 염 추기경은 이날 서울 영등포역 인근 노숙인 무료 급식소 ‘토마스의 집’과 진료소 ‘요셉의원’을 방문했다. 그가 1985∼1987년 영등포성당 주임신부 시절 사목 활동을 하던 곳이다. 염 추기경은 토마스의 집에서 앞치마를 두르고 식판 가득 밥을 담아 노숙인들에게 나눠 줬다. 익숙한 솜씨로 밥을 푸던 모습을 지켜보던 한 여성 자원봉사자가 “저보다 더 잘하시네요”라고 말을 건네자 염 추기경은 “70년을 먹고살았는데 당연하지 않겠어요”라고 답했다. 염 추기경은 자원봉사자들 가운데 1986년부터 이곳에서 봉사활동을 해 온 안나 할머니(90)가 있는 것을 보고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염 추기경은 “이게 몇 년 만이냐. 이렇게 오랫동안 좋은 일을 계속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천당 가시면 나도 좀 봐 달라”고 농담 섞인 인사를 건넸다. 할머니는 “추기경님이 오신다기에 이게 무슨 일인가 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이어 요셉의원으로 자리를 옮긴 염 추기경은 직원, 봉사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한 뒤 이곳을 찾은 노숙인들에게 떡과 음료를 나눠 주며 “설 축하합니다. 맛있게 드세요”라고 인사했다. 염 추기경은 봉사자들에게 “시끄럽게 나팔 부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남모르게 봉사하는 게 진짜 영성”이라고 했다. 염 추기경은 인근 쪽방촌도 방문해 주민들을 격려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소비자여, 윤리적 기업 제품을 선택하라

    소비자여, 윤리적 기업 제품을 선택하라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프랑크 비베 지음/박종대 옮김/열린책들/304쪽/1만 3800원 오늘날 기업경영에 있어서 ‘윤리’의 문제는 큰 요소로 작용한다. ‘최대 이익의 추구’라는 기업의 목표 달성에 있어서 사회 여론과 평가가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부분의 기업들은 ‘핵심 가치’를 세워 공표하고 좋은 이미지를 부각시키려 끊임없이 고심한다. 기업의 핵심 가치는 과연 얼마나 공정한 것일까. 그리고 기업들은 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얼마나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을까. ‘애플은 얼마나 공정한가’는 윤리적 차원에서 기업들이 당면한 문제를 들춰낸 보고서 형식의 책이다. ‘기업에 대한 윤리보고서’라는 부제 그대로 구글, 애플, BMW, 삼성전자 등 세계 50대 기업의 윤리 수준을 낱낱이 고발한다. 저자는 독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의 뉴욕특파원이자 경제전문 저널리스트. 일반인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기업 평가 자료와 저자 자신이 만든 독특한 평점 체계를 바탕으로 50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지속 가능성을 실감 나게 분석해내고 있다. 책을 관통하는 핵심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윤리는 어디까지이며 과연 기업들이 지속적으로 그 책임과 윤리를 실천하는가이다. 책에서 레고, 바이어스도르프, 삼성전자, 스와치의 경우 지속 가능성, 동물보호, 노동환경 측면에서 비교적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맥도날드, 네슬레, 루프트한자, 바이엘 등은 건강과 환경오염, 자연파괴, 독점 등 다양한 이유 탓에 부정적으로 비쳐진다. 기업들의 평가를 종합해 저자가 내린 결론은 단순명쾌하다. 기업들이 경영 모토로 세워 공표하고 있는 핵심 가치들은 별 쓸모없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내세우는 가치에 대한 명확한 규정과 그 규정에 대한 철저한 감독이 뒤따르지 않는 한 그것이 합당한 결정인지 보장할 길이 없다.’ 그런 원칙에서 삼성전자에 대한 분석도 새겨볼 대목으로 다가온다. “이런 성공의 그늘은 과연 무엇일까. 종종 요새로 표현되기도 하는 이 기업의 경우에는 그것을 말하기가 쉽지 않다. 삼성의 윤리 프로필은 조만간 더 뚜렷해져야 할 것이다.” 저자는 특히 기업의 윤리적 가치와 그에 대한 감독·통제는 소비자의 몫이기도 하다고 강변한다. 기업의 물건을 구매하는 건 바로 우리 자신임을 감안한다면 소비자 역시 윤리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주장이다. 저자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소비자 한 사람이 구매 태도의 변화를 통해 세상을 바꾸기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많은 소비자들이 힘을 합치면 세상의 가장 거대한 경제권력이 될 수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하냐고? 아이·천재처럼 맘껏 상상해봐

    기발한 생각은 어떻게 하냐고? 아이·천재처럼 맘껏 상상해봐

    시대는 우리에게 새로운 눈과 창조적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 그런데 그게 잘되지 않는다. 생각 좀 해보려 하면 콱 막히고 아득해지기 일쑤다. 지식을 동원해 문제를 풀어내는 경우가 있지만 창의력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창조적 생각을 못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천재들의 창의적인 생각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 생각을 좀 제대로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메타 생각’(임영익 지음, 리콘미디어 펴냄)에 따르면 후천적 노력으로 천재들의 전유물인 ‘생각의 도약 기술’을 터득하면 창의적 발상은 누구에게나 가능하다. 책은 천재들의 발상법이나 창의적 사고의 비밀이 무엇이며 그런 창의적 사고를 어떻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방법론을 알려준다. 다양한 수학적 사례를 통해서다. 수학이 추상적인 생각의 기술을 개념적으로 가장 잘 설명할 수 있고, 생각이 막히고 머리가 마비되는 현상이 수학에서 가장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라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대학에서 생명과학을 전공한 현직 변호사인 저자는 영국 수학회 정회원이기도 하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보는 순간 그 문제의 형식이나 내용은 하나의 정보로 작용한다. 이것이 생각의 프레임을 만들기 때문에 생각은 그 틀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이처럼 생각을 지배하는 구조 혹은 시스템, 즉 생각의 프레임에서 탈출하는 것이 바로 역발상이고, 관점의 전환이다. 이것을 시도하는 순간 생각이 자유롭게 흐르면서 뇌 근육은 튼튼해지고, 기발한 아이디어를 스스로 만들어 낼 수 있다. 저자는 “창의적 생각의 출발은 생각을 지배하는 틀 밖으로 빠져나와 ‘생각을 다시 생각해 보는 것’이고 생각의 이중 스캐닝이 바로 메타생각의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메타생각이란 생각을 생성하고 모으고 연결하고 통합하고 확장하고, 재구성하는 것을 도와주는 최상위의 생각이다. 이런 생각의 점화장치를 작동시켜 우리는 구조화된 상상과 생각에서 벗어나 더욱 자유롭게 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고등학교 1학년 때 수학을 그림처럼 그려보면서 ‘이미지를 이용하는 직관적 사고법’을 알게 됐다는 저자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뇌과학, 심리학, 인지과학, 수학을 모두 융합해 생각의 전환스위치인 메타생각의 개념을 완성했다. 이어 실전에서 생각의 확산을 시도하기 위해 생각의 기술도 8가지로 정리했다. 논리로 전개되는 것을 이미지로 보기, 차원을 확장하거나 축소하면서 생각 시스템을 변화시키기, 극단적인 경우를 상상하면서 본질을 찾아가기, 주어진 정보를 모두 분해해서 구성성분을 다시 생각하기, 관점을 이동시켜 보기, 사물들의 유사성이나 관련성을 찾아보기, 생각의 관점을 완전히 뒤집기, 사물이나 시스템을 변형시키기가 그것이다. ‘생각의 경계’(김성호 지음, 한권의 책 펴냄)는 생각이 어떻게 지식으로 진화하는지 메커니즘에 주목하면서 창의적 사고의 생성 원리를 분석한 책이다.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수리과학과 교수인 저자는 최근 학생들의 독창적 수행능력이 예전보다 떨어지는 이유를 생각의 경계에서 찾았다. 생각은 지식에 기반을 두고 있고, 상상은 생각의 경계에서 발생한다. 생각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상상은 생각의 경계가 깨끗할수록 그 영역의 확장이 자유롭다. 이 논리를 따라가면 때묻지 않고 순수한 어린이들이 창의성 덩어리인 이유도, 천재들이 어린아이 같은 이유도 납득된다. 막힘없이 흐르는 사고의 유연성도 어린아이와 천재의 공통된 특징이다. 창의성이 넘치는 천재들은 그림을 그릴 때나 작곡에 몰두할 때, 우주의 원리를 찾는 여정에서 어린아이와 같은 환상 속에 있었다. 그들은 자기 분야의 전문지식을 어린이와 같은 자유로운 환상 속에서 재구성하는 사람들이다. 어린아이 같은 순수성을 지닌 천재는 아인슈타인이 대표적이다. 그는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기 위해 시공간 세계의 환상 속에서 물리적 원리와 놀이를 했다. 어린아이와 같은 궁금증을 자기의 환상 속으로 끌어들였다. “나에겐 특별한 재능이 없다. 단지 모든 것에 열렬한 호기심이 있을 뿐이다.” 아인슈타인의 말은 거짓이 아니다. 창의적 생각은 생각의 틀을 깨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다음은 “왜 그럴까?”라고 질문을 던져보는 것이다. 실천은 바로 ‘당신’이 하는 것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당신이 남긴 음식물, 굶주린 10억명에겐 보물입니다

    당신이 남긴 음식물, 굶주린 10억명에겐 보물입니다

    한국천주교의 공식 해외원조기구인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이사장 김운회 주교)이 전 세계 기아퇴치 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한국카리타스는 지난 22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지구촌 기아 퇴치 캠페인 선포식’을 열고 올해 ‘해외원조 주일’인 오는 26일부터 국제카리타스와 함께 기아퇴치 운동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기아퇴치 캠페인’은 2025년까지 세계에서 기아를 없애기 위해 200여개국 164개 카리타스 회원기구가 참여하는 국제카리타스의 대규모 프로젝트. 기아와 빈곤 퇴치를 위한 유엔의 새천년개발목표(MDGs) 사업이 2015년 끝난 뒤에도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지구촌에서 기아를 완전히 몰아낸다는 목표를 세워 진행하게 됐다.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달 10일 국제카리타스의 지구촌 기아퇴치 캠페인 개막을 선포한 바 있다. ‘기아퇴치 캠페인’과 관련, 세계 164개 카리타스 회원 기구들은 각국의 전략적 목표에 따라 활동할 예정이며 전체 캠페인 조정·운영은 국제카리타스가 한다. 한국카리타스가 내건 이번 캠페인의 구호는 ‘음식, 쓰레기가 아닙니다’. 음식물을 낭비하지 않는 생활 문화가 자리 잡으면 기아를 없앨 수 있다는 뜻에서 택했다고 한국카리타스 측은 귀띔했다. 헤프면서도 느슨한 음식 관련 생활 방식과 태도를 바꾸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한다. 이에 따라 1년을 석 달씩 나눠 생명을 살리기 위한 4개 프로젝트를 실천에 옮기기로 했다. ‘냉장고, 알면 보물창고 모르면 쓰레기통’(1∼3월), ‘똑똑한 장보기’(4∼6월), ‘소박한 밥상 차리기’(7∼9월), ‘음식물 쓰레기의 재구성’(10∼12월) 등이 그것이다. 한편 1993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한국카리타스는 올해로 해외 원조 21년째를 맞는다. 지난 20년간 703개 사업에 336억여원을 지원했다. 김운회 주교는 “모든 이가 먹고도 남을 만큼 충분한 식량이 있는데도 10억명이 굶주린다는 건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남거나 모자라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한국카리타스는 누구도 기아로 죽어가지 않도록 인류 모두와 식량을 나누려 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이름뿐인 茶禮… 잃었던 茶향기 되찾아야죠”

    “이름뿐인 茶禮… 잃었던 茶향기 되찾아야죠”

    “이름만 차례(茶禮)일 뿐이지 대부분 차례상엔 차(茶) 대신 술이 올려지지요. 언제부터인가 사라진 고유의 전통을 이제라도 되찾아야 합니다.” 1990년부터 명절 차례상에 차를 올리자는 캠페인을 24년째 벌이고 있는 태고종 열린선원 원장 법현 스님. 올 설에도 어김없이 ‘차례상에 차 쓰기’를 외치며 동분서주하는 법현 스님을 23일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났다. “차례나 제사의 의식은 지방과 집집마다 다를 수 있지요. 종교와도 관련이 있고요. 상 차리는 법을 포함해 자유롭게 의식을 택할 수 있지만 ‘차례상’에 차를 올리는 우리 고유의 전통만이라도 회복하자는 것입니다.” 법현 스님은 불교계뿐만 아니라 종교계에선 꽤 이름난 스님. 태고종 사회부장과 총무부장, 교류협력실장, 부원장까지 지낸 ‘마당발’ 스님이다. 2005년부터는 서울 은평구 갈현동 시장통에 ‘저잣거리 포교’를 외치며 ‘열린선원’이라는 작은 포교당을 세워 운영해오고 있다. 그런 스님이 왜 ‘차례상에 차 쓰기’ 운동에 뛰어든 것일까. “우연히 차례와 관련된 한 언론의 기획 보도를 보았는데 유교·개신교·천주교의 차례의식을 모두 다루면서도 불교 차례의식은 빼놓았어요. 우리 차례의식의 원형을 고민하게 됐지요.” 그때부터 차례의식 연구에 나섰지만 의외로 통일된 차례 절차와 관련된 문헌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한다. 특히 우리 차례상에 차 대신 차례주를 올리는 게 다반사임을 알고는 ‘차 쓰기 운동’을 시작했다. “차와 관련된 기록은 신라시대부터 고려, 조선 중엽까지 다양하게 발견됩니다. 아마 임진왜란을 겪으면서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가고 차 재배에 붙는 차세가 천정부지로 뛰면서 차례상에 차 대신 술을 올리기 시작한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옛 기록에는 각종 의식과 제사 때 차를 썼다는 흔적이 숱하다고 한다. “성종 5년(1474년) 왕이 봉선전의 대소제사에 차를 쓰라고 예조에 전했고, 왕과 왕후의 기제사며 묘 제사 때 다탕(茶湯·뜨거운 차와 과일 등)을 올렸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일반 가정집에도 며느리가 들어오면 가장 먼저 조상을 모시는 사당에 제사를 지내게 했는데 이때 며느리가 직접 달인 차를 올렸다고 해요.” 지금 흔한 음복주도 제사 후에 가족들이 모여 며느리가 달인 차를 함께 마시는 회음(會飮)에서 유래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다. “술은 고대로부터 신(神)이나 혼령과 통하는 가장 가까운 수단이었어요. 적당한 술기운을 이용해 신이나 조상들과 쉽게 통할 수 있다는 생각에 일반적으로 차 대신 술을 널리 쓰게 됐다고 봅니다.” 차를 올리든, 술과 함께 차를 올리든 중요하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차를 썼던 전통을 회복하는 것으로 조상에 대한 예를 더 갖출 수 있다는 주장이다. 추석·설 명절 때면 빠짐없이 ‘명절차례 시연법회’를 진행했고 각종 강연회와 전국 규모의 큰 행사 때 ‘차례상에 차 쓰기’ 캠페인과 시연회를 숱하게 열어 왔지만 아직도 차례상에 차를 올리는 풍습이 기대 만큼 널리 확산되지 않고 있어 안타깝다는 스님. “꽤 이름이 알려진 다인(茶人)들조차 차례상에 차를 올리는 경우가 드문 것 같아요.” 본디 차를 올리는 일은 향기로운 일이고 예를 올리는 일은 아름다운 일이었다는 법현 스님은 차를 써서 차례를 올리는 일이야말로 향기롭고 아름다운 일이라고 거듭 말한다. “이제 더 넓은 운동을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차례뿐만 아니라 제대로 된 설 지내기며 세배 드리기도 함께 고민 중입니다.” 그래서 올 추석 때엔 불교와 천주교, 유교, 민족종교 등 여러 종교들이 합동으로 차례시연회를 열 계획이라고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경 속 ‘우리 어머니’는 어떤 모습일까

    개신교 교회가 ‘어머니’를 주제로 한 전국 순회 전시회를 열어 화제다. 하나님의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총회장 김주철 목사)가 지난해 6월부터 전국을 돌며 진행하고 있는 ‘우리 어머니’ 전시회가 그것. 유명 시인과 문인, 문학 동호인, 일반인이 함께 만들어가는 이색 전시회로 눈길을 끌고 있다. 다음 달 6일부터 3월 23일까지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소재 안산중앙 하나님의교회에서 열리는 ‘우리 어머니’ 글전은 이미 전시를 관람한 관람객들의 요청으로 다시 열리게 된 앙코르 전시. 안산중앙 하나님의교회 본관 5층 특별전시실에서 7주간에 걸쳐 어머니와의 추억이 담긴 글과 사진 소품, 영상 등 90여 점을 보여준다. 시인 문병란·박효석·김초혜·허형만·김용택·도종환, 아동문학가 김옥림 등 기성 문인의 글과 문학동호인들의 작품, 일반인이 출품한 작품들이 함께 전시된다. 전시는 ‘희생·사랑·연민·회한… 아, 어머니’라는 부제 아래 5개의 테마관으로 구성된다. 테마관은 각각 ‘엄마’, ‘그녀’, ‘다시, 엄마’, ‘그래도 괜찮다’, ‘성경속 우리 어머니’라는 타이틀로 시와 수필, 칼럼 등의 글, 추억의 소품들을 보여준다. ‘영상 문학관’, ‘사랑의 우편함’, ‘포토존-어머니라고 말해요’, ‘북카페’ 등 부대행사도 다양하게 마련된다. 전시 문의는 (031)439-9125.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자신의 재발견·창조의 요람… 침묵의 힘

    자신의 재발견·창조의 요람… 침묵의 힘

    침묵, 삶을 바꾸다/그레이엄 터너 지음/박은영 옮김/열대림/320쪽/1만 6800원 복잡한 세상에 발을 딛고 사는 현대인들은 끊임없이 소음에 휩싸이게 마련이다. 어찌 보면 자발적으로 소음을 택해 살아가는지도 모를 일이다. 삶의 지루함과 공허함을 떨쳐 내기 위해 너도나도 소리의 데시빌을 높여 간다. 그런 측면에서 침묵은 대개 달갑지 않은 불청객 같은 것이다. 텅 비고 공허한 느낌, 뭔가 불편하거나 난처하고 당황스러운 감정, 심상찮은 분위기…. ‘침묵, 삶을 바꾸다’는 그런 거북한 침묵이 아니라 우리 삶을 바꾸고 구원해 줄 수 있는 침묵의 의미와 가치에 천착한 책이다. 수도사, 종교지도자, 작곡가, 배우, 심리치료사, 죄수, 평화운동가 등 다양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눠 건져 낸 일종의 ‘침묵 사용 설명서’랄까. 침묵이 어떻게 그들의 삶을 바꿔 놓았는지, 왜 그들은 침묵을 우러르고 존숭하게 됐는지를 파헤쳐 가는 여정이 흥미롭다. 저자는 침묵이야말로 각자가 지닌 작은 세상이며 언제나 함께하는 내면의 공간으로 바라본다. 그런데도 현대인이 침묵을 불편하게 여기는 이유는 뭘까. 무엇보다 자신과 맞닥뜨리는 것에 대한 두려움, 혹은 불가피하게 죄책감과 연루된 스스로를 깨닫는 두려움 탓이라고 설명한다. 침묵에 대해 기대되는 전망이나 긍정적인 면은 거의 없으며, 심지어 본질적으로 좋은 성질이라곤 깃들어 있지 않다고 본다는 것이다. 그러나 저자가 만나 책에 소개한 사람들은 한결같이 침묵의 가치를 잘 알고 있으며 무엇보다 침묵에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종교적인 사람들은 침묵을 양심이나 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으로 여긴다. 더 나은 자신의 재발견이나 존재의 정수와 이어지는 접점(힌두교), 깨우침의 경지를 얻는 지점(불교)으로 침묵을 우러른다. 종교와 전혀 상관없는 사람들 중에서도 침묵을 우러르고 침묵을 통해 삶을 바꾼 사람들은 숱하다. 음악과 드라마에서 침묵은 필요 불가결한 구성 요소이며, 위대한 예술이 잉태되는 창조의 요람이다. 심리치료 전문가에겐 값을 헤아릴 수 없을 만큼 귀중한 도구이기도 하다. 저자는 인간이 가진 자원 중에서 가장 활용되지 않았고 저평가된 게 침묵이라고 말한다. 그 지론에 따르면 한량없는 잠재력을 깨닫는 일에 헌신하는 이들의 삶속에서만 겨우 침묵의 참가치를 찾아볼 수 있을 정도다. 그래서 인생의 질서를 바로잡는 방법, 자신과 타인에 대한 통찰을 제공해 주며 더 광대한 지혜의 문을 두드리는 수단으로서의 침묵을 바로 보라고 누누이 강조한다. 그리고 “침묵은 지독한 외로움을 견딘 후에야 얻을 수 있는 귀한 열매”라고 매듭짓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종시로 가는 불교 종단들

    세종시로 가는 불교 종단들

    불교 주요 종단들이 행정 중심인 총무원의 세종시 이전을 적극 추진하고 나섰다. 한국 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과 그 뒤를 잇는 천태종은 구체적인 이전 계획까지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귀추가 주목된다.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왼쪽) 스님은 15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대전 유성의 광수사 터에 천태문화전승관을 건립해 2018년쯤 현재 단양 구인사에 있는 총무원을 이곳으로 옮기겠다”고 밝혔다. 지금 천태종 행정의 중심인 구인사는 총본산 겸 신행 중심 도량으로 바꾸고 대전에 들어설 전통문화전승관을 사실상 새 총무원과 국제포교 등 행정 중심 도량으로 운영하겠다는 선언을 한 셈이다. 새 총무원이 들어설 전통문화전승관은 세종시에서 20분 남짓한 거리에 있다. 천태종은 부지 3만평 규모에 자비와 국비·시비 등 400억원을 투입, 올해 설계에 들어가 2017년까지 이전 불사를 모두 마무리짓는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도정 스님은 이와 관련해 “총무원 이전은 천태종 중창조인 상월 대조사가 불교와 종단의 미래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구상했던 방안”이라면서 신도시 포교와 종단의 행정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오른쪽) 스님도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세종시에 사찰을 건립하고 총무원 분소를 설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자승 스님은 특히 “총무원 분소는 세종시에만 국한한 게 아니라 토지처분적립금 활용을 통한 신도시 사찰 건립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안”이라면서 “내 임기 중에 가능한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자승 스님이 지난 집행부에 이어 핵심 공약으로 세웠던 교구중심제를 위한 전 단계 조치쯤으로 여겨진다. 총무원 측은 실제로 신도시 사찰 건립을 추진하는 교구본사에 대한 목적사업 적립금 활용과 행정 지원, 교구목적 분담금 지정방안 등을 검토할 계획을 밝혔다. 한편 불교 종단들의 총무원 이전 계획이 알려지면서 불교계 일각에선 반대의 목소리가 적지 않게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조계종 종책 모임인 옛 무량·무차·백상도량이 모인 삼자연대는 16일 “세종시 총무원 분소 설치는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 재고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토지처분금을 목적사업에 활용해 위례신도시 등 신도시에 사찰을 건립하겠다는 계획에 대해선 환영한다”면서도 “분소 설치는 지역 포교에 대한 아무런 고려 없이 정부조직을 흉내낸 전시행정 계획으로 교구중심제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하나되자” vs “다른 길로”… 길 잃은 개신교계

    “하나되자” vs “다른 길로”… 길 잃은 개신교계

    ‘한쪽에선 화해와 일치, 다른 한편에선 극심한 분열’ 새해 벽두 개신교계에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오랜만에 진보·보수 교단이 부활절 연합예배를 공동개최키로 뜻을 모으는가 하면 개신교 교단연합이 천주교 측과 공동기도회를 여는 등 일치와 화해의 조짐이 도드라진다. 그런가 하면 일부 교단들이 한기총과 분리해 또 다른 연합체 결성에 나서 빈축을 사고 있다. 그런 가운데 교계 지도자들이 균열 봉합에 나서 주목된다. 새해 들어 처음 전해진 보수·진보 교단들의 부활절 연합예배 합동 개최는 개신교계가 대체로 화합·화해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사안. 이른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국교회연합의 통 큰 합의다. 양측은 일단 ‘교단 연합’을 내세워 부활절 연합예배를 함께 드리기로 했다. 각 기관 소속 교단 중심으로 연합예배를 개최하되 양 연합기관의 명칭을 내려놓기로 한 것이다. NCCK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한국교회가 하나가 되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뜻을 모아 연합기관의 이름을 빼고 순수하게 각 교단들이 참여하는 형태로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양측은 특히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소속 교단들에도 참여를 요청키로 협의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 개신교는 부활절 연합예배를 한기총과 NCCK가 번갈아 주관해 오다 한기총이 혼란에 빠지면서 2012, 2013년에는 한기총이 별도의 예배를 드려왔다. 이와 맞물려 NCCK가 천주교 측과 함께 오는 22일 오후 7시 서울 목민교회에서 ‘그리스도인 일치기도회’를 열기로 한 것도 기독교계에선 큰 사건으로 여기고 있다. 양측이 18일부터 25일까지를 ‘그리스도인 일치기도주간’으로 정해 합동 기도회 개최에 합의했다.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셨다는 말씀입니까’라는 주제가 화합과 일치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 양측은 특히 공동담화문을 통해 “그리스도께서 갈라지지 않은 것처럼 교회도 결코 갈라진 적이 없으며 단지 그리스도인들이 갈라졌을 뿐”이라고 밝혔다. 비단 개신교·천주교의 화해뿐 아니라 갈라진 개신교계의 화합과 일치를 향해 선 굵은 메시지를 낸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보수 교단들이 제4의 연합기구를 만들 태세여서 개신교계 안팎의 빈축을 사고 있다. 모처럼 화합과 일치 차원에서 움트는 개신교 연합운동의 싹을 자르는 몸짓들을 향한 볼멘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대표적인 역행은 한기총에서 탈퇴한 교단들이 중심이 된 기독교한국교회총연합회(기교연·가칭)의 출범이다. 7개 보수 교단 총무들이 모임을 갖고 새로운 보수 교단 연합체 결성에 뜻을 모았다고 한다. 현재 15개 정도의 교단이 참여 의사를 밝혔고 더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새 연합체 출범 소식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기교연은 당초 17일 열기로 했던 창립총회를 당분간 연기했다. 이처럼 교회 분열이 확대될 것을 우려한 교회 지도자들이 모임을 갖고 중재와 조정에 나서 주목된다. 미래목회포럼은 지난 10일 긴급좌담회를 열어 새 연합기구 탄생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를 높였다.이 좌담회에 참석했던 한 목회자는 “새 연합기구 논쟁이 신도와 목회자들의 걱정을 유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교회에 대한 사회적 신뢰를 떨어뜨리고 있다”며 “충분한 시간을 가진 뒤 교단 총의를 묻고 초교파 차원에서 교단장들과도 대화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회·사회의 돌쩌귀 소명에 충실하겠다”

    “교회·사회의 돌쩌귀 소명에 충실하겠다”

    염수정(71) 추기경이 추기경 서임 결정 이후 처음으로 16일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서울 중구 명동 서울대교구 주교관 3층 집무실에서 만난 염 추기경은 “늦은 밤 갑작스러운 임명 소식에 놀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공교롭게 ‘주님의 세례축일에 추기경 임명이 결정돼 더 큰 책임을 느낀다”면서 “교회와 사회의 돌쩌귀 소명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서임 결정 후 일성이 ‘가난한 자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빈자의 선언이었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하느님 앞에서 새롭게 태어나는 ‘주님의 세례축일’에 추기경에 임명된 게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하느님 앞에 잘난 사람, 못난 사람이 어디 있는가. 예수님은 생명까지 내놓고 형제성을 몸으로 실천하셨다. 모든 사람이 다 같은 형제로 살아갈 수 있도록 나 자신을 다잡은 선언으로 볼 수 있다. →염 추기경의 특장이 소통과 겸손의 리더십이라는 관측이 많다. 어떤 지도자상을 보일 것인가. -착한 목자이신 예수님을 따르는 게 내가 할 일이다. 추기경의 본 뜻이 서로 연결시켜 주는 돌쩌귀 아닌가. 지역 교회가 세계 교회와 잘 연결되고 교회 공동체와 사회가 원활히 소통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진석 추기경과의 역할 분담은 어떻게 되나. -그런 게 있을 수 없다. 믿음의 생활에 있어서 하느님께 충실하며 살아간다면 분열될 게 하나도 없다. 선의의 뜻을 가진 사람들이 대화를 통해 일치를 끌어내야 한다.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사제의 길을 걷는 데 어머님의 영향이 컸다고 들었다. 정말 그러한가. -사제 서품을 받던 날 어머니의 말씀에 큰 충격을 받았다. 나를 잉태하는 순간 사제로 바치겠다는 서원과 기도를 하셨다고 한다. 추기경이 된 것도 우연이 아니라고 본다. 순응과 소명에 모든 것을 바칠 것이다. →지난해 정의구현사제단 전주교구 사제들의 시국미사에 대한 발언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솔직한 입장을 확인하고 싶다. -내 입장과는 다르게 논란이 증폭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연평도 포격으로)희생된 사람들이 분명히 있는 만큼 그 아픔을 먼저 봐야 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다. 편 가르기의 정치적 발언으로 더 이상 번지지 않았으면 한다. 사제들의 정치개입 반대로 비쳐진 것도 아픔을 함께 나누고 보듬자는 차원에서 생각하길 바란다. →우리 사회가 심각한 분열상을 보이고 있다. 통합과 화해에 대한 추기경의 역할에 관심이 많은데. -사람은 각자 선의의 뜻을 갖고 살아간다. 천주교의 보편적 가르침에서 볼 때 하느님을 부정하지 않은 채 먼저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본다. 내 삶은 누가 대신 살아 줄 수 없다. 거듭 말하지만 하느님의 뜻은 아낌없이 희생하면서 보살피는 것이다. 흩어진 사람들을 모아 함께 가도록 인도하는 게 나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추기경 서임 후 계획한 첫 행사는 무엇인가. -지난 성탄절 갱생원을 찾아 미사를 드리겠다는 약속을 급한 일이 생겨 지키지 못했다. 우선 이번 주일 갱생원을 찾아가 약속을 지키려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원불교 교정원장의 ‘섬김 행보’

    원불교 교정원장의 ‘섬김 행보’

    ‘교정원장이 쪽방에 간 까닭은?’ 남궁성 원불교 교정원장의 ‘깜짝’ 온정 행보가 화제다. 남궁성 교정원장은 지난 15일 오후 서울역 노숙인과 동자동 쪽방촌을 전격 방문해 사랑의 온정을 보냈다. 남궁성 교정원장은 오후 내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와 일용직 노동자, 거리 노숙인들을 만나 격려했다. ‘동자동 쪽방촌’은 한국전쟁 직후 판자를 엮어 거처를 만들면서 시작된 곳. 남궁성 교정원장은 쪽방촌 사람들에게 일일이 성금과 생필품을 전달한 뒤 “절대빈곤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다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면서 “누군가를 도와주는 것은 근본적으로 내가 받은 은혜에 대한 보은의 씨앗을 심는 것”이라고 전했다. 남궁성 교정원장은 쪽방촌 자활을 돕는 ‘동자동 사랑방’과 ‘은혜원룸’, ‘서울역 다시서기응급센터’(성공회 운영), ‘따스한 채움터’(감리교복지재단에 위탁운영)도 잇따라 방문했다. 이들은 모두 원불교 사회복지 활동단체인 원봉공회가 2011년 서울역 노숙인들에게 무료급식을 한 게 인연이 돼 서울역을 거점으로 하는 노숙인들의 자활을 돕게 된 활동터이다. 특히 원불교가 지난해 10월 서울역 인근에 50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마련한 ‘은혜원룸’에는 자활 의지가 있으면서도 거처가 없어 희망이 꺾인 노숙인 37명이 입주해 있다. 남궁성 교정원장은 ‘은혜원룸’의 한 입주자에게 “사람이 세상을 살아가기로 하면 자력과 타력이 함께 필요하다”면서 “도움을 주는 타력이 있을 때 은혜롭게 활용해 자력을 세우라”고 독려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과 한국교회·亞 교회 잇는 경첩 역할 할 것”

    “교황과 한국교회·亞 교회 잇는 경첩 역할 할 것”

    지난 12일 국내 세 번째로 추기경 서임이 확정된 염수정(71) 추기경이 15일 예수회 수장인 아돌포 니콜라스(78) 총장을 면담했다. 서울 중구 명동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관 집무실에서 이루어진 면담은 염 추기경의 서임 결정 이후 사실상 첫 공식일정이다. 특히 예수회는 프란치스코 교황을 배출한 천주교 수도회인 만큼 두 사람의 상봉이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1979년부터 1980년까지 필리핀 아테네오 대학에서 총장님 강의를 들었다. 당시 강의를 통해 얻은 영성적 가르침은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총장님을 늘 은사로 생각하고 있다.” 염 추기경이 니콜라스 총장과의 옛 인연을 소개하자 니콜라스 총장은 “이렇게 추기경이 된 뒤 직접 만나게 돼서 영광”이라고 화답했다. 이에 염 추기경은 “개인적으로 부족함이 많아 (추기경이) 내게 어울리는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하느님과 교황께서 주신 임무를 충실히 수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교황과 한국 교회, 나아가 아시아 교회를 연결하는 경첩 역할을 잘 수행하도록 노력하겠다”는 염 추기경의 서임 소감에 니콜라스 총장은 “아시아·아프리카 교회가 보편 교회에 기여한 바가 크지만 그만큼 잘 알려지지는 않은 것 같다”며 “교황께서도 아시아 교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면담에서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관련한 이야기가 적지 않았다. 니콜라스 총장이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게 되면 한국 교회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체를 알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며 교황 방한이 꼭 이루어졌으면 좋겠다는 기대를 밝혔다. 염 추기경이 “한국 교회 신자, 사제들과 함께 간절히 교황의 방한을 바라고 있으니 총장께서 많이 기도해 달라”고 청하자 니콜라스 총장은 “예수회 회원 모두 서울대교구와 함께 생활하고 있다는 사실에 행복해하고 있다”며 “기도하겠다”고 응답했다. 두 사람은 서울대교구의 향후 역할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우리 교회가 초기에 많은 선교사의 도움을 받았듯이 이제는 우리가 가난한 교회를 찾아가 도움의 손길을 주고 복음을 알리는 선교 활동에 많이 나서야 한다.”(염 추기경) “한국 교회가 복음화를 위해 할 일이 많다. 특히 교황은 남북한 화해를 위해 해결책을 찾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고 말씀하셨다.”(니콜라스 총장) 특히 “한반도 상황이 위험하다고 들었다”는 니콜라스 총장의 질문에 염 추기경은 “서로 싸우지 않고 신뢰하며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지혜가 필요한 시점인 만큼 동아시아의 위기에 대해 교황이 평화의 메시지를 주시길 바라며 자문도 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이날 면담에는 예수회 아시아·태평양 보좌관 다니엘 후엉 신부와 예수회 한국관구장 신원식 신부가 동석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염수정 추기경 “봉사하는 교회 만들기 위해 노력”

    염수정 추기경 “봉사하는 교회 만들기 위해 노력”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의 추기경 임명에 종교계의 축하행사와 메시지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염 추기경이 어떻게 한국 천주교를 이끌어갈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뿔뿔이 흩어진 양들을 모아 화해와 공존을 추구하고 모든 세대가 깊은 연대감을 갖고 한가족 같은 공동체가 되는 데 기여하겠다.” 염 추기경은 13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주교관 앞에서 열린 추기경 서임 축하행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추구하시는 가난하고 소외된 자들을 위한 교회가 되도록 봉사하는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염 추기경은 특히 “교황께서 사목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라고 저를 추기경으로 임명하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여 프란치스코 교황의 사목 방향에 부응할 뜻을 거듭 밝혔다. 향후 염 추기경은 사회적 배려와 봉사에 초점을 맞추고 한국사회의 공동체 회복에 노력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따라서 그동안 염 추기경의 행보와 입장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 천주교계의 관심이 크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역대 어느 교황보다 현실 참여를 역설해 온 인물로 꼽힌다. 취임 후 첫 사목교서에서도 “거리로 뛰쳐나가 멍들고 상처받고 더러워진 교회를 원한다”고 밝혔을 정도다. 이에 비해 염 추기경은 이른바 사회 정의를 추구하는 교회의 예언자적 소명이란 측면에선 어느 정도 떨어져 있었다는 게 천주교교회 내부의 공통된 견해이다. 실제로 염 추기경은 지난해 ‘신앙의 해’ 폐막미사 강론을 통해 “가톨릭 교리서는 사제의 직접적인 정치·사회 개입을 금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서임 축하행사에는 오스발도 파딜랴 주한교황청대사를 비롯, 천주교 사제단과 신자 등 300여명이 모여 염 추기경의 서임을 축하했다. 조계종 자승 총무원장은 축하 메시지에서 “염수정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을 축하드린다”며 “염 대주교의 평소 말씀대로 종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는 말씀에 많은 사람이 공감과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원불교 남궁성 교정원장도 축전문을 통해 “가톨릭이 추구하는 화해와 일치에 힘쓰는 한편 시대가 원하는 화두를 잘 풀어 하나의 세상, 하나의 가족을 이루는 희망의 주춧돌이 돼 주시길 기원드린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2인 추기경시대 다시 열렸다, 교황 보필… 세계천주교 사안 결정권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대주교가 새 추기경에 지명됨에 따라 한국 천주교는 비단 국내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큰 위상 변화를 맞게 됐다. 우선 국내적으로는 세 번째 추기경을 맞게 됨에 따라 종교계와 사회에서 영향력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며 국제적으로도 위상과 역할 측면에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이번 추기경 임명에서 한국 천주교계 일각에서는 한때 한국 추기경 탄생에 큰 기대를 걸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교황청에 새 추기경 임명과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과 관련한 요청을 거듭해 왔지만 최근까지도 별 뚜렷한 언질을 받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면서도 천주교계에 오는 8월 국내에서 열릴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에 프란치스코 교황이 참석할 것이란 입소문이 퍼지면서 막연한 희망을 가져왔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즉위 이후 한국 천주교에 대한 관심 표명과 격려가 여러 차례 있었던 점을 감안할 때 뭔가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 차원에 머물러 있었던 게 사실이다 그런 상황에서 막상 염 대주교가 새 추기경 명단에 들자 한국천주교는 기쁜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천주교주교회의는 “단지 새 추기경 명단에 염 대주교가 지정됐다는 점만 확인했을 뿐”이라면서도 “곧바로 서임식 준비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밝혀 고무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측도 염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 이후의 교구 운영과 관련한 대책 마련에 곧 착수할 방침임을 밝혔다. 염 대주교의 추기경 임명은 로마 교황청과 세계 천주교에서 한국 천주교를 바라보는 인식이 어떤 것인지를 방증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한국 천주교는 더욱 고무돼 있다. 염 대주교는 기존 김수환 추기경과 은퇴한 전 서울대교구장 정진석 추기경과는 달리 교황 선출권을 갖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특히 교황을 보필해 세계 천주교의 주요한 사안들에 대한 결정권을 갖는다는 차원에서 앞으로 한국 천주교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란 게 천주교계의 공통된 관측이다. 오는 10월쯤 윤지충과 동료 123위에 대한 시복 성사에도 한층 더 다가섰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이와 관련해 교황이 시복식에 직접 참석할 경우 한국 천주교엔 종전과는 다른 변화가 적지 않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새 추기경 염수정 대주교… 한국 세 번째

    새 추기경 염수정 대주교… 한국 세 번째

    서울대교구장 염수정(71) 대주교가 다음 달 새 추기경으로 서임된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염 대주교를 비롯한 세계 각국 출신의 19명을 새로운 추기경으로 정하고 다음 달 서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는 고 김수환 추기경과 정진석 추기경에 이어 세 번째 추기경이 나오게 됐다. 1943년생인 염 대주교는 1970년 가톨릭 신학대를 졸업한 뒤 같은 해 12월 사제가 됐으며 서울 불광동성당과 당산동성당 보좌신부로 사제 생활을 시작했다. 정진석 추기경이 서울대교구장을 퇴임한 2012년 5월부터 서울대교구 제14대 교구장으로 임명됐다. 염 대주교는 현재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상임위원과 평신도사도직위원회 위원장, 선교사목주교위원회 위원 등을 겸하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을 서임하는 것은 지난해 3월 즉위 후 처음이다. 염 대주교가 추기경에 서임되면 교황 선종 또는 부재 시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갖는다. 이 권한은 80세 미만의 추기경에게 주어진다. 새 추기경 19명 가운데 콘클라베에서 교황을 선출할 권한을 가질 80세 미만의 새 추기경은 염 대주교를 비롯해 이탈리아, 영국, 니카라과, 캐나다, 코트디부아르,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부르키나파소, 필리핀, 아이티 등 출신의 16명이다. 이날 바티칸(로마교회)은 “새로운 추기경은 바티칸과 전 세계에 있는 다른 교회들의 깊은 관계를 대표하는 이들”이라고 밝혔다. 추기경 서임식은 다음 달 22일 로마 바티칸에서 열린다. 한편 주교회의와 서울대교구는 염 대주교의 추기경 서임 사실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영의 뜻을 표했다. 서울대교구 대변인 허영엽 신부는 “서울대교구는 세 번째 추기경 서임을 한국 교회의 기쁨만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큰 축복이라고 생각한다”며 “가난하고 소외받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교회가 되라는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내동댕이친 윤리…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내동댕이친 윤리… 이렇게 살아도 괜찮은가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피터 싱어 지음/노승영 옮김/시대의창/376쪽/1만6500원 사람들은 살면서 자기 이익과 윤리가 충돌하는 상황에 처할 경우 대부분 제 이익을 먼저 택한다. 머릿속에선 윤리의 정당성을 따져 보지만 결과적으로 눈앞의 내 잇속을 챙기기 마련이다. 그렇다면 윤리는 그저 도덕과 종교적 영역에만 떠돈 채 현실에선 이룰 수 없는 관념상의 공허한 명제일 뿐일까. ‘이렇게 살아가도 괜찮은가’는 늘상 윤리와 자기 이익 사이에서 고민하는 현대인에게 윤리적 삶이 왜 필요한가를 깨우치는 책이다. ‘인간은 왜 도덕적이어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에서 시작해 윤리는 공염불의 도덕에 머무는 게 아니라 현실에서 얼마든지 실천할 수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프린스턴대 생명윤리학 석좌교수이자 실천주의 윤리학자인 저자가 윤리와 자기 이익이 충돌하는 상황에서 철저하게 제 이익만을 택한 인물들의 비극적인 삶을 통해 윤리적으로 살아야 하는 당위성을 찾아가는 과정이 흥미롭다. 그 대표적인 사례는 월스트리트의 거물 아이번 보스키의 경우다. 기업 인수·합병 관련 내부정보를 빼내 단기매매로 수십억 달러를 움직인 보스키는 부에 대한 중독에 빠져 부당한 방법으로 이익을 취하다 파멸한다. 윤리에 철저하게 무지했던 인간의 적나라한 모습이다. 저자는 그 사례들에서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중요한 사실을 건져 올린다. 그 핵심은 윤리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다. 사람들은 윤리가 어떤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는 금지규칙이라고 여기지만 사실은 그 반대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생각하게 하는 토대이다. 그 오해 탓에 사람들은 세상을 좋은 곳으로 바꿀 방법도, 바꿔야 할 이유도 알지 못한다. 그 무지가 물질적 자기 이익을 삶의 목적으로 삼아 만족을 모르는 ‘안녕하지 못한’ 삶으로 이끈다는 게 저자의 설명이다. 책은 인간관계의 모든 영역에서 생기는 ‘죄수의 딜레마’ 사례들을 들어 이기적 삶의 허물을 벗겨내면서 그 대안으로 ‘팃 포 탯’(tit for tat·맞받아치기) 같은 합리적 전략을 소개하기도 한다. 살아가면서 모든 이들이 스스로 언제든지 다른 윤리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그 기본은 윤리적 삶을 살 수 있다는 믿음이다. 믿음을 가지는 순간 윤리적 삶이 가능해진다는 것이다. 저자의 충고는 이렇게 맺어진다. “분명한 사실은 가치 있는 일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윤리적 삶을 산다는 것은 이 세상의 온갖 고통에 연민을 느껴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바꾸고자 애쓴 위대한 전통에 참여하는 것이니까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존경받는 화합의 해로”… 종교계 ‘갑오개혁’

    “존경받는 화합의 해로”… 종교계 ‘갑오개혁’

    해마다 이맘때면 종교계는 사회 일반과 마찬가지로 새해 종단운영의 방향과 지침을 공표한다. 올해도 어김없이 불교, 개신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종단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새해의 계획을 밝혔다. 각 종단과 연합기관의 수장, 대표들이 대사회 복지 확대를 공통으로 천명한 가운데 불교는 승단·승가의 청정성 회복에, 기독교는 화합과 봉사에 방점을 찍어 주목된다. 불교계는 한결같이 ‘존경받는 종교로 거듭나기 위한 쇄신’을 화두로 세웠다. 조계종이 수행과 포교로 화합된 불가를 이루자는 큰 방향을 정한 데 이어 태고종은 ‘전통 불교종단 위상 회복’을 다짐하고 나섰다. 우선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이 신년하례법회에서 내린 ‘무욕지족(無慾知足)의 불가(佛家)’라는 교시는 올해 조계종단 운영의 큰 방향을 가늠케 한다. “누적된 과거의 폐습, 시비와 갈등을 내려놓고 지계(持戒)로써 심신을 청정히 하고 수행과 기도로써 화합된 불가와 존경받는 승가가 되어야 한다.” 종정 진제 스님의 새해 교시는 지난 몇 년간 빈발한 종단 내 승려들의 일탈과 그에 따른 일반인의 눈총을 크게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화답하듯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청정한 수행과 자비의 실천으로 모두를 행복으로 이끄는 장엄한 빛으로 새해를 밝혀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자승 총무원장은 특히 중앙종무기관 및 산하기관 시무식을 통해 “올해 종단의 주요 과제를 봉사·나눔·베풂으로 정했다”며 “사회와 함께하며 건강하게 종단을 이끌어 달라”고 주문했다. 태고종도 종단 쇄신을 위한 강력한 선언과 실천에 나서 눈길을 끈다. 지난 연말 종단 출범 사상 처음으로 모든 승려와 신도들이 실천할 청규를 발표한 데 이어 종단의 위상을 다시 세우자는 운동을 벌여 나가고 있다. 특히 모든 스님들이 매월 포살과 자자를 정례화하고 ‘1승려 1선행’ 원칙을 정해 매월 실천 여부에 대한 자체 평가를 진행할 태세여서 불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개신교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창립 90주년을 맞아 교회 내부의 개혁에 초점을 맞췄다. NCCK 김영주 총무는 기자간담회를 통해 “그동안 사회 개혁을 하느라 교회 개혁을 외면한 측면이 있다”며 “재정 투명성과 신학 교육 같은 내부 개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천명했다. NCCK 창립 정신에 충실해 교회 연합과 일치에 힘을 모을 뜻도 밝혔다. 특히 천주교와 함께 신앙과직제협의회를 만들어 신앙전통을 공유하고 장단점을 보완해 나가는 한편 약자들을 돌보고 그들과 함께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계획을 덧붙였다. 천주교와 원불교는 신자들의 신앙을 공고히 하면서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종교로 방향을 정했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한국 천주교회의 허약한 신앙’을 진단한 바 있다며 앞으로 5년간 성경말씀에 중점을 둔 신앙 교육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염수정 대주교는 ‘당신 말씀은 제 발에 등불, 저의 길에 빛입니다’를 주제로 한 사목교서를 발표, 소외된 이웃을 위한 사회사목에 치중하겠다고 천명했다. 우선 서울대교구 산하 240여개 사회복지단체와 229개 본당 신자를 대상으로 사회복지 활동을 돕기 위한 기초교육을 연중 실시할 방침이다. 원불교는 경산 종법사의 신년 법문을 통해 “3대 종법사인 대산 김대거 종사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한층 더 분발해 은혜에 보답하자”고 당부했다. 대산 종법사 100주년과 관련해 다양한 기념행사를 여는 데 이어 전 교도를 대상으로 수행 인격과 공부의 정도를 평가하는 법위사정을 진행해 교무와 신도들의 신앙과 수행을 진작해 나갈 방침이다. 지난해 창설한 ‘세계봉공재단’을 본격 가동해 국내외에 산재된 사회봉사 시스템을 조직화해 전 세계로 봉사를 넓혀 갈 계획도 세웠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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