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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의 10대 명문가, 그들의 정신과 혼

    조선의 10대 명문가, 그들의 정신과 혼

    명문가, 그 깊은 역사/권오영 외 지음/글항아리/416쪽/3만원 조선왕조는 성리학을 지배이념으로 성립된 중앙집권적 양반 관료 국가로 흔히 인식된다. 그리고 그 시대 많은 지식인들이 관료로 등용되는 지름길이었던 과거의 큰 틀은 유교경전과 역사서의 공부로 집약된다. 조선왕조 500년을 주도했던 양반 관료들은 당연히 유교의 예(禮)와 덕(德)을 겸비한 인재였다. 그 예·덕의 출중한 인재들은 학맥·혼맥을 통해 권력의 정점에 섰고 그 과정에서 많은 부패상을 낳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권력과 부는 물론 지식까지 독점했던 양반은 조선사 연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영역이다. ‘명문가, 그 깊은 역사’는 바로 그 조선왕조의 핵심 주체였던 양반 명가들을 통해 조선의 정신과 혼을 반추해 눈길을 끈다. 한국학 연구자들로 구성된 뿌리회가 2004년부터 답사하고 연구해 온 100개의 조선 명문가 중 10개를 추려 소개했다. 한양 조씨 정암, 창녕 성씨 청송, 창녕 조씨 남명, 영일 정씨 송강, 풍산 류씨 겸암·서애, 무안 박씨 무의공, 해주 오씨 추탄, 파평 윤씨 명재, 한양 조씨 주실, 여주 이씨 퇴로 가문이 주인공이다. 책의 특징은 많은 명문가들의 생멸 속에 지금까지 그 맥을 이어오는 대표 명가들의 생성 과정과 영향력을 추적한 점이다. 권력의 정점을 누린 배경과 결속보다는 도와 예의 정신에 초점을 맞춘 점이 도드라진다. 사림정치와 도학정의 시대를 열었던 가문, 의(義) 정신을 바탕으로 불세출의 문학을 이뤄낸 인물들의 가문, 학문정치로 나라의 운명을 갈랐던 명가 등의 카테고리로 묶어 풀어내는 명가의 인재와 그 유산을 알아가는 재미가 쏠쏠하다. 16세기 사림의 영수로 꼽히는 조광조의 한양 조씨 가문이 등장하고 세를 누렸던 과정은 독특하다. 선조 조인옥은 고려말 이성계에게 위화도 회군을 종용한 인물. 이성계와의 혼인관계를 토대로 기반을 다졌던 조씨 가문은 문종비 복위를 지지하면서 사림성향으로 전환했으며 결국 조광조를 중심으로 중앙에 진출한 사림세력은 도학정치의 이상 실현에 집중했다는 추적이다. 성삼문, 성담수, 성현, 성혼 등 수많은 관료와 학자를 배출한 창녕 성씨 가문의 도학 정치도 눈길을 끄는 부분이다. 특히 “도란 큰길과 같다는 성인의 가르침이 분명한데 어찌 알기 어렵다고 하는가”라고 소리쳤던 성수침과 그 아들 성혼의 이황·이이와의 관계도 눈여겨볼 만하다. 율곡과 사단칠정으로 논쟁을 벌이기도 한 성혼은 과거를 단념하고 학문에 온 힘을 쏟은 인물로 그의 ‘이기일발설’은 소론계와 김창협·김창흡 등 일부 노론 학자에 계승돼 학맥을 형성한 바탕이다. 성수침의 묘갈명은 이황이 직접 썼으며 성혼 묘비의 비문은 김집이 짓고 윤순거가 썼다고 하니 두 부자의 학문과 인품에 대한 조선조 학자들의 존경과 칭송을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윤선도와 함께 한국 가사문학의 쌍벽으로 불리는 송강 정철을 배출한 호남 명가 영일 정씨 가문의 배경도 독특하다. 특히 아직 조사되지 않았다는 송강 정철 가문의 고문서들이 소개돼 흥미롭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구세군본영 중앙회관으로 옮겨 “선교 초기의 거룩성 회복 기대”

    구세군본영 중앙회관으로 옮겨 “선교 초기의 거룩성 회복 기대”

    구세군대한본영(한국구세군본부·사령관 박종덕)이 본부를 서울 충정로 구세군빌딩에서 중구 정동 1-23 구세군중앙회관으로 최근 옮겼다고 10일 밝혔다. 구세군대한본영이 이전한 정동의 중앙회관은 1926년 착공해 1928년 구세군 초대 대장 브람웰 부스의 70세 생일을 기념해 완공한 건물이다. 영국 런던의 클랩턴 콩그레스홀을 모델로 신고전주의 양식을 반영했다. 중앙회관은 특히 건축 초기부터 1985년까지 구세군의 사관을 양성하는 구세군 사관학교로, 1955∼1981년에는 한국구세군본부로 함께 사용됐다. 서울시 문화관광국에서 “구세군 역사의 보존 가치가 있고 근대 건축물로서 건축물 자체의 보존 필요성이 있다”며 2002년 3월 5일자로 서울시 문화재로 지정한 바 있다. 구세군대한본영은 2010년 7월 15일부터 구세군 한국 선교 100주년 기념으로 세워진 충정로 구세군빌딩 5층과 6층을 사용해 왔다. 그러다가 새 정책들을 구상하며 지난달 말 정동의 구세군중앙회관으로 이전했다. 구세군대한본영 측은 “구세군의 역사와 상징성을 간직한 중앙회관으로 본부를 이전한 것을 계기로 선교 초창기 구세군의 거룩성이 회복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개신교계 부활절 예배 3년 만에 함께 연다

    개신교계 부활절 예배 3년 만에 함께 연다

    그동안 두 군데로 쪼개져 열리던 개신교 부활절 연합예배가 3년 만에 하나의 행사로 열리게 됐다. 한국교회부활절준비위원회(준비위)는 지난 9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일 오전 5시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노천극장에서 1만 5000명이 참석해 ‘생명의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라는 주제로 2014년 부활절 연합예배를 연다”고 공식 발표했다. 설교자로는 극동방송 회장인 김장환(80) 수원중앙침례교회 원로를 선정했다고 준비위 측은 덧붙였다. 현재까지 연합예배 참여를 확정 지은 교단은 51개다. 연합 기관이 아닌 교단의 연합 행사로 치른다는 원칙 아래 개신교 사상 가장 통합적인 조직과 규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전국의 모든 지역에서 열리는 부활절 예배도 연세대 연합예배와 같은 주제로 진행된다. 연세대 연합예배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 소속된 최대 교단인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예장합동)을 빼고는 국내 주요 교단이 사실상 대부분 참여하는 셈이다. 준비위 측은 “교단 내부 사정상 아직 참여를 확정 짓지 못하고 있는 예장합동과도 예배를 함께 하는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전해 예장합동의 합류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올해는 연세대 행사를 빼고는 그동안 따로 예배를 드려 왔던 한기총을 비롯한 연합 기관이나 교단 차원의 별도 예배가 일절 열리지 않을 예정이어서 개신교계의 연합 움직임에 기대가 모이는 상황이다. 예배 장소를 연세대로 정한 것도 나름대로 의미가 커 보인다. 이 땅의 130년 기독교 선교 역사를 기념하는 차원에서 학원선교와 의료선교의 출발지인 연세대에 주목했다는 게 준비위 측의 설명이다. 공동준비위원장인 조경열 목사는 이와 관련해 “그동안 열려 왔던 ‘광장 예배’는 많은 사람을 동원하느라 에너지를 너무 소모했고 예배의 본질에서 벗어날 위험성이 있었다”며 “이번에는 그리스도 부활의 정신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귀띔했다. 부활절 준비 대표상임회장 장종현 목사도 “교회 지도자들의 교만으로 예배마저 분열시킨 죄를 회개하면서 예배를 하나로 모으지 못하면 한국 교회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심정으로 연합예배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올해 부활절 연합예배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히 예배만으로 끝나지 않고 그리스도의 부활과 생명을 이웃에 전하는 나눔으로 이어진다는 데 있다. 연합예배를 통해 모인 헌금을 장애인 선교와 쌍용자동차 노조원 생계 지원, 북한 어린이 돕기, 서울 동자동 쪽방협동조합 등에 나눠 주게 된다. 준비위 측은 이와 관련해 “지역 헌금의 3%는 중앙에서 모아 4가지 나눔 사업에 사용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준비위 측은 특히 “헌금이 집계되면 내역 일체를 공개해 재정 관련 의혹이 없도록 깔끔하게 마무리할 것을 약속한다”고 밝혔다. 한편 1947년 시작된 한국 부활절 연합예배는 개신교계의 내부 분열 탓에 혼란을 빚어 왔으며 지난해와 2012년에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한기총이 별도로 연합예배를 개최했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근대 한국 불교 대표 선지식 학술적 조명 잇따라

    근대 한국 불교 대표 선지식 학술적 조명 잇따라

    근대 한국 불교의 대표적인 선지식들을 재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잇따라 열린다. 혜암선사문화진흥회가 오는 16일 오후 1시 서울 중구 동국대 중강당서 여는 학술대회와 한국불교학회가 월정사·선운사와 공동으로 18일 낮 12시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석전과 한암, 한국 불교의 시대정신’을 주제로 여는 춘계학술대회가 그것이다. 모두 선지식들의 수행과 계율정신을 되살려 해이해진 종풍을 각성하자는 차원에서 열린 모임이어서 주목된다. 이 가운데 혜암선사문화진흥회의 학술대회는 조계종 전 종정 혜암 스님을 조명하는 첫 학술대회다. 출가 이후 50년이 넘도록 평생 눕지 않고 정진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하루 한끼만 먹는 일일일식(一日一食)을 실천한 선승의 생애와 사상을 되돌아보는 첫 번째 자리로 눈길을 끈다. 혜암 스님은 성철 스님 입적 후 해인총림 방장을 지냈고 1994, 1998년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으로 종단 개혁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1947년 성철·우봉·자운 등 20여명의 스님과 함께 ‘부처님 법대로 살자’는 이른바 ‘봉암사 결사’를 시작했고 1999년 종정에 추대돼 종단 안정과 화합에 심혈을 기울였다. 학술대회에서는 2001년 해인사 원당암 미소굴에서 “인과가 역연하니 정진 잘해라”는 말을 남기고 열반에 든 스님의 사상과 정신이 재조명될 것으로 보인다. 강진 백련사 주지 여연 스님의 기조 발제와 ‘혜암 선사의 선사상과 수행 방법’ ‘불교리더십 형성과 하화중생’ 등의 발표가 있을 예정이다. 한국불교학회의 학술대회는 일제강점기에 전통 불교를 지키고 조계종의 정초를 열었던 석전 박한영(1870~1948) 스님과 한암(1876~1951) 스님의 가르침을 재조명하는 자리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석전 스님은 일제강점기와 해방 직후 두번에 걸쳐 종정을 지낸 당대 죄고의 종교 지도자다. 일제의 한국 불교 장악에 맞서 진진응, 한용운, 오성월 스님과 함께 민족 불교의 정통성을 지키는 데 크게 공헌한 인물로 꼽힌다. 한암 스님은 1925년 봉은사 조실 자리를 뒤로한 채 오대산에 주석해 입적하기까지 선 수행에 매진했던 당대 최고의 선사다. 무엇보다 계율정신을 강조하고 실천했으며 4차례나 종정에 추대됐다. 대회에서는 ‘석전과 한암을 통해 본 불교와 시대정신’ ‘근대 한국 불교에서 한암의 역할과 불교사적 의의’ ‘한암의 선과 계율정신’ ‘석전의 계율관’ ‘석전과 한암의 문제의식’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한국불교학회는 이와 관련해 “한국 불교의 전통을 지키고 불타의 정법 혜명을 바로 세운 가르침을 재조명하는 것은 미래 한국 불교의 정통성 확립을 위해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방한 기념 로고 발표… 준비위 실무단 출국

    교황방한 기념 로고 발표… 준비위 실무단 출국

    한국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가 7∼9일(현지시간) 로마 바티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8월 한국 방문에 관한 실무협의를 벌인다고 6일 밝혔다. 한국천주교 대표단은 교황청의 전례원, 홍보국 등을 방문해 교황이 참석하는 미사 전례와 홍보에 관한 세부 사항을 협의할 예정이다. 방한준비위 전례분과 위원장 정의철 신부와 홍보분과 위원장 허영엽 신부 등으로 구성된 대표단은 실무협의 참석을 위해 이날 출국했다. 주교회의 총회 결정에 따라 124위 시복식 개최 장소 선정 등 서울 행사 전반을 총괄하는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별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방한 기념 로고를 발표했다. 불꽃과 배 모양으로 이뤄진 기념 로고는 ‘일어나 비추어라’라는 방한 주제에 따라 파도처럼 일어나 불꽃처럼 세상을 비추라는 뜻을 담았다. 역동적으로 타오르며 서로 어우러지는 불꽃의 파란색과 빨간색은 분단국가이자 아시아의 중심 역할을 수행하게 될 남북한을 상징한다. 또 남북의 평화와 일치에 대한 기원도 담겼다. 파도와 칼날 모양의 배는 한국 교회가 순교자들의 희생 위에 세워진 교회라는 것을 의미하며 연한 파란색은 바다와 같이 넓은 하느님의 자비를 뜻한다. 천주교는 교황 방한을 준비하는 동안 전국적인 기도운동과 신앙실천운동을 벌일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테러는 경제 논리에 따라 존재한다

    테러는 경제 논리에 따라 존재한다

    자본의 핏빛 그림자, 테러/로레타 나폴레오니 지음/이종인 옮김/시대의 창/516쪽/2만 5000원 지구촌에는 거의 매일 다양한 형태의 테러가 발생한다. 그리고 테러의 원인은 대개 정치·종교적 사안으로 밝혀지기 일쑤다. 대규모 집단과 국제적 연계로까지 진화한 테러를 향해 미국과 서방 중심의 많은 나라들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기도 한다. 과연 테러와 테러 조직은 어떻게 생겨나고 유지되는 것일까. ‘자본의 핏빛 그림자, 테러’는 일반인들이 막연하게 추정하는 테러의 진실을 솔직하게 파헤친 책이다. 정치·종교적 원인이 아닌 경제적 측면에서 테러를 해부해 신선하다. 저자는 국제 돈세탁과 테러 자금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언론인이다. 유럽과 미국의 은행, 국제기관에서 테러 조직 관련 자문을 맡고 있는 전문가답게 수천 건의 문건과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파헤친 테러의 ‘불편한 진실’이 흥미롭다. 2001년 ‘9·11 테러’ 이후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그 이듬해 이라크와 이란, 북한을 ‘악의 축’으로 규정하고 1년 뒤 이라크를 침략했다. 자신들이 지원했던 세력에 테러를 당한 미국은 그 테러를 빌미로 ‘원유 확보’를 위해 엄청난 폭탄을 퍼부었다. 저자는 바로 이 대목에서 테러의 과정을 정치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런 관점에서 이른바 ‘테러의 신경제학’을 풀어낸다. 미국·서방과 이슬람권·남미 등 제3세계의 대립이라는 축으로 흔히 인상 짓는 테러의 실상은 과연 무엇일까. 시작은 미·소 냉전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미국과 소련이 국경 바깥에서 제3세계 세력들에 테러라는 형태로 사주해 벌인 대리전이 시작이다. 그 과정에서 테러 조직에 기술과 자금이 건네졌고 때로는 정치·사회·종교적 대립이 교묘하게 이용됐다. 냉전이 끝난 뒤 생존을 위해 무기를 들기 시작한 테러 조직들은 이제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부상했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실제로 테러 경제의 규모는 영국 국내총생산(GDP)의 2배에 달하는 1조 5000억 달러 수준이라고 한다. 테러리스트들과 서방은 서로를 죽이기도 하고 거래를 하기도 한다. 이른바 현대적 의미의 테러, 즉 ‘모던 지하드’는 더러운 돈과 정당하지 못한 권력이 배태한 불행의 산물인 셈이다. 2004년 출간에 이어 재출간된 책이다. 서방인의 시각에서 테러에 접근한 태생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방대한 자료 조사와 관계자 인터뷰를 통해 까발린 ‘테러의 그림자’가 비교적 객관성 있게 드러나는 점이 돋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종교계 청년·청소년에 ‘포커스’

    ‘종교계도 청년이 대세.’ 각 종교에서 청년·청소년의 중요성이 급부각하는 가운데 이들만을 위한 강좌가 잇달아 열려 주목된다. 기독청년아카데미(기청아·원장 오세택 목사)가 지난 1일부터 오는 5월 20일까지 매주 화요일 고려대 인문서관에서 진행하는 ‘기독교세계관’ 특강과 조계종 포교원이 오는 5월 10일∼12월 6일 서울 탄허기념박물관에서 여는 ‘청소년 10분 집중명상 지도자 과정’이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기독교세계관’ 특강은 목회자·회사원·교사·변호사·사학자 등 각자의 영역에서 일관되게 살아온 이들이 청년들의 고민에 응답하는 프로그램. 영성과 삶, 신앙과 학문을 연결짓는 게 특징이다. 특강은 ‘청년의 희망-복음·선교·역사’ 주제로 시작돼 이승장(성서한국 공동대표) 목사가 청년들에게 희망이 되는 기독교 세계관을 전하게 된다. 아름다운마을신문 최소란 편집장, 8년차 직장인 심지연 과장, 혁신학교에서 참교육 실천에 앞장서 온 정대영 교사가 경험담을 나눈다. 기독교 세계관을 따라 생활양식을 새롭게 변화시킨 이들의 증언도 들을 수 있다. 장회익 전 서울대 물리학과 교수(‘현대 과학의 흐름과 문명의 성찰’)와 박종운(기독법률가회·법무법인 소명) 변호사의 강의가 그것이다. 역사도 빼놓을 수 없는 주제. 이만열 전 숙명여대 한국사학과 교수가 한국 기독교 초기 역사부터 지금까지의 주체적 신앙에 초점을 맞춘 한국 기독교 역사를 들려준다. 여기에 최철호(공동체지도력훈련원 원장) 목사가 ‘하나님 나라 운동-삶, 철학, 실천’이라는 주제의 강의로 꿈과 희망을 지금 각자의 현실에서 구체화하고 현실화하기 위한 방편을 소개한다. ’청소년 10분’은 청소년 심성 계발을 위한 프로그램. 조계종 포교원 자문위원회가 서울 강남구 개포동 금강선원에 위탁해 운영하게 된다. 지난해 청소년인성교육 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청소년 심성 계발과 관련한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꼽히기도 한다. 초·중·심화의 3개 과정으로 개설되며 연수생은 만 30∼55세(남녀)의 사찰 청소년 지도 스님을 비롯해 불교청소년지도사, 현직 교사, 청소년단체지도자, 재가신도 등 50명으로 구성된다. 조계종 포교원은 “초·중·심화과정 단계별로 연수를 받은 연수생은 지도자 자격증을 부여받아 조계종 산하 사찰뿐 아니라 학교 등 청소년교육 현장에서 청소년들에게 명상을 체계적으로 지도하게 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불교계 최고 지성 가르침 책으로 배운다

    불교계 최고 지성 가르침 책으로 배운다

    한국불교계의 대강백과 조계종 최고 입법기관의 수장이 보기 드문 역저를 나란히 내놓아 불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통도사·범어사 승가대학장, 조계종 승가대학장·교육원장을 지낸 무비 스님과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인 향적 스님이 주인공. 무비 스님은 불교 최고의 경전으로 통하는 ‘화엄경 강설(80권본)’ 1차분 5권을 펴냈고, 향적 스님은 선시 해설서 ‘선시, 우리를 자유롭게 한다’를 내놓았다. 무비 스님의 ‘화엄경 강설’은 스님이 올해부터 2022년까지 8년 결사를 통해 매년 10권씩 완간할 ‘화엄경 강설’의 1차분으로 세주묘엄품(世主妙嚴品) 1·2·3·4·5를 마무리했다. 그동안 탄허 스님과 월운 스님이 화엄경 번역서를 낸 적은 있지만 화엄경 해설서가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그간의 해설서도 ‘보현행원품’, ‘입법계품’ 등의 부분 번역·해설에 그쳤던 데 비해 화엄경 전체를 강설하기는 한국불교사 최초의 일이다. 무비 스님은 이와 관련해 2010년부터 부산 범어사에서 매월 첫째 주 월요일 화엄산림대법회의 법사를 맡아 화엄경 강의를 이끌어왔다. 강의마다 전국 각지에서 200여명의 스님이 범어사로 집결하고 있다고 한다. 원제 ‘대방광불화엄경’의 화엄경은 원래 산스크리트로 된 경전으로 한국불교 소의경전(所依經典) 중 하나. 현재 ‘40권본’, ‘60권본’, ‘80권본’과 ‘티베트어로 된 ‘장역화엄’ 등 총 4종이 유통되고 있다. 이 가운데 중국 동진 시기에 번역된 ‘60권본’은 주로 일본에서 보고 있으며 695∼699년 번역된 ‘80권본’은 한국에서 널리 보고 있다. 특히 ‘80권본‘은 선재동자의 구법 이야기로 유명하며 문장이 아름답고 내용도 이해하기 쉽게 구성된 게 특징이다. 무비 스님은 ‘화엄경 강설’을 사실상 마지막 강설 작업으로 여겨 ‘화엄경’에 집중하고 있다. ‘80권본’이 완간되는 2022년은 스님의 팔순이기도 하다. 향적 스님의 선시 해설서 ‘우리는’은 해인사 지족암 법회 때 신도들과 읽던 선시들에 향적 스님 특유의 해설을 더해 책으로 엮은 것이다. 향적 스님은 해인사에서 출가해 교(敎)를 배우고 선(禪)을 참구해 온 스님. 월간지 ‘해인’을 창간한 주역이고 프랑스 가톨릭 수도원에 머물며 불교와 천주교의 수행법을 비교하기도 했다. 이번 선시 해설서는 해인사 지족암에 주석하며 법회 때마다 신도들과 선시를 읊는다는 스님의 선에 대한 생각과 궤적이 고스란히 담긴 책이다. “선시야말로 선사의 정신적 사리이자 언어의 근원”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해 왔던 스님이다. 그 지론은 책 곳곳에 스며 있다. ‘문을 여니 꽃이 웃으며 다가오고 광명이 천지게 가득 넘치는구나.’ 은사인 일타 스님의 오도송을 회상하면서는 이런 말을 떠올린다. “선방 앞 화단에 조그마한 목단 꽃봉오리를 보고 들어가 입선 죽비를 치고 방석에 앉았는데 눈을 뜨고 방문을 열고 나오니 목단 꽃이 활짝 피어 미소 지으며 달려 왔다”고. 소림사 달마 스님 앞에서 칼로 왼팔을 잘라 가르침을 청한 중국 선종의 2대조 혜가 스님를 묘사한 청매 인오(1548~1623) 스님의 시 구절 ‘눈 쌓인 빈 뜰에 떨어진 붉은 잎’을 놓고는 이렇게 해설한다. “팔이 잘려 눈 위에 피가 흐르는 모습을 ‘눈 쌓인 빈 뜰에 붉은 잎이 떨어진다’고 묘사한 청매 스님이야말로 ‘선시의 시성’이다.” 책의 감수를 마친 정휴 스님은 이 선시집을 향해 이렇게 극찬하고 있다. “오랜 수행을 통해 얻은 값진 체험과 깊은 사색으로 걸러낸 언어, 그리고 깨달음의 정서로 풀어놓은 선적 통찰력들이 비우고 내려놓아야 자유스러워질 수 있음을 깨우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과 인연 깊었던 두 교황 27일 시성식 앞두고 재조명

    한국과 인연 깊었던 두 교황 27일 시성식 앞두고 재조명

    27일 로마 바티칸에서 합동 시성식(諡聖式)이 열리는 교황 요한23세(재임 1958~1963)와 요한 바오로 2세(1978~2005) 관련 출판물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8월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과 한국 순교성인 124위의 시복식이 예정돼 있어 이들에 대한 관심이 한껏 고조되는 추세다. 요한 23세는 1962년 제2차 공의회를 통해 현대화된 가톨릭을 이끈 주역. 이탈리아 소작농 출신으로 다른 종교와의 대화에 적극 나선 교황으로 유명하다. 교황으로는 처음으로 미국 잡지 타임지가 선정하는 ‘올해의 인물’에 오르기도 했다. 요한 바오로 2세는 455년 만의 비이탈리아 출신 교황. 교황직을 27년간 재임하면서 역대 교황들 가운데 가장 많은 129개국을 순방했다. 동유럽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세계 평화와 반전을 호소했으며 종교 간 문제에도 온건한 태도를 보인 교황으로 유명하다. 두 교황은 한국천주교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준 인물들이다. 요한 23세는 1962년 교황청이 직접 관할하던 서울·대구·광주 대목구를 교계제도상의 대교구로 승격시켰다. 요한 바오로 2세는 1984년 한국을 방문해 103위 시성식을 집전했고 1989년에도 한 차례 더 방한했다. 그런 만큼 두 교황 합동 시성식에 편승해 이들의 삶과 신앙, 업적을 재조명하는 출판 작업이 활발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톨릭출판사는 두 교황에 대한 신간 5종을 한꺼번에 냈다. 어른들을 위한 ‘요한23세 성인교황’, ‘요한 바오로2세 성인교황’과 어린이용 ‘아빠와 함께 성인교황님을 만나요!’, ‘롤렉’, ‘어진목자 요한23세 성인교황’ 등이 그들이다. 출판사 ‘바오로딸’에서도 신간 ‘다시 만나고 싶은 사람, 교황 요한23세’를 내고, ‘교황 요한23세’ DVD 영화를 재출시한다. 교황의 최측근에서 10년간 비서로 보필했던 로리스 카포빌라 몬시뇰의 증언이 담겼다. 한편 분도출판사도 최근 ‘옥스퍼드 교황 사전’을 출간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반갑스무니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반갑스무니다/김성호 문화부 선임기자

    한·중·일 삼국의 역학관계에 안중근 의사가 뜨거운 이슈로 떠올랐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네덜란드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에 앞서 만난 박근혜 대통령에게 “올해 1월 중국 하얼빈역에 개관한 안중근 의사 기념관 건립을 직접 지시했다”고 밝히자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안중근 기념관은 범죄자, 테러리스트 기념관”이라고 즉각 응수했다. 그런가 하면 중국 최고의 영화감독인 장이머우가 메가폰을 잡고 한·중 양국의 톱스타들이 출연하는 안중근 영화제작이 추진되고 있다. 한·중의 입장에서야 일제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 조선총감을 사살한 안 의사야말로 부각시키고도 남을 이유가 있을 것이다. 일본도 자국 입장에서 안중근은 살인자, 테러리스트다. 속이 상하는 건 의사 안중근이 정치적 이해관계의 지렛대로 등장한 측면이 짙다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의 안중근 등장은 우경화와 과거사 왜곡의 극단으로 치닫는 아베 정권의 행보와 맞물린 형국에 불거진 변수가 아닌가. 그 틈새에 안중근의 본질이 흐려지지 않을까 한다면 노파심일까. 중국과 한국은 얼마나 안중근의 본질을 알고 새겨온 것인지 따져보자. 중국 정부는 줄곧 소수민족의 분리독립과 연관지어 조선족 핏줄인 안 의사의 추모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우리도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의사’를 넘어선 안중근을 제대로 알고 있다고 자부할 수 있을까. 뤼순 감옥에서 사형선고를 기다리던 중 “동양평화의 시국을 이루지 못한 게 개탄스럽기만 한데, 야욕에 눈이 멀어 침략정책을 버리지 못하는 일본이 오히려 불쌍하다”고 개탄했던 그의 동양평화론이 뭔지나 아는 것일까. 한·일 양국 정상의 대화를 앞두고 아베 총리는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인정한 고노·무라야마 담화 승계를 공언했다. 정상회담 직후 일본 관방장관과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는 “고노 담화에 대한 검증을 계속하겠다”, “고노 담화를 대신할 새로운 담화를 만들 수 있다”고 공언하고 나섰다. 정상회담 자리에서 박 대통령에게 환하게 웃으며 “반갑스무니다”라고 인사했던 아베의 복심이 읽히지 않는가. 아베 총리의 복심을 묻자면 중국도 마찬가지 아닐까. 한국 정부의 요청으로 안중근 기념관을 세웠다는 중국은 지금도 한국 고대사를 지워 자국사에 넣으려는 동북공정에 안달이다. 안 의사의 동양평화론은 실종된 지 오래다. 이토 히로부미의 사망 소식을 듣고 가슴에 성호를 그었다는 안 의사를 한국 천주교가 받아들인 건 순국 100년 만인 2010년의 일이다. ‘살인을 저질렀다’ 해서 안 의사를 인정하지 않았던 협량에 비난이 적지 않았었다. 우리 일반의 인식은 천주교의 협량을 얼마나 넘어서는 것일까. “내가 죽은 뒤 뼈를 고국으로 옮겨 달라”고 유언한 안 의사의 유해는 찾지도 못하고 있다. 서울 효창공원 의사묘역 한쪽에 비석도 없는 안 의사의 허묘가 방치된 사실을 아는 이가 얼마나 될까. 남 탓할 것 없이 우리가 먼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래야 적어도 ‘안중근은 살인자, 테러리스트’라는 말을 똑바로 받아칠 게 아닌가. kimus@seoul.co.kr
  • 폭력성 키우는 모멸감 원인은

    폭력성 키우는 모멸감 원인은

    모멸감/김찬호 지음/문학과지성사/324쪽/1만 3500원 우리 사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는 사건이나 범죄의 원인으로 모멸감이 지적되는 경우가 잦아지고 있다. ‘업신여기고 얕잡아 본다’는 뜻의 모멸. 안타깝게도 모멸감이 부르는 개인적 일탈과 공동체적 해악은 이제 심각한 수준으로 번진 상황이다. 우리 사회의 심각한 병인 모멸감의 원인은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해소할 수 있을까. ‘모멸감’은 지금 한국의 일상에 만연한 모멸감을 키워드 삼아 우리 사회를 해부한 책으로 눈길을 끈다. ‘우리 주변에 너무 흔한 모멸과 모멸감의 실체를 인문학적으로 규명한 최초의 국내서’라는 출판사 측의 소개가 무색하지 않을 만큼 모멸이란 개념에 대한 천착이 신선하다. 인문학·심리학 문헌과 문학작품은 물론 뉴스 기사며 TV 드라마·영화 대사까지 훑어 건져 올린 모멸의 사례와 일상 속 에피소드들이 흥미롭게 전개된다. 저자는 한국 사회에 만연한 모멸감의 수준이 세대·계층 구분 없이 폭력적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이렇게 모멸감이 맹위를 떨치는 원인을 역사적 맥락에서 찾아낸다. 무엇보다 조선시대의 귀천 의식과 신분적 우열 관념이 자의적으로 청산되지 못했다는 것이다. 여기에 급격하게 추진된 산업화와 급변한 사회 환경이 모멸감 만연의 큰 요인임을 들춰 낸다. 타인의 시선으로 자신의 위신을 확인하려는 문화 또한 모멸의 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그런 현실에서 크고 작은 모멸감이 가중되고 훼손된 자아를 보상받으려는 집단 콤플렉스가 공격적 민주주의와 편협한 인종주의로까지 번진다고 저자는 경고한다. 전문가들은 이 모멸과 모멸감을 ‘정서적인 원자폭탄’에 비유하곤 한다. 자신을 끝없는 바닥으로 추락시키는가 하면 타인과 세상에 대한 폭력으로 폭발한다는 까닭에서다. 책은 ‘굴욕과 존엄의 감정사회학’이란 부제 그대로 단순한 모멸의 사례 소개에 그치지 않고 해결책 제시로 이어 간다는 점에서 도드라진다. 그리고 그 해결책의 초점은 낮은 자존감 극복에 맞춰진다. 책대로라면 학력, 외모, 경제력, 피부색의 외형적 차이를 절대화하면서 멸시하는 문화와 사회 풍토의 개혁이야말로 모멸과 모멸감을 줄이는 우선적 해법인 셈이다. 저자는 상대방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것을 넘어 ‘느끼는 단계’로까지 나아갈 것을 제안한다. 다소 생소하지만 ‘모욕 감수성’의 소개로 비쳐진다. 모멸감에 취약한 심성에 대해 개개인이 일정 부분 책임져야 한다는 말도 잊지 않는다. ‘존중과 자존의 문화는 분명 여럿이 만들어 가는 것이지만 그 출발과 귀결의 지점은 결국 각자의 내면에 있다.’ 작곡가 유주환이 이 책을 읽고 작곡한 10개의 곡이 수록된 CD는 덤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계종 준직선제 검토

    한국 불교의 맏형 격인 조계종이 총무원장 선거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다음 달 16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국제회의장에서 개최한다. 1994년 개혁종단 출범 이후 총무원 집행부 차원에서 총무원장 선거제 개선을 위한 공청회를 열기는 처음이다. 특히 총무원장 선거제 개선은 조계종 제34대 집행부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만큼 불교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공청회에는 교구 본사 주지와 종책 모임별 중앙종회의원, 비구니 중앙종회의원 등이 토론자로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은 ▲종단 구성원의 민의 반영 ▲공명선거 실현 ▲문중·계파 등에 의한 선거 혼란 방지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공청회에서는 총무원이 검토 중인 ‘준직선제’와 전 종도가 참여하는 ‘완전직선제’, 종단 쇄신위원회 차원에서 제안된 ‘선추천, 후선출제’, 원로회의가 지난 34대 총무원장 인준 과정에서 제시한 ‘선거인단 축소’ 방안 등 4개 안이 제안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 가운데 준직선제는 승랍 20년 이상의 비구 3036명과 비구 선거인단의 25%(559명)를 비구니에 배정해 전체 선거인단을 3795명으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또 완전직선제는 구족계를 받고 분한신고를 마친 비구(5602명), 비구니(5281명) 모두에게 선거권을 부여한다. ‘선추천 후선출제’는 지난해 종단 쇄신위가 냈던 방안이다. 총무원장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추천하고 교구종회에서 직접선거를 통해 선거인단(1000명)이 최종 선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런가 하면 원로회의가 제시한 방안은 선거인단 축소에 비중이 쏠린다. 교구 본사 주지 25명과 종회의원 81명이 총무원장을 선출하도록 하는 제도다. 총무원은 공청회 이후에도 원로회의, 중앙종회, 교구본사주지회의 등을 잇따라 열어 의견을 수렴한 뒤 5월 입법예고를 거쳐 이르면 6월 임시 종회에 종헌개정안을 발의할 방침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유교, 美독립에도 영향… 시대 맞게 개혁할 것”

    “유교, 美독립에도 영향… 시대 맞게 개혁할 것”

    “1000만 유림의 본산인 성균관이 재건운동과 대오각성을 거쳐 다시 서게 돼 다행입니다. 전통문화 창달과 성학(聖學)의 도통을 정립하는 데 힘쓰겠습니다.” 최근 선거에서 5명의 후보를 제치고 제30대 수장에 선출된 서정기(76) 성균관장은 27일 “비록 가난하지만 이제 도(道)를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성균관의 1년 예산이 10억원인데 빚이 75억원이라는 현실을 해학으로 받아쳤다. 성균관은 전임 관장의 국고보조금 횡령 사건으로 1년 가까이 내홍을 겪어왔다. 그 파란을 의식해서일까. 서 관장은 “지나치게 폐쇄적이고 보수적인 성균관과 유림의 낡은 관행을 획기적으로 바꿔 놓겠다”고 거듭 밝혔다. 우선 유림 행사 때도 양복도 입는 등 융통성 있는 옷차림을 권장할 계획이다. 성균관에서 갈라졌던 ㈔유도회와 성균관유도회를 통합해 40년 묵은 분규도 해결하겠단다. 그는 일반인들이 어려워하는 유학의 예법을 우선 간소화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전통혼례 때 신랑은 절을 두 번 하고 신부는 네 번 하는 근거 없는 예법을 없애 남녀 똑같이 하도록 하겠단다.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졸업한 서 관장은 ‘운동권’ 출신이다. 4·19혁명과 통일운동에 참여했고 5·16군사정변에 반대하다 종로경찰서에 석 달 넘게 갇혔다. 퇴학과 재입학을 거듭하며 대학을 졸업했으나 1979년 유신독재에 맞서다가 구금됐다. 유림에서는 거의 ‘파문’을 당했지만 동양문화연구소에서 줄곧 유교 경전을 강의하고 5경(시경·서경·주역·예기·춘추)과 5서(논어·맹자·중용·대학·예운)를 새롭게 주석해 47권의 책으로 펴내기도 했다. 그가 성균관의 대개혁을 천명한 바탕은 유교의 우수성이다. “공자 사상이 멸절된 줄 알죠. 프랑스혁명의 바탕인 계몽주의와 영국 산업혁명도 유교의 영향을 받았고, 미국 독립선언서는 대학(大學)을 참고문헌으로 삼았다는 증거가 있습니다 셰익스피어도 유학을 공부했고요.” 서 관장은 유교의 우수성을 알리는 ‘민중유교’론을 강조했다. “조상의 은공에 감사하고 정결한 부부생활을 하고 성실하게 세금 내면서 살면 모두가 유림이지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와 정의 사회주의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본주의 사회의 자유와 정의 사회주의 있었기에 가능했다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마이클 해링턴 지음/김경락 옮김/메디치/416쪽/2만 1000원 옛 소련과 동구권의 붕괴는 흔히 사회주의의 몰락으로 인식된다. 그럼에도 한편에선 쇠락한 사회주의의 재평가 작업이 활발하다. 사회주의는 그저 공상적 가설에 불과한 것일까. ‘오래된 희망 사회주의’는 사회주의가 퇴색한 이데올로기로 치부되기 일쑤인 지금, 그 과거와 미래를 꼼꼼하게 점검한 역작이다. 저자는 암으로 사망한 미국의 대표적인 사회주의 정치사상가. 암 투병 중 쓴 유작인 이 책은 어렵고 난해하게 인식되던 그의 저작들을 다시 찾아보게 만드는 노작이다. 자유시장경제를 가장 화려하게 꽃피운 나라인 미국에서 일었던 사회주의적 발상과 운동을 들춰낸 점이 신선하다. 책은 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케인스주의 복지국가의 전성기와 그 이후 신자유시대를 촘촘하게 따진다. 세계대전과 복지국가의 몰락이라는 큰 변곡점을 맞아 사상가·운동가들의 성찰과 반성이 많았던 시기를 들춰 체제에 대한 고민과 반성이 많은 지금의 상황과 연결해 내는 흐름이 흥미롭다. 저자는 사회주의의 본질을 민주주의와 공화정의 토대 위에서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을 통해 실천하려 했던 인물이다. 그래서 전통의 보수주의 진영으로부터는 ‘빨갱이’ 낙인을 받았고 교조적 사회주의자들에게는 이단자 취급을 받았다. 그런 그가 꼽은 20세기 사회주의 혼란의 원인은 크게 네 가지로 압축된다. 마르크스부터 시작된 사회주의에 대한 모호한 정의와 단일한 노동계급의 부재, 소련의 일당독재 체제 같은 ‘가짜 사회주의’의 난립, 사회주의로의 이행모델 부재가 그것이다. 심각한 오류와 모호함에도 불구하고 사회주의 운동이 있었기에 지금의 자유와 정의가 그나마 확보됐다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그래서 자유와 정의가 이 정도에 그친 이유, 다시 말하면 패배의 역사를 통해 사회주의자들이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말한다. 지금이야말로 사회주의에 대한 새로운 상상력과 정치적 의지를 펼치는 일이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저자는 사회주의의 미래를 이렇게 예측한다. “급진적으로 시스템을 바꾸려는 노력은 실패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본주의 시스템을 점진적으로 변화시켜 왔고 앞으로 펼쳐질 사회주의자들의 운동 또한 지금까지 걸어온 길과 비슷할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선지식 고승 탄신·열반 기념행사 풍성

    한국불교의 선지식(善知識)으로 널리 알려진 스님들의 탄신·열반을 기리는 기념행사가 올 한 해 동안 풍성하게 열린다. 탄신 150주년을 맞은 용성(1864~1940) 스님과 열반 70주기를 맞은 만해 한용운(1879~1944) 스님, 열반 10주기를 맞은 미주 포교의 선구자 숭산(1927~2004) 스님이 그 주인공이다. 이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이는 3·1운동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용성 스님. ㈔독립운동가백용성조사기념사업회, 백용성조사유훈실현후원회, 장수 죽림정사, 정토회가 용성 스님 기념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1일 전북 장수 죽림정사에서 3·1절 기념법회를 열고 용성 스님 기념사업의 출발을 선언했다. 5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는 스님의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하는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심포지엄을 연다. 기념식은 탄신일인 6월 5일 죽림정사에서 봉행한다. 시인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 스님의 70주기 기념사업도 다채롭게 진행된다. 조계종 민족공동체추진본부(민추본)는 6월쯤 북한 불교계와 함께 ‘만해 스님의 사상과 업적·실천’ 주제의 70주기 기념 학술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민추본은 최근 북한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과 중국 선양에서 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불련 측은 이 자리에서 만해 스님의 항일정신을 높이 평가해 추모 다례재에 관심을 가졌다고 민추본 측은 귀띔했다. 선학원도 이와 관련해 만해 스님의 열반일인 6월 29일(양력) 추모 다례재와 학술대회를 열며 추모 음악회도 계획 중이다. 만해학회는 8월쯤 ‘만해와 심우장, 근대지성과의 교류’ 주제의 학술세미나를 열어 만해 스님의 인적 네트워크를 학술적으로 조명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숭산 스님 기념사업은 화계사 국제선원과 스님이 창건한 국제관음선종이 이끌고 있다. 10월 16∼28일 제10회 세계일화대회에 맞춘 기념행사가 주목된다. 행사는 숭산 스님의 가르침과 유훈을 돌아보는 쪽에 초점이 맞춰졌다. 대회에는 스님의 국내외 제자 500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행사 기간 중 화계사, 수덕사 등을 참배하고 태화산 한국문화연수원에서 2박3일간 대회를 진행한 뒤 계룡산 무상사에서 10주기 추모재를 봉행한다. 스님의 행장과 세계 제자들의 추모글, 국제관음선종 활동 현황을 담을 문집도 펴낼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한국 개신교계 연합기관 통합에 일단 청신호

    한국 개신교계 연합기관 통합에 일단 청신호

    한국 개신교계의 큰 과제인 연합기관 통합에 청신호가 켜졌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홍재철 목사)의 통합 제의에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한영훈 목사)이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나선 때문이다. 그러나 각 연합기관의 입장조율과 이단 문제 해결 등 난제가 적지 않아 실제 통합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최근 통합과 관련해 물꼬를 튼 것은 지난 17일 강원도 속초 현대수콘도에서 열린 한교연 임원 워크숍이다. 한교연은 워크숍에서 “한국 교회가 하나되는 것은 우리가 가장 바라는 일”이라며 “한기총이 2011년 7월 7일 임시총회 당시로 돌아가 66개 교단과 19개 단체의 권위를 회복하고 개혁정관을 수용한다면 통합을 위한 추진위원회를 즉각 구성하겠다”고 선언했다. 비록 ‘조건부 대화 수용’이긴 하지만 한교연이 한기총의 통합 제의에 공식적인 반응을 보인 것은 처음이다. 이에 앞서 한기총 대표회장인 홍재철 목사는 지난달 27일 기자회견을 열어 한교연과의 통합을 공식 제안한 데 이어 통합을 위한 9인 위원회를 구성했다. 지난 7일에는 한기총 명예회장단이 홍 목사의 통합 추진 결정에 적극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나서 개신교계에 통합에 대한 기대가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홍재철 목사는 최근 한교연 임원회의의 ‘조건부 대화 수용’에 대해 한 개신교 교계지와 인터뷰를 통해 “긍정적인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기대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한교연과의 통합이 이뤄지면 통합 대표회장을 세우고 통합이 성사되지 않더라도 올 연말에 대표회장을 선출한 뒤 대표회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최근 이 같은 통합 논의에도 양 연합기관 간 입장 차가 커 향후 추이는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선 한교연이 통합 대화 수용의 전제로 내건 조건은 한기총으로선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안이다. 한교연이 제시한 이른바 ‘7·7 개혁정관’은 대표회장 1년 단임제를 바탕으로 교단 추천과 가·나·다군의 순번제 선임을 골자로 하고 있다. 한기총은 부정선거 문제로 비켜났던 길자연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복귀하면서 개혁정관을 폐기한 데 이어 홍 목사의 대표회장 집권 후 대표회장 임기를 2년 연임이 가능하도록 대폭 개정했었다. 여기에 이단 문제도 좀처럼 실마리를 풀 수 없는 난제로 꼽힌다. 한기총은 통합을 주도하고 있지만 이단 문제에선 물러설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한교연 소속 목회자들도 “교단들이 이단으로 규정한 집단을 마음대로 해제한다면 한기총과는 연합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입장을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이단 문제가 양 단체 통합의 가장 큰 관건인 셈이다. 이처럼 통합 논의가 확산되자 개신교계에는 기대가 증폭되는 가운데 교회의 회개와 갱신이 선행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지난 6일 한교연 주최로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 교회 연합운동 대토론회’에서도 섣부른 통합 논의에 대한 반성이 쏟아졌다. 국제신학대학원대학교 김재성 부총장은 “목회자들의 명예욕과 권력에 대한 욕구가 세상의 것을 닮아 간다면 교회는 희망이 없을 것”이라면서 “깨끗하고 겸손한 연합으로 신뢰와 존경을 받는 기관들이 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국교회언론회가 최근 24개 언론사 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도 비슷한 사실이 드러났다. 조사에서 연합단체의 필요성에 ‘필요하다’는 응답이 89.2%로 압도적이었지만 한국교회 연합의 가장 큰 걸림돌로 ‘지도자들의 교권과 명예에 대한 욕심’이 가장 많이 지적됐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 방한 준비사항 중점점검

    한국천주교주교회의(주교회의·의장 강우일 주교)는 오는 24∼28일 서울 광진구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에서 2014년 춘계 정기총회를 열고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8월 14∼18일) 준비사항을 중점 점검한다고 20일 발표했다. 주교회의에 따르면 정기총회에서는 제6회 아시아청년대회(대전교구) 및 제3회 한국청년대회,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의 시복식 관련 내용을 집중 논의한다. 교황이 직접 미사를 집전하는 아시아청년대회는 교황 방한의 주목적으로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교황이 아시아청년대회에 참석하는 것은 처음이다. 주교회의는 이와 관련, 지난 14일 ‘교황 방한 준비위원회’ 첫 회의를 열고 교황 방한에 관한 한국교회의 공식 기도문 초안을 마련했다. 기도문 초안은 ‘순교자들의 정신을 본받고 일상에서도 그들의 삶을 실천하자’는 내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알려졌다. 주교회의는 수정 작업을 거쳐 조만간 기도문을 확정한다. 총회는 이와 함께 주일 미사·고해성사에 관한 공동 사목 방안을 논의하며 민족화해위원회 회칙 개정안과 생명운동본부 회칙안도 심의한다. 한편 주교단은 총회 기간인 오는 26일 오후 6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교황 선출 1주년 기념미사를 연다. 이에 앞서 24일 오후 3시에는 북한인권정보센터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윤여상 박사를 초청, ‘오늘날 북한 사회와 전망, 통일을 대비한 한국천주교회의 역할’을 주제로 주교 연수를 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군종장교 첫 비구니 군승 탄생

    군종장교 첫 비구니 군승 탄생

    군종장교 사상 처음으로 비구니 군승이 탄생했다. 14일 대한불교조계종에 따르면 국방부는 이날 비구니 명법(34) 스님을 포함한 군승장교 10명과 군승장교 후보생 4명 등 군승요원 최종 합격자 14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명법 스님은 1968년 군승 제도가 도입된 후 처음 탄생한 비구니 군승이자 여성 군종장교다. 국방부는 지난해 7월 군종병과를 여성 종교인에게 개방하기로 하고 35세 미만으로 비구계(비구니계)를 받고 4년제 대학을 졸업하는 것을 조건으로 정했다. 명법 스님은 1999년 19세 때 출가해 이듬해 사미니계를 받았다. 이어 동학사 승가대학과 어산작법학교를 거쳐 지난 2월 동국대 불교학부를 졸업했다. 조계종은 “비구니 스님의 군승 파송은 우수한 불교 자원을 통해 군 포교 활성화와 군의 정신 전력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날 선발된 군승 14명은 오는 4월 육군학생군사학교에서 9주 동안 군사교육과 군종병과 교육을 거쳐 7월 1일 군종장교로 임관된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잔]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펴낸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

    [저자와 차 한잔]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 펴낸 오은경 동덕여대 교수

    6·25전쟁 중 파병해 한국을 도운 ‘형제의 나라’ 터키는 고대로부터 이 땅과 많은 관계를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터키라는 나라의 실상을 잘 알지 못한다. 오은경(46) 동덕여대(터키 문학) 교수는 그 불모의 영역인 한국·­터키 관계 연구에 천착해 사는 학자다. 이슬람 문화며 터키·한국의 관계를 파고든 저서를 숱하게 내는가 하면 관련 논문을 100여편 발표해 한국 최초의 터키·유라시아 투르크 전문가로 통한다. 베일을 통해 이슬람의 속살을 들춘 ‘베일 속의 여성 그리고 이슬람’(시대의창) 출간에 맞춰 14일 그를 만났다. “어느 대상과 관계를 맺으려 할 때 피상적인 접근으로는 실효를 거두기는커녕 역효과를 낳기 마련입니다. 제대로 알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이 책도 본질의 발견 차원에서 시도한 책입니다.” 흔히 이슬람권 여성들이 얼굴을 가리기 위해 쓰는 다양한 베일이야말로 이슬람 문화와 여성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의 표상이란다. “베일이란 고대 중동의 사막에서 뜨거운 햇빛과 모래바람을 가리기 위해 쓴 것이 시작입니다. 역사와 종교가 부침을 거듭하면서 남성들에 휘둘리는 가부장적 권위와 정치 이데올로기의 희생물쯤으로 남게 된 것이죠.” 이슬람 여성들의 인권 억압과 굴레의 상징으로 통하는 베일을 쓸 것인지 말 것인지는 그냥 그 사람들에게 맡기라고 강조한다. 오 교수는 ‘이슬람의 베일’이 한국의 상황과도 그리 멀지 않다고 지적한다. “지금 여성들의 권익과 위상이 많이 향상됐다지만 세세한 부분에선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베일 속의 이슬람 여성들을 자주 입에 올리지만 우리 여성들도 따져 보면 그 베일의 내막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봐요. 넓혀서 보자면 많은 소외된 인권들도 마찬가지고요.” 특히 이 땅에서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이슬람 교세와 다문화가정의 확산에 던지는 말이 심상치 않다. “이제 우리도 우리 안의 타자(他者)를 인정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럴 때 소통과 화해의 가치가 빛이 나는 것 아닐까요.” 이번 책은 ‘제대로 알자’는 오 교수의 지론에서 보면 곁가지에 불과하다. 오 교수가 한국과 터키, (좀 더 자세히 말하자면)투르크와의 친연성을 찾아 양국에 알리려는 외로운 투쟁은 15년간 계속됐다. ‘터키 문학 속의 한국전쟁’이며 ‘터키와 한국 소설 속의 여성’을 터키에서 펴낸 것을 비롯, ‘고은의 만인보’ ‘고은 시선’ 등을 터키어로 번역 출간했다. 논문을 통해 양국 문학과 역사의 연관성을 양국에서 꾸준히 주장해 이제 터키 문단과 학계에선 인정하고 수용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 몰라요. 지금이라도 더 늦기 전에 알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정부가 중점 추진 중인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만 해도 그렇습니다. 따져 보면 중앙아시아 대표 5개국만 해도 모두 바탕이 투르크족인데 정책 방향이 너무 러시아에 기운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우리와 밀접한 관계를 가져왔고 잠재력이 많은 투르크를 왜 소홀히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단다. 그래서 오 교수는 그 한국·투르크의 친연성 찾기에 여생을 바치겠다고 했다. 이달 말쯤 우리의 ‘홍길동전’ 정도 되는 터키 작가 야샤르 케말의 소설 ‘말라깽이 매매드’를 국내에 소개하는 데 이어 조만간 터키에선 김지하 시인의 ‘타는 목마름으로’를 번역해 출간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황 방한 확정에 충청권 천주교 성지 ‘들썩’

    교황 방한 확정에 충청권 천주교 성지 ‘들썩’

    프란치스코 교황의 오는 8월 방한 일정이 확정되면서 교황이 주로 체류하고 찾을 충청권 천주교 성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3일 천주교계에 따르면 교황 방한 확정 발표 이후 충청권 성지 답사와 안내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이에 따라 관할교구인 천주교 대전·청주교구와 시 당국이 대책반과 전담반을 잇달아 구성, 교황 맞을 채비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가 13일 확정 발표한 교황의 방문지는 역시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와 직접적으로 연결돼 있다. 교황은 입국 다음 날인 15일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충남 당진 솔뫼성지를 찾는다. 이어서 17일에는 충남 서산 해미성지에서 ‘아시아 청년대회’ 폐막 미사를 집전하며 그 사이 16일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찾아 행려인 등과 함께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이 가운데 솔뫼성지는 한국 최초의 천주교 사제인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곳. 1784년 김 신부의 집안이 천주교에 입교한 뒤 가족들이 투옥되고 순교하면서 순교자의 고향으로 통한다. 교황이 처음으로 참석하는 제6회 ‘아시아 청년대회’ 개막 미사가 바로 이곳에서 열린다. 서산 해미성지는 가장 참혹했던 핍박의 흔적이 서린 곳이다. 1790년부텨 100년간 수천 명이 처형됐으며 특히 1866년 대원군의 천주교 박해 때 서산 해미읍성은 천주교 신자 1000여명이 한꺼번에 처형된 곳으로 유명하다. 그런가 하면 충북 청주교구 음성 꽃동네는 한국 천주교구의 최대 종합복지시설이다.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지난해 8월 교황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알현한 오웅진 신부가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주교회의 관계자는 “교황의 방문 일정이 충청 지역에 쏠린 것은 아무래도 주 방한목적인 아시아 청년대회에 초점이 맞춰진 때문”이라며 “그러나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위한 청빈한 사목과 한국천주교 특유의 순교를 향한 교황의 관심과 뜻이 우선 반영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귀띔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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