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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호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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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먹고살기 힘든 신도들 삶 절실히 이해해야”

    “먹고살기 힘든 신도들 삶 절실히 이해해야”

    지금 이 땅에는 생계와 목회를 병행하는 이른바 ‘이중직 목회자’가 적지 않다. 일각에선 ‘겸업 목회’라 폄훼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이중직 목회자는 대형 교회와 달리 신도들과 절실하게 소통하는 작은 교회를 꿈꾸며 노동 현장과 목회를 넘나든다. 김수열(37) 목사도 그 고된 이중직 목회를 체험했던 독특한 목회자로 유명하다. 지난해 4월부터 담임 시목 중인 서울 목동 도토리교회에서 만난 김 목사는 “목회자들이 신도들의 불안한 삶을 똑똑히 보고 목양의 길을 걸어야 한다”고 밝혔다.“신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를 종교에 대한 무관심 증대와 프로그램 빈약 등 교회의 잘못 탓으로 돌리기 일쑤입니다. 하지만 냉철하게 들여다보면 신도들이 먹고살기 힘들어 신앙생활을 할 여력과 시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요. 교회가 그런 불안정한 교인들의 삶을 제대로 보지 못하는 것이지요.” 김 목사는 중학교 3학년 때 뉴질랜드로 유학을 떠나 고교 졸업 후 호주 시드니 신학대에서 신학 공부를 하고 귀국한 목회자다. 귀국 후 영남대 신학대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인천의 한 교회에서 전임 전도사로 시목하면서 너무 힘든 나날을 보냈다고 한다. “교회가 커질수록 담임목사가 아닌 부교역자들에게 일이 쏠리기 마련이지요.” 고된 교회 일로 대상포진에 걸려 잠을 못 잘 정도로 힘들어지면서 결국 부교역자 일을 접었다. 잠시 쉬면서 생계를 위해 편의점 야간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고 한다. “신학 공부를 할 때부터 교회는 동사무소나 지구대처럼 사람들의 민원을 들어주고 해결해 주는 곳이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꼈습니다. 술에 취해 행패를 부리는 취객을 비롯해 다양한 사람이 찾아오지요. 말을 시키지도 않았는데 울먹이며 힘든 삶을 절절하게 털어놓는 손님도 부지기수고요.” 결국 작고 허름한 슈퍼마켓을 인수해 운영하면서 동네 주민들과 부대끼는 ‘슈퍼마켓 목회’를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도 목회자의 꿈을 버릴 수가 없어 슈퍼마켓을 운영하며 지인이 운영하는 피아노 학원에서 ‘이웃교회’를 개척했다. 이중직 목회자의 길로 들어선 것이다. “권위적이지 않은 목사의 모습을 좋아하는 것 같았어요. 일방적인 설교가 아닌 소통하는 설교, 헌금에 매이지 않는 재정, 이런 것들 때문인지 차츰 찾아오는 교인도 늘어났고요.” 그런데 이중직 목회가 너무 힘들었다고 털어놓는다. “평소 꿈꾸던 열린 목회인 ‘이웃교회’를 하며 보람을 느꼈지만 매일 번 돈으로 물건들을 사야 하는 가난한 슈퍼마켓 주인으로 2년간을 살면서 단 하루도 쉬지 못했어요. 목양과 신앙보다는 일에 휘둘려 빠져드는 모습을 보곤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결국 폐업을 결정하고 뉴질랜드로 이민 갈 생각을 할 무렵, 도토리교회를 찾아 여러차례 도왔고 지난해 4월부터 청빙돼 담임목사를 맡고 있다. 권위적이지 않고 민주적인 교회와 자유로운 신앙생활을 즐기는 신도들을 보면서 지금 도토리교회 시목에 아주 만족한다고 귀띔했다. “슈퍼마켓처럼 철저하게 열려 있는 시스템을 갖춘 교회로 만들어 놓고 떠나겠다”는 김 목사. 기자를 배웅하면서 이런 말을 남겼다. “교회나 사회나 똑같아요. 사회의 문제를 교회가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안타깝지요. 목회자나 일반 신도나 무엇이 다릅니까. 말씀을 배우면서 예수님을 알아 가고 예수님이 가르친 대로 살아가겠다는 생각만 공유한다면 훨씬 더 좋은 교회가 되겠지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 감화 줘… 종교 넘은 화합의 힘이죠”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 감화 줘… 종교 넘은 화합의 힘이죠”

    “저희 모두는 간절한 마음으로 기원하나이다. 불교의 수행자로, 천주교 성공회 수도자로, 기독교 언님으로, 원불교 교무로 비록 종교의 문을 달리하였으나 함께 마음을 모아 종교화합과 세계평화를 기원하나이다.” 서울 용산구 원불교 서울교당 법당. 잿빛 승복에 파르라니 머리를 깎은 비구니, 머리에 베일을 쓰고 수녀복을 입은 수녀들, 쪽진 머리에 검정 치마 흰 저고리를 입은 원불교 정녀들이 나란히 합장한 채 기도문을 외고 있다. 다른 종교, 다른 복식 차림의 이 여성들은 무엇을 위해 한자리에 모였을까.불교의 비구니, 천주교·성공회의 수도자, 원불교의 교무 등 여성 성직자들 만의 모임인 삼소회(三笑會) 모임이 있는 날. 매달 한 번씩 함께 모여 친목과 종교 화합을 다지는 이색 현장이다. 삼소회는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겠지만 종교계에선 이름난 단체. 1988년 처음 태동돼 30년째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각자 종교는 달라도 마음만은 하나. 각자 믿는 종교의 방식을 존중하고 배려하며 공동의 소망을 실현해 나가는 게 불문율이란다. “내면의 신앙이 중요하지 겉으로 표현하는 방식이 뭐 중요할까요. 종교가 달라도 소외받는 이들에게 따뜻한 빛을 주자는 궁극의 목표가 있어서 함께 모이고 같이할 수 있어요.”(경기 양주시 보타사 일양스님) 사찰, 성당, 원불교 교당, 수녀원, 교회를 번갈아 가며 만나는 이들의 모임은 독특한 방식으로 진행된다. 먼저 각자의 종교 방식대로 종교화합과 세계평화를 위한 침묵기도를 드린 뒤 그날 모임의 이슈가 되는 사회 현안을 주제로 기도하고 마지막으로 공동기도문을 합송한다. 수녀가 법당에서 찬불가를 부르고, 원불교 교무가 성당에서 아베마리아를 찾는가 하면, 스님이 교회에서 아멘을 외친다. 웬만한 일반인이라면 선뜻 이해할 수 없는 종교 방식의 해체가 선명하다. 그 경계의 해체와 통합 때문에 초창기엔 각 종교에서 이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삐딱했다고 한다. 천주교에선 모임에 가려는 수녀를 붙잡기 일쑤였고 불교, 개신교에서도 그 백안시의 눈총이 견디기 어려웠지만 이제는 각 종단, 교단에서 적극 옹호하고 지원하는 형편이다. 처음엔 일반인보다 성직자와 신도들의 선입견이 더 강해 모임 자체가 쉽지 않았지만 이제는 모임을 끝내고 음식점에서 함께 걸어가는 모습 만으로도 흐뭇해하고 박수를 치는 장면을 쉽게 볼 수 있다고 한다.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절묘한 어울림을 이끌어내는 삼소회의 큰 목표는 역시 종교화합과 세계평화이다. 2006년 그 큰 뜻을 한 몸으로 보여주고 결집하기 위해 인도, 영국, 이스라엘, 이탈리아 로마 등지를 함께 도는 세계 성지순례의 동행은 이들에겐 잊지 못할 감격의 순간들이었다고 한다. 인도 바라나시를 찾았을 때 친견한 달라이라마의 일성은 특히 각별한 울림으로 남아 있다고 한다. 성지순례에 참여했던 성공회 성가수녀회의 오인숙 카타리나 수녀는 당시의 달라이라마 일성을 이렇게 전했다. “자기 신앙에 충실하면서 다른 종교를 배격하지 않는 게 화합과 세계평화의 시초이지요. 한국의 여성 성직자들이 내가 줄곧 하고 싶었던 세계평화의 순례 행사를 해내고 있군요.” 여성 성직자들만의 모임 성격 때문일까. 이날 공동기도를 마치고 둘러앉은 회원들 사이에는 웃음소리와 넉넉한 농담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그 자유롭고 편한 어울림 속에서도 ‘어려운 이웃’은 줄곧 화제의 대상이다. 삼소회 회원들이 2013년 의정부교도소를 찾아 재소자들 앞에 나란히 서서 합창하는 모습에 감격한 교도소 측이 여러 차례 같은 행사를 요청하기도 했다고 귀띔한다. “우리가 함께 있는 모습만으로도 감화받는 이들이 많다고 해요. 사회적 약자를 위해 힘을 모으는 행사를 더 많이 했으면 좋겠어요. 친목회의 모습을 넘어 약자들 안에서 함께하는 여성 성직자 모임으로 발전해야겠지요.”(성공회 프란시스수도회 유용숙 프란시스 수녀) kimus@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1988년 장애인선수 돕기로 뭉쳐… ‘종교 벽 허물기’ 모임으로 정례화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1988년 장애인선수 돕기로 뭉쳐… ‘종교 벽 허물기’ 모임으로 정례화

    음악회·시화전 통해 모금 활동 북한·에티오피아 소녀 등 도와 일반 신자와 어울리며 화합도 삼소회는 1988년 서울올림픽이 끝난 뒤 열린 장애인올림픽을 계기로 시작된 모임이다. 평소 산행을 함께하던 천주교 수녀, 원불교 교무, 불교 비구니들이 장애인올림픽에 참여하는 선수들이 돈이 없어 어려운 형편에 처했다는 소식을 듣고 뭉쳤다. 수녀, 교무, 비구니 각 30명씩 90명이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을 선수촌에 전달하는 과정에서 모임이 태동했다. 모임의 이름은 법정 스님의 조카인 현장 스님이 짓고 법정 스님의 재가를 얻어 정했다고 한다.원래 3개 종교의 여성 성직자들로 시작했지만 성공회와 개신교까지 합세해 지금은 5개 종단의 여성 성직자들이 함께하고 있다. 매회 모임에 15~20명이 참여하지만, 사안과 기도회 성격에 따라 참여자가 바뀌는 만큼 사실상 모든 여성 성직자가 회원인 셈이다. 장애인올림픽 때 태동한 이후 어렵고 소외된 이웃을 돕자는 뜻을 모아 여러 차례 모금과 지원활동을 이어갔다. 1991년 제3세계 기아 난민을 위한 시화전을 백상기념관에서 열었다. 이때 멤버들이 쓴 시와 그림 등 60편의 시화가 전시됐다. 1998년에는 북한 어린이돕기 음악회를 열어 수익금을 평양에 직접 가 전달하기도 했다. 유엔 재단의 ‘소녀·여성돕기 기금’ 창설 멤버로 선정된 2010년부터 3년간은 에티오피아의 소녀 돕기에 힘을 모았다. ‘너무 가난해 딸을 팔기도 한다’는 에티오피아의 소녀들을 구제하기 위해 길거리 모금을 포함해 모은 돈 7억 3000만원을 소녀가 사는 지역 5만여 가정에 염소 1마리씩을 보내주는 방식으로 전달했다. 지금처럼 매월 한 차례씩 성당과 교회, 사찰, 교당, 교회를 번갈아 가며 기도와 명상을 함께하는 정례모임으로 바뀐 건 2001년 3월부터. 1회성 행사 위주에서 종교 간 화합을 이끌고 다지는 상시의 모임으로 변화한 것이다. 2006년부터는 일반 신자들과도 종교 간 화합과 평화의 기쁨을 나누는 활동을 본격 시작했다. 각 종교 시설에서 행사가 있을 때 신도들과 함께 어우러지며 종교 간 벽 허물기에 나서고 있다. “자기 신앙에 확신을 갖고 신앙생활을 하되 다른 종교도 인정해야 한다.” 삼소회 회원들이 매 모임 때마다 각자가 말없이 거듭 확인하는 으뜸의 모토이다. 그 이해의 공유와 공동의 실천을 위해 수년 전부터는 도드라지는 사회의 이슈 해결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한다. 원불교 인천교당 이경원 교무는 “수도자이자 성직자이고 포교자이자 교화자인 우리는 오직 하나의 공통된 목적을 갖고 만난다”며 “그 큰 목표 앞에 종교의 울타리는 결코 장애가 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kimus@seoul.co.kr
  •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인터뷰’에 국민의당 “국민 앞에 나왔지만 거짓말”

    ‘문재인 대통령 아들 문준용 인터뷰’에 국민의당 “국민 앞에 나왔지만 거짓말”

    국민의당이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가 지난 12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특혜채용 의혹을 전면 부인한 것에 대해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의 김성호 전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은 이날 ‘문준용은 뒤늦게 국민 앞에 나왔지만, 거짓말 뿐 이었다’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국민의당은 입장문을 통해 “특혜채용 의혹이 사회적 논란이 되던 지난 대통령 선거기간 중에는 전혀 얼굴을 드러내지 않던 문준용씨는 아버지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자마자 이틀 만에 기다렸다는 듯이 ‘대통령 아들’로 언론에 나타났다”면서 “우리는 자신의 해명이 필요하던 대선 기간 중에는 입장을 밝히지 않고, 대선이 끝나자마자 일부 언론을 통해 ‘언론플레이’하듯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는 문씨의 태도를 보면서 크게 실망했다”고 밝혔다. 이어 “문씨의 이런 태도는 대통령 아들로서 결코 국민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특혜채용의혹을 둘러싼 진실규명을 위한 바람직한 태도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국민의당은 “문씨의 이런 자세를 보면서, 우리는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국정농단사건을 허위라며 국민을 속이려했던 ‘최순실 언론플레이’를 떠올린다. 문씨는 뭐가 떳떳하지 못해 아직도 공개적인 기자회견을 하지 못하는가? 이제는 대선이 끝났기 때문에 선거에 이용당할 우려도 없지 않은가?”라고 밝혔다. 또 “우리는 대선이 끝났기 때문에, 어느 시점에 문씨가 각종 의혹에 대해 진실을 고백하고 국민들에게 사과와 함께 이해를 구할 것으로 기대했다. 그래서 대선 이후 문씨 특혜채용의혹에 대해 일체 거론하지 않으며 승자에 축하를 보내고 승자가 반성을 할 시간을 갖도록 침묵의 시간을 지켜왔다”면서 “그러나 선의의 기대는 대선 이틀 만에 산산조각이 났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문씨까 국민의당이 공개한 ‘파슨스 동료 녹음내용’에 대해 12일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짜 파슨스 동기 인터뷰, 그런 거는 정말 잘못되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국민의당은 양심적 내부고발자의 신원에 대해 파슨스 ‘동료’라고 했지, ‘동기’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문씨는 국민의당이 말하지도 않는 ‘동기’라는 거짓말을 지어내, 국민의당 녹음공개 내용 전체가 “가짜 인터뷰”라고 매도했다. 문씨야말로 있지도 않은 ‘가짜 동기’를 가상해 거짓말로 자신의 특혜채용의혹을 덮으려 하고 있다. 문씨의 주장은 거짓으로 시작해 거짓으로 끝났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은 “증언한 양심적 내부고발자는 파슨스 동문임이 확인됐다. 한 명도 아니고,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모두 두 명이다. 다만 양심적 내부고발자의 신원보호를 위해 더 이상 구체적 인적사항을 밝히지 않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번 인터뷰에서 문씨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어떠한 구체적인 해명도 하지 않았다. 그냥 ‘가짜뉴스’라며 특혜채용의혹 전부를 거짓으로 치부하였다”면서 “자신이 어떻게 채용공고에도 없는 ‘동영상’ 전문가 채용을 알고 2006년 12월 고용정보원에 응시원서를 접수했는지, 채용공고를 봤다면 왜 ‘직렬·직급’의 응시분야 전체를 공란으로 남겨둔 채 응시분야 백지 원서를 제출했는지, 원서 접수날짜를 2006년 12월 ‘11’일에서 ‘4’일로 조작했다는 의혹 등에 대해 아무런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은 “결코 권력이 진실을 덮을 수 없고, 대선 승리가 불의의 면죄부로 될 수 없다. 박근혜 정권에나 가능했던 일들이 문재인 정권에서도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큰 착각이다”라면서 “우리는 결코 이런 권력의 오만을 용납할 수 없다. 우리는 진실규명을 위해 노력해온 모든 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끝까지 진상을 밝혀낼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종교계, 차별금지법 ‘전운’

    종교계, 차별금지법 ‘전운’

    불교계 ‘차별 없는 세상’ 적극 추진 뜻 개신교는 ‘절대 반대’ 입장 고수할 듯문재인 대통령의 취임을 맞아 종교계에 차별금지법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불교계와 보수 개신교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계가 첨예한 입장 차를 보이는 가운데 종단, 교단별로 입장 정리에 나서 주목된다. 차별금지법이란 합리적 이유 없이 성별·장애·인종·종교 등을 이유로 차별하는 행위를 금지, 예방함으로써 사회적 약자들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한 장치로 관측된다. 선진국들은 20~30년 전부터 차별과 증오를 금지하는 법을 앞다투어 만들어왔다. 한국의 경우도 2003년 국가인권위원회가 정부에 권고한 뒤 2007년 처음 입법예고됐지만 보수 개신교계를 비롯한 종교계 일각의 반대로 폐기됐다. 2013년 의원입법 3건이 재발의됐지만 역시 일부 종교계의 반발에 막혀 발의자 스스로 법안을 철회해 답보상태에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이 표류하는 이유는 종교계의 첨예한 입장 차와 그에 휘둘린 정치권의 눈치 보기 탓이 크다. 불교계는 인권존중과 평등의 가치를 들어 차별금지법 제정에 주도적으로 앞장서왔다. 2013년 의원입법 발의 때도 불교계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올해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특권과 차별 없는 공정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차별금지법 입법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불교계는 그 일환으로 올해 부처님오신날 봉축표어를 ‘차별 없는 세상’으로 정했다. 이에 비해 개신교, 특히 보수 개신교계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계는 절대 반대의 입장을 고수하는 형편이다. 보수 개신교계는 차별금지법을 성경적 가치관에 위배되고 창조질서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행위로 간주한다. 신앙 양심을 침해하고 이단 및 동성애 문제에 대한 정당한 비판을 차단하는 악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실제로 진보적 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를 제외한 보수 개신교 주요 교단들은 신년 교례회와 가을 총회에서 어김없이 결사 반대를 다짐해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종교계는 문재인 대통령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인권 강화와 사회통합 차원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에 긍정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종교계는 관측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의 ‘대통령 후보 정책질의서’ 답변을 통해 “차별로 인해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는 피해자가 있는 만큼 국가 차원에서 이를 예방하고 바로잡아야 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18대 대선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으며, 19대 국회에서 차별금지법 발의안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문재인 정부의 10대 인권과제 중 하나로 제시해놓고 있다. 불교계는 이와 관련해 현 정부의 적극적인 입장 표명과 실천을 기대하는 상황이다. 조계종 기획실장 주경 스님은 “사회통합과 인권 강화의 의지가 강한 문 대통령이 특정 분파, 집단의 입장과 상관없이 차별 없는 나라를 세우는 방편으로 국민과 국회를 설득해 차별금지법 제정을 이끌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보수 개신교계는 ‘절대 불가’의 종전 입장을 굽히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보수 개신교단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의 이영훈 대표회장이 지난 4일 전격 사임하면서 “한국교회는 하나 돼 사이비, 이단, 동성애, 이슬람, 차별금지법의 물결을 막아내야 한다”고 주장한 게 그 대표적인 징후로 읽힌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천주교·개신교의 특별한 사귐

    천주교·개신교의 특별한 사귐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천주교와 루터교가 함께 펴낸 ‘갈등에서 사귐으로’가 우리말로 번역돼 출간됐다. 한국그리스도교 신앙과 직제협의회(직제협의회·공동대표 김희중 대주교, 김영주 목사)는 지난 1년여간 한국천주교와 개신교계가 공동 번역 작업을 벌여온 ‘갈등에서 사귐으로’를 출간, 11일 서울 중구 성공회 서울대성당 프란시스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졌다. 직제협의회는 기독교인 일치운동 활성화를 위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천주교, 한국정교회가 2014년 세운 단체이다.‘갈등에서 사귐으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앞두고 교황청 그리스도인 일치촉진평의회와 루터교 세계연맹이 2013년 공동으로 발간한 문헌. 이번 우리말 번역 출간은 직제협의회 창립 이후 산하 신학위원회를 중심으로 천주교와 개신교 신학자들의 첫 공동 번역 작업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천주교와 개신교 용어 중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하느님(천주교)과 하나님(개신교) 표기를 하느님으로 통일한 점이 눈에 띈다. 이는 천주교, 개신교계가 함께 번역한 ‘공동번역 성서’(1977년) 표기에 따른 것이다. 특히 이번 발간은 1977년 발행된 ‘공동번역성서’ 이후 천주교와 개신교가 40년 만에 결실을 거둔 첫 공동 작업이기도 하다. 직제협의회는 “‘갈등에서 사귐으로’가 500년의 갈등을 넘어서 기독교의 미래를 제시하고 있는 중요한 문서로 한국 기독교의 갱신과 대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며 “세계 교회 안에서 이루어진 발전적 대화를 학습하고 한국 교회에도 소개함으로써 그리스도교 일치운동의 저변 확장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한편 직제협의회는 ‘의화’(義化)와 ‘칭의’(稱義), ‘성사’와 ‘성전례’ 등 천주교와 개신교가 각각 다르게 쓰는 용어 사전을 만들어 이해를 증진키로 했다. 특히 천주교, 개신교 각 교단 신학자 20여명으로 구성된 직제협의회 신학위원회는 각자 전공 분야별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주제로 쓴 논문을 모아 내년 상반기 중 기념 논문집도 낼 계획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문재인 아들 ‘특혜취업 의혹’ 논란 커져…“직접 해명하라” vs “安측 검찰고발”

    문재인 아들 ‘특혜취업 의혹’ 논란 커져…“직접 해명하라” vs “安측 검찰고발”

    문재인 후보측, 준용씨 친구 “가짜인터뷰” 페북글 소개안철수 후보측 “친구 동원 물타기” 19대 대통령선거의 공식 선거운동이 막바지에 이르는 가운데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을 놓고 문 후보 측과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의 논쟁이 거세지고 있다. 안 후보 측은 선거 막판에 준용씨의 특혜채용 의혹을 집중 공격하는 모양새다. 문 후보 측은 마지막까지 안심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안 후보 측을 ‘가짜뉴스’ 생산·배포 혐의로 고발할 방침을 밝히는 등 강력 대응에 나섰다.지난 5일 안 후보 측 김인원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의 브리핑이 준용씨 특혜 취업 의혹 논란에 다시 불을 지폈다. 김 부단장은 2008년 9월부터 2년 정도 준용씨와 미국 파슨스 디자인스쿨 대학원을 함께 다니며 가까운 사이였다는 동료의 육성 증언을 공개했다. 김 부단장이 공개한 육성 녹음 파일에 따르면 준용씨의 동료는 “(준용씨가) ‘아빠(문 후보)가 얘기해서 어디에 이력서만 내면 된다’고 얘기를 했던 것 같다”라며 “(준용씨는) 아빠(문 후보)가 하라는 대로 해서 했었던 것으로, 나는 그렇게 알고 있었다. 그렇게 소문이 났고 그렇게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 동료는 “준용씨는 아빠 덕에 입사해서 일도 안 하고 월급 받는 게 문제라는 생각을 전혀 안 한 것 같다. 고용정보원을 아빠 친구 회사쯤으로 여겼다“고 증언했다고 김 부단장은 말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6일 준용씨의 유학시절 친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소개하면서 반격에 나섰다. 자신을 송모씨라고 소개한 이 네티즌은 자신이 준용씨의 대학교 동창이자 룸메이트였다고 밝히면서 전날 안 후보 측이 공개한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 관련 ‘준용씨 지인’의 증언을 반박하는 내용의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송씨는 “뉴스에 나오는 준용은 내가 아는 문준용이 아니라는 것을 주위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면서 “가짜인터뷰를 하려면 좀 치밀했어야 한다. 너무 허술하다”고 반박했다. 그는 특히 ‘아빠가 하라는 대로 지원한 것이다. 학교 동료들은 다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지인이 증언한데 대해 “준용이가 고용정보원 지원에 대해 고민한 것은 유학 갈 마음을 가지기 전”이라면서 “그런데 유학 갈 맘이 생겨서 공부하고 합격하고, 휴직하고, 어학연수하고, 대학원에 입학한 다음에 굳이 동료에게 원서 제출 이야기를 했다? 그 동료가 누구인지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이어 ‘아트 하는 사람이 왜 그런 데를 다니냐’라고 했다는 증언에 대해선 “그런식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그런 식으로 말하는 친구도 아니다”라면서 “가장 옆에 있던 친구로서 말하자면, 유학생활 2년 동안 고용정보원에 대해 이야기한 것은 한 두 번이었는데, 퇴사에 대한 고민이었다”고 밝혔다. 또한 ‘고용정보원은 그냥 아빠 친구 회사쯤으로 여겼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그렇게 이야기를 하는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 “고용정보원이 뭐 그리 대단한 직업이었다고 떠들었겠나. 저조차도 관심 없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아버지에 대해 별 이야기를 다 하고 다녔다”라고 증언한 데 대해서도 “준용이는 아버지 이야기를 안한다”라면서 “‘돈을 물쓰듯했다’는 말이 이 인터뷰와 기사의 악의와 허위가 드러나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문 후보 측이 반박에 나서자 안 후보 측은 “준용씨는 친구들과 국민을 그만 괴롭히고 모든 의혹에 당당하다면 직접 나서서 해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안 후보 선대위의 김유정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글을 올린) 준용 씨 대학 동기는 파슨스 디자인 스쿨을 다니지 않았다. 그리고 2년간 준용 씨의 룸메이트였다는 증거도 없다”면서 “그런데도 국민의당이 밝힌 준용 씨와 같이 파슨스 스쿨을 다녔던 동료의 증언을 가짜인터뷰라고 매도하는 것 자체가 설득력이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변인은 “문 후보 측은 처음에는 유학생활과는 전혀 무관한 대학 학부 친구를 동원하더니, 이번에는 같은 학교도 아닌 유학생 친구의 말로 물타기 시도를 하고 있다”면서 “거두절미하고 파슨스 스쿨 당시 동료들을 데려와서 증언하면 깔끔하게 정리될 수 있다. 왜 설득력도 떨어지는 주변인들만 나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2년 대선 당시 문 후보의 북 콘서트도 함께 하고 선거운동을 적극 도왔던 준용 씨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대선에서 준용 씨의 머리카락조차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문 후보 측은 ‘가짜뉴스’를 생산·배포한 혐의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측을 고발한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김태년 특보단장과 신현수 법률지원단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국민의당 공명선거추진단 김성호 수석 부단장과 김인원 부단장, 신원 불상의 인사 등 3명을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유포와 비방 등 혐의로 오늘 검찰에 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특보단장은 “국민의당은 음성 변조된 녹음 파일 주인공을 밝히지 않은 채 특정 언론사에 이메일 인터뷰를 주선하겠다고 했지만, 아직까지 해당 인물이 누구인지조차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결국 진실을 밝히는 방법은 검찰수사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민의당과 통화했다는 인사도 익명 뒤에 숨지 말고 정정당당하게 국민 앞에 직접 나와서 사실관계를 분명히 밝히라”고 촉구했다. 김 특보단장은 이어 “민주당 선대위 국민특보단은 사흘 동안 3500건에 이르는 가짜뉴스를 적발했고, ‘가짜뉴스 대책단’은 그 동안 적발한 1만 5000여 건의 가짜뉴스에 대해 고발 대상을 선별하고 있다”면서 “가짜뉴스 생산 유포자를 끝까지 추적해 법의 심판대에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천주교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 순례기도

    천주교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 순례기도

    ‘파티마 성모 발현’ 100주년을 맞아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대대적인 순례기도에 들어간다.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4일 “파티마 성모가 발현했던 날짜에 맞춰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모두 여섯 차례 순례기도에 돌입한다”고 밝혔다.천주교에서 ‘파티마 성모 발현’이란 포르투갈 중서부 작은 마을 파티마에 1917년 5월 13일부터 10월 13일까지 성모 마리아가 여섯 번에 걸쳐 나타난 사건을 말한다. 파티마의 어린 목동 루치아와 프란치스코, 히야친타에게 발현해 메시지를 전했고 천주교회는 그 메시지를 실천하려 노력해 왔다. 교황 비오 12세는 1944년 ‘티 없이 깨끗하신 성모 성심 기념일’을 제정한 뒤 1946년 성모님을 ‘세계의 여왕’으로 선포했다. 바오로 6세 교황은 제2차 바티칸공의회 중에 성모를 ‘교회의 어머니’로 선포했으며 프란치스코 교황은 올해 발현 100주년을 맞아 파티마를 사목 방문할 예정이다. ‘파티마 성모님 발현 100주년 기념 순례기도’란 제목으로 진행되는 이번 기도는 13일 명동대성당 기도를 시작으로 혜화동성당(6월 13일), 천호동성당(7월 13일), 흑석동성당(8월 19일), 역삼동성당(9월 13일), 명동성모동산(10월 13일)에서 매회 오후 8시에 봉헌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에 따르면 순례기도는 안팎으로 평화를 위협받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세계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요청했던 파티마 성모의 메시지를 교구 전체가 묵상하고 함께 기도하자는 뜻을 담고 있다. 교구 측은 순례기도를 위한 기도 예식서를 발행, 배포할 계획이며 각 성당 기도에서는 ‘세계의 평화’(명동성당),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혜화동성당), ‘사회적 약자들’(천호동성당), ‘가정의 성화’(흑석동성당), ‘사제들의 성화’(역삼동성당), ‘서울대교구 공동체’(명동성당 일대)를 지향할 것으로 알려졌다. 순례기도는 시작예식과 묵주기도 5단 봉헌, 파티마의 성모 찬양, 파티마 성년에 바치는 봉헌기도, 마침기도 및 강복 순으로 짜인다. 주례는 순례기도 구역에 따라 담당 주교들이 맡게 되며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은 10월 13일 마지막 순례기도를 주례한다. 특히 마지막 순례 기도일에는 평양교구 90주년을 기념해 파티마에서 특별 제작한 높이 130㎝의 나무 성모상을 모시고 명동 대성당 마당을 순례하는 촛불 행렬도 펼친다. 순례기도를 주관하는 서울대교구 측은 “파티마 성모님이 세상과 교회를 향해 전한 메시지인 ‘세상의 평화’와 ‘죄인들의 회개’를 위해 우리 자신을 희생으로 바치며 묵주기도를 하자는 것”이라면서 특히 “북한의 침묵의 교회를 위해 관심과 기도를 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3·1운동 참여 기독교인 1968명 DB구축

    3·1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 혹은 기독교인 추정 인물 1968명의 명단과 약력을 담은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됐다. 기독교대한감리회는 최근 3·1운동에 참여한 기독교인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전수조사는 지난해 2월~올해 4월 자료·인물·문화유산 조사로 진행됐다. 3·1운동과 관련해 기독교계의 참여를 집중 조망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 지역을 포함한 국내, 만주에서 1919년 발간된 신문 잡지 등 문서자료를 정리하고 기독교인으로 확인되는 독립운동가, 유공자 전체를 발굴해 정리한 데이터는 60권 분량 2만쪽에 달한다. 자료는 3·1운동으로 사법부 재판을 받은 기독교인(151명)에게 내려진 판결문이 298건으로 조사됐다. 선교사 문서는 464건이 파악됐다. 인물은 각 교회 연혁과 노회·연회사에 등장하거나 지방지 학교사 기관사 향토지에서 나온 기독교인을 정리했다. 조사 결과 지방지에서는 463명의 기독교인 명단이 확인됐다. 개교회사와 노회사, 연회사를 통해 1080명, 학교사와 기관사에서는 501명의 명단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이름 중복을 제외하고 기독교인으로 추정된 인물까지 포함하면 총 1968명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성철 스님 ‘백일법문’ 50주년… 전문가와 함께 읽는 강독회

    성철(1912~1993) 스님의 ‘100일 법문’ 50주년을 맞아 ‘백일법문’ 강독과 생활참선 프로그램이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불교인재원은 오는 11일부터 12주간 ‘중도가 부처님, 중도를 알아야 불교를 바로 안다’를 주제로 백일법문 강독회를 진행하는 한편 12일부터 11주 동안 ‘성철 생활참선 입문코스’를 운영한다. 이번 강독회의 특징은 전문가와 함께 ‘백일법문’을 읽는 시간을 갖는다는 점이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 서울 조계종 전법회관 3층 회의실에서 열리는 강독회는 백련불교문화재단 이사장 원택 스님의 특강으로 시작한다. 서재영 불광연구원 박사와 박희승 성철연구원 교수, 박인석 동국대 불교학술원 교수가 차례로 참여해 강독회를 이끌며 10분씩 참선을 병행한다. 5기를 맞는 ‘생활참선 입문코스’는 매주 금요일 오후 7시 전법회관 지하 1층에서 진행된다. ‘백일법문’ 상권을 교재로 불교에 대해 공부하며 생활참선을 배운다. 6월 10·11일 해인사 백련암, 산청 겁외사에서 템플스테이를 하며 원택 스님의 화두 법문을 듣는다. 자세한 내용은 불교인재원 홈페이지(www.injaewon.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편 ‘100일 법문’이란 1967년 해인사 총림 방장으로 추대된 성철 스님이 그해 겨울철 집중 수행 기간인 동안거 100일간 매일 법상에 올라 ‘불교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법문한 행사를 말한다. 방대한 불교 교설 가운데 근본 내용을 추려 간명하고 알기 쉽게 풀어내 큰 화제를 모았으며 제자 원택 스님이 이를 책 ‘백일법문’으로 엮어 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빈곤·정신적 위기 겪는 쪽방촌 주민 도시락 건네며 손 잡아주고 위로해요”

    “빈곤·정신적 위기 겪는 쪽방촌 주민 도시락 건네며 손 잡아주고 위로해요”

    매주 3차례 300명에게 배달 봉사 봉사자 부족해 제대로 전달 못 해 매년 가이드북 만들어 단중독 도와 “오늘도 기쁜 마음으로 사랑을 배달합시다.” 지난 26일 점심 무렵 서울역 건너편 언덕의 동자동 가톨릭사랑평화의집. 점퍼 차림에 모자를 눌러쓴 노사제가 주변 쪽방촌에 도시락을 배달하러 문을 나서는 봉사자들의 어깨를 도닥이며 격려한다. 천주교 서울대교구 단중독(斷中毒) 사목위원회 위원장 허근(63) 신부. 2014년 겨울부터 매주 월·수·금요일 쪽방촌 주민 300명에게 점심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하는 일을 이끌고 있다.동자동 쪽방촌에는 0.8~1.2평짜리 비좁은 방에 기거하는 주민이 1500명이나 된다. 이 가운데 구청과 보건소에서 추천해 준 300명에게 매주 세 번씩 거르지 않고 도시락을 배달하며 위로한다. “이곳 쪽방촌 사람들은 고혈압, 당뇨, 치매, 우울증 같은 병들을 달고 살아요. 급식소에 갈 수도 없을 만큼 아프고 허물어진 사람들이지요.” 허 신부는 사제이면서도 술독에 빠져 산 중독자였다. 앉은자리에서 소주 8병, 맥주 1상자씩을 퍼부을 만큼 지독한 알코올 중독자. 술에 취해 신자들까지 두들겨 팰 만큼 심각한 상태에 빠졌고 결국 폐쇄병동 신세를 진 끝에 1998년부터 술을 끊고 알코올 중독 예방과 치료를 하는 가톨릭 알코올사목센터를 이끌고 있다. 쪽방촌에도 알코올, 도박 중독자가 많다. 도시락을 배달하면서 중독자 치유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이날 쪽방촌민들에게 도시락을 건네면서도 일일이 손을 잡고 친절하게 말을 들어줬다. “빈곤은 그저 배고픔으로 끝나지 않아요. 가난과 소외에 원망, 분노가 쌓이면서 심각한 정신적 위기를 맞게 되지요.” 중독자는 스스로 중독임을 인식하고 인정하는 게 중요하다는 신부는 주변 사람들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당사자의 의지가 단중독의 필수입니다. 주변에서 도와주면서 단중독의 목적을 또렷하게 심어 줘야 합니다.” 목적이 분명할 때 동기부여가 되면서 중독 유혹을 뿌리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독에 빠지면 다른 사람과의 관계가 단절되고 패륜 범죄나 자살, 살인 같은 폐해를 낳지요. 그 죽음의 문화를 생명의 문화로 바꿔야 합니다.” 쪽방촌에도 그 죽음의 문화가 만연했다고 귀띔하는 신부가 난처함을 호소했다. “도시락을 받아야 할 쪽방촌민이 늘고 있어요. 모두를 도울 수 없어 안타깝습니다.” 후원자들의 후원금으로 도시락 비용을 대고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쪽방촌민 돕기를 이어 가지만 어려움이 많다고 한다. 특히 도시락을 싸고 배달하는 자원봉사자가 절실하다. “성당 신도들과 공기업, 기업체에서 봉사자를 보내 주고 있어요. 300명에게 도시락을 배달하려면 최소한 30명은 필요한데 봉사자 수가 모자라 쩔쩔매는 경우가 많아요. 도시락을 받지 못하는 촌민들도 생기고요.” 2010년 출범한 사단법인 한국바른마음바른문화운동본부 이사장도 맡고 있는 허 신부는 중독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교수나 의사, 목사 같은 번듯한 직업군의 사람들도 중독을 풀어 달라며 찾아오는 경우가 늘고 있어요.” 일일이 대면치료를 할 수 없어 수년 전부터 단중독과 관련한 가이드북을 매년 한 권씩 내고 있다는 신부는 한 사람이든 두 사람이든 숫자에 연연하지 않겠다고 했다. “의지할 곳 없이 아픈 사람들이 신체적, 정신적으로 구원받아 행복한 사람으로 다시 서도록 만드는 걸 소명으로 여기고 삽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예배 공간 빌려 쓰는 ‘건강한 작은교회연합’ 아시나요

    예배 공간 빌려 쓰는 ‘건강한 작은교회연합’ 아시나요

    ‘건강한 작은교회연합’은 새맘교회처럼 그야말로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들의 연합체이다. 2005년 10월 30일 종교개혁기념주간을 맞아 비슷한 뜻을 가진 목회자들이 모여 결성한 단체. 새맘교회를 비롯해 현재 8개 교회가 가입해 활동 중이다. 언덕교회(김태완·박창훈·최종원 목사), 너머서교회(이헌주 목사), 더작은교회(전영준 목사), 예인교회(정성규 목사), 징검다리교회(유인환 목사), 아름다운양지교회(조석장 목사), 새숨교회(평신도 중심)가 그 교회들이다.이 교회들은 모두 독립된 예배 전용 공간을 마련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을 갖는다. 사무실만 갖추고 예배드릴 공간을 빌려 쓰거나 사무실도 없이 예배당을 빌려 쓴다. 그런가 하면 작은 예배당이 있어도 예배만을 위한 장소가 아닌 지역주민들의 공동공간으로 활용한다. 예배당이 있고 없고를 떠나 이 작은 교회들이 한결같이 내세우는 큰 가치는 교회의 건강성과 작음의 지향이다. 교회 운영의 민주적 방식 고수와 재정의 투명성 강조로 개신교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우선 교회의 의사결정을 담(전)임 목사나 장로 등 소수의 권력층에 치우치지 않도록 모든 신도들이 모인 운영위원회에서 결정한다. 5~7년마다 목사와 장로, 집사들의 재신임 절차를 거쳐 재임명한다. 고정 출석 신도 수가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새 교회로 분립시킨다. 신도들에게 헌금이나 재정적 부담을 지우지 않고 교회재산도 회보 등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한다. 그 작음의 큰 뜻을 공유하고 확산시키기 위한 공동 노력은 이미 많은 교회들이 벤치마킹할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정작 신도들이 고민하는 문제들과 교회가 지향해야 할 가치들을 함께 모여 풀고 찾아보는 세미나는 가장 주목받는 행사. ‘교회민주화는 가능한가’ ‘성도가 꿈꾸는 교회’ ‘그리스도인임을 밝히길 꺼리는 이유’ ‘교회를 떠나는 이유’ 등을 놓고 지금까지 11차례의 모임을 가졌다. 건전한 교회를 위한 심포지엄과 체육대회, 음악회, 화합마당을 정기적으로 열고 있으며 성탄절에는 모든 교회가 참여하는 연합예배를 드린다. 상·하반기 한 차례씩 목사와 평신도들이 함께 회원 교회를 찾아다니며 토론회를 마련하기도 한다. ‘건강한 작은교회연합’ 사무국장 김태완(39·언덕교회) 목사는 “사회적 고난 앞에서 방관하는 교회들이 늘어가고 있다”며 “무조건 작음을 지향하는 차원이 아니라 성경에서 가르치는 사회적 공의를 철저하게 중시하고 그 원칙에 따라 움직이는 교회들이 늘어난다면 지금처럼 교회가 사회의 질시를 받거나 외면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교회 크게 세우려면 돈 필요해 신도 모으려 달콤한 설교하죠… 이 편법이 진리를 왜곡합니다”

    [김성호 선임기자의 종교만화경] “교회 크게 세우려면 돈 필요해 신도 모으려 달콤한 설교하죠… 이 편법이 진리를 왜곡합니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장애인 특수학교 교남학교. 이 학교 1층 강당은 매주 일요일이면 학교가 아닌 예배당으로 변신한다.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새맘교회의 주일 예배 장소. 예배당 없는 이 교회가 1주일에 한 번씩 빌려쓰는 특수한 공간이 되는 셈이다. 강당 맞은편 장애인 시설 3층이 교회 사무실 겸 전임 박득훈(65) 목사의 집무실. 사무실에서 만난 박득훈 목사는 “작은 교회야말로 지금 목회자들이 진지하게 새겨야 할 목회 터”라고 힘주어 말했다.이 땅에는 작은 교회를 지향하는 교회가 적지 않다. 하지만 사실상 작은 교회의 시초격인 새맘교회는 특이하다. 특정 교단에 속하지 않은 채 대부분의 교회에서 흔한 담임 대신 전임 목사가 교회를 이끈다. 아니 ‘이끈다’는 표현도 적절치 않다. 90여명의 신도들이 모두 참여하는 운영위원회에서 교회 행정의 방향을 정해 실천한다. 전임 목사나 장로도 3년에 한번씩 재신임 절차를 거쳐 유임시키거나 다시 뽑는다. 예배 시간에 헌금을 걷는 행위를 용납하지 않는다. 대신 예배당 앞에 헌금함을 마련해 신도들이 임의껏 보탠다. 예배 전용 공간으로서의 예배당을 결코 갖지 않는다는 그 작은 교회는 무엇을 지향할까. 박 목사의 말대로라면 지금 이 땅에 흔한 대형교회들은 전부 악일까. “교회는 차를 오래 세워놓는 주차장보다는 에너지를 채우는 주유소의 개념이 강한 곳입니다. 힘을 얻은 뒤 세상에 흩어져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도록 돕는 신성한 공간이지요.” 예배당은 교회의 다양한 사역활동을 위한 편의시설뿐이라는 설명이다. 그런데 많은 교회들은 예배당을 건물 중심의 교회로 착각하기 일쑤이다.“교회의 머리는 당연히 예수님입니다. 담임목사나 특정인이 권력을 행사한다면 예수님 자리를 찬탈하는 셈이지요.” 교회가 작아져야 하는 이유를 명쾌하게 풀어낸다. “교회를 크게 세우려면 부와 권력을 지닌 이들의 헌금과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겠지요. 그들의 힘과 부에 편승해 교회 건물과 시설을 비롯한 으리으리한 인프라를 구축해야 교회가 손쉽게 성장할 수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신도를 많이 모으려면 즐겁고 달콤한 설교가 필요하고 그 편법이 기복신앙을 부추겨 기독교의 진리를 왜곡한다고 말한다. 박 목사는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바이블칼리지에서 신학을, 더램대학교에서 기독교 경제윤리를 공부해 박사학위를 받고 1997년 귀국한 독특한 신학자이다. “한국 개신교에 두 번 놀랐다. 하나는 교회의 눈부신 급성장이고 또 하나는 유례없이 빨리 전락하는 부패상이다.” 바이블칼리지 유학시절 신학을 배웠던 교수에게 들은 이 한 마디가 가슴에 콕 박혔다고 한다. 귀국 후 4년간 서울 동대문구 창신동 성터교회에서 공동목회를 했던 박 목사가 2011년 장충동에서 소수의 교인들과 함께 시작한 게 새맘교회의 시초. 불교계가 운영하는 우리함께빌딩의 한 층을 빌려 예배를 드리다가 영등포구 당산동의 시민단체 사무실로 옮긴 뒤 2015년 6월부터 교남학교의 강당을 빌려 쓰고 있다. “교종과 추기경 등 집중된 부패권력에 대항해 일어선 종교개혁의 빛이 소멸했어요. 중세교회의 교황처럼, 지금 한국에는 교회마다 교황이 1명씩 있는 것 같아요.” “구원은 한 사람의 영혼을 건져내는 게 아니라 사회 전반에 하나님 나라의 뜻이 펼쳐지는 것입니다.” 그 구원론의 끝에 예수님이 실천했던 작음의 의미를 털어놓는다. “예수님의 가장 핵심적인 사건은 아주 작은 존재로 사셨고 가장 작은 존재로 십자가에서 마무리했다는 점입니다.” 마구간의 말 밥통(구유)에서 아주 작은 존재로 오셨고 십자가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모욕당하고 조롱당한 채 처절하게 처형됐다는 예수의 작음은 다름 아닌 큰 것에 대한 저항이자 약한 이들을 향한 사랑이다. 그 작음의 뜻을 가꾸는 실천은 요즘 종교계에 흔한 기복 개념을 바꿔 제대로 살아내는 것이라 한다. “눈물 흘리는 약자 곁에 가서 움직이고 숨 쉴 때 하나님을 가장 뜨겁게 만날 수 있습니다. 붐비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한 사람이 더 들어설 수 있도록 한걸음 뒷걸음질치는 배려의 실천이지요.” 박 목사는 오는 8월쯤 은퇴를 앞당길 생각이라고 한다. 그래서 요즘 새맘교회는 새 전임목사를 청빙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다. “65세면 많이 했지요. 요즘 일반인들은 50대 중반이면 일을 그만두기 일쑤잖아요. 목사랍시고 오래 자리 보전하는 것도 미안하고….” 후임을 위해 조기 퇴진하겠다는 목사는 평생의 지론으로 기자를 배웅했다. “작아지려 할 때 이웃과 자연, 세상을 살릴 수 있다는 생각에 변함이 없어요. 지금까지 교회 개혁을 위해 살았다면 이제부터는 세상을 바꾸기 위해 살아낼까 합니다. 저술이나 강의, 후배 양성 뭐 그런 것들을 생각하고 있어요.” kimus@seoul.co.kr
  • “청렴함 지킨다” 주민과 약속한 공무원

    “청렴함 지킨다” 주민과 약속한 공무원

    “자치단체 공무원 입장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해 선뜻 동참키로 결정했어요.”26일 ‘종로구 공무원답게 살겠습니다’ 선포식을 갖는 김영종(64) 서울 종로구청장은 “이 운동이 종교적인 차원에서 시작됐지만 사회 전체로 널리 확산되기를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답게 살겠습니다’ 운동은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을 계기로 천주교 평신도단체인 한국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한국평협·회장 권길중)가 발의해 종교계로 번지고 있는 사회운동. 구석구석에서 본분과 위치에 맞는 바른 생활을 앞장서 실천하자는 뜻을 담아 주목받고 있다. 지난달 지방자치단체 중 처음으로 서울 중구가 동참해 ‘답게 살겠습니다’ 선포식을 가졌고 종로구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지난달 초 한국평협 권길중 회장으로부터 이 운동에 동참할 것을 권유받았어요. 종로구는 ‘청렴한 공무원’ 상을 으뜸 가치로 삼아 이미 ‘답게 살기’ 운동을 펴왔지요.” 2015년 국민권익위원회가 공무원뿐 아니라 구청을 찾는 민원인들까지 조사해 발표한 청렴도 평가에서 종로구가 전국 1위의 영예를 안았다고 자랑하는 김 구청장은 “지금까지 벌여온 종로구의 답게 살기 운동을 살려 이 운동이 공직사회뿐 아니라 주민 전체로 확산되는 데 적극 나설 방침”이라고 거듭 밝혔다. 이날 오전 9시 종로구청 강당에서 있을 선포식에는 김 구청장을 비롯해 직원 500명이 ‘종로구 공무원답게 살자’는 선언을 하게 된다. 모든 직원에게 수렴한 ‘나의 다짐’을 추린 실천강령들을 선포한다. 청렴·공정하게 행동할 것부터 배움으로 전문성을 갖춰 맡은 일을 성실히 수행하며 주민과 소통하는 친절한 봉사자가 되겠다는 다짐으로 요약된다. 종로구의 자긍심을 청렴한 공직자와 온전히 연결할 때 답게 살기 운동이 완결될 것이라는 김 구청장은 요즘 대선을 앞두고 공직사회가 어수선하다며 이런 말을 남겼다. “모자가 크면 눈을 가린다고 했어요. 제 그릇에 안 맞는 벼슬을 얻는다면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것 아니겠습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난치병 어린이·장애인·독거노인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하는 ‘희망’

    난치병 어린이·장애인·독거노인 소외된 이웃들에게 전하는 ‘희망’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을 격려하고 지원하기 위한 대규모 행사가 열려 화제가 되고 있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대표이사 자승 스님)이 오는 23일 오후 1시 30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마련하는 ‘더 나눔’ 행사가 그것으로 정치, 경제, 종교계가 함께하는 범사회적 나눔행사로 눈길을 끌고 있다.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부처님오신날을 봉축하며 차별 없는 평등한 세상을 만들어 가기 위해 특별한 행사를 준비했다”며 “난치병 어린이들과 장애인, 다문화 가정, 노숙인, 새터민, 독거노인 등 소외 이웃들에게 희망을 전하기 위한 나눔의 장으로 진행한다”고 20일 밝혔다. 조계종 사회복지재단은 종교계 복지법인 가운데 개신교 장로교를 빼놓곤 가장 규모가 큰 법인이다. 전국에 걸쳐 193개의 각종 사회복지 시설을 운영하고 있으며 시설 종사자 6000명을 포함해 전국에서 활동 중인 관계자가 10만명에 달한다. 2001년부터 17년간 난치병 어린이들의 치료비를 지속적으로 지원해 왔으며 특히 미얀마, 라오스 등 동남아 각국의 난치병 돕기 운동에 앞장서 온 복지재단으로 종교계에 널리 알려져 있다. 이번 나눔 행사는 이 사회복지재단 산하기관 종사자와 자원봉사자들을 격려하는 정진대회 겸 나눔의 자리로 마련된 점이 특이하다. 사회복지재단이 2001년부터 해마다 열어 온 ‘난치병 어린이 지원을 위한 3000배 철야 정진’을 확대한 행사로 일반 신도와 자원봉사자, 사회복지사, 요양보호사, 보육교사, 후원자 등 5000명이 한자리에 모일 예정이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비롯해 조계종단의 주요 소임을 맡고 있는 스님들과 정세균 국회의장 등 정·관계 주요 인사들도 다수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행사에서는 난치병 치료비 지원을 받아 건강이 호전된 어린이가 참석해 감사 편지를 낭독하며 국내 및 라오스에서 난치병 치료를 받고 있는 어린이들의 영상 소개와 치료비 전달식 등을 통해 지속적인 나눔 참여를 독려할 예정이다. 홍보대사인 연극인 김성녀와 가수 장윤정·박완규 등도 육성을 통해 나눔 한마당 만들기에 동참한다. 난치병 어린이와 소외이웃을 위한 모금행사는 행사 현장뿐만 아니라 온라인(우리은행 1005-003-175922, 하나은행 162-910021-37504) 참여도 가능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내년 원불교 ‘서울시대’ 열린다

    내년 원불교 ‘서울시대’ 열린다

    행정 총괄 교정원 서울로 옮겨 익산 총부는 이전하지 않기로 내년 하반기 원불교의 서울시대가 개막된다. 원불교가 서울 동작구 흑석동 옛 서울회관 터에서 짓고 있는 ‘원불교 100년기념관’이 완공되는 내년 9월쯤 행정을 총괄하는 기관인 교정원(조계종의 총무원 격)을 서울로 이전한다. 본격적인 서울시대가 시작되는 셈이다.한은숙 원불교 교정원장은 원불교 최대 명절인 대각개교절(28일)을 앞두고 지난 18일 종로구 은덕문화원에서 기자들과 만나 “원불교 100년기념관 완공을 기점으로 서울시대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교정원의 서울 이전을 확인해 준 것이다. 한 원장은 “원불교 100년기념관은 종교동과 업무동으로 구분돼 건립되며 종교동에는 서울교구와 주변의 서울교당들이 입주하게 되고 업무동에는 교정원이 들어서게 된다”며 “이전할 교정원의 규모를 정하기 위해 TF팀이 구성돼 가동 중”이라고 밝혔다. 한 원장은 그러나 “전북 익산시 일원에서 이전을 둘러싸고 우려가 확산되는 ‘총부’의 이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지난달 28일 기공식을 가진 ‘원불교 100년기념관’은 대지 면적 5928㎡에 지하 4층, 지상 10층 규모로 지어진다. 완공까지는 18개월가량이 걸릴 예정이며 완공되면 ‘원불교 서울시대’를 알리는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전망이다. 전북 익산시 신용동의 원불교 총부는 원불교의 심장부라 할 수 있다. 원불교 교조인 소태산 박중빈(1891~1943) 대종사가 공식적인 교화를 처음 열었던 곳으로 현재 종단의 최고 웃어른인 종법사가 주석하고 있고 최고의결기구인 수위단, 사법기관, 원광대를 비롯한 각급 학교와 의료기관, 사회복지시설이 자리하고 있다. 익산시에서 원불교가 갖는 경제적인 영향력을 비롯한 위상이 높은 만큼 원불교 총부 이전 소문이 끊임없이 불거지면서 지난달 31일 익산시장이 한 원장을 방문해 총부 이전 검토 중단을 요청하기도 했다. 교정원이 서울로 이전한다 해도 종법사와 입법, 사법, 교육, 의료기관은 그대로 익산에 남아 있을 전망이다. 하지만 원불교 교단의 행정 총부가 이전하게 될 경우 원불교의 서울시대가 사실상 가시화하게 된다. 한편 원불교는 오는 28일 전북 익산 원불교 총부에서 원기 102년 대각개교절 기념식을 거행한다. 경산 종법사는 개교절을 앞두고 대선 정국을 의식한 때문인지 ‘지도자의 덕목’이란 제목의 법문을 통해 “지도자는 지도받는 사람 이상의 지식을 갖춰야 하고 지도받는 사람에게 신용을 잃지 말아야 하며 지도받는 사람에게 사리(私利)를 취하지 말아야 한다”고 밝혔다. 한 원장도 간담회에서 이와 관련해 “큰일을 하려는 사람은 눈앞의 이익에 흔들리지 않고 국민을 위해 나부터 비우고 공적 이익을 위해 공을 쌓아야 한다”며 특히 “대선 주자들이 어떤 경우라도 공(公)을 먼저 생각하는 공심(空心)과 공심(公心)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월호와 함께 맞는 부활절

    세월호와 함께 맞는 부활절

    세월호 참사 3주년인 오는 16일 기독교계가 미사와 예배를 드리며 추모에 적극 동참한다. 부활절과 겹치는 날인 만큼 천주교계와 개신교계는 희생자를 기리고 유가족을 위로한다는 방침을 세워 다양한 행사를 진행한다.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이날 낮 12시 서울 명동성당에서 염수정 추기경이 진행하는 부활대축일 미사를 세월호 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위한 미사로 봉헌한다. 세월호 유족들이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여 온 서울 광화문광장에서는 오전 11시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회 주재로 별도의 미사가 봉헌된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도 목포신항에서 오후 3시 미사를 봉헌한다. 교구장인 김희중 대주교와 교구 사제단이 공동 집전하는 미사에는 광주와 전남 가톨릭 신자들이 함께한다. 광주대교구는 세월호 참사 1·2주년 미사를 진도 팽목항에서 봉헌했으며 올해는 세월호가 목포신항만에 안치돼 장소를 옮겼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는 오후 4시 경기 안산 분향소 야외공연장에서 ‘4·16가족과 함께하는 부활절연합예배’를 연다. 당초 NCCK는 이번 부활절맞이 주제를 ‘예수는 여기 계시지 않다’로 삼고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분향소에서 금식기도회를 여는 등 사순절(四旬節·예수의 수난을 기념하는 교회력 절기)을 고난의 현장에서 보냈다. 이날 연합예배에서 신자들은 “3년이 지나도록 진실은 저 너머에 있고 아직 세월호와 아홉 분의 미수습자는 차가운 바닷속에 있다”며 세월호를 기억하고, 연대를 다짐할 예정이다. 이날 오후 4시 서울 강동구 명성교회에서 있을 한국교회부활절연합예배도 고통받는 이들을 위로하는 행사로 진행된다. 연합예배 대표 대회장인 이성희 예장통합 총회장은 “예수 그리스도 부활의 메시지가 눈물 흘리는 이들의 손을 잡아 줄 수 있도록 예배의 각 순서들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염수정 추기경은 13일 부활절 메시지를 발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모든 분과 유가족들에게 끝없는 위로와 기도를 전한다”고 밝혔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이영훈 대표회장 명의의 메시지를 통해 “미수습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고, 모두 가족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하나’되는 한기총·한교연

    ‘하나’되는 한기총·한교연

    “동성애·이슬람·종교인 과세 반대” 5월 9일 이전 실무 완료 목표로 이단 논란 A교단 문제가 분수령 “한국 교회가 조국 발전과 근대화 역할을 해 왔으나 사분오열돼 사회적 지탄을 받고 있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아 양대 연합기관이 (하나로) 거듭나야 한다.”(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 “교회의 하나 됨은 예수 그리스도의 명령이다. 연합기관이 하나 됨은 복음주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서도 중요하다. 종교개혁 정신을 계승하고, 영적 리더십을 회복하고, 대사회적 통합을 위해 양 기관이 통합을 추진한다.”(정서영 한교연 대표회장)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양대 연합기구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대표회장 이영훈 목사)와 한국교회연합(한교연·대표회장 정서영 목사)이 통합을 선언했다. 양측은 일단 대통령 선거(5월 9일) 전까지 통합한다는 데 뜻을 모았으나 이단 교회를 둘러싼 이견이 여전해 실제 통합 과정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지난 12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양측이 합의한 향후 통합을 위한 절차를 전격 발표했다. 기자회견에는 한기총·한교연 관계자를 포함해 예장통합 이성희 총회장, 합동 김선규 총회장, 대신(구 백석) 이종승 총회장, 기감 전명구 총회장, 기독교한국침례회 유관재 총회장 등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통합을 선언한 두 단체는 통합추진위원장 엄기호 목사(한기총)와 고시영 목사(한교연)에게 이후의 진행 상황을 위임하기로 했다. 양측은 특히 양대 기구의 분열 이전 7·7정관을 따르기로 결정해 주목받았다. 2011년 제정한 7·7정관에 따르면 한기총 대표회장은 교단 대표만 할 수 있고 각 교단 대표들이 돌아가면서 맡는다. 두 단체는 7·7정관을 만들기 전 가입한 기존 교단과 단체는 인정하되 이후 가입한 교단과 단체는 심의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재심하기로 했다. 한기총과 한교연은 이날 통합 선언을 한 뒤 향후 양 기구의 공동 목표까지 발표했다. 이영훈 한기총 대표회장은 “연합기구를 하나로 만든 뒤 정부를 상대로 ‘동성애’, ‘이슬람’, ‘종교인 과세’ 반대를 제시할 것”이라는 선언까지 했다. 양측이 ‘선통합’을 공식 선언했지만 한기총 내 특정 교단(A교단)의 처리를 놓고 견해차를 노출하고 있는 형편이다. 한교연은 A교단의 모 인사를 중심으로 한 일부 세력이 다른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만큼 한기총이 이를 정리하지 않으면 통합을 할 수 없다고 주장해 왔다. 이영훈 대표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A교단 모 인사와 관련, “그가 한국 교회 하나됨을 위해 연합단체와 교단에서 활동을 자제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도 회원권 정지와 같은 분명한 입장은 밝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한교연 측은 활동 자제만으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마뜩지 않게 여기고 있다. 개신교에서는 “한기총이 해당 A교단에 대한 회원권을 직접적으로 제한하지 않는 이상 사실상 통합은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결국 그동안 통합의 결정적인 걸림돌이 돼 왔던 특정 교단의 처리에 따라 한국 보수 개신교계의 통합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조계종 스님 674명 석·박사 학위 소지

    한국 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 스님 가운데 석·박사 학위 취득자를 비롯한 전문인력에 대한 데이터베이스(DB)가 공개됐다. 조계종 교육원은 “종단 홈페이지를 통해 승가 전문 교학자 및 특수 분야 인물정보를 공개했다”고 13일 밝혔다. 조계종단의 전문인력 자료가 공개되는 건 처음이다. 공개 자료에 따르면 석사 학위자, 박사 수료자, 박사 학위자 및 특수 분야(염불·언어·전강 등) 전문 승가인력은 총 674명에 달했다. 공개된 674명은 비구 357명, 비구니 317명으로 비구가 조금 더 많았다. 이 가운데 석사 학위자가 224명으로 가장 많고 다음은 박사 수료자(193명), 박사 학위자(188명), 석사 특수분야(157명) 순이었다.(중복자 87명 포함) 분야별로는 대승불교(176)와 선불교(116) 전공자가 압도적으로 많았고 인문·사회·자연(71), 사회복지·심리학(70), 불교사·사상(51), 문화·예술·건축(46), 초기불교(33), 불전언어(27), 포교전법(15) 순이었다. 특수 분야는 불전언어(52)가 가장 많았고 영어(44), 일본어(25), 불교의식염불(21), 중국어(13), 수화(2) 순으로 많았다. 교육원 측은 앞으로 전문 승가인력에 대한 기초정보를 매년 보완해 제공할 예정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김도진 목사 “힘들 때 나타나신 예수님 뜻대로 살았습니다”

    요즘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지역 주민들에겐 특별한 교회가 회자된다. 서울성심병원 맞은편의 가나안교회. 깡패 출신으로 신학대를 나온 김도진(79) 목사가 집창촌 복판에서 30년간 노숙인, 부랑인들을 거둬 살다가 식구들(?)을 이끌고 한 달여쯤 전 5층짜리 건물에 자활센터 겸 예배당을 갖춘 둥지를 틀었다. 김 목사의 ‘낮은 사역’을 전해 들은 전직 서울시의회 의원이 건물을 제공했다. “뜻하지 않은 축복에 어리둥절합니다. 마음을 바꾸지 않고 살아온 삶을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 감사할 따름입니다.”김 목사는 젊은 시절 건달로 산 깡패 출신이다. 청량리역 주변 넝마주이들을 거느리며 소문난 싸움꾼으로 살았다. “마음속에 화만 가득했어요. 눈만 마주쳐도 적개심이 일어 두들겨 패기 일쑤였지요.” 집안 식구들의 청에 못 이겨 결혼해 평온하게 살던 중 큰 사기를 당했다. “사기꾼을 찾아 죽이려고 헤매다가 죽음 직전에 기도원에 실려갔어요.” 기도원 생활이 인생을 바꿔놓았다. “설교며 찬송도 듣기 싫었어요. 귀를 틀어막고 뒤돌아 앉기 일쑤였는데 문득 온몸에 피 흘리는 예수님이 나타나셨어요. 골수까지 배었던 악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는 순간입니다.” 그 직후 목사가 되려는 생각을 품어 신학대에 진학했다. 그의 나이 44세였다. 신학교와 대학원까지 다녀 박사학위에 목사 안수까지 받았다. “신학교 시절부터 목회자가 되기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자면 전직(?)이 깡패인 탓인지 욕부터 나왔으니까….” 대신 전도와 봉사나 하며 살기로 결심했는데 신기한 일이 일어났다. 송파구 셋방에서 새벽기도 중 ‘청량리로 가라’는 예수님의 음성을 들었다. 무작정 용두동의 한 당구장 건물로 나갔는데 “깡패 잡으러 온 전도사”라는 말에 건물주가 건물을 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친분 있는 안수 집사가 집문서를 내줘 청량리 588, 집창촌 한복판에 노숙자 쉼터며 예배당으로 꾸린 게 가나안교회이다. “지금은 집창촌이 철거돼 빈 업소들만 남았지만, 당시엔 매일 밤 호객행위며 싸움질로 사람들이 죽어나가기 일쑤였지요.” 가락시장에서 시래기를 주워다 삶아 먹으며 거지, 깡패를 불러들여 기도하며 함께 살았다. “매일 아침 집창촌 거리에 하얗게 쌓인 담배꽁초며 쓰레기들을 하루도 빠짐없이 청소했어요. 그렇게 산 게 30년입니다.” 집창촌 철거 막바지에 이르면서 가나안교회도 철거될 운명에 놓여 200명이나 되는 식구(?)들과 살 공간이 없어 고민하던 중 전직 시의원이 건물을 내줘 새 둥지를 틀었다. 지금 새 교회에는 숙소 겸 공동작업장, 식당이 들어서 전보다 훨씬 안락한 생활을 하고 있단다. 경기도 파주에 농장을 마련해 함께 공동노동도 한다. 교화된 식구들이 직업을 찾아 직장생활도 한다. 그 지난한 삶을 들려주는 김 목사는 거창한 성경 구절이나 설교 같은 말을 입에 올리지 않았다. 신학대를 나와 목사 안수를 받은 두 아들이 지금 가나안교회에서 아버지를 도와 목회 중이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로 작심한 목회자가 돈에 휘둘려서야 되겠습니까.” 두 차례나 수십억원대의 거금을 기부하겠다는 뜻을 모두 거절했다는 김 목사.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남겼다. “진정으로 밑바닥까지 고충을 들어주고 문제를 해결해 주니 마음을 열더군요. 이 세상에 끝까지 악한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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