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빅뱅 긴급점검](7)테헤란밸리는 지금
요즘 정보기술(IT) 벤처기업들의 요람인 테헤란밸리엔 찬기운이 돌고 있다.대부분 업체들이 저조한 매출로 적자에허덕이는 가운데 감원·조직축소 등 뼈를 깎는 구조조정이진행되고 있다.기술력을 갖춘 업체들은 해외시장으로 눈을돌리고 있다.
◆구조조정 가속화=인터넷업체들을 중심으로 ‘몸집줄이기’가 가시화되고 있다.포털업체 인티즌은 최근 계속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70명의 직원을 반 이상 줄였다.신규사업도 접고 콘텐츠사업에 전념할 계획이다.
인터넷채팅 서비스업체 오마이러브는 여행사업부를 정리하고 직원 20%를 줄였다.웹에이전시 업체 홍익인터넷은 시스템 통합부문을 분사하고,직원 10여명을 내보냈다.인터넷폰서비스업체 앳폰텔레콤도 사업침체로 임원 6명을 포함,2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다.
핵심사업에 주력하기 위한 분사도 잇따르고 있다.인터넷솔루션업체 한국정보공학은 최근 정보서비스와 응용솔루션사업부문을 분사시켰다.포털업체 심마니도 하반기 중 수익이 저조한 네티즌펀드 운영사업부인 ‘엔터펀드’를 분사시켜 유동성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M&A 봇물=보안업체 안철수연구소와 한시큐어,육아정보업체 제로투세븐과 베베타운,솔루션 개발업체 한국정보공학과 보안업체 소만사가 합병하는 등 크고 작은 인수·합병(M&A)이 이뤄졌으며,각종 M&A 전문기관에 업체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인터넷기업협회가 최근 벤처경영진 200명을 대상으로 M&A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결과,45%가 “다른 기업을 인수할의사가 있다”고 답했다.M&A를 통해 다른 회사에 매도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도 29.4%나 됐다.
협회 김성호(金成鎬) 실장은 “M&A는 청산 직전의 마무리절차가 아니라 미래지향적 성장전략이 돼야 한다”면서 “기업의 올바른 가치평가와 법제도 개선 등이 시급하다”고말했다.
◆수출길 뚫어라=국내시장이 침체기에 접어들자 해외시장을 공략하려는 업체들이 늘고 있다.수출 등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장하려는 것이다.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97년 23억5,600만달러에 그쳤던 벤처기업 수출이 99년 33억9,800만달러,지난해 48억5,200만달러로 급증했다.올 상반기에는 24억9,300만달러를 기록,전년 동기보다 13.3% 증가했으며,전체 수출의 3.2%를 차지하고 있다.
◆현지화 주력해야=셋톱박스 제조업체 휴맥스는 최근 중동최대의 방송사 오빗에 2억달러 규모의 디지털위성방송 셋톱박스 장비공급 계약을 체결했다.유럽시장에서도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제타웍스는 최근 필리핀 통신사 피티앤티에 72억원 규모의 초고속인터넷 장비를 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다산인터네트는 중국에 인터넷 네트워크 전송장비를 66억원어치 수출했으며,인젠도 2곳의 중국시장에 120만달러규모의 침입탐지시스템을 공급할 계획이다.
그러나 많은 업체들이 제품 현지화 및 홍보부족으로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소프트웨어 개발업체 A사 관계자는“업체 인지도가 낮고 현지 마케팅력이 떨어져 해외 진출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벤처기업협회 유용호(柳龍昊) 국장은 “벤처업계에 ‘수출만이 살 길’이라는 인식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초기 연구개발(R&D)단계부터 세계시장을 타깃으로 아이템을 정하고,해외 네트워크 및 제휴를 통해 수출길을 뚫어야 한다”고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