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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伊 아티스트 파올로 판돌포 내한 독주회

    고(古)악기 ‘비올라 다 감바’를 아시나요? 르네상스 시대부터 귀족들의 사교장소인 살롱에서 춤곡을 반주하거나 성악가의 목소리를 부분적으로 대신하던 악기.첼로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첼로의 화려하고 뚜렷한 선율에 비해 섬세하고 깊은 공명으로 내면적 감수성을 자극하는 여성적인 악기이다. 이 비올라 다 감바 연주를 감상할 수 있는 무대가 국내 최초로 마련된다.오는 14일 오후 7시30분 호암아트홀에서 열리는 이탈리아 아티스트 파올로 판돌포(42) 독주회.국내에서 단 한 차례도 독주는 물론 협연 형태로도 소개된 적이 없는 비올라 다 감바 연주회인만큼 관심을 모으는 자리이다. 파올로 판돌포는 주로 첼로로만 연주되던 J.S.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전곡을 세계 최초로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한음반을 발표해 주목받은 인물. ‘현대의 모차르트’로 불리는 조르디 사발의 제자로 실내악을 배웠으며 스승 사발도 시도하지 못한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전곡을 비올라 다 감바로 연주해 유럽을 놀라게 했다.어렸을 때부터 피아노 기타 바이올린 콘트라베이스를 섭렵했으며 마지막 악기로 비올라 다 감바에 정착했다고 한다. 이번 내한 무대에서는 바흐의 ‘무반주 첼로 조곡’ 중 1,4,5번을 2시간에 걸쳐 선사할 예정.첼로를 위해 작곡된 이 곡의 표준 음높이를 감바에 맞춰 조절했고 강약의 대비를 극대화하기위해 빠른 템포를 강화해 원래의 무곡적 느낌을 경쾌하고 맑은분위기로 살려낸 레퍼토리들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현대무용가 김복희씨 춤인생 30년 기념공연

    현대무용가 김복희(한양대 체육대학장)가 춤 인생 30년을 중간 정리하는 기념공연 ‘슬픈 바람이 머문 집’을 5∼7일 오후8시 예술의 전당 토월극장에서 갖는다. ‘슬픈 …’은 스페인 작가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의 3대비극중 하나인 ‘베르나르다 알바의 집’을 모티브로 한 신작.1930년대 스페인을 배경으로 엄격한 가정의 다섯 딸 이야기를 다루면서 박경리의 소설 ‘김약국의 딸들’에 등장하는 다섯 딸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섞었다. 이번 작품은 이전의 ‘피의 결혼’(96년) ‘천형,그 생명의 수레’(99년) 등과는 달리 한국적인 토속 이미지를 표현하기 위해 가면이나 인형같은 소품을 쓰지 않고 소품 사용을 최대한 줄이며 간결한 무대 위에서 몸 동작만으로 작품을 풀어 나간다. 작품 속에서 어머니나 여인을 상징하는 역할을 김씨가 직접 맡았으며 오문자,손관중,서은정,김남식 등 왕성하게 활동중인 그의 제자들이 출연한다. “한국적인 현대 춤을 추고 싶다”는 뜻을 세워 스승인 육완순의 곁을 떠났던 그는 지난 71년 서울 명동 국립극장에서 불교를 소재로 한 첫 안무작 ‘법열의 시’를 발표해 주목받았다. 김성호기자
  • 실명거론 퇴진 요구 파장/ 동교동계-쇄신파 ‘정면충돌’

    민주당 개혁파 의원 중 일부가 31일 당·정·청 전면 쇄신의 핵심대상으로 권노갑(權魯甲) 전 고문과 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을 지목해 정계은퇴를 요구하자동교동 구파 의원들이 정면으로 반발하는 등 여권 갈등이정면충돌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하지만 이번 쇄신파문에 대해 차기대권을 둘러싼 특정세력의 개입설이 제기되며 권력투쟁 비화조짐까지 보이자 쇄신파들도 서명작업을 유보하는 등 극한적 충돌을 자제하려는 기미를 보였다.실제 한나라당은 여권의 내분사태 격화가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며 여권에 전면적인 쇄신을 요구,사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정계은퇴 요구 파문] 이날 개혁파 초선의원들의 모임인‘새벽 21’소속 의원 10명이 회동 뒤 권 전 고문과 박 수석의 정계 은퇴를 요구해 여권 수뇌부를 경악케 하는 등여권 내분 사태가 숨가쁘게 돌아갔다. 특히 표적이 되고 있는 동교동 구파들이 동교동 신파에도“차기 주도권 장악을 위해 쇄신파를 방조한다”는 의혹의눈총을 보내는 등 당 분열상이 위험수위로까지 치달았다. 다만 쇄신파의 수뇌부 압박 수위는 완급변화가 심한 상태라 섣불리 종착점을 예단키 어렵다.‘새벽 21’이 두 사람의 정계은퇴를 촉구하자,중진들도 참여한 ‘여의도 정담’소속 의원들은 모임을 통해 전면적인 인적쇄신 요구와 함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나 책임론을 거명하는 등 ‘역할분담’ 양상도 보여 주었다. 더욱이 쇄신파들의 움직임은 앞으로 더욱 정교해질 가능성이 높다.지난해말과 지난 5월 두차례 정풍운동이 정교하고 실질적인 공세가 안돼 실패한 교훈을 되새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쇄신파들도 자신들의 요구로 여권 분열가능성이제기되자 고뇌하는 표정이 역력했다.당초 이들은 소속 의원 60% 정도가 즉각 인적쇄신을 원하는 것으로 조사되자,중도성향 중진의원들까지 동조를 이끌어내 쇄신요구의 정당성을 확보하려 했지만 성명서 서명작업시 초래될지 모를당분열상을 우려,서명을 유보한 것이다. 장영달(張永達) 박인상(朴仁相) 신기남(辛基南) 이재정(李在禎)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 6개 개혁모임 대표들은오전 모임을 가진 뒤 “내일까지 공동성명서를 만들어 서명작업에 들어가 3일 청와대최고위원 간담회 전에 제출할것”이라고 예고했다.하지만 오후에 성명서를 작성,서명작업에 들어가려다 일각에서 당분열 우려가 제기되자 합동성명 발표로 수위를 낮췄다. [쇄신파 고삐죌까] 쇄신파 구성원들의 성향과 목표가 복잡,향후 정풍운동의 굴곡을 예고해 준다.다만 이들의 쇄신운동에 당을 위한 ‘충정’이 어느 때보다 강한 것 또한 부인키 어렵다. 그래서 이들은 서명유보로 인해서 쇄신운동의 추동력에대해 의구심이 일자 “김 대통령이 만족할 만한 쇄신안을내놓지 않을 경우 2단계 행동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결연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김 대통령의 ‘쇄신요구 수용’ 등 유효적절한 결단이 따르지 않을 경우 여권 내분은 제어하기 어려운 국면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있다. 이춘규기자 taein@
  • “권노갑·박지원씨 은퇴하라”

    여권수뇌부가 10·25 재·보선 패배에 따른 수습책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초선의원 중심의 ‘새벽21’소속 의원 10명이 31일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朴智元) 청와대정책기획수석의 정계은퇴 등 인적쇄신을 요구하자 당내 핵심세력인 동교동계가 강력 반발하는등 정면충돌 양상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개혁파 모임인 바른정치실천연구회,열린정치포럼,국민정치연구회,새벽21,여의도정담 등 5개 개혁그룹의 대표자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밤 여의도 관광호텔에서 모임을 갖고 1일 오전 11시 당사에서 즉각적인 당정쇄신을 요구하는 공동성명서를 발표키로 의견을 모았다. 이들은 이 성명서를 3일 청와대 최고위원회의를 통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게 전달한 뒤 자신들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다음주부터 2단계 집단행동에 돌입키로 했다.이날 모임에는 장영달(張永達),임채정(林采正),신기남(辛基南),천정배(千正培),이재정(李在禎),김태홍(金泰弘),김성호(金成鎬) 의원 등이 참석했다. 다만 이들은 개혁파는 물론 중도성향의 중진들까지 상대로한 공동성명서 서명작업 방침에 대해서는 “불필요한 싸움으로 비쳐지는 등 자칫 당분열이 우려된다”며 일단 유보방침을 밝혀 극한적인 충돌은 비켜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새벽 21’은 오전 회동을 마친 뒤 “국정운영에어려움을 초래하는 것으로 의혹을 받고 있는 권노갑 전 최고위원과 박지원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정계에서 은퇴해야 한다”면서 “아울러 10·25 재·보선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한광옥(韓光玉) 대표를 포함한 5역 등 당 지도부도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동교동계는 “소장·개혁파들의 요구는 국정 난맥상과 민심이반에 대한 책임을 뒤집어 씌우려는 ‘희생양 만들기’”라며 반박했다.특히 김옥두(金玉斗) 전 사무총장은 1일 당무회의에서 동교동 해체를 주장한 김근태(金槿泰) 최고위원에게 “권 전 최고위원을 포함한 동교동계가 비리의혹에 연루됐다는 근거를 제시하라”고 요구할 것으로알려져 양측간 격돌이 예상된다. 이종락 홍원상기자 jrlee@
  • 천주교계 6·25순교자 추모비 세운다

    6·25전쟁 기간중 순교한 천주교 사제와 수도자,평신도들을 한 데 거둬 기리는 추모비가 건립된다. ‘6·25 순교자 준비위원회’(지도신부 김병일,공동준비위원장 봉두완 대한적십자부총재 등)는 앞으로 1년여의 준비작업을 거쳐 천주교 위령의 날인 내년 11월 2일 서울 명동성당(예정)에 6·25전쟁중 순교한 사제,수도자,평신도들의추모비를 건립키로 했다고 30일 밝혔다. 천주교계는 이에 따라 오는 11월2일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건립추진위를 정식 발족한다. 준비위에 따르면 조각가인 박중흠 전 이화여대 교수가 비석 건립의 자문을 맡고 사제인 형님을 6·25 때 잃은 구상시인이 비문을 쓰기로 했다.비용은 전국의 평신도들을 대상으로 모금한 성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천주교계가 6·25 순교자 추모비 건립에 나선 것은 서울대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가 지난해 위령일 강론에서 전쟁중교회를 지키다 숨진 천주교 성직자들을 추모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이 그 시작.이후 김병일 신부(월곡동 본당 주임)가추모비 건립을 계획했고,수도자와 평신도까지 포함시켜야한다는 원로 사제들의 뜻을 좇아 여규태 평신도협의회장과박광순 가톨릭 경제인회장 등이 비석 건립에 동참하면서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추모비 건립장소로 명동성당과 용인 천주교 묘지,절두산순교성지들이 거론됐으나 명동성당 쪽으로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추모비 건립 추진위는 한국교회사연구소를 주축으로 한 ‘순교자 평결기관’을 설치,순교자 신청을 받는 한편 대상자의 생사 및 배교 여부를 철저하게 가리는 작업을 벌여나가기로 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6.25 순교 사제는 평양교구장을 지낸 홍용호 주교(1906∼?) 등 84명.여기에 수도자와 평신도를 합치면 그 수는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홍 주교의 경우,5대 평양교구장으로 활동하던 1949년 북한 공산정권과의 면담 예정일에 납치돼 평양 교화소 특별정치범 감옥에 수감된 뒤 행방이 묘연해졌다.또 광주교구 4대교구장이던 미국인 안 파드리치오 몬시뇰(1901∼?)은 1950년 인민군의 신자 명단 요구를 거절했다 연행된 뒤 학살된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함께 조문국 바오로 신부(1921∼?)는 진남포 본당 주임신부로 사목하던 중 1950년 북한 정권에 체포된 뒤 자강도의 금강에서 강제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행방을 알 수 없다. 이재현 요셉 신부(1909∼?)는 성신중학교 교장으로 재직중 전쟁을 맞아 피난하지 않고 학교에 남아있다가 피랍된 뒤행방불명됐다. 김성호기자 kimus@
  • 문화광장 포커스

    ■그림과 연극언어 독특하게 표현. 극단 사다리가 31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 무대에 올리는 ‘이중섭 그림속 이야기’(유홍영 이재상 연출)는 그림과 연극 언어를 독특하게 연결한 작품.전쟁,이별,가난 속에서도 예술에 대한 열정,평화와 순수에 대한 갈망,가족에 대한사랑을 잃지 않았던 화가 이중섭의 꿈과 이상을 비언어 이미지극으로 형상화했다. 연극은 이중섭의 삶 보다는 그의 그림 자체에 초점을 맞춘게 특징.다양한 오브제와 장치를 배우들의 몸과 유기적으로결합해 그림이 주는 느낌을 다양하게 무대 위에 표출해 낸다.‘그리움’‘꿈과 현실의 경계에서’‘생명의 에너지’‘꿈’ 등 네 개의 테마로 나누어 19개 작품이 무대 위에 오른다.11월11일까지(11월 5일 쉼) 화∼토 오후4시·7시30분 일 오후3시·6시,(02)499-3487. 김성호기자 kimus@. ■‘예술은 착란의 그림자’ 개인전. “삶은 질서도,무질서도 아니다.다만 착란(錯亂)일뿐이다.” 한국미술의 ‘이단자’인 성능경씨(57)의 예술관은 파격이다. 1970년대부터 개념미술과 퍼포먼스(행위예술)를 고수해온보기 드문 작가이다.서양화를 전공했으나 캔버스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고루한 미술계의 권위를 작품으로 힐난해 왔다. 그래서 비주류 작가로 분류된다.평생 동안 작품 한 점 제대로 팔아보지도 못했다. 그가 11월9∼25일 서울 동숭동 문예진흥원미술회관에서 ‘예술은 착란의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개인전을 갖는다.문예진흥원 미술회관이 매년 개최하는 ‘한국현대미술기획초대전’의 작가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출품작은 ‘착란의 그림자’ ‘S씨의 공간’ 등 사진물과영상작업물 등이다.성씨는 자기 특유의 퍼포먼스도 소개한다.11월 9,17,24일 오후 4시에 열리는 퍼포먼스에서 신체의 회복과 일상성을 보여줄 예정이다.(02)760-4602. 유상덕기자 youni@. ■日최고의 영화음악가 내한공연. ‘하나비’‘소나티네’‘이웃집 토토로’ 등의 영화음악을 감독한 일본의 작곡가겸 피아니스트 히사이시 조가 첫 내한공연을 11월8일 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갖는다. 히사이시 조는 지난 3년 연속 일본 아카데미 음악상을 수상한 일본 최고의 영화음악가.영화음악 뿐만 아니라 지금까지10여 개의 음반을 녹음하며 피아노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이번 무대는 이달초부터 12월7일까지 갖고 있는 일본 순회공연의 중간에 마련한 공연.히사이시 조가 피아노를 연주하며 일본에서 함께 활동하는 재일동포 지휘자 김홍재의 지휘로 코리안심포니가 협연한다.올해 일본에서 개봉된 영화음악과,국내에 개봉돼 잘 알려진 일본 영화 주제곡 15곡을 선사한다.(02)598-8277. 김성호기자. ■性·胎 주제로 한 설치작품 전시. 작가 박성태(41)가 ‘성(性),‘태’(胎)를 주제로 한 설치작품들을 선뵌다.서울 강남구 신사동 표 갤러리 지하 1,2층100여평의 공간에 30일부터 11월19일까지 전시된다. 그의 작업은 인간복제시대에 생명은 과연 어디까지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부터 출발한다. 알루미늄 망(網)으로 만든 인간의 형상은 실재이면서 동시에 가상존재인 복제인간을 암시한다.그러나 그의 작품은 과학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생명의 소중함은 존중되어야 한다는 일종의윤리적 신념을 드러내고 있다.(02)543-7337. 유상덕기자
  • 리뷰/ 이네사 갈란테 공연

    지난 27일 오후 늦은 시각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여느 음악 공연장 같지 않게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에 걸친 청중들이 3층 객석까지 가득 메운 채 무대 위의 한 여성 소프라노에 몰입돼 있었다. 옛 소련 라트비아 공화국 출신인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의 첫 내한 무대.이미 국내 TV드라마 삽입곡 등을 통해 잘 알려진 그녀는 청중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환하게 웃는가 하면 어느 순간 비탄조의 흐느낌으로 청중들의 가슴을 저민다.그런가 하면 선 자리에서 한 바퀴 빙돌아객석을 향해 두 손을 내밀어 청중들의 환호를 유도한다. 빼어난 재주를 갖고 있으면서도 이데올로기의 벽에 막혀 뒤늦게 서방세계에 알려진 이네사 갈란테의 인기는 무대 등장부터 마지막까지 객석의 뜨거운 반응으로 여실히 증명됐다. 러시아 민요로 시작된 공연은 귀에 익은 오페라 아리아와팝으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를 달궜다.1부에서 주황색 드레스차림으로 수줍어하며 가녀린 레퍼토리를 선사하더니 2부에선 검은 색 드레스 차림으로 나와 훨씬 무거운 곡들을 불렀다.곡을 부르기 전 일일이 짤막한 설명을 빼놓지 않는 모습은마치 노래에 앞서 자신의 감정과 호흡을 가다듬기 위한 자기최면처럼 비쳐졌다.림스키 코르사코프와 라흐마니노프,차이코프스키,푸치니,벨리니의 아리아가 이어질 때마다 객석에선 기립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2부 첫 곡으로 부른 카치니의‘아베 마리아’는 역시 가장 큰 반응을 불러일으킨 레퍼토리.그를 세계적인 소프라노 스타 반열에 올려 준 노래 만큼이나 이네사 갈란테의 몸짓과 몰입도 예사롭지가 않았다.알비노니의 ‘아다지오 g단조’,우리말로 부른 ‘그리운 금강산’으로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국화를 닮은 소프라노’라는 별명에 걸맞게 그녀의 무대매너는 튀지 않으면서도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은근한 힘을지니고 있었다.그녀를 보고 싶어하던 많은 국내 팬들은 단한 번으로 막을 내린 공연을 진정 아쉬워했다. 김성호기자
  • 연극·무용으로 되살아난 ‘보이첵’

    희곡 ‘당통의 죽음’으로 유명한 독일 극작가 게오르그 뷔히너(1813∼1837년).24세의 나이로 요절한 그는 정치적 소용돌이 속에서 빚어지는 인간의 비극을 예술적으로 형상화한극작가로 이름높다.그의 대표적인 유작 ‘보이첵’은 1821년 41세의 이발사가 5세 연상인 애인을 그녀의 집 앞에서 칼로 찔러 죽인 뒤 라이프치히 장터에서 공개처형당한 실제 사건을 다룬 작품.왕과 귀족들만 등장하던 비극에 처음으로 비천한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오늘날 현대비극의 효시로 전해진다. 가을 무대에 이 보이첵이 연극과 무용으로 나란히 되살아난다.국립극단은 11월 1∼4일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특별공연 ‘보이첵’(안민수 번역·최원석 연출)을 선보이며 이에앞서 박인자 무용단은 이 작품을 바탕으로 11월 2∼3일 호암아트홀에서 ‘달 그림자’(박인자 안무)를 공연한다.모두 원작을 철저하게 해체해 새로운 양식으로 시도한 실험성 짙은작품이다. ■국립극단 ‘보이첵=’ 원작이 워낙 듣고 금방 이해하기 어려운 시적 비유로 가득 차 이전 국내공연 때 중간중간 지루해하는 관객들이 적지 않았다.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거대한 사회구조 속에서 나약한 인간이 어떻게 자기도 몰래 변질되어 가다 광폭해져 살인을 저지르게 되는가에 관한 보고서라 할 수 있다.광기와 허상으로 가득찬 문명이라는 ‘괴물’에 의해 힘없는 한 인간이 투견장의 개처럼 길들여지는 과정을 보여준다. “관객들이 결코 편안하게 볼 수 없는 슬픈 이야기를 잘 정제해 삶의 본질을 깨달을 때 나오는 쓴웃음과 함께 즐길 수있도록 꾸몄다”고 연출자는 말한다.TV에서나 볼 수 있는 철망으로 가려진 사각형의 프로 레슬링 경기장이 무대에 설치돼 사람들 사이에 존재하는 벽을 의미한다.여기에 반쪽은 온전하고 나머지 반쪽은 중요한 부분만 흰 밴드로 가린 채 살을 드러내는 의상도 독특하다.인간 삶의 향상을 위한다는 문명이 오히려 인간을 질식시키고 파괴시켜가는 부조리를 각인시키는 장치들이다. ■박인자 무용단 ‘달 그림자’= 보이첵을 재해석한 국내 첫무용무대.대사와 연기 중심의 비극을 철저하게 움직임으로풀었다.뉴욕 대학에서 이 작품으로 대학원 논문을 쓴 황두진이 각색·연출했으며 ‘카멜리아 레이이’ 등에서 빼어난 연기를 보여준 제임스 전이 타이틀 롤을 맡았다.줄거리에 의존하지 않는 대신 등장인물들의 심리상태와 미세한 감정변화,굴곡많은 상황의 장면전환에 안무의 포인트를 주었다.네 명의 인물(주인공 보이첵과 애인 마리,군악대장,사악한 의사)이 춤을 리드한다.이같은 인물 설정을 작품의 요체로 삼아삶의 원형질을 대변한다.작품의 24개 장면을 최대한 압축시키고 사건의 전개보다는 그 사건으로 인한 인물들의 심리변화 묘사에 초점을 두었다.내면의 갇힌 공간과 자연의 열린공간을 대비시킨 가운데 가진 자의 압제·횡포와 못가진 자의 피해·분노·한 등을 극적으로 충돌시킨다. 김성호기자 kimus@
  • 가을밤 수놓은 ‘화합의 선율’

    오페라 아리아와 영화음악,대중가요를 한 무대에서 감상할 수 있는 흔치 않은 공연인 ‘가을밤 콘서트’가 29일오후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대한매일 민영화를 앞두고 공동주최한 ‘가을밤 콘서트’는 성악가와 대중 가수들이 함께하는 퓨전 무대로 진행돼 3층 객석까지 가득 메운 청중들이 도심속의 가을 정취를 만끽하게 했다. 하성호가 지휘하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주페 작곡 ‘시인과 농부 서곡’으로 막을 연 1부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Sir Duke’와 영화음악 주제가 ‘Mo better Blues’,신예 바이올리니스 장경아의 ‘사랑의 인사’가 연주되면서 객석을 서서히 달구기 시작했다.소프라노 이현정의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 중 아리아 ‘노래에 살고 사랑에살고’와 테너 강무림의 ‘박연폭포’ 독창,그리고 강무림과 이현정의 합창 ‘A love until the end of time’이 이어지면서 분위기는 한껏 고조됐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사랑의 아랑 훼즈’로 막을 올린2부에서는 가수 신승훈과 인순이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무대와 객석을 하나로 이어주었다.특히 첫곡 연주가 끝난 뒤하성호의 제의로 무대에 오른 청중 두 사람중 한 사람이지휘봉을 잡고 다른 청중이 오케스트라 반주에 맞춰 ‘사랑은 아무나 하나’를 부르자 객석의 청중들이 일제히 따라부르며 분위기가 절정에 달했다. 청중들은 ‘보이지 않는 사랑’과 ‘엄마야’를 부른 신승훈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호했고 인순이가 대표곡 ‘무인도’와 신곡 ‘인생’을 부르자 뜨거운 박수로 답했다. 콘서트는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야니 작곡 ‘산토리니’연주로 막을 내렸으며 곡이 끝난 뒤에도 청중들은 아쉬움속에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안중근의사 주 활동무대는 연해주”

    26일은 안중근 의사의 의거 92주년.최근 몇년 새 안 의사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는데 올해는 러시아 학자들의 관심이 특히 돋보이고 있다.이같은 경향과 관련,안 의사가 일제의 한반도 침략 원흉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의거지는 중국 하얼빈이지만 안 의사가 항일의식을 고양·성숙시킨 곳은 러시아 연해주라는 사실이 주목된다. 한국과 러시아 학자들은 의거 기념일에 앞서 의사가 동지들과 ‘단지(斷指)동맹’을 맺은 연해주 현지에 유허비(遺墟碑)를 세운 데 이어 국제학술회의를 개최,안 의사의 항일투쟁운동을 재조명했다.한국민족운동사학회(회장 서굉일)가 국가보훈처·고려학술문화재단 후원으로 지난 17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극동대학교 한국학대학에서 서굉일(한신대)·오영섭(연세대)·박환(수원대)교수 등 한국측 교수 8명과 러시아 극동문서보관소 연구원 등 러시아측 연구자 7명등이 참가한 가운데 ‘안중근과 러시아지역 항일민족운동’을 주제로 학술행사를 가진 것. 이 행사에서 한러 양측의 학자 12명이 총12편의 안 의사및당시 극동의 정세에 관한 논문을 발표했다.특히 수원대의 박환 교수는 ‘러시아 연해주에서의 안중근’이라는 논문발표를 통해 안중근 의사에 대해 색다른 주장을 폈다.흔히 안 의사는 의거 장소가 만주의 하벌빈이고,순국 장소가뤼순인 점을 들어 만주지역 항일그룹의 일원으로 분류돼 왔다.그러나 박 교수는 안 의사가 연해주지역 의병의 일원임을 강조하고 나섰다.박 교수는 “안 의사는 극동 크라스키노 카리에서 ‘단지동맹’을 결성하고 블라디보스토크 대동공보사(大東共報社)에서 의거를 최종결심했으며,블라디보스토크 역사(驛舍)에서 권총을 받아 하얼빈으로 떠났다”며“안 의사의 의거와 러시아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안 의사는 1907년 군대해산 후 러시아 연해주로 이동하여동의회(同義會),단지동맹,대동공보 등 러시아지역 민족운동진영에서 활동했다는 것이다.안 의사가 주도한 소위 ‘단지동맹’ 역시 ‘동의단지회’라는 명칭에서 알 수 있듯이 동의회의 산하조직이었는데 안 의사는 동의회에 발기인으로참여하였다.박 교수는 “결국 안의사의 의거는 동의회의‘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박 교수는 연해주 현지에서 안 의사가 1908년 러시아지역 최초의 의병조직인 동의회가 결성된 상(上)얀치혜 마을을 처음으로 확인하는 성과를 거뒀다.박 교수는 “안 의사가 단지동맹을 결성한 크라스키노 쥬카노프카 마을 위쪽12km 떨어진 곳에서 흔적을 확인했다”며 “현지 주민들의증언에 따르면 1937년 조선족들이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된 후 60년대까지 러시아 군부대가 주둔하고 있었으며 현재는 폐허가 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정운현기자 jwh59@. ■안중근의사 남·북 스크린 조명 색깔차?. 안중근 의사의 일대기를 다룬 영화를 통해 남북한의 안중근 의사에 대한 시각을 비교한 논문이 발표돼 눈길을 끈다. 한신대 신광철 교수(종교문화학과)는 남한의 ‘의사 안중근’(1972년,주동진 감독)과 북한의 ‘안중근 이등박문을쏘다’(1979년,엄길선 감독) 등 두 편의 영화를 분석해 최근 종교사연구소 연구발표회에서 ‘남북한의 안중근관’으로 내놓았다. 신 교수는 논문에서 남북한 영화는 모두 안 의사의 구국투쟁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남한이 안 의사를 민족사적 영웅으로 부각시킨 것과는 달리,북한영화는 안 의사의 투쟁을미완의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두 영화에 나타난 시대적 배경,안 의사가 독립투쟁을 결심하게 된 동기,독립 투쟁과 이등박문 사살 과정,재판과정에 나타난 안 의사의 독립 사상,안 의사의 독립운동에 대한 평가 등을 비교한 결과 이같은 결론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신 교수는 북한영화가 안 의사의 투쟁을 미완으로 규정한것은 이른바 ‘지도 사상’이 부재했다는 관점에 기인한 것임을 밝히면서 이는 김일성의 지도 체계를 암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안 의사의 독백을 통해 안 의사가 영웅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묘사한 점이 주목된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안 의사가 구국 투쟁에 나서게 된 동기에 관한영화적 장치도 남북간에 미묘한 차이를 보여준다고 말하고있다.남한 영화는 안창호 선생의 연설회에 참석한 것을 계기로 구국 투쟁에 나섰다고 묘사하고 있으나,북한영화에서는 민중적 저항에 의한 결의 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논문은 또 남한영화가 ‘계몽’ 쪽에 무게 중심을 실었다면,북한영화는 ‘투쟁’ 쪽에 더 무게를 두고 있다고 지적한다.남한영화가 빌렘 신부와의 관계,안 의사의 기도 등을통해 천주교 신앙 관련성을 암시하는 데 비해 북한영화는김일성 지도 체계를 전제하는 관점에서 안 의사에 대한 최종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같은 차이는 스토리·주제 중심으로 설명적인 북한영화,이미지·빠른 템포를 앞세운 오락적 가치에 익숙한 남한영화가 갖는 현실적 거리 탓”이라며 “이는 우열의 문제가 아니고 환경의 차이인 만큼 영화분야의 학술적교류나 공동연구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전통문화상품 첫 해외나들이

    반만년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우리의 전통문화상품이 국제무대에 화려하게 첫선을 보였다. 조달청이 25일 일본 오사카 비즈니스파크 트윈21빌딩 중앙홀에서 개막식을 갖고 5일간의 전시회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전통문화상품은 우리나라의 문화유산임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판로가 여의치 않아 후계자 양성조차 안돼 명맥이 끊길 위기에 있었으나 이번 전시회를 계기로 세계무대 진출의 교두보를 확보하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성호(金成豪) 조달청장은 개막식 인사말을 통해 “대한민국 정부가 처음으로 주관한 이번 행사가 5,000년 역사를 지닌 우리 전통공예의 맥을 이어온 문화상품의 진수를 일본인들이 감상하고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 청장은 또 “이번 행사가 내년에 열리는 한·일 월드컵대회를 위해 두 나라를 방문하는 세계 각국의 관광객들에게도 우수한 우리 문화의 진수를 알리는 마당으로 발전하기를 바란다”며 “이번 전시회에서 인기가 있는 품목은 내년월드컵 축구대회 캐릭터상품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강조했다. 이날 개막식에는 김 청장외 오사카부 스즈키 시게노부(鈴木重信)부지사 등 지방정부 관계자와 일반인 등 500여명이 참석했으며 대전시립연정국악연구원의 궁중무용과 기악합주 등 부대행사도 펼쳐졌다. 총 200평 규모의 전시장은 전시코너와 판매코너 시연코너공연장 등으로 꾸며져 방문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관심을 모았다. 전시코너는 22평 규모로 전통자수장 황순회의 국보청자도 수병풍,나전칠기장 김정렬의 나전가리개 등 550여품목이 전시되고 있다.70평 규모의 판매코너에서는 중요무형문화재 자수장 한상수의 봉황수 병풍,무형문화재 김진한의 남포벼루 등 도자기 칠기 목기 목조각 자수공예 금속공예 악기 등을 전시·판매하고 있다. 시연코너에서는 유기장 이봉주씨, 나전칠기장 김정렬씨 등 9명의 무형문화재 및 명장들이 붓 벼루 나전 장신구 옻칠목기 전통옹기 전통매듭 전통유기의 제작과정이 시연됐다. 함혜리기자 lotus@
  • 金추기경 사형수 만난다

    김수환(金壽煥) 추기경이 26일 오전11시 경기 의왕시 포일동의 서울구치소를 방문해 살인죄로 유죄가 선고된 사형수 6명을 만난다. 25일 천주교 주교회의 산하 정의평화위원회에 따르면 김추기경은 당일 가톨릭신자인 이들 사형수와 가족,피해자가족 등을 위한 미사를 집전한 뒤 구치소에서 사형수들과함께 식사하며 면담할 예정이다. 이 사형수 면담은 천주교 서울대교구 교정사목위원회의요청을 김 추기경이 흔쾌히 받아들여 성사됐다. 한편 김 추기경은 구치소를 방문한 직후 다음달 11일 방송될 KBS 열린음악회 녹화방송에 출연,노래 ‘사랑으로’를 부른 뒤 사형제도 폐지에 대한 평소 입장을 피력할 예정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통일서예대전 대상에 윤양희씨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등이 주최한 ‘제5회 대한민국통일서예대전’에서 한글 부문에 ‘화합’(和合)을 출품한윤양희씨(60)가 대통령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KCRP측이25일 밝혔다. 국회의장상은 문인화 부문에 ‘묵매’(墨梅)를 낸 황연섭씨(45ㆍ여), 국무총리상은 한문 부문에 ‘의곡(義谷)선생시’를 출품한 공병찬씨(37)에게 돌아갔다. 시상식은 오는12월12일 오후3시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다. 김성호기자 kimus@
  • 대한매일-스포츠서울 주최 콘서트

    풍요와 함께 깊어가는 가을.연인 혹은 가족끼리 도심에서추억거리를 더듬을 요량이라면 오는 29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찾는 것은 어떨까. 대한매일과 스포츠서울이 이날 마련하는 ‘가을밤 콘서트’는 클래식에서 영화음악,대중가요까지 부담없이 감상할수 있는 즐거운 자리이다. 하성호 지휘로 서울팝스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이번 음악회의 1부 무대는 귀에 친숙한 오페라 아리아와 클래식 소품의 아름다운 선율로 장식한다.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시인과 농부’서곡(주페 곡)으로막이 올라 바이올리니스트 장경아의 ‘사랑의 인사’(에드워드 엘가 곡)와 서울팝스오케스트라의 영화 ‘Mobetter Bluse’주제가 연주와,뛰어난 가창력으로 중견 반열에 오른소프라노 이현정의 오페라 토스카 중 ‘여자의 마음’ 독창,테너 강무림과 이현정의 ‘A love until the end of time’ 합창이 이어진다. 바이올리니스트 장경아는 서울예고와 독일 쾰른 국립음대,독일 에센 폴크방 국립음대를 거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국립음대 최고 연주과정을 졸업한재원.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 유럽에서 독주회와 협연 연주경력을 갖고 있다. 중견 성악가 테너 강무림은 이탈리아 로시니 국립음악원및 오시모 아카데미를 졸업,이탈리아 엔나 국제 콩쿠르 등여러 국제 대회에서 수상한 경력을 갖고 있으며 오페라 ‘피가로의 결혼’‘코지판투테’‘사랑의 묘약’ 등에 출연했다. 2부는 뛰어난 음악성과 걸출한 무대매너를 인정받는 가수인순이와 신승훈의 가요무대.열정적인 가창력과 자유로운테크닉의 인순이는 최근 발표한 15집 앨범 타이틀곡 ‘인생’과 대표곡 ‘밤이면 밤마다’를 선사하며 신승훈은 대표곡 ‘보이지 않는 사랑’‘엄마야 & 처음 그 느낌처럼’으로 팬들을 맞는다. 화려한 출연진과 함께 최상의 공연을 선사할 서울팝스오케스트라는 1988년 창단이래 1,500여회 이상의 활발한 연주활동을 펼치고 있는 국내의 대표적 오케스트라이다.클래식 뿐만 아니라 가곡 세미클래식 재즈 영화음악 팝송 가요 등 전 장르를 망라해 대중에게 쉽고 즐거운 음악을 선보인다.공연문의 (02)2000-9724김성호기자 kimus@
  • ‘명성황후’ 뮤지컬 본고장 나들이

    한국 공연예술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에이콤인터내셔날(대표 윤호진)의 창작 뮤지컬 ‘명성황후’가 마침내 뮤지컬의 본고장인 영국 웨스트 엔드(West End)에 입성한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은 그동안 런던의 아폴로 헤머스미스극장측과 협의를 벌여온 끝에 ‘명성황후’를 내년 2월1일부터 16일까지 이 극장 무대에 올리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명성황후는 98년 미국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공연에 이어 세번째로 해외무대에 서게 됐다. ㈜에이콤인터내셔날에 따르면 런던 공연에서는 대본과 가사를 모두 영어로 바꿔 선보이며 현지 관객들을 겨냥해 일부 곡들을 영국 작곡가에게 직접 의뢰해 수정하기도 했다. 뮤지컬 ‘명성황후’는 95년 예술의전당에서 처음 공연된 뒤 그동안 국내외에서 367회 공연을 통해 40만 관객을 동원했다.98년 브로드웨이 공연 때는 뉴욕타임스로부터 “어떤 국적의 관객이든 감동하기에 충분하다”는 평을 받기도했다. 한편 ㈜에이콤인터내셔날은 런던 공연에 앞서 오는 29일서울 송파구 삼전동 에이콤연습실에서 영국 공연에 참여할배우 오디션을 갖는다.원서는 27일까지 배부한다.(02)417-6272. 김성호기자 kimus@
  • ‘차범석·장민호’ 50년 결산무대

    차범석과 장민호. 차범석이 해방이후 한국 극작과 연출의 최고봉을 지켜왔다면 장민호는 해방이후 최대의 배우로 손꼽힌다. 한국 현대연극사의 산 증인이요 쌍두마차인 두사람의 연극인생 50년을 결산하는 무대가 공교롭게도 나란히 마련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극단 산울림이 차범석의 연극계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30일부터 11월25일까지 산울림 소극장에서 공연하는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임영웅 연출)과 극단 신화가 31일부터 11월11일까지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갖는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김영수 연출).‘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이 차범석의 연극인생을 정리하는 자신의 창작극이라면 ‘그래도 세상은…’는 장민호의 자서전적 연극으로 성격지어진다. [그 여자의 작은 행복론] 지난해 발간된 차범석 희곡집 ‘통곡의 땅’ 수록 작품중 하나로 극단 산울림 대표 임영웅이무대화할 것을 제의해 공연이 성사됐다.임영웅이 연출을 맡았고 손숙이 주연으로 출연,극작과 연출 배우 3박자에서 모두 눈길을 끄는 작품이다. 1951년 극작·연출·주연을 맡아 공연한 ‘별은 밤마다’를 데뷔작으로 꼽는다고 할때 올해는 꼭 차범석의 연극계 입문 50주년이 되는 해.2년 전에 소극장 무대를 겨냥하고 썼던것을 조금 다듬어 무대에 올렸다.주로 대극장용 희곡을 써온 그가 관객과의 자연스런 교감과 사실적인 분위기를 염두에두고 만든 이례적인 작품이기도 하다. 남편의 전처가 낳은 아들과 사랑에 빠진다는 그리스 신화‘페드라’의 이야기가 모티브.두번째 남편까지 잃은 여인이 첫 남편의 전실 아들에 대한 집착이 용납받을 수 없는 금지된 사랑이라는 사실을 안 뒤 절망끝에 자살하고 그후 그 아들과 친 딸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다루고 있다.타이틀롤의 손숙과 이찬영 예수정 전현아 최석진이 호흡을 맞춘다.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 40여년간 장민호와 함께 연극 동지로 곁을 지켜온 이근삼이 수 년간의 자료조사와 대담을 통해 탈고해 우정의 선물로 헌정한 작품. 1947년 성극 ‘모세’로 데뷔한뒤 50여년간 170여 작품에서 주역을 맡은 장민호의 화려한 연기생활 이면에 감춰진 인간적 고뇌와 절망,그리고 재기의 순간을 이근삼 특유의 위트와 페이소스로 그려낸다.연기만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오다가 70대 중반 아내와 사별한 노배우가 외동딸마저 미국으로 시집을 가고 노후를 대비하여 모아두었던 돈마저 사기로 날리게된 후 겪는 인간과 인생에 대한 절망과,역경에도 굴하지 않는 노교수,후배 연기자 등 이웃 사촌들의 삶을 대비함으로써 도전과 희망을 이야기한다. 20대 초반에 단신 월남해 연극 영화 라디오 TV드라마를 통해 해방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배우로 군림했으나 아들이 사업에 실패해 전재산을 압류당한 충격으로 40여일간 병원에서 생사를 넘나드는 절망의 순간을 겪기도 했던 그의 인생과너무 닮아있다.출연 작품중 백미로 손꼽히는 ‘파우스트’‘리어왕’‘맥배드’‘줄리어스 시저’등의 명 장면이 현실과 환상을 넘나들며 펼쳐진다.노배우에 장민호가 직접 출연하며 요즘 최고의 배우로 꼽히는 윤주상과 국립극단의 간판 김재건의 앙상블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김성호기자 kimus@
  • 문화광장 포커스

    ■남성우월주의 모순·부조리 고발. 극단 그룹 여행자가 23일부터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선보이는 ‘대지의 딸들’(양정웅 작·연출)은 서울공연예술제 공식 참가작 가운데 유일한 야외공연.배우들의 대사를 통해 일정한 이야기가 전달되는 극이 아닌,조명과 음악,배우의움직임,소리로 구성된 복합 이미지극이다. 탄생,멋진 신세계,선전,폭력,희생,어두운 동굴 등 여성을주제로 한 6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남성 우월주의 세계에서나타나는 모순과 부조리를 표현하는 내용.여성들에 대한 핍박과 여성들의 사회적 요구를 다루면서도 단순한 페미니즘에 머물지 않고 여성과 남성의 동등한 존재를 통해 ‘휴머니즘의 회복’을 강조하는 게 특징이다.26일까지 오후8시,(02)762-0815. 김성호기자 kimus@. ■인간의 소외·고독감 담담히 표현. 인간의 고독함을 담담한 필치로 화폭에 담아내는 작가 원혜연(38)의 개인전이 갤러리 사비나에서 열리고 있다.29일까지.그의 그림의 주인공들은 뭔가를 응시하고 있다. 미술사가 노성두씨는 “세상은 겉보기에 화려하고 왁자지껄한 것 같아도 내면을 들여다 보면 심한 고독감에 시달리고있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원혜연은 고독감과 소외감을 화면 위에서 무심한 시선으로 표현하고 있다”고 말했다.그는“따라서 이번 전시는 고독한 사람들에게 살아가는 의미와자아를 다시 한번 살펴보는 기회를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꽃에 지다’‘사랑’‘친화력’ 등 10여점이 전시된다.(02)736-4371. 유상덕기자 youni@. ■茶를 주제로 한 이색 창작 음악회. 차(茶)를 주제로 한 이색 음악회 ‘다악(茶樂)’이 26,27일 이틀동안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열린다. ‘차 마시기 좋은 때 풍정(風情)’이란 부제를 단 공연은다악을 비롯해 설치미술,다(茶)춤,행다(行茶) 퍼포먼스 등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채워진다. 박일훈의 ‘바람(風)-찻잎 소리’,김성경의 ‘달(月)-달빛이 시냇물에 휘영청’,박인호의 ‘구름(雲)-낮잠을 깨니 흰구름 둥둥’,이건용의 ‘별(星)-별과 시’,황의종의 ‘해(日)-아침햇살에 꽃 피어날 때’ 등 5명의 한국창작음악연구회원들이 창작 다악곡들을선보인다.(02)2272-2152. 황수정기자 sjh@
  • 클래식으로 만나는 김민기

    오는 31일 오후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아주특별한 만남’이 이루어진다. 예술의전당과 월간 객석이 마련한 ‘클래식 김민기’­. 부천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지난 30년간 변함없이 희망과생명력을 노래해 온 김민기의 곡들을 클래식화하여 무대에올리는 자리다. 그동안 소규모 편성과 가요 반주 형식의 교향악 편곡으로김민기 곡이 연주된 적은 있지만 전곡을 김민기의 곡으로 풀오케스트라 편성하여 공연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드라마 ‘태조 왕건’의 음악감독인 김동성(경희대 교수)이 김민기 곡 13곡을 시대별,주제별로 묶어 편곡했다. 지휘는 70년대 김민기와 같이 학교를 다닌 서울대 동문인 부천필하모닉 상임지휘자 임헌정.웅장하고 장엄한 교향악부터현악 앙상블,성악,바이올린 협연을 통해 지난 30년간 숱한곡들을 통해 대중들에게 친숙해졌으면서도 결코 전면에 나서지 않았던 김민기의 메시지와 그의 삶의 태도를 표현한다. 1부의 주제는 사랑과 겨레.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가을편지’‘아름다운 사람’‘친구’‘내나라 내겨레’‘철망 앞에서’가 풀어진다. 2부의 주제는 연민과 희망.‘작은연못’‘꽃피우는 아이’가 부천 필 실내악단의 선율에 담기는 데 이어 부천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날개만 있다면’‘길’‘봉우리’‘상록수’를 연주한뒤 출연자와 관객들이 함께 부르는 ‘아침이슬’로 피날레를 장식한다. 바이올리니스트 이경선이 ‘날개만 있다면’을 협연하고 김민기의 육성으로 ‘봉우리’가 불려지며 바리톤 최현수가 ‘상록수’를 부른다. 김성호기자
  • [종교간 화해의 길] (6.끝)전문가 대담

    뉴욕 비행기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의 아프간 공습이진행되는 가운데 탄저균 테러 공포가 미국 전역은 물론 세계로 퍼져가고 있다. 21세기를 맞아 화해와 공존의 화음이지구촌 곳곳에 울려퍼지는가 싶더니 분열과 무력충돌의 구습이 한층 심화되는 양상이다.이를 종교적 근본주의의 발호로 보는 시각도 강하다.이같은 상황에서 종교다원주의가 새삼 힘을 얻어가고 있다.대한매일은 이번 테러와 전쟁을 계기로 종교다원주의 사상을 펴온 성직자와 전문가들의 글을5회에 걸쳐 ‘종교간 화해의 길’이란 시리즈로 실었다. 시리즈를 마무리하면서 정양모 성공회대 초빙교수와 오강남캐나다 리자이나대 교수의 대담을 마련했다. [정양모교수] 9·11 테러와 보복공격에 대한 우리 언론의보도는 응징 쪽에 초점이 맞춰져 원인 접근엔 소홀한 감이있다.테러가 미국을 겨냥한 점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1948년 이스라엘 독립전쟁 이후 무슬림들이 가슴에 쌓아온 한이문제다. 향후 테러 참사를 예방하려면 이 한을 풀어야지 응징 쪽으로 치닫다보면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다. [오강남교수] 동감이다.원인에 대한 근본 치료가 중요한데도 밖에 드러난 결과만 이야기하는 것 같다.이번 테러와 전쟁의 근본적인 원인은 사람의 마음,즉 종교적인 것이 아닌가. [정교수] 돌이켜 보면 꼭 그렇지도 않다.2차 세계대전 이후히틀러에게 박해당한 유태인들이 미국으로 대거 유입됐다. 역사적인 인물(아브라함) 논쟁이 있긴 하지만 아브라함 시대부터 살아온 땅에서 쫓겨난 아랍인들의 아픈 역사를 봐야한다.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가 일방적으로 유태인 편을 들어 아랍인들의 감정이 악화됐다. [오교수] 아랍인들의 위상에 관한 한 지금까지 불공평 지적에 소홀했던 게 사실이다.일반적인 인식과는 달리 아랍 인구중 맹신 무슬림은 20%에 불과하다.이슬람이라는 종교적차원을 넘어 정치적인 상황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정교수] 미국이 일방적으로 이스라엘 편을 들고 팔레스타인을 무시하는 것은 미국 내의 유태인들이 정치 경제를 장악하고 로비한 탓이 크다.미국의 행정·입법부 모두 아랍편들기가 거북한 분위기가 조성돼 있다. [오교수] 미국의 정치적 이해 관계 때문에 페어 플레이를못한 탓이 크다.그런 점에서 더욱 아랍인들의 원한을 사지않도록 해야 한다.이번 경우도 부시 행정부의 밀어붙이기정책이 주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정교수] 보복 공격이 계속 된다면 테러 악순환이 계속될것이다.아랍권 국민들과 팔레스타인 난민들이 테러 발생후환호하며 춤을 추었던 상황을 서방 세계가 헤아릴 줄 알아야 한다. [오교수] 이 전쟁에서 종교가 어떻게 관련되는지를 먼저 따져볼 필요가 있다. [정교수] 1948년 이후 지금의 이스라엘에서 쫓겨난 난민이400만을 넘어섰다.이 사람들은 이슬람을 안 믿었어도 기본적으로 한이 맺힌 사람들이다.공교롭게도 팔레스타인의 95%이상이 무슬림이고 미국은 기독교 국가다. 이번 사태도 기본적으로 정치적인 문제인데 종교적으로 해석하는 경향이짙다. [오교수] 직접적으로 종교가 개입됐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종교가 제 할일을 못했기 때문이 이런 일이 생겨난 것 아닌가. [정교수] 유교나 도교처첨 아시아에서 생겨난 종교들은 비교적 부드러운데 중동 사막에서 태동한 3대유일신 종교는사막만큼이나 각박하다.3대 유일신 종교는 밀접하고 뿌리가같으면서도 아집과 배타로 똘똘 뭉쳐있다.레바논의 경우 지난 15년간 이슬람­기독교간 전쟁속에 쑥밭이 됐다. 아집과배타로 똘똘 뭉친 종교가 3개나 있으니 나라가 엉망이다. [오교수] 이 전쟁은 종교간 다툼보다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근본주의자들간의 충돌이라고 본다.‘너죽고 나 살자식’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끼리의 충돌이라는 것이다.불행한 일이지만 부시 대통령도 이분법적 논리에 희생된 사람이라고 본다.그런 사고방식이 극복된다면 분쟁이 해소될 것이라고 믿는다. [정교수] 타종교를 배척하는 배타주의나 한국에서 말하는포괄주의,혹은 포용주의 같은 것을 넘어서 종교학계와 신학계에 새로 대두된 화두가 종교다원주의라고 본다. [오교수] 종교다원주의는 내 종교에 대한 확신이 있어도 다른 종교가 남의 것이기 때문에 나쁘다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그 근본일 것이다.‘내 것이 좋으니 남의 것은 틀렸다’는 ‘양립불가’ 태도를 지양하는 게 중요하다.다원주의란모든 종교에 구원이 있고 없고가 중요한 게 아니고 자기 것이 중요한 것처럼 남의 것의 중요성을 인정하는 정신이라는것이다. [정교수] 신학적으로 이야기하면 하느님의 은총이 기독교울타리 안에서만 내린다는 입장을 버리고 기독교 울타리 밖에서도 구원의 은총이 내린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하느님의 은총을 인위적으로 제한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오교수] 최근 나의 책 ‘예수는 없다’를 보고 ‘당신도기독교인인가’라며 거세게 항의해오는 독자들이 간혹 있다.기독교인이 되는 길은 하나만이 아니다.기독교 형태도 여러가지다.‘진리’를 몇 사람에게만 비춰주고 다른 사람을구렁텅이에 빠트린다는 믿음의 방식은 하느님을 옹졸한 인종차별주의자로 만드는 것이다.이제 종교다원주의 시각을가질 때가 됐다. [정교수] 오 교수도 국내에서 종교다원주의를 주장했다면출교처분 같은 극단의 조치를 당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웃음)[오교수] 놀랍게도 지금 한국에서도 감리교에서 출교당한변선환 목사 같은 분이 시련을 겪었던 때와는 분위기가 많이 달라진 것 같다. [정교수] 국내에서 종교는 해방 이후 줄곧 호황을 누렸지만차츰 불황으로 접어든 것 같다. 유럽처럼 성당과 예배당이텅텅 빌 정도는 아직 아니다.하지만 배타주의,포용주의에서종교다원주의로 옮겨가지 않으면 1∼2세대 후에 유럽과 같은 현상이 일어날 것이다. [오교수] 미국의 경우도 40∼50년전까지는 종교가 호황을누렸지만 지금은 종교 건물을 유지하기가 힘들 정도다. 유럽이나 미국의 전철을 밟는다면 우리 교회도 반드시 위기에 처할 것이다. 기업들이 합병하듯 종교도 인류를 위한공동작업에 나설 때 미래를 낙관할 수 있을 것이다. [정교수] 지난 1981년 91세를 일기로 타계한 다석 류영모선생의 뜻을 이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류영모 선생은본인이 ‘종교다원주의’라는 표현을 쓰진 않았지만 일찍부터 종교다원주의에 혜안을 가졌던 분이다.종교다원주의를개척하고 자유롭게 ‘종교의 벽’을 허무는 활동을 했지만교회에선 인정받지 못했었다. [오교수] 감리교에서 출교당한 변선환 목사의 복권 움직임이 감리교내에서 일고 있다고 들었다. [정교수] 물론 변화의 조짐이 있긴 하다.LA에서 목회중인홍정선 목사 역시 종교재판을 통해 광림교회에서 내쫓겼다. 두 사람이 교수·목사직을 박탈당하고 출교처분당하는 3중처벌을 당할 때 대부분의 목사들이 동의했다.먼 훗날 두 사람은 복권 되겠지만 근본주의자들 때문에 지금 당장은 힘들것이다. [오교수] 종교간 대화는 당위성이 아닌 필요의 문제다.인류전체의 위기상황에서 각 종교가 대화를 통해 공동대처할 때다. 원칙적으로 남을 이해하며 잘 지내는 것도 중요하지만종교적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하기 위해서도 종교간 대화는절대명제다. [정교수] 교황청 종교간 대화위원회는 네 가지 대화지침을하달한 적이 있다.만남의 대화,협력의 대화,학문적 대화,영성적 대화가 그것이다.우선 만남이 중요하다.전통적으로 불교와 개신교간 만남은 잘 안된다.반면 가톨릭과 불교 사이는 좋은 편이다.불교와 가톨릭도 ‘만남의 대화’는 되지만‘공동선’을 위한 협력의 대화수준까진 못갔다. 학문적 대화에서도 기독교 쪽에선 불교 연구가가 몇몇 있지만 불교쪽에서 기독교를 부지런히 연구하는 이가 별로 없다.종교간의 폐쇄적인 벽을 뚫고 들어가기가 쉽지않은 상황에서 학문·영성적 대화가 숙제다. [오교수] 생태계와 인류가 겪고 있는 고통에 서로 협력해야한다.가장 큰 종단인 불교 기독교가 깊은 의미의 의식을 개변하는 일에 서로 협력해야 한다. [정교수] 제일 어려운 게 개신교 가톨릭 관계인 것 같다.특히 개신교 신학자들의 닫힌 마음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아집과 배타로 뭉친 개신교 보수파가 확산될수록 종교간 화해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오교수] 껴안고 화해하는 게 종교의 핵심 아닌가.이런 것을 배제한 채 어떻게 진정한 의미의 구원을 바랄 수 있는가. [정교수] 불행하게도 열린 꼴 아닌 닫힌 꼴의 개신교가 이땅에 들어와 전도된 것도 종교간 대화를 막은 주 이유중 하나다. [오교수] 적지않은 기독교인들 사이에 개방적이고 다원주의적인 태도가 기독교를 망하게 한다는 인식이 팽배해 있다.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고 했다.지금처럼 힘위주의 종교관을 벗어버리고 협력과 화해로 나아가야 한다. 정리 김성호기자 kimus@
  • 구례 화엄사에 ‘華嚴石經’ 복원된다

    불교 화엄경(華嚴經) 국내 전래의 모태로 여겨지는 ‘화엄석경(華嚴石經)’이 조계종 제19교구 본사인 전남 구례화엄사에 복원된다. 18일 조계종과 화엄사 측에 따르면 화엄사가 주축이 돼화엄사 대웅전 뒤에 보존각을 세워 화엄석경 파편들을 보존,2010년까지 화엄석경을 원래의 모습대로 완전 복원한다.이와 관련,오는 26일 화엄사에서는 화엄석경의 제작연대를 비롯해 돌의 출처와 재질,화엄석경의 서체 등을 규명하는 ‘화엄석경 복원 학술세미나’가 개최된다. 화엄석경이란 ‘해동의 화엄종조’로 통하는 신라 의상대사(625∼702년)가 670년쯤 화엄사를 중창하면서 화엄경을석경(石經)으로 조각한 뒤 동시에 지은 장육전(丈六殿) 사면 벽에 두른 것.임진왜란 때 화엄사가 소실되면서 파괴됐으나 1960년대 초부터 파편들을 수습,보관돼 왔으며 90년보물 제1040호로 지정됐다. 현존하는 석경 편은 61년에 수습된 1만4,000여점과 최근수습된 2,000여점 등 1만 6,000여점.이 돌 조각에는 두세자에서부터 50자 이상의 경문들이 새겨져 있으며 부조(浮彫) 선각(線刻)형 두 종류가 있다. 복원을 주도할 화엄사는 백제 성왕 22년(544년) 인도 스님 연기조사가 창건한 화엄 종찰.2년전 현 주지 종걸 스님 취임 이후 불교계 인사와 문화재위원,불교사학자 10명으로 구성된 자문회의와 ‘화엄석경 보존복원 연구팀’을 구성해 화엄석경 보존·복원을 위한 기본 연구조사를 진행해왔다. 화엄사 화엄석경 도감인 종서 스님은 “화엄석경은 대승경전 중에서도 교학·사상적으로 불교의 핵심을 가장 깊게 담고 있는 경전을 돌에 새겼다”며 “화엄 사상은 또 삼국통일을 이루어내는 데 일조한 만큼 석경 제작과 조각의의의를 되살려 남북의 화해와 평화정착,통일의 원력을 세우고자 한다”고 복원 의미를 강조했다. 김성호기자 kim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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