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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 법무, 靑과 코드 갈등설… 끝내 낙마

    김성호 법무장관이 참여정부와의 코드 문제로 결국 낙마했다. 본인의 사의표명을 청와대가 수용하는 형식을 취했다. 서로 코드가 맞지 않아 불편해 하던 터라 낙마의 시기와 형식을 청와대와 사전 조율했을 것이라는 전언이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과천정부청사에서 “지난주 초 노무현 대통령을 만나 사의를 표명했다.”면서 “최근 언론에 거취 관련 보도가 잇따라 인사권자의 부담을 덜어드리기 위해서였다.”고 밝혔다. 김 장관의 낙마가 갑작스러운 것은 아니다. 청와대 내부에서도 김 장관의 교체를 노 대통령에게 건의해 왔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본인 사의가 분명했다.”면서 “청와대 압력에 의해 김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정책적으로 다른 견해가 있을 수 있지만 특별히 갈등이 있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그동안 김 장관이 도저히 참여정부의 코드와 맞지 않아 청와대 내부에서 교체를 먼저 건의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이 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 규정이 위헌이 아니라고 한 발언이나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의 보복폭행 사건이 정상 참작의 여지가 있다고 한 발언 등이 청와대 핵심의 의중을 거슬렀다는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경남 남해가 고향인 김 장관이 내년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 소속으로 출마할 것이라는 소문의 진위를 본인에게 확인하는 과정까지 거쳤다는 후문이다. 본인의 부인으로 4월 출마설이 일단 진정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청와대와의 복합적인 앙금이 김 장관의 낙마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청와대 일각에서는 김 장관의 교체설을 흘린 일부 언론 보도의 출처가 김 장관 주변이라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박홍수 농림부 장관은 “지난 4월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타결된 직후부터 계속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청와대측에 전달해왔으나, 농업부문의 대책을 마련하느라 사임 시기가 늦어졌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FTA 추진 과정에서 재경부, 외교통상부 등의 ‘개방 논리’에 맞서 왔다. 재임 중 가벼운 심장 수술을 받는 등 건강 문제도 사의의 이유로 거론된다.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은 “정통부의 주요 현안에 대한 방향이 정리돼 사의 결심을 굳혔다.”고 했다. 정통부 내에서는 노 장관과 유영환 차관과의 관계가 매끄럽지 않았다는 말도 없지않다.박찬구 오상도기자 ckpark@seoul.co.kr
  • 3~4개부처 이번주 개각

    노무현 대통령은 이르면 이번주 말 사의를 표명한 김성호 법무, 박홍수 농림 장관의 후임을 비롯,3∼4개 부처 장관(급)을 대상으로 소폭 개각을 단행할 예정이다. 개각 대상에는 사의를 표명한 장관들을 비롯, 이상수 노동부 장관과 임상규 국무조정실장 등이 검토 대상에 올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날 김·박 장관의 사의를 수용키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그러나 이날 오후 늦게 사의를 표명한 노준형 정보통신부 장관의 거취에 대해서는 “7일 중으로 사의 수용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노 장관의 교체를 포함하더라도 개각 범위는 3∼4명선이 될 것”이라면서 “사의를 표명한 장관들 말고는 아직 교체 여부가 유동적”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오는 9일 인사추천회의에서 법무·농림 장관 등의 후임자 선정을 비롯해 개각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정례 브리핑에서 “가능한 한 개각 속도를 빨리 하겠지만, 이번주에 끝난다고 단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후임 법무부 장관에는 사시 2회 출신인 정성진 국가청렴위원장이 유력시되며, 손기식 사법연수원장 등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내년 4월 총선에서 고향인 인천에서 출마할 예정인 윤대희 청와대 경제정책수석은 농림부 장관이나 국무조정실장 등으로 옮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수석이 국무조정실장으로 옮길 경우 임 실장은 농림부장관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후임 경제수석에는 김대유 통계청장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연말 대선의 중립 관리를 위해 박 장관과 함께 정치인 출신인 이상수 장관도 교체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사설] 김성호 법무장관 사임을 보는 눈

    소신 발언으로 청와대와 불편한 관계였던 김성호 법무장관이 결국 사의를 표명하고, 청와대가 이를 수용했다. 김 장관의 경질설이 흘러나온 이후 두 달만이다. 지난해 8월말 천정배 장관 후임으로 임용된 김 장관은 ‘기업하기 좋은 법 환경 조성’을 표방하면서 참여정부에서는 전례없이 재계와 야당으로부터 폭넓은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지난 6월 노무현 대통령이 위헌이라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선거법 9조(공무원의 선거중립 의무)에 대해 국회 답변을 통해 “위헌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해 청와대와 다른 목소리를 냈다. 한달 후에는 한나라당 대선 고소·고발에 대해 “고소를 취하하면 수사하지 않는 것이 옳다.”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김 장관은 사의 표명 공표직후 청와대와의 갈등설을 부인했다. 그러나 일련의 과정을 되짚어보면 사의 형식을 빌린 경질로 봐야 할 것 같다. 청와대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법 집행 주무장관의 교체에 따른 부담에도 불구하고 임기말 공직기강 해이를 초래할 엇박자를 더 이상 용인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듯하다. 진의와 상관없이 김 장관의 소신이 임명권자가 정치적인 역풍을 감수하며 제기한 헌법 소원을 희화한 꼴이 됐기 때문이다. 김 장관이 사임하기까지 ‘한나라당 공천 신청설’‘참여정부 색깔 세탁설’ 등 김 장관을 흠집내려는 각종 소문이 꼬리를 물었다. 이런 악성 소문의 출처는 반드시 규명해 응분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정부는 야당이 법무장관 교체에 ‘정치적인 의도’가 담긴 것으로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번 대선은 검찰수사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대선의 공정한 관리’라는 기조가 흐트러지지 않도록 각별히 유의해야 할 것이다.
  • ‘불상에 절했다’고 목사교수 재임용 거부한 대학 패소 판결 ‘종교 다원주의 승리’ 신호인가

    ‘종교 다원주의의 승리?’ 강남대 이찬수(45·목사) 교수의 재임용을 둘러싼 강남대­교육부간 소송과 관련, 서울행정법원이 지난달 27일 강남대에 원고패소 판결을 내리자 개신교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이번 판결은 최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봉사단 피랍사건’이후 한국 개신교계 안팎에서 이른바 ‘공격적 배타적 선교’에 대한 지적과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각별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2003년 10월 당시 강남대에서 교양필수과목(‘기독교와 한국사회’) 강의를 맡고 있던 이 교수가 목사의 신분에도 불구하고 경기도 남양주의 한 사찰에서 불상에 절을 했다는 이유로 2006년 학교측으로부터 재임용을 거부당했던 것. 교육부가 “이 교수에 대한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는 심리 불합리로 강남대의 재임용 거부를 취소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이에 불복한 강남대가 2006년 7월 “사립학교는 창학이념을 수호할 권리가 있다.”는 취지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지 1년 만에 판결이 나온 것이다. 이 교수에 대한 재임용 거부 사태 이후 인권실천시민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 등 35개 종교 관련학회와 연구소는 대책위원회를 구성,“한국 개신교의 배타성과 사립학교 교원 지위의 불안정성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사건”이라며 이 교수의 복직운동을 벌여 왔다. 판결이 나온 직후 이들 대책위는 “이화여대, 감신대, 성공회대 등에서 강의를 해왔고, 종교문화연구원을 창립해 종교간 소통운동을 벌여 왔던 이 교수가 사회적 정당성을 다시 확인하게 되었다.”며 사학에서 종교적 이유로 갈등을 빚어 계류 중인 다른 소송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경북 포항 D중학교에서 종교적 이유로 인한 교사 징계를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 중이고 경기도 B학원 소속 3개 중고교에서는 교원 채용과정의 부당함과 관련해 갈등을 빚고 있다. 대광고 재학 시절 학내 종교 강요를 문제삼았던 강의석(서울대 3년)군이 서울시교육청과 대광고를 상대로 진행 중인 종교자유침해 손해배상 소송 1심 공판도 이달말 있을 예정이다. 손상훈(39)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사무국장은 “건학이념을 이유로 열린 사상과 의식을 가진 종교 학자를 부당해직(재임용탈락)한 종교사학에 대해 개선을 독려한 전향적인 사례”라며 “최근 아프간 피랍 사건과 맞물린 여론을 감안하더라도 파장이 클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교계에서는 강남대가 교육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하는 등 강경한 입장이었던 점을 볼 때 곧바로 이 교수의 복직 조치를 내리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찬수 교수는 이와 관련, “초교파적 정신에 따라 포용적인 입장의 중앙신학교로 출발했던 사학이 급격히 보수 기독교 이념으로 돌아서면서 낳은 파행”이라며 “자기우월적 자세와 배타적 신앙구조 측면에서 근본적으로 아프간 피랍사태와 맞닿아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마지막 영남 巨儒의 ‘유월장’

    마지막 영남 巨儒의 ‘유월장’

    어쩌면 ‘이 시대 마지막 유월장(踰月葬)’이 될지도 모를 한 장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화제의 장례는 ‘영남 기호학파의 마지막 유학자’로 불리다가 지난달 20일 경남 김해에서 77세를 일기로 별세한 화재(華齋) 이우섭(李雨燮) 선생의 전국 유림장(유월장). 16일간에 걸쳐 조선시대 사대부의 전통 장례 형식과 절차 그대로 재현하는 독특한 장례행사로 눈길을 끈다. 장례에서는 두건, 굴건제복 등 성복과 거친 옷을 입고 짚멍석에서 지내는 상주, 그리고 장례 1년 뒤의 소상과 2년 뒤의 대상 등 3년상 등이 모두 철저한 고증을 통해 재현된다. 이번에 치러질 유월장은 1997년 경북 청도의 한학자 박효수 선생의 유월장 이후 처음이다. 전통식 유림회의인 ‘개좌’에서 이우섭 선생의 장례를 유월장으로 치르기로 결정한 것은 지난달 29일. 개좌에서는 조선 중종의 15대손인 이우섭 선생이 율곡 이이, 우암 송시열, 간재 전우, 석농 오진영으로 이어진 전통 기호학맥의 후예로,200여명의 문하생을 배출한 영남의 거유(巨儒)라는 점을 높이 사 유월장을 결정했다. 부친이 별세했을 때 3년의 상제를 지킨 데 이어 어머니 별세 후에도 3년상을 꼬박 지킨 고인의 덕을 추모하자는 뜻을 모았다고 한다. 개좌에서 장례위원장에 최근덕 성균관장과 충북 천안의 유학자 임용순 선생이 선정됐으며 세부적인 장례절차는 장례 하루 전날 최근덕 성균관장이 주재하는 유림회의에서 공식 결정된다. 개좌의 결정에 따라 전주이씨 종친회(서계령파)에서도 비상종중회의를 열어 장례에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접수된 장례 참여인원만도 4000여명. 장례위원회에 따르면 장례 당일인 4일에는 2만 3000여명이 모여 2㎞에 달하는 장사진을 이룰 전망이다. 상여소리꾼(명인 1명), 상두꾼(32명), 상주 및 복인(200여명), 조객, 만장 행렬이 선산까지 운구한다. 이준규(한문학) 부산대 교수는 “근대 이후 전국 유림장인 유월장이 전국에서 1∼2차례 있었지만 그것도 간소화한 작은 행사로 치러졌다.”며 “이번 유월장은 유림의 종장들이 거의 세상을 떠난 시점에서 ‘효(孝)’라는 우리의 정신문화를 전국의 유림들이 결집해 되살려낸다는 행사의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유월장(踰月葬)이란 조선시대 학문과 덕망이 높은 유학자가 별세했을 때 행하는 전통 장례 형식. 주로 유림의 종장이 세상을 떠났을 때 전국에 퍼져 있는 유림들의 뜻을 모아 지냈다. 그러나 일제강점기 일제의 압박과, 이후 제정된 가정의례준칙으로 인해 유월장은 자취를 감췄다. 유월장(踰月葬)은 초상난 달을 넘겨 치르는 장례라는 의미를 지닌다.
  • [어떻게 지내십니까] 송종의 전 법제처장

    [어떻게 지내십니까] 송종의 전 법제처장

    주소 하나 달랑 들고 서울을 떠났다. 피할까 싶어 연락도 넣지 않았다. 숱한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10년간 피해온 그다. 세 시간을 달려 당도한 곳이 논산시 양촌리다. 있을까, 있더라도 만나줄까, 이런 저런 근심이 머릿속에 쌓여가는 사이 어느덧 양촌영농조합법인이란 큼지막한 글씨의 공장과 창고들이 눈에 들어온다. 그 사이로 동남쪽에 틀어 앉은 ‘天古齋(천고재)’란 옥호의 2층짜리 빨간 벽돌집이 객을 맞는다. 정원 잔디에 서있는 주인이 보인다. 예나 지금이나 성성한 백발이다. 장맛비가 걷힌 후텁지근한 오후, 흙 묻은 바지를 입고 선 얼굴엔 땀이 송글송글 맺혔다.“오가는 길에 들렀다.”고 하자 “먼 길 오신 손님이니 차나 한잔 하고 가시라.”며 조합 사무실로 안내한다. 1998년 문민정부의 마지막 법제처장을 끝으로 세상에서 얼굴을 감춘 송종의씨. 참여정부에서도 법무장관, 부패방지위원장 등 요직에 천거됐으나 끝끝내 벼슬길에 나가지 않았다.“총리를 빼고는 다 거론됐다.”고 손사래를 친다.“노무현 대통령과는 악연이 있어요. 부산지검 시절 그렇게 구속시키려고 했는데, 그때 구속시켰어야 했는데….”라고 껄껄 웃는다.87년 2월 부산에서 열린 박종철 추모집회 현장에 있다가 붙들려온 노무현 변호사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결재했던 이가 바로 당시 송 부산지검 차장검사였다. 그러나 이런 악연 때문에 벼슬을 받지 않은 것은 아니다. 스스로에게 한 약속이 있어서였다. ●“노무현 대통령과는 악연이…” 법제처장 퇴임사 말미에 그는 열여섯자 자작 한시를 남긴다.‘귀거래혜(歸去來兮) 영고무상(榮枯無常) 산수자한(山水自閑) 좌간부운(座看浮雲)’. 풀이하면 “돌아가네, 영화와 쇠락이 무상하니 자연에서 한가로이 뜬구름 바라보리.”라는 뜻일 게다.“이렇게 떠나왔고, 약속을 했기 때문에 돌아갈 수 없는 거지.”어릴 때부터 한학을 했던 그는 한시와 시조에 능하다. 검사 시절 송도사, 한학도사란 별명으로 불렸다. 그의 첫 낙향은 95년이었다. 대검 차장이던 당시 검찰총장 자리를 놓고 1기 후배인 김기수(사시 2회) 당시 서울고검장과 경합했다. 그러나 김영삼(YS) 대통령의 절대적 신임을 얻은 경남고 후배인 김 고검장에게 고배를 마시고는 “안분지족(安分知足)의 심정으로 자유인으로 돌아간다.”며 훌훌 밤농장이 있는 이곳으로 내려왔다.YS는 1년 뒤 법제처장으로 그를 불러들인다.“검찰총장 건으로 빚을 졌다고 생각한 게야.YS가 조각을 해놓고는 통보한다고 나를 찾았던 모양인데, 휴대전화도 잘 안 되던 시절이라 집에 와보니 집사람이 ‘청와대에서 급하게 찾는다는데 무슨 큰일난 거냐.’고 하는 거야. 전화를 넣었더니 YS가 ‘니는 와 그리 연락이 안 되노, 내일부터 법제처장이니까 그리 알아라이.’라면서 응대할 틈도 안 주고 전화를 끊더라고.” ●서재에는 불경과 고서·역사서로 가득 1년여의 법제처장을 마치고는 다시 양촌으로 돌아왔다. 양촌과 연을 맺게 된 것은 71년 강경지청 검사를 하면서이다. 이곳의 국유지를 불하받아 밤나무를 심었다.10∼20년생이 가장 튼실한 열매를 맺는 나무인지라 30년쯤 된 ‘1세대’를 2000년대초 베어내고 새로 심은 ‘2세대’가 이제 탐스러운 과실을 머금기 시작했다. 그가 나무를 심겠다고 마음먹은 것은 육군 법무관 시절인 67년 베트남에서 귀국할 때였다. 여수 상공에서 내려다 본 조국의 강산은 온통 황토색 민둥산이었다.“비행기에서 지은 시조 2수가 지금의 내 인생을 만들었어.” ‘전략…눈비벼 다시 보아 민둥산을 알았네/이렇게 헐벗었더냐 꿈에 그린 내조국’,‘옷을 입히리라 초록으로 덮으리라…중략…이 결심 헛되이 마라 천지신명 다 안다’ 나무를 심어놓은 양촌으로 오면서 그는 법전을 비롯한 법률 서적을 모조리 고물상에 줬다. 법전을 불태웠다거나 창고에 넣어뒀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조합 사무실의 ‘천목헌(天目軒)’이란 서재와 집 어딜 둘러봐도 불경과 고서, 역사서뿐이다.“이렇게 사는데 시비를 둘로 갈라야 하는 법이란 게 왜 필요한가?”그런 법을 배우려고 법대에 갔지만 원래 그는 공대 체질이었다. 손수 조립한 4구 라디오로 클래식을 들었을 정도이니 말이다.“형이 서울대 법대를 다녔는데 전쟁통에 졸업도 못 하고 고시도 안 됐어. 그래서 집에서 인정받으려고 법대도 가고 고시도 봤어.” 사시1회의 선두주자 검사 송종의의 인생 갈림길은 그렇게 여러 차례 있었다. 그에게도 시련은 찾아왔다. 애지중지하던 스무살된 아들을 교통사고로 96년 잃은 것이다. 그때의 충격으로 한동안 행방이 묘연하던 부인을 부산의 어느 절에서 발견했다. 묵었던 절방이 ‘천목단(天目壇)’이었다.“스님이 던져준 화두를 풀면서 열사흘을 있었는데 하룻밤도 못 잤어. 뭔가 옆구리를 쿡쿡 쑤시는 귀신 같은 게 있다는 그 방에서 이틀 이상을 버틴 스님이 없었다는데 말이야. 결국 열사흘을 보내고 그 절에서 내려왔지.”이때 부부가 법명을 받았는데, 그는 천목, 부인은 고불법(古佛法)이다. 앞 글자를 한자씩 따 양촌 집의 옥호로 삼았다. “이제는 (슬픔을)다 털어버렸다.”고 한다. 쌍둥이 외손녀(13)를 위해 ‘외할아버지와 함께하는 음악여행’을 쓰고 있다. 인터넷을 뒤져 A4용지로 180장 남짓 썼다. 재경부 사무관을 거쳐 미국에서 대학교수를 하고 있는 사위와 딸 사이에 낳은 손녀들이다.‘딸에게 주는 편지’는 이미 340장을 탈고했다. 사시에도 합격했던 이 사위에게는 법조인의 길을 안 걷는다는 조건으로 딸을 줬다. ●농촌기업 성장시킨 성공한 귀농 사업가 가끔 찾아오는 선후배들을 위해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만들었다. 왜 낙향했는지, 어떻게 지내는지 쏟아지는 질문에 일일이 설명하기 힘들어 ‘천목거사의 생활’을 비롯한 그의 인생을 53개의 파일,370분 분량으로 손수 제작했다.“파워 포인트를 1년간 배워 하는 장난”이라는 이 영상물은 귀한 손님에게만 보여준다. 사무실 거실에 아예 스크린을 걸어놓았다. 첫 관객이 법제처장 시절 모신 이수성 전 총리였다. 낙향이라곤 하지만 사실 그는 성공한 귀농 사업가라고 하는 편이 옳다.96년 세운 양촌영농조합은 “전국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든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밤농장에서 나는 밤 40t을 비롯해 일본에 수출하는 물량까지 합치면 한해 1500t가량의 밤을 가공하고 있다. 딸기가공에도 손을 대 전국 딸기생산의 7%를 차지하는 논산 딸기를 포함해 한해 1800t을 처리한다. 뿐만 아니라 사과, 포도, 유자, 자두, 복분자, 매실 가공도 하고 있다.11년 만에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모범적인 농촌기업으로 성장시킨 것이다. 예까지 왔으니 저녁을 먹고 가란다. 성화에 못 이긴 척 이웃한 전북 운주의 음식점으로 옮겨 소주잔을 주고받는다. 서울을 오가며 친구들과 술도 마시고 골프도 치며 세상일을 전해들었을 법하다. 대통령선거와 특수부 시절 데리고 있던 김성호 법무장관의 거취가 자못 궁금한 모양이다. 결국 자리는 폭탄주로 이어졌다.66세의 나이에도 술 실력은 녹슬지 않았다. 예닐곱잔의 폭탄주에도 꼿꼿한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는다. 새 정권이 들어서도 관직에 나갈 생각이 없으시냐고 하자 그의 꼬장꼬장한 목소리는 단호하다.“꽃은 피고 지는 때가 있는 법”이라고. 양촌(논산) 황성기 논설위원 marry04@seoul.co.kr
  • 전성천 성남교회 원로목사 별세

    성남교회 전성천 원로목사가 31일 오전 2시18분 숙환으로 별세했다.94세. 경북 예천 출신인 고인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학과 동대학 신학부를 졸업, 미국 예일대 대학원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고인은 이승만 대통령 대변인 겸 공보실장과 한국방송협회 회장, 서울신문사 회장, 기독교방송 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예수교장로회 신학대학 교수 등을 지냈다. 또 목회자로 1940년부터 남대문교회와 공덕교회, 성남교회, 분당 푸른교회 등에서 봉직했으며 경기도 광주(현 성남시) 판자촌 영세민의 권익을 위한 구호사업에도 앞장섰다. 부인인 동양화가 김옥 여사와의 사이에 2남4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반포동 강남성모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3일 오전 9시 경기도 성남시 성남교회.(02)590-2697.김성호 문화전문기자kimus@seoul.co.kr
  • ‘법무장관 언행 靑과 배치’ 설득력

    청와대의 공식 부인에도 불구하고 김성호 법무장관의 교체설이 끊임없이 제기되는 이유는 뭘까. 청와대 관계자들의 반응을 종합하면 김 장관의 그동안의 언행에 청와대측에서는 “코드가 맞지 않다.”며 교체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사실인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 사건에 대해 정상을 참작해야 한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을 비롯, 그동안 김 장관의 언행이 청와대측의 기류와 정면으로 배치돼 왔다는 것이다. 경남 남해가 고향인 김 장관이 차기 총선에서 한나라당으로 말을 갈아 타 고향에서 출마를 노린다는 정황까지 설득력 있게 나돌고 있다.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와의 접촉설도 제기된다. 본인은 청와대측에 “의리를 지키겠다.”고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청와대 일각에서는 김 장관이 경찰청장에서 물러난 뒤 한나라당 공천을 노린 허준영 전 경찰청장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는 표정이다. 청와대에서는 김 장관의 교체 가능성에 대비해 이미 복수의 후임자를 스크린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김 장관의 교체 시나리오가 당장 현실화될 것 같지는 않다. 일부 언론의 잇따른 김 장관 교체설 보도에 청와대 고위층이 “참여정부 인사를 일부 언론이 좌지우지 하느냐.”며 불쾌감을 피력하고 있는데다 자칫 다른 고위직 공무원의 업무 사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한·중·일 국보급 희귀사경 ‘한눈에’

    한·중·일 국보급 희귀사경 ‘한눈에’

    24일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성황리에 개막된 기획특별전 ‘사경변상도의 세계, 부처 그리고 마음’은 한국은 물론 일본, 중국의 귀한 사경변상도(寫經變相圖)를 한자리에서 총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흔치않은 자리이다. 국내에서 ‘사경변상도’만을 모아 보여주는 전시로는 처음인 만큼 개막일부터 불교계와 관련학자, 일반인들의 발길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불교경전을 베껴 쓰는 사경은 고려시대부터 신자들이 신앙심을 다지는 수행의 큰 방편으로 썼고, 인쇄술이 발달하기 이전 경전을 보급하기 위한 실용적 목적으로 널리 권장됐다. 이 가운데 ‘사경변상도’란 사경의 첫머리나 책의 머리에 경전 내용을 압축해 풀어 그린 그림을 말한다. 최근 일반인들 사이에 사경이 확산되고 있지만 사경변상도는 워낙 작업이 어렵고 보존과 관리가 힘든 데다 남아있는 실물을 학자들조차도 쉽게 접할 수 없어 연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 국보급 문화재 100여점을 모아 마련한 이번 전시회가 더욱 빛이 나는 이유이다. 전시되는 변상도는 국립중앙박물관을 비롯한 국립박물관 소장품과 공·사립박물관, 미술관, 그리고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던 것들이 망라되어 있다. 고려시대에 제작되었지만 지금은 일본 사찰과 국립박물관에 소장된 것들 중 교토국립박물관과 나라국립박물관으로부터 대여해온 40여점도 들어 있다. 이 가운데에 14점은 국내에선 처음으로 공개되는 것들이다. 화엄경 그림 ‘新羅白紙墨書大方廣佛華嚴經’(리움미술관 소장·국보 제196호)을 비롯해 국보 7점, 보물 17점, 일본의 중요문화재 2점 등 지정문화재만도 무려 26점. 이가운데 현존 우리나라 최고(最古)의 사경변상도라는 ‘대방광불화엄경 사경변상도’는 자색으로 염색한 닥나무 종이에 선묘기법으로 보살을 그린 부분이 남아 있다. 처음으로 전체가 공개되는 익산 왕궁리탑 출토 ‘금제금강경판’(金製金剛經板·국보 123호)) 앞에도 관람객이 많이 몰리고 있다. 고려 충렬왕대의 승지(承旨) 염승익이 발원한 개성 남계원석탑 출토 법화경 그림 ‘妙法蓮華經 1질’이 보존처리를 거쳐 세상에 나온 것도 반가운 일이다. 무엇보다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사경변상도를 시대·주제별로 모아놓아 사경변상도의 흐름과 양식의 특징을 한눈에 살필 수 있는 게 가장 큰 재미. 여기에 사경을 보관하던 경함(經函), 경갑(經匣), 사경보(寫經褓)도 덤으로 볼 수 있다.9월16일까지.(02)2077-9271.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개신교 공동 추모관 세운다

    개신교 공동 추모관 세운다

    개신교계 23개 군소 교단 3000여교회가 연합해 대규모 공동 납골시설을 세울 예정이어서 교계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사)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연합회(예총연·이사장 김경희 목사)가 주도해 2009년 하반기 경기도 양주시 남면 신암리에 건립하는 ‘기독교 엘림추모관’(사진 조감도). 개신교 단체들이 공동으로 추모관을 세우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참가교단은 주로 군소 교단들. 합동개혁, 순장, 예총, 하나, 서울고신, 합동정신, 고신개혁, 서울합동, 대신선교, 보수통합, 세계복음, 피어선 등이 들어 있다. 교회는 일심교회, 하늘문교회, 안천교회, 반석교회, 울산온누리교회, 총신교회, 화목교회, 광명교회, 참사랑교회 등이 눈에 띈다. ●경기도 양주에… 2009년 하반기 완공 추모관은 이들 교단과 교회가 공동 기금을 조성해 건립할 예정. 기존 추모관과 납골당이 추모공간 위주로 조성됐던 것과는 달리 고인에 대한 추모와 휴양을 겸하는 복합공간으로 꾸며지는 게 특징이다. 2만 5000여평 부지에 고인을 안치하는 봉안당을 중심으로 교회와 추모광장, 휴양시설이 함께 들어선다. 봉안당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노아의 방주’를 재현한 배의 모습으로 조성된다. 하나님께서 인류의 타락을 홍수로 심판하기 전, 노아에게 방주를 만들 것을 명하자 이에 순종해 인류를 이어갈 수 있었던 것처럼, 하나님께 순종한 고인들의 영원한 휴식처로 삼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봉안당 주변에는 산책로를 만들고 곳곳에 성서이야기를 주제로 한 미니어처 테마 공간도 설치한다. 추모광장에 호수와 녹지를 조성하고 광장 벽면에 성화를 새겨 넣어 명소로 만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펜션·연수시설도 마련 휴식공간으로 함께 조성되는 휴양시설에는 펜션, 연수시설 등이 마련되어 고인 추모뿐만 아니라 휴식처, 교회단위의 집회 수련회도 열 수 있도록 했다. 이달 말 본격적인 공사에 착수,2009년 하반기에 완공될 예정이며, 부동산 개발 전문기업인 ㈜예세움아이디앤씨(대표 홍정선)가 시행대행사를 맡고 있다. 추모관 이름 엘림은 물과 쉴 장소가 있는 휴식처 즉, 오아시스를 의미하는 히브리어 ‘엘림(Elim)’에서 따왔다. 추모관이 완공되면 참여 교회별 섹션이 할당되어 각 교회는 교회 명의의 묘지를 운영할 수 있게 된다. 추모관 운영을 통해 발생되는 수익금은 전액 소년소녀 가장, 무의탁 노인 같은 소외계층을 돕는 데 쓰이게 된다. 반정웅(예총연 사무총장) 목사는 공동 추모관 건립과 관련,“대규모 교단과는 달리 군소 교단들은 개별적인 납골당이나 추모시설을 갖추지 못해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며 “단지 추모시설을 떠나 작은 교단과 교회가 교류하고 화합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종교지도자들의 정치적 성향은?

    ‘우리나라의 종교지도자들은 정치와 종교에 대해 어떤 인식과 성향을 갖고 있나?’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가 종교지도자들의 정치·종교 성향에 대해 분석하고 평가하는 흥미로운 토론회를 열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오는 30일 오후 2시 만해NGO교육센터에서 각 종교인들이 모인 가운데 개최하는 토론회가 그것. 이 자리에선 천주교 개신교 불교계 지도자들의 성향과 인식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비교된다. 토론회는 윤남진 NGO리서치 부소장의 발제에 이어 최형묵 천안살림교회 목사(개신교)와 박희택 위덕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불교), 박영대 우리신학연구소장(천주교)이 차례로 논평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흥미로운 것은 ‘개혁을 위한 종교인 네트워크’가 그동안 천주교 본당주임신부와 개신교 교회 담임목사, 불교 사찰 주지를 대상으로 실시해온 설문조사 결과가 이 자리에서 발표된다는 점. 응답자 가운데 300명의 의견이 공개된다. 설문조사는 87년 6월 민주화운동,97년 외환위기 등 한국사회의 변화과정에서 일어난 사건 가운데 종교지도자들이 가장 중요하게 인식한 일이 무엇인지를 살폈다. 이와 함께 논란 중인 사형제도와 생명복제, 종교와 정치의 관계, 종교차별과 종교자유의 침해, 자치단체 정교분리 위반과 종교간 갈등의 원인에 대해서도 물었다. 한편 설문조사에서 종교 지도자들은 종교간 갈등의 가장 큰 원인으로 ‘배타적 전파방법’을 꼽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역대 대통령 가운데 가장 종교편향적이었던 사람은 김영삼 전 대통령이었던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피랍 한국인 석방협상] “봉사활동 민간인 조속 석방을”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한국이슬람교중앙회 등 종교 지도자들은 23일 이태원 해밀턴호텔에서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아프가니스탄 피랍 한국인들의 조속한 석방을 촉구했다. 이들은 최근덕 성균관장(KCRP 대표회장), 권오성 KNCC총무, 손주영 한국이슬람교중앙회 이사장 등 명의의 성명을 통해 “피랍된 사람들은 아프간 유치원과 병원 등에서 주민들을 위해 봉사해온 순수 민간인들로 아프간에 어떤 정치적 적대의식도 갖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성명은 영문으로도 발표됐으며 세계무슬림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파키스탄 출신 미르 칸 마르와트 아시아종교인평화회의(ACRP)회장이 참여했다. 이날 회견은 아랍어 위성방송 알자지라가 취재해 아프간에도 성명내용이 방영될 예정이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아프간 한국인 피랍사태] KNCC, 아프간내 모든 활동 중지 촉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총무 권오성 목사)는 22일 “위험지역으로 지정된 곳에서 한국 교회들이 활동을 자제할 필요가 있다.”며 아프간내 모든 활동을 중지하고 사태추이를 신중하게 지켜볼 것을 촉구했다. KNCC는 이날 ‘KNCC 총무 서신’을 통해 “탈레반 측은 병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어려운 환경에 처한 어린이를 돕는 활동을 펼쳤던 피랍자들을 전원 석방해야 한다.”면서 “한국교회도 위험지역에서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집회나 이벤트성 행사를 중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KNCC는 또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속하게 대응, 무장단체와 대화를 시작한 것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한국 교회들이 현지 종교에 대한 이해와 문화를 존중하는 자세를 갖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한 봉사와 나눔의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이에 앞서 문화관광부는 지난 21일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한국세계선교협의회 등 개신교계 책임자들과 회의를 갖고 외교통상부의 여행경보 중 여행제한 및 자제 지역을 방문할 종교단체에 대해 소속 교단을 거쳐 문화부와 사전 협의토록 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김경호씨, 印尼대통령에 사경 선물

    김경호(45) 한국사경연구회장은 정상회담차 방한하는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에게 고려시대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사경(寫經·불경 내용을 필사하는 일) 작품을 전달한다. 김 회장은 22일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관과 상공회의소 요청으로 사경을 제작해 24일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회장은 “원래 사경은 불경(佛經)을 대상으로 하지만 처음으로 외국의 국가 원수에게 전통사경을 선물하는 만큼 우리나라 5000년 역사의 시원(始原)을 소개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이 선물할 두루마리 사경은 ‘천부경’과 역사서 ‘삼성기’를 합본한 가로 328㎝, 세로 31.8㎝ 크기로 금가루를 개어 쓴 경전 글씨와 국조 단군상, 태극무늬 등이 화려하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25~30일 한국을 빛내는 발레리나 한자리

    25~30일 한국을 빛내는 발레리나 한자리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 네번째 행사가 25∼30일 LG아트센터와 노원문화예술회관, 김해문화의전당에서 펼쳐진다. ‘월드 발레리나 강수진과 친구들’이란 타이틀이 보여주듯 무대에 오르는 해외 스타들은 모두 이번 공연의 예술감독인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수진이 직접 선정한 인물들. 김세연(스위스 취리히발레단), 김지영(네덜란드 국립발레단), 유지연(러시아 키로프발레단), 차진엽(네덜란드 갈릴리무용단)이 그들이다. 강수진이 동양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발레리나로 자리를 굳혔다면 김지영은 얼마전 주역무용수로 당당히 승급해 유럽 무대에 이름을 퍼뜨리고 있다. 유지연은 키로프발레단의 유일한 동양인 단원이며 차진엽은 국내외에서 모두 ‘빼어난 기량을 갖춘 특별한 현대무용가’로 평가받는다. 여기에 강수진이 “같은 무대에서 함께 춤추고 싶은 국내 무용수”로 꼽은 김주원·김현웅(국립발레단), 황혜민·엄재용(유니버설발레단), 이정윤(국립무용단)이 얼굴을 내민다. 초청 무용수들의 면면에 더해 이들이 무대에서 보여줄 다양한 레퍼토리도 관심을 끄는 부분.‘로미오와 줄리엣’‘오네긴’‘백조의 호수’‘마농’ 등 클래식 발레와 컨템포러리 계열의 작품이 눈에 띈다. 웨인 이글링, 우베 숄츠 등 유명 안무가뿐만 아니라 유럽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신진들의 작품을 함께 올려 해외의 최신 춤동향을 엿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이 가운데 ‘강수진이 가장 사랑한다.’는 존 크랑코 안무의 ‘오네긴’ 3막 파드되와, 국내 처음 소개하는 컨템포러리 발레 ‘Come Nevel’은 가장 주목받는 작품. 강수진의 클래식과 현대 레퍼토리를 비교해볼 수 있기 때문이다. 김세연이 직접 안무한 ‘베토벤 프리즈’, 김지영과 토마스 나지의 애절한 듀엣, 여인의 모습을 담은 유지연의 솔로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25∼27일 오후 8시 LG아트센터,28일 오후 7시 노원문화예술회관,30일 오후 7시30분 김해문화의전당.(02)3674-2210.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아프간서 한국인 피랍] ‘위험수위’ 선교활동

    ‘한국 개신교계 이슬람권 선교 이대로 좋은가.’ 2000년대 들어 이슬람권 지역에서 한국인 선교사와 개신교 교인들을 대상으로 한 테러와 납치사건이 잇따른 데 이어 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샘물교회 소속 단기선교 봉사단 등 한국 교인 20여명이 납치되는 대형사건이 터져 한국 개신교계가 충격에 빠졌다. 개신교계는 서둘러 이들을 납치한 탈레반 무장세력의 납치 목적 파악에 나섰지만 무엇보다 한국의 개신교 봉사단을 표적으로 삼았다는 사실에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국 교인들이 납치된 지역은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를 비롯한 한국교회들이 이라크에 이어 두 번째로 지목한 ‘선교 위험지역’. 따라서 그동안 이 지역에서의 선교사·교인 납치와 테러 위험성이 꾸준히 강조된 만큼 예견된 사고라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KWMA에 따르면 지난해 말 현재 해외에 파송된 한국인 선교사는 173개국에 걸쳐 560개 단체 1만 6616명. 이 가운데 아시아와 아메리카, 유럽, 오세아니아·태평양 지역에서 활동중인 선교사들의 경우 활동 파악이 잘 되고 있는 반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중국, 북부아프리카 등 이른바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한 ‘위험지역’의 선교 실태는 파악조차 되지 않고 있다. 한국 교회들이 경쟁적으로 이들 미전도지역 선교에 뛰어들고 있는 데다 대부분 봉사활동 등으로 목적을 바꿔 활동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생·청년 등 교인들의 ‘단기 선교’의 경우 기본적인 보호나 경호 없이 무방비 상태로 현지 여행 등을 감행해 위험에 노출돼 왔다. KWMA의 강승삼(66) 목사는 “위험지역으로 선포된 이슬람권 선교의 경우 현지의 문화와 정서를 충분히 숙지해 접근해야 하는데 교회의 무분별한 경쟁으로 인한 무모한 선교사 파송과 무방비한 단기선교가 화를 불러오고 있다.”며 교단과 선교단체의 신속한 대책마련을 당부했다. 전호진(67) 투아이즈 네트워크 회장도 “이슬람근본주의자들이 지배하는 이들 위험지역에선 이교도가 입국하는 것 자체를 신성모독으로 여길 만큼 기독교 등 타 종교에 강경한 반응을 보인다.”며 “온건한 이슬람 종교지도자들과 협의해 평화적 선교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준비된 통일’ 기독교인의 대답은?

    세 번째 성서한국 대회가 ‘준비된 통일을 위한 그리스도인의 대답’이란 주제아래 오는 24∼28일 강원도 춘천 강원대에서 대규모로 열린다. 성서한국 대회는 기독청년과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사회선교사를 발굴하고 양성하기 위해 성서한국이 대중 대회로 열어온 행사. 올해는 사회 각 분야에서 통일운동에 치중하고 있는 인사 90여명을 중심으로 2000명이 한 자리에 모여 통일대회로 진행한다. 우선 주제에 맞춰 강사가 철저하게 통일운동가로 짜여진 점이 두드러진다. 주강사 가운데 이문식(산울교회)·홍정길(남서울은혜교회) 목사가 눈에 띈다. 이 목사는 남북나눔운동과 희년선교회 등 통일운동 단체 창간을 주도해온 목회자. 지난 시절 복음주의권 목회자이면서 힘겹게 통일운동에 앞장섰던 실천 경력을 바탕으로 개신교가 통일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성경적 해법을 내놓을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은다. 남북나눔운동의 홍정길 목사는 남북한의 나눔에 대해, 허문영(평화한국) 대표는 통일정책 수립과정 전략을 이야기한다. 김병로(서울대 통일연구소) 교수의 3회에 걸친 ‘북한 바로알기’ 강의와, 전병길(통일정책연구회) 사무국장의 ‘기독교의 통일운동 지향’ 강의도 있다. 대회는 전체적으로 신학·역사·문화·법률·과학기술·북한사회·평화·탈북자·민족통합 등 15개 분야의 연구자들이 각각 통일 시대의 과제와 해법을 놓고 고민하는 자리로 꾸려질 예정. 여기에 평화를 주제로 한 콘서트며 국악과 복음성가가 함께하는 평화 축제를 곁들이는데 강의장 주변에서 박람회와 퀴즈, 평화 기도회 등 통일 주제에 맞춘 다양한 행사가 이어진다. 최은상 성서한국 사무처장은 “한반도의 화해와 통일이 빠르고 가시적으로 진척되고 있는 시점에서 열리는 이번 통일 대회는 단순한 기독교 대형 집회 차원을 넘어 한국 기독교가 민족의 최대 과제인 통일 문제에 체계적으로 응답하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불교계 불기 논란에 ‘끙끙’

    ‘받아들여야 하나, 무시해야 하나?’ 불교계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다름아닌 불교의 연대표시인 불기(佛紀)의 공용표기 채택 때문이다. ●한국만 세계공용불기보다 1년 빨라 한국 불교계는 올해까지 ‘불기 2551년’을 고집해왔으나 내년 5월17∼18일 세계 각국의 불교학자와 단체들이 총집결해 동국대에서 열리는 제4차 불교학결집대회가 세계 공용불기인 ‘2551년’을 공식 채택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혼란을 빚고 있다. 이에 앞서 세계불교도우의회(WFB) 한국지부는 오는 10월 개최할 올해 ‘WFB 국제콘퍼런스’의 불기를 ‘2550년’으로 이미 결정해놓았다. 불교계는 세계 공용불기보다 1년 앞선 불기를 써온 관행을 모두 없애고 새 공용불기를 사용할 경우 종단의 모든 행사와 문건을 비롯해 일반 신도들의 신행에서도 큰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에서 선뜻 공용불기 사용을 결정짓지 못하는 눈치이다. ●불교계 “달력·수첩 이미 주문해 놨는데…” 조계종을 비롯해 태고종 천태종 등 각 종단은 종회와 총무원 등의 의견 조정을 거쳐 공용불기 채택여부를 결정해야 하지만 아직 별 다른 움직임이 없다. 조계종 총무원의 관계자는 “새 불기 채택은 한국불교의 역사를 다시 써야 하는 중요한 문제인 만큼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세계 불교학결집대회에서 결정된다면 각 종단에서 변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았다. 조계종을 비롯한 각 종단은 대부분 이미 제작에 들어간 달력·수첩이나 내년 행사의 불기를 기존 불기로 표기한 점을 볼 때 내년부터 당장 공용표기를 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학계 “명백한 잘못… 빨리 바로 잡아야” 그러나 학계는 이와 관련해 조금 다른 입장을 갖고 있다. 우선 세계 각 불교국가들과는 달리 한국이 유독 한 해 앞선 불기를 쓰고 있고, 이 잘못된 불기가 한 불교계 신문의 오기에서 비롯됐다는 점이 밝혀진 이상 공용표기 채택을 미룰 이유가 없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그동안 국내에서 열리는 불교관련 국제학술대회에서는 불기로 인한 해외학자들의 혼동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불기 아닌 서기를 써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중국을 비롯한 인접국가에서 한국의 불기를 그대로 따라 쓰면서 불기 오류의 악영향이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제4차 불교학결집대회장인 이평래 충남대 명예교수는 “일부 종단과 사찰에서 이미 공용표기를 쓰는 만큼 더 큰 혼란을 막기 위해 불교종단협의회가 진지하게 의견을 모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불기(佛紀) 부처의 열반 연도가 정확하지 않아 오랫동안 의견이 분분하다가 세계 불교국가들이 1957년 네팔 카트만두에서 개최된 WFB에서 1957년을 불기 2500년으로 계산하는 공통불기 사용을 결의했다. 한국도 1966년 조계종 임시중앙종회에서 ‘불기 2500년’설이 채택된 뒤 불교계 전체로 퍼졌다. 그러나 1970년 9월 한 불교 교계지가 1년이 더해진 불기를 잘못 쓰면서 지금처럼 다른 나라보다 한해 앞서가기 시작했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되었다.
  • 국립무용단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국립무용단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

    ‘어렵고 따분한 춤’. 한국 춤에 대한 이런 통념을 깨고 관객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란 인식을 심어주고 있는 공연이 있다. 국립무용단의 실험무대인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2001년 현 예술감독 배정혜가 단장으로 있던 시절 한국 전통춤의 현대화를 놓고 고민 끝에 과감하게 시도해 국립무용단의 인기 레퍼토리로 정착시킨 행사이다. 그 7번째 공연이 25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에서 펼쳐진다. 공연 타이틀 ‘바리바리 촘촘 디딤새’는 예쁘게 솟은 버선발을 잦게 앞뒤로 움직이며 춤추는 모습에서 따온 이름. 타이틀만큼이나 이 공연은 무대에 오르는 춤꾼과 안무가, 객석의 관객 모두가 바지런하게 공연을 따라가며 소통할 수 있는 독특한 자리이다. 이른바 춤과 해설, 창작과 대화가 있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입장객들에겐 관람료 대신 ‘참가비’를 받는다. 실험무대를 지향하는 공연에 걸맞게 74석 규모의 아늑한 공간에서 펼쳐질 올해 공연은 모두 7명의 젊은 안무가들이 주도한다. 국립무용단 소속 무용수 여미도 문창숙 박기환과 외부안무자 류장현 김선영 태혜신 유영수가 주인공이다. 이들은 각자 주제를 정해 먼저 전통춤을 추고 춤 해설을 한 뒤 다시 그에 관련된 창작춤을 보여주게 된다. 공연 끝엔 관객들로부터 질문도 받고 경험담도 털어놓는 등 거리낌없는 대화를 이어간다. 우선 여미도는 한국무용에 발레기법을 처음 쓴 최현의 ‘비상’을 토대로 신무용의 춤 언어를 풀어내고 류장현은 공옥진의 ‘1인 창무극’을 들여다본다. 문창숙은 이매방류 ‘살풀이춤’ 속으로 들어가며 박기환은 ‘봉산탈춤’과 춤속 사랑을 따라가본다. 그런가 하면 김선영은 김숙자류 ‘도살풀이춤’, 태혜신은 ‘서울 새남굿춤’의 바리공주 장면, 유영수는 ‘한량무’속 남녀간 사랑 이야기를 이야기와 함께 풀어간다. 평일 오후 7시30분, 주말·공휴일 오후 4시. 일반 2만원, 중고생 1만원.(02)2280-4114∼5. 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 [부고] 시인·화가 김영태씨 별세

    시인이자 화가이며 무용평론가인 김영태씨가 12일 오전 3시50분 고려대 안암병원에서 별세했다.71세. 고인은 2005년 12월부터 전립선암, 신장암 등으로 투병생활을 해 왔다. 1962년 홍익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고인은 1959년 ‘사상계’에 시를 발표하면서 문단에 데뷔했으며 대학시절 외국서적 판매점에서 접한 발레 사진집에 매료되면서 1969년 이후에는 무용평론까지 겸해 왔다. 저서는 시집 ‘결혼식과 장례식’‘느리고 무겁게 그리고 우울하게’, 산문집 ‘간주곡’, 무용평론집 ‘막간’‘갈색 몸매들, 아름다운 우산들’, 춤자료집 ‘풍경을 춤출 수 있을까’ 등 60여권. 유족으로는 아내 정복생씨와 두 아들 목우·이우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삼성서울병원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14일 오전 6시. 장지는 지난 2월 고(故) 오규원 시인의 수목장이 거행된 강화도 전등사다.(02)3410-6912.김성호 문화전문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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