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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 차 한 잔] 첫 수필집 ‘유소유’ 펴낸 고세진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첫 수필집 ‘유소유’ 펴낸 고세진 교수

    ‘그저 내려놓으라’는 불교의 방하착(放下着). 집착을 부르는 일체의 인연을 놓아 버리라는 이 일갈은 세상에선 무소유의 가치로 빛을 뿜는다 .‘텅 빈 충만’이요, ‘비움 속의 행복’. 그런데 그 내려놓고 비워내는 과정이 어찌 쉬울까. 언제부터인가 좀더 현실적인 차원의 무소유를 꿈꾸고 실천하려는 ‘유소유’의 움직임이 일고 있다. 최근 책 ‘유소유’(순정아이북스 펴냄)를 낸 아세아연합신학대 고세진(58) 교수는 그 생활 속의 유소유를 가꿔 가는 대표적인 인물 중 한사람으로 꼽힌다. “사람은 누구나 남보다 더 갖고 유명해지기 위해 노력합니다. 욕망에서 잉태되는 갈등과 충돌을 막는 절제의 미덕으로, 무소유는 충분히 아름답지요. 하지만 버리고 떠나는 소극적인 생활 선(善)을 넘어 실질적으로 가진 것을 나누고 유익하게 더불어 사는 적극적인 삶 또한 가치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는 서울신학대, 대학원과 미국 신학대에서 신학공부를 하고도 미국 근동고고학의 메카라는 시카고대학교에서 동양인으로는 처음으로 근동고고학 박사학위를 받아 고고학자로 발굴현장을 누빈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 그 흔치 않은 변신의 이유는 “남이 잘 하지 않으려는 부분의 천착”이라고 한다. “한국의 젊은 고고학자들이 근동 고고유적의 현장 발굴을 기피하는 경향이 심했어요. 힘든 환경의 고된 작업을 피하려는 입장은 이해할 수 있지만 학자의 자세로는 잘못이란 생각이 많았지요.” 신학자에서 고고학자로의 유전을 겪고 한국에 돌아와 아세아연합신학대 총장을 지낸 뒤 지금은 교수로 재직 중인 그가 수필집을 내기는 처음이라고 한다. 어찌 보면 골수 신학자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이력임에도 그의 책에선 종교적 색채가 별로 드러나지 않는다. 남에 대한 배려와 존중, 자기자신의 믿음과 용기, 사회에 대한 애정…. 책 곳곳에 종교적 사유와 고민의 흔적이 역력하지만 절제되고 진솔한 짧은 글들이 거부감 없이 다가온다. 특히 미국인 부인과 결혼해 입양한 아들(20), 딸(16)에 얽힌 글들은 예사롭지 않다. 생후 10개월 만에 입양한 아들이 10살을 넘기기 어렵다는 불치성 신장병 환자였고, 딸 또한 일상생활이 힘들 만큼 청각장애에 시달렸단다. 많은 날들을 눈물과 고통 속에 버텨야 했던 그가 일관되게 지켜 왔던 건 고통받는 아들과 딸의 입장에 서서 기다리고 기다리는 인내였다고 한다. 그 인내의 복덕 때문인지 아들은 정상인으로 자라나 지난해 미국 유명 대학에 입학했고 딸은 청각장애를 딛고 바이올리니스트로 성장해 올봄 미국 줄리아드 음대에 들어갔다. “신앙인이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은 신분의 강조와 신앙의 강요라고 생각합니다. 드러내지 않고도 신앙을 다지고 풀어 갈 수 있는데 굳이 왜 신분과 신앙을 앞세울까요.” “고통받는 사람들에게 종교는 보편적인 희망이 돼야 한다.”는 그는 그래서 스님과 신부 등 이웃종교의 성직자들과 스스럼없이 만나고 대화하기를 좋아한단다. “세상이 종교를 걱정해야 하는 지금, 목회자와 신앙인들이 하루빨리 성공이란 단어를 버리고 영혼의 상태를 점검해야 합니다.” ‘시간은 가장 귀중한 유소유의 대상’이라는 고 교수, 그는 테레사 수녀의 이 말을 아주 좋아한다고 한다. “신은 우리에게 성공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신은 단지 우리가 노력하기를 바라고 있을 뿐입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한국불교 수행법 간화선의 원리 美·日·中 학자들 체험으로 만난다

    한국불교 수행법 간화선의 원리 美·日·中 학자들 체험으로 만난다

    화두를 참구해 깨달음을 얻어 가는 간화선(看話禪) 수행은 유일하게 한국 불교에 전통이 오롯이 살아 있다고 한다. 최근 들어 중국에서 간화선 수행이 다시 살아나고 일본에서도 간화선 수행을 중시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지만 그 맥은 일천하기만 하다. 한국의 간화선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면서 서방의 많은 선 수행자들이 한국의 간화선을 배우기 위해 몰려들고 있지만 수행의 어려움으로 인해 세계화의 흐름에선 별 진척이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그런 상황에서 철저하게 간화선의 구조와 원리에 집중한 국제학술대회가 열려 불교계 안팎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가 15일부터 23일까지 ‘간화선 그 원리와 구조’를 주제로 여는 학술대회가 그것이다.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 미국의 선불교 학자 22명이 참가해 간화선을 집중 해부하게 된다. 참가자 중에는 당송 시대 선 연구의 권위자인 미국 스미스대학 피터 그레고리 교수, 서장(書狀) 전문가인 미국 테네시대학 미리엄 레버링 명예교수, 서구권에서 한국학 최고의 전문가로 평가받는 UCLA 로버트 버즈웰 교수, 중국 송대 선어록 전문가인 아이오와대학 모턴 슐터 교수, 일본선 연구가인 일본 하나조노대학 나카지마 시로 교수, 중국 사회과학원 황셴녠 교수도 들어 있다. 이번 학술대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지 학술발표와 토론에 그치지 않고 참가자들이 직접 간화선 수행과 실참을 진행한다는 점이다. 15일부터 19일까지 인제 백담사에서 동국대 국제선센터 선원장 수불 스님의 지도로 진행하는 간화선 수행엔 외국학자 16명과 국내학자 13명이 참여 의사를 밝혔다고 한다. 이들은 철저히 조사어록에서 설해진 방법에 의한 화두 참구를 진행하며 일상생활과 수행에 방해되는 요소를 줄이기 위한 묵언도 감내해야 한다. 매일매일 수행의 과정에선 수불 스님의 소참법문을 통해 지도 점검도 받는다. 22∼23일 선지식과의 대담도 종전엔 볼 수 없던 프로그램이다. 참가자들은 충주 석종사, 문경 봉암사, 대구 동화사, 김천 직지사를 방문해 각각 석종사 금봉선원장 혜국 스님, 봉암사 수좌 적명 스님, 동화사 조실 진제 스님과 간화선 수행을 주제로 한 대담도 갖게 된다. 본행사인 주제발표와 토론에선 중국선 7편, 한국선 6편, 일본선 2편 등 모두 15편의 연구 논문이 발표된다. 간화선 탐구법과 장애, 점검, 인가, 본질, 원리에 대한 심층적인 논의가 있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발표된 논문 중 ‘간화선 원리와 구조’와 관련된 것들은 올해 말까지 한국어 판으로 출간된다. 이어 내년 말까지 영어판 논문집으로 발간돼 세계 각국에 배포된다. 동국대 불교학술원 종학연구소 소장인 종호 스님은 “동아시아 불교문화권의 대표적 수행법이 바로 선수행이고 한국에는 간화선을 중심으로 한 수행 전통이 오롯하게 살아 있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적인 수행법이 되지 못하고 있다.”며 “외국 학자들의 간화선 수행 실참은 체험을 통한 학문 연구 차원에서 새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조용기 재단’ 카드 순복음 갈등 봉합할까

    ‘조용기 재단’ 카드 순복음 갈등 봉합할까

    최근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가 공개적으로 선언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 해체에 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조 목사가 그동안 지속돼 온 순복음교회 분란에 대해 사실상 행동으로 보인 첫 단안이란 점에서다. 조 목사가 밝힌 사랑과행복나눔재단 해체에 이은 새로운 ‘조용기 자선재단’ 설립은 순복음교회의 갈등을 마무리 지을지, 아니면 더 깊은 수렁에 빠뜨릴지를 가를 사안임에 틀림없다. 조 목사가 꺼낸 뜻밖의 초강수는 순복음교회 분란의 핵심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위기감의 표출로 풀이된다. 순복음교회와의 결별을 암시하는 듯한 자신의 친필 메모가 공개되고 교회 장로·신자들의 서명 운동이라는 사상 초유의 집단행동을 맞아 어떤 식으로든 결단을 내릴 필요를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교회 안팎에선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의 파행을 둘러싼 이영훈 담임목사와의 불화설이 끊이지 않는 데다 부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그 측근들의 재단 개입에 대한 반발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조 목사가 ‘재단 해체’ 카드를 꺼낸 데는 교회 안에서 거론되는 자신의 역할을 명확히 하자는 결단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을 위해 만들어진 기구다. 조 목사가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배경엔 이 재단에만 전념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다. 그 와중에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이 조 목사를 이사장에서 물러나게 하고 부인과 김창대 이사를 공동이사장으로 선임한 처사를 ‘조 목사 가족들의 득세’로 여긴 교회 내 반발이 극도로 치닫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서명 운동을 벌여 온 장로·신자들의 요구도 사실 조 목사 가족의 재단 참여 배제에 앞서 조 목사가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이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조 목사의 사랑과행복나눔재단 해체와 새 재단 설립의 성패는 결국 이사진 구성에 달려 있다고 봐야 한다. 조 목사가 구체적으로 밝힌 새 재단 설립 과정은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분란 당사자 전원의 사퇴와 양측의 고소고발 취하 이후 자신의 이사장 취임이다. 문제는 조 목사가 새로 구성될 이사진 전원을 자신이 추천하겠다고 밝힌 대목이다. 지금 상황에선 부인 김성혜 총장과 그 측근들을 일단 이사진에서 배제한다는 암시로 받아들여진다. 하지만 김 총장과 가족, 측근들의 행보를 볼 때 이사진 구성이 순탄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특히 교회 안에선 “조 목사가 가족들에 대한 통제력을 잃은 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적지 않아 조 목사의 카드가 순복음교회 분란 종식으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조용기목사 새출발

    조용기목사 새출발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 목사 가족과 측근 인사의 주요 직책을 둘러싸고 말썽을 빚어 온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이 해체되고 별도의 자선재단이 설립된다. 7일 여의도순복음교회에 따르면 조 목사는 지난 1일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연합 영산선교회’ 발족 모임에서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을 해체하고 새 자선재단인 ‘조용기 자선재단’을 창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조 목사는 이날 모임에서 “‘조용기 자선재단’은 한국 민족과 사회를 위한 재단이 될 것”이라면서 “특별히 내가 부탁할 수 있는 사람들을 모아서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조 목사는 특히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의 분란과 관련해 “양쪽 이사진 전원이 사퇴하고, 쌍방 간에 고소고발을 모두 취하한 후 이사장을 맡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정관 개정작업을 통해 ‘조용기 자선재단’으로 이름을 바꿔 조 목사를 종신 이사장으로 추대한다. 새 재단 이사는 조 목사가 전원 추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2008년 500억원을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최근 교회 장로들이 조 목사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재단의 주요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여 왔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실 관계자는 이와 관련, “시무장로 807명 가운데 708명이 참여한 서명문을 조 목사와 이영훈 담임목사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고전에서 건진 농축된 해학

    ‘좋은 책을 읽는 것은 지난 몇 세기 동안에 걸친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를 하는 것과 같다.’(데카르트)/‘다른 사람이 쓴 책을 읽는 일로 시간을 보내라. 다른 사람이 고생을 하면서 깨우치는 것을 보고 쉽게 자신을 개선시킬 수 있다.’(소크라테스) 상상력과 재치 넘치는 옛 사람의 글은 때로 생활의 신선한 자극제로 다가온다. 특히 그것이 시간과 공간에 머물지 않는 보편적인 것이라면 교훈으로서도 손색이 없다. 그래서 훌륭한 고전 읽기는 생활의 지침이요, 길잡이의 방편으로 권장되곤 한다. 안대회 성균관대 한문학과 교수가 엮어 낸 ‘천년 벗과의 대화’(민음사 펴냄)는 옛 글에서 건져낸 재미와 교훈을 현대인의 입장에서 풀어낸 신간이다. 크게 인간관계와 직업, 일상생활, 취미, 꺾이지 않는 양심의 다섯 가지 테마로 나눠 추린 글 53편을 모은 고전 해설집이랄까. 해설을 붙여 쓴 짤막짤막한 글 모음집에는 지금 사람들의 입장에서도 결코 생뚱맞지 않을 듯한 옛 사람들의 흥미로운 사연이 가득하다. ‘기묘한 인연으로 만난 벗이라 할지라도 주고받는 대화가 무료하고 함께하는 행동이 구차하다면 차라리 홀로 책 속에서 벗을 찾는 것이 낫다.’ 연암 박지원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글은 지금의 교우론을 되돌아보게 한다. 명문가의 후예라는 신분에 매이지 않은 채 생활전선에 뛰어들어 살아간 심대윤, 동네 좀도둑의 행각을 세밀하게 글로 남긴 선비 남종현,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부끄러운 잘못을 조목조목 기록해 놓았다는 심노승의 일화에는 체면을 벗어던진 인간의 체취가 물씬 풍긴다. 복잡한 지금 세상과는 달리 한가로웠을 것만 같은 옛 사람들의 고민 들추기도 흥미롭다. ‘인생의 만족을 꾀한들 어느 때나 충족되랴. 늙기 전에 한가로움을 얻어야 그게 진정 한가로움이지.’ 투의 한숨 돌리고픈 소망이 있는가 하면 무더위에 부채질도 못하고 공부해야 하는 성균관의 엄격한 규율 속 처지를 ‘썩은 선비 신세’라 쓴 한탄도 보인다. 그런가 하면 아들을 부잣집 딸에게 장가보내 덕을 보겠다는 선비의 익살스러운 시를 보면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의 근본 성정이 다르지 않다. 남녀 간 사랑을 읊은 시를 적잖이 썼다는 백사 이항복처럼 일반인들에겐 생소한, 유명인의 색다른 면모를 발견하는 재미는 덤이다. “고전은 수많은 사람이 연출하는 사연과 메시지로 풍성한 창고이다.” 오랜 세월 고전 문학에 천착해 온 저자의 말마따나 무더운 여름 가볍게 읽어 건져낼 수 있는 묵직한 메시지들이 신선하다. 1만 4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꿈을 남기고 떠난 분… 천국에선 쉬세요”

    지난 2일 별세한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장례식이 4일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본당에서 각계 인사와 교인 7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고인의 오랜 지기이자 발인 예배 설교를 맡은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는 “꿈을 먹고, 꿈을 심고, 꿈을 나누고, 꿈을 남기고 떠난 분”이라며 고인을 애도했다. 이어 “하 목사님이 천국에 가면 ‘온난리 천국’이 되지 않을까 한다. 천국에서 예수님께 일하자고 하면 예수님이 ‘여긴 내가 알아서 할게’라고 말하실 것이다. 이젠 쉴 수 있을 것”이라며 고인의 생전 부지런했던 면모를 농담으로 환기시켜 무거운 분위기를 누그러뜨리기도 했다. 발인 예배에는 고인이 찬송가 ‘내 영혼이 은총입어’를 부르는 생전 영상이 상영돼 참석자들의 눈물을 자아냈다. 소프라노 김영미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첼리스트 송영훈씨는 노래와 연주를 곁들여 ‘문화 선교’의 새 장을 열었던 고인을 기렸다. 유해는 강원 원주시 온누리동산에 묻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하용조 목사 애도 물결

    하용조 목사 애도 물결

    고(故) 하용조 목사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 용산구 서빙고동 온누리교회에는 3일 이명박 대통령을 비롯, 각계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조문객들은 활짝 웃는 고인의 영정을 보며 참았던 눈물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는 임태희 대통령실장,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등과 함께 빈소를 방문해 고인의 넋을 기렸다. 이 대통령은 조문록에 “목사님, 그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남들이 100년 할 일을 60 평생에 이뤘습니다. 우리 모두 존경하고 사랑합니다.”라고 적었다. 빈소에는 이용훈 대법원장과 김준규 전 검찰총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등이 고인의 마지막길을 함께했다. 또 노사연, 심은하, 최경주, 이영표 등 연예인과 운동선수 등도 조문했다. 하 목사의 장례는 교회장으로 치러진다.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온누리교회 본당에서 진행된다. 장지는 강원도 문막 온누리 동산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성경속 대제사장 계보 정리…박윤식 목사 ‘…대제사장’ 내

    구약시대 제사를 주관하던 ‘제사장’의 족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책이 출간돼 기독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합동보수) 증경 총회장인 박윤식 목사가 낸 ‘맹세 언약의 영원한 대제사장’(휘선 펴냄)이 그것으로 구속사(救贖史·인류를 속죄하고 구원하기 위한 하나님의 역사)의 관점에서 성경을 조망하는 작업에 천착해온 저자의 여섯번째 성과물이다. 지금까지 국내외에서 일부 대제사장을 추적해 엮은 책이 나온 적이 있지만 성경 속 대제사장의 기록을 모두 추적해 계보를 통시적으로 완성하기는 처음이다. 박 목사가 정리한 대제사장은 기원전 1445년 초대 제사장 아론부터 예루살렘이 멸망한 서기 70년, 마지막 대제사장 파니아스까지 1500년에 걸친 77명. 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아론부터 앗두아까지 29대, 오니아스 1세부터 안티고스까지 19대, 헤롯왕이 임명한 아니넬부터 예루살렘 멸망까지의 29대 등 세 시기에 걸친 제사장의 역사·업적과 과오를 알기 쉽게 정리했다. 네로 황제 통치 말엽 독립을 쟁취하기 위해 무장투쟁을 벌였던 제사장 집안 출신 요세프스를 비롯해 하스몬 왕가와 유대 통치자 헤롯 가문의 가계도를 붙여 세계사 변천 과정을 한눈에 볼수 있도록 도표로 정리한 것도 눈에 띈다. 특히 저자가 성경의 기록으로만 전해 오는 대제사장의 예복을 고증을 통해 그림으로 재현한 것은 흔치 않은 성과로 기록된다. 박 목사는 책 말미에 “에덴에서 쫓겨난 이후 인생들이 하나님을 만나는 통로는 제사드리는 제단을 통한 구속운동이었다.“며 “잃어버린 자를 찾아 복음을 전하는 제사장의 사명에 충성하는 것이 우리의 할 일”이라고 밝히고 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문화·문서선교 새 장 연 ‘한 알의 밀알’

    “설교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며 불편한 몸을 이끌고 고집스럽게 마이크 앞에 섰던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가 2일 오전 8시 40분 서울 신촌동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 별세했다. 65세. 고인은 전날 새벽 뇌출혈로 쓰러져 수술을 받았으나 끝내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엄숙한 설교의 틀을 깨고 팝, 패션쇼, 심지어 댄스까지 끌어들이며 ‘열린 선교’ ‘문화 선교’ 개념을 도입한 그는 선교의 새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정치 목사’라는 수식어도 따라다녔다. ●이 대통령 조화… 각계 조문 줄이어 서울 서빙고동 온누리교회 본당 두란노홀에 마련된 빈소에는 각계 인사들의 조문이 끊이지 않았다. 이명박 대통령도 조화를 보냈다. 생전의 폭넓은 인맥이 말해주듯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등 종교계 인사들은 물론 배우 엄지원 등 연예인, 기업인, 스포츠 스타들의 발길도 줄을 이었다. 고인은 1946년 평남 진남포에서 태어났다. 건국대와 장로회신학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80년 개신교 출판사 두란노서원을 설립했다. 조엘 오스틴의 ‘긍정의 힘’, 닉 부이치치의 ‘허그’ 등 일반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던 베스트셀러가 여기서 나왔다. 고인의 이름 앞에 ‘문서 선교’ 개척자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85년, 서울 한남동 한국기독교선교원에서 12 가정을 모아 놓고 기도를 올렸다. 오늘날 교인 수만 7만 5000명에 이르는 온누리교회의 시작이었다. ‘온 세상을 위한 교회’라는 이름처럼 고인은 해외 선교에 남다른 애착을 보였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것이 저 유명한 ‘러브 소나타’이다. 2007년 일본에서 한류와 선교를 결합시킨 ‘문화 선교’를 시도한 것이다. ●교회 변질 질타… 대선때 MB 지지 논란 2003년에는 비전 ‘29장’(Acts29)을 발표했다. 28장으로 끝나는 사도행전의 다음 장을 온누리교회가 앞장서 실천하자는 의미였다. 성경 중심의 복음주의 운동을 이끈 주역이기도 했다. 지난해 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는 “개혁이란 결국 본래로 돌아가는 것이다. 예수를 10년 이상 믿으면 변질되고 교회도 10년이 넘으면 비뚤어진다. 성경으로 돌아가고 본질로 돌아가야 한다.”며 한국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던졌다. 하지만 2007년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하나님을 두려워하는 사람이 국가를 운영해야 한다.”며 이명박 당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해 논란의 복판에 서기도 했다. ●걸어다니는 종합병동… 간암 투병 왕성한 행보와 달리 그의 별명은 ‘걸어다니는 종합병동’이었다. 대학 때 폐결핵을 앓은 것을 시작으로 늘 병을 달고 다녔다. 1980년대 간암 판정을 받고 소천하기 전까지 암 수술만 일곱 차례나 받았다. 하지만 그는 “건강이 나빠 일을 못한 적이 없다. 다만 한계와 분수를 깨닫고 하나님 앞에서 까불지 않게 됐다.”고 말하곤 했다. 지난 5월 17일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도 “바쁘다는 것과 피곤하다는 것은 다르다. 의무적으로 하거나 하기 싫은 일을 할 때에는 바쁘지 않더라도 피곤할 뿐이다.”라는 내용이었다. ●트위터에 남긴 마지막 글 화제 유족으로는 부인 이형기씨와 1남 1녀가 있다. 발인예배는 4일 오전 9시 서빙고 본당에서 열린다.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담임목사,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김지철 소망교회 담임목사 등이 공동장례위원장을 맡았다. 장례위 측은 “고인과 유족들의 뜻에 따라 조화와 조의금은 정중히 사양한다.”고 밝혔다. 장지는 강원 원주시 문막읍 온누리동산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일상속 문화의 뿌리 되살리고 싶어”

    “일상속 문화의 뿌리 되살리고 싶어”

    말·글은 역사와 문화를 담아 전하는 그릇이라 한다. 선대의 의식구조나 풍속은 물론 선조가 살아내며 형성한 문화의 과정과 가치관까지 오롯이 들여다볼 수 있는 근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 통용되는 말의 뿌리를 알려는 노력은 민족문화의 저변을 파고 드는 지름길로 여겨진다. 일상에서 쓰이는 상용어와 지명 가운데 불교에 뿌리를 둔 것만을 추려 정리한 사전이 처음 나와 불교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 농협대 교수 박호석(62)씨가 4년간의 고생 끝에 세상에 내놓은 ‘불교에서 유래한 상용어 지명 사전’(불광출판사 펴냄). 상용어 630개와 지명 551종을 정병조 금강대 총장과 최명환 공주교대 명예교수의 꼼꼼한 감수를 거쳐 수록했다. “정년퇴직 후 기독교 관련 신문의 고정 칼럼을 읽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어요. ‘심금’이니 ‘다반사’ 같은 말은 불교 용어이니 기독교인은 써서는 안 된다는 요지의 글이었지요.” 일상에서 종교와 관계없이 널리 통용되는 말을 굳이 집단의 차원에서 배제하려는 시각에 문제가 있다고 느꼈단다. 그래서 각방으로 수소문해 파악한 결과 불교에서 시작돼 흔히 쓰이는 말 중 공식적으로 정리된 게 고작 50여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이후 각종 사전과 사료, 지방자치단체의 문헌 등을 샅샅이 훑어 결과물을 내놓았다. “불교가 전래된 지 1600년이 흘렀다면 이 땅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의식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고 봐야 합니다. 국가 문화재의 큰 부분을 불교가 차지하는 게 그 증거 아닐까요. 흔히 쓰는 상용어며 지명 역시 종교의 차원이 아닌 문화의 차원에서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유형의 문화재만 보존 유지할 게 아니라 일상 속에 깊숙이 스민 문화의 뿌리를 먼저 찾아 되살려야 한다는 주문이다. “조선시대, 숭유억불 탓에 대중에 널리 퍼진 불교문화의 말살과 왜곡이 진행된 데다 일제시대의 민족혼 말살 차원의 불교문화, 아니 민족문화 정리가 전국적으로 있었지요. 최근만 해도 행정체계 정리 과정에서 빚어진 용어나 지명의 왜곡 또한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이런 과정을 보면 마치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는 것만 같아 안타깝습니다.” 최근 시행과 관련해 물의를 빚은 새 도로명 주소에도 불만을 숨기지 않는다. “새 주소대로라면 그 지명에 담긴 역사와 문화가 고스란히 실종된다고 봐야 합니다. 새 도로명 주소 체계가 경제·사회적 이점을 갖췄다고 하더라도 역사·문화적 고리와 중요성만큼은 충분히 감안해야 하지 않을까요.” 하루가 다르게 소멸되고 왜곡되는 중요한 정신문화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는 일반인 못지않게 불교계도 마찬가지라고 꼬집는다. “기독교에서 일상적으로 쓰는 장로며 예배는 불교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그런 말을 오히려 불교계가 노장이며 예불로 바꿔 쓰는 실정이니 안타깝지요.”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조용기목사·순복음교회 장로들 ‘힘겨루기’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출연한 사랑과행복나눔재단 운영을 두고 조용기 원로목사와 교회 장로들 간 불협화음이 힘겨루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조 목사는 최근 교회 시무장로와 성도들이 가족들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한 것과 관련, 31일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반면 교회 시무장로 700여명은 조 목사 가족 퇴진운동에 서명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조 목사는 이날 ‘여호수아가 받은 교훈’이라는 제목의 주일 설교에서 “가난하고 헐벗고 굶주린 사람을 도우려고 하는데 자꾸 조용기와 그 가족들이 돈을 빼먹는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면서 “교회 일부분의 사람들이 서명을 해서 나를 골탕 먹이려고 한다는 말을 듣고 절대로 내가 ‘아간’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여러분에게 증명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간은 구약 ‘여호수아’에 나오는 인물로, 외투와 금덩이를 훔친 죄로 자신은 물론 가족과 가축까지 심판을 받았다. 조 목사는 재단 기금과 관련해 “교회에서 500억원을 (재단) 기초 돈으로 줬다.”면서 “재단은 정부의 것이라 정부가 늘 와서 감시를 하며 누구도 그 돈에 손댔다가는 철창신세가 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여의도순복음교회 측은 사랑과행복나눔재단이 교회가 기금을 출연해 설립한 법인인데도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장남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 측이 조 목사를 허울뿐인 총재로 밀어내고 재단을 사유화하려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장로들을 중심으로 조 목사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사랑과행복나눔재단 내 주요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하는 서명 운동을 벌이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홍보국은 “800여명의 시무장로 중 600여명이 서명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사후생 인정할 때 완성되는 삶

    ‘인간의 도덕이 성립하려면 사후 생의 존재가 요청된다.’ 순수이성비판으로 유명한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1724~1804)가 남긴 유명한 말이다. 이성에 의존한 합리주의의 정점에 있었던 칸트의 사상에선 조금 비켜난 듯한 이 말은 지금의 생이 전부가 아니며 죽음 뒤의 또 다른 생을 인정하는 파격이기도 하다. 언제부터인가 국내에서도 ‘잘 죽는 법’(웰 다잉)에 대한 관심이 늘고 실천의 움직임이 요란하지만 그것은 엄연히 죽음의 순간, 즉 임종까지의 영역에 머물고 있다. 그에 비해 인류는 죽음 이후의 또 다른 생을 알고 대비하기 위한 연구이며 노력을 끊임없이 해온 역사를 갖는다. ‘티베트 사자의 서’며 스베덴보리의 ‘천국과 지옥’은 그 부문에서 걸출한 텍스트로 여겨진다. ‘천국보다 아름다운’ ‘사랑과 영혼’ ‘식스 센스’ ‘디 아더스’ 같은, 죽음 이후의 영역을 다룬 책과 영화가 흥행에 성공한 것을 보면 사후 생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고민의 정도가 어떤지를 알 수 있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관심과 천착의 흔적들은 대부분 종교적, 혹은 집단의 성향에 눌려 객관적이고 실천적인 지침과 가이드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긴다. 그런 점에서 최준식 이화여대 교수가 내놓은 ‘죽음의 미래’(소나무 펴냄)는 사후 생을 인정하고 그것을 준비하기 위한 방법을 소신있게 제시한 독특한 책이다. 사학자이면서 미국 템플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딴 종교학자이기도 한 저자는 한국죽음학회 회장을 맡고 있는, 국내 죽음학 분야의 독보적인 존재. 책은 그간 나왔던 관련 저술이며 학술 논문, 예술작품을 비교해 죽음 직후 가게 된다는 , 영계(靈界)를 중심으로 한 사후 생을 소개하는 구성이다. 이미 발표되고 소개됐던 결과물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고 제시하는 접점들을 요약 정리하고 있지만 죽음학, 특히 사후 생에 대한 그의 학문적 관심과 노력이 녹록지 않음을 보여 준다. 책의 가장 큰 특징은 임종의 순간부터 몸을 벗고 영계에 진입하는 모습, 그리고 영계에서 또 다른 생을 준비해 환생하는 과정을 임사체험이며 최면을 통해 비교적 사실적으로 짚어낸다는 점이다. 영계 또는 사후 세계로 표현되는 죽음 너머의 삶과 그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갈지에 대해 안내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책에서 또렷이 드러나는 메시지는 역시 ‘사후 세계를 이해해야 지금 우리의 삶이 진정으로 완성된다.’는 것이다. “사후 생은 믿음의 문제가 아니라 앎의 문제이며, 앎을 바탕으로 죽음 뒤의 생을 설계하라.” 1만 3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한기총 추태는 신사참배 같은 치욕”

    “한기총 추태는 신사참배 같은 치욕”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해체를 위한 기독인 네트워크’(네트워크)는 26일 서울 남산동 청어람에서 한기총의 해체를 촉구하는 목회자·평신도·전문인 100인 선언문을 발표했다. 네트워크는 선언문에서 “한기총이 최근 보여준 추태는 한국교회가 신사참배 강요에 굴복한 것에 버금가는 치욕으로, 신사참배가 폭력의 위협 앞에 고개를 숙인 것이라면 이번 한기총 사태는 돈의 유혹 앞에 무릎을 꿇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선언문은 “꼭 필요하지도 않은 한기총을 해체함으로써 하나님의 정의가 살아 있으며 한국교회가 완전히 죽지는 않았음을 보여주어야 한다.”면서 “한기총 해체는 돈과 권력에 매몰돼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한국교회가 철저히 회개하고 복음의 본질을 회복하는 시작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또 “한기총의 현실은 사실 우리와 한국교회의 모습이기도 하다.”면서 한기총에 대해 스스로 해체할 것을 촉구하고 한기총 소속 교단·단체들에는 한기총에서 탈퇴할 것을 요청했다. 100인 선언문에는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 한완상 전 대한적십자사 총재, 이만열 전 국사편찬위원장, 황창기 전 고신대 총장, 이동원 지구촌교회 원로목사, 이장규 서울대 교수, 오세택 두레교회 목사 등이 서명했다. 네트워크는 100인 선언을 시작으로 기독 교사 100인 선언 등 직군·연령·지역별 100인 선언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한기총은 지난 7일 특별총회에서 금권선거 논란으로 대표회장 직무가 정지된 길자연 목사를 대표회장으로 인준하고 정관, 운영세칙, 선거관리규정 개정안을 의결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사찰·종단 운영에 일반 신도 참여 폭 늘려야”

    “사찰·종단 운영에 일반 신도 참여 폭 늘려야”

    불교에서 4부대중이라 하면 출가승인 비구·비구니와 재가 신도인 우바새·우바이를 말한다. 지금 한국불교의 4부대중은 어떨까. 불교 사찰·종단 운영에 있어서 재가자 즉, 일반 신도의 참여가 대폭 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지금 같은 비구 중심의 사찰·종단 운영이라면 더 이상 한국불교의 발전과 중흥은 기대할 수 없다는 반성과 개선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는 것이다. 한국불교의 맏형 격인 조계종의 근간을 규정한 종헌 제8조엔 ‘본종은 승려(비구·비구니)와 신도(우바새·우바이)로써 구성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사찰운영위원회법은 사찰의 예산·결산이나 각종 불사, 재산처분 등 사찰운영의 주요 사안들을 4부대중이 협의토록 하고 있다. 포교법에서도 재가 포교사들에게 종단이 인정하는 포교기관, 시설 단체에서 활동할 것을 엄연히 주문하고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불교계의 종헌·종법과 각종 관련법은 허울뿐이다. 출가자가 재가자 위에 군림하는 행세가 다반사이고, 재가자는 출가자의 보조자로 머문 채 사찰·종단 운영에선 대부분 철저하게 배제되어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조계종 승가교육진흥위원회가 마련한 ‘한국불교 중흥을 위한 대토론회’에선 이 같은 비구 중심의 사찰·종단 운영을 겨냥해 숱한 지적이 쏟아졌다. 제시된 개선안은 출가자와 재가자의 종속관계가 확연한 관행을 바꾸려면 비구를 비롯한 출가 지도자들의 의식이 우선 바뀌어야 한다는 것으로 집약된다. 한 켠에선 이 같은 왜곡 구조를 놓고 재가자들의 의식을 문제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토론회에 참여했던 손안식 중앙신도회 상임부회장은 “승가가 재가를 존중하지 않는다.”면서도 “재가는 승가를 진심으로 존경하는지도 성찰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조기룡 동국대 교수도 한국불교에서 출가와 재가의 역할이 이뤄지지 못한 것을 놓고 “출가자 탓도 있지만 재가자의 무관심 때문이기도 하다.”며 재가자가 기복에서 탈피해 책임의식을 갖고 교단운영에 적극 참여할 것을 주문했다. 어느 쪽이든 지금의 사찰·종단 운영방식에선 출가승의 양보라는 전제아래 출가·재가의 협의체를 서둘러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재가불자들이 실질적으로 운영에 참여하기 위한 법적·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종헌·종법의 개정을 비롯해 사찰운영위원회의 활성화며 교구·중앙신도회 신도들의 종회 참여가 대표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박광서 참여불교재가연대 종교자유정책연구원(서강대 교수)은 “불교계도 세속 각 분야의 교육을 받은 출가자들이 늘어나면서 출가·재가자의 소통 가능성은 종전보다 훨씬 커졌다.”면서 “출가·재가 모두 지금까지 서로가 침범할 수 없는 것으로 여기던 역할 영역을 양보해 서로 보완하는 운영체제를 만들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조용기목사 가족 퇴진 서명운동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조용기 원로목사의 가족과 관련자들에 대해 재단법인 사랑과행복나눔의 각종 직책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돌입, 사태가 심각한 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순복음교회 교인들이 교회 내 문제를 둘러싸고 집단행동을 벌이기는 1958년 교회 설립 이후 처음이다. 25일 순복음교회 홍보실에 따르면 지난 24일 장로회 400여명이 조 목사 가족 사퇴촉구 서명 취지문에 서명한 데 이어 이날 각 지역·구역·기관별로 신도들의 서명을 비롯한 의견 취합에 들어갔다. 교인들은 서명 취지문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성도들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 헌금 500억원을 출연한 사실상 설립자로서, 최근 재단의 파행 운영을 비통하게 생각한다.”면서 조 목사 가족과 이들을 따르는 인사들에게 모든 직책에서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교인들은 특히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 목사의 제2기 사역으로 소외계층에 대한 구제사역을 펼치기 위해 설립한 비영리공익법인으로 조 목사 외에 그 누구도 재단 이사장이 되어서는 안 되며 기금집행권을 가질 수도 없다.”고 밝혔다.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은 지난달 17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이사장인 조 목사를 총재로 추대하고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과 김창대 이사를 공동 이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와 관련, 순복음교회 홍보실 관계자는 “조 목사가 교회 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것은 사랑과행복나눔 재단에만 전념하도록 한 것인데 재단 측이 조 목사를 아무 영향력 없는 총재로 추대한 채 부인 등이 실권을 휘두룰 수 있도록 방조해 교인의 원망을 샀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시대를 담은 칼럼 67편 한권에

    지난날 썼던 글과 기록은 그저 당시 상황의 서술과 분석에 국한할까. 김기정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낸 ‘1800자의 시대 스케치’(오래 펴냄)는 과거의 글을 되짚어 미래를 전망하게 만드는 성찰의 칼럼집으로 눈길을 끈다. 김 교수는 국내외에서 근대 동아시아와 한반도 연구의 권위자로 인정받는 전문가이다. ‘1800자의’는 그가 지난 10년간 자신의 전문 영역인 사회·정치·북한·외교 분야와 관련해 각종 언론에 기고한 칼럼 67개를 추린 책이다. ‘21세기 국제정치’ ‘남북한 관계’ ‘한국 외교’ ‘한국 정치사회의 자화상’ 등 4개의 큰 주제로 묶어 이미 역사로 바뀐 지난 10년을 한 걸음 물러서서 차분하게 반추하게 만든다. 특히 남북 문제를 천착해 온 전문가답게 “우리에게 가장 시급한 것은 남북관계를 풀어내는 것”이라고 역설한다. 책을 일관되게 관통하는 특징은 냉전과 산업화, 민주화의 격랑과 맞닥뜨려 넘을 때마다 당시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집단의 인식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는지를 생각하게 하는 성찰의 묘미다. 국내외 굵직굵직한 정치적 사건을 맞아 언론에 기고한 칼럼들에 깊이있고 전문성 짙은 해설을 다시 붙여 일반인의 이해를 돕고 있다. 문인 못지않은 문장력과 논변으로 화해와 관용, 균형의 중요성과 가치를 보게 하는 글이 태반이다. 언론에 보도된 칼럼이 대개 1800자 안팎의 짧은 글들이었던 데 비해 책에선 삭제된 원고를 살려 대부분 그대로 실었다. “21세기 초엽 우리가 살아왔던 시대에 대한 관찰과 비평, 그리고 미래를 향한 꿈꾸기를 포함하는 하나의 기록”이라고 자신의 책을 자평하는 저자는 “칼럼에 대한 평가를 독자의 몫”으로 돌리고 있다. 1만 8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비판할 수 있으면 자유로운 걸까

    많은 이들은 이 땅에 언론의 자유가 있으며 자유 언론이 충분히 자리 잡았다고 말한다. 수년 전 중견 언론인 모임인 관훈클럽 회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70%가 ‘대체로 언론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응답했다니 언론 스스로도 지금의 상황을 아주 긍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국제언론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를 비롯한 관련 단체는 그런 인식이나 관측과는 달리 한국의 언론 상황에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왜 그럴까. 언론인 출신인 손태규 단국대 사회과학대 교수가 낸 ‘왜 언론 자유, 자유 언론인가’(기파랑 펴냄)는 바로 그 인식의 간격을 파고들어 언론의 위상을 바로세우자고 역설하는 책이다. 저자는 미국에서 언론학을 공부하면서 언론인이 아닌 정치인, 법조인, 학자들이 더 언론 자유를 옹호하는 데 앞장서는 모순을 봤다고 한다. 당연히 책은 언론의 참된 뜻에 대한 오해와 편견 바로잡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오랫동안 권력의 물리적인 탄압에 시달려온 탓에 대통령, 정부를 거침없이 비판하는 지금의 상황을 완전한 언론 자유로 오해하고 있다.” 한국 언론을 그렇게 진단한 저자는 정부가 통제하지 않아도 정확한 사실을 바탕으로 자율과 자제를 통해 남의 명예와 사생활을 존중하는 것이 완전하고 완벽한 언론 자유라고 못 박는다. 2만 8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여의도순복음교회 내홍 언제까지…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 가족과 여의도순복음교회의 갈등이 첨예화하면서 내홍이 깊어지고 있다. 이 교회 장로 20여명은 20일 경기 파주 ‘오산리 최자실 기념 금식 기도원’에서 열린 성회에서 조 목사의 부인인 김성혜 한세대 총장이 설교하는 것과 관련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장로들은 기도원 입구에서 ‘교회를 사유화하지 말라’ ‘교회의 모든 질서를 지키라’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위를 벌였다. ‘당회가 김성혜 총장에게 한세대와 해외 선교에만 전념토록 한 만큼 교회가 운영하는 기도원에서 설교해서는 안 된다.’는 게 시위에 나선 장로들의 주장이다. 당회는 지난 4월 17일 김성혜 총장은 한세대와 해외 선교만, 조 목사의 둘째 아들인 조민제 국민일보 사장은 국민일보에만 전념토록 했으며, 장남인 조희준 국민일보 전 회장은 엘림복지타운 또는 해외 교회 관련 기관 중 하나만 선택하도록 결의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의 한 장로는 “조 목사 가족의 싸움이 이젠 지겹다는 게 교회 분위기”라면서 “결국 모든 것은 조 목사가 가족을 관리하지 못해 발생한 일이니 조 목사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차별화하는 템플스테이

    차별화하는 템플스테이

    ‘숨 가쁘고 각박한 일상을 내려놓고 잠시 산사에서 찾아보는 몸·마음의 안정’, 사찰을 중심으로 한 불교 전통문화 체험인 템플스테이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종전 대종을 이루던 단순한 불교 체험 차원에서 벗어나 건강 챙기기와 스트레스 해소, 방학을 이용한 초·중·고생의 학습과 전문적인 불교 수행·공부까지 천차만별이다. 특히 참여자가 불교 아닌 다른 종교의 신자로 널리 확산되면서 각 사찰이 차별화되는 프로그램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여름휴가철을 맞아 템플스테이를 시작했거나 앞두고 있는 사찰은 모두 122곳. 2002년 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시작한 첫해 33곳에 불과하던 것이 10년 새 3배 넘게 늘어났다. 조계종 한국불교문화사업단에 따르면 연간 템플스테이 참여자는 평균 15만∼16만명으로 매년 20% 정도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타 종교인이 30∼40%에 이른 것으로 집계돼 템플스테이가 이미 종교의 영역을 벗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가장 눈에 띄는 흐름은 역시 휴식·체험형 프로그램의 확대다. 불교 전통과 문화를 결합하거나 이웃 사찰과 연계한 통합형 템플스테이가 주종을 이룬다. 이 같은 체험 프로그램은 예불·공양 시간만 지킨 채 사찰 음식과 지역 문화 체험, 공연·답사 행사에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어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들이다. 김제 금산사가 처음 시도한 ‘나는 쉬고 싶다’는 벌써부터 신청자가 몰리는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참선, 108배 체험 말고도 섬마을 여행가 강제윤씨, 사찰음식 전문가 선재 스님, 섬진강 시인 김용택씨를 패널로 초청해 이야기를 나누며 콘서트와 퓨전 국악밴드의 공연도 곁들인다. 충남 공주 태화산 전통불교문화원에서 클래식·명상 등 5개 주제의 음악과 함께 2박 3일을 보내는 ‘뮤직 샤워’도 이채롭다. 이 밖에 공주 영평사의 ‘연잎두부 만들기’며 전북 익산 숭림사의 ‘블루베리 템플스테이’, 김제 금산사의 ‘쌀로 만든 템플스테이’도 비슷한 유형이다. 사찰 연계 프로그램도 색다르게 분화하고 있는 양상을 보인다. 강원 인제 백담사가 백담사∼신흥사∼낙산사에서 진행하는 ‘참나를 찾아 떠나는 행복여행’을 비롯해 구례 화엄사가 화엄사∼천은사∼도림사를 돌아보는 ‘3사 3색 템플스테이’는 일반인들에게도 각광받는 체험 행사로 부각되고 있다. 그런가 하면 재가 불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행과 불교 공부 프로그램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경북 의성 고운사는 불교 초심자들을 위한 불교 입문서 ‘초발심자경문’을 익혀 하안거에 동참하는 선수련회를 마련했고 경남 고성 옥천사는 반야심경 탁본과 알아차림 명상·호흡법 배우기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전북 남원 실상사에서 선보이는 초기 불교 특강과 불교 입문, 불교사상사의 토론식 수업인 ‘재가 불자 여름학림’도 불교 교리에 특화된 대표적 프로그램이다. 이와 관련해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템플스테이가 종전의 대동소이한 단순 체험 형식에서 벗어나 맞춤형으로 급속히 발전하는 만큼 참여자들이 산사에서 알찬 휴가를 보내려면 사전에 내용과 일정을 꼼꼼히 챙길 필요가 있다.”고 귀띔했다. 한편 조계종 불교문화사업단은 일반인의 참여가 부쩍 느는 추세에서 템플스테이 운영의 내실화를 위해 자문·전문위원회 운영 및 운영관리규정을 제정하고 사찰별 성과평가제를 도입해 늦어도 올해 말부터 시행키로 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저자와 차 한 잔] 20여개 ‘마을기업’ 성공사례 모음집 펴낸 정기석씨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언제부터인가 ‘마을 기업’이란 말이 공공연한 명제가 됐다. 도시의 일반인들에겐 생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농촌을 비롯한 지방에선 나날이 번져 가는 대안적 삶의 방식. 지금 알게 모르게 지방의 경제와 사회를 깊숙이 파고드는 ‘마을 기업’이란 말이 생겨난 건 불과 4년 전인 2007년 한 일간지 기고문을 통해서였다. 최근 책 ‘마을을 먹여 살리는 마을기업’(이매진 펴냄)을 낸 ‘마을 연구소’ 대표 정기석(48)씨가 그 개념을 처음 세상에 표출한 주인공이다. ●4년 전 기고문 통해 처음 개념 소개 “따져 보면 마을 기업이 하루아침에 불쑥 생겨난 개념은 아닙니다. 누구나 당연히 생각하고 있는 지방 삶의 바람직한 모델을 제 나름대로 정의한 것일 뿐입니다. 이런저런 회의와 모임에서 드문드문 등장하더니 이젠 정부 기관에서도 보통명사처럼 사용할 정도가 됐습니다.” 그가 말하는 마을 기업의 정의는 의외로 간단하다. 지역 공동체의 자원을 활용해 주민이 주도하는 사업을 벌여 안정된 소득을 얻고 일자리도 만드는 마을 단위의 기업이다. “마을 기업은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기 때문에 파괴된 마을 공동체를 복원하거나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팩트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지역 복지의 빈틈을 메우는 측면에서도 더할 나위 없는 큰 요인이지요.” 이번 책 ‘마을을’은 바로 그가 말한 팩트를 성공적으로 실현해 주목받고 있는 20여개의 성공 사례 모음집이다. 마을 기업을 일구고 우뚝 세운 주인공과 주민들을 일일이 발로 뛰어 만난 기록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 토산물을 생산·가공·유통시키는 과정에서 특화해 유명해진 곳을 포함, 지역의 전통과 특성을 교육으로 연결해 각광받는 곳, 또 지역 문화재와 생태 자원을 삶의 큰 지렛대로 삼아 전국의 사람들을 끌어모으는 마을 기업들이 실감나게 소개된다. 고려대 지질학과와 대학원을 마쳐 번듯한 금융기관에서 직장생활을 했고 벤처기업에서도 활동했던 그가 하필이면 시골 변두리의 마을 기업에 천착하게 된 이유는 뭘까. “경제논리에 사로잡힌 각박한 도시의 삶이 전부가 아니라는 생각이 불쑥 들었지요. 허황된 말 같지만 농·어·산촌에서도 잘 먹고살 수 있는 자원과 요소들이 충분히 있다고 할 때 어떻게 그것들을 활용하고 생활 속으로 끌어들일 것인가라는 문제에 고민했다고 할까요.” ‘자발적인 유배’라는 말마따나 그는 불혹의 나이에 서울을 등지고 춘천, 진안, 산청, 칠곡, 부산, 진주 등지로 옮겨 다니면서 홀로, 혹은 뜻 맞는 이들과 ‘마을 기업’의 연구와 실천에 매달려 왔다. 올해 초 무주로 내려가 마을 연구소를 세워 같은 일을 계속하고 있고 농촌·귀농 컨설턴트를 겸하고 있다. ●“농촌도 이제 경영으로 돌아가야” “마을 기업으로 성공한 사례들의 공통점을 보면 도시에서 지방으로 내려간 전문가나 독지가가 주축이 돼 마을을 이끌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 지역 주민이 마을 기업의 주체가 된다면 더 좋은 마을 기업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종전의 농촌 살리기 같은 지방살이 활성화 정책이 그저 마을을 단지화해 보여 주는 관광 차원에 머물러 아쉬웠다는 그가 거듭 주장하는 건 역시 지역 주민이 중심에 선 경영과 콘텐츠다. “이제 농촌도 경영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그 경영의 중심에 사람과 공동체를 놓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선 작고 낮고 느린 삶의 방식을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합니다.” 글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사진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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