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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존 친일파 한국을 위협한다

    한·일 과거사 청산은 가해자 일본의 반성과 그에 따른 보상·배상의 요구가 주를 이룬다. 침탈과 유린의 죄가에 대한 물음이고 당연한 권리이기도 하다. 그런 청산 요구의 한켠에는 늘 ‘그러면 우리는?’이라는 자문이 도사리고 있다. 우리부터 제대로 정리하지 못한 과거의 아픔과 잘못에 대한 자책인 것이다. 물론 그 자책은 여전히 사회 구석구석에 스며 있는 친일파의 건재와 후유증 때문이다. ‘친일파는 살아 있다’(정운현 지음·책보세 펴냄)는 정색하고 친일파의 문제를 파헤친 책이다. 저자는 언론사에서 20여년간 근무하다가 2005년 출범한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사무처장을 3년간 맡았던 언론인 출신. 줄곧 친일 문제 연구에 천착하며 ‘친일파’ ‘창씨개명’ ‘증언 반민특위’ ‘나는 황국신민이로소이다’ ‘반민특위 재판기록’ 같은 친일 관련 저작을 세상에 발표해 온 친일 문제 전문가로 유명하다. ●친일청산 실패 후 활개치는 친일파 고발 새 책 ‘친일파’는 정씨가 지금까지 발표해 온 친일 관련 책들의 종합 편이다. 친일파가 생겨난 배경과 친일 행적이 낳은 해악, 그리고 여전히 떳떳하게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친일의 잔재들을 날 선 글로 낱낱이 해부하고 있다. 이제는 더 이상 생소한 이야기가 아닌 춘원 이광수와 평론가 김문집의 창씨개명을 둘러싼 변절을 비롯해 신사참배에 앞장서거나 방조했던 종교계, 그리고 일제에 조력하거나 등에 얹혀 몸집과 세력을 키웠던 기업인들…. 물론 그 많은 친일의 등장과 활보를 가능하게 했던 바탕은 위정자들이다. 세상의 변화에 가파르게 몸을 돌려 타협하고 살아남은 그 사람들을 정씨는 서슴없이 ‘민족반역자’로 부른다. ●“일제통치를 축복이라는 사람 한둘이 아냐” 책은 단순히 친일파를 까발리거나 색출해 열거하는 고발의 측면에 머물지 않는다. 책 제목 그대로 해방 후 친일의 단죄와 처벌에 실패했던 ‘반민특위’의 좌절 이후 그 잔존 세력들의 부활과 기세등등한 활보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특유의 꼿꼿한 필치로 풀어 나갔다. “한국 침략의 원흉인 이토 히로부미를 처단한 안중근 의사와 일평생을 독립 투쟁에 바친 김구 선생을 테러리스트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자가 버젓이 행세하고 대학교수 가운데는 ‘일제 통치는 축복이었다’고 해괴한 주장을 늘어놓는 자가 한둘이 아니다. 명색이 지식인이라는 자들이 이러할진대 하물며 장삼이사는 어떠하겠는가.” 서문에서 밝힌 저자의 변이다. 해방 직후 친일파를 청산한 중국과 북한, 또 2차 세계대전 종전 직후 나치 협력자를 처단한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이 이런 문제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킨 적이 없다는 저자는 그래서 대한민국을 ‘친일공화국’이라고 말한다. 1만 9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5주년 맞은 ‘108산사 순례기도회’ 이끈 혜자스님

    5주년 맞은 ‘108산사 순례기도회’ 이끈 혜자스님

    나눔과 보시의 덕행을 산사 순례에 접목해 독특한 신행을 키워 나가고 있는 ‘108산사 순례기도회’가 순례 5년을 넘겼다.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도선사 주지 선묵 혜자 스님의 발원으로 시작해 전국의 산사를 돌며 기도를 하는 사찰 탐방이자 지역 주민들을 돕는 나눔의 행사. 지난 2006년 9월 도선사에서 발대식을 가진 순례단은 양산 통도사를 시작으로 지난주 소백산 희방사까지 모두 61차례에 걸친 사찰 순례를 마쳤다. “돌아보니 횟수로 보자면 벌써 환갑을 넘긴 셈이네요. 처음엔 그저 신자들과 함께 산사를 찾아 염불과 기도를 하자는 뜻에서 시작했는데 순례 기도회의 규모가 많이 커졌고 이런저런 일도 많이 하게 됐습니다.” 11일 순례 5주년의 감회를 묻는 기자의 질문을 덤덤하게 받아넘긴 혜자 스님. “별 탈 없이 무난하게 5년을 넘겼다.”는 스님의 소회와는 달리 그간 순례 기도회가 남긴 것들은 결코 적지 않다. 순례 기도가 이뤄지는 사찰 주변에서 지역 주민들이 가꾼 작물들을 신도들이 직접 구입하도록 직거래 장터를 연 것을 비롯해 다문화여성 농업인 인연맺기를 지속적으로 주선한 것이 대표적인 성과다. 생활이 어려운 농어촌 주민에게 병원비나 약값을 대주는 ‘환자 보시’며 조손가정이나 지역을 묵묵히 지키는 효자·효부에 대한 시상도 병행해 왔다. 그런가 하면 소년소녀가장에게 장학금을 주고 군 장병들에겐 행사 때마다 초코파이를 전달하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문화여성과 도시의 가정을 연결하는 인연맺기가 110건이나 성사됐고, 군 부대에 전달한 초코파이만 해도 230만개 분량이라고 한다. 사찰 순례마다 5000∼6000명의 신자들이 동행하는 대규모 기도회. 이젠 불교 신자만의 신행이 아닌 다종교 행사로 번지는 등 불교계의 이름난 순례 상품으로 자리잡은 이 순례기도회를 빠짐없이 동참하며 이끌고 있는 혜자 스님. 그의 원력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은사이신 청담 스님은 늘상 ‘베풀고 나누며 수행하라’고 하셨지요. 불교가 언제까지 산중에 갇힌 채 닫힌 종교로 머물러 있어야 합니까. 산속에서 거리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나아가 대중과 함께 부대끼고 더불어 살면서 상생의 덕을 쌓아야지요.” 13살의 나이로 도선사에서 출가한 혜자 스님은 은사인 청담(1902~1971·전 조계종 총무원장) 스님을 입적 때까지 줄창 시봉한 상좌. 그 은사 스님의 생전 가르침을 조금이나마 몸으로 실천할 수 있게 된 게 다행이란다. “불교의 산타클로스라 불리는 중국의 포대화상은 늘상 커다란 자루를 메고 부자들에게서 얻은 재물과 음식을 가난하고 배고픈 이들에게 나눠줬다고 합니다. 순례를 마치면 해당 사찰 이름이 새겨진 염주 알을 하나씩 받게 되는 순례 참가자들이 108번뇌를 소멸시키고 보시의 즐거움도 함께 찾을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지요.” 이제 혜자 스님이 목표로 삼은 108산사 중 남은 건 47개. 혜자 스님은 16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바른 신심, 자비로운 나눔, 함께하는 사회를’이란 주제 아래 순례 기도회 5주년 기념행사를 갖고 다음달 중순쯤 지리산 천은사에서 순례를 이어간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바보 김수환’을 기억하며 걷기대회·전국순회 아카데미

    ‘바보 김수환’을 기억하며 걷기대회·전국순회 아카데미

    가톨릭대 김수환추기경연구소(소장 고준석 신부)가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기 위한 걷기 대회를 열고 아카데미를 개설하는 등 시민행사를 잇따라 마련한다. 우선 오는 29일 서울 남산 일대에서 ‘길을 묻습니다-김수환 추기경을 기억하며’라는 주제로 여는 걷기 대회는 추기경 선종 3주기에 앞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마련하는 첫 시민행사. 오전 8시 30분부터 오후 3시 30분까지 시민 700여명이 명동 대성당에서 남산 북측 순환로를 거쳐 안중근의사 기념관까지 약 2시간 30분을 걷는 행사로 진행된다.강연회와 작은 음악회, 묵상 나누기, 미사도 있을 예정이다. 25일까지 참가자 신청을 받는다. 연구소는 이와 맞물려 제1회 시민아카데미를 다음 달 25일까지 매주 금요일 총 8회에 걸쳐 서울대교구 구로1동성당에서 진행한다. 아카데미에선 ‘인간답게 정의롭게’라는 타이틀 아래 그리스도인의 사명, 인권, 노동, 환경 등의 주제를 다룰 예정. 고준석·조정환·유청 신부 등이 강사로 나선다. 수강자들에게는 김수환 추기경의 육필 일기가 인쇄된 노트가 제공된다. 연구소 측은 다음 달 4일 춘천교구 퇴계성당에서 같은 아카데미를 여는 것을 비롯해 전국을 순회한다는 계획이다. 고준석 신부는 시민아카데미 개설과 관련해 “김수환 추기경은 현대 한국교회의 상징적인 성직자로서 사람들이 세상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잘사는지를 보여주신 분”이라며 “사회적 덕목의 실천 의지를 널리 전파시켜 민주 시민공동체 구현에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연구소 측은 “시민아카데미의 강의 주제로 ‘간추린 사회교리’의 핵심내용을 택했지만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신청해서 들을 수 있도록 주제를 ‘인간답게 정의롭게’로 정했다.”고 밝혔다. 일반인 신청자가 늘어나면 성당이나 교회 시설이 아닌 장소에서도 시민아카데미를 열기로 했다. 김수환추기경연구소는 김 추기경의 생애와 사상, 영성을 연구하고 고인이 생전 변함없이 소중하게 여겼던 감사와 사랑, 나눔의 정신을 전파하기 위해 지난해 4월 설립됐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인사]

    ■보건복지부 △사회복지정책실 시설투명성향상인권보호TF 팀장 장호연 ■조달청 △기획조정관실 조달교육담당관 송왕면△전자조달국 국유재산기획조사과장 김대수△구매사업국 자재장비과장 이순재◇승진△국제물자국 외자기기팀장 오세홍△인천지방청 자재구매과장 한윤자 ■문화재청 ◇과장 △정책총괄 강경환△운영지원 김홍동△보존정책 김원기△천연기념물 도중필 ■식품의약품안전청 △대변인 김진석<식품안전국>△수입식품과장 홍헌우<의약품안전국>△의약품안전정책과장 유무영△의약품관리〃 김성호<바이오생약국>△한약정책과장 임종현<의료기기안전국>△의료기기정책과장 김관성<경인지방식약청>△고객지원과장 김성만△식품안전관리〃 양창숙△의료제품안전〃 신준수<대구지방식약청>△식품안전관리과장 김권수△유해물질분석〃 강호일<광주지방식약청>△식품안전관리과장 최재순△유해물질분석〃 박건상<대전지방식약청>△의료제품안전과장 김상봉△유해물질분석〃 윤미옥 ■국가인권위원회 △운영지원과장 정혜웅△인권정책과장 이석준△인권상담센터장 김대철△장애차별조사1과장 조영호△장애차별조사2〃 유인덕 ■한국문화재보호재단 △상임이사 이원준 ■국립과천과학관 △관장 최은철 ■대구시 △기획관리실 정책기획관실 정하영△전국체육대회기획단장 정하진△기획관리실 정책기획관실 엄재선△팔공산자연공원관리사무소장 김인연△예산담당관 정풍영△회계과장 남석모△공무원교육원 교육지원과장 조현철△규제개혁법무담당관 김순희△의회사무처 전문위원 신상갑△총무인력과 이동혁△2013에너지총회지원단장 박희준△교육협력담당관 전태환△서울본부장 심임섭 ■한전산업개발 ◇본사 <처장>△기획 김인덕△발전 김윤태△연구개발 김명갑<실장>△발전기술 조규산△민자발전사업추진 이정호△영업운영 이병수◇지사장(배전)△서울 윤정선◇지점장(배전)△동부 전병하△강서 조영철△여주 윤봉길△아산 황호영◇발전사업처 <처장>△삼천포 권용준<운영실장>△보령 최민현△태안 이용규△당진 박봉식<소장>△호남 김홍식△서천 윤태산△울산 최우용△여수 최환호△남제주 이광호◇파견 <한산기전>△사장 조현수
  • 노벨화학상 수상자 등 국내외 석학 13명, 한국 첨단 바이오신약 개발 돕는다

    노벨화학상 수상자 등 국내외 석학 13명, 한국 첨단 바이오신약 개발 돕는다

    최미라 식품의약품안전청 바이오의약품정책과 연구관은 지난 8월 대전 KAIST에서 열린 아시안사이언스캠프(ASC)에서 2004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아론 치에하노베르 이스라엘 테크니온대 교수를 만났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단백질 분해과정을 규명해 암·알츠하이머병 등의 난치병 치료제 개발에 크게 기여한 세계적인 석학이다. 치에하노베르 교수는 최 연구관에게 “한국이 첨단 바이오신약을 개발하는 데 내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지난 7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식약청이 줄기세포 치료제를 허가한 데 깊은 감명을 받았다는 것이다. ●연1회 이상 국제포럼 열기로 최 연구관을 비롯한 식약청 관계자들은 이 인연이 정부의 신성장 동력으로 떠오른 바이오 산업 육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반색했다. 최 연구관의 이 노력은 한달 뒤 결실을 맺었다. 식약청은 6일 치에하노베르 교수 등 국내외 석학 13명으로 구성된 ‘첨단 바이오신약특별자문단’을 발족했다. 자문단은 줄기세포 치료제를 포함한 바이오 의약품의 허가기준과 규제, 임상시험 이슈 대응, 최신 연구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서면 또는 화상 회의로 식약청에 전달하게 된다. 식약청 관계자는 “세계적인 석학들이 우리나라 바이오 의약품 개발에 힘을 합쳐 자문단을 꾸린 것은 처음”이라며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줄기세포 치료제를 만든 만큼 세계를 선도할 제품 기준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자문단은 연 1회 이상 국제포럼을 열어 국가별 최근 동향과 정보를 공유할 방침이다. 내년에는 바이오의약품의 글로벌 성장을 주제로 국제포럼도 개최한다. 자문단에는 폐렴구균백신 등 다수의 백신을 개발해 국제전문가로 명성이 높은 조지 시버 미국 매사추세츠대 교수와 스탠리 플로킨 미국 국립보건연구원 미생물 및 감염병 연구위원회 위원장 등 백신 전문가가 참여했다. 유전자 재조합 분야에서는 로빈 소프 영국 국립생물의약품표준화연구소(NIBSC) 소속 생물치료제 그룹장과 세계보건기구(WHO)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한 엘윈 그린피스 캐나다 보건부 바이오의약품 및 유전자치료제국장이 흔쾌히 동참 의사를 밝혔다. ●김성호·김동욱 교수도 참여 구조유전체학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과학분야 한국인 첫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는 김성호 미국 UC버클리대 교수와 줄기세포 치료제 권위자인 김동욱 연세대 의대 교수도 자문단에 힘을 보태기로 했다.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불교 중흥 대토론회… 간화선 세계화·대중화 제언 봇물

    한국불교 중흥 대토론회… 간화선 세계화·대중화 제언 봇물

    1700년 역사의 한국불교는 선불교의 전통을 오롯이 갖춘 유례없는 수행의 불교로 간주된다. 특히 화두를 들고 참구하는 간화선은 한국 선불교의 요체로 불린다. 국내 선방마다에는 참선을 통해 ‘참 나’를 찾으려는 대중이 북적이고 간화선을 배우려는 푸른 눈의 수행자들이 한국 사찰과 선원을 찾아 몰려든다. 그러면 한국불교는 이 같은 간화선의 세계화며 대중화의 물결을 받아들일 자세가 돼 있을까. 한국불교의 간화선이 지금과 같은 상황에선 세계화와 대중화의 흐름을 감당할 수 없다는 자성과 개선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지난달 28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현대 명상문화와 한국 선의 과제’를 주제로 열린 한국불교중흥을 위한 대토론회에서다. 참석자들은 무엇보다 간화선 수행의 현실적인 실천방법 찾기를 비롯해 수행자의 자세와 지도법이 가장 큰 문제라며 개선 노력을 늦추지 말 것을 주문했다. 우선 안국선원장 수불 스님은 ‘현실적인 간화선 수행법’을 거듭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수불 스님은 “고도로 발달한 정보통신이 참선수행을 대중화, 생활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생활 속에서 실제로 증명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수불 스님은 “최상승 수행법인 간화선이 대중화되지 못한 이유는 보편적 언어와 개념으로 설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일상에 바쁜 재가자들이 현실적으로 가능한 시일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수행법을 제시하고 일상과 수행이 둘이 아님을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무조건적인 믿음과 기복만을 추구하는 신앙형태는 설 자리가 없으며, 조계종이 공부인들을 깨달음의 대도로 인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이제열 유마선원 원장은 수불 스님의 주장에 이의를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이 원장은 “간화선이 대중화되기 위해서는 간화선을 둘러싼 제반 상황과 문제점에 대한 연구가 병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특히 “일반적으로 재가 수행자들 사이에는 화두 수행의 용이성에 회의적이며 염불, 주력, 위파사나 수행을 더 쉽게 생각한다.”며 “수불 스님이 지도한 간화선 수행자 중에 생사해탈을 했다고 인정할 만한 수행자가 나왔느냐.”고 되묻기도 했다. 한산사 용성선원장인 월암 스님은 “간화선이 문제가 아니라 간화선 수행자가 문제”라며 수행 풍토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월암 스님은 “간화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확신한다.”면서도 “간화선 수행자들이 간화선의 정신에 바탕을 두고 철저히 간화방법론에 의해 수행과 깨달음을 실천하며, 아울러 교화의 방편을 시설하고 있는지 반추해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월암 스님은 특히 “적정무사에 안주하여 선미를 탐착하는 일부 수행 전문가의 생활방편으로 전락되고 있기 때문에 위기가 제기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따라서 월암 스님은 간화선 본래의 가풍을 진작시키고 선의 대중화와 세계화를 위해 ▲선의 종지에 입각한 전 종도의 교육이나 교화 ▲간화선 전문인력 양성기구 설립 ▲선원의 특성화 ▲안거형식주의를 탈피해 안거기간과 방식 및 내용의 차별화와 다양화가 있어야 한다고 결론지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개신교 목회자 여성차별 심각

    한국 개신교 교단의 목회자 양성 평등은 요원하고 전반적인 운영 역시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이 같은 사실은 교단총회공동대책위원회(공대위)가 지난달 19일부터 일제히 치러진 고신·통합·합동·합신 4개 개신교단 총회를 참관한 결과 확인됐다. 공대위가 4일 ‘부끄러운 교단 총회, 위기의 한국 교회’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참관 결과는 그야말로 위기라고 불러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남녀 목회자의 불평등은 가장 심각하다. 여성 총대는 4개 교단 중 통합 측만 7명을 두고 있지만 제적 총대 1442명 가운데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0.5%에 그쳤다. 특히 통합 총회에서는 7명의 여성 총대가 참석하고도 단 한 차례의 발언을 하지 않았고, 각 노회에서 여성 총대 1명 이상이 총회에 참석할 것을 제도화해 달라는 청원도 기각됐다. 고신·합신 총회에서는 여성 총대가 아예 보이지 않았고 총회 기간 동안 여성들의 역할은 여전히 안내·봉사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합동 측이 총회 GMS 여성선교사 성례와 세례를 허락하자는 청원을 통과시키고도 여성 목회자와 관련된 2개의 안건은 부결시킨 채 활동 중인 일부 여성의 목회 활동을 금지할 것을 결의해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총회에서의 재정 보고 역시 허술하기는 마찬가지였다. 합동 측의 경우 아이티 지원금 중 12억원 상당의 지출이 기타 항목으로 간략하게 요약됐고 100억원에 가까운 총회 예결산 보고도 자료배부로 대체됐다고 공대위 측은 지적했다. 한편 관심을 모았던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탈퇴 헌의안은 합동을 제외한 세 교단에서 모두 상정됐지만 개선점을 찾지 못했다. 합동은 한기총 탈퇴와 변화를 위한 헌의안이 모두 상정되지 않거나 부결됐다. 통합은 한기총 탈퇴 관련 6건을 비롯해 총 11건의 상정 안을 제출하고도 결국 잔류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고신과 합신은 향후 1년간 더 연구 검토해 결정키로 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부고] 개신교 원로 이종성 목사

    [부고] 개신교 원로 이종성 목사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을 지낸 춘계(春溪) 이종성 목사가 지난 2일 낮 12시 40분 서울 자택에서 노환으로 소천했다. 89세. 고인은 1922년 경북 문경에서 태어나 일본 도쿄신학대, 미국 프린스턴 신학대 등을 나왔다. 장로회신학대학장, 정신학원 이사 겸 이사장, 영남신학대 총장, 동북아신학교협의회장 등을 지냈다. 유족으로는 부인 이명흥씨와 세 딸이 있다. 장례는 5일 오전 9시 서울 광장동 장로회신학대 한경직기념예배당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 총회장으로 치러진다. 빈소는 삼성서울병원이며 장지는 경기 남양주시 영락동산이다. (02)3410-6914.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당신이 먹은 것은 고기인가 탐욕인가

    동물 보호주의자와 채식주의자는 흔히 감상주의에 빠진 사람들로 치부되곤 한다. 개인적인 이념·신념이나 건강에 치우친 외곬의 부류로 분류되기 일쑤다. 그러나 이 동물 보호주의와 채식 예찬은 이제 더이상 감상주의만으로 여겨지지 않는다. 매일 식탁에 올리기 위한 무자비한 동물 사육과 그 과정에서 저질러지는 학대, 그리고 인간에게 되돌려지는 폐해의 심각성이 날로 더해지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어야 할 것인가가 아니라 무엇을 먹지 말아야할지를 심각하게 고민하자는 현실의 전향적인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기 때문이다. ‘동물을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조너선 사프란 포어 지음, 송은주 옮김, 민음사 펴냄)는 육식, 그것도 공장식으로 고기를 대량 사육하는 축산의 폐해를 적나라하게 파헤친 논픽션이다. 저자는 9·11사건을 배경으로 아홉 살짜리 소년 오스카의 이야기를 다룬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2005년)으로 미국 문단에 새 소설의 시대를 둘러싼 논쟁을 일으킨 소설가. 막연한 채식주의자로 살다가 결혼해 첫 아들을 가진 후 “자신과 우리 가족을 위해 고기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시작한 육식의 실상 추적이 이 거대한 논픽션을 만들었다. 각종 통계를 통해 밝혀진 육식의 실상은 가공할 수준. 미국에서는 매년 100억 여마리를 식용으로 도살하고 1인당 평생 소비하는 동물의 양은 1만 1000마리나 된다. 국내에서도 지난해 쇠고기 소비량은 43만 4000t. 1인당 소비량이 8.9㎏으로 4년 전과 비교해 30%가량이 늘어난 수준이다. ‘인류역사상 가장 많은 고기를 먹는다’는 지금의 실태는 바로 최소의 비용으로 최대의 고기 생산을 노린 공장식 축산업 탓이라고 저자는 강변한다. 우리가 먹는 동물의 99% 이상을 생산하는 공장식 축산의 잔인함과 폐해는 책 곳곳에 드러난다. 계란 생산용 닭은 A4 용지보다 작은 공간에서 평생을 살고, 한 해 알을 낳지 못하는 산란계 수평아리 2억 5000여만 마리가 산 채로 폐기된다. 해마다 인간에게 쓰는 항생제는 1300t에 불과하지만 가축에게 투여하는 항생제는 1만 1000t. 농장 동물들은 자동차 등 운송 수단보다 40%나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한다. ‘기아에 시달리는 14억 인구를 먹일 수 있는 곡물을 가축들 먹이로 쏟아붓는다’는 지금의 공장식 축산을 저자는 육식을 위한 전쟁으로 정의한다. 결국 저자는 “인간이 아닌 다른 동물을 탐욕과 지배의 대상으로 삼으면서 우리는 공감력을 잃고 그 자체를 망각하고 있다.”며 그 공감력을 회복하고 우리가 벌이는 일들에서 ‘수치’를 느낄 수 있어야 인간성을 회복할 수 있다고 말한다. 1만5000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부고] 조계종 원로 도천 스님

    [부고] 조계종 원로 도천 스님

    조계종 원로 도천 스님이 28일 오후 1시 10분 충남 금산 태고사에서 입적했다. 법랍 83세, 세수 101세. 고인은 1910년 평안북도 철산에서 태어나 1929년 마하연에서 묵언스님을 은사로 사미계를, 1949년 범어사에서 동산스님을 계사로 구족계와 보살계를 받았다. 이후 금강산 마하연사 만회암, 묘향산 상원사, 해인사 퇴설당, 부산 범어사 등 제방선원을 다니며 참선수행했다. 태고사 주지를 거쳐 1992년 이후 천은사 방장선원, 화엄사 연기암선원 등의 조실을 지냈으며, 2004년 해인사에서 대종사 법계를 받았다. ‘태고사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렸던 도천스님은 1997년 조계종 성지순례단 일원으로 금강산 내금강을 방문해 마하연사를 복원하고 싶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분향소는 구례 화엄사에 마련됐으며, 10월 2일 오전 10시 구례 화엄사에서 영결식에 이어 다비식을 거행한다. (061)783-7600.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안중근 시복시성 추진해야”

    “안중근 시복시성 추진해야”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해 숨지게 한 토마스 안중근은 살인자인가 가톨릭의 예비 성인(聖人)인가.’ 28일 오후 1시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명동 가톨릭회관 7층 강당에서 여는 심포지엄에선 안중근(1879~1910) 의사와 관련한 흥미로운 논문 한 편이 발표된다. 두물머리복음화연구소 황종렬 박사의 ‘안중근의 시복시성 가능한가’가 화제의 논문. 황 박사는 안중근 의사의 생애에 대한 재인식을 통해 한국천주교가 안중근 의사를 가톨릭 최고의 명예인 복자와 성인의 품에 올릴 것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황 박사의 논문은 최근 ‘안중근’에 대한 재조명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처음으로 안 의사의 성인 반열을 거론한 만큼 천주교계의 큰 반향을 부를 전망이다. 19세 때인 1897년 아버지의 권유에 따라 가족 친척과 함께 영세를 받은 안 의사는 황해도 일대를 돌며 전교활동을 한 신앙인이었다.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직후이며 뤼순 감옥에서 형장으로 나아갈 때도 기도를 잊지 않은 신실한 신자로 기록된다. “사람을 죽이는 것은 천주교에서도 죄악이 아닌가.”라는 일본 검사의 신문에 “남의 나라를 탈취하고 사람의 생명을 빼앗고자 하는 자가 있는데도 수수방관하는 것은 더 큰 죄악이므로 그 죄악을 제거한 것뿐”이라고 응대했던 그다. 이토 저격 사건 당시 조선교구장이었던 뮈텔(1854~1933) 주교는 ‘살인죄’를 지었다는 이유로 사형에 앞서 마지막 성사를 원한 안 의사의 요청을 거부했고, 심지어 안 의사에게 성사를 베푼 파리외방전교회 소속 빌렘(1860~1938) 신부에게는 미사 집전 금지조치를 내렸다. 황 박사는 안중근의 유년기부터 신앙 입문기, 교육 활동기, 의병 항거기, 동양 평화 수인기에서 최후까지를 거론하면서 독실한 신자로서의 신앙적 측면이 간과된 채 그저 ‘이토 살해자’로 부각돼 온 종전의 안 의사에 대한 평가는 잘못이라고 주장한다. 황 박사는 “어떤 한 사건을 놓고 그 이전과 이후의 역사와 시공적으로 가능한 한 분리해 의도적으로 고립시켜 판단하려는 경우가 있다.”며 안 의사의 평가도 그런 예에 속한다고 말한다. 황 박사는 “안중근은 뤼순을 일본과 청나라, 한국이 형제국으로서 동양의 평화를 이루고 세계의 평화를 구현하는 데 함께 연대할 거점이 되게 할 것을 제안했다.”며 “그가 현대 가톨릭 교회의 모범이자 동아시아와 세계 가톨릭 교회, 전 지구 사회의 모델이 될 수 있는 이유는 고해성사를 통해 정화를 거친 영혼으로 상징되는 갈림 없는 마음으로 이토 저격 이후 일관되게 증거한 그의 믿음과 민중과 조국에 대한 투철한 사랑에 있다.”고 못박았다. 황 박사는 결국 “하느님의 종이나 시복시성 여부는 교회가 판단할 일”이라면서도 “안중근의 저격부터 죽음에 이르는 151일간 그의 생애를 다시 한번 믿음의 마음으로 만나자.”고 제안한다. 황 박사가 논문을 발표할 심포지엄은 천주교 서울대교구가 ‘조선왕조 치하의 순교자와 증거자’ ‘근현대 신앙의 증인’에 대한 2차 시복을 추진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 그 자리 자체가 뮈텔 주교 이후 한국 천주교에서 줄곧 배척당하던 안 의사의 위상 차원에서 큰 변화로 관측된다. 안 의사는 순국 100주년을 맞은 지난해 3월에야 정진석 추기경 집전으로 명동대성당에서 열린 추모미사를 통해 천주교 신자임이 공인돼 공식적으로 천주교의 품안으로 들여졌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봉은사·통도사 대규모 개산재 잇따라 개최

    서울 강남의 봉은사와 영축총림 통도사가 개산재를 잇따라 연다. 개산재는 절을 처음 세운 날을 기념하는 의식으로, 올해 두 사찰은 대대적인 행사를 마련해 눈길을 끈다. 우선 창건 1217년을 맞은 강남 봉은사는 27일 창건주 연희국사, 중창주 보우대사를 비롯해 서산대사, 사명대사, 영기율사, 영암 대종사, 석주 대종사 등의 진영을 모시고 헌공 다례를 올리는 다례재를 봉행한 데 이어 29일까지 3일간 개산대재를 봉행한다. 개산대재 기간 중 ▲템플문화 한마당 ▲봉은사 사진전 ▲선시 전시회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열린다. 마지막 날인 29일에는 봉은사 스님과 신자들이 함께 대웅전 앞마당에 조성된 법계도를 따라 돌며 불경을 독경하는 정대불사도 열린다. 영축총림 통도사도 창건 1366주년을 맞아 10월 1∼5일 통도사 개산문화대재를 연다. 개산재는 ‘개산의 빛 나눔의 가을’을 주제로 예경, 찬탄, 새싹, 나눔의 장으로 진행된다. 지방 무형문화재 지정을 추진 중인 괘불이운과 종사이운을 일반에 선보이며 통도사성보박물관에서는 보물 제1258호 성주 보살사 괘불을 비롯한 괘불탱 특별전이 열린다. 인기 연예인이 꾸미는 음악회와 전국의 초·중·고생들이 참가하는 사생대회를 비롯해 장학금 수여와 각 지역의 공예품을 전시하는 나눔의 장도 펼쳐진다. 개산대재 법요식은 마지막 날인 5일 오전 10시 설법전에서 봉행된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PD수첩’ 조용기목사 비리 순복음교회 진상조사 착수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조용기 원로목사 일가를 다룬 MBC ‘PD 수첩’ 보도 내용 등과 관련해 진상 조사에 나섰다. 여의도순복음교회는 25일 제4차 당회 운영위원회를 열고 일부 장로가 조 원로목사와 가족에 대해 제기한 배임 혐의 고발사건 및 PD 수첩이 다룬 의혹과 관련, 진상조사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의결했다. 앞서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30명은 최근 설교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조 목사와 여의도순복음교회 당회장인 이영훈 목사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조계종 지관스님 중환자실 수면치료

    조계종 지관스님 중환자실 수면치료

    조계종 32대 총무원장을 지낸 지관(79) 스님이 최근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뒤 상태가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 중이다. 23일 조계종 총무원에 따르면 스님은 추석 연휴 뒤 지병인 해소 천식을 치료하기 위해 병원을 찾았으며 현재 중환자실에서 수면 치료 중이다. 조계종 관계자는 “한때 의식을 잃었다고 알려지기도 했으나 치료 방법의 일환으로 수면치료를 하는 것”이라며 “보통 2, 3일 걸리는 치료인데 고령이라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문중의 일부 스님은 지관 스님이 깨어나지 않을 경우 등에 대비해 대책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관 스님은 불교대백과사전인 가산불교대사림 발간을 위해 힘써 왔으며 2009년 퇴임 후 가산불교문화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삶 속에서 배우는 불교 교리

    고려대장경의 속칭인 팔만대장경. 이 팔만대장경의 이름은 경판이 팔만장이 넘는다 해서 붙여졌지만 불교에서 아주 많은 수를 지칭할 때 쓰는 ‘팔만 사천’에서 유래했다고도 한다. 아무튼 이 팔만대장경은 8만 1240개의 경판에, 수록된 경전만도 1514종 6569권에 이르니 하루 한 권씩을 읽는다 해도 무려 18년이 걸리는 방대한 규모의 일체경이다. 흔히 팔만대장경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기록한 까다로운 경전의 총체로 인식된다. 그것은 부처님 열반 후 부처님 말씀을 기록해 전한 주체들이 바로 비구·비구니로 불리는 출가자들이기 때문이다. 그런 인식과는 달리 팔만대장경은 세상 사람들의 희·로·애·락과 연관된 온갖 평범한 이야기들을 다채롭게 담고 있다. 그런 측면에서 ‘우화로 읽는 팔만대장경’(진현종 엮음, 컬처북스 펴냄)은 팔만대장경을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우화 형식으로 된 부처님 설법 가운데 재미와 의미를 다 잡은 내용을 추려 실어 대장경에 대한 세간의 잘못된 인식을 교정해주기에 충분하다. 책에 담긴 교훈의 범주는 크게 네 가지. 열반의 안락을 구하기 위한 노력과 성급한 깨달음, 구도에 대한 경계, 세상을 덕화하기 위한 정진, 진정한 삶을 누리기 위한 수행의 다짐이다. 여러 경전에서 불교 학습에 중요한 것들을 뽑아 묶은 ‘경률이상’, 현장 스님이 인도의 불교 유적·전설을 기록한 ‘대당서역기’, 인도의 논사 마명이 지은 것을 5세기 초 학승 구마라집이 한역한 ‘대장엄론경’ 등이 그 출처다. 여기에 재미있고도 쉬운 비유로 부처님 말씀을 설명하는 ‘백유경’, 복덕을 지을 것과 계율을 지킬 것을 권장하는 ‘잡보장경’ 등의 우화도 보인다. 얻어먹기만 하다가 목숨을 잃은 여우며 욕심 부리다가 불에 타 죽은 이, 거북이만도 못 한 사람, 이간질하다 죽게 된 이리 이야기는 마치 이솝 우화를 연상시킨다. 그런가 하면 바람난 아내를 끝까지 믿은 ‘바보’며 포악한 왕을 일깨운 슬기로운 아이의 이야기는 자칫 놓치기 쉬운 삶의 평범한 이치를 쉬운 설명으로 풀어내 미소를 짓게 한다. 마음은 도의 근원, 중생들이 믿고 의지하는 다섯 가지 등 단순한 웃음을 넘는 수행 방편을 잔잔히 전하는 대목도 눈길을 끈다. 지금은 전통이 거의 사라진 고려 사경의 정신과 기법을 되살리는 작업을 힘겹게 벌이고 있는 한국사경연구회 김경호 회장의 작품을 보는 것은 덤이다. 독자들이 부처님의 가르침을 깨달으며 각자의 기원을 담아 기도할 수 있도록 하는 ‘관세음보살 42수 진언’이 우화 사이사이에 삽입돼 색다른 책 읽기를 유도한다. 대한불교청년회가 엮은 ‘우리말 팔만대장경’(모시는사람들 펴냄)도 48년 만에 개정판이 나왔다. ‘우화’ 1만 5000원, ‘우리말’ 5만원.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자살 예방하자”

    자살을 죄악시하는 기독교 정서상 기독교인들의 자살은 잘 드러나지 않고 오히려 쉬쉬하는 경향이 짙다. 자살 때문에 고통받는 당사자나 유가족들이 죄인으로 낙인찍히는 두려움 때문이다. ‘자살하면 지옥에 간다.’는 인식이 많은 만큼 교회에서 자살자 장례를 거부하는 경향이 심하고 이로 인해 가족을 잃은 신자들이 교회에서 상처를 받고, 공동체를 떠나는 일도 적지 않다. 그런 가운데 기독교인의 자살을 막고 대처하기 위한 자살예방 가이드북이 나왔다. 목회사회학연구소(소장 조성돈 교수)와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사장 이동원 목사)이 함께 제작한 ‘한국교회를 위한 자살예방 가이드북’. 자살에 관한 설교 지침은 물론 자살자를 위한 모범 장례예식과 자살 예방을 위한 참고 가이드 등 실제 교회에서 필요한 정보들을 수록했다. “자살한 사람들을 지칭하면서 ‘가족이 어떻게 했기에 죽기까지 했느냐.’는 언급은 남은 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언어 사용이다. 특히 교회 내에서 자살자를 언급하는 것은 피해야 하고 그 유가족이 노출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가이드북은 자살로 이어지는 우울증을 영적 문제로 보지 않고 질병으로 보는 게 특징이다. 그런 만큼 설교에서도 ▲유명인의 자살을 미화하거나 영웅시하지 말 것 ▲세태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자살의 문제를 자극적으로 언급하는 일들을 경계할 것 등을 조언하고 있다. ‘자살로 이어지는 11가지 징후’, ‘자살 경고 신호’, ‘청소년 자살의 위험 징후’, ‘타인의 자살 충동이 느껴질 때 지켜야 할 6가지 수칙’ 등도 매우 구체적이다. 이동원 이사장은 추천사에서 “그동안 우리는 자살자를 정죄하기 바빴지 그들을 자살의 함정에서 구하지도, 예방하지도 못했다.”며 “더 늦기 전에 한국 교회가 자살 예방의 적극적인 가이드가 되는 것을 보고 싶고, 이 가이드북으로 그 운동이 시작되기를 기도한다.”고 밝혔다. 가이드북은 기윤실 홈페이지에 PDF 파일로 게시돼 누구든지 출력 후 사용할 수 있다. 인쇄본이 필요한 경우에는 일정 부수 이상 추가 인쇄도 가능하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순복음교회 장로 29명, 조용기목사 ‘배임’ 고발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장로 29명은 19일 오후 조용기 목사와 조 목사의 장남인 조희준 전 국민일보 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은 21일 오전 중 사건을 배당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발에 참여한 한 장로는 “조 목사가 당회장 시절 교회 돈을 가져다 장남 조희준씨의 주식 투자에 200억원 넘게 사용하도록 한 혐의가 배임에 해당된다.”면서 “다수의 장로들이 뜻을 같이했지만 고발을 신속하게 하기 위해 우선 29명이 (고발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조 목사 측은 반박자료를 통해 “극소수 불만 세력의 음해”라면서 “헌금을 개인적으로 유용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천년의 지혜’ 대장경을 만나다

    ‘천년의 지혜’ 대장경을 만나다

    고려대장경 간행 착수 1000년을 기념해 그 역사를 한눈에 조망하는 행사가 다채롭게 열린다. 불교중앙박물관과 고려대장경연구소, 동국대도서관, 국립중앙박물관은 초조대장경 조성 1000년을 기념해 21일부터 11월 12일까지 마련한 특별전 ‘천년의 지혜 천년의 그릇’ 전을 연다. 천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으로 불리는 대장경의 역사·문화적 가치를 한꺼번에 살필 수 있는 흔치 않은 자리다. 전시는 대장경의 의미를 일반인의 눈높이에서 전달하도록 꾸민 게 특징. 전통 경전의 분류 방식을 따라 천·지·현·황의 ‘함차’로 구분해 ‘말씀을 담는 그릇, 대장경’, ‘고려에서 대장경을 처음 새기다-초조대장경’, ‘대각국사 의천 스님과 교장(敎藏)’, ‘우리 손으로 승화 재해석하다-재조대장경’, ‘고려대장경의 전승과 발전’ 등 총 5부로 구성돼 국보·보물 40여점을 비롯해 대장경 관련 유물 164점이 공개된다. 초조본 ‘신천일체경원품차록’(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을 비롯해 국보·보물로 지정된 초조대장경 인출본 다수와 재조대장경 목판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국보 32호·해인사 장경판전 소장), ‘대각국사문집’(국보 206-22호) 등 일반인에게 공개하지 않았던 유물도 나와 있다. ‘천(天) 말씀을 담는 그릇, 대장경’ 편에서는 부처님이 입멸한 뒤 조성된 대장경이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을 거쳐 동아시아로 확산된 과정을 보여 준다. 경판을 찾아보기 쉽도록 경판에 매달았던 ‘송광사 경패’(보물 175호)와 ‘패엽경’(고려대장경연구소)이 들어 있다. ‘지(地) 고려에서 대장경을 처음 새기다-초조대장경’은 불교문화의 핵심인 대장경 조성 과정을 담은 공간. 국보 제126호 ‘무구정광대다라니경’과 경전 목록인 ‘초조본 신찬일체경원품차록’(국보245호), ‘초조본 대방광불화엄경 주본’(국보 256호)이 전시된다. ‘현(玄) 대각국사 의천 스님과 교장(敎藏)’에는 대각국사 의천이 대장경에 대한 각종 해설서와 연구 성과물인 연구주석서를 모아 펴낸 4000여권의 교장이 들어 있다. 대각국사 진영(선암사 성보박물관 소장·보물1044호)과 함께 해인사 보관 목판인 대각국사 문집, 기림사 성보박물관 소장 ‘대방광불화엄경소’, 안동 보광사의 ‘정원신역화엄경소’도 눈에 띈다. ‘황(黃) 우리 손으로 승화 재해석하다-재조대장경’ 편에서는 초조대장경 소실 이후 만들어진 대장경을 중심으로 대장경에 대한 전반적인 교정 내용과 사유를 밝힌 수기 대사의 ‘고려국신조대장교정별록’을 볼 수 있다. 이 별록은 재조대장경 판각 시 초조대장경과 개보대장경, 거란대장경 등을 참고해 내용의 오류를 바로잡고 교정의 사유를 명시해 놓은 판본으로 지금은 존재하지 않는 대장경 내용을 알 수 있는 유일한 유물로 꼽힌다. ‘우(宇) 고려대장경의 전승과 발전’에서는 숭유억불 정책을 폈던 조선시대에도 대장경 간행에 대한 의지가 확고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불교중앙박물관장 흥선 스님은 “대장경은 지금까지 전해지는 불교 문헌을 모은 불법(佛法)의 총체”라며 “이번 전시회를 통해 일반인들에게 대장경에 대한 명확한 정보를 제공, 대장경의 가치와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경남 합천 해인사와 인근 가야면 야천리, 창원컨벤션 센터에서는 23일부터 11월 6일까지 45일간 ‘2011 대장경천년 세계문화축전’이 열린다. 주행사장의 대장경 천년관과 지식문명관 등에서 열리는 전시회와 국제학술심포지엄, 국내외 작가들이 참여하는 해인아트프로젝트를 통해 세계문화유산인 대장경의 가치와 역사적 의미를 재조명하고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전 세계에 알린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 키워드로 본 민주당 후보자 첫 합동 연설회

    키워드로 본 민주당 후보자 첫 합동 연설회

    민주당이 18일 후보자 합동 연설회를 시작으로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1차 리그전’에 공식 돌입했다. 박영선 의원과 신계륜 전 의원, 천정배 최고위원, 추미애 의원 등 4명의 당내 후보들은 서울 마포구청에서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1차 합동연설회’를 갖고 경선 첫 관문을 넘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천 최고위원은 ‘정통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천 최고위원은 “한나라당 2중대로 끌려왔던 민주당을 바로 세울 사람은 뼛속까지 민주당인 천정배뿐”이라면서 “복지 대 반복지 전선에서 승리해 2012년 정권 탈환을 이루겠다.”고 약속했다. 당내 ‘민주희망 2012’의 이종걸·장세환 의원을 축으로 김재홍 전 의원이 선거대책본부장, 김성호 전 의원이 대변인을 맡았다. 박영선 의원은 ‘반이명박 기수론’과 ‘초당파 후보론’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박 의원은 “민주당의 서울시장 선거는 한나라당 서울시장 10년의 심판이자 2012년 총선·대선을 승리로 이끄는 변곡점”이라면서 “국무총리와 검찰총장 후보자를 쓰러뜨린 데서도 드러났듯 현 정권을 심판할 적임자는 박영선”이라며 대여(對與) 필승카드를 자처했다. 우상호 전 의원 등 서울 지역 당협위원장과 친노 진영의 김형주 전 의원, 당 원로 그룹, 486 그룹인 진보행동 등 당내 다양한 세력이 결집했다. ‘대구의 딸’이라는 연호 속에 등장한 추미애 의원은 ‘맏며느리론’을 폈다. 추 의원은 “민주당이 분당되고 당명이 바뀔 때에도 추미애는 항상 뿌리를 가졌다. (잠시 눈물을 글썽이며) 들판에 나홀로 서 있는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란 걸 알았다.”면서 “유일한 서울 3선 의원으로 서민과 일자리 창출을 통한 복지 서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2008년 전당대회 당시 특보단과 시·군·구 의원 등이 ‘밑바닥’ 지원 사격을 해 주고 있다. 신계륜 전 의원은 ‘준비된 시장론’을 내걸었다. 신 전 의원은 “서울 행정을 경험한 유일 후보로서 강남과 강북을 균형 있게 발전시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허동준 전 부대변인이 선거대책본부장 겸 대변인을 맡고 있고 전 참여정부 국정과제비서관인 조재희 박사가 정책을 총괄한다. 한편, 민주당은 19일 서울 노원구민회관에서 2차 합동연설회, 20~21일 TV토론회, 23~24일 여론조사를 실시한 뒤 25일 잠실실내체육관에서 당 후보자 선출대회를 갖는다. 구혜영·강주리기자 koohy@seoul.co.kr
  • 온누리교회 故 하용조 목사 후임 이재훈 양재 담당목사 내정

    온누리교회 故 하용조 목사 후임 이재훈 양재 담당목사 내정

    고(故) 하용조 온누리교회 담임목사의 후임으로 이재훈(43) 온누리교회 양재 캠퍼스 담당 목사가 내정됐다. 온누리교회 측은 18일 “어제 담임목사 청빙위원회에서 이재훈 목사를 새 담임목사로 선출했으며 오는 24일 서빙고 본당에서 공동 의회를 열고 최종 확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18살 이상 세례교인들이 참가하는 공동 의회에서 과반수 이상의 찬성을 얻으면 담임목사로 확정된다. 그는 명지대와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를 졸업하고 1998년 목사 안수를 받았다. 1996년부터 2005년까지 온누리교회에서 사역하다 미국으로 건너가 뉴저지 초대교회에서 목회 활동을 했으며 2009년 7월부터 온누리교회 양재 캠퍼스 담당 목사를 맡아 왔다. 1985년 온누리교회를 개척한 하 목사는 지난달 1일 뇌출혈로 쓰러져 다음 날인 2일 갑작스럽게 타계했다. 국내 대표적인 대형 교회 중 한곳인 온누리교회는 서빙고 본당을 비롯해 양재, 부천, 수원, 대전 등 전국에 9개 성전과 25개 비전교회를 두고 있으며 교인 수는 7만 5000여명에 이른다. 김성호 편집위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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