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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려의 도박 사태 참담했지요 조계사 재정 공개해 모범 도량으로 섭니다”

    “승려의 도박 사태 참담했지요 조계사 재정 공개해 모범 도량으로 섭니다”

    “국민과 신자들의 가슴에 맺힌 상처를 씻어내려 하루하루를 참회하는 심정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겨우 참담했던 상황을 벗어나고 있는 것 같아 조금 마음이 놓입니다.” 지난 5월 이른바 ‘승려 도박 사태’ 와중에 전격 임명돼 5개월여 조계사 주지 소임을 맡아 온 도문 스님. 취임 후 처음으로 20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 앞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간의 답답했던 심정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부처님 오신 날을 앞두고 터진 큰 사태로 종단은 물론 신자들의 상심이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컸지요. 무엇보다 신자들의 마음속 응어리를 푸는 게 어려웠습니다.” 도문 스님은 10여년 전부터 조계사 부주지로 조계사 신도들과는 격의 없이 지내 온 중진 스님. 전남 장성군 백양사 앞 호텔 도박 현장에 있었던 전 주지 토진 스님이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퇴진하는 바람에 그 뒤를 이어 주지 소임을 맡아 사실상 사태 수습의 최전선에 섰던 셈이다. ●신도들 응어리 대단… 참회 또 참회 “신자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은 ‘한국 불교 1번지’인 조계사의 주지가 연루됐다는 사실에 더 충격을 받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한국 불교 총본산의 위상에 걸맞게 조계사 신자와 스님들이 마음을 합쳐 난국을 헤쳐 나갈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조계사는 한국 불교의 맏형 격인 조계종의 심장부다. 통합 종단 출범 이후 종단의 골격과 법 체계를 갖춰낸 공간이자 두 차례에 걸친 종단 분규를 고스란히 치러내며 그 자리를 지켜 온 조계종의 총본산이다. 현재 등록 신도만 6만명에 이르며 조계종의 큰 행사와 불사 때마다 의식이 열리는 조계종의 얼굴이다. “숱한 영욕의 시절을 겪었지만 이번처럼 종단을 뿌리째 뒤흔들 정도로 어려웠던 적은 없었던 것 같아요.” 도박 사태 이후 범종단 차원에서 자성과 쇄신의 바람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조계종 총본산’ 조계사는 그 어느 곳보다 모범 도량으로 우뚝 서야 한다고 도문 스님은 거듭 강조한다. “일반인들은 어찌 볼 지 모르지만 전 주지 토진 스님은 사실 종단과 조계사의 발전과 변화를 위해 몸을 아끼지 않았던 스님입니다. 지난 10일 신자와 시민들의 우리 쌀 소비 촉진을 위해 열었던 ‘우리 떡하니 사랑합시다’ 행사며 지구촌 빈곤 아동 돕기를 위한 ‘국화향기 나눔전’도 따져 보면 전 주지 스님의 원력으로 성사된 일들이지요.” ●누구에게나 포근하고 따뜻한 사찰로 명예가 실추된 종단과 승가의 풍토를 다시 세우기 위해서도 조계사가 먼저 모범의 청정 도량으로 서야 한다는 도문 스님. 그런 차원에서 스님이 뼈를 깎는 수행자의 입장에서 치중하는 조계사의 위상은 ‘불자, 시민이 함께 가꾸는 참선 수행과 기도 도량’이다. “누구나 어려움 없이 찾아 마음을 닦을 수 있는 포근하고 따뜻한 사찰이 되었으면 합니다.” 세간에서 삐딱하게 쳐다보는 사찰의 재정 투명성도 조계사에선 문제가 되지 않는단다. “이미 사찰운영회법에 따라 분기별, 월별 운영위원회를 열어 신자들이 사찰 운영에 대해 알 수 있게 하고 있고 모든 사찰 행정을 전산화해 놓았습니다. 신자들이 일목요연하게 재정 상황을 볼 수 있도록 공개하는 방안을 추진 중입니다.” 스님은 이제 청정 도량과 따뜻한 수행의 사찰로 거듭 세우기 위해 경내에 관음전을 세우는 불사를 준비 중이다. 조계종 도박 사태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조계사 시민선방 ‘선림원’에서 참선 수행을 진행해 온 시민 50여명도 때마침 졸업을 앞두고 있단다. “‘승려 도박 사태’ 이후 쏟아지는 싸늘한 시선이 너무 아팠고 견디기 힘들었지만 승속을 가리지 않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에서 한국 불교의 희망을 봅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사회적 영향력 큰 종교 개신교 종교계 도덕·청렴성 확립 시급”

    우리나라 국민은 개신교를 가장 사회적 영향력이 큰 종교로 여기며 천주교를 가장 신뢰한다. 또 제18대 대통령 후보자가 갖춰야 할 첫 번째 자격으로 도덕성을 꼽고 있으며 종교계의 정치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가 지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소장 법안 스님)가 현대리서치연구소에 의뢰해 지난달 11∼18일 전국의 만 19세 이상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 및 온라인 조사를 통해 실시한 ‘한국의 사회·정치 및 종교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 확인됐다.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가 20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선 사회적 영향력은 불교(19.1%)와 천주교(24.1%)에 비해 개신교(43.3%)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개신교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으며 천주교는 지난해에 비해 비율이 높아졌고 불교는 더 떨어졌다. 그러나 신뢰도 면에서는 천주교(27.1%), 불교(23.8%), 개신교(11.2%) 순이었고, 사회 문제 해결에 대한 기여도 측면에선 천주교(26.5%), 불교(23.85%), 개신교(18.3%) 순으로 높아 대조를 보였다. 종교단체의 재정 투명성을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76.6%가 부정적이라고 답했고 종교별로는 개신교(43.3%), 불교(11.5%), 천주교(11.3%) 순으로 재정이 불투명한 것으로 인식했다. 이와 관련해 종교계가 믿음을 얻기 위해 필요한 덕목으로는 도덕성(32.1%), 청렴성(14.2%), 언행일치(12.6%)를 꼽아 종교계가 더 높은 수준의 도덕성과 투명성을 갖춰야 할 것으로 지적됐다. 종교의 치유 역할에 대해서는 긍정과 부정의 답변이 비슷하게 나타났다. 특히 불교의 종교로서의 치유 기능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을 웃도는 50.7%가 부정적이라고 답해 눈길을 끈다. 한편 제18대 대통령 후보자의 자격으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으로는 도덕성(23.8%)을 꼽았고 이어 개혁 의지(16.3%), 미래 비전(16.1%), 정책 능력(15.0%) 순으로 제시했다. 한국 사회에서 가장 시급히 해결할 문제에 대해서는 부정부패와 공정성 상실(25.6%), 양극화와 경제민주화(17.8%), 치안 부재와 사회 불안(16.1%) 순으로 응답했다. 종교계의 적극적인 정치 참여에 대해선 반대하는 시각이 많았다. 종교단체 또는 종교 지도자의 부정 선거 감시 활동 참여를 놓고 응답자의 60.2%가 부정적이라고 답한 게 대표적이다. 종교계의 정치인 공약 검증과 정책 제안을 놓고도 27.8%가 ‘매우 부정적’이라고 여겼고 ‘부정적인 편’이라는 견해도 38.5%나 돼 전체의 66.3%가 부정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조계종 불교사회연구소 측은 “국민은 정치와 종교계 전반에 대해 개혁 의지를 강하게 요구하고 있다. 종교의 사회적 영향력이 갈수록 증가하고 있지만 사회적 역할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들이 많은 만큼 도덕성과 청렴성 확립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황금배설’ 생활화 110세까지 건강 누려야죠”

    “‘황금배설’ 생활화 110세까지 건강 누려야죠”

    “똥에 대한 창피함이 자랑스러움으로 바뀌는 순간 새로운 건강 인생이 시작됩니다.” 배설물이 몸 상태를 알려주는 지표라는 건 상식. 그러나 대변을 언급하는 것 자체가 민망한 일인 것도 현실. 대변의 부정적 이미지를 극복하고 긍정적인 기능을 되살리겠다는 시민단체가 떴다. ‘전국민 황금변 보기 운동’을 벌이는 좋은배설문화실천운동본부다. 스스로를 ‘황금똥 배설문화 강사’라고 소개한 황설(45) 좋은배설운동본부장은 고시공부를 하던 20대에 어떤 깨달음을 얻은 뒤 쾌변 연구에 뛰어들었다. ‘김성호’라는 본명 대신 ‘황금배설’에서 따온 ‘황설’을 활동 예명으로 지었다. “변은 가장 정확하게 우리의 컨디션을 보여 줍니다. 색깔만 보고도 오장육부의 상태를 알 수 있지요. 빨간색이면 소장·대장·항문 질환을, 검정색이면 위·십이지장 이상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황 본부장은 ‘잘 먹는 것’ 중심의 건강문화 패러다임이 ‘섭생·배출의 균형’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 위해 세 살 적 황금 배설을 여든까지 실천해 110세까지 건강을 누리자는 ‘3811실천운동’을 펼치고 있다. 배설·내공·호흡·소식 수련 등을 통해 생활습관을 교정해 나가며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게 목표다. 황 본부장은 “성교육 전도사 구성애씨가 처음 성교육을 할 때 낯설었지만 지금은 익숙해진 것처럼 배변교육도 아직 생소하지만 우리 건강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고간 아테네의 보이지 않는 검은손

    ‘악법도 법’이라며 독배(독당근즙)를 들어 죽음을 맞은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BC 469~BC 399). 2400년이 흐른 지금까지 많은 영역에서 그의 사상과 철학은 인용되고 회자된다. 그러나 후대의 숱한 연구와 토론에도 그의 삶과 죽음에 대한 해석은 똑 부러지지가 않는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소크라테스를 향해 ‘도넛 같은 주제’라 일컫기도 한다. 도처에 자료와 흔적이 퍼져 있지만 정작 그의 참모습을 꿰뚫어 규명할 핵심의 근거는 찾아보기 힘들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의 일생과 관련해 논란이 가장 분분한 영역은 죽음이다. ‘그는 무엇 때문에 죽었고, 고대에 가장 번창했던 민주주의의 도시 아테네는 왜 그를 죽였는가.’라는 의문이 핵심이다. ‘아테네의 변명’(베터니 휴즈 지음, 강경이 옮김, 옥당 펴냄) 역시 그 ‘소크라테스의 죽음’ 논란에서 출발하는 역작이다. 영국에서 다큐멘터리 제작자로 성공한 저자가 10년간 발품을 팔아 관련 문헌이며 흔적을 뒤져 풀어 낸 사실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의 불편한 진실’이란 부제 그대로 저자는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몰아간 고대 도시 아테네의 정치, 사회, 문화적 배경에 현미경 같은 시선을 쏟는다. 두 차례에 걸친 스파르타와의 전쟁으로 피폐해질 대로 피폐해진 당시 아테네. 위정자들은 사회 현안을 비판하고 나선 거리의 철학자를 곱게 보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더라도 소크라테스가 법정에 섰을 때만 하더라도 그의 제자며 일반인들은 그에게 극형이 선고될 줄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한다. 법정에서 소크라테스가 당당하게 주장했던 요구만 보더라도 당시의 상황을 엿보게 한다. ‘나에게 영웅 칭호와 평생 무료 식사를 제공하라.’ 극형을 자처한 듯한 이 요구는 결국 사형 선고로 이어졌다. 늘 그렇듯이 그의 죽음은 어수선한 상황의 돌파구로서의 ‘희생양’ 성격이 짙다는 것을 책은 촘촘히 파고든다. ‘패전의 화풀이 대상 낙점’, ‘젊은이들을 신에게서 등 돌리게 해 타락시킨 불경’…. 소크라테스를 죽게 한 ‘아테네의 변명’은 고대도시 아테네 곳곳에 스며 있음을 책은 보여 준다. 소크라테스가 재판이 열리는 아고라를 향해 아테네 시장의 미로 같은 길을 걸어가는 장면부터 소크라테스가 교유하고 철학했던 저잣거리며 공방, 법정 배심원을 뽑는 제비뽑기의 현장들이 마치 한 편의 다큐멘터리처럼 소개된다. 특히 당시 피고인이 법정에서 자신의 형량을 제안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눈에 띈다. 이것 말고도 최근 고고학적 발굴에서 밝혀진 사실을 활용해 실감나게 그려내는 플라톤의 대화 속 일리소스 강변과 김나시온, 향연의 풍경처럼 그리스 고전을 당대의 구체적인 사회상에서 이해하도록 이끄는 구성이 독특하다. 저자가 아테네의 불편한 진실들을 통해 드러낸 소크라테스의 죽음은 결국 이렇게 모이는 것 같다. ‘기존 질서에 대한 저항과 꽉 막힌 현실을 극복해 이상으로 나아 가려 했던 의지.’ 2만 8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부처님의 생생한 가르침 만난다

    부처님의 생생한 가르침 만난다

    부처님이 생전에 설파한 가르침에 가장 가깝다는 초기 불전(佛典) ‘니까야’가 국내 스님들의 원력으로 완역됐다. 전체 4부로 구성된 ‘니까야’ 중 번역되지 않았던 2부 ‘맛지마 니까야’가 네 권으로 번역 출간된 것. 지난 2002년 팔리어 경전 번역을 위해 초기불전연구원(원장 대림 스님)이 생겨난 지 10년 만이다. 이번 니까야 완역은 대림 스님과 초기불전연구원 지도법사 각묵 스님의 각고 끝에 얻어진 성과. 각묵 스님은 1979년 화엄사로 출가해 선방에서 참선 중 인도로 유학해 푸나대 산스크리트어과 석·박사 과정을 마쳤다. 비구니 대림 스님은 1983년 세등선원으로 출가, 인도 푸나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마친 뒤 스리랑카와 미얀마에서 공부했다. 두 사람은 인도에서 의기투합, 2002년 초기불전연구원을 만들어 ‘팔리어 삼장’ 완역 작업을 벌여왔다. 그동안 ‘디가 니까야’(2006년·각묵 스님 번역), ‘앙굿따라 니까야’(2007년·대림 스님), ‘상윳따 니까야’(2009년·각묵 스님)를 한글로 완역해 놓았다. ‘팔리어 삼장’은 경장(니까야), 율장(위나야 삐따까), 논장(아비 담마 삐따까)을 합쳐 말한다. 석가모니 부처님이 인도 서민들의 언어인 팔리어로 설법한 것을 제자들이 합송(合誦)하다가 구전된 가르침을 기록한 것들이다. 이 가운데 니까야는 중국에서 한자로 번역된 ‘잠아함경’ ‘중아함경’ 같은 아함경류에 해당하며 특히 ‘맛지마 니까야’는 부처님 가르침 가운데 중간 정도의 길이에 해당하는 경전 152개를 담고 있는 경전 모음집. 스님과 일반인의 수행에 요긴한 가르침이 많이 들어 있다. 이번 ‘맛지마 니까야’는 대림 스님이 팔리어의 로마어 표기판을 바탕으로 5년 동안 번역에 매달려와 완성한 것. 총 2900여쪽 3200개에 이르는 방대한 주해를 달았다. 두 스님들은 4부 ‘니까야’ 말고도 율장인 ‘위나야 삐따까’, 논장인 ‘아비담마 삐따까’ 번역을 비롯해 ‘팔리-한글 술어사전’, ‘팔리-한글 대사전’, ‘팔리 고유명사 대사전’ 등도 연차적으로 출간할 계획이다. 대림 스님과 각묵 스님은 “‘4부 니까야’의 완역으로 이제 한국 불교도 왜곡된 부처님 뜻과 어려운 한자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먼저 사과하세요, 불편한 자리에 주차하세요

    지난달 가정에서 실천하는 ‘자발적 불편운동’ 행동지침을 발표했던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이 이번에는 직장 속 자발적 불편운동에 돌입했다. 기윤실은 13일 “동료의 따뜻하고 진심어린 말 한마디, 공감하는 눈빛과 몸짓 하나로 위로를 받았듯이 직장 내 동료와 사회적 약자, 지구를 위해 자발적 불편을 실천해야 한다.”며 직장에서 자발적으로 실천할 불편운동 항목 59개를 제시했다. 기윤실은 우선 직장 내 인간관계 개선을 위한 항목으로 ▲회의시간 중 서로 의견 존중하기 ▲최고 결정권자가 단독으로 의사를 결정하지 않고, 민주적으로 논의하기 ▲책임을 떠안을 각오로 본인 의견을 적극적으로 내기 ▲타인이 발언할 때 말 자르지 않기 ▲타인 의견을 비난하지 않기 등을 내놓았다. 여기에 ▲건물 관리하는 사람들에게 공손히 인사하기 ▲동료들과 즐거운 모임 주최하기 ▲내가 먼저 사무실 청소하기 ▲갈등상황에서 내가 먼저 사과하기 ▲회사 주차장에서 불편한 자리에 주차하기 ▲회의나 미팅할 때 스마트폰 사용하지 않기 ▲전구 갈기, 복사기 용지 채우기 등도 포함됐다. 에너지 절약을 위한 것들도 눈에 띈다. ▲고효율 전기제품 사용하기 ▲분리수거하기 ▲이면지 활용하기 ▲휴지보다 손수건 사용하기 ▲서류봉투와 택배상자 재사용하기 ▲대중교통으로 출퇴근하기 ▲쓰지 않는 모니터 꺼놓기 등이 그것들이다. 기윤실은 지난 7월부터 낭비와 무절제로 인한 병폐가 만연한 사회에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책무를 상기시켜 자발적으로 불편한 삶을 추구하고 실천하도록 독려하는 ‘자발적 불편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기윤실은 이번 자발적 불편운동과 관련, “2012년 마지막 남은 두 달, 이웃과 약자를 위한 자발적 불편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죄송합니다… 정화하겠습니다”

    “죄송합니다… 정화하겠습니다”

    올 한해 한국불교 맏형 격인 조계종은 큰 수치와 불명예를 감수해야 했다. 이른바 ‘승려 도박’ 사태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이다. 그 혼란의 단초를 제공한 건 고불총림 백양사였다. 그 백양사 문중이 의기투합해 정신 개혁운동에 나섰다. 한국 선(禪) 불교를 중흥시킨 전 백양사 방장 서옹(2003년 입적) 스님의 부활이다. 서옹 스님 탄신 100주년을 맞아 제자들은 “서옹 스님을 다시 보자.”며 ‘참사람 결사’를 선언했다. 서옹 스님 탄신 100주년 기념법회(23일 백양사 대웅전 앞 특설법단)에 앞서 12일 조계사 앞 음식점에서 만난 진우(백양사 주지), 금강(미황사 주지), 미산(상도선원 선원장), 무아(백양사 고불총림 선원장) 스님과 서옹 스님 생전 시봉했거나 큰 가르침을 받았던 손상좌(손자뻘 제자)들은 “백양사 사태로 큰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며 조심스러우면서도 결연한 어조로 스승 서옹 스님과 서옹 스님의 ‘참사람 주의’를 앞다퉈 입에 올렸다. “혼란스러운 불교계를 정화하고 사죄한다는 차원에서 서옹 스님이 생전 줄곧 강조하셨던 참사람 운동을 다시 시작하겠습니다.”(진우 스님) 서옹 스님의 참사람 주의는 누구나 본래 갖고 있는 참사람의 성품을 발견할 때 모든 갈등과 투쟁이 사라지고 사람을 비롯한 모든 생명이 서로 존중해 평화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요체. 진우 스님의 말꼬리를 잡은 미산 스님은 “참사람은 그야말로 참진리를 실천하는 사람이자 지혜를 완성하고 완성된 지혜를 구체적으로 삶의 현장에서 실천하는 사람”이라고 말을 이었다. 제자들이 말을 섞는 가운데 요즘 유행인 힐링이 자연스럽게 도마에 올랐다. “요즘 각 분야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힐링은 일시적으로 마음이 편해지는 상태에 머무는 한계를 갖고 있어요. 근원적인 치유와는 멀지요. 스스로 깨달음을 통해 얻는 치유가 아니라면 고통이 계속될 수밖에 없습니다.” 서옹 스님은 늘상 “지금이 인류역사상 가장 위기의 상황이고 한국사회는 그중에서도 더 큰 위기에 빠져 있다.”고 경계했다고 한다. 따져보면 제자들은 이미 서옹 스님 생전에 스승의 경계와 사상을 실천하기 위해 모였던 적이 있다. 1997년 수행 프로그램을 만들어 그해 하안거와 동안거 때 운영했고, 서옹 스님이 입적할 무렵 본격적으로 스승의 사상을 실천하기 위한 결사본부까지 구성해 놓았다. “우리 사회의 발전에 있어서 스님들이 일반인들에 비해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늦었지만 그 역할을 다시 찾자는 것이지요.”(금강 스님) 23일 기념법회를 참사람 운동의 결사법회로 정해 이날 ‘참사람 운동본부’ 발대식도 겸한다고 한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서옹 스님은 누구 백양사 만암 스님 문하에 출가해 오대산 방한암 스님에게 탄허, 고암, 월하 스님과 선 수행을 지도받아 평생 선 수행에 매진한 선승이다. 중앙불교전문학교(현 동국대 전신)를 졸업하고 일본 유학을 거쳐 선교(禪교)와 불전에 통달한 선교일치의 대표적 큰 스승으로 꼽힌다. 1974년부터 5년간 조계종 제5대 종정을 지냈다. 동화사·백양사·봉암사 선원 조실을 지내며 수좌들의 참선 수행을 지도했고, 1996년 고불총림 초대방장으로 취임해 입적 때까지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2003년 12월 백양사 선설당에서 세수 92수, 법랍 72세를 일기로 좌탈입망(앉은 자세로 입적)했다.
  • 유권자 표심 조종하는 맞춤형 선거전략

    2008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버스 광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당선을 안겨준 한 요인으로 꼽힌다. 영세 기업이 주로 활용하던 버스 광고를 전략적으로 이용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당시 오바마 캠프의 데이터 분석가는 유권자들의 심리를 직접 파고드는 대중교통 공간이야말로 유권자에게 가장 밀착 접근할 수 있는 요인이라는 점에 착안했다. 위스콘신주에서 시작한 버스 광고는 큰 호응을 불러일으켰으며 결국 오바마는 대통령이 되었다. 흔히 대통령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표심은 후보의 카리스마 있는 성격과 정치적 행동, 수사(修辭)에 많이 좌우된다고 한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만이 전부는 아니라는 분석이 많다. ‘빅토리랩’(사샤 아이센버그 지음, 이은경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펴냄)은 흔히 선거에서 간과하기 쉬운 대중 심리의 조종법을 소개한 책이다. 학자, 통계학자, 전략가들이 행동심리학으로 무장해 유권자가 스스로 생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특정 인물을 뽑도록 유도하는 과정이 흥미롭다. 현대 선거에서 대부분의 후보자들은 미디어를 통해 불특정 다수를 포괄적으로 공략하는 ‘공중전’을 으뜸 전략으로 삼기 마련이다. 그러나 저자는 그보다는 ‘지상전’을 더 중시하라고 주문한다. 마음을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나 ‘우리 편’을 지지하면서도 투표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사람들을 세밀하게 분류해 직접 공략하는 전략을 강조한 것이다. 실제 근소한 표 차로 당락이 결정되는 선거에서 직접 방문이나 전화 통화, 우편물 발송 같은 전통적인 방법이 각광받고 있는 추세다. 책은 눈에 띄지 않게 대중의 심리를 조종하는 미국 선거 캠프의 비밀들을 실감나게 풀어낸다. 2004년 조지 W 부시와 존 케리의 대결, 릭 페리의 텍사스 주지사 도전, 존 F 케네디의 대통령 선거에서 활용됐던 유권자 직접 공략법이 소개된다. 그 가운데 2010년 미국 콜로라도주 상원의원 선거 막바지에 유권자 100만명 앞으로 편지를 보내 승리한 민주당 마이클 베넷 캠프의 전략은 대표적인 성공 사례로 주목된다. 평범한 하얀 봉투에 담긴 편지에는 정치적인 메시지 없이 단지 부드러운 어조로 ‘이번 선거에 투표하기로 약속했으니 그 약속을 잘 지켜 달라.’는 당부의 말만 있었다. 결국 책은 인도주의적으로 변하고 있는 선거운동에 눈길을 돌린 셈이다. 정치인과 선거 캠프 전략가들이 인간의 가치를 다시 깨닫기 시작했다는 흐름에 착안했다. 저자는 결국 이렇게 결론짓는다. “이제야 선거 캠프는 이웃의 노크나 모르는 사람의 전화, 결심이 서지 않는 복잡한 마음 상태 등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재는 법을 알게 되었다.” 선거운동이 유권자를 다시 사람으로 대우하기 시작했다는 말이다. 1만 50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교회·목회 세습 좌시 않겠다”

    “교회·목회 세습 좌시 않겠다”

    ‘한국교회를 죽이는 교회·목회 세습,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개신교 교회 세습에 반대하는 개인과 단체들이 연대기구를 발족해 정면 대응에 나서 개신교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2일 서울 명동 청어람 소강당에서 출범 기자회견을 가진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세반연)가 그것. 이 연대기구 출범은 지금까지 간헐적으로 있었던 개별 교회나 목회자 차원의 선언과는 달리 세습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한 첫 집단행동인 만큼 큰 파문이 예상된다. ●교회 개혁운동 단체 대거 참여 세반연에 참여한 단체는 교회개혁실천연대·기독교윤리실천운동·바른교회아카데미 등 그동안 교회 개혁운동에 앞장섰던 곳들이다. 높은뜻연합선교회 대표 김동호 목사와 경상대 백종국 교수, 두레교회 오세택 목사가 공동대표로 참여하고 있다. 여기에 김북경(전 에스라성경대학원대학교 총장) 목사, 손봉호(서울대 명예교수) 장로, 이형기 장신대 명예교수, 홍정길 남서울은혜교회 원로목사가 고문으로 가세해 힘을 실었다. 세반연은 출범 선언문을 통해 “교회 세습은 세상의 조롱거리가 된 지 오래다. 자기 조직만의 안정과 유지를 위한 이기적인 탐욕이라는 것이 만천하에 드러났다.”며 “교회 세습 관행을 근절하기 위해 반대 운동을 적극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교수도 격려사에서 “기독교가 돈, 명예, 권력에 대한 탐심으로 우상을 섬기고 있다.”며 “세습의 유혹을 받는 젊은 목회자들이 불명예스러운 상황에 빠지지 않도록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세습 반대운동을 하는 게 하나님께 영광이 되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세습 반대 서명·서약운동도 함께 세반연은 세습 반대 이유를 먼저 알리고 세습 금지법 제정 운동에 주력할 방침이다. 궁극적으로 세습 금지법 제정을 목표로 ▲세습에 대한 여론 조사와 함께 ▲세습 관련 단행본 출간 ▲교회 정관에 세습 금지 내용 추가 운동 ▲세습 반대 서명·서약 활동 등을 펼치겠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주요 교단에 속한 노회들이 내년 봄 정기 노회에서 세습 방지법 헌의안을 의결하고, 가을 총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요구하는 운동을 집중적으로 전개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연대활동에 동참할 단체와 교회를 계속 모집하기로 했다. ●‘담임목사 대물림 방지’ 헌의 결의 한편 이와 관련, 예장통합 평양노회는 최근 가을노회에서 ‘담임목사 대물림 방지법’(세습방지법)을 차기 총회에 헌의하기로 결의했다. 예장통합 평양노회는 이 교단 산하 노회 중 가장 규모가 큰 만큼 총회 결정에 따라 개신교계의 세습 반대운동이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천년 고찰 전등사 현대미술을 품다

    천년 고찰 전등사 현대미술을 품다

    강화도의 천년 고찰 전등사가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거듭났다. 전등사는 지난 5일 스님과 신자 등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설전 및 서운갤러리’의 개관식을 했다. 새로 태어난 전등사는 그야말로 불교신행과 현대미술이 독특하게 어우러진 복합 문화공간. 불상과 불화는 물론 공간 구성이며 법당 활용까지 기존 사찰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현대 미술 작가 중심의 창작단을 꾸려 법당 무설전을 현대적 공간으로 세웠으며, 이 무설전 내에 99㎡ 규모의 ‘서운갤러리’를 운영한다. 서운갤러리는 강화지역 불교에 큰 족적을 남긴 서운(1903~1995) 스님의 법호를 딴 문화공간. 지난달 말 신축한 495㎡(150평) 규모의 법당 무설전(無說殿) 입구에 들어섰다. 무설전 불상은 광화문 세종대왕 동상을 제작한 김영원 홍익대 명예교수가 현대인의 인체 비례를 반영해 조성했다. 주불인 석가모니불을 비롯해 지장·보현·문수·관음보살 등 4대 협시보살, 원불에 모두 개금(금칠)이 아닌 백색도료를 입힌 게 특징이다. 오원배 동국대교수가 그린 후불 벽화도 유럽 전통방식의 프레스코 기법을 사용했다. 전등사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연중 무료로 갤러리를 운영한다. 또 개관 기념으로 임옥상 화백 등 전등사가 소장하고 있는 국내 중진 화가들의 작품을 연말까지 전시할 예정이다. 전등사 측은 “전통사찰 분위기를 살려 각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이뤄낸 종교공간이자 현대미술품”이라며 “종교성과 예술성을 합쳐 스님과 신도, 일반인 모두가 함께 공유하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탈북자 사회적응 도와야 통일 앞당겨져”

    “탈북자 사회적응 도와야 통일 앞당겨져”

    “오랜 타향살이 끝에 마침내 고향으로 돌아온 기분입니다. 인연 따라 당연히 맡겨진 소임으로 믿고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6일 원불교 제3대 평양교구장에 임명된 김대선(59) 교무. 임명장을 받기에 앞서 이른 아침 서울신문 편집국에서 만난 김 교무는 “일각에선 (평양교구장을) 한직으로 여기지만 그동안 개인적으로 해 왔던 일들을 원불교 교단에서 인정받은 것 같아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김 교무는 원불교 원불교학과와 대학원을 마치고 제주교당 부교무를 시작으로 대구·경북교구, 서울교구 사무국장과 서울 역촌·성동교당 교무를 거쳐 지난 5년간 문화사회부장을 지낸 원불교 중역이다. 이력으로만 친다면 평양교구장이 생뚱맞은 소임으로 여겨질 터. 하지만 그는 종교계에선 남북교류에 관한 한 빼놓을 수 없는 산증인이다. 대북 종교교류에 앞장서 온 한국종교인평화회의(KCRP) 창설의 주역으로 초대 사무국장을 맡았고 원불교 교단에서도 으뜸으로 대북 창구 노릇을 해 왔다. “돌이켜보면 북한에서도 원불교를 항상 논외의 교단으로 치부했었습니다. 개신교, 천주교, 불교에 가려진 원불교 입장에선 마땅히 접촉할 북측 상대도 없었으니까요.” 그래도 1994년 평양에 빵 공장을 세워 매월 밀가루 40t씩을 보냈고 분유, 기저귀 등을 꾸준히 지원해 온 끝에 지난 2007년 평양의 조선불교도연맹(조불련)회관에 원불교 법신불, 일원상을 봉안한 교당을 개설하는 성과를 얻었다. “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원불교는 대북 교류에 있어 여느 종단에 뒤지지 않는 공을 들여왔습니다. 교단의 대북교류 지침인 ‘원불교 북한교화위원회 규정’을 마련한 게 1986년의 일이니까요.” 원불교 제3대 대산 종법사는 생전 ‘통일 후를 대비하라.’는 유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 유시를 받들어 통일 이후 북한에서 교역할 교무 40여명이 이미 훈련을 마쳐 대기하고 있다. 그가 북한과의 교류에 공을 들인 게 그저 대산 종법사의 영향 때문일까. “글쎄요. 개인적인 인연도 없지 않아요. 제 성본이 연안 김씨이고 어머니도 원불교에 입교해 북한 개성교당에서 시무했던 분이죠.” 그 말마따나 그가 탈북자의 정착 지원에 쏟아온 공은 유명하다. 2002년 자신이 개척한 성동교당 한편에 탈북자들을 위한 자활쉼터인 ‘평화의 집’을 마련했고 지금도 흑석동 회관에서 그 지도교무를 맡고 있다. 그에게 감화받은 탈북자 한 사람은 안성 한겨레학교에서 봉사 중이며 탈북인단체총연합회 회장도 그를 만나 원불교에 입교했다. “탈북자들이 한국사회에 빨리 적응하도록 돕는 게 통일을 앞당길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어찌 보면 탈북자는 통일의 전위대가 될 수 있어요. 탈북자들의 문화적 정착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그래서 탈북자들에게 전통문화와 종교문화 체험의 기회를 꾸준히 제공해 왔고 그 운동의 구심체로 지난 2010년 사단법인 원림문화진흥회를 만들어 운영해 오고 있다. “초대 평양교구장 박청수 교무와 그 뒤를 이었던 김정덕 교무 등 선배 평양교구장들의 숨은 노력이 많았습니다. 이젠 그 결실을 볼 때가 됐어요. 그 결실 중 하나가 분단 전 어머니가 시무했던 개성교단 복원이 됐으면 합니다.” 비단 탈북자뿐만 아니라 정상의 삶에서 소외된 다문화가정 지원도 그냥 넘길 수 없는 큰 과제라는 김 교무. 인터뷰 말미에 “비록 지금은 상징적인 위상이지만 번듯하게 ‘평양교구청’ 간판을 달 수 있는 날을 절실히 기대한다.”며 자리를 떴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빅3 “전직 장·차관을 모셔라”

    빅3 “전직 장·차관을 모셔라”

    주요 대선 후보들의 전직 장·차관 영입 경쟁이 뜨겁다. 국정 운영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는 한편, 정책적으로도 안정감 있는 후보라는 점을 내세우기 위해서다. 특히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 간의 ‘야권 단일화’가 영입 경쟁을 부추기는 측면도 있다. 문 후보는 대통령을 배출한 정당 후보임을 내세우려 하고, 안 후보는 무소속 후보라는 약점을 가리려 한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도 ‘통합’의 이미지를 위해 호남 출신의 정부 고위 관료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安, 윤영관 前외교 등 국정자문단 출범 안 후보는 6일 서울 종로구 공평동 선거캠프에서 국정자문단 출범식을 갖고 자문위원 24명을 발표했다. 김성호 전 보건복지부·윤영관 전 외교통상부·이근식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이 이름을 올렸다. 송재성 전 보건복지부·이명수 전 농림부·이봉조 전 통일부·정병석 전 노동부 차관과 오홍근 전 국정홍보처장, 심지연 전 국회 입법조사처장 등도 포함됐다. 안 후보는 “정권이 바뀌어도 대한민국 정부는 연속적으로 이어지는 하나”라면서 “과거 국정 운영의 경험과 노하우는 미래를 만들어가는 소중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文, 전윤철 위원장 등 국가비전위 출범 문 후보는 전날 영등포구 당사에서 정책자문기구인 ‘국가비전위원회’를 발족했다. 위원회는 국민의 정부와 참여정부 시절 장관을 지낸 인사 26명으로 구성됐다. 위원장에는 전윤철 전 재정경제부 장관이 선임됐으며, 권기홍 전 노동부 장관과 박봉흠·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이재정·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이창동 전 문화관광부 장관 등 26명이 합류했다. 문 후보는 “민주정부 10년을 이끌어주신 장관님들이 함께 해주시니까 든든하다.”면서 “정권교체 뒤 새로운 민주정부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안정감을 줄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 ●朴, 참여정부 고위관료 출신인사 영입 박 후보는 ‘국민대통합’ 차원에서 참여정부 시절 정부 고위 관료 출신 인사를 주로 영입해 왔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과 대법관을 지낸 안대희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이 대표적이다. 육군참모총장을 지냈던 남재준 서경대 석좌교수는 박 후보의 국방안보특보를 맡고 있다. 박명재 전 행정자치부 장관도 최근 박 후보의 대외협력특보로 임명됐다. 참여정부의 국방부 장관과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18대 국회의원을 지낸 김장수 전 장관은 경선 때부터 박 후보의 국방·안보분야 정책을 담당하고 있고 현재 국민행복추진위 국방안보추진단장이다. 세 후보 간의 영입 경쟁에선 역시 문 후보가 ‘한수 위’라는 평가가 나온다. 물론 문 후보가 후보 단일화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안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한 결과이기도 하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영화프리뷰] 옴니버스 ‘가족 시네마’

    [영화프리뷰] 옴니버스 ‘가족 시네마’

    갈수록 사회가 파편화되고 있지만 가족은 영화의 영원한 화두 중 하나다. 사회의 근간이자 가장 일상적인 소재이기 때문이다. 가족에 관한 이야기 4편을 담은 옴니버스 영화 ‘가족시네마’는 현대 사회에서 가족의 의미가 무엇인지 되묻는다. 각 단편 영화의 주인공은 실직 가장, 워킹맘, 골드미스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간 군상이다. 영화는 저출산과 육아 문제를 짚으면서 왜 이들이 새로운 가족의 구성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사회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무겁고 딱딱한 것만은 아니다. 각기 다른 색감과 개성을 지닌 네 편의 영화는 나름의 매력을 갖고 있다. 제65회 칸 국제영화제 카날플뤼스상을 수상한 신수원 감독의 ‘순환선’은 암울한 실직 가장의 삶을 지하철 순환선에 빗대 풀어낸 수작이다. 갑작스럽게 실직한 상우(정인기)는 둘째 출산일이 눈앞에 다가왔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다. 아직 집에 실직 사실을 알리지도 못한 그는 지하철 2호선 안에서 하루를 보낸다. 그는 매일 지하철에서 구직 정보를 확인하고 역에 잠시 내려 식사를 해결한 뒤 열차 안에서 쪽잠을 잔다. 지하철에서 아기 분유값을 구걸하는 여자를 보며 자신의 막다른 현실을 떠올리는 상우. 그에게는 둘째 출산일이 공포로 다가온다. 쳇바퀴 돌 듯 반복되는 순환선 같은 삶의 굴레와 지하철 플랫폼에서 뒷걸음질치는 상우의 모습은 벼랑 끝에 내몰린 주인공의 삶을 비유와 상징으로 그려낸다.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길라임 아빠로 나온 정인기는 무능력한 가장의 모습을 현실적으로 표현해 낸다. 시랜드 화재 사건을 모티브로 한 ‘별모양의 얼룩’은 이 시대 워킹맘들의 가슴 아픈 현실을 보여준다. 딸을 불의의 화재 사고로 잃은 지원(김지영)은 하루하루 죄의식 속에 살아간다. 지원은 아이의 1주기 추모제에서 사고가 난 동네의 가게 주인에게서 뜻밖의 말을 듣고는 아이의 죽음을 실종으로 여겨 찾아나선다. 홍지영 감독은 섬세한 연출력으로 극을 이끌어 간다. 2030년을 배경으로 한 ‘E.D. 571’도 흥미로운 소재와 접근법이 돋보이는 영화다. 무역회사 본부장인 인아(선우선)는 결혼보다 사회적 성공에 몰두해 온 골드미스다. 하지만 어느 날 그녀에게 예상치 못한 사건이 벌어진다. 10여년 전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기증한 난자로 인해 태어난 정체 모를 소녀가 생물학적 딸이라고 주장하면서 나타난 것이다. 이수연 감독은 세련되고 감각적인 구성으로 흡인력 있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세상에 태어나는 것을 스스로 결정한 인간은 없지만 끝까지 자신의 인생에 책임을 져야 한다는 메시지도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세미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만들어진 김성호 감독의 ‘인 굿 컴퍼니’는 블랙코미디적 요소가 돋보이는 영화다. 한 여직원이 출산을 앞두고 권고 사직을 당하는 과정에서 믿었던 동료들이 하나둘 배신하는 모습을 통해 한국 사회에서 직장 여성이 처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특히 여직원들의 출산에는 냉정하지만 만삭인 자신의 아내는 배려하는 이중 잣대를 갖고 있는 팀장 철우(이명행)의 모습은 저출산을 걱정하면서 정작 직장에서는 ‘남의 일’ 취급하며 차갑게 외면하는 한국 사회의 이중성을 잘 드러낸다. 오는 8일 개봉.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저자와 차 한 잔]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 펴낸 최상한 경상대 교수

    [저자와 차 한 잔]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 펴낸 최상한 경상대 교수

    한국 개신교의 공식적인 시작은 1885년 서양 선교사 언더우드와 아펜젤러가 제물포를 통해 입국한 부활절 날로 돼 있다. 한국 천주교 또한 이승훈이 중국 베이징에서 세례를 받고 귀국한 1784년부터 시작된다는 게 통설이다. 하느님과 예수를 믿는 기독교가 생긴 지 1800년이 지난 뒤에야 한반도에 전래된 셈이다. 과연 그 통설은 변할 수 없는 것일까. 아이러니하게도 국내에선 그 같은 주장을 뒤집는 유물들이 적지 않게 발굴된 바 있다. 그 ‘전환의 흔적’들은 조선과 고려, 발해, 신라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불국사에서 만난 예수’(돌베개 펴냄)를 낸 경상대 행정학과 최상한(49) 교수는 바로 그 같은 ‘전환의 흔적’에 착안해 기독교의 전래 역사를 다시 쓰자고 주장한다.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가 전체 인구 29.2% “통계청의 2005년 인구주택조사를 보면 개신교와 천주교 신자가 전체 인구의 29.2%나 됩니다. 1700년 역사를 가진다는 불교 신자는 22.8%에 불과합니다. 이 땅에 전래된 지 불과 200여년 남짓한 기독교가 그렇게 빨리 교세를 늘렸다는 데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지요.” 지금까지 알려진 개신교, 천주교 복음의 전래 시점보다 훨씬 이전에 한반도에 이미 그리스도가 들어와 신앙의 형태로 유지됐다는 게 최 교수의 지론이다. 실제로 그동안 발굴되고 공개된 유물들은 그의 주장이 빈말이 아님을 여실히 보여준다. 조선시대 실학파를 비롯한 지식인들이 중국의 그리스도교 신자들과 교유한 것을 비롯해 고려시대 그리스도교 신자인 원나라 관리들이 고려국 행정에 깊숙이 관여한 사실이 담긴 문헌과 신라기에 세워진 불국사 출토 ‘돌 십자가’며 ‘성모 마리아상’이 그것이다. 최 교수는 대학에서 영어영문학을 공부하고 국회의원 보좌관과 지방자치단체 직원으로 일하다 뒤늦게 미국에서 목회신학을 공부하고 돌아와 강단에 선 인물이다. 목회신학을 공부하던 중 이 땅의 기독교 복음 전래와 관련해 당연히 가질 만한 의문에 속시원한 해답을 내지 못하는 실정과 풍토가 너무 안타까웠다고 한다. “전문가는 아니지만 기왕에 밝혀진 우리 문화 속 기독교 흔적들을 꼼꼼히 들여다볼 때 그 의문이 풀릴 것 같아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실크로드 통해 中으로 들어간 경교 한반도 유입 그러면 그 많은 기독교 흔적들이 왜 통설을 뒤집는 근거로 작용할 수 없는 것일까. 최 교수는 결정적인 이유를 서양 기독교의 관점에 매몰된 우리 기독교계의 인식 탓으로 돌린다. 그리고 폭넓은 인식의 전환을 위해 중국에서 경교(景敎)로 통하는 동방 그리스도교를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거듭 주장한다. 경교는 431년 비잔틴 교회 총주교였던 네스토리우스가 이단 판정을 받고 쫓겨나자 예수의 인간적 면모에 더 관심을 두었던 그의 입장을 따르는 이들이 시리아를 비롯해 동방 지역으로 퍼져 나가 굳힌 동방 기독교의 실체다.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들어간 경교가 한반도에 유입됐고 국내에서 발굴된 유물과 흔적들의 형태가 경교의 양식을 띠고 있음을 볼 때 동방 그리스도교가 한반도 저변에 널리 퍼졌음을 짐작할 수 있는 것이지요.” ●“기독교 보편적 신앙으로 전환하는 노력해야” 그의 말마따나 예수의 사랑과 구원이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보편적이고 열린 복음이었다고 할 때 서방 기독교의 교리와 신앙에 몰린 한국 기독교는 언제까지나 그 역사가 일천할 수밖에 없다. “어찌 보면 지금 한국 교회의 위기는 동방 그리스도교와 서방 기독교의 편 가르기에 편승해 동방의 기독교를 입에 올리기조차 꺼려하는 편협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이제라도 한국 기독교가 닫힌 마음을 열어 보편적인 신앙으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물론 기독교 전래 역사를 다시 쓰기 위해 역사 문화계의 통사적 연구도 시급하고요.” 그 반쪽의 역사를 되살릴 때 예수의 사랑과 구원도 온전히 빛을 낼 수 있다고 최 교수는 거듭 강조한다. “고대 한반도에 그렇게 저변까지 파고들었던 그리스도교가 이 땅의 유교, 불교 문화와 무리 없이 융합할 수 있었던 사실을 직시해야 합니다. 그 융합과 소통이 바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많은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지금의 다종교 사회 한국을 만든 게 아닐까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계 석학들 과학 혁신·지속가능성 찾다

    세계 석학들 과학 혁신·지속가능성 찾다

    노벨상 수상자와 미국·독일·프랑스 등 주요 국가 과학한림원 대표 등 세계적 석학들이 서울에 모였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1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세계과학한림원 서울포럼’(IASSF)을 개최하고 과학의 혁신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세계과학한림원 포럼은 과학기술계의 다보스포럼을 지향하는 선진국 과학한림원 간의 네트워크다. 행사는 2일까지 계속된다. 포럼에서는 역대 노벨 물리·화학·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이 기조강연자로 나서 최근 연구성과를 소개하고 과학기술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과 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1998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루이스 이그내로 미국 UCLA 교수는 “생리의학 분야에서 산화질소의 기능을 규명해 지금까지 없었던 심혈관 질환의 진단·예방·치료를 위한 약을 만들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화질소(NO)가 혈관 확장과 혈액 흐름에 관여해 심혈관질환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이그내로 교수는 현재 건국대 석학교수로 국내 연구진과 함께 뇌혈관 계통의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다.  포럼에는 이 밖에도 지난해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다니엘 셰흐트만 이스라엘 테크니온공대 교수와 1973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이바르 예베르 미국 렌슬러공대 명예교수, 노벨물리학상 심사위원을 지낸 매츠 존슨 스웨덴 고센버그대 교수, 한림원 종신회원인 김성호 미국 UC버클리 교수가 기조강연자로 나섰다. 정길생 과기한림원장은 “국제적 과학기술행사는 많지만 각국 한림원 대표와 세계적인 석학이 한자리에 모이는 행사는 처음”이라면서 “자원과 식량 부족, 기후변화 등을 토론하는 미래 지향적인 과학기술 포럼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진각문화전승관 개관 국비 등 165억 투입

    불교계 4대 종단의 하나인 대한불교 진각종은 30일 오후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총인원에서 진각문화전승관 개관행사인 헌공불사를 봉행했다. 진각문화전승관은 2007년 종조인 손규상 대종사(1902∼1963)가 지난 1947년 진각종을 창종한 지 60돌을 맞아 착공됐으며, 국비 65억원을 포함해 총 165억원이 투입됐다. 지하 2층∼지상 7층, 연면적 1만 2077㎡ 규모. 종단 행정기구인 통리원과 교육원, 세계 주요 대장경을 봉안한 장경실과 수장고, 수행공간, 문화체험 공간, 공연장, 전시실 등을 갖췄다. 이에 따라 이 전승관은 120여개 심인당(법당)과 경주 위덕대, 서울 진선여중·고, 대구 심인중·고, 진각복지재단 등 국내외 종단기관의 총본부 구실을 하게 된다. 전승관의 특징은 밀교 수행을 상징하는 형상을 건물 곳곳에서 보여준다는 점이다. 여기에 행정과 수행, 문화 공간을 골고루 배치했다. 외형적으로는 비로자나불 육자진언인 ‘옴마니반메훔’을 상징하는 6층 탑 형식. 만다라의 형상을 본떠 건물 외벽과 내부를 구성했고, 밀교의 전통의식 공간인 7층에서 만다라 형식으로 조성한 로비까지 자연광이 연결되도록 했다. 36개의 기둥을 세워 37존의 위상을 표현한 것도 독특하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나눔의 신행, 서울 한복판서 번진다

    나눔의 신행, 서울 한복판서 번진다

    지난 2006년부터 전국의 사찰을 돌며 나눔과 봉사의 새 신행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108산사 순례기도회’(회주 선묵혜자 스님)가 창립 6주년을 맞아 기념법회를 갖는다. 31일 오후 2시 서울시청앞 광장 특설법단에서 ‘농촌사랑 나눔봉사 한마당’을 주제로 여는 법회와 영산재가 그 자리. 이날 행사는 사부대중 1만여명이 모인 가운데 기도회 원래의 뜻을 살린 다채로운 행사로 진행될 예정이다. 1부 ‘창립 6주년 기념법회’는 지난 6년간의 활동과 신행을 되돌아보는 자리. 홍보동영상 상영과 인사말, 발원문 등으로 꾸며진다. 이어서 중요무형문화재 제50호인 영산재 시연이 열리며 ‘농특산물 직거래’, ‘다문화가정 고향 보내기’, ‘군장병 간식나눔 보시’, ‘농촌사랑 봉사 실천다짐’, ‘선묵 108장학금 시상’ 같은 부대행사도 곁들여진다. ‘108산사 순례기도회’는 지난 6년간 다양한 진기록을 세우며 신행문화에 새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006년 10월 영축산 통도사를 시작으로 지난 18일 청도 운문사까지 73차례의 순례를 거의 빠짐없이 매월 이어왔다.신도들을 태우고 산사를 누볐던 버스만 해도 6000여대. 그동안 35만명이 순례에 동참해 총 2500여 가마의 쌀을 어려운 이웃과 사찰을 위해 보시했다. 혜자 스님이 원력을 세워 이어온 나눔과 봉사의 행사도 만만치 않다. 이 가운데 ‘108효행상‘은 각 지역 기관장이며 사찰 주지 스님의 추천을 받아 총 80명에게 시상했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지원해온 ‘108선묵 장학금’과 의료혜택 불모지대의 이웃을 위한 ‘108약사여래 보시금’은 대가 없는 ‘무주상보시’ 실천 차원에서 다른 이웃종교의 눈길을 끌고 있는 행사이기도 하다. 이 밖에 순례가 열리는 사찰에서 부대행사로 열어온 ‘농어촌 특산물 직거래 장터’는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108산사 순례 환경지킴이’는 환경문제 해결 차원에서 다른 단체들로 확산되는 추세다. 군 장병들에게 간식거리로 제공된 총 300만개의 초코파이도 이 산사순례기도회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다. 혜자 스님은 “이번 법회는 108산사 순례기도회를 점검하는 자리에 불과하다.”며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결사를 계속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새달 NCCK 총회·에큐메니컬 선교대회… 위기의 한국교회 해법을 찾는다

    새달 NCCK 총회·에큐메니컬 선교대회… 위기의 한국교회 해법을 찾는다

    ‘위기의 한국교회 공공성 회복이 해법이다.’ 흔들리는 교회를 다시 세워 세상의 빛으로 거듭나기 위해 개신교 교회와 신자, 이웃종교가 함께 모여 고민하는 대규모 행사가 열린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총무 김영주 목사)가 다음 달 18∼20일 대한성공회 대성당과 정동 일대에서 2박3일 일정으로 여는 제61회 NCCK 총회 및 에큐메니컬 선교대회가 그것. ‘생명의 하나님 우리를 정의와 평화로 이끄소서-한국교회 공공성 회복을 위하여’라는 타이틀이 말해주듯 한국교회가 안팎으로 어려운 지금, 대(對)사회적 신뢰회복에 초점을 맞춰 위기에 대한 해법을 찾는 자성과 쇄신의 자리가 될 전망이다. ●기독교 역사 공공성 관점에서 재조명 이번 행사 자체는 정기 총회이지만 격년에 한 번씩 열리는 에큐메니컬 선교대회에 더 비중을 뒀다는 게 NCCK 측의 설명이다. 그에 따라 개신교 신자뿐만 아니라 일반인과 이웃종교인까지 참여해 ‘다양성 속의 일치’라는 정신을 되찾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을 진행한다. 에큐메니컬 순례와 공개강연, 주제강연,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이야기 마당, 전통음악회가 그 대표적 프로그램들이다. 첫 행사는 첫날 정동 일대에서 한국교회 선교의 역사를 돌아보는 에큐메니컬 순례. 당시 한국교회의 대안으로까지 받아들여졌던 기독교의 자취를 ‘공공성’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순례로, 감신대 이덕주 교수가 강사로 나설 예정이다. 이어 구세군 중앙회관에서 있을 공개강연은 범종교계의 관심을 모으는 행사. 성공회대 한홍구 교수를 강사로 초청, 교회가 한국사회의 희망으로 서기 위한 과제를 폭넓게 제시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둘째 날 구세군 제일영문에서 있을 아침예배는 한국 개신교계에선 흔치 않은 행사. 사실상 에큐메니컬 선교대회의 막을 올리는 예배를 통해 다양한 신앙고백을 담아낼 것이란 게 NCCK 측의 설명이다. 예배는 한국정교회의 정통 예전에 따라 진행된다. 예배가 끝난 뒤 선교대회의 주제강연이 이어진다. 여기서는 일본 릿쿄대 니시하라 렌타 교수와 한신대 전철 교수가 주제강연을 맡아 이번 행사의 주 테마인 공공성과 함께 한국교회가 지향할 방향 설정과 실천을 고민해 본다. NCCK는 이날 강연을 시작으로 ‘공공성’을 한국교회의 중심의제로 발굴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간담회와 토론회를 연속 개최하는 한편 시리즈 출판물도 발표할 계획이다. ●내년 WCC 총회 안건 정리 뒤 폐회 이 회의에 이어서 WCC 총회 한국준비위원회와 NCCK 공동 주관으로 한국교회의 공공성 회복을 위한 ‘이야기 마당’이 열릴 예정. 이 마당 행사는 내년 부산에서 열릴 WCC 총회 리허설 성격도 갖는다. 마지막 날 아침 예배는 루터회 예전에 따라 드리며 예배 이후 회의를 통해 총회 안건을 정리한 뒤 폐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회 준비위 측은 행사와 관련, “지금 금권선거와 교회 세습, 연합기구 분열 등 교회를 향한 신뢰를 거두는 일을 교회 스스로가 제공하고 있다.”며 “이번 총회와 선교대회를 한국교회와 사회가 함께 소통하는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신라 삼국통일은 한민족의 ‘위대한 역사’

    ‘고구려는 수·당에 맞서 민족을 지키기 위해 몸무림쳤고, 신라는 외세를 끌어들여 동족의 나라를 멸망시킨 왕국.’ 우리 교과서로 국사를 공부한 이라면 대개 갖게 된다는 인식이다. 여기에 얹어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는 바람에 한민족 무대가 한반도로 쪼그라들었다.’는 사실 또한 역사 교육이 낳은 보편적인(?) 생각으로 통하는 듯하다. 신라는 민족을 배신한 나라였고 신라의 삼국통일은 한민족에 해악을 끼쳤다는 것이 사실일까. ‘신라가 한국인의 오리진이다’(이종욱 지음, 고즈윈 펴냄)는 고대왕국 신라의 위상과 신라의 삼국통일을 지금 역사교육과 연결해 다시 한번 곱씹게 하는 역사 해설서이다. 서강대 총장인 저자가 서울대 사학과 중심의 주류 한국사학계를 신랄하게 비판해 대중적인 논란과 파장을 예고하는 시빗거리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재 주류 사학계를 ‘관학파’라 부르며 줄곧 한국인의 근원이 신라임을 주장해온 사학자다. 무엇보다 그는 단군과 고조선을 한민족의 시원으로 삼는 역사 교육을 창출해 보급시킨 ‘관학파’가 일제하 식민사관을 극복하지 못한 오류를 남겼다고 비판한다. 저자는 “단군, 고조선, 고구려, 백제도 모두 빼놓을 수 없이 중요한 우리 역사”라는 전제 아래 “그러나 신라와 신라의 삼국통일을 폄하하고 왜곡한 건 위험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폄하와 왜곡의 결정적 실수는 신라 내물왕 이전의 역사를 무시한 채 제대로 보지 못한 탓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일찍부터 한반도의 삼한지역을 다스렸다는 일본의 ‘임나일본부설’에 힘을 보태는 식민사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책은 신라길 1·2로 나누어 신라의 백제·고구려 정복과 망국까지의 유적군과, 신라의 국가 형성부터 성골 왕 시기까지의 유적군을 찾아 한국·한국인의 근원(오리진)이 신라임을 설득한다. 고려기에 편찬된 ‘삼국사기’와 ‘삼국유사’, 조선시대의 ‘삼국사절요’를 비롯한 여러 사서 속 신라 관련 부분을 토대로 신라의 역사를 입체적으로 새롭게 편성해 내는 구성이 독특하다. 저자는 책에서 무엇보다 “당나라의 힘으로 고구려와 백제를 정복한 신라를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신라의 삼한 통합에 따라 한국인은 신라인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일관되게 중시한다. ‘신라는 그들을 위협하는 고구려·백제를 정복하고 스스로를 지켜냈을 뿐’이라는 주장에서 날이 선다. 신라는 삼국통일 이후 옛 고구려인이나 백제인을 지배해 정복 토지를 나누어 가졌다. 9세기 중반 이후 신라 왕정이 무너질 조짐이 일자 경주 사람들이 땅과 노비가 있는 지방으로 이주해 고려, 조선으로 이어지는 지배세력으로 자리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책에서는 1985년과 2000년 실시한 인구 센서스를 들어 다수의 한국인이 신라인을 시조로 하는 성을 갖고 있다는 사실도 공개한다. 서강대 교수 시절 마지막 안식년을 경주에서 살면서 쉬지 않고 유적을 찾아다녔다는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역사가 바뀔 수 있는 것인가? 그렇다. 과거에 있었던 사건이나 사실은 변할 수 없으나 그것을 이야기하는 역사는 바뀔 수 있다.” 1만 6800원.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세습 없는 교회 민주화 되어 하루빨리 간판 내렸으면…”

    “세습 없는 교회 민주화 되어 하루빨리 간판 내렸으면…”

    “빨리 없어져야 할 단체인데 벌써 활동한 지 10년이 됐네요. 아직도 해야 할 일이 많다는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25일 서울 동작구 숭실대 한경직기념관에서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를 하는 교회개혁실천연대(개혁연대) 공동대표 오세택(57·두레교회 담임) 목사. 2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회의 부조리에 맞서 일그러진 모습을 바꾸자며 시작한 단체인 만큼 문을 닫는 그때가 교회가 좋아지는 날이 아니겠느냐.”며 웃었다. 초창기부터 줄곧 개혁연대 공동대표를 맡아 온 오 목사는 지금 단체를 이끌고 있는 4명의 공동대표 중 유일한 현역 목회자다. 그래서 목회 현장의 일그러진 모습을 볼 때마다 그 누구보다 더 참담하게 느낀단다. “어찌 보면 제가 가장 득을 많이 본 사람인 것 같아요. 잘못된 목회 현장을 보면서 자기 반성을 거듭해 왔으니까요.” 개혁연대는 지난 10년간 목회 세습 반대, 교회의 민주적 정관 갖기 운동, 교회 재정 투명화 캠페인, 상담을 통한 교회 분쟁 해결에 앞장서 온 단체다. 교회, 목회자의 일탈에 쓴소리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바꿔 보자’는 실천과 개혁의 몸짓으로 일관해 온 덕분(?)에 주류 교회와 목회자들로부터 미움을 톡톡히 받고 있다. 개혁운동의 출발은 ‘목회자부터 달라져야 한다’는 권력의 분산과 소통의 민주화다. “지금 회자되는 ‘한국 교회의 위기론’에는 목회자들의 책임이 가장 큽니다. 목회자가 자기를 비우고 종처럼 낮은 곳으로 임하지 않는다면 우리 교회엔 희망이 없습니다.” 그나마 개혁연대가 처음부터 타깃으로 삼아 지속적으로 펼쳐 온 목회 세습 반대 움직임이 교계에 번지고 있는 현상이 고무적이란다. 그러면서도 지금 이어지는 세습 반대 흐름에 대해 “선언에 그치지 않는 뼈저린 반성과 과감한 실천이 반드시 따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25일에 있을 창립 10주년 기념 행사는 함께 활동해 온 이들에 대한 감사와 격려의 자리다. 개인 회원과 교회, 단체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여 자축의 시간을 갖는다. 참석자들은 축하 행사에 이어 ‘한국 교회의 회개와 갱신을 위한 선언문’을 선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지난 10년간의 활동에 이어 앞으로 주안점을 두고 진행해 나갈 운동을 천명하는 셈이다. 오 목사는 인터뷰에서 바른 신학 세우기를 통한 ‘순수한 복음에의 회귀’를 거듭 입에 올렸다. “이제 번영과 성공의 신화로부터 벗어나 가난하고 아픈 이들의 현실로 눈길을 돌려야지요. 교회와 목회자들이 자기를 거듭 부정한 채 높은 꼭대기로 향할 게 아니라 아픔과 고난이 배어 있는 예수 그리스도 본연의 낮은 신학을 찾자는 것입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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