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失業 이렇게 풀자] (2-2)여야 정책 브레인 일문일답
내년 초 실업자가 100만명에 육박한다는 전망이 나오는 등 실업대란이 우려되고 있다.여야는 어떤 실업대책을 마련하고 있는지 민주당·한나라당 제2정책조정위원장에게 물었다.
★ 丁世均 민주당 제2정책조정 위원장.
■실업대란에 대한 우려가 많은데 민주당이 마련 중인 대책은 무엇인가. 장·단기 대비책을 준비 중이다.실업자에게는 실업급여와 보험금을 지급하고,공공근로를 주선할 계획이다.실직과 동시에 임금의 50%를 3∼8개월간 실업급여로 지급한다.실직자를 채용하는 중소기업은임금의 50%를,대기업은 3분의 1을 6개월간 지급할 예정이다.공공근로사업 예산을 탄력적으로 집행,내년 1·4분기까지 8,800억원을 투입하겠다.장기적으로 중소·벤처기업 창업 지원 등 재취업을 촉진하는 방안을 마련 중이다.
■현 상황이 IMF 위기때와 비슷하다는 분석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IMF 위기와는 달리 지금은 고용보험 적용 확대,임금채권 보장,국민기초생활 보장 등 사회안전망이 정비된 상황이다.외환 위기 직후에는즉흥적인 실업대책이 나왔지만, 지금은 정교한취업 알선과 직업훈련능력을 키울 수 있는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도 실업률과 실업자 수에 대한 예측은. 올 연말까지 대우자동차 부도 및 부실 기업 정리 등으로 7만5,000여명의 실직자가 더 발생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따라서 올해 말 실업자 수는 90만명,실업률은 4.1%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내년 1·4분기 추가 발생 요인을 감안하면 최고 96만명,4.4% 수준에 이를 전망이다.
■실업대책 예산은 충분한가.내년에 순예산만 9,191억원을 책정했다.
실업급여와 직업훈련비용으로 사용되는 고용보험기금 1조7,295억원등을 합치면 내년 실업대책에 들어가는 예산은 모두 3조1,678억원이다.이 정도라면 실업 문제를 해결하는 데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실업자들의 생계 유지 대책은. 4인 가족의 최저생계비가 93만원에미달하는 실업자는 국민기초생활보호 대상자로 선정,생계비를 지원하겠다.실직기간 중 긴급한 필요에 충당할 수 있도록 1만여명에게 1인당 500만원 한도의 생활안정자금도 대부할 계획이다.
이종락기자 jrlee@.
★ 李漢久 한나라제2정책조정 위원장.
■현 실업문제의 심각성을 어느 정도로 느끼나. 실제 피부로 느끼는체감실업률은 정부 발표보다 70만명이 더 많은 170만명 정도로 파악된다.실업률이 7%를 넘은 것으로 보인다.
■실업사태가 왜 닥쳤다고 보나. 그동안 정부가 실업자 수를 줄였다고 했지만 방법이 문제다.돈을 풀어 거품경기를 조성했는데 이제 정부재정 지출에 한계가 온 것이다.
■정부의 실업대책을 어떻게 평가하나. 정부는 공공근로사업과 인턴제 실시 등 임시직만 늘려 외형상으로만 실업자 수를 줄이는 데 급급했다.근본적으로 기업들이 일 자리를 늘리도록 환경을 조성하지 못했다.그러니까 경기가 조금만 좋지 않으면 움츠러드는 것이다.
■정부가 기업의 의욕을 꺾었다는 뜻인가. 그렇다.정부는 경제의 어려움을 걸핏하면 기업의 책임으로 돌린다.일부 불량 기업인이 있다는이유로 규제를 모든 기업에 획일적으로 적용하니까 선량한 기업이 어려움을 겪는 것이다.가급적 규제를 풀어야 기업들이 일할 의욕을 느껴 투자를 확대하고 일 자리도 늘릴 것 아닌가.
■정부가직업훈련을 실시하는 등 나름대로 실업문제의 근본적 해결에 힘쓴 흔적도 있는데…. 자세히 보면 알맹이가 없다.보건복지부가마련한 기초생활보장법의 경우 실업자가 자활 능력이 있는지를 체크하는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조차 없다.교육부도 정보화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용적 교육이 아니어서 실제로는 취직이 안된다.노동부가제공하는 실업급여도 정작 형편이 어려운 일용직 실업자는 신청조차못하게 돼 있다.
■한나라당이 구상 중인 직접적인 실업대책은. 정부가 천명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동결 방침을 재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수방(水防)사업 등 뚜렷한 기술이 없어도 일할 수 있는 자리는 계속 마련해 주어야 한다.대신 다른 낭비적 예산을 줄이면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