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主 홀로서기 절반 이뤘다
민주당이 7일 국민참여경선제,집단지도체제 도입을 뼈대로하는 당 쇄신안과 정치일정을 확정한 것은 지난해 11월 8일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총재직 사퇴 이후 2개월 가까이해온 ‘홀로서기’ 노력이 성공한 의미가 있다.
논의과정에서는 전당대회 시기와 지도부 구성 등 쟁점을놓고 당권파,비당권파가 극심한 대립양상을 보여 분당(分黨)사태를 우려하는 지경까지 가기도 했다.하지만 이날 당무회의에서 대타협안을 만세삼창 속에 만장일치로 통과시킨것에서 볼 수 있듯이,당화합을 위한 전화위복의 전기로 활용했다는 게 중론이다.
특히 쇄신안 중 집단지도체제,상향식 공천,국민참여 예비경선 등을 도입한 것은 지난 30여년간 계속된 ‘3김식 1인지배’,지역정당·금권정치의 틀에서 벗어나 합의에 의한민주적 리더십을 핵심으로 한 새로운 정치의 패러다임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있다.
이는 민주당 쇄신안이 다른 정당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없다는 의미도 된다.실제로 한나라당에서도 최근들어 민주당 쇄신의 영향을 받아 국민경선제,당권·대권 분리 등의논란이 이는 등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60여명의 당무위원들이 서로에게 덕담을 주고받으며,기립박수를 치는 데서 감지되듯이 민주당은 이날 일단 만족스러운 분위기에서 쇄신안과 정치일정에 합의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이제부터 더 자주 고비를 맞을 것 같다.
우선 국민참여 경선제,권역별 투표제,선호투표제 등을 시행하기 위한 대의원과 일반국민 선거인단 선정과정에서 계파별 이해가 엇갈려 충돌이 일 수 있고 ‘시행착오’도 적잖을 것으로 전망된다.특히 쇄신과정에서 조성된 제 정파간갈등을 치유하는 게 지상과제다.
이춘규기자 taein@
■국민참여 경선제란.
민주당이 차기 대선후보 선출을 위해 처음 도입한 ‘국민참여 경선제’에 대한 궁금증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민주당 당원이 아닌 일반국민도 민주당 후보 선출과정에서 투표할 수 있나.] 그렇다.민주당은 대선후보 선거인단 7만명 가운데 절반인 3만5,000명을 일반인으로 구성키로 했다.나머지 1만5,000명은 대의원,2만명은 일반당원으로 구성한다.
[일반인이 투표에 참여하려면 어떻게.] 다음달 중순쯤 민주당이 언론매체 등에 ‘일반 선거인단 공모’ 광고를 낼 때응모하면 된다.응모자 모두가 투표에 참여할 수 있는 건 아니고,무작위 추첨으로 당선된 사람만 투표할 수 있다.선거인단 규모는 지역별 인구비례에 따라 정해진다.
[투표는 언제.] 지역별로 다르다.민주당은 전국을 16개 시·도로 나눠 1주에 3개 지역씩 차례로 후보 연설회 및 투표를 실시한다.인구가 적은 제주도에서 3월초 시작해 울산 광주 대전 충북 강원 충남 전북 전남 대구 인천 경북 경남 부산 경기 등을 거쳐 마지막날인 4월20일 서울에서 지역투표및 후보 선출 전당대회를 연다.
[개표는 언제.] 각 지역마다 투표가 끝나는 즉시 공개하며,4월20일 서울에서 최종 누계를 발표하면서 1위 득표자를 후보로 선발한다.
[1위 후보자가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결선투표를 하나.] 아니다.대신,이미 투표한 내용을 토대로 계산을 다시 해 과반수 득표자를 만드는 오스트레일리아식 ‘선호(選好)투표제’를 민주당은 도입했다.
선호투표제란 투표자가 출마한 후보 모두를 지지하는순서대로 기표하는 방식이다.예컨대 후보가 5명이라면 투표자는선호도에 따라 1∼5위까지 순위를 기표한다.투표 완료후 1순위 표만 계산해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꼴찌인 5위후보의 2순위 표를 나머지 네 후보에게 나눠주고,그래도 안되면 4위 후보의 2순위 표를 1∼3위 후보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김상연기자 carlo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