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자금 공방 / 민주당 우리당 주장 노캠프 4대 의혹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대선자금 이전투구가 점입가경이다.민주당은 29일 노무현 대통령의 지난해 대선자금 회계감사 결과를 중간 발표하면서 허위 회계처리 등 4대 의혹을 집중 제기했다.이와 함께 “오늘은 맛보기일 뿐,놀랄 만한 게 앞으로 나올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민주당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의 불법 SK비자금 100억원 수수 문제가 희석되고,범여권의 분열이 가중된다는 점 때문에 곤혹스러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민주당의 일부 실무자는 노관규 당 예결위원장의 발표가 신빙성이 약하다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128억원 허위 회계처리했는가
노 위원장은 이날 열린우리당으로 간 이상수 전 대선 총무본부장이 민주당 경리국에 지시,대선자금 128억 5000만원 상당을 허위 회계처리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대선 당시 민주당은 의원들은 물론 사무처의 상당수 실무급 인사들이 반노(反盧) 성향을 보여 회계문제가 당 경리국장과 친(親)노무현 성향인 선대위의 재정국장으로 이원화돼 있었다.
노 위원장은 그동안 회계감사 결과 73억 6000만원상당을 대선 선대본부에서 임의로 사용한 뒤 중앙당에서 당무비용으로 사용한 것처럼 허위 회계처리됐으며,중앙당 통장 명의를 빌려 34억 9000만원을 자금세탁,선대위 재정국에 넘겼다는 의혹도 제기했다.또 20억원을 중앙당에서 차입한 것으로 허위 회계처리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반면 대선 때 민주당 선대위 재정국장이었던 열린우리당 김홍섭 총무팀장은 128억원 부분은 명백한 허위로 73억원은 정당활동비로 선거 때 지급한 돈이고,회계보고 때 정당 회계에 포함시켰다고 해명했다.34억원은 시·도지부에서 중앙당 경리국을 통해 선대본부에 들어와 회계보고를 했고,20억원은 지난해 11월27일 선거운동개시일 전에 차입한 것으로 정당활동비에 산입,선관위에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무정액 영수증,거액 조달수단?
민주당측은 이상수 의원이 가져간 제주도지부후원회 무정액 영수증 363장의 문제점을 강조했다.이 무정액(無定額·액수를 적지 않음) 영수증은 1억,혹은 2억원도 기재하여 발행할 수 있기 때문에 최대 700억원대의 불법자금도 조달할 수 있다는주장이다.
열린우리당이 공개 및 반환을 거부하면 363장의 영수증 속에는 엄청난 대선자금 비밀이 있다고 믿을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즉 이 영수증들을 SK비자금뿐만 아니라 다른 기업들로부터 받은 불법자금 영수증으로 발급했거나,당선축하금으로 의심되는 자금을 받아 변칙처리하고 은폐한 수단으로 활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후원금 편법 처리
노무현 후보 선대위는 지난해 12월 초 민주당 중앙당에서 모금한 후원금 149억여원을 4개 시·도지부 후원회 명의의 영수증을 이용해 편법 처리한 것으로 드러났다.민주당 서울·경기·인천·제주 등 4개 시·도지부에 따르면 후보단일화 직후 선대위 요청으로 후원금 영수증을 넘겨줬고 ▲서울 42억여원 ▲인천 36억여원 ▲경기 41억여원 ▲제주 29억여원 등으로 분산 처리됐다.특히 이상수 의원이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진 제주도지부 후원회의 무정액 영수증 363장은 이에 포함돼 있지 않아 의혹을 사고 있다.
●대선 축하금,잔금이 있었는가
민주당측은 이상수 의원이 올해 중앙당 경상비 조로 중앙당 경리국에 출처불명의 45억원을 두 차례에 걸쳐 제공했는데,이 돈도 많은 의문점이 있다고 몰아붙였다.이 자금이 대선잔여금이거나 당선축하금일 수 있으며 ‘당선축하금 돈벼락’의 진위를 밝힐 열쇠라는 주장이다.또 대선 잔여금 6억 4700만원,미지급금 6억 1400만원 등 12억 6000여만원을 이상수 의원이 둘려주지 않고 있다며 반환을 촉구했다.이 돈이 우리당 창당자금으로 전용됐을 수도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우리당측은 45억원은 평소 후원회에서 모금해 쓴 것이고,중앙당 후원회에 자료가 모두 있으며,매달 당운영비로 썼다고 해명했다.45억원 제공자는 기업 및 개인이 포함돼 있으며,12억 6000만원 반환요구는 납득하기 어렵고 그중 6억원은 외상값이기 때문에 반환필요가 없다고 했다.
민주당은 또 지난 1월 17억원이 제주시지부 후원회에 입금됐다며 돈세탁이나 당선축하금 의혹을 제기했지만 우리당측은 “대선기간 중 이상수 의원이 받은 후원금을 갖고 있다가 입금한 것으로, 대선잔금이 아닌 후원금이며 현행 정치자금법상 후원금은 받은 뒤 1년 이내만 입금시키면 하자가 없다.”고 주장했다.이 돈 역시 당 경상비로 썼고,모두 영수증처리했다는 것이다.
●남겨진 3개 문서상자가 단서?
민주당이 이날 결정적으로 의혹을 제기할 수 있었던 것은 우리당 관계자가 실수로,혹은 미필적 고의로 대선자금 관련 장부 세 상자를 민주당에 남겨놓고 갔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이 영수증철 등 서류 속에서 지난 7월 공개한 대선자금 내역이 잘못됐다는 결정적인 단서가 포착됐고,이날 중간발표는 ‘빙산의 일각’이라는 것이다.
한 당직자는 “남겨진 서류속에는 대단한 내용이 있고,우리는 그 서류를 검찰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우리당에서 이 서류상자들을 되가져가기 위해 비밀탈취 작전을 시도했다는 의혹도 있다.”고 귀띔했다.
이춘규 김상연기자 tae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