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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철우 간첩설’ 벼랑끝 대결 들어갔나

    여야가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의 조선노동당 가입 여부를 놓고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다. 철로 위에서 달려오는 기차를 기다리다가 먼저 피하는 사람이 지는 담력 테스트 게임처럼 벼랑끝 대결에 들어갔다는 얘기다. 여야는 9일 각각 이 사건과 관련한 ‘비상대책위원회’와 ‘진상조사단’을 구성해 잇따라 기자회견 공세를 퍼붓는 등 총력전을 펼쳤다. 열린우리당은 이번 사태를 ‘한나라당의 국회 간첩조작사건’으로 규정하고 주성영·박승환·김기현 의원에 대해 의원직 제명을 추진하는 한편 박근혜 대표의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유기홍 의원은 “어제 주성영 등 한나라당 의원 4인의 발언과 관련한 92년 10월 안기부 수사발표는 시점에 주목해야 한다.92년 10월은 대선 직전이다. 정형근 차장에 의해 기획수사된 결과를 발표한 것이고, 고문으로 조작된 것은 다 안다.”고 주장했다. 당사자인 이 의원은 “저를 넣은(수감시킨) 것은 반국가단체 가입 및 회합, 국가기밀 수집방조 등이지 간첩행위는 아니었다. 그 부분은 모두 빠졌다. 대선 전 우리는 안기부에서 발가벗기고, 매맞고, 성기까지 건드리고, 잠 안 재우는 등 온갖 걸 당했다. 그러면서 그들이 기획해 썼던 모든 것은 재판에서 없어지고 말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사면되고 의원으로 유권자한테 심판받고, 나의 과거가 유권자들과 함께 만천하에 밝혀진 시점에서 국보법이라는 망령이 되살아나 헌법기관도 언제든지 간첩으로 만들 수 있음을 웅변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라고 항변했다. 한나라당도 박근혜 대표 주재로 긴급대책회의를 연 뒤 기자회견을 통해 이 의원을 향해 공개질의서를 던졌다.“이 의원이 1992년 6월6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민가에서 북한 조선노동당에 현지 입당, 당원부호 ‘대둔산 820호’, 조직명 ‘강재수’를 부여받고 강원도당위원회 교양담당비서 및 춘천권 담당으로 임명된 사실 여부를 밝히라.”는 것이다. 조사단은 또 이 의원이 지난 5월 전대협 출신 열린우리당 당선자 및 민족해방(NL)계열 범민련 남측본부 등 운동권 선배들과의 회합에서 “천하의 빨갱이가 휴전선 옆에서 당선됐다. 초심을 잃지 않고 끝까지 지켜나가겠다.”며 선배들의 격려에 화답한 사실이 있는지도 물었다. 이어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총책 황인오가 12명을 하부망으로 포섭해 입당식을 갖고 북한에 보고한 뒤 간첩지령용 A-3 방송을 통해 조선노동당의 승인을 받은 사실 여부 등에 답하라고 요구했다. 특히 이날 저녁에는 황인오에 대한 대법원 판결문까지 갖고와 “(이 의원은)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 가입 사실은 없고, 민족해방애국전선 가입 사실만 인정하고 있는데 사실은 민족해방애국전선이 남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의 대외명칭이라는 사실이 판결문에 적시돼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측은 “민족해방애국전선이 중부지역당의 대외명칭이란 사실은 황인오 등 극히 일부만 알고 있었다고 황인오가 출소 후 기자회견에서 밝혔다.”며 “따라서 이철우 의원은 중부지역당과의 연관성을 알지 못했었다.”고 반박했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hisam@seoul.co.kr
  • 막판에 깨진 ‘수상한 평화’

    막판에 깨진 ‘수상한 평화’

    7일 국회 법사위는 이상하리만큼 평온한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오후 7시15분께 최연희 위원장의 ‘기습 산회’선언을 둘러싸고 여야 의원들간 실랑이가 재현될 때까지는 ‘폭풍 전야의 고요함’이 지속됐다. 최 위원장은 오전 10시 시작한 전체회의 분위기를 법률안 통과 중심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여당의 국가보안법 변칙 상정으로 빚어진 전날의 ‘난장판’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없었다. 또 최 위원장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계속 상정을 위해 의사일정변경동의안을 제출하고 처리를 요구했지만 거부했다. 이어 회의 도중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국보법 ‘날치기 상정’이 다행히 미수에 그쳤다.”라고 운을 떼자 최 위원장은 황급히 “아니, 잠깐, 나중에 기회를 드릴테니….”라며 제지했다. 평화는 막판에 깨졌다. 최 위원장이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의사일정변경동의안 처리 요구를 끝까지 거부하고 ‘기습 산회’를 선포하고 나갔다. 이에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은 위원장석으로 달려가 “저런 사람이 위원장이라고 앉아 있다.”면서 비난했다. 또 같은 당 송영길 의원은 “우윤근 간사직무대행!회의를 진행하라.”며 회의 진행을 종용했지만 국회법상 하루에 두번 이상 개회할 수 없다는 신중론에 막혀 무위에 그쳤다. 대신 소속 의원들이 모여 간담회 형식으로 성토했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불거진 ‘사전교감설’의 요체는, 양측이 국보법을 상정만 하고 실제 처리는 내년으로 미루기로 사전에 약속했다는 것이다. 대신 야당이 임시국회 개회와 민생법안 및 내년도 예산안 처리에 협조키로 했다는 것이다. 열린우리당 지도부로서는 “국보법 처리는커녕 상정도 못시키느냐.”는 지지층의 비판으로부터 벗어나는 동시에 잘하면 국보법을 제외한 ‘3대 입법’까지 관철하는 실리를 챙기려 했다는 추론이다. 한나라당으로서도 토론을 위한 상정 자체를 무한정 막는 데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국보법 때문에 예산안과 민생법안까지 거부할 경우 여론의 비판을 면키 어렵다는 점에서 밀약에 응했다는 관측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어제 최연희 위원장이 회의장에 나타나지 않은 것과 김원기 국회의장이 돌연 ‘법사위에서의 국보법 공방 중단’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진 것, 그리고 오늘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가 연내 국보법 처리를 안하겠다고 밝힌 것과 한나라당이 국회를 보이콧하지 않는 것은 과거 국회의 파행상과는 다른 모습들”이라며 사전 교감설을 주장했다. 천 원내대표가 ‘국보법 연내 불(不)처리’ 입장을 밝힘에 따라, 여야간 국보법 논란은 당분간 소강상태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대신 양측은 임시국회 개회와 민생 법안 및 3대 입법, 예산안 처리 쪽으로 전선을 이동시킬 것 같다. 이렇게 되면 국보법 상정을 둘러싼 ‘2라운드’는 빨라야 예산안 처리 등이 완전히 끝난 뒤 내년 2월 이후 열리는 임시국회에서나 가능하다. 열린우리당이 기습 상정안의 효력을 주장하며 공세적으로 나올 경우 다시 한번 격돌이 불가피하게 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보법 상정 ‘난장판’

    국보법 상정 ‘난장판’

    열린우리당은 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한나라당측과의 격렬한 몸싸움 끝에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기습 상정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즉각 “법적으로 무효인 날치기 미수”라고 선언하면서 적법성 논란이 일고 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한나라당 의원들은 이날 오후 4시쯤 법사위에서 위원장석을 둘러싸고 거친 몸싸움을 벌이다가 열린우리당측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위원장석 탁자를 손바닥으로 두드리며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전격 선언한 뒤 퇴장했다. 당시 한나라당 소속인 최연희 법사위원장은 법안심사 제2소위원회에 참석 중이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 최 의원이 사회권을 강탈, 위원장직 대행을 맡은 것 자체가 원인 무효라고 못박았다. 최 위원장은 오후 4시20분쯤 회의장에 입장, 장내 정리를 지시한 뒤 4시35분쯤 개의를 선언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기자회견을 갖고 “최연희 위원장이 출석하지 않았고 다른 상임위 소속 야당 의원들이 위원장석을 점거하고 의사진행을 방해해 국회법에 따라 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김현미 대변인도 “국보법 폐지안은 상정됐다.”면서 ”우리 당은 앞으로 국보법 폐지안에 대해 여야가 원만하게 협의하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긴급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를 소집,“법사위에서 여당의 국보법 폐지 및 형법보완 법률개정안이 적법하게 상정됐다.”면서 “각계각층의 국민이 광범위하게 참여하는 토론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열린우리당이 한바탕 쇼를 한 것에 불과하고, 국회법상 아무런 의미가 없는 것”이라며 원인무효를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열린우리당의 상정 주장은 원인 무효이므로, 앞으로 법사위 등 다른 국회 일정에 예정대로 임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원기 국회의장은 기자회견을 통해 “국보법과 관련된 법사위의 공방을 즉각 중단하고 여야 원내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간 정치적 절충과 공청회 등을 통해 국민 여론을 수렴한 뒤 법적인 처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 박지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여의도 IN ] 與 대변인실 감원 찬바람

    “부대변인직을 자진해서 사퇴해줬으면 좋겠네.” 열린우리당의 A 부대변인은 며칠 전 한 고위 당직자한테 불려가 ‘청천벽력’같은 얘기를 들었다. 뚜렷한 이유가 제시되지 않았기에 그로서는 납득이 가지 않았다. ‘잘 나가던’ 151석의 열린우리당 대변인실은 지금 감원(減員)의 칼바람 앞에 위축돼 있다. 현재 5명인 상근직 부대변인 수를 3명으로 줄이려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앙위원회 산하 당헌·당규 조문 소위원회(위원장 최규성 사무처장)에서 마련한 중앙조직 개편안이 오는 10일 열리는 중앙위원회에서 통과되면 이평수·유은혜·서영교·김갑수·김형식 부대변인 중 2명은 보직 해임된다. 그런데 부대변인 감축이 구조조정이라는 비용적 측면보다는 당내 파워게임으로 해석되면서 미묘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한 중앙위원은 5일 “당내 유력자의 측근이 부대변인으로 내려와 대리인을 하는 관행은 고쳐져야 한다.”며 개정안에 지지 입장을 밝혔다. 당의 ‘입’이 아니라 특정인의 입 역할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B 부대변인은 “중앙위원회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일부 계파가 반대파를 쳐내기 위한 음모”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대권후보 ‘고건, 정운찬, 진대제‘ 3주자론

    與대권후보 ‘고건, 정운찬, 진대제‘ 3주자론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여권의 차기 대통령 선거 후보로 의외의 ‘다크호스’가 급부상할 수도 있다는 얘기가 심심찮게 나돌고 있어 주목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기존의 대선주자군(群)이 아니라, 뜻밖의 ‘제3의 후보’가 여당 후보 자리를 차지할 것이란 추측들이다. 여기엔 노무현 대통령의 ‘성공 사례’에 따른 학습효과가 바탕에 깔려 있다. 노 대통령은 ‘국민의 정부’ 시절 줄곧 ‘무명’(無名) 신세를 면치 못하다가 대선이 불과 1년도 안남은 시점에 국민경선을 통해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었다. 특히 고건 전 국무총리의 ‘강세’도 ‘제3 후보설’ 확산에 결정적으로 한몫하고 있다. 고 전 총리는 지난 5월 총리직 사퇴 이후 현실 정치와 거리를 두고 있는 데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가장 호감이 가는 차기 대권주자’로 잇따라 선정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9일 MBC의 대선주자 호감도 여론조사에서 26%의 지지를 얻어 한창 활동 중인 한나라당 박근혜(22.9%) 대표와 정동영(15.7%) 장관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앞서 9월 이후 다른 3차례 여론조사에서도 그는 1위를 달려왔다. 정치권에서는 고 전 총리의 인기를 거품으로 평가하는 시각도 있다. 열린우리당 장영달 의원은 “무작정 과거에 대한 동경과 안정성을 고려한 측면이 있다.”며 “우리의 개혁정책이 제대로 방향을 잡고 진전돼 나가면 백지처럼 바뀔 것이다.”고 일축했다. 한나라당 홍준표 의원도 “현 정권이 386정권이라고 하고 사회전체가 불안하니까 대통령 탄핵시 권한대행으로서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한 고 전 총리의 인기가 올라간 것”이라며 “그러나 자신은 물론 두 아들이 병역면제를 받았다는 점에서 검증 대상에 오르면 상황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제3후보설은 이미 고 전 총리의 범주를 벗어나고 있다. 최근엔 서울대 폐지 반대 등 ‘쓴소리’를 마다 하지 않아 주목받은 정운찬 서울대 총장도 유력한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정 총장은 ▲본고사 폐지 ▲고교 등급제 ▲기여입학제 등을 금지한 교육부의 이른바 3불(不) 정책을 신랄히 비판해 이목을 끌었었다. 또 여권 핵심부에서는 한때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을 차기 후보로 진지하게 검토했었다는 얘기도 들린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지난 주 기자에게 “노 대통령을 둘러싸고 있는 386 그룹에서 최근 정 총장이나 진 장관 등 비(非)정치인 전문가를 차기 대선 주자로 옹립할 계획을 검토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전했다. 콘텐츠가 부족한 기성 정치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참신한 이미지와 전문성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컨셉트인 셈이다. 심지어 제3후보설은 여권이라는 범주에서만 머물지 않고 야권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한나라당 소속의 손학규 경기도지사 영입설까지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거론되는 사례만 해도 그렇다. 손 지사 영입설은 여권 내에서 검토되고 있는 여러 카드 중 8번째 정도라는 소문도 있다. 여당 모 중진의원의 한 측근은 5일 “정치지형에 따라서는 운동권 출신인 손 지사까지 여당 후보로 영입해 판을 키워야 한다는 주장도 내부적으로 오가는 상황”이라며 “그만큼 여권 차기 대선주자군의 범주가 넓고 유동적이라는 얘기가 된다.”고 말했다. 한편 손 지사측은 이에 대해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를 흠집내려는 여권의 음모”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될 것”이라고 펄쩍 뛰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되풀이되는 구악정치 분노하는 초선의원들

    정치를 바꿔보겠다며 17대 국회에 입문한 초선 의원들은 지금 정쟁(政爭)의 한 복판에 있다. 그 중에는 재빠르게 구태(舊態)의 옷으로 갈아입은 의원들도 있지만, 타개되지 않는 속수무책의 현실에 고민하는 의원들도 있다. 여야 대치가 극한으로 치달은 3일 초선 의원 4명을 만나 침묵 뒤에 가려진 속내를 열어봤다. 그들은 착잡함을 넘어 분노하고 있었다. KAIST 총장 출신인 열린우리당 홍창선(비례대표) 의원에게 국회의 의사결정 구조는 비(非)과학의 극치다.“의원들이 건설적으로 토론할 생각은 않고, 자기 지역구나 지지 기반만 우선시 하니 토론이 되겠습니까. 국가보안법만 해도 그래요. 무조건 폐지 찬성하고 무조건 반대하고가 어디 있습니까. 일단 머리를 맞대야하는 것 아닙니까.” 열린우리당 이상민(대전 유성) 의원은 더 노골적이다.“본회의장에서 소리 지르는 의원한테 가서 ‘왜 그렇게 하느냐.’고 물었더니 그래요.‘이렇게 해야 지역구에 가서 칭찬받는다.’고.20∼30%의 열성 지지층만 결집시키면 재선은 문제없고 심지어 후원금도 많이 들어온다는 거예요.” 한나라당 고진화(서울 영등포갑) 의원은 “제도가 바뀌면 정치문화도 바뀌어야 하는데 다들 기존 패턴을 버리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 의원은 좀더 근본적인 얘기를 꺼냈다.“지금 여야 관계는 양당에서 극단에 있는 사람 소수가 망치고 있는 겁니다. 강경파끼리 정쟁을 통해 상생(相生)하는 구도이지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은 뭔가 뒤가 구질구질한 경우가 태반이에요.” ‘그럼 왜 온건파들은 의원총회 같은 데서 의견을 개진하지 않느냐.’고 묻자 “우리같은 사람들은 극악스럽지 못해요. 목소리 큰 사람들이 극렬하게 나서면….”이라고 털어놓는다. 원내 지도부에 대한 불만도 표출됐다. 한나라당 박순자(비례대표) 의원은 신랄했다.“여당이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고 무조건 밀어붙이는 것도 문제이지만, 야당도 4대 입법 저지에만 얽매여 다른 것까지 무조건 반대하는 것은 옳지 않아요. 국민을 위하는 민생 문제에 대해서는 대안을 제시하는 게 야당의 자세 아닙니까.” 홍 의원도 열린우리당 지도부를 비판했다.“리더가 이 사람 말 들으면 이렇게 바뀌고, 인터넷에 무슨 글 올라오면 또 그쪽으로 가고. 어제 오늘이 달라요. 그러니 뭐가 되겠습니까.” 이 의원도 “아무리 강경파가 설쳐도 그 사람들이 총을 갖고 다닙니까, 대포를 들고 다닙니까. 끌려다니는 지도부가 무능해요.”라고 꼬집었다. 극에 달한 불만이 변혁으로 이어질까. 홍 의원은 “올해 말까지만 참겠다는 의원들이 많다. 내년부터는 침묵하는 다수가 목소리를 낼 것이다. 고름이 차면, 터지게 마련이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 의원은 ‘초선연대’라는 모임을 만들어 초선들이 정치문화 개조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협약을 제정하겠다고 했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화갑대표 “합당설 무슨 소리…소설 쓰나”

    한화갑대표 “합당설 무슨 소리…소설 쓰나”

    다시는 안 볼 것처럼 얼굴을 붉히며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던 열린우리당과 민주당 사이에 재결합설이 솔솔 피어오르고 있다. 집(민주당)을 뛰쳐나와 새 살림을 차렸던 열린우리당이 갑자기 민주당에 ‘구애’ 공세를 퍼부으면서 나돌기 시작한 관측이다. 단순히 집 앞에서 서성거리는 차원이 아니라, 돈이 움직이고 립서비스가 동원되고 있다. 최근 여권이 보여준 애정표현들을 보자. ▲민병두 의원, 민주당의 대통령 선거 빚 변제 의사 표명.(12월1일) ▲노무현 대통령, 김대중 전 대통령 칭송.(12월1일) ▲염동연 의원, 민주당 당료 출신 32명으로 ‘월요회’라는 모임 발족.(11월29일) ▲천정배 원내대표,“민주당과 큰 틀의 개혁을 위해 다시 만날 수도 있다.”고 말함.(11월17일) 단기적으로는 국가보안법 폐지 등 이른바 4대 입법을 위해서, 장기적으로는 내년 4월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과반의 틀’을 유지하기 위해 민주당과의 관계개선이 절실하다고 판단한 여권이 자존심을 내팽개쳤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하지만 갖은 설움 끝에 망가진 집안을 추스른 민주당은 적어도 외형상으로는 콧방귀를 뀌고 있다. 한화갑 대표부터가 완강하다. 2일 라디오에 출연한 한 대표는 합당설에 대해 “소설 쓰지 말라. 러브콜이라니, 우리가 무슨 남녀인가. 요즘 성매매금지법도 있는데….”라고 일축했다. 최근 2차례 재·보선에서 승리한 민주당으로서는 급할 게 없다는 눈치다. 정치권 관계자는 “합당이라는 것은 양측의 이해관계가 일치해야 가능한 만큼, 단기간 내에 가시적인 성과는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 당의장후보 “선거 못할판”

    내년 3월 열린우리당의 당 의장 선출 전당대회를 앞두고 겉으로는 계파간 세력판도가 화제가 되고 있지만, 정작 출마를 준비중인 후보 예상자들은 거액의 기탁금 마련 때문에 남모를 고민에 싸여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른바 ‘오세훈 법’으로 불리는 새 선거법과 정치자금법 등에 대한 불만이 배어 있는 셈이다. 고민은 올 3월부터 정치자금법이 ‘빡빡하게’ 바뀐 데서 비롯된다. 집회 형태의 후원회가 금지되고 온라인 송금을 통한 소액 후원만 허용됨에 따라, 대다수 후보 예상자들은 저마다 “기탁금 마련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하고 있다. A후보 예상자측은 “아직 대가없는 기부 문화가 일천해서 그런지 후원금이 잘 들어오지 않고 있다.”면서 “그나마 젊은 의원들은 몰라도 당 의장에 출마할 중진급의 경우 온라인 모금이 더욱 어려운 실정”이라고 털어놨다. 지난 1월 열린우리당의 의장 경선에 출마한 후보들은 기탁금만 1인당 7500만원씩을 냈다. 내년 3월에도 기탁금 규모가 이 정도로 정해질 경우, 웬만한 후보들은 자칫하면 사재를 터는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돈다. 또 재주가 ‘걸출한’ 의원이 연간 모금 한도(1억 5000만원)까지 후원금을 모은다 하더라도, 그 돈으로는 기탁금 내고, 선거운동 비용 하고, 평소 의정활동 비용으로 쓰기도 넉넉하지 상황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런 식으로 가면 경선 자금을 옛날처럼 편법 조달하고픈 유혹을 받는 후보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을 것”이라고 푸념을 늘어 놓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당 4대입법 강·온 갈등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입법의 운명을 바라보는 열린우리당의 ‘현재’는 서로 으르렁거린다. “한나라당이 끝내 반대하면, 국회의장의 직권상정으로라도 밀어붙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强)이라면,“야당이 완강히 반대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처리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의견은 온(穩)이다. 그런데, 이런 강과 온은 ‘과거’를 바라보는 자리에서 기묘하게 화해한다. 그 코드는 후회다.‘강’이 “지난 9월 노무현 대통령이 국보법 폐지 입장을 밝혔을 때 전광석화처럼 밀어붙였어야 했다.”고 푸념하면,‘온’은 “상황이 이렇게 될 줄 알았다면 지난 10월 국정감사가 시작되기 전에 과거사 진상규명법이라도 통과시켰여야 했다.”고 한숨짓는다. 과거의 후회는 현재의 긴장보다 솔직하다는 점에서, 미래를 내다보는 데는 아무래도 과거를 동원해야 할 듯싶다. 후회는 현실적 불가능의 다른 표현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현재의 사선(射線)에서 ‘강’을 역설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도 “4대 입법이 연내에 가능하겠느냐.”는 ‘가능성’의 질문 앞에선, 하나같이 위축된다.“되든 안되든 해야죠.”가 기자가 들은 가장 낙관적인 답변이다. 하지만 이런 빈곤한 솔직함마저 공식석상에 나오면 지조를 잃고 만다. 웬만한 ‘온’도 카메라 앞에서는 ‘강’으로 화장하기 십상이다. 지난 26일 국보법 등의 연내 강행 처리를 주장하는 당내 강경파 초선 의원들을 만나 “연내 처리 사실상 불가”를 토로했던(서울신문 11월29일자 보도) 천정배 원내대표는 29일 아침 상임중앙위원회 석상에서는 ‘강’을 역설했다.“한나라당이 끝끝내 (국보법) 상정조차 거부한다면 국회법에 규정된 모든 수단을 동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4대 입법의 연내 강행처리에 무게를 싣는 당내 시각은 많지 않다. 그런 점에서 천 대표가 이날 밝힌 ‘강’은 섬뜩하기보다는 쓸쓸한 느낌을 준다. ‘강’이 ‘강’답지 않은 데는, 법안 외적인 이유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내년 3월 당 의장 선출 전당대회를 앞둔 당내 역학관계는 4대 입법을 바라보는 데 있어 보다 복잡한 시각을 요구한다. 재야파와 개혁당파 등 비(非)당권파는 벌써부터 “내년 전당대회에서 국보법 폐지 실패 등 당권파의 개혁 입법 실패를 심판하자는 논리를 내세울 것”이라고 벼르고 있다. 역설적인 것은 이들 비 당권파 대부분이 ‘강’의 범주에 든다는 점이다. 이들에게 4대 입법의 실패는 곧바로 당권 가도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이런 메커니즘은, 이들이 4대 입법의 연내 처리에 그리 극렬하게 매달리지는 않을 것 같은 느낌마저 던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金복지 ‘소신성 발언’ 누가 조언하나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국민연금의 ‘한국형 뉴딜’ 투입과 관련, 연일 멈출듯 멈출듯 하면서 소신성 발언을 이어감에 따라, 김 장관의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조언그룹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충성심이 높은 운동권 출신 젊은 참모진이 거론된다. 그중에서 김 장관의 외곽조직인 한반도재단의 살림을 맡고 있는 문용식(46) 사무총장이 최근 가장 자주 전략적 보고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문 총장은 연기금 발언 파문을 전후해 김 장관의 국회 보좌진인 윤천원(42) 보좌관 등과 함께 수시로 여의도 한반도재단 사무실에서 회의를 하고 있다. 복지부 비서실의 기동민(39) 정책보좌관도 지근거리에 있는 참모다. 국회의원 중에서는 전대협 출신의 이인영 의원 및 정봉주 의원 등이 김 장관에게 애정어린 조언과 논리를 제공하고 있다는 전문이다. 한반도재단 산하 동북아전략연구소 소속 ‘386’ 학자 그룹(60여명)도 김 장관의 판단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그러나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김 장관은 주위 의견을 폭넓게 듣지만, 최종 선택은 본인의 숙고에 좌우되는 경향이 있다.”면서 “때문에 김 장관의 공개 발언을 듣고 자신의 조언과 정반대여서 놀라는 참모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겉으로는 패배했어도…김근태 ‘남는 장사’?

    겉으로는 패배했어도…김근태 ‘남는 장사’?

    23일 여권은 노무현 대통령이 연기금 활용방안에 대해 이의를 제기한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는 소문이 퍼지고 확인되는 과정에서 하루 종일 술렁였다. 김 장관이 즉각 사과하는 형식을 취함으로써 사태가 일단락되긴 했지만, 여권 내부의 불협화음이 만천하에 노출된 셈이어서 여운은 미묘하고 팽팽하다. ●노 대통령 “실망”, 김 장관 “죄송” 노 대통령은 지난주 말 칠레 방문 중에 김 장관이 연기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힌 사실을 보고받고 “나름대로 김 장관에 대해 배려를 했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을 수행중인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이 23일 아침 전했다. 앞서 전날 저녁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노 대통령이 ‘김 장관에 대해 최선을 다해 배려해 왔다고 생각했는데 참으로 아쉽고 실망스럽다. 연기금에 관한 문제 제기의 논리가 맞지 않고 문제를 제기하는 방식도 적절치 않았다.’고 말했다.”고 밝혔다는 소문이 당 안팎에 유포됐었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김 장관은 23일 오전 이해찬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해 “여러분이 걱정할 일이 있었다. 몇 말씀 드리겠다. 요즘 들어 연금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이 아닌가 걱정을 했고, 따라서 국민에게 온 힘을 다해 설득하는 외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국민연금은 안전하게 운용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국민에게 전달하고자 했던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홈페이지에 띄운)이번 글은 순전히 정책적인 문제 제기였을 뿐 일부에서 정치적으로 확대 해석하고 있는 것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몸을 낮췄다. 그러면서 “메시지에서 부처간 역할 문제를 지적한 것은 국민에게 상황을 설명하기 위해 부득이하게 언급한 것인데 결과적으로 많은 분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앞서 국무회의 직전 김 장관은 기자들에게 “국민연금의 관리감독은 복지부가 아니라 정부가 하는 것이다. 정리가 완전히 됐다.”고 발을 뺐다. 전날 “관리감독은 복지부가 해야 한다.”고 말했던 데서 후퇴한 셈이다. ●김 장관의 득과 실 얼핏 보면, 연기금 발언 파문에서 김 장관이 노 대통령의 신뢰를 잃어 ‘패배’한 듯하다. 하지만 그의 입장에서 정치적 득실을 따져 보면, 얻은 것도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우선 연기금 운용의 안정성에 대해 이의를 제기해 놓음으로써, 향후 연기금이 부실화될 경우 주무장관으로서 덤터기를 쓸 우려를 상당부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대권주자로서 흠집없이 ‘경력’을 관리해야 하는 김 장관에게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정치인 김근태’의 대중적 위상을 각인시킨 점도 소득이랄 수 있다. 김 장관은 입각 후 경쟁자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에 비해 업무특성상 부각이 안됐다. 더욱이 운동권 후배로서 자신의 계보로 분류되던 이해찬 총리가 새로운 대권주자로 급부상하자 위기의식을 갖게 됐다는 관측이 많다. 정치권 관계자는 “김 장관은 어차피 노 대통령과는 대립각을 세워 왔기 때문에 별로 기대할 것도 잃을 것도 없었다.”면서 “이번 파문으로 연기금 부실화를 걱정하는 여론의 인기도 얻고 당내 지지세력을 결집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고 분석했다. 이런 관점이 맞다면, 앞으로도 김 장관의 ‘돌출 행동’은 어떤 식으로든 재발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할 수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사병봉급 67% 인상

    현재 월 3만 5800원(상병 기준)인 사병 봉급이 내년에는 6만원으로 67.6% 대폭 인상될 전망이다. 국회 국방위는 22일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를 열어 여야 합의로 내년도 사병 월급을 인상키로 하고 필요한 예산을 증액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국방부는 사병 봉급을 월 4만 6600원으로 올리기로 하고 추가예산 666억원을 국방부 예산안에 반영했었다. 국방위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가 여야 합의로 사병봉급 인상을 결정함에 따라 전체회의와 예결위에서도 별다른 어려움 없이 관련예산이 증액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노빠 vs 김빠 연기금 사이버전쟁… 막말·저주 도배

    노빠 vs 김빠 연기금 사이버전쟁… 막말·저주 도배

    “누가 감히 ‘노무현 짱’님을 비판해?(노사모 마음) “너나 명개남이나 정말 웃긴다.”(수구) “아이고 애쓰십니다.”(막걸리) “한심한 뇌사모 알바 막걸리여.”(노무현) “뭐 이런 기 다있노.”(×발로마) “×발로마=뇌사모, 이게 노사모입니다.”(뇌사모) 지난 21일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의 인터넷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실린 글들이다. 지금 인터넷에서는 노무현 대통령 지지자와 김근태 장관 지지자들 사이에 ‘전쟁’이 한창이다. 속된 표현으로,‘노빠(노무현 오빠부대) 대 김빠(김근태 오빠부대)의 ‘사이버 대전(大戰)’으로도 불린다. 주요 전쟁터는 김 장관의 홈페이지다. 지난 19일 김 장관이 연·기금을 ‘한국형 뉴딜 정책’에 투입하는 데 대해 반대 입장을 밝힌 이후 불이 붙기 시작해서 3일이 넘도록 식을 줄을 모르고 있다. 김 장관의 발언이 알려진 19일 오후부터 22일 오후(5시 현재)까지 3일 동안 무려 900건이 넘는 글이 김 장관의 홈페이지에 쏟아졌다. 하루 평균 300건 이상이 실린 것이다. 18일 이전에 하루 평균 50여건이 올라온 것과 비교하면 6배 이상이 늘어난 셈이다. 김 장관을 비판하는 네티즌들의 공습에 김 장관 지지자들이 즉각적으로 반격에 나서면서 게시판이 도배되고 있는 것이다. 양측은 처음엔 비교적 논리적인 공방으로 맞섰으나,21일 노 대통령의 열렬 지지자인 명계남씨가 김 장관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글을 게재한 이후 자존심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김 장관의 지지자들이 “명계남 바보”“명계남이는 말조심해라.”라는 인신공격성 비난을 쏟아내자, 반대편에서는 김 장관을 가리켜 “양아치XX”라는 욕설과 함께 “‘근조’ 김근태”라는 저주에 가까운 글까지 무차별적으로 올리고 있다. 22일에는 ‘지티짱’이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이 “명계남씨 오늘 장관실로 오시오. 무릎꿇고 사과하시오.”라고 공격하자,‘딴지’라는 네티즌이 즉각 “조폭입니까? 무릎꿇어라니….”라고 반격한 글이 실리기도 했다. 일부 김 장관 지지자들은 아예 청와대를 기습 공격하기도 했다.‘김재훈’이라는 네티즌은 청와대 홈페이지로 쳐들어가 “노사모, 맹개남, 당신들이 노 대통령의 대변자가 되려하지 마라.”고 분풀이를 해놓았다. “인신공격, 감정싸움을 하지 말자.”고 자성론을 내놓는 네티즌도 있지만, 감정이 상할 대로 상한 양측의 험악한 기세를 누르기엔 역부족이다. 어떤 네티즌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익명으로 양측의 갈등을 조장한다는 주장도 한다.‘허허허’란 네티즌은 “딴나라(한나라당) 알바들이 노빠를 가장해 노빠와 김근태 지지자를 이간질시키는 몰지각한 짓을 하고 있으니, 확실히 박멸하자.”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의도 IN] ‘홈피 정치시대’

    정치인들이 부쩍 ‘가정’(home)에 충실하고 있다. 물론 온라인 상의 홈을 말한다. 보도자료나 기자회견을 통하기보다는 인터넷 홈페이지에 입장을 밝히는 경우가 늘고 있는 것이다.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19일 홈페이지에 ‘국민연금 증시 투입 비판’ 글을 올려 파문을 일으킨 것은 ‘홈페이지 정치’ 시대의 개막을 의미하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의 열렬 지지자인 명계남씨는 다음날 김 장관의 홈페이지에 들어와 “많은 이들이 그의 발언이 대선을 겨냥한 정치적 행보라고 한다.”고 정면 비판함으로써 홈페이지를 ‘중앙무대’로 옮겨 놓았다. 평소 홈페이지를 정치에 적극 활용하는 정치인으로는 역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꼽힌다. 박 대표의 ‘싸이월드’ 미니 홈페이지는 지난달 방문자수가 200만명을 돌파했다. 최근엔 동생 지만씨의 혼담에 대한 감회등 일상적인 개인사까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열린우리당 정장선·유시민·임종석, 한나라당 강재섭·원희룡·전여옥,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 등도 홈페이지를 적극 활용하는 정치인으로 꼽힌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기금 ‘한국형 뉴딜’ 투입 재확인

    연기금 ‘한국형 뉴딜’ 투입 재확인

    청와대와 정부, 열린우리당은 21일 연·기금을 ‘한국형 뉴딜(종합투자계획)’ 정책에 투입하는 방안을 당초 방침대로 추진키로 재확인했다. 그러나 연·기금 투자에 대한 국민적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수익성 있는 장기적·안정적 투자기반을 마련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열린우리당 박영선 원내대변인은 이날 고위 당·정·청 협의회 뒤 이같은 논의 내용을 밝혔다. 이에 따라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이 연·기금 투입에 반대하면서 촉발된 여권내 갈등은 일단 봉합되는 국면이다. 김 장관의 한 측근은 이날 “김 장관이 어제 열린 당·정·청 협의회에 참석했고, 거기에서 이미 합의가 이뤄졌다.”면서 “문제가 매듭지어진 것으로 봐도 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에 따르면, 당·정·청은 연·기금이 독자적 판단 아래 내년 경제 활성화를 위한 투자에 활용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 가자는 데 견해를 같이 했다. 이를 위해 기금관리기본법과 국민연금법, 민간투자법, 한국투자공사법 등 관련 경제법안을 이번 정기국회 회기 내에 처리하도록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당·정·청은 조만간 자체 실무회의와 야당과의 협상을 통해 이들 4개 법안에 대한 최종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박 대변인은 “기금관리기본법은 여야간에 의견 접근이 거의 이뤄졌다. 나머지 관련 법안도 이번 주중 상임위에 상정해 야당과 본격적인 협의를 벌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기금의 안정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구체적인 방안을 놓고 여권내에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특히 회의에 김 복지부 장관이 불참한 것을 놓고 갈등이 종식된 게 아니라는 관측도 나온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불참이 예고돼 있던 반면 김 장관은 회의 시작 직전에 테이블에 놓여 있던 명패가 갑자기 치워져 불참이 예정에 없던 것임을 확인케 했다. 한편 당·정·청은 정기국회에 계류 중인 민생경제 법안과 내년도 예산안을 원활히 처리하기 위해 정부와 여야 정당이 참여하는 ‘원탁회의’를 개최할 것을 한나라당에 제안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이미 각종 법안이 제출돼 국회운영과 관련된 부분만 남은 만큼 원내대표간에 논의해도 될 것”이라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협의회에는 이해찬 국무총리,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송재성 복지부 차관, 김병준 청와대 정책실장 등이 참석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공정법 개정안 국회常委 통과

    공정법 개정안 국회常委 통과

    출자총액제한제도 유지와 대기업 계열 금융보험사의 의결권 축소, 계좌추적권 재도입 등을 골자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18일 국회 정무위 전체회의에서 ‘반쪽 표결’로 통과됐다.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반발, 퇴장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 11명이 모두 기립 표결에 찬성함으로써 사실상 여당 단독으로 처리됐다. 민주당 이승희 의원 1명만 남아 표결에 참가했으며 반대표를 던졌다. ●한나라의원들 퇴장속 표결처리 최광 국회 예산처장 면직동의안 역시 한나라당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열린우리당 의원 11명과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 등 12명의 찬성만으로 가결됐다. 정부·여당의 입장이 대부분 반영된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본회의를 최종 통과하면 내년 4월부터 적용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경제4단체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기업의 투자 의욕과 일자리 창출을 저해할 것이 분명하다.”면서 “앞으로 경제난국 극복에도 많은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크게 우려된다.”고 강한 유감을 밝혔다. 개정안은 자산 규모 5조원 이상 기업집단, 즉 재벌의 계열사가 나머지 계열사의 지분을 25% 넘게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현행대로 유지하되, 지배구조가 모범적인 기업은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졸업기준’을 새로 도입키로 했다. 또 재벌 금융계열사의 의결권 한도를 현행 30%에서 오는 2008년까지 15%로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경제4단체 “기업 투자의욕 저해” 개정안은 기업의 부당내부거래 조사를 위한 계좌추적권, 즉 금융거래정보요구권을 3년 시한으로 재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계좌추적권 남용을 방지하기 위해 형사처벌 등 벌칙조항을 신설하는 등 발동 요건을 강화하고 신문사 등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신고포상금 지급 근거도 마련했다. 김상연 김경두 기자 carlos@seoul.co.kr
  • 당정, 부동산 등록세 0.5%P 추가인하 합의

    당정, 부동산 등록세 0.5%P 추가인하 합의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내년 보유세제 개편에 따른 급격한 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거래세를 1% 내리기로 한 데 이어 추가로 0.5%를 더 내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등록세율은 현행 3%의 절반 수준인 1.5%로 줄어든다. 당정은 16일 국회에서 천정배 원내대표와 김광림 재정경제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연석회의를 갖고 이같이 합의했다. 당정은 거래세 가운데 개인간 주택과 건물 거래시 적용되는 등록세율을 내리는 것이 실질적으로 세부담을 낮추는 효과가 크다고 보고 추가 인하 방침을 정한 것이다. 당정은 지난주 현행 3%인 등록세율을 2%로 내린다는 방침을 발표했었다. 당정은 그러나 개인이 법인으로부터 매입하거나 법원 경매를 통해 사들이는 등 매입가격이 파악되는 경우엔 등록세율을 2%로 적용키로 했다. 신축주택의 경우 과세표준 미비로 내년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인근 아파트 등 공동주택과 비슷한 수준으로 세 부담을 조정하거나 세금인상 상한선(50%)을 두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18일 의원총회에서 종부세 도입을 당론으로 확정한 뒤 김종률 의원의 대표발의로 법안을 국회에 제출, 연내 입법을 완료할 계획이다. 홍재형 정책위의장은 “오늘 회의에서 재정경제위원회와 행정자치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종부세 도입안을 만장일치로 지지하기로 했다.”면서 “당론으로 채택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의장은 1가구 3주택에 대한 양도세 중과세를 연기하는 방안에 대해 “정부가 알아서 추진할 것”이라고 말해, 당정이 연기하기로 합의했음을 시사했다.1가구 3주택 보유자 양도세 중과세는 3주택 보유자들이 집을 팔 경우 양도차익의 60%를 세금으로 환수하는 것으로, 정부는 당초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본격 시행할 방침이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정부 질문] 행정수도 위헌 결정 공방

    [대정부 질문] 행정수도 위헌 결정 공방

    충청도 출신 40대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16일 국회 대정부질문자로 총출동해 신행정수도 건설 위헌 결정을 내린 헌법재판소와 한나라당을 신랄하게 공격했다. 이에 맞서 반론을 제기한 야당 의원들은 공교롭게도 모두 비(非)충청권 출신이었다. 1957년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고향에서 고등학생 때까지 생활한 노영민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청주흥덕을 지역구에서 당선됐다. 1958년 대전에서 태어나 대학까지 고향에서 다닌 이상민 의원은 대전 유성에서 당선됐다. 1959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중학교까지 다닌 양승조 의원은 천안갑에서 배지를 달았다.1962년 충북 진천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공부한 김종률 의원은 증평·진천·괴산·음성에서 당선됐다. 1957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나 고등학교까지 다닌 김낙순 의원은 서울 양천을에서 당선됐다. 노영민 의원은 헌재가 관습헌법을 위헌 근거로 든 것과 관련,“1987년 개정된 성문헌법에 기초해 설립된 헌법재판소는 5000년 유구한 역사에서 볼때 아주 생소한 기구이며, 헌재 표현대로라면 관습헌법상 인정할 수 없는 기구”라고 비꼬았다. 양승조 의원은 “신행정수도특별법을 통과시키고 총선공약으로까지 내세워놓고 헌재의 위헌 결정이 나오자 환호작약한 한나라당의 이중적 태도는 충청도민을 포함한 온 국민으로부터 신랄한 비판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김낙순 의원은 “신행정수도건설 중단에 따른 종합적인 대책 마련은 빠르면 빠를 수록 좋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충환 의원은 “총리가 여론을 광범위하게 수렴하자는 야당과 언론의 요구를 무시해 결과적으로 대통령이 정권의 명운이 걸린 중대사라고 말한 신행정수도 건설을 실패로 이끌었다.”며 이해찬 총리 책임론을 제기했다. 같은 당 원희룡 의원은 정부와 여당이 청와대와 국회를 제외한 행정기관 이전을 대안으로 추진하는 것과 관련,“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 있는 상태에서 다른 모든 행정기관들이 이전한다면 지리적 문제로 국정운영에 어려움이 발생할 것”이라며 “정부와 여당, 야당이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분권을 위한 구체적인 안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주성영 의원은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안으로 현행 도(道)를 없애고 광역시 형태의 행정시스템을 도입하자는 것을 골자로 한 행정구역 개편론을 주장했다. 그는 “예산수립권과 조세징수권 등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으로 대폭 이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대정부 질문] ‘한국형 뉴딜’ 공방

    [대정부 질문] ‘한국형 뉴딜’ 공방

    ●기자 한국 국회에서 대정부 질문을 방청하신 소감이 어떻습니까. ●루스벨트 72년 전 내가 시행한 뉴딜 정책을 놓고 한국의 국회의원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다니 감격스러울 따름입니다. 다만 여당 의원들은 하나같이 뉴딜에 찬성하고 야당 의원은 죄다 반대하는 건 좀 이상합니다. ●기자 대통령께서 뉴딜을 시작할 때는 그렇지 않았습니까. ●루스벨트 그때는 대공황에 따른 엄청난 위기 상황이었기 때문에 여야가 따로 없었습니다. 내가 공화당원을 각료로 임명했을 정도이니까요. ●기자 그래도 나중엔 보수주의자들의 비판에 직면했고, 특히 당시의 경제회복은 뉴딜보다는 세계 2차대전 때문이라는 분석도 많은데요. ●루스벨트 뉴딜이 잘못된 선택이었다면, 국민이 나를 세번이나 대통령으로 뽑아 줬겠습니까. ●기자 그러나 ‘통화주의자’들은 재정확대 정책이 1970년대 ‘스태그플레이션’이란 심각한 기형아를 낳았다고 비판하는데요. ●루스벨트 경제는 선택의 문제요. 그런 식으로 따진다면 정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을 거요. 1932년 뉴딜 정책을 시행한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과의 ‘가상대화’다.15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여야 의원들은 연·기금 투입 등 정부의 ‘한국형 뉴딜’ 정책을 놓고 논쟁을 벌였다. 한나라당에선 윤건영 의원이 “재정 지출 확대는 일시적 총수요 증가 외에는 뚜렷한 효과를 갖기 어려울 것”이라고 비판했고, 이재창 의원도 “연·기금의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는 연기금 부실, 국민 세금부담 증가, 재정적자 확대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의원은 “한국형 뉴딜은 ‘국내총생산(GDP) 5% 증가’라는 강박증에서 나온 정치적 계획”이라고 비판했다. 임태희 의원은 “뉴딜은 ‘올드딜(Old Deal)’이고 ‘노(盧)딜’이요,‘노딜(No Deal)’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당 김효석 의원도 “투자 판단은 민간에 맡겨야지 정부가 나서서 사업을 정해 주고 수익률을 부정하는 순간 투자의 효율성은 물 건너가는 것”이라고 반대 대열에 가세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은 “국·공채보다 높은 수익률과 원금 회수가 보장된다면 연·기금 부실화 논란은 기우에 불과하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영선 의원도 “선진국들도 금리가 낮아지면 연·기금의 주식투자 비중을 늘렸다.”며 “시장경제를 하자면서 수익률을 높일 투자수단 자체를 원천봉쇄하는 것은 이율배반적”이라고 주장했다. 이헌재 경제부총리는 답변에서 “투자 여부는 연·기금이 결정하는 것이고 정부는 다만 수익성과 안정성이 좋은 프로젝트를 제공할 뿐”이라고 야당 주장을 반박했다. 김병일 기획예산처 장관은 “필수 사회기반 시설에 투자된 연·기금 자금에 대해서는 임대료 지급방식 등을 통해 국·공채 이자율에 장기투자 프리미엄을 가산한 적정 수익률을 보장할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거세지는 ‘대정부질문 무용론’

    국회 대정부질문이 거듭 정쟁으로 얼룩지면서 ‘도대체 이런 제도가 꼭 있어야 하나.’란 무용론(無用論)이 다시 나오고 있다. 지난달 28일 5일간의 일정으로 시작된 정기국회 대정부질문은 첫날부터 이해찬 총리의 ‘차떼기당’ 발언과 이에 따른 한나라당의 반발로 무려 14일간 중단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 막말과 욕설로 사사건건 충돌하면서 중단과 속개를 거듭하는 최악의 난장판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지금의 대정부질문은 존재의 가치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입을 모으는 것도 이런 부작용 때문이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민주화 이전에는 대정부질문이 야당의 유일한 진실 호소 통로였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금과 같은 수준의 대정부 질문이라면 없는 것만 못하다.”고 지적했다. 경희대 김민전 교수도 “장기적으로 대정부 질문을 축소하고 실질적인 입법활동 토대인 상임위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16대 국회에서도 대정부질문이 국회 파행의 빌미를 제공하긴 했으나, 이렇게 연속적으로 지저분한 이전투구를 벌인 적은 없었다. 이 총리한테 모욕을 당한 한나라당 의원들이 ‘총리 핫바지 만들기’로 지능적인 보복에 나서고, 이를 다시 여당 출신 의장단이 편파적으로 제지하면서 궤도를 이탈한 이번 대정부질문은, 남은 이틀간의 일정도 정상운행을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제헌국회 때부터 유지해온 대정부질문의 원래 취지는 행정부에 대한 입법부의 견제다. 그러나 그동안 대정부질문은 의원들이 단상에 서서 일방적으로 자신의 주장을 떠드는 ‘대정부연설’로 변질, 활용돼 왔다. 이런 자기모순을 바로잡기 위해 지난해 2월부터 의원과 국무위원간 ‘1문1답’ 형식으로 규정이 바뀌었으나, 오히려 의원들의 저질 수준만 더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지적이다. 장관에 비해 전문지식이 떨어지는 의원들이 태반이다 보니 논리적인 질문을 하기보다는 일방적으로 윽박지르거나 수박 겉핥기식 질문으로 일관하기 일쑤이고, 그나마 상당수 의원들은 바뀐 규정에도 아랑곳 없이 ‘연설’로 일관하는 무성의를 보여주고 있다. 대정부질문 무용론이 결정적으로 설득력을 갖는 부분은, 이 제도가 정쟁의 장으로 적극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다. 상대당 의원들과 국무위원, 언론 등이 주시하는 가운데 내뱉는 ‘정치적 수사’는 막대한 파장을 즉각적으로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정쟁을 선호하는 측은 언제나 ‘외도’의 유혹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여기에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리고 싶은 의원들의 소(小)영웅주의까지 반갑잖은 기폭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개혁을 자임한 17대 국회의원들 가운데 단 한명도 대정부질문 폐지론을 꺼내지 않는 것은 왜일까. 국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다음 선거때 자신의 의정활동을 알리는 데 대정부질문만한 홍보자료가 없기 때문”이라며 “다른 분야의 개혁은 목소리를 높이면서 정작 자신들의 기득권만은 내놓지 않겠다는 심산”이라고 꼬집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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