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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지도부 개편 소용돌이

    여야 지도부 개편 소용돌이

    지난 연말 치열한 대치정국의 후유증으로 여야가 새해 벽두부터 대대적인 지도부 개편의 소용돌이에 빠져들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천정배 원내대표, 이종걸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대표단이 4대 법안의 처리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1일 일괄 사퇴했다. 이부영 의장도 2일 밤 이미경·한명숙·김혁규 상임중앙위원 등과 만나 거취를 논의한 끝에 이들과 함께 동반 사퇴하기로 했다. 다만 3일 열리는 당 중앙위원회 회의에서 사퇴 후 재신임 여부를 물을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도 김덕룡 원내대표가 열린우리당과의 2차 합의문 서명과 관련해 당내 반발이 거세자 사퇴 문제를 심사숙고하고 있다. 아울러 김형오 사무총장과 임태희 대변인, 진영 대표비서실장 등 주요 당직자들이 대대적인 당 혁신작업과 맞물려 단행될 정기 인사를 앞두고 2일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열린우리당은 3일 상임중앙위원회를 열어 지도부 일괄 사퇴문제를 논의한다. 천 전 원내대표의 사퇴에 따라 홍재형 정책위의장이 원내대표직을 대행하게 됐으며, 이달 안에 후임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이 실시된다. 일단 사의를 표명하고 중앙위원회 회의의 재신임을 받기로 한 이 의장은 2일 “여러가지 의견들이 있고 만류하는 분들도 있어서 더 논의해서 결단을 내리겠다.”면서도 “원내대표는 의원총회를 열어 다시 뽑으면 되지만 문제는 당 지도체제인데, 올 4월 전당대회 때까지 잘 끌고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의장직 유지에 무게를 싣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 의장 측근도 “이 의장이 물러나면 이미경 상임중앙위원이 자동승계할 순번인데, 이 위원은 4월 전당대회에 출마해야 하기 때문에 승계할 수 없는 상황이고, 그렇다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가면 당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고 의장직 유지를 시사했다. 이 의장과 가까운 안영근 의원도 “4대 입법 무산의 책임은 천 원내대표만 지면 되는 것이며, 이 의장은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재야 강경파 출신인 한 의원은 “국보법 폐지 관철 실패에는 이 의장도 상당한 책임이 있는 만큼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올해 초 정기인사 때 일괄적으로 당직을 개편하겠다.”고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이는 이달 중에 당명 개정, 당 선진화작업을 마무리지은 뒤 일괄적으로 당직개편을 단행,‘제2 창당’에 버금가는 당의 면모 쇄신작업을 벌이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 대표는 김 총장 등에게 당직개편이 단행될 때까지 직무를 계속 수행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보수파로부터 4대 법안 협상과 관련, 인책론이 제기되고 있는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르면 3일 자신의 사퇴 여부를 포함한 거취에 대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與 세력구도 변화 바람·野도 당직개편 가시화

    與 세력구도 변화 바람·野도 당직개편 가시화

    ■ 與 이념따른 세력분화 예고 천정배 원내대표의 사퇴는 열린우리당의 세력적·이념적 분열상을 예상보다 이르게, 그러면서 적나라하게 노출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당장 이달 안에 후임 원내대표 선출 경선이 치러져야 하는 상황에서, 강경파 의원들이 이부영 의장의 동반 사퇴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번 사태가 1회성 ‘해일’에 그치는 차원이 아님을 상징한다. ●국보법 협상과정서 갈등 드러나 배경에는 지난 연말 야당과의 국가보안법 협상과정에서 드러난 복잡한 갈등이 깔려 있다. 당시 ‘친노(親盧)직계’를 포함한 중도보수 성향의 중진의원들은 천 원내대표의 협상력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이부영 의장에게 힘을 실어줬다는 게 정설이다. 당 관계자는 2일 “중진들로서는 국보법을 대체입법해서라도 연내에 마무리짓고 새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북핵문제 등 대통령의 정책을 뒷받침하길 바랐는데, 천 원내대표가 강경파의 입장을 반영한다면서 질질 끄는 모습에 등을 돌린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때 국보법의 대체입법 연내 합의처리 등을 담은 ‘3+1합의안’도 이 의장과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간 협상의 산물이었으며, 때문에 천 원내대표는 당시 “나는 합의한 일이 없다.”고 부인했다는 설명이다. 당내 강경파가 이 의장을 주화(主和)론의 ‘주연’으로 지목하면서 동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선 것은 이 때문이다. 그런데 기존의 세력 판도로 계산할 때, 이런 그림은 생소하다. 그동안 ‘천·신·정(천정배·신기남·정동영)’으로 불리는 당권파는 실용파로서 중진들과 가까운 그룹으로 분류됐고, 반대편에 진보적 색깔이 짙은 개혁당파와 재야파가 포진한 형국이었기 때문이다. 이번 국보법 논란으로만 보면, 당권파의 한 축인 천 원내대표가 강경파쪽으로 궤도를 이탈한 것처럼 보인다. ●개혁당파 - 당권파 제휴 불가능? 이런 변화에 대한 평가는 둘로 갈린다. 첫째는 본격적인 세력재편이라기보다는 1회성 관계 형성이라는 지적이다. 당권과 대권을 놓고 경쟁해야 하는 재야파 및 개혁당파가 당권파와 제휴하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로 이념에 따른 세력분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란 주장도 만만치 않다.2월 임시국회에서 다시 국보법 논란이 불붙으면, 강경과 온건쪽으로 줄서기가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野 당혁신·이름교체 신호탄 한나라당 지도부의 개편도 새해 벽두부터 도마에 올랐다. 무엇보다 1일 열린우리당 천정배 원내대표의 사퇴로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여기에 이날 단배식 뒤 김형오 사무총장을 비롯, 주요 당직자들이 일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직 개편은 당명 개정 등 대대적인 당 혁신작업과 맞물려 큰 폭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일괄사의 모양새로 朴대표 힘실어 주기 김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을 포함한 4대 법안 협상 합의문에 서명했다가 의원총회에서 거부당하자 거취를 놓고 심각하게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원내대표는 단배식 뒤 15년째 이어온 태백산 산행에 나섰다. 김 원내대표가 ‘결심’을 한다면 3일 공표할 가능성이 높다.4일부터 16일까지는 국회 운영위의 ‘아프리카 의회 운영 실태 시찰’ 일정이 잡혀 있다. 당내 전망은 엇갈린다. 한 핵심 관계자는 “박근혜 대표의 반응이 심했다.”면서 “이 정도 상황이라면 원내대표가 함께 가기 힘든 게 아닌가.”라고 사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반면 대여 협상창구로 김 원내대표만한 카드가 드물다는 점에서 유임을 점치는 관측도 나온다. 다른 핵심 당직자는 “구랍 31일 밤 의원총회에서 김 원내대표가 여야 2차 합의문에 대해 사과하자 김용갑 의원 등 일부 의원들은 인책론을 제기하며 강력 비판했지만 상당수 의원들은 격려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새 사무총장 김무성위원장·김문수의원 물망 나머지 주요 당직자 개편의 경우 일부는 유임이 예상되지만 일괄 사의의 모양새를 띠면서 박근혜 대표에게 ‘힘’ 을 실어주는 분위기다. 박 대표는 “아직 사퇴서를 받은 적도 없고 보고받은 적도 없다.”면서 “이달 말이나 새달 초 정기 인사가 있을 예정”이라고 말했다고 전여옥 대변인이 전했다. 전 대변인은 그러나 “당직 개편은 당 혁신과 당명 개정 등과 동시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더 앞당겨질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새 사무총장으로는 김무성 국회 재정경제위원장과 3선의 김문수·권철현 의원 등이 물망에 오른다. 후임 대표 비서실장과 대변인은 하마평만 무성하다. 다만 공동 대변인체제에서 단일 대변인체제로 바뀔 것으로 알려져 전여옥 대변인이 유임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종수기자 vielee@seoul.co.kr
  • [광복60주년 여론조사] (2)흡수통일이냐, 연방제냐

    [광복60주년 여론조사] (2)흡수통일이냐, 연방제냐

    우리 민족에게 ‘광복’의 다른 이름은 ‘분단’이다. 광복의 주년(周年)과 분단의 주기(周忌)는 정비례한다. 광복 60주년에 우리는 그래서 환호할 수가 없다. 하지만 우리는 포기하지 않는다. 식민(植民)이 광복을 부르고 광복이 다시 분단을 낳은 급반전의 현대사를 발가벗고 관통한 우리는, 다음 무대에 통일이라는 해피앤딩의 대반전이 기다리고 있음을 온몸으로 직감한다. 광복→분단→통일의 변증(辨證)적 해몽을 우리는 믿는다. 우리는 감격적인 통일의 순간에 지하의 애덤 스미스가 환생해 “남북한의 통일을 완성한 ‘보이지 않는 손’이 이제 한민족의 번영을 이끌 것”이라며 ‘통일 국부론’을 설파하는 장면을 꿈꿔 본다. 동시에 우리는 카를 마르크스가 살아나와 “분단은 그 자체의 모순으로 파국을 맞았고, 한민족 모두가 주인되는 통일이 도래한 것”이라며 ‘통일 선언문’을 뿌리는 광경을 꿈꾼다. 우리는 스미스와 마르크스가 통일된 한반도에서 화해하길 희망한다. 하지만 꿈은 아직 꿈일 뿐이며, 만져지는 현실은 냉엄하다. 서울신문과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가 공동기획한 신년 여론조사에서 우리 국민은 남한식 자유민주체제에 대한 강한 애착과 동시에 북한식 공산주의 체제와의 공존에 큰 거부감을 보였다. 이번 조사에서 서울신문은 국민들이 선호하는 ‘통일의 방식’을 최대한 정확히 파악하기 위해 아주 공격적인 질문을 던졌다. ▲문항1▶민주적이면서 남한에 의한 흡수통일이어야 한다. ▲문항2▶남북한이 합의하면 북한이 주장하는 연방제에 의한 통일도 무방하다. 문항1의 ‘흡수통일’은 북한이 심하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용어이고, 문항2의 ‘북한이 주장하는’이라는 표현 역시 상당히 직설적이다. 응답자 입장에선 심리적 압박감이 느껴질 만큼 솔직한 답변을 요구하는 질문이다. 결과는 눈동자를 크게 하기에 충분했다. 예상보다 문항1에 대한 지지가 압도적으로 높게 나온 것이다. 조사 대상자의 65.6%가 민주적 흡수통일을 찬성한 반면, 반대한 사람은 20.5%에 그쳤다. 반면 조사대상자의 절반 이상(50.7%)이 연방제 통일에 반대했고 27.4%만이 지지했다. 민주적 흡수통일은 예컨대 ‘독일식 통일’을 말한다. 북한을 남한식 자유민주체제로 흡수하는 방식으로, 북한 체제를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다. 반면 ‘연방제 통일’은 남북한이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라는 각자의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는 방식이다. 조사에 참여한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의 김형준(국민대 교수) 부소장은 “정치권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밑바닥 민심의 변화속도는 늦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라며 “우리 국민의 다수는 통일에 관한 한 아직 보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나이가 많을수록 흡수통일 방안을 지지했지만 그 차이는 크지 않았다. 우리 체제에 대한 자신감과 북한 체제에 대한 거부감이 전 연령에 걸쳐 고르게 나타났다. 50대의 69.1%가 지지했지만 20대도 10명 중 6명 이상(61.7%)이 흡수통일 방안을 지지했다. 반면 연방제에 대해서는 40대의 지지율이 29.8%로 가장 높았으며, 오히려 20대(23.4%),30대(27.3%)가 약간 더 낮았다. 김 부소장은 “20대의 경우 30∼40대보다 보수적이며 이념적 마인드가 흐린 편”이라고 분석했다. 흥미로운 것은 스스로 진보적이라는 사람들의 태도다. 자신을 ‘매우 진보적’이라고 한 응답자 가운데 단지 22.6%만이 흡수통일에 반대했다. 반면 이 사람들 중 40.9%가 연방제 통일에 반대했다. 진보든, 보수든 통일국가의 체제가 자유민주주의가 돼야 한다는 대전제에는 이론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흡수통일에 대한 지지 의견을 ‘적극 동의’와 ‘대체로 동의’로 분리할 경우, 대구·경북(TK)지역에서 흡수통일에 ‘적극 동의’한다는 비율이 56.7%로 압도적으로 높게 나왔다. 다른 지역(서울 37.2%, 호남 34.9%)에 비해 ‘완고한 보수성’을 보여준다. 반면 같은 영남권이면서도 부산·경남(PK)지역 응답자는 ‘적극 동의’가 29.5%에 그쳐 TK에 비해 훨씬 ‘리버럴한’ 성향을 보였다. 연방제에 대한 반대의견을 ‘전혀 동의하지 않음’과 ‘별로 동의하지 않음’으로 나눠볼 때도 역시 대구·경북의 ‘전혀 동의하지 않음’이 38.5%로 강원·제주(40%)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부산·경남(19.7%), 호남(23.9%)과 차이가 컸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北은 어떤 대상인가 분단 이후 북한은 우리에게 위협의 대상이면서도 화해의 상대였다. 이런 양면성의 딜레마가 여전히 우리를 고민스럽게 하고 있음이 이번 여론조사에서 확인됐다. 북한을 무서워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북한을 도와줘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비율이 팽팽하게 갈렸다. 양 집단의 차이가 10%포인트를 넘지 않았다. 북한에 위협을 느낀다고 답한 사람(36.9%)보다 그렇지 않은 사람(43.1%)이 약간 더 많았고, 북한에 대한 지원을 가능한 한 많이 해야 한다는 의견(43%)이 그렇지 않은 사람(37.3%)보다 조금 많았다. 우리 체제에 대한 자신감이 확고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지 못하는 국민이 적지 않은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최근 국가보안법 폐지 반대 여론이 만만치 않은 것도 이같은 심리와 무관치 않은 것 같다. 그래도 북한을 위협의 대상보다는 지원의 상대로 보는 시각이 조금이라도 더 많은 것은 의미있는 추세라 할 만하다. 정치권이 대북 화해협력정책을 외면할 수 없는 이유가 수치로 입증된 셈이다. 연령이 낮고 학력이 높은 국민일수록 위협을 덜 느끼며, 대북 지원에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북한이 위협적이다.”고 답한 의견은 50대 이상에서 절반에 육박(48.1%)했으나,20대에서는 30.3%에 그쳤다. 중졸 학력 이하에서는 43.5%가 위협을 느끼지만 대학 재학 이상은 35.1% 정도만 위협적이라고 생각한다. ■서울·40대 “못했다” 호남·20대 “잘했다” 노무현 정부의 미국에 대한 동맹정책에 대한 평가에서는 긍정과 부정이 비슷하게 나타났다.“잘못했다.”(37%)는 응답이 “잘했다.”(34.9%)보다 약간 많았으며,“보통이다.”는 의견도 28%를 점했다. 한·미동맹에 있어서도 역시 연령이 낮을수록, 그리고 진보 성향이 강할수록 긍정 평가가 좀더 많은 편이다.20대의 경우 응답자의 40%가 “잘했다.”고 대답,“잘못했다.”(38.3%)는 의견을 근소하게 앞섰다. 이런 현상이 30대 이상으로 넘어가면 살짝 역전된다.“잘했다.” 대 “잘못했다.”의 비율이 30대(37.1% 대 37.9%),40대(33.1% 대 41.4%),50대이상(31.5% 대 32.2%)로 분석됐다. 호(好)·불호(不好)가 이처럼 비등하게 나타나는 것은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이 절묘하거나, 아니면 일관성이 없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현 정부가 주한미군 문제와 대북정책에 있어 전에 비해 목소리를 키우기는 했지만, 이라크 파병과 같은 결정적 사안에서는 미국에 적극 협조하는 등 상반된 태도를 보인 것이 국민의 판단을 어렵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어쨌든 일부 보수세력의 우려와는 달리,50대 이상의 상당수가 노무현 정부의 대미정책을 긍정평가한 대목은 눈길을 끈다. 한·미동맹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는 학력별·소득별·지역별 편차가 크지 않고 고르게 나타났다. 다만 지역적으로 서울의 경우 “못했다.”(44.9%)는 응답이 “잘했다.”(31.1%)는 대답을 비교적 큰 격차로 앞섰다. 반면 호남은 “잘했다.”(44.1%)는 평가가 “못했다.”(31.2%)는 평가보다 많았다.
  • 여야 金의장 중재안 수용

    여야 金의장 중재안 수용

    2004년의 끝이 불과 2시간여 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 가까스로 국회가 정상화됐다.31일 여야는 막판까지 치졸한 ‘힘겨루기’를 거듭하다가 김원기 국회의장이 전격 제안한 중재안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밤 9시에 본회의가 열렸으며, 이날이 처리 시한인 이라크 파병연장 동의안과 내년도 예산안이 턱걸이로 통과됐다. ●전격 합의 경위 이날 저녁 8시20분쯤 국회 본회의장의 국회의장석 주변을 20시간 이상 점거하고 있던 한나라당 의원들이 하나둘 자리를 털고 일어나면서 지루했던 파행이 종료되는 징후가 포착됐다. 거의 동시에 김원기 국회의장이 중재안을 천명하는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고집불통’의 양측을 화해시킨 중재안은 전날 한나라당이 파기한 합의문의 ‘개정판’이었다. 김 의장은 “한나라당측에서 합의서 불이행이 잘못된 것임을 인정하면서도, 합의서 내용 중 과거사법을 내년 2월 임시국회로 연기해달라고 요청해왔다.”며 한나라당의 요구를 그대로 반영한 타협안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전날 합의문 내용을 기준으로 따져보면, 열린우리당이 ‘과거사법’ 처리를 손해본 셈이 됐다. 새 타협안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연히’ 즉각적으로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저녁 8시 40분 긴급소집된 한나라당 의원총회에서는 합의안이 만장일치 박수로 추인됐다. 그러나 각론에서 박근혜 대표는 “신문법은 세계 어느 나라에도 유래가 없는 만큼 일단 처리는 하되, 모두가 반대표를 던져달라.”고 당부했다. 특히 고흥길 의원은 신문법 표결 처리를 반대하면서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기금관리법과 민간투자법 등 ‘뉴딜 법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당부했다. 반면 열린우리당은 긴급 소집된 의원총회에서 강경파인 임종인·정봉주·유시민 의원 등은 “국회의장이 국회법에 따라 법안처리를 안하고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성토하며 반발했으나, 다수가 중재안에 찬성 의사를 밝히면서 대세는 수용쪽으로 판가름났다. 민주노동당은 밤 9시 30분쯤 본회의가 개의되기 직전 국회의장석 앞에 서서 ‘민생개혁 실종, 야합 규탄’이라는 종이 표지판을 나란히 들고 침묵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손봉숙 의원이 본회의 5분발언에서 “4인 회담이라는 것 때문에 비교섭단체 의원들은 하염없이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면서 분통을 터뜨렸다. ●경호권 발동설에 한때 긴장 앞서 오전 11시 김원기 의장이 본회의장 진입을 시도하면서 한때 긴장감이 감돌았다. 김 의장이 기자회견을 통해 ‘경호권 발동’을 시사했다는 얘기를 듣고 여야 의원들이 본회의장으로 우르르 몰려들었다. 지난 3월12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사태 때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국회의장석 주변을 점거했지만, 이날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자리를 대신 차지해 공수(攻守)가 뒤바뀐 꼴이었다. 11시 23분쯤 김원기 의장이 본회의장 왼쪽 출입구를 통해 입장했다. 하지만 몇걸음 옮기기도 전에 한나라당 이상배·안경률·박창달·김희정 의원 등 10여명이 길을 막아섰다. 김 의장은 “국민 앞에 이런 부끄러운 일이 있을 수가 없다..”며 길을 열어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첫번째 합의는 여당이 깼다. 한번 더 협상을 중재해 달라.”고 호소했다. 의석에 앉은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전날 양당 원내대표가 서명한 합의문을 일제히 들어 “합의대로 하세요. 국회법대로 처리합시다.”라고 소리쳤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자 김 의장은 “이런 상황이 계속되는 한 다른 선택이 없다. 가능한 모든 법적인 절차를 밟을 수 밖에 없다.”고 경호권 발동을 시사한 뒤 “돌아가 잠깐만 기다려볼테니까. 그 사이 결론이 안나면 안된다.”고 일단 발길을 돌려 퇴장했고, 이후 8시간 이상 지루한 대치가 계속됐다. 김상연 박지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
  • 내년 2월 與 과반의석 유지가 변수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처리가 결국 해를 넘겨 내년으로 넘어갈 공산이 커졌다.31일 하루가 남아있긴 하지만, 여야 합의를 통해 순조롭게 처리될 가능성은 없는 분위기다. 따라서 여야는 내년 첫 임시국회가 열리는 2월로 전선(戰線)을 이동시키게 됐다. 하지만 전황(戰況)은 올해보다 훨씬 더 격렬할 것으로 보인다. 열린우리당 입장에서 ‘2월’이란 시기는 더이상 후퇴하기 힘든 ‘마지노선’의 성격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한나라당 역시 4대 법안 처리를 완강히 저지할 태세에는 변함이 없다. 열린우리당으로선 무엇보다 내년 4월을 전후해 당의장 선출 전당대회와 국회의원 재·보선 등 당 안팎에 대형 행사가 줄줄이 예정돼 있어 2월을 넘어가면 당력을 집중하기 쉽지 않다. 정치 일정상 2월을 놓치면 하반기 이후에나 ‘작전 타임’을 다시 잡을 수밖에 없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는 2월을 기해 열린우리당의 ‘화력’이 급격히 약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현재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열린우리당 의원들 가운데 상당수가 ‘이변이 없는 한’ 내년 2월쯤 의원직을 잃을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현재 150석인 열린우리당은 과반이 무너지게 된다. 이렇게 되면 여당 단독의 회의 소집이 불가능해지는 등 올해보다 국회 운영이 훨씬 열악해지게 된다. 이때문에 여야 합의가 또다시 불발될 경우 열린우리당으로서는 올해보다 훨씬 강도높게 단독 국회를 불사할 가능성이 높다. 내년 2월에는 올해처럼 예산안이나 이라크 파병안 등 시급한 현안이 없어 ‘밀어붙이기’에 한결 부담이 적다는 이점도 있다. 여기에 원내대표 임기(5월)가 얼마남지 않은 천정배 원내대표의 의지까지 가세하면 화력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2월 국회에서 여야가 극적으로 합의할 가능성도 여전히 열려 있다. 국보법의 경우 연말 지도부 회담에서 여야가 대체입법을 방향으로 상당부분 의견을 접근시켰다는 점은 전망을 밝게 하는 요인이다. 최대 난제인 국보법 7조의 찬양·고무 조항 조율 여부가 타협의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여당 입장에서 2월을 놓치면 17대 국회 임기 안에 국보법 폐지안 처리는 영영 힘들 것”이라며 “강행 처리냐 타협이냐의 관건은 여론의 향배”라고 말했다. 4대 법안 가운데 과거사진상규명법과 언론관계법 처리는 비교적 낙관적인 상황이다. 여야의 의견차가 대부분 좁혀진 단계다. 하지만 과거사법의 경우 심의과정에서 원안의 취지가 크게 훼손되는 등 ‘누더기 법안’이라는 비판도 있어 원점에서부터 다시 논란이 일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언론관계법 역시 ‘정기간행물 등록에 관한 법률’(신문법)에 대해서는 합의가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방송법 등 민감한 법안에 대한 이견은 여전히 현격한 상황이어서 역시 논란의 불씨는 남아 있다. 김상연 박록삼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핏대내며 싸우다 농담·폭소…‘코미디 법사위’

    국민들이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현장을 직접 목격했다면 이 나라를 떠나버리고픈 심정이 간절했을 것이다. 그만큼 이날 의원들이 국가보안법 폐지안 토론 여부를 놓고 보여준 행태는 한심함을 넘어 분노를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여야 의원들은 나라의 운명을 온통 짊어진 것처럼 핏대를 올리며 싸우다가 누군가 농담성 발언을 던지면 킬킬거리며 폭소를 터뜨리는 언행을 반복, 도대체 국사(國事)를 논하는 자리인지 한바탕 놀아보자는 희극무대인지 헷갈리게 했다. 특히 실망스러운 점은 코미디의 ‘주연배우’들이 대부분 개혁을 자임한 초선 의원이라는 사실이다. 소동은 열린우리당측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이 한나라당 의원들이 불참한 가운데 오후 1시50분 한나라당 소속 최연희 법사위원장 자리에서 개의와 함께 국보법 폐지안 상정을 전격 선언하고, 이를 듣고 최 위원장과 한나라당 의원들이 들이닥치면서 시작됐다. 최 위원장은 개의가 무효라고 지적했으나, 열린우리당 선병렬 의원과 민주노동당 노회찬 의원은 제안 설명을 강행했다. 이에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이 달려들어 노 의원의 책상을 넘어뜨리고 의자를 걷어찼다. 그러자 열린우리당 정성호 의원이 주 의원의 가슴을 밀치는 등 양당 의원들이 몰려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험악한 분위기 속에서 법사위원이 아닌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가 들어와 “조용히 하세요.”라고 소리치자, 노회찬 의원이 “자네, 누구야.”라고 쏘아붙여 폭소가 터졌다. 이에 남 수석부대표가 “그러는 자네는 누구야.”라고 받아쳤고, 노 의원이 다시 “뭐, 작아서 보이지도 않는구먼.”이라고 비아냥거리는 등 유치한 언쟁을 벌였다. 한나라당 김정훈 의원이 선병렬 의원 자리로 다가가 여당이 국회법을 어기고 있다며 국회법 책자를 들이밀자, 선 의원은 그것을 잡아채 바닥에 내팽개쳤다. 옆에 있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어때, 김 의원은 우리 선 의원한테 안 되지.”라고 약을 올렸다. 주성영 의원이 우원식 의원한테 “야, 야”라고 신경질을 내자, 우 의원은 “말조심해. 주 의원 몇살이오. 나이도 어린 사람이 어디서….”라고 받았다. ‘코미디’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지도부로부터 본회의에 참석하라는 지시를 전해듣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퇴장하면서 1시간 만에 싱겁게 끝났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내 처리” “저지”… 또 난장판

    ‘4인 대표회담’이 정치적 타결없이 종료되자 여야는 28일 쟁점 법안 처리를 놓고 일부 국회 상임위에서 격렬하게 대립하면서 연말 정국이 또다시 얼어붙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단독처리 반대 당론을 변경한 민주노동당의 공조를 얻어 ‘연내 처리’를 다시 천명하고, 한나라당은 결사 저지 태세를 굳히면서 4대 입법 처리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서도 친일법에 대해서는 여야가 합의를 이끌어내는 등 화전(和戰)이 동시에 펼쳐졌다. ●‘힘으로 처리’vs‘몸으로 저지’ 열린우리당은 이날 상임중앙위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4대 법안 등을 강행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밝혔다. 소속 의원 전원에게는 오는 31일까지 해외 여행을 금지하는 등 단독 처리 가능성에 대비했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국회법이 부여하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민생법안을 빠른 시간 안에 처리해야 하며, 국회의장도 국회법에 따라 국회를 운영해 줄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나라당은 주요 당직자회의와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어 조속한 회담 재개를 통한 합의 처리를 촉구했다. 박근혜 대표는 의총에서 “4대 법안은 국가를 떠받치는 가치인 자유민주와 시장 경제를 훼손하는 것”이라면서 “거기에 동의한다면 한나라당도 역사의 책임을 피할 수 없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국보법은 연내 처리 난망 최대 쟁점인 4대 법안과 ‘한국형 뉴딜 3법’ 등은 과거사법을 제외하고는 소관 상임위를 통과하지 못해 열린우리당으로선 김원기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외에 대안을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그래서 4대 법안 중 과거사법을 제외하고는 연내 처리가 사실상 물건너갔다는 분석이 여당에서도 나온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이날 저녁 김원기 국회의장과의 만찬에서 4대법안과 ‘한국형 뉴딜’ 관련 3개법안의 연내 처리를 위해 직권상정을 촉구하자 김 국회의장이 “오늘은 아무 말을 안하는 것이 낫겠다.”면서도 “적절하다고 생각한 선에서 하겠다.”고 밝혀 귀추가 주목된다. 열린우리당 한 의원은 “김 의장의 생각이 변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다.”면서 “과거사법이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해 예산안과 이라크추가파병동의안은 오는 30일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은 편이다. 한나라당이 소속 의원들의 자유투표에 맡길 움직임을 보이기 때문이다. ●친일법은 만장일치로 법사위 통과 법사위는 전체회의에서 ‘일제 강점하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을 만장일치로 처리, 본회의로 넘겼다. 개정안은 조사 대상을 소위 이상 일본군, 모든 계급의 헌병·경찰, 동양척식회사와 식산은행의 중앙 및 지방간부로 하는 등 대폭 확대했다. 정무위는 전체회의에서 올해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은 이헌출 전 LG카드 사장과 유회원 론스타 한국법인 대표를 국회 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한편 여야는 과거사법과 관련,‘8인 실무협상회담’에서 과거사 진상규명을 위한 조사범위에 대해 잠정 합의했지만 행자위 법안소위에서 여당이 단독으로 과거사법을 처리한 뒤 전체회의 상정을 시도하려고 하자 한나라당의 강력 반발해 무산됐다. 교육위도 법안소위에 계류 중인 사립학교법 개정안을 처리하는 문제로 파행 운영됐다. 문소영 김상연 박지연기자 symun@seoul.co.kr
  •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끝) 열린우리당 ‘휠체어 의원’ 장향숙의원

    [아듀 2004 벽을 깬 마이너리티] (끝) 열린우리당 ‘휠체어 의원’ 장향숙의원

    당신이 이 땅에서 최악의 마이너리티라는 사실을 알았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적어도 장향숙 의원은 이런 질문에 답할 자격이 있다.46년 전 장향숙이 세상에 나왔을 때 아버지는 크게 기뻐하지 않았다. 그 시절 아버지들에게 내리 세번째 딸을 본다는 것은 ‘시행착오’의 의미 정도에 그쳤는지도 모른다. 장향숙의 입장에서 여성이라는 사실은 마이너리티로서의 신고식에 불과했다. 출생 1년반 만에 소아마비로 다리를 못쓰게 되고 초등학교 근처에도 가지 못하면서 장향숙은 마이너리티로서의 ‘3대 자격증’을 모두 섭렵하게 된다. 올해 4월 총선을 앞두고 장향숙이 열린우리당의 비례대표 후보 1번으로 지명됐을 때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 것도 역설적이지만 그의 화려한(?) 마이너리티 이력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처음엔 ‘정치인 장향숙’이 주목받지 못하는 걸림돌로 작용했다. 사람들은 여전히 ‘금배지를 단 마이너리티’라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볼 뿐이었다. 그런데 막상 경쟁이 시작되자 장향숙은 보란듯이 ‘머조리티(다수)’의 편견을 부수기 시작했다. 그는 지난 9월 국정감사에서의 활약상을 인정받아 ‘NGO 국감모니터단’으로부터 ‘베스트 의원상’을 받는 등 각종 우수 의원상을 휩쓸었다. 1급 장애인인 그는 휠체어를 끌고 국회나 당에서 열리는 모든 회의에 한번도 빠짐없이 참석함으로써 성한 몸으로 결석을 일삼는 ‘건장한 다리’들을 부끄럽게 했다. 무학(無學)의 그는 방대한 독서량과 깊은 사색으로 핵심을 짚어냄으로써 번드르르한 졸업장을 오히려 무색하게 했다. 여성인 그는 화장할 시간을 일하는 데 쏟아부음으로써 교언(巧言)과 영색(玲色)으로 분칠하느라 시간을 허비하는 남성 의원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돌아보게 했다. 이제 처음 질문에 대한 장향숙의 답변을 들어볼 때다.“내가 마이너리티라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고 마이너리티가 우리사회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해야 할 역할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고 목소리를 강하게 내야 한다. 마이너리티라는 사실이 반드시 불리한 것만은 아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달라진 정치풍속도] 1인보스·권위주의 ‘끝’

    [달라진 정치풍속도] 1인보스·권위주의 ‘끝’

    2004년 올해 정치 현장의 풍속도는 과거에 비해 크게 달라졌다. 상향식 공천제 도입으로 1인 보스 체제와 권위주의가 사라졌다. 또 검찰의 불법정치자금 감시 강화로 금권정치 문화가 눈에 띄게 약해졌다. 이런 세태와 맞물려 전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현상들이 나타났다. 정치권의 오랜 종사자들은 “과거 수십년간의 변화를 합친 것보다 올 한해의 변화가 더 큰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체급이 내려갔다” 최근의 ‘4인 대표회담’은 여러모로 생소한 정치형식이다. 과거 당 대표들은 실무진이 사전에 현안을 모두 조율해놓으면, 맨 마지막에 만나 폼잡고 사진 찍는 게 보통이었다. 하지만 지금 여야 대표들은 매일 몇시간씩 배석자도 없이 ‘재미도 없는’ 법조문을 놓고 씨름하고 있다. 회담이 끝난 뒤에는 대변인이 아니라 원내대표가 직접 브리핑을 한다.“권위주의가 사라지고 있는 방증”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한편으론 “그만큼 아랫사람들을 믿지 못하는 것이며, 한번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 삭막한 정치문화가 도래했다.”는 분석도 있다. ●“통제가 안 된다” 지난 22일 열린우리당 의원총회에서 이부영 의장은 무척 당황스러운 표정이었다. 인사말을 끝내고 외부 일정 참석차 자리를 뜨려하자 초선인 임종인·김형주 의원 등이 “당이 망해가는데 꼭 가야 하겠느냐.”고 가로 막고 나선 것. 과거 기준으로는 새까만(?) 초선 의원이 공개석상에서 당 대표한테 대드는 것은 상상도 못하던 일이다. ‘3김(金) 시대’때와 같은 당 지도부의 공천권과 자금력이 사라지자 의원들이 특정인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일견 상향식 민주정치가 정착된 측면도 있지만, 지도부 입장에서는 영(令)이 안선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지도부가 여야 협상을 해와도 걸핏하면 의원들이 반발하니 되는 일이 없다는 푸념이다. ●“부대변인이 안 보인다” 과거 브리핑의 상당부분은 부대변인들이 담당했다. 한나라당 장광근, 민주당 장전형 부대변인 등은 대변인 만큼 TV에 자주 나와 싸웠다. 그런데 17대 국회에서는 각당이 공동 대변인제를 채택함으로써 부대변인들이 브리핑에 나설 기회를 좀처럼 갖지 못하고 있다. 열린우리당만 하더라도 모두 3명의 현역 의원이 대변인이 활동하고 있고, 한나라당도 2명이 공동 대변인을 맡고 있다. ●중앙당사 유명무실 정치부 기자들은 최근 몇달 동안 중앙당에 갈 기회가 없었다. 주요 일정이 모두 국회에서 잡혔기 때문이었다. 과거에는 국회가 안 열리는 날이면 기자도 당직자도 중앙당으로 옮겨갔지만, 지금은 다르다. 여야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허름한 당사를 찾아 여의도를 떠난 것이 계기가 됐다. 거리가 먼 중앙당에 있다가는 국회에서 벌어지는 긴급 상황에 대처하기 힘들다 보니 ‘거주지’를 국회로 단일화한 것이다. 이러다 보니 최근엔 당 소속 부대변인과 당직자들까지 소속을 아예 ‘원내’로 바꿔 국회로 들어와 있는 바람에 중앙당사는 ‘유령 건물’처럼 썰렁하다.A당의 한 당직자는 “이럴 바에는 차라리 당사를 없애버렸으면 좋겠다.”고 털어놨다. ●사무총장 위상 약화 과거 당의 사무총장은 1인 보스의 수족이자 ‘실세’의 대명사였다. 정보·자금·조직을 주무르면서 막강한 권한을 행사했다. 하지만 지금 여당의 사무총장은 이름이 사무처장으로 바뀌었으며, 권한도 사무처의 단순 관리자 역할로 축소됐다. 재정권과 인사권은 당 재정위와 인사위로 이관했다. 여당에선 개원 초 당 중진들이 사무처장 자리를 서로 안하려고 해 초선의 최규성 의원이 떠맡았다. 지난 대선 직후 여야의 사무총장들이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죄다 구속되면서 사무총장은 더 이상 매력있는 자리가 아닌 상황이다. ●“봉숭아 학당이 사라졌다” 과거 중앙당사나 국회 기자실에는 중진 의원들이 자연스럽게 들러 수시로 간담회를 가졌다. 공식 기자회견이 아닌 자리에서 편안하게 오가는 ‘백 그라운드’에 대한 설명에서 여러 흐름들이 포착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자리가 거의 사라졌다. 국회에 마땅한 자리도 없고 인터넷 매체 등 기자 수의 증가로 사랑방 분위기를 연출하는 일은 거의 불가능해졌다. 그러다 보니 지금은 공식 입장 발표만 있다. 국회 기자회견장은 브리핑을 하려는 의원들로 하루종일 시끄럽다. ●“짠돌이 의원 많아졌다” 17대 국회 들어 집회 형식의 후원회가 금지되고 검찰 수사가 강화되면서 돈줄이 크게 말랐고, 따라서 의원들이 씀씀이도 빡빡해졌다. 국회 주변 찌개집에나 함바집(공사장 식당)에서 식사하는 의원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여의도 고급 한정식 식당들은 가격을 내려서 대처하고 있지만, 전에 비해 손님이 크게 줄었다는 한숨소리가 들린다. ●의정보고회 실종 연말이면 국회를 도배하던 ‘의정보고회’ 포스터가 올해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개정된 정치자금법에 따라 ‘집회에 의한 모금’이 금지되면서 후원회 행사를 겸해 정치자금을 모금하는 의정보고회의 매력이 사라진 게 결정적 이유로 분석된다. 한 의원은 “의정보고회를 하려고 해도 정치자금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걱정이 되고 오히려 돈이 들어 별로 장점이 없다.”고 말했다. ●80년대 대학가처럼…. 12월 들어 국보법을 둘러싼 여야간 대치가 격화하면서 각당이 국회 안 도처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는데, 마치 80년대 대학가를 옮겨놓은 듯하다는 얘기가 나온다. 운동권 출신 의원들이 17대 국회에 대거 입성하면서 생긴 현상이다. 열린우리당 강경파의 농성장에는 투쟁의지를 북돋는 대자보가 걸려 있고, 시간대별 행동지침도 부착돼 있는 등 대학 운동권의 투쟁 모습과 유사하다.25일 열린우리당 일부 당원들이 원내대표실을 점거한 것은 과거 대학생들의 총장실 점거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연말정산 활용한 후원금 백태 17대 국회의원들이 근로소득세를 내는 봉급 생활자의 연말 정산을 앞두고 ‘세금 대신 좋아하는 정치인에게 후원금 10만원을’이란 운동을 펼치면서 후원금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17대 국회에서 도입된 정치자금법은 법인으로부터 거액의 정치헌금을 금지하고, 개인들의 소액 정치헌금을 장려하기 위해 정치후원금 중 10만원까지는 세액공제를 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돈을 내는 개인으로선 세금으로 가느냐, 정치 후원금으로 가느냐의 차이 뿐이다. 그래서 샐러리맨 친구나 선후배가 많은 의원들은 의외의 성과를 거둬 동료 의원들의 부러움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10만원을 세액공제해주면 국세가 줄어드는 것 아니냐.”며 우려하고 있다. 공제율을 100%가 아니라 일정 부분으로 제한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여야 정치인들은 “정치 자금이 투명해지는 효과가 국세가 줄어드는 효과보다 크다.”고 항변한다. ●샐러리맨 친구, 많을수록 좋다.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연말정산용 10만원짜리 정치헌금’을 120명에게 받았다. 모두 1200만원이다. 이중 60명은 중소기업을 하는 친구가 한번에 몰아준 것이다. 우 의원은 “친구인 사장과 직원들이 알음알음으로 10만원을 쾌척하고 연말 정산을 통해 되돌려 받기로 했다.”면서 “10만원 후원은 진정으로 지지하는 정치인들에게만 하는 만큼 정치가 투명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친한 동기 동창만 130여명인 연세대 정외과 출신인 김현미 의원은 “친구·선후배들이 연말 정산용으로 10만원 정치 헌금을 많이 해줘서 후원회를 못하는 고민을 덜었다.”면서 “10만원,30만원,50만원 등 소액으로 도와줬다.”고 밝혔다. 박영선 의원도 ‘친정’인 MBC 후배들이 후원하겠다며 10여명이 10만원씩 단체로 냈다고 소개했다. 최재천 의원은 “금융감독원 노조에서 30명이 10만원씩 거둬서 300만원을 전달해 왔다.”면서 “아무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손바닥 상정’한 효과가 아니겠느냐.”고 설명했다. ●유시민의원 270만원 최고 정치전문 인터넷 언론인 ‘서프라이즈’에서는 연말을 앞두고 정치인들에게 정치헌금을 하자는 운동을 벌였다. 서프라이즈에는 소액헌금운동 이틀 만에 1000여만원이 쌓였다. 하지만 관리 불능으로 이 운동은 종료됐다. 후원받은 정치인들은 대부분 열린우리당 소속.‘노빠 의원’으로 잘 알려진 유시민 의원이 270만원으로 최고액을 기록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지난 10월쯤 연간 후원금 한도 1억 5000만원을 다 채운 상황이라 이 후원금을 중앙당에 기부했다고 한다.2위는 정청래 의원으로 140만원,3위 장향숙 의원 100만원이다. 이어 최재천(90만원) 의원,‘간첩논란’을 빚은 이철우(80만원) 의원, 각각 당·원내 대변인인 김현미(50만원)·박영선(40만원)의원 순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여야 4인회담 난항…4대법안 타협 불발위기

    여야 4인회담 난항…4대법안 타협 불발위기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26일 4인 대표회담을 열어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처리에 대해 논의했으나 입장차만 확인하고 타협을 이루지 못했다. 4인 대표회담 시한을 하루밖에 남겨 놓지 않은 상황에서 양측이 좀처럼 의견 접근을 이루지 못함에 따라 4대 법안의 연내 처리 가능성은 극히 불투명해졌다. 특히 열린우리당 천 원내대표는 이와 관련, 사실상 4인 회담이 무산됐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4대 법안을 한나라당과 합의 없이 연내 강행처리할 수도 있다는 뜻을 시사, 정국 불안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4인 회담 후 기자회견을 자청,“그동안 야당을 존중해 대화와 타협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하루의 회담 시한이 더 남아 있지만 지금까지 야당이 보여준 태도에 비춰 보면 아무런 기대와 희망을 갖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극도로 부정적 입장을 밝힌 뒤 “내일까지 야당과 타협이 안되면 합의를 통한 법안 처리를 포기할 수밖에 없으며, 국회 법에 따라 정상적인 국회 운영을 할 수밖에 없다.”고 강행 처리도 불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천 원내대표는 특히 “4인 회담 전 여야 합의문에서 합의 처리를 원칙으로 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고 했었다.”면서 “그런데 협상이 지금처럼 계속된다면 연내 처리는 안되는 것이고 따라서 합의문에 의한 법안 처리도 불가능하게 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김덕룡 원내대표는 ‘회담이 결렬되는 것이냐.’는 기자들 질문에 “그런 것은 아니다. 여야가 모처럼 대화정치를 하겠다고 기구까지 만들고 약속했는데 최선을 다 하지 않고 결렬된 것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고 천 원내대표에 비해 낙관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원내대표는 “며칠간 심도있는 논의를 통해 충분히 상대방 의도를 파악했고, 이젠 핵심 쟁점이 부각됐는데 선택의 문제만 남았다.”고 막판 대타협의 여지를 남겼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핵심관계자는 “여야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여부와 관련, 대체입법을 전제로 상당부분 논의를 진행시켰으나 핵심쟁점인 국보법 7조(찬양·고무)의 삭제를 둘러싼 입장차가 커 타협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보법 개정후 改名? 폐지후 입법?

    국보법 개정후 改名? 폐지후 입법?

    ‘여야 지도부가 국가보안법 폐지 후 대체입법을 하는 쪽으로 타협을 추진하고 있다.’(서울신문 12월24일자 보도)는 정황이 갈수록 짙어지고 있다. 24일에는 열린우리당의 유력 당직자인 민병두 기획위원장이 기자들 앞에서 대체입법 수용 가능성을 대담하게 언급하기까지 했다. 한나라당 일각에서도 “대체입법 정도면 못할 것도 없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물론 아직까지 열린우리당의 공식 당론은 ‘폐지 후 형법 보완’이고, 한나라당 당론은 ‘폐지 불가, 일부 개정’이다. 하지만 타협이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로 귀결되긴 힘들다는 ‘상식’이 대체입법론을 견인시키는 요인이다. 대체입법론의 매력은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당론의 중간 지점에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공식 당론은 협상용에 불과하다.”는 관측도 곁들여졌다. 이날 “당론 변경 가능성”을 시사한 민병두 기획위원장의 언급이 “당론 유지”를 밝힌 김현미 대변인의 발언보다 솔직하게 해석되는 이유는 이같은 배경 때문이다. 따라서 민 위원장의 발언을 김 대변인이 번복한 소동은,‘혼선’이라기보다는 ‘전략적 표정 관리’로 보는 게 적절할 것 같다. 이날 열린우리당 상임중앙위·기획자문위 연석회의에 참석한 이호웅 의원이 기자에게 “대체입법으로 가는 분위기가 맞다.”고 말한 것이 ‘숨겨진 정답’에 가까운 셈이다. 일각에서는 양당 지도부가 벌써 대체입법론의 구체적인 방향을 놓고 격론을 벌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대체 입법에도 2가지 방안이 있다는 것이다. 하나는 국보법을 일부 개정하고 법의 이름만 바꾸는 ‘제명 개정’ 절차이고, 다른 하나는 국보법을 완전히 폐지하고 그것을 대체할 새로운 법을 만드는 것이다. 이름이 바뀐다는 점에서 둘다 대체입법으로 볼 수 있지만, 명분에 있어서는 양당 간에 득실의 차이가 있다는 지적이다. 아무래도 전자(前者)가 한나라당의 입장에 유리한 방안이라면, 후자(後者)는 열린우리당의 얼굴을 좀더 세워줄 수 있는 안이다. 정치권 관계자는 “제명 개정은 절차가 간단하기 때문에 연내에도 가능하지만, 새 법 제정은 시간상 내년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다.”면서 “노무현 대통령이 ‘차근차근 풀자.’고 한 것은 후자를 선호한다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러한 시각에 대해 국보법 폐지 연내처리를 주장하는 ‘240시간 연속 의원총회’의 열린우리당 우원식 의원은 “지도부에 당론변경까지 위임된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의총에서 폐지후 형법보완 당론이 변경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대체입법 가능성을 일축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국보법 대체입법 가능성…4인회담 절충

    여야는 23일 국회에서 4인 대표회담을 재개,4대 법안 가운데 최대 쟁점인 국가보안법을 대체 입법하는 방안을 본격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열린우리당이 폐지 후 형법보완 당론을 고수하지 않고 대체입법도 검토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셈이어서 여야간 접점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열린우리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국가보안법 개·폐 문제와 관련해 4인 대표회담 첫날 상당한 진전이 있었을 것”이라며 “폐지 후 대체입법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4인 대표회담’을 열어 국보법의 인권침해 조항을 삭제하는 대신 안보공백에 대한 국민 불안을 보완하기로 합의하는 등 국보법과 관련한 여야의 이견이 빠르게 좁혀지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가 지난 21일 첫번째 4인 대표회담에서 ‘국보법 문제는 4인 회담에서 다룬다.’는 합의문을 작성했다는 것은 양측간 의견조율이 충분히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국보법 폐지 후 형법 보완’이 당론인 열린우리당이 대체입법을 수용하는 대신 ‘국보법 개정’이 당론인 한나라당이 국보법 7조의 찬양고무죄 부분에서 크게 양보하는 식의 타협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나아가 “가장 어렵다는 국보법 폐지가 의외로 연내에 이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열린우리당측 법사위 간사인 최재천 의원도 “국보법은 쟁점 사항이 의외로 많지 않다.1조(정부 참칭)와 7조의 삭제 여부와 국보법의 명칭 정도일 것이다.”라며 대체입법을 수용할 듯한 발언을 했다. 천정배·김덕룡 원내대표는 4인 회담 후 브리핑에서 국보법과 관련,“인권침해 조항을 삭제하고, 남북관계가 진전되는 쪽으로 논의하고, 안보공백에 대해 국민불안을 없앤다는 3가지 큰 틀에 양측이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김 원내대표는 ‘국보법의 연내 처리가 가능하겠느냐.’는 질문에 “낙관도 비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라고 답해 여운을 남겼다. 양당 지도부는 이날 국보법과 함께 기금관리법 및 민간투자법 등을 논의했으며, 과거사 관련법은 상임위와는 별개의 실무팀에서 논의토록 하는 데 합의했다.24일에도 4인 회담을 속개, 국보법과 정기간행물법 등을 논의한다. 문소영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4대법안 연내 통과 잘하면 2개 뒤틀리면 0개

    4대법안 연내 통과 잘하면 2개 뒤틀리면 0개

    Q:4대 법안 가운데 올해 안에 몇 개가 통과될 수 있을 것으로 보는가? A:잘하면 2개, 아니면 0개…. 기자가 22일 정치권 인사들로부터 들은 관측을 요약한 것이다. 현 단계에서 4대 법안의 처리 전도는 이처럼 어둡다. 전날 여야 지도부가 타결한 “4개 쟁점법안은 대화와 협상을 통해 합의처리를 원칙으로 하며 회기내 처리를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합의문에 ‘권위’를 부여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4인 회담의 당사자인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이 이날 MBC라디오에 나와 공개적으로 ‘연약한’ 태도를 보인 것을 두고,“차라리 솔직하다.”는 평가가 나온 것도 우연은 아닌 셈이다. 이 의장은 국가보안법의 경우 연내 처리가 사실상 불가능하며, 나머지 3개 법안 가운데 일부만이라도 건졌으면 하는 속내를 여과없이 내비쳤다. 4대 법안의 연내 통과 전망이 박한 점수를 받는 이유는 ‘한나라당의 반대’라는 현실적인 한계가 선명하기 때문이다. 사립학교법 개정안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노동당만으로 법안소위가 가동됐으나, 한나라당은 열린우리당과 달리 개방형 이사제 반대가 명확하다. 과거사 진상규명법은 행정자치위에서 여당 단독으로 심의돼 왔으나, 한나라당 이인기 의원은 이날 “여당 단독 심의는 원천 무효다. 교육위에 계류중인 한나라당의 현대사 조사·연구를 위한 기본법과 함께 심의돼야 한다.”라며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고 나섰다. 문화관광위에서 한나라당의 불참 속에 공청회가 진행돼온 언론 3법도 특정 신문의 시장점유율 제한 등 민감한 사안이 걸려 있어 합의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이날 4대 법안에 대해 “어느 법 하나도 소홀하게 다룰 수 없으며, 꼼꼼하게 심의할 것”이라고 말해, 후속 4인회담이 간단치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정기국회 회기가 10일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들 법안에 대해 한나라당이 완강히 반대할 경우 여당 단독 통과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본회의 사회권을 쥔 김원기 국회의장이 단독 국회는 진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이미 확인시켰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 법안에 대한 여론이 우호적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나라당이 전향적으로 나올 경우 절충점이 형성될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4대 법안 가운데 이견이 비교적 적은 2개 정도는 여야가 딜(협상)할 명분이 있는 것 아니냐.”고 진단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당 과반의석 붕괴 초읽기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과 한병도(전북 익산 갑), 복기왕(충남 아산) 의원이 17일 각각 공직선거 및 선거부정방지법 위반 혐의 등으로 법원으로부터 중형을 선고받았다. 열린우리당은 지난주 대법원 판결로 이상락 의원이 의원직을 잃어 의석수가 150석으로 줄어든 데 이어 원내 과반 의석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상황이다. 서울 동부지법 형사11부(부장 이기택)는 이 의장에게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선거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최종 확정되면 5년간 선거권과 피선거권이 제한돼 총선 등에 출마할 수 없게 된다. 이 의장은 4·15총선을 앞둔 지난 2월 말 강동구 지역주민에게 나눠준 ‘2004년도 의정보고서’에 상대후보의 형에 대해 “1991년 국군 보안사령부 소령 당시 보안사 내부 일을 폭로해 수배를 받았다.”는 등의 내용을 실어 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형사합의부(재판장 황적화)는 한 의원에게 허위사실 유포와 사전선거운동 위반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했다. 벌금 300만원인 검찰 구형량의 3배가 넘는다. 대전고법 형사1부(부장 조병현)는 1심에서 지난해 6∼10월 유권자들에게 무료 또는 1인당 1만원의 경비로 청와대를 비롯한 국회, 민주당 중앙당사 등의 관람을 주선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복 의원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했다. 김상연 유지혜기자 carlos@seoul.co.kr
  • 파행·정상화 기로의 국회

    파행·정상화 기로의 국회

    ●강경대치 요즘 국회 기자실은 여야간의 ‘기자회견 전쟁’으로 꽤나 소란스러웠다. 하루 10건이 넘는 회의 브리핑과 상대당 공격이 계속됐다. 하지만 15일엔 조용하고 한산했다. 외형적으로는 서로에게 등 돌린 채 열린우리당은 ‘반쪽 국회’로, 한나라당은 보이콧이라는 제 갈 길만 가는 형국이다. 열린우리당은 소속 의원들 150명에게 ‘동원령’을 내려놓은 상태다. 천정배 원내대표는 15일 ‘독전(督戰)’의 서한을 통해 “건곤일척의 승부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소속 의원들의 단결과 헌신이 무엇보다 절실히 필요하다.”고 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도 7시반부터 30분에서 1시간 간격으로 대책회의 등을 진행하며 하루 뒤 본회의 단독 운영에 대비하는 등 분주하게 보냈다. 소속 의원들도 상임위에 출석해 대체토론, 법안심사소위를 진행하며 ‘반쪽 상임위’를 강행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8일째 법사위 회의장을 점거하고 국가보안법 폐지안 등 4대 입법 저지를 계속했다. 김덕룡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여당의 단독 국회 강행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의회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쿠데타적 발상”이라면서 “집권당이 무책임한 국정 운영 책임을 깨닫지 못하고 넘지 말아야 할 금기선을 넘는다면 감당하지 못할 재앙이 올 것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여당 단독으로 열리고 있는 상임위에도 계속 불참하고 법사위 전체회의장에서 의원 총회를 갖는 등 대책을 논의했다. 김준석기자 hermes@seoul.co.kr ●타협모색 여야는 15일 표면적인 강경대치와는 별개로 막후에서 국회 정상화 협상을 본격화했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원내대표실 관계자는 이날 기자에게 각각 “양측 원내 대표단이 긴밀하게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양당이 가장 첨예하게 맞서 있는 ‘4대 입법’을 둘러싼 협상이 정상화에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15일 기자에게 “현재 양측의 협상 분위기를 봤을 때 ‘2+2’ 방안이 가장 유력한 타협안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2+2 방식이란 국가보안법·언론관계법·사립학교법·과거사진상규명법 등 4대 법안 가운데 2개만 올해 임시국회에 처리하고 나머지 2개는 내년으로 미루는 방안을 말한다. 그동안 열린우리당은 4대 입법의 연내 관철을 최선(最善)으로, 국보법을 제외한 나머지 3개 법안의 연내 처리(이른바 3+1 방식)를 차선(次善)의 상황으로 검토해왔다.2+2 방식은 지금까지 여당내에서 나온 얘기 중 가장 유연하면서도 생소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관계자는 “협상이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전부 또는 전무로 갈 순 없다.”면서 “2+2 안이 양측을 만족시킬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타협안”이라고 설명했다.2+2로 합의가 이뤄진다면, 여야간 입장차가 비교적 작은 과거사진상규명법과 사립학교법이 연내 처리 쪽으로 정리되고, 국보법과 언론관계법은 내년 이후 처리로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측이 막후에서 타협을 이뤄냈다 하더라도 여론 동향에 따라서는 한쪽이 다시 ‘전부’ 또는 ‘전무’를 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여, 3단계 전략 ‘만지작 만지작’

    열린우리당은 한나라당이 임시국회 등원을 끝내 거부할 경우 이라크 추가 파병안과 내년도 예산안, 국가보안법 등 주요 안건을 이달 안에 국회 본회의에서 3단계에 걸쳐 강행처리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열린우리당 고위 관계자는 “이라크 파병안과 예산안 등은 시한이 있기 때문에 마냥 기다릴 수 없다.”며 “한나라당과 최대한 타협을 시도하되, 안 되면 여론이 우호적인 안건부터 처리를 시도함으로써 등원을 압박하는 전략이 검토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16일 이라크 파병안 처리→23일 예산안 처리→30일 국가보안법을 비롯한 4대 법안 처리 등 구체적 처리 날짜까지 거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다른 당직자는 “15일 법사위에서 국보법 강행처리를 시도할 예정이다.”고 귀띔해 강경 기류를 반영했다. 열린우리당측이 만지작거리고 있는 3단계 시나리오에 따르면,16일 1단계로 가장 부담이 적은 이라크 파병안 처리를 시도한다는 것이다. 여기엔 파병안의 경우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의 강행처리를 적극적으로 비난하진 못할 것이란 기대가 곁들여져 있다. 만약 그후에도 한나라당이 등원하지 않는다면 24일쯤 “나라살림을 위해 어쩔 수 없다.”는 논리로 예산안을 강행처리한다는 전략이다. 그래도 안 들어오면, 여세를 몰아 30일이나 31일쯤 국보법 등 민감한 법안 처리까지 밀어붙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물론 본회의 사회권을 쥔 김원기 국회의장의 협조가 관건인데, 명분을 충분히 축적한다면 김 의장도 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황인오 “정형근의원, 한나라 입당 권유했다”

    ‘이철우 의원 노동당 입당의혹’ 파문과 관련, 당시 사건 관련자들이 안기부 제2차장보로 사건을 총지휘했던 정형근 의원의 고문방조 의혹을 폭로해 새 국면을 맞고 있다. 정 의원은 전면 부인하면서 법적 대응을 불사할 것임을 밝히고 나섰다. 1992년 중부지역당의 총책 황인오(47)씨는 14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기부 지하 조사실에서 20여일간 조사를 받던 도중 정형근씨가 몇차례 찾아왔다.”며 “안기부는 나와 동생인 인욱이 부부, 집사람과 네살난 아들, 환갑이 넘은 어머니를 잡아왔는데 정형근씨는 ‘순순히 협조하지 않으면 아버지도 잡아들여 집안을 거덜내겠다.’고 위협했다.”고 주장했다. 황씨는 “당시 수사관들은 정 의원이 지켜보는 가운데 폭행하고, 네살난 아들이 보는 앞에서 집사람을 폭행·폭언하고 어머니에게까지 폭행을 가했다.”고 말했다. 황씨는 “지난 2000년 정 의원이 전화를 걸어와 “한나라당에 입당해 같이 정치를 하자.”고 권유해 거절했다.”고 말했다. 또 “정 의원이 올 2월 초에도 전화를 걸어와 ‘정치할 생각이 없느냐. 한나라당에 입당하라.’고 제안해 거절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형근 의원은 “내가 한번씩 10∼20명씩을 대동해 인권유린이나 문제가 없는지 등을 보기 위해 순시한다. 그렇게 순시하는데 무슨 고문이 있을 수 있겠느냐.”고 부인했다. 정 의원은 “황씨가 출소 직후 자기 사업과 관련해 부탁해 왔으며, 그 결과를 설명해주기 위해 전화를 했을 것”이라며 “하지만 다른 얘기는 한 적이 없다. 정신 나간 사람이 아니라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 전광삼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밝힐건 밝히고 국회는 정상운영”

    지금 국회에서는 온통 ‘거친 입’들만 판치는 것 같지만, 국회 정상화를 바라는 ‘안타까운 한숨’들도 많다.13일 만난 여야의 온건파 의원들은 하나같이 ‘열린우리당 이철우 의원 파문’으로 국회가 하염없이 표류하고 있는 데 대해 난감함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대부분 “의혹은 의혹대로 밝히되, 국회는 정상 운영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해법이 없을까요.’란 기자의 질문에 한나라당 서상기(비례대표) 의원은 이런 답을 제시했다.“일단 밝힐 것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것을 당 차원으로 확대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학교로 치자면 두 아이가 싸움이 붙었다고 해서 온 학교가 달라붙을 것이 아니라 두 학생만 따로 나가서 해결하도록 하는 게 좋지 않겠나. 당사자인 이철우 의원과 한나라당 주성영 의원, 두 사람이 TV에 나가서 공개토론회를 갖고 국민의 심판을 받는 게 제일 좋다고 생각한다. 시끄러운 두 학생을 집어내야 학교 수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지 않겠나.” 민주당 손봉숙(비례대표) 의원도 비슷한 얘기를 했다.“이왕 시작이 됐으니까 국정조사를 해서라도 진실은 밝혀야 하지 않겠나. 하지만 국회는 국회대로 열려야 한다. 새해가 코앞인데 예산안이나 민생법안 등 시급한 현안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열린우리당 조경태(부산 사하을) 의원은 여야 지도부에 리더십 발휘를 요구했다.“여야 대표가 조속한 시일 안에 만나 대타협을 이뤄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여야가 원탁회의를 해야 할 때다. 여당 단독 국회는 안된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네오콘 호로위츠-與 386의원들 ‘비밀 설전’

    미국내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이자 ‘네오콘’(신보수주의자)으로 분류되는 마이클 호로위츠 허드슨연구소 수석연구원이 지난 10일 방한 중 열린우리당의 운동권 출신 ‘386’ 의원들을 극비리에 만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부시 행정부내 대북 강경노선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호로위츠 연구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을 직접 찾아 열린우리당 송영길·임종인·우상호 의원을 잇달아 면담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12일 “현행 미국 ‘북한인권법’의 모태가 된 ‘북한자유법안’ 초안 작성에 간여한 호로위츠 연구원은 북한인권법과 같은 미국의 대북정책에 강력 반발하고 있는 여당의 젊은 의원들을 직접 만나 견해를 듣고 싶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호로위츠 연구원은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보다는 첨예한 시각차만 확인하고 발길을 돌린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여당내 대표적인 대북 유화론자인 임종인 의원과는 얼굴을 붉힐 정도로 독설을 주고받으며 설전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은 임 의원이 전한 대화 내용. (호로위츠)북한 주민의 인권을 탄압하고 있는 김정일 체제는 무너져야 한다. 그것은 미국에 있는 한국인들이 더 원하는 것이다. -(임종인)체제 선택은 우리가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 북한 사람들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다. 가령 내가 부시 행정부를 바꾸라고 하면 되겠느냐. 세상에 국민들로부터 100% 지지받는 정부가 어디 있느냐.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2차대전 때 유대인 학살과 비슷한 짓을 저지르고 있다. -북한 사람 걱정 말고 미국에 있는 어려운 사람이나 걱정하라. 부시 행정부 들어 미국내 빈민층이 20% 이상 더 어려워졌다고 하지 않느냐. 왜 미국이 도덕 교사 역할을 하려 하느냐.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전쟁이라는 말은 안했지만,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호로위츠 연구원이 우리 당 의원들의 의견을 듣고 싶어한다고 해서 만났는데, 오히려 나를 일방적으로 가르치려 했다.”고 불쾌감을 표시했다. 임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은 내가 자기 의견을 시종 반박하자 인사도 안 하고 자리를 박차고 나가 버렸을 정도로 무례한 사람이더라.”라면서 “대한민국 국회의원을 너무 우습게 아는 것 같았다.”고 비난했다. 송영길 의원도 “나는 내 의견을 얘기했고 호로위츠 연구원은 자신의 시각을 말했다.”면서 “한마디로 서로의 시각차만 확인한 자리였다.”고 밝혔다. (호로위츠)한국은 북한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지금 중국도 ‘포스트 김정일 시대’를 대비하고 있는데 유독 노무현 정부만 이미 끝난 것이나 다름없는 정권과 사랑을 하고 있다. -(송영길)우리는 남북한 동족의 입장에서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평화공존을 원하는 것이다. 북한이 급작스럽게 붕괴한다면 우리나라는 경제적·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받을 것이다. 북한 흡수 통합을 얘기하는 것은 한달 단식하다가 바로 육개장을 먹자는 것과 같다. 노무현 대통령이 ‘한국은 북한의 붕괴를 원치 않는다.’고 했는데 당장 김정일이 사망했을 때 이러한 잘못된 노 대통령의 시각 때문에 미국이 북한 인민을 도와야 할 때 돕지 못하게 되는 일이 벌어질 것이다. -노 대통령의 발언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일종의 ‘사인’으로 이해해야 한다. 송 의원은 “처음 만나본 호로위츠 연구원은 아주 주관이 강한 사람이었다.”면서 “좋게 말하면 저돌적이고 정열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나쁘게 말하면 독선적인 사람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송 의원은 “호로위츠 연구원이 아예 ‘나는 네오콘이다.’라고 말해 놀랐을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우상호 의원도 “특별한 결론 없이 서로의 의견만 듣는 자리였다.”고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철우 간첩설 “역풍 맞을라”…불안한 여야

    이철우 간첩설 “역풍 맞을라”…불안한 여야

    ‘이철우 의원 간첩암약설’ 파문과 관련해 여야가 겉으로는 핏대를 세우며 으르렁대고 있지만, 속내는 모두 그리 편치 않은 것 같다. 경우에 따라서 한쪽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 문제의 파장은 어느 한쪽의 신뢰도 추락 등 ‘명분’의 범주에 국한되지 않고,4대 입법 추진 여부 등 현안에 대한 주도권 상실 등 ‘실리’의 손실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간단치 않다는 시각도 있다.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9일 아침 갑자기 기자들에게 오찬을 제의했다. 그는 이철우 의원 파문과 관련해 소회를 밝히면서 “기자들이 제대로 평가해서 기사를 써줘서 고맙다.”고 했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기사가 작게 다뤄졌다는 의미였다. 이 의장은 이런 말도 했다.“요즘 기간당원 모집을 하는데 매일 1500∼2000명씩 등록하고 있다. 예상보다 많이 입당한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좀 속도를 조절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무작정 많이 받는 데만 주력할 게 아니라 어떤 사람들인지 좀 따져보고 받으라고 지시했다. 괜히 책잡힐 일 생기면 안 된다.” 이철우 의원 파문에 적잖이 신경을 쓰고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열린우리당은 이 파문이 가뜩이나 유리하지 않은 국가보안법 여론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일단 당사자인 이 의원이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는 자료들을 내놓으며 신속하게 대응에 나선 점에 안도하고는 있지만, 결론도 없이 장기화될 경우 다른 시급한 법안 처리까지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점에서 이래저래 어수선한 분위기다. ●한나라당 이날 오전 한 유력 당직자가 기자에게 털어놓은 심경은 한나라당의 고민을 고스란히 반영한다.“주성영 의원 등이 아무 근거 없이 그 문제를 터뜨리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만일 나중에 이철우 의원이 혐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면 당장 ‘그것 봐라. 국보법 때문에 선의의 피해자가 생기고 있지 않느냐.’는 반발과 함께 국보법 폐지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게 될까 그것이 걱정된다.” 다른 당직자는 한발짝 더 나아가 “우리가 너무 흥분한 것 같다. 이러다 역풍이 불까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한나라당은 이철우 의원 파문이 ‘무리한 색깔 공세’로 판명날 경우 신뢰도가 급락하면서 국보법 폐지 저지 등 대여 강경 전략에 치명타를 입을까 우려하는 눈치다. 일각에선 지도부가 철저한 확인도 없이 의원들의 폭로를 너무 쉽게 허락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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