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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생올인’ 임채정 의장 국회 연설

    ‘민생올인’ 임채정 의장 국회 연설

    1일 열린우리당 임채정 의장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올해 여권의 국정 기조가 이념보다는 실용으로, 개혁보다는 민생으로 변화했음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임 의장은 이날 연설에서 ‘개혁’이란 단어 대신 ‘선진’이란 용어를 자주 사용했다.‘선진화’는 박근혜 대표가 지난해 대표연설에서 제목으로 사용했을 정도로 한나라당이 ‘지적재산권’을 주장해 온 단어다. 임 의장은 “소득 2만달러 시대를 앞당기고 선진국가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올해 안에 반드시 대기업과 중소기업, 기업인과 노동자, 기업과 금융기관 등 각 분야별 타협을 이뤄낼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올해를 본격적인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를 만드는 한해가 되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면서 재정 조기 집행, 제2의 정보통신산업 활성화, 종합투자계획 신속 추진, 혁신형 중소기업 육성 등 이미 제시된 정책 과제들을 재확인했다. 특히 임 의장은 연두회견과 달리 과거 분식회계 집단소송 유예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증권집단소송법 개정안과 관련,“과거 분식회계에 대해서는 기업들이 한번 정리할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힘으로써 전향적인 ‘대기업 정책’을 추가했다. 이와 함께 올해 소상공인 자금지원 5100억원으로 확대, 규모화된 쌀 전업농 7만호 육성, 보육시설 1200억원 지원 등 서민중산층 대책과 관련해서는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는 것으로 정책의 신뢰도를 높이려는 데 진력했다. 이어 대대적이고 질적인 대학 구조조정이 이뤄질 것임을 예고, 노무현 대통령이 경제부총리 출신의 열린우리당 김진표 의원을 교육부총리로 중용한 의미를 재삼 부각시켰다. 임 의장은 신행정수도 후속대책과 특별법 제정도 이번 국회에서 처리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해 정부 여당의 후속 대책을 국가 중추행정기관의 과다한 이전이라며 반대하고 있는 야당과의 절충이 쉽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러나 지난해 정치권을 아우성치게 했던 ‘개혁입법’에 관한 언급은 살짝만 언급, 실용 기조를 확인했다.“개혁입법은 이번 국회에서 실질적인 논의를 통해 마무리 되기를 기대합니다.”란 완곡한 표현으로 넘어갔다. 특히 임 의장은 야당을 자극하는 말은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임 의장 연설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성장 제일주의의 낡은 상품이 진열된 오래된 쇼윈도를 연상시킨다.”고 평가절하했을 뿐 다른 야당의 비판 수위는 그다지 높지 않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변호사들 “의원보좌관 시켜줘”

    선망받는 고소득 전문직으로 꼽혀온 변호사들이 17대 국회 들어 의원 보좌관직으로 속속 진출하고 있다. 지난해 5월 노동전문 변호사인 강문대(36)씨가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의 보좌관이 됐을 때만 해도 극히 이례적인 일로 화제가 됐었다. 그런데 어느덧 변호사 출신 보좌관이 7명으로 늘었다. 열린우리당의 경우 이원영 의원의 김준기(37·사법연수원 30기), 최재천 의원의 이승훈(31·34기), 안병엽 의원의 강세원(35), 박영선 의원의 이호찬(34) 보좌관이 변호사 출신이다. 강 보좌관과 이호찬 보좌관은 미국 변호사 자격증을 갖고 있다. 한나라당 장윤석 의원의 윤승현(35·33기) 보좌관과 민노당 노회찬 의원의 정영훈(35·34기) 보좌관도 변호사 출신이다. 특히 이승훈 보좌관과 정영훈 보좌관은 올 1월 사법연수원을 졸업하자 마자 국회로 취직한 케이스다. 변호사 보좌관이 늘어나는 것은, 고위층 인맥을 넓힐 수 있고 풍부한 경험을 쌓을 수 있는 데다 잘하면 국회의원으로도 진출할 수 있다는 변호사들의 기대와 의정활동의 수준을 높이려는 의원들의 욕구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년 1000명씩 사시 합격자가 쏟아지면서 법조 인력시장이 예전같지 않은 현실도 작용하는 것 같다. 실제로 강문대·이승훈 보좌관을 빼고는 모두 공채를 통해 다른 변호사 경쟁자들을 제치고 합격한 경우다. 변호사 출신의 한 보좌관은 “지금 변호사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수익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다.”면서 “그에 비하면 보좌관직은 안정적이고, 보수도 적지 않은 편”이라고 말했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carlos@seoul.co.kr
  • 출총제 골격 유지될듯

    노무현 대통령은 26일 출자총액제한제도의 완화 여부에 대해 “많은 예외를 두고 있고, 지금 투자 어려움이 이 문제(출총제)만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대폭적인’ 제도 후퇴에 대해서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우리당 신임 지도부와 만찬을 갖는 자리에서 정세균 원내대표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출총제 완화나 과거 분식회계 유예 등을 당에서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하자 “기업의 투명성이 아주 중요한 문제”라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임종석 당 대변인이 전했다. 노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은 출자총액제한제의 기본골격을 뒤흔들지 않는 범위 내에서 경제활동을 제약하지 않도록 풀 것은 풀라는 기본방침을 재확인한 것이라고 김종민 대변인은 부연설명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화갑 “연정하려면 대통령 탈당해야”

    김효석 의원의 입각 제의설로 촉발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론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26일에는 민주당의 ‘최대 주주’인 한화갑 전 대표가 노무현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한나라당도 청와대측이 전날 ‘연정(聯政)론’을 거론한 것을 집중 성토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 측근인 열린우리당 염동연 의원은 ‘연말 합당설’을 제기, 오히려 불씨를 더 키우는 모양새가 됐다. 이날 방미 일정을 마치고 귀국한 한 전 대표는 노 대통령을 향해 “속임수”“철면피” 등의 격한 용어를 써가며 비난했다. 한 전 대표는 기자들 앞에서 “남의 당 사람을 입각시키려면 노 대통령이 열린우리당을 탈당하고 연정을 구성해야 떳떳하지 않느냐. 연정을 하려면 먼저 국민에게 계획을 발표하고 탈당한 뒤 각당 대표들과 만나 협의해야지, 자신은 당적을 유지하면서 다른 당 사람들을 열린우리당 사람으로 만드는 것은 속임수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한 전 대표는 이어 “정략적 합당은 반대한다. 민주당에서 한화갑만 빼면 언제든 합당할 수 있다는 말을 공공연히 하는데, 가고 싶은 사람 다 가라고 했다. 나는 남아서 당을 지킬 것이다.”고 말했다. 또 “열린우리당은 도덕적으로 민주당에 대해 그런(합당) 요구를 할 자격이 없다. 민주당을 부패세력, 지역세력으로 매도해 놓고 이제 손을 벌리는 것은 철면피도 보통 철면피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은 진화에 나섰다. 김종민 청와대 대변인은 “어제 ‘청와대 브리핑’의 취지를 확대해석해선 안 된다.”면서 “연정 의사가 있거나, 앞으로 하겠다는 게 아니다.”고 해명했다. 열린우리당 정세균 원내대표도 “민주당과의 합당 얘기가 자꾸 나와 곤혹스럽다.”면서 “당내에서 그런 논의가 이뤄진 적이 없는데 너무 나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형제당으로서 서로 돕고 지냈으면 좋겠다.”며 호감을 붙였다. 그러나 염동연 의원은 이날 YTN과의 전화통화에서 “올 4월과 10월, 두 차례 재·보궐 선거를 치르면 양당이 모두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게 될 것”이라며 “결국 연말쯤 민주 정통 세력을 지지했던 국민들 사이에 합당의 목소리가 거세질 것이고, 그 때부터는 본격적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연말 합당론’을 제기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우리당, 한나라당과 ‘무정쟁의 해’ 협약 추진

    올 한해는 정말 정치인들이 멱살잡고 싸우는 모습을 국민들이 더이상 보지 않게 될까. 여야 지도부가 연초부터 잇따라 ‘무(無)정쟁’과 ‘상생’을 외치면서 지긋지긋한 정쟁이 사라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이 맺히고 있다. 특히 열린우리당 내 지도부는 물론 강경파 의원 상당수가 국가보안법 폐지안 관철에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나서 주목된다. 열린우리당은 25일 임채정 의장 주재로 ‘비전 2005위원회’를 열어 한나라당이 제안한 ‘2005년 무정쟁의 해’를 위한 협약을 추진키로 했다. 열린우리당은 특히 ▲당론 대 당론 대결 탈피 ▲상임위 및 특위의 자율적 법안처리 보장 ▲정치협상회의 수시 가동 ▲여야 미합의 사항 여론 검증을 위한 TV토론 관례화 ▲의총, 의원연찬회에 원내대표·정책위의장 상호 방문 등을 각론으로 제시했다. 앞서 박근혜 대표는 지난 19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올해를 민생을 살리는 무정쟁의 해로 만들 것을 제의한다.”고 밝혔었다. 여야가 연초에 앞다퉈 무정쟁을 외치는 것은 새삼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는 그 방안이 보다 구체적이고 다양하다는 점에서 ‘혹시나‘하는 기대가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열린우리당 원혜영 정책위의장이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국가보안법 폐지 문제와 관련,“무리해서 강제 처리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힌 점도 상생 무드에 청신호로 해석된다. 재야 이념파인 원 정책위의장은 국보법 당론 변경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여야간에 합의를 하기 위해서는 서로 양보하는 것이 필요하기 때문에 기본적인 내용만 담을 수 있다면 협의를 통해 어느 정도 형식과 내용의 변화는 인정해야 한다.”는 말로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이와 관련, 지난 연말 정기국회에서 국보법 폐지를 주장했던 김형주 의원도 “경제가 어려운데 국민이 불안해하는 국보법 폐지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면서 “먼저 국민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광범위한 안보체계를 강구한 뒤 국보법을 자연 고사시키는 쪽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역시 강경파인 정봉주 의원측도 “현실적으로 2월 국회에서 국보법 폐지 문제를 제기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여야간 정쟁을 촉발한 가장 주요한 원인이 국보법 폐지 문제라고 볼 때, 적어도 큰 불씨는 제거된 셈이다. 하지만 정치의 속성상 무정쟁은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올 4월에 국회의원 재·보선이 예정돼 있는 등 근본적으로 정쟁을 완전히 피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이날도 민주당과 한나라당은 청와대의 민주당 의원 입각 제의 파문과 관련해 “기획이다.” “정치공작이다.”며 비난을 멈추지 않았고, 청와대측이 이를 반박하는 등 공방이 이어졌다. 김상연 박지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청와대, 민주당 각개격파 시도”

    노무현 대통령은 왜 민주당 의원들한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일까. 노 대통령이 김효석 의원뿐 아니라 추미애 전 의원한테도 입각을 제의했고, 그밖에 다른 민주당 의원들과도 잇따라 면담했다는 주장이 24일 나오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쯤 되면 일개 의원의 차원이 아니라 민주당 전체에 대한 ‘구애’로밖에 볼 수 없는 상황이다. 민주당 유종필 대변인은 이날 “지난해 말 청와대측이 미국에 있는 추미애 전 의원에게 입각을 타진했고, 추 전 의원은 거절했다고 추 전 의원 본인이 오늘 내게 확인해 줬다.”고 밝혔다. 추 전 의원은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이후 뉴욕 컬럼비아대 로스쿨에서 연수중이다. 특히 민주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민주당 의원 8명 가운데 강경 반(反)합당주의자인 한화갑·이승희 의원을 뺀 나머지 의원 대부분은 한번 이상 청와대로 초청돼 식사를 했다고 보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그림’은 지난해 총선 직전 노 대통령이 민주당을 가리켜 “반(反)개혁 정당”이라고 비판했던 발언과 비교하면, 어리둥절할 정도로 차이가 크다. 이를 놓고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이 다음달 다수의 선거법 위반 유죄판결로 과반 의석을 잃을 것을 우려해서란 관측도 있으나, 그보다는 상황을 노 대통령 입장에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 설득력을 갖는다. 노 대통령은 올해로 집권 3년차다. 뭔가 대통령으로서의 업적을 구체화해야 하는 시기다. 남북정상회담과 북핵문제 해결, 경제회생 등 대형 난제들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협조가 절실하다. 만일 올해도 여야간 첨예한 정쟁으로 국론이 분열된다면 업적 달성은 요원할 수밖에 없다. 정치권 관계자는 “노 대통령으로서는 우군을 최대한 늘리고 반대세력은 가급적 최소화하고 싶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관측은 연초 열린우리당 지도부가 총사퇴할 때 이미 제기됐었다.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을 둘러싼 정쟁을 피하고자 지도부를 사실상 공백에 가까운 비상체제로 가져가기로 여권 전체가 공감했다는 분석이었다. 이렇게 보면, 노 대통령의 대(對)민주당 유화 제스처는 ‘합당’까지는 아니더라도 민주당과 호남지역의 반노(反盧)정서를 다독여서 지지기반을 넓히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지지기반 확대를 겨냥한 노 대통령의 ‘희망’이 실제 효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당장 입각 제의 파문이 정쟁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날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이 “추 전 의원에게 입각을 제의한 적이 전혀 없다.”고 공식 부인했음에도 불구, 민주당은 노 대통령의 열린우리당 당적 이탈을 요구하고 한나라당은 정계개편 의도가 깔린 공작정치가 드러났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金의원 ‘합당 고리’ 부담감

    21일 정치권은 느닷없는 ‘민주당 김효석 의원의 교육부총리 입각설’이 퍼지면서 크게 술렁였다. 김 의원은 여당이 아니라 민주당 소속이라는 점에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합당을 노린 노무현 대통령의 ‘절묘한 카드’가 아니겠느냐는 관측이 즉각적으로 일었다. 결국 김 의원이 노 대통령과의 만찬에서 거절의 뜻을 밝힘으로써 일단 상황은 종료됐지만 여진은 간단히 사그라질 것 같지 않다. 부총리란 직위는 쉽게 사양하기 어려울 정도로 탐나는 자리임이 분명하다. 정치인이라면 더더욱 욕심이 나는 자리다. 그럼에도 김 의원이 고사한 것은,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의 통합작업이 그만큼 어려운 과제임을 반영한다. 동시에 합당문제가 앞으로도 계속될 미완의 화두라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게 됐다. 김 의원 스스로도 만찬 후 기자에게 이런 정황을 내비쳤다. 김 의원은 “교육부총리직은 내가 잘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니고 나보다 더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것으로 생각해 거절했다.”면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는 민주당의 상황도 반영하긴 했다. 이런 결정이 민주당에도 이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덧붙였다. 당내 기류가 김 의원의 입각에 부정적이라는 뜻으로 해석될 만하다. 실제 이날 오전 민주당측의 공식 반응은 격앙이었다. 유종필 대변인은 “김효석 내정설이 사실이라면 이는 민주당 파괴공작에 나선 것으로 강력히 규탄해야 한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김 의원에 대해서도 “김중배의 다이아몬드가 탐나 가실 분은 아니라고 본다.”며 극단적인 비유로 입각 차단을 시도했다. 유 대변인은 나아가 “2월3일 전당대회에서 합당반대 결의문을 채택하기로 했다.”고 배수진을 쳤다. 유 대변인이 아니더라도 당내 ‘최대 주주’인 한화갑 전 대표부터가 가장 완강한 통합 반대론자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김 의원이 입각을 결심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당이 부정적인 상황에서 입각을 강행할 경우 자칫하면 ‘배신자’란 소리를 들으면서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노 대통령의 파격 제의로 김 의원은 물론 민주당도 적잖이 흔들린 것은 사실이다. 장전형 대변인은 “열린우리당이 민주당과의 통합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화해의 절차가 아니겠느냐.”면서 “마치 초등학생이 고차방정식을 받아둔 상황인 것 같다.”고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김 의원 자신도 노 대통령을 직접 찾아 정중히 사양하는 모양새로 예의를 갖췄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민주당에 입각 제의를 함으로써 호남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민주당 지지층에 한번 더 구애의 ‘적금’을 든 셈이 됐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야당에 입각을 제의하는 파격으로 민주당 지지자들의 심기가 적잖이 흔들렸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김 의원과의 만찬에서 노 대통령은 “내가 전에 ‘교육은 산업이다. 외부 경영자가 들어와서 경영 마인드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는데, 바로 김 의원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이었다.”고 했다고 김 의원이 전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육여사, 문세광 총에 안맞았다? ‘미스터리’

    육여사, 문세광 총에 안맞았다? ‘미스터리’

    1974년 광복절 기념식장에서 발생한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으로 한국과 일본간 외교관계가 수교 10년 만에 단절 일보직전에까지 치달았던 당시 상황이,20일 공개된 박정희 대통령 저격사건 관련 외교문서에서 확인됐다. 이는 사건 공동정범에 대한 일본측의 수사 부진과 조총련에 대한 조치 문제가 첨예한 갈등요인으로 작용한 때문이며, 한국 정부는 일본에 영향력을 행사해달라고 미국에 협조를 요청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중재에 나선 미국은 “한·일 관계가 깨지면 한국 방위도 어렵다.”고 경고, 한국이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 30년간 ‘문세광 사건’을 둘러싼 갖가지 의혹은 이날 공개된 총 15권 3030쪽짜리 관련 외교문서에서도 밝혀지지 않아 실체적 진실을 둘러싼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 흉탄 미스터리 ●경호원 오발설등 의혹 여전 모든 암살사건이 음모설을 동반하듯 ‘박정희 대통령 저격시도’에도 몇가지 의문점이 사건 당시부터 제기돼 왔다. 핵심 의혹은 ‘수사당국의 발표대로 정말로 육영수 여사가 문세광이 쏜 총탄에 숨진 게 맞나.’란 점이다. 20일 공개된 관련 기록에도 이런 의혹을 일거에 해소시켜줄 만한 확실한 내용이 따로 없어 궁금증을 더하고 있다. 의혹을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이유는, 사건 직후 현장검증을 하고 수사본부 요원으로 참여한 실무자가 주장했기 때문이다. 당시 서울시경 감식계장이었던 이건우(99년 작고)씨는 89년 월간지 ‘다리’와의 인터뷰에서 “육 여사는 절대로 문세광 총탄에 죽지 않았으며, 사건이 숱하게 은폐되고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수사발표에 따르면, 현장에 울린 총성은 모두 7발. 문세광은 5발이 장착되는 ‘스미스 앤드 웨슨’ 권총을 사용했고 범행 후 1발이 권총에 남아 있어 총 4발을 쏜 것으로 결론났다. ●육여사 쓰러진 자세도 논란 견해차는 문세광이 쏜 탄착지점에 있다. 수사발표는 ‘1탄→실수로 자신의 허벅지 관통,2탄→연단 좌측,3탄→불발,4탄→육 여사,5탄→연단 뒷면의 태극기’다. 반면 이씨의 주장은 ‘1탄→오발,2탄→연단,3탄→태극기,4탄→천장’이다. 수사당국은 경호원의 총탄 중 2발이 천장과 합창단원 장봉화양을 맞혔다고 발표했으나, 이씨는 장양뿐 아니라 육 여사도 문세광의 총에 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경호원의 오발 또는 ‘제3의 저격수’가 있었다는 얘기다. 이씨는 특히 “현장검증도 하기 전에 청와대 경호실에서 핵심 증거물인 탄두를 수거해 갔다. 육 여사를 숨지게 한 사람이 누구인지 짐작이 가나 밝힐 수 없다.”고까지 말했다. 육 여사가 쓰러진 자세도 의혹을 더하는 부분이다. 육 여사는 관객석에서 봤을 때 연단의 우측에 앉아 있었다. 문세광이 행사장 좌측 뒤에서 앞으로 뛰어가며 쐈기 때문에 총탄을 맞은 육 여사의 머리는 우측으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저격 후 육 여사의 머리는 좌측으로 젖혀져 있었다. 문세광이 권총과 실탄을 휴대하고도 김포공항을 통해 무난히 입국할 수 있었던 점, 출입비표도 없이 권총까지 소지하고 경호가 삼엄한 행사장에 버젓이 입장한 것도 의혹을 남긴다. 행사 당일 청와대 경호과장이 이례적으로 검문 완화 지시를 내렸고, 행사장 로비에서 문세광이 경호계장과 나란히 앉아 있었다는 미확인 증언이 나오기도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단교 직전까지 ●美 “한일관계 깨지면 안돼” 중재 한국은 당시 ‘북한 김일성 주석의 지시에 의해 문세광을 포섭한 조총련의 조직적 범행’으로 발표했지만 일본은 ‘문세광과 조총련의 직접적인 관련 증거를 포착하지 못했다.’고 최종 판단, 양국은 서로 다른 수사결과를 내놓았다. 아울러 이번 문건의 사실관계는 검찰수사결과를 토대로 하고 있어 단독범행 여부부터 제3의 저격설, 김대중 납치사건과의 관련설 등 사건에 대한 여러 의혹을 규명하는 데도 별도움을 주지 못했다. 다만 문세광 사형집행 이후 일본이 문세광 수사본부를 해체한 데 대해 한국 정부가 이의를 제기하자, 일본은 김대중 사건 수사본부 해체를 언급해 두 사건 수습과정이 전혀 무관치는 않다는 추론을 가능케 했다. ●서승 형제 간첩사건 문서등도 공개 한편 박정희 대통령은 그해 9월19일 특사로 파견된 시이나 에쓰사부로 당시 자민당 부총재와 만난 자리에서 “과연 일본 정부가 우리를 우방으로 생각하고 있느냐. 일본이 끝내 이런 태도로 나온다면 우리는 일본을 우방으로 인정할 수 없지 않느냐.”며 격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날 외교부가 공개한 문서는 이밖에도 육영수 여사 장례식 관련 2건, 재일본한국인 서승·서준식 형제 간첩사건, 재사할린 동포 귀환교섭, 포드 미국 대통령의 방한, 재일교민 북한송환 등 총 27건,11만여쪽에 달한다. 이지운 구혜영기자 jj@seoul.co.kr
  • [문서공개로 본 韓日협정] 긴박했던 협정 순간

    17일 공개된 한·일회담 관련 문서에 따르면,4월3일 ‘청구권 협정’이 가조인되기 직전 막바지 협상 과정에서 외무부 본부와 주일대표부, 국무총리와 외무장관 간에 보고와 답신이 숨가쁘게 이어졌다. 전보에 찍혀 있는 ‘URGENT’‘TOP URGENT’‘긴급’ 등의 표시가 당시의 긴박함을 말해준다. 3월28일과 29일만 해도 합의가 안 된다는 ‘우울한’ 보고들이 이어졌으나,31일부터는 합의사항이 속속 보고된다. 당시 군사정부가 국내의 한·일회담 반대 여론을 신경쓴 흔적도 남아 있다.3월27일 정일권 총리는 이동원 장관에게 훈령을 보내 “청구권 문제에 대해 명분이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당부했다. 또 4월1일에는 “합의문 중 ‘공여’라는 표현은 우리나라의 통용어가 아니므로 ‘제공’으로 수정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국내 언론을 대일 협상의 지렛대로 활용코자 고도의 ‘언론 플레이’를 강구한 기록도 있다.3월29일 이 장관의 비서관이 외무부의 윤찬 공보관 앞으로 타전한 전보에는 “내일 가조인될 것으로 예상되는 청구권 문제에 있어서 각사 데스크와 접촉해 ‘김·오히라 메모 사실상 백지화’라는 표제로서 대대적인 PR를 하시기 바람”이라고 적혀 있다. 그러나 이 아이디어는 무위에 그친다. 이튿날인 30일 본부의 외무차관은 이 장관에게 “국내외에 불필요한 파문 및 오해를 야기시킬 염려가 있음에 비춰,1억달러 이상을 3억달러 이상으로 구체화해 청구권 문제를 유리하게 해결했다는 식으로 PR함이 좋다는 결론이 있었습니다.”라는 전보를 쳤다. 괜히 일본을 자극해 다된 밥상을 엎을 필요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日협정 문서 공개] 102만명 보상 못받아… 줄소송 예고

    [韓日협정 문서 공개] 102만명 보상 못받아… 줄소송 예고

    정부가 17일 한·일회담 타결 과정을 담은 ‘40여년전’을 공개했다. 현재진행형 역사의 통로에서 발가벗겨진 과거완료형 역사에 느닷없이 직면하는 일은 생소하고 난해하다. 특히 넓게는 우리 민족 전체의 이해가 걸려 있는 데다, 일본과의 관계까지 얽혀 있어 그 파장을 예단하기가 쉽지 않다. ●‘문서공개’ 항소심 앞두고 자발적 공개 정부가 굳이 이렇게 복잡한 ‘판도라의 상자’를 연 것은 지난해 2월 서울행정법원이 개인청구권과 관련해 5권의 한·일협정 문서를 공개하라는 판결에 따른 후속 조치다. 정부는 항소심에서도 같은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되자 문서 공개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던 것 같다. 밀려서 공개하느니 자발적으로 공개하는 쪽을 택한 셈이다. 이번에 공개된 문서의 뉴스적 가치는 크지 않다. 그동안 관계자 증언 등을 통해 꾸준히 알려진 내용이 대부분이다. 역사적 의미를 따진다면 야사(野史)를 정사(正史)로 확인했다는 정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정사는 정통성을 갖는다는 점에서 법적 측면에서의 파장은 간단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문서를 통해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대한 개인 청구권을 사실상 포기한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향후 피해자들의 개인보상 요구와 함께 재협상 요청도 더욱 거세질 것이 명약관화하다. 물론 현재로선 이런 요구들이 액면 그대로 받아들여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여태까지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도 사실상 개인 청구권은 모두 소멸됐으며 재협상도 불가능하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외교적으로 하자가 있는 협상이라는 점을 제시하지 못하는 한 역사를 다시 쓸 가능성은 크지 않은 형편이다. 하지만 여론의 반발이 거세질 경우 정부로서는 단호하게 외면하기 힘든 상황에 직면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경우 정부는 양쪽에 끼여 어정쩡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이 경우 종군 위안부 문제처럼 한·일 관계의 발목을 잡는 장기 과제로 전락할 수도 있다. ●우리정부 개인청구권 포기 확인 이번 문서 공개가 북ㆍ일 국교정상화 협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일단은 걸림돌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2002년 9월 북·일 정상간 ‘평양선언’을 통해 수교 후 일본이 ‘경제협력’을 한다는 골자에 합의해둔 상태이기 때문이다. 핵심인 전쟁피해 배상의 문제는 ‘청구권’이 아닌 ‘경제협력’의 형태로 접근하기로 양국간 합의가 이뤄져 있는 셈이다. 다만 ‘경협자금’의 규모와 한·일협정 문서 기본조약 제3조에 명시된 대한민국 정부의 한반도 유일 합법정부 조항이 논란이 될 가능성은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문희상도 “불출마”… 與의원들 ‘원내대표’ 왜 꺼리나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왜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꺼릴까. 김한길·장영달·안영근 의원에 이어 ‘마지막 변수’로 꼽혀온 문희상 의원마저 불출마 의사를 밝힌 것으로 16일 알려지면서 “원내대표직이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 같다.”는 말이 당 안팎에 회자되고 있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 의원은 13∼14일 이틀 동안 노무현 대통령의 386 참모그룹인 이광재·백원우·서갑원 의원 등으로부터 경선 출마를 종용받았지만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4월의 당의장 경선 또는 17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직에 더 마음을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에 따라 원내대표 경선은 정세균 의원의 독자 출마로 싱겁게 치러질 가능성이 커졌다. 이런 양상은 이전 경선과는 사뭇 다르다. 지난해 5월 원내대표 경선에는 당권파의 유력자인 천정배 의원과 재야파의 기둥인 이해찬 의원이 출마, 대회전을 펼쳤었다. 세태변화의 주된 원인은 원내대표직이 ‘빛 좋은 개살구’라는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으로 보인다.‘원내 정당화’는 구호에 불과할 뿐, 실제 위상면에서는 당의장에 밀리고 오히려 4대 법안 처리 등 궂은 일을 도맡아야 하는 게 지난해 원내대표직의 실상이었다. 득표 결과에 따른 우열이 명확히 갈리는 것도 ‘대결’을 꺼리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당 관계자는 “당의장 경선에서 탈락하면 ‘젊은 당원들 때문에’라는 등의 변명이 가능하지만, 원내대표 경선은 동료 의원들의 면전에서 ‘성적표’를 받는 식이기 때문에 패배하면 실력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셈”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치개혁 그후] (중)원내정당화 문제점 없나

    [정치개혁 그후] (중)원내정당화 문제점 없나

    #문제 하나-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의 원내대표끼리 주요현안 A에 대해 극적 타협을 이뤘을 때 예상되는 다음 상황은? (1)원내대표의 협상 권한은 거의 절대적이므로 의원총회에서 그대로 승인된다. (2)의원총회에서 의원들이 반발해 타협안이 부결된다. (3)당 대표(의장)나 중진들의 반대로 의원총회에 회부되기도 전에 타협안이 철회된다. (4)당 중앙위원(운영위원)들이나 당 지지자 등 원외 세력의 반발로 타협안이 철회된다. #정답-(1)보다는 (2)(3)(4)의 상황이 빈발했던 게 17대 국회 1년차의 현실이었다. 지난해 정치권은 일제히 정치개혁을 외치며 중앙당 축소와 원내정당화를 천명했지만, 현실은 원외(阮外)와 원내(阮內)의 ‘쌍둥이 비대화’란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귀결됐다. ●원내규모 어정쩡 확대 문제 중앙당의 권한은 별로 축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원내의 규모가 어정쩡하게 확대되다 보니 양측간 불협화음이 촉발됐고, 오히려 정치불안이 전보다 더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지난 연말의 ‘4인 대표회담’은 부작용을 극명하게 노출시킨 사례다. 당시 열린우리당은 이부영 의장이 야당과 협상해온 타협안을 천정배 원내대표가 부인하는 등 속수무책의 불협화음을 노출했다. 한나라당도 김덕룡 원내대표가 타결한 협상안에 대해 박근혜 대표가 강하게 질책했다는 소문이 도는 등 불화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같은 풍경은 국회에서 원내대표의 권한을 최고로 규정하고 있는 양당의 당헌을 명백히 위반한다. 원내대표에 대해 열린우리당은 ‘국회에서 당을 대표한다.’라고 규정하고, 한나라당은 ‘국회운영에 관한 최고권한을 갖는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그럼에도 원내대표들이 자기 몫을 찾지 못한 것은 원내외를 막론하고 당 대표를 우선하는 오랜 관행 때문이다. 실제 양당 원내대표는 의원총회 주재권을 갖고 있음에도 최초 발언권을 항상 당 대표(의장)에게 양보해왔다. 이와 함께 당 대표가 원내대표보다 우위에 있는 것처럼 당헌에 애매하게 규정한 것도 이런 구습에 ‘정통성’을 부여했다.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지난 연말 4대 입법을 둘러싼 우리 당의 헛발질은 당의장과 원내대표간 엇박자가 가장 큰 원인이었다.”면서 “하늘에 태양이 2개가 떠있는데 일이 제대로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중앙당 규모 대폭 축소해야” 전문가들은 중앙당을 폐지에 가까울 정도로 축소시키지 않는 한 진정한 원내정당화는 요원하다고 입을 모은다. 캐나다의 경우 선거가 끝나면 모든 지구당을 즉각 없애고, 미국도 중앙당의 역할을 홍보와 교육, 당원모집 등으로 한정하고 있는 예를 든다. 무엇보다 정치인 스스로가 구시대적 사고방식을 철저히 깨는 인식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당 대표가 사무총장 등 당직자를 임명하는 것을 당연시 여기는데,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의원이 의원을 임명하고 심지어는 의원을 비서실장으로 두는 것을 상상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당직을 극소화하고 원내 직책도 상임위 중심으로 가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이 있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각당이 비대한 정책위원회를 두는 것 자체도 난센스”라며 “미국처럼 원내 정책은 상임위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국가보안법을 당 제1정조위원회가 맡는 게 아니라, 국회 법사위 소속 의원들이 다루는 게 원내정당화의 취지에 맞다는 것이다. ●당대표가 여·야 협상주도 비논리적 당 대표가 국민 의사를 반영한다면서 여야 협상에 나서는 것도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김 교수는 “국회의원은 국민이 뽑았기 때문에 국민 의사를 반영할 자격이 있지만, 일부 당원에 의해 선출된 당 대표의 자격으로 민의를 들먹이며 여야 협상권을 갖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가 지금 당장 ‘개과천선’할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열린우리당 의원들만 해도 부작용을 실감한다면서도 근본적 개선책보다는 당 중앙위원회 경선에 대거 나가 당을 ‘접수’하는 등 비정상적으로 의원의 권한을 강화하는 쪽으로 쏠리는 분위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치개혁 그후] (상)상향식 정치 잘돼가나

    [정치개혁 그후] (상)상향식 정치 잘돼가나

    지난해 정치권은 힘겹게 정치 개혁의 결과물을 일제히 도입했다. 하지만 상향식 정치, 원내 정당화, 정치자금의 투명화 등 공들인 핵심 분야에서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정치 불안을 오히려 심화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 현상을 진단하고 해법을 찾아보는 시리즈를 3회에 걸쳐 마련했다. “이제 우리는 과거의 정당과는 다른 4세대형 정당이다. 모든 정책결정은 아래로부터 상향식으로 나오게 될 것이다.” “하향식 정당의 구습을 강력하게 고칠 수 있도록 그런 방향에서 일하겠다.” 앞은 정동영 현 통일부 장관이 지난해 1월11일 열린우리당 전당대회에서 의장으로 뽑힌 직후 밝힌 포부이고, 뒤는 같은해 5월11일 천정배 의원이 열린우리당 원내대표에 선출됐을 때 천명한 각오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이같은 호언장담은 공허하다. 정 장관은 임기 2년 중 불과 4개월여밖에 채우지 못하고 의장직을 던졌다. 천 원내대표도 1년의 임기에서 8개월을 못채우고 사퇴했다. 상향식으로 뽑힌 그들은 ‘아래’의 의견을 묻지도 않고 하향식으로 물러갔다. 정동영 의장은 입각을 핑계로, 천 원내대표는 개혁입법의 실패를 책임지겠다는 ‘자의적’ 판단으로 임기를 포기한 것이다. 이들뿐 아니다. 전당대회 득표 2위로서 의장직을 자동 승계한 신기남 의장은 두달 만에 부친의 친일 의혹 파문으로 물러났고, 이어 등장한 이부영 의장도 5개월을 채우지 못하고 개혁입법 실패의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했다. 나머지 3명의 상임중앙위원도 이 의장과 동반 사퇴했다.2년 동안 당을 이끌겠다면서 당원들에게 표를 호소했던 지도부가 불과 1년도 안 돼 모조리 자리를 내던진 꼴이다. 한나라당도 상향식으로 선출된 김덕룡 원내대표의 사퇴설이 한동안 나돌았었다. 이런 예기치 못한 현상은 상향식 정치를 ‘복음’(福音)처럼 신봉하며 정치개혁을 외쳐온 사람들을 난감하게 한다. 상향식으로 선출된 지도부는 정통성이 있기 때문에 권위와 리더십이 훨씬 확고할 것이란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것이다. 오히려 지도부의 잦은 교체로 정치 불안과 권력 투쟁이 하향식 때보다 심화됐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상향식 정치의 위기는 연말연시 이부영 의장과 천정배 원내대표가 ‘사퇴 경쟁’을 벌이면서 최고조로 치달았다. 지난달 30일 이 의장이 먼저 사퇴를 결심했다가 중진들의 만류로 마음을 접었는데, 불과 이틀 뒤 천 원내대표가 ‘기습적으로’ 사퇴한 것이다. 이때 정치권에서는 “개인의 정치적 입지를 위해 사퇴를 활용하고 있다.”는 비아냥까지 나돌았다. 더욱 심각한 대목은 이들이 국정을 책임지고 있는 집권 여당의 지도부라는 점이다. 지난 3일 지도부 전원이 사퇴했을 때 열린우리당에서는 대표직을 승계할 사람이 당헌상 규정돼 있지 않았다. 당시 임종석 대변인은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예견치 못했기 때문”이라고 혀를 내둘렀다. 이틀 뒤 임채정 의장이 추대되기 전까지 대한민국에서 여당을 대표할 사람은 한명도 없었던 셈이다. 외국에서 손님이 방문해도 만날 대표인사가 없고, 국가 비상사태시 대처할 여당 대표도 전무했다는 얘기다. 당정협의 역시 일절 불가능했다. 무엇보다 불과 1년 만에 또다시 경선을 치른다며 당권 경쟁을 벌이고 법석을 떠는 것을 국민들은 고스란히 지켜봐야 하는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이참에 당론문화 철폐와 진정한 당·정분리, 지도자 스스로의 리더십 확립을 권고한다. 국민대 김형준 교수는 “당론이 존재하는 이상 지도부는 책임을 져야 하고, 예측 불가능한 사퇴의 정치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면서 “미국의 경우 권고적 당론만 있을 뿐 당론을 강제하지 않기 때문에 지도부가 책임론에 시달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의원들은 소신에 따라 자유투표를 하고, 다음 선거에서 유권자들로부터 심판을 받으면 된다는 것이다. 이런 지적은 자유투표제가 착근해야 하는 근본적인 이유로 연결된다. 그래야만 의회주의, 책임정치가 실현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숭실대 강원택 교수는 “노무현 대통령이 당·정 분리를 천명하면서도 한편으론 여당이 지나치게 중심이 되는 것은 원치 않았기 때문에 이런 부작용이 생긴 것 같다.”면서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김근태 장관의 입각을 예로 들었다.“지도부의 공천권이 사라진 정치문화에서 그나마 차기 주자가 대표를 맡으면 권위와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는데, 그런 실력자들이 한꺼번에 ‘징발’되면서 상향식 지도부의 권위가 약화됐다.”는 지적이다. 강 교수는 “앞으로는 지도부가 되려는 사람이 명실상부한 자질을 갖추지 못하면, 설령 선출이 되더라도 제대로 견딜 수 없다는 점이 입증된 셈”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 중진들 ‘고민의 계절’

    열린우리당 원내대표 선거일로 잠정 결정된 오는 28일이 가까워지면서 4월 전당대회 출마를 저울질해 온 중진 의원들은 깊은 고민에 빠져 있다. 지난해 노선 갈등의 진통을 겪은 열린우리당은 통합 차원에서 원내대표는 ‘추대’하고, 당 지지도 제고 등의 발판이 되는 전당대회만큼은 치열한 경선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근 당 일각에서 ‘의장 임기 1년 축소’가 제기돼 수용 여부에 따라 전당대회 출마자들에게 새로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문희상 의원은 사정이 복잡하다.‘친노(親盧)’직계는 최근 ‘원내대표 문희상’에서 ‘의장 문희상’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원기 국회의장은 “원내대표를 하라.”고 권유하고 있다고 한다. 의장에 뜻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문 의원은 지난주 일본을 방문한 자리에서 한 동료의원에게 “의장과 원내대표 출마 중 마음을 정한 것이 없다.”고 밝혔다는 후문이다. 벌써부터 이전투구 양상이 벌어질 전당대회 출마가 탐탁지 않을 수 있다. 특히 구(舊)당권파로 자신과 각별한 신기남 전 의장이 의장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문 의원의 출마 포기를 예상하기도 한다. 재야파인 국민정치연구회 소속 의원 43명은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모여 원대대표 후보와 관련, 의견이 모아지지 않으면 투표를 통해 선택할 예정이다. 내부에는 ‘장영달 의원 추대론’과 ‘정세균 의원 대안론’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어, 만장일치를 통한 선택이 쉽지 않다. 게다가 문 의원이 당의장쪽으로 마음을 확정하지 않은 것도 선택의 또다른 변수다. 구(舊)당권파가 지지하는 ‘정세균 대세론’은 지속될까. 당 중진의원은 “초반에 정 의원이 원내대표를 향해 열심히 뛰고 있으니까, 외향적으로 독주하는 분위기가 형성됐을 뿐”이라며 “의원들이 해외에 나가 있는 상황에서 대세론은 시기상조다.”고 분석했다. 현재 ‘정세균 원내대표 대세론’이 대두한 가운데 지난해 정책위부의장을 맡았던 원혜영 의원이 러닝메이트로 거론되고 있다. 문소영 김상연기자 symun@seoul.co.kr
  • 여권 “인재은행 ‘잔고’ 부족”

    인재풀의 한계인가, 인사방식의 한계인가. 교육부총리 인선 실패와 그에 따른 청와대 인사수석·민정수석 등의 경질 사태가 빚어지면서 여권 내부에서 ‘인재풀 한계론’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능력과 도덕성, 지역안배 등 이런저런 자격 조건을 두루 충족하는 인재를 구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게 이 한계론의 본질이다. 현 정부 청와대 비서진을 역임한 열린우리당의 한 의원은 10일 정찬용 인사수석의 경질과 관련,“그동안 호남 출신인 정 수석이 호남소외론의 방파제 역할을 했는데, 그를 대신할 적당한 호남 출신 인물이 없어 문제”라고 기자에게 말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실제로 인재풀과 관련한 데이터베이스가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언론이 좀 추천해달라.”고까지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노무현 대통령이 김우식 청와대 비서실장을 기용한 이유 중 하나가 그의 광범위한 인재풀 때문이라는 얘기도 있다. 그러나 이런 한계론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전북 군산이 지역구인 강봉균 의원은 “인재풀이 부족하다는 말에 동의하지 않는다.”면서 “진보냐 보수냐의 이념 문제 등 곁가지에 얽매이지 말고 능력에 따라 적재적소의 인물을 고른다면 인재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부산 사하을 출신 조경태 의원도 “호남 소외론은 필요 이상 부풀려진 측면이 있다.”면서 “현재 열린우리당의 주류가 호남출신 의원들이고, 정부에서도 호남 출신 비율이 결코 적지 않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의 측근인 이강철 당 집행위원도 “내가 자주 만나는 호남 사람들 가운데 호남소외론을 얘기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여권의 핵심 관계자는 “노 대통령이 행정수도 이전 무산에 따른 충청권 민심을 겨냥해 청와대 인사수석에 충청도 출신 인사를 기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의 다른 관계자도 “호남 출신이 연달아 인사수석이 되리란 보장은 없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원내대표 정세균­정책위의장 원혜영 與 ‘추대론’ 부상

    열린우리당의 차기 원내 지도부 선출을 놓고 ‘정세균 원내대표-원혜영 정책위 의장’추대론이 부상하고 있다. 출마설이 나돌던 중진 의원들이 속속 불출마 의사를 직·간접적으로 밝히면서 추대론은 세를 더해가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의원들은 여전히 출마 의사를 굽히지 않아 실현될지는 다소 유동적이다. 한 의원은 7일 기자에게 “당내 의원 60∼70%는 정세균 의원이 원내대표로 적임이며, 완전 경선보다는 사실상 추대형식으로 뽑아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계파색 옅어 거부감 적어” 3선인 정 의원은 구(舊) 당권파로 분류되지만, 계파색이 옅어 재야파와 개혁당파 등에서도 거부감이 적다고 재야 운동권 출신인 이 의원은 전했다. 재야파로 분류되면서도 정파적 성향이 덜한 원혜영 의원이 정책위 의장을 맡으면 정 의원과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논리도 곁들였다. 무엇보다 오는 28일로 잡힌 원내대표 경선을 앞두고 정 의원 스스로가 강한 의욕을 보이며 계파 구분없이 의원들에게 적극적으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고 한다. ●문희상의원은 의장 출마할듯 구 당권파인 김한길 의원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데 이어 재야파인 장영달 의원도 출마 포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는 데에는 이런 배경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적극 검토했던 배기선 의원도 출마를 포기한 것으로 확인됐다. 물론 ‘원칙대로 경선을 실시하자.’는 이의 제기가 있을 경우 추대론이 흐트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와 관련, 중도보수파 모임인 ‘안정적 개혁을 위한 모임’의 안영근 의원이 사석에서 출마 의사를 밝혀 주목된다. 친노(親盧) 직계 의원들 사이에 유력한 원내대표 후보로 거론돼 온 문희상 의원은 당 의장 출마로 기운 것으로 알려졌지만 완전히 사라진 ‘카드’가 아니라는 관측도 여전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친노직계들 “당으로 당으로”

    새해 들어 노무현 대통령의 직계 인사들이 열린우리당의 핵심부로 속속 진입하고 있다. 올 들어 갑작스러운 지도부의 총사퇴로 계파간 대립양상이 빚어지면서 상대적으로 중립적이란 평가를 받는 이들 친노(親盧)인사에 대한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민생 안정과 통합을 키워드로 삼은 노무현 대통령의 새해 국정운영 방향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무엇보다 오는 4월 전당대회 때까지 당을 이끌 집행위원회(10명)에 친노 인사들이 4명이나 포함된 점이 예사롭지 않다. 우선 집행위원인 이강철 전 국민참여운동본부장과 이해성 부산시위원장은 자타가 공인하는 직계다. 특히 ‘왕 특보’로 불리는 이 위원은 지난 연말 노 대통령과 독대, 현안에 대해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채정 의원이 집행위의 수장을 맡은 경우도 마찬가지 맥락이다. 그는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과 친한 인사로 분류되지만, 노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인수위원장을 맡길 정도로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이기도 하다. 때문에 국가보안법 등 4대 입법 문제로 바람 잘 날 없던 열린우리당이 ‘구원투수’를 자임한 ‘임채정 과도체제’ 출범과 함께 실용 노선으로 선회하는 게 아닌가 하는 성급한 전망도 제기된다. 집행위원인 김한길 의원 역시 친 정동영 통일부장관 성향이면서도 당선자 기획특보로서 노 대통령을 보좌했던 관계다. 여기에 대통령 정무수석을 역임한 유인태 의원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유 의원은 지도부가 공백사태에 빠진 지난 4일간 매일 당내 각 계파가 고루 섞인 회의를 만들어내 무난하게 집행위 체제를 연착륙시키는 데 산파 역할을 했다. 유 의원은 5일 저녁에도 이부영 전 의장 등 전직 상임중앙위원들에게 연락해 김덕규 국회부의장 주최의 위로만찬을 주선했다. 특히 주목되는 점은 차기 당의장 또는 원내대표 후보로 대표적인 친노 직계인 문희상·한명숙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점이다. 청와대 비서실장을 지낸 문희상 의원과 환경부 장관을 역임한 한명숙 의원이 당권을 장악한다면, 당과 청와대 사이에 직통 채널이 생기는 셈이다. 이는 여권의 정치지형이 올해부터 확연히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친노 인사들의 지도부 장악은 집권 3년차를 맞아 정쟁보다는 야당과의 상생을 통해 ‘업적 만들기’에 치중하고자 하는 노 대통령 입장에서 날개를 단 격일 수 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사사건건 ‘노심(盧心)’ 논란을 일으킬 경우 역으로 곤경에 처할 가능성도 있다는 게 단점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의장 한명숙·원내대표 문희상 ‘압축’

    의장 한명숙·원내대표 문희상 ‘압축’

    열린우리당의 차기 당의장과 원내대표가 각각 한명숙 의원과 문희상 의원으로 압축되는 기류가 포착되고 있다. 당이 정상체제였던 지난 연말까지만 해도 경선 시기가 한참 남아 있어(의장→4월, 원내대표→5월) 윤곽이 드러나지 않았다. 그러나 연초 지도부 총사퇴로 원내대표 경선시기가 앞당겨지고 비상체제가 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특히 ‘과도기 당의장’(비상대책위원장)을 놓고 각 계파가 치열한 세력다툼을 벌일 것이란 예상과 달리 임채정 의원을 합의추대하는 형식으로 타협을 이뤄내,1월 말 선출하는 원내대표와 4월에 뽑는 당의장도 사실상 추대형식으로 갈 듯한 분위기다. 친노(親盧)직계 의원 12명으로 구성된 ‘의정연구센터’ 소속의 이화영 의원은 5일 기자에게 “의정연구센터 회원들이 지난 1일 만나 당의장에 한명숙 의원, 원내대표에 문희상 의원, 정책위의장에 강봉균 의원을 밀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밝혔다. 그는 “당의장의 경우 내년에 선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이미지가 중요하다.”면서 “(운동권 출신인) 한명숙 의원은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와 이미지 면에서 대적이 가능하고, 의외로 카리스마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원내대표는 정책에 대한 이해와 이를 실현해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한데 문희상 의원이 가장 적임이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원기 국회의장은 지난해 12월 초순 열린우리당이 국회 법사위에서 국가보안법 폐지안을 기습상정했을 때 “원내대표는 역시 타협의 능력이 중요한 만큼, 문희상 의원 같은 사람이 적임이다.”고 말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아직 몇가지 변수가 남아 있지만 ‘한·문’ 카드가 실제상황이 될 가능성을 높게 하는 요인은 이들이 특정 대권주자 계보에 속하지 않고 정치적 욕심이 적은 중립적 인물이란 점이다. 정동영 통일부장관 등 당권파와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 등 재야파로부터 두루 용인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여기에 당권파나 재야파, 그리고 개혁당파 등 주요 계파들이 현재 마땅한 당의장·원내대표 후보군을 보유하지 못한 것도 한-문 카드의 설득력을 뒷받침한다. 문소영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與 4대계파 비대위구성 합의

    與 4대계파 비대위구성 합의

    ‘4대 입법’ 연내 처리 무산으로 지도부 전원 사퇴 등 후폭풍에 휩싸인 열린우리당의 지도부 공백사태가 5일 비상대책기구 구성을 통해 정상화될 전망이다. 열린우리당내 국민정치연구회·참여정치연구회·바른정치실천연구회·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모임 등 강경파와 온건파가 총망라된 4대 계파는 4일 밤 9시 시내 모처에서 만나 비대위 구성에 대해 내부 조율을 거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밤 모임에서 4대 계파 의원들은 임채정 의원을 비대위원장에 추대하기로 사실상 합의했다.4선의 임 의원은 재야 출신으로 강·온파에서 두루 무난한 카드로 간주되고 있다. 비대위원은 계파별 안배없이 문희상 의원을 포함한 1∼3명의 의원과 지역 및 여성 대표 각 1인 등 5∼7명으로 구성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개혁당 그룹이 주축인 참여정치연구회는 유기홍 의원의 비대위 참여를 요구했지만 아직 참여 여부는 결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와 함께 오는 2월 초 선출될 원내대표와 정책위의장도 비대위에 합류해 비대위원은 모두 7∼9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4대 계파가 비대위 구성에 비교적 순조롭게 의견을 모을 수 있었던 것은 ‘4대 입법’ 연내 처리 무산에 따른 후폭풍으로 강경파의 행보가 크게 위축된 반면 온건파의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같은 기류 변화는 4일 적나라하게 노출됐다. 이날 오후 3시30분 열린우리당 안영근·박상돈·신학용 의원 등 ‘안정적 개혁을 위한 의원 모임(안개모)’ 소속 의원들은 국회 기자회견장에 나타나 “앞으로 안개모뿐 아니라 다른 온건파 의원들과 함께 당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토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기자회견장을 수시로 찾았던 강경파 의원들은 좀처럼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다. 지난 연말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며 국회에서 집단 농성을 했던 의원들이 이날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만난다는 소식을 듣고 기자가 갔을 때 모인 의원들은 불과 12명에 불과했다. 농성 당시 지지서명을 한 의원이 70명을 넘었던 것과 비교하면 옹색한 규모다. ‘회의 결과’도 톤이 낮았다. 참석자들은 이부영 의장의 ‘강경파 커머셜리즘(상업주의)’ 비판 발언에 불만을 표시하면서도 집단행동은 자제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경숙 의원은 “오늘 이 모임을 해산하고 앞으로 당을 위해 일하면 된다.”고 했다. 우원식 의원도 ‘국보법 폐지안을 반드시 2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인가.’란 질문에 “당 상황이 정리돼 가는 것을 보고, 아니면 그 이후에 해도 된다. 분명한 것은 폐지 당론 유지다.”라고 말해 한결 유연한 자세를 취했다. 기류가 이처럼 돌변한 것은 최근 천정배 원내대표와 이부영 의장 등 지도부의 줄사퇴가 직접적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강경파들로서는 마땅히 공격할 대상이 없는 데다 당의 표류에 원인 제공을 한 것처럼 비쳐지고 있는 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는 눈치다. 여기에 올해를 상생과 실용으로 끌고가려는 청와대의 의중이 확인된 것도 강경파의 힘을 뺀 요인으로 분석된다. 문소영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與 실용코드 전환 ‘허허실실’

    3일 열린우리당 지도부의 총사퇴는 노무현 대통령 집권 3년차를 맞아 올 한 해를 ‘실용’(實用)으로 끌고가려는 여권 전체의 구상에서 비롯됐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다소 극단적으로 해석하면 당을 무기력에 빠뜨림으로써 국가보안법 처리 논란과 같은 정쟁을 두번 다시 재연하지 않겠다는 의도일 수도 있다. 과장 해석 여부를 떠나 결국은 엇비슷한 결과를 낳게 될 개연성이 높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부영 의장뿐 아니라 나머지 상임중앙위원 등 지도부 전체가 사퇴한 것은, 지도부를 완전한 공백상태로 전환시켜 당내 강경파의 공격을 피하면서 자연스럽게 이념 논쟁을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말은 노 대통령의 입장에서 해석하면 이해가 빠르다. 만일 이 의장이 사퇴하지 않고 자리를 지킨다면 어떻게 될까. 당내 강경파와 열성 지지자들은 계속해서 국보법 폐지를 주장하면서 이 의장을 흔들어댈 테고, 어쩔 수 없이 지도부는 한나라당과의 ‘전투’로 내몰릴 것이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한나라당이 완강히 반대하는 한 국보법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당장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지난 연말과 비슷한 격돌 양상이 불가피하고, 후유증은 계속 이어져 올 한해를 내내 정쟁으로 얼룩지게 할 수 있다. 대통령으로서의 집권 3년차는 뭔가 ‘업적’을 구체화해야 하는 마지막 해나 다름없다.4년차로 넘어가면 레임덕 때문에 큰 일을 벌일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정설이다. 노 대통령으로서는 조바심이 나는 게 당연하다. 따라서 여야간 정쟁으로 국정이 발목 잡히는 것은 대통령이 피하고 싶은 최악의 국면이다. 올해 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과, 경제 회생, 나아가 잘하면 남북정상회담에 이르기까지 어떻게든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하는 입장이다. 그것을 위해서는 정치적 안정, 특히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인 것이다. 반면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할 경우 강경파는 공격할 대상을 잃게 된다. 특히 비상대책위위원장은 임시체제이기 때문에 국보법 등의 처리와 관련, 공격을 받을 명분이 적다. 이렇게 되면 국보법 등의 처리를 놓고 야당과 대립할 상황이 생기지 않는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라서 이날 이부영 의장이 사퇴의 변에서 “필요하다면 여야 안에 과격노선과 과감한 투쟁을 벌이는 것도 불사해야 한다.”고 한 것과 앞서 노 대통령이 1일 “새해에는 사회적으로 큰 갈등이나 싸울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언급, 또 지난달 31일 천정배 원내대표가 국보법 무기연기를 시사한 점(서울신문 1월3일자 보도) 등이 일관성을 갖는 것은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는 얘기가 된다. 따라서 지금 강경파는 ‘일격’을 당한 꼴이 됐다.5일 비대위원장 선출과 1월 말 원내대표 경선에서 반전을 노리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지만, 당내 세력분포상 당권파와 친노(親盧)직계, 중진 등이 포진한 실용파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인 상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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