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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외교 “北核 중대국면”

    반외교 “北核 중대국면”

    북핵 6자회담이 중단된지 1년이 가까워오도록 교착 국면이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대북 경고 수위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반 장관은 4일 내·외신 정례브리핑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과정이 중대 국면을 맞고 있다.”면서 “북한은 회담이 개최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 무작정 지속될 수 없음을 깨달아야 하며, 타당성 없는 주장에 매달릴 게 아니라 국제사회의 요구에 호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는 “최근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 상당히 우려할 정도로 발전하고 있고, 중국과 미국 등 관련국간 협의와 관련 보도 등을 종합해볼 때 6자회담 재개 전망도 밝지 않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지난달 1일 “현재로선 6자회담 재개를 비관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 데 이어 거듭 부정적 전망을 밝힌 것이다. 반 장관은 그러나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가능성에 대해서는 “정부로서는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대책을 강구하고 있지만 안보리 문제에 대해서는 특별히 말할 게 없으며, 현재로서는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방침”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6∼7일 일본 교토에서 열릴 ASEM(아시아유럽정상회의) 외무장관회의에서 북핵과 관련해 구체적인 합의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 “北·美설전은 북핵 해결임박 징후”

    미,“김정일은 폭군” 비난▶북,“부시는 불망나니” 비난▶북, 동해상에 단거리 미사일 발사▶미,“김정일은 매우 매우 잔인” 비난▶북,“미국은 국가테러의 왕초” 비난. 최근 북한과 미국이 북핵 문제를 둘러싸고 연일 주고받는 공방의 수위다. 표면적으로만 보면 금방이라도 한바탕 물리적으로 붙을 것같이 험악하다. 그럼에도 우리 정부는 즉각적인 반응을 자제한 채 지극히 차분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현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있는 것일까. ●“北·美 당장 충돌은 없을것” 2일 기자가 만난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현재의 북핵 국면에 대해 비교적 낙관적인 시각을 표출했다. 이 당국자는 “6자회담이 당장 재개되지 않는다고 해서 금방 북한과 미국간에 무슨 큰 충돌이 생길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예측했다. 그는 “다음달이 6자회담 중단 1년째이긴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심리적인 시한일 뿐”이라면서 “북한으로서는 시간을 끌어서라도 최대한 양보를 얻어내려는 전략이고 그렇다고 미국도 쉽게 양보할 태세는 아니어서 기대하는 것보다 해결 시점이 더 늦춰질 수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선 본격적인 북핵 문제 해결이 연말이나 내년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北核해결 내년으로 넘어갈수도” 그는 북한의 대응수위가 갈수록 격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해서도 “행동이 과격해진다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다는 뜻도 된다.”면서 “뒤집어 보면, 해결 시점이 더욱 임박한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이같은 언급은 미국기업연구소(AEI)의 니컬러스 에버슈타트 연구원 등 미국내 일부 전문가들이 지난 2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협상용’이라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비슷한 시각이다. 물론 북핵 국면이 험악해질 수록 우리 정부의 부담이 가중되는 것은 불가피한 운명이다. 다른 핵심 당국자는 “북한이 왜 저렇게 해야만 하는지 당국자인 나로서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고 답답함을 토로하면서 “하루속히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만이 북한으로서는 생존할 수 있는 최상의 길임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베트남전 종전 30주년] 끝나지 않은 40년전 악몽…반전운동·종교 귀의

    베트남 전쟁이 끝난 지 30년이 흘렀지만 전쟁의 상처는 완전히 아물지 않았다. 한국은 32만여명을 파병, 전사 5099명, 부상 1만 1232명이라는 희생을 안았다. 한국군에게 피해를 당한 베트남 사람들도 악몽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그렇지만 두 나라는 1992년 수교한 뒤 서로의 상처를 보살펴 주며 과거의 악연을 씻고 있는 중이다. 베트남전 종전 30주년을 맞아 전쟁 희생자들의 고통 속에서도 돈독해지고 있는 양국 관계를 살펴봤다. ■ 참전 생존자들의 고통 “1년에 몇번씩은 퀴논의 그 지긋지긋한 전략촌을 찾아갑니다. 손에는 M1 소총을 들고 있죠. 그리고는 저의 오발로 밀림에서 죽은 30대 여인의 치켜뜬 두 눈과 목에서 분수처럼 피를 쏟아내던 정 일병이 겹쳐집니다. 소리치며 깨어나면 가슴이 콱 막혀 숨을 못 쉬겠어요.40년이나 지났으면 잊혀질 법도 하련만….” 지난 28일 오후 서울 명동의 커피숍. 떨리는 목소리로 40년 묵은 악몽을 얘기하던 박정익(가명·59·목사)씨의 눈가가 젖어든다.1965년 12월3일. 이 날은 박씨의 가슴에 핏빛 화인(火印)으로 남아 있다. ●밀림 헤매는 ‘김상사’ 박씨에게 베트남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1946년 경기도 안성에서 태어난 박씨는 중학교를 졸업하고 농사를 거들다 65년 10월 맹호부대 기갑연대 3중대 소속으로 베트남 중부 캄란 땅을 밟았다. 전쟁보다 가난이 더 무섭던 시절.1년만 버티면 집 두 채를 산다는 말에 자원했다. 하지만 전장에 나서기엔 박씨는 너무나 여렸다. 실전 투입 한달도 안돼 퀴논 지역 작전에서 동료를 잃었다.“살아서 소 몰고 고향에 같이 가자.”고 약속했던 친구였다.“그때는 눈이 뒤집혀서 움직이는 것을 보면 무조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저 자신이 점점 ‘짐승’이 돼 갔지요.” 이듬해 11월 무사히 귀환해 수원에서 큰 포목점을 열었지만 전쟁의 악몽은 베트남 해변가의 안개처럼 머릿속을 짓눌렀다. 그를 ‘구원’한 건 신앙의 힘이었다. 뒤늦게 신학대학에 진학해 개척 교회를 열었다. 하지만 친구들에게도 베트남의 상처를 말하지 못했다.“퀴논에서 목회를 하면 용서받을 수 있을까요.” ●짙은 그림자 남긴 베트남의 악몽 강인용(가명·부산)씨는 전쟁으로 인한 정신적 외상이 자기와 가족을 어떻게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이다. 베트남에서 귀환해 가정을 꾸렸지만 정상적인 생활을 해나가지 못했다. 스트레스와 불안에 가족들을 괴롭혔고 결국 아들과 부인이 차례로 목숨을 끊었다. 현재 강씨는 세상과 연락을 끊은 채 살고 있다. ●속죄의 길로 택한 반전 운동 베트남의 기억이 삶의 방향을 완전히 다른 쪽으로 바꾼 경우도 많다.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이사 김용삼(55)씨는 ‘추악한 전쟁’의 경험을 바탕으로 왜곡된 현대사 바로잡기에 뛰어들었다. 해병대 5중대 소속으로 68년 7월 전쟁터에 뛰어든 그는 이듬해 4월 최전방이던 호이안 지역 전투에서 오른손에 총알 관통상을 입고 제대했다. 우연찮게 백범 김구 선생의 묘소를 돌보게 됐고 이를 계기로 한국 근현대사는 물론, 베트남 전쟁의 본질 규명에 나섰다. 경남 마산의 시민사회단체 열린사회희망연대 대표 김영만(59)씨는 해병대 포병 3대대 11중대 소속으로 참전했다.67년 2월14일 ‘짜빈동 전투’에서 코에 총상을 입고 기적적으로 살아 남았다.200명의 해병대는 짜빈동 전투에서 월맹군 3000여명을 격퇴했다. 해병 전투사는 이를 ‘베트남전 최고의 해병 전투’로 기록한다. 김씨 역시 ‘학살’의 아픈 기억을 갖고 있다. 짜빈동 전투 이틀 전 30대 남자 포로의 뒤통수에 총알을 박았다. 당시 포로 즉결 심판은 일상적인 일이었다. 그러나 잠시 후 죽은 포로의 어머니가 찾아와 ‘아들을 찾아달라.’고 울며 애원했다.“고향에 계신 친할머니 같았어요. 순간, 엄청난 충격을 받았습니다. 베트남에 오기 전의 정상적인 청년으로 돌아온 거죠.” 김씨는 화랑무공훈장도 보훈 혜택도 마다하고 제대한 뒤 모든 것을 잊고 ‘희망의 땅’ 미국으로의 이민을 추진했다. 그러나 이민 준비를 위해 호텔 견습생으로 들어갔다가 척추를 다쳤다.30대의 대부분을 하반신 불구로 보냈고 부인은 행상에 나섰다. 2003년 3월 그는 배상현씨 등 열린사회희망연대 회원들을 전쟁을 막기 위한 ‘인간방패’로 이라크에 파견했다. 김씨는 “이라크 파병은 우리 민족이 베트남전의 비극을 되풀이하는 잘못된 결정”이라면서 “전쟁을 없애는 것이 베트남에서의 죄갚음을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고엽제후유증 8만명 고통 PTSD는 치료도 못받아 “포탄 날아온다. 모두 피하라.” 2003년 5월 미국 캘리포니아 LA의 USC 부속병원. 낯선 한국말 고함이 병동의 새벽 정적을 깼다.“여보, 제발 정신 좀 차려봐요.”눈을 뒤집은 채 병상에서 소리치고 있는 목사 김모(58)씨의 손을 잡고 부인 김모(56)씨가 눈물로 애원했다. “여기가 어디야. 또 월남 아니야.”김씨는 결국 꽁꽁 묶여 정신병동으로 갔다. 원인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 백마부대 소속으로 1968년 9월부터 15개월을 베트남에서 보냈던 그는 현재 중풍과 PTSD 증세로 대소변도 못 가눌 정도가 됐다.PTSD는 전쟁 등 극단적인 사건에 노출된 뒤 나타나는 불안 장애. 헛것이 보이거나 비명 소리가 들리는 등 충격을 현실처럼 느끼기도 하고 한없이 차가워지기도 한다. 미국은 베트남전에 의한 PTSD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PTSD로 150만여명이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2만여명이 자살을 택했다. 우리 나라에서도 많은 파월 장병들이 PTSD에 시달리고 있다. 대구·경북지역 고엽제 환자 280명 중 60%가 우울증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있다. 그러나 보상은커녕 치료마저 요원하다. 국가보훈처 관계자는 “병상 일지에 관련 증세를 보였다는 기록이 있어야 전투와 연관된 상해로 인정받기 때문에 PTSD 전상자는 공식적으로 없다.”면서 “미국처럼 PTSD 환자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없는 한 구제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연쇄살인범 유영철의 아버지는 PTSD로 고통받았고, 그 고통이 유영철에게 정신적 외상으로 전이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고엽제의 고통도 끝나지 않았다. 정부에서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고엽제 후유증 환자와 후유의증 환자는 8만여명. 그러나 판정 조건이 너무 엄격하다. 진단받은 사람 가운데 17.9%만이 후유증으로 판정받고, 이중 58.3%만이 국가유공자 대우를 받는다. 고엽제는 참전자 2세의 생명도 위협하고 있다.2000년 182명의 부산·경남지역 고엽제 후유증 환자 2세 연구에 의하면 선천성 기형이 15건, 전신 허약이 12건이나 나타났다. 절반 가까운 사람들이 건강 장애를 보였다. 고엽제 피해로 미국뿐 아니라 호주와 뉴질랜드도 2억 4000만달러를 보상비로 챙겼다. 그러나 미국에 이어 가장 많은 32만여명을 보낸 한국은 한 푼도 못 받았다. 이두걸 이효용기자 douzirl@seoul.co.kr ■ 당시 주월 한국군사령관 채명신 예비역중장 “주한美軍 차출 막으려 파병” “주한미군을 자꾸 나가라고 하는 우리 사회 분위기가 패망 직전의 월남과 비슷하다는 얘기를 주위로부터 많이 듣고 있어요.” 주월 한국군사령관으로 5년 가까이 파병부대를 지휘한 채명신(80) 예비역 육군 중장은 베트남전 종전 30주년과 관련해 이 전쟁이 주는 교훈이 뭐냐고 묻자 대뜸 이렇게 말했다. 반미 분위기로 몰아가고 있는 사회 일각의 풍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요즘 그는 베트남참전동지회와 6·25 유공자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강의차 지방출장도 자주 다니고 있으며, 옛 전우들도 자주 만난다고 했다. “올해가 월남전 종전 30주년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전투부대 파병 40주년이라는 의미도 있습니다.” 전 주월 한국군 사령관답게 그는 종전보다는 전투부대 파병에 더 큰 의미를 두는 듯 했다. 월남 파병을 ‘용병(傭兵)’으로 보는 시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하자 파병의 불가피성을 들었다. ●朴대통령 “쉽지 않은 전쟁” 고민 “당시 파병은 주한미군 철수와 연계돼 있었습니다. 미국이 월남에 지상군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밝혔을 때 주한미군을 빼는 것은 시간문제였지요. 미국 본토에서 동원할 수 있는 병력은 제한적이었거든요.” 당시 우리보다 GNP가 많고 군사력도 월등한 북한이 오판할 가능성이 높았던 만큼 파병은 불가피했다는 것이다. 물론 국가 경제발전과 5·16 이후 불편했던 미국과의 관계 등도 고려됐을 것이라고 그는 말했다. 파병 직전 박정희 대통령이 육군본부 작전참모부장이던 자신을 불러 전투병 파병을 논의했었다는 얘기도 털어왔다. 육본 작전참모부장은 전투수행에 관한 한 군의 최고 전문가다. 당시 파병에 대한 반대여론이 높았던 만큼 박 대통령도 적잖은 고민을 한 것 같았다고 그는 말했다. 그 자리에서 그는 박 대통령에게 월남에 파병되면 게릴라전을 수행해야 하는데, 뚜렷한 목표의식과 인간적인 존경을 받는 카리스마의 리더십, 은신과 보급이 가능한 지리적 환경 등을 호찌민부대가 갖추고 있어 싸움은 쉽지 않겠지만 미국을 붙들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민간인 무차별 총질 결단코 없었다” 최근 월남전과 관련해 이따금씩 보도되고 있는 베트남 양민학살 문제에 대해서는 참전 의미를 훼손하려는 의도적인 비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예컨대 주민으로 가장한 베트콩들이 많은 마을에서 수색작전을 하는 과정에 수류탄을 던지고 달아나는 일부 주민들과 교전을 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아무런 혐의도 없는 민간인들에게 무차별 총질을 한 적은 결단코 없다고 그는 단언했다.100명의 베트콩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1명의 양민을 보호하라는 게 당시 사령부의 지휘방침이었다고도 했다. 실제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당시의 전과(戰果)를 거론했다. 당시 한국군은 사살자의 절반 가량에 해당하는 무기를 노획하는 전과를 올렸으며, 베트남에 주둔하는 8년간 4만명 이상을 사살했는데 총이나 수류탄도 대략 2만정을 확보했다는 것이다. 베트콩들은 동료가 쓰러지면 시체보다 총을 먼저 챙길 정도로 무기를 생명처럼 여겼는데 이 정도로 많은 무기를 노획한 것은 한국군이 얼마나 알뜰하게 베트콩만 골라서 공격했는지에 대한 증거라는 것이다. 미군과의 작전지휘권 문제에 대해서는 다소간의 문제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파병 직전 박 대통령도 현지에서 미군의 지휘를 받는 게 더 좋지 않겠느냐는 말을 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는 작전 지휘권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고집, 결국 그의 뜻대로 됐다. “미군은 당시 한국군 병력이 2만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미군의 통제를 받으라고 강요했지만, 애초에 미국의 (월남전) 개입이 잘못됐고, 잘못된 군사전략에 우리가 휘말려서는 안된다는 게 내 신념이었습니다.” ●용병 논란 우려 독자 작전권 고집 한국군이 미군의 지휘를 받게 되면 ‘용병 논란’이 생길 게 뻔하고, 미군도 전쟁을 청부했다는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작전권을 가질 때만 이 전쟁의 성격 문제가 해결된다는 논리로 설득했더니, 의외로 미군들도 수긍을 하더라는 것이다. 베트남전이 결국 한국에 어떤 영향을 미쳤느냐는 질문에 그는 경제개발을 첫 손에 꼽았다. 파병 이후 국제사회에서 한국을 점차 인정하게 됐다는 것이다. 세계금융기구에서 경제개발계획에 필요했던 차관을 선뜻 내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것이다. 또 현대건설 등 월남전 특수에 힘 입은 것도 분명한 사실 아니냐고도 했다. 그는 ‘고엽제’ 등 전쟁의 부작용의 대해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었다. 사실 고엽제 후유증이 그렇게 심한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고엽제 부작용 이렇게 심할줄을” 문민정부 때부터 고엽제 ‘후유의증’ 환자를 후유증으로 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해 왔다. 현재 1만 2,000명이 후유증 판정을 받았으며,3만명은 의증 판정을 받은 상태다. 참전유공자회 책임자를 맡은 만큼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서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철군한 이후 베트남을 방문하지 않다가 수년전 관광차 하노이만 잠깐 한차례 들렀다고 한다. 또 월남전과 관련해 제작된 각종 영화 등도 관심있게 봤다. 하지만 상당수 작품의 경우 허구가 지나쳐 고개를 돌린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래서 그는 요즘 베트남전과 한국군 파병 등에 대해 회고록을 집필중이다. 잘 하면 올 연말쯤이면 책이 나올지도 모른다며 그는 나중에 책을 한번 읽어보라고 권했다. 그는 현지 사령관을 마친 뒤 귀국, 군사령관을 마치고 군문을 떠났으며, 이후 스웨덴과 그리스, 브라질 등의 대사를 지내기도 했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기업 1000여곳 진출… 한류열풍 한국사람으로서 지금 베트남에 간다면 자신감을 만끽할 수 있다. 이제 한창 ‘성장’의 맛을 들인 이 후발 개도국에서 한국의 이미지는 경제적·문화적으로 선망의 대상이다. 불과 30년전 총부리를 겨눈 적(敵)이었다는 역사는 애시당초 존재하지 않았다는 듯 2005년 베트남의 정서는 친(親)한국 일변도다. 하노이 도심 곳곳에서는 ‘SAMSUNG’과 ‘LG’와 같은 한국 기업의 간판이 위용을 자랑하고 있다. 마티즈, 매그너스 등의 승용차는 30년전 탱크가 밟고 다녔을 법한 도로를 거침없이 질주한다. 한국 제품이란 사실이 부각돼야 시장 점유율이 올라갈 만큼 베트남에서 한국의 경제적 이미지는 ‘선진국급’이다. 한국의 베트남 투자는 가속의 궤도에서 이탈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까지 총투자액이 40억달러를 넘었고 최근 3년간 투자금액은 타이완에 이어 2위를 차지하고 있다.KOTRA 하노이 무역관에 따르면, 한국 기업들은 농업을 뺀 베트남 전체 취업 인구의 3%(35만명)를 고용하고, 베트남 수출액의 10% 이상을 기여하고 있다. 베트남에 ‘진주’한 한국 기업은 1000개는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섬유·의류·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출발한 우리 기업의 베트남 진출은 90년대 중반부터 철강·통신·사회간접시설을 향해 정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정작 주목해야 할 부분은 양국간 교류 확대가 ‘돈벌이’ 차원에 머무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1997년 드라마 ‘의가형제’로 시작된 한류 열풍은 이제 완전한 문화현상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베트남의 주요 TV채널에선 저녁 황금시간대에 ‘파리의 연인’과 ‘리멤버’ 등 한국 드라마끼리 시청률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 뉴스도 경제뿐 아니라 스포츠·문화·사회현상과 같은 시시콜콜한 영역까지 보도돼 서울과의 시차를 거의 느끼지 못할 정도다. 한국 유학이나 한국 기업 취업을 위한 ‘한국어 배우기’ 붐이 뒤따르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해외에선 드물게 한국어 인증시험이 치러지는 곳이 베트남이다. 응시생이 월 200∼300명에 이른다.TV에서 한국어 강좌가 방영되고, 호찌민과 하노이의 주요 7개 대학에 한국어 학과가 개설돼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美 “中, 6자회담 더 노력 필요”

    북핵 문제가 해결이냐 파국이냐의 가부간 결론이 날 때까지는 좀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최근 6자회담 참가국인 중국·일본을 차례로 순방하고 재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와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는 29일 만나 북핵 관련 상황을 진단했다. 그리고 각각 기자회견을 했는데, 결론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더 노력해본다.’였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험악한 충돌 가능성’에 대한 언급은 극도로 자제하는 모습이었다. 송 차관보는 “당분간 관련국간 좀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중국이 더 많은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를 내렸다.”고 말해,6자회담 재개를 위한 노력을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날 부시 대통령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데 대해서도 “그런 묘사보다는 부시 대통령이 외교적 해결 필요성을 3차례나 강조한 것을 더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른 당국자도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가능성에 대해 “기자의 질문에 원론적으로 답변한 것으로 본다.”며 의미를 축소시켰다. 이 당국자는 현 상황을 이런 예에 빗대기도 했다.“시골 초가집 지붕에 매달려있는 고드름이 슬슬 녹아 없어져버릴 수도 있고, 느닷없이 툭 떨어질 수도 있는데, 어떤 방향으로 갈지 두고보자.”그러면서 그는 ‘6월 시한설’에 대해 “회임기간이 더 길 수도 있다. 지난 2개월여의 기간도 그렇게 긴 기간은 아니었다.”고 말해 교착국면이 장기화될 수도 있음을 내비쳤다. 힐 차관보도 6자회담 실패시 다른 방안이 있느냐는 질문에 “협상 분위기는 좋지 않지만, 다른 옵션들은 6자회담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라며 “6자회담이 최선의 방안인 만큼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대통령의 김정일 위원장 비난에 대해서도 “새로운 게 아니고 과거에도 그런 표현을 썼었다.”고 넘겼다. 그러면서도 그는 “북한이 핵포기를 위한 전략적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는 것”이라고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날 주한 미대사관 인터넷 커뮤니티인 ‘Cafe USA’에 올린 글에서도 “우리는 북한에 손들고 나오라고 요구하는 게 아니라 단지 테이블에 마련된 자리에 앉아 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강조했다. 김상연 구혜영기자 carlos@seoul.co.kr
  • 부시 러브콜… 외면못한 푸틴

    다음달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2차대전 전승 60주년 기념 행사에 세계 각국의 정상들을 초청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만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는 것으로 27일 알려졌다. 이 결정이 나오기까지 양측간에 만만찮은 신경전이 오갔던 것으로 밝혀져 외교가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당초 그 어떤 정상과도 별도의 정상회담을 갖지 않으려 했다고 한다. 행사기간이 하루(5월9일)에 불과해 50여개국 정상들을 일일이 만나기가 불가능한 형편에서 특정 국가와만 정상회담을 했다간 공연한 ‘질투심’을 자극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작용한 듯하다. 그런데 이런 정황을 감지한 부시 대통령측이 발끈하면서 상황이 복잡해졌다. 부시는 ‘나와 단독 정상회담을 안 하겠다면 행사에 안 갈 수도 있다.’는 압력을 넌지시 푸틴측에 가했다고 한다. 결국 푸틴이 한발 물러섰다. 고민 끝에 부시와만 정상회담을 갖기로 마음을 바꾼 것이다. 스스로도 이런 ‘후퇴’가 멋쩍었던지 푸틴은 주변에 “(세계 초강대국 정상인) 부시와 만나는 것을 놓고 예외를 뒀다고 뭐라고 할 나라는 없겠지.”라고 둘러댔다고 한다. 반면 이런 미국은 다른 나라의 ‘러브콜’을 외면하기 일쑤다.28일부터 칠레에서 열리는 ‘제3차 민주주의 공동체 각료회의’에 참석하는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바쁜 일정을 이유로 각국의 회담 제의를 일절 거절, 우리나라를 비롯한 100여개국 대표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생각나눔 NEWS] 방위비협상 韓·美 모두 ‘윈·윈’ 일까

    우리 정부는 앞으로 2년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으로 매년 6804억원의 원화를 미국측에 내게 된다. 정부 당국자는 26일 이같은 내용의 한·미간 분담금 최종협상 결과를 밝히면서 “이는 지난해보다 8.9% 줄어든 금액이다. 방위비 분담금이 감액된 것은 처음이다.”고 자평했다. 하지만 여기에는 절묘한 ‘환율의 마력’이 숨겨져 있다는 분석도 있다. 최근 환율급락으로 달러화의 가치가 급상승한 환경변화를 감안해 분담금을 달러화로 환산할 경우 지난해보다 늘어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실제 6804억원에 1달러당 1000원의 현재 환율을 적용하면 6억 8040만달러가 된다. 지난해의 경우 우리측은 ‘원화 6601억원+달러화 7230만달러’를 분담금으로 냈었다. 이를 모두 달러로 환산하면 6억 2238만달러(달러당 1200원의 당시 환율 적용)가 돼 결국 올해 분담금이 5802만달러가 증액된 셈이 된다. 반면 원화로 계산하면 총 7469억원으로, 올해 분담금이 665억원 줄어든 격이다. 결국 원화 기준으로 보면 분담금이 지난해보다 줄어든 것이고, 달러화 기준으로 보면 늘어난 것이다. 이를 놓고 우리 입장에선 국고에서 나가는 돈이 절약된 셈이고, 미군측도 원화를 받아 달러로 바꾸면 지난해보다 수입이 늘어나는 셈이어서 얼핏보면 ‘윈·윈’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협상을 잘했다고 자평하긴 힘들 것 같다. 정말 협상을 잘했다고 자부하려면 변동된 환율까지를 감안해 감액 규모를 훨씬 더 늘리는 게 맞기 때문이다. 환율변동에 따른 착시현상을 이용해 협상 성과를 부풀리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될 소지도 있다. 방위비 분담금은 분담이 시작된 1991년 원화로 1073억원을 낸 이후 94년 2080억원,97년 3449억원,2000년 4557억원,2003년 6686억원으로 매년 증가해 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核 안보리 회부돼도 당장 제재조치 없을것”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26일 기자와 만나 “북핵 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한다는 것이 곧바로 가시적인 대북 제재에 돌입한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안보리 회부 이후 절차에 있어서도 직접적인 제재 이전에 의장 성명이나 결의안 채택 등 여러 방법이 있는 만큼,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며 “이라크의 경우도 유엔은 몇년 동안 단계적인 절차를 밟았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언급은 한·미 양국이 6자회담 이외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안보리 회부 여부를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제기된 직후에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안보리 회부를 추진하더라도, 당장 강경한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뜻으로 들린다. 이 당국자는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의 중국과 일본 방문 결과를 면밀히 분석해서 계속 6자회담에 매달릴지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면서 “그러나 대북 특사 파견이나 5자회담 또는 3자회담 등의 대안이 추진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희박하다.”고 말해 안보리 회부가 유력한 대안 중 하나임을 시사했다. 한편 지난 23일 방한했던 힐 차관보는 이날 중국 베이징으로 이동, 우다웨이 외교부 부부장 등을 만나 북한의 6자회담 복귀 가능성 등을 타진했다. 앞서 25일 힐 차관보는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 북핵문제에 대해 전반적인 의견 교환을 했다.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도 이날 미국 방문길에 올라 28일까지 워싱턴에 머물면서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을 만나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힐 “최선의 전술 합의”

    힐 “최선의 전술 합의”

    한·미 양국은 25일 북핵 6자 회담 재개 노력이 끝내 무산됐을 경우에 대비한 논의를 심도있게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나 경제제재 등의 강경조치가 대두될 가능성이 주목된다. 방한 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이날 외교통상부 반기문 장관 및 송민순 차관보,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이종석 사무차장 등과 잇따라 만나 북핵 대책을 숙의했다. 면담 내용과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한 논의도 했느냐.’는 질문에 “개념적 차원과 구체적 계획에 대한 얘기가 있었고, 폭넓은 얘기를 했다는 것은 많은 상황에 관련된 얘기를 했다는 것”이라고 논의가 있었음을 시사했다. 그는 특히 “북핵 해결을 위한 관련 국들의 노력이 결실을 볼지에 대한 구체적인 전망이 조만간 나올 것이며, 그것이 긍정적일지 아닐지에 대한 평가를 내려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고 언급,6자 회담 카드 이외의 대안도 모색 중임을 내비쳤다. 힐 차관보도 면담 후 “양국이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최선의 전술’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그는 23일 “북한이 6자회담을 계속 거부한다면 다른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언급했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22일 “미국은 필요하면 북핵 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보내거나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가능성과 권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류를 반영하듯, 이날 반 장관은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북아미래포럼 초청연설에서 “만일 북한이 핵실험까지 간다면 북한의 미래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고 그야말로 잘못된 길로 가는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북한측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반 장관은 북한의 2·10 외무성 성명과 6자회담의 군축회담 주장 등과 관련,“협상을 뒤흔들어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이끌려는 고도의 계산된 전략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신랄하게 깎아내리기도 했다. 그러나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이날 “미국이 핵문제를 유엔 안보리에 끌고가고 싶으면 가보라. 우리는 제재를 곧 선전포고로 간주할 것이다.”라고 맞받아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위기의 北核] ‘6월위기설’과 韓·美 공조

    [위기의 北核] ‘6월위기설’과 韓·美 공조

    6자회담이 중단된 지 꼭 1년을 맞는 오는 6월27일을 앞두고 북한 핵실험 준비설까지 터져나오는 등 한반도 정세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의 원자로 가동 중단 및 폐연료봉 인출 주장에 이어 미국내에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미국이 북한이 핵실험을 준비할 가능성에 대비, 중국측에 이를 중단시켜 달라고 요청해달라는 월스트리트저널의 보도까지 나오면서 무력충돌 일보 직전까지 갔던 1994년의 북핵 위기 상황을 연상케 하고 있다. 정부는 일단 북핵실험준비설의 현실성에 그다지 무게를 두지 않고 있지만 ‘6월 위기설’과 맞물려 긴장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미간 공조가 삐걱거리고 한국내에선 당정간에도 엇박자가 나오는 등 허둥거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우선 미국에서는 강경 목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북한이 원자로 가동을 중단했다는 셀리그 해리슨 국제정책센터 선임연구원의 전언이 확인됐고, 조너선 그리너트 7함대 사령관은 “북한 정권이 붕괴되면 미 7함대를 투입하겠다.”는 발언을 했다. 북한 핵을 유엔 안보리에 회부하겠다는 스콧 매클렐런 백악관 대변인의 발언도 예사롭지 않은 대목이다. 과거사를 둘러싸고 한·일, 중·일 사이에 조성된 동북아의 긴장관계도 새로운 변수다. 마치무라 노부다카 일본 외상은 북핵의 안보리 회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말해 미국 내 강성 목소리에 힘을 보태주는 형국이다.6자회담 당사국 가운데 위기의 직접 당사자인 우리와 북한을 움직이는 지렛대인 중국의 잦은 발걸음은 이런 긴장감의 바로미터다. 이번 주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이 미국을 가고, 미국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태담당 차관보는 한·중·일을 잇달아 방문한다.6월에 다가갈수록 6자회담 당사국간 회동의 격은 높아지고, 횟수도 잦아질 것같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다음달 2일 평양을 방문한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노무현 대통령은 다음달 9일쯤 후진타오 주석과 모스크바 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노 대통령과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의 6월 정상회담으로 북핵 해법 문제는 정점에 이를 전망이다. 정부는 미국측에는 안보리 회부 카드를 꺼내지 않도록 하고, 중국에는 북한이 6자 회담에 복귀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압력을 가하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 노 대통령이 최근 독일 방문길에 “북한에 얼굴 붉힐 것은 붉히겠다.”고 한 강성 발언은 미국내 매파의 발언을 잠재우려는 전술적 차원에서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간 협의 과정에서 한·미 동맹과 공조체계는 흔들거리는 듯한 모양새로 비쳐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북한이 원자로 중단에 이어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으로 몰고갈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북핵문제는 벼랑 끝에서 극적인 타협의 길을 모색할 개연성도 적지 않다. 강석주 외교부 1부상은 6자 회담으로 뛰어들 ‘뜀판’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북한 노동신문이 미국의 성의가 있으면 핵문제가 풀릴 것이라고 언급한 대목은 퇴로를 열어놓은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한다. 박정현기자 jhpark@seoul.co.kr ■ 외교부 허둥지둥… 당·정 ‘엇박자’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지난 20일 내외신 정례 브리핑 도중 멈칫했다. 북핵 문제와 관련 능수능란하게 일문일답을 진행하던 반 장관은 “오늘 아침 당정 협의회에서 북핵 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는데, 맞는 것이냐.”는 질문에 의아한 표정을 지으면서 “누가 그런 입장을 밝혔느냐.”고 되물었다. 1시간 전에 이미 국회에서 발표된 통일부와 열린우리당간 당정협의 결과를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음을 드러낸 것이다. 즉각적으로 ‘외교부가 중요 현안 결정 과정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소리가 나왔다. 물론 외교부 당국자는 “그때 발표된 것은 협의 결과가 아니라, 열린우리당측 참석 의원이 일방적으로 입장을 발표한 것이더라.”며 ‘외교부 왕따론’을 일축했다. 하지만 송민순 외교부 차관보는 다음날인 21일 라디오에 출연,“안보리 회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말해, 사실상 전날 당정 협의 결과에 맞춰가는 모양새를 보였다. 때문에 6자회담 주무부처는 명백히 외교부인데도, 현 정권 실세인 정동영 통일부 장관과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결정하면 외교부는 그저 뒤치다꺼리만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다. 당·정간 엇박자는 더욱 심각하다. 지지층을 의식하는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정부 입장은 고려하지도 않고 민감한 외교적 사안에 대해 인기몰이식 언행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일 당정협의 결과는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일방적으로 발표했으며, 이후 통일부측은 “안보리 회부 반대는 ‘현 상황에서’를 전제로 얘기한 것”이라며 톤을 낮추느라 진땀을 흘렸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 균형자론’ 등 민감한 외교 사안을 외교부 실무자와 충분히 논의한 뒤 천명하는 것인지도 확인되지 않고 있다. 지금까지는 외교부가 ‘대통령 말씀’을 뒤늦게 따라가느라 허겁지겁하는 인상이 짙다. 실제 김숙 북미국장은 동북아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한참 뒤에야 미국에 가서 우리 진의를 설명하느라 분주했고, 대통령 발언이 나온 지 거의 한 달 뒤인 지난 18일에야 “미국 정부는 우리 입장을 충분히 공감하고 있더라.”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전문가들이 보는 북핵해법 최근 급변하는 북핵문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은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6자회담에 참석하더라도 북·미 양자회담 병행 의지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을 덧붙였다. 미국이 북핵문제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상정하고 이로 인한 파급 효과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렸다. 미국이 대북강경책을 유보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압력’ 외교전은 필수불가결하다는 의견으로 나누어졌다. 남한측이 좀더 파격적인 제안을 시도하는 것이 북핵 해법의 방안이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다음은 북핵문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북한의 입장과 북핵문제의 해법이다. ●송민순 외교부차관보 북한의 ‘벼랑끝 전술’은 다 같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혼자 떨어질 수도 있다. 북한은 회담장에 조속히 나와 얻을 수 있는 것은 얻고 버릴 것은 버려야 한다. 유엔 안보리 상정은 미국측이 제의했거나 우리가 검토한 적이 없다. 안보리 회부가 만병통치약이 아니며 부담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오는 6월은 3차 6자회담 1년이 되는 심리적인 시기이다. 북한이 회담을 지연시키고 전망도 보이지 않아 참가국들간에는 이런 상태가 무한정 갈 수는 없다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물컵에 물을 채울 수 있는 여지가 있지만 (목적하는 양의) 물을 채울 수 없다고 판단할 때 물컵을 바꾼다. ●정영철 서울대 국제대학원 선임연구원 중국과 북한은 활발한 물밑 접촉을 통해 6자회담 참석을 위한 협상을 서두르고 있다. 현재 북한 군부측의 박재경 대장이 중국을 방문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당과 정부측 대표자에 이어 군부측 고위 인사가 중국을 잇달아 방문한 것은 6자회담 참석을 위한 정치적 협상차원이라고 전망된다. 다음달 말쯤 후진타오 중국 주석이 북한을 방문하게 되면 6자회담 참여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6자회담이 성사돼 북한이 참석하더라도 북미 양자회담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구체적인 성과는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지난 1994년 1차 북핵파동 당시 유엔 안보리가 대북 제재 결의안을 채택했지만 그때에 비해 지금은 한국 정부가 대북 제재를 반대하고 있고 6자회담의 지렛대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의 대북지원 강도가 세져 미국이 쉽게 대북 강경책을 구사하기 어려워졌다. 문제는 한국 정부가 곤란한 처지라는 점이다. 남북 당국의 대화채널이 막혀 있는 데다 북한에 제안할 카드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이 6자회담 관련국을 움직이기 힘든 만큼 총리급회담 등 국정 최고급 회담을 제안하는 등 돌파구가 필요하다. ●김영호 성신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북한이 6자회담의 틀을 유지하고 싶어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금까지 6자회담을 거치면서 북미 사이의 입장 차이는 분명하게 드러나 있다. 북한은 핵 동결에 상응해서 에너지·경제원조 형식의 보상을 받아야 하고 반드시 미국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3차 6자회담 직전 미국은 완전 핵 폐기를 전제로 한 북한의 핵 동결시 북한에 보상해주는 것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기존의 입장을 완화했다. 이런 입장차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향후 6자회담 성공의 관건이다. 만약 6자회담을 통해서 북핵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미국은 이 문제를 안보리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안보리 절차가 시작되면 의장성명에서부터 대북제재 결의안이 채택될 것이다. 만약 이번에도 북핵문제가 안보리가 간다면 북한으로서는 견디기 힘들 것이다. 동북아 지역의 군사적 긴장은 매우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핵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하려면 6자회담과 유엔 안보리 상정을 병행하는 차원의 전술이 필요하다. 한국정부도 유엔 안보리 상정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정리 구혜영기자 koohy@seoul.co.kr
  • [생각뉴스] 美관리 “한국 관리들은 화끈…日은 표리부동”

    [생각뉴스] 美관리 “한국 관리들은 화끈…日은 표리부동”

    “일본 정부 인사들은 겉으론 싹싹해도 되는 일이 없고, 한국은 좀 거칠긴 해도 화끈해서 더 낫다.” 우리나라 외교관들은 요즘 들어 미국 정부 인사들로부터 사석에서 이런 얘기를 부쩍 자주 듣는다고 한다. 협상에 임하는 한·일 양국 관리의 스타일을 미국 관리들이 나름대로 구분하고 있다는 얘기다. ●日과는 되는 일 없어 21일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가 기자에게 전한 미국 관리들의 ‘평론’은 이렇다.“일본 관리들은 앞에서는 ‘하이(예), 하이’하면서 아주 싹싹하게 하지만, 결국 되는 일은 별로 없더라. 그래서 미·일간에는 미해결 장기과제가 많은 것 같다. 한마디로, 일본에 대해서는 답답함(frustration)을 느낀다.”일본인 특유의 혼네(本音·속마음)와 다테마에(建前·밖으로 드러나는 언행)가 외교무대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고, 이것을 미국 인사들도 체감하고 있다는 말이어서 흥미롭다. 반면 한국쪽에 대한 평은 이렇다.“한국 관리들은 협상 스타일이 거친(tough) 편이다. 하지만 결국 되는 일은 화끈하게 되더라. 한국과 협상하는 게 더 편하다.”특히 미국측은 국방 관련 협상 과정에서 이런 인상을 강하게 받는다는 것이다. ●한국이 오히려 편해 하지만 ‘한국식’이 과연 국익면에서 유리한지는 냉정하게 따져봐야 할 문제다. 경희대 정진영 교수(국제정치학)는 “일본은 너무 꼼꼼하게 따져서 협상하기 어려운 반면, 한국은 쉽게 합의해주는 바람에 나중에 지키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얘기가 있는 게 사실”이라며 치밀함을 보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동국대 법대 이용중 교수도 “외교관은 Yes(예)나 No(아니오)를 말하는 순간 이미 외교관이 아니라는 속설이 있는 만큼, 협상 테이블에서는 얼마간의 모호함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국방부 차관을 역임한 한림대 국제대학원 박용옥 교수는 “1980∼90년대 미국과 방위비 분담 같은 협상을 할 때에도 우리는 직설적으로 톡 까놓고 하는 스타일이었다.”면서 “그러나 미국 사람들은 합리성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명분을 들어 당당하게 설득하면 흔쾌하게 들어주는 자세를 취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북핵 안보리 회부 반대”

    정부와 열린우리당은 20일 미국 조야 일각에서 거론되는 북핵 문제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및 대북 경제제재 가능성에 대해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당정은 이날 국회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김성곤 제2정조위원장, 임채정 국회 통일외교통상위 위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협의회를 열어 이같이 입장을 정리했다. 김성곤 위원장은 브리핑을 통해 “북핵 문제를 안보리에 회부하고 대북경제 제재를 실질적으로 검토하겠다는 미국측 입장이 보도되고 있지만 현 상황에서 안보리 회부 및 경제제재에도 찬성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고 당도 이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과 미국 간에 안보리 회부와 관련해 협의중인 것은 없다.”고 말했다. 반 장관은 “안보리 회부 여부는 전략적인 문제로 추후 상황 전개에 따라 한·미간에 협의할 사안이며 현재 진행중인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때의 대안으로 일반적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상연 김준석기자 carlos@seoul.co.kr
  • ‘DJ 숨겨진 딸’ 논란 확산

    김대중(DJ) 전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소문과 관련한 보도를 SBS와 인터넷신문인 오마이뉴스가 19일 잇따라 내보냄에 따라 큰 정치적 파문이 일고 있다. ●“DJ·어머니 1967년 종로 한정식집 ‘대하’서 만나” SBS ‘뉴스추적’은 이날 DJ의 딸이라고 주장하는 김모씨 인터뷰 내용을 방영했다. 김씨는 경기도의 모 대학과 서울의 모 대학원을 졸업했으며,30대 중반이라고 했다. 김씨에 따르면, 김씨의 어머니 김모(2000년 6월 자살)씨는 1967년에 자신이 일하던 서울 종로의 고급 한정식집 ‘대하’에서 신민당 국회의원이던 DJ를 만나 2년여간 연애한 끝에 딸 김씨를 낳았다. 김씨는 6세때부터 어머니의 종용으로 수시로 동교동을 찾아가 비서나 DJ의 장남 김홍일씨한테서 생활비를 타왔다고 한다. ●“6세때부터 김홍일씨등에 생활비 타 써” 이후 김씨 모녀는 DJ가 평민당 총재였던 88년에 김홍일씨가 3000여만원을 보태줘 아파트로 이사했다. 그후 DJ와 친분이 있던 무기거래상 조풍언씨를 소개받아 금전적인 도움을 받았고,99년엔 조씨가 짐 가방에 현금 다발 3억 2000만원을 갖고 와 서울 중심가의 아파트를 사줬다는 것이다. ‘유명 성직자’란 사람도 인터뷰를 통해 “DJ가 대통령이 되니까 어머니 김씨가 괴롭히면서 돈을 요청해서 당시 국정원이 DJ가 노벨상을 타게 하려고 돈으로 무마하고자 김은성 2차장과 정성홍 경제과장을 통해 진승현씨한테 ‘네가 돈을 대라.’라고 했다. 그후 국정원은 진씨의 돈을 받아 특수사업이란 명목으로 쓴 것이다.”라고 했다. 이에 대헤 2000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진승현 게이트’의 주인공인 진씨의 한 측근은 인터뷰를 통해 “진씨가 2000년 초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요구 받고 3억 5000만원을 김은성·정성홍씨한테 줬다고 하더라.”라고 증언했다. ●“유전자 감식할 의향 있다” 그러나 김은성 차장은 인터뷰에서 “그런 유언비어는 들었지만,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조풍언씨는 “나와는 상관 없는 일”이라고 했다. 하지만 딸이라는 김씨는 “유전자 감식을 할 의향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런데 김씨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수십년간 비밀이 지켜질 수 있었을까.SBS 보도에서 ‘전직 국정원 직원’이란 사람은 “과거 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에선 이런 보고하면 ‘남자 아랫도리 보고는 하지 마.’라고 잘라버려 보고할 수 없었다. 이 부분에 대해선 이상하게 관대했다. 김영삼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였다.”고 했다. ●동교동핵심인사 “방송보도 추후 적절대응” 한편 오마이뉴스는 이날 보도에서 2년 전에 이미 국정원을 통해 ‘DJ의 딸’ 소문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어머니 김씨가 김대중 당시 의원을 만났을 때의 신분이 여비서였다고 보도,SBS와 차이를 보였다. 이와 관련, 김 전 대통령을 오랫동안 보좌했던 동교동계 핵심인사는 “그런 일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하기 때문에 할 얘기도 없다.”면서 방송 보도에 대해선 추후에 적절한 대응을 할 뜻을 비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노대통령 친미 경고’ 외교부 초긴장

    18일 오전 고요하던 외교통상부 기자실이 갑자기 소란스러워졌다. 신현석 공보관의 고성(高聲)이었다. 그는 노무현 대통령이 전날 터키 순방길에 “미국사람보다 더 친미적인 한국인들이 걱정스럽다.”고 하면서 “실무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사람들한테서 볼멘소리도 나오고…”라고 말한 것을 놓고, 일부 언론이 외교부내 친미파에 일침을 놓았다는 식으로 보도한 데 대해 “외교부에 친미파는 한 명도 없다.”고 발끈했다. 신 공보관은 ‘외교부 당국자가 동북아 균형자론을 비판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조사 결과 그런 말을 한 직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정정보도를 요청했다. 그는 “송민순 차관보도 기사를 보고 크게 화를 냈다.”고 전하기도 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친미 경고 발언’ 이후 외교부는 이처럼 격심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하면 지난해 1월 북미국의 일부 관리가 현 정권의 외교노선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만을 터뜨린 뒤 중징계를 받은 것과 유사한 ‘외란’(外亂)이 재현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마저 감지됐다. 누구보다 대미 실무 외교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북미국이 잔뜩 긴장하는 눈치다. 김숙 북미국장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 노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그런 말씀을 하시면 저희들이 반성할 점은 해야 되겠다.”고 납작 엎드렸다. 지난주 미국을 방문하고 온 그는 논란이 되고 있는 ‘동북아 균형자론’과 관련해서도 “미 행정부와 의회는 우리 입장을 전적으로 수용하더라.”고 노 대통령에게 바짝 밀착했다. 다른 외교부 당국자도 기자들에게 “대통령의 말씀을 지침으로 받아들인다.”고 고개를 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월북 어부 18일 송환”

    북한은 지난 13일 오후 우리 군의 경고사격에도 불구, 동해 NLL(북방한계선)을 넘어 월북했던 어부 황홍련(57)씨와 선박 ‘황만호’를 되돌려 보내겠다고 16일 우리측에 공식으로 통보해 왔다. 북한은 이날 판문점 연락관 접촉을 통해 18일 황씨와 선박을 동해상에서 넘겨주겠다는 내용을 담은 장재언 조선적십자회 중앙위원장 명의의 전화통지문을 남측의 한완상 대한적십자사 총재 앞으로 전달해왔다고 정부는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美비자신청 전화 한통으로 OK

    오는 18일부터 미국 비자를 신청하려는 사람은 여행사나 브로커를 찾을 게 아니라 전화기 버튼을 누르는 게 훨씬 낫다. 주한 미국대사관이 전화 한통이면 미국행 비자신청 상담은 물론 인터뷰 예약과 신청서 대리작성까지 해주는 ‘콜센터’를 개소키로 했기 때문이다. 미 대사관의 비자 관련 콜센터 운영은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처음이다. 외교통상부와 주한 미 대사관은 14일 서울에서 ‘한·미 비자 면제검토 워킹그룹’ 제3차 회의를 갖고 이같은 개선안을 시행키로 합의했다. 개선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2배 이상의 수수료를 지급해 가며 여행사나 브로커를 통하던 상당수 비자 신청자들이 콜센터를 이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비자신청 대리업체 수수료는 4만원선으로 알려져 있는데, 콜센터를 이용하면 2만 8000원만 내면 된다. 상담만 하면 수수료가 1만 9000원이고, 신청서 대리작성까지 하면 9000원이 추가돼 2만 8000원이 되는 것이다. 결제는 전화로 신용카드 번호를 불러주면 된다. 인터넷 신청 수수료는 현행대로 1만 2000원이다. 영어를 하지 못하더라도 콜센터를 이용해 비자신청 상담과 인터뷰 예약 및 신청서 대리작성을 할 수 있으며, 신청자들은 인터뷰 날짜에 대사관을 찾아가 본인사진 제출과 지문스캐닝만 하면 된다. 콜센터 전화번호는 003-08-131420.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동북아 균형자론 그 이상과 현실은

    동북아 균형자론 그 이상과 현실은

    지난달 22일 노무현 대통령이 우리나라의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자임한 이후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동북아 균형자론은 한 마디로 ‘강대국들끼리의 힘 겨루기를 수수방관하다가는 옛날처럼 고스란히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우리가 능동적으로 평화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정의해도 무리가 없다. 이를 놓고 정치권과 학계 등에서는 “항구적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옹호에서부터 “국가안보를 담보로 한 과대망상적 모험”이라는 비판까지 다양한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안한 듯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14일 열린우리당의 정책간담회에 참석해 당정간 조율에 나서기도 했다. 동북아 균형자론을 둘러싼 양측 주장의 허실을 비교·분석해 본다. ■ 해법과 반론 동북아 균형자론을 취재하면서 기자는 얼마간 약소국의 비애를 체감해야 했다. 균형자론을 둘러싼 격렬한 찬반 논쟁은,‘세계 초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서 어떻게 하면 절멸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가.’라고 하는 명제가 여전히 미완의 과제임을 웅변한다. 무섭게 국력을 키워가는 중국, 우경화로 치닫는 일본, 세계 초강국 미국, 여기에 핵 보유를 선언한 북한까지, 지금 동북아의 긴장지수는 상승 일로에 있다. 동북아 균형자론은 이처럼 위태로운 지정학적 현황에 노무현 대통령의 오랜 지론이 화학결합을 하면서 돌출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는 “동북아 균형자론은 99% 노 대통령의 구상으로서 대통령후보 시절부터의 지론”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발상과 현실성은 별개 문제다. 낙관과 우려를 면밀히 따져봐야 하는 이유다. ●“평화애호도 국력… 힘이 전부 아니다” 비판이 제일 먼저 쏠리는 부분은 과연 한국이 세력 균형자 역할을 할 힘이 있느냐는 것이다. 예컨대 미·일 군사축이 중·러 축과 갈등을 빚을 때 가운데서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과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을 비롯한 정부측 인사들은 ‘세력 균형자’가 아니라 ‘인식과 가치의 균형자’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고 반박한다.19세기의 영국처럼 국방력에 의존한 균형자가 아니라, 경제력과 문화수준, 그리고 역사상 주변국을 침략하지 않은 평화 애호국이라는 명분 등 신개념의 연성국력(soft power)으로 균형자 역을 하겠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비판자들은 다시 “가치와 인식의 균형자라는 말은 비현실적인 허언”이라고 공박한다. 하지만 그들은 “그럼 미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 등의 충돌 가능성이 상존하는 현실에서 기존 구도에만 안주하자는 것이냐. 대안이 무엇이냐.”는 반론에는 딱히 대답을 내놓지 못한다. ●“한미일 협력 훼손땐 국제적 고립 우려” 논쟁은 균형자론이 한·미 동맹을 훼손할 것인지 여부로 이어진다. 비판자들은 “균형자론은 결국 한·미·일 3각 안보협력 체계에서 빠져나오는 것을 의미하며, 결정적인 안보 위기상황에서 자칫 어느 쪽으로부터도 도움을 받지 못하고 고립을 자초할 수 있다.”고 걱정한다. 이에 정부측은 “균형자론은 굳건한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CSCE(유럽안보협력회의)와 같은 다자간 안보체계를 구축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다자간 안보체계를 지향한다면서 한·미 동맹의 강도는 불변할 것이란 주장은 궤변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관계자는 “균형자론의 측면에서는, 한·미 동맹이 전보다 느슨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인정했다. 논쟁은 균형자론이 결국 국익에 해가 될 것인지 여부로 귀착된다. 정부측은 “국가간 관계가 거미줄처럼 얽혀 있는 현실에서 이런 문제로 미국이 한국에 불이익을 줄 것처럼 지적하는 것은 과민반응”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반대론자들은 “미군이 절대 안떠날 것”이라는 냉전시대식 낙관은 국가적 재난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북핵 교착땐 장기표류 가능성 균형자론은 궁극적으로 유럽연합(EU)과 같은 지역연합을 목표로 하고 있다. 여기에는 동북아 각국 정상이 직접 만나 회담하는 시스템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단기적 상황은 열악하다. 무엇보다 북핵 문제가 1년 가까이 교착상태다. 정부 관계자는 “북핵 문제 때문에 균형자론이 한발짝도 못나가고 있다.”며 “북한이 안 나오니 중국도 머뭇거리고, 러시아도 소극적”이라고 했다. 게다가 최근엔 일본의 역사왜곡 문제까지 겹쳐 상황이 악화일로다. 때문에 균형자론이 결국 노 대통령 임기 중에 별다른 실효를 내지 못하고 장기 표류하는 최악의 가능성도 점쳐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문정인 동북아위원장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은 14일 열린우리당 정책간담회에서 ‘동북아 균형자론’에 대해 “동북아 지역의 협력과 통합을 위한 촉진자”라고 규정했다. 궁극적 목표는 주변국과의 신뢰를 통해 동북아지역의 ‘다자간 안보체제 구축’을 모색하는 정책이라는 것이다. 문 위원장은 “한국의 균형자 역할이란 19세기 세력균형을 통해 유럽의 패권을 추구했던 전통적 의미의 균형자론이 아니다.”고 못박았다. 오히려 ‘평화를 위한’ 균형자론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한국이 당시 영국과 같이 동북아 세력균형을 위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국력도 없고 세력균형을 주도하거나 우위를 점하려는 목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힘의 균형’이 아니라 정책의 목표를 ‘평화’에 둔 외교”라는 것이 문 위원장의 부연설명이다. 문 위원장은 최근 노무현 대통령이 밝힌 ‘동북아 균형자론’이 진화하고 있음을 설명했다. 즉 ▲한·미동맹과 안보협력 강화를 통한 ‘동북아 세력 균형자’에서,▲동북아의 갈등이 재현되지 않도록 ‘협력과 평화를 만드는 균형자’로 발전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의 ‘선도적’인 역할이 강조되는 한편 동북아 국가들과의 ‘사전 협력관계’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강조했다. 구상의 배경에는 ‘중국 부상론’을 중심으로 대립과 반목이 강해지는 동북아 질서에 대한 우려가 깔려 있다는 것이 문 위원장의 판단이다. 문 위원장은 “현재 중국의 팽창을 세력전의 시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다.”고 전제,“패권국가의 신장속도가 원만해지고 도전국가가 패권국가의 꼬리를 밟는 접점에서 대규모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동북아 지역의 전략적 불안정 구조를 우려했다. 다음은 일본과 중국의 불안한 관계를 지목했다.“일본이 미국의 힘에 편승하면서 군사력을 증강하고 미국도 전향적으로 일본의 평화헌법 개정을 지원하는 등 구조적인 불안정성을 보이고 있다.”고 걱정했다. 때문에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 구조를 최소화하는 것이 국가 이익에도 도움이 되기 때문에 ‘동북아 균형자론’은 불가피하다고 거듭 역설했다. 구혜영 김준석기자 koohy@seoul.co.kr ■ 한·미군사동맹 이상기류 없나 한·미 군사동맹의 ‘이상 기류’로 비춰칠 만한 민감한 문제들이 잇따라 불거지고 있다. 주한미군의 한국인 군무원 감축, 한·중 군사외교 강화, 전시예비물자(WR SA) 프로그램 폐지, 자이툰 부대원 감축 등이 대표적이다. 물론 정부는 한·미동맹에는 아무 이상이 없다며 펄쩍 뛴다. 최근 미국에서 열린 제2차 한·미 안보정책구상(SPI) 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온 국방부 안광찬 정책실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에서 “최근의 한·미간 군사현안들은 각각의 문제일 뿐 어떤 연결고리가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고 말했다. 실제로 자이툰부대원 270명 감축 문제의 경우 우리가 이라크주둔 미군측에 통보한 것으로 드러났으며, 한반도 배치 WRSA 프로그램 폐지도 2000년부터 논의돼 온 사안이다. 국방부가 이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 협상력 제고 때문이었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 안에는 일부 언론이 한·미 관계를 의도적으로 왜곡시키고 있다는 시각도 있는 것 같다. 국방부 신현돈 공보관은 최근 WRSA 관련 내용을 정부가 은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이례적으로 ‘안보 상업주의’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까지 써가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런 입장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사안들이 양국간 알력의 산물이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실제 정부 안에도 균형자론을 다소 불안하게 보는 이들도 없지 않다. 윤광웅 국방부 장관은 최근 군 수뇌부 이·취임식 연설에서 “한국이 동북아의 균형자 역할을 수행하는 데 군이 버팀목이 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주문했지만, 이번에 군문을 떠난 한 수뇌부는 “글쎄, 큰 실수는 없어야 할텐데…걱정이 된다.”며 균형자론에 대해 우려를 보였다. 국가 안보의 최후 보루인 군의 경우 아직도 균형자론에 대해 믿음을 갖지 못하는 이들이 적지 않은 셈이다. 조승진기자 redtrain@seoul.co.kr
  • 美대사 없는 한국?

    크리스토퍼 힐 주한 미국 대사가 8일 오후 4시를 기해 대사직을 내놓고,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로 정식 취임했다. 그러나 미국은 아직 후임 대사를 정하지 않고 있어, 당분간 서울에서 ‘미국 대사 공백 상태’가 불가피하게 됐다. 후임이 임명되기 전까지는 마크 민튼 부대사가 대리 대사직을 수행하게 된다. 아그레망(Agrement·외교사절 임명에 대한 상대국의 사전 동의) 절차가 마무리되기까지는 보통 4∼6주가 걸리는 점과 미국의 경우 대사 임명 전에 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미국 정부가 바로 후임 대사를 내정하더라도 6월 전에 한국에 부임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후임 미국 대사로는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 더글러스 팔 전 미국타이완대표부(AIT) 대표, 리처드 롤리스 국방부 부차관보, 에번스 리비어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 등이 거명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반외교 “日 독도영유권 주장 불용”

    반외교 “日 독도영유권 주장 불용”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7일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을 만나 “일본 공민교과서에서 독도 영유권을 주장한 것은 절대 용납할 수 없으며, 독도 관련 기술을 즉각 삭제하라.”고 강력 요구했으나, 마치무라 외상은 수용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양국의 외교 책임자간 회담에서도 접점이 도출되지 않음에 따라, 일본의 독도 영유권 주장 및 교과서 왜곡으로 빚어진 한·일간 갈등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특히 우리 정부는 일단 일본측의 노력을 지켜보는 한편 북핵 문제 등 나머지 제반 현안과 관련한 양국간 협의는 계속 강화해 나간다는 입장이어서 독도 문제 등과 관련한 더 이상의 추가 강경대응은 당분간 없을 전망이다. 제4차 ACD(아시아협력대화) 참석하기 위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중인 반 장관은 이날 오전(현지시간) 시내 메리어트 호텔에서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된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교과서의 영유권 기술에서 일본 정부의 의도로 개악된 사실이 드러나 미래협력을 위한 일본 정부의 의지마저 의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외교장관으로서 뿐 아니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용납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에 마치무라 외상은 “일본은 화해에 바탕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결의에는 변함이 없으며, 한국민의 심정을 엄중히 받아들인다.”고 원론적 입장만 되풀이 했다. 이날 반 장관은 독도 문제와는 별도로 “조속한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위해 일본측이 전력을 다해달라.”고 촉구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 왜곡시정 거부

    日, 왜곡시정 거부

    정부는 6일 일본 정부에 독도 관련 교과서 왜곡 부분을 즉각 삭제하라고 요구하는 등 초강경 대응에 나섰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이같은 요구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밝혀 한·일 양국의 입장이 접점없는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이태식 외교부 차관은 이날 다카노 도시유키(高野紀元)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교과서 왜곡에 대해 전체적으로 유감을 표시하면서 일본 정부가 시정을 위해 노력해줄 것을 요구했다고 이규형 외교부 대변인이 전했다. 이 차관은 검정을 통과한 일부 공민교과서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는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결코 용납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 차관은 특히 “공민교과서 검정 신청본의 내용이 검정 과정에서 일본 문부성의 일정 역할 및 관여로 변경 된 것으로 보인 점에 대해 설명을 요구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교과서 상의 독도 영유권에 관한 기술을 즉시 삭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차관은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독도 영유권을 개선하려는 어떠한 도발행위도 용납치 않고 엄정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독도 문제로 인해 한일관계에 더이상의 긴장과 대립이 초래되지 않도록 일본이 부적절한 행동을 자제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다카노 대사는 “독도에 관한 교과서 기술은 출판사의 판단에 맡겨져 있으며 구체적 기술은 편집자가 결정하는 것으로서 정부가 지시하는 것은 아니다.”고 부인했다. 그러면서 “독도에 대한 양국의 입장은 상이하지만 그로 인해 어업문제를 포함해 양국관계가 훼손되지 않도록 대국적 견지에서 대처해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차관은 “출판사의 독자적 결정으로 독도 문제가 기술됐다는 다카노 대사의 설명은 일본 언론의 보도내용과도 상치한다.”고 반박했다. 한편 라종일 주일 한국대사도 이날 일본 외무성을 방문해 일본의 교과서 왜곡 조치에 강력 항의했다.ACD(아시아협력대화)회의 참석차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를 방문 중인 반기문 외교부 장관도 7일 현지에서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을 만나 교과서 왜곡에 대한 진상을 따질 예정이다. 김진표 교육부총리는 이날 국회 독도특위에 출석,“이달 중 개최될 아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와 유네스코 집행이사회, 유엔 인권위원회 등 각종 국제회의에서 교과서 문제를 집중 제기할 방침”이라며 “일제 식민지 피해 국가와의 연대를 통해 왜곡 시정을 위한 공동방안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교과서 ‘독도=일본땅’ 문부성 개악 지시

    日교과서 ‘독도=일본땅’ 문부성 개악 지시

    일본 중학생의 70% 이상이 내년부터 독도를 ‘일본 영토’라고 기술한 교과서로 공부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일본 문부과학성이 5일 2005년판 공민교과서 검정결과를 발표한 결과, 전체 8종 가운데 3종이 독도를 일본 영토로 기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검정권자인 일본 문부과학성은 검정신청본에서 독도를 ‘한국과 일본이 영유권을 놓고 대립하고 있는‘으로 설명한 후소샤(扶桑社)판 공민교과서의 기술을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는‘으로 고치도록 지시하는 등 교과서 개악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드러나 한ㆍ일 정부간 대립이 첨예해질 전망이다. 또 후소샤를 비롯한 상당수 역사교과서들이 한국의 역사를 비하하고 일본의 식민통치를 미화한 역사기술을 더욱 노골화한 채 합격판정을 받는 등 37곳(후소샤 26곳)에서 한국사를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본 중학교들이 이들 합격본을 8월 말까지 채택하면 내년 4월 봄학기부터 사용된다. 도쿄(東京)서적과 오사카(大阪)서적이 출판한 공민교과서는 2001년판에는 독도 관련 기술이 없었으나,2005년판에서는 ‘일본 영토’라고 표기했다. 일본 국수주의단체가 만든 후소샤는 2001년판에서는 독도를 ‘역사적으로 고유의 영토’라고 했으나,2005년판에서는 ‘역사적으로도, 국제법상으로도 고유의 영토’라고 개악하면서 독도 사진을 실었다. 일본서적신사의 지리교과서 1종도 독도를 일본 영해로 명시한 지도를 실었다. 이들 교과서는 모두 합해 채택률이 일본 중학교의 70%가 넘는다. 우리 정부는 “역사교과서 8종의 내용 가운데 개악된 내용이 7군데인 반면, 개선된 부분은 4곳에 그쳤다.”고 밝혔다. 또 2001년판에 비해 일부만 개선됐거나 전혀 개선되지 않은 항목은 30개에 이른다고 판정했다. 외교부는 이날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일본 중학교 교과서 중 일부가 여전히 과거의 잘못을 합리화하고 미화하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는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하며, 이의 근본적인 시정을 위한 일본의 노력을 거듭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독도 문제는 정부가 책임을 지고 확고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 ‘아시아 평화와 역사교육연대’(교과서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통해 “공민교과서의 경우 독도 관련 기술은 검정신청본보다 검정통과본이 오히려 훨씬 강화된 표현을 사용, 일본 문부과학성이 검정제도를 이용해 독도가 일본의 고유영토임을 기술하도록 민간에 요구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5일 오후 제4차 아시아협력대화(ACD) 외교장관회의 참석차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방문길에 올랐다. 반 장관은 회의 기간인 7일 마치무라 노부타카 일본 외상과 단독 회담을 갖고 독도와 교과서 문제 등 악화일로에 있는 한·일 관계와 관련, 일본측에 주의를 환기하고 시정을 요구할 방침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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