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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日외상 서면 인터뷰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일본 외상은 야스쿠니 신사에 있는 북관대첩비(北關大捷碑)의 반환과 관련,“신사측은 남북간에 반환처에 관한 공식적인 합의를 하고 일본 정부에 외교채널을 통해 요청하면 반환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남북의 정부당국이 조속히 조정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북관대첩비는 일제에 의해 100년 전 약탈돼 야스쿠니 신사에 방치돼 온 임진왜란 승전비로, 정부가 반환협의를 위해 북측에 문화재회담을 제의해 놓은 상태다. 마치무라 외상은 한·일정상회담을 앞둔 16일 서울신문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현재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는 한·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서는 “한국측이 현 상황인 채로 관세협상을 개시하는 데 신중한 자세”라면서 한국측의 적극적인 자세를 촉구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 #한·일관계 ▶한·일 우정의 해인 올해 초 독도문제가 발생했다. 독도문제로 양국관계가 교착상태에 빠질 것으로 예상했는가. -2005년은 아직 반환점에 오지 않았다. 양국간의 교류를 이어감으로써 우정의 해를 보낸 양국민이 올해를 “여러 가지가 있었지만 대단히 의미가 깊은 한해였다.”고 되돌아 볼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20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방한이 예정돼 있다. 한·일 관계개선에 좋은 복안이라도 있는가. -올해 전반부는 양국관계가 곤란을 겪었다. 양국이 이런 곤란을 뛰어넘어,2003년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총리의 공동성명에 있는 것처럼 ‘동북아시대를 향한 한·일협력’을 진전시키기 위해서는 양국간에 더한층 대화와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정상회담은 양국관계를 한때의 긴장상태에서 평정한 상황으로, 나아가 양국의 우호협력을 한층 확고하게 하는 좋은 기회다. 지난달 도쿄에서 ‘한반도 출신 옛 군인·군속 및 민간징용자 등의 유골문제에 관한 한·일협의’를 여는 등 개별적인 문제에 대해 착실히 대응하는 것도 그러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항구적인 무비자 전환 같은 성과를 기대해도 좋은가. -일본 각지에서 ‘가깝고 가까운 나라’로부터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이번 기회에 많은 한국인들이 일본을 방문할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의 비자면제(아이치 만국박람회 기간 중 시한부)의 성과를 바탕으로 항구적 면제에 대해 검토하겠다. ▶한·일 FTA에 대해 일본 정부는 어떤 로드맵을 갖고 있나. -협상 재개에는 서로 유연성을 발휘하는 게 중요하다. 두 정상간에 확인된 연내 실질합의를 향해 계속해서 한국과 협력해 갈 생각이다. #역사문제 ▶(주변국 침략과 관련해)일본은 독일보다 사과를 더 했다고 발언했는데, 지금도 그런 생각인가. -일본은 전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이나 한·일기본조약 등에 따라 국가간 배상 등의 문제를 일괄처리했으나, 독일은 동서로 분단돼 있어 우리같은 국가간 배상문제 등을 일괄처리할 수 없었다. 전혀 다른 상황인 일본과 독일의 대응을 단순히 비교해 평가하는 것은 적당하지 않다.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를 어떻게 보는가. -총리 본인이 설명한 대로 전장에 나가 목숨을 잃은 사람에 대해 경의와 감사를 표하는 것으로 참배 때마다 ‘부전(不戰·전쟁을 하지 않는다)’을 맹세하고 있다. 군국주의의 미화나 A급 전범을 위한 참배는 아니다. #국제관계 ▶일본의 유엔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한국과 중국이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양국의 지지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는 일은 국제사회, 동북아시아 지역에 있어서 일본과 여러 가지 공통의 이해를 갖고 있는 한국에 있어서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한국 국민들이 일본의 상임이사국 진출에 대해 이해와 지지를 해주도록 부탁하고 싶다. ▶노무현 대통령이 ‘동북아시아 균형자론’을 밝혔는데, 한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한국의 실제 외교정책 운영에 있어서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핵문제 같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중요한 과제에 대처해 가기 위해서는 일본, 한국 및 미국의 긴밀한 협력이 대단히 중요하다. 한국 정부 스스로가 ‘균형자론은 어디까지나 한·미동맹을 기축으로 한 것’임을 밝힌 점에 유의하고 있다. #북한 문제 ▶북핵문제가 악화될 경우 미국이 무력행사를 할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미국과 동맹관계에 있는 일본은 미국의 무력행사에 대해 어떤 입장인가. -관계국이 6자회담을 통한 평화적 해결을 중시해 왔다.6자회담의 조기 개최를 위해 한·미·일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이 외교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현 시점에서 북핵문제의 악화를 상정해 관계국의 구체적인 대응에 대해 예단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일 수교협상의 재개 전망이 불투명하다. 오히려 대북 제재의 목소리가 일본에서 끊이지 않고 있다. 대북 협상의 조건은 무엇인가. -납치문제와 관련해 북한으로부터 성실한 대응을 기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본으로서는 생사가 불분명한 납치피해자와 관련해 생존자의 즉시 귀국 및 진상규명을 강하게 요구하는 것과 동시에 일본과의 대화에 응하도록 촉구해 가겠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정부 “우리땅… 거론땐 단호대처” 한·일 양국이 20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의제 선정 작업에서부터 진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의 시각차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독도 문제의 경우 정부는 지리적·역사적·국제법적으로 분명한 우리나라 영토인 만큼 의제로 논의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강경한 입장이다. 반면 일본은 독도 영유권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주요 의제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지난 14일 열린우리당의 인터넷방송에 출연,“이번 정상회담 의제는 첫째 야스쿠니 문제, 다음에 역사왜곡, 세번째 독도문제”라면서 “특히 독도문제는 명백하게 우리 영토가 분명하기 때문에, 의문의 여지가 없고 일본으로 하여금 독도영유권 문제에 대해 시비를 하지 않도록 강력하게 촉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 장관의 발언에 대해 외교부 당국자는 “우리가 먼저 독도 문제를 얘기하겠다는 게 아니라, 일본측이 문제를 제기하면 단호하게 받아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교과서 역사왜곡과 관련, 정부는 이번에 정식의제로 올려 일본의 무성의를 분명히 따지겠다는 계산이다. 그러나 일본은 가능하면 의제에서 제외했으면 하는 의사를 보이고 있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도 우리 정부는 중요 의제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 장관은 이와 관련, 열린우리당 인터넷방송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2001년 검토를 약속한 대로 제3의 추도시설 문제를 검토하도록 정상회담에서 강력히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상연 박지연기자 anne02@seoul.co.kr ■ 마치무라 외상 ‘왜곡 교과서’ 검정때 문부상 역임 마치무라 노부타카(60) 외상은 중의원 7선의 집권 자민당 내 중진이다. 도쿄대 경제학부를 졸업, 통상산업성에 들어가 13년간 공직생활을 했다.1983년 정계에 입문해 중의원에 첫 당선된 뒤 우리의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 해당되는 문부상을 두 차례 지냈으며, 외무성 정무차관과 자민당 간사장 대리도 역임했다. 2001년 ‘새로운 교과서를 만드는 모임(새역모)’의 역사왜곡 교과서 검정 때 문부과학상이었다. 지난해 9월 개각의 외교·안보팀 개편 때 외상으로 발탁됐다. 일본의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의 과제를 떠안고 있으나 역사왜곡 교과서 파동, 독도, 야스쿠니 참배 문제 등이 겹쳐 유엔에서의 영향력이 큰 중국, 한국의 반발로 벽에 부딪힌 상태다. 역사왜곡 시정을 요구하는 국회 대표단이 일본을 방문했던 지난 4월 “한국인에게 대단한 아픔을 드린 데 반성한다.”고 밝히고 5월 뉴욕의 유엔개혁회의에서는 “일본은 역사를 조금도 반성하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지만 독일보다 훨씬 여러 번, 더 많이 사과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4월 일본 NHK에 출연해 “한국과 중국의 역사교과서가 하나밖에 없다니 이런 바보같은 일도 없다.”고 말해, 외교통상부가 “매우 유감스러운 발언”이라고 강력 항의하는 공식논평을 낸 바 있다. 황성기기자 marry04@seoul.co.kr ■ 최근 한일분쟁 일지 ▲2월22일 일본 시마네현 의회,‘다케시마의 날’ 조례안 상정. ▲2월25일 다카노 도시유키 주한 일본대사 “독도는 일본 영토” 발언. ▲4월5일 일본 문부성, 왜곡 교과서 검정. ▲5월11일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한국과 북핵 정보 공유 불가” 발언. ▲6월1일 신풍호 한·일 경비정 대치 사건. ▲6월11일 나카야마 나리아키 문부상,“종군위안부라는 말은 원래 없었다.”발언.
  • 힐 “北인권 침묵할수 없어”

    방한중인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16일 “미국과 북한간에 양자대화가 활성화되면 인권문제가 중요한 의제 중의 하나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힐 차관보는 이날 오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송민순 차관보와 만나기 앞서 ‘북한 인권도 북핵만큼 주요 의제가 돼야 한다고 보는가.’란 기자들 질문에 “인권문제에 침묵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면서 이같이 말했다. 북한의 6자회담 복귀 시점과 관련, 그는 “북한에 물어보라.”면서 “인위적인 데드라인(시한)은 없다.”고 답했다. 한편 한ㆍ미 6자회담 수석대표인 송 차관보와 힐 차관보는 이날 회동에서 지난 한·미정상회담의 후속 조치와 북한의 6자회담 조기 복귀를 이끌어내는 방안을 집중 협의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남측, 美입장 따라가 불쾌”

    “불쾌하다.”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노무현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끝난 직후 북한의 일부 관리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14일 알려졌다.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북한 정부 인사들은 “(북핵과 한·미동맹 등의 문제에 있어) 남측이 갈수록 미국 입장을 따라가는 것 같아 불쾌하다.”면서 “이렇게 민감한 때에 두 정상이 나란히 앉아 공동선언문 같은 것을 밝히는 것을 우리로서는 좋게 봐줄 수 없다.”라고 평양에 주재하는 일부 외국 외교관들에게 밝혔다는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알려지기는 처음이다. 이 소식통은 그러나 “이것은 북한의 일부 실무급 관리가 정상회담 직후 짤막하게 자신의 소견을 밝힌 것일 뿐 북한 정부의 정리된 공식 입장은 아니다.”면서 “다만 북한은 북한의 눈으로 상황을 판단하기 쉽다는 것이 유념해야 할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공식 반응을 일체 밝히지 않고 있는 것은, 그만큼 고민이 크다는 증거”라며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에 대한 평화적·외교적 해결방안이 재확인됨에 따라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북한 입장에서 보면 결정적인 유인책이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황을 마냥 낙관하긴 힘들다.”고 말했다. 소식통은 “만일 7∼8월 중에 6자회담이 재개되지 않는다면, 상황이 아주 어렵게 되면서 교착상태가 올 연말까지 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행담도 서한’ 답변서 제출

    캘빈 유 주한 싱가포르 대사가 행담도 개발과 관련해 우리 정부 인사들에게 서한을 보내게 된 경위를 담은 답변서를 지난 9일 외교통상부에 직접 제출한 것으로 13일 확인됐다. 외교부 이규형 대변인은 “지난 3일 감사원의 요청으로 싱가포르 대사에게 몇가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질의서를 보냈더니 9일 유 대사가 직접 외교부를 찾아와 박준우 아태국장에게 답변서를 제출했다.”면서 “같은 날 싱가포르 정부도 주 싱가포르 한국 대사관을 통해 입장을 밝혀 왔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그러나 유 대사의 답변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했다. 유 대사는 지난해 5월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에게 행담도 개발사업을 S-프로젝트의 시범사업으로 규정해 지원을 요청하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으며 지난해 1월에는 오점록 전 도로공사 사장에게도 편지를 보냈었다. 유 대사가 우리 정부에 불만을 표시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이 대변인은 “언론보도에 대해 불만스러운 것을 얘기할 수는 있겠지만, 항의는 아니었다.”고 부인했다.유 대사는 ‘모든 거래가 그렇듯이 최종 판단은 거래 당사자가 해야 할 일이며 편지 하나가 은행 보증수표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지 않으냐.’고 말했다고 다른 당국자는 전했다. 한편 행담도 개발 의혹을 조사해 온 감사원은 16일 조사결과를 공식 발표한다. 감사원은 사실상 행담도 개발은 정부의 서남해안개발사업과 무관하다고 결론짓고, 사업에 간여한 문정인 전 동북아시대위원장과 정찬용 전 청와대 인사수석 등을 직권남용 혐의로 검찰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진경호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7월중 회담재개 전망 ‘솔솔’

    지난 11일 새벽(한국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미스터 김정일’로 존칭한 뒤 잠시 주춤하면서 쑥스러운듯 미소를 지어보였다. 과거 김 위원장을 “폭군”“부랑아” 등으로 비난해온 부시 대통령 스스로도 갑자기 호칭을 격상시키는 게 못내 어색했던 것일까. 어쨌든 부시 대통령의 이 사소해 보이는 ‘미스터 김정일’ 호칭은,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6자회담 재개에 한층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란 분석과 관련해 상징적 대목으로 회자되고 있다. 그만큼 이번 정상회담은 전반적으로는 북한이 회담 테이블로 걸어 나오도록 하는 명분을 부여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물론 ‘미국은 북한을 침공하지 않을 것’이라든지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할 경우 다자안전보장’ 등의 합의사항은 기존의 미국 정부 입장에서 별로 새로울 게 없다. 하지만 최근 미국 조야(朝野) 일각에서 대북 강경론이 고조돼 왔다는 정황을 감안하면, 무시하기 힘든 의미를 갖고 있다는 평가다. 부시 대통령으로서는 한국측의 입장을 고려해 일단 유화론쪽에 ‘좀더’ 머물러 있겠다는 의사를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6일 북한이 북·미 뉴욕접촉을 통해 6자회담 복귀를 시사한 데 이어 한·미 정상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을 확인함에 따라 6자회담 재개 분위기는 어느 때보다 밝아진 상황이다. 정상회담 직후 국내 전문가들 사이에서 ‘7월 회담 재개’ 전망이 늘고 있는 것이 대체적인 기류다. 이와 관련, 지난 10일 일본 교도통신은 미국이 6일 뉴욕접촉에서 늦어도 7월 중순까지 6자회담 복귀에 대한 최종 결단을 내릴 것을 요구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북한은 아직까지도 공식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내부적으로 숙고를 거듭하는 눈치다. 물론 북한이 부정적 반응을 보일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회담으로 유인하기 위한 인센티브는 하나도 제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으로서는 달라진 게 뭐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얘기다. 만일 북한이 6자회담 참가를 끝내 거부한다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와 같은 강경책 수순으로 갈 가능성이 있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11일 “정상회담에서 그런 구체적 방안은 논의하지 않았다.”고 했으나, 그말을 액면 그대로 믿는 전문가는 많지 않은 것 같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외교화물 美공항서 분실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대한항공에 발송을 의뢰한 주 과테말라 한국대사관행 외교화물 1개가 미국 애틀랜타 공항에서 옮겨싣는 과정에서 분실돼 경위조사에 나섰다고 12일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미 정상회담 진단] “갈등 근본해결 아닌 봉합에 초점”

    11일 한·미 정상회담은 북핵 문제의 평화적·외교적 해결 원칙과 한·미 동맹의 공고함을 재확인했다는 점에서 비교적 성과가 있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법을 도출해내는 것보다는 한·미간의 갈등을 봉합하는 데 무게중심을 둔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 북한 핵문제 ●임동원 전 통일부장관 일단 분위기는 좋은 것 같다.‘미스터 김정일’이라는 말을 재차 쓴 것은 분위기를 좋게 하는 데 일조할 것이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 명분을 줌으로써 좀더 가능성이 높아진 것 같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 북한에 명분을 주려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한반도 평화공존 원칙을 밝힌 것도 성의를 보인 것이다. 군사적 옵션은 거론되지 않은 것 같다. 북한은 내부 협의를 거쳐 이르면 7월쯤 6자회담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덕민 외교안보연구원 교수 북한이 회담에 나오도록 하는 마지막 기회를 만들어 냈다는 생각이다. 하지만 북한이 나오지 않을 경우에 대한 의견도 포괄적으로 나눴을 것으로 본다. 다만 이를 공표하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회견에서는 언급하지 않은 것일 수 있다. ■ 한·미 동맹관계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전체적으로 한·미 신뢰관계를 확인하는 회담이었다. 동북아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해, 미측은 한·미관계의 중요성 속에서 일정부분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한 것 같다. 하지만 전략적 유연성 문제 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 표명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갈등설을 봉합하는 차원의 회담이라는 인상이 짙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기조실장 그동안 갈등설의 진원지가 됐던 동북아 균형자론과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등에 대해서 양측의 오해가 어느 정도 불식됐고 정상회담을 통해 한·미동맹관계가 이상이 없다는 쪽으로 정리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는지는 속단할 수 없지만, 큰 틀에서 양국이 한반도에서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지고 있는 만큼 심각한 균열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일수교 40주년 특별기획 일본을 다시본다

    서울신문이 한·일수교 40주년을 맞아 새 기획시리즈 ‘일본을 다시 본다.’를 내보냅니다. 특별취재팀의 일본 현지취재와 전문가들의 자문을 토대로 22회에 걸쳐 연재될 이번 기획물은 10년간의 장기불황속에서도 철저한 구조조정과 공공부문 민영화, 나노테크 등 신산업 창출을 통해 실질경쟁력을 높여가나는 일본의 노력을 집중 조명합니다. 독도, 역사교과서 왜곡, 야스쿠니 신사참배 문제 등 일본 우경화와 ‘힘의 외교’의 실상을 짚고 21세기 진정한 한·일 협력시대를 열기 위한 조건과 미래지향적 지평도 함께 모색합니다.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駐濠한국대사관에 백색가루 소포

    호주 주재 한국대사관을 비롯해 미국과 일본, 이탈리아 대사관, 그리고 영국의 난민 고등판무관실 등 5개국 외교공관과 호주 의회에 9일 오전 백색가루가 든 괴소포가 전달됐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5개국과 호주는 모두 이라크 파병국이다. AP통신은 5개국 공관이 잠정 폐쇄됐으며, 우선 영국과 일본 공관에 배달된 소포를 분석한 결과 유해성분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그러나 호주 여인이 대마초 소지 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은 뒤 최근 잇따라 괴소포를 받았던 인도네시아 대사관에는 전달되지 않았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오전 10시쯤 한국대사관에 접수된 우편 봉투에서 백색분말이 발견돼 직원들이 건물 바깥으로 6시간 넘게 대피했다가 분말이 무해한 것으로 판명된 오후 4시 20분쯤 업무에 복귀했다고 밝혔다. 봉투를 개봉한 한국인 직원 2명과 현지인 직원 1명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한때 격리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백색분말이 무해한 것으로 판명됐으나, 정확히 어떤 물질인지는 경찰 조사를 기다려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외신 carlos@seoul.co.kr
  • 韓美정상 ‘북핵 단호조치’ 밝힐듯

    韓美정상 ‘북핵 단호조치’ 밝힐듯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김상연기자|노무현 대통령은 11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 남북관계가 다소 희생되더라도 단호한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관계에 정통한 소식통은 9일 이같이 밝히고 정상회담 준비 과정에서 북한 핵 및 한·미 동맹과 관련한 양측의 이견이 대부분 좁혀져 “정상회담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을 용납할 수 없고, 북핵 문제를 외교적·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 두 나라 정상간의 기존 합의는 유지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지난 2월10일 북한이 핵 보유국을 선언한 데 따른 한·미 양국의 ‘대응’이 어떤 형식으로든 나타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핵무기 폭발 실험을 할 경우에 대한 대응책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회담 관련 소식통들은 또 정상회담에서 부시 대통령은 북한 인권 문제의 심각성과 이에 대한 관련국들의 대응 필요성에 대해서도 간접적으로 언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노 대통령은 한·미간에 논란이 돼온 ‘동북아 균형자론’의 정제된 의미를 부시 대통령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을 것으로 소식통들은 전했다. dawn@seoul.co.kr
  • “롤리스 부차관보 발언 이후 균형자론 궤도수정 본격화”

    동북아균형자론과 한·미 동맹은 양립할 수 없다는 리처드 롤리스 미 국방부 동아태담당 부차관보의 발언이 뒤늦게 알려지면서(서울신문 6월9일자 보도), 최근 우리 정부의 갑작스러운 동북아균형자론 개념 수정이 미국측의 불만에 따른 연쇄적 조치가 아니냐는 관측이 일고 있다. ●지난 1일 ‘최후균형자는 美國’ 언급 돌이켜보면, 우리 정부가 균형자론 개념을 크게 수정한 시기와 롤리스 부차관보가 홍석현 주미대사에게 불만을 털어놓은 시점이 묘하게 일치한다.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이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는 미국이다.”라고 말해 사실상 균형자론을 철회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불러일으킨 때가 바로 지난 1일이었다. 롤리스 부차관보가 홍 대사를 만나 불만을 표시한 바로 다음날이다. 당시 외교가에선 천 실장의 급작스러운 균형자론 개념 수정이 나오자 ‘한국 정부가 뭔가 말 못할 사정이 있는 것 같다.’는 추측이 무성했지만, 딱히 구체적 정황이 포착되지 않아 궁금증 차원에 머물렀었다. 하지만 지금 와서 보면 롤리스 부차관보의 발언이 천 실장의 개념 수정에 영향을 준 게 아닌가 하는 추론도 가능하게 된다. 물론 두 사안간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는 반론도 있을 수 있다. 롤리스 부차관보가 홍 대사에게 불만을 털어놓기 몇 시간 전인 지난달 31일(한국시간) 균형자론의 ‘저작권자’인 노무현 대통령이 이미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며 사실상 개념 수정을 꾀했기 때문이다. ●‘美 반대기류 이미 포착’ 주장도 이런 정황까지를 감안해서 본다면, 우리 정부가 롤리스 부차관보의 발언이 나오기 전에 이미 미국 정부내의 심상찮은 기류를 포착해 진화에 나섰다는 추론도 성립될 수 있다. 부시 행정부내 실세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롤리스 부차관보가 우리 정부 관계자에게 공공연하게 불만을 표출할 정도라면, 이미 그런 기류를 우리 정부가 어떤 식으로든 감지했을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일본을 다시본다] (1) 일본은 ‘미래’를 대비했다

    도쿄만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도쿄 시내 시오도메의 덴쓰빌딩 47층 ‘지팡구’나 시내 한복판 도쿄돔호텔 4층의 ‘유교안’ 등 고급식당은 요즘 예약이 어려워졌다. 골프장의 부킹도 힘들어졌고, 할인요금은 사라졌다. 장기 불황시대와 대비되는 풍경이다. 하지만 중소기업들이나 서민들이 이용하는 시설 등은 여전히 어렵다. 국내총생산(GDP) 등 거시경제 지표와 소비·생산·수출 등도 낙관과 비관이 엇갈리는 것이 장기불황의 터널 끝에 서 있는 일본이다. |특별취재팀|최근 1∼2년 사이 도쿄의 스카이라인이 확 바뀌고 있다. 도쿄 시내의 시오도메, 롯폰기, 시나가와 등에는 40층 안팎 초고층 빌딩들이 재개발이나 도시정비 사업으로 속속 들어섰다. 요즘은 도쿄역 부근에서 재개발이 진행 중이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 동안 10∼20년 후를 대비한 상징적 모습으로 꼽힌다. 국회 주변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개혁정책의 결정판이라는 우정사업 개혁문제로 시끄럽다. 고이즈미 총리가 중의원 해산까지 시사하며 밀어붙이고 있지만, 집권 자민당내 ‘우정족’ 의원을 중심으로 한 108명이 야당인 민주당과 연대 운운하며 결사적으로 반대한다.19일 끝나는 정기국회 회기를 연장하자는 주장과 우정민영화 절충론이 9일 동시에 나오고 있다. 집권 5년차로 들어선 ‘고이즈미 개혁’은 곳곳의 철밥통을 깨고 있다. 사법개혁, 도로공사 민영화, 연금개혁, 국립대학 등의 특수행정법인화, 기초자치단체의 대대적 합병 등이 숨가쁘게 이뤄졌다. 공무원들도 실적주의가 도입되고, 국회 직원 수도 대폭 축소된다. 그런 탓에 인사, 돈, 정보의 3대 축으로 이뤄지던 낡아빠진 파벌정치도 크게 약화됐다. 민간부문도 낡은 것을 벗어던지는 변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신흥 인터넷기업인 라이브도어의 호리에 다카후미(32) 사장 등 30∼40대의 야심찬 기업가들이 인수·합병 등을 앞세워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정부와 기업·가계 등 전 부문이 “패전 60주년을 맞아 패러다임을 확 바꾸겠다.”는 의지가 넘쳐난다. ●거품과 비효율이 제거된 10년 유명한 온천휴양지인 이즈반도 해안지대에 가면 폐업했거나 휴업 중인 중규모 호텔들의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거품경제 시절 과도한 접대비로 회사나 각종 단체의 연수, 회식 등의 ‘이벤트 손님’이 사라진 것이 이런 현상을 촉발한 것이다. 기업들도 대전환기를 맞았다. 현재 기업들은 자발적인 구조조정을 거쳐 체력을 강화한 뒤 고용을 다시 늘리는 ‘선순환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노무라증권연구소의 와코 주이치 수석연구원은 분석한다. 아시아경제연구소 히라쓰카 다이스케 지역통합연구그룹장도 “지난 10여년간 특히 노동시장의 유연성이 좋아졌다.”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거품붕괴는 미국의 베트남전 패전과 같은 충격이었다고 한다. 세계적인 통신사 특파원 출신의 자유기고가 도쿠모토 에이치로는 “학연이나 지연, 파벌 등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이 사라졌다.”며 “능력에 의해 경쟁하는 시스템이 갖춰졌다. 특히 IT업체의 창업이 활발해지며 기득권적인 기업구조에 커다란 충격을 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스피드 경영의 싹이 보인다 일본이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 물건을 사고 배달을 요청하면 1주일 정도 기다려야 하던 것은 옛말이다. 급행료를 내면 다음날 혹은 당일도 배달된다. 관청이나 기업, 은행 등도 민원을 신청하면 종전엔 1∼2주일가량 기다려야 했으나 지금은 빠르게 해결되는 곳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스피드 경영도 요즘 기업들의 화두다. 도요타자동차의 오쿠다 히로시 회장은 95년 사장 취임 때 “해외사업을 위해 스피드를 향상시켜야 한다.”며 스피드 경영을 진두지휘, 오늘의 초일류 자동차 기업을 일궈냈다. 한 발 앞서 문제점을 개선하고,1초도 아낀 부품조달 등으로 속도를 높인 것이다. 일본인만에 의한 기업경영도 옛말이 됐다. 도요타·닛산·혼다·미쓰비시·마쓰다 등 5대 자동차 업체 중 닛산 등의 3개사 최고경영자가 한동안 외국인이었다. 일본의 자존심이라는 소니도 22일 주주총회에서 미국인인 하워드 스트링거를 회장으로 정식 추대한다. 스피드 경영은 일본 최대 IT재벌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사장, 온라인 쇼핑몰 업체 라쿠텐의 미키타니 히로시 회장 등 신세대 벤처기업인들이 선도하고 있다는 데 이견이 없어 보인다. ●거품붕괴 이후 위기경보 강화돼 요즘 마루젠이나 기노쿠니야 등 대형 서점에 가면 ‘허구의 경기회복’,‘국가재정파탄’,‘희망격차사회’‘이극화 일본’ 등 향후 일본경제의 위기를 경고하는 서적들이 넘쳐난다. 거품붕괴 뒤 일본에선 ‘위기에 대한 경보’가 발달했기 때문이란 해석이 일반적이다. 거품경제 내내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일본의 장밋빛 미래만을 찬양하다가 거품이 붕괴되자 그 반성으로, 사전 경보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방송 아나운서인 오노 게이코는 “지난해 시중에 경제가 좋다는 책들이 넘쳤는데 실제 GDP는 2분기나 마이너스였다. 반면 올해는 경기가 좋지 않다는 책들이 주류다. 그것은 경기가 좋다는 방증”이라고 소개했다. ●후유증, 그늘도 많이 남겼다 5월말 도쿄도 시나가와구의 오이마치역 인근의 라면가게와 술집 밀집 골목은 오후 7시인데도 문을 열지 않은 곳이 많았다. 실직이나 비정규직 전환 등의 서민들에게는 장기불황 후유증이 큰 것이다. 장기불황의 그늘과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기업들이 10여년 동안 고용을 기피,“생산직은 물론 사무직, 연구소도 91년 이후 신입사원 선발을 안한 곳이 많아 기술·기능 전수에서 문제가 생길 것”이라며 “10년 이상 된 사원이 오차 심부름을 하는 곳이 많다.”라고 환동해권 경제연구소 에리나의 미무라 미쓰히로 연구원은 우려했다. 글로벌화 부작용도 극복해야 한다. 도요타자동차·소니 등 굴지의 대기업에는 미국·중국 등 다국적 사원이 많다. 대부분 영어로 이뤄지는 회의에서 ‘사원간 의사소통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아울러 구조조정이 가속화하고 정사원, 계약사원, 촉탁사원, 파견사원 등 사원제도가 복잡해지면서 조직 화합이 어려워진 것도 큰 숙제로 부상했다. 양극화가 심화된 것도 사회적 과제다. taein@seoul.co.kr ■ ”日은 대수술 막 끝낸 환자” 후카가와 도쿄대교수 인터뷰 |특별취재팀|“일본경제는 커다란 수술을 받은 직후의 환자 같은 상황이다. 연간 0∼2%의 성장을 할 수는 있게 됐지만 그나마 이전 같은 고성장은 없을 것이고 미국·중국 등의 외부 충격에 약하다.” 후카가와 유키코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학교 연구실에서 서울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현재 일본 경제의 상태를 이같이 요약했다.10여년의 장기불황 기간 중 중반까지는 재정의 과도한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으로 우왕좌왕했지만, 이후 실효적인 개혁이 시작되면서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후카가와 교수는 “7년 정도는 잃어버린 것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이 기간과 이후 기업·가계 부문의 의미있는 개혁들도 진행됐고, 제조업이나 은행 등의 부채 처리가 잘 되면서 전체적으로 개혁작업이 본궤도에 진입하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기간 일본을 부정적으로 짓눌렀던 학벌지배 현상이 약화되는 등 체질개선이 많이 이뤄진 것으로 진단했다. 오랫동안 도쿄대 법학부 출신들이 경제부처를 좌지우지했으나 세계적인 변화에 대응할 능력을 갖춘 경제분야 인재들이 이들을 대체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또 부실기업과 구조조정이 늦어진 기업들이 망해도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할 법 정비도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다만 “일본 주가가 저평가됐다고는 하지만 아직도 쓰러질 기업들이 적지 않기 때문에 주가는 지금 정도가 적당하다.”면서 주가 저평가론을 부인했다. 나아가 지금까지는 시장을 공업기술이 이끌었지만 앞으로는 마케팅이나 소비가 주도하는 시대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삼성이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과 스피드로 제품을 만들어 성공했다.”며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일본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만성병이 천천히 진행되는 것처럼 일본의 위기가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런 까닭에 일본은 ‘조용히, 천천히 성장하는 사회’로 변모할 것으로 예상했다. 미래에 대한 조심스러운 낙관이다. 그러면서 환경기술에서 프런티어 정신을 발휘할 경우 제1의 희망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지진·태풍 등 환경·자연재해를 극복하기 위해 발달시킨 환경·기상기술 등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750조엔에 이르는 재정적자에 대해서는 우려를 감추지 않았다. taein@seoul.co.kr ■ 김상연기자의 “일본은 있었다” “일본의 사정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쇼군은 군병의 일을 힘쓰지 아니하여 사람들이 포성을 들으면 어쩔 줄 몰라하였습니다.” 지난달 16일 특별취재를 위해 도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때 머릿속은 1636년 조선통신사로 일본에 다녀온 임광과 인조(仁祖)의 대화로까지 달려 올라갔다. 일본 근대화의 배아를 잉태했던 그 도쿠가와 막부시대로부터, 근대화를 완성한 120년 전 김옥균(金玉均)의 황망한 도일과 40년 전 김종필(金鍾泌)의 다급한 방일, 그리고 21세기 대명천지에도 현재진행형인 독도, 야스쿠니 등등…. 번잡한 상념이 무색하게 비행기는 ‘쿵’ 하는 굉음과 함께 나리타공항에 착륙했다. ●개별과 집단 사이… 도쿄시내 남쪽 시나가와역에서 처음 맞닥뜨린 거대한 인파는 이방인을 익사시킬 것만 같다. 바쁜 걸음으로 각자의 방향으로 돌진하는 사람의 물결은 윌리엄텔 서곡 2부의 리듬을 연상시킬 만큼 일관성 있게 빠르고 역동적이다. 그러나 식당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풍경은 돌변한다. 식객의 주류는 혼자서 밥 먹는 사람들. 다른 사람한테 눈길 한번 주지 않은 채 후다닥 먹고 서둘러 나간다. 전철역 인파를 보고 ‘일본은 있다.’고 하고, 식당안을 보고는 ‘일본은 없다.’고 하는 건가? 식당안의 그저그런 ‘나카무라’들이 고니시 유키나가나 이토 히로부미 같은 ‘촉매’를 만나면 전철역의 위협적인 검은부대로 변신하는 건 아닐까?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사이… 아무리 붐벼도 열차에서 승객이 내리기 전에 몸을 밀치며 올라타지 않는 사람들. 도로에선? 횡단보도를 밟고 선 자동차는 없다. 자로 잰 듯 정차해 있다가 일제히 평행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행렬. 각박함이 지배했을 법한 ‘잃어버린 10년’도 일본인의 소프트웨어 진보는 막지 못했다. 계층과 빈부를 막론하고 국민 전체가 한몸처럼 움직이는 질서의 소프트웨어는 오랜 시간에 걸친 축적의 발현일 것이다. 그것이 메이지(明治)유신에서 발원한 전체주의적 교육의 소산이든, 이지메(집단 따돌림)를 두려워하는 일본인 특유의 DNA 때문이든. ●전통과 외래 사이… 서울보다 사람이 많다는 도쿄지만 식당 간판이나 인테리어 디자인만큼은 전통 일본풍이다. 그러나 시부야 같은 번화가는 ‘자본주의의, 자본주의에 의한, 자본주의를 위한’ 일본의 다른 얼굴이다. 고층빌딩들의 앞면에 매달린 대형 광고전광판에서부터 바닥에 엎드린 소규모 상점들의 스피커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볼륨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린다. 소리가 소리를 누르기 위해 더 큰 소리를 동원하는 메커니즘은 초기 자본주의의 원초적 경쟁을 연상시킨다. 전통과 외래가 자본이라는 동질의 목표를 향해 각개약진하는 모습은 불안하면서도 절묘하다. 인상적인 점은 억압보다는 방임으로 균형을 맞춰 가고 있다는 것. 여고생들이 미니스커트에 가까운 교복을 거리낌없이 입고 다니는 광경에서 전통과 외래의 절묘한 ‘팽창 시너지’가 느껴졌다. “그래, 일본은 어떠한가.” “신이 본 바로, 일본은 있었습니다. 언제든 계기가 주어지면 무섭게 뭉칠 수 있는 잠재력이 엿보였습니다. 방비를 게을리 하다간 장래에 큰 화가 다시 닥칠까 심히 염려되옵니다.” carlos@seoul.co.kr ■ 도움 주신 분들 이번 한·일 수교 40주년 특별기획에 도움주신 분들을 2회에 걸쳐 싣습니다(무순입니다). ▲고노 다로(河野太郞) 자민당 중의원(부간사장) ▲구사노 다다요시(草野忠義)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 ▲다카하시 요시오(高橋由夫)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부국장 ▲구마가이 겐이치(熊谷謙一) 일본 노동조합총연합회 국제국장 ▲무쿠타 사토시(田哲史)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환경·기술본부장 ▲마스다 기요시(益田淸) 도요타자동차 이사 환경부장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起子) 도쿄대학교 대학원 교수 ▲야마모토 이치타(山本一太) 자민당 참의원 ▲기타하시 겐지(北橋健治) 민주당 중의원(역원실장) ▲미카즈키 다이조(三日月大造) 민주당 중의원 ▲기타지마 가즈토시(北嶋一甫) ㈜기타지마 시보리 제작소 사장 ▲오이케 가즈오(尾池和夫) 교토대 총장 ▲사사키 미사오(佐佐木節)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교수 ▲나카무라 가즈야(中村一也) 교토대 총장 비서실장 ▲사고 노리치카(佐合紀親) 오사카대 우주물리학 박사 ▲다카하시 도루(高橋徹) 교토대 기초물리학연구소 박사후 과정(오사카대 핵물리학 박사) ▲이시무라 시게이치(石村繁一) 남코(NAMCO) 사장 ▲히라이 아쓰오(平井淳生) 경제산업성 상무정보정책국 정보통신기기과 과장보좌 ▲나카지마 구니오(中島邦雄) 정책대학원대학 교수 ▲오카타 야스오(緖方靖夫) 일본공산당 중앙위원회 국제국장, 참의원 의원 ▲오모카와 마코토(面川誠) 일본공산당기관지 新聞赤旗 외신부 기자 ▲노히라 신사쿠(野平晋作) 피스보트 공동대표 ▲다나카 쓰네유키(田中恒行) 일본경제단체연합회 노동정책본부 기획조사그룹장 ▲스즈키 아키히코(鈴木明彦)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 ▲이노우에 사토시(井上哲) 인사원 직원복지국제과 주임국제전문관
  • “대북특사등 ‘+α’ 필요”

    북핵 문제에 관심이 있는 국내외 언론들의 촉각은 지금 온통 ‘6자회담’으로 쏠려 있다.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할지, 또 복귀한다면 그 시기가 언제가 될지에 관한 관측들이 연일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일부 학계 전문가들은 6자회담의 효용성에 그다지 기대를 걸지 않는 것 같다. 미국의 유력한 한반도 전문가인 돈 오버도퍼 존스홉킨스대 교수는 8일 “6자회담이 재개된다고 해서 많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부정적 전망을 표출, 눈길을 끌었다. 최근 방한한 그는 이날 한국언론재단이 주최한 ‘북핵문제와 6자회담의 미래’를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17년 넘게 외교전문 기자(워싱턴포스트)로 취재하면서 경험한 바에 따르면, 회담에 참여하는 주체가 많을수록 결론을 도출하기 힘들다.”라면서 “6자회담 외에 ‘플러스 알파’가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과거 클린턴 행정부 때의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을 특사로 활용한 방안과 같이 별도의 새로운 이니셔티브가 마련돼야 한다고 보지만,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런 해법을 바라지 않는 것 같다.”라고 했다. 그는 특히 “요즘 미국과 아시아 당사국간, 중·일간, 한·일간 관계가 변하면서 북핵 협상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으며, 동북아의 이런 상황을 전쟁터에 비유하자면 큰 혼란에 직면한 것이라 할 수 있다.”라고 부정적 시각을 보탰다. 이처럼 그 효용성을 의심하는 시각도 없지 않은 6자회담이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이날도 여전히 ‘뜨거운 이슈’였다. 외교부 고위 당국자는 해외에서 최근 6자회담 조기 개최 전망이 잇따르는 데 대해 “내용을 알고 전망하는 경우보다는 전망을 위한 전망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라고 의미를 축소하면서 “지금은 북한이 회담 테이블 의자를 향해 한발짝 다가선 정도로도 볼 수 없고, 다가설듯 말듯 오른 발을 막 바닥에서 뗀 정도로 보면 된다.”라고 성급한 낙관을 경계했다. 그는 “지금껏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하지 않겠다고 한 적이 없는 만큼 관건은 복귀 여부가 아니라 시기”라며 “공은 여전히 북한 쪽에 넘어가 있다.”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특별법으로 ‘연좌제 恨’ 풀어야”

    납북자 가족 모임의 대표를 맡고 있는 최성용(53·충남 서천)씨는 6일 정부가 납북자 인권 관련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납북자 가족들에게 큰 힘이 되는 결정”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가족을 잃은 슬픔을 가눌 수 없는 상황에서 위로는커녕 ‘연좌제’로 인한 감시와 고문, 사회적 냉대와 멸시 등 차별대우를 받았던 납북자 가족들의 응어리가 법 제정을 계기로 씻은 듯 치유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읽혀졌다. 최씨는 “지난해 4월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납북자 및 가족들의 피해 보상과 명예에 관한 특별법 제정을 1년 넘게 미뤄 왔는데, 이번에 정부가 처음으로 납북자들의 피해를 공식 인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정부로부터 행정자치부에 전담부서가 만들어져 납북자 가족들에 대한 인권침해 실태, 피해 보상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로 결정했다는 연락을 받았다.”면서 “이와 별도로 통일부는 납북자 송환 및 생사 확인 작업을 계속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씨는 아울러 “그동안 어민이 대다수인 납북자 문제는 해양수산부·국정원 등 7개 정부 관련부처가 서로 미루면서 답보 상태였다.”면서 “행정자치부 산하에 주무 조직이 만들어짐으로써 앞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지금까지 납북자 가족들은 실질적으로 공직 사회에 진출하지 못하는 등 많은 인권침해를 받아왔다.”면서 “이번 정부의 결정에 결정적 영향을 준 정동영 통일부 장관에게 각별한 고마움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최씨는 이어 “앞으로 정부에 담당부서가 구성되면 보유하고 있는 관련 자료를 제공하는 등 정부와 적극 협조해 납북자 및 가족들의 고통을 풀어주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러나 정보기관의 감시 및 고문, 취업 제한 등 납북자 가족들이 주장하는 각종 인권침해 사례가 대부분 30∼40년전 저질러진 일로 입증자료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정부의 관련문서 보존기간도 거의 모두 지난 상태여서 실태가 얼마나 규명될지는 미지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APEC “공산품 관세 대폭 인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1개 회원국 통상장관들은 3일 제주컨벤션센터에서 비농산물(공산품·수산물) 부문의 관세를 대폭 내리기하는 내용의 ‘제주선언’을 채택했다. 전세계 교역량의 46%를 차지하는 APEC 회원국들이 공산품 관세를 대폭 낮추기로 합의함에 따라 오는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제6차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서 이같은 방안이 채택될 경우 세계자유무역 증진에 획기적 전기가 마련될 전망이다. 이번 ‘제주선언’으로 교착상태에 빠진 다자간 무역협상인 도하개발어젠다(DDA)협상이 탄력을 받을 경우, 이르면 2007년 하반기부터 전세계 148개국의 비농산물 관세가 대폭 인하돼 한국의 공산물 수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회원국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그간 개발도상국들의 반대로 채택이 어려웠던 ‘스위스 공식’(Swiss Formula)을 향후 공산품 관세인하에 적용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스위스 공식’이란 관세가 높을수록 더 많이 낮추도록 하는 과감한 관세인하 방식이다. 현재 WTO는 비농산물 분야에서 관세 상한폭만을 제한하고 있는데 대다수 개도국들의 양허 관세율은 최고 20∼30%대인데 반해 실질 적용 관세는 10%대다. 회원국들은 이번 합의사항이 오는 12월 WTO 홍콩 각료회의에서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올해 APEC 통상장관회의 의장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세계 무역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APEC 회원국들이 공산품 관세인하에 ‘스위스 공식’을 채택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좌초될 위기에 처했던 DDA 협상이 회생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했다.”면서 “주요 공산품 수출국인 우리나라의 국익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신풍호 日관계법 위반 확인…신병·형사관할권 확보

    한·일간 ‘신풍호’ 대치 사건이 1일 낮 극적으로 해결된 것은 양국간 외교적·정치적 타협의 결과다. 우리 어선이 일본 법을 위반했다고 시인하면서도 형사 관할권을 우리 정부가 갖기로 한 것은, 법적으로만 보면 다소 어색한 측면이 있다. 양국은 각자 자신의 논리를 100% 관철하기엔 현실적으로 한계가 있다고 판단, 한발짝씩 양보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으로서는 신풍호가 일본 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확인받음으로써 명분을 얻고, 우리는 어민의 신병과 형사 관할권을 확보함으로써 실리를 얻은 셈이다. 명지대 법학과(국제법) 정서용 교수는 “이런 사건을 잘못 다루면 최악의 경우 전쟁까지 연결될 수도 있다.”며 “양국이 비교적 원만하게 타협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양국 외교라인은 이번 사건이 장기화할 경우 자칫 심각한 물리적 충돌이나 외교분쟁으로 비화할지 모른다는 위기의식 아래 적극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건은 곧 있을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양국이 가까스로 관계 정상화를 이뤄가는 가운데 불쑥 터져나왔기 때문에 공동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해석될 수 있다. 노무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협상과정에서 감정적 대치가 되지 않도록 합리적으로 풀어가라.”고 당부하고, 고이즈미 일본 총리도 전날 “대화를 통해 잘 해결하라.”고 강조한 것이 이런 기류를 방증한다. ●향후 절차는 우리 형사당국은 선장과 선원 등에 대해 정선명령 거부 여부와 불법조업 여부 등을 조사한 뒤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하게 된다. 생경한 것은 신풍호 선주가 일본측에 범칙금 위반 담보금으로 50만엔을 내겠다고 써준 보증서다. 일본 입장에서 재판에 앞서 범법자로부터 미리 받아두는 성격이라고 한다. 하지만 신풍호 선주가 50만엔을 언제 건네주는지, 아니면 보증서는 상징적 의미이기 때문에 실제론 안 줘도 되는지 여부 등이 명확하지 않다. 외교부 당국자는 “선례가 없기 때문에 그런 세세한 부분을 명확히 설명하기 힘들다.”고 말해, 타협이 급하게 이뤄진 흔적을 내비쳤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日순시선 39시간 대치 풀고 철수

    한·일 양국 정부는 2일 ‘신풍호’ 사건과 관련, 일본측이 순시정을 철수하는 대신 우리측이 신풍호의 일본측 EEZ 불법조업 여부를 확인키로 하는 선에서 해상대치를 풀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 해경 경비정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은 해상 대치에 들어간지 39시간여만인 이날 오후 5시쯤 모두 철수했다. 협상에서 우리측은 신풍호가 일본측 EEZ 침범과 임시검문에 불응해 도주한 사실에 대한 시인서를 작성하고, 위반 범칙금 담보금으로 50만엔을 지불키로 하는 보증서를 작성했다. 위반담보금은 불법조업과 관계없이 정선 명령에 불응하고 도주한 책임을 물어 부과되는 것으로, 그 부분에 대한 일본측의 관할권을 인정한 것이다. 시인서는 신풍호 선장이, 위반담보금 보증서는 신풍호 선주가 각각 썼다. 양측은 추가로 경비정을 투입하는 등 이날 아침까지 긴장이 고조됐으나, 노무현 대통령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를 비롯한 양국 정부가 외교라인을 통해 긴밀히 협의한 끝에 파국을 면하게 됐다. 한편 해경은 전날 오후 1시부터 이날 오전 7시까지 일본측과 공동으로 현장 조사에 나서고 당시 녹화된 비디오 테이프와 레이더 기록지를 정밀 검토한 결과 신풍호가 일본 EEZ구역을 3마일쯤 침범했으나 조업은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울산 강원식·서울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日관계 추가악재 될라”

    ‘신풍호’ 대치 사건이 일어난 1일 외교통상부는 하루종일 잔뜩 긴장한 분위기였다. 담당 직원들에겐 함구령이 떨어진 듯 취재진의 접근이 쉽지 않았다. 정부로서는 이 사건이 가뜩이나 아슬아슬하게 진행되고 있는 한·일 관계에 추가 악재가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눈치였다. 야치 쇼타로 일본 외무성 사무차관의 발언 파문이 당사자의 유감 표명으로 가까스로 봉합국면에 있는 가운데 터진 이번 사건이 조기에 해결되지 못하고 장기화되거나 확대될 경우 이달 하순으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반외교 “日순시선 빨리 돌아가라” 이날 반기문 장관과 아이사와 이치로 일본 외무성 부상의 면담에서도 느닷없이 신풍호 사건이 화제에 올라야 했다. 반 장관은 “해당 선박에 대해 문제가 있으면 우리가 조사하고 조치를 취할 테니 일본 순시선은 빨리 돌아가야 한다. 기상 악화 등으로 인명 피해가 생기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아이사와 부상은 “일본 국내법령과 국제법에 따라 처리해야겠지만 한국측 입장을 즉각 본국에 전달해 잘 처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만 답했다. 일각에선 이번 사건이 양국간 영해분쟁과 나아가 독도 영유권 문제로 비화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제기된다. ●신풍호의 처벌권은 신풍호의 처벌권이 국제법상 한·일 양국 가운데 어느 쪽에 있을 것인가도 논란이 되고 있다. 신풍호의 현재 위치가 한국 영해가 아니기 때문에 지도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따라서 자국으로 견인해 조사한 뒤 처벌하겠다는 게 일본측의 주장이다. 그러나 우리 정부 당국자는 “신풍호의 불법조업 여부를 추후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우리나라 EEZ에서 발생한 상황이고 선주가 우리나라 국민인 만큼 형사관할권 행사는 우리측에 있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日 경비정 해상대치 장기화

    韓·日 경비정 해상대치 장기화

    1일 울산시 울주군 간절곶 앞 16마일(28.8㎞) 해상에서 우리나라 해경 경비정 6척과 일본 해상보안청 순시선 7척이 우리나라 어선 1척을 서로 데려가려고 장시간 대치하는 초유의 사건이 발생했다. ●이해찬총리 “사태 심각” 이번 사건이 조기에 해결되지 못하고 장기화할 경우 자칫하면 한·일간 정부차원의 외교분쟁으로 비화하는 심각한 상황이 우려된다. 이와 관련, 이해찬 국무총리는 이날 저녁 열린우리당 의원들과의 당정간담회에서 “사태가 심각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사건은 일본 순시선이 31일 밤 11시 27분쯤 부산시 기장군 대변항 동쪽 31마일 해상에 있던 경남 통영선적 77t급 장어통발어선 502 신풍호(선장 정욱현·38)를 배타적경제수역(EEZ)을 침범해 조업한 혐의로 나포를 시도하면서 비롯됐다. 일본 순시선은 순풍호에 가까이 접근한 뒤 보안관 2명이 올라 탔고 이 과정에서 어선 유리창을 부수고 우리나라 어민 2명을 폭행했다. 순풍호는 일본 순시선의 추격을 피해 일본 보안관을 태운 채 우리나라 수역으로 항해하며 이 사실을 해경에 신고,1일 오전 01시 55분쯤 간절곶 앞 해상에서 우리나라 해경 경비정과 추격해온 일본 순시선이 순풍호를 사이에 두고 대치를 시작했다. 우리나라 해경 경비정과 일본 순시선은 순풍호를 서로 끌고가지 못하도록 좌우에서 각각 밧줄로 묶은 채 울산해경 김승수 서장과 일본 대마도 해상보안부 구난과장 등이 이날 밤 늦게까지 바다 위에서 협상을 벌였다. 해경은 이날 오후 5시 40분쯤 신풍호에 타고 있던 선원 8명을 우리측 130경비함으로 안전하게 이동시키는 등 신병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일본측과의 충돌은 없었다. 울산 강원식·김상연기자 kws@seoul.co.kr
  •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생각나눔] 동북아 균형자론 ‘뒷걸음’

    정부가 ‘동북아 균형자론’에서 자꾸만 뒷걸음질치는 인상이다. 특히 이번 주 들어 후진(後進)의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어 배경에 궁금증이 일고 있다. 지난 3월8일 노무현 대통령이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처음 동북아 균형자론을 꺼냈을 때 전적으로 군사력을 근간으로 한 세력균형자 역할로 해석됐다.“이제 우리 군은 동북아의 세력 균형자로서…”란 연설은 지금 봐도 호기가 느껴진다. 2주 뒤인 같은달 22일 노 대통령은 육군3사관학교 졸업식에서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동북아의 세력판도는 달라질 것”이라고 강도를 높이면서 ‘한·미동맹’에 관해서는 한 글자도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자 보수세력을 중심으로 “한·미 동맹을 뒤흔드는 위험한 망상”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이종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차장 등 정부측 인사들이 총출동,“힘(군사력)이 아니라, 경제력 등 연성국력으로 균형자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톤을 낮췄다. 그후 소강상태를 보이던 균형자론은 한·미 정상회담 일정이 오는 10일로 잡힌 최근 들어 다시 거론되기 시작했다. 전과는 달리 정부쪽에서 얘기를 꺼내고 있는데, 균형자론 정의가 크게 달라졌다. 윤태영 대통령 제1부속실장은 지난달 31일 청와대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균형자론은 일본에 대한 우려 때문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느닷없이 일본쪽으로 화살을 돌렸다. 이는 균형자론 논란이 불거진 지난 3개월간 전혀 거론되지 않은 논리다. 노 대통령도 약속이나 한듯 이날 ‘일본 원인론’을 꺼냈다.1일에는 아예 균형자론을 스스로 철회한 수준의 언급이 천영우 외교통상부 외교정책홍보실장의 입을 통해 나왔다. 그는 언론에 “동북아에는 역내 균형자인 우리나라와 세계적 균형자인 미국이라는 두 겹의 균형자가 있는데, 우리의 균형자 역할이 성공하면 미국이 개입할 필요가 없고 우리가 개입하지 않고 미국이 역할을 하는 경우도 있을 것”이라며 “동북아 역내의 ‘최후의 균형자’(ultimate balancer)는 미국”이라는 알쏭달쏭한 논리를 제시했다. 이는 우리의 균형자론 대상에서 미국을 완전히 뺀다는 것으로, 노 대통령이 처음 천명한 균형자론의 ‘유전자’ 자체가 바뀐 셈이다. 정부의 갑작스러운 태도변화를 놓고, 외교가에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균형자론에 대한 미국 정부의 불편한 심기를 누그러뜨리려는 유화 제스처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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