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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회주의계열 47명 포함 독립운동 214명에 서훈

    독립운동가의 생애를 국제적 여론으로 환기시킨 미국 작가 님 웨일스의 소설 ‘아리랑’의 실제 주인공 김산(본명 장지락·1905∼1938)과 조선노동당 책임비서를 지낸 김철수(1893∼1986) 등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들에게 서훈이 추서됐다. 국가보훈처는 지난 3·1절에 이어 이달 8·15 광복절을 계기로 사회주의 계열 독립운동가 47명을 포함해 일제 강점기 3·1운동과 항일운동 등을 전개한 214명의 순국선열과 애국지사에 대해 건국훈장 등 서훈을 추서했다고 3일 밝혔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외무공무원법 개정안 국무회의 통과

    고위 외교관의 신분보장을 축소하는 내용의 외무공무원법 개정안이 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것과 관련한 외교통상부내 반응은 두 갈래로 나타났다. 젊은 외교관들은 인사적체 해소와 함께 조직에 활력을 줄 것이라며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변화된 규정에 곧바로 적용 대상이 되는 고위직들은 불안과 우려를 나타냈다. 개정안은, 재외공관장을 역임한 뒤 본부에 재직중인 1급(차관보급) 이상 관리의 경우 인사에서 ‘대기발령’을 받으면 곧바로 옷을 벗도록 했으며,1급이상 재외공관장에 재임 중 대기발령 인사를 당하면 60일의 유예기간 뒤 퇴직처리토록 했다. 그동안은 다음 인사때까지 1년의 유예기간을 줬다. 한 초급 외교관은 “1년 신분 보장은 외교부에만 있는 제도로, 다른 부처와의 형평성에 맞지 않을 뿐 아니라 다음 인사에도 부담이 돼 왔다.”며 “외교부도 능력 위주의 경쟁체제로 가는 게 시대흐름에 맞다.”고 말했다. 반면 한 고위 외교관은 “해외공관장의 경우 자리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국가간 사정으로 공백기간이 생기는, 이른바 ‘마찰적 실업’이 빈번히 일어나기 때문에 신분보장을 해준 것”이라며 특혜가 아니라고 주장했다. 다른 고위 관리는 “상당수 외국이 외교관의 신분을 65세에서 70세까지 보장해 주는 것은 고급정보를 다루는 외교관의 노하우를 사장시키지 않기 위한 것”이라며 “외교전의 최전선에서 싸우는 외교관의 신분이 불안해지면 국익에 도움이 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한 중급 외교관은 “사법시험이나 행정고시 출신과 달리 외무고시 출신들은 퇴직 후 마땅히 내려갈 산하단체가 거의 없지 않으냐.”며 속내를 털어놨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이티 피랍 한인 풀려나

    지난 28일 오전 아이티에서 무장단체에 납치됐던 한국 기업인 서모(봉제업체 MGA 이사)씨가 피랍 3일 만인 31일(현지시간 30일) 무사히 풀려났다고 외교통상부가 이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아이티서 한국인1명 무장집단에 피랍

    카리브해 연안국 아이티의 봉제업체에 근무하는 한국인 직원 1명이 28일 오전 6시30분(현지시간)쯤 출근길에 무장 깡패집단에 납치됐다고 외교통상부가 29일 밝혔다. 이 직원의 신원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이 집단은 현재 이 직원의 소속 회사에 몸값을 요구하고 있으며, 현지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고 한다. 아이티에는 우리나라 공관이 없으며, 인근 주 도미니카 대사가 겸임하고 있다. 주 도미니카 대사관은 아이티에 영사를 급파하기로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한·미 외교채널 공백 비상/김상연 정치부 기자

    ‘주한 미국대사’와 ‘주미 한국대사’처럼 비슷한 어감 앞에서 인간의 언어 순발력은 무력해지기 일쑤다. 기자들도 ‘주미∼’와 ‘주한∼’을 섞어 쓸 때는 살짝 긴장해야 한다. 그런데 당분간은 이 둘을 구분하느라 ‘아드레날린’을 분비할 일이 없을 것 같다. 주한 미대사와 주미 한국대사가 동시에 공석이나 다름없는 상태가 됐기 때문이다. 미 대사직은 벌써 넉달째 비어 있다. 알렉산더 버슈보 전 러시아 대사가 내정됐다는 소문만 들릴 뿐 미국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다. 이런 와중에 홍석현 주미 대사가 ‘X파일’ 스캔들로 사의를 밝힌 것이다. 양국의 임명 절차상 공백상태가 자칫 연말까지 갈지 모른다는 전망도 나온다. 지금은 북핵과 같은 중요 현안이 산적한 때라는 점에서 우려가 제기되기에 충분하다. 일단 정부는 실무적으로 별 차질은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평소에도 주미 공사와 참사관이 미 국무부와의 접촉을 전담하는 등 양국간 협의구조가 시스템화돼 있다는 설명이다. 물론 대사가 없다고 양국관계가 당장 결딴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리더가 있는 것과 없는 것엔, 계량되지 않는 무형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작게는 직원들의 근무태도에서부터 크게는 중요 프로젝트에 대한 추진력에 이르기까지 영향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양국 정부는 지금이 ‘비상상황’이라는 위기의식 아래 그에 걸맞은 신속함으로 공석상태를 해소해야 한다. 아울러 내용에 있어서도 우리 정부는 이번엔 다소 밋밋하더라도 도덕성이 검증된 인물을 발탁했으면 한다. 주미 대사가 연거푸 스캔들로 퇴진한다면 국가 위상과 교민들의 사기에 타격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미국처럼 주요국 대사 후보감에 대해 청문회를 실시하는 제도를 도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어느 백과사전은 대사의 중요성을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상주(常駐)외교사절단의 장으로서 국가를 대표해 외교교섭을 행하며, 모든 사항에 대해 관찰하고 자국민에 대한 보호·감독의 임무를 수행한다.’ 김상연 정치부 기자 carlos@seoul.co.kr
  • 北 “중대제안 일부 재고 필요”

    라오스를 방문 중인 백남순 북한 외무상은 28일 북핵포기를 전제로 한 우리 정부의 중대제안과 관련해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말 대 말’,‘행동 대 행동’의 원칙에 따라 일부 재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백 외무상은 이날 북측 대표단 숙소인 안캉반점에서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 회담을 가진 뒤 “남측 제안은 조선반도 비핵화 실현을 위해 고심한 제안이라고 평가하지만 일련의 선 핵포기를 전제로 한 측면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정성일 북한 외무성 국제기구국 부국장이 전했다. 백 외무상은 “핵 문제 해결을 위해 남한이 노력한 것을 평가하며 (중대 제안을) 계속 협의해서 발전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고 김원수 외교부 정책기획관이 말했다. 반 장관과 백 외무상은 이날 회담에서 6·15공동선언 정신과 정동영 대통령 특사·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6·17면담 이후 남북관계를 잘 발전시키고, 핵 문제 해결에 기여해나갈 수 있도록 하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X파일 파문] 외교부 “6자회담중… 착잡”

    |워싱턴 이도운특파원 서울 김상연기자|홍석현 주미대사는 25일(현지시간) 밤 오수동 홍보공사를 통해 사의 표명 사실을 밝혔다. 하루 종일 대사관저에서 머물던 홍 대사는 서울에서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오 공사를 통해 그같은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나 입장 표명을 위한 기자회견 개최 여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오 공사는 홍 대사가 26일 대사관으로 출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이날 홍 대사는 뉴욕에서 코리아 소사이어티와 아시아 소사이어티가 공동 초청한 오찬 행사에서 연설할 예정이었으나 연기했다. 앞서 홍 대사는 이날 아침 대사관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대사관 직원들은 월요일 정례 회의가 시작되는 오전 10시에 4층 회의실로 모였고, 홍 대사의 비서관도 대사관 현관에서 대사의 출근을 기다렸던 점으로 미뤄볼 때 당초 홍 대사는 출근을 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홍 대사는 “몸이 불편하다.”면서 “점심을 먹고 나오겠다.”고 연락해 왔다. 그러나 오후가 되도록 홍 대사가 출근하지 않으면서 대사관내에 홍 대사의 거취와 관련한 갖가지 추측이 나돌기 시작했다. 한편 홍 대사의 퇴진 소식을 접한 외교통상부 직원들은 “착잡하다.”는 반응이었다. 무엇보다 이날 4차 6자회담이 개막되는 등 주미대사의 역할이 중요한 때에 뜻밖의 상황이 벌어지자, 잔뜩 긴장하는 눈치였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이날 오후 아세안지역포럼(ARF) 참석차 라오스로 출국하기에 앞서 마주친 기자에게 “한 마디로 안타까운 일”이라며 “홍 대사가 부임 5개월밖에 안됐지만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관련 현안들을 매끄럽게 처리해 왔기에 아쉬움이 더 크다.”고 말했다.dawn@seoul.co.kr
  • 남북외교장관 28일 北核 협의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이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3’ 외교장관 회의 및 제12차 ARF(아세안지역안보포럼) 참석 등을 위해 26일 라오스 비엔티엔으로 출국했다. 반 장관은 특히 28일 비엔티엔에서 백남순 북한 외무상과 남북 외교장관회담을 열어 북핵 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이루기 위한 방안 등에 관해 협의할 예정이다. 두 장관은 지난해 자카르타에서 열린 ARF 회의 기간에도 2차례 만난 적이 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1) 시험대에 오른 우정공사

    [일본을 다시본다] (11) 시험대에 오른 우정공사

    |도쿄 특별취재팀|“전국 2만 4200여곳의 우체국과 360조엔을 웃도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신고를 보유한 거대 조직….” 공룡 조직으로 불리는 일본우정공사가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우정 민영화 법안 추진을 계기로 또다시 시험대에 올랐다.130여년간 국가기관으로 존속해 오다 2003년 4월 공사로 전환한 뒤 ‘고객지향주의’를 외치며 체질개선에 나선 지 불과 2년 만에 ‘민영화’라는 격랑에 휩싸였다. 민영화가 추진되면서 27만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신분 변화 등을 걱정하는 내부의 목소리도 있다. 일각에서는 ‘공사든 민영화든 수익만 내면 걱정할 것이 없다.’는 분위기도 적지 않다. ●살길은 서비스 개선뿐 지난 5월 말 도쿄도(都) 지요다구(區) 가스미카세키 인근의 일본우정공사 본부내 우체국.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창구 직원들이 ‘어서 오세요.’라며 환한 미소로 반긴다. 오밀조밀하고, 아담하게 꾸며져 액세서리 가게를 연상시킨다. 창구 앞에 부착된 받침대에는 새로 출시된 상품들이 광고전단과 함께 진열돼 고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실내가 너무 안락한 것 같다.”며 말을 던지자 니타 유키오 부국장은 “우정청에서 우정공사로 바뀐 뒤부터는 ‘고객은 왕이다.’라는 말을 실감하고 있죠. 뻣뻣하고 고압적인 자세로는 더 이상 고객을 붙들 수 없습니다.”고 대답했다. 니타 부국장은 최근 출시된 신상품 ‘EXPAK 500’을 펼쳐 보이며 “인기가 너무 좋다.”고 자랑했다.500엔만 내면 전국 어디든 택배를 이용할 수 있고, 미리 사둔 뒤 이용하면 굳이 우체국에 가지 않고 인근 우체통에 집어넣기만 하면 된다고 한다. ●우체국과 편의점의 제휴 공사 전환 뒤 달라진 것 중의 하나는 새로운 택배마케팅을 도입한 점이다. 우체국의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2003년 11월 택배업계 1위인 야마토운수와 제휴관계에 있는 편의점 체인망 ‘로손(LAWSON)’과 손을 잡았다. 전국에 8000여개의 점포를 갖고 있는 로손과의 제휴는 택배사업의 거점 확보는 물론 우체국과 편의점의 유기적인 시너지 효과를 염두에 둔 것이었다. 우체국에서 만난 회사원 다나카 다이치는 “우체국이 점차 편의점의 성격으로 바뀌는 것 같다.”며 “고객을 끌어들이기 위한 다양한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게 피부로 느껴지곤 한다.”고 말했다. ●시스템도, 사람도 ‘바꿔’ 사실 공사의 구조적인 비효율과 관료주의 색채를 없애는 데는 2002년 12월 도요타자동차의 생산방식을 본뜬 JPS(Japan Post System) 개혁프로그램을 도입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 우편물 접수, 분류, 배달업무 등의 시간을 줄여 시간당 20%의 절감효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업무시스템 개선, 인원 재배치 등으로 2003년에는 4년간의 적자행진을 멈추고 우편업무에서만 263억엔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지금은 공사가 자체적으로 마련한 액션플랜(중기경영목표)에 따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2년 동안 고객서비스 개선 등에 초점을 둔 반면 올해부터는 새로운 수익창출 모델과 상품개발, 경영체질 개선 등에 힘을 쏟고 있다. 경영진을 외부 인사로 대거 교체한 것도 액션플랜 실천에 탄력이 붙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한다. 부사장 2명 가운데 1명은 도요타차 출신이며, 임원도 15명 중 무려 7명을 학계·업계 등 외부에서 영입했다. 우정공사 경영기획부 다니가키 구니오 전략담당부장은 “임원들을 대거 민간에서 데려옴으로써 집행·감시의 피드백 시스템이 철저히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고민도 적지 않다 하지만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최대 돈줄인 우편저금과 간이보험의 판매가 민간업체와의 경쟁으로 예전 같지 않다. 공사에 따르면 우편저금 잔액은 1999년 259조 9000억엔이었으나, 이후 줄곧 감소해 지난해에는 214조 1000억엔에 그쳤다. 간이보험 계약건수도 800만건을 웃돌다 2000년을 기점으로 700만건대로 뚝 떨어지고 있다. 우편 영업수익도 시스템 및 서비스 개선으로 나아지긴 했지만, 만족스럽지는 않은 상황이다. 우정공사 나카지마 히사하루 IR담당부장은 “정부 주도의 민영화 추진에 개의치 않고 민간기업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경영체질로 바꾸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bcjoo@seoul.co.kr ■ 고이즈미 우정개혁 ‘두가지 셈법’ |도쿄 특별취재팀|일본우정공사의 민영화 작업은 ‘고이즈미 개혁’의 핵심이다. 성공 여부에 고이즈미의 진퇴가 걸려 있어서다. 이런 까닭에 국가금융을 민간금융으로 전환한다는 경제논리 외에 정치논리가 깊이 개입돼 있다. 이른바 우정족(郵政族·지방 우체국 토호세력 등의 지지로 정계에 진출한 의원) 등 기득권 세력이 자민당내 반대파다.‘우정 민영화 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중의원 해산·총선거’라는 카드를 빼든 고이즈미 총리와 내년 9월 고이즈미 총리의 임기 만료 이후 주도권을 노리는 반대파들간의 힘겨루기 측면이 강하다. 경제적 효과를 둘러싼 학계·금융계의 엇갈린 시각도 우정 민영화 작업에 논란거리로 작용하고 있다. 나오히로 야시로 일본경제연구센터 이사장은 “일본이 개혁을 하려면 마지막 남은 낡은 사회주의적 금융 잔재를 털어내야 한다.”며 민영화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그러나 지바대학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우정 민영화는 옳은 방향이지만, 민영화를 추진하는 배경 등에 대해서는 해석이 구구하다.”며 “우정 민영화 문제는 형식적인 것과 실질적인 것의 이중성을 추구하는 일본 국민의 속내와 비슷한 측면이 있어 진짜 배경을 알 수 없다.”고 꼬집었다. 아키히코 스즈키 UFJ종합연구소 조사부 수석연구원은 “자민당내 반대파들은 고이즈미 총리의 우정 민영화를 정치개혁을 위한 꼼수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문제는 민영화를 왜 하는지 국민들이 잘 모르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다다요시 구사노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 사무국장은 “공사로 전환한 지 1년밖에 되지 않았고, 그동안 서비스 개선 등으로 경영실적이 점차 좋아지고 있는데, 굳이 이 시점에서 민영화를 강행하겠다는 것은 정치적인 계산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현재 우정공사 직원은 자체 수익으로 월급을 받고 있는데, 민영화를 하면 공무원을 줄이는 만큼 세금을 덜 거둬 들이게 된다는 정부측의 주장은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했다. bcjoo@seoul.co.kr ■ 와카바야시 시게요시 기획관 |도쿄 특별취재팀|“우정 민영화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역사적인 개혁 과제입니다.” 일본우정공사의 민영화 작업을 주도하고 있는 ‘내각관방 우정공사민영화준비실’의 와카바야시 시게요시 기획관은 “우정 민영화는 국가가 움켜쥐고 있던 금융업을 시장논리에 따라 민간으로 이양한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작업을 성공리에 마무리하지 못하면 일본 금융산업은 후진성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지난 5월 국회에 제출한 우정 민영화 법안은 지난 7일 중의원 표결에서 일부 자민당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바람에 겨우 통과됐다. 현재 참의원에서 심의 중이다. 우정 민영화 법안은 세계 최대 금융기관인 일본우정공사의 금융부문을 떼내 민영화하는 것으로,2017년 3월까지 마무리하는 것으로 돼 있다. 기본 골격은 공사를 지주회사로 전환한 뒤 우편저금과 우편보험은 완전 민영화시키고, 우편회사와 창구네트워크만 지주회사가 주식 100%를 보유하도록 돼 있다. 지주회사의 주식은 정부가 3분의1 이상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와카바야시 기획관은 “은행과 보험을 우체국에서 떼낼 경우 업무차질을 우려하지만, 이행기간이 2007년부터 무려 10년이나 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특히 민영화가 되더라도 계약기간이 끝나지 않은 우편저금·간이생명보험 계약자들은 공사 승계법인에 의해 별도로 관리되기 때문에 피해를 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폐합하기로 했던 지방 우체국도 고객들의 불편을 고려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해 반발을 최소화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후임대사, 폭탄주 빼고는 나와 닮은꼴”

    “한국과 중국의 관계를 표현하면 ‘협력’이라는 두 글자가 딱 어울립니다. 서로 발전하고 공동의 이익을 얻는 것이 가장 중요하죠.” 2001년 9월 부임해 4년간의 한국 생활을 마치고 다음 달 19일 이임하는 리빈(李濱·50) 주한 중국대사는 21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인의 정열, 특히 저에 대한 많은 사랑과 지원으로 편하게 일했고, 많은 결실을 보았다.”며 소회를 밝혔다.●“양국 허심탄회해야 문제해결” 북한 김일성종합대학에서 유학한 덕분에 한국인 못지않게 한국어를 능통하게 구사하는 그는 부임 이후 양국간 교역규모 증가 수치를 일일이 거론하면서 “지난 4∼5년간 한·중관계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알 수 있다.”고 자평했다. 물론 그에게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역사전쟁’으로 불렸던 지난해의 고구려사 논쟁을 곤혹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렸다.“2001년의 무역마찰, 이듬해 탈북자 문제에 이어 역사문제로 어려운 고비가 있었지만 양국이 지혜를 모아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주지 않아 너무 다행이었다. 허심탄회하게 얘기하면 양국이 해결하지 못할 문제는 없을 것이다.”●“후임대사 `격´보다 능력 따지길” 그는 후임으로 내정된 닝푸쿠이(寧賦魁) 북핵전담 대사에 대해서도 김일성대학에서 같이 수학했던 동기동창이라며 “잘 봐달라.”고 부탁했다.주한 국장급으로 임명되는 중국대사의 ‘격’이 너무 낮은 것 아니냐는 논란에 대해 그는 “직급이 중요한 게 아니라 그 나라 사정을 얼마나 잘 알고 관계를 힘있게 추진할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며 “내가 처음 부임했을 때도 젊다며 언론에서 우려했지만 결과적으로 한·중관계는 엄청 발전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경우는 중국과의 특수관계 때문에 차관급이 나가 있는 것”이라고 양해를 구했다.●“만만디? 때론 한국인보다 더 급해져” 폭탄주를 좋아하는 등 애주가로 정평이 난 그는 “닝 대사는 폭탄주를 몇잔 못하니 강요하지는 말아달라.”며 애교스러운 농담도 던졌다.‘만만디’로 통칭되는 중국인들의 ‘천천히’ 습성이 한국 생활동안 많이 달라지지 않았느냐고 묻자 그는 “어떨 때는 한국사람보다 더 급하다. 골프 때 공을 치기 전에 한두어번 연습 스윙도 안하고 그냥 치게 되더라.”고 했다. 그는 “중국에서의 한류붐은 대단하다.”며 “40여개 채널이 있는 베이징에서 황금시간대의 절반 이상이 한국 드라마와 영화”라고 소개했다. 그는 “한국 가수가 오면 젊은이들은 공항에서부터 난리에다가 공연 티켓을 사기 위해 줄을 길게 서는 등 ‘미친’ 정도”라고 전했다. 그는 중국으로 돌아가 외교부 아주사 수석부사장(수석부국장)이자 북핵전담대사로 일하게 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6자 ‘지뢰밭 회담’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관련국들은 겉으로 협력, 협상 등을 표방하고 있다. 그러나 그 이면은 치열한 역학관계와 치밀한 정치적 계산으로 어지럽다. 회담의 키를 쥔 각국의 수뇌부는 선거와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숨어있는 강경론 서울의 한 외교소식통은 19일 “이번 4차 6자회담에서 성과가 없을 경우 미국 정부는 회담방식을 포기하고 강경 제재조치에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딕 체니 부통령을 위시한 강경파가 이번에 콘돌리자 라이스 장관과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 등 비교적 온건한 국무부 팀에 마지막 기회를 줬다는 얘기다. 이 발언의 사실성은 몇 가지 정황에 의해 뒷받침되고 있다. 아사히신문은 전날 “미 정부가 차기 6자회담이 성과없이 끝날 경우 회담을 중단하겠다는 뜻을 한·일 정부에 피력했다.”고 보도했고, 우리측 수석대표인 송민순 외교통상부 차관보도 “이번 회담에서 별다른 성과를 얻지 못하면 미국이 향후 어떠한 자세로 나올지 대비해야 한다.”고 심상치 않은 말을 했다. 정동영 통일부장관도 같은 날 아사히신문 보도의 진위를 묻는 질문에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한편에서는 최근 정 장관이 “회담기간이 한달이 걸리더라도 이번에 끝장을 봐야 한다.”고 강조한 것을 놓고, 미국내 강경기류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1년 넘게 중단돼 온 협상이 단번에 타결되긴 힘들 것이란 관측이 현재로선 많은 편이다. 정부 당국자는 “체니 부통령이 콜린 파월 전 국무장관은 강하게 견제했지만, 라이스 장관한테는 재량권을 많이 주는 편”이라며 무 자르듯 회담을 철수하긴 힘들 것이란 의견을 보였다. ●한국, 정치논리 가미된 주도적 역할론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과 차기 대권주자인 정동영 통일부장관은 지금 시간에 쫓기고 있다. 두 사람 다 2차 남북정상회담과 같은 ‘업적 만들기’가 절실한 상황이다. 최근 우리 정부가 ‘주도적 역할론’을 들고 나온 데는 ‘가만히 있다가는 죽도 밥도 안 되겠다.’는 위기의식이 담겨 있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이와 관련, 체니 부통령이 정 장관의 독자적 행보에 불편한 감정을 갖고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이런 시각이 맞다면, 단기적 성과에 집착해 국가적 대사를 그르칠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될 만하다. 일각에서는 정 장관이 18일 “일본이 소극적이다.”고 외교적으로 민감한 발언을 한 데 대해서도, 조바심에 무리수를 두고 말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 마음은 콩밭에 임기가 1년여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지지율이 곤두박칠치고 있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도 ‘업적 만들기’에 내몰리는 눈치다. 고이즈미 총리는 실제 19일 “이 정권 안에 핵과 납치문제를 해결, 북한과 국교정상화를 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최근 야마사키 다쿠 전 자민당 부총재를 정 장관에게 보내 납치문제 등을 회담 의제에 포함시켜 달라고 요청하는 등 동분서주하고 있다. 고이즈미 정권으로서는 미국과의 ‘찰떡공조’로 북한을 강경제재하는 쪽으로 분위기를 잡아가다 회담이 재개되자 다시 협상을 통한 납치문제 해결에 주력하는 등 우왕좌왕하면서 남북한 모두에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부 “회담분위기 日이 흐린다”

    “일본은 구경이나 해라.”(북) “일본이 소극적이다.”(남) 북핵 6자회담 재개를 앞두고 북한에 이어 우리 정부도 일본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18일 기자들에게 “지난주 한ㆍ미ㆍ일 3자협의에서 일본이 다소 소극적인 입장을 보여 우리측이 6자회담의 성공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점을 강하게 지적했다.”면서 “일본이 좀더 적극적이고 전향적인 자세로 임할 필요가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이 당국자는 일본이 6자회담에서 북한의 일본인 납치를 거론하는 문제와 관련,“이번 회담 목표는 핵 문제의 해결인 만큼 다른 문제는 별도 채널로 협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싸늘하게 일축했다. 이와 관련,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는 야마사키 다쿠 자민당 전 부총재를 서울에 보내 17일 정동영 통일부장관에게 납치문제를 의제로 포함시켜 달라는 등의 요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6자회담 복귀 선언 직후인 지난 10일 “6자회담 재개에 일본만은 기여한 것이 없다.”며 노골적으로 적개감을 드러냈다. 이같은 일련의 비판은 일본의 대북 강경 노선에 대한 불만 때문으로 풀이된다. 북한의 회담 복귀 선언 이전 일본 각료들은 ‘유엔 안보리 회부’와 같은 강경론을 주도, 일본이 미국내 강경파의 주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관측까지 나돌 정도였다. 따라서 우리 정부 당국자가 발끈한 배경에는, 회담을 앞두고 일본의 태도에 쐐기를 박아 놓으려는 의도가 읽혀진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10) 소자화를 막아라

    [일본을 다시본다] (10) 소자화를 막아라

    |도쿄 특별취재팀|올해 세 살이 된 신타로는 부모와 함께 ‘출퇴근’을 한다. 부모가 일을 하는 동안 직장에 마련된 보육실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 돌보는 보육교사만 2명이고, 함께 부모를 기다리는 친구도 있어 가족들과 떨어져 있어도 외롭지 않다. 선박유통회사인 ‘니혼유센(NYK)주식회사’에서는 3년 전부터 30여평 규모의 보육실을 회사 안에 만들어 직원들의 자녀를 돌보고 있다. 일본에서 자녀를 적게 낳는 ‘소자화’ 현상이 국가적인 문제가 된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처음에는 보육서비스 지원의 제도화 등 정부 차원에서만 접근했던 소자화 대책에 최근에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들도 나서고 있다. 인구 감소가 노동력 부족을 넘어 소비자 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위기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소자화에 제동을 걸기 위해 애쓰고 있는 현장을 찾았다. ●“아이는 회사에 맡기고 마음 편하게 일하세요” 니혼유센에서 보육실을 마련한 것은 2000년 사내 인터넷 사업 비즈니스 캠페인 공모에서 몇몇 직원들이 보육사와 부모를 인터넷으로 연결해주는 사업을 제안, 수상한 것에서 비롯됐다. 도쿄역이 위치한 도심 한복판에 보육시설을 만들어보자는 제안은 사업주 등 경영진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아 2년만에 실용화됐다. 보육실은 15명 정원으로 생후 57일∼초등학교 취학 전인 직원 자녀는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이용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지만, 부모가 잔업 등으로 일이 늦게 끝나면 퇴근할 때까지 기다려준다. 이용료는 공립 보육원과 비슷한 수준이며, 정기적으로 등록하지 않고 사정에 따라 하루씩 이용하는 것도 가능해 지금까지 100회 이상의 이용실적을 냈다. 아동의 안전을 위해 방재센터, 경비실 등과 연결되는 카메라를 보육실 입구에 설치해 정해진 친권자가 왔을 때만 문을 열어준다. 향후 계약을 맺어 다른 회사 직원들도 이용할 수 있게 할 예정이다. 보육실 운영은 기혼여성뿐 아니라 미혼여성들에게도 호응을 얻고 있다. 직원 가시마 나호는 “니혼유센 여직원이 260명 정도 되는데, 꼭 아이가 없더라도 여성을 이만큼 소중하게 생각해준다는 느낌이 들어 회사에 더 강한 소속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니혼유센의 하마모토 요시코 공보과 매니저는 “소자화를 막기 위해 기업이 할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 비즈니스가 아니라 복지서비스 차원에서 접근하게 됐다.”면서 “현재 매달 정규등록하는 아동은 2명뿐이지만, 단 한 시간이라도 자녀를 안심하고 맡길 수 있도록 서비스의 질을 계속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육아로 여성인재 빼앗기면 회사 손해” 통신·전자기기 종합회사인 ‘NEC’에서는 보육 지원 문제를 철저히 기업 이윤의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애써 키워놓은 여성 인재들을 보육이라는 걸림돌 때문에 잃을 수 없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자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여성들의 활약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여직원들이 출산과 육아를 위해 잇따라 퇴직하자 인재보호 차원에서 대책을 마련하게 됐다. NEC는 육아휴직제도가 법제화되기도 전인 1990년 이미 휴직제를 도입했으며, 현재 출산 전후는 물론 아이가 만 한살이 되는 해의 3월 말까지 육아휴가를 쓸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육아 단시간 근무제도’를 도입, 자녀가 초등학교 취학 전까지는 하루 2시간까지 단축근무를 할 수 있게 했다. 2002년부터는 ‘패밀리 프렌들리 휴가제도’를 새로 만들어 1년에 5∼20일 수업참관이나 어머니회 모임, 소풍, 운동회 등 자녀의 학교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패밀리 프렌들리 펀드’를 만들어 아이를 낳으면 1명당 55만엔을 지급하고, 부양하는 자녀 1명당 매달 5000엔씩 주고 있다. ●“주민 수가 힘!” 지자체도 앞장 시즈오카현에서는 2003년 정부에서 ‘소자녀화 사회대책 기본법’과 ‘차세대 육성지원대책 추진법’을 제정해 현·시·읍·촌과 기업주가 함께 소자녀화 대책을 추진한 뒤 2005∼2010년간 진행할 ‘시즈오카 차세대 플랜’을 책정했다. 차세대 플랜은 미혼화와 만혼화를 막기 위해 젊은층이 교류할 수 있는 만남의 장을 마련하고, 임신과 출산을 위한 안전한 의료환경을 확립하는 한편 일과 육아를 병행할 수 있도록 지역차원에서 지원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현은 2010년까지 부모와 자녀가 전문적인 육아상담을 받을 수 있는 지역 자녀양육센터를 현재의 133개에서 193개까지 늘릴 예정이며, 보육원도 259개에서 35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또 아동기뿐 아니라 청소년기의 교육까지 책임지겠다는 입장이다. 현은 사춘기 보건상담실 등을 이용, 청소년기의 성관계와 임신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한편 의료기관과의 연계를 통해 상담과 검사가 보다 편리하고 정확하게 이뤄지도록 할 예정이다.2010년 10대의 인공임신중절률을 지금의 1.06%에서 0.6%까지 낮추는 게 목표다. wisepen@seoul.co.kr ■ 후생성 ‘패밀리 프렌들리 기업’ 제도는 |특별취재팀| 일본 후생노동성이 집계한 2003년 출산율은 사상 최저치인 1.2905이었다. 출산율이 이같이 처음으로 1.3을 밑돌자 일본 열도는 ‘1·29 쇼크’라고 부를 정도로 큰 충격에 휩싸였다. 하지만 후생노동성은 지난달 2004년도 출산율은 이보다 더 떨어진 1.28 후반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잠정집계를 내놓았다. 가속화되는 소자화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일본 정부는 출산 장려를 위한 다양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본의 출산율은 1975년 1.91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인구 현상유지가 가능한 2.07을 밑도는 저출산 경향이 이어져왔다.2004년에 태어난 신생아 수는 112만 4000여명으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는 2006년의 1억 2774만명 이후에는 총 인구수도 감소세로 돌아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2030년 추계인구는 1억 1758만명으로 2000년보다 934만 6000명이 줄어들 전망이다. 출산율 저하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일본은 2005∼2010년이 인구 증가의 마지막 시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1차 베이비붐 세대가 출산기에 다시 베이비붐을 일으켰듯 2차 베이비붐 시기인 1971∼74년에 태어난 ‘베이비붐 주니어’ 세대가 30대에 접어든 지금이 출산율을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보고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일본 정부는 ‘베이비붐 주니어’ 여성들을 위해 여러 제도를 정비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소자화대책 각료회의를 열어 출산 등을 이유로 직장을 그만둔 여성의 재취업을 지원하기 위해 ‘여성의 재도전 지원책검토회의’(가칭)를 설치하기로 했다.2006년도 예산에 구체적인 방안을 반영하는 것을 비롯, 연내에 ‘응원 플랜’(가칭)을 확정해 2007년부터 지속적으로 실시한다는 복안이다. 성공회대 일본학과 장화경 교수는 “일본 정부는 제도 정비는 물론이고, 육아지원에 기업과 지자체를 끌어들여 지원 주체를 다양화함으로써 예산절감과 함께 수요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효과를 얻고 있다.”고 지적했다. wisepen@seoul.co.kr ■ 심각한 ‘少子化’ 실태 |특별취재팀|일본 후생노동성은 매년 10월을 ‘일과 가정을 생각하는 달’로 정하고, 일과 육아 및 간병이 양립할 수 있는 여러 제도를 도입,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기업을 ‘패밀리 프렌들리 기업’으로 선정해 표창하고 있다. 등급에 따라 후생노동대신우량상, 후생노동대신노력상, 도도부현 노동국장상으로 나눠 수상하고 있으며, 처음 제도를 도입한 1999년부터 지난해까지 227개 기업이 표창을 받았다. 지난해 후생노동대신우량상은 생활용품 제조회사인 ‘카오 컴퍼니’가 수상했다. 인사부 내에 아예 보육지원을 전담하는 ‘EPS(Equal Partnership) 추진실’을 따로 만들어 상근 인력을 두고 있으며, 지난해에만 5845명(남성 4927명, 여성 918명)의 사원 가운데 135명이 육아휴직제도를 활용했다. 육아휴직을 신청하기 위해 상사와 면담할 때는 은근한 압력이 행사되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항상 EPS 담당자가 입회한다. 카오 컴퍼니의 사카쿠라 다카히토 홍보과장은 “육아휴직을 사용한 사원의 92%가 복직을 했다.”고 말했다. 현재 일본 내 300명 이상이 근무하는 영업장에서는 어느 정도 보육지원제도가 정착돼 있는 상태이다. 규모가 영세해 육아휴직 등을 활성화하기 힘든 회사에는 후생노동성이 휴직인력을 대체하는 보조인력 고용비의 일부를 지원해주고 있다. 후생노동성 고용균등 아동가정국의 이노우치 미야비 취업원조계장은 “눈앞의 이익보다 사회발전에 공헌한다는 의미를 강조해 기업들에 꾸준히 패밀리 프렌들리 기업 표창제도를 홍보하고 있다.”고 밝혔다. wisepen@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서울신문·KSDC 공동 국민 여론조사] “北 포용·한미동맹 강화” 이중적

    [서울신문·KSDC 공동 국민 여론조사] “北 포용·한미동맹 강화” 이중적

    대다수의 국민들은 북한을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포용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도 한·미동맹은 유지되거나 오히려 더 강화돼야 한다는 생각이 더 많았다. 대북 지원에는 다수의 국민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시급한 해결을 원했다. 북한 인권문제에도 매우 조심스럽다.‘퍼주기식’ 경제협력이 아니라 북한 인권의 개선과 연계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대북지원, 경제협력 등은 ‘협력 발전’의 방향에서 접근했다. 북핵문제와 한·미동맹 관계 등은 ‘상호 견제’의 방향에서 바라보았다. 전자는 ‘한민족’이라는 친밀감을, 후자는 ‘신뢰할 수 없는 대상’이라는 적대감을 반영한다. 서울신문이 창간 101주년을 맞아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KSDC)와 공동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이처럼 ‘북한에 대한 이중적인 태도’와 다소 ‘혼란스러운 안보 의식’을 드러냈다. 지난 1∼2일 전국의 만 20세 이상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먼저 ‘미국과 북한의 전쟁시 우리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가.’란 질문에 응답자의 절반(47.8%)이 ‘중립을 취해야 한다.’고 답해, 동맹관계 유지보다는 싸움에 휘말리지 않으려는 생존 본능을 보였다.‘북·미간 전쟁시 북한이 남한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보는가.’란 질문에 ‘필요에 따라 다를 것’이란 응답이 45.5%로 제일 높게 나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중립을 취한다면 북한이 우리한테 해코지하지 않을 것이란 절박한 기대 심리가 깔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인식의 바탕에는 대미관(觀)의 변화도 작용한다. 북·미간 전쟁시 ‘미국 편에 서야 한다.’(23.4%)와 ‘북한 편에 서야 한다.’(21.3%)는 응답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미동맹 수준이 ‘더욱 강화돼야 한다.’는 주장(41.6%)이 다수였다. 그러면서도 ‘현재 상태면 충분하다.’거나 ‘필요성이 약화돼 가고 있다.’는 두 가지 의견을 합산(49.5%)한 의견이 이보다 더 많아 탈(脫)미국적 방향성을 반영한다. 노무현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도는 10.8%로 곤두박칠쳤다. 열린우리당의 지지율 역시 수직하강(11.4%)했다. 한나라당이 20.1%로 1위로 나타났고, 민주노동당 5.7%, 민주당 1.0% 순이었다. 예비 대선후보 선호도에서는 고건 전 국무총리가 선두(20%)를 지켰고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15.1%), 이명박 서울시장(12.7%)이 뒤를 쫓고 있다. 반면 정동영 통일부장관(5.4%)이 4위였으나, 이해찬 국무총리(1.8%), 김근태 보건복지부장관(1.0%) 등 여권 후보들의 지지는 바닥세를 면치 못했다. 응답자의 63.3%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경제발전’을 꼽아 경기 침체가 여권의 지지율을 총체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 화해·협력 인식] 대북정책 학생층 부정적평가 우세

    ‘노무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질문에 대해 응답자의 절반(49%)이나 ‘보통이다.´고 답했다. 보통이라는 말은 잘한다고 하기엔 뭔가 부족한 것 같고, 그렇다고 잘못한다고 딱 잘라 비판할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할 때 나오는 어정쩡한 반응이다. 국민 다수는 현 정부 들어 지지부진한 남북관계에 답답증을 느끼면서도, 딱히 특출난 타개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혼란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잘한다.´(15.2%)거나 ‘못한다.´(31.3%)고 의견을 분명히 밝힌 사람 중에는 못한다는 쪽이 2배가 많았다. 이렇게 혹평이 호평을 뒤엎고도 남는 이유는 현 정권 지지층의 상당수가 비판적으로 돌아섰기 때문이다. 이번 조사에서 진보층의 비판 여론(30.8%)이 보수층의 그것(33.8%)과 별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 계층으로 분류돼 온 20대와 학생층에서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섰다. 진보층은 탈북자 집단 입국과 대북 송금 특별검사 등 현 정권이 초반에 보여준 대북 자세에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역별로는 부산·경남(33.7%)과 충청(33%), 대구·경북(31.7%) 등에서 부정 평가가 많았으며, 호남에서도 22.7%가 ‘못한다.’고 답했다. 정리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 화해·협력 인식] ‘6·17 후광’ 鄭통일 3위 약진

    지난달 17일 밤 평양에서 귀환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직후 김정일 국방위원장과의 면담 결과를 ‘보란 듯이’ 발표했다. 그 내용은 즉각 ‘북한,7월 중 6자회담 복귀 의향 밝혀’라는 제목으로 도하 각 언론을 통해 대서 특필됐고 여진은 지금껏 이어지고 있다. 그런데 정작 국민 다수는 ‘6·17면담’ 내용에 그다지 큰 감흥을 받지 않은 것으로 서울신문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정 장관과 김 위원장이 만난 것이 남북관계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경직된 남북관계가 복원되는 계기가 됐다.’고 반색한 응답자는 33.3%에 그쳤다. 반면 `경직된 남북관계를 해소하는 데 큰 영향은 없다.´라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응답자는 41.2%에 달했다.‘북한의 의견이 일방적으로 전달됐다.’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응답자도 16.8%나 됐다. 결국 정 장관을 비롯한 우리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10명 가운데 6명 정도(58%)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 셈이다. 그동안 북한이 숱하게 남발한 ‘부도수표’가 국민들한테 불신의 면역력을 심어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으로 북측이 웬만큼 확실한 자세 변화를 보여주지 않는 한, 국민들은 쉽게 마음을 주지 않을 것임을 드러낸 대목이다. 특히 김 위원장이 지난 2000년 6·15 정상회담에서 직접 서명한 서울 답방 등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는 현실이 신뢰도를 떨어뜨린 주 요인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나중에 결국 7월 중 6자회담 복귀를 선언했지만, 그 직전까지 그런 관측이 즉각적으로 대세를 형성하지 못한 데서도 불신의 주파수가 광역화하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역시 현 정권의 지지 기반인 호남(50.2%)이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 충청지역의 긍정 평가도 40.6%로 평균치를 넘었다. 반면 대구·경북(TK)은 호평한 비율이 19.2%에 그치는 등 극도의 불신감을 보였다. 그러나 같은 영남지역에 속하는 부산·경남(PK)에서 긍정 평가가 36.5%로 평균치를 넘어 차별화된 여론을 보여줬다. 자신을 진보성향이라고 분류한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6·17 면담을 부정평가한 것도 눈에 띈다.40%가 `큰 영향이 없다.´고 답했고,‘북한 의견의 일방 전달’이라고 반응한 사람도 16%나 됐다. 직업별로는 농림어업(49.2%)과 화이트칼라(39.3%)계층에서 좋은 평가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17 면담의 주연 역할을 한 정 장관은 일련의 남북관계 이벤트를 통해 그나마 짭짤한 정치적 수확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차기 대선후보 중 남북관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한반도를 안정시키는 데 적합한 후보는 누구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 항목에서 정 장관은 9.5%의 지지를 얻음으로써 이명박 서울시장과 동률 3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여론조사에서 정 장관은 이 시장의 뒤에 처져 4위를 면치 못했었다. 남북관계 개선에 적합한 차기 후보 1위는 역시 고건(17.2%) 전 국무총리가 차지했고, 박근혜(14.9%) 한나라당 대표가 뒤를 이었다. 정 장관은 여전히 이들에게 한참 뒤져 있지만, 그전 여론조사들에 비하면 다소 격차가 줄어들었다. 올 들어 정 장관은 선두주자인 고 전 총리에 3∼4배 지지율 격차로 기진맥진해 있었다. 더욱 눈에 띄는 대목은 정 장관이 최근 집중적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면서 여권 내에서 선두주자로서의 입지를 다지게 됐다는 사실이다. 그의 라이벌인 김근태 보건복지부 장관(1.4%)과 이해찬 국무총리(1.8%)의 지지율은 이번 조사에서 거의 바닥으로 추락했다. 지난해 정 장관과 김 장관이 통일부 장관 자리를 놓고 입각 경쟁을 했던 ‘계산’이 현실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남북 관계에만 국한한 이번 지지율을 기존의 일반적인 지지율과 비교해 분석적으로 접근해보면, 큰 차이가 없는 것을 알 수 있다. 전체적인 후보별 순위나 지역별 지지 성향이 비슷한 추세를 보인 것이다. 결국 국민들은 후보를 판단할 때 특정 현안보다는 전체적인 선호도에 영향을 받는 경향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호남 출신인 고 전 총리는 역시 호남(25.3%)에서 지지도가 높았고, 정 장관도 고향인 호남(19.5%)에서 많은 지지를 얻었다. 그러나 고 전 총리는 강원(34.1%)과 제주(40.2%)에서 호남을 능가했으며, 영남에서도 14∼15% 지지를 얻어 ‘남북관계 해결사’로서 전국적으로 비교적 고른 인기를 얻고 있음이 확인됐다. 박 대표는 역시 TK(17.8%)와 PK(21.3%) 등 영남에서 높은 지지를 얻었다. 정 장관은 화이트칼라(11%)와 학생(15.7%)층에서 비교적 많은 인기를 얻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일본을 다시본다] (9) 변신하는 국립대학

    |도쿄 특별취재팀|“바뀌려면 제대로 바뀌어야 살아남는다.’ 일본 열도 곳곳에서 불고 있는 변화의 바람은 130여년간 ‘철밥통’이란 따가운 시선을 받아온 국립대학도 예외는 아니다. 변화의 몸짓은 다른 어떤 부문보다 철저하고, 지독하다.도쿄에서 동북쪽으로 100㎞ 남짓 떨어진 이바라키현 외곽의 쓰쿠바대학이 바로 그런 곳 중의 하나다. 도쿄에서 전철과 버스를 번갈아 타고 1시간 30여분 만에 도착한 쓰쿠바대학 캠퍼스 본관. 동서로 800m, 남북으로 4㎞에 이르는 넓은 부지에 여기저기 들어서 있는 단과대학 건물과 민간 아파트단지들은 겉보기에는 영락없는 시골 대학의 촌스러운 모습이었다.“이런 곳이 대학개혁의 성공사례로 꼽히다니….” 다소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미리 약속된 본관 6층의 히로미치 요시타케 총장 특별보좌 겸 비즈니스과학연구과 교수 연구실로 들어섰다. “민간기업의 경영노하우를 대학 운영에 접목시키겠다는 의도로 국립대로는 처음 민간인 출신을 영입한, 그리고 국립대학간 통·폐합 작업을 다른 대학보다 먼저 시행한 곳이 바로 쓰쿠바대학입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그의 얼굴에는 강한 자신감이 엿보였다.“국립대학이 법인화 되기 1년전인 2003년 4월 총장 특별보좌 겸 교수로 영입된 이후 이 대학의 경영과 조직 등 장기적인 청사진을 설계하고 있다.”며 “경쟁력 있는 시스템 구축이 최대 관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곳에 오기 전까지는 신일본제철에서 경영·조직·인사 등을 담당하는 임원으로 근무했었다. 그의 말대로 쓰쿠바대학은 낡은 틀을 깨고 새로운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한발 앞서 나가고 있었다.2002년 10월 국립대로는 가장 먼저 인근 도서관정보대학과 통합한 게 시발점이었다.1만 2000여명의 학생을 가진 쓰쿠바대학이 800여명에 불과한 도서관정보대학을 흡수하는 게 남보기에는 대수롭지 않게 보였지만, 쓰쿠바대학으로서는 새로운 비전을 찾는 계기가 됐다. 전공분야를 넘나드는 ‘초전공적인 연구풍토’를 특화·발전시키는 데는 도서관정보대학이 반드시 필요했다는 게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설명이다. 이곳에서는 건축과 생물, 체육과 의학, 심리와 의학 등 전공간의 다양한 접목이 활발하다. 예를 들어 심리와 의학이 서로 별개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전예방적인 심리와 사후조치 성격이 강한 의학을 서로 접목하면 종합적인 학문으로 발전한다는 논리다. 도서관정보대학의 인프라가 연결고리 역할을 맡는다고 한다. 요시타케 특별보좌는 “쓰쿠바대학은 교육과 연구분야에서 새로운 ‘학문적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남보다 빨리, 그리고 완벽하게 변화를 주도해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학의 본격적인 변화는 지난해 국립대학 법인화가 기폭제가 됐다고 한다. 법인화 이후 조직과 인사·급여 등 모든 부문이 변화의 대상이 돼 버렸다. 이와사키 요이치 총장도 ‘총장추천회의’를 거쳐 임명됐다. 특히 교수와 직원의 신분이 민간인으로 바뀐 것이 획기적이다. 이 대학 직원들은 전에 교육공무원특례법을 따랐지만, 지금은 노동법 적용을 받는다. 다만 변화의 적응기를 고려해 연금·퇴직금 등의 기존 혜택은 공무원공제조합 회원 자격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교수들도 앞날의 불안감을 덜기 위해 자신의 강의에 더욱 충실하고, 학원을 다니면서 강의에 필요한 지식을 습득하는 예도 적지 않다. 문부과학성 국립대학법인지원과 하구치 히로 사무관은 “무엇보다 국립대학 법인화가 교수사회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는 것 같다.”며 “질높은 강의를 제공하지 못할 경우 언제든지 쫓겨날 수 있다는 절박감이 교수사회의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쓰쿠바대학의 특징 가운데 하나는 우수학생 유치제도. 몇년전 입학실(입시센터), 학생교육실, 학생생활지원실, 취업담당지원실 등 4개 부서가 대학조직에 신설됐다. 입학에서 졸업, 취업까지 대학이 책임지겠다는 의미다. 파트별로 4∼5명의 교수들이 있고, 부총장이 총괄한다. 눈길을 끄는 것은 AC(Admission Center) 제도. 입학실 담당 교수들이 우수학생 유치를 위해 전국의 일선 학교를 돌아다닌다. 유치 대상자로 선정하면 1차적인 질의서를 보내 답변을 받아본 뒤 면접을 통해 곧바로 선발하는 식이다. 일종의 무시험제도다. 이때 대학은 해당 학생들에게 강의 커리큘럼 등을 상세히 소개해주기 때문에 입학 후 진로문제로 고민하는 예가 거의 없다고 한다.3년 전 공부는 안 하고 컴퓨터에만 관심을 갖고 있는 노보리라는 ‘문제 학생’을 대스타로 만든 일은 학생선발의 대표적인 성공케이스로 회자되고 있다.3학년에 재학 중인 노보리는 ‘천재 프로그래머’로 통하며 대학내 컴퓨터 관련 벤처기업 사장직을 맡고 있다. 물론 국립대 법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지바대학 법경제학부 신도우 무네유키 교수는 “법인화 이후 대학사회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문부성과 대학의 수직적 관계가 유지되는 한 한계가 있다.”며 “공무원 신분을 민간인 신분으로 바꿔 놓았지만, 기존의 혜택을 그대로 주고 있어 대학개혁은 ‘눈가리고 아웅’ 식”이라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일본에서 국립대학의 변화는 대세다. 정부의 울타리에 안주해 온 국립대학이 ‘새로운 10년’을 위해 도약의 날개를 활짝 펴고 있다.“국립대 법인화로 이미 대학간의 레이스는 시작됐다.” 요시타케 특별보좌의 끝맺음이다. bcjoo@seoul.co.kr ■ 국립대 법인화 왜 하나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고이즈미 정권이 국립대 법인화를 강력히 밀어붙이고 있는 것은 “개성 있고, 매력 있는 대학 없이는 일본의 미래가 없다.”는 판단에서 출발했다. 국립대 법인화의 실무를 총괄하고 있는 문부과학성 고등교육국 국립대법인 지원과의 히구치 구로 사무관으로부터 추진 상황과 향후 전망 등에 대해 솔직한 얘기를 들어봤다. 언론에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일본 공무원의 인식 때문에 공식적인 인터뷰 대신 비공식 면담을 가졌다. 그는 “2년 뒤에는 전국 18세 이상의 인구가 대학 입학 정원과 거의 같게 돼 누구나 대학에 들어갈 수 있다.”며 “이런 점을 감안하면 대학의 변신은 생존의 문제”라고 말했다. 독립법인화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지난해 4월 출범한 만큼 오는 9월쯤 1년간의 성과를 평가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국립대학이 앞으로는 매년 지원 금액의 1%씩 삭감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경쟁력 제고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긍정 평가했다. 이어 “현재 국립대학의 비중(학생 등 규모)은 일본 전체 대학의 30%에 불과하지만 매년 예산 지원(운영비 교부금) 규모는 1조 2000억엔이다. 반면 사립대는 70%가량 되지만, 예산은 3000억엔밖에 지원받지 못하고 있다.”며 법인화의 불가피성을 설명했다. 각 대학이 필요성을 절감하기 때문에 국립대 통·폐합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bcjoo@seoul.co.kr ■ 협찬 국립대총장 권한·책임 |도쿄 특별취재팀|일본 국립대학 총장은 법인 내부의 경영협의회와 교육연구평의회 대표자 등의 전형을 거쳐 문부과학상이 임명하며 임기는 6년이다. 내부의 추천을 거치기 때문에 총장의 권한과 위상은 막강하다. 정부로부터 매년 지원받는 운영비교부금(지원금) 가운데 연구비 등을 총장이 자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 교수·직원 등의 봉급 등 인건비와 채용·퇴출 등 정원의 증감 등도 총장의 재량권에 속한다. 총장 비서실을 강화하고, 총장 특별보좌 등 고문그룹을 두도록 해 중요한 의사결정 때는 수시로 조언을 받을 수 있다. 기업의 최고경영자(CEO)와 같은 역할을 한다고 봐야 한다. 권한에 비례해 책임이 뒤따르는 것은 물론이다.6년간의 중장기계획을 제출한 뒤 매년 국립대 법인평가위원회의 사후평가를 받아야 한다. 평가가 좋지 못하면 각종 교부금 지원에서 불이익을 받는다. 총장간의 우열은 이때 가려진다. 총장의 독단과 문부성의 간섭 등을 우려해 총장이 임명하는 임원회 이사 가운데 1명 이상은 반드시 외부에서 영입토록 해 독립성을 강화했다. 경영협의회의 외부 인사 비율은 절반 이상이어야 한다. 문부성의 조사에 따르면 임원회 이사와 경영협의회 위원 가운데 외부 인사로는 기업체 사장 및 임원 출신이 각각 34%,35%로 가장 많다. 특히 법인화 이후에는 대학마다 학칙 개정으로 총장이 외국인 교수를 채용하고, 기업체 임원 등을 대학의 사외감사로 겸직할 수 있게 하는 등 문호 개방에도 적극적이다. bcjoo@seoul.co.kr ●특별취재팀 한종태 국제부장(팀장), 황성기 사회부장, 이춘규 도쿄특파원, 주병철(경제부)·손원천·이언탁(사진부)차장, 안미현(산업부)·김상연(정치부)·황장석(국제부)·유지혜(사회부)·정연호(사진부)기자
  • ‘생뚱’맞은 통역

    팔레스타인 당국→팔레스타인 권위? 한반도 안보→한반도 보안? 13일 외교통상부 청사에서 열린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과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의 공동 기자회견장에서는 이런 생뚱맞은 한국어들이 난무했다. 라이스 장관의 말을 한국어로 순차통역한 통역사가 수준 이하의 솜씨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국’으로 번역해야 하는 ‘authtorities’를 이 통역사는 ‘권위’라고 통역해 ‘팔레스타인 권위가…’라는 전혀 엉뚱한 의미를 제조해냈다. 또 외교용어로 ‘안보’라고 번역해야 하는 ‘security’를 ‘보안’이라고 통역하는 바람에 ‘한반도 지역에서의 평화와 보안을…’이라는 우스꽝스러운 문장이 등장했다. 이뿐만 아니라 이 통역사는 중요한 단어를 빠트리거나 추가하는 등 시종 자의적으로 문장을 ‘창조’해내 빈축을 샀다. 이 때문에 회견이 끝난 뒤 한국 기자들과 외교부 당국자들 사이에 ‘영어 독해’ 토론을 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이 통역사는 한국사람의 외모를 했지만, 미 국무부 소속으로 라이스 장관과 동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 정부에서는 미국 장관의 통역은 미국 직원이 해야 한다는 원칙이 있어 개선이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送전력 다국적 통제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13일 “우리 정부가 독자적으로 북한에 전력을 공급하려는 것은 북핵 폐기 이후에 민족경제의 균형발전, 남북공동번영, 통일비용 감소 등의 복합적인 문제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제,“전력공급 중단 문제는 (우리 정부)혼자서 못할 것이고,6자회담의 틀 내에서 거기(중단)에 대한 틀이 형성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대북 경수로 사업을 담당했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와 비슷한 다국적 기구에 의해 대북 송전 공급의 통제가 이뤄질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국회 동의 과정이나 한·미간 조율 과정에서 북송전력 직접통제권 포기 논란이 예상된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날 이와 관련,“북한은 이번에 재개되는 6자회담을 통해 핵무기 포기 의사를 실제로 입증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오전 청와대로 노무현 대통령을 예방한 자리에서 “지금은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기회로서 북한의 전략적 결단이 중요하다.”면서 이렇게 말했다고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어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우리 정부의 대북 ‘중대제안’에 대해 “그것은 지난해 6월 미국이 내놓은 제안의 일부라고 볼 수 있다.”면서 “북한의 에너지 문제 해결을 위한 좋은 방안으로서 6자회담에서 잘 활용할 것”이라고 호평했다. 이어 “한국의 제안은 매우 유용하고 창의적이며 기존의 제안을 개선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라이스 장관은 ‘고농축우라늄(HEU)도 핵 폐기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핵 프로그램 폐기라는 것은 플루토늄과 HEU를 다 다뤄야 하는 것이며, 핵 프로그램 폐기는 말 그대로 핵 프로그램 폐기”라고 답해 예외가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러 방북할 용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일단 계획이 없다.”면서 양자가 아닌 6자회담 틀에서의 해결을 강조했다. 라이스 장관은 이날 오후 1박2일의 방한 일정을 마쳤다. 한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고위관계자는 이날 “경수로가 건설될 때까지 중유를 공급하기로 돼 있었는데 2002년 말에 깨졌다.”면서 “다시 된다면 중유는 당연히 공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관계국들과 구체적으로 합의를 하지 않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계자는 완전히 중단되는 경수로 건설사업에 대해 “북핵문제가 완전히 해결되고 나면 남북이 국제사회의 협력과 이해를 구해 원자력평화시설 등으로 만들어 가는 가능성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현 김상연기자 jhpark@seoul.co.kr ▶관련기사 4·5면
  • 라이스 “北核해결에 유익”

    라이스 “北核해결에 유익”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12일 대북 에너지 송전을 골자로 한 우리측의 ‘중대 제안’에 대해 “창의적인 제안으로서 북핵 문제 해결에 유익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긍정적 방안”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저녁 방한한 라이스 장관은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만찬 회담에서 “미국은 북한에 대해 동등한 자격으로 북한을 존중하면서 대화해 나갈 준비가 돼 있는 만큼, 북한이 핵 개발 계획을 포기하고 북한이 원하는 것을 협상을 통해 얻도록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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