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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한국제품 수입 금지

    이란 정부가 지난 17일 이후 한국산 제품의 수입을 금지한 것으로 알려져 양국간 외교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이는 한국 정부가 지난 9월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에서 이란 핵문제의 유엔 안보리 회부 결의안에 찬성한데 따른 보복성 조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외교통상부와 코트라, 무역업계, 산업계에 따르면 이란 상무부는 17일부터 한국산 제품의 수입 견적송장(PI)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 이날 기아자동차와 LG전자의 이란 수출 물량은 통관이 전면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뒤늦게 사실 확인 및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교통상부는 이날 ‘이란 상무부가 최근 한국산 PI에 대해 승인을 거부하고 있다.´는 코트라의 보고를 받고, 주 이란 한국대사관에 구체적인 사실 확인과 함께 이란 정부의 입장을 청취해 보고할 것을 지시했다. 임홍재 주 이란대사는 이자디 이란 외교부 아주국장과 가진 면담에서 “한국 상품 통관 거부사례 2건을 제시하고 즉각 시정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이자디 국장은 구체적인 답변을 하지 않으면서 이란은 한국과의 관계가 악화되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고 밝혔다.”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외교부는 20일 주한 이란 대사를 청사로 불러 상황을 추가로 확인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란 정부가 자국의 핵 문제와 관련해 지난 번 IAEA 이사회에서 우리 정부가 취한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보복조치를 천명했다는 점을 들어, 외교부가 그동안 너무 안이하게 대처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 장관은 하지만 “이란 핵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과 한·이란간 경제통상증진 문제는 상호 무관한 것으로 본다.”고 부인했다.김상연 김경두기자 ksp@seoul.co.kr
  • “아프리카인 김일성 추앙은 왜곡”

    ‘아프리카인들은 김일성을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라고 생각한다.’는 동국대 장시기 교수의 글에 대해 주한 남아프리카공화국 대사관이 18일 인터넷 홈페이지와 보도자료를 통해 “현실왜곡”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국내 정치적으로 파문이 일고 있는 사안과 관련, 주한 외국공관에서 공식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어서, 외교통상부 관계자들은 어리둥절한 표정이다. 대사관측은 이날 낮 한글과 영문 자료를 통해 “(장 교수의 글 중)‘아프리카인들은 남한보다 북한을 더 친근하게 생각한다.’,‘1960년대 이후 아프리카 나라들의 독립에 가장 걸림돌 역할을 한 나라는 미국이다.’ 등의 내용은 사실과 다른 잘못된 가정”이라면서 “어떻게 남아공에 체류한 지 2개월밖에 안된 학자가 현실이 왜곡된 내용으로 남아공인과 아프리카인의 입장을 대표하는 발언을 할 수 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앞서 남아공 케이프타운 대학에 연구교수로 체류중인 장 교수는 지난 13일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홈페이지에 ‘김일성은 위대한 근대적 지도자이다.’란 제목의 칼럼을 게재, 논란을 일으켰다. 그러나 대사관측은 일부 언론에 관련 내용이 보도된 뒤 오후에 홈페이지의 글을 돌연 삭제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라크 지원물자 탈취당한 외교부

    외교통상부 산하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 이라크에 보내는 지원물자를 실은 트럭 14대가 한달 전쯤 2차례에 걸쳐 현지 무장세력에 탈취된 사실이 18일 뒤늦게 밝혀졌다. 무장세력에 빼앗긴 물품의 액수는 35억원어치가 넘는다. 그런데 외교부는 물자의 운송을 위임한 모 한국 운송업체와의 계약서에 이런 경우에 대비한 손해배상 규정을 따로 명시하지 않아 자칫하면 국민의 혈세를 고스란히 허공으로 날릴 위기에 처했다. 외교부는 특히 트럭이 1차로 탈취당한 사실을 이틀 동안이나 모르고 있다가 같은 경로로 보낸 2차 물품이 탈취당한 뒤에야 사고경위를 파악하는 등 허술한 업무자세를 드러냈다. 외교부에 따르면,KOICA가 19개 이라크 국립대학에 지원할 컴퓨터 및 인터넷 장비를 실은 트럭 8대가 지난달 19일 바그다드로 향하던 중 바그다드 서쪽 150㎞ 지점인 아르-라마디에서 현지 무장세력에 의해 탈취됐다. 트럭에는 한국인은 없었고, 이라크인 운전기사 등만 타고 있었으며, 이들은 즉각 풀려나 인명피해는 없었다. 차량에 경호요원이 동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KOICA와 운송업체는 이 사실을 이틀 동안 파악조차 하지 못했으며, 이에 따라 21일 나머지 지원물자를 실은 트럭 6대가 비슷한 경로를 통해 운행하다가 같은 방식으로 탈취됐다. 정부는 2차 차량 탈취 직후인 21일에야 뒤늦게 사고를 파악하고 KOICA 바그다드 사무소를 통해 이라크 주무부처인 고등교육부에 사태해결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요청했다. 아직 억류세력의 정확한 신원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국내 운송업체와 운송계약을 했기 때문에 사고에 대한 책임은 그 업체에 있지만, 계약서상에 손배배상 규정은 명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盧대통령 訪日 취소 검토

    盧대통령 訪日 취소 검토

    |도쿄 이춘규특파원·서울 박정현 김상연기자|청와대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가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를 전격 참배한 데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하고, 노무현 대통령의 12월 방일 정상회담 취소를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다음달 17일 부산에서 열릴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한·일 정상간 개별회담도 갖지 않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정부는 아울러 외교경로를 통해 일본측에 강한 유감의 뜻을 전달하는 등 한·일 관계가 다시 급랭하고 있다. 김만수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12월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오늘 이후로 정상회담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할 수 없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 APEC 정상회의에서 양국간 개별정상회담에 대해 “특별히 검토하고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김 대변인은 “일본 정부는 이러한 행동이 한·일관계와 동북아 평화에 미칠 부정적 영향을 깊이 인식하고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반기문 외교통상부장관은 이날 오시마 쇼타로 주한 일본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침략 제국주의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 신사에 (총리가) 참배하지 않도록 여러차례 요청했는데도 참배를 강행한 데 대해 깊은 유감과 실망을 금할 수 없으며, 우리 정부는 좌절감마저 느끼고 있다.”고 엄중 항의했다. 정부는 라종일 주일 대사를 통해 일본정부에도 같은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한국과 중국 등의 반발에 대해 기자들 앞에서 “본래 마음의 문제로, 다른 사람이 간섭해서는 안되며, 외국 정부가 가서는 안 된다고 할 문제가 아니다.”면서 “ 전몰자들에게 애도의 마음을 진심으로 바치는 것은 당연하다고 설명하고 싶다.”고 반박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2001년 취임 이후 매년 한차례씩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으며 이번이 다섯번째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예년과는 달리 신사 본전에 들어가지 않고 일반 참배객들처럼 100여m를 걸어가 참배전에서 참배를 마쳤다. 이날 참배는‘총리의 야스쿠니 참배는 위헌’이라는 오사카 고등법원의 지난달말 판결을 무시한 것이라는 점에서 집권당 내부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연립여당인 공명당의 간자키 다케노리 대표는 정부·여당 연락회의에서 “사적 참배라 해도 정치적인 의미를 갖는 만큼 (공명당이)이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준비가 필요했다.”며 유감을 표명했다. 고노 요헤이 중의원 의장도 “언론의 여론조사를 봐도 (참배가)국민의 총의를 대표하는 것이라고는 볼 수 없다.”고 비판했다. taein@seoul.co.kr
  • [APEC 정상회담 D-30] 亞太자유무역·조류독감·한반도 비핵화 ‘3대화두’

    [APEC 정상회담 D-30] 亞太자유무역·조류독감·한반도 비핵화 ‘3대화두’

    미국과 캐나다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연안 21개 나라들의 협의체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2005 정상회의가 한달 앞으로 다가왔다. 주제는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11월12일 고위 관리회의를 시작으로 합동각료회의, 재계 지도자(CEO 서밋) 등 각종 회의가 열리지만 하이라이트는 18일 정상들이 부산 ‘누리마루 APEC하우스’에 모이는 정상회의. 정부의 공식 카운트다운도 이 회의를 기준으로 한다. ■ 주요 의제 무엇인가 정상들은 핵심 의제인 무역 자유화문제를 비롯, 대 테러, 재난 대응, 에너지 안보, 나아가 최근 국제사회를 엄습하고 있는 조류 독감 대책도 집중 논의한다.19일 의장인 노무현 대통령이 이틀에 걸친 정상들의 논의 결과를 모아 ‘정상선언’을 발표하고 의장 기자회견을 가짐으로써 한국과 개최도시 부산은 APEC 역사의 한 페이지를 남기게 된다. 노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APEC을 계기로 각국간 정상회담도 활발히 전개될 예정. 따라서 11월 초 5차 북핵 6자회담이 내놓을 결과에 따른 향후 방향도 논의될 전망이다. ●‘부산 로드맵’(Busan Roadmap to the Bogor Goals)마련 94년 인도네시아 보고르 회의는 ‘선진국은 2010년까지, 개도국은 2020년까지 역내 무역 투자 자유화를 실현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부산 APEC은 이를 위한 점검 회의로, 최종 점검 결과와 향후 행동계획을 담은 부산 로드맵이란 이름의 보고서가 각료회의 결과로 정상 회의에 보고되고 정상들은 이를 공식 채택하게 된다. 김종훈 APEC 담당 대사는 오는 12월 홍콩에서 열리는 WTO DDA(도하개발어젠다)협상을 지원하는 내용도 포함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글로벌 기업의 최고 경영자 500명은 ‘CEO 서밋’을 열고 ‘기업가 정신과 번영-아·태 지역의 성공적 파트너십 구축’을 주제로 토론한다. 정상들과 기업 경영인들과의 합동 회의도 열린다. ●‘인간 안보’-부각되는 조류 독감 이슈 이틀째 정상회담의 의제는 ‘안전하고 투명한 아·태 지역’이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재난과 신종 전염병이 주로 다뤄질 예정. 특히 전 세계를 공포로 몰고 있는 조류 독감의 경우 지난 8일 호주에서 APEC 사전 전문가 회의가 개최됐다. 조류 독감 확산에 대한 공동 대처 방안, 특히 개도국들의 예방 등이 결과물로 나올 것으로 보인다. 지난 여름 태국 등 남아시아를 휩쓴 쓰나미, 미국의 허리케인 카트리나 등 재난이 급증하고 있어 예방과 신속한 구호 등의 문제도 논의된다. ●‘한반도 비핵화’ 이번 APEC이 한반도 냉전구조 해체의 선언장이 될 것이란 일각의 희망도 있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4차 6자회담 공동성명 채택 이후 고조된 분위기에서 언급한 희망. 그러나 북한이 회의 초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무산됐다. 북한 핵문제와 한반도 비핵화, 평화 구축 문제의 논의가 이뤄지고, 의장요약문에는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美·中·日·러 정상 사상 첫 한반도 회동문제 다음 인물들의 공통점을 말하시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 스티브 잡스 애플 컴퓨터 사장, 스티브 그린 HSBC 회장, 마틴 설리번 AIG사장…. 정답 다음달 중순 며칠 동안 부산에서 먹고 자고 할 VIP들. 부산 APEC은 단군 이래 한반도에 가장 많은 세계적 ‘거물’들이 동시에 모이는 행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아시아·태평양권에서 정치와 돈을 쥐락펴락하는 국가 원수와 기업인들이 우르르 부산행을 예고하고 있다. 2000년 서울에서 열린 제3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에도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등 20여개국의 정상이 방한하긴 했지만, 그때는 세계 최강국인 미국과 러시아의 수반이 빠져 있었다. 중국도 1인자인 장쩌민 주석 대신 주룽지 총리가 방한했었다. 반면 부산 APEC엔 미·중·일·러의 정상을 비롯, 빈센테 폭스 멕시코 대통령, 알레한드로 톨레도 페루 대통령, 리카르도 라고스 칠레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빅토리아 아로요 필리핀 대통령, 탁신 태국 총리, 크란 둑 르엉 베트남 주석, 수실로 밤방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 등 아시아, 미주, 오세아니아의 정상들이 대거 참석한다. 중국의 반대로 국가원수의 참석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타이완은 왕진핑 입법원장을 대리 참석시키려 하고 있으나, 우리 정부는 정치권 인물이 아닌 경제인 참석을 권유하는 등 진통을 겪고 있다. 홍콩은 도널드 창 행정장관이 대표로 방한한다. ●개량 한복 입고 기념 촬영 정상들은 관례에 따라 개최국의 전통의상을 입고 기념촬영을 하는데, 부산 APEC 준비기획단은 착용이 간편한 개량 한복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홍이점(紅二點)’인 아로요 대통령과 클라크 총리는 무릎선을 넘보는 치마 길이로 눈길을 끌 전망이다. 기획단은 각국 정부로부터 정상들의 치수를 사전 파악했는데, 일부 정상은 얼굴색과 어울리는 색상까지 까다롭게 주문했다는 후문이다. ●애플·HSBC·AIG 대표등 기업인 600명 참석 경제계에서는 애플 컴퓨터,HSBC,AIG의 대표를 비롯, 크레그 먼디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부사장, 리사 베리 셰브론 부회장, 존 천 사이베이스 사장, 윌리엄 로즈 씨티그룹 수석 부회장, 존 하인즈 게일그룹 회장, 창샤우빙 차이나유니콤 회장, 푸청위 CNOOC(중국해양석유) 회장, 알렉스 밀러 가즈프롬(러시아 최대 기업) 회장등 쟁쟁한 기업인들이 부산을 찾는다. 국내에서도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과 조석래 효성 회장, 닉 라일리 GM대우 사장 등이 참석하는 등 모두 600여명의 국내외 기업인이 부산에서 명함을 교환하게 된다. 주최측은 이들을 대상으로 기획관광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등 APEC을 ‘경제효과’로 연결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4억弗 생산유발 효과 1988년 올림픽,2000년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 국제 사회에서 한국의 위상을 몇단계씩 끌어올린 행사들이었다. 한달 후 부산에서 개최되는 20005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도 올림픽 효과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치·경제적 효과는 상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브랜드 가치의 제고” 반기문 외교통상부 장관은 최근 “APEC 정상회의를 통해 한국은 선진 통상국이라는 국제적 위상과 이미지를 드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총생산의 절반을 넘는 APEC의 올해 의장국인 한국이 무역투자 자유화에 주도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역내 중견국가 위상을 재확인할 것이란 뜻이다. FTA협정 비준 연기, 쌀시장 개방 거부 등 국내 문제로 생겨난 한국의 통상 정책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도 어느 정도 불식되고, 나아가 우리 기업의 대외 진출 시장 확대도 기대된다. ●‘부산’브랜드의 부상 주목할 점은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열린다는 점. 한국의 제1항구 도시로서 동북아 물류중심도시로의 부상을 꿈꾸는 부산으로선 절호의 기회. 개최 기간 동안 전 세계가 주목한 가운데 21개국 정상들과 기업인, 각국 고위 공무원, 언론인 등 6000명이 부산을 체험한다. 김종훈 APEC 담당 대사는 “부산은 IT(정보기술) 전시관과 항구의 물류 전산화·자동화를 담은 U-Port 전시관 등을 준비했다.”면서 “정상회담 결과물로 나올 ‘부산 로드맵’과 함께 엄청난 홍보효과를 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부산은 해운대와 부산 국제영화제(PIFF)로 알려져 있어 관광문화도시의 면모를 일신할 수 있는 기회도 된다. KIEP와 부산발전연구원은 이번 APEC 개최로 인한 관광 수입은 3000만달러, 외국인 직접 투자 유입 효과는 8500만∼1억 6000만 달러에 이른다고 밝혔다. 부산 지역 생산유발 효과는 약 4억 200만달러로 추산됐으며, 여타 산업의 전·후방 효과도 1억 5000만 달러에서 2억 6000만 달러로 나왔다. 취업유발 효과도 6100명으로 전망됐다. 대규모 국제대회를 치르면서 업그레이드 되는 시민 의식과 자긍심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 효과다. 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고이즈미 참배 파장] ‘먹구름’ 한·일관계 전문가진단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우리 정부가 즉각 반발하면서 한·일 관계에 또다시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특히 청와대가 12월로 예정된 한·일 정상회담의 취소를 포함한 극단적 조치까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는 등 예상보다 험악한 국면이 펼쳐지고 있다. 청와대의 초강경 대응은 일차적으로 고이즈미 총리 등 일본 조야의 국수주의적 ‘도발’이 더 이상은 용인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당위적인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보다 냉정하고 차분한 대응을 정부에 주문하고 있다. 서울대 국제대학원 박철희 교수는 “고이즈미 총리의 행동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우리 정부가 자칫 과잉대응을 해서 한·일 관계 자체를 파국으로 몰고가는 것은 양국 모두에 이롭지 않다.”고 지적한 뒤 “그런데 청와대 쪽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정말로 보이콧하려는 기류를 보이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독도 문제는 양국이 당분간 거론치 않기로 공감대를 이뤘고, 일본내 왜곡 교과서 채택률도 0.4%에 머무는 등 최근 한·일 관계가 개선되고 있는 국면에서 이 문제가 불거졌다.”면서 “이번 사건을 모든 한·일 관계에 전면적 걸림돌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대 정치대학원 김형준 교수는 “임기 후반에 접어든 노무현 대통령이 ‘이 문제만큼은 확실히 매듭짓고 말겠다.’고 작심했을 때는 초강경 결단이 내려질 수 있다.”면서 “순전히 정치적 득실로만 따지더라도, 경기침체와 강정구 교수 문제 등으로 사면초가에 몰린 노 대통령이 한·일 정상회담 취소와 같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반전을 꾀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면서도 “12월 정상회담까지는 아직 시간이 있기 때문에 청와대가 표면적으로는 강경 입장을 천명하면서 내부적으로는 다른 외교적 변수들과 득실을 종합 판단한 뒤 적정한 시점에 최종 결단을 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세종연구소 일본연구센터 진창수 교수는 “지난 6월 서울에서 열렸던 한·일 정상회담을 앞두고도 한때 취소설이 만만치 않게 흘러나왔지만, 결국은 정상회담이 이뤄졌다.”면서 “이번 사건이 한·일 관계에 영향을 끼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정상회담 무산 등 파국으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 이유에 대해 진 교수는 “북핵 문제를 비롯해 외교적으로 일본과 협의해야 할 사안이 적지 않은 상황에서 노 대통령이 일본을 적으로 만들지는 않을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우리 정부는 ‘분리대응’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일본 정부가 한국 정부의 얼굴을 세워줄 명분을 제대로 만들어 주는 게 사태 해결의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남북교역 1兆원 시대

    연간 남북교역액 1조원 시대가 열리고, 금강산 관광객 누계가 100만명을 돌파하는 등 남북간 교류가 확대일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통일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남북간 교역액은 7억 8858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억 9263만달러에 비해 60.1%나 늘었다. 개성공단의 본격적인 건설과 금강산 관광 활성화에 따른 시설재 및 소비재 교역이 증가한 게 주요인으로 분석된다. 경협사업이나 대북지원 등을 제외한 실질교역수지(일반교역, 위탁가공 등)는 북한이 남한에 대해 1억 4341만달러(1∼9월) 흑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런 추세라면 올해 남북교역이 연간 사상 최고인 10억달러(1조원 가량)를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들어 9월까지 금강산을 찾은 남한 관광객도 벌써 25만 3715명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 18만 6755명에 비해 7만명 가까이 늘었다. 이로써 1998년 11월 관광 개시 이후 금강산을 구경한 남측 주민은 모두 111만 712명이 됐다. 금강산 관광 외에 정치·경협·사회문화 교류 차원에서 방북한 인원도 올해 1∼9월 5만 8957명에 달해, 지난해 같은 기간 1만 6317명보다 크게 늘었다. 한편 통일부는 지난 9월 열린 16차 남북장관급회담에서 중장기적으로 개성공단의 뒤를 이어 제2, 제3의 공단을 추가로 만들자고 북측에 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교류 성장痛” vs“정체성 위협”…전문가 시각

    #장면1 11일 오후 2시쯤 통일부 브리핑룸의 분위기는 긴장으로 팽팽했다. 고경빈 사회문화교류국장은 자신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기자들이 정부의 편법 방북 승인 의혹을 거듭 제기하자, 얼굴이 불그락해지면서 “과거에는 엄격했던 방북 승인을 왜 헐렁하게 하느냐고 하면 얘기가 될 수 있지만, 법규정을 위반한 것은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장면2 이날 오후 3시쯤 북한에서 출산한 황선씨 딸의 국적 문제를 알아보기 위한 기자의 전화에 통일부 당국자는 무척 난감해했다. 그는 “글쎄…우리도 이게 전례가 없는 일이라 지금 법률 자문을 구해놓고 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최근 남북관계를 둘러싸고 갖가지 사건이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터져나오면서 통일부 분위기는 이처럼 어수선하다. 하지만 어지럽기는 국민들이 더하다. 김윤규씨의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 비전향 장기수 북송 논란, 강정구 교수 발언 파문, 관광객 편법 방북 승인 논란, 남한 여성 북한 출산 등의 뉴스가 쏟아지면서 국민들은 ‘현기증’이 날 지경이다. 판단을 정리하기 위해 12일 전문가들의 진단을 들어봤는데, 그마저도 극명하게 갈렸다.‘남북교류 확대 추세에 불가피한 성장통(痛)’이라는 호의적 평가의 맞은편엔 ‘정체성 위협의 전조’라는 우울한 지적이 자리하고 있다. ●“시각을 바꿔라” 통일부 당국자들은 “남북 교류가 획기적으로 확대되고 있는데, 과거의 잣대로만 보니 해법이 안 보이는 것”이라며 전향적인 자세 변화를 촉구했다. 동국대 고유환 교수도 정부의 이런 견해가 “일리 있다.”는 쪽이다. 고 교수는 “교류를 많이 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일일이 과거의 기준을 적용하라고 하는 것은 교류를 하지 말라는 소리와 다름없다.”고 말했다. 무분별한 교류에 따른 체제 위협 가능성에 대해서는 “북한을 실제 가보면 남북간 체제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면서 “오히려 자유분방한 남한사람이 북에 많이 가면 갈수록 북한이 받는 영향이 더 클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간첩혐의 전과자의 방북 승인 논란에 대해서도 “단순한 관광 목적의 방북은 현행법으로 규제하기 힘든 게 사실”이라고 정부쪽 손을 들었다. 전현준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도 “남북관계가 여러 경로로 활발히 진행되다 보니 해프닝성 사건이 일어나는 것인데, 북한의 대남 전략 운운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잘못된 것은 그때 그때 수정해야 하지만, 기본적으로 남북 관계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법 질서 유지해야” 반면 중앙대 제성호 교수는 “남북 관계는 차분하고 질서있게 해나가야 하는데 정부가 되레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했다.“정치인들이 남북관계를 주무르다 보니 실적에 치중하면서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것이다. 제 교수는 “정권을 잡았다고 정부가 재량권 운운하며 혼자 맘대로 해선 안 된다.”면서 “국민 정서를 살피고 유관부처와 협의를 통하는 등 법 질서를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분별한 방북 승인 논란에 대해서도 그는 “방북 참여 단체를 보면, 매번 그 단체가 그 단체”라면서 “문제가 있는 사람을 방북시켜 논란이 벌어지면 남남 갈등이 일어나면서 화살은 정부한테 돌아오게 되고 결국 대북정책이 발목 잡히는 자충수를 두게 되는 것”이라고 충고했다. 고려대 유호열 교수는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을 보면, 북한의 대남 총공세가 확실하다.”고 단언했다.“북한은 핵문제가 걸려 있고 남한 내 선거가 임박한 지금을 대남 공세에 가장 좋은 시점으로 판단하고 남북한을 아우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황선씨의 ‘방북 중 출산’에 대해서도 유 교수는 “보통 사람이라면 만삭의 몸으로 갔겠느냐. 사전에 기획된 고도의 전략이다.”면서 “최근의 맥아더 동상 철거 시도 등도 우연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석했다. 그는 “정부가 친북 세력들의 이같은 의도를 알면서도 방관하거나 일부 호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한·미 경제통상관계 새롭게 구축”

    이태식(60) 신임 주미 대사가 12일 미국 부임을 하루 앞두고 포부를 밝혔다.이날 오전 노무현 대통령으로부터 신임장을 부여받은 이 대사는 오후 서울 세종로 외교통상부 청사 브리핑룸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미관계에 국내외 관심이 집중된 와중에 중책을 맡게 돼 책임감과 중압감을 느낀다.”고 운을 뗐다. 이 대사는 “정부대 정부 간의 접촉과 대화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일반 국민에 대한 이해제고”라면서 “우리가 추진하려 하는 여러 가지 정책에 대한 오해 소지를 배제하고 참뜻을 전달하는 노력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전쟁에 참전했던 미국 재향군인회 회원들을 예로 들며 “한·미동맹에서 이분들이 중요한 친구로 남을 수 있도록 대사관에서 여러 기관 등과 협조를 통해 관계를 좀 더 진작시킬 수 있도록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이 대사는 이어 “지금까지 안보와 관련한 여러 중요한 사항이 많이 정리되고 해결되는 방향으로 진행돼 왔다.”면서 “경제ㆍ통상 분야에 있어서도 새로운 관계 구축을 추진해야 될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이 대사는 한·미 양국간 FTA의 조속한 체결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옛 안기부 ‘X파일’ 사건으로 낙마한 홍석현 전 주미대사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 “나름대로 한·미관계를 발전시키고 공고화하는 데 최선을 다했던 분이기 때문에 그 노력에 대해서는 적절한 평가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만 말했다. 이 대사는 13일 오전 10시5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대한항공편으로 임지인 워싱턴으로 향한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남한여성 평양서 딸낳다

    남한여성 평양서 딸낳다

    평양 문화유적 참관차 10일 오전 방북한 남한 주민 황선(31)씨가 북한에서 아기를 출산했다. 분단 이후 처음있는 일이다. 민간단체인 통일연대의 대변인으로 활동하고 있는 황씨는 북한 노동당 창건 60돌 기념일인 10일 밤 10시 북한 최고의 산부인과 ‘평양산원’에서 제왕절개 수술을 통해 둘째 딸을 낳았다고 민간단체인 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 관계자가 11일 전했다. 전례가 없는 일에 직면한 통일부는 신생아의 국적 문제 등에 관해 법률자문을 하는 등 분주한 움직임을 보였다. ●2주간 산후조리 체류연장 고려대 법학과 신영호 교수는 “우리나라는 속인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북한 국적법도 북한 주민과의 사이에서 태어난 아기한테만 북한 국적을 부여하고 있기 때문에 황씨의 딸은 당연히 한국 국적이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황씨의 산후 조리를 위해 평양 체류를 2주 정도 더 허용키로 했고, 육로로 귀환토록 배려했다. 일각에서는 황씨가 1998년 평양에서 열린 8·15 통일대축전에 한총련 대표로 불법 입북한 혐의로 징역 2년의 처벌을 받은 경력이 있는 데다, 출산일이 임박해 만삭의 몸을 이끌고 방북한 점을 들어 내심 ‘방북 출산’을 희망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황씨는 평양으로 떠나기전 “산통이 오면 평양에서 출산했으면 좋겠다.”는 언급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준비된 출산” “통일둥이” 양론 첫 딸도 제왕절개로 출산한 황씨는 당초 오는 17일 제왕절개 수술 일정을 잡아놔 방북 일정이 무리가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시부모와 함께 방북 길에 올랐다고 한다. 그러나 비행기로 평양에 도착한 황씨는 가벼운 진통을 느껴 북측 의료진으로부터 진찰을 받았으며 이후 저녁 8시부터 5·1경기장에서 아리랑 공연을 관람했다. 결국 공연 중인 9시30분쯤 다시 진통이 엄습, 평양산원으로 옮겨졌다. 황씨는 지난해 2월 서울 덕성여대에서 경찰의 원천봉쇄 속에 조국통일범민족청년학생연합(범청학련) 남측본부 의장 윤기진(31)씨와 결혼식을 치렀다. 남편 윤씨는 1997년 7기 한총련 의장으로 지명수배된 이래 현재까지 수배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반인권적 北아리랑 관람자제” 인권위 성명 제안 불발

    국가인권위원회 내부에서 북한 노동당 창건 60주년 기념 ‘아리랑’ 공연 관람을 자제할 것을 촉구하는 성명을 내자는 제안이 나왔으나 표결 끝에 안건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10일 열린 인권위 전원위원회에서 김호준 상임위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화려한 공연의 이면에는 학생들의 피눈물나는 고통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며 “과거 공연에 참여했던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동원된 학생들은 휴식 시간도 없이 몇시간씩 꼼짝하지 않고 앉아 있어야 하고 심지어 화장실도 마음대로 못 간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영애 상임위원은 “의사 일정에 잡히지 않은 안건을 논의하려면 위원장의 허락과 위원들의 동의를 구한 뒤 해야 한다.”며 절차상 문제를 지적했다. 논란 끝에 조영황 위원장이 10명의 인권위원들을 대상으로 아리랑 관람 자제 성명 채택을 안건으로 채택할지 여부를 표결에 부쳤으나 찬성은 김 위원 혼자뿐이어서 없던 일이 됐다. 김 위원은 표결 결과에 대해 “지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鄭통일 “김윤규씨 의법조치”

    鄭통일 “김윤규씨 의법조치”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0일 김 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비리 의혹과 관련,“관련 법령과 시행령에 따라 의법조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날 서울 정부중앙청사에서 진행된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건은 남북협력기금 집행과정에서 사기업 내부에서 이른 바 회계부정사건이 발생한 것”이라며 이같이 밝히고 “만일 나중에 남북협력기금의 유용 사실이 확인된다면, 관련 법규에 따라 지출된 협력기금의 전부를 환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또 롯데관광의 대북사업 가능성과 관련,‘대북사업에 있어 현대아산의 독점권을 인정하느냐.’는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의 질의에 “특정기업과 북측이 계약을 맺었다고 해서 정부 정책이 거기에 자동 귀속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남북경협과 북방경제를 전담할 반관반민(半官半民) 성격의 가칭 ‘남북협력공사’ 설립 검토작업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은 이날 통일부 국감에서 “한·미 양국 국방부가 ‘북한군 격멸’,‘북한정권 제거’,‘한반도 통일 여건 조성’ 등을 목적으로 명시한 UNC/CFC(유엔사/한미연합사) ‘작전계획 5027-04’를 지난 2003년 12월 말 작성했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2002년 12월5일 제34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이준 당시 국방장관과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이 서명한 ‘한미연합사의 작전기획을 위한 대한민국 국방장관과 미합중국 국방장관의 군사위원회에 대한 전략기획지침’을 공개하고 이같이 밝혔다. 그러나 국방부는 권 의원의 주장에 대해 “대북 선제공격과 관련한 어떤 계획도 갖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작전계획은 유사시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수립한 군사기밀”이라며 “사실 여부를 떠나 이를 국정감사장에서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고 개탄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노동당 창당 60돌 행사…후계자 언급없어

    북한은 10일 노동당 창건 60돌을 맞아 각종 행사를 개최했으나,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후계자 띄우기’ 등 중대발표는 나오지 않았다. 북한은 이날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 겸 국방위원장를 비롯한 고위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당 창건 60주년 기념 열병식을 개최했다. 당 창건 기념일을 맞아 열병식을 갖기는 2000년 55주년 행사 이후 5년만이다. 미사일 행진 등의 무력시위는 없었다. 앞서 전날 평양 능라도 5·1경기장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기념 중앙보고대회 경축보고에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선군(先軍)사상과 경제발전,6·15공동선언의 의미를 강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0일 보도했다. 노동당 창건 기념 중앙보고대회가 열리기는 1998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대회에서는 북한의 정·관·군의 고위간부들이 대거 모습을 드러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국감 하이라이트] “김윤규 개인비리” “기금운용 구멍”

    10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의 통일부 국정감사에서는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과 북한의 롯데관광 대북관광 참여요청 등을 둘러싸고 논란이 벌어졌다. ●‘김윤규 사건’ 논란 야당 의원들은 김 전 부회장이 남북협력기금을 유용한 의혹이 짙다며 통일부의 관리소홀 책임을 추궁하는 데 주력한 반면 여당은 김 전 부회장의 책임론에 무게를 실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김윤규 전 부회장을 비호하지 않는다.”는 말을 수차례 강조하는 등 김 전 부회장과의 ‘결별’을 선언하는 듯한 발언으로 눈길을 끌었다. 한나라당 이성권 의원은 “현대측 감사자료에 따르면, 금강산 도로 포장사업비로 1차로 지출된 남북협력기금 14억 4000만원은 김 전 부회장이 금강산에서 돈을 인출한 시기에 입금됐다.”며 “따라서 김 전 부회장의 비자금에 남북협력기금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따졌다. 이에 정 장관은 “김 전 부회장은 금강산에서 달러화로 인출한 반면, 남북협력기금은 서울의 현대 본사에 원화로 입금됐기 때문에 그 연관성을 따지기 힘들다.”고 답했다. 같은 당 전여옥 의원은 “현대측 감사자료를 보면, 김 전 부회장이 금강산에서 비자금을 달러로 인출한 뒤 남쪽으로 가져온 사실이 없는 만큼 북한측 인사들에게 뒷돈으로 넘어갔을 가능성이 있다.”며 “따라서 김 전 부회장을 통일부가 감싸지 말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정 장관은 “정부는 김 전 부회장을 비호하지 않는다.”며 “이 사건은 사기업 내부의 회계부정사건이다.”며 남북협력기금과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청문회 개최를 촉구했고, 최병국 의원은 검찰 수사를, 홍준표 의원은 감사원 특감을 각각 요구했다. 열린우리당 최성 의원은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이 사실이라면 기금 전액 환수 등 법적 처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당 임종석 의원은 “이번 사태의 핵심은 현대아산 경영권을 둘러싼 갈등문제”라고 규정했다. ●‘롯데관광 대북사업’ 논란 북한이 롯데관광에 개성관광 단독사업을 제의한 것과 관련, 여당 의원들은 복수사업자 허용에 긍정적 반응을 보인 데 반해 야당은 복수사업자 허용에 반대입장을 보였다. 열린우리당 한명숙 의원은 “대북사업의 문호를 개방해 적절한 경쟁을 유도하는 것이 경협의 건전성 유지와 발전에 긍정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사업주체의 다각화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정문헌 의원은 “롯데관광의 개성사업 참여는 현대의 반발은 물론 심각한 갈등과 경쟁을 유발할 것이 분명한 만큼 곤란하다.”며 “특히 북한이 개성관광 요금으로 (롯데관광 등에)요구하고 있는 1인당 200달러는 지나치게 많은 금액”이라고 지적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북송희망 장기수 늘어

    정부가 비전향 장기수를 북한에 보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최근 전해지자 북송을 희망하는 장기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간단체인 장기수송환추진위원회 권오헌 상임 공동대표는 7일 “기존에 북송 신청을 한 장기수는 28명이었는데, 최근 언론 보도를 보고 장기수 4∼5명이 더 북송 신청을 해왔다.”면서 “결과적으로 송환 대상자가 30명이 넘을 것 같다.”고 밝혔다. 장기수들은 송환추진위 또는 통일부에 송환 신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권 대표는 “얼마전 정부 관계자가 ‘이번에는 어떤 조건도 붙이지 않고 장기수들을 북송하겠다.’고 송환추진위에 말했다.”며 납북자 송환과의 연계 가능성을 일축한 뒤 “따라서 이르면 이달 안에, 늦어도 연내에 장기수 추가 송환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다시보는 중국-덩샤오핑과 가상대화] (하) 더 가까워진 한·중

    덩샤오핑 김 기자, 칭다오를 보셨지요?그래 예상대로 별로이던가요? 기자 아닙니다. 칭다오는 정말 호감이 가는 곳이더군요. 칭다오에 들어섰을 때는 저는 한국에 온 줄 알았습니다. 평지 일색인 베이징이나 상하이와는 달리 칭다오는 언덕이 많고 녹지 비율도 한국의 도시와 비슷했습니다. 거리도 비교적 깨끗하고 공기도 맑더군요. 사람들 얼굴이 한국인과 흡사한 것도 신기했습니다. 먼 옛날 같은 민족이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제가 만약 제국주의자라면 칭다오는 꼭 갖고 싶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칭다오공무원 한국어 유창 덩 저런, 누가 들으면 큰일 날 소리를 하는군요. 기자 하하, 농담입니다. 그만큼 칭다오에 반했다는 얘기로 들어주십시오. 이번에 알았는데 역사적으로 중국의 ‘브레인’ 중 대다수는 산둥반도 출신이더군요. 공자, 맹자, 묵자, 손자, 편작 등등 이름만 들어도 쟁쟁하지 않습니까. 덩 지금도 유명한 중국 기업은 모두 이곳 출신입니다. ‘칭다오 맥주’,‘하이얼(Hier)그룹’ 같은 이름을 들어보셨지요? 기자 그럼요. 이들 기업에 대한 칭다오 시민들의 자부심이 대단하더군요. 덩 사실 1992년 남순강화(南巡講話) 직후 설립한 칭다오 경제특구는 저의 개혁·개방 지론을 가장 충실하고 열성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곳입니다. 기자 정말 그렇더군요. 이번에 만난 칭다오시 공무원들 중 상당수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 놀랐습니다. 덩 사실 어떻게 보면 칭다오가 상하이보다 더 자본주의적이라고 할 수 있지요. 보세관리위원회 공무원들은 100% 인센티브 연봉제를 적용받고 있을 정도이니까요. 기자 대단하군요. 덩 선생, 이번에 저는 칭다오에서 교훈을 얻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중국을 한국과의 경쟁상대, 즉 국가 대 국가의 개념으로만 인식했었는데, 칭다오에서 기업인들을 만나 보니 제 사고가 너무 낡은 패러다임에 갇혀 있다는 자괴감이 들었습니다. 칭다오 주재 한국기업의 간부에게 “중국이 한국을 따라잡을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더니 전혀 다른 차원의 답변을 하더군요.“솔직히 우리의 관심은 그런 게 아니다. 우리가 가장 두려워 하는 것은 중국이 잘못되는 것이다. 만약 중국이 분열돼 혼란스러워진다면 수출과 수입, 투자 등 경제 각 분야가 두루 중국에 물려 있는 우리 한국은 즉각적인 타격을 받을 것이다.”이 정도면 순망치한(脣亡齒寒)의 단계를 넘어 생존의 동반자라고 해야겠지요. 덩 그렇습니다. 칭다오 거주 한국인 수는 벌써 6만명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한국인을 겨냥한 관광지와 아파트 건설이 한창이고 밤 10시면 문을 닫던 상점들이 ‘24시간 영업’으로 탈바꿈하고 있습니다. 생활문화 자체가 한국식으로 변하고 있는 셈이죠. ●상점들 24시간 한국식 영업 기자 생활문화 얘기가 나와서 그런데, 솔직히 칭다오에서 한국인으로서 부끄러움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칭다오시 대외무역경제합작국의 콩얀 부국장에게 한국인이 몰리면서 칭다오에 끼친 부정적 영향은 없느냐고 묻자 “이곳 한국인들이 베이징과 비교해 수준차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한국인 때문에 ‘2차’‘3차’ 술문화가 생겼다.”고 하더군요. 한마디로 한국남성들이 ‘밤 문화’를 흐려놓고 있다는 것입니다. 한국남성들이 이제야말로 ‘어글리 코리안’의 이미지와 명실상부하게 결별해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덩 양국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죠. 기자 그렇습니다. 이번 방문을 통해 중국을 많이 이해하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합니다. 그동안 저와 기꺼이 대화를 나눠 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짜이젠(再見)…. 덩 나도 오랜만에 아주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중국을 더욱 사랑해 주십시오. 안녕히 가십시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산가족 화상상봉 11·12월 실시 합의

    남북은 11월 24∼25일과 12월 8∼9일 2차례에 걸쳐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추가로 실시하기로 7일 합의했다. 남북 적십자사 대표들은 5일과 7일 개성에서 화상상봉 실무접촉을 갖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이산가족 화상상봉 추가 실시에 관한 합의서’를 서명, 교환했다고 통일부가 밝혔다. 이번 합의에 따라 남북은 11월과 12월 매회 양측에서 각각 40가족, 남북 합쳐 모두 160가족의 화상상봉을 실시키로 했다.11월 24∼25일 이뤄질 1차 화상상봉은 올 8월 시범 화상상봉때 생사는 확인됐지만 상봉하지 못한 가족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12월 8∼9일 2차 상봉은 양측이 다음달 21일 후보자 명단을 교환한 뒤 11월16일 40명씩의 최종 명단을 확정하기로 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남측민간인 시체 인계

    북한이 7일 판문점을 통해 예성강에 떠내려온 남측 민간인 시체 1구를 인계했다고 대한적십자사가 밝혔다. 적십자사에 따르면 북측은 이날 시체 인계에 앞서 ‘대남전통문’을 통해 “개성시 신강리 예성강 기슭에서 발견한 남측 시체 1구를 오늘 중 인도하겠다.”고 통보했다. 시체는 경기도 부천시에 거주하던 홍모(45)씨로 경찰의 확인을 거쳐 유족에 전달됐다. 통일부 관계자는 “시체의 유류품을 통해 거주지 등 신상을 알아냈다.”며 “홍씨가 지난달 말부터 연락이 두절됐다는 사실은 확인했지만 시체가 어떻게 예성강에서 발견됐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윤규씨 협력기금 유용 사실 아니다”

    정부는 6일 김윤규 전 현대아산 부회장의 남북협력기금 유용 의혹과 관련,“김 전 부회장의 비자금 대부분은 남북협력기금이 현대아산에 입금되기 이전에 조성한 것으로 현대측 감사 결과 드러났다.”며 통일부와의 연관성을 거듭 부인했다. 이봉조 통일부 차관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현대측으로부터 자체 경영감사보고서를 제출받고 감사에 참여한 실무 책임자들을 불러 경위를 파악한 결과 일부 언론에서 보도한 협력기금 유용 의혹은 사실과 다른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통일부가 배포한 현대측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김 전 부회장은 2003년 10월부터 2005년 1∼3월까지 금강산 현지의 금고에서 5차례에 걸쳐 50여만달러를 빼내 착복했지만 문제가 된 금강산 관광지구 도로공사비 명목의 협력기금 14억 4200만원이 지급된 시기는 2004년 12월31일이었다는 것이다. 결국, 시기별로 보면 비자금 대부분이 협력기금 지급 이전에 인출됐고 2005년 1∼3월의 6만 4000달러만 협력기금 지급 이후에 인출됐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현대그룹은 이날 “내부감사 보고서에 ‘남북경협기금 관련 비자금 조성 50만달러’라고 표시된 부분은 김 전 부회장이 남북경협기금이 관련된 금강산 도로포장공사에서 회계조작을 통해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것이지 남북경협기금을 직접 유용했다는 뜻은 아니다.”며 “적절치 못한 표현으로 해당기관과 국민에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송구스럽다.”고 사과했다. 그러나 이날 발표에도 불구하고 의문점은 남는다. 무엇보다 비자금 조성 시기와 남북협력기금 입금 시기가 일부 겹치는 데서 추론할 수 있듯이, 김 전 부회장이 무차별적으로 비자금을 조성하면서 그 과정에서 협력기금이 비자금으로 휩쓸려 들어갔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이 여기저기서 들어온 자금을 별 구분 없이 가져다 임의로 쓴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중에 결과적으로 협력기금이 포함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김 전 부회장의 비자금 조성 과정에 북측 관계자가 연루됐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김상연 류길상기자 carlos@seoul.co.kr▶관련기사 18면
  • [다시보는 중국-덩샤오핑과 가상대화] (중)고속성장의 빛과 그림자

    [다시보는 중국-덩샤오핑과 가상대화] (중)고속성장의 빛과 그림자

    덩샤오핑 그래 상하이를 직접 본 소감이 어떻습니까. 대단하지 않습니까? 기자 예, 베이징과는 분위기가 전혀 다르더군요. 마치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 온 기분이었습니다.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어설프게 동거하고 있는 곳이 베이징이라면, 상하이는 완연한 자본주의의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베이징이 회색빛이라면 상하이는 번쩍번쩍 야광빛입니다. 길다란 고가 양쪽에 늘어선 빽빽한 고층 빌딩과 화려한 네온사인은 현대 도시의 외관으로서 손색이 없었습니다. 아, 그리고 그 야경…. 푸둥(浦東)지구에서 황푸강(江)을 사이에 놓고 맞닥뜨린 푸시(浦西)지역의 휘황찬란한 빌딩과 네온사인은 황홀경 그 자체였습니다. 저도 모르게 그만 “아”하고 탄성을 지르고 말았다니까요. # 자본주의 색채 완연한 상하이 덩 허허, 그만하세요. 너무 그러면 이 늙은이가 주책없이 우쭐해집니다. 사실 푸둥은 저의 야심작입니다.1989년 톈안먼 사태로 궁지에 몰렸을 때 전격적으로 푸둥 개발을 천명함으로써 극적인 반전을 기할 수 있었지요. 그러니 저한테는 애착이 클 수밖에요. 상하이 사람들이 저를 가리켜 “오늘의 상하이를 만든 상하이의 아버지”라고 하는 소리는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 상찬(賞讚)입니다. 기자 상하이 사람 얘기를 하셔서 말씀인데, 거리 풍경뿐 아니라 사람들도 베이징과는 다르더군요. 베이징의 공무원들은 관료주의 냄새가 강한 데 반해 상하이 공무원들은 표정에 자유분방함이 가득했습니다. 공무원이 아니라 벤처 기업인을 만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덩 인간은 환경에 의해 규정되기 마련이지요. 아무래도 상하이는 경제 중심 도시이니까…. 혹시 상하이에서 한창 건설중인 해상 항만과 신(新)공항을 보셨소? 그것이 완공되면 상하이는 명실상부한 아시아의 허브, 아니 세계의 허브 도시가 될 겁니다. # 거리·사람들, 베이징과는 달라 기자 예, 대단하더군요. 그 엄청난 스케일에서 상하이의 야심, 중국의 야심을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덩 선생, 미안하지만 정작 제가 하고 싶은 얘기는 지금부터입니다. 상하이에서 야경에 취해 잠이 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보니 간밤의 황홀경과는 사뭇 딴판이었습니다. 거리는 쓰레기 천국인 데다, 무질서한 교통문화는 베이징에 뒤지지 않더군요. 행인들 패션도 베이징보다는 세련됐지만, 초고층 건물과는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남루한 옷차림이 적잖이 눈에 띄었습니다. 생각해보세요. 뉴욕에 버금가는 고층빌딩 숲의 한복판에서 대낮에 웃통을 벗어젖히고 자전거를 모는 꾀죄죄한 노인의 모습을…. 중국의 빈부격차가 심하다고 들었는데, 멀리 갈 것도 없이 상하이란 도시 안에서 고스란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고속성장에 따른 빛과 그림자라고나 할까요. 푸둥 거리를 가득 메운 마천루들을 보면서, 부러운 마음이 들기보다는 부(富)를 과시하기 위해 호화가구를 잔뜩 들여놓은 벼락부자의 이미지가 연상되더군요. 덩 또 아픈 부분을 꼬집는군요. 기자 관료들도 빈부격차의 문제점을 분명 인식하고 있는 눈치였습니다.“푸둥은 중국의 발전을 선도하고 모범을 보인다.”고 자랑하는 푸둥 인민정부의 마슈에제 부주임에게 “푸둥과 비(非)푸둥의 격차가 심각한 것 아니냐.”고 묻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그는 “예리한 지적”이라고 인정하면서도 “어느 나라든 지역 차이가 있다. 산업화에는 순서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반론을 펴더군요. 덩 일리 있는 말이네요. 내가 설파한 ‘선부론(先富論)´의 핵심도 일부 계층과 지역이 먼저 잘사는 것을 허용한 다음 그 지역이 다른 낙후지역을 견인하는 메커니즘을 뜻하지요. 기자 하지만 다음과 같은 마 부주임의 해명 속에 역설적으로 푸둥의 약점이 담겨 있다고 봅니다.“우리는 푸둥에서 번 돈의 일부와 노하우를 낙후지역에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낙후지역의 공무원들을 푸둥으로 불러 견학시키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중국 전체의 80%가 넘는 낙후지역을 부양해야 하는 의무는 다른 나라와의 경쟁에서 고스란히 부담으로 작용하지 않을까요. 대가족이 주렁주렁 딸린 성공한 장남처럼…. 덩 너무 비관적으로만 보는 것 같군요. 역으로, 중국식 사회주의 시장경제 시스템의 미덕으로 봐줄 수는 없습니까. 기자 문제는 격차가 너무 크다는 겁니다. 차이가 계속 벌어지면 같은 나라 사람이라는 인식이 흐려질 수도 있습니다. 이번에 만난 상하이 사람들은 보란 듯이 ‘상하이 방언’을 구사하더군요. 상하이 인민정부 공무원들까지 말입니다. 그래서 통역이 제대로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들한테서 ‘우린 다른 낙후지역과 다르다.’는 식의 차별화 욕구를 감지했다고 하면 지나친 비약일까요. #“경제격차따른 중국분열 없을것” 덩 자꾸 중국의 분열 가능성을 지적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중국을 잘 모르고 하는 말입니다. 상하이 사람들도 상하이가 ‘사회주의 고수’와 ‘공산당 지도’라는 2개의 ‘기본점’ 테두리 안에 있어야 한다는 나의 지론을 명심하고 있을 겁니다. 기자 저도 그러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가 만난 LG전자 상하이 지사장은 “중국 정부가 새로 추진하고 있는 서부 대개발사업에 별 관심이 없다.”고 하더군요. 저는 중국 정부가 이런 해외 투자자의 말을 유념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투자환경 면에서 서부는 상하이에 비해 이점이 적다는 뜻이지요. 결국 중국 정부의 희망과는 달리 동서간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덩 충고 고맙습니다. 하긴 최근 중국 공산당이 기존의 성장 위주 거시경제 정책을 바꿔 지역·계층간 빈부격차를 줄이는 분배정책에 시동을 걸었다는 얘기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 다음은 어디로 가시나요. 기자 칭다오입니다. 상하이를 봤으니 별로 기대는 안 합니다. 덩 과연 그럴까요?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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