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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송구… 후회… 아쉽다”

    딸 특혜 채용 논란으로 사의를 표명한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6일 사실상 장관직을 떠났다. 대통령이 사표를 수리하기 전까지 법적으로는 여전히 장관이지만, 이미 청와대의 의중을 확인한 유 장관은 외교부 청사에 나와 사무실 짐을 정리하고 직원들에게 고별의 메시지를 전했다. 유 장관은 한남동 공관도 이사 준비가 끝나는 대로 비우기로 했다. 이로써 이명박 정부 출범과 함께 외교장관에 임명돼 최장수 외교장관을 꿈꾸던 유 장관은 2년 7개월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유 장관은 오전 외교부 실·국장 회의에 참석, “본의 아니게 물의가 야기돼 조직과 동료 여러분에게 큰 부담을 안겨 주게 돼 무엇으로 미안스러운 마음을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송구스럽고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공직자의 덕목이 중요하다.”며 “자기의 관점도 중요하지만 자기만의 관점이 아니라 다른 편의 입장도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당면한 여러가지 외교 현안들과 막중한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 통상교섭본부장과 1차관, 2차관을 중심으로 일치단결해 잘 다뤄나가 달라.”고 당부하고 “특히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성공적으로 개최될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이 주변 4강들과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다지고 외교의 지평을 확대해 왔고 작년에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원전수주와 같은 쾌거를 올린 바 있다.”며 “글로벌 코리아 실현에 있어서 외교부가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그런 점에서 철저한 국가관과 사명감을 갖고 진력해 달라.”고 주문했다. 유 장관은 37년간의 외교인생을 마감하고 정든 외교부 청사를 떠나는 길에 일부 기자들이 개인적 소회를 묻자 담담한 표정으로 “마음이야 섭섭하지요.”라고 말했다. 이어 “다사다난했던 2년반 동안 기자단 여러분들도 고생 많았다.”며 “마음이야 기자실에 내려가서 인사하고 싶었지만 분위기도 그래서…”라며 말끝을 흐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특채의혹 ‘몸통’은 누구

    외교통상부에서 유명환 장관 딸 특채 실무를 직접적으로 주도한 사람은 한충희 인사기획관이다. 한 기획관은 특채 심사위원 5명 중 내부 심사위원 2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관련 법을 위반하고 내부 절차를 무시했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르면, 정부부처 인사 담당자는 심사위원으로 참여할 수 없는데 한 기획관은 본인이 직접 내부 심사위원 중 한 명으로 들어갔다. 또 외교부 규정상 내부 심사위원은 채용자가 배치될 부서에서 심사위원을 맡아야 하는데 이번 특채에선 해당 부서인 통상교섭본부 쪽과 별 관련이 없는 견제민 전 우즈베키스탄 대사를 심사위원으로 뽑았다. 한 기획관의 직속 상관인 임재홍 기획조정실장도 의혹의 중심에 있다. 그러나 임 실장은 6일 “밑에서 보고받고 알았을 뿐 지휘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했다. 묵인은 했을지언정 주도하지는 않았다는 얘기로 들린다. 외교부 직제상 임 실장의 윗선엔 신각수 1차관이 있다. 일각에서는 유 장관의 최측근인 신 차관이 사건을 총지휘했다는 관측도 있다. 신 차관이 임 실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한 기획관에게 지시를 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신 차관은 유 장관의 지시를 받들어 일을 진행했다는 의혹도 있다. 특히 6일 행안부 감사 결과에 따르면, 이번 특혜 작업은 유 장관 딸을 은연중에 잘 봐준 정도가 아니라 매우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됐다. 규정을 어겨가면서 심사위원을 선정하고, 채용 기준과 기간을 멋대로 바꾼 무리수를 실무선 독단으로 했다고 보긴 힘들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이번 사건의 ‘몸통’이 외교부 최고위선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공무원 특채 파문] 유명환 사태가 보여주는 교훈과 메시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결국 ‘딸 특혜 논란’으로 4일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번 사태는 유 장관 개인의 불명예를 넘어 우리 사회의 현주소와 관련한 몇가지 중요한 교훈과 시사점을 던진다. ① 심각한 청년실업… 언제든 폭발적 정치이슈 될 수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5일 “유 장관의 딸이 채용된 자리는 1년 반짜리 계약직이었는데….”라고 말했다. 갑자기 그만둔 전임자의 남은 계약기간을 채우는 ‘땜질용 채용’에 불과한데 여론에는 마치 ‘철밥통 정규직’에 특채된 것처럼 비쳐지는 바람에 뭇매를 맞았다는 것이다. 이 현상을 뒤집어 해석하면, 그만큼 우리 사회의 청년 실업난이 심각하고 예민한 이슈라는 얘기가 된다. 지난 7월 청년(15~29세) 실업률은 8.5%로 전체 실업률(3.7%)의 두배를 훌쩍 넘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인 2008년까지 7%대를 유지하다 2009년 8%대로 악화됐고 지금은 9%대를 위협하는 중이다. 그뿐만 아니라 통계에 잡히지 않은 실질 청년실업률은 이미 20%를 넘어섰다는 것이 노동계의 정설이다. 고학력 실업 실태는 더욱 비관적이다. 지난해 4년제 대학 졸업자 3명 가운데 2명이 ‘청년 백수’ 상태라는 통계도 있다. 장관 딸 특혜 의혹은 암담한 취업 현실에 직면한 청년들의 가슴에 불을 지른 격이다. 정부 소식통은 “이번 사태가 포털 사이트에서 하루 종일 검색어 1위를 기록할 만큼 높은 관심을 끌어 놀랐다.”면서 “젊은이들이 폭발적으로 댓글을 단 것 같다.”고 했다. 젊은층의 상대적 박탈감이 사소한 계기로 분노로 전환될 수 있으며, 결국 비등점을 넘어 사회적 폭발로 이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실례인 셈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② 공직기강 해이 심각… 강력한 신상필벌을 때로 미세한 균열은 거대한 붕괴의 전조일 수 있다. ‘유명환 사태’는 정권 후반기 해이해진 공직사회 기강의 일단을 반영한다는 시각이 있다. 사실 이번에 유 장관의 처신은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누가 보더라도 의심을 받을 만한 행위를 노련하기로 정평이 난 유 장관이 저질렀기 때문이다. 유 장관은 사태의 심각성을 뒤늦게 인지한 뒤 측근들에게 “내가 잠시 뭐가 씌었었나 보다.”라고 토로했다고 한다. 그의 고백이 진심을 담고 있다 하더라도, 서슬퍼런 정권 초기 같으면 감히 그런 착시 현상을 일으켰을까. 정부 소식통은 “최근 정부 관료들이 책임이 따르는 일을 회피하며 복지부동하는가 하면 일부 공직자들은 다른 데를 기웃거리느라 본업을 소홀히 하는 기강해이 현상이 감지되고 있다.”면서 “대통령의 임기가 절반이나 남은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지적했다. 현 정부는 지금까지 측근 비리가 나타난 게 없다. 또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도 전임 정권의 임기 중반 시점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다. 정권 말기적 현상으로 보긴 어렵다는 얘기다. 정부 소식통은 “천안함 사건의 충격으로 정국이 어수선해지면서 기강해이 현상이 앞당겨진 것 같다.”고 진단한 뒤 “원칙을 지키는 데서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력한 신상필벌을 말한다. 인사(人事)에는 장사(壯士)가 없는 법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③ 고시 개편안, 공정성 담보없인 위기 맞는다 외교부는 지난 5월 서류전형과 면접의 비중을 크게 높이는 제도로 5급 외교관을 선발하겠다는 내용의 외무고시 개선안을 발표했다. 행정안전부 역시 지난달 서류전형과 면접의 비중을 높이고 특채 인원을 늘리는 형태의 행정고시 개편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서류전형과 면접은 기준이 불분명해 객관성을 담보하기가 어려운 게 사실이다. 결국 이번 사태로 기우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된 셈이다. 이에 따라 새로운 고시 제도에서 특단의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는다면 수험생들의 불신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행정학자들은 “내부면접 위원의 축소, 무기명 블라인드 면접제도의 활성화 등으로 공무원 특채 때 주관적인 요소가 개입할 여지를 없애야 한다.”면서 보완책 마련을 주문하고 있다. 반면 한편에서는 현행 필기시험 위주의 고시제도가 가장 공정하다는 반론이 만만치 않다. 정부 소식통은 “서류전형이나 면접은 비록 공정하다 하더라도 유복하게 교육받은 기득권층 자녀들에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면서 “100% 실력으로 승부하는 현행 고시제도가 오히려 합리적이라고 본다.”고 했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④ 트위터 등 광속여론… “하루만에 국민이 경질” 유 장관 딸 특혜 의혹이 보도된 것은 2일 저녁이었고 청와대가 유 장관 사퇴를 결정한 것은 3일 오후였다. 불과 하루 만에 최장수 외교장관을 꿈꾸던 인물의 옷을 벗긴 주역은 인터넷, 특히 트위터였다. 특혜 의혹은 보도되기 무섭게 트위터 등으로 급속히 퍼지면서 순식간에 태풍과도 같은 여론을 형성했다. 그 과정에서 외교부 홈페이지가 마비됐고 트위터에서는 유 장관 사퇴 촉구 릴레이 리트윗(퍼나르기) 행렬이 이어졌다. 정치인들의 트위터 논평도 잇따랐다.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민주당 천정배·정동영·최문순·김진애·박주선 의원,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 국민참여당 이재정 대표 등이 비판 의견을 트위터에 게재해 여론을 추동했다. 유 장관 사퇴 후 민주당 전병헌 정책위의장은 트위터를 통해 “유 장관은 사퇴가 아니라 국민들에 의해 경질된 것”이라고 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트위터와 같은 1인 매체 등장으로 뉴스 확산 속도가 비교할 수 없이 빨라졌다.”고 분석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카터 訪中전 천영우 차관과 ‘공항 회동’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5일 중국 방문 길에 인천국제공항에 들러 천영우 외교통상부 제2차관과 만나 북·미 관계와 6자회담, 한반도 비핵화에 대한 북한 측의 입장을 설명했다고 외교부 관계자가 전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카터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5시 인천공항에 도착해 베이징으로 향하는 비행기로 환승하기 전 공항 귀빈실에서 천 차관과 1시간가량 회동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부터 사흘간 북한을 방문했으며 그 결과를 미 정부에 설명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중국 인민대외우호협회의 초청으로 이날부터 10일까지 6일간 중국을 방문한다. 이와 함께 3박4일간의 미국 방문을 마치고 이날 귀국한 위성락 외교통상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6자회담 재개와 관련, “앞으로 5자(한·미·중·일·러) 간에 긴밀히 협의하면서 6자회담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위 본부장은 “한·미 양측은 투트랙(two-track·대화와 압박)의 기본 골간을 지켜 나간다는 입장을 확인하고 대화 재개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 각자 노력하기로 했다.”며 “그러나 아직은 제재가 우위에 있는 국면이고 대화는 뒤로 밀려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화 재개 여건이 조성되려면 북한의 책임 있는 태도가 선행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북한의 행동 전반을 총체적으로 평가,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한국정부의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공무원 특채 파문] 후임 외교장관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4일 중도하차 함에 따라 누가 후임 장관에 임명될지 관심이다. 우선 김성환(외시 10회)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이 ‘0순위’로 거론된다. 이명박 대통령을 2년여 지근거리에서 보좌해온 만큼 대통령의 외교철학을 잘 이해하고 있는 데다 정책의 일관성을 유지하기 쉬운 장점이 있다. 이태식(외시 7회) 전 주미대사와 이규형(외시 8회) 전 러시아 대사도 후보군에 있다. 현인택 통일부 장관도 외교부 장관을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임성준(외시 4회)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의 이름도 오르내린다. 외교부 차관보 시절 미·일·중·러 등 4강 외교에 두루 정통했던 그의 경력은 ‘천안함 이후 외교’에 적임이며, 2000년 서울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준비본부장으로서의 경험은 11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에 장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김성환 수석이 장관에 임명될 경우 후임 외교안보수석으로는 김숙 국정원 1차장이 우선 거명된다.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 비서관의 승진 기용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신임 장관 임명까지는 최소 한 달 이상 걸릴 것으로 전망돼 ‘외교 공백’이 우려된다. 각료 임명 제청권을 가진 국무총리가 공석이기 때문이다. 총리 대행을 맡고 있는 부총리는 각료 제청권이 없다. 결국 총리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에 이어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 절차까지 모두 밟으려면 아무리 빨라도 30~40일은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에 따라 외교부는 당분간 신각수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맡는다. 사실상 초유의 사태다. 이는 수장(首長)의 역할이 중요한 외교무대의 특성상 국익에 불리하게 작용할 소지가 있다. 우선 6자회담 참가국 장관들 간에 긴밀한 협의가 예상되는 오는 25일 유엔총회 외교에서 차질이 우려된다. 앞서 9∼11일 이 대통령의 러시아 방문 수행 외교도 숙제다. 신 차관은 지난 주말 자원외교를 위해 떠날 예정이었던 중남미 출장을 취소했다. 두 달 앞으로 다가온 G20 준비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韓·美·日 vs 北·中… 굳어지는 신 냉전

    韓·美·日 vs 北·中… 굳어지는 신 냉전

    오늘의 동북아는 천안함 사건 이전의 동북아가 아니다. 3개월 만에 극적으로 재연된 북·중 정상회담은 이 불가피한 사실을 자명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 발표를 코앞에 둔 시점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만난 메시지는 수신처를 미국으로 하고 있다. 그것은 ‘너희가 그렇게 하면 우리도 이렇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지난 27일 북·중 정상회담은 단순히 남북문제가 아니라 동북아의 문제, 세계의 문제다. ●“美·日 행보는 中 견제용” 분석 천안함 사건이 일어났을 때 미·중은 둘 다 몸을 사렸다. 하지만 북한 소행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달라졌다. 미국은 전폭적으로 한국 편을 들면서 대북 응징에 팔을 걷어붙였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주도했고 추가 대북제재 방침을 천명했다. 중국의 반발을 무릅쓰고 동해에 항공모함을 보내 군사훈련을 강행했으며, 다음달 초 서해 연합훈련을 예고했다. 미국의 진정한 의도는 지난달 23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전모를 드러냈다. 미국은 중국과 동남아 일부 국가 간 영토분쟁인 남중국해 문제에 끼어들어 사실상 반(反) 중국 진영에 가담했다. 미국이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서해에서 남중국해까지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만했다. 지난 10일 간 나오토 일본 총리의 담화도 ‘동북아의 시각’으로 들여다 봐야 한다. 간 총리는 ‘한국인’에 대해 사과하면서도 북한과 중국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1995년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침략을 받은 아시아의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했었다. 간 총리의 담화는 한국과 북·중 사이에 선을 그어놓은 격이다. 최근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자리를 중국에 내준 일본으로서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확실한 내 편으로 붙들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일본 정부가 ‘독도는 일본 영토’라고 표기한 올해 방위백서의 발표를 미루고 있는 것도 이런 의도의 연장선상에 있다. 중국은 천안함 사건 직후 ‘불량국가’인 북한을 편드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그래서 시종 모호한 자세로 일관했다. 하지만 남중국해 영토분쟁과 서해훈련 문제 등을 통해 미국의 의도가 선명해지자 이쯤에서 뭔가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한국, 대북관계 연착륙 과제로 한·미·일 대 북·중의 신(新)냉전 구도가 굳어진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우리한테 돌아온다. 그동안 한국 정부의 대북 압박정책은 중국이 북한을 돕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논리를 전제로 하고 있었다. 5·24조치로 남한의 지원이 끊기고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까지 가세한다면 북한 정권이 내년 봄쯤에는 두 손을 들 것이란 기대도 일견 녹아 있었다. 그런데 만약 중국이 북한에 산소마스크를 씌워주는 쪽으로 돌아선다면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원점에서 재고해야 할 처지에 직면할지 모른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김정일 돌연 訪中] “北, 3단계 6자회담 재개방안 추진생각 있다”

    [김정일 돌연 訪中] “北, 3단계 6자회담 재개방안 추진생각 있다”

    한국과 중국의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들이 26일 서울에서 2시간 30분에 걸쳐 ‘마라톤 대화’를 가졌으나, 회담 재개를 위한 뚜렷한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한반도 해빙 국면까지는 상당기간 더 시간이 필요한 분위기다. 이날 저녁 방한한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수석대표는 외교통상부로 한국측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찾아와 면담한 뒤 시내 모처에서 만찬을 함께 했다. 지난 16∼18일의 방북했던 우다웨이 대표는 위 본부장에게 “북한이 3단계 6자회담 재개 방안을 추진할 생각이 있더라.”면서 한국이 이에 응할 것을 설득했다. 3단계 방안이란 천안함 사건 이전인 올해 봄 중국이 제안한 ‘북·미 접촉→6자 예비회담→6자 본회담’의 수순을 말한다. 그러나 위 본부장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적절한 태도를 취하고,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야 회담 재개가 가능하다는 우리 정부의 종래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북한은 여전히 천안함 사건이 자기들의 소행이 아니라고 부인하는 한편 평화협정 체결을 6자회담 재개의 전제조건으로 우 대표에게 제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은 자신들에게 가해지고 있는 국제사회의 제재가 부당하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대화에서 우 대표는 한·미 연합훈련이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명했고, 위 본부장은 방어적 목적의 훈련에 불과하다고 안심시켰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5·24조치’ 원칙 고수… 北 ‘백기’ 유도?

    정부는 왜 ‘채찍’을 내려놓지 않는 것일까. 정부가 좀처럼 대북제재 모드를 변환할 기색을 안 보이고 있다. 천안함 사건에 대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성명 채택을 계기로 출구전략을 모색할 것이란 관측은 빗나간 지 오래다.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서울 개최, 지미 카터 전 미 대통령 방북, 우다웨이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 방한, 정치권의 대북 쌀지원 제안 등 ‘출구’로 유인하는 숱한 손짓들에도 정부는 요지부동이다. 외교가에서는 “정부의 동태가 기존의 패러다임으로는 해석이 안 된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정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일까. ●“G20 우리정부 약점안돼” 25일 A당국자의 얘기다. “한때 우리가 북한에 유화 제스처를 취하지 않으면 북한의 통미봉남(通美封南) 전술로 한국이 ‘왕따’가 된다는 목소리가 있었다. 하지만 이후 한·미동맹이 더욱 강화되자 그 다음에는 북한에 손을 내밀지 않으면 중국의 대북 영향력이 커질 우려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그 논리도 잘 먹히지 않자 이번엔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치르기 위해서는 북한과 화해국면을 이뤄야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이렇게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북한과 무작정 대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명분만 바꿔가면서 일정한 흐름을 형성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원칙을 허물면서 북한과 대화할 생각이 없다.” ‘원칙’이란 북한의 천안함 사건 사과와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을 말한다. 그래도 G20을 위해서는 뭔가 변화를 모색해야 하지 않을까. B당국자는 “기왕이면 G20을 좋은 분위기에서 하면 좋을 것이란 점은 우리도 인정하지만, 북한이 변하지 않는데 지금까지 고수해온 원칙을 무너뜨릴 수는 없는 일”이라면서 “G20이 북한에 대한 우리의 약점이 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美제재땐 北 내년 봄 못버텨” 제재 기조가 조금만 더 흔들림 없이 유지된다면 북한이 ‘백기’를 들 것이란 기대도 엿보인다. C당국자는 “남한의 5·24 조치가 유지되고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가 본격 시행될 경우 북한은 내년 봄쯤 가면 더 이상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흥미로운 점은, 정부 내에서 대북기조에 관한 이견이 별로 감지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정부 소식통은 “정부가 이랬다 저랬다 하는 것이 북한에 주는 가장 나쁜 신호라고 생각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의중이 외교안보 라인의 입장에 전적으로 반영돼 있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우다웨이 中 6자대표 26일 訪韓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방북에 이어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6자회담 수석대표도 26~28일 방한하는 것으로 일정이 확정됐다. 우다웨이는 서울에 이어 도쿄, 워싱턴, 모스크바 등 6자회담 참가국들을 연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일련의 ‘방문 외교’들이 한반도 정세에 급격한 변화를 불러올 것이란 기대에 무게를 싣지 않는 기색이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중요한 것은 무작정 6자회담 테이블에 앉는 게 아니라 북한이 진정으로 변화할 의지가 있느냐는 것”이라면서 “중국이 뭔가 획기적인 얘기를 들고 오면 모를까 흘러간 옛 노래를 되풀이하는 식이라면 변화가 있기는 힘들 것”이라고 기대수준을 낮췄다. 정부는 카터 방북에 대해서도 “인도주의적 목적에 국한되는 것”이라면서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정부 관계자는 “카터 전 대통령의 방북은 억류된 미국인 곰즈를 데리고 나오는 것이 목적”이라며 “지난해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미국 여기자 석방을 위해 방북했을 때도 그랬던 것처럼 다른 임무가 있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지난해 클린턴 방북 이후 결과적으로 대화 기류가 조성된 사실에 대해서는 “그런 측면이 있다.”면서 부인하지 않았다. 카터 방북의 직접적 목적은 억류 미국인 석방이지만, 꽉 막혀 있는 북·미 간 대화의 물꼬로 작용할 개연성은 인정한 것이다. 우다웨이가 서울에 와서 지난 봄 천안함 사건 직전 중국 정부가 제안했던 ‘예비 6자회담’ 개최 카드를 다시 제시할지도 관심이다. 정식 6자회담 개최는 우리 정부가 북한의 천안함 사건 사과와 비핵화 진정성을 사실상의 전제조건으로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예비 6자회담으로 우회하는 게 더 현실적이라는 발상이다. 이 경우 우리 정부로서는 수용 여부가 고민일 수도 있다. 실제 정부 관계자는 이를 묻는 질문에 “너무 구체적인 부분이라 대답하기가 곤란하다.”고 피해갔다. 그러나 다른 당국자는 “지금은 46명이 희생된 천안함 사건 이후라는 점에서 지난 봄과는 상황이 다르다.”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임태희·이재오 투톱 남북정상회담 추진?

    이명박 대통령 임기 후반 눈여겨 볼 대목 중 하나는 남북정상회담의 성사 여부다. 천안함 사건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일로에 있는 지금 정상회담 운운하는 것은 나무 위에 올라 물고기를 얻으려 하는 일만큼 생뚱맞은 느낌을 준다.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외교안보의 테두리를 넘어 정치의 시야로 바라보면 전혀 무리한 상상만은 아니다. 정치는 생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통령 입장에서는 단임제 대통령으로서 남북관계를 악화된 채로 남기고 물러나는 것에 부담을 느낄 법도 하다. 남북정상회담이란 카드는 크고 작은 갈등을 일거에 청산하고 개선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한나라 대북 쌀 지원 주장이 회담 단초? 이와 관련, 최근 개각과 청와대 인사를 통해 새로 진용을 갖춘 ‘임태희 대통령실장-이재오 특임장관’ 조합에 주목하는 시각이 있다. 임 실장은 지난해 10월 싱가포르에서 김양건 북한 통일전선부장을 비밀리에 만나 정상회담을 교섭했던 인물이다. 업무 영역이 자유로운 특임장관에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재오 의원이 임명된 것도 예사롭지 않다. 미국의 추가 대북제재와 서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예정된 험악한 상황에서 23일 한나라당 쪽에서 대북 쌀 지원 재개 주장이 나온 것도 나중에 돌이켜 본다면 거대한 변화의 작은 단초일 수 있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2년 반이나 남은 점도 정상회담의 가능성을 폐기할 수 없는 대목이다. 임기 말까지 지금의 남북관계가 변화할 가능성은 시간적으로 충분하다. 천안함 사건 발생 이전 남북정상회담이 성사 직전까지 갔던 기억도 정상회담의 불씨를 지피는 부분이다. 뒤집어 말하면, 천안함 사건에 따른 갈등만 해소된다면 정상회담 분위기는 천안함 사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얘기도 된다. 문제는 북한이 어떤 태도로 나오느냐다.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비핵화 의지를 보인다면 정상회담의 명분은 갖춰지지만, 그 반대라면 정상회담 추진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이 이 대통령의 남북정상회담 구상에 동조할지도 관건이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전임 조지 W 부시 행정부처럼 오락가락하지 않고 ‘핵추구=제재, 핵포기=지원’이라는 일관된 궤도를 유지하고 있다. ●美, 이란 핵과 연계 北과 대화 까다로워 특히 핵 개발을 하고 있는 이란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않기 위해서라도 미국으로서는 근본적 변화를 보이지 않는 북한과의 대화에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어찌보면 남북정상회담에 관한 한 우리가 통미봉남(通美封南)을 우려하는 상황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미국이 한국 정부의 통북봉미(通北封美)를 경계하는 구도라고 볼 수도 있다.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소속인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지난 1월 말 이 대통령이 영국 BBC방송 인터뷰에서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을 계기로 회담 가능성이 급격하게 고조됐을 때, 미국 측에서 북한의 비핵화 관련 진정성을 확인하는 것이 정상회담보다 우선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서면서 우리 정부의 정상회담 추진 기류가 주춤했던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필리핀서 한인 피살

    23일 새벽(현지시간) 필리핀 마닐라에서 교민 조모(목사)씨가 무장강도에 피살됐다.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필리핀에 거주하는 조씨가 한국에서 온 동료목사 등 일행 7명을 본인 차에 태우고 마닐라 공항에서 자기 집으로 가던 중 괴한들의 총에 맞아 살해됐으며, 나머지 일행중 2명은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괴한들은 이날 0시35분쯤 마닐라시 타두이그 지역에서 조씨의 차를 세운 뒤 일행들의 목걸이 등 귀중품을 빼앗고 조씨를 살해했으며, 이어 일행 중 남녀 1명씩을 차에 태워 10분가량 달아나다 도로상에 풀어준 것으로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인질 김모씨가 경미한 부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귀중품을 빼앗긴 점으로 보아 강도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주 필리핀 대사관은 현지 경찰에 용의자들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명박정부 반환점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는

    [이명박정부 반환점 여론조사] 정당 지지도는

    이번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 지지도의 하락세가 뚜렷했다. 한나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이 34.0%인 반면 민주당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21.3%로 그쳐 10%포인트 이상 한나라당이 앞섰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승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았던 지난달 조사에서 30.7%의 지지율을 기록하면서 한나라당(34.4%)과의 격차를 바짝 좁혔으나, 한 달 만에 다시 20%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한 달 새 민주당에서 이탈한 표는 대부분 무당파로 이동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지지율이 10%가량 빠졌는데,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는 무당파 응답도 한 달 만에 그만큼(18.8%→32.9%) 늘었기 때문이다. 반면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34.4%→34.0%로 거의 변동이 없었다. 민주당은 20~30대 젊은층에서 한나라당에 앞섰으나 40대 이후 연령층에서 한나라당에 뒤졌다. 특히 민심의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는 40대에서 25.3% 대 24.8%로 근소하게 뒤진 게 아쉬웠다. 반면 한나라당으로서도 민주당에 실망한 표가 한나라당으로 바로 넘어오지 않았다는 점은 고민스러운 숙제다.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한나라당이 여당으로서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보다 많은 점도 민주당엔 아픈 대목이다. 한나라당이 여당으로서 역할을 잘한다는 응답은 33.3%이고 못한다는 응답은 63.6%다. 반면 민주당이 야당으로서 역할을 잘한다는 응답은 27.3%, 못한다는 응답은 70.3%였다. 물론 여야 모두 역할을 잘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잘하고 있다는 대답보다 높은 점은 함께 반성할 대목이다. 인위적인 정계개편이라 할 수 있는 이념 간 연합론이 후한 점수를 못 받는 점도 눈에 띈다. ‘안정된 국정운영과 정권 재창출을 위해 보수적인 정치세력이 연합해 보수 대연합을 해야 한다는 의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공감이 간다.’는 응답(37.3%)보다 ‘공감이 안 간다.’는 응답( 53.7%)이 더 높았다. 반면 진보 대연합론은 보수 대연합론보다는 공감하는 여론이 많았다. 공감이 간다는 응답이 44.0%로 공감이 안 간다는 응답 46.0%와 큰 차이가 없었다. 이념성향이 보수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는 보수 대연합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54.4%였고, 공감이 안 간다는 응답이 39.0%였다. 반면 이념성향이 진보라고 밝힌 응답자 중에서는 진보 대연합론에 공감한다는 응답이 61.0%, 공감이 안 간다는 응답이 31.2%로 나타났다. 민주노동당(5.1%), 국민참여당(2.6%), 자유선진당(2.3%) 등 군소정당들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저조하게 나타난 점은 이들 정당에 존립 이유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게 한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정부, 이란대사에 유감 표명

    정부, 이란대사에 유감 표명

    외교통상부가 최근 모하마드 레자 바크티아리 주한 이란대사를 불러 대(對)이란 제재와 관련, 한국을 향해 ‘보복’ 운운했던 것은 적절치 못한 태도였다고 강하게 유감을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외교부 당국자는 지난주 바크티아리 대사에게 “이란 제재에 대한 한국 정부의 방침이 아직 확정되지도 않았는데, 양국 정부의 우호에 앞장서야 할 대사가 미리부터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한국이 제재에 나선다면 보복하겠다.’는 식의 자극적 발언을 공개적으로 하는 것은 양국 관계를 위해 전혀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로 심히 유감스럽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바크티아리 대사는 지난주 초 서울신문을 비롯한 일부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이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한다면 한국도 피해를 입을 것이라거나 보복을 당할 것이라는 취지의 경고성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앙 정부끼리는 티격태격해도 대사는 양국 정부 사이를 오가면서 최대한 관계 정상화를 위해 노력하는 게 상식인데, 오히려 마치 주재국 정부 사람들을 다시는 안 볼 것처럼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내는 것은 외교적으로 매우 이례적이고 부적절하다는 공감대가 한국 정부 내부적으로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한·이란 관계가 결딴이 나면 한국뿐 아니라 이란에도 이롭지 않다.”면서 “원유 수출을 절대적인 국가 수입원으로 하는 이란 입장에서 한국은 주요 원유 수출 대상국으로서 중요한 데다 한국산 공산품을 당장 대체할 수입 대상국도 마땅치 않은 만큼 이란 정부도 파국을 피할 수 있는 지혜를 짜내야 한다.”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모닝 브리핑] 새달 서해 대잠훈련 美항모 불참 공식확인

    한미연합사령부는 다음달 초 서해에서 실시되는 연합 대(對)잠수함 훈련에 미 7함대 소속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호는 참가하지 않는다고 20일 공식 확인했다. 연합사는 보도자료를 통해 “조지워싱턴호가 이번 대잠훈련에는 참가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앞으로 있을 훈련에서는 한반도 인근 해역에서 활동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훈련은 북한의 도발을 억제한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보내기 위한 것”이라며 “대잠수함전의 전략, 기술과 절차 숙달에 중점을 두고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했다. 연합사는 “대잠훈련은 아직 계획 단계에 있으며 참가할 함정이나 범위와 관련한 상세한 내용은 다음 주 중에 발표될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비준’단어 하나 놓고 FTA 1년간 신경전

    “우리 측이 초안에 ‘비준’이라는 단어를 넣었더니 미국 측이 그 말을 슬그머니 뺐다. 이렇게 넣고 빼고 하는 일이 1년 넘도록 거듭됐다. 올해 5월에도 우리는 어김없이 비준이란 용어를 넣었다. 그런데 이번엔 미국이 그 말을 빼지 않더라.” 지난 1년 반 동안 진행된 몇 차례 한·미 외교장관 회담의 이면엔 단어 사용 하나를 놓고도 이렇듯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던 것으로 19일 확인됐다. 외교통상부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유명환 외교부 장관과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의 첫 회담 결과문 초안에 한국측 실무진은 ‘양측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표현을 넣었다. 그러자 미국 측은 비준이란 말을 쏙 빼고 대신 ‘한미 FTA의 진전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는 문구로 수정해 돌려줬다고 한다. 구속력이 있는 표현인 ‘비준’을 보다 약한 뉘앙스의 ‘진전’으로 바꾼 것이다. 외교장관 회담 결과문은 사전에 양측이 만든 초안을 서로 교환해 보고 문제가 있는 대목은 수정하는 게 관례다. 상대국 장관의 기자회견 발언문도 쌍방이 미리 열람하고 고칠 게 있으면 손질을 한다고 한다. 이후 1년여간 두 장관이 가진 몇 차례 회담 때 마다 한국 측은 초안에 비준이라는 단어를 삽입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미국은 ‘비준’을 ‘진전’으로 바꿨다. FTA와 관련, 한국 측의 적극적 자세와 미국 측의 머뭇거림이 반영된 단면이다. 그러던 것이 올해 5월 회담부터 달라졌다. 그 때도 한국 측 실무진은 비준이라는 말을 초안에 넣어 미국 측에 넘겼다. 그런데 이번엔 미국이 수정을 가하지 않은 채 돌려주는 것이 아닌가. 이에 따라 5월26일 양국 외교장관은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후 양국 사이에 ‘FTA 비준’이라는 말은 스스럼 없이 쓰이게 된다. 지난 6월26일 한·미 정상회담 직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앞으로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한국측 상대가 만나 한·미 FTA 비준안을 의회에 제출할 수 있도록 방향을 설정할 것”이라면서 올해 11월까지 협상 마무리 의지를 천명했다. 이어 7월21일 한미 외교·국방(2+2)회담 공동성명에서 양국 장관들은 “한미 FTA 비준을 위해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北, 中회사 통해 WMD물자 반입”

    북한이 지난 4월 장거리 로켓이나 미사일 발사에 필요한 첨단 계측기계를 중국 내에 설립한 유령회사(페이퍼 컴퍼니)를 통해 밀반입한 사실을 우리 정보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19일 알려졌다. 우리 정부는 이 같은 사실을 이달 초 미국 정부에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계측기계는 미사일 발사에 활용되는 전자장치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안 1874호가 대북 수출을 금지하고 있는 물자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佛도 日처럼 외규장각 반환하라”

    정부가 최근 일본의 조선왕실 의궤 반환 방침 발표를 들어 프랑스가 병인양요 때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를 조속히 반환(영구 대여)해 달라고 프랑스 정부에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외교통상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10일 조선왕실 의궤 반환 입장을 밝힌 직후 주 프랑스 한국대사관을 통해 프랑스 정부에 “일본이 조선왕실 의궤를 반환하기로 결정한 만큼 프랑스도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에 대해 전향적인 결정을 하루 속히 내려달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요청에 대해 프랑스 측은 즉답을 하지 않은 채 “잘 알겠다.”는 반응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관계자는 “일본 정부의 반환 결정은 프랑스 정부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멜라트은행 폐쇄보다 영업 일부정지 검토

    멜라트은행 폐쇄보다 영업 일부정지 검토

    정부가 이란 제재의 핵으로 떠오른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에 대해 완전 폐쇄보다는 영업 일부 정지 등의 조치를 취하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18일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폐쇄조치하라는 미국의 요청과 지점 폐쇄는 보복을 부를 것이라는 이란의 경고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는 중간점을 찾기 위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우리 정부의 결정이 어느 한 쪽으로 쏠릴 경우 두 나라 중 한 나라가 강한 불만을 가질 수 있다는 우려가 감안된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 지점에 대한 징계는 영업 일부 정지→영업 전부 정지→폐쇄 등의 순서로 강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폐쇄나 영업 전부 정지는 전례가 거의 없을 정도로 극히 강력한 징계에 해당한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 제재 결의안이 지목하고 있는 석유 관련 거래 등의 영업만 정지시키는 수준으로 징계가 내려질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정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는 수년 전부터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거래하는 제3국 금융기관의 불법 자금 흐름을 한국 정부에 증거로 제시하면서 폐쇄를 요구해왔다.”고 밝혔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 같은 미국 정부의 요청에 우리 정부는 금융감독원 등을 통해 조사에 나섰지만, 제3국 금융기관의 자금 흐름 내역을 확보하지 못한 한계 때문에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계자는 “만약 우리 정부가 멜라트은행을 작심하고 조사하려면 서울지점과 거래하는 제3국에 조사 협조를 요청해야 한다.”면서 “경우에 따라서는 미국 정부의 도움을 얻어 증거 자료를 수집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한국의 이란 제재 동참 여부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처리가 관건인 셈이다. 미 재무부가 지난 16일( 현지시간) 관보에 포괄적 이란제재법 시행세칙을 발표하면서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을 제제 대상으로 포함시킨 데서 미국의 의지가 읽힌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멜라트은행을 손보지 않는다면 미국이 서운해할 법하다. 미국 입장에서는 유럽과 일본이 이란 제재에 대한 동참을 천명한 상태에서 이란과 교역이 많은 한국까지 제재의 우군으로 끌어들여야 제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반면 이란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서울지점 폐쇄는 이란과의 관계 악화로 직결될 우려가 있다. 한국이 미국이 주도하는 제재에 동참할 경우 이란 정부가 한국과의 일반상품 교역·투자를 전면 금지하는 등 보복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한편 정부 당국자는 “미 재무부의 특별지정제재대상(SDN) 리스트에 오른 주한 이란계 회사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외에도 이란 페트로 케미칼 한국법인과 시스코 쉬핑 컴퍼니 등이 있다.”고 확인했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결국 포함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이 결국 미국의 대(對) 이란 제재 대상에 포함됐다. 이에 따라 이 은행 서울지점의 폐쇄 여부를 놓고 고민하고 있는 우리 정부가 중대 기로에 섰다. 정부가 미국의 이란 제재에 동참하기로 최종 결정할 경우 이란과 거래하는 한국기업들에 적지 않은 피해가 우려된다. 미국 재무부는 16일(현지시간) ‘포괄적 이란제재법 시행세칙(CISADA)’을 연방관보에 전격 게재했다. 지난달 1일 발효된 포괄적 이란제재법의 시행세칙은 당초 10월초에야 발표될 것으로 예상돼 왔다. 미국 법 체계상 시행세칙은 법 발효 후 90일 이내에 발표한다는 조항 때문이다. 이에 따라 10월초 시행세칙이 나온 뒤 이란제재 동참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던 우리 정부로서는 갑자기 발등에 불이 떨어진 꼴이 됐다. 시행세칙은 ▲이란 정부의 대량살상무기 및 테러활동 지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이란제재 결의안에 해당하는 활동 ▲이란 금융기관의 돈세탁 행위 ▲이란혁명수비대 관련 금융행위 등을 제재 대상으로 열거했다. 특히 제재 대상 목록에는 미국이 불법 자금거래를 근거로 폐쇄를 요구하고 있는 멜라트은행 서울지점도 포함됐다. 시행세칙은 또 제재 대상과 관련된 미국의 대리계좌나 지불계좌의 신규개설 금지는 물론 기존 계좌도 폐쇄하도록 했다. 포괄적 제재법에 표현된 ‘중대한’(significant) 금융거래 및 금융행위의 정의와 관련, 시행세칙은 “그 크기와 숫자, 거래의 빈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이와 관련, 외교통상부 관계자는 “시행세칙이 서둘러 나온 점으로 미뤄 미국 측의 강한 의지가 엿보인다.”고 해석했다. 김상연·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 “대북 출구전략 얘기할 때 아니다 통일비용 분담 6자회담서 논의”

    “대북 출구전략 얘기할 때 아니다 통일비용 분담 6자회담서 논의”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남북한 통일 비용을 국제사회가 분담하는 문제와 관련, “때가 되고 (통일이)임박하면 그런 논의가 있을 수 있다.”면서 “미국, 일본 등 지정학적으로 밀접한 이해관계를 갖고 있는 주변국과 국제금융기구, 그리고 유럽연합(EU) 등 한반도에 관심이 많은 나라들이 (분담의)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장관은 또 지금은 대북 출구전략을 얘기할 때가 아니라고 밝혔다. 이란 제재 문제에 대해서도 원칙대로 하겠다는 입장을 천명했다. 유 장관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통일비용 분담과 관련, “국제사회나 금융기구 같은 데서 함께 (부담)할 수 있다는 것은 (이명박 대통령의 대북 구상인)‘비핵·개방 3000’에 펀드 조성 같은 것으로 이미 나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핵 6자회담이 통일 비용 분담을 위한 논의의 장으로 활용될 가능성에 대해 “비핵화가 진전돼 6자회담이 동북아 평화체제 쪽으로 발전하게 되면 좋은 논의의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유 장관은 그러면서도 “그런 논의는 우리 스스로 먼저 준비가 된 다음에 하는 게 순서”라고 말했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제안한 통일세 도입과 관련, “당장 시행하겠다는 게 아니고 공론에 부치자는 의미”라면서 “어떤 시간표를 갖고 제안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유 장관은 남북관계에 대해 “북한이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해 입장을 밝히고 비핵화에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면서 “6자회담 재개 등 출구전략을 우리가 먼저 얘기하기엔 시기적으로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는 동시에 대화의 장을 열어 놓는 투트랙(two-track)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덧붙였다. 유 장관은 “이달 말쯤 미국이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할 것”이라면서 “국제금융이라는 것이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중국도 의지와 관계없이 조심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대(對)이란 제재 동참 여부와 관련, “(국제사회에)북핵은 막아달라고 하면서 이란 핵에 대해서는 별개로 이중잣대를 들이댈 수는 없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란 멜라트은행 서울지점 폐쇄 여부는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의 조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유 장관은 국가정보원 요원 추방사태로 불거진 한·리비아 갈등에 대해 “마무리 해결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협상과 관련해서는 “미국 측에 무엇이 불만인지 말해 달라고 했는데 아직 구체적으로 요청사항이 온 것이 없다.”고 했다. 이어 “쇠고기 문제는 관세 문제가 아니고 위생 검역의 문제라 FTA와 연결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면서 “30개월 이상 쇠고기가 수입될 경우 한국 내 소비가 하락하기 때문에 그것은 미국 수출업자들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김미경기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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