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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개혁 없으면 제2 최순실 나와” “정치 문제, 헌재 맡기는 건 우려”

    “檢 개혁 없으면 제2 최순실 나와” “정치 문제, 헌재 맡기는 건 우려”

    “노무현 정부 때 고위공직자비리조사처(고비처)가 신설됐다면 ‘최순실’은 이미 걸러졌을 겁니다. 지금 검찰이 강공 태세인 것처럼 보이지만 청와대와 인사권으로 결탁된 검찰 시스템을 개혁하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태는 또 반복될 수밖에 없습니다.” 23일 서울대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민교협)가 마련한 ‘벼랑 끝의 한국, 위기 극복의 길을 찾는다’ 교수·학생 시국 토론회에서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수사권과 경찰을 잡고 있는 검찰 인사권을 청와대가 가지고 군대 대신 사용해 왔다”며 “정권을 등에 업고 거대한 권력 집단으로 군림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고비처”라고 강조했다. ‘번번이 무산된 검찰 개혁의 급소’를 주제로 발표한 조 교수는 “검찰은 투표로 바뀌는 곳이 아니기 때문에 비대한 권력 구조는 민주화 이후 단 하나도 바뀌지 않았다”며 “고비처는 여야 합의로 만들어지니 정권의 눈치를 볼 필요가 없고 비대한 검찰 권력도 효과적으로 나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토론에 나선 서복경 서강대 현대정치연구소 연구교수는 “최근 사태는 비선 조직의 성격, 공적 권력의 사유화 과정의 광범위함과 비상식적인 자의성 등 예외성이 있지만 8할은 시스템의 문제”라며 “광장(촛불집회)이 열리면서 검찰과 집권당이 일주일 단위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선거와 선거 사이 일상적인 정치 공간에서도 광장에서 요구하는 목소리만큼 시민에 의한 정부 견제가 작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탄핵 국면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상연(서울대 사회학과 12학번)씨는 “탄핵은 대통령을 향하는 주권자의 불신임이라는 정치적 문제를 국회와 헌법재판소의 법적 판단 문제로 치환한다. 탄핵 카드는 광장에 모인 민중의 열망을 무기력하게 소진하는 결과를 낳을 우려가 있다”며 “대통령 하나에 모든 책임을 덮어씌워 정권 교체까지로 선을 그으려는 야당의 정치적 수”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서울대 민교협은 오는 26일 서울대 교수들이 5차 주말 촛불집회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보신각에 집결해 ‘박근혜 퇴진을 요구하는 서울대 교수 일동’이라는 깃발을 들고 촛불집회에 참가할 계획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靑 “비아그라 고산병 치료 용도로 구매한 것”

    산악인 “다른 약 많은데…” 의문 “특검 임명 거부는 기우에 불과” 청와대가 23일 박근혜 대통령의 해외 순방 시 수행직원들의 고산병 치료를 위해 비아그라를 구매했다고 해명했으나,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들다는 여론의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전날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출받은 청와대 의약품 구입 목록을 인용해 청와대가 지난해 12월 비아그라 60정 등 발기부전 치료제를 대량 구입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아프리카 순방 시 고산병 치료를 위해 준비했는데 한 번도 안 써 그대로 있다”면서 “비아그라는 고산병 치료제이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해발 1000∼2000m에 있는 에티오피아, 우간다, 케냐 등 아프리카 3개국을 순방했다. 정 대변인은 “혈관 확장을 유지하기 위해 하루 한 정씩 세 번 4~5일간 복용하는 것이고 비아그라가 비싸서 복제품으로 ‘팔팔정’도 304정 구입했다”면서 “경호원 등 개인들에게 다 지급된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남미 순방 때는 아세타졸아마이드라는 고산병 예방약만 가져가 고생들을 많이 했기 때문에 아프리카 갈 때는 비아그라를 가져간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산악인 엄홍길씨도 산에 갈 때 비아그라를 쓴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에베레스트산 등의 등정 기록을 갖고 있는 국내 유명 산악인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비아그라는 강력한 혈관확장제이기 때문에 5000m 이상 등반하는 일부 전문 산악인들이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갖고 가는 경우는 봤지만 2000~3000m에 필요한 약은 아니다”면서 “비아그라보다 값싼 고산병 예방·치료제가 많은데 왜 하필 그걸 가져갔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정 대변인은 ‘특검의 중립성 문제로 박 대통령이 특검 임명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런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면서 “법으로 야당에서 2명을 추천하면 1명을 임명하게 돼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야당에서 양식 있고 중립적인 분을 추천할 것으로 믿는다”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허 찔린 靑… 檢 ‘우병우 수사’ 정면 돌파하나

    컴퓨터·감찰 관련 문건 등 확보… 홍보수석실 “무슨 소리냐” 당혹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하면서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특별감찰반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감찰 관련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우 전 수석에 제기된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별감찰반은 청와대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자 민정수석비서관 산하에 별도로 설치한 조직으로, 고위 공무원과 관련된 감찰 사안이 있을 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 상시 조직인 ‘특별감찰관’과는 다른 곳이다. 사무실은 청와대로부터 500~600m 떨어진 곳에 있다. 특별감찰반은 창성동 별관 3층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에서 파견된 검사와 수사관, 감찰 인력 등 15명 안팎의 인원이 배치돼 근무한다. 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 농단을 묵인하거나 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통령 측근들의 비위 감독을 담당하고 사정기관을 총괄했던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청와대는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놀란 듯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민정수석실을 제외한 다른 수석실은 검찰에서 압수수색 사실을 발표했을 때도 그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을 만큼 기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문의에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그리고는 한참 뒤에 “압수수색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검찰의 기습적 압수수색에 정보 교환이 지체되는 등 지휘계통이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호위무사’ 최재경마저… 망연자실 靑 “사표 수리 안 됐다” 문자만

    朴대통령, 두 사람 설득 가능성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이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했다는 사실이 23일 오전 알려지자 청와대는 충격을 받은 듯 망연자실한 분위기였다. 대다수 수석비서관실이 사표 제출 소식을 모르고 있다가 언론 보도를 통해 인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변인실도 “사의 수용 여부는 결정된 바 없다”는 짧은 문자메시지만 기자들에게 발송해 충격의 강도를 짐작게 했다. 법무장관과 민정수석은 권력을 떠받치는 근간인 데다, 특히 최순실 사건과 관련해 검찰 및 특검과의 ‘법률전투’를 사실상 지휘하는 중추이자 컨트롤타워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들의 사의 표명은 여론의 전방위 퇴진 압력을 힘겹게 버텨내고 있는 박 대통령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컨트롤타워의 사의 표명 자체가 전의(戰意) 상실을 의미할 만하기 때문이다. 특히 박 대통령을 지킬 ‘최후의 호위무사’로 여겨졌던 최 수석이 사의를 표명하자 청와대 안팎에서는 ‘도미노 사의 표명’으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관측도 나돈다. 청와대 소식통은 “검찰이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이후 참모들이 동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두 사람이 사의를 표명한 지 이틀째인 이날 오전까지도 박 대통령의 사의 수용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청와대의 반응도 심상치 않은 기류를 반영한다. 결정이 늦어진다는 것은 박 대통령이 사의를 번복해 달라고 두 사람을 설득하고 있으나 이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한창 검찰 수사와 특검에 맞서야 하는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들의 교체가 전력에 치명적 공백을 의미하는 데다 후임도 마땅치 않아 이들을 붙들어 놔야 하는 입장이다. 뇌물죄 적용을 겨냥한 검찰의 국민연금 압수수색, 오는 29일까지 박 대통령 대면조사 통보,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의 대통령 탄핵 추진 선언, 26일 대규모 퇴진 요구 도심 집회 예정 등 갈수록 옥죄어 오는 사면초가 형국에서 내부의 방어 중추까지 무너지면서 박 대통령은 벼랑 끝으로 몰린 모습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靑 방패’ 법무장관·민정수석 사의

    ‘靑 방패’ 법무장관·민정수석 사의

    檢, 민정 특별감찰반실 압수수색… 우병우 ‘崔 의혹’ 묵인·방치 조사 29일까지 대통령 대면조사 촉구… 국민연금·삼성 미전실 압수수색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박근혜 대통령에게 오는 29일까지 대면조사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검찰은 또 청와대 앞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 사무실을 전격 압수수색했다. 최순실(60·구속 기소)씨 등의 직권남용 혐의뿐 아니라 제3자 뇌물죄의 피의자가 될 가능성을 살펴보며 미르·K스포츠재단 기금과 최씨 등에 대한 각종 지원의 강제성 여부를 캐기 위한 대기업 수사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검찰 직접 조사를 거부한 박 대통령을 한껏 압박하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김현웅 법무부 장관과 최재경 청와대 민정수석까지 사의를 표명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내부 혼란은 한층 가중되고 있다. 청와대는 이날 김 장관이 지난 21일 박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냈다고 밝혔다. 검찰이 최씨 등을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하면서 박 대통령을 피의자로 규정한 다음날이다. 법무부는 “김 장관은 지금의 상황에서는 사직하는 게 도리라고 생각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최 수석은 지난 22일 사의를 표명한 뒤 “박 대통령을 보좌하는 사람으로서 책임을 지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이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예상 밖으로 과해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은 사람 입장에서는 책임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박 대통령의 사표 수리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과 최 수석은 이날도 출근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의 사표 수리 여부와는 별개로 법무부 장관과 민정수석은 권력의 ‘주춧돌’인 데다 최씨 사건과 관련한 검찰 및 특검과의 ‘법률전투’를 이끌 ‘지휘부’라는 점에서 사의 표명 자체만으로 박 대통령에게 타격이 되는 상황이다. 참모들의 ‘도미노 사퇴’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 김무성 전 대표 등 새누리당 비주류가 박 대통령 탄핵 추진을 공언하고 나서 여권의 내홍과 분열이 급류를 타는 모습이다. 한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실을 압수수색하고 감찰 관련 문서 등을 확보했다. 이날 압수수색은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재직 당시 최씨 의혹을 사실상 묵인·방치하고, 이석수(53)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감찰 활동을 방해한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본부는 이와 별개로 이날 “박 대통령 변호인 측에 29일까지 대면조사를 요청한다”는 내용의 요청서를 보내고, 청와대 개입 의혹이 불거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수사와 관련해 서울 강남구의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와 삼성 미래전략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삼성물산의 최대 주주이던 국민연금은 지난해 7월 삼성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 있던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에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 합병은 오너 일가에 유리했고, 국민연금은 수천억원대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 지원은 홍완선 전 기금운용본부장이 주도하고,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상태다. 검찰은 최씨가 이 과정에 개입한 대가로 삼성으로부터 딸 정유라(20)씨의 승마 특혜 지원을 받은 건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조만간 홍 전 본부장과 문 전 장관 등을 소환할 방침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조용철 기자 cyc0305@seoul.co.kr
  • 허 찔린 靑… 檢 ‘우병우 수사’ 정면 돌파하나

    ‘최순실 게이트’를 수사 중인 검찰이 23일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실 산하 특별감찰반을 압수수색하면서 우병우(49) 전 민정수석에 대한 수사도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특별감찰반실에서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감찰 관련 문건 등을 확보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에 대해 “우 전 수석에 제기된 의혹 전반을 수사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별감찰반은 청와대가 공직기강을 바로잡고자 민정수석비서관 산하에 별도로 설치한 조직으로, 고위 공무원과 관련된 감찰 사안이 있을 때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직속 상시 조직인 ‘특별감찰관’과는 다른 곳이다. 사무실은 청와대로부터 500~600m 떨어진 곳에 있다. 특별감찰반은 창성동 별관 3층 사무실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과 경찰, 국세청에서 파견된 검사와 수사관, 감찰 인력 등 15명 안팎의 인원이 배치돼 근무한다. 우 전 수석은 ‘비선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의 국정 농단을 묵인하거나 이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대통령 측근들의 비위 감독을 담당하고 사정기관을 총괄했던 우 전 수석이 최씨의 국정 개입 사실을 몰랐을 리 없다는 게 검찰 판단이다. 우 전 수석은 이석수(53) 전 청와대 특별감찰관의 감찰 활동을 방해했다는 의혹과 ‘정윤회 문건’ 파동 당시 관련 경찰관들을 회유하려 했다는 의혹, K스포츠재단에 롯데 수사정보를 유출했다는 의혹 등도 받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의 전격적인 압수수색에 놀란 듯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민정수석실을 제외한 다른 수석실은 검찰에서 압수수색 사실을 발표했을 때도 그 사실 자체를 모르고 있을 만큼 기습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홍보수석실 관계자는 사실 확인을 요청하는 기자들의 문의에 처음엔 “그게 무슨 소리냐”고 반문했다. 그리고는 한참 뒤에 “압수수색에 협조하고 있다”고만 밝혔다. 검찰의 기습적 압수수색에 정보 교환이 지체되는 등 지휘계통이 마비되는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변호인 4~5명 추가 선임… 유죄 혐의 전면 방어전

    유영하 변론 막후 지원 논란 靑 “법률 보조 민정수석실 업무” 청와대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특검법안을 신속하게 수용한 것은 검찰 조사 불응에 따른 비판 여론을 조기에 진화하고 최장 4개월간의 특검 정국 진입으로 한숨 돌리며 시간을 벌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호랑이에게 쫓기다 붙잡히기 직전에 또 다른 호랑이 등에 올라탄 형국으로 비유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은 특검에 대비해 기존 유영하 변호사 외에 4~5명의 변호인을 추가로 선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서 유죄 혐의를 받은 행위에 대해 전면적인 방어를 준비하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이번 특검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이 추천하는 인물이어서 검찰보다 유죄 혐의가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박 대통령이 특검은 수용했지만 정작 조사에는 순순히 응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사건건 특검의 공정성에 시비를 걸며 특검 조사에 딴죽을 걸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검을 야당만 추천하도록 돼 있는 이번 특검법안을 청와대가 받아들인 것은 나중에 특검 결과에 불복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분석도 곁들여진다. 국회가 탄핵안을 가결시켜 직무를 정지시키지 않는 한 박 대통령은 특검 조사와는 별개로 대통령으로서의 직무를 수행하며 여론의 반전을 꾀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장 4개월의 특검 기간은 예상치 못한 변수가 돌출하기에 짧지 않은 시간이어서 청와대로서는 시간을 끌며 극적인 탈출구를 기대할 것 같다”고 했다. 한편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대한 유영하 변호사의 입장문 문서파일이 청와대 민정수석실 소속 행정관의 아이디로 작성된 것을 놓고 공조직인 민정수석실이 대통령 개인의 범죄 혐의 변호에 관여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대통령 비서실은 정부조직법 제14조 제1항에 ‘대통령의 직무를 보좌’하는 것을 그 임무로 한다고 명문화돼 있는데, 박근혜 피의자의 범죄 혐의에 대한 논란은 대통령의 직무와는 상관이 없다”면서 “박 대통령 또는 청와대 상급자가 하급자에게 그와 관련된 일을 시킨다면 이는 형법 제123조의 직권남용죄를 위반할 소지가 다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민정수석실이 주도적으로 한 것은 아니고 변호인이 필요한 것을 도와주고 자료를 제공한 것”이라며 “법률과 관련한 것을 보조하는 것은 민정수석실 업무”라고 반박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막 오르는 특검…檢은 대면조사 압박

    朴대통령·총수 단독면담 관련 檢, 오늘 조사일정 요청 밝힐 듯 靑 대리처방 의혹도 수사 착수 헌정 사상 처음으로 현직 대통령을 조사 대상으로 한 특별검사가 출범하게 됐다. 12번째 특검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야당 추천으로만 특검이 임명돼 과거 특검보다 치열한 법리공방과 사활을 건 정치권의 힘 겨루기가 벌어질 전망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22일 국무회의를 통과한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특검법) 공포안을 재가했고, 즉각 관보에 게재되면서 시행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국회가 탄핵소추안을 통과시켜 대통령의 직무를 정지시키지 않는 한 박 대통령은 피의자 신분으로 특검 조사를 받으면서도 대통령직을 수행하는 비정상적인 정국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국민 담화에서 밝혔던 약속을 번복하고 검찰 조사를 거부했던 박 대통령이 특검 조사에는 성실히 응할지 주목된다. 특검법은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등 두 야당이 합의해 추천한 특검 후보자 2명 중 1명을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했다. 이번 특검은 특별검사 1명과 특별검사보 4명, 파견검사 20명 등 105명이 참여해 ‘슈퍼 특검’으로 불린다. 특검은 임명된 날부터 20일 동안 직무수행에 필요한 준비를 하고 이후 7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한 뒤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또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1회에 한해 수사 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다. 내년 3월 하순까지 최장 120일간 수사가 가능한 셈이다. 한편 ‘비선 실세’ 최순실(60·구속기소)씨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 관계자는 지난해 박 대통령과 대기업 총수 간 비공개 단독 면담에서 부정청탁이 오갔는지와 관련해 이날 “전반적으로 확인했고 미심쩍은 부분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에 대해 ‘최씨로부터 부정청탁을 받고 대기업들에 뇌물을 요구했다’는 제3자 뇌물 혐의를 적용할 수 있다는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이 관계자는 “(부정청탁 확인 등을 위해) 대통령 대면조사 일정 요청 등에 대해 내일쯤 이야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또 최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의혹 등과 관련해 이날 이화여대와 최경희(54) 전 총장 집 등을 압수수색하고 정씨를 특혜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현명관(75) 한국마사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대통령 대리처방’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착수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피의자 대통령 시대] 朴대통령 공권력 부정·군통수권자 권위 흔들 ‘혼돈의 통치’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피의자 전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하며 자리를 고수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모순과 혼돈의 통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첫째, 국가원수인 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검찰의 최순실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불복한다는 뜻과 함께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공권력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한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권력은 국가의 질서를 지탱하는 근간인데, 공권력의 최고 행사주체인 대통령이 공권력에 대해 불신을 표출하면 앞으로 국민들이 공권력에 복종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 등 사법당국도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 ‘피의자 대통령’이 준법을 강조하면서 사회 부조리 척결을 표방하는 것도 이젠 어색한 그림이 됐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박 대통령이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정한 처벌을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는데, 앞으로 검찰이 내놓는 수사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자못 궁금하다”면서 “본인은 검찰 수사결과에 반발하면서 다른 사람은 법을 따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국가 기강과 질서가 위협받게 됐다는 얘기다. 둘째, 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권위가 흔들릴 우려다. 정치권 관계자는 “군은 전시를 포함한 유사시에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집단인데 피의자 대통령이 내리는 명령에 기꺼이 복종하는 마음이 들지 군의 사기가 걱정된다”면서 “피의자 대통령은 국가안보에도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정부부처의 공직기강에 대한 우려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의 한 중앙 정부부처 공무원은 “음주운전 피의자인 장관이 직원들에게 음주운전하지 말라고 하면 그 말이 먹히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대통령의 말에서 권위를 느끼겠느냐”고 했다. 셋째, 교육현장의 혼돈이다. 주말 도심 촛불집회에서 중·고등학생들이 TV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박 대통령을 힐난하는 일이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 교실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풍자하며 조롱한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서울 지역 중학교 교사는 “법치주의와 시민의식, 준법정신이 무엇이고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대통령이 피의자가 됐는데도 검찰 수사결과에 복종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현상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최고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을 안 지키는데 학생들에게 어떻게 법을 지키라고 교육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질서의 제1수호자인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제1수호자가 앞장서 국가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교육현장에서부터 정부부처에 이르기까지 혼란이 불가피하고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치주의는 보수의 중요한 가치인데 보수파인 박 대통령이 법치를 부정하면 앞으로 누가 검찰 조사에 응하고 따르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둘째치고 먼저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법 질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朴대통령 공권력 부정·군통수권자 권위 흔들 ‘혼돈의 통치’

    헌정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피의자 전락 사태에도 불구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를 거부하며 자리를 고수함에 따라 대한민국은 미증유의 모순과 혼돈의 통치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첫째, 국가원수인 박 대통령이 지난 20일 검찰의 최순실 사건 중간 수사결과 발표에 불복한다는 뜻과 함께 검찰 조사에 불응하겠다고 밝힘으로써 공권력의 권위를 스스로 부정한 것은 심각한 모순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권력은 국가의 질서를 지탱하는 근간인데, 공권력의 최고 행사주체인 대통령이 공권력에 대해 불신을 표출하면 앞으로 국민들이 공권력에 복종하겠느냐는 지적이다. 그뿐만 아니라 일선에서 법을 집행하는 경찰과 검찰 등 사법당국도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게 됐다.‘피의자 대통령’이 준법을 강조하면서 사회 부조리 척결을 표방하는 것도 이젠 어색한 그림이 됐다. 야권 관계자는 “최근 박 대통령이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엄정한 처벌을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는데, 앞으로 검찰이 내놓는 수사결과에 대해 박 대통령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자못 궁금하다”면서 “본인은 검찰 수사결과에 반발하면서 다른 사람은 법을 따르라고 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한마디로 국가 기강과 질서가 위협받게 됐다는 얘기다.둘째, 군통수권자로서 대통령의 권위가 흔들릴 우려다. 정치권 관계자는 “군은 전시를 포함한 유사시에 대통령의 명령에 따라 목숨을 내놓고 싸우는 집단인데 피의자 대통령이 내리는 명령에 기꺼이 복종하는 마음이 들지 군의 사기가 걱정된다”면서 “피의자 대통령은 국가안보에도 위협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물론 정부부처의 공직기강에 대한 우려는 말할 것도 없다. 서울의 한 중앙 정부부처 공무원은 “음주운전 피의자인 장관이 직원들에게 음주운전하지 말라고 하면 그 말이 먹히겠느냐”면서 “앞으로 어떤 공무원이 대통령의 말에서 권위를 느끼겠느냐”고 했다.셋째, 교육현장의 혼돈이다. 주말 도심 촛불집회에서 중·고등학생들이 TV 카메라 앞에서 대놓고 박 대통령을 힐난하는 일이 다반사가 된지 오래다. 심지어는 초등학생들까지 교실에서 박 대통령과 최순실의 관계를 풍자하며 조롱한다는 얘기도 여기저기서 들린다. 한 서울 지역 중학교 교사는 “법치주의와 시민의식, 준법정신이 무엇이고 대통령이 어떤 자리인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데, 대통령이 피의자가 됐는데도 검찰 수사결과에 복종하지 않고 검찰 수사를 거부하는 현상을 어떻게 아이들에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나라의 최고 어른이라 할 수 있는 대통령이 법을 안 지키는데 학생들에게 어떻게 법을 지키라고 교육할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김호기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국가질서의 제1수호자인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거부하는 것은 제1수호자가 앞장서 국가질서를 부정하는 것”이라면서 “교육현장에서부터 정부부처에 이르기까지 혼란이 불가피하고 영(令)이 서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법치주의는 보수의 중요한 가치인데 보수파인 박 대통령이 법치를 부정하면 앞으로 누가 검찰 조사에 응하고 따르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탄핵은 둘째치고 먼저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성실히 응하고 법 질서를 따르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우선”이라고 했다.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불복 대통령’… “국회추천 총리 안 받겠다” 말 바꿔

    유영하가 발표한 ‘변호인의 입장’ 민정수석실 행정관이 작성 논란 청와대가 21일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전제로 한 국회 추천 국무총리 카드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여야 정치권에 총리 추천을 제의했으나, 전날 야권이 탄핵을 전제로 총리 추천을 검토하자 종전 제의를 거둬들인 것이다. 검찰이 박 대통령을 최순실 사건의 피의자로 규정함에 따라 청와대는 정치권의 탄핵에 대비하며 배수진을 치고 저항하는 형국이다.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청와대가 국회에 총리를 추천해 달라고 했던 입장이 바뀌는 건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야당은 대통령이 제안한 것과 다른 뜻으로 요구하고 있다. 조건이 좀 달라졌으니까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답해 박 대통령의 퇴진을 전제로 한 국회 추천 총리는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를 놓고 ‘황교안 바람막이’ 전략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되면 공안검사 출신인 황교안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는 점이 야당이 탄핵을 주저하는 요인 중 하나임을 청와대가 간파한 셈이다. 박 대통령이 야당 추천 특검의 정치적 중립성에 이의를 표하며 특검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등 시간끌기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의심도 제기된다. 하지만 청와대 정 대변인은 이날 “대통령께서 분명히 특검을 수용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재확인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주재할 예정인 22일 국무회의에서 특검법안을 의결하고 이후 야당에서 추천하는 특검 후보자 중 1명을 그대로 임명하겠다는 게 청와대의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의 검찰 수사에 대해 청와대 민정수석실이 개인 변호 업무를 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유영하 변호사가 지난 20일 검찰의 중간 수사결과 발표 이후 낸 ‘변호인의 입장’이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근무 중인 검사 출신 행정관의 아이디(j*****)로 작성된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이 입장문은 A4 용지 24쪽 분량 한글 파일로 작성됐다. 정부조직법상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 직무’에 한해 보좌하게 돼 있다. 박 대통령 변호에 청와대 조직이 동원됐다면 실정법 위반이 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변호사가 청와대에 개인 노트북을 가져오지 못해 대통령과 면담한 뒤 민정 사무실에서 컴퓨터를 빌려 작업해서 그런 것 같다”고 해명했다. 박 대통령은 다음달 중순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 등 외교·안보 일정은 예정대로 진행하는 등 국정에 복귀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중간수사 결과] 끝까지 가겠다는 靑… 법적 절차로 시간 끌며 헌재 뒤집기 노려

    [‘최순실 국정농단’ 중간수사 결과] 끝까지 가겠다는 靑… 법적 절차로 시간 끌며 헌재 뒤집기 노려

    靑, 檢 수사 비난하며 특검 준비 복잡·지난한 절차 활용 시간벌기 ‘野만 참여한 특검 추천’ 거부로 새 특검법 요구 땐 정국 오리무중 野 탄핵카드 뿐… 사태 장기화 전망 ‘피의자 박근혜 대통령.’ 68년 역사의 대한민국 청와대는 대통령이 형사사건 피의자로 전락한 2016년 11월 20일 이전과 이후로 나뉘게 됐다.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라는 말은 청와대가 더이상 예전의 청와대일 수 없고 박 대통령이 더이상 예전의 대통령일 수 없다는 의미가 된다. 하지만 이날 검찰 수사 결과 발표에도 불구하고 청와대는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박 대통령 본인이 임명했던 검찰을 맹비난하면서 차라리 탄핵을 하라고 역공을 취하는 등 극렬하게 반발했다. 하야·퇴진을 거부하며 법대로 끝까지 가겠다는 입장인 셈이다. 청와대의 이런 강경 대응은 ‘당장 하야’와 ‘법적 절차’라는 두 갈래 길 중에서 후자를 선택하는 게 조금이나마 유리하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당장 하야는 말 그대로 혐의를 인정하고 100% 퇴진하는 수순이지만, 법적 절차로 가는 것은 시간을 더 끌 수 있고 상황을 반전시킬 수 있는 실낱같은 희망이 있다고 본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이날 검찰 조사를 건너뛰고 “합법적 절차에 따라 논란이 매듭지어 지길 바란다”며 탄핵을 오히려 바라는 듯한 자세를 취한 것은 복잡하고 지난한 법적 절차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우선 국회에서의 탄핵은 야당과 무소속이 모두 찬성한다 해도 새누리당에서 29명의 의원이 가세해야 한다. 아직 여당에서 얼마나 탄핵에 찬성할지가 불투명한 상황이라 청와대는 일말의 기대를 갖는 것 같다. 또 국회에서 탄핵소추안이 통과된다 하더라도 헌법재판소 심판(최장 6개월)을 거쳐야 한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보수성향 재판관이 많아 소추안이 뒤집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청와대는 판단하는 눈치다. 또 야당이 특검(최장 4개월) 결과까지 보고 탄핵에 나선다면 시간을 더 벌 수 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가 이날 “중립적인 특검 수사에 대비하겠다”고 말한 것도 주목된다. 이 말을 뒤집어 보면 중립적이지 않은 특검은 거부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야 지도부가 합의해 국회를 이미 통과한 최순실 특검법은 야당만 특검을 추천하도록 돼 있어 새누리당 소속 국회 법사위원들이 불공정하다고 반발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이 이 특검법이 불공정하다며 거부권을 행사한 뒤 새로 특검법을 만들라고 여야에 요구할 경우 하염없이 시간이 갈 수도 있다. 이런 기류로 비춰 볼 때 박 대통령은 오는 22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등 국정 복귀 수순을 당초 결심한 대로 밀어붙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박 대통령이 자진 하야를 거부함에 따라 ‘피의자 대통령’이 계속 대통령직에 앉아 있게 되고, 야당으로서는 탄핵 외에는 박 대통령을 퇴진시킬 방법이 없게 되면서 여론의 극적인 폭발이 없는 한 사태는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靑 “검찰 수사 못 받겠다”… ‘차라리 탄핵’ 역공

    靑 “검찰 수사 못 받겠다”… ‘차라리 탄핵’ 역공

    유영하 “중립적 특검수사 대비” 청와대는 20일 검찰의 중간수사결과에 강력 반발하며 하야나 퇴진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검찰 조사를 거부하면서 특검으로 직행하겠다고 밝히는 한편 차라리 탄핵을 하라고 역공을 취했다. 이는 국민 여론과 동떨어진 판단이어서 후폭풍이 우려된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검찰이) 대통령이 중대한 범죄라도 저지른 것처럼 주장했는데 심히 유감스럽다”면서 “수사팀의 발표는 전혀 사실이 아니고 객관적 증거는 무시한 채 상상과 추측을 거듭해 지은 사상누각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도 “검찰의 대통령 직접 조사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겠다”면서 “중립적 특검수사에 대비하겠다”고 했다. 이어 “(공소장 내용 중) 대통령 공범 기재 부분 어느 하나도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공정한 수사와 재판을 받을 헌법상의 권리를 박탈당한 채 부당한 정치 공세에 노출되고 인격 살인에 가까운 유죄의 단정을 감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비판한 뒤 “차라리 헌법상, 법률상 대통령의 책임 유무를 명확히 가릴 수 있는 합법적 절차에 따라 논란이 매듭지어지길 바란다”며 정치권이 탄핵 절차를 밟으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추미애 “계엄령 준비설” 靑 “무책임한 선동”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 18일 박근혜 대통령의 계엄령 준비설을 제기했다. 청와대는 무책임한 선동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추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하야하지 않으면 헌법상 대통령에게 부여된 권한을 정지시키는 조치에 착착 들어가겠다. 19일 집회 이후 후속 법적 조치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지도부가 구체적으로 탄핵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추 대표는 특히 “(박 대통령이)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 물리적 충돌을 준비시키고, 시간을 끌며 지지층 결집을 시도하고, 최종적으로 계엄령까지 준비하고 있다는 정보도 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근혜 퇴진을 위한 국민주권운동본부’ 출정식에서는 “(최순실 자매가 대리 처방받았다는) 주사가 더 좋으시고 그것 때문에 안타까운 생명, 꽃다운 생명이 스러져 가도 정신이 몽롱해 국정 지휘를 못 한다면 그냥 내려오라”고 말하기도 했다. 세월호 참사 당일 박 대통령의 ‘잃어버린 7시간’에 대한 의혹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박 대통령 팬클럽인 ‘박사모’는 이날 박 대통령이 박사모를 시켜 폭력집회를 야기해 계엄령 준비를 한다는 발언을 한 추 대표를 명예훼손 혐의로 검찰에 고소했다. 청와대는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정연국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계엄령 준비 운운 발언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제1야당의 책임 있는 지도자가 하기에는 무책임한 정치적 선동”이라고 비판했다. 계엄령이란 전시·사변, 그에 준하는 비상사태 시 질서유지를 목적으로 헌법 일부 효력을 일시 중지하고 군사권을 발동해 치안을 유지할 수 있는 국가긴급권의 하나다. 박 대통령은 오는 22일 42일 만에 국무회의를 주재하기로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무회의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의결하고 공석인 일부 고위직 인사권을 행사하는 등 전면적인 국정 복귀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18일에는 한광옥 비서실장 등 신임 참모진과 대사들에게 각각 임명장과 신임장을 수여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국민들은 “국정 놔라”…朴대통령 ‘국정 의욕’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국민들은 “국정 놔라”…朴대통령 ‘국정 의욕’

    어느새… 총체적 강경모드 돌변한 靑 최순실 사태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퇴진은 안 한다는 입장을 굳힌 데서 훨씬 더 나아가 국정에 왕성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17일 “박 대통령이 요즘 현안이 있는 수석비서관들에게 하루에도 3~4차례씩 지시를 내리고 상황을 점검하는 등 의욕적으로 국정을 챙기고 있다”면서 “공식 일정은 없지만 대통령의 공백을 느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다른 참모도 ‘최순실 사태로 청와대 시스템이 마비된 것 아니냐’고 묻자 “(최순실 사태 이전과) 달라진 게 없다”면서 “참모들도 여전히 현안을 챙기느라 바쁘고 대통령도 여전히 그때그때 지시를 내리고 있다”고 답했다. 참모들의 이 같은 전언은 겉으로도 확인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외교부 2차관 인사를 단행한 데 이어 17일에는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유동훈(프로필 6면) 문체부 국민소통실장을 내정하는 등 인사권을 속속 행사하고 있다. 유 신임 2차관은 최순실 사태 관련 의혹으로 사퇴한 김종 전 차관의 후임이다. 정부 당국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체결 등 민감한 외교안보 현안을 밀어붙이는 것도 박 대통령의 의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역사교과서 국정화도 예정대로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얼핏 보면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 이전보다 오히려 더 강경해진 느낌마저 들게 할 정도다. 지금 당장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고 있지만 언제든 공식 일정으로 복귀할 타이밍을 잡기 위해 벼르고 있다는 인상도 준다. 나아가 박 대통령이 ‘최순실 사태 물타기’라는 비판을 무릅쓰고 검찰에 엘시티 비리사건 철저 수사를 지시하면서 정작 최순실 사태 관련 본인의 검찰 조사는 미루는 것은 권력을 놓지 않겠다는 의욕이 공격적·파행적 형태로 드러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여권 소식통은 “박 대통령은 30~40%대에 이르는 보수 지지층만 부활해도 당장 하야·퇴진 압박은 면할 수 있을 것이란 계산 아래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반전을 꾀하는 모습”이라면서 “숨죽이고 있는 과거 지지층이 다시 움직일 명분을 주는 것을 최우선 목표로 하는 것 같다”고 했다. 사드 등의 정책을 밀어붙여 보혁 간 이념 논쟁을 촉발하고, 탄핵을 피하지 않겠다는 기조로 보수층의 동정론을 유발하며, 엘시티 사건 수사로 야권 인사의 비리를 드러내 최순실 사태를 희석시킴으로써 보수층을 재결집하려는 전략이라는 관측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靑, 야권 인사 엘시티 연루 확인?… 최순실 정국 물타기 의혹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 靑, 야권 인사 엘시티 연루 확인?… 최순실 정국 물타기 의혹

    野공세 위축·여론 반전 기대 檢 조사 건너뛰고 특검 직행 기류내년 4월 초까지 시간벌기 관측朴대통령 내부현안 꼼꼼히 챙겨 최순실 사태로 수사를 받아야 할 처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 엘시티 비리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전격 지시하고 나선 것은 야권에 대한 전면적 역공으로 해석된다. 여권 관계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는 대통령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는 것은 엘시티 사건에 여권은 물론 야권 인사도 연루됐다는 정보를 박 대통령이 확보했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고 했다. 즉 엘시티 수사 결과 유력 야권 인사의 이름이 나올 경우 ‘뭐 묻은 개가 뭐 묻은 개 나무란다’는 식의 논리로 최순실 사태와 관련한 비판 여론을 희석시키려고 엘시티 수사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엘시티 사건에 여야 모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되면 국민 여론이 정치권 전체에 대한 환멸로 전환되고 최순실 사태로 성난 민심이 잦아들기를 청와대는 기대하는 눈치다. 그에 앞서 최순실 사태에 쏠려 있는 여론이 엘시티 사건으로 분산되는 것도 부수적인 기대라 할 수 있다. 청와대가 박 대통령의 검찰 조사를 미루면서 시간끌기에 들어간 것도 역공 전략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인 유영하 변호사는 전날 “되도록 서면조사를 하고 부득이 대면조사를 해야 한다면 당연히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 내부적으로 검찰 조사를 사실상 건너뛰고 바로 특검으로 가고 싶어 하는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검찰에는 서면조사만 응하고 특검에서 대면조사를 한 차례 정도 하는 쪽을 선호하고 있다는 것이다. 검찰 조사에서 유죄가 명시될지 모르는 리스크를 피하면서 최대한 시간을 끄는 데는 ‘특검 직행’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특검 수사 기간은 최장 4개월이기 때문에 다음달 초 특검이 개시된다 해도 내년 4월 초에나 결과가 나오게 된다. 일단 그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여론의 반전을 기대하는 게 청와대로서는 낫다는 판단이 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날 박 대통령의 엘시티 사건 철저 수사 지시는 여론 반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야당의 공세를 위축시키면서 특검의 칼날을 무디게 하는 다목적 카드로 해석될 수도 있다. 박 대통령의 이 같은 대응을 좀더 큰 각도에서 조망하면, 권력을 내놓을 의향이 전혀 없다는 뜻이 된다. 엘시티 사건 철저 수사 지시는 누가 보더라도 최순실 사태 ‘물타기 전략’으로 해석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할 수 있는 한 끝까지 버티면서 반전을 노리는 것으로 비쳐진다. 실제 박 대통령은 공식 일정만 잡지 않을 뿐 내부적으로는 현안을 빠짐없이 챙기는 등 국정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지난달 11일 이후 주재하지 않고 있는 국무회의를 다음주 주재하며 정상적인 행보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일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 의결을 명분으로 국무회의 의사봉을 다시 잡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엘시티 철저히 수사해 엄단”… 朴대통령의 역공

    박지원 “또 다른 최순실 게이트”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부산 해운대 엘시티(LCT) 시행사 실소유주인 이영복 회장의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와 함께 연루자 엄단을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지시했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현재 검찰에서 수사 중인 엘시티 비리 사건과 관련해 천문학적인 액수의 비자금이 조성돼 여야 정치인과 공직자들에게 뇌물로 제공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이런 가운데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이 오늘 이 사건을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말하며 대통령 측근 인사가 개입됐다는 의혹마저 제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위원장이 이번 사건을 대통령과 연관된 비리인 것처럼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근거 없는 정치공세”라면서 “이에 대통령은 오늘 법무부 장관에게 엘시티 사건에 대해 가능한 수사 역량을 총동원해 신속 철저하게 수사하고 진상을 명명백백하게 규명해 연루자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박 위원장은 이날 오전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엘시티 사건과 관련, “대통령과 가장 가깝다고 자랑하고 다니는 정치인이 개입됐다는 제보가 있다”면서 “이 회장이 ‘최순실계’에 어떻게 매월 곗돈을 납부했는지를 시작으로 법무부의 허가 과정에 이르기까지 또 하나의 최순실 게이트”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야권은 철저한 검찰수사가 필요하다면서도 “전형적 물타기”라며 강력 반발했다. 그러면서 본인부터 성실하게 수사를 받으라며 박 대통령을 압박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버티는 靑 - 탄핵 주저하는 野 … 최순실 정국 장기화 조짐

    대통령 혐의 입증 땐 즉시 탄핵 추진할 수도… ‘촛불민심’ 더 거세질 경우 새 국면 돌입 전망 야권이 15일 탄핵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략을 굳힌 반면 청와대는 탄핵을 당할지언정 퇴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섬에 따라 ‘최순실 정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당장 탄핵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은 야권의 전략이 ‘탄핵보다는 퇴진’ 쪽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100만 촛불 민심’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탄핵을 주저하는 것은 절차적·시간적으로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위법이 법적으로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탄핵요건 미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데다 정국의 초점이 탄핵이냐 아니냐로 맞춰지면서 박 대통령 관련 의혹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우려가 있다. 여기에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 29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얼마나 가세할지 확실치 않고, 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이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과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야권은 자칫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탄핵 카드보다는 성난 민심을 등에 업고 하야를 요구하는 편이 리스크가 덜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퇴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퇴진보다는 차라리 탄핵을 당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퇴진은 스스로 위법을 인정하고 100% 물러나는 수순이지만, 탄핵은 국회 의결 과정이나 헌재 심판 과정에서 뒤집어질 일말의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퇴진보다는 탄핵으로 가는 게 시간을 끄는 데 더 유리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은 최장 6개월이 걸리고 그에 앞서 국회 탄핵 논의 및 소추 과정에서 찬반 논란으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를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검찰이 최순실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을 명시한다면 바로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특검(최장 4개월) 결과를 본 뒤에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후자라면, 내년 3월 말쯤 특검 결과가 나오고, 그때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하더라도 헌재 심판 기간 6개월을 감안하면 내년 9월 말쯤에나 박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얘기가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야권도 청와대도 시간을 끄는 게 불리할 게 없다는 ‘이해관계’가 서로 묘하게 맞아떨어져 장기전을 불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 상황이 그대로 정체된다는 전제 아래서의 시나리오다. 박 대통령 관련 대형 의혹 또는 증거가 추가로 제기되거나 국민들의 하야 요구가 더욱 거세게 분출될 경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靑 “하야·퇴진 안 한다” 文 “국민과 퇴진 운동”

    靑 “하야·퇴진 안 한다” 文 “국민과 퇴진 운동”

    문재인 “시민단체 등과 비상기구” 청와대 ‘질서 있는 퇴진’ 검토 안 해… “차라리 탄핵이 낫다” 기류도 청와대가 15일 박근혜 대통령의 하야나 퇴진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한 반면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를 비롯한 야권은 박 대통령 퇴진 투쟁을 본격화하고 나섬에 따라 ‘최순실 정국’은 협상의 여지 없는 벼랑끝 정면충돌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은 이날 ‘하야나 퇴진 가능성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고심하고 있다”면서도 “하야나 퇴진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즉각 하야’나 ‘질서 있는 퇴진’(과도내각 구성과 조기대선 실시 후 하야)은 물론 국무총리에게 전권을 넘겨주는 2선 후퇴도 검토하고 있지 않는 것으로 해석됐다. 이와 함께 청와대 일각에서는 하야나 퇴진을 할 바에는 차라리 탄핵을 당하는 게 낫다는 기류도 감지된다. 한 관계자는 “모든 것은 법적 테두리 안에서 해결돼야 한다”면서 “국회가 헌법대로 탄핵을 추진한다면 어쩔 수 없는 것 아니냐”라고 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는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처음으로 공식 요구하고 나서면서 야권 대선주자 중 마지막으로 퇴진 공세 대열에 합류했다. 민주당도 이날부터 본격적인 퇴진투쟁 체제로 전환하는 등 공세의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문 전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박 대통령이 조건 없는 퇴진을 선언할 때까지 국민과 함께 전국적 퇴진운동에 나서겠다”며 “모든 야당과 시민사회, 지역까지 함께하는 비상기구를 통해 머리를 맞대고 퇴진운동의 전 국민적 확산을 논의하고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의 조건 없는 퇴진 선언 이후 ‘질서 있는 퇴진’을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비상기구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문 전 대표는 또한 “(시간이 걸리는) 탄핵을 논의할 단계는 아니다. 압도적 민심은 즉각 퇴진”이라면서 “탄핵 절차를 밟게 만든다면 그야말로 나쁜 대통령이 되는 길”이라고 말했다. 조기 대선론에 대해서도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에 말씀드리기가 어려운 대목”이라며 정치권의 권력투쟁으로 비치는 것을 경계했다. 추미애 대표는 “야 3당과 시민사회가 비상시국기구 구성을 위해 구체적 노력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은 조만간 대표 회동을 갖고 박 대통령 퇴진을 관철하기 위한 로드맵을 논의할 예정이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버티는 靑-탄핵 주저하는 野… 최순실 정국 장기화 조짐

    야권이 15일 탄핵 대신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전략을 굳힌 반면 청와대는 탄핵을 당할지언정 퇴진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으로 맞섬에 따라 ‘최순실 정국’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면서도 당장 탄핵을 추진할 계획이 없음을 밝힌 것은 야권의 전략이 ‘탄핵보다는 퇴진’ 쪽으로 굳어졌음을 의미한다. ‘100만 촛불 민심’에도 불구하고 야권이 탄핵을 주저하는 것은 절차적·시간적으로 복잡한 변수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박 대통령의 위법이 법적으로 최종 확정되지 않은 단계에서 탄핵을 추진하는 것은 탄핵요건 미비 논란을 부를 수 있는 데다 정국의 초점이 탄핵이냐 아니냐로 맞춰지면서 박 대통령 관련 의혹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우려가 있다. 여기에다 국회 탄핵소추안 의결 과정에서 새누리당 의원 29명 이상이 탄핵에 찬성해야 하는데 얼마나 가세할지 확실치 않고, 소추안이 가결되더라도 이후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결과 기각될 가능성도 있다.  따라서 야권은 자칫 박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줄 수 있는 탄핵 카드보다는 성난 민심을 등에 업고 하야를 요구하는 편이 리스크가 덜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자진해서 퇴진할 의사가 없다는 것이다. 박 대통령 입장에서는 퇴진보다는 차라리 탄핵을 당하는 게 유리하기 때문이다. 퇴진은 스스로 위법을 인정하고 100% 물러나는 수순이지만, 탄핵은 국회 의결 과정이나 헌재 심판 과정에서 뒤집어질 일말의 희망이 있다고 보는 것이다. 또 퇴진보다는 탄핵으로 가는 게 시간을 끄는 데 더 유리하다. 헌재의 탄핵 심판은 최장 6개월이 걸리고 그에 앞서 국회 탄핵 논의 및 소추 과정에서 찬반 논란으로 하염없이 시간이 흐를 수도 있다. 야권 관계자는 “검찰이 최순실씨 공소장에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을 명시한다면 바로 탄핵을 추진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특검(최장 4개월) 결과를 본 뒤에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후자라면, 내년 3월 말쯤 특검 결과가 나오고, 그때 탄핵소추안이 국회에서 통과된다 하더라도 헌재 심판 기간 6개월을 감안하면 내년 9월 말쯤에나 박 대통령의 거취가 결정된다는 얘기가 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선을 앞두고 야권도 청와대도 시간을 끄는 게 불리할 게 없다는 ‘이해관계’가 서로 묘하게 맞아떨어져 장기전을 불사하는 것 같다”고 했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현 상황이 그대로 정체된다는 전제 아래서의 시나리오다. 박 대통령 관련 대형 의혹 또는 증거가 추가로 제기되거나 국민들의 하야 요구가 더욱 거세게 분출될 경우 새로운 국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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