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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연
    2025-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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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폰 위치정보 수집 논란’ 첫 청문회…애플·구글 ‘이구동성’

    미국 의회가 10일 애플·구글 등 스마트폰 운영체제 개발 업체들의 위치정보 수집 논란과 관련한 첫 청문회를 열었다. 상원 법사위 사생활·기술·법 소위원회는 10일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을 운영하는 애플과 구글 경영진을 출석시킨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자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위치정보가 저장되는 사실이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하는지, 그리고 그것이 상업적 목적으로 이용되는지 등을 집중 추궁했다. 소위 위원장인 앨 프랭큰(민주) 의원은 “모바일 기기를 통한 정보들이 보호되지 못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버드 트리블 애플 부사장은 “애플은 고객의 위치를 추적하지 않으며, 다만 고객의 위치 계산에 도움을 주기 위해 고객 위치 주변의 와이파이존과 무선기지국에서 데이터를 저장해온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위치 추적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와이파이존 등에 저장되는 위치 정보의 양을 제한하거나, 고객이 이를 거부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구글의 공공정책 책임자인 앨런 데이비드슨도 “고객이 위치 정보에 대한 공유를 꺼린다면 스위치를 끌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애플·구글 측은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자신이 있는 곳 근처의 레스토랑을 찾는 등 위치를 바탕으로 한 서비스에 대한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트리블 부사장은 “위치 정보 서비스는 쇼핑, 여행 등에 대한 편의성이나 안전성 등을 높여 고객들에게 많은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제조업체들이 수집한 고객 정보들을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대해 구글 측은 “제조업체들의 프라이버시 보호는 그들이 자체적으로 결정할 사안일 뿐 우리가 통제하지는 않는다.”고 답해 사생활 보호에 허점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날 청문회를 계기로 미 의회의 온라인 프라이버시 보호 관련 법 제정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中 3차 전략경제대화 안팎] 인권문제 ‘정면충돌’… 경제문제 ‘강도조절’

    미국 워싱턴에서 9일(현지시간) 시작된 미·중 제3차 전략경제대화는 양국이 공유하고 있는 비전과 인식 차이를 가감 없이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중국은 이번 회의에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을 필두로 천더밍 상무부장, 셰쉬런 재정부장, 저우샤오촨 인민은행장, 완강 과학기술부장 등 20개 부처·기관에서 대표를 보냈다. 미국도 개막식에 조 바이든 부통령이 참석한 것을 비롯해 힐러리 클린턴 국무,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 게리 로크 상무, 힐다 솔리스 노동장관과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 의장, 메리 샤피로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등 16개 부처·기관 대표들이 참석했다. ●고위급 군사대화 첫 병행 올해 회의에서는 양국 군부의 고위 인사들이 참여하는 군사대화도 처음 병행했다. 미국 측 요청으로 열리게 된 고위급 군사 대화는 “오해가 있을 수 있는 이슈들에 대해 좀 더 잘 이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준비했다.”는 것이 미국 측 설명이다. 양국은 개막식에서부터 중국 인권문제를 두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바이든 부통령과 클린턴 장관은 “인권분야에서 강한 의견 불일치가 있다. 기본권과 자유를 보호하는 것은 어떤 사회이든지 장기적인 안정과 번영을 촉진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중국 인권에 대한 우려는 역내 안정뿐만 아니라 미국 국내정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비판했다. 이에 다이빙궈 위원은 “미국인들이 중국에 와서 보면 중국이 인권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이룬 큰 진전을 알게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저녁 백악관에서 왕치산 부총리와 다이빙궈 국무위원 등을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 내에서 종교, 표현, 정보접근, 정치참여 등의 자유에 대한 보편적 권리가 존중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중국이 세계 경제와 미·중 간 교역에 있어서 균형 잡힌 정책을 추구해야 한다는 말로 중국에 무역 불균형 해소를 압박했다. ●오바마·왕치산 非핵화 진전방안 논의 오바마 대통령과 왕 부총리 등은 특히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고 북한으로 하여금 핵 개발 포기와 국제적 의무 준수를 설득하는 것을 포함해 비핵화 진전 방안을 논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핵 문제 해결은 가능한 한 외교적 방법으로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미국은 회의에서 위안화 절상, 무역 불균형 해소, 시장지향적 경제로의 전환, 금리인상 등 경제 문제를 갖고도 중국을 압박했다. 하지만 ‘G2’로 부상한 중국의 위상을 감안, 압박의 강도를 조절하는 분위기도 엿보였다. 가이트너 장관은 “유연한 환율 문제를 포함해 중국 경제정책의 전반적인 방향에서 매우 좋은 변화들이 지난 2년간 있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국채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는 중국 측은 미국에 정부채무 한도 증액이 확실히 될 수 있는지를 따졌다. 위안화 환율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의 무역흑자는 계속 줄고 있다.”고 반박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침 불변”

    에릭 홀더 미국 법무장관은 9일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따른 보복테러 위험에도 불구하고 관타나모 수용소를 궁극적으로 폐쇄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마약 관련 회의 참석차 프랑스를 방문 중인 홀더 장관은 파리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방침은 여전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뜻”이라며 “우리는 이를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홀더 장관은 그러면서 “오바마 대통령은 나와 마찬가지로 관타나모 수용소를 폐쇄함으로써 미국 국민의 안전을 유지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 미국을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최근 미국 내 일각에서 빈라덴 사살작전 성공이 관타나모 수용소에 있는 알카에다 조직원으로부터 취득한 정보 때문에 가능했다는 점을 들어 수용소 폐쇄를 반대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의지대로 수용소 폐쇄를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MB, 김정일 초청 존중”

    미국은 9일 북한이 비핵화에 합의할 경우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을 초청하겠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존중한다는 뜻을 밝히며 북한의 비핵화 실천을 주시하겠다고 강조했다. 미 정부 고위 당국자는 9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초청문제는 한국의 결정사항”이라고 전제한 뒤 “북한 비핵화는 오바마 행정부의 비확산 및 핵물질 방호 목표를 향한 긍정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내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때까지 북한의 행동 추이를 지켜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정말 빈라덴 있을까… 40분이 너무 길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오사마 빈라덴의 은신처에 대해 미군 특수부대가 습격 작전을 펼쳤던 당시의 초조했던 심경을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미 CBS방송 인터뷰에서 작전시간 40분에 대해 “내 인생에서 가장 길었던 40분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는 자신의 둘째 딸 사샤가 3개월 때 뇌막염에 걸렸을 때 의사가 “사샤는 괜찮다.”는 말을 해줄 때까지 기다렸던 시간 정도가 예외일 수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가족·고위급 보좌진에도 비밀로” 그는 백악관 상황실에서 습격 장면을 지켜볼 당시 미군 요원들이 탄 헬기 한 대가 불시착한 것은 파악했었지만 “은신처 건물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한 정보를 갖지 못했었다.”고 밝혔다. 그는 요원들이 “제로니모(빈라덴 암호명)가 죽었다.”고 말했을 때에야 비로소 긴장하고 있던 모든 사람이 낙관적이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빈라덴이 숨질 것이라는 사실 하나만큼은 걱정하지 않았다.”면서 “정의가 구현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땅에서 대량 살상을 한 가해자가 마땅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고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은 뇌 검사를 받아야 할 필요가 있다.”고도 말했다. 그는 “빈라덴이 그곳에 머물고 있다는 직접적인 증거는 없었다.”면서 “작전 당일까지 (가능성이) 55대45의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만약 그곳에 있었던 사람이 (빈라덴이 아니라) 두바이의 부유한 왕자라도 됐다면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특공대 투입 작전에 대해 일부 보좌진이 반대했지만, 우리 요원들의 능력에 확신을 가졌다.”면서 “잡을 수 있다는 잠재적 이익이 위험보다 크다고 느꼈었다.”고 밝혔다. 오바마는 작전에 대한 최종 결심은 작전 사흘 전인 지난달 28일 했으며, 그 다음 날 아침 작전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비밀 유지가 이번 작전의 생명이었다면서 “가족에게도 알리지 않았고 백악관에서도 극소수의 사람만이 (작전 내용을) 알았으며, 나의 고위급 보좌진 대부분도 몰랐다.”는 비화도 공개했다. 그는 빈라덴에게 이슬람식으로 장례를 치러주고 시신을 바다에 수장한 것과 관련, “사전에 충분한 토의를 거친 결정이었다.”면서 “시신을 존중하는 방안을 찾기 위해 이슬람법과 의례 전문가들과도 협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빈라덴이 (미국인)3000명을 죽였을 때보다 우리는 더 조심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파키스탄 안에 빈라덴을 도와주는 조직이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최소한 빈라덴이 5년간 그곳에 있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고 말했다. ●美의원 “희생자에 현상금 지급 법안 발의” 한편 뉴욕 지역구 출신의 민주당 소속 앤서니 와이너, 제럴드 내들러 연방 하원의원 등은 이날 빈라덴에게 걸렸던 최고 5000만 달러(약 540억원)의 현상금을 9·11테러 당시 구조대, 생존자, 유가족 등을 돕는 기구에 주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고 미 NBC방송이 보도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데스크 시각] 벌써 1년/임병선 영상콘텐츠부 부장급

    [데스크 시각] 벌써 1년/임병선 영상콘텐츠부 부장급

    벌써 1년이 되어 간다. 지난해 6월 4일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를 통해 첫 회가 방영된 ‘TV 쏙 서울신문’을 준비하느라 몰두했던 게 엊그제 같은데 말이다. 케이블 방송 경력 10년차의 PD를 제외하고는 방송 경험이라곤 전무한 ‘신문쟁이’들이 열악한 조건과 환경에서 이리 뛰고 저리 뛰었다. 처음엔 20분을 채우기 힘겨웠는데 이제 서울신문STV의 편성 방침에 맞춰 24분을 넘긴 분량을 어떻게 자를지 고민하게 됐다. 13일 저녁 7시 30분 방송될 예정인 50회차까지 대략 300개의 아이템을 소화하며 신문기자 40여명이 3~4회 마이크를 들고 카메라 앞에 서는 경험을 했다. 신문 문장에 익숙하던 기자들이 출입처 취재에 바쁜 와중에도 제법 틀을 갖춘 방송 원고를 쓸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영상의 흐름을 머릿속에 그리며 내레이션을 배치하는 안목을 갖춰가고 있다. 기자들이 조명이 쏟아지는 스튜디오에 나와 취재 후기를 털어놓고 진경호 국제부장은 한 주의 논란이 되는 사안을 2분여 짧은 시간에 맵게 짚어주는 코너를 9회째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에는 김상연 워싱턴 특파원이 전화로 출연, 그날 아침 ‘그라운드제로’를 찾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헌화 소식을 전하는 순발력을 보이기도 했다. 방송 초기에는 꿈도 꾸지 못할 일들이 영상으로 꾸려져 방영되는 것을 보면서 놀라기도 하고 뿌듯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렇게 기자들이 방송 경험을 쌓는 사이 멀티미디어국 소속이었던 영상콘텐츠부는 지난 1월부터 편집국으로 소속이 바뀌어 180여명의 취재기자들과의 협력을 한 단계 끌어올리고 있다. 독자들도 다 알 듯이 많은 부분 혼자 움직이고 혼자 책임지는 것이 신문사 문화다. 그래서 데스크도 함부로 지시하지 못하고 경영진도 섣불리 개입할 수 없는 것이 신문사 풍토다. 그런데 방송 문화는 어떤가. 기자라 한들, PD라 한들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카메라감독이나 자막감독 등 여러 스태프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어떤 일도 진행할 수가 없다. 하루하루 승부하고 곧바로 결과가 나오는 신문과 달리 방송은 한 주 또는 그 이상의 시간과 노력이 축적되어야 소기의 성과를 낳을 수 있다. 편집국으로 들어오며 이런 문화 충돌을 적잖이 경험하고 있다. 그 즈음에 부의 후배들에게 이런 얘기를 했다. “이제 우리는 약 400개의 눈동자 앞에 발가벗겨질 것이다. 모든 면에서 조심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서울신문 지면에 PD가 쓴 기사가 시나브로 늘고 있다. 독자뿐만 아니라 편집국의 다른 부원들조차 생경한 눈으로 보는 듯하다. 전문적인 교육과 훈련을 받지 않았다는 이유가 그런 곁눈질을 키우는 듯하다. 그러잖아도 방송이나 인터넷으로 신문 시장의 활로를 찾으려는 노력에 대해 자원만 낭비하고 있다는 둥 비아냥이 터져나오는 신문 동네다. 일찌감치 종합편성채널이나 보도채널 도전을 포기한 채 인터넷TV를 운영해 온 신문사에서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심지어 종합편성채널 출범 준비에 매진하는 신문사들도 이토록 복잡 다단한 미디어 환경에서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 시장을 장악할지 밑그림 짜기에 한계를 드러내는 상황이라면 더 말할 나위 있겠나. 이런저런 얘기를 굳이 이렇게 펼쳐 보이는 것은 신문 산업의 위기가 예상보다 훨씬 빨리 현실화할 수 있다는 위기감을 여느 신문사나 편집국 기자들이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 때문이다. 허리띠를 졸라매서라도 방송이든 인터넷이든 아니면 태블릿 PC든 ‘갈아 탈’ 플랫폼을 고민해야 하는데 기자 사회는 어떤 식으로든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인 것이다. 남말 할 것 없다. 서울신문의 미래를 위해 사내 구성원들이 일치된 청사진과 다부진 실천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다짐을 방송 1년을 앞둔 시점에 해본다. bsnim@seoul.co.kr
  • 클린턴 “北, 추가도발 자제해야”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미국과 중국은 완전한 비핵화를 포함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라는 중요한 이익을 공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 장관은 이날 워싱턴DC에서 이틀 일정으로 개막한 제3차 미·중전략경제대화에서 이같이 강조하며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자제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미국의 번영은 중국에 좋고 중국의 번영은 미국에 좋은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가 인권기록을 개선한다면 중국의 번영을 가속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중국 측을 압박했다. 이번 전략경제대화에서는 중국의 인권, 위안화 환율, 양국 간 무역 역조문제, 북한 핵문제 등이 주요 의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빈라덴 은신처가 알카에다 실제 지휘센터였다”

    7일 낮(현지시간) 미 국방부가 오사마 빈라덴의 미공개 동영상 5점을 공개했다. 미군 특수부대가 지난 1일 빈라덴 사살 현장에서 수거한 자료에서 발췌한 것이다. 하나는 빈라덴이 자신의 모습이 나오는 뉴스를 찾아보는 장면을 누군가 찍은 것이고, 다른 하나는 빈라덴이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를 녹화했다. 나머지 3개는 메시지 녹화를 앞두고 연습하는 장면이다. 미국 정부가 동영상을 공개한 것은 빈라덴을 사살한 것이 사실임을 입증하는 한편 빈라덴의 초라한 실상을 보여 줌으로써 그동안 외부에 비친 빈라덴의 이미지가 과장된 것이었음을 부각시켜 그의 카리스마를 퇴색시키려는 의도를 담은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빈라덴의 육성이 과격 세력을 부추길 것을 우려한 듯 빈라덴의 음성과 음향은 모두 삭제했다. 은신처에서 수거한 자료를 분석한 미 정부 고위 관계자는 “빈라덴의 은신처가 알카에다의 실제 지휘센터였고 빈라덴이 테러 계획 수립과 전술적 결정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면서 “그는 명목상의 지도자와는 거리가 멀었으며, 능동적으로 활동했던 인물”이라고 했다. ●작전중 숨진 여성은 아내 아닌 의사 이날 공개된 영상을 통해 빈라덴이 자신의 이미지에 퍽 신경 쓰는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지난해 10~11월 녹화된 것으로 보이는 ‘미국인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제목의 선전 영상에서 빈라덴은 금색의 화려하고 깨끗한 옷에다 검게 염색한 수염을 깔끔하게 다듬고 등장한다. 하지만 동영상에서 그는 헝클어진 회색 수염을 기른 채 방바닥에 앉아 담요를 두르고 리모컨으로 20~30초에 한 번씩 위성TV 채널을 바꿔 가며 자신이 나오는 뉴스를 찾는 일상생활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미 정부 관계자들은 빈라덴이 영상을 촬영한 뒤 이를 CD나 USB 같은 외부저장장치에 저장해 수행원을 시켜 알카에다의 미디어 기구로 보냈을 것으로 추정했다. 파키스탄 전직 정보 관리는 “미군의 작전 과정에서 숨진 한 여성은 당초 알려진 것처럼 아내가 아니라 아랍계 의사로 드러났다.”면서 “빈라덴의 은신처에서는 기침 감기약, 귓병 치료제 등이 대거 발견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아울러 일부에서 제기된 빈라덴이 신장 투석을 받고 있다는 의혹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이라크 교도소서 알카에다 폭동 16명 사망 한편 알카에다 연계 조직의 이라크 바그다드 최고지도자 후다이파 알바타위가 8일 바그다드 한 교도소에서 수감 중 폭동을 주도해 모두 16명이 숨지는 유혈사태가 빚어졌다고 이라크 보안당국이 밝혔다. 이날 폭동은 알바타위가 신문을 받던 중 경찰관의 총을 빼앗아 그를 살해하면서 시작됐다. 알바타위는 재소자들과 함께 바그다드 카라다 지역의 대테러 책임자를 살해한 뒤 탈옥을 시도했지만 경찰특공대가 폭동을 진압했다. 이날 교전으로 알바타위를 포함한 재소자 11명과 경찰관 6명 등 모두 17명이 숨졌다고 당국은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은신처 CIA 작전에 유리”

    “그는 미국의 허를 찔렀다. 하지만 그것이 결과적으로 그의 아킬레스건이 됐다.” 미군에 사살 당한 오사마 빈라덴은 은신처 선택에 있어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는 게 미 중앙정보국(CIA) 요원 등 첩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워싱턴포스트가 7일 보도했다. 빈라덴이 은신처로 택한 파키스탄 아보타바드는 아프가니스탄 국경에서 떨어진 곳이다. 미군은 빈라덴이 아프간 국경의 파슈툰족 거주지에 숨어 있을 것이라고 판단, 국경 근처를 집중 공격해 왔다. 빈라덴은 이를 역이용해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차로 불과 2시간 거리의 아보타바드를 은신처로 택했다. 미국도 빈라덴이 그토록 간이 클 것이라고는 상상치 못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도청 등에 의해 빈라덴이 아보타바드에 있다는 정황이 포착되자 그 다음부터는 CIA에 유리해진다. 아보타바드는 유명한 여름 휴양지여서 평소에도 외지인들이 많이 내방하는 데다 미군들도 파키스탄군을 훈련시키기 위해 수시로 찾는 곳이기 때문이다. 덕분에 CIA 요원들은 빈라덴 측의 의심을 사지 않고 은신처 근처에 안가(safe house)까지 만들어 쉽게 작전을 펼 수 있었다. 주변 집들과 떨어진 외딴 곳에 커다란 건물을 은신처로 지은 것도 패착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은신처는 눈에 띄지 않는 게 기본적 요체인데, 빈라덴의 은신처는 지난해 처음 그곳을 찾은 CIA 요원들도 보고 놀랄 만큼 두드러졌다. 더욱이 옆에 가리는 건물이 없으니 다양한 각도에서 관찰이 가능했다. 미군이 빈라덴의 모습을 한 번도 포착하지 못한 상태에서 확신을 갖고 은신처를 습격할 수 있었던 것도 은신처의 특징이 너무나 확연했기 때문이다. 은신처를 ‘특수 제작’한 것도 결정적 실수로 평가된다. 외부의 시선을 차단하기 위해 이중삼중으로 만든 벽이 결국 미군이 들이닥쳤을 때 빈라덴의 도주를 막은 덫으로 작용한 것이다. 미군 관계자는 “그들이 도망치려 문을 열었을 때 그 앞엔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특파원 칼럼]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특파원 칼럼]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김상연 워싱턴특파원

    미국은 무서운 나라다. 테러를 저지르고 가뭇없이 사라진 범인을 10년 만에 기어이 찾아낸 정보력이 섬뜩하고, 전광석화처럼 작전을 뚝딱 해치운 군사력이 무시무시하다. 하지만 이 ‘할리우드적 스펙터클’보다 더 무서운 것은 미국이 오사마 빈라덴의 시신을 처리한 방식이다. 그들은 시신을 물로 씻기고 하얀 천으로 감싼 뒤 이슬람식으로 장례를 치러줬다. 정말 그렇게 했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렇게 했다고 밝힌 게 중요하다. 3000여명의 국민을 죽인 ‘나라의 원수’라면 능지처참해도 분이 안 풀리는 게 인지상정일 텐데, 미국은 망자에 대한 예를 갖췄음을 애써 부각시켰다. 람보의 덩치를 가진 나라의 이런 소심한 뒤처리는 반미 감정을 최소화하려는 계산에서 나왔을 것이다. 피가 거꾸로 치솟는 그 감성의 상황에서 어쩌면 그토록 ‘드라이한’ 이성적 계산을 할 수 있는지, 나는 미국이란 나라가 소름 끼친다. 어떤 나라의 의사결정이 이성과 감성의 배합으로 이뤄진다고 할 때, 미국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이성의 비율이 큰 판단구조를 갖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의 참혹한 시신 사진이 이슬람권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한 뒤 이렇게 말했다. “우리는 이 사진을 (승리의)트로피로 내세우지 않을 것이다. 미국은 그런 나라가 아니다.” 미국은 정말 그런 나라가 아니다. 1차 세계대전 종전 당시 토머스 윌슨 대통령은 “승리 없는 평화”를 주장한다. 미국은 연합군의 승리에 큰 기여를 했으면서도 후환을 우려해 패전국을 가혹하게 징벌하는 데는 반대한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이성적 판단은 다른 승전국들에 의해 무시됐고, 이는 결국 2차 세계대전의 불씨가 됐다. 미국은 1848년 멕시코와의 전쟁에서 승리, 캘리포니아와 뉴멕시코 등을 빼앗을 때도 세계사에서 유례가 없는 방식을 구사한다. 전승국이라면 그냥 눈을 부라리며 새 땅을 꿀꺽하면 될 텐데 굳이 멕시코에 돈을 주고 구매하는 형식을 취한 것이다. 후환의 싹을 잘라 버린 셈이다. 미국은 판단을 내릴 때 머릿속에서 희로애락은 사라지고 딱딱한 계산기만 남는 것 같다. 미국의 ‘이성으로 판단하기’는 역설적으로 지금껏 북한 정권의 생존에 도움을 줘 왔다. 만약 미국이 조금만 더 감정적인 나라였다면 판문점에서 미군이 북한군의 도끼에 맞아 죽었을 때 평양을 폭격했거나, 그보다 앞서 한국전쟁에 중공군이 참전했을 때 베이징에 원자폭탄을 투하했을지도 모른다. 미국의 머릿속에 북한 침공은 득보다는 실이 많은 게임이다. 북한은 석유가 나는 금싸라기 땅도 아닌 데다 중국이라는 거구의 후견인이 뒤에 버티고 있다. 하지만 머지않아 북한은 미국의 ‘이성으로 판단하기’로 인해 치명적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때문이다. 최근 미군 수뇌부는 “북한은 5년 안에 미 본토에 닿을 수 있는 미사일 개발이 가능하다. 북한은 점점 미국에 직접적 위협이 되고 있다.”는 우려를 잇달아 내놓고 있다. 이성으로 사고하는 미국의 이런 우려를 허풍이나 과장, 엄살과 같은 감성적 언어로 해석하면 오산이다. 북한이 핵과 단거리 미사일로 동북아에서 장난치는 것과 미 본토를 위협하는 ICBM을 개발하는 것은 미국 입장에서는 차원이 전혀 다른 문제다. 미국이 감성적인 국가라면 ‘설마 북한이 우리한테 쏘겠어. 허풍이겠지.’라면서 평가절하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성적 판단을 하는 미국은 단 1%의 확률이라도 미 본토로 미사일이 날아올 것이라는 계산을 내리면 북한을 반드시 손보려 할 것이다. 그때는 중국이건, 어떤 나라건 아무리 반발해도 소용없다는 것을 미국의 전쟁사는 웅변하고 있다. 벼랑끝 전술은 ‘고위험 고수익’의 매력이 있지만, 단 한번의 아차하는 실수로 파국을 맞는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치명적이다. 이 위험성을 무시했다가 미국한테 사담 후세인도 당했고, 오사마 빈라덴도 당했다. carlos@seoul.co.kr
  • “美 스텔스헬기 추락은 난기류 때문”

    오사마 빈라덴 사살 작전에 투입된 미군 블랙호크 헬리콥터는 당초 알려진 것처럼 기기고장이 아니라 은신처 건물 주변에 형성된 난기류 때문에 추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윌리엄 맥레이븐 합동특수작전사령관은 지난 4일(현지시각) 미 의회 군사·정보위원회에 출석, 블랙호크 헬기는 예상하지 못한 더운 공기와 높은 건물 벽으로 인해 발생한 와류 때문에 고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추락했다고 보고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미 하원 군사위원회 소속 애덤 스미스 의원(민주당) 등을 인용해 5일 보도했다. 이날 작전에 투입된 헬기는 캔터키주 포트 캠벨 기지에 주둔하고 있는 육군 제160 특수작전항공연대 소속이다. 맥레이븐 사령관 등의 설명에 따르면 헬기의 회전날개가 만들어내는 정상적인 공기 이동이 벽에 의해 차단되면서 난기류가 형성됐고 이에 따라 세틀링(settling) 현상, 즉 헬기를 띄울 만한 충분한 부력이 형성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스미스 의원은 “기온과 주위 환경 탓에 너무 갑작스럽게 고도가 떨어졌다고 들었다.”며 “기기 오작동이 있었다고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하원 군사위원회의 하워드 매키언 의원도 “기계적 결함은 아니었다.”고 했다. 상황을 감지한 조종사는 재빠르게 착륙을 시도했으며 탑승한 네이비실 요원들은 전원 무사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그라운드제로의 침묵, 연설보다 강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9·11테러 현장인 뉴욕 맨해튼의 ‘그라운드제로’를 방문해 헌화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오사마 빈라덴이 파키스탄 은신처에서 사살된 지 나흘 만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붉은색, 흰색, 푸른색 꽃들로 꾸며진 한 다발의 꽃을 바친 뒤 그 옆에 서서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숙인 채 한동안 묵념했다. 그러나 단 한마디도 하지 않고 현장을 떠났다. 뿐만 아니라 오바마 대통령이 묵념할 때 진혼곡 같은 음악마저 흘러나오지 않았다. 그야말로 완벽한 정적이었다. 이슬람권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그는 침묵을 택했다. 행사에는 찰스 슈머 상원의원,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 앤드루 쿠오모 뉴욕주지사 등 이 지역의 거물급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재임 시 9·11테러를 겪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초청을 받았지만 정중히 사양했다. 그는 대변인을 통해 “전직 대통령으로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많은 뉴욕 시민들이 이른 아침부터 나와 성조기를 흔들며 오바마 대통령을 환영했다. 헌화에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9·11테러 때 15명이 숨진 미드타운의 소방서를 방문해 소방관들과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은 10년 전 그 끔찍했던 날에 비범한 희생을 보여준 상징적 장소”라면서 “진심으로 여러분의 희생에 감사를 표시한다.”고 말했다. 그는 빈라덴 사살에 대해 “우리가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면 그것은 빈말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파키스탄의 빈라덴 은신처를 습격한 미군 장병들이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희생 때문이었다.”며 “그들은 목숨을 앗긴 여러분의 형제들 이름으로 그 작전을 수행했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맨해튼 제1경찰서를 방문한 자리에서 “우리는 수많은 목숨을 앗아간 그 비극을 잊은 적이 없으며 뉴욕경찰과 긴급구조대원, 소방대원들이 보여준 용기를 결코 잊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빈라덴 사살과 관련해서도 “우리는 우리가 하겠다고 말했던 것을 한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헌화 후에는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비슷한 시간 워싱턴DC의 국방부 건물(펜타곤)에서도 간단한 추도의식이 진행됐다. 9·11테러 때 펜타곤을 타격한 항공기 테러로 189명이 숨진 바 있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과 함께 희생자들을 기리는 헌화를 한 뒤 왼쪽 가슴에 손을 올려 경례를 했다. 바이든 부통령 역시 한마디도 하지 않는 침묵의 헌화였다. 다만 경례를 할 때 진혼곡이 장엄하게 울려퍼졌다. 행사장에는 9·11테러 유족은 물론 테러 당시 국방장관으로 재임했던 도널드 럼즈펠드도 참석, 눈길을 끌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FTA 실무협의 착수…국내선 ‘쇠고기 역풍’ 거셀 듯

    미국 의회가 오는 7월 이전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준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그동안 미 행정부와 의회 간에 쟁점이 돼 온 한국 쇠고기 시장 추가 개방 문제에 대해 합의를 이룸에 따라 최소한 비준 움직임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의회에 한·미 FTA와 미·파나마 FTA, 미·콜롬비아 FTA 등 3개 FTA에 대한 ‘실무협의’에 착수하자는 서한을 보냈다. 이에 따라 USTR과 의회는 5일부터 실무협의에 착수, 비준 일정 등에 대한 본격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미 의회의 FTA 심의절차는 한국과 달리 실무협의 착수 이전에 물밑 논의를 통해 큰 쟁점들을 타결하는 게 일반적이다. 실무협의에 착수했다는 것은 의회 논의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얘기가 되는 셈이다. FTA 실무협의는 행정부와 상원 재무위원회, 하원 세입위원회의 참모진들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실무협의가 마무리되면 재무위와 세입위의 주요 의원들이 참여하는 모의 축조심의를 통해 대부분의 쟁점들을 조율하고 정리한다. 이 절차가 완료되면 행정부는 한·미 FTA 이행법안(비준안)을 의회에 공식 제출하게 된다. 무역협상촉진권한(TPA) 규정에 따르면 의회는 FTA 이행법안 제출 후 90일 이내에 비준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그러나 이행법안 공식제출 전 비공식협의 과정에서 쟁점이 대부분 정리되기 때문에 제출 후 4∼5주 안에 비준이 완료되는 게 관행이다. 8월 한달간은 미 의회의 여름 휴회 기간이기 때문에 미국 정부는 7월 이전 비준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비준안은 먼저 하원 의결을 거쳐 상원을 통과해야 한다. 워싱턴의 외교 소식통은 “의회의 비준안 처리는 보통 한달 정도 걸리기 때문에 6월 이전에만 비준안이 제출되면 7월 이전 처리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하원 세입위원장을 지낸 찰스 랭글(민주·뉴욕) 의원도 “한국 국회의 비준 여부와 관계없이 우리는 우리대로 절차를 진행할 것”이라며 조속한 처리를 예고했다. 문제는 미 의회에 일고 있는 ‘순풍’이 한국의 한·미 FTA 비준에는 ‘역풍’으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는 점이다. USTR이 한·미 FTA 발효 이후 한국의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 협의를 정부 차원에서 요구하겠다고 밝히면서 국내 야권과 시민단체의 비준 거부 움직임이 거세질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추가 개방 압박에도 불구하고 한국 정부가 거부하면 법적으로는 미국으로서도 어찌할 도리가 없지만, 미국이 국력을 앞세워 계속 압박할 경우 어디까지 한국이 버틸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미 농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미 육류수출협회(USMEF)에 향후 5년간 1000만 달러의 홍보판촉 예산을 지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FTA 발효 이후 미국의 쇠고기 개방 요구가 거세질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물론 일각에서는 미 행정부의 이 같은 행보가 그동안 쇠고기 추가 개방을 강도 높게 요구해 온 맥스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에게 비준 동의의 명분을 주기 위한 ‘당근’에 불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추가협상까지 벌여가며 어렵게 한·미 FTA를 타결지은 마당에 굳이 한국을 자극할 쇠고기 문제를 꺼내들어 한·미 FTA 한국 비준에 스스로 장애물을 깔아 놓을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미 양국은 2008년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합의하면서 한국이 30개월 미만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서만 수입을 허용하되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되면 전면 수입개방 문제를 논의키로 한 바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한·미 FTA 국회비준 더 꼬였다

    한·미 FTA 국회비준 더 꼬였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더불어 협정 발효 이후 한국 쇠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기로 합의했다. 오는 7월까지 미 의회가 한·미 FTA 이행법안(비준안)을 처리할 가능성은 한층 높아진 반면 이것이 우리 국회의 한·미 FTA 비준 논의에 새로운 걸림돌로 작용하게 될지 주목된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4일(현지시간) 미 상원 FTA 소관 상임위원회인 재무위의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가 발효된 이후 한국 쇠고기 시장의 수입 위생 조건에 관한 협의를 한국 정부에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쇠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 조치를 FTA 비준의 전제로 요구해 온 보커스 재무위원장도 이 같은 무역대표부의 의견에 동의, 한·미 FTA 비준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사실상 미국 차원에서는 한·미 FTA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작용해 온 쇠고기 추가 개방 문제가 해소된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정부와 의회가 ‘선(先) 한·미 FTA 비준, 후(後) 쇠고기 추가 개방 협상’으로 가닥을 잡음에 따라 미 의회의 한·미 FTA 비준 처리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미 무역대표부는 5일(현지시간)부터 의회와 한·미 FTA 비준을 위한 실무협의에 착수한다. 이와 관련,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2008년 합의한 수입 위생 조건을 재확인한 것이며, 쇠고기 추가 개방 문제에 대해 한국으로부터 어떤 새로운 약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이 2008년 합의한 쇠고기 수입 위생 조건에는 어느 한쪽이 수입 위생 조건의 적용이나 해석의 문제에 대해 협의를 요청할 경우 상대는 7일 안에 응하도록 돼 있다. 한국 정부는 그동안 미국이 쇠고기 수입 개방을 요구해 오면 협의에는 응하겠지만, 전면 수입 개방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밝혀 왔다. 미국 정부가 쇠고기 시장의 추가 개방을 요구하겠다고 미리 못 박음에 따라 우리 국회는 비준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우리 국회에서는 한·미 FTA 비준안 처리를 놓고 미국 측 움직임에 속도를 맞출 계획이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 남경필 위원장은 “6월 임시국회에서 비준안을 상정한 뒤 외통위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에서는 비준안 상정부터 막겠다는 입장이다. 한·미 FTA에 대해 반대 입장을 당론으로 하고 있는 민주당은 비준안을 처리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12월 타결된 재협상안을 무효로 하고 이익의 균형을 맞춰 다시 협상해야 한다고 맞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서울 허백윤기자 carlos@seoul.co.kr
  •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 ‘변심’ 왜?

    보커스 상원 재무위원장 ‘변심’ 왜?

    미국 의회에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 작업에 최대의 걸림돌 역할을 해 왔던 맥스 보커스(민주·몬태나) 상원의원이 한·미 FTA 비준을 지지하는 쪽으로 돌아섰다. 그동안 한국 쇠고기 시장의 전면 개방을 선결 조건으로 내세워 비준 동의에 반대하던 보커스 의원은 4일 성명을 내고 비준안에 찬성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보커스 의원은 FTA 비준안 상정의 소관 상임위원회인 상원 재무위원회 위원장으로, 하원의 FTA 소관 상임위인 세입위의 데이브 캠프(공화·미시간) 위원장과 함께 FTA 비준 처리에 거의 절대적인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이다. 그가 작심하면 한·미 FTA 비준안을 깔아뭉갠 채 비준 절차를 마냥 지연시킬 수도 있다. 보커스 위원장은 미국 축산업의 본고장인 몬태나를 지역구로 하고 있어, 자신의 표밭을 의식해 한국 쇠고기 시장의 개방 문제를 한·미 FTA 비준 동의와 연계해 왔다. 이런 그가 한·미 FTA 지지 입장으로 돌아선 것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물밑 절충 끝에 정치적 타협을 이룬 결과로 보인다. 론 커크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날 보커스 위원장에게 서한을 보내 “한·미 FTA가 정식 발효된 뒤 한국 측에 쇠고기 수입위생조건에 관한 협의를 요청하겠다.”는 정부 측 입장을 전달했다. 의회가 먼저 한·미 FTA를 비준해 협정이 발효되면 한국을 상대로 쇠고기 시장 추가개방을 위한 협의에 나서는 쪽으로 타협이 이뤄진 셈이다. 보커스 위원장은 이 타협안을 받아들이면서 한편으로는 한국 시장에서 미국산 쇠고기 판매를 늘리기 위한 홍보 판촉 예산 1000만 달러를 확보, 나름의 실리를 챙겼다. 보커스 위원장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월령 30개월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는 것은 과학적으로 정당성을 얻지 못할 뿐만 아니라 국제기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말로 한국 쇠고기 시장 완전 개방의 의지를 드러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빈라덴 시신사진 CIA “공개” 백악관 “신중”

    미국 정부가 오사마 빈라덴 사살 사실을 공개한 지 이틀째인 3일(현지시간)까지도 시신 사진 공개 여부를 결론 내리지 못한 가운데 백악관과 중앙정보국(CIA) 사이에 엇박자가 나고 있다. 주검 사진 공개 문제는 이미 작전 계획 당시부터 미 정부 내부에서 논쟁 대상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은 이날 시신 사진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처참한 시체 사진을 공개할 경우 자칫 반미 감정을 촉발할 것을 우려한 백악관은 즉각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런 속에서 CNN 등 미 언론들은 대체로 정부가 결국은 어떤 식으로든 사진을 공개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패네타 국장은 NBC 뉴스에 출연해 빈라덴의 사망을 증명할 사진을 “대중에 공개할 것”이라면서 “당연히 나는 그 사진들을 봤고, 사진 분석 결과 그가 빈라덴이라는 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핵심은 우리가 빈라덴을 잡았다는 것”이라면서 “나는 전 세계에 우리가 그를 죽였다는 사실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미국 정부가 DNA 테스트와 안면인식 기법을 동원해 신원을 확인했다고 했지만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이 의문을 제기하는 등 논란과 음모론이 계속되자 사진 공개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최종 결정권을 갖고 있는 백악관은 이에 대해 아직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바로 선을 그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빈라덴의 시신 사진에 대해 “끔찍한 사진”이라면서 “사진 공개 시 강한 분노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도 우리가 고려하고 있는 점”이라고 말했다. 빈라덴이 왼쪽 눈에 총을 맞아 두개골 일부가 훼손되고 가슴에도 총을 맞은 것으로 알려진 만큼 이 같은 참혹한 모습을 공개했을 때 빈라덴 추종 세력과 이슬람권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담당 보좌관도 이날 미 공영라디오 NPR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많은 정보를 미국 국민에게 공개하는 과정에 있으며 신중한 방식으로 진행되기를 바란다.”면서 “추가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대해 고려하고 있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빈라덴이 죽었다는 것을 누구도 의심하지 않지만 시각적 증거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이 점도 고려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오해를 불러오거나 다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는 어떤 것도 공개되기를 원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아직은 아니지만 공개할 수 있다는 얘기냐.”는 질문에 “그렇다. 공개할 수도 있다.”고 말해 적절한 시점에 공개할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빈라덴 최후 순간 비무장”… “가족이 보는 앞에서 총살”

    오사마 빈라덴 사살이 정당했느냐는 논란이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 정부가 당초 발표했던 사살 당시 상황과 전혀 다른 사실이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백악관은 처음엔 빈라덴이 여성을 방패막이 삼아 총을 들고 저항했다고 설명했지만 하루 만에 그가 비무장 상태였다고 번복했다. 그런데 이번엔 미군이 빈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총살했다는 증언이 나오면서 기름에 불을 부은 형국이 됐다. 존 브레넌 백악관 대테러 보좌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빈라덴이 무기를 지니고 있었고 미 해군 특수부대(네이비실) 대원들에게 총격을 가했는지는 확실치 않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면서 “그는 여성을 인간방패로 이용한 (치졸한) 인간”이라고 비난했다. 하지만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은 불과 하루 뒤 그가 네이비실과 마주한 순간 무기를 지니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빈라덴이 여성을 인간방패로 삼았는지 여부도 불확실하다고 했다. 그는 정부의 설명이 하루 만에 뒤집힌 이유에 대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왔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美 빈라덴 가족 등 16명 체포” 미 정부가 오락가락한 정황을 되짚어 보면, 애초 작심하고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의도적인 거짓말이었다면 언론의 폭로도 없었는데 스스로 하루 만에 설명을 뒤집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빈라덴에 대한 악감정과 사살을 정당화하려는 의욕이 앞서면서 미국 측에 유리한 쪽으로 정보를 해석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무장하지도 않았는데 굳이 사살해야 했느냐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카니 대변인은 “가능하다면 그를 생포할 준비가 돼 있었지만 상당한 정도의 저항이 있었고, 그곳에는 빈라덴 외에도 무장한 다른 사람들이 있었다.”고 했다. 빈라덴이 있던 방에는 무장한 다른 인물이 없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받자 “당시는 매 순간 언제라도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특수부대 요원들은 고도의 전문성에 입각해 현장 상황에 대처했다. 빈라덴은 저항했기 때문에 사살된 것”이라고 강변했다. 그는 빈라덴이 어떻게 저항했는지에 대해서는 답변을 피하면서 “저항할 때 무기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는 궁색한 변명만 늘어놨다. 백악관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미군이 애초부터 사살을 목표로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생포했을 경우 재판 등 신병처리 과정에서 국내외에서 논란이 일 수 있고, 빈라덴을 구출하기 위한 테러가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차라리 사살하는 게 속 편하다고 계산했을 법하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빈라덴이 과거 미 중앙정보국(CIA)과의 관계를 폭로할 것을 우려, 사살했다는 설도 나돈다. 이와 관련,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은 “우리는 빈라덴이 생포 작전에서 저항할 것으로 보고 처음부터 빈라덴이 사살될 공산이 큰 것으로 가정했다.”고 말해 사살 쪽에 무게를 두고 작전을 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백악관 해명과는 또 다른 증언이 나와 파문을 부채질하고 있다. 아랍권 위성채널 알아라비야는 4일 파키스탄 정보당국 관리의 말을 인용해 미군이 빈라덴을 생포한 뒤 가족이 보는 앞에서 사살했다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지난 1일 미군의 작전 당시 현장에 있었던 빈라덴 딸(12)의 진술에 따르면 미군은 1층에 있던 빈라덴을 사로잡은 뒤 가족들 앞에서 사살했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 증언이 사실이라면 무장하지 않은 상대방을 사살한 것이 정당한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불가피하다. 파키스탄 정보당국은 미군이 작전을 종료한 뒤 빈라덴의 은신처에서 시신 네 구를 수습하고 여성 2명과 2∼12세 어린이 6명을 연행했다고 알아라비야는 보도했다. 현지 일부 매체는 파키스탄 당국이 모두 16명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 관리는 이들 대부분이 빈라덴의 가족으로 현재 이슬라마바드 인근 라발핀디의 군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파키스탄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미군은 이미 빈 라덴과 아들의 시신을 헬기에 싣고 이륙한 뒤였다고 파키스탄 관리들은 전했다. 또 다른 한 관리는 ”은신처에는 벙커나 도피용 터널이 전혀 없었다.“면서 ”세계 최고의 수배 인물이 이런 곳에 살았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갈 정도다.”라고 말했다. ●“은신처에 벙커·터널 없어” 미군이 국제법을 위반했다는 비판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당장 헬무트 슈미트 전 독일 총리는 미군 작전은 분명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했고 세실리아 말스트룀 유럽연합(EU) 내무담당 집행위원도 빈라덴을 법정에 세웠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의 국제법 전문가인 게르트 얀 크놉스도 2001년 체포돼 국제형사재판소(ICC) 법정에 섰던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유고연방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빈라덴 역시 법의 심판에 맡겼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영국 켄트대학의 닉 그리프 교수는 나치 전범들도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며 미군의 작전은 “적법절차를 따르지 않은 초법적인 사살”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강국진기자 carlos@seoul.co.kr
  • 美 “알카에다 괴멸” 테러戰 2막

    미국 정부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을 계기로 알카에다 조직을 완전히 괴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구심점을 잃어버린 알카에다 조직이 다른 이슬람 과격 테러 조직과 연대하거나 미국인들을 새로운 조직원으로 모집하는 식으로 돌파구를 마련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존 브레넌 백악관 테러담당 보좌관은 3일 NBC방송에 출연, “알카에다 조직은 지난 10년간 미국 주도로 진행된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인해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면서 “빈라덴의 사망을 계기로 나머지 조직도 타격한다는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군 특수부대가 빈라덴 은신처를 급습, 사살 작전을 벌이는 과정에서 컴퓨터 하드드라이버를 비롯해 DVD·문서 등 알카에다 조직과 관련된 핵심 정보를 다수 입수했으며, 중앙정보국(CIA)이 이를 검토 중이라고 했다. 브레넌 보좌관은 이를 통해 “파키스탄 내부에서 어떤 방식으로 빈라덴을 지원했는지도 면밀히 조사 중”이라고 ABC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미 정부 당국자들은 현재 알카에다가 9·11테러 수준의 대형 테러를 저지를 역량은 갖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공격력은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제임스 클래퍼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빈라덴 은신처에 대한 습격작전의 윤곽이 잡혀 가던 지난 2월 “지속적인 미군의 공격으로 알카에다의 핵심 역량이 크게 약해졌다.”면서 “우리는 알카에다가 미국인을 새로운 조직원으로 모집하고 아라비아반도의 다른 테러 단체와 제휴하려는 움직임에 특히 주목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접경지역인 파키스탄 서북부의 알카에다 세력권에 대한 미군 무인항공기의 지속적인 공습이 알카에다 전력 약화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보고 무인항공기 공습을 더욱 가속화하기로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빈라덴 사살을 승인하기 직전인 지난달 27일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CIA 국장, 리언 패네타 CIA 국장을 새 국방장관에 지명함으로써 이 같은 기조를 뒷받침했다. 무인항공기를 통한 알카에다 공습은 2007년 5차례에서 지난해 120회로 급증했다. 한편 빈라덴 사망과 관련, 경찰은 주한 각국 대사관을 목표로 테러가 일어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대사관 주변 순찰을 강화했다. 경찰청 대테러센터는 3일 삼성 사옥과 주한 아랍국가 대사관을 폭파하겠다는 협박 이메일이 접수됨에 따라 수색 작업에 나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서울 백민경기자 carlos@seoul.co.kr
  • [빈라덴 사살 이후] 그라운드 제로 울릴 그의 승리 연설은?

    미국 역사상 가장 충격적인 사건이었던 9·11테러가 일어난 지 3일 뒤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처참하게 잔해만 남은 뉴욕 세계무역센터를 점퍼 차림으로 찾았다. 사전에 알려지지 않은 방문이었다. 그는 휴대용 확성기를 마이크 삼은 간이연설을 통해 복수를 다짐했다. 그로부터 10년의 세월이 흐른 5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당시 부시가 찾았던 그 곳, ‘그라운드 제로’를 방문한다. 댄 파이퍼 백악관 공보국장은 트위터를 통해 오바마의 방문 사실을 알렸다. 결과적으로 전임 대통령이 복수를 다짐한 곳에서 후임 대통령이 복수의 종결을 기념하는 그림이 펼쳐지게 됐다. 10년 전 부시는 어수선한 환경에서 격앙돼 있었지만, 오바마는 비교적 차분하고 당당한 모습으로 그라운드 제로에 설 것으로 보인다. 부시가 짤막한 즉석연설을 한 데 반해 오바마는 정제된 연설을 준비할 가능성이 높다. 연설 내용은 지난 1일 밤 오사마 빈라덴 사살 직후 백악관에서 발표한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전망이다. 빈라덴 사살은 정의의 구현이라는 것, 미국은 반드시 테러를 심판한다는 것, 테러리스트가 아닌 평범한 무슬림은 적대시하지 않는다는 것 등이다. 오바마의 방문은 연설 내용보다 그 그림이 주는 상징성이 의미를 던질 법하다. 10년 전 부시의 방문은 예고 없는 것이었기 때문에 시민들이 별로 운집하지 않았지만, 오바마의 방문은 널리 알려진 것이어서 수많은 인파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그 현장에서 미국 시민들은 한껏 애국주의를 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빈라덴 사살 이후] 美서 죽은 여동생 DNA로 신원 확인

    미군 특수부대가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한 뒤 그의 신원을 확인하는 데 빈라덴의 죽은 여동생 유전자(DNA) 샘플이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일 미국 ABC방송 등에 따르면 미군이 파키스탄 아보타바드에 있는 빈라덴의 은신처를 급습해 교전 끝에 빈라덴을 사살하고 시신을 아프가니스탄으로 옮기는 과정에서 DNA 테스트를 통해 그의 신원이 빈라덴이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방송은 빈라덴의 여동생 가운데 한명이 미 메사추세츠주 보스턴에서 뇌종양으로 숨졌는데, 미 정보당국은 훗날 빈라덴의 신원을 확인해야 할 경우를 대비해 여동생의 뇌세포 조직에서 DNA를 미리 채취해 두었다고 했다. 미 국방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빈라덴 가족 몇명의 DNA를 이용해 빈라덴의 신원을 확인했다고 밝혔으나 그 가족이 누구인지, 테스트가 어떻게 진행됐는지 등은 설명하지 않았다. 익명을 요구한 고위급 정보당국 관계자는 전날 특수부대가 빈라덴의 얼굴을 확인했으며, 빈라덴의 아내 가운데 한명이 그의 신원을 확인해줬다고 말했다. 미 중앙정보국(CIA)이 시신의 사진과 빈라덴의 얼굴을 대조한 결과에서도 시신이 빈라덴이라는 것을 95% 확신할 수 있었다고 이 관계자는 설명했다. 또 다른 빈라덴 친척들과의 DNA 샘플 테스트에서도 빈라덴 시신에서 나온 것과 100% 일치한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덧붙였다. 보스턴의 한 DNA테스트 연구소의 기짓 허드슨 박사는 “조사관들이 빈라덴의 머리카락과 손톱, 구강 상피세포 등을 채취해 조사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일 밤 빈라덴의 사망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 있었던 것은 DNA 테스트 결과에 대한 확신 때문이라고 국방부는 밝혔다. 미 연방수사국(FBI)에서 일했던 브루스 버다울 박사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적절한 조건에서라면 DNA 대조를 통한 신원 확인 작업이 매우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당국은 얼굴의 고유한 특징을 일치시켜 신원을 확인하는 ‘얼굴 인식’(facial recognition) 기법을 통해서도 빈라덴의 신원을 확인했으며, 빈라덴이 190㎝가 넘는 장신이라는 점도 신원 확인에 간접 활용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 빈라덴의 은신처 급습 당시 한 여성이 빈라덴의 이름을 부른 것도 신원 확인에 도움이 됐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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