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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9·11 테러, 그 후 10년] (상) 아물지 않는 상처

    [9·11 테러, 그 후 10년] (상) 아물지 않는 상처

    미국과 전 세계를 경악케 한 9·11테러가 일어난 지 오는 11일로 10주년이 된다. 19명의 알카에다 테러리스트들에 의해 납치된 4대의 민간항공기가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빌딩과 워싱턴DC의 국방부 건물 등을 타격, 2983명의 희생자를 낸 이 전대미문의 사건은 미국인의 의식과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미국은 공룡 부처 국토안보부를 신설하고 입국심사를 강화했지만 테러 공포를 안고 사는 나라가 됐다. 미국은 알카에다에 대한 보복에 나서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정권과 이라크 사담 후세인 정권을 축출하고 올해 5월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사살하는 등 국제정세도 격변했다. 하지만 9·11 이후가 이전보다 안전해졌는지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테러 공포는 여전히 미국과 세계를 짓누르고 있다. “지난 10년 간 미국은 더 안전해졌다. 하지만 위협은 남아 있다.” 미국 국토안보부의 초대 장관을 역임한 톰 리지 전 장관은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지난달 17일 워싱턴DC의 미 상공회의소에서 서울신문과 단독 인터뷰를 갖고 미국 정부가 취해 온 대테러 정책의 허실을 짚었다. 9·11테러를 계기로 2002년 11월 신설된 국토안보부는 직원 17만 명에 연간 예산 400억 달러(약 42조원)를 쓰는 미 행정부 내 최대부처다. →국토안보부가 지금까지 한 일은. -정보자산을 강화했고 우방국과 파트너십을 다졌다. 테러리스트들을 제거했다. 공항에 지문인식장치와 방사능 검색대를 설치했다. 미국민의 자유와 헌법, 아메리카라는 브랜드를 지키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겹겹의 안보를 구축했다. →국토안보부의 역할에 미흡한 점은. -민간 부문과 연대를 더 적극적으로 했어야 했다. 대테러 기획단계에서부터 민간을 참여시켜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각 부처 비상대책반 사이에 정치적인 이유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문제도 여전하다. 기득권을 버리고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입국심사 강화에 따른 효과에 대해서는 만족하나. -입국심사는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출국심사에는 허점이 많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비자 기간을 초과해 미국에 머무는지, 그들이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 누구도 모른다. 아직 시스템이 만들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국토안보부가 강하긴 하지만 아직 완벽하지는 않다. →오사마 빈라덴이 사살됐는데 테러와의 전쟁도 변화해야 하나. -그를 죽인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그의 지하드 이념을 땅에 묻어야 한다. 이념이라는 것은 극소수에게라도 전염되면 글로벌 테러리즘의 씨앗이 될 수 있다. 이제는 테러와의 전쟁이란 말 대신 신앙체계와의 전쟁, 악의 이념과의 전쟁이란 말을 써야 한다. →미국과 비교할 때 한국의 테러 위험성은 얼마나 될까. -한국은 미국의 친구이기 때문에 위험에 잠재적으로 노출돼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한국의 가장 큰 안보 위협은 역시 북한이다. →북한의 도발에 대비해 한국도 국토안보부와 같은 조직을 만들어야 할까. -미국은 한국과 동맹 관계이기 때문에 한국의 내부 문제에 대해 내가 이래라, 저래라 조언하기 조심스럽다. 원론적으로, 제대로 된 정부라면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정보를 수집하고 사회나 군대가 도발에 즉각 반응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보기에 한국 정부는 지금까지 그런 문제를 포괄적으로 잘 다뤄왔다. →9·11을 기점으로 미국민의 의식구조에 어떤 변화가 생겼나. -9·11을 통해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게 됐다. 테러가 글로벌화됐고 동서남북 어디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 개개인이 테러에 매우 민감해졌고 각자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을 자각했다. →제2의 9·11테러가 일어날까. -정부가 겹겹이 대비하고 있기 때문에 9·11처럼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는 거의 불가능하다. 그와 다른 유형의 테러를 우려하고 있다. 미국 시민권자가 저지르는 테러다. 지난 18개월 동안 이런 자생적 테러리스트가 60~70명이나 붙잡혔다. 테러의 유형은 더 늘어난 셈이다. 우리는 더 안전해졌지만 여전히 위협은 남아 있다. 글 사진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톰 리지는 누구 베트남 참전용사 가운데 처음으로 1982년 미국 하원의원에 당선돼 6선을 했다. 1994년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로 당선돼 재선했다. 2001년 9·11테러가 일어나자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그를 백악관 국토안보보좌관에 임명했다. 이듬해 국토안보부가 신설되면서 그는 초대 국토안보부 장관에 취임했다. 2005년 사임한 뒤 민간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다.
  • [9·11 테러, 그 후 10년] “10년 전 사진속 도움 청하는 사람들 모두 내 아들 같아 아직도 가슴 아파”

    [9·11 테러, 그 후 10년] “10년 전 사진속 도움 청하는 사람들 모두 내 아들 같아 아직도 가슴 아파”

    10년 전 9월 11일 오전 강성순(현재 72세)씨는 뉴욕의 한인회 사무실에 앉아 있던 중 세계무역센터(WTC)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정신없이 WTC 쪽으로 달려갔다. 희뿌연 분진 가루를 뒤집어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왔다. 강씨는 경찰의 제지로 현장에 접근하지 못했다. 그는 끝내 WTC 104층 ‘캔터 피츠 제럴드’사에서 증권시스템 분석가로 일하던 아들 준구(당시 34세)씨의 유해를 찾지 못했다. 지난 26일 뉴욕주 서니사이드에 있는 강씨의 아파트에 기자가 도착했을 때 강씨는 부인 강필순(68)씨와 함께 아들의 사진과 당시 신문기사 스크랩을 보고 있었다. 4남매 중 외아들로 강씨 부부에게는 ‘전부’였던 준구씨에 대해 강씨는 “똑똑하고 성실하고 신앙심 깊은, 흠잡을 데 없는 아들이었다.”고 했다. 강씨 부부에게 10년이란 숫자는 무의미하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마음의 고통은 똑같고 눈물도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강씨는 화염에 휩싸인 WTC 사진을 가리키면서 “살려 달라고 흰 옷을 흔드는 사람이 마치 내 아들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울음을 터뜨렸다. 그는 “매일 괴롭지만 9월이 되면 더 못견딘다.”면서 “안 당해 본 사람은 모른다.”고 했다. 준구씨 사망 이후 그의 부인과 두딸(4살, 2살)은 다른 주로 이사갔다. 9·11로 희생된 한인은 21명이다. 유족들 대부분은 충격으로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강씨 부부는 잃어버린 사랑을 새로운 사랑으로 대신하기로 했다. 선교 사업을 꿈꿨던 아들의 뜻을 기려 6만 달러를 기부, 도미니카의 빈민촌에 준구씨의 이름을 딴 학교를 2009년 세운 것이다. 강씨는 기자가 아들과 비슷한 나이인 것을 알고는 자녀는 있느냐, 가족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발이 떨어지지 않았다. 글 사진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9·11 테러, 그 후 10년] ‘9·11’ 10년… 아직도 그들엔 공포였다

    [9·11 테러, 그 후 10년] ‘9·11’ 10년… 아직도 그들엔 공포였다

    뉴욕은 언제나처럼 활기로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한꺼풀 벗기고 들여다보니 아물지 않은 상흔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지난 24일 맨해튼 한복판의 펜 스테이션. 워싱턴DC발 열차에서 내려 대합실로 나서자 재닛 나폴리타노 국토안보부 장관의 음성이 장내에 방송되고 있었다. 하지만 “수상한 사람이나 물건이 보이면 신고하라.”는 장관의 목소리는 열차역 특유의 소음에 묻혔고 시민들은 각자의 걸음을 옮기기에 바빴다. 타임스스퀘어 광장은 인파로 북적였다. 광장 한 구석의 옷가게에 9·11테러 10주년 기념 마크가 찍힌 티셔츠가 진열돼 있는 것을 빼고는 9·11 10주년을 상기할 만한 어떤 ‘모티브’도 거리에서는 찾기 힘들었다. “뉴욕은 늘 번잡하네요.”라고 택시기사에게 말을 건넸다. 대부분의 불친절한 뉴욕 택시기사와 달리 그는 말이 많았다. 그러나 기자가 9·11 10주년을 취재하러 왔다고 밝히는 순간, 대화는 단절됐다. 테러 얘기가 나오자 올리브색 피부의 이 기사는 더 이상 질문에 대답하지 않았다. 10년 전 테러가 일어났던 ‘그라운드 제로’는 번화한 맨해튼과 어울리지 않는, 어수선한 공사장 풍경이었다. 쌍둥이 건물을 포함해 모두 7채의 건물로 이뤄졌던 세계무역센터(WTC) 부지는 6채의 각각 높이가 다른 새 건물과 기념관·추모공원으로 부활을 준비 중이었다. 비행기의 타격을 받고 무너진 쌍둥이 건물 자리에는 기념관과 추모공원이 들어섰다. 그 주위로 건물 공사가 진행중인데, 완공된 것은 작은 건물 1채뿐이었다. 미국 독립의 해인 1774년을 상징해 1774피트(540m·63빌딩의 2배) 높이로 계획된 건물은 104층 목표 중 현재 80층까지 공사가 진행됐다. 재건 사업은 2016년에나 최종 완료된다고 한다. 추모의 연못에는 2983명의 희생자 이름이 새겨졌다. 공사장 주변에는 외국인 관광객이 대부분이었다. 공사장 옆의 임시 기념관 직원은 9·11 10주년이지만 “관광객 수에 큰 변화가 없다.”고 했다. 공사장 옆 소방서 벽에는 9·11 당시 순직한 소방관 등 344명의 사진과 함께 ‘우리는 당신들을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는 글을 새긴 긴 동판이 붙어 있었다. 한 소방관에게 그라운드 제로에 관해 묻자 그는 친절하게 답했다. 하지만 10주년 소감을 물었더니 그는 “그런 얘기는 하고 싶지 않다.”며 정색하고 고개를 돌렸다. 소방서 옆에 ‘오 해라’(O HARA)라는 식당에 들어가 물었더니 그곳 종업원 역시 대답 대신 9·11 당시 사진이 담긴 사진첩을 건네주고는 말상대를 해주지 않았다. 미국인들이 9·11에 대한 언급을 피하는 것은, 아픈 기억을 떠올리기 싫어서이거나 테러리스트에게 자신이 알려지는 게 두려워서일 것이라는 추측이 들었다. 그 며칠 전 워싱턴의 한 미국인 지인이 기자에게 “설마 9·11같은 테러가 또 일어나기야 하겠느냐는 막연한 낙관으로 담담하게 생활하지만 솔직히 마음 한 구석에는 대형 테러가 다시 일어날 것 같은 두려움이 있다.”고 털어놓은 게 떠올랐다. 그러고 보니 쌍둥이 건물을 예전 그대로 복원하지 않는 것은 제2의 테러를 우려하기 때문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일었다. 우울한 그라운드 제로와 활기찬 타임스스퀘어의 거리는 불과 6.4㎞였다. 글 사진 뉴욕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맨손 강도 제압 ‘강심장’ 77세 美의원

    맨손 강도 제압 ‘강심장’ 77세 美의원

    미국의 레너드 보스웰(민주·아이오와) 연방하원 의원은 지난달 16일 밤 10시 45분 아이오와주 래머니의 자택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 물을 마시러 부엌으로 갔다. 그런데 현관 쪽에서 소란스러운 소리가 났다. 보청기를 뗀 상태에서도 들릴 정도였다. 가보니 권총을 든 복면 강도가 딸 신디와 손자 미첼(22)에게 “돈을 내놓지 않으면 쏘겠다.”고 위협하고 있었다. 극적으로 아버지와 눈이 마주친 신디가 구원의 눈빛을 보냈고, 보스웰은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얼마 전 위 수술을 받아 몸이 홀쭉해진 77세의 이 노()의원은 맨손으로 건장한 체구의 강도에게 달려들었다. 강도는 몸싸움 끝에 보스웰을 뿌리치고 신디의 목에 총을 겨누며 위협했지만, 보스웰은 물러서지 않고 강도의 팔을 잡고 늘어졌다. 침실에 있던 보스웰의 부인 도디가 나오자 강도는 이번엔 그녀의 목에 총을 들이댔다. 그 사이 미첼은 2층에서 총을 가져와 강도와 맞섰고, ‘전의’를 상실한 강도는 줄행랑을 쳤다. 경찰 수사 결과 범인은 가정부의 아들(21)로 밝혀졌다. 보스웰은 30일 워싱턴포스트(WP)에 이 일화를 뒤늦게 공개하면서 당시 강도에게 달려든 것은 본능이었다고 밝혔다. 그는 딸과 눈이 마주쳤을 때 ‘쏠 테면 차라리 나를 쏴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8선 의원인 보스웰은 대학시절 미식축구 선수로 활동했으며 베트남전에 참전하는 등 20년간 군에서 복무했다. 하원 농업위원회 소속으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관련 뉴스에도 종종 이름이 오르내린다. 보스웰은 강도사건 사흘 만에 워싱턴DC의 의회로 돌아와 부채 상한 관련 의정에 임했다. 갈비뼈 2개가 부러지고 팔에 타박상을 입는 등 속은 골병이 들었지만, 그는 주위에 내색을 하지 않았다. 보스웰은 WP에 “그래도 아이오와는 미국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라고 농담을 던졌다. 하지만 현역의원 집에 강도가 들자 치안당국은 발칵 뒤집혔고, 지금은 보스웰의 집 주변을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고 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오늘의 눈] 여성 정치인의 외모 가꾸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오늘의 눈] 여성 정치인의 외모 가꾸기/김상연 워싱턴 특파원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 토론회가 열린 지난 11일 아이오와주 에임스. 토론회 중간 잠시 방송광고를 내보낸 뒤 카메라가 단상을 비췄을 때 7명의 남자 후보들은 자리에 있었으나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이 보이지 않았다. 생중계였기 때문에 사회자가 당황한 것은 물론이다. 알고 보니 바크먼은 얼굴 화장을 점검하러 방송광고가 나갈 때마다 자리를 비우고 화장실에 갔다고 한다. 현재 출마 선언을 한 공화당 대선주자 가운데 유일한 여성인 바크먼이 지나치게 외모에 신경쓴다고 미 언론이 잇따라 지적하고 있다. 바크먼은 지난 6월 13일 출마 선언 직후 2주 동안 400달러짜리 헤어커트와 메이크업 등을 위해 모두 4700달러(약 500만원)를 썼다고 한다. 특히 고화질(HD) TV 시대에 접어들면서 여성 정치인들은 분장에 더욱 노심초사한다.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는 2008년 대선 때 방송 분장비로만 15만 달러를 쓴 것으로 알려진다. 미국 여성단체들에서는 여성 정치인에 대한 유권자와 언론의 이중 잣대를 꼬집는다. 말로는 공약 등 내실이 중요하다면서 실제로는 외모를 주된 판단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여성 대선주자들이 거울 앞으로 내몰린다는 것이다. 1999년 엘리자베스 돌이 대선 공화당 경선에 출마했을 때 그녀에 관한 언론보도의 대부분은 정치현안에 대한 입장보다 외모에 초점이 맞춰졌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2008년 대선에 나섰을 때도 의상과 헤어스타일, 심지어는 블라우스의 단추를 몇 개 풀었는지까지 언론이 보도했다고 한다. 외모 가꾸기로 비판을 받는 여성 정치인들이 외모를 경쟁력의 일환으로 적극 활용하는 것인지, 아니면 대중이 원하니 어쩔 수 없이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인지는 여성이 아니라서 솔직히 잘 모르겠다. 다만 바크먼의 외모 가꾸기 논란을 보면서 유권자 입장에서 얼굴 너머의 자질을 따져보려 얼마나 노력했는지는 돌아보게 된다. carlos@seoul.co.kr
  • “비열한 언동” 파월, 체니 자서전 노골적 비판

    “비열한 언동” 파월, 체니 자서전 노골적 비판

    조지 W 부시 대통령 당시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오른쪽)이 30일 출간되는 딕 체니(왼쪽) 당시 부통령의 자서전 ‘나의 시대’(In My Time)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파월은 28일(현지시간) CBS방송 ‘국민과의 만남’에 출연, 체니 전 부통령이 자서전을 통해 부시 대통령은 물론 당시 행정부에서 일한 다른 주요 인사들과 관련된 일을 폭로한 것은 “비열한 언동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그는 특히 2003년 이라크 침공을 결정할 당시와 관련된 일을 언급하면서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이 마치 당시 이라크 문제에 대한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듯이 언급한 체니의 자서전 내용에 대해 그는 “부시 대통령은 모든 현안에서 내가 보고한 내용에 대해 알고 있었다.”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라크 전쟁을 할 것이라면 전쟁의 모든 국면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체니와 그의 참모들은 바그다드 함락 이후의 상황을 대비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퍼트레이어스 CIA국장에 보국훈장

    한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사령관을 역임한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내정자에게 보국훈장의 최고등급인 통일장을 수여하기로 했다. 한덕수 주미대사는 29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주미대사관저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대신해 퍼트레이어스 전 사령관에게 통일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대사관 측이 27일 밝혔다. 퍼트레이어스 전 사령관은 이라크,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자이툰사단 등 파병 한국군의 작전 여건을 보장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한·미동맹 발전에 기여한 공로가 인정돼 훈장을 받게 됐다고 대사관은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알카에다 2인자 피살…美, 파키스탄 은신처 미사일 공격

    알카에다의 2인자인 아티야 아브드 알라흐만이 지난 22일 파키스탄 와지리스탄의 산악지대에서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운용하는 무인 폭격기의 미사일 공격에 사망한 것으로 27일(현지시간) 알려졌다. 미 언론은 미국 정부와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같이 전하면서 오사마 빈라덴 사살에 이어 알카에다에 대한 또 한번의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리비아 출신 30대 중반인 알라흐만은 10대 때인 1980년 알카에다에 합류한 폭발물 전문가이자 이슬람 학자로, 빈라덴의 각별한 신임을 받으며 지난해 알카에다 작전 책임자로 임명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1년 빈라덴과 함께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접경 지역으로 도피한 이래 알라흐만은 중동과 북아프리카의 다른 이슬람 무장단체와 알카에다를 잇는 연결고리 역할을 해 왔으며, 지난 5월 빈라덴 사살 이후 알카에다를 이끌 지도자 중 한 명으로 거론돼 왔다. 빈라덴이 숨진 뒤 알카에다는 아이만 알자와히리 지도하에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의 한 보안당국 고위 관계자는 “(알라흐만이 사망했다는) 미 언론보도는 소문일 뿐”이라면서 보도 내용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허리케인 ‘아이린’ 강타… 美 심장부 ‘STOP’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27일(현지시간) 미국 동부 해안 지역을 강타하면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과 보스턴의 대중교통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뉴욕 브로드웨이 공연도 모두 취소됐다. 바람의 위력이 28일 열대 폭풍 수준으로 약해졌지만 많은 비를 뿌리며 큰 피해를 남겼다. 미 언론에 따르면 오전 노스캐롤라이나 주에서 2명이 강풍에 부러진 나무가 차량을 덮치는 바람에 숨졌고, 한 어린이는 강풍으로 신호등이 고장난 교차로에서 교통사고로 사망하는 등 이 지역에서만 6명이 목숨을 잃었다. 버지니아 주에서는 쓰러진 나무가 아파트 단지와 차량을 덮치면서 11살 어린이를 포함해 3명이 숨졌고, 플로리다 주에서는 파도타기를 즐기던 피서객이 높은 파도에 휩쓸려 사망했다. 미국 재난당국은 지금까지 최소 12명이 허리케인 피해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노스캐롤라이나와 버지니아, 메릴랜드 주 등의 200만여 가구와 업소의 전력공급이 중단됐고, 산사태와 주택파손 등의 피해도 잇따르고 있다. 미 전기회사 도미니언 리소시즈는 코네티컷 주 뉴런던에 있는 밀스턴 원전의 발전 용량을 50∼70%까지 낮췄고, 프로그레스 에너지는 노스캐롤라이나 브룬스윅 원전의 출력을 70%로 줄였다. 28일까지 모두 9000편의 항공편이 취소됐으며 열차도 운행을 중단했다. 미 언론은 이 대규모 항공대란을 ‘플라이트메어’(flightmare.·악몽이란 뜻의 나이트메어에 비유해 항공편 운항 차질을 표현한 말)라는 신조어로 표현하기도 했다. 미 적십자사는 허리케인 북상 경로에 있는 6개 주에서 1만 3000여명의 주민이 임시대피소로 피신한 상태라면서 대피소를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관계 당국은 지금까지 최소 230만명에 대해 대피 명령을 내린 상태다. 앞서 26일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저지대 주민들에게 사상 처음으로 의무 대피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월스트리트 등의 상습 침수구역 주민 37만여명이 대피소 등으로 피신하기 시작했다. 지하철 등 뉴욕의 대중교통도 전면 중단됐다. 자연재해로 지하철 운행이 전면 중단된 것은 처음이다. 맨해튼 남부 배터리파크에서 자유의 여신상을 오가는 여객선 선착장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도 폐쇄됐다. 9·11테러 때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터인 ‘그라운드 제로’ 공사도 중단됐으며, 공사 관계자들은 모두 철수했다. 브로드웨이의 뮤지컬 극장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28일 NBC 뉴스에 출연해 “아이린이 미국 동부 해안에 광범위한 홍수를 유발하고 구조적 피해를 줬다.”며 “피해액이 수십억에서 수백억 달러에 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새벽 미 본토에 상륙한 아이린은 28일 현재 최고 풍속 104㎞로 열대 폭풍 수준으로 등급이 낮아졌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롬니 제친 페리, 오바마와 최종 대결?

    롬니 제친 페리, 오바마와 최종 대결?

    미국의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를 제치고 공화당 대선 레이스에서 선두로 뛰어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왼쪽) 대통령과 페리(오른쪽) 주지사가 민주·공화 양당 후보로 격돌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갤럽이 지난 17~21일 공화당 성향의 유권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24일 공개한 공화당 대선주자 지지도 여론조사에서 페리가 29%를 얻어 17%의 롬니를 거의 더블스코어 차로 눌렀다. 론 폴, 미셸 바크먼 하원의원은 각각 13%, 10%에 그쳤다. 페리가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지 불과 10일 만에 지난 1년여간 공화당 선두 자리를 독주해온 롬니를 녹아웃시키는 ‘괴력’을 보여준 셈이다. 지금 페리의 기세대로 라면 아직 출마를 결심하지 않은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이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설사 레이스에 합류한다 해도 페리를 꺾기는 힘들어 보인다. 실제 갤럽은 이번에 줄리아니와 페일린을 설문에 포함시킨 결과도 함께 발표했는데, 두 사람은 각각 10%를 얻는 데 그쳤다. 페리의 돌풍이 이어져 대선에서 오바마와의 양자대결이 성사된다면 역대 미 대선 중 가장 대조적 성향의 후보 간 격돌로 기록될 만하다. 오바마는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등 비주류 계층에서 지지율이 견고하지만, 페리는 백인 보수층이 핵심 지지세력이다. 오바마가 불법 이민자들에게 합법성을 부여하는 이민법 개혁에 열성인 반면, 페리는 불법 이민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오바마는 의료보험 개혁을 치적으로 내세우지만, 페리는 주정부 지출에 인색하고, 이 때문에 텍사스의 노인 사망률이 전국 최고 수준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오바마는 2차례 양적완화를 통해 경기부양에 나선 반면, 페리는 최근 “3차 양적완화로 돈을 푸는 것은 반역죄”라는 극언을 불사했다. 오바마가 가장 혹평받는 분야는 경제이지만, 페리는 재임 중 텍사스의 역내총생산(GRDP)을 미국 내 2위로 끌어올렸다. 지난 2년간 미국의 새 일자리 가운데 3분의1이 텍사스에서 생겼다는 점도 페리에겐 강점이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정치자금 기부 거부 운동 확산

    미국 커피전문 체인점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 하워드 슐츠(58)가 제안한 미국 부채위기 해결 때까지 정치자금 기부를 거부하자는 캠페인이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벅스는 이날 이메일 성명에서 인터넷서비스업체 AOL의 팀 암스트롱, 소매 유통전문 JC페니의 마이런 울먼, 유기농 식품 전문 유통체인 홀 푸즈의 월터 롭 공동 CEO 등 100명 이상의 기업인들이 정치자금 기부 거부 캠페인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 성명에서 계속 늘어나고 있는 미 국가채무의 해결책을 찾기까지 정치인에게 기부를 중단하자는 슐츠 CEO의 지난주 제안에 이들 기업인이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114년만에 강진… 워싱턴·뉴욕 ‘패닉’

    114년만에 강진… 워싱턴·뉴욕 ‘패닉’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를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리히터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페리 돌풍… 긴장하는 오바마

    페리 돌풍… 긴장하는 오바마

    단단한 체구, 중저음의 굵은 목소리, 치켜뜨는 눈초리…. 카리스마 넘치는 한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밋밋하게 진행되던 미국 대선판을 뒤집어 놓고 있다. 릭 페리(61) 텍사스 주지사의 상승세는 가히 무섭다고 할 만하다. 22일(현지시간) 공개된 갤럽 양자대결 여론조사(지난 17~18일 실시) 결과 그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지지율에서 47% 대 47% 동률을 기록했다. 한달 전만 해도 여론조사 대상에 들지도 못했던 인물이 일약 대통령을 위협하는 반열에 올랐다. 공화당 선두주자인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오바마를 2% 포인트 앞섰지만 페리와 큰 차이가 없었고, 아이오와 스트로폴(비공식 여론조사)에서 위세를 떨쳤던 미셸 바크먼, 론 폴 하원의원 등도 페리에게 뒤졌다. 페리의 매력은 ‘대통령감’처럼 보인다는 데 있다. 기존 공화당 주자들이 어딘가 모르게 가볍게 보이는 데 반해 페리는 무게감이 있다. 연설 톤을 억지로 높이지 않고 착하게 보이려 어색하게 웃지도 않는다. 그를 칭찬하거나 비판하는 사람 모두 “카리스마 넘치는 인물”이라는 평을 빼놓지 않는다. 공화당 지지자들이 페리에게 열광하는 것은 지극히 ‘공화당스러운’ 면모 때문이다. 다른 후보들은 입으로 공화당 노선을 주장하지만 페리는 몸으로 감세, 작은 정부, 기독교, 총기 소유 등 공화당의 핵심 가치를 실천한다. 지난 6일 그가 ‘종교의 정치 도구화’란 비판을 무릅쓰고 대규모 기도회를 강행한 것은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강한 인상을 심어줬다. 페리가 주지사로 있는 텍사스엔 소득세가 없고 친기업 정책으로 노조 가입률이 가장 낮다. 오바마가 싫으면서도 기존 공화당 대선주자들이 마뜩잖던 공화당 지지자들에게 페리는 ‘백마 탄 왕자’로 비쳐지는 것 같다. 일각에서는 페리가 롬니를 제치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전망도 나온다. 롬니는 정통 기독교가 이단으로 간주하는 모르몬교 신자인 데다 주지사 시절 오바마의 의료보험 개혁안과 비슷한 정책을 시행한 전력으로 공화당 지지자들의 의구심을 사고 있기 때문이다. 페리의 상승세가 거품이 아닐 수 있는 근거는 가시적 ‘실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오바마 대통령의 결정적 약점인 고용에서 실적이 탁월하다. 지난 2년 동안 미국에서 새로 생긴 일자리의 30%가 텍사스에서 생겼을 정도다. 경기 불황으로 신음하는 미국 유권자들로서는 그에게 솔깃할 만도 하다. 하지만 언론의 검증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CNN에 따르면 텍사스의 고용은 주로 연방공무원 등 공공부문 일자리 증가에 힘입었으며, 정작 민간 부문 일자리는 줄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강영우 박사 차남 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선임법률고문에

    강영우 박사 차남 크리스토퍼 강 백악관 선임법률고문에

    미국 백악관에서 연방 대법원 판사를 비롯한 사법부 고위직 인선을 보좌하고 자문하는 업무에 한국계가 참여하게 됐다. 백악관은 지난 17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법률고문실을 개편하면서 한국계 크리스토퍼 강(34·한국명 강진영)을 선임 법률고문에 임명한 것으로 22일 알려졌다. 크리스토퍼 강은 오바마 행정부 출범 후 백악관 입법보좌관으로 일해 왔다. 백악관 법률고문실은 청와대의 민정수석실과 비슷한 기능을 하는 곳으로, 크리스토퍼 강이 맡은 선임 고문 직위는 청와대 법무비서관 또는 수석행정관에 해당한다. 한국계로는 백악관에서 최고위직에 오른 셈이다. 이번 인사에서 백악관 법률고문실 수뇌부는 캐트린 러믈러 수석 법률고문과 3명의 부수석, 그 아래 크리스토퍼 강 등 2명의 선임 고문으로 구성됐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7년간 백악관 직속 장애위원회의 정책차관보를 지낸 강영우 박사의 차남인 크리스토퍼 강은 명문 사립학교인 필립스 아카데미를 거쳐 시카고 대학에서 학부를 마치고 듀크대 로스쿨을 졸업했다. 시카고대 재학 시절 대통령 부인 미셸 오바마가 이 대학 학생처장으로 있을 때 교수와 학생으로 만난 인연으로 당시 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이던 오바마 대통령과 친분을 쌓았다. 로스쿨 재학 당시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실에서 인턴으로 일했으며, 2001년 변호사가 된 뒤에는 일리노이주를 지역구로 한 리처드 더빈 상원의원의 보좌관으로 일한 바 있다. 의회 보좌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의회 전문지 ‘더 힐’이 선정하는 ‘35세 이하 최우수 보좌관 35인’에 2005년부터 해마다 선정되는 등 능력을 인정받다가 오바마 대통령 취임 후 백악관으로 스카우트됐다. 장남도 미국에서 유명한 안과의사로 키워낸 시각장애인 강 박사는 차남의 발탁에 대해 “한국계로서 미국을 움직이는 연방판사들을 심사하고 추천하는 영광스러운 일을 맡게 돼 대견하다.”고 말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미국이 놀랐다”-워싱턴,뉴욕에 5.8 강진

     초가을처럼 선선하고 화창한 날이었다. 23일 낮(현지시간) 기자는 미국 워싱턴DC의 의회 근처 지하철역 옆을 걷고 있었다. 그런데 갑자기 땅이 움직이더니 뒤집어질 듯 옆으로 기울었다. 순간적으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중심을 잡아야 했다. 10초 정도 그러더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잠잠해졌다. 길 가던 사람들이 ‘이게 뭐지?’라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봤다. 옆에 있던 30대 남성에게 “지진일까요.”라고 물었더니, 그는 “토네이도 아닐까요.”라고 했다. 그러고 보니 워싱턴에서 지진이 났다는 얘기를 들어 본 적이 없었다. 9·11테러 10주년이 임박했다는 사실이 떠올라 “혹시 테러 아닐까요.”라고 조심스럽게 말했더니 그는 “설마?.”라면서도 일견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잠시 후 사람들이 건물들에서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으로 뉴스를 검색한 몇몇이 “(테러가 아니라)지진이 났다.”고 확인하면서 사람들은 비로소 안심하는 표정이었다.  이날 만나는 미국인마다 이구동성으로 “살면서 이런 일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만큼 워싱턴은 지진과는 무관하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다. 미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날 지진은 오후 1시 51분 발생했고 규모는 5.8이었으며 진동은 최대 45초까지 지속됐다. 진앙은 워싱턴DC에서 남서쪽으로 135㎞ 떨어진 버지니아주 마이너럴 지역의 지하 6㎞ 지점이었다. 지진은 북쪽으로 캐나다 오타와까지, 서쪽으로는 시카고까지, 남쪽으로는 애틀랜타 이남까지 퍼졌다. USGS에 따르면 버지니아 주에서 이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한 것은 1897년 길리스 카운티의 5.9 지진 이래 114년 만에 처음이다. 이날 지진은 ‘대서양판’이 ‘(미국)동해안판’을 밀어내면서 발생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미 동부는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니다. 1986년에도 캐나다 퀘벡에서 6.0의 지진이 발생한 적이 있다. 2억년 전에는 이곳이 활발한 지진대였다고 한다.  이날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는 없었으나 건물 파손으로 다친 사람들이 있었다. 워싱턴 시내의 건물들이 심하게 흔들렸으며, 유서 깊은 내셔널 성당 첨탑에서 장식물 3개가 부러져 떨어졌다. 168m 높이의 워싱턴기념탑의 균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헬기가 탑 근처를 근접 비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건물이 흔들리자 9·11테러 때 공격을 받았던 국방부는 곧바로 직원들을 건물 밖으로 내보냈고 헬기가 떠서 상공을 경호했다. 백악관과 의회에도 소개령이 내려졌다. 철도와 지하철 운행이 일시 중단됐고, 전화가 불통됐다. 병원, 미장원 등의 예약이 취소됐고 은행은 전산망 마비로 일찍 문을 닫았다.  특히 9·11 테러의 악몽을 겪은 뉴욕 시민들은 패닉상태에 빠졌다. 안 그래도 9·11테러 10주년을 맞아 추가 테러 가능성이 제기돼 온 터였다. 고층건물에서 일시에 뛰쳐나온 시민들로 거리는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목욕탕에서 배관작업을 하던 벤 파이롤리(68)는 건물이 흔들리면서 내부 장식물이 쏟아져 내리자 테러가 난 줄 알고 “여기서 죽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결혼식 도중 웨딩드레스를 입은 채 대피하는 신부의 모습도 보였다. 9·11테러로 붕괴된 세계무역센터 부지에서 진행 중이던 건설 작업은 일시 중단됐고 JFK공항 등엔 한때 소개령이 내려졌다. 이로 인해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한동안 발이 묶였다. 맨해튼 검찰청에서 기자들에게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 사건을 브리핑하던 검사들도 화들짝 놀라 건물 밖으로 대피했다.  버지니아의 노스 애너 원자력 발전소는 지진 직후 안전시스템이 작동해 즉각 가동이 중단되는 등 안전상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미 원자력규제위원회는 밝혔다. 버지니아 주 컬피퍼 카운티에 있는 성인보호감호센터가 파손되면서 재소자 80여명이 다른 곳으로 이송됐다. 지진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휴가를 보내고 있는 매사추세츠 주 마서스 비니어드 별장에서도 감지됐다. 골프를 치던 중 지진 발생 보고를 받은 오바마 대통령은 즉각 전화로 안보관계 참모회의를 열어 피해상황을 점검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칸의 회생… 뒤숭숭한 사르코지

    미국 검찰이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국제통화기금(IMF) 총재에 대한 공소를 취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바닥까지 추락했던 스트로스칸이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성폭행 혐의 때문에 접었던 내년 프랑스 대선 출마 카드도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미 뉴욕 맨해튼 지방 검찰은 22일(현지시간) 호텔 여종업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했던 스트로스칸에 대한 공소 취하를 법원에 요청하기로 했다. 스트로스칸에 대한 재판을 더 이상 진행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겠다는 의미다. 프랑스 사회당은 스트로스칸을 대통령 후보로 추대하는 문제를 검토 중이라고 밝혀 ‘살아 돌아온’ 스트로스칸이 프랑스 대선 정국에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된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3일 사회당의 유력한 대선 주자인 프랑수아 홀란드가 프랑스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로스칸이 원하기만 하면 프랑스 대선을 향한 길은 여전히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스트로스칸은 이번 성추문이 불거지기 전까지 니콜라 사르코지 현 대통령에 대항할 가장 유력한 대선후보였다.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실추된 이미지 때문에 스트로스칸의 대선 도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프랑스에서도 2002년 작가 트리스탄 바농을 성폭행한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여서 프랑스법원에서도 조사를 받아야 할 처지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박근혜 前대표 “대북 안보 굳게 하고 남북 신뢰 재건 해야”

    박근혜 前대표 “대북 안보 굳게 하고 남북 신뢰 재건 해야”

    박근혜(얼굴) 전 한나라당 대표는 한국이 안보 문제에서 북한에 대해 강력한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남북 간 신뢰를 재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입장이 담긴 기고문을 미국의 외교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 기고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박 전 대표는 오는 30일 발매되는 포린 어페어스 9·10월호에 기고한 2500단어 분량의 ‘새로운 한국: 서울과 평양 간 신뢰 구축하기’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이 점차 증가하고 있는 북한의 파괴적 도발 행위를 더 이상 용인하지 않을 것임을 행동으로 증명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서도 한국이 국제사회와 함께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는 한국과 동맹국들이 이 같은 대북 결의를 공고히 하면서도 동시에 북한에 대해 남북 관계에서 새로운 시작을 제안할 준비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RFA는 덧붙였다. 만약 집권에 성공할 경우 북한과 적극적인 대화에 나설 가능성을 보인 것으로, 현 이명박 대통령과 대북 문제에서 차별성을 내비친 것으로 RFA는 해석했다. 다만 박 전 대표는 이 경우에도 점진적으로 세밀한 점검 아래 단계적인 방식으로 남북 관계에서 새 시작이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급격한 변화 가능성에 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뜻을 분명히 했다. 한편 RFA에 따르면 포린 어페어스는 “올해 초 박 전 대표 측이 남북 문제에 관한 기고와 관련해 연락을 취해 왔으며 공정하고 엄격한 심사 과정을 거쳐 게재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역사 중심에 ‘마틴 루터 킹’ 서다

    미국의 흑인 인권운동가 마틴 루터 킹 목사의 기념관이 사업 추진 43년 만에 완공돼 22일 오전(현지시간) 일반인에게 공개됐다. 킹 목사 기념관은 워싱턴DC의 링컨 기념관과 제퍼슨 기념관, 루즈벨트 기념관 등 쟁쟁한 전직 백인 대통령 기념관들에 둘러싸인 요지에 세워졌다. 미국 역사·정치의 한복판인 ‘내셔널몰’ 지역에 기념관을 갖게 된 흑인은 킹 목사가 처음이다. 최초의 흑인 대통령 탄생에 이어 최초의 내셔널몰 흑인 기념관 완공으로, 미국 역사에서 ‘2등 시민’으로 차별받았던 흑인들의 숙원이 하나둘씩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흑인 인권단체들은 킹 목사가 암살당한 1968년부터 기념관 설립을 정치권에 호소했지만, 1996년에야 비로소 의회는 기념관의 워싱턴DC 내 설립을 허가했다. 1998년 의회는 ‘킹 목사 국립기념관 사업기금’이 기념관 설립을 주관하는 것을 승인했다. 1999년에 구체적인 기념관 위치가 정해졌고 2000년부터 모금운동이 시작됐으며 2006년 기공식이 열렸다. 처음엔 건립 기금 모금이 쉽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도 있었으나 보잉과 포드, 코카콜라 등 굴지의 대기업과 유명인사들이 후원에 나서면서 목표치인 1억 2000만 달러(약 1300억원)를 거의 채웠다. 4에이커(약 1만6000㎡) 면적에 달하는 기념관의 백미는 9.14m 높이의 킹 목사 석상(石像)이다. 미국에서는 보기 드물게 큰 석상으로 킹 목사가 팔짱을 끼고 서서 단호한 표정을 짓고 있는 모습이다. 링컨 기념관의 좌상 높이가 5.8m인 점과 비교하면 킹 목사의 석상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다. 흑인인 킹 목사 석상을 검은색이 아닌 밝은 화강암으로 만든 것은 밤에도 잘 보이게 하기 위해서라고 사업기금 측은 설명했다. 석상을 완성하기까지 논란도 많았다. 석상이 지나치게 크고 표정이 엄숙하며 킹 목사를 닮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가장 큰 논란은 중국인 조각가 레이이신에게 조각을 맡긴 것이다. 사업기금 측은 레이이신이 세계에서 몇 안 되는 대형 화강암 조각가라고 이유를 설명했지만, 미국 인권단체는 마오쩌둥 동상을 조각한 그가 인권운동가인 킹 목사 석상 제작에 어울리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또 건설작업에 중국 노동자들이 고용돼 ‘메이드 인 차이나’라는 비난이 가시지 않았다. 이 기념관의 헌정식은 킹 목사의 ‘나는 꿈이 있습니다’ 연설 48주년인 오는 28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삼성·애플 특허전쟁 9개국서 19건 확전

    삼성전자와 애플이 갤럭시S와 아이폰 등 모바일기기 특허를 둘러싸고 벌인 소송이 확전을 거듭하면서 현재 9개국 12개 법원에서 19건이나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는 20일(현지시간)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에서 북미와 유럽, 아시아, 대양주 등 4개 대륙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제소와 맞제소 등으로 진행되는 특허 소송을 모두 파악한 결과 이렇게 집계됐다고 밝혔다, 뮬러는 양 사가 원래 20건의 소송을 진행했으나 캘리포니아에서 2건의 소송이 하나로 병합돼 현재 진행되는 소송은 모두 19건이라고 설명했다. 뮬러는 그러나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의 경우 1건 이상의 특허와 관련된 소송은 별건 소송으로 나누는 경향이 있어 실제 소송 건수는 더 늘어날 수 있다.”면서 “현재 소송 건수는 소장에 제출된 것을 기준으로 했다.”고 밝혔다. 뮬러의 집계에 따르면 북미에서는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 1건 ▲미 국제무역위원회(ITC) 2건 ▲델라웨어 지방법원 1건 등이 진행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독일 만하임 지방법원 2건 ▲독일 뒤셀도르프 지방법원 1건 ▲영국 고등법원 특허법정 1건 ▲프랑스 지방 제1심법원 1건 ▲이탈리아 밀라노 제1심법원 1건 ▲네덜란드 헤이그 법원 2건 등으로 집계됐다. 아시아에서는 ▲한국 서울지방법원 2건 ▲일본 도쿄지방재판소 4건이 진행 중이며 대양주에서는 ▲호주 연방법원 뉴사우스웨일스 지방법원 1건 등이 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美 무인잠수함 개발

    美 무인잠수함 개발

    무인 잠수함 개발로 미 해군의 전력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미국 보잉사는 최근 캘리포니아 남부 해안 산타 카탈리나 섬 인근 해역에서 무인 잠수함을 시험 운용했다고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가 20일 보도했다. 무인 항공기는 이미 정찰이나 정밀 폭격 등 군사 작전에서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지만 해양에서 무인 장비의 활용은 아직 미미한 실정이라서 이번 무인 잠수함의 시험 운용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잉의 마크 코스코 이사가 밝혔다. 길이 5.5m 몸통에 노란색 페인트를 칠한 시험용 무인 잠수함은 지금까지 무인 잠수정이 탐사 용도에 한정되었던 것과 달리 군사용으로 사용한다는 전제 아래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 공장에서 개발됐다. 보잉사는 이번 테스트를 토대로 해저 3000m에서도 수압을 견디며 장거리 사정 어뢰를 탑재하고 몇 개월 동안 해저에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무인 잠수함을 제작한다는 계획이다. 자체 예산을 들여 최강의 레이더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는 보잉은 무인 잠수함이 기뢰 탐색 임무도 수행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 해군 작전 참모본부장 게리 러페드 제독은 “무인 잠수함은 장차 전투와 정찰 임무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명했다. 군사 전문가 피터 싱거는 “무인 잠수함이 현재 무인 항공기가 하는 수준의 일을 해낸다면 엄청난 돈과 생명을 아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무인 잠수함이 실전에 투입되기까지는 좀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무인 잠수함은 무인 항공기와 달리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 해저에서는 위성이 쏘아주는 전파를 수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더 정교한 무인 항법 장치 개발이 관건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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