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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편영화 1위 ‘네잎’ 팀 “꼬박 1년 준비… 국제무대 자신감”

    |파리 김민희특파원|8일 오후 2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열린 ‘제6회 이매진컵 2008’ 시상식. 태극기를 움켜쥔 ‘네잎’팀 정일진(25)씨의 손이 가느다랗게 떨렸다. 무대에서 단편영화 분야 1위 수상자로 ‘네잎’이 호명되자 정씨 등 4명의 한국 대학생은 두손을 치켜든 채 무대위로 뛰어올랐다. 각국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가 그들에게 쏟아졌다. ‘네잎’팀은 아주대 미디어학부에 다니는 학과 친구들로 꾸려졌다. 팀장을 맡은 정씨는 “지난해 이매진컵을 보고 출전을 결심했으니 꼬박 1년을 준비했다. 꿈꾸던 무대에 오르니 꿈만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네잎’팀의 본선 진출작 ‘빨간 망토(Red Cloak)’는 대기오염을 없애줄 슈퍼맨을 기다리는 소년을 그린 영화였다.3개월을 꼬박 아이디어 회의에 쏟았다. 이거다 싶은 아이디어가 좀처럼 나오지 않아 팀원간 불화가 일어날 뻔도 했다. 팀원들은 이때가 가장 힘들었던 순간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것이 전화위복이 됐다. 결승에서 똑같은 주제인 ‘환경’이 나올 줄은 아무도 몰랐다. 안성란(23)씨는 “주제가 어떤 게 나올지 몰라 걱정하고 있었는데 그나마 고민했던 주제가 나와 다행이었다.”고 말했다. 36시간 안에 영화 한 편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과제는 쉬운 것이 아니었다. 대회에 참가한 다른 학생들이 프레젠테이션 준비에 열을 올릴 때 이들은 파리 시내를 돌아다니며 촬영 장소를 물색하고 소품을 조달했다. 결국 영화에는 스카치 테이프로 붙인 콜라캔과 페트병 같은 저렴한 소품이 등장했지만 그래도 재미있기만 했다. 이들은 “촬영 과정을 즐기며 작업에 임했다. 학생다운 끼와 독창성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고 자평했다. 이매진컵을 발판삼아 이들은 ‘영화인’이라는 꿈에 한 발짝 나아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추연준(26)씨는 “이매진컵을 통해 넓은 시야는 물론 나도 국제무대에 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더 열심히 하고 싶다.”고 말했다. haru@seoul.co.kr
  • 이매진컵 한국팀 단편영화 분야 우승

    이매진컵 한국팀 단편영화 분야 우승

    |파리 김민희특파원|프랑스 파리에서 8일(현지시간) 폐막한 전세계 학생들의 IT 경진대회인 ‘제6회 이매진컵’의 단편영화 분야에서 ‘네잎’팀이 1위, 게임개발 분야에서 ‘곰즈’팀이 3위를 차지하는 영예를 안았다. 그러나 본선에 진출했던 임베디드 개발 분야의 ‘히어로즈’팀은 순위에 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아주대 안성란(23)·정일진(25)·추연준(26)·이성욱(24)씨 등 4명으로 구성된 ‘네잎’팀은 본선에서 환경을 주제로 36시간 내에 10분가량의 영화를 만드는 과제를 수행했다. 버려진 깡통이 사랑을 찾아 혹독한 재활용 과정을 거치고 에펠탑 반지로 환생한다는 내용의 영화 ‘캔(CAN)’은 시사회에서 감각적인 편집과 유머러스한 내용으로 많은 박수를 받았다. 아주대 김동훈(28), 성균관대 김기환(26), 한양대 박민규(29)씨 등 3명으로 이뤄진 ‘곰즈’팀은 오염된 지구를 떠나 우주에 살게 된 인간들이 클린건을 이용해 환경을 정화하는 액션게임인 ‘클린업’을 선보였다. ‘기술이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환경을 상상하라’는 주제로 3일부터 시작된 제6회 이매진컵은 마이크로소프트와 유네스코가 공동으로 주최했다.120개국 20만 8000명의 학생이 예선에 참여해 이 가운데 61개국에서 온 124팀 370여명의 학생이 본선에 진출했다. 소프트웨어 설계와 임베디드 개발 등 9개 분야에서 경합을 벌였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 설계, 임베디드 개발, 게임개발, 단편영화 등 4개 분야에서 본선에 진출했다. 수상한 ‘네잎’팀과 ‘곰즈’팀에는 각각 8000달러와 5000달러의 상금이 주어진다. 한편 내년 이매진컵은 이집트에서 ‘기술이 우리 시대의 난제를 해결하는 세상을 상상하라’는 주제로 열린다. haru@seoul.co.kr
  • “女의사서 우주인 된 건 내 잠재력 믿은 덕”

    “女의사서 우주인 된 건 내 잠재력 믿은 덕”

    |파리 김민희특파원|‘안될 것 뭐 있어?란 말은 평생의 입버릇이었다. 그게 지금의 나를 있게 한 원동력이다.’ 유럽 최초의 여성 우주인이자 프랑스 정보통신부 장관을 지낸 클로디 에네는 7일(현지시간) 루브르박물관에서 열린 ‘IT여성포럼’에 참석해 젊은 여성들이 과학분야에 활발히 참여해 줄 것을 부탁했다.IT여성포럼은 지난 3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제6회 이매진컵의 하나로, 이안 피겔 유럽연합 교육분야 위원, 마크 듀란도 유러피안 스쿨넷 대표, 이매진컵 결승에 진출한 15명의 여성 참가자, 과학자를 꿈꾸는 전 유럽의 여고생 15명 등이 참석했다. ●“인생에서 한 문을 열면 또 다른 문 발견” 과학 분야에서 여성 참여가 저조한 것은 유럽도 마찬가지다.MST(수학, 과학, 기술)를 공부하는 400만명 중 여성은 고작 31%다. 게다가 요직에 오른 여성들이 없는 것도 문제다. 전 유럽의 대학교수 중 여교수는 15%밖에 되지 않는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 클로디 전 장관이 걸어온 길은 특별할 수밖에 없다. 클로디 전 장관은 자신의 경험을 털어놓는 것으로 기조연설을 시작했다.“피부과 의사였던 내가 1985년 우주비행을 제의받았을 때 흔쾌히 승낙한 것은 내 잠재력을 믿었기 때문이다. 그후 우주비행사, 정부 관료, 과학자라는 다양한 경험은 매우 흥미로웠고 성공적이었다.” 자신을 롤 모델로 삼으려는 젊은 여성과학도에게 클로디 전 장관이 던진 키워드는 ‘자신감’이었다. 그는 “인생에선 한 문을 열면 또다른 문을 발견한다. 망설여지더라도 자신있게 문을 열라. 내가 그러지 않았더라면 지금 내가 하는 일을 10년 전에는 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남성이 대다수인 과학계에서 살아남으려는 여성 후배들에 대한 당부도 잊지 않았다.“남자가 되려고 노력하지 마라. 여성이란 정체성은 매우 소중한 것이다. 그것을 발판삼아 다양한 장점을 계발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 그의 충고였다. ●“IT분야에 한국 여성 더 참여해야” 특히 클로디 전 장관은 “IT강국인 한국에서 좀더 많은 여성의 참여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첨단기술을 누리는 사람의 절반이 여성인데, 그것을 만드는 사람은 모두 남성이라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최근 우주여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이소연씨도 좋은 롤모델이 될 것이다. 한국 여성들의 긍정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했다. haru@seoul.co.kr
  • 이매진컵 한국팀 “우승컵 보인다”

    이매진컵 한국팀 “우승컵 보인다”

    |파리 김민희특파원|지난 3일부터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고 있는 전세계 영재들의 IT경진대회인 제6회 이매진컵에서 한국대표팀이 4개 분야 중 3개 분야에서 결승에 진출했다. 6일 오전 9시(현지시간) 발표된 결승 진출팀 중 한국팀은 ▲임베디드개발 분야의 ‘히어로즈’(서강대 소아람, 인하대 임현) ▲게임개발 분야의 ‘곰즈’(아주대 김동훈, 성균관대 김기환, 한양대 박민규) ▲단편영화 분야의 ‘네잎(아주대 안성란, 정일진, 추연준, 이성욱) 팀이다. 지난해 본선에 1개팀이 진출해 2위에 입상한 것에 비하면 커다란 선전이다. 한국 대표팀은 특히 독창성과 환경감수성이 돋보였다. 조 윌슨 마이크로소프트 전무는 “올해 한국팀은 정말 독창적이다. 그게 천재들의 방식 아니겠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임베디드 개발팀인 ‘히어로즈’는 ‘로드킬’이란 독특한 주제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황윤 감독의 영화 ‘어느날 그길에서(2008)’의 일부를 빌려 프레젠테이션을 한 히어로즈 팀은 동물인권을 다룬 유일한 팀이다. 같은 분야에 진출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프랑스 대표팀의 세바스티앙 모나스(18)는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한 주제로 매우 신선했다.”며 “기후변화감지 헬리콥터를 만든 폴란드팀과 한국팀 둘 중 하나가 1위를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임개발 분야의 ‘곰즈’는 한국적 요소가 가미된 독창적 아이디어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팀장인 김동훈씨는 “가상공간을 창조하는 심시티식 게임에서 벗어나 지구를 큐브로 만들어 재조합한다는 아이디어가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다.”면서 “고궁 등 한국적인 요소를 넣은 것도 주효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최종 수상팀은 8일 오후 2시 루브르 박물관에서 발표된다. haru@seoul.co.kr
  • ‘이매진컵2008’ 파리서 개막

    |파리 김민희특파원|‘기술이 환경을 보전할 수 있는 세상을 상상하라.’ 전 세계 소프트웨어 부문의 올림픽으로 불리는 ‘이매진컵 2008’이 3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됐다. 이매진컵은 마이크로소프트(MS)가 유네스코(유엔 교육·과학·문화기구)와 함께 주최하는 세계 최대의 학생(16세 이상) 소프트웨어 경진대회다.6회째인 올해 대회에는 국내 3100명을 비롯해 전 세계 120개국에서 20만 8000명이 참가해 능력을 겨뤄 61개국 370명이 최종 본선에 진출했다. 올해 대회의 주제는 전 세계 환경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haru@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4)] 예비후보자 서울 7명·전북 2명

    전북·서울 교육감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전북은 다음달 23일, 서울은 같은 달 30일이 투표일이다. 예비후보들을 가나다순으로 소개한다. ●서울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공정택 현 교육감은 다음달 1일쯤 등록할 예정이다. 김성동(66) 후보는 경일대 총장,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등을 지냈다. 그는 “가장 깨끗해야 할 교육계가 전국 청렴도에서 3년 연속 꼴찌를 하는 등 곪을 대로 곪았다.”면서 “부패한 교육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박장옥(56) 후보는 서울 동대부중·고 교장 등을 지냈다. 박 후보는 “공교육 정상화로 학생·학부모의 고통과 부담을 덜어주는 새로운 국운융성의 원천을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서울고 교장 등을 거쳐 중앙대 겸임교수로 있는 이규석(62) 후보는 “교육자 인생 30년의 경험을 되살려 숭례문처럼 무너진 서울 교육을 되살리겠다.”고 밝혔다. 이영만(62) 후보는 교육부 교원정책심의관, 경기고 교장 등을 역임했다. 그는 “부모들이 자녀 학원비를 마련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참담한 현실”이라면서 “후배와 후손들에게 밝은 미래를 물려줄 교육감이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인규(49) 후보는 대통령자문 교육혁신위원회 위원 등을 역임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을 막고, 한편으로 전교조 같은 이익단체가 교육개혁을 가로막는 것을 차단하겠다.”며 지지를 호소했다. 장희철(55) 후보는 서울 성남중학교 운영위원장을 역임했고 현재 장희철행정사무소 대표를 맡고 있다. 주경복(58) 후보는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의장을 거쳐 현재 건국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로 있다. 그는 “정부와 공정택 교육감은 교육본질을 훼손하는 시장주의 교육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교육관료들의 이권경쟁 무대로 변질된 서울의 교육자치를 혁신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전북 예비후보자는 2명이다. 최규호 현 교육감은 30일 출마선언할 예정이다. 원광대 법학과 교수인 송광섭(48) 후보는 익산 경실련 집행위원장·상임공동대표를 지냈다.“창의적 교육마인드를 가진 젊은 세대가 전북 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면서 ‘교육소비자 주권시대 개척’을 선언했다. 오근량(63) 후보는 전주고, 전북과학고 교장과 고창교육청장 등을 역임했다.“초·중·고 교원경력 40여년의 전문가로서 인재양성을 위해 열정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우리 IT기술 맘껏 보여줄래요”

    “세계에서 우리의 기술을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합니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정보통신(IT)올림픽이라 불리는 ‘이매진 컵 2008’ 대회 본선에 진출하는 한국대표 4팀이 오전 10시30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발대식을 갖고 선전을 다짐했다. 다음달 3∼8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이매진 컵 2008’은 전세계 16세 이상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IT기술 경진대회다. 미국 마이크로소프트사가 2003년부터 개최해왔다. 우리나라에서는 전세계 120여개 참가국 가운데 네 번째, 아시아에서는 중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팀이 본선에 진출했다. 이번에 출전하는 팀은 ▲소프트웨어 설계 부문에서 나무 성장을 돕는 환경조성 솔루션을 선보인 ‘트리토크’팀 ▲임베디드 개발 부문에서 로드킬 방지 솔루션을 개발한 ‘히어로즈’팀 ▲게임개발 부문에서 지구의 일부와 똑같은 형태인 큐브를 정화하는 게임을 만든 ‘곰즈’팀 ▲단편영화 부문에서 대기오염을 없애줄 슈퍼맨을 기다리는 소년을 그린 ‘Red Cloak(빨간 망토)’를 만든 ‘네입’팀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3)] 나라별 선출방식은

    우리나라 교육자치제도의 전범(典範)은 미국이다. 미국은 주(state), 군(county), 학교구(school district)마다 교육감을 따로 두고 있다. 주 교육감 선출 방식은 주마다 다르다. 주 의회 위임을 받아 교육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주 교육위원회에서 임명하는 주가 25개, 주지사가 직접 임명하는 주가 11개, 주민직선제로 뽑는 주가 14개다. 카운티와 학교구 교육감은 주민직선제다. 다른 나라보다 주민직선제를 선호하는 것이 특징이다.‘공교육 꼴찌’라는 워싱턴 DC에 공교육 개혁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미국내 최초 한인 교육감인 미셸 리의 경우, 시장이 임명한 경우다. 일본은 아예 교육감이 없다. 광역단위인 도·도·부·현과 기초단위인 시·정·촌 산하에 있는 교육위원회가 우리나라의 교육감과 비슷한 역할을 한다. 교육위원회는 산하 다른 부서와 달리 합의제 집행기관이다.5명의 교육위원으로 구성되는데, 지방자치단체장이 지방의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하며 임기는 4년이다. 위원 3인 이상이 같은 정당에 소속될 수 없다. 이 교육위원 중에서 교육장이 임명된다. 김흥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분권연구실장은 “직선제를 선호하는 미국처럼 미국식 지방자치를 받아들인 우리나라는 직선제가 바람직하다.”며 “그 외 지방교육자치제를 채택한 나라는 대부분 일반자치단체 안에 포함돼 그 안에서 자치권을 행사한다.”고 설명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3)] 동시선거 보완점은

    2006년 교육자치법 개정으로 2010년부터는 지방선거와 교육감·교육위원 선거가 동시에 치러진다. 이에 따라 헌법 31조에 보장된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고 있다. 김동석 교총 대변인은 “2010년에도 유권자들이 교육감을 정당의 후보로 생각할 개연성이 있다.”며 “직선제이지만 정당공천이 없는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한 홍보를 폭넓게 하고 현재 헌법재판소에 계류돼 있을 정도로 문제가 있는 후보 번호배정방식은 제비뽑기나 추첨식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대선과 함께 치러졌던 충북, 울산, 경남, 제주지역 교육감 선거는 정당공천과 무관한데도 후보 이름 순으로 번호가 배정되면서 모든 지역에서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같은 ‘기호2번’이 당선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반면 교육정책과 정치는 무관하지 않기 때문에 아예 연결지어 선거를 치르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있다. 전교조 현인철 대변인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무조건 내세우는 건 순진한 생각”이라며 “교육과 정치를 연계시켜 교육감 후보가 지역 주민들에게 책임지는 방식으로 선거가 치러지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해 사실상 ‘정당공천’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둘러싼 공방의 이면에는 지방자치와 교육자치간의 지난한 주도권 싸움이 자리잡고 있다. 지방자치와 분리되어 있는 교육자치를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다. 현재는 지방자치가 약간 우세한 상황으로 지난해부터 교육위원회가 시·도의회 안의 상임위원회 중 하나로 바뀌었다. 나아가 선거에서 교육감이 시·도 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도 논의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교육의 전문성’을 살리는 대전제 아래 선출제도의 변화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허종열 서울교대 교수는 “교육자치가 일반자치로 통합됐을 때 교육행정직에 몸담아온 사람들의 전문성을 훼손할 수도 있다.”며 “교육방법의 자주성과 전문성을 존중하는 틀 안에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용일 한국해양대 교수는 “그동안 교육감 선거가 갖은 시행착오를 겪은 것처럼 교육자치에 대한 실험을 하고 있는 거다.(어떤 제도를 선택할 것인지)정치적 판단을 해야 할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면서 “교육자치와 지방정치가 무관하다는 비정치 신화를 버리고 어떤 선출제도를 선택할지 공론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심층진단 (2)] 선관위 투표율 올리기 대책

    “투표일이 공휴일도 아닌데다 휴가철이라 투표율이 정말 걱정됩니다.” 오는 25일 충남,7월23일 전북, 그리고 같은 달 30일로 예정된 서울시 교육감 선거를 두고 해당 지역 선관위의 고민이 깊다. 지난해 2월 처음 치른 부산시교육감 선거 투표율 15.3%에도 미치지 못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주민 직선에 대한 이해부족과 정당이 선거에 개입하지 않아 다른 공직선거의 재·보궐선거 같은 낮은 투표율이 나올 경우, 대의제 취지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도 서울의 교육감 선거를 앞둔 서울시 선관위는 투표율 20%를 마지노선으로 잡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공명선거 포스터 제작과 캐치프레이즈 공모를 시작으로 지난 16일부터는 시내버스 안내방송을 통한 홍보 등 본격적인 투표 독려에 들어갔다. 현재 561개 노선 1만 3753대의 버스를 통해 안내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버스 300여대에 외부광고도 계획 중이다. 지하철 역내 행선 안내 게시기, 아파트 엘리베이터 내 LCD모니터를 통한 홍보도 할 예정이다. ‘1세대 1인 이상 투표하기’캠페인도 편다. 또 7월 11∼15일 부재자투표에서 시내에 있더라도 거주지가 아니라 직장 등에서 투표할 수 있도록 했다. 전북선관위도 유치원·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부모님과 함께한 투표소 방문기나 포스터를 공모하는 ‘투표소 방문 체험학습 공모전’을 개최하는 등 투표율 제고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한편 현 교육감이 단독 출마한 충남선관위는 분위기가 다소 다르다. 적극적인 홍보보다는 주민직선으로 교육감을 뽑는다는 기본 홍보에 주력하고 있다. 투표율 제고 홍보가 특정인 당선용이라는 시비가 될 수 있어서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심층진단 (2)] 탈 많았던 역대 선거사

    과거 교육감 선거에서 가장 문제가 된 것은 금품선거였다. 유권자들이 학교운영위원회 등으로 한정되면서 금품선거 시비는 끊이질 않았다. 현재는 금품선거 시비가 상대적으로 줄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만 19세 이상 지역주민들 전체가 투표권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 교육감이 후보로 출마할 경우, 해당 지역 내 교육종사자들의 줄서기 시비는 여전히 논란이 될 전망이다. ●조직과 자금동원력이 관건 2000∼2006년 실시됐던 학교운영위원회 전원투표에 의한 교육감 선출방식은 후보의 조직이나 자금 동원력에 따라 결과가 좌지우지되는 폐해를 낳았다. 이 기간 중 35차례 치러진 교육감 선거에서 총 253건이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이 가운데 당선자들의 위법행위는 16건이나 됐다. 지난해 직선제로 바뀌고 나서도 잡음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치르진 5차례의 선거에서 70건의 위법행위가 적발됐다. 지난해 12월19일 선거에서 당선된 권정호 경남교육감은 텔레비전 토론회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돼 현재 창원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당선무효에 취임 하루만에 구속 역대 교육감 선거 중에서 금권선거 오명을 쓴 대표적 사례는 2003년 7월 충남교육감 선거,2004년 1월 대전·제주교육감 선거,2005년 울산교육감 선거 비리를 들 수 있다. 2000년 7월 교육감 선거에서 당선된 강복환 당시 충남교육감은 이모 도 교육위원에게 자신을 지지하는 대가로 일부 시·군의 교원인사권을 위임해 주겠다는 각서를 써준 혐의로 2003년 구속됐다.2004년에는 인사비리 등으로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추징금 1000만원을 선고받았다. 2004년 대전교육감 선거에서는 당시 오광록 당선자가 당선무효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오 교육감과 부인 이씨가 선거를 앞두고 대전지역 교장 등에게 양주 270여병(시가 880만원)을 선물하고 전화로 선거운동을 하는 등 사전선거운동 혐의가 인정돼 벌금 150만원형이 선고됐기 때문이다. 같은 해 제주도에서는 오남두 교육감당선자와 낙마한 후보 4명이 모두 구속됐다. 자신들을 찍어달라며 학교운영위원들에게 돈을 건네고 횟집 등에서 음식을 제공한 혐의 때문이었다. 2005년 울산에서는 김석기 교육감이 사전선거운동 혐의로 취임 하루만에 구속됐다. 그해 6월 부인과 울산 북구의 한 음식점에서 학교운영위원 4명 등 모 단체 회원 10여명에게 35만원어치의 음식물을 제공하는 등 5건의 선거법 위반행위로 구속됐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감직선제 모른다” 57%

    “교육감직선제 모른다” 57%

    현행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유권자 10명 가운데 4명 정도만 제대로 알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감은 주민 직선으로 뽑는다. 오는 25일 충남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전북(7월23일), 서울(7월30일), 대전(12월17일) 등 연내에 모두 4개 지역에서 치러진다. 교육감이 해야 할 최우선 사업으로는 ‘인성 교육 강화’가 꼽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학교 자율화 조치가 교육감 선거에 미칠 영향에 대해 서울에서는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높게 나왔다. 반면 충남·전북에서는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서울신문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에 의뢰해 지난 9,10일 실시한 교육감 선거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다. 조사는 서울, 부산, 충남, 전북의 만 19세 이상 유권자 2146명을 상대로 전화 및 대면방식으로 이뤄졌다. 조사에서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어떻게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43.2%가 ‘주민들이 뽑는 직접선거 방식’이라고 응답했다. 학교운영위원, 시·도 교육위원 등이 뽑는 간접선거방식이라는 응답은 44.6%였다. 모름 및 무응답을 포함하면 조사대상자 중 잘못 알고 있거나 모르는 비율이 56.8%다. 초·중등교육에서 교육감이 가장 역점을 둘 사항으로는 ‘인성교육 강화’가 각각 66.5%와 59.4%로 가장 높게 나왔다. 학교 자율화 조치가 교육감 선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응답이 40.7%로 가장 많았다. 하지만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도 38.2%나 됐다. 지역별로는 서울의 경우,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53.3%로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35.7%)보다 높았다. 반면 부산·충남·전북지역은 형평성을 강조하는 후보가 더 유리할 것이라는 반응이 각각 39.9%,40.7%,40.1%로 자율성을 강조하는 후보(33.6%,27.8%,31.2%)보다 높았다. KSOI는 이에 대해 “서울에 교육 자원이 집중되어 있고 고학력 고소득층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현갑 김민희기자 eagleduo@seoul.co.kr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 (1)] 유권자 70% “우리지역 교육감요? 모르는데… ”

    [교육감 선거제 심층진단 (1)] 유권자 70% “우리지역 교육감요? 모르는데… ”

    오는 25일 충남 교육감 선거를 시작으로 전북 서울 대전 등 연말까지 4개 지역에서 교육감을 주민 직선으로 뽑게 된다. 하지만 올 투표율도 전국 최초 직선제로 실시된 지난해 부산교육감 선거 투표율(15.3%)보다 크게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수백억원대의 예산이 각 선거마다 투입된다. 낮은 투표율은 예산 낭비로 이어질 수 있다.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교육정책의 우선순위에 따라 지역의 교육환경은 크게 바뀔 수 있다.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대도시나 중·소도시의 기숙형 공립고 선정계획을 부인하는 가운데 나온 서울교육감의 기숙형 공립고 3개 조기 선정방침 발표는 교육감의 의지에 따라 교육여건이 크게 바뀔 수 있음을 시사한다. 전국 교육감 선거를 맞이해 교육감이 하는 일과 지역별 교육감 후보들의 공약 등을 시리즈로 점검한다.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주부 김모(33·서울 은평구)씨는 교육에 관심이 많다. 유용한 교육정보를 얻기 위해 해외 웹사이트도 뒤진다. 그러나 김씨는 올해 서울에서 교육감 선거를 하는지, 그것도 시민이 직접 뽑는 직선제인지 모른다. 김씨는 “교육엔 관심이 많아도 교육감은 신경쓰지 않았다.”며 “나 같은 사람이 태반일 텐데 선거가 제대로 되겠냐.”고 걱정했다. 조사결과 김씨 같은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권한 이해도 43.3%에 그쳐 먼저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주민 직선제’라고 제대로 응답한 비율은 43.3%였다. 서울 지역(47.1%)이 그나마 정답률이 높았지만 절반 이하였다. 초·중·고생 자녀를 둔 학부모층에서도 ‘직선제 방식’이라는 응답은 46.2%에 그쳐 전반적으로 직선제로 치러지는 교육감 선거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의 교육감에 대한 인지도를 살펴본 결과 ‘누구인지 알고 있다.’는 응답은 23.0%에 그쳤다.‘잘 모른다.’는 응답은 76.1%나 됐다. 학부모층에서는 교육감 인지도가 28.5%로 평균치보다 5.5% 포인트 높았다. 지역 교육감 인지도는 지역별로 차이를 보였다. 지난해 2월 교육감 선거가 실시된 부산지역에서는 인지도가 32.4%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타났다. 반면 선거가 예정돼 있는 서울, 충남, 전북 지역에서는 인지도가 각각 24.9%,11%,20.6%에 불과했다. 교육감 권한에 대한 이해도도 50%가 안 되는 43.3%로 나타났다. 개별 항목별로 보면 교육감 권한인 교육관련 예산편성권이 58.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공립 초·중·고 교직원 인사권(49.5%), 초·중·고교 신설 및 이전(41.8%), 유치원 설립 인가권(23.1%) 순이었다. 교육감 권한이 아닌 ‘사립 초·중·고 교직원 인사권’을 꼽은 비율이 20%,‘공립대학 교직원 인사권’이라는 응답도 13.9%에 달하는 등 아예 잘못 알고 있는 경우도 있었다. 학부모층의 경우 이해도가 47.2%인 것으로 나타나 전체평균보다 3.9% 포인트 높은 수치를 보였다. ●정당이 교육감 후보 추천가능? 정당이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비율은 64%였다.‘정당이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있다.’는 오답도 29%에 달했다. 정당에서 교육감 후보를 추천할 수 없다는 것에 대한 학부모층의 인지비율은 67.6%로 전체 평균보다 3.6% 포인트 높았다. 서울지역 인지비율도 71.5%로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 한편 교육감 임기에 대한 정확한 인지비율은 18.9%로 매우 낮게 나왔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산 지역에서는 정답인 ‘2010년 지방선거 때까지’란 정답률이 4.8%에 불과했다. 서울·충남·전북 지역에서도 정답인 ‘2년 이하’라는 응답이 각각 28.3%,14.8%,15%로 나타났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초·중·고 역점시책-‘방과후 학교 지원 강화’ 한 목소리 응답자들은 교육감이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해야 할 분야로 ‘인성교육 강화’를 들었다. 초등학교 부문에서 66.5%, 중·고등학교 부문에서 59.4%를 차지해 응답자들이 학교교육 전반에서 인성교육 강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음을 여실히 드러냈다. ●인성교육 강화 희망 중간층서 특히 높아 초등교육 부문을 좀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응답자들은 인성교육 강화 다음으로 사교육 부담 완화(46.6%)에 역점을 둬야 한다고 주문했다. 학교 안전 및 왕따 예방(32.5%), 방과후 학교 지원 강화(19.9%), 영어공교육 강화(12.0%), 과밀·과소학급 개선(9.5%)이 뒤를 이었다.‘인성교육 강화’ 의견은 중간학력층(고졸), 중간소득층(월소득 151만∼300만원), 자영업, 블루칼라층에서 특히 높게 나타났다.40대와 화이트칼라층에서는 ‘사교육 부담완화’라는 의견에 높은 반응을 보여 이들이 상대적으로 사교육 문제로 많은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취학자녀를 둔 학부모층에서는 전체 응답층에 비해 ‘사교육 부담완화’와 ‘방과후 학교 지원’에 대한 의견이 상대적으로 더 높았다. 전체 결과와 순위는 같았으나 전체 응답층에 비해 각각 7.9%와 3.6% 더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학생들 ‘고입경쟁 해소·평준화 확대´ 기대 중·고등학교 교육 부문을 살펴보면 응답자들은 인성교육 강화 다음으로 고입경쟁해소 및 평준화 확대(38.3%)를 골랐다. 이어 영어공교육 강화(33.2%), 방과후 학교교육 강화(24.4%), 특목고 및 자율형 학교설립 확대(17.8%) 의견이 뒤를 이었다. ‘인성교육 강화’라는 의견은 특히 자영업과 블루칼라 계층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편 ‘고입경쟁 해소 및 평준화확대’라는 응답은 서울지역,30∼40대, 학생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학부모층에서는 특히 ‘방과후 학교교육 강화’에 대한 의견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전체 응답층과 우선순위는 같았으나 방과후 학교교육 강화 응답수치가 3.7% 더 높았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선출방식 선호도-직선제 40%·공모제 37% 의견 엇갈려 선호하는 교육감 선출방식에 대해 물은 결과, 직선제 40.4%, 공모제 36.5%로 의견이 엇갈렸다. ●서울은 직선, 지방은 공모 선호 지역별로는 서울에서는 직선제 선호도가 높았다. 응답자 946명 가운데 44.6%가 주민직선을 선호했다. 학교운영위원 등이 교육감을 선출하는 간접선거방식이나 교육전문가들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에서 선출하는 공모제 방식은 똑같이 27.5%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산, 충남, 전북에서는 공모제가 각각 45.1%,43.6%,42.0%로 직선방식(37.3%,35.2%,38.8%)보다 높게 나타났다. 사교육 열풍의 진원지라 할 서울지역에서 직선제 선호방식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은 그만큼 공교육에 대한 불만과 개선에 대한 욕구가 높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교육감 선출방식으로 직선제를 선호하는 응답자(868명)를 대상으로 자치단체장 선거와 동시에 실시해야 하는지를 물은 결과,‘동시실시 의견’이 64.1%로 ‘별도 실시’(34.4%)보다 훨씬 높았다.2010년 6월 차기 교육감 선거부터는 전국 지방 동시선거로 교육감을 선출하게 된다.‘별도로 실시해야 한다.’는 응답은 부산지역, 여성,20대 이하, 고소득층, 화이트 칼라층에서 상대적으로 높았다. 지난해 2월 전국 최초로 주민직선으로 교육감을 뽑은 부산의 경우, 응답자 149명 가운데 42.7%가 별도 실시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교육감 선출방식으로 간선제를 선호하는 응답자(476명)를 대상으로 선출권을 누가 갖는 게 적합하다고 보는지에 대해 물은 결과,‘시·도의 초중고 학교운영위원들이 가져야 한다.’는 응답이 63.0%로 가장 높았다. 이어 ‘시도의회내 교육위원회 위원들’이 25.0%였다.‘시·군·구 의회의원들’이라는 응답은 7.1%였다. ●공모 심사위는 교육위원회에서 공모제 선호자 784명을 대상으로 교육감을 공모방식으로 정할 경우, 적합한 심사위원회 구성방안에 대해 물은 결과,‘시·도 교육위원회 주관 아래 심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방안’이 53.5%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교육과학기술부 주관 아래’가 27.6%,‘시·도 단체장 책임 아래 심사위 구성방안’이 12.8%로 파악됐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선거참여 독려방안-지방선거 동시실시 59%·휴일지정 24% 여론 조사에서 교육감 선거 참여를 높이는 방안으로는 지방선거와 교육감 선거를 동시해 실시하는 방안이 59.2%로 가장 높게 나왔다. 이어 ‘선거일을 휴일로 지정’하는 방안이 24.6%,‘국·공립 공원 무료입장권 제공 등 투표 인센티브제 도입방안은 13.0%로 각각 파악됐다. 선거일을 공휴일로 지정하자는 의견은 서울지역에서 31.0%로 가장 높게 나왔다. 현행 선거법상 2010년 6월 전국 지방동시선거부터는 전국의 시·도 교육감과 광역단체장 선거일이 똑같다. ●교육감의 단체장 러닝메이트 방안은 부정적 정치권 일각에서는 향후 지방교육자치법 등 관련 법을 개정해, 교육감 후보를 광역단체장 후보의 러닝메이트로 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자치단체에서도 이같은 방안을 선호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방안에 대해 국민들은 부정적인 것으로 파악됐다. 교육감이 단체장의 러닝메이트로 출마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물은 결과,‘동의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66.4%로 ‘동의한다.’는 의견(28.3%)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동의하지 않는다.’는 반대의견은 대부분의 계층에서 과반을 넘었는데 특히 서울지역,30∼40대, 고학력층, 자영업과 학생층에서 높게 나왔다. 반면 ‘동의한다.’는 의견은 전북지역,50대 이상, 저학력층, 저소득층, 농림어업과 주부층에서 전체 평균보다 높게 나왔다.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우려 높아 러닝메이트 방안에 동의한다는 응답자(607명)를 상대로 그 이유를 물은 결과,‘지역사회 전체가 교육터전이 되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57.0%로 가장 높게 나왔다.‘교육감과 광역단체장의 정책방향이 비슷하기 때문’이라는 반응은 20.0%,‘현재도 사실상 정치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하므로’라는 응답은 18.3%로 나왔다. 러닝메이트 방안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자(1425명) 가운데 64.6%는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았다. 특히 서울 응답자의 68.6%와 학부모층 응답자 68.1%, 자영업 응답자의 71.3%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러닝메이트 반대사유로 꼽아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을 더 우려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서울신문과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공동으로 조사한 이번 설문조사는 현행 교육감 선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과 개선방안에 대한 여론을 알아보기 위해 실시됐다. 지난 9,10일 이틀간 교육감 선거가 실시됐거나 실시될 지역인 서울·부산·충남·전북 지역 만19세 이상 성인남녀 2146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질문지를 이용한 전화조사 방법과 대면조사 방식을 사용했다. 표본오차는 ±2.1% 포인트(신뢰구간 95%)이다. 응답자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역별로는 서울 946명, 부산 400명, 충남 400명, 전북 400명이다. 성별로는 남자가 1057명(49.3%), 여자가 1089명(50.7%)이다. 초·중·고교에 다니는 자녀가 있는 학부모 응답자가 669명(31.2%), 학부모가 아닌 응답자가 1470명(68.5%)이었다.
  •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막내리는 17대 국회] “그 법 처리됐다면 美쇠고기 파동 없었을 텐데…”

    17대 국회가 오는 29일 막을 내린다. 법률안만 7488건이 제출돼 자동폐기된 법안 2326건을 포함,4335건(57.9%)의 법안이 처리된 가운데 22일 현재 계류법안은 3153건(42.1%)이다. 계류법안에는 특정 계층의 이익보호 등 타당성 부족 등으로 신중히 검토할 것들도 있지만 서민생활 안정을 위해 처리해야 할 법안도 적지 않다. 대표적으로 아쉬운 법안들을 정리한다. ■ 외교통상 분야 “통상절차법만 제정했어도 지금의 쇠고기 파동과 같은 사회적 혼란은 없었을 것이다.” 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가 국회에 계류 중인 통상절차법안이 휴지조각이 될 처지에 놓인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 지적이다. 이 법안은 권영길·이상경·송영길·정문헌 의원이 2006년과 2007년에 걸쳐 각각 발의했다. 하지만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는 지난 20일에야 이 법안들을 통합한 위원회 대안을 마련했을 뿐 2년이 넘도록 사실상 법안처리를 방치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법안심사 소위에서 논의에 들어갔으나 이후 범여권의 거부로 제대로 논의할 수 없었던 것도 한 요인이다. 이 법안이 본회의에서 통과된다면 정부는 해마다 조약체결계획을 수립, 이를 국회에 보고해야 한다. 특히 통상조약인 경우, 반드시 이해관계자와 관계 전문가 의견 수렴을 위한 공청회를 가져야 한다. 외교통상부장관은 협상의 주요 진행상황을 국회에 보고해야 하고 국회는 비준동의안을 심사·의결하기 위해 조약위원회를 둘 수 있다. 정부는 국가기밀이라는 이유로 조약에 관한 보고나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 하지만 이 법안은 자동 폐기될 가능성이 높다. 한나라당은 통상절차법 제정에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민주당에서도 당내 의견조율이 안돼 있기 때문이다. 송기호 변호사는 “통상절차법 제정은 통상절차에 대한 국민적 합의 과정이 생긴다는 것을 뜻한다.”면서 “정부가 제도적 기초도 없이 각 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적 혼란을 생각한다면 하루빨리 통상절차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쇠고기파동은 기본적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 책임이지만 통상절차법안을 제대로 논의조차 하지 않은 국회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정보통신 분야 - 개인정보법 없어서 옥션해킹 눈뜨고 당해 “이은영 의원의 개인정보보호법안이 통과됐다면 옥션 해킹사건은 일어날 수 없었을 것이고 집단소송제 도입을 골자로 한 노회찬 의원의 법안도 통과됐다면 하나로텔레콤 소송에서 원고를 모으느라 시간과 에너지 낭비를 할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옥션·하나로텔레콤 사건에 대해 집단분쟁조정과 집단소송을 진행 중인 전응휘 녹색소비자연대 전국협의회 정책위원은 22일 ‘국회의원들의 수많은 직무유기 중 하나’로 폐기 위기에 놓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들었다. 이 법안은 2004년 11월 노회찬 의원을 필두로,2005년 7월 이은영 의원, 같은해 10월 이혜훈 의원이 대표발의했다. 이 밖에 ▲개인정보 보호와 관련해 박찬숙, 정청래 의원 등이 각각 대표발의한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 ▲양승조·이근식 의원이 각각 대표발의한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개정법률안 2건도 자동폐기 대상 법안들이다. 개인정보보호법안 처리가 17대 국회 내내 지연된 것은 정부부처·정당·업계간 서로 다른 이해관계 때문이다. 발의에 참여한 노회찬 의원은 “개인정보 보호를 이유로 각 부처가 개인정보 기구를 갖고 있었는데 이를 통합하겠다는 법안을 내놓자 부처 반발이 있었고, 업계 로비로 인한 각 당의 소극적 태도도 한 몫 했다.”고 말했다.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대표발의한 의원들은 모두 행정자치위원회 출신이 아니어서 주도권을 쥐고 진행할 사람이 없었다.”면서 “아무도 덤터기를 쓰고 싶어하지 않아 결국 4년간 계류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함께하는 시민행동은 “국회가 국민의 피해를 사전에 방지하지 못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한편 행정안전부는 연내입법을 목표로 개인정보보호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개별법 차원으로 발의된 안과 각 계의 의견을 수렴해 통합적인 개인정보보호법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교육분야 - ‘사학법 투쟁’ 올인한 여야, 학벌 대물림 해소책 외면 “국회의원들이 사립학교법 개정 등 정치적 사안에 더 관심을 기울이면서 교육환경 개선과 교육격차 해소 등과 관련된 법안 처리에 적극적이지 못했다.” 김정명신 교육개혁시민연대 운영위원장의 비판이다. 그는 22일 “18대 국회에서는 학벌 대물림 현상 등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대학 등록금 인상과 사교육비 문제로 고통받는 학부모들의 부담해소를 위해 모두 12건의 교육 법안들이 계류 중이다. 하지만 17대 국회 종료와 함께 폐기처분될 처지에 놓여 있다. 대학등록금 문제와 관련해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등록금 인상 규제 등을 골자로 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다. 한나라당 이주호 의원 등은 지난해 2월 저소득 가계 대학생 등의 학자금을 무상 지원하기 위한 국가장학기금 설치를 제안하는 ‘학술진흥 및 학자금대출 신용보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상정했지만 모두 폐기된다. 통합민주당 정봉주 의원 등이 발의한 고등교육법 일부 개정법률안도 휴지조각이 될 지경이다. 이 법안은 학교 설립·경영자가 수업료와 납부금을 당해연도 직전 3개년 물가상승률 평균의 1.5배 이상 인상하고자 하는 경우, 사유서를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에게 제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교육비 절감과 관련해 통합민주당 이은영 의원 등은 지난해 12월 학원 수강료 초과징수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와 수강료 상한 규정 등을 골자로 한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 했다. 미국산 쇠고기와 유전자변형농산물(GMO)수입과 관련해 민주노동당 강기갑 의원 등은 학교급식법을 개정해 학교 급식에 공급되는 식재료의 원산지 표시하도록 하고,GMO를 급식에 사용하지 못하도록 했다. 조현석기자 hyun68@seoul.co.kr ■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 고언 “폐기법안 18대서 우선 처리해야” 노회찬 진보신당 상임대표는 “서민을 생각하는 국회가 되려면 정당의 정책역량을 강화하고 시민사회와 적극 연대해야 한다.”고 밝혔다.20일부터 청와대 앞에서 노숙 농성 중인 노 대표를 22일 만나 17대 국회에 대한 평가 등을 들었다. ▶17대 국회를 평가해 달라. -17대 국회는 입법·정책 활동이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다만 마무리를 제대로 못했다. 용두사미가 돼 버렸다. 법안 발의만 신경쓰고 통과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다. 결과적으로 무책임에 가까울 정도로 고통받는 서민들을 외면하는 결과를 낳지 않았나 싶다. 나도 큰 책임감을 느낀다. ▶원인이라면. -국회의원 개개인의 의지와 의욕만으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결국 시스템 문제다. 입법활동조차 의원 개개인의 역량에 의지할 뿐 정당에서 제대로 뒷받침못한다. 정당 차원의 정략적 목적 아래 발의된 법안 말고는 책임지는 곳이 없다. 개개인의 의지에 의지하다 보니 부실 법안도 많았다. ▶민생법안 처리를 위한 사회적 대화시스템 필요하지 않나. -그게 바로 의정활동을 하면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민노당은 상대적으로 시민사회와 연대해 법안을 관철하려는 캠페인을 많이 했지만 결과적으로는 부족했다. 의석수가 부족하다는 말은 핑계에 불과하다. 우격다짐이 아니라 사회적 공론화를 위한 합리적 논리와 명분을 개발해 사회적 힘을 모으고 민생법안 통과를 압박해야 한다. ▶18대 국회에 바란다면. -새 이슈를 개발도 중요하지만 이전 국회에서 폐기된 민생법안들을 가장 먼저 처리해야 한다. 정부는 법안 통과를 위해 의원들보다 훨씬 더 집요하다. 의원발의 법안 일부는 법안으로서 품질이 낮은 경우도 있다. 국회가 반성해야 한다. 국회는 입법을 통해 정부를 견제하는 곳이지 정부활동을 위탁해서 처리하는 곳이 아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非지역구 62명 발의법안 분석 - 비례대표 입법활동 ‘빛좋은 개살구’ 서울신문과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소장 이지문)가 17대 국회 비례대표 의원 62명(당선 56명+승계 6명)의 입법 활동을 조사한 결과 이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지역구 의원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고, 법안 발의 성적도 형편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능대표성과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국회에 보내 각계각층을 위한 법을 만들고, 원내 정책활동을 활성화하자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가 제대로 구현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법안 가결률 8.7%… 지역구보다 낮아 지역구 의원들의 법안 가결률은(원안가결+수정가결) 12.87%인 데 반해 비례대표 의원들의 가결률은 8.73%에 불과했다. 지역구 의원 243명이 발의한 법안 4210건 가운데 원안가결된 법안은 138건, 수정가결된 법안은 404건이었다. 비례대표 의원이 발의한 법안은 1512건이었는데 이 가운데 원안가결은 34건, 수정가결은 98건이었다. 특히 비례대표 의원들이 제출한 법안 가운데 새로운 법률을 만드는 ‘제정 법안’과 기존 법률을 완전히 뜯어고치는 ‘전부개정 법안’은 174건이었지만, 본회의에서 원안가결된 것은 단 한 건도 없었다. 수정가결된 법안도 8건에 불과했다. ●전문성 살리라는 취지 무색… 0건 22명 ‘제정 법안’의 경우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4.91%)은 지역구 의원의 법안 가결률(15.89%)에 비해 훨씬 낮았다. 지역구 의원이 발의한 ‘제정법안’ 1321건 가운데 원안가결은 32건, 수정가결은 160건이었다. 반면 비례대표들이 발의한 제정법안 163건 중에는 원안가결 0건, 수정가결 8건이었다. 이 소장은 “비례대표가 발의한 법안의 가결률이 낮은 것은 법안의 필요성 및 현실성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비례대표 가운데 가장 많은 법안(143건)을 발의했고, 가결된 법안(14건)도 가장 많았다. 반면 4선인 김종인 통합민주당 의원은 4년 동안 ‘법안 발의’가 전혀 없었다. 또 김 의원을 포함한 22명의 ‘가결 법안’이 0건이었다. 비례대표 25명을 대상으로 직능 전문성을 대표한 법안 58건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이 계류중이었다.5건 만이 수정가결됐고, 계류 39건, 대안폐기 14건이었다. 이 소장은 “직능단체의 장보다는 전문적·실질적 법안을 만들 수 있는 전문가를 공천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男보다 활약 돋보인 女 비례대표의 여성할당제(50%)를 처음 시행한 17대 국회에서는 여성 비례대표의 활약이 남성보다 두드러졌다. 비례대표 여성의원(33명)은 남성의원(29명)에 비해 법안 발의수와 가결률에서 모두 앞섰다. 여성의원은 모두 955개의 법안을 발의해 이 가운데 95개가 통과됐다.9.94%의 가결률이다. 반면 남성의원이 발의한 557개 법안 중에는 37개만이 통과돼 가결률이 6.64%에 그쳤다. 의원 1인당 발의 건수는 여성의원이 28.9건이었고, 남성의원은 19.2건이었다. 가결 법안을 5건 이상 제안한 9명의 비례대표 의원 중에 남성은 한 명뿐이었다. 발의건수가 가장 많은 10명 가운데 6명이 여성이었고, 반면 발의 건수가 가장 적은 의원 10명 가운데 남성은 8명이나 됐다. 비례대표 여성의원들의 법안가결 현황을 살펴보면 안명옥 한나라당 의원은 143개의 법안을 발의,14개 법안을 가결시켜 성적이 가장 좋았다. 이계경 한나라당·이영순 민주노동당 의원이 각 7건, 김영주 통합민주당·박찬숙 한나라당 의원 각 6건, 이경숙·장향숙·서혜석 통합민주당 의원이 각 5건을 가결시켰다. 이번 조사는 2004년 5월30일 17대 개원부터 2008년 5월9일까지 사퇴 및 승계를 포함한 비례대표 의원 62명이 ‘대표 발의’하거나 ‘1인 발의’한 법안을 국회 홈페이지 의안정보시스템에서 모두 찾아 분석한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민생법안 188개 사실상 자동폐기

    오는 29일로 17대 국회가 막을 내리면서 자동폐기되는 법안 중 서민생활에 필요하거나 소수자 보호 등 사회적 가치가 있어 시급히 처리해야 하는 이른바 ‘민생 법안’이 188건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18대 국회에서 우선적으로 관련 법안들을 처리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2일 서울신문과 함께하는 시민행동이 17대 국회 법안 처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접수된 전체 법안은 7488건이었다. 이 가운데 이날 현재 처리된 4335건(58.2%)을 제외한 나머지 계류 법안은 의원발의 2943건, 정부제출 210건 등 모두 3172건(42.3%)이었다. 계류법안 가운데 대학 등록금 상한제와 학원 수강료 초과징수 관리감독 강화 등 사교육비 절감 관련 법안, 개인정보 유출 방지와 금융소비자 보호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관련 법안, 국민기초생활보장 법안과 학교 급식 원산지 표시 등 서민 삶에 영향을 미치거나 양극화 해소에 기여할 법안 등 188건이 민생법안으로 분류됐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과 교수는 “국회의원들이 시민단체 등의 외부평가에 민감해지면서 예산 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과시용 법안이나 유사법안 등을 쏟아내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정란아 함께하는 시민행동 정책실장은 “법 제·개정에는 많은 사회적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법안 상정을 하지 않은 이유라도 명확하게 밝히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현석 강국진 김민희기자 betulo@seoul.co.kr
  • 해외선 대피소 활용할 학교건물 가장 튼튼하게 지어

    학교 건물에 대해 건축법 이외에 별도의 내진 설계 기준이 없는 우리나라와 달리 외국은 구체적 설계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은 학교가 지진 이후 대피소로 활용되는 경우에는 더욱 높은 내진설계 기준이 적용된다. 규모나 층수에 따라 설계 기준을 구분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아예 구분하지 않거나, 사람 수 제한만 두고 있다. 미국은 우리나라 내진설계 기준의 전범이다. 미국은 250명 이상의 초·중등학교, 탁아소와 500명 이상의 대학은 ‘카테고리 3’으로 지정해놓고 있다. 카테고리 3은 우리나라 기준의 1급에 해당한다.1급은 건축물의 중요도 등급을 뜻하는 중요도계수 1.2∼1.0으로 연면적 5000㎡ 이상 공연장·오피스텔 및 아파트·3층 이상의 학교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런데 중대한 자연재해가 발생해 긴급대피소로 사용할 경우 학교는 국가 안보 기능에 중대한 영향을 끼치는 건물로 인정돼 ‘카테고리 4’로 기준이 격상한다. 유럽은 내진설계기준을 규모가 아니라 용도에 따라 구분하고 있다. 기준은 4단계로 나뉘어 있다. 국민 보호에 중요한 병원, 소방서, 발전소 등은 가장 높은 4단계에 속한다. 학교, 공연장 등 붕괴의 우려가 높고 수용인원이 큰 곳은 3단계에 속해 있다. 보통 건물은 2단계이고, 공공의 안전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 창고 같은 건물은 1단계로 지정해 가장 낮은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재관 서울대 지진공학연구센터장은 “학교시설은 다중이용시설이고 대피소로 이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특급으로 상향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강진때 교량 93%·철도시설물 99% ‘무방비’

    7만명이 넘는 사망·실종자를 가져온 중국 쓰촨성 지진사태는 더 이상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도 진도 5∼6정도의 지진은 언제나 일어날 수 있다. 국내 지진 대비실태를 짚어본다. ●서울시“시설보강 독려하고 관리 강화할 것” 서울시내 도시철도와 교량, 수도시설 등의 상당수 시설물에 내진 설계가 반영되지 않는 등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초·중·교교를 비롯한 교육기관이 보유한 일부 시설물은 재난 위험시설로 분류돼 긴급 보수가 시급하다. 서울시는 지난해 전체 시설물에 대한 집중 안전 점검과 함께 내진설계 기준이 미흡한 수도·공공하수처리시설, 폐기물·학교·병원시설 등에 대한 별도의 기준을 제정했다. 지진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을 줄이기 위해서다. 내진설계 의무화 대상 건축물은 자연재해대책법에서 정하고 있다. 이 법에 따라 시내 건물 가운데 내진설계 적용대상인 64만 4235개 시설물 가운데 51.5%인 33만 1604개 시설물은 내진 설계가 반영된 반면 48.5%인 31만 2631개 시설물은 내진설계가 반영돼지 않았다. 일반 건축물의 경우 64만 98동 가운데 48.4%인 30만 9812동이 내진 설계를 하지 않았다. 국가하천 3개와 터널 33개소, 하수종말처리장 4개소, 공동구 6개소 등에는 내진설계가 돼 있지 않았다. 교량 550개소 중 93.3%인 513개소, 도시철도 시설물 566개소 중 99.3%인 562개소에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는 등 크게 미흡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내진설계가 미흡한 시설들은 내진설계 기준이 마련되기 이전에 지어진 건물들로, 내진시설 보강을 독려하는 한편 학교와 병원·놀이시설 등을 비롯해 다중이용시설 등에 대해서는 관리를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차원 유기적 대책마련 시급” 한편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3월 실시한 교육시설물 관리 현황에 따르면 전국 초·중·고교를 비롯해 특수학교, 교육기관 등이 보유한 교육 시설물 총 6만 8405동의 경우, 대부분 안전에는 문제가 없으나 1.8%인 1221동은 긴급 보수가 필요한 중점관리대상시설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주요 부재가 노후화돼 사용 금지 및 개축이 필요한 ‘E등급’을 받은 건물은 중학교 2곳, 고등학교 2곳 등 4곳이었다. 긴급 보수·보강 및 사용제한 여부 판단이 필요한 ‘D등급’은 115곳, 조속한 보강 또는 일부 시설 대체가 필요한 ‘C등급’은 1102곳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중요도에 따라 내진설계 기준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재관 서울대 지진공학연구센터 교수는 “시설의 규모별 내진설계 강도를 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건물 용도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학교의 경우 학생 대피 능력 등을 감안해 등급을 강화할 필요가 있는데 지진재해대책법 내에 학교에 대한 등급 조정과 학교시설에 대해 어떤 성능을 갖추라는 것을 규칙이나 시행령으로 명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소구 한국지진연구소 소장은 “서울은 고층건물 등이 밀집해 규모 5.0∼6.0의 지진이 발생해도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면서 “국내에는 연구인력과 시설, 장비 등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으로 국가차원의 유기적인 대응체계 마련과 시설확보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자연재해대책법의 특별법적 성격을 띠는 지진재해대책법을 하루빨리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이 법은 시행령이 아직 제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지난해 11월부터 내진설계 기준과 내진성능평가 등에 대해 전문기관에 용역을 시행하고 있고, 소방방재청에서도 총괄적인 내진설계 기준을 재조정하기 위해서 연구용역을 시행하고 있다.”면서 “내진설계 기준을 올릴 경우 경제적인 부담이 커 국가적인 낭비가 있는 만큼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현석 한준규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 초중고 건물 96.3% 6.0지진에 못견딘다

    초중고 건물 96.3% 6.0지진에 못견딘다

    중국 쓰촨성 지진으로 학교 건물 7000동이 붕괴되는 등 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은 가운데 국내 초·중·고교의 거의 모든 건물이 지진에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내진설계 3.7%뿐 21일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지난해 8월 현재 전국 1만여개 초·중·고교 소유의 본관 건물과 부속 건물 등 6만 5397동 가운데 내진설계가 돼 있는 건물은 3.7%인 2429동뿐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에서 일어날 수 있는 리히터 규모 6.0의 지진은 쓰촨성을 강타한 리히터 규모 8.0 지진 에너지의 900분의 1정도 수준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학교 건물에 내진설계가 반영되지 않아 위험한 셈이다. 초·중·고 학교 건물은 일반 건축물처럼 건축법 등에 따라 ‘3층 이상 또는 1000㎡ 이상’이면 리히터 규모 5.5∼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내진설계를 해야 하는데, 내진설계 적용대상 학교 건물 1만 7734동 가운데 82.3%인 1만 5305동은 내진설계가 반영돼 있지 않다. 교과부 관계자는 “3층 이상이거나 1000㎡ 이상의 학교 건물을 대상으로 한 현행 내진설계 기준은 2005년 7월부터 적용 중이며 이전에는 6층 이상이거나 1만㎡만을 대상으로 했다.”면서 “현행 기준 이전에 지은 건물은 예산 문제로 내진 보수를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과부는 기존 학교 시설물을 내진 보수·보강 등 리모델링하는 데 31조 5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된다는 입장이다. ●정부 “보강에 31조원 엄두못내” 국토해양부는 철도·댐·터널·교량 등 25개 시설물은 건축법뿐만 아니라 시설별로 따로 마련된 개별 법에 따라 내진설계를 의무화하고 있다. 하지만 학교·병원 등의 경우, 별도로 내진설계 기준을 마련하고 있지 않다. 교과부는 이와 관련, 내년 3월로 예정된 학교 시설물의 내진설계 강화를 위한 정책연구 용역결과가 나오면 정책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진연구소 김소구 소장은 “내진설계는 건물 구조별, 인원별, 용도별로 세분화해야 한다.”면서 “학생들은 지진 대피 능력이 성인에 비해 떨어지는 데다 학교 시설은 재난시 대피소 등으로 활용되는 만큼 상대적으로 내진설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서울시는 지난해 12월 ‘시설물 내진설계 잠정기준’이라는 자체 기준을 만들어 학교와 병원 등을 대상으로 적용 중이다. 학교와 병원, 놀이시설 등은 인명피해 정도에 따라 특등급·1등급·2등급으로 나눈 뒤, 내진설계를 하도록 시 입찰 안내서와 발주용역, 인·허가시에 확인하고 있다. 김성수 조현석 김민희기자 hyun68@seoul.co.kr
  • [집중 인터뷰] 석학 리프킨에 들어본 쇠고기·GMO 개방

    [집중 인터뷰] 석학 리프킨에 들어본 쇠고기·GMO 개방

    “인류는 건강을 놓고 룰렛 게임(Roulette Game)을 하고 있다. 한국이 무턱대고 GMO와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면, 결국엔 후회하게 될 것이다.” ‘엔트로피’,‘육식의 종말’등의 저서로 잘 알려진 세계적 석학인 제레미 리프킨(63) 미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이사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국제전화 인터뷰에서 “한국 국민들은 GMO나 미국 쇠고기를 받아들이기 전에 미래에 어떤 음식을 원하는지에 대한 신중하고 합리적인 토론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한국에서는 미국산 쇠고기,GMO 등 먹거리 논란이 진행 중이다. -미국 농림부가 쇠고기 생산과정을 잘 관리한다고 생각한다면 한국 정부는 순진한(naive)것이다. 나는 미국 농림부의 정책을 비판하며 평생을 지내왔다. 육가공업계나 생명공학기업은 워싱턴에 엄청난 로비를 한다. 미국 정부는 때때로 로비에 의해 움직인다. 이에 반해 유럽을 비롯한 세계 다른 나라들은 GM 작물이나 쇠고기를 수입하라는 미국의 압력에 맞서 매우 엄격한 수입 기준을 세웠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 압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한다고 보나? -미국 요구를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가 없다. 한국 국민, 정부, 시민단체가 과학자들과 함께 폭넓은 토론을 하기를 권한다.GMO나 쇠고기에 대해 많이 알게 될수록, 여러분은 그것을 더욱 달가워하지 않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나 기업에서 ‘GMO와 쇠고기를 먹어야 한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려깊은 처사가 아니다. ▶당신은 일관되게 GMO와 쇠고기 소비를 반대해 왔다. 이유는 무엇인가. -1981년 미 연방정부에서 유전자가 조작된 유기체를 개방된 환경속에 방출하는 것을 처음으로 허용하는데 이를 반대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게 GMO 반대운동의 시작이었다. 내가 GMO를 반대하는 이유는 몇 가지 있다. 첫째, 이종교배의 문제다. 인류는 지금까지 동종교배의 원칙을 지켜왔다. 그러나 유전자조작을 통해 어떤 유전자도 다른 유전자와 쉽게 섞을 수 있는 시대로 접어들었다.1990년대 과학자들은 토마토와 물고기의 유전자를 조합했다. 추운 대서양에 살고 있는 물고기로부터 추위에 견디는 유전자를 빼내 토마토에 주입하면 냉해에 잘 견디는 토마토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그러나 이것은 생태계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둘째로 유전자 확산 문제다.GMO가 비GMO사이로 들어가면 수분 작용을 통해 GMO유전자를 계속 생산해낸다. 예전에 바이오테크 기업들은 GM작물 재배지 근처에 보호막을 세우기 때문에 괜찮다고 했다. 그러나 20년이 흐른 지금 그 기업들은 이제 유전자오염이 안 된 땅이 없으니 어쩔 수 없다고 얘기한다.GMO유전자가 확산되면 생태계는 되돌릴 수 없게 된다. 이건 마치 담배 논쟁과 비슷하다. 옛날에 사람들은 “왜 내가 담배를 피우면 안 되냐.”며 담배필 권리를 주장했다. 이제 우리는 간접흡연으로도 암에 걸린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에 흡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 많은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두 특정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인다. 특히 아이들은 그럴 가능성이 더 높다. 그런데 GM 음식은 원래의 유전자 조합과 다르기 때문에 어떤 알레르기를 유발할지 모른다. 최근 식용 백신을 만드는, 새로운 종류의 유전자조작 실험이 시작되고 있다. 가령 바나나에 특정 질병의 백신 기능을 하는 유전자를 넣는 식이다. 이것은 매우 논쟁적이다. 바나나와 백신을 어떻게 분리할 것인가. 정확한 투약량을 맞출 수 있을 것인가. 만약 바나나를 먹는 사람이 그 안에 들어있는 백신에 알레르기 반응이 있다면 어떻게 되나. 이런 일이 몇 년 후 한국의 슈퍼에서 벌어진다고 상상해보라. 끔찍한 일이다. ▶광우병에 대한 견해도 궁금하다. -광우병에 대해 얘기하자면,1990년대 초부터 나는 미국 농림부의 정책에 이의를 제기해왔다. 초식동물인 소에게 골육분을 먹이는 것이 잠재적인 광우병의 위험이 된다는 판단에서였다. 정부 입장은 광우병이 보고된 사례가 없으니 위험이 없고, 문제될 것 없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문제가 되고 있지 않은가. 광우병에 걸린 소가 속속 보고되고 있다. 아마 더 많을 것이지만 미국 정부가 모니터를 철저히 하지 않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다. 정부가 광우병 위험을 인정하면 고기 소비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이를 꺼려한다. 결국 우리의 지속적인 요구가 관철돼 1990년대 말에 골육분을 먹이는 것이 금지됐지만 여전히 위험은 존재한다. 지금 내게 미국 소고기가 광우병에 대한 잠재적 위험이 있다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그렇다이다. 미국 정부가 광우병 위험에 잘 대처하고 있느냐고 묻는다면 내 대답은 절대 아니다. 한국에도 알려져 있겠지만 몇 달 전에 미국의 한 시민단체에서 도축장을 비밀리에 촬영한 동영상을 공개했다. 걷지도 못할 정도로 아픈 소는 도축을 하면 안 되지만, 그들은 소의 질병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소를 도축했다. 미국에서도 상당히 큰 이슈가 됐다. 미국 농림부는 도축업계에 순진하게 대응해 왔다. ▶그렇다면 GMO와 미국산 쇠고기 문제에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먼저 GMO에 대해서는 유전자표식에 의한 선발(MAS·Marker Assisted Selection)방식이 대안이다.MAS는 생명공학 기술을 전통 육종기술에 도입한 것이다. 육종을 할 때 유전자 표식을 거쳐 우수한 유전자를 갖고 있는 개체를 고르는 것이다. 이 방법은 유전자 변형이 없고, 최첨단이고, 정보개방형이라 거대기업의 독점을 막을 수 있다. 나는 GMO는 반대지만 MAS는 찬성이다. 지난해 내가 있는 경제동향연구재단은 그린피스, 우려하는 과학자모임(UCS·Union of Concerned Scientists) 등의 단체와 토론회를 열었는데, 많은 그룹이 MAS를 찬성했다. 미국 정부가 한국에 GMO를 수입하라고 하는 것은 경솔한 행동이다. 한국은 모든 시행착오를 겪고 나서야 이를 되돌리려 할 텐데, 그때는 이미 늦을 것이다. 인류는 역사상 가장 극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나의 책 ‘육식의 종말’에서 언급했듯, 현재 우리는 사람이 먹을 곡물을 생산하는 게 아니라 도축당할 소나 바이오연료를 위한 곡물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충분한 곡물을 생산하는 데도 굶주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할 일은 사료용 곡물은 줄이고, 식용 곡물을 늘리는 일이다. 가령 사료용 곡물가를 매우 비싸게 책정하는 방법이 있다. 자동차를 운전하는 사람이 휘발유를 살 때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책임을 지기 위해 세금을 내는 것처럼, 육식을 하는 사람들이 소가 배출하는 가스와 소를 키우기 위한 곡물가를 부담하는 차원에서 돈을 더 많이 낸다면 고기 소비도 줄어들고 궁극적으로 기후변화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당신은 쇠고기를 먹나. -1977년부터 얼굴이 있고, 걷거나 나는 모든 동물은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다. 때때로 먹어야 할 경우가 있으면 아주 적은 양의 해산물을 먹기는 한다. ▶광우병이 두려워서 쇠고기를 먹지 않는 것인가? -(웃으며)그렇지는 않다. 내가 육식을 하지 않는 이유는 육식은 나와 같은 종류를 먹는 것일 뿐 아니라 나의 건강과 전체 생태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 -세계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음식은 매우 중요하다. 음식은 생존뿐 아니라 문화의 근간이기 때문이다. 한 국가의 음식은 그 나라의 문화와 전통을 상징한다. 유럽 사람들이 GM 식품을 싫어하는 이유는 치즈나 와인 등 음식의 지역색을 중시하는 문화 때문이다. 미국은 패스트푸드 문화를 갖고 있지만 이와 달리 한국은 아직도 음식이 문화 정체성에 많은 기여를 하고 있지 않은가. 음식의 문화적 차원에 대해서도 생각했으면 좋겠다. 물론 안전성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한국은 유럽처럼 경계적 원칙을 견지해야 한다. 화학물질이든 음식이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조금이라도 의심이 되면 안전이 보장될 때까지는 도입을 보류하는 보수적인 자세를 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지금까지 문제가 생기면 그제서야 그 문제에 대처했다. 그러면 안 된다. 이미 일어난 문제에 대한 대응이 아니라, 앞을 내다보고 행동해야 한다. 이에 대해서는 불행하게도 미국보다 유럽이 더 좋은 모델이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제레미 리프킨은 누구 - GMO 반대운동 시작한 美 미래·경제학자 미국 출신의 경제학자이자 미래학자다. 자연과학과 인문과학을 넘나들며 과학기술의 변화가 경제, 노동,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연구해왔다. 1945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태어나 펜실베이니아대 와튼경영대학원에서 경제학을, 터프츠대 플레처법과대학원에서 국제관계학을 공부했다. 워싱턴의 비영리단체 경제동향연구재단(FOET)을 설립, 이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전 세계 지도층 인사와 정부 관료들의 자문역을 맡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정보화시대의 부작용을 지적한 ‘노동의 종말(2005)’, 급속도로 증가하는 육식 문화, 특히 쇠고기에 집중되는 음식 문화와 이로 인해 파괴되는 환경과 생태계의 위기를 다룬 ‘육식의 종말(2002)’, 생명공학 기술에 대한 사회·경제·윤리적 문제 등을 총체적으로 제시하는 ‘바이오테크 시대(1999)’등이 있다.
  • [서울의 풍경]시티투어버스 나들이

    [서울의 풍경]시티투어버스 나들이

    “와∼ 짜릿해요. 놀이기구를 탄 것 같아요.” 4m 높이의 서울시티투어 버스 2층 앞자리에 앉은 김민희(21·서대문구 연희동)씨가 환호성을 연발했다.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울시티투어가 이달 들어 노선을 4개로 늘리고 새로 도입한 2층 버스 2대를 볼거리가 많은 고궁·청계천 코스에 투입했다. 또 관광가이드와 통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2000년 10월에 운행을 시작한 시티투어는 지난해에만 7만 4000명이 이용했다. 이 중 외국인 관광객수가 3만명에 이른다.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서 출발 2일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고궁·청계코스를 운행하는 2층 버스에 올랐다. 앞이 탁 트여 마치 전망대에 선 것처럼 시원했다. 청계천으로 접어들면서 아래를 내려다보니 마치 하늘에 떠 있는 듯 아찔했다. 각양각색의 연등이 둥둥 떠있는 청계천이 작게 보인다. 일반 버스보다 불과 2m정도 높지만 실제 느낌은 마치 놀이공원에서 기구를 탄 것 같은 느낌이다. 영어와 일어회화가 가능한 가이드가 청계천의 역사와 유래, 공사 현황 등을 재미있게 설명했다. 좌석 앞에 설치된 모니터와 음성안내 헤드셋에서는 수표교, 마전교, 오간수교 등에 대한 설명이 한국어를 비롯해 영어, 일본어, 중국어로 나온다. 버스 1층에는 노트북이 설치돼 있어 달리는 버스 안에서 인터넷을 통해 맛집이나 여행정보를 구할 수 있다. 버스는 청계천과 서울풍물시장, 대학로, 인사동, 서울역사박물관을 거쳐 다시 광화문으로 돌아오는데 보통 2시간이 걸린다. ●4가지 코스 골라서 즐긴다 시티투어의 장점은 승차권 한장만 갖고 있으면 몇 번을 내리고 타도 된다는 점이다. 즉 청계천 문화관에 내려 구경을 하고 1시간 뒤에 오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풍물시장을 갈 수 있다. 코스도 다양해졌다. 컨벤션·남산 코스는 코엑스와 서울숲,N서울타워, 청와대를 거쳐 광화문으로 돌아온다. 대중교통으로 접근이 힘든 서울숲, 주차료가 비싼 코엑스 몰을 구경하는 데 제격이다. 쇼핑이 목적이라면 도심순환코스를 추천할 만하다. 남대문시장, 이태원, 명동, 동대문시장 등 쇼핑명소를 한번에 볼 수 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고 싶다면 ‘야경코스’를 추천한다. 검은 벨벳 상자에 놓인 보석들처럼 맑다는 서울의 야경에 빠진다면 떨어졌던 어깨가 자연스레 맞닿을 것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용어클릭 ●시티투어 서울 광화문 동화면세점 앞에서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1시간 간격으로 코스별로 출발한다. 단 야경코스는 오후 7시50분, 오후 8시 두 차례 출발한다. 티켓은 버스안에서 구매할 수 있다. 2층 버스는 1만 2000원,1층 버스는 1만원(어른 기준). 코스 안에서 여기저기 구경을 하고 다음 버스를 타면 된다. 주차비와 교통비 등을 따지면 택시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보다 훨씬 편리하고 저렴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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