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배 2004 한국시리즈] 유니콘 창 vs 라이언 방패
현대의 창이냐, 삼성의 방패냐.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현대가 긴장의 고삐를 바짝 조였다. 오는 21일 수원에서 시작되는 한국시리즈(7전4선승제)에서 사상 처음 격돌하는 삼성의 마운드가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두산과의 플레이오프 4차전 동안 삼성의 팀 타율은 .261에 그쳤지만 2점대의 방어율(2.50)을 뽐내 최강 화력을 뽐내온 현대를 긴장시키고 있다.
특히 선발 투수에 이어 좌완 권혁과 사이드암 권오준 박석진, 잠수함 임창용 등 변화무쌍한 불펜투수들이 줄지어 등판하는 점이 현대를 더욱 곤혹스럽게 한다. 하지만 현대는 올시즌 팀 타율 1위(.275)를 자랑하는 막강 타선. 최고 용병 클리프 브룸바를 축으로 토종 거포 심정수와 이숭용, 송지만 등이 줄을 이어 상대 투수가 숨돌릴 여유가 없다.
현대는 올시즌 삼성전 10승7패2무로 앞섰지만 방어율은 4.11로 삼성(3.94)에 뒤졌다. 타율에서도 .252로 역시 삼성(.274)보다 나빴다. 하지만 현대는 삼성전 홈런 23개로 상대(15개)보다 파괴력에서 앞서 삼성을 한순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장담한다.
타선의 핵은 단연 브룸바. 타율 .343으로 1위, 홈런 33개로 2위, 타점 105개로 3위 등 상대 투수의 공포 대상 1호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부진했지만 올시즌은 확연히 다른 모습이어서 기대를 부풀린다.
여기에 부상 결장 등으로 올시즌 22홈런에 그쳤지만 ‘헤라클레스’ 심정수는 삼성 마운드를 한방에 붕괴시킬 ‘파워히터’인 데다 후반기 제모습을 회복, 코칭스태프를 고무시킨다. 여기에 고비마다 큼직한 대포를 쏘아올리는 이숭용과 송지만도 연쇄 폭발을 일으킬 강타자.
4차전 이후 꿀맛 휴식에 들어간 삼성 마운드는 배영수가 대들보. 다승왕(17승)인 그는 최소한 선발 2승을 책임질 것으로 삼성은 굳게 믿는다. 플레이오프 1승1세이브로 정규리그의 상승세를 이어간 것도 삼성을 부추기는 대목.
강력한 신인왕 후보 권오준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김동주, 홍성흔, 알칸트라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세이브를 챙겼고, 권혁은 3차전에서 3과 3분의2이닝을 ‘퍼펙트’로 틀어막았다. 여기에 구원왕(36세이브) 임창용이 체력을 비축, 현대의 후반 득점이 좀처럼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민수기자 kimm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