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프로야구 막판 순위경쟁
한·미·일 프로야구가 막판 살얼음판 순위 경쟁으로 후끈 달아올랐다. 국내에서는 뚝심의 두산이 SK에 단 1경기차로 턱밑까지 추격, 플레이오프 직행의 불씨를 지폈다. 미국에서는 ‘악의 제국’ 뉴욕 양키스가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이며 앙숙인 보스턴 레드삭스를 0.5게임차로 위협, 막판 역전을 꿈꾼다. 또 일본에서는 이승엽이 속한 퍼시픽리그 2위 롯데가 선두 소프트뱅크에 역전이 가능한 2게임차로 뒤져 있어 흥미를 고조시키고 있다.
●2위싸움 SK·두산 1게임차
올 프로야구는 삼성-SK-두산-한화의 상위권 순위가 그대로 지켜지며 차분히 페넌트레이스가 마감될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난 20일 잠실경기에서 3위 두산이 현대를 10-0으로 완파하고,2위 SK가 연장 끝에 기아에 3-4로 덜미를 잡히면서 상황은 급박해졌다. 두산이 SK에 단 1경기차로 다가서며 플레이오프(PO) 직행 가능성을 한껏 부풀린 것. 한 경기라도 놓칠 경우 PO직행 티켓을 날릴 살얼음판 형국이다. 직행 티켓을 잃으면 승리를 보장할 수 없는 준PO(5전3선승제)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두 팀 모두 총력 태세다.
하지만 SK가 일단 유리한 입장이다. 고작 1게임차로 앞서 있지만 잔여경기가 두산보다 1경기 많은 5경기여서 직행 가능성은 높다. 하지만 SK는 지난달까지 상대를 공포로 몰아넣었던 ‘칼날’이 무뎌진 것이 고민거리. 주포 이진영이 이달들어 29타수 5안타, 타율 .172에 그친 것이 이를 단적으로 대변한다. 반면 두산은 장원진 홍성흔 김창희 등이 최근 5경기에서 4할대의 불방망이를 휘둘러 기대를 감추지 않는다. 결국 두 팀의 운명은 22일 문학 맞대결에서 갈릴 전망이다.
한편 선두 삼성은 21일 광주에서 열린 경기에서 기아를 7-2로 이기며 1위를 향한 매직넘버를 2로 줄였다. 하지만 삼성도 SK와의 승차가 3게임에 불과해 남은 3경기에서 혼신을 다해야 할 처지다.
●보스턴·양키스 0.5게임차
팀당 10∼13경기를 남겨놓고 있는 미국프로야구의 막판 최대 관심사는 ‘앙숙’ 보스턴 레드삭스와 뉴욕 양키스의 서바이벌 게임이다.
21일 현재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인 보스턴(88승63패)과 양키스(87승63패)는 불과 0.5경기차.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지난해 월드시리즈에서 ‘밤비노의 저주’를 떨치고 86년만의 우승을 일군 보스턴의 독주가 이어졌지만,‘악의 제국’ 양키스가 최근 8승2패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며 혼전으로 치닫고 있다. 반면 보스턴은 최근 10경기에서 5승5패.
아메리칸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클리블랜드가 88승63패로 선두를 고수하고 있어, 보스턴과 양키스가 지구우승을 놓칠 경우 자칫 ‘가을잔치’에 초대받지 못할 수도 있다. 두 팀 모두 남은 경기에서 하위권인 템파베이와 볼티모어, 토론토를 만난다. 결국 마지막 승자는 새달 1∼3일 펜웨이파크에서 열리는 보스턴-양키스의 최종 3연전에서 극적으로 갈릴 전망이다.
한편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에서는 LA 에인절스(85승65패)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84승67패)가 1.5경기차, 내셔널리그 와일드카드 레이스에서는 휴스턴 애스트로스(82승69패)와 필라델피아 필리스(80승71패)가 2경기차로 마지막 숨가쁜 힘겨루기를 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롯데 2게임차
‘아시아 홈런킹’ 이승엽(29·롯데 마린스)이 뛰고 있는 일본프로야구 퍼시픽리그에서도 막판 선두 경쟁이 치열하다.
롯데 마린스(82승46패2무)가 21일 시즌 내내 선두 자리를 지키던 소프트뱅크 호크스(84승44패2무)를 13-3으로 누르며 3연전을 싹쓸이,2경기차로 바짝 좁혀든 것. 나란히 6경기밖에 남지 않았지만 맞대결이 한차례 남아 결과는 안개속이다. 두 팀의 시즌 상대전적은 10승9패로 롯데의 우세.
퍼시픽리그는 지난해부터 플레이오프를 도입,2∼3위 팀이 3전2선승제 경기를 치른 뒤 이긴 팀이 다시 1위 팀과 5전3선승제 승부를 겨뤄 재팬시리즈 진출팀을 가른다. 게다가 1∼2위간 승차가 5경기 이상 벌어지면 플레이오프에서 1승을 접고 들어가야 하는 리그 규정 때문에 롯데와 소프트뱅크는 막판까지 손에 땀을 쥐는 승부를 펼쳐야 한다.
김민수 임일영 이재훈기자 kimms@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