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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16개주 법무장관 “헌법 위반”… 유엔·유럽도 반대 성명

    美16개주 법무장관 “헌법 위반”… 유엔·유럽도 반대 성명

    트럼프 정부 상대 소송 줄 이어… 공화당 의원들 “자해될 것” 성명 구글 등 글로벌 기업도 거센 반발… 스타벅스 “난민 1만명 채용” 반기 트럼프 “美 안전 조치” 강행 뜻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반대해요. 미국으로 오는 시리아 친구들을 도울 거예요.”29일(현지시간) 워싱턴DC 한 지하철역 앞에서 만난 6살 꼬마 데이비드 슈라이버는 아버지와 함께 5살짜리 시리아 난민 아동이 공습으로 부상당한 채 먼지를 뒤집어쓴 사진과 ‘나는 그와 함께한다’는 구호를 쓴 피켓을 들고 있었다. 그는 백악관 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에 반대하는 시위에 동참한 뒤 지하철역을 따라 시위를 이어 가고 있었다. 데이비드의 아버지는 “지난 27일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 서명으로 시리아 등에서 온 이민자·난민의 발이 묶여 돌아가야 한다는 소식을 들은 아들이 시위에 동참하자고 제안했다”며 “우리는 백인 가족이지만 미국은 모든 인종을 위한 나라임을 보여 주고 싶다”고 말했다.트럼프 대통령이 시리아와 이라크, 이란,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등 7개국 국민의 비자 발급과 미국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도 120일 동안 중단하는 내용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들 국가에서 온 사람들이 미 공항에 억류되는 등 파장이 커지자 미국은 물론 전 세계가 분노하고 있다. 워싱턴과 뉴욕, 로스앤젤레스 등 전역에서 반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으며 연방법원들이 입국한 사람들의 강제 송환을 막는 긴급 조치를 취했고 여당인 공화당조차도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발하는 등 역풍이 거세졌다. 해당 7개 국가는 물론 유엔·유럽 등도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국제사회가 들썩이고 있다. 당장 트럼프 정부에 대한 소송도 줄을 잇고 있다. 뉴욕 JFK공항에 억류된 외국인 가운데 이라크에서 미 정부를 위해 일한 이라크인 2명이 포함됐다는 소식에 시민단체인 미국시민자유연맹(ACLU) 등은 본국 송환 금지 소송을 제기했다. 이에 뉴욕 브루클린 연방지방법원은 이들의 송환을 금지하는 긴급 결정을 내렸으며 보스턴·시애틀 등에서도 비슷한 판결이 잇따랐다. 주 법무장관들과 의회도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워싱턴DC와 15개 주의 법무장관은 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이 “헌법 위반이자 불법적”이라며 “결국 법원들에 의해 폐기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 의원들은 공동성명을 내고 “이번 행정명령이 테러리즘과의 싸움에서 자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으며 민주당은 “이번 행정명령을 뒤집는 입법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노벨상 수상자 12명 등 미 학자들도 행정명령 반대 온라인 청원에 서명했으며,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 억만장자 투자자 워런 버핏, 뉴욕 택시노동자연합,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파키스탄 여성 인권 운동가 말랄라 유사프자이 등도 비판 의견을 내고 트럼프 정부를 압박했다. 구글·아마존 등은 7개국 출신 직원 보호에 나섰으며 스타벅스는 앞으로 5년간 전 세계 난민 1만명을 채용하겠다며 반기를 들었다. 국제사회의 반발도 거세지면서 트럼프 정부의 ‘미국 우선주의’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이라크 등 해당 7개국 정부는 미 대사를 불러 공식 항의했으며 이라크 등은 미국인 입국 거부 등 보복조치로 맞대응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일각에서는 미 정부가 이들 국가와 공조해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를 격퇴하려는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유엔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영국, 프랑스, 독일 정부도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반대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무역주의에 이어 반이민 정책으로 미국은 국제사회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30일 ‘반이민 행정명령’과 관련해 지난 주말 공항에서 불거진 혼돈은 델타항공 컴퓨터 마비와 시위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32만 5000명 가운데 겨우 109명이 억류돼 심사를 받았다”며 “공항에서 일어난 큰 문제들은 델타(항공)의 컴퓨터 정전… 시위자들과 (민주당 척) 슈머 상원의원의 눈물(발언)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이 매우 적은 몇 개 문제들을 빼면 모두 잘돼 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을 다시 안전하게 만들자”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정책은 백악관이 외국인 입국자의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방문 기록까지 조사하는 방안을 추가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개인 프라이버시 침해 논란으로 번질 전망이다. CNN은 “백악관이 외국인 방문객의 온라인 활동과 휴대전화 저장 연락처 공유 요구 등 추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反이민’ 빗장… 지구촌 패닉

    ‘행정명령’ 서명… 美전역 시위 이라크·이란 등 “보복조치 검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슬람권 7개국 국민의 미국 비자 발급과 입국을 일시 금지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지난 27일(현지시간) 서명하면서 전 세계가 큰 혼란에 빠졌다. 수백명이 미국 공항에 억류되고 109명이 입국을 거절당하는 등 모두 350명 이상이 피해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9일 보도했다. 해당국은 물론이고 공화당과 민주당 등 미국 정치권도 강력 반발하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안전하게 하려는 조치”라며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행정명령은 이라크와 시리아, 이란, 수단, 소말리아, 리비아, 예멘 국민의 비자 발급과 입국을 최소 90일간 금지하고 난민 입국 프로그램도 120일 동안 중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워싱턴DC와 미국 15개 주의 법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행정명령은 헌법 위반”이라고 반발했다. 워싱턴DC를 비롯한 미 전역의 주요 공항에서도 ‘무슬림 환영’ 등의 피켓을 든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다. 이라크와 이란 등 해당국은 미국인 입국 거부 등의 보복조치 검토까지 거론했다. 국내외 반발이 거세자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성명을 내고 “행정명령은 종교에 대한 것이 아니라 테러로부터 미국을 안전하게 하는 일에 관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퀘벡시 생츠 푸아 지역의 퀘벡 이슬람문화센터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사건을 무슬림을 겨냥한 테러로 규정했다.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안철수 “국민의 생명, 시민의 권리, 사람의 자존심 지키는게 정치의 기본소명”

    안철수 “국민의 생명, 시민의 권리, 사람의 자존심 지키는게 정치의 기본소명”

    야권의 대선주자인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29일 “국민의 생명, 시민의 권리, 사람의 자존심을 지키는 것이야말로 정치의 기본소명이라는 생각을 다시 갖게 된다”라고 말했다. 안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영국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를 본 소감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아내인 김미경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와 함께 영화를 봤다는 안 전 대표는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무거웠다”면서 “국가란 무엇일까, 정치란 무엇일까, 생각이 많아진 하루였다”라고 말했다. 특히 안 전 대표는 주인공인 다니엘 블레이크가 유능한 목수였지만 심근경색에 걸리면서 위기를 맞게 된 줄거리를 소개 한뒤 “그의 삶을 위협하는 것은 심근경색 자체라기보다는 그를 대하는 국가의 태도”라면서 “정직하고 성실하게 살아온 한 시민의 어려움을 돌보기는커녕 국가는 온갖 절차를 동원해 그의 자존심을 무너뜨린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국가정책을 집행하는 의료전문가는 ‘갑’으로 윽박지르고, 시민인 다니엘은 ‘을’로 한없이 왜소해진다”면서 “(그런 와중에) 다니엘은 자신보다 더 어려운 이웃인 케이티를 따뜻하게 돌본다. 어렵게 사는 이웃은 서로에게 따뜻한데 국가와 정부는 시민의 불행으로부터 너무나 멀찌감치 떨어져 있다”라고 꼬집었다. 안 전 대표는 “자존심을 잃으면 모든 것을 잃는 것 같다. 그런데 국가는 어려움에 처한 시민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는다”라면서 “인간은 없고 제도만 있는, 국민은 없고 국가만 있는, 시민은 없고 공무원만 있는 영국의 현실이 가슴 아프게 다가온 이유는 우리의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도, 시민의 삶을 지키지도 못한다면 국가는 도대체 왜 존재하는 것일까”라면서 “함께 잘사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저부터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트럼프 장벽에 멕시코 “정상회담 취소 검토”

    트럼프 장벽에 멕시코 “정상회담 취소 검토”

    2100㎞ 추가 설치 행정명령 서명… 장벽 건설비 최소 14조원 될 듯 수요 기대에 시멘트 회사만 ‘미소’… 불법 이민자 입국 제한도 곧 시행 멕시코 “유감… 건설비 안 낼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결국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것을 골자로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대선 기간 중 멕시코 이민자를 ‘강간범’, ‘살인자’로 표현하면서까지 강경한 이민 공약을 내세웠던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설치 비용을 멕시코가 모두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멕시코는 오는 31일로 예정된 미·멕시코 정상회담 취소를 검토하는 등 강력하게 반발했다. 미국과 멕시코 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재협상에 이어 장벽 건설로 골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미국과 멕시코 국경에 장벽을 건설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공식 서명했다. 또 불법 이민자를 체포하지 않는 ‘이민자 보호도시’에 연방재정 지원을 중단하는 내용의 행정명령도 발동했다.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먼저 재정을 투입해 장벽 공사를 시작하고 멕시코가 차후 비용을 상환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착공은 몇 달 후에 이뤄질 것이며 장벽 건설 비용은 120억~380억 달러(약 14조~44조 3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트럼프 정부는 오는 4월쯤 장벽 건설 비용 선(先)집행에 관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하면 곧바로 착공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미 언론은 “트럼프 정부가 현재 있는 울타리와 연계해 구간별 특성에 맞게 일부 구간은 거대한 장벽을, 또 다른 일부 구간은 울타리를 추가로 설치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과 멕시코의 국경 3144㎞ 중 1049㎞ 구간에는 이미 나무 울타리와 철조망, 감시 카메라 등으로 장벽이 만들어져 있다. 따라서 새로 장벽이 만들어지는 구간은 모두 2100여㎞다. 하지만 산과 사막 등 자연적 장벽을 제외하면 실제 건설은 1600여㎞만 하면 된다는 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계산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장벽 건설을 시작으로 범죄자는 물론 불법 이민자를 추방하고 무슬림 등 이민자 입국 및 비자 제한 조치도 조만간 시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멕시코에서 온 불법 이민자가 본국으로 쫓겨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 행정명령 소식에 멕시코는 반발하고 나섰다.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은 이날 밤 TV 녹화 연설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또 미국 주재 영사에게 자국민 권리 보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지시했다. 니에토 대통령은 “국경 장벽 추가 건설을 강행한 미국의 결정을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이를 규탄한다”면서 “국경 장벽 건설은 우리를 통합시키는 대신 분열시킬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장벽 건설에 드는 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멕시코 고위 관리는 AP통신에 “멕시코는 31일로 예정된 양국 정상회담을 취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멕시코 시멘트 회사인 세멕스가 150억 달러 이상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장벽 건설로 최고의 이득을 보는 회사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경 건설이 본격화되면 주재료인 시멘트 수요가 늘고 자연스럽게 중남미 최대 시멘트 생산 업체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세멕스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5000억 달러를 투입해 도로, 교량, 터널, 공항 등 사회간접자본시설을 건설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계획도 세멕스 시멘트에 대한 수요 증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 만나려 해”… 최광일 “北, 언제든 ICBM 쏜다”

    태영호 “김정은 트럼프 만나려 해”… 최광일 “北, 언제든 ICBM 쏜다”

    태 “북한 인민 봉기 가능하게 정보봉쇄 깨뜨릴 수단 필요” 최 “핵개발은 주권 방어 차원” 탈북한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만나길 원한다”면서 “트럼프가 당선되자 김정은은 초기에 놀랐지만 지금은 미국 새 행정부와 일종의 타협을 열어 줄 좋은 기회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태 전 공사는 26일 방송된 CNN과 BBC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트럼프 대통령도 대선 기간에 김정은과 만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자칫 회동이 김정은에게 정권의 정통성을 제공할 수 있어 그런 생각을 재고하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은 핵무기가 자신의 통치를 유일하게 보장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으며 위협을 받으면 핵 단추를 누르려 할 수 있다”면서 “권력을 잃고 마지막에 봉착하면 미국의 로스앤젤레스를 공격하려 들지 모른다”고도 예상했다. 이어 “북한 핵무기는 한국과 미국에만 위협이 되는 게 아니다. 국제정치에서 영원한 적이나 동지란 있을 수 없으며 김정은이 언젠가 중국을 공갈·협박할지 알 수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또 “김정은의 신년사가 거의 노골적인 공갈·협박 수준이었다”면서 “그는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공포정치로 북한을 다스리고 있지만 정통성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면서 “집권한 5년 동안 자신의 생일과 출생 시기, 어머니·할아버지와의 관계 등에 대해서조차 주민에게 제대로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북한 인민의 봉기를 가능하게 만들고 싶다”면서 “우리는 북한 인민이 ‘북한의 봄’을 스스로 끌어낼 수 있도록 그들을 교육해야만 한다”고도 주장했다. 이와 관련, 그는 “주민 교육을 위해 외국 영화를 담은 이동식저장장치(USB)에서부터 외부 뉴스를 들을 수 있는 라디오에 이르기까지 북한의 정보 봉쇄를 깨뜨릴 어떤 수단이든 동원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최광일 북한 외무성 미주국 부국장은 이날 평양에서 NBC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언제 어디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가능하다”면서 “핵무기를 강화하려는 우리의 조치는 모두 우리 주권을 방어하고 미국의 핵 협박과 위협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적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브라운 미 태평양육군사령관(대장)은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로 열린 토론회에서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블랙스완’(검은 백조)에 비유하면서 미국이 당면한 가장 큰 위협으로 규정했다. 그는 “내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미사일 발사만 해도 지난 4년간 34발 이상을 발사했다”고 우려했다. 블랙스완은 극단적으로 예외적이어서 발생 가능성은 작지만 일단 발생하면 엄청난 충격과 파급 효과를 야기하는 사건을 가리킬 때 사용되는 말이다. 서울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이영애x송승헌 ‘사임당’ 첫방, 알고보면 더 재밌다 ‘관전포인트 넷’

    이영애x송승헌 ‘사임당’ 첫방, 알고보면 더 재밌다 ‘관전포인트 넷’

    ‘사임당, 빛의 일기’가 첫방을 앞두고 있다. ‘사임당, 빛의 일기’은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예정. 제작단계부터 많은 시청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은 작품인만큼 ‘사임당’을 더욱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관전 포인트를 꼽아봤다. #13년 만에 안방극장을 찾은 이영애와 ‘조선판 개츠비’ 송승헌 이영애가 안방극장을 찾은 것은 ‘대장금’ 이후 무려 13년 만의 일이다. 고심 끝에 고른 ‘사임당’이라는 작품에서 이영애는 사임당과 서지윤이라는 1인 2역으로 폭 넓은 연기를 선보일 예정. 지난 17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윤상호 PD와 박은령 작가가 “이영애는 사임당 그 자체”라고 입을 모아 칭찬할 정도로 사임당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다. 여기에 송승헌의 연기 변신도 주목할 포인트. 사극에서는 좀처럼 만나기 힘들었던 배우 중 하나인 송승헌이 불꽃같은 삶을 산 ‘조선판 개츠비’ 이겸을 통해 이전과는 180도 다른 매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과거와 현대를 오가며 풀어낸, 누구도 몰랐던 사임당의 이야기 1,2회 연속 방송으로 휘몰아칠 ‘사임당’은 첫 회부터 강력한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임교수를 꿈꾸던 시간강사 서지윤이 이태리에서 찾은 자신의 모습과 꼭 닮은 미인도와 사임당의 일기를 매개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타임슬립’이라는 코드를 차용하고는 있지만 여타의 작품에서 등장한 ‘타임슬립’과는 차별성을 두고 있다. 단순히 시간적인 이동이나 과거의 인물이 현대로 오는 형태의 판타지가 아니라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퓨전 사극이다. 특히 그동안 ‘율곡 이이’의 어머니이자 현모양처로 인식해왔던 것에서 탈피해 ‘워킹맘’과 ‘천재적 예술가’로서의 면모를 부각했다. ‘사임당’은 여자로, 예술가로 시대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부던히 노력했던 여자 사임당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췄다. 이영애 역시 “‘사임당’이라는 작품으로 우리가 정해놓은 이미지에 생명력을 불어넣는 과정이 재미있었다”며 “과거나 지금이나 엄마로서의 고민은 같다. 그리고 사랑 이야기에서 오는 설렘이 있다. 보시면서 다양한 재미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고 말하며 기대를 불러일으켰다. #오윤아, 김해숙 부터 신예 박혜수, 양세종까지. 드라마 이끄는 명품 캐스팅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펼쳐지는 방대한 이야기의 곳곳에 연기력과 내공을 모두 갖춘 역대급 명품 배우들이 포진하고 있다. 우선 과거 조선시대에는 신예 박혜수와 양세종이 어린 사임당과 어린 이겸으로 분해 극 초반을 이끈다. 두 사람은 신선하고 풋풋한 매력으로 국민 첫사랑 커플 등극을 예고한다. 양세종은 현대 분량에서 사임당의 일기와 금강산도에 얽힌 진실을 추적하는 시간강사 이영애의 조력자 한상현으로 1인2역까지 소화하며 신인답지 않은 탄탄한 연기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한 이겸과 대립관계를 이루는 민치형 역의 최철호와 치형의 부인인 휘음당 최씨를 맡은 오윤아가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사임당의 운명을 결정지은 아버지이자 문신 신명화 역에 최일화가 캐스팅 되었으며, 남편 이원수 역에 윤다훈이 출연한다. 현대에서는 서지윤의 시어머니로 출연하는 김해숙과 한국미술사학회장인 민정학 역의 최종환, 선관장 김미경이 이번에는 과연 어떤 연기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 외에도 이경진, 박준면, 이해영, 홍석천 등 내공있는 명품 배우들이 연기 열전을 펼친다. #눈을 뗄 수 없는 영상미와 섬세한 연출 ‘사임당’은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풍경을 담아내기 위해 1년여의 촬영 기간 동안 전국을 돌아다닌 것은 물론 이태리의 이국적인 풍광까지 담아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 잡는다. 또한 당대 천재 화가 사임당을 다룬 만큼, 한복 고증을 비롯해 한국 전통 예술을 그려내는데 있어 고심을 거듭했다. 시대 배경을 무시한 의상으로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았던 사극이 적지 않았기에 ‘사임당’은 더욱 철저하게 시대 고증에 힘썼다. 또한 작품을 위해 한 달 여 배운 이영애의 그림 솜씨와 송승헌의 거문고, 그림, 글씨 등에도 주목할 만하다. 휘음당 최씨를 연기하는 오윤아 역시 그림과 한국무용을 드라마 안에서 펼쳐 보일 예정이다. 100% 사전제작으로 더욱 완성도를 높인 ‘사임당, 빛의 일기’는 26일 목요일 밤 10시 1,2회 연속방송으로 시청자들을 만난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사임당’ 이영애, 위작스캔들로 위기 봉착...‘미인도’ 정체는?

    ‘사임당’ 이영애, 위작스캔들로 위기 봉착...‘미인도’ 정체는?

    배우 이영애가 ‘사임당, 빛의 일기’로 화려하게 컴백한다. 2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 측은 첫 방송에 그려낼 비밀스럽고 미스터리한 코드를 엿볼 수 있는 현장 스틸을 공개했다.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 빛의 일기’는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 분)이 이태리에서 우연히 발견한 사임당(이영애 분) 일기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퓨전사극이다. 일기 속에 숨겨진 천재화가 사임당의 불꽃같은 삶과 ‘조선판 개츠비’ 이겸(송승헌 분)과의 불멸의 인연을 작가의 상상력으로 아름답게 그려낼 예정이다. ‘사임당’은 첫 회부터 강력한 사건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전임교수를 꿈꾸던 시간강사 서지윤이 강력한 힘을 가진 지도교수 민정학(최종환 분)과 선갤러리 관장(김미경 분)이 얽혀있는 안견의 금강산도 위작 스캔들에 연루되면서 커리어를 잃을 위기에 처하고, 이태리에서 찾은 자신의 모습과 꼭 닮은 미인도와 사임당의 일기를 매개로 운명의 소용돌이에 빠지게 된다. 첫 회에서 스토리의 중심에 서게 될 안견의 금강산도, 이태리에서 발견한 미인도, 사임당의 일기는 서지윤이 사임당의 생을 들여다보게 되는 운명의 첫 시작이자 극 전체를 끌고 가며 흥미를 고조시킬 비밀 코드들. 과연 서지윤과 사임당의 연결고리가 무엇이며 서지윤의 눈을 통해 보게 될 천재화가 사임당과 이겸의 불꽃같은 생애가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공개된 사진 속 이영애는 자신을 향해 안견의 금강산도 진위 여부를 묻는 양세종(한상현 역)의 도발적 질문에 놀란 듯 당황스러운 표정이다. 정교수 임용 여부를 쥐고 있는 최종환(민정학 역)의 굳은 표정에서 이영애의 운명이 순탄치 않음이 느껴진다. 이태리의 이국적인 풍경 속 미인도 앞에 선 이영애는 신비로운 운명에 홀린 듯한 표정이다. 서지윤과 사임당, 그리고 이겸의 운명이 어떤 모습일지 궁금증이 증폭된다. 한편, SBS 새 수목드라마 ‘사임당’은 이날 오후 10시 1, 2회 연속 방송된다. 사진제공=그룹에이트, 엠퍼러엔터테인먼트코리아 임효진 기자 3a5a7a6a@seoul.co.kr
  • “환경보다 일자리”… 트럼프, 오바마가 막은 송유관 사업 승인

    “환경보다 일자리”… 트럼프, 오바마가 막은 송유관 사업 승인

    일자리 수만 개·인프라 투자 기대 식수원 오염·문화 유적 파괴 우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에 따라 미국인의 일자리를 늘리고 에너지 안보를 강화하겠다며 그동안 환경 파괴 논란으로 허용되지 않았던 미국 내 대형 송유관 건설 사업을 승인한다고 밝혔다. 환경 보호보다는 일자리와 에너지 비용 낮추기, 규제 완화, 인프라 구축 등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파트너 국가인 캐나다는 환영하고 나섰으나 환경보호단체 등은 즉각 반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1100마일(1770㎞)짜리 ‘키스턴XL 송유관’과 역시 1100마일에 달하는 ‘다코타 접근 송유관’ 등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승인을 거부해 온 2대 송유관 건설을 평가·승인하는 내용을 담은 ‘대통령 메모’에 서명했다. 대통령 메모는 행정명령과 같은 법적 효력이 있지만 우선순위는 떨어지며 대통령이 연방관보 게재 여부를 정할 수 있다.●에너지 안보 강화… 환경단체 즉각 반발 메모에 따르면 키스턴XL 송유관 사업은 캐나다 앨버타주부터 미 텍사스주를 잇는 것으로, 저렴한 캐나다 원유가 하루 80만 배럴 규모로 미국으로 흘러들어와 미국의 에너지 안보 제고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송유관 건설로 미국인을 위한 수만 개의 새 일자리가 생기고 세금이 걷혀 이를 학교와 병원, 인프라 건설 등에 재투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다코타 접근 송유관은 미국 4개 주를 가로지르는 것으로, 미주리 저수지 335m 구간 건설이 남아 있다. 이 사업이 허용되면 노스다코타주 배컨 등 유전에서 생산된 원유가 철도가 아닌 송유관을 통해 하루 50만 배럴 규모로 동남부 지역으로 운반돼 에너지 자립도를 높일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사업들은 모두 오바마 정부에서 식수원 등 환경 오염 및 문화 유적 파괴 우려 등으로 제동이 걸려 진행이 멈췄다. 여기에는 환경보호단체의 건설 반대 운동이 상당한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승인 의사를 밝히면서 환경단체들이 반대 시위를 벌이겠다고 밝히는 등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특히 에너지 장관으로 지명돼 상원 인준을 기다리고 있는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가 다코타 송유관 사업자인 ‘에너지 트랜스퍼 파트너스’(ETP) 이사로 활동한 적이 있어 이에 대한 논란도 예상된다. ●키스턴XL 사업 파트너 캐나다 “환영” 키스턴XL 송유관 사업 파트너인 캐나다의 쥐스탱 트뤼도 총리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결정을 즉각 환영하며 강력한 지지를 표명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트럼프 당선 이후부터 사업 재개에 공을 들여 온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수차례 이 사업에 대한 지지 입장을 밝혀 왔다”며 “사업이 성사되면 캐나다 국민에게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 성장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는 이날 포드와 제너럴모터스(GM), 피아트크라이슬러 등 미 자동차 제조 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자리에서도 드러났다. 그는 “미국에서 더 많은 자동차가 생산되고 더 많은 직원이 고용되며 더 많은 자동차 제조공장이 새로 건설되기를 바란다”며 “그럴 경우 규제를 축소하고 세금 혜택을 줘 미국 비즈니스가 훨씬 매력적이 되게 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 기업 대표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현행 규제의 75%를 완화하겠다”며 “미국에 공장을 짓고자 한다면 신속한 허가를 받겠지만 외국에서 만들어 미국에 들여오는 제품에는 막대한 국경세를 부과하겠다”며 ‘채찍과 당근’을 함께 제시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내일 국가안보에 중요한 날이 계획돼 있다”며 “많은 것들이 있지만 그중에서도 우리는 장벽을 건설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5일 오후 국토안보부 청사를 방문,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세우는 방안을 행정명령을 통해 발표하는 것을 시작으로 국경 안보 및 이민·난민 단속 강화, 비자 제한 등 관련 조치를 계속 밝힐 것이라고 미 언론이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통상 폭탄’ 한·미 FTA 겨눈다

    ‘TPP 탈퇴’ 행정명령에 서명 3일 만에 무역협정 2개 손대 한·미 FTA 재협상 발표 임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시간표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되면서 다음 타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12개국이 체결한 다자무역협정인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 계획을 담은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캐나다·멕시코와 맺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재협상하겠다고 천명한 지 하루 만이다. 한·미 FTA에 대한 언급도 금명간에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크게 우세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교역 등과 관련된 불만을 NAFTA, 한·미 FTA, TPP, 중국 문제 등 순서로 제기했다.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첫 공식 브리핑에서 “이번 주 내 무역과 관련된 행정명령이 추가로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앞서 백악관은 취임식 직후 홈페이지에 게재한 ‘6대 국정기조’에서 “실패한 무역협정들을 거부하고 재검토하는 것 외에, 미국은 무역협정을 위반하고, 그 추진 과정에서 미국 노동자들에게 해를 끼치는 국가들에 철퇴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그녀(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가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미 FTA를 지지했다”고 비판했으며, 후보 시절에도 “그 여파로 무역적자가 두 배로 늘었고 미국 내 일자리도 10만개나 사라졌다”고 주장했었다. 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4년 연속 200억 달러 이상의 대미 무역흑자를 기록했다. 통상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NAFTA와의 재협상을 통해 상당한 양보를 얻어낸 뒤 그 결과를 토대로 한국에 압박을 가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제기하고 있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미 미국의 재협상 요구에 응할 것이라는 방침을 밝힌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취임 후 100일 공약으로 제시한 중국에 대한 환율조작국 지정 및 45% 관세 부과 등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된다면 한·미 경제협력과 미·중 무역관계는 마찰이 불가피하고, 미·중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미국 재무부는 현재 한국을 포함해 중국, 일본, 독일, 대만 등 5개국을 환율조작 여부의 ‘관찰 대상국’(Monitoring List)으로 분류해 놓은 상태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한국은 미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시장을 다각화하는 등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면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가 한·미 동맹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부 전문가는 “한·미 FTA는 미국에 유리한 규정이 오히려 많아 재협상보다 한국에 정확한 이행 준수를 압박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동복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 통상연구실장은 “한·미 FTA에서는 불공정한 무역 사례를 찾기가 쉽지 않아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할 명분이 없다”면서 “대미 무역 흑자를 줄이고 FTA 이행 준수에 협조한다면 오히려 잘 풀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은 “1994년 발효된 NAFTA는 23년이 지나 시기적으로 개정할 필요성이 있지만 이를 한·미 FTA에 그대로 적용하는 건 무리”라고 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오바마 지우기’ 100일 작전… ‘더블 법안’ 만들어 규제완화

    미국 공화당이 트럼프 행정부와 보조를 맞추기 위한 4대 입법개혁 과제를 공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오후 앙숙이었던 폴 라이언 하원의장과 백악관에서 만나 민주당과 협력을 논의할 예정이다. 집권 여당인 공화당의 케빈 매카시(캘리포니아) 하원 원내대표는 22일 한 라디오방송 인터뷰에서 “이 나라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고 성장하려면 잘 들여다봐야 할 4개의 기둥이 있다”며 앞으로 100일간 중점적으로 추진할 4대 입법개혁 과제로 버락 오바마 정부의 핵심 건강보험정책인 ‘오바마케어’ 폐지와 환경 규제를 필두로 한 이른바 ‘오바마 규제’ 폐지, 세제 개혁, 인프라 개혁을 꼽았다. 이미 오바마케어 및 규제 폐지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첫날인 지난 20일 행정명령을 통해 오바마케어 부담을 최소화하고 온실가스 감축 등 환경 규제 동결을 지시한 만큼 보조를 맞췄다는 관측이다. 매카시 대표는 건강보험 문제를 거론하면서 “우리는 오바마케어를 폐지하고 그것을 대체할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그동안 국민에게 말해 왔던 것처럼 오바마케어 대체 방안 마련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안에 관한 구상을 일부 공개한 것처럼 우리는 사람들이 실질적으로 의사와 더 나은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하나의 통일된 안이 아니라 지금보다 의료 선택권을 더 확대하고 프리미엄 보험료도 낮출 것이다. 사람들이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오바마 정부에서 도입된 각종 환경, 경제 규제 등을 비판하면서 “앞으로는 규제를 축소하고 규제에 따른 비용을 낮추기 위해 새로운 대형 규제에 대해서는 반드시 의회의 승인을 거치도록 하는 ‘행정규제 정밀조사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공화당은 현재 이 법과 함께 오바마 정부가 임기 막판에 쏟아낸 각종 규제를 의회가 백지화할 수 있도록 하는 일명 ‘미드나이트 규칙 법안’(Midnight Rules Act)도 준비 중이다. 그는 또 세제 개혁과 관련해 “미국을 다시 성장하게 할 수 있는 경제 엔진과 21세에 맞는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며 “세제 개혁과 인프라 구축은 필수”라고 주장했다. 세부적인 것은 밝히지 않았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캠페인 기간 중 제시한 ‘조세제도 간소화’, ‘1조 달러 인프라 투자’ 등의 공약을 뒷받침하는 법안이 주를 이룰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트럼프 시대] “한국, 한·미동맹 속 독자 행보 구사 ‘미들파워 외교’ 펼쳐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0일 취임해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면서 70년간 유지된 국제질서가 급격하게 변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서울신문은 23일 미국과 일본, 중국의 3국 전문가를 대상으로 가상좌담회를 개최해 한국 외교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의견을 구했다. 전문가들도 각국의 입장만큼이나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이번 좌담회에 참가한 전문가는 스콧 슈나이더 미 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과 오쿠조노 히데키 시즈오카현립대 교수, 진징이(金景一) 베이징대 교수(한반도문제 포럼주임)이다. 슈나이더 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급격한 정책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의 통상 압박이 있을 가능성을 전망했다. 반면 진 교수는 미국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펼친 갈등이 1라운드였다면 트럼프 정부 출범 후 한반도와 대만을 고리로 미국과 중국이 갈등 2라운드를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쿠조노 교수는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를 제안했다. →트럼프 취임식 및 이후 행보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미국에 계속 의지해야 하나. -슈나이더 연구원:미국이 아시아에서 한국이나 일본 등 동맹과 맺은 공약에서 후퇴할 것이라는 구체적 증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고립주의자’가 될지 확실하진 않다, 하지만 미국의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이를 추구하고자 더 적극적일 가능성은 커지고 있다. 자칭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의 무역 정책 결과가 어떻게 끝날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다만 미국과 중국의 대결 구조가 심화되면 한국은 불편해질 것이고 외교정책에도 큰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다. -진 교수:미국 우선주의가 유아독존적으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을 압박하겠다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무역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면적인 무역 전쟁은 모두에게 출혈이 크며 중국 상품을 봉쇄하면 미국에 더 큰 혼란이 생긴다. -오쿠조노 교수:도발적인 북한과 거대한 중국 등을 상대하고 있는 한국에 현실적으로 한·미 동맹 없이 자체적인 안전보장은 쉽지 않다. 미국을 붙잡아 놓을 전략이 필요하다. 한·미 동맹 속에서 일정한 반경의 독자적 외교를 구사하는 ‘미들파워 외교’는 필요하다. 이슈에 따라 자기주장을 펴면서 자기 위치를 선택하는 것이다. 한·미 동맹에서 미국 변수도 있지만 한국 변수도 있다. 한국에 급진적 진보정권이 들어서면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조의 흐름 자체도 달라지고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현재 한국의 대미 외교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미국에 너무 의존한다는 비판도 나오는데. -진 교수:미국은 70년 동안 한국의 제1협력국이었고 북한은 한국의 제1적대국이었다. 북한을 주적으로 삼아 대결을 벌이는 한 한·미 관계는 한국의 대외관계에서 최우선순위다. 트럼프 취임으로 불확실성이 가미됐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없을 것이다. -슈나이더:한국을 주요 동맹으로 보는 미국의 기존 정책에 급격한 변화가 있을 것 같지 않다. 마이클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 트럼프 정부 초대 외교안보라인도 동맹의 가치를 강조하고 있다. 다만 방위비 분담금 증액과 한·미 FTA 등 통상 이슈는 압박이 될 수 있다. 물론 앞으로 한·미 관계는 어느 정도 한국의 대응에 달렸다고 본다. 한국은 트럼프로부터 떠날 수도 있고, 동맹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배가해 더욱 강한 동맹 파트너십을 만들 수도 있다. -오쿠조노 교수:한국은 한·미 동맹이란 틀을 국가안보 체제와 국가안전을 지키는 기본 축으로 삼고 있다. 국가 존속유지를 위한 기본 전제인 셈이다. 한국에 중국은 여러 입장에서 중요한 존재이지만 미국과 대등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 미·중 사이에 균형외교란 표현을 하기도 하지만 적절한 표현이 아니다. 한국은 거대한 중국의 흡입력과 압박을 대처하는 데 미국을 끌어들여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제 중국에 대한 경제의존도가 절대적이 됐다. 지나친 의존으로 중국의 정치상황이 불안정해지거나 문제가 생길 때 한국이 받게 될 충격은 작지 않다. 중국을 소홀히 할 수 없지만 지나친 의존은 위험하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북·미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은. -오쿠조노 교수:기본적으로 강경 대응이 예상되지만 필요에 따라 극적인 타협도 불가능하지 않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미국 정치인과 다르다. 이념보다 이해관계를 중시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흥정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일괄 타결도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 북한을 보는 미국과 한·일 양국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중국은 북한의 유지, 존립을 국익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결정적일 때 북한의 숨통을 틔워 주면서 한국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 주지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은 북한 핵, 미사일 문제를 공식적으로 용인할 수도 없다. 중국의 일부분이라고 강조해 온 대만 문제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중국에 최악의 시나리오는 핵을 가진 대만이다. 한·미의 문제는 북한이 이미 사실상 핵을 가져버렸다는 데 있다. 핵을 가진 북한과 교섭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또 사드를 둘러싸고 중국은 한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진 교수:6개월 정도는 서로 지켜볼 것이다. 트럼프는 북한의 행동을 보면서 판단할 것이다. 북한 역시 이제까지 상대한 미국이 아니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어 섣불리 행동할 수 없다. 북한은 제일 힘든 상대를 만났다. 북핵 포기를 전제로 하지 않은 북·미 관계 개선은 한국부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제재와 압박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 이미 증명됐다. 북핵 문제는 북한의 안전 우려가 발단이다. ‘안전 대 안전’의 빅딜이 이뤄져야 한다. -슈나이더:북한이 도발하면 트럼프 행정부는 강력한 물리적 대응을 할 수도 있다. 협상도 가능하지만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우선순위에 두는 것을 멈추고 노선을 바꾸려는 의지를 보일 때만 가능할 것이다. 북한은 오바마 행정부 때보다 더 유리하고 유연한 조건에서 미국과 대화하기를 원하지만 트럼프 정부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을 것이다. 트럼프는 트위터에서 미국을 겨냥한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북한은 개발 의지를 꺾지 않고 있다. 이는 트럼프와 김정은 사이에 다각도의 충돌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음을 시사한다. →중국이 최근 한국에 사드 배치를 둘러싼 무형의 보복을 하는 것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사드를 둘러싼 중국의 보복은 균형이 맞지 않고 엉뚱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중국이 사드를 둘러싸고 한국과의 관계를 계속 악화시킨다면 결국 한국이 미국에 더 의존하게 만들어 자신의 이익을 해치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미국은 이후 중국과의 논의 과정에서 이 문제를 하나의 쟁점으로 만들어 다뤄야 할 것이다. 사드는 중국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방어하기 위한 자위적 수단이다. 중국의 역할은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다시 데려오고 북한이 중국의 국익을 위협하고 있으니 이를 멈추라고 설득하는 데 있다. -진 교수:중국은 사드를 단순한 군사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정치, 전략 문제로 본다. 대중국 봉쇄 전략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한국은 중국이 사드를 원하지 않으면 북핵 문제를 대신 해결하라고 하는데 중국은 자국 기업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대북 제재에 나서고 있다. 대북 제재로 단둥 경제가 죽어간다는 말도 나온다. 사드가 배치되면 한·중 관계는 치명상을 입게 될 것이다. 한국 정부의 최근 주장을 살펴보면 사드의 목적이 대북 방어가 아니라 중국 압박용이 아닌가 하는 착각마저 든다. -오쿠조노 교수:센카쿠 열도 문제를 둘러싼 갈등 속에서 중국이 일본에 대한 희토류 수출을 금지하면서 일본 길들이기를 시도한 적이 있다. 중국은 자국의 이익과 반하는 경우 국제법이나 국제관례를 인정하지 않고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 자의적인 측면이 강한데 한국, 일본 등은 중국이 국제법과 국제관례를 지키도록 촉구하고 견제해야 한다. 남중국해 문제도 결국 같은 맥락의 문제로 중국에 대한 한목소리로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도 중국이 북핵 해결을 위해 더 많은 역할을 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진 교수:한국과 미국은 중국이 북한의 숨통을 끊기 바라지만 중국은 1300㎞에 이르는 국경선을 맞댄 국가가 적대국으로 변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 북·중 70년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고 북한을 괴멸시키라는 요구를 중국이 어떻게 수용할 수 있겠는가. -오쿠조노 교수:일부 한국인은 중국이 마치 북한을 버리고 한국을 선택했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때로는 중국을 믿었는데 배신당했다는 주장을 한다. 한국인의 착각이다. 중국 외교에서 한반도는 미국을 상대하는 대미 외교상의 가치를 지닌 카드다. 북한이 존재한다는 것, 한반도가 분단 상태로 유지된다는 것은 중국에 국익이다. 북한이 불투명한 상황일수록, 한국은 중국에 더 의존하게 된다. 북한리스크를 관리하고 제어하기 위해 한국은 중국에 의존하게 된다. 중국에 불투명한 북한이 있는 것은 한국을 다루고 한반도 정책을 펴는 데 유리하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자유무역을 주창했는데 리더가 될 수 있나. -슈나이더:중국은 미국에 비해 리더다운 행동은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말과 행동이 따로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아직 중국은 멀었다고 본다. 특히 중국은 트럼프가 예측 불가이기 때문에 그를 어떻게 다뤄야 할지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외교정책을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이는 중국과 미국의 긴장관계를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한국 정부가 이에 대비해야 한다. -진 교수:중국은 세계 지도국이 되겠다고 한 적이 없다. 그럴 조건과 자격이 갖춰지지도 않았다. 트럼프가 실책한다 해도 미국의 영향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자유무역과 안보는 다른 개념이다. 자국의 안보를 해치며 자유무역을 실시하는 나라는 없다. 실제로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한국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강하게 대응할 것이다. 그동안 쌓아 왔던 전방위적 협력은 전방위적 대결 관계로 변할 것이다. 미국이 기어코 중국과 대결을 펼치려 하고 한·미 동맹이 그 역할을 한다면 중국에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부각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한국 차기 정부의 사드 재협상 가능성은. -진 교수:사드는 한국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쳐 결정된 것이 아니다. 지금 최선은 사드 배치를 차기 정권으로 미루고 한·중 양국이 소통과 협상을 통해 적당한 해결 방도를 찾아야 한다. 일부에서 야당 의원만 상대한다고 하는데 한국 정부가 중국의 말을 들으려 한 적이 있는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상대방과 어떻게 대화를 하나. 사드를 미국이 주도하는 한 누가 집권해도 중국은 반대한다. 사드의 통제권이 미국에 있는 한 이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북한의 지정학적 중요성은 중국의 국력과 반비례한다. 국력이 약할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강할수록 중요성이 약화된다. →대일 관계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슈나이더:위안부 협의는 정상적 한·일 관계 회복을 위한 한 단계였다. 그러나 지금 그 합의는 흐트러지고 있다. 향후 어떤 합의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 같다.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이다. 나는 위안부 합의와 그에 따른 후속 상황이 한동안 한·일 관계에 해를 입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 문제의 원칙을 유지하되 외교적 완화 노력이 필요하다. -진 교수: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사드 배치로 한·중이 소원해진 틈을 이용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을 체결하는 등 전략적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일본은 한국이 미·일과 손잡고 중국을 견제하는 역할을 해 줄 것을 바란다. -오쿠조노 교수:아베 정부는 한국이 중요한 파트너가 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한국을 한·일 관계라는 양자 관계로뿐만 아니라 대중 관계의 연장선이라고 보고 있다. 그런데 패권을 추구하는 거대한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아시아의 국제질서를 새로 짜려고 하고 있다. 기존 질서를 존중하기보다 자신들에 의한 새 질서를 만들려고 한다. 중국은 경제에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지만 안전보장상 위협이다. 민주주의와 시장경제 등 같은 가치관의 한·일이 손잡으면 중국이란 거대한 존재에 대해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다. 중국을 국제 질서 안에서 건설적으로 끌어들여서 같이 성장하는 길을 찾아야 한다. 한국은 그런 역할을 하는 데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다. 국제적인 시각, 거시적 차원에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일본은 위안부 합의로 침략전쟁의 빚을 다 갚았다고 생각하는 거 같은데. -진 교수:위안부 문제는 한국에 살에 박힌 가시와 같다. 건드리면 계속 아프다. 가시를 뽑으려면 일본이 참다운 사죄를 해야 한다. 생존해 있는 위안부 할머니의 한을 풀어 주지 못하는 한 위안부 문제 합의가 재논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오쿠조노 교수:2015년 한국과 일본이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합의했지만 한국 내에서 위안부 합의 재고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을 알고 있다. 위안부 합의는 고노담화, 아시아 여성기금 등의 조치와는 차원이 다르다. 2015년 합의는 두 나라 정부가 합의한 것이다. 소녀상 문제 등에 대해 아베 총리가 한국에 대한 강경책을 꺼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지지층인 보수개헌 세력을 달래야 했기 때문이다. 한국도 국제법과 국제 관례에 따른 결정을 지켜 줬으면 한다.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같은 안보적 이익과 역사·영토 갈등을 분리할 수 있나. -슈나이너: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은 더욱 진전을 거둬야 한다. 그러나 결국 역사 문제는 계속 남아 양국 관계에 잠재적으로 심각한 제약이 될 것이다. 그렇다고 군사정보 공유 등 안보적 활동을 멈출 수는 없다. 북핵에 대한 공동 대응 강화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기 때문이다. -오쿠조노 교수:한·일 두 나라의 정책결정자와 정부 관계자는 양국 안보 협력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한·일 안보협력을 정치적인 시각으로 접근한다. 한·일 안보협력의 수위와 성사 여부는 한국 국내 문제에 달려 있다. 일본은 언제든지 협력에 응할 수 있지만 한국은 국내 정치적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고 일본은 보고 있다. 아베 정부의 역사인식 태도를 옹호할 생각은 전혀 없다. 그러나 역사인식 문제가 한·일 협력의 전제가 돼서는 안 될 것이다. →한·미·일 군사협력에 대한 생각은. -슈나이더:우리는 아직 트럼프 행정부가 한·일과의 관계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 그렇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한·미·일 3국 협력은 지속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새로운 한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함께 한·일 관계를 정상화하는 방안을 찾기를 기대한다. 북한 문제도 한·미, 한·일, 한·미·일 공조가 필요하다. -오쿠조노 교수:한·미·일 3국은 기존 질서를 무시하며 패권을 추구하는 중국의 부상이란 공통의 도전에 직면해 있다. 이 문제는 중장기적으로 매우 중요한 문제다. 당장 발등의 불은 핵과 미사일을 쥐게 된 북한의 위협이다. 전에 비해 소형화되고 정밀화된 미사일과 핵무기를 손에 쥔 북한은 한·미·일 3국의 공통된 위협이다. 당장 국가 안전보장상 심각한 문제이다. 게다가 북한은 불투명하고 예측하기조차 어렵다. 북한의 위협을 어떻게든 제어할 필요성이 있다. 한·미·일 3국 협력은 이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진 교수:동북아에 ‘작은 나토’ 즉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이 구축되는 것은 중국엔 악몽이다.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지정학적’ 군사동맹 관계가 약화되고 ‘지경학적’ 경제협력이 강화돼야 한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 역사문제는 화약통과 같다. -슈나이더:북·중·러 3각 관계는 구체화되지 않았다. 러시아와 북한, 그리고 중국과 북한의 안보관계는 알려진 것보다 훨씬 약하다. 한·미·일 3국 협력이 중국이 아니라 북한에 초점을 두고 있는 한 북·중·러 3국으로부터 심각한 반발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 회담은 멈춘 지 오래됐지만 북한을 포함한 6개국이 트럼프 시대에 양자로든 다자로든 복잡한 고차원 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스콧 슈나이더 미국 내 손꼽히는 동북아 및 한반도 전문가로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 겸 한·미정책 프로그램 국장이다. 북한에 관한 다수의 책을 펴냈다. CFR에서 활동하기 전에는 아시아재단 서울지부 대표를 역임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퍼시픽포럼 등에서 한반도 전문가로 다수의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한국계 부인과 2녀를 두고 있으며 한국말에도 능숙하다. ▶오쿠조노 히데키 일본의 대표적인 소장파 동북아·한반도 전문가로 한반도 문제를 미국, 중국, 일본 등의 함수 관계 속에서 분석해 왔다. 1964년 후쿠오카 출신으로 일본 방송협회(NHK) 기자, 아사히신문 기자 등 5년 가까이 국제 문제 및 동북아·한반도 문제 전문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한반도·동북아 문제로 특화돼 있는 시즈오카 현립대학 교수로 있다. ▶진징이(景一) 중국의 대표적인 한반도 전문가로 합리적인 목소리를 내는 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1953년 지린성에서 태어난 진 교수는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일본 게이오대 지역연구소 객원교수, 한국정신문화연구원 방문연구원을 지냈다. 지금은 베이징대 교수 및 베이징대 조선문화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 “NAFTA 재협상 곧바로 시작” 트럼프, 다자협정부터 손댄다

    “NAFTA 재협상 곧바로 시작” 트럼프, 다자협정부터 손댄다

    정부, 한·미 FTA에 ‘불똥’ 촉각 도널드 트럼프(얼굴) 미국 대통령이 다자무역협정인 북미자유무역협정(나프타·NAFTA) 재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협상 당사자인 캐나다·멕시코 정부도 서로 전화통화를 하면서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또 나프타 재협상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참모진 시무식 연설에서 “우리는 나프타와 관련한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과 곧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나프타뿐 아니라 이민 문제, 국경 치안 문제에 대해 재협상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31일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며,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도 가능한 한 빠른 시간에 만날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 기간 내내 ‘미국의 일자리를 뺏어가는 불리한 무역협정’을 바로잡겠다고 했으며, 백악관도 지난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발표한 ‘6대 국정 과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나프타 재협상을 공약했다”며 “만약 우리의 파트너(국가)들이 미국 노동자들에게 공정한 재협상을 거부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나프타로부터 탈퇴하겠다는 의사를 통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나프타 재협상에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한·미 FTA 재협상 가능성도 주목된다. 그가 나프타와 함께 한·미 FTA도 미국의 일자리를 빼앗고 무역적자를 키우는 주범이라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나프타 등 다자협정부터 손을 본 뒤 한·미 FTA 등 양자협정 재협상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의 재협상 타깃은 1차적으로 미국에 불공평하다고 주장해온 다자협정이지만 한·미 FTA 등 양자협정도 포함될 수 있다”면서 “한·미 FTA가 양국에 호혜적으로 이익이 되고 무역 수지뿐 아니라 서비스 수지, 직접 투자 등 총체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을 트럼프 행정부에 강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시작부터 ‘언론 때리기’… 지구촌 여성 300만명 항의 행진

    트럼프 시작부터 ‘언론 때리기’… 지구촌 여성 300만명 항의 행진

    화합과 평화의 장이었던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분열과 시위로 얼룩졌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변인은 취임식 인파를 축소 보도했다며 취임 이튿날부터 언론을 강하게 비난했다. 21일(현지시간) 의회 전문매체 더힐에 따르면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첫 공식 브리핑에서 몇몇 언론이 취임식 인파 규모를 의도적으로 축소했다며 ‘고약하고, 잘못됐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2009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모인 인파를 비교한 사진에 대해 “트럼프에 대한 지지를 축소하려는 방식으로 고의로 편집된 사진”이라고 반박했다. 잔디 보호를 위해 깐 바닥을 빈 공간으로 더욱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또 링컨기념관에서 의사당으로 이어지는 내셔널 몰에 마련된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관중석이 오바마 때와는 달리 군데군데 비어 있게 찍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취임식 인파가 25만명에 불과했다는 언론 보도에 “엄청난 수의 사람이 왔다. 꽉 찼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AP통신은 “트럼프가 틀렸다”며 반박했다. 통신은 “취임식 당시 내셔널 몰을 찍은 사진을 보면 군중이 워싱턴기념탑까지 미치지 않았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다”며 “베어 나간 듯한 빈 공간이 확연히 보인다”고 밝혔다. 트위터로 전 세계를 호령하는 트럼프 대통령 못지않게 가족들도 백악관 입성기를 소셜 미디어에 실시간 중계했다. 인스타그램에서 60만 명에 달하는 팔로어를 보유하고 있는 차녀 티파니와 미국 CBS 방송 프로듀서 출신인 둘째 며느리 라라가 적극적이었다. 이들은 취임식을 앞두고 열린 공식 만찬을 위해 턱시도나 드레스를 차려입은 본인이나 가족의 사진을 올리며 소셜미디어에서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트럼프의 장남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는 20일 그의 가족이 국회의사당으로 향하는 대통령 리무진에 탄 사진을 시작으로 취임 축하 무도회에서 아내인 버네사와 춤을 추는 사진, 자녀가 백악관 지하에 설치된 레인에서 볼링을 치는 동영상 등을 인스타그램과 트위터에 공유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날 미 정부기관에 ‘트위터 금지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 등은 21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산하 정부기관이 공식 트위터에 글을 올리는 것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장이 오바마 때와는 달리 군데군데 비어 있는 모습으로 찍힌 사진이 국립공원공단 공식 트위터에 올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사 등에서 미국의 화합을 강조했지만 화려한 취임식 건너편에서는 반(反)트럼프 시위가 격렬하게 이어졌다.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로스앤젤레스 곳곳에서 열린 ‘반트럼프 여성 행진’ 행사에 모두 290만명이 참가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미 역사상 최대 규모의 집회라는 평가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비하와 이민자 반대 등을 우려하는 집회가 세계 각지에서도 열렸다. 이날 워싱턴DC의 내셔널 몰에서 열린 행사에만 50여만명이 몰렸고 민주당 소속의 커스틴 길리브랜드 상원의원과 맥신 워터스 하원의원, 영화배우 스칼릿 조핸슨, 팝 디바 마돈나 등이 무대에 올라 연설했다. ‘반트럼프 여성행진’ 공동 집행위원장인 타미카 말코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대선 구호에 빗대 “이 자리에 온 여러분이 없이는 미국은 다시 위대해질 수 없다”고 목청을 높였다. 마돈나도 “사랑 혁명에 동참한 것은 환영한다”면서 “우리는 여성으로서 폭압의 새 시대를 거부하고, 저항한다”고 말했다. 오후부터 시작된 거리 시위 행렬은 의사당 부근 3번가에서 인디펜던스 애비뉴와 콘스티투션 애비뉴를 따라 백악관 방향으로 수 킬로미터에 걸쳐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졌다. 사흘 전 캘리포니아주 팔로앨토에서 시위참여를 위해 워싱턴으로 온 히스패닉계 중·고등학교 영어교사 키트 밀러(58)는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멕시코와의 국경에 장벽을 쌓고, 히스패닉·흑인 등 소수인종을 차별하며, 특히 여성을 비하하는 트럼프를 나의 대통령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행진에 동참했다”면서 “트럼프가 어떤 정책을 펼치느냐를 예의주시하면서 캘리포니아와 워싱턴을 오가며 지속적으로 항의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도 트위터에 “우리의 가치를 위해 일어서고, 말하고, 행진하는 것은 어느 때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함께하면 더 강하다’는 그의 대선후보를 함께 적었다. 트럼프에 반대하는 여성 시위는 워싱턴DC와 뉴욕, 시카고, 보스턴, 애틀랜타 등 미국뿐 아니라 영국, 체코, 덴마크, 스웨덴 등 유럽, 호주와 한국, 일본 등 아시아권에서도 벌어졌다. 행사 주최 측은 세계 곳곳에서 열린 행사에 총 300만명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앞서 취임식 당일인 20일에도 워싱턴DC를 비롯해 뉴욕, 시애틀, 댈러스 등 미국 곳곳에서 반트럼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했다. 특히 워싱턴DC에서는 폭력 사태가 벌어져 경찰 6명이 부상하고 시위 참가자 217명이 체포됐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버스 정류장 창문을 부수고, 차량에 불을 질렀으며, 경찰에게 돌을 던지기도 했다. 서울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살육·유린·고갈’ 등 선동적 단어… “분열만 조장”

    ‘살육·유린·고갈’ 등 선동적 단어… “분열만 조장”

    美사회 ‘암울한 도살장’으로 표현 “국가주의 원칙 날것 그대로 선언” WP “정치 캠페인 하듯” 평가절하 ‘살육(carnage)과 유린(ravage), 고갈(depletio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0일(현지시간) 취임연설은 이 같은 어둡고 선동적 문구로 가득했다. 지난 18개월간 벌어졌던 미 대선 경선과 본선에서 자신의 지지층인 백인 노동자층 등을 타깃으로 쏟아냈던 자극적 단어들이 16분 연설 내내 이어졌다. 미국의 미래 비전과 국정 과제를 제시해야 할 자리에서, 미국민의 분열만 다시 조장했다는 미 언론 등의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기득권층만 이득을 챙기고 있고 사회가 만연하는 범죄와 만성적 가난, 부서진 학교, 빼앗긴 부, 묘비처럼 흩어진 녹슨 공장들로 가득하다”며 “미국의 ‘살육’은 당장 여기서 멈춰야 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사회를 암울한 ‘디스토피아의 도살장’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는 이어 워싱턴 엘리트들로부터 권력을 빼앗아야 ‘살육의 시대’가 끝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사나운 국가주의적 선언”이라며 “어두운 취임연설에서 트럼프는 오직 자신을 지지한 미국민에게만 충성서약을 함으로써 가장 추한 선거가 남긴 후유증과 분열을 치유하는 대신 계속 정치 캠페인을 하듯 국정을 운영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수십년간 우리는 미국의 산업을 희생해 외국의 산업을 배부르게 했고, 외국 군대에 보조금을 지급했지만, 너무나 슬프게도 우리 군대는 ‘고갈’됐다”고 했다. 우파 선동가로 연설문 작성에 관여한 것으로 알려진 스티브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고문역은 “트럼프 대통령은 포퓰리스트적이고 일종의 국가주의적 운동의 기본 원칙을 날것 그대로 선언한 것”이라며 “앤드루 잭슨 대통령 이래 이런 연설은 없었다. 매우 깊고 깊은 애국주의의 뿌리가 느껴진다”고 주장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최첨단 MD 개발”… 동북아 정세 예측불허

    美 “최첨단 MD 개발”… 동북아 정세 예측불허

    “정당한 몫 내야” 동맹 틀 변화… 경제계 “FTA 재협상 대비해야”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미국 대통령이 취임식을 통해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 구상의 일단을 내보였다. 미국 국민의 일자리와 부(富), 꿈, 미국의 국경을 되찾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20일(현지시간) 낮 워싱턴DC 연방의회 의사당 앞에서 행한 연설에서 “미국을 다시 강하고, 부유하고, 자랑스럽고, 안전하고, 위대하게 만들겠다”고 천명했다. 연설에 이를 위한 구체적 방안이 담기지는 않았으나 대신 백악관이 홈페이지를 통해 6가지 국정과제를 공개하고 해설을 붙였다. 이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쇠약해진 미군을 재건하는 계획’이다. 백악관은 “이란과 북한 같은 나라들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국을) 지키기 위해 최첨단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을 적시해 도발에 강한 군사력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앞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날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최첨단 MD 개발’은 중국과 러시아 등의 강력한 반발을 야기함으로써 동북아에 파란을 일으킬 가능성도 없지 않다.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최근 청문회에서 “한국 등 동맹들의 방어 시스템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평소 공언대로 ‘동맹의 틀’에도 변화를 줄 것임을 거듭 암시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과의 우애와 친선을 추구할 것이지만 자국의 이익을 우선하는 것이 모든 나라의 권리라는 이해를 바탕으로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겨냥해 “많은 나라가 정당한 몫을 내지 않는다. 올바른 방향으로 올바른 스텝을 밟겠다”고 했다. 한·미, 미·일 동맹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받아들이고 있다. 경제 문제는 ‘한국’을 직접 거론했다. “(미국의) 일자리를 죽이는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그녀가 지지했다”고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비난하기까지 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재협상이 현실화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반응이 경제계를 중심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부터 새로운 비전이 우리 땅을 통치할 것인데, 그것은 오직 미국 우선주의”라고 결론지었다. 백악관의 해설은 전 지구적으로 새로운 질서와 환경이 도래하고 있음을 안내하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한·미·일, 北 ICBM 탐지훈련…美 “유사시 격추” 군사적 압박

    한·미·일, 北 ICBM 탐지훈련…美 “유사시 격추” 군사적 압박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한·미·일이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추적 훈련에 돌입했다. 북한이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을 겨냥해 연일 ICBM 발사를 들먹이자 유사시 이를 격추하겠다며 군사적 압박으로 맞선 격이다. 해군은 20일 한·미·일 3국이 각각 이지스 구축함 1척씩을 투입해 ICBM을 비롯한 북한 탄도미사일 탐지, 추적 훈련을 실시 중이라고 밝혔다. 이날부터 22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미사일 경보훈련’에는 우리나라의 세종대왕함(7600t급), 미국의 커티스 윌버함(8900t급), 일본 해상자위대의 기리시마함(7250t급)이 각각 참가하고 있다. 한·미·일 3국의 북한 미사일 탐지, 추적 연합훈련은 지난해 6월과 11월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로 북한의 ICBM 위협이 고조되면서 일정이 앞당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 관계자는 “훈련은 3국 해역에서 각각 실시된다”면서 “가상 표적을 이용해 표적 탐지, 추적 및 정보공유 방식으로 진행된다”고 말했다. 현재로서는 훈련 상황이지만 북한의 ICBM 발사 움직임이 확인되는 즉시 실전 태세로 전환된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미·일 이지스구축함에는 미사일 방어를 위한 SM3 대공미사일 등이 탑재돼 있어 각국 영해에 북한의 ICBM이 낙하할 경우 바로 요격이 가능하다. 군 당국은 북한이 이미 ICBM 시험 발사에 필요한 준비는 어느 정도 마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이 어느 시점에 ICBM을 발사할지는 미지수다. 북한 역시 ‘최고 수뇌부가 결심하는 임의의 시각, 임의의 장소’라며 발사 시점 등은 특정하지 않은 채 노동신문 등 매체를 통해 ICBM 발사 명분을 쌓기 위한 여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한편 미 국방부 피터 쿡 대변인은 19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이 미국 및 동맹을 위협하면 격추할 것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서울 박홍환 전문기자 stinger@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反의 정치… ‘Mr. 불확실’의 내일은

    ‘1호 행정’ 오바마케어 뒤집기 유력 “기자실 나가라”… 기자단과도 대립 다수 내각 지명자들과 의견 부조화 140자 트위터 정치도 찬반 엇갈려 도널드 트럼프가 20일(현지시간) 제45대 대통령 취임식을 갖고 백악관에 입성,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그가 ‘미스터 불확실’로 불리는 만큼 갓 출범한 ‘트럼프호’에 많은 궁금증이 제기된다. ●행정명령 1호는 ‘오바마케어’ 폐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입성한 뒤 처음으로 내릴 대통령 행정명령이 무엇일지 주목된다. 그동안 트럼프 측은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업적 중 하나인 건강보험개혁법(오바마케어)을 폐지하는 방안을 가장 먼저 추진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트럼프 정부의 ‘1호 행정’으로 오바마케어 폐지 행정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트럼프가 20일 오후 백악관에 입성한 뒤 1호 행정명령으로 오바마케어 폐지를 꺼내 들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시기는 유동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업무 첫날은 “금·토요일이 아니라 월요일(23일)이 될 것”이라고 했다. ●‘트위터 정치’ 계속할까 지난해 11월 당선 이후 몰두해 온 트위터 활동을 계속할지도 관심사다. 140자 이내의 짧은 문장으로 내각 인선 및 외교·안보 등 현안에 대한 의견을 쏟아 내면서 우려를 자아내고 있는 만큼 취임 후에는 트위터를 멈춰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인터뷰에서 “나는 트위터를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면서도 “부정직한 언론 때문에 트위터는 내가 잘못을 바로잡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혀 취임 후에도 트위터를 계속할 것임을 시사했다. ‘여과된’ 글을 올린다면 트위터 사용이 나쁘지만은 않을 것이란 평가도 있다. ●‘엇박자’ 내각과의 협업은 지난 10일 시작된 트럼프 내각 지명자들에 대한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국무·국방·법무·상무·국토안보·보건복지 등 다수의 장관 지명자들이 트럼프의 반(反)중국·친(親)러시아 정책, 동맹 폄하, 보호무역주의, 이민·복지 정책 등과 다른 의견을 피력하며 엇박자를 냈다. 업무 협업이 가능하겠느냐는 지적이 일자 트럼프는 트위터에 “모든 지명자가 (청문회에서) 좋아 보이며 잘하고 있다. 나는 지명자들이 ‘내 생각’이 아니라 ‘자기 생각’을 표현하길 원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엇박자 우려를 해소하려는 노력을 보였다는 해석과, 그래도 ‘자기 생각’으로 밀어붙일 것이라는 전망이 교차한다. ●백악관 기자단과의 관계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활동에서도 나타났듯 언론과의 관계는 개선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기자회견을 회피하는 등 ‘언론 기피증’ 수준의 그가 출입기자 기자실을 백악관 밖으로 옮기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백악관 출입기자들과의 ‘불편한 동거’가 예상된다. 일각에서는 트럼프가 우호적 언론만 챙기는 등 편파적 태도를 보이면 언론도 비판을 더욱 강하게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폴리티코는 “트럼프의 행보는 ‘(미국) 저널리즘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꼬집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사랑해요” “물러가라”… 궂은 날씨·찬반 시위 속 백악관 입성

    [트럼프 美대통령 취임] “사랑해요” “물러가라”… 궂은 날씨·찬반 시위 속 백악관 입성

    “트럼프, 사랑해요!” “분열주의자 트럼프는 물러가라!” 2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제45대 대통령 취임식은 그의 열렬한 지지자들과, 그를 대통령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시위자들이 뒤섞여 미국의 ‘민낯’을 드러냈다. 4년마다 열리는 미 대통령 취임식에 시위대의 등장이 새삼스럽지는 않지만 새 대통령을 맞이하는 축제 분위기보다 미국이 안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이날 오전 6시부터 취임식 입장객을 받은 의회 입구에서 만난 30대 히스패닉 여성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인해 인종·성·종교 등에 따른 분열이 심화할 것 같다”며 “자라는 아이들에게 부끄러운 대통령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여성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라’라고 쓰인 피켓을 들고 21일 20만명 이상이 참여하는 ‘워싱턴 여성들의 행진’에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란 스티커를 붙인 50대 여성은 “트럼프가 일자리 창출을 위해 발벗고 나서 안심이 된다. 경제가 어렵지만 내 자식들이 새 대통령 덕분에 일자리를 얻는다면 다행스러울 것”이라고 환호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11시쯤 취임식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는 행사 전 백악관 인근 세인트존스교회에서 예배를 드렸으며 이어 백악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와 담소를 나눈 뒤 함께 의회로 이동했다. 취임식 개회사와 종교지도자들의 기도에 이어 마이크 펜스 부통령의 취임선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선서가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오쯤 취임연설을 시작, 20여분간 전 세계가 지켜보는 가운데 자신의 계획과 비전을 밝혔다. 이어 축도와 함께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며 취임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막을 내렸다. 트럼프 대통령과 펜스 부통령은 전통에 따라 의사당 본관에서 취임오찬을 한 뒤 오후 3시쯤 가족과 함께 90분간 백악관으로 향하는 퍼레이드에 동참했다. 취임식에는 궂은 날씨와 곳곳의 시위 예고에 따른 삼엄한 경비 속에 100만명 정도가 집결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미 언론은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취임식 때 180만명 정도가 운집한 것으로 알려진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지만 지지자들은 새벽부터 줄을 지었다. 미 정부는 이날 모두 2만 8000명의 경호 및 관리 인력을 투입, 폭력 사태와 테러 등에 대비했으며 곳곳에 차단벽 등을 설치했다. 취임식 준비위원회는 취임행사 기간을 과거 대통령 취임 때보다 축소해 19~21일 사흘 동안으로 정했지만 첫날인 19일부터 분위기를 띄우기 위해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5시간에 걸친 축하공연을 여는 등 트럼프 대통령의 워싱턴 입성을 기념했다. 이 자리에 가족과 함께 참석한 트럼프 대통령은 컨트리뮤직 가수 등의 공연이 끝난 뒤 단상에 올라 “우리나라를 통합하고 국민 모두를 위해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겠다”며 “18개월 전 이 여정을 시작했다. 우리는 그동안 (워싱턴에서) 일어난 일에 질려버렸고 진짜 변화를 원하고 있다”며 자신이 변화의 ‘메신저’임을 자처했다. 그는 이어 “수십 년간 우리나라에서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해낼 것이며 변화를 약속한다”며 “대선 기간 나를 지지한 이들은 ‘잊혀진 남성’과 ‘잊혀진 여성’으로 불렸지만 여러분은 더이상 소외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공연을 보러 온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사랑한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등을 외치며 환호했다. 그러나 워싱턴 행사장 인근뿐 아니라 뉴욕 트럼프타워 등 대도시에서 연예인들까지 참석한 반(反)트럼프 시위가 열려 곳곳에서 대혼잡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날 워싱턴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서 열린 공화당 지도자 초청 오찬에서 자신이 선택한 내각 지명자들을 높이 평가하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미 언론이 전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역대 그 어떤 내각보다 훨씬 더 높은 지능지수(IQ)를 가진 장관들이 있다”고 자랑한 뒤 특히 톰 프라이스 보건복지부 장관 지명자에 대해 “의원들이 톰에게 아주 친절하다. 톰 이 사람은 이미 스타가 됐다”며 민주당 의원들이 청문회에서 그를 쏘아붙인 것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출했다. 그는 “(민주당 의원들이) 프라이스의 경력을 매우 빨리 끝내려고 하지만 그들은 아마 깨달았을 것이다, 그가 똑똑하다는 것을. 우리는 똑똑한 인물이 아주 많다. 알아야 할 한 가지는 역대 어떤 내각보다 훨씬 IQ가 높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중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을 긴장 속에 주시했다. 관영 환구시보는 20일 ‘트럼프 대통령께 전하는 글’이라는 사설을 통해 “당선자 시절과는 달리 안정적인 지도력과 책임감을 보여 주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며 “중·미 관계가 우호적일 때 인류 문명이 진보를 이뤘다는 역사적 사실을 잊지 말고 양국의 협력이 트럼프 대통령으로 인해 중대한 위협을 받지 않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연설에서 “세계 협력은 특정 국가의 독재로 이뤄지지 않는다”며 “중국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친구 네트워크’를 만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두고 영국 BBC는 “시 주석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스스로를 가두지 말라’고 훈계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 트럼프 ‘힘의 외교’ 세계질서 흔든다

    트럼프 ‘힘의 외교’ 세계질서 흔든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모토 내걸어 ‘동맹·자유무역’ 전후질서 재편 예고 黃대행 “파트너십 발전시키자” 축전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겠다.” 도널드 트럼프(71)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일(현지시간) 낮 취임선서와 함께 제45대 미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워싱턴DC 미 의회 의사당 앞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마이크 펜스 부통령 당선자에 이어 취임선서를 한 뒤 20여분짜리 취임연설을 했다. 여기서 그는 일자리 창출 등 경제 살리기를 통해 자신의 국정 모토인 ‘미국 우선주의’ 실현을 위한 청사진과 비전을 제시했다. 3주 전부터 자신이 직접 초안을 작성한 취임사에는 대선 슬로건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를 바탕으로 “미국인들이여, 큰 꿈을 꾸자”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워싱턴 정치를 바꾸겠다는 각오를 밝혀 지지자들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연설 후 의회를 떠나 백악관으로 향한 90분간의 차량 퍼레이드를 마친 뒤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신(新)고립주의와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밝히면서 ‘트럼프 시대’의 시작은 동맹과 자유무역을 두 축으로 해 온 전후 70년 세계질서의 대대적 재편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중국과의 갈등이 불가피해 트럼프식 ‘힘의 외교’가 한반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 소식통은 “트럼프가 한국과 일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등 동맹에 대한 태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어 북핵 문제 등 협력이 시급한 한국 정부가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양국 간 파트너십을 발전시켜 나가자”는 내용의 취임 축하 서한을 보냈다. 황 권한대행은 서한에서 “한·미 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해 온 트럼프 대통령과 양국 간 공고한 파트너십을 한층 심화, 발전시켜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서울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되돌아 본 오바마 시대 8년] 실업률 잡고 2000만명 건보 성과… 러와 新냉전 등 오점

    [되돌아 본 오바마 시대 8년] 실업률 잡고 2000만명 건보 성과… 러와 新냉전 등 오점

    퇴임 직전까지 60% 지지율 인기 IS·아프가니스탄 여전히 과제로 4번 訪韓 역대 미 대통령 중 최다 ‘지지율은 오르고, 실업률은 낮추고, 국가·국민·가족을 사랑한 대통령.’ 8년 전인 2009년 1월 20일(현지시간) 미국이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맞을 때 버락 오바마는 48세였다. 56세 반백(半白)으로 지난 18일 고별 기자회견장에 선 그의 지지율은 대통령 배턴을 넘겨주는 도널드 트럼프(44%)보다 높았다. 지지율은 최근 62%까지 올랐다. 무엇보다 오바마는 언론과도, 국민과도 만나 대화를 나누는 ‘소통의 대통령’으로 그의 리더십을 극대화했다. 특히 아이들을 좋아한 그는 어린 팬들을 몰고 다니는 ‘아빠이자 오빠 대통령’이기도 했다. 그는 또 백악관을 출입하는 주요 언론뿐 아니라 각종 인터넷 매체 및 블로거들과도 스스럼없이 인터뷰를 하고, 백악관 개방에 적극 앞장선 대통령으로 평가된다. 오바마는 고별연설에서 “국민 덕분에 열심히 일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이뤘다”며 모든 공을 국민에게 돌렸다. 그는 8년 전 자신의 대선 캠페인 슬로건이었던 “그렇다,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를 외치며 연설을 끝냈다. 미국민의 가슴속에 ‘우리는 할 수 있고, 해냈고, 또 할 수 있다’(Yes, we can. Yes, we did. Yes, we can)는 믿음을 심어 주려 애썼다. 오바마의 성공적 마무리는 8년 내내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던 맏형 같은 존재인 조 바이든 부통령을 비롯해 존 케리 국무장관 등 믿음직한 내각 참모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이든 부통령 등 오바마의 근처에는 항상 그에게 충심 어린 직언을 하는 참모들이 있었다고 한다. 젊은 대통령 오바마는 많은 사람의 조언을 경청했으며 정책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했다. 또 오바마가 최근 고별연설에서 “가장 친한 친구”라고 언급한 부인 미셸을 비롯해 두 딸 말리아와 사샤의 한결같은 지지는 남편이자 아버지인 오바마에게 큰 힘이 됐다. 미 언론은 “역대 가장 스캔들이 없는 대통령 가족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오바마 가족에 대해 후한 평가를 내렸다. 오바마는 지난 5일 미국민에게 마지막 편지를 띄웠다. 지난 8년간 국민과 함께 이룬 발전과 미래에 대한 비전, 그 비전을 이루기 위해 남은 과제 등을 담았다. 그는 편지에서 “8년 전 우리 경제는 8% 이상 위축됐었으나 지금은 3%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특히 자동차 산업이 회복돼 1990년대 이후 처음으로 새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회고했다. “노동자들의 임금도 최근 몇 년 새 지난 40년의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올라갔고, 실업률은 2009년 10월 10%까지 올랐다가 지난해 11월 4.6%로 내려가 8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평균 가구 소득도 2009년 전년 대비 마이너스 0.7%에서 2015년 5.2%나 올랐다”고 정리했다. 오바마는 자신의 이름을 딴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만들어 저소득층 등 2000만명을 새로 가입시키고, 어린이 300만명에게도 보험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보험 가입률을 역대 최고치인 90%대로 높였다. 물론 보험 가입이 확대되면서 고소득층 등이 보험료가 올라갔다며 불평하지만(트럼프가 오바마케어를 없애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험 가입률 제고는 그의 치적으로 남을 것이다. 파리 기후변화협정 타결에 앞장섰던 오바마는 미국 내 재생에너지 사용을 확대하는 등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는 데 성과를 거뒀다. 2009년 10%에 육박했던 연방예산 적자도 지난해 3.2%로 내려갔다. 오바마는 또 교육에 관심이 많은 퍼스트레이디 미셸 등과 함께 교육 확대에 노력을 기울여 고등학교 졸업률을 2009년 75%에서 2015년 83%까지 높였다. 오바마의 경제·사회정책은 대체적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지만 대외 정책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그만큼 ‘오바마의 미국’은 대내적으로뿐 아니라 대외적으로 할 일이 많았지만 중동과 유럽, 아시아 등 세계 안보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특히 시리아 내전 사태와 이라크·시리아 등을 중심으로 세력을 확대한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 격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크림반도 병합에 따른 신(新)냉전 분위기 조성 등은 오바마가 가장 아쉬워할 대목으로 보인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된 미군이 18만명 수준에서 1만 5000명 규모로 줄었지만 여전히 전시 상태와 비슷하고, 관타나모 수용소 폐쇄 문제도 결국 ‘미완의 과제’로 남게 됐다. 물론 53년 만에 이뤄진 쿠바와의 관계 정상화, 75년 만의 일본 히로시마 방문, 이란 핵협상과 기후변화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협상 타결 등은 괄목할 만한 성과로 꼽힌다. 적국인 쿠바·이란에 손을 내민 것은 ‘노벨 평화상 대통령’답다는 평가다. 오바마는 역대 미 대통령 중 가장 많은 4차례나 방한했고, 각종 국제회의에서 한국 대통령과 지속적으로 만났다. 오바마의 업적 중 하나인 핵안보정상회의(NSS)는 미국의 권유로 2차 회의가 한국에서 열릴 만큼 핵안보 관련 한·미 공조는 효과를 발휘했다. 한·미 간 주요 의제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연기, 원자력협정 재협상 등도 무난하게 처리됐다. 그러나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북·미 관계가 악화됐다는 점은 오점으로 남는다. 오바마 정부의 대북 ‘전략적 인내’ 정책은 북한의 4차례 핵실험과 수십 차례에 걸친 미사일 발사로 도마 위에 올랐다. 물론 반론도 만만치 않다. 로버트 아인혼 전 국무부 대북제재조정관은 서울신문 인터뷰에서 “오바마 정부가 북한에 대해 소극적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오바마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북한에 개입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 왔다. 하지만 북한은 이 같은 개입과 논의에 관심을 갖지 않았고 핵 프로그램에 대한 진전을 이루기를 원했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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