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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핵협상 4개월 연장…자금 28억弗 동결 해제

    미국 등 서방국과 이란 간 핵 협상 시한이 오는 11월 24일로 4개월 연장됐다. 이란과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 독일)은 20일로 예정된 핵 협상 시한을 4개월 연장하는 데 합의했다고 AFP통신 등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란 핵 문제와 관련해) 일부 가시적인 진전을 봤지만 핵심 사안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과 이란 측은 최근 이틀간 집중적으로 회담을 진행했지만 돌파구를 찾지 못하자 협상 시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양측은 무기급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는 이란 아라크 중수로의 생산량 감축과 검사 강화 등 일부 문제에 대해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원자로 연료뿐 아니라 핵폭탄의 핵을 생산할 수 있는 우라늄 농축량 등 핵심 문제에 대해서는 서로 다른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케리 장관은 향후 4개월 동안 이란의 자금 28억 달러(약 2조 8800억원) 동결을 해제하겠다고 밝혔다. 이란 측은 그 대가로 부분적인 핵개발 동결을 지속하고 20% 농축 우라늄을 원자로 연료로 전환하는 등 추가 조치를 취할 예정이다. 양측은 협상 시한을 내년 1월까지 최장 6개월 연장할 수 있었지만 제네바 잠정 합의를 이룬 지 1년이 되는 11월 24일까지만 늘리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4개월만에 또… 비운의 말레이시아항공

    지난 3월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 실종사건에 이어 4개월 만에 또다시 초대형 항공 참사가 터지자 말레이시아 당국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 나집 라작 말레이시아 총리는 18일 성명을 내고 “매우 충격적이고 비극적인 사건이 다시 일어났다”며 “모든 수단을 동원해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사고기인 말레이항공 보잉 777(MH17편)의 항로가 국제민간항공기구(ICAO)에 의해 안전한 곳으로 공인돼 있으며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도 해당 노선의 운항에 아무런 제한이 없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공개했다. 그는 “사고 여객기가 추락할 당시 조난 신호조차 보내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정부 재난대응팀이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예프에 급파돼 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3월 승객과 승무원 239명이 탑승한 말레이항공 MH370편이 쿠알라룸푸르공항을 떠나 중국 베이징으로 향하던 중 예정 항로를 이탈해 실종됐다. 중국, 호주 등 주변 국가들까지 수색에 나섰지만 지금까지 기체 잔해조차 찾지 못한 상태다. 국제사회도 큰 충격에 빠졌다. 사고기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출발한 여객기여서 가장 많은 189명이 희생된 네덜란드는 17일(현지시간) 모든 정부 기관이 조기를 게양하는 등 전국이 애도 분위기에 휩싸였다. 마르크 뤼터 총리는 “네덜란드 역사상 최악의 항공 재난”이라며 침통해했다. 자국인 28명이 탑승한 것으로 확인된 호주의 줄리 비숍 외교장관은 “호주 주재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이번 사건에 대한 신속한 진상 규명과 함께 국제사회 차원의 조사에 협조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전화통화에서 여객기 추락 사실을 통보받은 뒤 “아주 끔찍한 비극”이 발생했다며 미 정부가 사고 원인 규명 등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유엔은 이날 오후 예정됐던 안보리 회의를 앞당겨 열고 여객기 피격 사건에 대한 투명한 국제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단거리 미사일 안보리 결의 위반”

    유엔은 17일(현지시간) 북한의 최근 잇따른 단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했다. 유엔 산하 북한제재위원회가 아니라 안보리에서 북한 단거리 미사일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안보리는 이날 북한 미사일 관련 비공개 협의 후 언론성명을 내고 “안보리 이사국은 북한의 잇따른 탄도미사일 발사가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것이라고 규탄한다”며 “북한은 안보리 결의를 충실히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구두성명을 통해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북한의 모든 미사일 발사는 명백히 유엔 제재 결의 위반에 해당한다”며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개탄했다. 반 총장은 “북한은 주변국들과 신뢰를 쌓을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며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구축하려는 제반 노력을 돕기 위한 건설적인 방안을 계속 모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안보리의 북한 미사일 문제 논의는 우리 정부의 요구로 이뤄졌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재난에서 배운다] “세월호 트라우마 치유 돕고 싶다”

    [대재난에서 배운다] “세월호 트라우마 치유 돕고 싶다”

    “카트리나 재해로 저도, 제 아들도, 아들이 다니는 학교 친구들도 모두 트라우마를 겪었습니다. 학교 및 커뮤니티와 연계해 우울증·스트레스 등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나서지 않을 수 없었지요. 세월호 참사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한국의 학생들과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임상심리학자이자 머시센터 임상 담당 국장인 더글러스 워커 박사는 지난 2일 뉴올리언스 프렌치쿼터 인근 비숍페리센터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한국의 세월호 참사를 잘 알고 있다”며 “살아남은 학생들과 유가족, 그들의 주변 사람들이 겪을 수밖에 없는 죄책감과 슬픔 등 트라우마를 제대로 치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담·치료 20여년 경력의 워커 박사는 카트리나 발생 직후 시작된 트라우마 극복 지원 프로젝트 ‘플뢰르 드 리스’의 창립자로, 9년째 프로젝트를 총괄하고 있다. →카트리나 트라우마 극복 프로젝트 시작 배경은. -2005년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스를 덮쳤을 때 우리 가족은 살아남았지만 많은 이웃과 집, 학교, 애완동물을 동시에 잃은 상실감이 너무 커 심리치료 전문가로서 커뮤니티 전체의 트라우마 극복을 위해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게 됐다. 지역 내 학교 60여곳의 교장·상담교사 등과 연계해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심리상담·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해 왔다. 특히 학교별 전문 상담인력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교육도 제공하고 있다. →트라우마 치료 프로그램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 -트라우마 증세 정도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치료 프로그램이 있다. 심각한 상황에 처한 개인에 대한 치료는 조기 개입이 중요하다. 또 장기적인 트라우마 치료를 위해 그룹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그룹 프로그램은 3가지로 나뉜다. 학교와 캠프, 커뮤니티 문화를 바탕으로 한 개입(CBI), 교실 및 수업시간에 이뤄지는 개입(CBITS), 그리고 가장 심각한 증상에 적용되는 커뮤니티 바탕 트라우마 집중 인지행동치료(TF-CBT)가 있다. 이런 전문 프로그램 외에도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예를 들어 트라우마가 무엇인지부터 극복 방법을 그림과 함께 배우는 ‘극복 큐브’ 놀이, 일상생활을 점검하는 ‘당신의 5가지는 어떻습니까?’ 등도 가족과 학교, 커뮤니티와 지속적으로 연결되고 주변에 회복을 돕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법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트라우마 극복 등에 대한 조언은. -세월호 참사는 모든 과정에서 실패를 노출했지만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을 구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는 전적으로 어른들의 책임이다. 단원고 학생들이 겪을 트라우마는 상상을 초월한다. 살아남은 자의 죄책감과 상실감,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 등을 겪을 수 있고 완전히 치유되는 데 수년이 걸릴 수도 있다. 학교 현장에서 트라우마 대처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 감정 조절 등을 위한 치료·상담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또 학생들이 졸업할 때까지 서로 의지할 수 있도록 학교와 커뮤니티가 지원하고, 졸업한 후에도 이들이 어떤 상태인지를 지속적으로 점검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간을 정해 다 함께 모이는 장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다. 이와 함께 세월호 피해자들이 서로를 적대시하거나 원망하지 않고 함께 갈 수 있도록 돕는 방법도 모색해야 할 것이다. 글 사진 뉴올리언스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첫 女전투사령관 미군도 여풍당당

    첫 女전투사령관 미군도 여풍당당

    미국 군 고위직에 여풍이 거세다. 미군 기관지 성조지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신임 태평양공군사령관에 공군전투사령부 부사령관인 로리 J 로빈슨 중장을 지명했다고 16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는 보직 내정과 함께 4성 장군으로 승진한다. 미 역사상 전투사령관 보직에 여성이 지명된 것은 처음이다. 그는 또 재닛 울펀바거 공군군수사령관에 이어 두 번째 여성 공군 4성 장군이 된다. 태평양공군사령부는 한국, 하와이, 알래스카, 일본 주둔 공군을 지휘한다. 로빈슨 지명자는 이와 함께 태평양사령부 공군구성군사령관, 태평양공군전투운영단장도 맡게 된다. 뉴햄프셔대학 학군단(ROTC) 출신으로 1982년 공군 장교가 된 그는 공중전 지휘통제관, 공군무장학교 교관, 552항공통제비행단장, 17훈련비행단장, 공군장관실 법무연락단장, 공군중부사령부 부사령관, 공군전투사령부 부사령관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남편인 데이비드 로빈슨도 소장으로 퇴역한 전형적인 공군 부부다. 앞서 미 국방부는 지난 1일 미셸 J 하워드 해군 중장이 대장으로 진급하면서 미 해군 238년 역사상 최초로 여성 4성 장군이 탄생했다고 발표했다. 흑인인 하워드 제독은 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해군 내 2인자인 해군참모차장 자리에도 올랐다. 1982년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그는 1999년 상륙강습함 ‘러시모어’의 함장을 맡아 흑인 여성 최초 함장 기록도 갖고 있다. 특히 제2원정타격단(ESG2) 사령관으로 근무하던 2009년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미국 컨테이너선 ‘머스크 앨라배마’ 구출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기도 했다. 이 작전은 영화 ‘캡틴 필립스’의 소재가 돼 더 유명해졌다. 하워드 대장은 1993년 미군이 전투함·전투기에 여성을 탑승하도록 허용한 일이 해군 역사에서 가장 큰 사건이었다며 “해군 복무가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국방부 고위층에도 장관 이하 부차관보급 이상 125명 가운데 여성이 25명으로 20%를 차지할 정도로 여성 간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지난해 12월 두 번째 여성 공군장관으로 취임한 데버러 리 제임스는 70만 병력의 공군 수장으로 맹활약하고 있다. 이와 함께 크리스틴 워무스 부차관은 미군 전체의 전략과 계획, 군병력 개발 등을 총괄하는 한편 장관 등에게 국방정책과 국가안보에 관해 자문하는 일도 책임지고 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재난에서 배운다] (상) 美 허리케인 ‘카트리나’

    [대재난에서 배운다] (상) 美 허리케인 ‘카트리나’

    거대하고 참혹한 재난이 할퀴고 간 상처와 흔적은 깊고 짙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강타한 미국 뉴올리언스, 대지진이 덮친 중국 쓰촨(四川)성, 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로 파괴된 일본 동부 지역은 각각 사고 발생 9년, 6년, 3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회복에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대재난의 피해자들이 겪고 있는 트라우마의 심각성과 정부의 사고 후속 조치들로부터 배워야 할 교훈을 현지 취재를 통해 3회에 걸쳐 나눠 싣는다. 세월호 침몰사고 3개월을 맞은 한국 사회의 미래 모습이자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지난 2일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 흑인 밀집 지역인 로워나인스워드. 마을이라고 하기에는 여전히 군데군데 풀이 우거져 있고, 주택들은 드문드문 눈에 들어왔다. 최근 2~3년 새 새로 지어진 집들이다. 주택가 옆으로 학교·상가 등은 여전히 공사 중이었고, 주택을 더 짓기 위해 쇠파이프 등이 어지럽게 쌓여 있었다. 지역의 한 관계자는 “카트리나 재해 후 흑인들이 떠났다가 몇 년에 걸쳐 다시 돌아왔다”며 “허리케인이나 홍수에 견딜 수 있도록 주택을 높게 짓고, 에너지를 절약하기 위해 태양열 시스템을 적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카트리나 피해를 가장 많이 본 흑인 밀집 지역은 세수가 많이 걷히지 않는다는 이유로 복구가 더딘 상황이었다. 뉴올리언스는 흑인 인구가 70%가 넘기 때문에 시장도 흑인이 도맡아 하고 있지만 낙후 지역 복구는 숙제인 셈이다. 2005년 8월 29일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뉴올리언스는 도심의 80%가 물에 잠겼고, 사망·실종자 2541명 등 수천명의 사상자와 100만여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예상보다 훨씬 강했던 카트리나의 위력은 도시 인근 제방들을 순식간에 무너뜨려 마을들을 단숨에 집어삼켰다. 그 뒤로 9년이 지난 지금, 뉴올리언스는 아직도 복구 과정을 겪고 있었다. 로워나인스워드와 인접한 흑인 마을 샤멜에도 최근에서야 종합병원이 들어섰다. 백인들이 주로 사는 뉴올리언스 인근 매터리에서 만난 한 기업인은 “상점 8곳이 있었는데 카트리나 당시 6곳이 물에 잠겨 문을 닫았고, 나머지 2곳도 자리를 옮겼다”며 “지금은 재해 대비·대응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어 큰 걱정은 없지만 카트리나 이후에도 허리케인과 홍수 등이 잦아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뉴올리언스 시내에서 세탁소를 운영하는 교포 박연희씨는 “당시 카트리나로 가장 큰 피해를 당한 지역 중 하나인 젠틸리에 있던 세탁소가 물에 잠겼다. 오랫동안 루이지애나주 다른 지역으로 피난 갔다가 돌아와 세탁소를 다시 열었다”며 “재해 대응 체계가 강화됐지만 비상사태에 미리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올리언스에 사는 한인은 800여명으로, 이들 대부분은 카트리나 이후 삶의 터전으로 다시 돌아와 생업에 종사하고 있다. 강홍조 한인회장은 “카트리나는 대비·대응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엄청난 재해였다. 미국 내 각 주는 물론 한국 등 해외에서도 구호물자를 비롯한 지원이 쇄도했지만 효율적으로 분배되지 못했다”며 “구호 시스템을 제대로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심종섭 휴스턴 총영사관 영사는 “허리케인 시즌이 다가오면서 올해부터는 사후 구호물자 지원이 아니라 사전 지원으로 시스템을 바꾸려고 한다”며 “한인회를 통해 허리케인 등 재해 대비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파악해 효율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글 사진 뉴올리언스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재난에서 배운다] 재해 대비·경제적 지원까지 ‘원스톱’… 60개 유관조직 통합 대응

    [대재난에서 배운다] 재해 대비·경제적 지원까지 ‘원스톱’… 60개 유관조직 통합 대응

    지난 2일 뉴올리언스 시청 9층 국토안보·비상사태대비국 사무실. 애론 밀러 부국장은 사무실과 연결된 ‘비밀의 문’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대략 330㎡(100평) 넓이의 또 다른 사무실이 등장했다. 국토안보·비상사태대비국에서 총괄하는 비상사태 운영센터는 수십 대의 모니터와 재난 관련 자료들로 가득했다. 운영센터는 재해 대비부터 경제적 지원까지 10여개 분야별로 책상이 나뉘어 있고, 책상마다 정보가 쉴 새 없이 쌓이고 있었다. 밀러 부국장은 “군과 경찰, 사법·보건·소방당국, 병원 관계자들이 한 달에 한 차례 회의를 하면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며 “허리케인 등 재난이 발생하기 전 대비부터 발생 후 대응체계, 피해자들에 대한 경제적 지원까지 ‘원스톱’으로 이뤄진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밀러 부국장은 2005년 카트리나 때 앰뷸런스 지원에 참여하는 등 공공안전 담당자로 활동했다. 그는 “그때 경험을 바탕으로 무엇이 가장 필요한지, 어디에 요청해야 하는지 등을 체계화해 통합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커뮤니티와 가족, 어린이 등 타깃을 세분화해 다양한 정보를 담은 온·오프라인 가이드 라인을 제작, 지속적으로 배포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트리나 이후 시정부의 가장 큰 변화는 2001년 ‘9·11테러’ 이후 테러 대응에 주력해온 국토안보국과 비상사태대비국을 통합 운영함으로써 효율성을 높이게 된 것이다. 밀러 부국장은 “소방당국에 의존했던 대응에서 벗어나 60여곳의 관련 조직 간 상호운용성을 높여 통합 비상계획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세월호 참사 후속 조치로 한국 정부가 추진 중인 국가안전처 신설에 대해 그는 “재해 발생 시 단계를 거치지 않고 대통령과 바로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미국은 법 개정으로 시정부가 주정부, 연방정부에 지원을 요청하는 방법이 쉬워졌다”고 조언했다. 글 사진 뉴올리언스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北 추가 도발 땐 대가 치를 것…中 동북아 평화·안전 도모해야”

    “北 추가 도발 땐 대가 치를 것…中 동북아 평화·안전 도모해야”

    서맨사 파워 주유엔대표부 미국대사는 북한이 4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추가 도발을 감행할 경우 “응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파워 대사는 지난 10일 뉴욕의 주유엔 미 대표부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북 정책과 관련한 중국과의 공조에 대해서도 “중국이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지만 유엔 대북 제재와 핵확산금지 체제의 공동 설계자로서 지역 내 평화·안전을 도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서울신문은 창간 110주년을 맞아 파워 대사 및 오준 주유엔대표부 한국대사와 합동 인터뷰를 갖고 북한의 핵·인권 문제, 국제 현안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의 한·미 간 공조와 유엔의 역할 등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미 정부 장관급인 파워 대사가 한국 언론과 인터뷰를 한 것은 처음이다. 미국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한국은 2013~2014년 비상임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면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파워 대사는 “북한은 자신들이 따라야 할 의무를 잘 알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국제 의무를 이행할 것을 다시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오 대사도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역시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한 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경우 중국도 강한 반응을 보일 것이고 안보리가 공동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인권 상황과 관련, 이들은 지난 2월 발표된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를 높게 평가하며 후속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파워 대사는 “COI 보고서가 제출돼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들여다보게 됐고, 보고서가 건의한 내용을 심각하게 받아들여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파워 대사는 “한·미가 오랫동안 공유한 가치와 이익 실현에 대해 안보리에서 같이 활동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본다”면서 “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과 같이 가까운 동맹국과 안보리에서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뉴욕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대재난에서 배운다] “SNS로 주민 연결… 애완견도 함께 구조… 재난시스템 환골탈태”

    [대재난에서 배운다] “SNS로 주민 연결… 애완견도 함께 구조… 재난시스템 환골탈태”

    “루이지애나주 재난시스템은 카트리나 전과 후로 나뉩니다. 이제는 무슨 일이 터져도 대응할 수 있습니다.” 뉴올리언스에서 1시간 30분쯤 떨어진 루이지애나 주도 배턴루지의 주정부 청사에서 만난 크리스 길보 국토안보·비상사태대비국 부국장은 지난 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해안경비 전문가로 활동한 그는 2008년 주정부로 옮겨 허리케인 구스타브(2008년), 멕시코만 기름 유출(2010년), 미시시피강 홍수(2011년) 등 각종 재해에 대처하는 데 앞장섰다. →카트리나 이후 가장 많이 바뀐 시스템은 무엇인가. -당시 가장 큰 문제점은 서로 연락하는 통신 수단이 단절돼 피해를 더 키웠다는 것이다. 또 애완동물을 함께 구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 남아 목숨을 잃은 피해자들이 많았다. 이에 따라 공공정보 애플리케이션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 각종 통신·정보 수단을 구축해 주민들과 연결하고, 애완동물도 함께 구조해 다른 지역으로 대피시키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 →연방정부와 주정부, 시정부의 협업은 어떻게 강화됐는가. -최초 대응은 시정부와 마을, 교구 등이 하고, 주정부와 연방정부는 인적·재정적 지원과 재해 상황에 대한 총괄적인 관리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 재난 대비·관리 훈련 및 통신·정보 수단 구축은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재정 지원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연방정부뿐 아니라 다른 주에 지원을 요청하는 것도 주정부의 몫이다. 현재 비상사태 운영센터에는 FEMA와 주정부 관계자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한국의 세월호 참사 극복을 위한 조언은. -조직 신설이나 시스템 정비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정부를 믿고 따르도록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허리케인 구스타브 때 200만명을 인근 지역에 성공적으로 대피시킨 것도 주민들의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총체적인 비상사태 관리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재해와 관련된 모든 기관들이 손발을 맞춰 서로 책임감 있게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중요하다. 서로를 탓하기에는 시간이 없기 때문이다. 글 사진 배턴루지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파워 “北인권 충격·끔찍” 오준 “ICC 회부 대상 반인도적 범죄”

    파워 “北인권 충격·끔찍” 오준 “ICC 회부 대상 반인도적 범죄”

    미국 뉴욕의 주유엔 미국 대표부가 있는 유엔 플라자는 유엔본부와 가장 가까이 있는 대표부 사무실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미국의 위상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지난 10일 오준 주유엔 한국대사와 함께 찾은 브리핑실에는 서맨사 파워 주유엔 미국대사와의 합동 인터뷰를 위해 의자들이 치워지고 소박한 책상이 놓여 있었다. 예정된 인터뷰 시작 시간이 20분쯤 지났을 때 캐주얼한 차림의 파워 대사가 급히 들어왔다. 파워 대사는 “오늘 안보리 회의가 세 차례나 이어지는 바람에 늦었다”며 미안해했다. 이에 오 대사가 “내일도 그럴 텐데 (회의에서) 더 자주 보겠다”고 화답했다. 한국 언론 최초로 진행한 두 대사의 인터뷰는 유엔에서의 한·미 간 찰떡 공조를 보여 주듯 손발이 착착 맞았다. →유엔에서 한·미 간 최우선 공통 관심사인 북한 이슈에 대해 어떻게 협업하고 있는가. -파워 대사: 실무급·대사급에서 밀접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이는 워싱턴·서울 간 협력 강화로 이어진다. 한·미는 우선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지 정보를 교환하고, 일이 일어났다면 팩트(사실)를 확인하고, 유엔을 통해 지금 일어난 일이 국제 평화·안보에 얼마나 위협이 되는지 보여 줌으로써 국제사회의 강한 책임감을 실행한다. 한·미는 이 같은 전략적 목적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협의하고 있다. -오 대사: 적어도 지난 몇 년간 북한은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 등 명백한 이유로 안보리 레이더에 항상 있어 왔다. 마지막 핵실험이 있었던 2013년 2월 이후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많은 논의가 진행돼 왔다.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이 역시 안보리 결의 위반이다. 우리는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은 물론 작은 규모의 도발이라도 그 여파에 대해 북한제재위원회 차원에서 대응책을 계속 협의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단거리 미사일을 계속 쏘고 있다. 향후 북한 도발 전망과 대응은. -파워 대사: 두 가지를 말하겠다. 첫째, 안보리에 한국이 포함돼 있어 북한의 도발 위협에 대해 강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싶다. 한국이 안보리밖에 있을 때도 미국 등 회원국들은 북한에 결의 이행 촉구를 강조했지만 안보리 내에서 한국이 목소리를 내는 것은 아주 강력하다. 둘째, 지난 수년간 많은 대북 제재 결의안이 있었고 북한도 이를 따를 의무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보리는 하나가 돼 일치된 목소리를 내 왔고, 책임감을 갖고 의무 이행을 촉구해 왔다. 북한이 결의를 위반할 경우 안보리가 목소리를 내야 하고 기존 제재 등에 맞춰 책임을 지게 될 것이다. 우리는 다시금 북한이 도발을 멈추고 국제적인 의무를 따를 것을 촉구한다. -오 대사: 북한의 더 심각하고 큰 규모의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국과 미국은 한두 달 전쯤에 그 같은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 같은 도발은 없었고 우리는 그런 방향으로 계속 가기를 바란다.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감행할 경우 엄청나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북한이 추가 도발을 하면 이번에는 중국도 강한 반응을 보일 것이다. 안보리 내에서 중국은 물론 모든 회원국들이 강하게 대응할 것이고, 그런 차원에서 안보리 협력이 잘 이뤄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국의 대북 정책 향방에 관심이 높다. 유엔 차원에서 중국과의 공조는. -파워 대사: 우리는 중국과 뉴욕에서 베이징·워싱턴 간 북한 도발에 취해야 하는 대응에 대해 조율하고 있다. 그러나 도발이 발생하기 전 중국과 물론 외교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과 특별한 관계를 맺고 있고, 대화 채널이 오가고 있는 것은 비밀이 아니다. 중국은 안보리 대북 제재와 핵비확산 체제의 공동 설계자로서 책임감을 갖고 있고 자신의 책임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중국이 북한에 대한 레버리지를 활용해 북한이 더이상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행동을 하지 않도록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국은 단순히 북한의 이웃 국가가 아니라, 유엔 체제의 공동 설계국으로 지역 내 평화·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지난 2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인권보고서 발표 이후 유엔에서 북한 인권은 어떻게 다뤄지나. -파워 대사: 북한 내 인권 상황은 대단히 심각하고 충격적이고 끔찍하다. COI 보고서는 권위 있는 국제 인권변호사 3명이 한자리에 모여 증언을 모으고 분석해 작성했다는 점에서 대단히 중요하다. 특히 보고서가 안보리에 제출돼 안보리가 북한 인권 상황에 대해 그렇게 구체적으로 들여다본 것은 처음이었다. COI의 또 다른 특징은 위원들이 북한 내 폭력과 끔찍한 인권 상황을 겪은 생존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밝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안보리가 비공식 회의에서 보고서가 제시한 건의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 협의가 진행 중이며, 서울에서는 이미 건의 사항에 대한 이행도 이뤄지고 있다. 북한에 대한 경고는 물론 북한 인권에 대한 지속가능한 관심으로 이어질 것으로 생각한다. -오 대사: COI 보고서는 북한 인권에 대해 가장 종합적이고 자세한 보고서일 뿐 아니라 처음으로 북한 인권 상황을 ‘반인도적 범죄’로 기술했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반인도적 범죄는 세계 평화·안보를 위협할 정도의 심각한 인권 침해를 설명하는 용어로, 일반적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되는 것에 해당하는 동시에 ‘보호책임’, 즉 다른 나라들이 개입할 수 있는 책임도 적용된다. 그런 차원에서 우리는 지난 4월 안보리에서 ‘아리아 방식 회의’라는 비공식 회의를 열어 북한 인권에 대해 논의했다. 안보리 외에도 오는 9월 열리는 유엔총회와 제3위원회에서 다뤄지는데, COI 보고서 발표 이후 첫 총회인 만큼 다른 차원에서 심도 있게 논의될 것이다. →현재 한·미가 유엔 안보리 이사국으로 함께 활동하고 있다. 북한 이슈 외 공조 현황은. -파워 대사: 한·미가 오랫동안 공유한 가치와 이익 실현에 대해 안보리에서 같이 활동하는 것만큼 효과적인 것은 없다고 본다. 우리는 시리아 화학무기 사용이나 브룬디 사태, 최근 몇 주 새 일어난 이라크 테러리스트 점령 등 안보리 이슈들에 대해 태생적으로 같은 입장이다. 민주주의와 인권, 존엄성에 바탕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상임이사국으로서 한국과 같이 가까운 동맹국과 안보리에서 함께한다는 것이 얼마나 안심이 되는지 모른다. 미국·러시아가 무엇을 할지는 예측 가능하지만 비상임이사국들의 언행은 정말 중요하다. 특히 한국은 짧은 시간에 전쟁 상황과 비민주적인 시기에서 벗어나 경제적 영향력이 큰 민주주의 국가가 됐다. 안보리는 분쟁 국가, 취약 국가 문제를 자주 다루는데 이들 국가가 안보리 앞에 오면 “한국을 봐라. 희망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오 대사: 오늘 아침 안보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련 회의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브리핑에 이어 나와 파워 대사가 발언을 했는데 사전에 의견을 나누지 않았음에도 비슷한 내용을 말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시리아·우크라이나 등 안보리 내 어떤 이슈든 한·미는 공통된 입장을 많이 가지고 있다. 우리는 심지어 사전에 상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이미 우리가 거의 같은 얘기를 할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안보리 대사 15명 중 여성 대사가 6명이다. 평화·안보, 국제 문제에서 여성의 역할은. -파워 대사: 현재 5명으로 최다인데 조만간 요르단 대사가 오면 6명으로 기록을 깨게 된다. 유엔 회원국 193개국 가운데 31개국이 여성 대사로, 이 또한 최다 기록이다. 양적으로도 의미 있는 진전이지만 중요한 것은 우리가 다른 여성들을 챙길 책임이 있으며 여성의 권한 확대와 인권 개선, 성폭력과 전쟁 무기로서의 강간 근절 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여성 대사들뿐 아니라 회원국들의 의지와 해결 노력에 달려 있다고 본다. -오 대사: 한국대표부는 이미 차석대사 2명 가운데 1명이 여성이다. 안보리 회의에 한국 첫 여성 유엔 차석대사인 백지아 차석대사와 번갈아 참석하고 있다. 한국에서 여성 유엔대사가 나오는 건 시간문제다. 뉴욕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오준 대사는 -1955년 서울생 -경기고, 서울대 불문과, 미 스탠퍼드대 석사 -외무고시 12회 -국제기구정책관, 다자외교조정관, 주싱가포르대사 -주유엔대사(2013년 10월~) ■서맨사 파워 대사는 -1970년 아일랜드생 -예일대, 하버드대 로스쿨 -언론인, 학자(‘지옥에서 비롯된 문제:미국과 대량학살의 시대’로 퓰리처상 수상) -버락 오바마 대통령 특별보좌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선임국장 -주유엔대사(2013년 8월~)
  • [대재난에서 배운다] ‘그날의 악몽’ 잊게… 민·관 9년째 트라우마 극복 프로젝트

    [대재난에서 배운다] ‘그날의 악몽’ 잊게… 민·관 9년째 트라우마 극복 프로젝트

    지난 7일 뉴올리언스 인근 매터리에 있는 심리치료 전문기관 머시(Mercy)가족센터에 심리상담·치료 전문가 1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2005년 카트리나 재해 이후 머시센터가 주도적으로 설치, 운영해온 트라우마 극복 지원 프로젝트 ‘플뢰르 드 리스’(Fleur-de-lis) 회원들로, 여름방학 중 어린이 상담·치료 프로그램을 위한 의견을 나눴다. 한 관계자는 “카트리나 트라우마 치료를 받아온 아이들의 개별 상태에 대한 평가를 공유하고, 함께 일하는 지역 내 학교들의 트라우마 상담·치료 시스템 지원에 대해서도 협의했다”고 설명했다. 카트리나 이후 뉴올리언스의 또 하나 큰 변화라고 한다면 지역 내 심리치료 전문기관과 학교, 종교단체, 커뮤니티가 하나가 돼 어린이와 청소년, 가족 단위로 전문적인 심리상담·치료를 제공하는 시스템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1995년부터 루이지애나주에서 활동해온 심리치료 전문 머시센터가 카트리나 발생 직후 트라우마 경감 프로그램으로 만든 ‘플뢰르 드 리스’ 프로젝트는 처음에는 가톨릭 학교들과 손잡고 학생들의 상담을 시작했으며, 이후 참여 학교들이 점점 늘어 현재 61개 초·중·고 공립학교들이 참가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의 특징은 의사·임상심리학자·심리상담가 등 전문가들이 학교별로 심각한 트라우마를 겪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포커스그룹’ 상담·치료를 하고, 각 학교에 소속된 상담교사 등과 연계해 이들에게 보다 전문적인 트라우마 상담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다. 상담교사들도 처음에는 트라우마를 겪는 학생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난감했으나 이 프로젝트를 통해 전문 지식과 경험을 쌓을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이렇게 프로젝트 효과가 확인되면서 연방정부와 국립정신건강연구소(NIMH) 등으로부터 재정 지원도 받고 있다. 뉴올리언스 초등학교의 한 상담교사는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학교별 상담교사들끼리도 처음으로 함께 모여 유대감을 갖고 정보를 공유하는 등 서로 협력하게 됐고, 학생들에 대한 지원도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 이 프로젝트를 통해 트라우마 치료를 받은 어린이와 청소년들은 3만명이 넘는다. 이들 가운데 대다수는 일상적인 생활로 돌아갔으나 아직도 후유증을 겪는 5000여명은 프로젝트가 제공하는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 개인별, 학교 그룹별 상담·치료 활동과 가족, 커뮤니티 연계 프로그램 20여개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학생 참가자는 “친구들이 사라진 학교에 가기 싫었는데 트라우마 극복 프로그램을 통해 같은 경험을 한 친구들과 선생님, 이웃들과의 관계를 다시 만들고 공부에도 재미를 다시 붙이게 됐다”고 말했다. 머시센터는 지역 내 노숙자·실업자 등을 위한 가톨릭 지원조직인 비숍페리센터 등과도 연계해 카트리나 이후 생계가 어렵거나 자활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정신건강 상담 및 정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각종 재난·재해로 삶의 희망을 잃어버린 빈곤층과 심리적으로 피폐한 주민들이 새로운 삶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비숍페리센터 관계자는 “최근 찾아온 30대 여성은 카트리나 이후 트라우마 등의 영향으로 건강이 악화돼 생업을 이어갈 수 없는 처지였다”며 “창업 등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교육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뉴올리언스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는 금리인상! 韓은 금리인하?

    美는 금리인상! 韓은 금리인하?

    미국이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에 조금 더 발을 담갔다. 인상 쪽으로 갔다가 인하 쪽으로 급격히 유턴한 우리나라와 대조된다. 금리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는 국내 전문가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의회 출석에 앞서 제출한 답변서에서 “노동시장이 빠르게 개선세를 지속해 연준의 두 가지 목표(완전고용과 물가안정)를 수렴한다면 기준금리 인상은 현재 구상하는 것보다 더 일찍, 그리고 더 빠른 속도로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아직은 경기 회복세가 충분하지 않아 상당 기간 초저금리를 유지하는 등 부양책을 계속 쓸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지만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옐런 연준 의장은 인상 시점이 “2015년 언젠가”(sometime in 2015)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그 시기를 내년 중반쯤으로 보고 있다. ‘경기가 회복된다면’이라는 단서가 붙은 원론적인 발언이라는 시각도 있지만 인상 시기는 물론 인상 폭도 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경계감을 갖게 한다. 영국에서도 조기 금리 인상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옐런 발언’ 여파로 원·달러 환율은 1030원대로 올라섰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7원 오른 1032.1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우리나라도 미국처럼 ‘인상’이 화두였지만 경제팀이 교체되면서 기류가 급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취임식에서 “경제정책의 성공 여부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살리는 데 달려 있다”며 “경기가 살아나고 심리가 살아날 때까지 거시정책을 과감하게 확장적으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확장’이라는 것은 돈을 팍팍 풀겠다는 의미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이날 한경밀레니엄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금리 시그널은 두세 달 전에 줘야 한다. 하지만 누가 봐도 상황이 안 좋아지면 (행동시점이) 빨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나올 예정인 2분기 경제성장률(전기 대비)은 당초 전망치인 1.1%를 훨씬 밑도는 0.7%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봐도 안 좋은 상황’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앞서 이 총재는 지난 10일 “우리 경제의 하방(하강) 리스크가 좀 더 크다”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내비쳤다. 채권시장에는 ‘8월 금리 인하설’이 팽배한 상태다. 이를 의식한 듯 이 총재는 포럼 강연에서 “기준금리를 낮추면 당장은 소비 진작 효과를 볼 수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가계부채를 늘려 소비 여력을 오히려 제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금리 인하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쳤다기보다는 시장의 일방적인 기대감에 다소 제동을 걸어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익명을 요구한 이코노미스트는 “정부가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하지 않기로 하면서 금리 인하 압박이 더 거세지게 됐다”며 “금통위원들로서는 운신의 폭이 좁아져 고민이 깊겠지만 금리 인하가 가져올 (변동금리 확대에 따른) 가계부채 금리구조 악화, 미국과의 금리 엇박자에 따른 자본 이탈 가능성, (예금이자 등) 가처분소득 감소에 따른 소비 위축 가능성 등을 면밀히 살펴 (금리 정책을) 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불법체류 신분 퓰리처상 기자 구금됐다 석방

    불법체류 신분 퓰리처상 기자 구금됐다 석방

    미국에서 중남미 출신 어린이들의 밀입국이 급증하면서 국경 관리 강화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밀입국 어린이들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텍사스 등 국경 지역을 방문한 필리핀 출신 불법 체류 신분의 저명 언론인이 공항에서 한때 구금됐다가 풀려나는 사태가 벌어졌다. 밀입국자들이 증가하면서 국경 및 공항 검문검색이 강화되는 상황에서 발생한 것으로, 향후 불법 체류 논란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5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퓰리처상을 받은 특종 기자이자 스스로 불법 체류자라고 밝혀 유명해진 언론인 겸 이민 문제 활동가 호세 안토니오 바르가스(33)가 텍사스에서 캘리포니아로 이동하기 위해 매캘런 공항에 갔다가 보안 검색 과정에서 요원들에게 붙잡혀 구금 시설로 호송됐다. 바르가스는 관련 서류를 제시하지 못한 채 불법 체류 사실을 밝혀 수갑을 찼다가 이후 이민 법정에 출두하겠다고 서약해 풀려났다고 미 국토안보부는 밝혔다. 바르가스도 대변인을 통해 성명을 내고 “나와 불법 체류자들을 지지하는 분들에게 감사하다”며 “우리의 일상생활은 비행기를 타는 단순한 일에서도 공포로 가득 차 있다”고 밝혔다. 바르가스 지지 단체 ‘미국인을 정의하라’(Define American)의 라이언 엘더 국장은 “바르가스가 중앙아메리카에서 도망 온 아이들과 가족들을 인도주의적으로 대하고 유대감을 보여주기 위해 매캘런을 방문했다”고 말했다. 12세 때인 1993년 조부모가 있는 미국 캘리포니아로 건너온 바르가스는 할아버지가 밀입국 주선 업자에게 거액을 주고 그를 위해 불법 서류들을 만든 사실을 모른 채 정상적으로 학교에 다니면서 교육을 받았다. 그러다 16세가 돼 운전면허증을 신청할 때에야 자신이 위조 여권과 영주권을 갖고 있는 불법 체류자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바르가스는 샌프란시스코주립대를 졸업한 뒤 지역 언론사 인턴을 거쳐 2004년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됐고, 버지니아공대 총기 난사 보도로 2008년 퓰리처상을 받는 등 왕성한 활동을 했다. 이후 2011년 ABC방송 출연 및 뉴욕타임스매거진 칼럼을 통해 18년간 불법 체류자로 살아온 삶을 고백해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바르가스는 자신이 불법 체류자임을 공개한 뒤 3년간 필리핀 여권만 갖고도 40개 주를 자유롭게 돌아다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텍사스주가 밀입국자 색출을 위해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그가 한 인터뷰에서 “이번에는 불법 체류 신분으로 텍사스주를 벗어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한 예견이 맞았던 것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 미·중, 북핵 협력 강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통화를 갖고 북한 핵 문제와 이란 핵 문제에 대한 미·중 간 협력 강화를 요청했다. 백악관은 성명을 내고 “오바마 대통령이 시 주석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게 하기 위해 중국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행동을 조정할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려면 미·중 간 의사소통과 조율이 강화돼야 한다면서 중국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두 정상은 또 이란 핵 협상에 대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언급하면서 양국의 지속적인 협력 필요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두 정상 간 통화는 지난 9~10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미·중 전략경제대화 이후 처음 이뤄진 것이다. 그러나 백악관은 두 정상의 이날 통화에서 “중요한 진전”이 있었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양국 간 차이를 건설적으로 풀 자세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기자들이 오바마에게 편지 쓴 까닭은

    미국 언론인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백악관을 비롯한 정부기관의 투명성을 요구하는 편지를 보냈다. 13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미 기자협회와 언론재단 등 40여개의 언론 단체 소속 언론인들이 오바마 대통령과 정부기관들이 더욱 투명해야 한다는 요구를 담아 직접 사인한 편지를 오바마 대통령에게 보냈다. 이들은 편지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역사상 가장 투명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하더니 실패했다”고 비판한 뒤 “빙빙 돌지만 말고 햇빛이 들어갈 수 있도록 더욱 투명해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CNN과의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약속은 여전히 유효하다”며 “백악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더 많이 알리기 위해 다양한 조치를 취해 왔다”고 해명했다. 이어 “대통령과 언론 관계에는 내재된 긴장이 있기 마련”이라며 “백악관이 출입기자단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주는 날이 있다면 기자단 가운데 누구도 일을 하지 않을 것 아니냐”고 뼈 있는 농담도 했다. 어니스트 대변인은 또 오바마 정부가 내부 고발자를 공격적으로 사법처리하는 등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다른 정부들과 비교할 때 분기별로 백악관 방문객을 공개하고, 대통령 기금 모금자들에 대한 기자들의 접근도 허용하는 등 지금까지 이 같은 약속에 부응해 왔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 韓 철강 ‘뒤집기’

    미국 상무부가 11일(현지시간)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에 9.89~15.75%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지난 2월 내렸던 덤핑 무혐의 예비판정을 뒤집는 것으로, 국내 업계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 정부와 업계는 이번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할 방침이다. 미 상무부는 이날 본판정에서 한국산 제품이 지나치게 낮은 가격에 덤핑 수입되고 있다고 판단해 반덤핑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덤핑 마진은 현대하이스코가 15.75%로 가장 높고 넥스틸이 9.89%이며 아주베스틸, 대우인터내셔널, 동부제철, 휴스틸, 일진철강, 금강공업, 넥스틸QNT, 세아제강 등 나머지 8개 업체는 12.82%다. 유정용 강관은 원유·천연가스 등의 시추에 쓰이는 파이프로, 최근 북미 셰일가스 개발 붐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철강재 품목이다. 우리나라와 함께 피소된 인도, 타이완, 베트남, 태국, 필리핀 등 8개국 제품도 덤핑 혐의가 인정돼 최고 118.32%의 반덤핑 관세를 받게 됐다. 이들 8개국의 수출액은 모두 7억 2200만 달러로 우리나라보다 작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美연준 “양적완화 10월엔 종료”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는 경기가 꾸준히 개선되는 것을 전제로 오는 10월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현행 양적완화(QE·국채 등 자산 매입) 조치를 마무리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초저금리 기조는 인플레이션 부담이 없는 한 양적완화 조치가 끝난 이후에도 상당기간 이어갈 전망이다. 9일(현지시간) 공개된 6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위원들은 고용 시장이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물가상승률이 장기 목표치 아래로 돌아오면 마지막 150억 달러(약 15조 2000억원)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결정을 10월 회의에서 내린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준은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양적완화 규모를 100억 달러씩 줄이는 테이퍼링을 단행, 현재 양적완화 규모는 350억 달러로 줄어든 상태다. 따라서 이번 달과 9월 회의에서 100억 달러씩 줄이고 마지막 10월 회의에서 남은 150억 달러를 감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시장 전문가들이 대체로 예상한 연준의 출구 전략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연준은 그러나 2008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해 온 초저금리 기조는 양적완화 조치가 끝나고 나서도 상당기간 유지하기로 했다. 회의록은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2% 장기 목표치를 밑도는 한 자산 매입이 마무리된 후에도 상당기간 제로 수준의 금리를 인상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피터 카딜로 로크웰글로벌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채권 매입을 10월 끝내겠다는 것은 연준이 경기 회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 이날 뉴욕 증시는 회의록 내용 등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였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오바마 “아동 밀입국 방지” 의회에 예산 37억弗 요청

    미국 정부가 보호자 없이 멕시코 국경을 넘어오는 중남미 아이들로 골치를 앓고 있는 가운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의회에 밀입국 방지 등을 위한 예산 37억 달러(약 3조 7500억원)를 긴급 요청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하원에 이민개혁법 처리를 요구하며 행정명령 카드를 꺼내는 등 정치권 공방이 오가는 와중에 나온 조치다. 백악관에 따르면 오바마 대통령은 존 베이너(공화) 하원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관계 기관이 (밀입국 아이들이 급증하는) 이 상황에 적절하게 대응하려면 추가 예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이 예산이 불법 체류 아동 수용 시설 확충과 이들의 추방 여부 등을 신속하게 결정하기 위한 법원의 인력·시설 보강, 밀입국을 막기 위한 국경 경비 강화, 아동 밀입국을 자행하는 범죄 조직과의 전쟁 등에 사용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 세관·국경보호국(CBP)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부터 지난달 15일까지 멕시코 국경을 넘어 미국으로 들어오려다 붙잡힌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온두라스, 멕시코 출신의 보호자 미동반 아동은 5만 2000명에 달한다. 이민개혁법안 처리를 둘러싸고 오바마와 대립하고 있는 베이너 의장 측은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마이클 스틸 대변인은 “이 계획은 여전히 국경을 봉쇄하기에 충분하지 않다. 국경경비대를 더 많이 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中 주도 AIIB 신중을” 美, 한국 가입 견제구

    미국 정부가 한·중 정상회담에 떨떠름한 입장을 내놨다. 특히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으며 한국의 가입 추진에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젠 사키 국무부 대변인은 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최근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지역 내 국가 간 대화와 긴밀한 관계 형성을 장려한다”고 답했다. 그는 그러나 한·중 정상회담을 직접 언급하지 않은 채 “(한국과 중국 사이에) 지난 주말까지 여러 범위의 주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만 덧붙였다. 미 정부는 특히 중국이 설립을 주도하고 있는 AIIB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시했다.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인프라 투자와 개발에 관여하는 금융기관으로 세계은행(WB)과 아시아개발은행(ADB)을 갖고 있으며, 두 은행은 지배구조와 환경·사회적 세이프가드, 조달 측면에서 높은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러나 AIIB가 현시점에서 이 같은 기준들을 이행할 수 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사일러 보좌관은 이어 “AIIB가 오랫동안 존속해 온 WB나 ADB 같은 다자적 개발기관과 협력하거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며 “한국뿐 아니라 WB, ADB와 함께 일하는 모든 국가들이 AIIB에 대해 공통의 의문점을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WB, ADB와 함께 일하는 국가 가운데 한국을 강조함으로써 한국의 AIIB 가입 추진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표출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정부는 지난달 말에도 한국 정부에 AIIB 참여 보류를 요청했다고 교도통신이 전한 바 있지만 미 정부 당국자의 공식적인 불만 표출은 이례적이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 “日 집단자위권 행사 민주주의 절차 위배”

    “日 집단자위권 행사 민주주의 절차 위배”

    미국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결정에 지지를 표한 가운데 미 전문가가 이를 비판하고 나서 주목된다. 비영리 연구단체 아시아폴리시포인트(APP)를 이끄는 일본 전문가인 민디 코틀러 소장은 6일(현지시간) 논평을 내고 “일본 아베 정권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결정은 사실상 평화헌법을 개정한 것이며 단순히 각의 결정만으로 헌법을 바꾼 것은 민주주의 절차의 위배”라고 비판한 뒤 “평화헌법이 헌법상 규정된 절차에 따라 국민이나 국회에 의한 투표가 아니라 재해석을 통해 수정된 것으로, 헌법의 권위가 무력화됐다”고 지적했다. 코틀러 소장은 “워싱턴이 우려해야 할 것은 아베 정권이 헌법을 개정하면서 법률적 과정을 밟지 않은 것”이라며 “미국은 일본이 이제는 민주주의 모델이 되지 못한다는 데 경악해야 한다. 일본은 더는 선망의 대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미 정부가 일본의 집단적자위권 행사 결정에 대해 크게 열광한 것은 불행한 일이며 사려 깊지 못 하고 전략적으로도 건전하지 못하다”며 “특히 미 정부는 중국에 대해 도덕적 권위를 상실했고 일본에 대해서는 협상력을 포기하게 됐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김미경 특파원 chaplin7@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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